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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통신사’ 관광상품으로

    한류(韓流) 원조격인 ‘조선통신사 한·일문화교류사업’이 내년부터 부산 고유의 특색있는 역사문화교류사업으로 추진된다. 조선통신사문화사업회(회장 허남식 부산시장)는 12일 오전 부산롯데호텔에서 ‘2005 조선통신사 한·일문화교류사업 결산보고회’를 갖고, 내년부터 조선통신사 문화교류사업을 문화관광교류 상품으로 확대하는 등 부산만이 할 수 있는 부산 고유의 역사문화 브랜드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선통신사 문화사업회는 이를 위해 시모노세키와 자매결연 3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기념행사를 빅이벤트로 설정, 양도시의 문화 관광교류상품으로 적극 활용하고, 영가대의 해신제를 관광이벤트화할 방침이다. 또 한국과 일본에 산재해 있는 조선통신사 관련 유물 등을 발굴, 도록 및 관련서적을 발간하는 등 학문적 토대를 구축하는 한편, 한·일 연고도시간의 문화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조선통신사는 올해 141년 만에 도쿄에서 조선통신사와 관련한 문화사업을 개최해 한·일 민간교류의 초석 구축, 한·일 국교재개 40주년과 한·일우정의 해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허 시장은 “조선통신사 사업이 내년부터 확실한 역사관광테마 상품이 될 수 있도록 시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보고회에서는 조선통신사 사업에 헌신적으로 참여한 김향자 노진한복 대표 등 22명이 감사장을 받았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2002년 도청 폭로 주역 3인 반응

    정형근 의원과 김영일·이부영 전 의원. 지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국가정보원의 불법도청을 폭로한 한나라당의 당사자들이다. 이 가운데 이 의원은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이들은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의 구속을 지켜보며 “사필귀정이다.”“구속까지 할 필요 있나.”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2002년 9월 국정감사장에서 국정원의 불법도청을 폭로한 정 의원은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가 정보기관 책임자를 구속할 필요까지 있는지 안타깝다.”면서 “임 전 원장은 남북정상회담의 산파역까지 맡는 등 공도 많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때 국정원에 몸담았던 정 의원은 당시 ▲대북 지원 4억달러 비밀지원설과 관련, 이근영 당시 금융감독위원장과 대검 당시 이귀남 수사기획관의 통화 내역 등을 폭로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자료 입수 경위에 대해서는 “당시 자료가 산더미같이 와서 기억나지 않는다.”며 함구했다. 검찰의 소환조사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정 의원이 폭로한 2달 뒤 정치인과 언론인 등의 불법 도청 통화 내역을 공개한 김 전 사무총장은 “두 전직 원장의 구속은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자료 입수 경위에 대해 “주요 당직자 특보가 입수한 자료 가운데 내 손에 들어온 것 중 통화내역을 일일이 확인한 것만 공개했다.”면서 “자료는 제보자가 안기부에서 통화 내용을 메모해뒀다가 나중에 문서화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불법 도청을 몰랐다고 하지만 국정원이 대통령 직속기관이므로 당연히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면서 “검찰이 소환조사를 요청하면 당연히 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탈주범 잡은 ‘흑곰’형사 최단기 승진

    탈주범 잡은 ‘흑곰’형사 최단기 승진

    키 175㎝·몸무게 110㎏의 거구인 분당경찰서의 ‘흑곰’ 형사가 경찰 창설 이래 ‘최단기 승진’ 기록을 세웠다. 주인공은 성남시 분당경찰서 폭력1팀 최희주(42)경위. 그는 지난 2일 성남지청에서 탈주한 항공사 여승무원 살해범 민병일(37)씨를 검거한 공으로 강력1팀 조기도(52) 경사와 함께 1계급 특진,4일 경위 계급장을 달았다. 최 경위는 지난 6월 경사로 승진한 뒤 민씨 검거로 5개월 만에 초고속 승진을 했다. 이는 경찰 역사상 최단기 승진 기록. 그동안 특진이 돼도 ‘승진소요 최저 연수’를 채울 때까지 진급이 보류됐지만 올해 7월 살인ㆍ강도 등 중요 범죄의 범인을 검거한 경찰관은 예외 적용하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최 경위는 1991년 경찰에 입문,11년 동안 형사계와 강력반에서 활동한 강력통. 거구인 그를 동료들은 종종 흑곰이라 부른다. 동료들은 그를 두고 천성이 형사라고 말한다. 최 경위는 “범인을 추적하는 순간마다 어려움이 많지만 동료들과 힘을 모아 극복한다.”면서 “아들과 딸로부터 이번에 ‘자랑스러운 우리 아빠’라는 말을 듣고 다시 한번 형사로서의 큰 보람을 느끼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찰청은 이날 민씨의 소재를 제보한 김모(38)씨에게 포상금 1000만원을 전달하고 검거를 도운 시민 3명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기업 氣를 살리자] (1) 일손놓은 기획팀

    요즘 기업인들을 만나면 한결같이 “기업하기 정말 어렵다.”고 한숨을 짓는다.“돈은 있지만 투자할 곳이 없다.”거나 “정부가 규제를 풀어준다면서 오히려 고삐만 더 죈다.”는 식의 불만을 털어놓는다. 기업인들에게 올해는 기억하기 싫은 최악의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삼성X파일’로 촉발된 반기업정서는 분식회계로 인한 검찰의 비자금수사, 국정감사장에서의 무차별적인 기업인 공격으로 이어졌다. 재계가 정부와 사회 각 계층의 ‘공적’이 되다시피하면서 기업인들은 위축될 대로 위축됐고 투자 경영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각종 제한과 어려움으로 인해 답보상태에 빠진 한국기업의 현주소를 조망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본다. 기획, 인사, 재무, 홍보, 주주관리(IR), 법무 등 6개 부문으로 나눠 현장 스태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빌려 기업의 어려움과 애로를 진단한다. 지난 7월2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2005년 제주 하계포럼’이 열렸다. 행사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의례적 연설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기업인들을 질타하고 나섰다. 그는 “정부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면서도 기업들이 정부에 과도하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기업 투자가 부진한 이유는 규제 때문이 아니라 (기업들의) 수익 모델이 없기 때문”이라고 경기침체의 책임을 기업인들에게 돌렸다. 그러나 행사에 참석한 대부분 기업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정부의 과도한 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제때 투자에 나서지 못한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과도한 수도권 규제로 인해 5조원 가량의 공장 설립 계획을 제때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등의 불만이 쏟아졌다. 세달이 지난 지금까지 나온 얘기도 정부가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소문만 들릴 뿐이다. ●정부의 반기업 정책과 정서에 불만 실제로 시장지배력이 큰 대기업의 기획 담당자들은 전경련 행사에서 기업인들이 느꼈던 답답함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한 정보통신회사의 A기획팀장은 “공정거래 차원에서 지배력이 큰 사업자에 대한 규제와 감시가 강화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고 있고 투자여력이 있는 회사들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국제경쟁력 약화와 산업 정체라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인 점도 기업들의 투자 계획 수립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정유회사의 B기획팀 관계자는 “국내시장이 포화돼 있어 마케팅비용만 계속 늘어나고 추가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하지만 성공하리란 보장이 없고 기간산업의 경우 외국기업에 대한 투자 규제가 있어 이마저도 어렵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기업체의 기획업무를 위축시키고 있다. 화학업체 기획팀 C과장은 “기업들이 안전 제일주의로 경영계획을 세우다 보니 예전보다 연구, 검토, 시뮬레이션 작업 등 기획부서의 업무량이 많아지는 반면 채택되어 투자로 이어지는 확률은 오히려 적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체 경영전략팀 D대리는 “국내 제조업체들이 어려운 상황일수록 기획이나 관리보다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공장부문과 영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스태프 부서들과 비교해 중요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도 기획담당자들의 애로사항”이라고 전했다. ●해결책은 없나. 기획담당자들은 회사의 기획업무가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정부와의 ‘원활한 관계와 소통’을 첫손으로 꼽았다. 정부가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최대한 만들어 줘야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고, 투자에 나섬으로써 투자계획과 시장분석 등 기획파트가 바쁘게 움직일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모 상사업체 E부장은 “정부와 기업간의 엇박자는 최근 이란 정부의 국산제품의 수입제재조치 파문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태만 해도 이란 정부의 움직임을 정부나 코트라(KOTRA)에서 더 빨리 인지했던 것으로 알았는데 해외 진출 기업들에 사전에 아무런 정보제공이나 통보가 없었다.”며 “밉든 곱든 기업이 잘 돼야 국가가 부강해지는 법인데 정부와 기업체간의 공식라인과 비선조직 등의 원활한 네트워킹 구축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鄭통일 “김윤규씨 의법조치”

    鄭통일 “김윤규씨 의법조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0일 김 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비리 의혹과 관련,“관련 법령과 시행령에 따라 의법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번 사건은 남북협력기금 집행과정에서 사기업 내부에서 이른 바 회계부정사건이 발생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히고 “만일 나중에 남북협력기금의 유용 사실이 확인된다면, 관련 법규에 따라 지출된 협력기금의 전부를 환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 롯데관광의 대북사업 가능성과 관련,‘대북사업에 있어 현대아산의 독점권을 인정하느냐.’는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의 질의에 “특정기업과 북측이 계약을 맺었다고 해서 정부 정책이 거기에 자동 귀속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어 남북경협과 북방경제를 전담할 반관반민(半官半民) 성격의 가칭 ‘남북협력공사’ 설립 검토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이날 통일부 국감에서 “한·미 양국 국방부가 ‘북한군 격멸’,‘북한정권 제거’,‘한반도 통일 여건 조성’ 등을 목적으로 명시한 UNC/CFC(유엔사/한미연합사) ‘작전계획 5027-04’를 지난 2003년 12월 말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2002년 12월5일 제34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이준 당시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서명한 ‘한미연합사의 작전기획을 위한 대한민국 국방장관과 미합중국 국방장관의 군사위원회에 대한 전략기획지침’을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는 권 의원의 주장에 대해 “대북 선제공격과 관련한 어떤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작전계획은 유사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수립한 군사기밀”이라며 “사실 여부를 떠나 이를 국정감사장에서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고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말더듬/이상일 논설위원

    국회에서 더듬수를 놓는 방법을 자랑삼아 이야기하던 기관장이 있었다. 일부러 말을 아주 천천히 하거나 더듬을 것, 복잡한 용어를 다수 섞으면서 음성의 높낮이 없이 일정한 톤으로 이야기할 것 등등. 요컨대 듣는 의원들을 짜증나고 지루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질문을 빨리 끝나게 하거나 다른 문제로 넘어가게 만드는 전략이다. 말 더듬는 증상은 대개 12세 이전, 어릴 때 시작된다고 한다.“거거거기 가자.”거나 “무무무뭐야.” 등 첫마디가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체로 많다. 또 같은 말을 늘이거나 되풀이하는 습관도 있다. 말더듬은 뇌의 이상과 환경 등에서 비롯되지만 심각한 증상이 아니면 노력을 통해서나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고쳐진다. 유명한 영화배우 브루스 윌리스는 연극을 통해 말더듬을 극복했다. 웅변연습이나 여유있는 사고 등을 통해서도 고칠 수 있다. 말 더듬는 버릇이 있는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이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이상배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놀림감이 됐다고 보도됐다. 오 장관이 “그-그-그 당시-”라고 말을 더듬자 이 의원은 “중국-중국-중국한테는 서해어장 다 내주고---거 저저저 모택동을 존경해서 그렇습니까, 왜 그래.”라고 오 장관의 말투를 흉내내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네티즌의 빗발치는 비난에 이 의원은 “오 장관을 오래 아는 사이이며 모독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오 장관은 어릴 때 말을 심하게 더듬은 중증 말더듬이였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아왔다. 그는 “말더듬이로는 최초의 장관”이라고 자부했다고 한다. 말더듬을 극복하기 위해 선생님이 질문하면 먼저 손을 들었다. 그리고 혼자 열심히 노래도 불렀다고 한다. 그의 말더듬 증세는 줄었지만 완전히 고쳐지지는 않은 모양이다. 방송 앵커로는 봉두완씨가 자신의 어눌한 말투에다 일부러 더듬기까지 해 인기를 누린 적도 있다. 웬만한 말더듬은 이제 흉도 아니며 친근감도 느껴진다. 그러나 그것도 받아들이는 측의 감정일 뿐이다. 정황으로 봐서 오 장관은 일부러 더듬수를 놓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상대방의 말더듬는 습관을 잘 알면서 공개적으로 그 말투를 흉내냈다면 장난이거나 의도적인 모욕이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 이종찬씨·일간지기자 통화 도청 녹음테이프 제작경위 수사

    안기부와 국정원 도청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27일 최근 전직 국정원 직원 자택에서 압수한 도청테이프에 담긴 내용이 국민의 정부 초대 국정원장인 이종찬씨와 모 중앙일간지 기자간의 전화통화라는 정황을 포착,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날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해당 테이프가 이씨와 중앙일간지 기자 문모씨의 대화를 녹음한 것 아니냐.”는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의 질문에 “확인 중”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테이프는 이씨가 국정원장을 퇴직한 직후인 99년 문씨와 전화통화하는 것을 도청한 것으로, 녹음 상태가 상당히 불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테이프가 도청기를 미리 설치해 녹음하는 미림팀 방식이 아니라 유선중계통신망 감청장비(R-2)를 이용해 전화도청한 것을 별도로 녹음한 것으로 추정하고 제작 경위 등을 확인 중이다. 또 컴퓨터 파일 형태로 저장돼 있던 도청 내용을 테이프로 녹음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이 지검장은 미림팀장 공운영(58)씨 자택에서 압수한 도청테이프 274개의 구체적 내용은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은 이날 국정감사장에서 “도청테이프 내용을 확인하고 있느냐.”는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의 질의를 받고,“도청테이프가 대화를 불법적으로 녹음한 것인가에 대해서만 확인했을 뿐 내용은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검찰청은 안기부 X파일에 등장하는 검사들의 ‘떡값 수수 의혹’에 대해 홍석현 전 주미대사에게 질문서를 발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검장은 이날 국정감사장에서 “홍 전 대사에게 안기부 X파일 사건과 관련, 소환장을 보냈느냐.”는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소환장은 발송하지 않았지만 대검에서 우리가 수사하고 있는 내용과 중복되는 부분에 대해 홍 전 대사에게 질문서를 발송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효섭 박지윤기자 newworld@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로또 감사결과 왜 쥐고만 있나”

    [국감 하이라이트] “로또 감사결과 왜 쥐고만 있나”

    감사원과 헌법재판소를 상대로 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장은 각종 현안의 ‘종말처리장’을 방불케 하듯 다양한 주제로 격론이 벌어졌다. 이 가운데서도 로또특혜 의혹과 삼성출신 법조인의 공정성 문제를 놓고 법사위원과 피감기관의 줄다리기 신경전이 이어졌다. ●‘로또 봐주기?’ 여야 의원들은 감사원을 상대로 한 오전 국감에서 로또복권 사업의 비리의혹을 추궁했다. 전윤철 감사원장은 ‘핏대’라는 별명답게 예의 꼬장꼬장한 태도로 법사위원과 설전을 벌여 만만치 않은 입심을 과시했다.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은 로또복권 시스템 사업자인 ‘코리아로터리 서비스(KLS)’와 관련,“감사원이 사업자 선정과 수수료율 책정에 대한 비리를 지난 연말 보고서로 작성했지만, 아직까지도 감사위원회가 정식 안건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면서 “사업의 한 관계자가 DJ정부 시절의 고위직 박모라는 분과 상당한 친분이 있다는 의혹까지도 있는데 제대로 감사했느냐.”고 추궁했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도 “퇴직한 감사원 고위 관계자가 지난 3월 KLS 감사로 취임했다.”면서 “피감 기관에 취업한 퇴직자가 감사에 압력을 행사했던 것은 아니냐.”고 가세했다. 그러자 전 원장은 “(로또의혹 감사내용을)감사원이 쥐고 있다고 말하지 말라.”고 목청을 높인 뒤 “감사를 빨리 종결하지 않는 이유가 마치 제3자에게 압력받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은데 이는 천부당 만부당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담당 국장에게는 “(의원 질의에)답변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그러나 전 원장은 최연희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의 지적이 이어지자,“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말꼬리’를 내렸다. ●‘삼성 봐주기?’ 이날 오후 헌법재판소 국감에서는 윤영철 헌재소장이 삼성의 법률고문으로 재직했던 경력이 논란이 됐다. 삼성의 3개 계열사가 지난 6월 금융보험사의 의결권을 제한한 공정거래법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이원영 의원은 “윤 소장은 1998년 4월부터 2000년 9월까지 삼성 법률고문으로 일하며 7억여원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 심판에서 공정하고 중립적인 결정을 기대할 수 없다.”며 재판 기피를 주문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도 같은 문제를 거론하며 “삼성이 이번 사건의 대리인으로 헌재 출신 변호사 두 명을 내세웠는데, 재판장은 과거 ‘삼성맨’이니 재판의 공정성이 위협되는 것은 뻔한 현실”이라면서 “2001∼2002년 사이에 삼성이 제기했던 6건의 헌법소원 사건만 봐도 윤 소장이 단 한 차례도 회피하지 않았는데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헌재 이범주 사무처장은 “삼성이 제기해 이미 처리된 6건의 헌법소원 중 1건은 취하됐고,4건은 각하 또는 기각됐으며 나머지 1건은 전원일치로 위헌결정이 났다.”면서 “윤 소장의 심판참여 여부가 재판부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답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윤 소장은 “재판은 정당하고 올바른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과정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소신을 밝히면서도 심판을 회피할 것이냐는 법사위원들의 거듭된 추궁에는 즉답을 피했다. 박지연 홍희경기자 anne02@seoul.co.kr
  • 논술교육 ‘구조적 부실’

    교사들이 논술 연수를 제대로 받지 못해 학교에서 가르치는 논술이 너무 허술하다는 비판이 국정감사장에서 잇따라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의 열린우리당 조배숙 의원은 22일 교육인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국의 논술 지도교사 2363명 가운데 83.9%(1983명)가 연수도 받지 않고 지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연수 받았어도 고작 16~30시간뿐 조 의원이 밝힌 국감자료에 따르면 울산은 논술 지도교사 15명이 모두 연수 없이 논술을 가르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의 경우 773명 가운데 85.8%(663명)가 연수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그나마 연수를 받은 16.1%의 논술교사들도 대부분 16∼30시간의 단기 교육이나 특강식 연수를 받아 연수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조 의원은 논술연수에 참가한 교사의 84.1%가 국어 담당이어서 수학·과학·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술 지도를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16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인천·울산·제주 교육청은 논술지도 강화를 위한 예산이 아예없으며 대전의 경우, 올해 예산이 지난해 예산보다 오히려 줄어 논술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의지가 의문시된다고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유기홍 의원도 이날 국감자료에서 교육부의 논술관련 정책이 현장 교사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교사 86% “구술면접이 본고사화 될것” 유 의원은 전국 인문계 고교 교사 16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현재의 학교교육만으로도 학생들에게 논술, 심층면접을 지도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42.1%(676명)는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라고 답했다. 논술 가이드라인 발표 효과에 대해서도 90.3%(1170명)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 의원은 또 “설문에 응한 교사 가운데 86%가 구술면접이 본고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면서 “논술과 마찬가지로 구술면접 및 학업적성시험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지침을 제시하고 이를 사전 사후에 심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표 교육부 장관 겸 부총리는 이에 대해 “2008학년도 입시요강이 발표된 뒤 논술문제가 불거지면서 각급 학교·학원에서 과민반응을 보이는 측면이 있으나 정부의 논술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지키면 걱정할 필요없다.”면서 “모든 고교 과목에서 논리적 사고력을 높히기 위한 정부의 지침서가 11월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마지막을 한국 장교들과 함께”

    “저에게 한국은 제2의 고향입니다.” 주한미군 장성이 자신이 속한 미군부대가 아닌 한국군 부대에서 전역식을 가져 화제다. 주인공은 2일 대구 육군 제2야전군사령부(사령관 권영기 대장)에서 전역식을 가진 한·미 연합사 후방지역 부조정관 찰스 L 로젠펠드(59) 미 육군 소장. 해외에서 근무하는 미군 장성들은 본국이나 현지 미군부대에서 전역식을 갖는 게 일반적 관례다. 그가 이례적으로 외국군 부대에서 전역식을 갖는 이유는 한국에 근무하면서 알게 된 많은 한국군 장교들과 맺은 따뜻한 친분을 함께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한·미 장병들은 이미 군사적 관계뿐만 아니라 경제·문화·언어적인 면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한·미 젊은이들의 노력을 봤을 때 한·미 관계는 더욱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권영기 2군사령관 주관으로 열린 이날 퇴역식에는 로젠펠드 소장 부인인 데니스 여사를 비롯해 가족, 친지, 한·미 장성, 장병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한·미 연합전력 증강에 기여한 공로로 윤광웅 국방부 장관의 감사장도 수여됐다. 1977년 주한미군 정보장교로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에서 한국과 첫 인연을 맺은 로젠펠드 소장은 37년여의 군 생활 가운데 10년 이상을 한국에서 보낸 ‘한국통’이다.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철도公직원, 감사원 자료 몰래 빼내

    철도公직원, 감사원 자료 몰래 빼내

    철도청(현 철도공사)의 유전사업 투자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홍만표)는 31일 건설교통부 전 차관 김세호(52)씨가 감사원 조사를 받기 전에 감사원 조사문건을 입수한 사실을 밝혀 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9일 김 전 차관의 자택에 대한 2차 압수수색에서 감사원의 조사문건을 찾아냈다. 조사 결과 철도공사 감사실장 최모씨의 지시를 받은 5급 직원이 지난 3월10일을 포함해 두 차례에 걸쳐 감사원의 문건을 몰래 빼낸 사실을 밝혀냈다. 감사원은 지난 3월10일 철도공사 서울사무소에서 철도공사 전 사업개발본부장 왕영용(49)씨에 대한 현장조사를 했다. 이때 철도공사가 제공한 노트북으로 왕씨에 대한 조사를 하던 감사원 직원들이 퇴근한 사이에 철도공사 측에서 잠긴 문을 열고 디스켓을 복사했다. 또 한 차례는 아예 노트북 하드디스크를 통째로 복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 문건이 감사원의 묵인이나 협조로 철도공사측에 유출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감사원 문건을 몰래 빼돌린 철도공사 감사실장 등 2명을 공무집행 방해와 감사원법 위반 혐의로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김 전 차관은 이 수십페이지의 문건을 감사원 조사를 받기 전인 지난 3월 말 넘겨 받았다. 따라서 김 전 차관은 왕씨의 유전사업 관련 답변 등을 보고 지난 4월 감사원 조사는 물론 검찰 조사도 미리 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김 전 차관뿐만 아니라 철도공사 전 사장 신광순(56·구속)씨도 지난 4월 초 이 문건을 전달 받는 등 다른 관련자들도 감사원의 조사 내용을 미리 알고 대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철도공사는 이번 문건 유출에 앞서 지난 4월에는 철도공사 기획조정본부장 팽모(50)씨가 감사원 조사를 전후해 철도공사와 철도재단의 자료 훼손을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감사원 문건이 유출됨에 따라 초기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문건 유출과 관련, 논란이 일자 “검찰 발표와 달리 노트북을 방치한 것이 아니라 감사장 내 캐비닛 속에 넣고 열쇠까지 잠갔다.”면서 “철도공사측에서 마스터키로 이를 열고 빼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문건을 빼낸 철도공사 최 실장과 직원들은 검찰에서 책상 위에 방치된 노트북에서 문건을 빼낸 것”이라고 진술했으며 “감사원 직원도 검찰에서는 캐비닛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이광재의원 말바꾸기가 문제다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1986년 당시 입대하게 되면 보안사에 끌려가 고문을 받을 터이고 그 결과 동지들을 배신할 수 있어 오른손 둘째손가락을 ‘버렸다’고 고백했다. 이 의원 스스로 손가락을 자른 과정을 밝힘으로써 최근 그의 ‘단지’를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은 일단 해소된 셈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의원의 ‘단지’ 그 자체보다도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그가 보여준 행태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 이 의원은 ‘짧은 손가락’에 관해 해명하면서 말바꾸기를 거듭했다.2003년 국정상황실장으로 재직할 때는, 한 신문사 기자에게 인천 부평에서 위장취업한 상태에서 사고로 손가락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현장 확인을 하자면서 그 기자와 동행하기까지 했다. 또 그해 말 국정감사장에서는 국회의원의 질문을 받고 대학 때 다쳤다고 답변했다. 그러더니 지난 총선전 자신이 펴낸 저서에 손가락을 자른 대목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서야 비로소 홈페이지에 해명글을 올렸다. 이 의원이 손가락을 자르고 그로 인해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을 두둔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가 단지한 1986년은 엄혹한 군부 독재정권 시절이어서 그가 겪었을 고뇌가 어떠했을지 이해가 가는 측면이 없지는 않다. 그러므로 이 의원은 ‘짧은 손가락’ 문제가 처음 제기되었을 때 사실을 공개하고 이해를 구했어야 한다. 이리저리 말을 둘러대다가 언론에 의해 사실이 밝혀지고 나서야 해명에 나서는 짓은 국민을 적극적으로 속인 것이다. 이 의원은 이제라도 ‘단지’에 따른 병역면제와, 이같은 사실을 속이려 한 데 대해 국민 앞에 진솔히 사죄해야 한다.
  • 일본서 또 빛난 ‘의로운 한국인’

    |도쿄 연합|일본에서 한 한국인이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해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10일 현지 경찰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오사카경제대학 경제학부에 시간강사로 출강하고 있는 양현옥(42)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8시20분쯤 오사카(大阪)지하철 센니치마에(千日前)선의 니혼바시(日本橋)역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중 한 일본인 노인이 누군가에게 떼밀려 선로에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하고 곧바로 1.3m 아래 선로에 뛰어내렸다. 양씨는 곧 승강장에 있던 다른 한두 명과 힘을 합쳐 노인을 끌어올렸다. 또다른 이들은 긴급 정차 버튼을 눌러 열차를 200m쯤 앞에서 급정거시켜 양씨를 도왔다. 그러나 양씨는 노인을 구한 뒤 곧바로 현장을 떠났고 한참 뒤 양씨로부터 이같은 이야기를 전해들은 지인이 니혼바시역에 이같은 내용을 알려주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10일 오사카 미나미(南)경찰서에서 감사장을 받은 양씨는 “우선 구조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함께 힘을 합쳐 노인을 구조한 일본인들에게 공을 돌렸다. 양씨는 오사카경제대학에서 경제학 석ㆍ박사 학위를 받은 뒤 시간강사로 출강하고 있다.
  • [이사람] 천년 전통 황칠공예 맥 잇는 구영국씨

    [이사람] 천년 전통 황칠공예 맥 잇는 구영국씨

    ‘그대 아니 보았더냐 궁복(장보고의 호)산 가득한 황금빛 액/맑고 고와 반짝 반짝 빛이 나네/껍질 벗겨 즙을 받기 옻칠 받듯 하네/아름드리 나무에서 겨우 한잔 넘칠 정도/상자에 칠을 하면 검붉은 색 없어지나니/잘 익은 치자나무 어찌 이와 견줄소냐‘ 정약용의 ‘황칠’이란 시다. 다산이 시를 지을 정도로 칭송한 황칠은 200년전 맥이 끊긴 우리의 전통 칠공예다. 황칠나무 수액에서 난 황금빛 도료를 칠하면 금박을 입힌 듯 은은한 황금색이 나고, 내수·내열·내구성이 강해진다. 좀과 녹이 슬지 않아 몇백년이 지나도 투명한 금빛이 유지된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원적외선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안식향이 나오고, 전자파는 흡수한다. 삼국시대부터 쓰였으나, 맥이 끊어진 황칠, 이를 되살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 구영국(45)씨. 그는 황칠의 빼어난 화려함에 반해 26년째 변변한 스승과 참고서적도 없이 황칠공예를 연구해온 장인이다. ●황칠나무 수액에서 색을 뽑다 황칠은 황칠나무 껍질에 상처를 입혀 뽑아 낸 수액이다. 처음에는 유백색이던 액이 시간이 지나면 공기 중에서 서서히 황색으로 바뀌는데 이 진을 없애고 정제해 만든 것이 황칠이다. 황칠나무는 거제도, 완도, 보길도, 홍도, 제주도, 전남 고흥과 해남 두륜산 등 남서해안 도서지역에서 자란다.15년 이상 자라야 수액 채취가 가능하고, 채취량은 나무당 평균 8.6g에 지나지 않는다. 아예 황칠액이 나오지 않는 황칠나무도 많아 황칠은 원료 자체를 구하기 매우 힘들다. 황칠공예가 사라진 것은 수액 채취량이 극소량이었던 데다 장인에서 장인으로만 이어지던 비법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황칠은 그 희귀함 때문에 병자호란 이후 조선 왕실에서조차 사용이 금지되고 중국 베이징 자금성의 천장, 벽, 용상 등에 황제의 명예를 높이는 데만 사용됐다. 중국의 수탈에 견디다 못한 백성들은 황칠나무에 구멍을 뚫고 호초를 넣어 나무를 말라죽게 하거나 밤에 몰래 도끼로 아예 베어내 버리기도 했다(목민심서 ‘산림’편). 중국에 황칠을 갖다 바치기에도 모자라자 조선에서는 치자물에 들기름을 발라 황칠을 대신했다 한다. ●우리 전통 황칠, 일본서 연구되는데… 그는 황칠보다 먼저 나전칠기에 마음을 빼앗겼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79년,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정말 사람 손으로 만들었을까 싶을 만큼 번쩍번쩍 빛나는 것을 봤다.“지독히도 화려했던 물건은 나전칠기였죠.”그 아름다움은 한 청년을 평생동안 칠공예에 입문하게 한다. 정계훈, 신강작, 이택영 선생 등 공예의 장인들에게 배우던 시절에는 밤잠을 잊고 전통공예 디자인에만 몰두했다. 선생의 집에서 먹고 자면서 1년 동안 학그림만 그리며 수련했다. 그렇게 나전칠기와 옻칠공예를 하던 구씨는 85년 더 좋은 칠이 없을까 고민하다 전북 김제의 금산사를 찾는다. 노스님은 “백제시대부터 전래된, 사람의 손으로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는 신비의 도료가 있다.”면서 황칠을 소개했다. 구하기 힘들고 돈이 많이 들어 힘들 테지만 한국 칠공예에 족적을 남길 마음이 있다면 도전해 보라고 덧붙였다. 스님이 알려준 황칠은 단박에 그의 맘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황칠을 아는 사람도, 구체적인 기록도 없었다. 혼자서 조약돌, 나무, 종이 등 온갖 물건에 칠해가며 황칠을 연구했다. 그러다 90년 일본 구주공대에 시찰을 갔다가 그곳의 일본인 교수가 황칠에 대해 체계적인 연구를 한 것을 보고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한다.“분명 우리나라에서 건너갔는데 한국에서는 맥이 끊긴 전통공예가 일본에서 자세히 연구된 것을 보니까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일본의 연구에 자극받은 그는 해외에 활발하게 우리의 황칠을 알리기 시작한다. 밀라노·네덜란드·벨기에·미국·브라질 등지에서 열린 박람회 등에 황칠(Gold Lacquer) 공예작품을 출품했다. 외국인들은 처음에 금을 입힌 줄 알다가 나무 수액이 황금빛을 내는 것을 알고는 놀라워했다.“금칠이 딱딱하고 답답한 느낌을 내는 데 비해 황칠은 은은하고 마음을 편하게 하며 보면 볼수록 질리지 않는 빛을 낸다.”는 것이 외국인들의 평. 황칠을 모르는 사람들도 황칠을 보면 한눈에 그 아름다움에 눈뜨게 된다. 구씨의 작품은 91년 청와대 신축본관 및 영부인 접견실 등에 문갑, 화장대, 이층장 등이 전시됐다. 지난해에는 육군박물관에 작품이 전시되고 감사장을 받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올해 전국 순회 전시회를 준비중이며 ‘한국의 황칠공예’란 책도 발간할 예정이다. 지난 2월에는 일본 칠기계의 사장단이 작업실을 방문,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전통공예가 외면받는 이유는 현대공예와 접목시켜 조화와 발전을 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골프채, 지갑, 벨트 버클, 지팡이, 상, 차기, 만년필 등의 황칠 작품을 만들어 생활에 접목을 시도했다. 그동안은 작품을 거의 팔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작품 판매도 활발히 할 생각이다. 황칠도자기의 가격이 1000만∼1600만원, 황칠합죽선이 400만∼800만원으로 워낙 고가라 대중화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매일 오후 6시부터 새벽 4시까지 집중이 잘 되는 시간에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이물질이 떨어지지 않는 깨끗한 상태에서 황칠붓을 잡는다. 수십 수백번씩 목기로 된 찻그릇에 황칠을 하면 수백 수천가지 오묘한 색깔이 난다. 구씨는 “작가가 온힘을 바친 전통공예를 사랑하는 소비가 살아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구영국씨는 1978년 서울 문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예계에 입문하여 옻칠 명인 이상호 선생, 동양화의 거장 가향 허영 선생 등을 사사했다.2002년 신미술대전에서 대상을,2003년 대한민국 전통공예대전에서 특별상을 받았다.2002년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 벨기에 왕국 전통공예, 미국 세계예술페스티벌 등에 초대됐다.
  • [제구실 못하는 국회 윤리특위] 제소 봇물 17대국회

    [제구실 못하는 국회 윤리특위] 제소 봇물 17대국회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여야간 제소 남발로 인해 또다른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17대 들어서는 의원들의 임기가 시작된 지 불과 7개월인 지난해 12월 말 현재 국회의원에 대한 윤리심사요구 3건, 징계요구 14건 등 모두 17건이 윤리특위에 제소되는 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임기 시작 7개월민에 17건 제소 이는 지난 16대 국회 임기 4년 동안 이뤄진 제소건수와 맞먹는다.16대 국회에선 윤리심사 3건, 징계 16건 등 모두 19건이 윤리특위에 제소됐고, 이 중 윤리심사 3건과 징계 1건만 처리됐다. 나머지는 모두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물론 16대 윤리특위가 동료 의원 감싸안기와 솜방망이 징계로 제 구실을 못했다는 비판을 듣긴 했지만 여야가 적어도 윤리특위를 정쟁의 도구로는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15대 국회에서도 4년간 윤리심사 11건, 징계 44건 등 모두 55건의 제소 가운데 윤리심사 9건, 징계 13건이 처리됐고 나머지는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 처리됐다. 그러나 17대 들어서는 1년도 안돼 17건의 제소 가운데 7건이 처리됐고, 처리된 의안와 징계 수위를 놓고도 논란이 분분하다. 특히 국정감사장에서 국가 안보 관련 사안을 공개한 한나라당 박진·정문헌 의원에게 ‘경고’ 징계를 내린 게 대표적인 사례다. 박 의원은 11일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 것은 물론 소명 기회를 박탈하는 등 절차적으로도 하자가 있는 만큼 무효”라며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이의를 제기해 절차상 하자를 인정한다는 답변을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박진 “소명 기회 박탈 문제있어” 박 의원은 이어 “검은 돈 수수, 막말과 폭언 등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시키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행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제도 가하지 않던 윤리위가 성실한 의정활동에 대해 징계를 결정한 것은 징계 기준의 자의성과 윤리위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17대 들어서는 여야 의원들간 정치적 공방도 제소대상이 되고 있다. 당사자간 유감 표명과 해명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윤리특위에 제소, 상대편 흠집내기에 혈안이 된 듯하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과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의 맞제소 역시 ‘감정섞인’ 정치 공방에서 비롯됐다. ●정치적 공방도 제소 대상 남 의원은 지난해 28일 운영위에서 박 의원이 “남 의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교육을 잘못 받아서 그런 것 같다. 가슴이 있어야지 잔머리만 굴리면 안된다.”는 발언으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윤리위에 제소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막말’에 대한 사과 대신 남 의원이 여야가 합의한 사안에 대해서도 합의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은 명백한 사실 왜곡인데도 그런 사실을 지적한 자신을 윤리특위에 제소해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맞제소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철용 前소장, 징계취소訴 승소

    서울고법 특별6부(부장 이동흡)는 5일 2002년 서해교전 직전 대북정보 축소보고 등의 이유로 징계를 당한 한철용 예비역 소장이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낸 정직처분 취소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북한 경비정의 도발을 ‘단순침범’으로 분석보고해 서해교전 발생전에 북한군의 도발 가능성을 제시하지 못한 것은 징계사유로 인정된다.”면서 “하지만 국정감사장에서 대북첩보 1일보고서인 블랙북을 흔들어 보인 것을 비밀누설로 볼 수 없고,‘기무사 표적조사’발언도 어느 정도 사실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관련 정보본부 관계자들이 견책 등 경징계만 받은 것을 감안하면 원고에게 정직 1개월을 처한 것은 무겁다.”고 덧붙였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국방부의 징계는 정당하다.”고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초선의원들 첫 국감 소회

    “저녁 9시,10시까지 국정감사장에 머물려면 대단한 인내와 체력이 필요하다.…하루 15분씩의 질의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식사 시간에는 당을 초월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며칠전 버스 속에서는 마이크 잡은 모 의원이 ‘애실 누나, 말 좀 빨리하세요.’라고 말해 순간 폭소가 터졌다.” -한나라당 김애실 의원의 국감 일기 중에서- 17대 국회의 첫 국감이 지난 23일 막을 내렸다. 금배지를 달고 처음 국감을 치른 187명 초선 의원들은 우선 “시험 끝났다.”며 기쁜 표정이다.2∼3일 달콤한 휴가를 즐기면서 ‘국감 증후군’을 털어버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막상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무대 위에서 내려오는 게 영 섭섭하다고 했다. 열심히 했는데도 ‘구태’라는 화살이 돌아오면 울컥 언짢아지기도 했단다. 문화관광위 소속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정치부 기자로 10년 가까이 지켜본 국감을 직접 치러보니 소회가 남달랐다고 전했다. 민 의원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헌신적으로 일하는 동료 의원을 보면서 (정치입문 전)밖에서 평가하던 것과는 많은 차이를 느꼈다.”면서 “그런데 전반적으로 국감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지 않았고, 특히 언론 평가는 너무 인색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처음 다짐한 대로 투쟁·폭로·정쟁의 구태는 버리고, 희망·대안·미래로 가득찬 정책국감을 끝까지 고집한 것은 큰 위안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카드대란을 비롯한 굵직굵직한 이슈로 ‘바람 잘 날’ 없던 정무위 국감을 마치고 “정책 질의를 하다가도 정쟁과 관련된 말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몇 달 밤을 세우며 준비한 것은 모두 정쟁으로 비화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보좌진들과 밤늦게까지 토론하며 준비했는데 공(功)보다 과(過)가 많다니 조금 서운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주제네바 대사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 등을 지낸 열린우리당 정의용 의원은 ‘친정’인 통외통위 국감을 마치고 나니 벌써부터 다음 국감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그는 “아직 정치인이라는 새로운 역할에 익숙지 못해 비판적인 시각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면서 “건설적인 비판으로 피감기관인 외교부의 역량을 키워주고 대안도 제시했어야 했다.”고 아쉬워 했다.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의 수행비서 도기천씨가 쓴 ‘보좌후기’는 정쟁에 휘말려버린 국감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다음은 한 대목.“오늘(23일)은 국감 마지막 날. 대통령비서실 국감을 보좌했습니다. 국감을 위해 정 의원과 보좌진들은 여러 날 머리를 맞댔습니다. 그동안 주고받은 자료만 해도 책 몇권 분량은 될 겁니다. 바쁜 와중에 준비했는데, 정작 행정수도 이전 위헌논란에 휩쓸려 아무 것도 못했습니다. 참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이렇게 첫 국감을 끝낸 의원회관은 대부분 짧은 휴가에 들어갔다. 앞으로 남은 내년도 예산안 심의와 상임위 활동을 위해 체력을 비축해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4일 국회에서 마주친 보좌관 A씨는 “난 이제 시작이야. 의원 눈초리가 심상찮으니 다른 방 찾아야지.”라고 나지막한 한숨을 내뱉었다.‘첫 국감의 추억’이 막을 내린 ‘여의도 극장’에는 곧 ‘일자리를 찾아서’가 개봉될 모양이다. 박지연 김준석기자 anne02@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법사위…대법 “입법은 국회 고유권한”

    [국감 하이라이트] 법사위…대법 “입법은 국회 고유권한”

    21일 국회 법사위의 대법원 국정감사장이 여야의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여야는 3차 추가 질의까지 이어가며 상대를 압박했다. 급기야는 상대를 가리켜 ‘작태’ 운운하는 험한 감정싸움도 펼쳐졌다. 열린우리당은 주로 국보법 폐지를 ‘일방적인 무장해제’로 규정한 대법원의 최근 판결을 문제삼았다. 반면 한나라당은 여권이 제시한 형법 보완의 허점을 거론하며 여권을 압박했다. 이 와중에 여야는 손지열 법원행정처장의 답변을 서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느라 기(氣) 싸움도 벌였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이날 오후 추가 질의를 통해 “대법원이 국보법 존치 이유를 밝힌 판결 이후에 정치권이 법원을 가리켜 청산되어야 할 수구세력이라고 모욕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대법원이 아무런 성명도 내지 않은 것은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장윤석 의원은 여당의 형법보완안 조문을 읽어가며 현행 형법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은 국보법을 폐지하는 대신 형법상 외환죄를 확대 해석하는 안을 내놓았지만, 이는 현행 형법 제2장과 비교할 경우 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지열 법원행정처장은 “(여당의 형법 보안에 대해)불합리한 점이 있다면 국회가 입법 과정에서 시정하면 된다.”면서 “제가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일은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열린우리당 우윤근 의원도 발끈하고 나섰다. 우 의원은 “야당 의원이 국감장에서 ‘질의’라기보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면서 “사법부는 (국보법과 관련해)모욕을 받더라도 (자체 논평을)자제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성호 의원도 “열린우리당은 기존에 제시한 형법 보완안에 대해 단 한 획도 고칠 수 없는 금과옥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이때까지 대안은 전혀 내놓지 않다가 국감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국감장에서 특정 정당이 낸 법안에 대해 (피감기관이)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작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논란이 거세지자 최연희 법사위원장은 “순조롭게 진행되어야 할 국감장이 변질되고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한편 손지열 처장은 이날 여당의 국보법 폐지 후 형법 보완책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법률가의 입장에서는 어떤 행위를 처벌하고, 어떤 행위는 처벌하지 않을 것인지 입법 단계에서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논란이 거듭되자 “입법 논란에 대한 것은 고유적으로 국회의 영역에 속한 것”이라면서 “다만 법률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법률 구성 요건은 명백하게 해주는 것이 후일의 재판에 도움이 되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입법의 형식이 어떻게 되는 것인가는 법적으로 크게 효력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중립적인 견해를 재강조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與 “대체입법도 협상 가능”

    與 “대체입법도 협상 가능”

    열린우리당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19일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과 관련,“(당론 결정과정에서 검토됐던) 대체입법안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판단될 때는 의원총회나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당론을 재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수석부대표의 발언은 국보법을 폐지하고 형법상 내란죄 관련조항을 보완키로 한 당론을 변경, 국보법을 대체할 별도 법안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그러나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 수석부대표의 발언 직후 별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여러가지를 가정해 많은 말들을 하는데 우리 당론은 명확히 형법 보완론”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엇갈린 발언은 지난 17일 채택한 열린우리당의 국보법 폐지·형법보완 당론이 국보법 폐지를 강력히 반대하는 한나라당과의 협상을 염두에 둔 ‘협상카드’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그러나 이 수석부대표는 이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대체입법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야당과 끈질기게 협상을 진행해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면서 “지금 대체입법을 논의하기는 어렵다.”고 한발 물러섰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20일 국보법 폐지에 따른 형법 개정안과 사립학교법 개정안, 언론관계법 제·개정안, 과거사 진상규명법(진실규명과 화해 기본법) 제정안 등 4대 입법안을 20일 국회에 제출, 한나라당 등 야당과 본격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천 원내대표는 “이들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확고한 목표 아래 야당과의 합의를 이끌어 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중요한 국사인 만큼 법안을 단독처리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이들 4대 입법안을 ‘국론분열법’으로 규정하고 국보법 폐지 절대반대 방침을 세우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서 향후 법안 심의과정에서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이와 관련, 당 안팎의 법률전문가 등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 다음달 5일까지 각 법안의 대안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다음달 3일까지 태스크포스를 중심으로 당의 대안을 마련한 뒤 5일까지 정책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결정할 것”이라며 “이후 국회에 대안을 제출, 소관 상임위별로 여당안과 병합심리를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이 국감을 반대하기 위해 4대 법안을 내놓은 것이야말로 개혁을 참칭한 것”이라며 “시대에 꼭 필요한 개혁은 민생을 살리고 안보를 지키고 국민을 통합하는 것인데,4대 법안은 경제와 안보를 허물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태희 대변인도 “국보법 폐지는 국가안보 무장해제법이며, 언론관련법 역시 반민주 언론통제법임이 입증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여당은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가체제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악법폭탄’을 던져 국정감사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비난했다. 진경호 박지연기자 jade@seoul.co.kr
  • [열린세상] 내 탓과 남의 탓/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척이나 많다. 우리 사회는 이슈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사회가 다양화될수록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이슈는 다원화된 사회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는 탓에 생겨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산적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문제 해결의 시급성에 입각한 우선 순위부터 정해야 한다. 그리고 체면이나 당위성에 급급하는 모습보다 문제의 근본을 인정하면서 해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얼마전 세계경제포럼(WEF)이나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등이 발표한 국가 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 순위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정부기관들은 앞다퉈 평가의 객관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대로 하향조정하자 “국내외에서 한국 때리기에 재미를 붙였다.”면서 “무슨 근거로 그런 전망을 내놓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국제기구에 대한 반응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정감사장에서 의원들의 질문이 못마땅하면 또 예의 그 버릇이 나온다. 예를 들면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주한미군 기지 이전과 관련해 1990년 합의서에 비해 한국의 비용 부담과 대체부지가 늘었다며 자료를 공개한데 대해 정부는 “국민의 알권리에 기댄 한건주의식 발상”으로 몰아붙이면서 “국제 관례와 국익 훼손 가능성을 무시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물론 정부의 반응이 모두 이런 것은 아니다. 지난 달 중순 외국 언론과 신용평가기관이 제시한 긍정적인 평가를 강조하면서 세계가 우리 경제의 잠재능력을 먼저 자신하고 있다며 홍보에 열 올렸다. 마음에 드는 사안은 한껏 부풀리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남의 탓으로 돌리는 이러한 현상을 하루이틀 보아온 것이 아니다. 정부 여당은 지난 국회까지 무슨 문제이건 거대 야당의 탓으로 돌리지 않았던가? 변명과 남의 탓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북한과 러시아가 북한의 나진과 러시아의 핫산을 연결하는 철도 노선의 현대화에 합의했다는 사실을 발표하자 “이는 철도의 연결이 아닌 기존 노선의 현대화”라고 둘러댔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철도의 연결이냐, 현대화이냐가 아니라 왜 지난 7월 우리를 배제한 채 이러한 협정을 체결했으며, 또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당시 러시아가 우리에게 이러한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외교력의 부재를 뜻하는 문제일 뿐 아니라, 자칫하면 부산항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정부는 이렇듯 문제의 핵심을 벗어난 채 변명하기에만 급급했던 것이다. 정부는 자신들에 대한 비판에 관대하지 못하고 신경질적인 반응부터 앞세운다. 물론 과거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언론과 지식인들을 옥죄었던 군사정권 시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개혁을 외치며 인권 신장을 강조하는 현 정부의 말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자신에 대한 비판에는 과거 정권과 마찬가지로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정부가 각종 수치를 제시하며 경제가 나아진다고 주장해도, 국제기구의 판단이 잘못된 것이라고 항변해도, 국민들은 암울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경제는 심리’라고 주장해도, 우리 국민들은 ‘심리’가 아닌 현실로 지금의 암담한 상황을 온몸으로 부딪히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정부의 항변은 변명과 남의 탓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지금 해야할 일은 지극히 간단하다. 변명과 남의 탓으로 돌리기에 앞서 솔직한 입장과 객관적 상황에 근거한 장단기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일이다. 국민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임에도 남의 탓을 하지 않고 자신의 탓을 인정하는 솔직한 정부의 소리인 것이다. 그래야만 국민들도 정부를 믿고 경제난 타개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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