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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트라이트] 공무원들의 로망 해외출장, 항공권은 엉망… 출장비는 실망

    [스포트라이트] 공무원들의 로망 해외출장, 항공권은 엉망… 출장비는 실망

    국외출장에 나서는 공무원 수가 해가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국외출장에 나선 중앙행정기관 공무원은 4만 6030명으로 2012년 3만 453명보다 51.2%나 증가했다. 연도별로 살펴봐도 2013년 3만 4031명에서 2014년 3만 2510명, 2015년 3만 7174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물리적 제약이 점차 줄어들면서 공무원의 국외출장이 증가하고 있다.그러나 공무원의 국외출장 이미지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외유성 출장 논란은 물론이고 출장비를 유용해 개인적으로 사용하다 적발된 사례도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서울시 간부는 지난 5월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출장을 가면서 항공권 가격을 400만원가량 부풀려 차액만큼을 차량대여 등 개인 체류비로 써 감사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세금을 사적으로 썼다는 데서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들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공무원 대부분이 언론에서 언급되는 외유성 출장은 구경한 적도 없을 뿐더러, 적은 출장비에 빡빡한 일정을 채우고 오느라 피로감만 더 쌓이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국에 대한 설렘은 현지에 도착하면 깨지기 일쑤다. 서울신문은 9일 공무국외출장에 대한 솔직한 뒷얘기를 들어보고자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1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했다.# 10명 중 8명 빡빡한 여비… 공무수행 괴로워 무엇보다 공무원들은 국외출장 여비가 적다고 강조한다. 10명 가운데 8명은 공무수행이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실제로 직급이 낮을수록 출장비가 적어 직급이 높지 않으면 일정 내내 쪼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무원 여비 규정을 보면 지역별로 4등급(가~라), 직급별로 6개 등급(제1호 가~라, 제2호 가~나)으로 나뉜다. 주무부처 과장(3급) 아래부터 가장 낮은 등급(제2호 나)이다. 이 등급은 런던이나 뉴욕, 파리와 같은 가급지라 해도 하루 숙박비 상한액은 155달러(17만원)이며 식비는 67달러(7만원), 일비는 26달러(3만원)다. 만약 급한 경우 택시를 타야 하는데 일비로는 충당하기 어려운 셈이다.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와 같은 최하위 라급지는 숙박비 상한액이 77달러(8만원)이며 식비는 30달러(3만원) 수준이다. 한 중앙부처 6급 공무원은 “우리 부처에서 외유성 출장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업무 특성상 워싱턴이나 뉴욕, 도쿄로 출장을 자주 가는데, 매번 숙박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숙박비를 보전하기 위해 다른 비용들을 부풀리는 경우는 본 적이 있다”며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서라도 숙박비가 현실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부처의 6급 공무원은 “치안이 불안한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남미의 경우 사설경호가 충분히 이뤄지는 곳에서 숙박을 해야 하는 만큼 숙박비가 생각보다 많이 든다”며 “1인 1실이 원칙이지만 숙박비를 충분히 확보하고자 두 명이 함께 한 방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공무원 여비업무를 담당하는 인사혁신처 역시 출장비가 충분치 않음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세수가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출장비를 무턱대고 올릴 수도 없다. 실제로 1995년 국외 여비규정과 올해 규정을 비교했을 때 식비는 전혀 오르지 않았다. 일비와 숙박비는 물가 상승률 정도만 올랐다. 직급별 가장 낮은 등급에 해당하는 공무원이 가급지를 여행하는 경우 숙박비 상한액은 106달러(12만원)에서 155달러로 46% 올랐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출장여비는 유엔의 국외출장 여비 기준과 외교부 재외공관의 현지실태 조사, 주변 국가의 여비 등급 등을 고려해서 최종 결정한다”고 말했다. # 공무여권 사회주의 국가 갈 땐 되레 심사 까탈 공무여권의 불편함도 토로한다. 공무국외출장을 가려면 공무여권을 이용하는 게 원칙이다. 입국비자가 필요한 국가 중 20여개 국가에서 관용 여권을 소지하면 비자를 면제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공무여권을 소지하기 위해선 일반여권을 구청에 따로 보관해야 하는 만큼 번거롭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출입국 수속 단계에서 공무여권 때문에 엄격한 심사를 받은 적이 있어 국외출장을 가더라도 일반여권을 사용한다는 공무원도 있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인사발령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근무지가 바뀔 경우 공무여권을 어느 지자체에 보관했는지 기억이 안 날 때가 있다”며 “여권 관리를 이유로 굳이 일반여권과 공무여권을 모두 소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부처 공무원은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에 출장 갈 때 공무여권을 보여 주면 오히려 출입국 심사를 까다롭게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며 “무비자 여행 가능 국가라면 가급적 일반여권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권 구매 시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있다. 공무국외출장 시 보통 정부항공운송의뢰제도(GTR)를 통해 항공권을 사는데, 인터넷에서 파는 최저가 항공권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GTR 제도는 정부(국무총리실 총무처)가 1980년 대한항공과 맺은 계약으로 공무원이 국외출장 시 대한항공을 통해 항공권을 사도록 한 제도다. 1990년에는 아시아나항공과 계약을 체결해 3년마다 계약을 갱신하고 있다. 외화 유출을 절감하고 공무원에 대한 예약관련 편의 제공, 자국 국적 항공사 육성을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GTR 제도를 통해 항공권을 사면 비싸다는 문제가 지적되자 정부는 1997년부터 다른 방법으로 항공권을 살 수 있도록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인사처에 따르면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GTR을 통해 항공권을 구입하는 경우는 50% 정도다. 국외출장 기간에 개인 연차를 사용하는 등 보다 유연하게 출장과 연차를 적용해 달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방안에 찬성한 공무원은 10명 가운데 5명이었다. 반대 의견으로는 국외출장에 대해 아직 부정적 여론이 많은 상태에서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있었고, 국외출장을 개인 연차에 맞추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찬성한 이들은 출국 전 준비와 시차적응 기간이 필요한 만큼 개인 여가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사혁신처는 이에 대해 원칙적으로 규정에 어긋난다고 선을 그었다. 국가보훈처의 한 6급 공무원은 “국외출장은 대부분 2~4명이 출장단을 구성해 실시되는 만큼 출입국 날짜를 사이에 개인 휴가를 사용하려면 사전에 출장단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이를 용인하게 되면 출장 목적 자체가 흐트러질 가능성이 크고, 국민에게서 오해를 살 가능성이 큰 만큼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단독] ‘먼지’만 안나면 되죠? vs 그래도 털 건 털어야죠!

    [단독] ‘먼지’만 안나면 되죠? vs 그래도 털 건 털어야죠!

    “야당은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자의 약점을 잡겠다는 생각으로 각종 폭로성 의혹을 쏟아 내지만 여당은 대상자를 무조건 감싸거나 봐주면서 온갖 논쟁과 설전만 난무한다. 인사청문회가 인격 파괴, 사생활 캐내기, 흠집 내기로 전락했다.” “인사권자가 ‘도덕성에 다소 흠결이 있더라도 일만 잘하면 된다’는 발상을 갖는다면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회복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얼핏 보면 첫 번째 발언은 여당을 옹호하는 것 같고 두 번째 발언은 야당을 편드는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첫 번째는 박근혜 정부 첫해 후보자들이 줄줄이 낙마하던 2013년 2월 보수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가 낸 보고서에 등장하는 발언이다. 두 번째는 2014년 8월 새누리당 인사청문 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하도록 운영 방식을 개선하자는 의견을 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관계자가 비판하면서 나온 경고였다.1 뒤바뀌는 공수… 더 독해진 검증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중심제의 산물이다. 미국은 대통령과 상원 가운데 누구에게 연방정부 공직자들에 대한 임명권을 부여할 것인지 논쟁을 벌인 끝에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이 인준하는 절충안을 택했다. 우리나라에서 인사청문회 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은 2000년이다. 인사청문회법 제정 당시만 해도 헌법상 국회의 임명동의가 필요한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감사원장, 대법관, 국회에서 선출하는 헌법재판관, 중앙선거관리위원만 대상이었다. 이후 인사청문회 대상자는 꾸준히 확대됐다. 2003년에는 국무총리와 국가정보원장, 국세청장, 검찰총장, 경찰청장이 포함됐다. 이어 2005년에는 국무위원도 대상에 추가됐다. 인사청문회 경험이 쌓이면서 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인사청문제도의 문제점으로 ▲지나치게 짧은 인사청문 기간 ▲자료 미제출 및 증인 불출석 ▲후보자의 허위 진술 ▲도덕성 검증에 치중한 청문회 ▲당파적인 질의 등을 거론했다. 최신 자료 같지만 사실 이 보고서는 2010년에 나온 것이다. 당시 보고서는 도덕성 검증 등 과거 행적을 확인하는 예비심사를 실시한 뒤 자질과 정책수행능력을 검증하는 2차 청문회를 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대신 인사청문 기간을 확대하고 자료 제출 의무를 강화하는 한편 허위 진술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자고 했다.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하고 확대했던 여당이 야당이 되었다. 각종 도덕성 시비를 일으켜 몇 명을 낙마시키는 ‘성과’를 거뒀던 야당은 여당이 된 뒤 자신들이 10년 동안 낙마시킨 후보보다도 훨씬 많은 후보가 줄줄이 낙마하는 사태를 겪었다. 인사청문회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커졌지만 정권 재창출 가능성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흐지부지됐다. 그리고 여당이 다시 여당이 되면서 이전보다 더 큰 낙마 사태로 정권 초기 국정운영 동력까지 잃을 지경이 됐다. 여당은 이제 야당이 됐다. 또다시 공수가 바뀌었다. 방식은 더 독해졌다. 정책 검증은 사라졌다.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20대 국회 들어 발의된 인사청문회법 개정안만 무려 14건에 이른다. 특히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를 계기로 ‘과도한 신상털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제도 개혁 논의에 불이 붙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분위기를 “주변에 (장관 되고 싶은) 마음을 접은 분이 굉장히 많다”는 말로 표현했다. 장 교수는 “한자리 해 보고 싶은 욕심이 강한 분들은 그래도 욕심을 내지만 전문 분야를 살려서 정책을 펴 보고 싶어하던 분들은 대부분 마음을 접어 버렸다”면서 “결국 지금의 인사청문회 제도는 정말로 능력 있는 분들은 배제하고 자리 욕심 많은 분들만 남기는 방식”이라고 경고했다. 김성해 대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인사청문회를 하는 본질이 흠이 없는 사람을 뽑는 것인지 아니면 일을 제대로 할 사람을 뽑는 것인지 따져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인사청문회가 일종의 미인대회처럼 돼 버렸다. 문제는 보기에 아름답고 흠이 없는 사람을 뽑은들 그런 사람이 장관으로서 일을 잘하겠느냐는 것”이라면서 “지금 인사청문회는 후손들에게 ‘규칙만 지켜라’라고 요구하는 것이 돼 버린다. 인사청문회가 후손들에게 ‘범생이’를 요구하는 자리가 되는 것이 국가적으로 옳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2 ‘범생이’ 요구… 국가적으로 옳은가 문제는 도덕성이 인사청문회 통과의 주요 기준이 되면 인재풀이 관료 중심으로 좁아질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 공무원집단만큼 전문성과 중립성, 객관성에 부합하는 직업군이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장관은 정치인인가 관료인가’라는 논쟁과도 직결된다. 이에 대해서는 막스 베버가 꽤 명확한 화두를 던진 적이 있다. “관료의 명예는 그가 보기에 잘못된 명령을 상급자가 고수할 경우 그를 마치 자기의 신념과 일치하는 듯이 정확히 수행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이에 반해 정치인의 명예는 자신의 행위에 전적으로 스스로 책임진다는 것에서 나온다.” 베버에 따른다면 장관은 관료가 아니라 정치인이다. 국정 실패에 대한 책임을 ‘애꿎은’ 공무원에게 물어선 안 된다. 통치 이념을 공유하는 대통령·총리·장관들로 이뤄진 내각이 국민들 앞에 ‘정치적’ 책임을 지는 셈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취임사는 이를 잘 표현했다. “저를 믿고 여러분께서는 적극적으로 판단하고 일관되게 실행하십시오. 그다음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여러분들이 하신 일에 책임을 지는 것이 제 역할임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그렇다면 장관은 도덕적 흠결이 있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일까. 많은 공무원이 일부 장관 후보자의 ‘도덕적 흠결’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는 철저한 자기 관리에 대한 자부심도 자리잡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장급 D씨가 “공무원들은 승진할 때 음주운전 등 각종 전력을 굉장히 빡빡하게 보는데 장관 후보자들은 대충 보고 넘어가는 것 같아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공무원 출신 장관들은 비교적 관리를 많이 하니까 신상털기에서 털릴 게 별로 없기도 한 것”이라고 말한 것이 이런 인식을 잘 보여 준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정치학 박사)은 이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가 일종의 전환기에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정치는 도덕적으로 살기 위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 정치적이되 도덕적으로 바꿔 나가는 쪽으로 가야 한다”면서 “솔직히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시했던 ‘5대 인사 배제’ 원칙은 지금 당장 실현하기엔 무리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종의 과도기를 설정해 5대 기준을 점진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면서 “여당일 때 다르고 야당일 때 다르고, 누구는 통과하고 누구는 낙마하면 공직사회와 국민들이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3 하위직은 무단횡단만 해도… 이런 고민은 장관의 역할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것으로 이어진다. 박 박사는 “장관은 정치인으로서 ‘권력을 해석’하는 자리”라며 “당연히 장관은 선출직에서 나오는 게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장관이 정권과 임기를 함께하고 국정철학을 공유하면서 가는 책임장관제가 절실하다”면서 “임기 1년도 안 되는 장관으로는 공무원조직을 통솔하지 못하고 결국 청와대만 비대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처럼 정무적 역할과 행정적 역할을 하는 차관을 별도로 둬 장관을 보좌하게 하는 방식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많은 공무원이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느끼는 ‘자괴감’은 “하급직 공무원은 무단횡단만 해도 징계받는데…”였다. 이에 대해서도 이제는 접근법 자체를 달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수는 “애초에 공무원들에게 그런 요구를 하는 관행 자체가 문제라고 본다”면서 “우리 사회가 공무원에게 정말로 요구해야 할 것이 ‘착하게 살자’밖에 없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10년, 20년 전 얘기를 가지고 따지는 건 도덕적 비난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장관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과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 별도로 논의를 해야 한다”면서 “한국 같은 수출경제에서 후보자가 외제차를 탄다고 혼나고 사과하는 게 제대로 된 모습인지 따져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서울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서울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도시가스 원가 엉터리 계산… 소비자가 172억 덤터기

    전국 12개 시·도가 당초 예산에 잡혔지만 실제로는 집행되지 않은 도시가스 공급설비 투자비를 총괄원가에서 제외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이 172억원을 부당하게 떠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런 내용을 포함해 산업통상자원부가 2014년부터 올 2월까지 수행한 업무 전반을 대상으로 한 기관운영 감사 결과를 6일 공개했다. 감사원은 시정 1건, 주의 7건, 통보 5건 등 모두 13건의 위법·부당행위를 적발했다. 감사원은 산업부 기관운영 감사를 진행하면서 2013~2015년 시·도별 도시가스사업자의 공급설비 투자비 집행 내용을 확인했다. 감사 결과 경북도는 4개 사업자가 공급설비 투자비로 1161억원을 내는 것으로 예상하고 원가를 산정했지만 실제로는 618억원만 집행하는 등 12개 시·도가 예상 금액보다 실제 집행한 금액이 훨씬 적었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집행하지 않은 투자비를 포함해 다시 계산하면 당초 총괄원가 금액에서 34억 7000만원을 제외해야 한다. 도시가스 공급비용은 제조·공급·판매·관리에 필요한 총괄원가를 보상하는 수준에서 결정한다. 이처럼 원가 산정을 잘못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긴 지자체는 전남(39억원), 경북(34억원), 경남(24억원), 전북(17억원), 강원(14억 1000만원), 충북(10억원), 울산(9억원), 대구(6억 4000만원), 대전(6억 1000만원), 충남(3억 4000만원), 광주(2억 6000만원), 세종(2억 3000만원)이다. 반면 서울, 부산, 인천, 경기 등은 실제 집행하지 못한 공급설비 투자비를 다음해 공급비용 산정 시 정산하는 등 공급비용을 조정해 소비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 감사원은 “미집행 투자비에 대한 정산기준을 도시가스 회사 공급비용 산정기준에 반영하라”고 산업부에 통보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국세청 부서 간 칸막이에 세금 345억 덜 걷었다

    5년간 등기자료 50만여건 미활용… 국세청 “통보 따라 과세에 활용” 국세청이 부동산 등기자료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 세금 수백억원을 덜 걷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5일 국세청 본청과 6개 지방국세청이 부동산 과세자료를 제대로 활용했는지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부동산건설·매매업자가 한 양도거래 중 328명을 표본점검해 345억원의 세금 누락을 확인했다. 3만 7000여건의 거래에서 세금을 미신고한 혐의가 추정돼 실제 누락된 세금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부동산업자가 사업용 부동산을 팔면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개인용 부동산을 팔면 소득세를 내야 한다. 국세청은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건설·부동산업자의 양도거래 자료를 개인납세국과 자산과세국이 공동으로 활용하도록 해야 했지만, 담당 부서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2011∼2015년 등기자료 50만 3000여건을 전혀 활용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 가운데 328명에 대한 자료를 표본점검한 결과 55명이 345억 3000여만원의 세금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감사원은 표본점검 대상 외 나머지 등기자료를 전산으로 분류한 결과 양도거래 3만 7000여건과 관련해 건설·부동산업자 2만 6000여명이 세금을 미신고한 혐의가 있다고 추정했다. 감사원은 36곳의 세무서장에게 미신고 세금 345억 3000여만원을 징수하고 양도소득세 등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가 있는 3만 7000여건에 대해 조사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국세청이 부동산 등기자료를 활용해 검증작업을 하지 않아 46개 법인이 법인세 130억원을 미신고했음에도 그대로 둔 사실을 적발했다. 법인이 비사업용 토지 등을 판 경우에는 양도소득금액의 10%를 법인세로 신고하고 납부해야 한다. 감사원은 2013∼2015년 부동산 등기자료를 활용,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를 누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971개 법인을 가려내 검증했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부동산 등기자료 전산화를 위해 일정이 잠시 미뤄졌으나 이는 효율적인 업무처리방식 개선을 위한 것”이라며 “시효가 지나 과세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며 감사원 통보내용에 따라 과세에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특혜 채용에 횡령업체 감싼 인천관광公 사장

    특혜 채용에 횡령업체 감싼 인천관광公 사장

    인사 규정 완화 지시해 측근 채용 박람회 대행사 공금 인출도 봐줘 황준기(62) 인천관광공사 사장이 경력직 직원 채용에 개입하고, 공금을 횡령한 대행업체를 감싼 사실이 드러났다.감사원은 4일 인천관광공사에 대한 공익감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황 사장을 경고 이상 수준으로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지난 3월 황 사장의 측근 채용 특혜 의혹과 국제해양·안전장비 박람회 자금 유용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황 사장은 2015년 10월 2급 경력직 직원을 채용하면서 이사회 의결, 인천시장 승인을 받지 않고 인사규정을 완화할 것을 지시했다. 당초 인사규정은 ‘기업체에서 부장급 이상으로 5년 이상 근무한 자’였지만, ‘국제교류협력, 국제회의 유치 관련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력자 또는 이 분야의 팀장 이상 관리자로 5년 이상 경력자’로 기준을 완화한 것이다. 인사규정 완화로 경기관광공사에서 3급 팀장으로 6년간 근무한 A씨가 최종 합격했다. A씨는 2011~2014년 황 사장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재직할 때 함께 일했다. 아울러 2016년 6월 공사가 개최한 박람회 행사를 대행한 업체 대표가 3억원의 공금을 자신의 계좌로 무단 인출해 사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대표는 계약상 완수일자까지 3억원을 보내지 않고, 열흘 뒤에야 반환했다. 공사는 관련법에 따라 업체를 고발해야 했지만, 황 사장은 “굳이 고발할 필요 없다”는 취지로 지시했다. 황 사장은 감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5월 17일 사표를 냈으나 유 시장이 이틀 뒤 사표를 되돌려 보냈다. 2015년 9월 취임한 황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재정적자 vs 노동개혁…딜레마 빠진 마크롱

    노동개혁 하자니 재정확대 불가피…‘적자 GDP 3%’ 제시 EU신뢰 잃어 “재정적자 해소냐, 노동개혁이냐.” 대선에 이어 총선까지 압승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 문제와 노동개혁 사이에서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5월 대선 당시 유럽연합(EU)이 제시한 재정적자 상한선(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을 지키겠다고 공언한 유일한 후보였다. 그러나 마크롱 정부의 제1국정과제인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서는 대규모 재정이 요구돼 한쪽 공약을 지키려면 나머지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프랑스 회계감사원은 최근 전임 사회당 정부가 목표로 설정한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2.8%인데 현 상황에서는 해당 목표에 도달할 수 없으며 현재 프랑스의 재정 건전성이 다른 유럽 국가보다 더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새 정부가 40억 유로(약 5조 2340억원) 규모의 신규 수입원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GDP 대비 적자 비율이 3.2%를 기록해 EU가 정한 예산적자 한도(3%)를 넘기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EU의 안정성장협약을 지키려면 당장 올해 대규모 재정지출 감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크롱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서는 대규모 재정 확충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고용과 해고를 쉽게 만드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계획, 현재 관련법 개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반대하는 노동자 계층을 의식해 마크롱 대통령은 실업자에 대한 직업교육 확대와 실업급여 대상에 자영업자를 포함하는 방안 등 사회안전망 확충도 함께 내세웠다.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 주요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적자를 해소하겠다는 이유로 사회안전망 정책을 축소한다면 노동개혁의 ‘유연화’ 부분만 강조되고 ‘안전망’은 사라지게 돼 더욱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마크롱 정부가 재정적자를 감안하고 사회안전망에 돈을 쏟으면 EU의 신뢰를 잃게 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재정적자 감축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프랑스는 2007년부터 급증하는 지출을 통제하지 못해 국가총부채가 GDP의 96%에 육박하는 등 빚더미에 앉아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전체 평균보다 7% 포인트가 높고, 독일보다는 30% 포인트 이상 높다. 프랑스 정부는 일단 “증세 없이 예산 절감으로 재정적자를 3% 이내로 맞추겠다”며 EU와 독일에 안심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실업급여 확대 등 마크롱 대통령의 공약 시행이 당장 내년에 예정돼 있어 재정적자 문제는 향후 마크롱 정부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프랑스 경찰은 대혁명 기념일인 오는 14일 마크롱 대통령을 암살하기로 모의한 혐의로 파리 근교에 거주하는 23세 남성을 최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극우 민족주의를 옹호하는 이 용의자는 현재 무직으로 인터넷 게임 채팅방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총을 구입하고 싶다고 언급했다가 네티즌들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파업 업무방해죄 적용 반대”… 진보색채 학자

    “파업 업무방해죄 적용 반대”… 진보색채 학자

    박상기(65)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그동안 내놓은 논문에서 법 적용에 대한 진보적 색채를 뚜렷이 드러낸 것으로 확인돼 인사청문회에서도 집중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자는 2007년 쓴 논문 ‘간첩죄에 관한 소고’에서 “북한을 적국으로 단정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판단”이라는 표현을 쓴 사실이 드러나 최근 곤욕을 치렀다.서울신문이 30일 박 후보자가 2010년 이후 내놓은 논문 10여편을 분석한 결과 파업에 대한 업무방해죄 적용 반대, 화학적 거세의 이중처벌 가능성 등 쟁점을 두고서 명확한 입장을 보였다 ●노동쟁의시 노동자 권리 폭넓게 먼저 박 후보자는 2015년 ‘파업에 대한 업무방해죄 적용의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노동쟁의에 대해 검찰이 업무방해죄로 기소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지적한 뒤 “파업 기간 동안 발생한 기업의 손실만을 계산해 사용자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는 것은 대등한 노사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단체교섭의 대상에 대해서도 “부서의 폐지나 통폐합이 경영상 결단에 해당해 파업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논리는 타당하지 않고 안전을 우선해야 하는 기관의 경우 경영상 결단은 이익추구만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가 폭넓게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하는 만큼, 장관에 임명될 경우 새 정부의 파업 대응 방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화학적 거세 이중처벌 가능성 거론 2011년부터 시행된 성범죄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를 두고서는 “이미 형벌을 선고받고 집행 중이거나 치료감호를 받는 자에 대해서도 사후적으로 약물치료를 하는 것은 이중처벌의 금지 원칙에 반한다”고 밝힌 것이 특징적이다. 더불어 박 후보자는 종교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 논의와 관련해 2004년 서울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형벌이라는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종교적인 양심의 결정을 지키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다른 내용의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인간 중심의 국가”라면서 찬성 입장을 보였다. ●형정원장때 인건비 부당집행 인정 한편 박 후보자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시절 인건비 부당집행 및 겸직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서면서 법무부 장관 인사 검증도 본격화되고 있다. 박 후보자는 원장으로 있으면서 결원 인건비를 성과급으로 부당하게 집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으로 지급했을 뿐 자신은 지급받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감사원은 2008~2010년 사이 형정원이 9억 9800만원을 성과급으로 편법 집행한 사실을 적발했다.인건비 집행 잔액이 있을 경우 다음해로 이월하는 것이 원칙인 만큼, 예산을 부당하게 사용한 것은 박 후보자도 인정한 셈이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 측은 “당시 감사에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7개 출연연구기관에 대해 동일하게 지적한 것”이라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겸직 금지 위반엔 “학기 마무리 후 휴직” 2007년 11월 형정원장에 취임한 이후에도 강의를 해 겸직금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학생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학기를 마무리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불가피하게 학기 종료 후 휴직을 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다만 당시 원장 모집 공고에는 ‘재임 중 겸직 불가’가 자격 요건으로 명시돼 있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反송영무 세력’ 조직적 기밀유출 의혹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내정됐을 때 군내에서는 강력한 국방개혁과 함께 육군 위주의 군구조 개편 및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점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비판적인 시각이 섞인 인물평이 쏟아졌다. 인사청문회 준비 기간에는 송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고 관련 자료도 속속 공개됐다. 일각에서는 송 후보자의 입각을 저지하려는 군내 ‘반(反)송영무’ 세력의 조직적인 저항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 지난 28일 인사청문회에서 송 후보자는 직접 자신이 장관이 되는 데 대해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도 “국방부가 자료 제출을 잘 안 하는데 (이번에는) 홍수처럼 쏟아져 나왔다”며 군내 송 후보자 반대 세력 존재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의심했다. 이에 따라 송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면 먼저 반대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착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군 수사당국도 같은 맥락에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공개된 일부 군사기밀 자료의 유출 경로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수사당국 관계자는 29일 “조사 대상이 송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된 자료에 한정된다고 할 수 없지만 최근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군사기밀 자료는 상당 부분 송 후보자 청문회와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기밀유출 의혹에 대한 조사는 국방부 지시에 따라 국군기무사령부가 진행하고 있다. 기무사는 특히 ‘공군 장거리 탐지 레이더 개발사업’ 감사 결과가 유출된 과정을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 결과라도 레이더의 탐지범위 등 군사기밀 부분은 유출돼서는 안 된다”면서 “보안성 검토 없이 어떻게 유출됐는지 조사하고 혐의가 드러나면 처벌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무사는 해군 헌병단 등에 보관돼 있던 송 후보자 음주운전 관련 사건 목록이 통째로 유출된 경위 등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서울시의회 주찬식의원 “市 ‘지하상가 양도 양수금지’ 의견수렴 더 거쳐야”

    서울시의회 주찬식의원 “市 ‘지하상가 양도 양수금지’ 의견수렴 더 거쳐야”

    서울시가 지난 6월 8일부터 28일까지 입법예고한 서울시 지하도상가 양도․양수 금지를 위한 「서울시 지하도상가 관리 조례」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해 지하도상가 상인들이 집단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시의회가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수렴을 더 하라고 주문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입법예고가 끝나는 대로 서울시조례규칙심의회 심의를 거쳐 박원순 시장 명의로 시의회에 제출한다는 기본입장에서 공청회라는 절차를 한 번 더 거쳐야 할지 여부를 고민해야 하게 됐다. 이는 이 조례를 소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주찬식 위원장(자유한국당, 송파1)이 지금의 상가 상인들의 반발에 비추어 볼 때 서울시의 입법예고만으로는 상가 상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공청회 등을 통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보다 더 충실히 수렴한 후에 조례개정안을 시의회에 제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 위원장은 “현재 서울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정인대 이사장) 측이 이번 서울시의 조례개정 추진을 마치 본 의원이 계획하여 주도한 것처럼 주장하면서 서울시에 압력을 행사했다느니 지하도상가에 횡포와 갑질을 하고 있다느니 하면서 호도하고 있는데 이는 어불성설이다”라며 심심한 유감의 뜻을 강력히 표하고 그 사실관계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주 위원장에 따르면, 지하도상가 양도・양수 금지를 위한 조례개정 계획은 서울시가 2015년 서울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서 ‘불법전대의 주요 원인으로 활용되는 양도・양수 조항 개정(허가→금지)을 위한 지하도상가 조례 개정 추진’을 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이 있었고, 주 위원장이 이에 대해 차질 없는 추진을 당부한 것이 정확한 팩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위원장은 지하도상가 상인들의 점포운영권은 반드시 보호받아야 하고 자신도 이를 위해 양도・양수 금지 유예기간 설정 등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다만, 지하도상가가 엄연히 서울시 소유의 공유재산인 만큼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 점포상인들이 보호받아야 하며, 공유재산이란 서울시민 모두의 재산이기 때문에 점포운영권에 대해서도 기회균등의 원리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시가 조례개정을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는, 지하도상가의 양도ㆍ양수를 허용하고 있는 현행 조례가 상위법령인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위반이라는 행정자치부의 유권해석(‘16. 4)이 있었고, 감사원의 서울시 기관운영 감사(‘16. 10)에서도 조례개정을 추진하지 않고 있는 사항에 대해 지적을 받은 바 있어 서울시로서는 조례개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기의 설악산 케이블카사업…이번에는 환경단체 고발 사태

    20년째 주민 숙원사업인 강원 양양군 설악산 케이블카사업이 갈수록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28일 강원도와 양양군에 따르면 침체된 설악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는 설악산 케이블카사업이 수차례 부결과 조건부 승인에 이어 환경단체들의 도지사, 군수 고발 사태로까지 번지고 있다. 설악산 케이블카사업은 1995년 양양군에서 계획을 수립한 이후 지금까지 행정절차를 놓고 정부와 씨름했다. 그동안 자연공원법에 따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2011년부터 3차례 신청해 2015년 조건부 승인을 받아 냈다. 탐방로 대책을 강화하고 국립공원 측과 공동 관리한다는 등의 조건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문화재청 문화재현상변경허가에서 부결됐다. 올 들어 양양군은 행정심판을 요구, 중앙행정심판위원회로부터 케이블카 설치가 가능하다는 해석을 받았다. 이번에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환경단체가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등 3개 단체는 지난 27일 강원도지사, 양양군수, 삭도추진단장 등 책임자 3명을 고발했다. 산양 서식지 파괴에 따른 반대에 이은 환경단체와의 2라운드 대결이다. 감사원은 양양군이 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규칙을 위반하고 구매계약도 절차 이행 없이 체결했다는 감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사업 중단이 확정되면 손실액만 최대 36억 2697만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양양군수에 대한 엄정주의를 촉구하는 등 관련자 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양양군은 설악산 케이블카사업은 계속 추진되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이경성 양양군 오색삭도추진단 주무관은 “재심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지적된 예산낭비부문은 문화재현상변경허가 부결로 인한 사업 중단에 따른 손실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지만 중앙행정심판위에서 인용되면서 사업이 가능해진 만큼 문제될 게 없다”고 일축했다. 양양군은 내년 상반기까지 설악산 케이블카사업 관련 행정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2020년 말 설악산 케이블카를 일반 관광객들에게 오픈할 계획이다. 양양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서울시의회, 표류 위기 ‘서소문밖 역사유적 관광사업’ 해법 찾기 나서

    서울시의회, 표류 위기 ‘서소문밖 역사유적 관광사업’ 해법 찾기 나서

    서소문밖 역사유적지 관광자원화 사업이 2017년 예산이 편성되지 못해 표류될 위기에 처하자 서울시의회 서소문밖 역사유적지 관광자원화 사업지원 특별위원회가 해결을 위해 나섰다.특별위원회 김동승 위원장 (국민의당, 중랑3)을 비롯한 위원들은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최창식 중구청장과 만나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실무자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후, 실무자들에게 사업 지연의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대책을 세우고 구 예산이 편성되지 못한 상황이지만 국비와 시비를 이용하여 공사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서소문 밖 일대는 조선후기와 근현대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사건들이 일어난 장소로 역사와 문화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이며, 인근에 정동, 덕수궁, 숭례문, 새남터 성지 등 다양한 관광지와 연계하여 서울의 새로운 문화관광자원으로 조성하고자 하는 것으로 총 574억원의 사업비(국비 50%, 시비 30%, 구비20%)가 투입되고 있으며, 11%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중구청이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예산집행 후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중구의회에 제출한 것에 대해, 중구의회는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구유재산관리계획 의결을 6차례 시도했으나 처리가 지속적으로 지연되어 2017년 예산이 전액 삭감된 상황이다. 또한 구의회는 공유재산관리계획 수립 이전의 행정행위에 대해 원인무효 및 손해배상 청구사안임을 주장하며 공사중단을 요구하고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했으나 감사원에서는 감사대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종결처리 통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중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예산으로 오는 8월까지만 공사가 가능하고 그 이후엔 중단해야 되며 이미 받아놓은 국비와 시비도 반환해야 되는 문제로 7월 중 구의회에 임시회 소집과 추가적으로 구유재산관리계획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지만 전망은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동승 위원장은 “서울시에서는 당초 공사 일정대로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중구청에 적극 협조를 해주길 부탁드리며, 중구청에서는 중구의회와 원만한 해결을 볼 수 있도록 구의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공익신고자 보호, 부패척결 성패 가른다

    앞으로 공무원의 선거 개입 및 국가기관의 권력 남용에 대한 고발도 공익신고로 인정받게 된다. 국정기획위는 어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익신고자 보호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국민의 건강, 안전, 환경, 소비자 이익, 공정 경쟁 등 5대 분야를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만 공익신고로 분류됐다. 이번에 공익신고의 범위를 확대함에 따라 공익신고자들에 대한 보호 강화와 함께 공직사회의 부패비리 척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공익신고자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있긴 해도 5대 분야 외에 공익신고자들은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침해하는 공무원의 선거 개입 및 국가기관의 권력 남용도 공익 침해 행위로 포함된 것은 만시지탄이다. 사실 권력 상층부의 폐쇄성을 고려하면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데는 고영태·노승일씨의 내부 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고씨의 개인적인 범죄행위 의혹은 검찰 수사로 밝혀지겠지만 그 배경이 무엇이든 이들의 제보가 국정 농단 세력을 단죄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내부 고발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우게 했다. 불량 부품을 거래한 원전 비리와 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등 수많은 이들의 용기 있는 고발로 우리 사회는 더 안전해지고, 민주사회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지금껏 양심선언이나 내부 고발을 한 이들을 보면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말로가 비참하다. 자신이 속한 조직의 비리를 바깥에 알렸다고 ‘배신자’로 낙인찍혀 조직 내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해고를 당해 다른 직장을 구하려고 해도 ‘전력’ 때문에 취업이 어렵다. 심지어 소송까지 당하기도 한다. 지난해 현대차 엔진 결함을 제보한 직원이 현대차 측으로부터 해고당하고, 영업비밀 유출을 이유로 검찰에 고발된 경우가 대표적이다. 권익위가 앞으로 공익신고자의 불이익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한다고 하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공익 제보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사람도 처벌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인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회가 점차 투명해지면서 부패·비리도 은밀·구조·지능화돼 간다. 아무리 감사원이나 검찰이 나선다고 해도 부패의 먹이사슬을 제대로 잡아내기 쉽지 않은 구조다. 내부 고발자의 힘찬 ‘호루라기 불기’가 필요한 이유다. 부정부패 없는 나라를 위한 첫걸음은 공익신고자들의 보호에 있다.
  • [사설] 공기업 갑질 정조준한 ‘김상조 개혁 2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기업을 개혁의 도마에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공기업의 뿌리 깊은 갑질 행태를 임기 중에 꼭 손보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갑질에 이어 공기업의 불공정 경영이 개혁의 대상으로 정조준된 것이다. 공기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방만 경영의 고질 관행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낙하산 인사, 비효율 경영으로 생산성은 낮으면서도 정작 임금과 복지는 과도하게 누리고 있다는 일반의 인식이 팽배하다. 오죽했으면 ‘신의 직장’이라며 대놓고들 야유를 섞어 부르겠는가. 공기업의 불공정 거래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그 행태는 대기업 뺨치게 구조적이란 지적이 높다. 공정위원회나 감사원이 번번이 단속하고 제재해도 반짝 효과에 그쳤을 뿐이다. 일감 몰아주기 편법은 뿌리가 깊어도 너무 깊다. 회사가 손해를 보더라도 퇴직자들이 근무하거나 세운 회사에 수의계약으로 일감을 밀어 주는 엉터리 경영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건전한 경쟁체제를 허물어 성실한 민간 기업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공사 용역을 발주하면서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대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하청업체 직원들을 함부로 부리는 갑질 행태도 도를 넘었다. 감사나 조사를 통해 주기적으로 드러나는 이런 익숙한 행태 말고도 불공정 거래가 물밑에서 얼마나 더 횡행할지 의심의 시선을 거두기 어렵다. 공기업은 정부가 공공의 목적 달성을 위해 직간접으로 투자하는 기업이다. 혈세를 기반으로 굴러가는 곳에서 일반 기업보다 고약한 갑질을 일삼는 관행을 계속 덮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 위원장은 법을 손봐서라도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에 공기업을 확실히 포함하겠다고 벼른다. 정부의 공기업 개혁 의지가 이번만큼은 제대로 된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한 번 휘두르면 그만인 과징금 방망이쯤으로는 공기업의 맷집만 키울 뿐이다. 지난 정부에서 어렵게 성사된 공기업 성과연봉제가 백지화하는 마당이다. 공기업 방만 경영의 부담을 꼼짝없이 짊어지는 게 아닐까 하고 국민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공정위의 경고가 아니더라도 공기업들이 스스로 알아서 정신 바짝 차려야 할 이유다. 자발적인 체질 개선 작업을 늦췄다가는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 공기업 스스로 그야말로 뼈를 깎는 개혁이 절실한 시점이다.
  • 공무원 인사 실지감사 착수

    감사원이 국가공무원 인사에 대한 실지감사에 착수했다.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 증원과 채용 제도 변화를 잇달아 예고한 시점이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사원은 26일 세종시 인사혁신처에 감사인력 10여명을 파견하는 등 이날부터 다음달 21일까지 20일간 ‘국가공무원 인사운용·관리실태’에 대한 실지감사를 벌인다. 감사 대상 기관은 인사처와 행정자치부 등 8개 기관이다. 감사원은 앞서 예비조사에서 중앙행정 부처별로 인사 운영 전반에 대한 자료를 제출받았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부처별 인사 운용 및 직제 구성이 적정한지, 인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인사처 등의 제도정책과 부처별 운용 방식이 부합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정부는 올 하반기 공무원 1만 2000명을 추가로 고용한다고 발표했고, 행자부와 인사처 등은 국회에서 일자리 추경예산이 통과되는 대로 모집공고를 낼 수 있게 준비 중이다. 또 ‘공시 낭인’을 줄이고자 내년부터 원서 접수부터 최종 발표까지 두 달 이상 줄이고, 블라인드 채용과 지역할당제를 공무원뿐만 아니라 공공기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인사처 등은 공무원 추가 채용과 채용제 개선을 준비하는 가운데 그동안 인사 운용에 대해 감사원이 특정 감사를 벌이자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In&Out] 효율적인 공수처가 출범하려면/전우정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

    [In&Out] 효율적인 공수처가 출범하려면/전우정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

    조선 시대에 사법권을 다루는 세 기관을 ‘삼법사’(三法司)라고 했다. 형조, 한성부, 사헌부가 그것이다. 형조는 형사를, 한성부는 주로 행정과 민사를 담당했다. 사헌부는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는 감찰 업무를 했다. 억울한 백성이 사헌부에 소장을 올려 고발하면 조사를 거쳐 부정을 적발하고 법적 조치도 취했다. 고려 시대의 어사대(御史臺) 역시 유사한 역할을 담당했다. 사헌부는 오늘날 감사원 또는 현재 논의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유사한 기관이다. 검찰의 사정 기능은 공직사회의 방부제 역할을 한다. 존재 자체가 부패를 예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검찰에는 그 역할을 할 기관이 없다는 점이다. 감사원에 검찰 감사 기능을 주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 제 힘을 발휘하려면 기소권도 가지고 있어야 하는 데다, 행정부에 속해 있어 독립성 문제가 나올 수 있다. 따라서 감사원에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보다는 공수처를 설치해 기소권을 주는 방안이 바람직할 것이다. 국회에는 현재 공수처에 관한 법률안 3개가 계류돼 있다. 이 중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 등이 발의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박범계 의원 법률안)이 ‘불기소심사위원회’를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수한 법률안으로 판단된다. 이 법률안에 따르면 특별검사는 불기소 처분 전에 불기소심사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고, 이 위원회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안 제20조 제7항). 공직자들의 비리를 수사하기 위해 설치된 해외의 유사 기관으로는 홍콩의 반부패기구인 염정공서(廉政公署·ICAC)를 꼽을 수 있다. ICAC는 시민 자문위원회(ORC)를 두고 있다. 모든 범죄 수사 기록을 심사하는 기구로 ORC의 심사 없이 ICAC는 어떤 수사도 종결할 수 없다. 기업인과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 시민 중에서 홍콩 행정장관이 자문위원을 위촉한다. 박범계 의원 법률안의 불기소심사위원회가 ORC와 맥을 같이하는 기구이다. 이 법률안에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수처장에게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불기소심사위원회 위원까지 공수처장이 위촉하도록 규정한다(안 제20조 제3항). 물론 공수처장을 국회 추천위원회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지만(안 제5조 제1항), 일단 임명된 공수처장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질 수 있다. 공수처는 인지수사를 할 수 있고, 감사원·국가인권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의 수사의뢰가 있거나, 국회 재적의원 10분의1 이상의 연서로 수사요청이 있다면 즉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안 제18조). 수사 이후 불기소 처분을 하려면 불기소심사위원회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 공수처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려면 이 심사위원회를 의결기관으로 두고, 불기소처분 때는 반드시 심사위원회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심사위원회 위원을 박범계 의원 법률안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시민들로 위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위촉 권한을 공수처장이 아닌 다른 국가기관에 주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처럼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이 몇 명씩 위촉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그래야 심사위원회가 공수처장을 견제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과연 국회가 합의로 공수처장 후보 1명을 결정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앞선다. 공수처가 옥상옥(屋上屋)이 되지 않기를, 그리고 새 정부 집권 초기에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란다. 끝으로 이 글은 서울지방변호사회의 공식입장이 아닌 개인 의견임을 밝힌다.
  • [씨줄날줄] 구내식당과 쏘나타/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구내식당과 쏘나타/최광숙 논설위원

    1993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초 백악관 식당 규정을 바꾸었다. 백악관 고위 관리들의 전용 식당을 하위직 직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백악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조치였다. 하위직 직원들도 고위직 식당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자신도 ‘중요한 사람’임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이곳 식당을 애용한 클린턴은 가끔 식당 주방에 들러 일하는 이들을 격려하기도 했다.우리나라도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 등 대부분이 직원들의 ‘급’에 따라 식사 장소를 달리한다. 정부서울청사에는 국무위원식당과 직원식당이 따로 있다. 장관을 비롯해 고위직 간부들은 청사에서 관계 부처회의, 자문회의 등이 끝난 뒤 주로 이곳 국무위원 식당을 이용한다. 감사원은 과장급 이하 직원들이 이용하는 식당과 국장급 이상이 이용하는 간부식당으로 나뉘어 있다. 국방부는 장성급, 영관급, 일반식당 등으로 더 세분화돼 있다. 최근 관가에 고위공직자들의 구내식당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예고 없이 청와대 여민2관 직원식당을 깜짝 방문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도 직원식당을 찾았다. 직접 식판을 들고 음식을 담은 뒤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주로 관저에서 홀로 TV를 보며 ‘혼밥’했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자연스럽게 비교됐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도 최근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을 방문해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를 가졌다. 김재원 충남경찰청장은 아예 충남경찰청사 구내식당 내에 있는 간부식당을 없애 직급과 관계없이 직원들이 함께 식사를 하도록 했다. 최근 임명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관용차로 지급되는 제네시스 EQ900 대신 하이브리드 쏘나타를 탄다. “환경도 생각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게 외교부 측의 설명이다. 일련의 고위공직자들의 행보는 전임 정권의 ‘불통’, ‘권위주의’를 반면교사 삼아 ‘소통’, ‘겸손한 권력’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감성적 접근에만 치중하는 ‘스타일 정치’, ‘퍼포먼스 정치’라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나랏일을 돌보는 대통령과 장관이 더 좋은 환경에서 밥 먹고, 더 좋은 차를 탄다고 누가 뭐라 할 사람은 없다. 뭘 하든 국정을 잘 살펴 국민을 편안하고 잘 살게만 해 준다면 월급도 더 올려 주고 싶은 심정이다. 진짜 위정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열린 마음’이다. 직급은 위아래가 있지만 국정을 논하는 자리에서만은 ‘계급장’ 떼고 아랫사람과 치열하게 토론할 수 있는 ‘탈권위 문화’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 “바쁘니 와서 일해” 국립대 직원 부려먹은 교육부

    “바쁘니 와서 일해” 국립대 직원 부려먹은 교육부

    37개월 일하기도… 출장비는 주먹구구 대학은 재정 지원 눈치보느라 거절 못 해 교육부가 업무 과다를 이유로 국립대 직원들을 임의로 불러 일을 시켜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대는 교육부 지시에 따라 직원을 장기 출장 보내야 했다. 교육부의 이런 ‘갑질’ 행태는 감사원이 실시한 교육부 재무감사 결과 드러났다.감사원은 교육부가 업무 과다를 이유로 2014년부터 올해 3월까지 국립대 직원을 불러 일을 시켜온 정황을 지난 4월 재무감사에서 적발하고 이준식 교육부 장관에게 ‘주의’ 조치했다고 23일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부는 국립대에 “직원을 장기출장을 보내라”고 지시한 뒤 직원이 오면 ‘근무지원’ 형태로 근무하도록 했다. 이렇게 일한 직원은 2014년 1월 1일부터 올해 3월 17일까지 모두 25명에 이르렀다. 이들은 업무에 따라 짧게는 2개월에서 길게는 무려 37개월까지 파견 형태로 교육부에서 일했다. 예컨대 전남대의 모 직원은 2014년 2월 10일부터 교육부 지역대학육성과에 출장을 온 뒤 여태 근무하고 있다. 행정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통칙에 따르면 행정기관은 업무의 성질과 양에 따라 조직과 정원을 적정 규모로 유지해야 한다. 쉽게 말해 업무가 늘어나면 직원을 더 뽑거나 근무량을 조절해야 한다는 뜻이다. 감사원은 특히 이 과정에서 교육부가 국립대의 업무를 침해했다고 봤다. 공무원들의 공무 출장은 소속기관의 업무를 위해서지 교육부 업무를 위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명확한 규정이 없다 보니 대학들이 장기 출장을 보낸 직원에게 별도 비용을 지급하지 않거나 월별로 출장비를 지급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런 행태는 교육부 본부가 상대적으로 ‘갑’의 위치에 있어서 가능했다는 게 국립대 측의 설명이다. 국립대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고위직을 맡았던 이들이 국립대 사무국장 등으로 근무하는 데다가 각종 재정지원사업을 비롯해 교육부 눈치를 봐야 하는 국립대로선 요청을 거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업무 과다로 그동안 행정자치부에 인원 충원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파견된 국립대 직원을 복귀 조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울대 ‘스캔 노예’ 사건 진상은?…동료 교수가 사과문 보내

    서울대 ‘스캔 노예’ 사건 진상은?…동료 교수가 사과문 보내

    서울대 교수가 대학원생들에게 8만 장 분량 문서 스캔을 지시했다는 이른바 ‘스캔 노예’ 사건과 관련해 한 동료 교수가 자신이 폭로에 개입하면서 명예훼손을 했다고 털어놓았다고 연합뉴스가 22일 보도했다. 22일 서울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A 교수는 지난 5일 소속 단과대 교수들에게 우편으로 사과문을 보냈다. 사과문에는 ‘스캔 노예’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는 과정에 자신이 개입했고 감사원에 신고에도 참여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A교수는 스캔 사건 당사자 교수에게 “지난해 6월부터 9월에 걸쳐 35통의 폭언 이메일과 문자를 보내 모욕·협박을 했고 이후 언론보도에 관여해 그의 명예를 크게 훼손한 점이 있어 사죄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학과 교수 인사에 관한 이견 등의 문제로 제 감정을 절제하지 못했다”면서 “이후 해당 교수의 해명을 듣고 보니 고발 내용이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대부분 왜곡·과장되었을 수 있음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스캔 노예 사건은 지난 1월 한 대학원생이 교육부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알려졌다. 이 학생은 고발장에서 “교수의 무리한 지시로 대학원생 4명이 1년 동안 8만 쪽이 넘는 문서를 4000여개의 PDF 파일로 스캔해야 했으며 비상식적인 개인 심부름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조사한 서울대 인권센터는 스캔 지시 부분에 대해 징계를 요청할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 지난 15일 해당 교수에게 인권교육을 이수하라고 권고했다. 징계수위가 약하다는 비판이 일자 인권센터는 21일 공지문을 내고 “언론보도 과정에서 과장된 수사적 표현이 사용됐으나, 인권센터의 조사와 심의에서 실제 인정된 사실과 차이가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인권센터는 본 사건을 공정한 절차에 따라 조사했고, 조사 결과 인정된 사실에 기초해 결정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A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B 교수에게 폭언에 대해 사죄했고 이와는 별도로 스캔 사건의 언론 제보를 도와줌으로써 B 교수에게 정신적 상처를 입힌 것에 대해서도 ‘사과해야 한다’는 주위의 의견이 있어 사과했다”며 “그러나 내 사과문이 ‘스캔 사건’ 제보 내용의 사실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로 이용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국사건 1호 변호사’ 한승헌 재심 끝에 42년만에 반공법 ‘무죄’

    ‘시국사건 1호 변호사’ 한승헌 재심 끝에 42년만에 반공법 ‘무죄’

    이른바 ‘유럽 간첩단 사건’으로 사형당한 고 김규남(1929∼1972) 전 의원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한승헌(83) 변호사가 재심을 통해 42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한 변호사는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시국사건 첫 변호를 맡아 ‘시국사건 1호 변호사’로 불리는 인권 변호사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이헌숙)는 과거 박정희 정부 시절 반공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한 변호사의 재심에서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유죄 근거로 본 한 변호사의 진술조서는 변호인 조력을 받을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작성해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한 변호사의 글 어디에서도 반공법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수사기관에서 작성한 조서나 다른 모든 증거를 살펴봐도 공소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내용이 없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 변호사는 자신의 글에서 사형 집행을 당하는 사람을 애도했을 뿐 반공법을 폐지하라는 내용을 담지 않았고 암시하지도 않았다”면서 “북한의 선전에 동조한 글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유럽 간첩단 사건’은 196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 대표적 공안조작 사건 중 하나로 꼽힌다. 1967년 민주공화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김씨는 1969년 5월 1일 중앙정보부(국가정보원의 전신)에 불법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도쿄대 대학원 유학 시절 알게 된 박노수씨를 따라 유럽으로 건너가 동베를린·평양 등에서 박씨와 함께 이적 활동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1969년 11월 1심은 대부분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박씨와 김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1970년 3월 열린 2심과 7월 열린 상고심에서도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 결과로 1972년 7월 김씨와 박씨에 대한 사형이 각각 집행됐다. 한 변호사는 1972년 9월호 ‘여성동아’에 ‘유럽 간첩단 사건’으로 처형된 김씨를 애도하는 ‘어떤 조사(弔辭)’라는 글을 발표하고, 1974년 12월 자신의 저서인 ‘위장시대의 증언’에 이 글을 넣어 반국가단체 구성원의 활동을 찬양, 동조했다는 혐의(반공법 위반)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1심은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고, 2심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했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한 변호사는 집행유예로 풀려날 때까지 9개월 동안 구치소에 수감됐으며 8년 동안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그러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박씨와 김씨 등이 중앙정보우의 불법 연행과 강압적인 협박·고문·가혹행위 등으로 허위자백했다는 조사 결과를 2009년 발표했다. 이에 김씨의 유족들은 재심을 신청했다. 재심을 받아들인 서울고법은 2013년 10월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도 “원심이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다”면서 2015년 2월 원심을 확정했다. 한 변호사도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한 변호사는 동백림 간첩단 사건, 김지하 시인의 ’오적‘ 필화사건 등을 변론하는 등의 활동으로 ‘시국사건 1호 변호사’로 불린다.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때는 공범으로 몰려 투옥되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8∼1999년 감사원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때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장을 역임했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에는 문 후보 선거 캠프의 통합정부자문위원단장으로도 활동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케이블카 허가 전 구매계약부터 한 양양군

    한동안 극심한 찬반 대립으로 갈등을 겪었던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문제가 다시 논란의 회오리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최근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을 뒤집는 새로운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앞서 문화재위는 양양군이 제출한 문화재 현상 변경안을 환경과 동식물 서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난해 12월 부결시켰다. 문화재위 결정을 중앙행심위가 이렇듯 간단하게 ‘없었던 일’로 만들 수 있는 우리 행정의 어설픈 구조부터가 우선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이런 상황이라면 앞으로 발굴 현장을 비롯한 모든 문화재의 보존 여부는 문화재위가 아니라 중앙행심위가 최종 판단을 내리는 꼴이나 다름없어진다. 중앙행심위가 모든 인허가의 ‘해결사’로 나서는 불합리는 중앙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인허가 행정에서 노출된 제도적 모순은 그렇다 해도 양양군의 자세는 더욱 이해하기가 어렵다. 감사원은 지역 시민단체의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공익감사 청구에 따른 감사 결과를 그제 내놓았다. 감사 결과 양양군수는 지난해 3월 행정자치부와 문화재청의 투자심사와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도 받지도 않고 실시설계 용역계약과 케이블카 설비 구매 계약을 맺었다. 양양군은 선금을 지급하고 나서야 각각 행자부와 문화재청에 심사를 의뢰하거나 현상 변경을 신청했다고 한다. 중앙행심위의 ‘번복’이 없었다면 36억 2000만원 남짓한 예산은 그대로 날릴 판이었다. 자기 집안일이었다면 허가도 밟지 않고 대금부터 치렀을지 양양군수에게 묻고 싶다. 감사원도 절차를 무시한 자의적 행정을 ‘행자부 장관의 양양군수에 대한 주의촉구’ 요구로 마무리한다면 재발을 조장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오색 약수터를 지나는 한계령 길은 오랫동안 영동과 영서를 잇는 중심 도로의 하나였다. 2006년 미시령터널이 뚫리면서 통행량이 크게 줄었고 서울~양양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한계령길이 ‘잊힌 길’이 될 것이라는 지역의 위기감을 모르지 않는다. 오색 케이블카도 그런 절박함에서 추진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럴수록 사업 추진 과정의 행정행위는 최대한 투명하게 해야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당장 환경단체들이 케이블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계기를 다시 제공하지 않았나. 주민들도 양양군의 잘못된 행정이 오히려 일을 그르치게 할 수도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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