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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정치는 사류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이동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치는 사류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이동구 논설위원

    “기업은 이류, 관료는 삼류, 정치는 사류”라고 했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을 떠올리게 하는 시기다. 세상 흐름에 어두운 정치인이나 정부가 기업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데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1995년 베이징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이 발언으로 이 회장과 삼성은 당시 김영삼 정부에 미운털이 톡톡히 박혔었다. 20년이 훌쩍 지난 요즘의 정치인과 기업, 정부의 수준은 어떻게 변했을까. 이 회장의 아들이자 삼성그룹의 후계자로 알려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 공판을 앞둔 시점에서 다시금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괄목상대할 성장을 했다. 올 2분기의 영업이익은 14조원을 넘기며 지난 8년간 글로벌 영업이익 1위를 지켜 온 미국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 제조 기업이 됐다. 미국의 월마트나 일본 도요타의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 24년간 세계 반도체 1위를 지켜 온 미국 인텔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앞질렀다. 실로 엄청난 성과를 낸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이 됐다. 이제 삼성전자를 이류 또는 삼류 기업이라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오너격인 이 부회장은 현재 12년형을 구형받고 1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처지에 있다.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등은 각각 7~10년의 중형을 구형받고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모를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세계 초일류 기업 임원들의 모습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특검의 논리로는 정계 최고 권력자와 뇌물을 주고받기로 합의한 범법자들이다. 유·무죄는 재판부가 판단하겠지만, 삼성전자 임원들은 적어도 20여년 전 이 회장이 지적한 사류의 정치와 가까이 한 잘못을 두고두고 후회해야 할 것이다. 이 회장의 사류 정치 발언 이후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뒤이어졌지만 우리의 정치 수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일반 국민들의 정서다. 친인척과 실세들의 비리를 비롯해 대통령 본인의 잘못으로 여러 차례 검찰 수사가 펼쳐졌다. 결국 전직 대통령 자살이라는 초유의 불행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고, 현직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등이 뒤따랐다. 국회의원들의 갑질이나 비리는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가장 존경받지 못하는 직업군으로 수년째 정치인이 꼽히고 있는 것만 봐도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李光耀)가 ‘내가 걸어온 일류 국가의 길’이란 저서에서 보여 줬던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부단한 노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들의 역량과 품격이 국가와 국민을 일류로 만들고, 삼류로도 전락시킬 수 있음을 일러 준다. 미국이 파리기후협정 탈퇴 등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그동안 지켜 왔던 일류 국가의 지위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현 정부는 적폐청산을 제1 정책 과제로 삼고 있다. 국정원과 감사원 등은 과거 정부의 국가적 정책이나 주요 사건들을 다시 들춰 보고 있다. 야당은 정치 보복의 우려를 지적하고 있지만 지금의 국민 정서를 감안하면 다음 정권, 그다음 정권에서도 이런 과정이 반복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그나마 최근 검찰총장이 과거의 잘못을 사죄한 것은 새 출발의 각오를 보여 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결코 과거로 회귀하겠다는 것이 아닐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정권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던 기업들을 압박하고, 과거의 주요 국가 정책들을 서로 다른 잣대로 재평가한다면 온전할 기업과 정책, 정치인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갈등만 확대재생산될 뿐이다. 정치 지도자는 과거를 탓하기보다는 미래를 이야기해야 한다. 상대의 허물보다는 자신의 잘못에 엄격해야 한다. 국가 미래를 위한 정치를 통해 과거의 잘못을 깨우치게 한다면 그것이 바로 일류 정치가 될 것이다. yidonggu@seoul.co.kr
  • [열린세상] 개헌이 불안하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개헌이 불안하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개헌은 가능할까? 내년 3월 발의, 5월 국회의결, 6월 국민투표의 로드맵도 나왔다. 국회 개헌특위도 오는 10월까지 개헌 쟁점을 정리해 국민들에게 보고하겠다고 한다. 과연 예정대로 될까? ‘정치를 위한, 정치에 의한 개헌’이라는 평가를 받는 30년 전의 개헌을 또다시 반복하는 것은 아닐까? 과연 이번에는 국민 삶의 현실이 나아지는 개헌이 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왜? 우선 정부 형태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국민적 합의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4년 중임 대통령제와 내각제로 나뉜다. 여당과 야권의 속셈이 다르다. 야 3당은 대선 전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제에 대체로 합의하기도 했다. 국민 여론도 혼전 양상이다. 최근의 국회 조사에 따르면 이원집정부제(46.0%), 대통령제(38.2%), 내각제(13.0%) 순이다. 개헌을 한다면 정부 형태의 방향성은 분명하다. 견제와 균형 원리의 강화다. 예를 들면 대통령제를 유지하면서도 국회의 예산편성권과 법률제안권 독점 그리고 감사원의 국회 이관 등을 통해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강화할 수 있다. 대통령제와 내각제의 혼합형인 이원집정제도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과 정치적 책임을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내각제와 함께 이원집정제는 국회의 역할과 기능을 상대적으로 확대하게 된다. 어떤 정부 형태든 ‘제왕적 대통령제’의 권력 집중에서 권력 견제와 균형의 방향을 지향한다. 수평적 분권이다. 그래서 어떤 정부 형태를 택하느냐의 문제는 분권 그리고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어느 정도까지 실현하느냐의 문제다. 상대적으로 쉬운 문제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방향이 정해진 상황에서 어느 정도로 어디까지 그 원칙을 실현할 것이냐를 놓고 의견이 다른 것이라면 협상의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때 유의할 게 있다. 어떤 정부 형태를 택하는 개헌이든 국회의 권한과 기능은 이전보다 강화될 것이 분명하다.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권의 이해가 일치하는 유일한 영역이다. 문제는 국회 권한과 기능의 강화가 바로 국회의 정치적 책임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따라서 늘어난 권한과 기능에 맞는 책임과 능력의 국회가 돼야 한다. 정부 형태보다 더 큰 문제는 국회의원 선거제도다. 선거제도가 개헌의 입구라면 정부 형태는 개헌의 출구다. 개헌 논의는 선거제도에서 시작해 정부 형태로 마무리된다. 정부 형태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은 개헌 논의의 입구가 정리되지 못해서다. 정부 형태와 선거제도는 함께 논의돼야 한다. 제도적 정합성이다. 양자가 궁합이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정치제도가 이론적으로 기대되는 정치적 효과를 발휘하려면 주변의 정치제도가 중요하다. 예를 들면 내각제와 이원집정제는 비례성과 대표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선거제도와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국회의원 선거제도와 어울리지 않는 정부 형태를 선택하면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정치적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국회의원 선거제도 변경은 폭발력이 강하다. 기존 정당 간 정치적 이해관계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정당들은 변화된 선거제도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증가시킬 것인지에 관심이 가장 많다. 이게 불확실하다면 그들은 기존의 선거제도를 유지하려 한다. 정부 형태와 선거제도, 여기에 수직적 분권, 즉 지방분권까지 포함하면 논의 구조는 더욱 복잡해진다. 3차 방정식이다. 따라서 핵심은 선거제도 논의다. 여기에서부터 가닥이 잡혀야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지난 6월 설치됐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다. 선거제도 개혁의 방향은 분명하다. 대표성 또는 비례성 강화의 요구를 어느 정도로 어떻게 제도적으로 반영하느냐가 핵심이다. 작년 총선에 나타난 시민의 다당제적 요구를 어떻게 흡수해 우리 대의 민주주의의 역동성을 높이느냐가 과제다. 결국 개헌 논의는 ‘국회의원 선거제도-정부 형태-지방분권의 종합적 디자인’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국민 참여와 동의 없는 개헌은 성공하기 어렵다. 정치권이 아닌 국민의 개헌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미래를 향한 국민에 의한 열린 개헌’이 국민 삶의 개선을 위한 개헌으로 연결될 수 있다.
  • 인사비리 복마전으로 얼룩진 지방교육청

    일부 지방교육청에서 교육감의 뜻에 따라 승진자를 미리 결정한 뒤 인사위원회를 여는 등 임용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광주·울산·강원·충북 등 지방교육청 네 곳의 운영 실태를 감사한 결과 모두 49건의 위법·부당사항을 확인해 9명은 징계·문책 조치, 1명은 비위 통보, 다른 1명은 인사자료 통보 조치를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강원교육청은 2014년 9월부터 2015년 7월 사이 3차례에 걸쳐 5급 공무원 9명을 4급으로 승진시켰다. 이때 민병희 교육감이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은 4명을 미리 4급 승진자로 내정해 인사발령 계획을 수립했다. 결국 이 4명보다 점수가 높았던 후보들은 승진에서 모두 탈락했고 인사위는 요식행위로 전락했다. 지방공무원을 승진 임용할 때는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고 임용권자는 심의 결과를 따라야 한다. 하지만 민 교육감은 이를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감사원은 민 교육감에게 주의를 촉구하고 인사위를 형식적으로 운영한 김영철 부교육감과 이경희 전 부교육감에 대해 경징계 이상 징계하라고 교육부 장관에게 요구했다. 해당 인사업무를 맡았던 과장(올해 6월 퇴직)에 대해서는 인사처에 비위 내용을 통보해 향후 재취업 등에 불이익을 줄 수 있게 했다. 광주교육청에서는 승진 예정 인원의 3배수 범위 안에서 승진 후보자를 임용해야 하는데도 범위 밖 인원을 뽑아 초등학교 교감에 승진 임용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광주교육청은 지난해 1월 초등학교 교감 승진 후보자 명부에서 승진 예정 인원 13명의 3배수인 39위 밖에 있던 A(40위)씨와 B(44위)씨를 승진시켰다. 이 과정에서 일부 담당자가 부당하게 업무 처리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다. 감사원은 교육부 장관에게 초등학교 교감 승진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담당 장학사와 장학관, 과장 등 3명과 황홍규 부교육감 등을 경징계 이상 징계 처분할 것을 통보했다. 이 밖에도 교육부가 학교회계직원에 대한 총액인건비 제도를 운영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지게 인건비를 너무 적게 산정해 모든 시·도교육청에서 총액인건비를 지키지 못했다며 제도의 실효성이 사라졌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감사원 1·2차장 이익형·손창동

    감사원 1·2차장 이익형·손창동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감사원 제1사무차장에 이익형(왼쪽·53) 전 공직감찰본부장을, 제2사무차장에 손창동(오른쪽·52) 전 기획조정실장을 임용했다.감사원 신임 공직감찰본부장으로는 유희상(50) 전 산업금융감사국장을, 신임 기획조정실장으로 박찬석(55) 전 재정경제감사국장을 임명했다. 황찬현 감사원장은 지난 7일 이들 4명을 대통령에게 임용·임명 제청했다. 이익형 1차장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경북대사범대부속고와 경북대를 졸업하고 34회 행정고시에 합격, 1992년부터 감사원에서 다양한 보직을 거쳐 전략과제감사단장, 특별조사국장, 재정경제감사국장, 기조실장 등을 역임했다. 손창동 2차장은 경북 선산 출신으로 대건고와 영남대를 졸업하고 35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1993년부터 감사원에서 특별조사국장, 산업금융감사국장, 재정경제감사국장, 감사교육원장을 역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文대통령, 감사원 1차장 이익형·2차장 손창동 임용

    文대통령, 감사원 1차장 이익형·2차장 손창동 임용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감사원 제1사무차장에 이익형(53) 전 공직감찰본부장을, 제2사무차장에 손창동(52) 전 기획조정실장을 임용했다.감사원 신임 공직감찰본부장으로 유희상(50) 전 산업금융감사국장을, 신임 기획조정실장으로 박찬석(55) 전 재정경제감사국장을 임명했다. 지난 7일 황찬현 감사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이들 4명의 임용·임명을 제청했다. 이익형 1차장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경북대사범대부속고와 경북대를 졸업하고 34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1992년부터 감사원에서 다양한 보직을 거쳐 전략과제감사단장, 특별조사국장, 재정경제감사국장, 기조실장 등을 역임했다. 손창동 2차장은 경북 선산 출신으로 대건고와 영남대를 졸업하고 35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1993년부터 감사원에서 다양한 보직을 거쳐 특별조사국장, 산업금융감사국장, 재정경제감사국장, 감사교육원장을 역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부 제보자는 기생충” 인천관광공사 노조 대자보 논란

    “내부 제보자는 기생충” 인천관광공사 노조 대자보 논란

    인천관광공사 노동조합(노조)이 대자보를 통해 회사의 비리를 폭로한 직원을 “기생충”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9일 인천평화복지연대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7일 ‘사장 사퇴에 대한 노조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사내에 게시했다. 노조는 대자보를 통해 “그동안 직원들도 모르는 조직의 내부 사정이 밖으로 유출돼 회사가 흔들리는 일이 잦았다. 사장이 사퇴할 때까지 이런 일이 반복됐다”면서 “회사의 부조리, 고발 정신을 탓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 자신과 헌신하는 직원들”이라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4일 인천관광공사의 직원 채용과 박람회 대행업체 관리 감독에 관한 공익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황준기 인천관광공사 사장이 2급 경력직 직원을 부당하게 채용했고, 박람회 대행업체가 공금을 횡령했다가 반환했음에도 굳이 고발할 필요가 없다고 지시했다며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황 사장을 경고 이상 수준으로 문책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황 사장은 “사실과 다르게 악의적으로 과장해서 알려진 면이 있으나, 결과적으로 사장이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며 지난달 18일자로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노조는 이 일을 놓고 “외부의 부당한 압력, 불순한 의도로 그와 내통하는 조직 내의 적폐에 대한 경고와 함께 되풀이되는 악습을 끊고자 한다”면서 “사측은 내부 ‘기생충’이 더 이상 공사에서 활동할 수 없게 조치하라”고 대자보를 통해 전했다. 이에 인천평화복지연대는 “공익적 내부제보는 부정부패를 바로 잡고, 부조리한 조직을 건강하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면서 “이런 노조의 표현과 입장 표명이 내부 제보를 통해 건강한 조직을 만드는 환경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학교 26곳 내진보강 부실… 지진 땐 대들보 붕괴

    학교 26곳 내진보강 부실… 지진 땐 대들보 붕괴

    팔당댐 처리용량 낮아 홍수 취약…소방방재 거짓보고서 관행 여전학교 내진보강시설이 잘못 시공돼 지진이 나면 오히려 건물 붕괴 위험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팔당댐 홍수 통제 능력에 중대한 문제점도 드러났다. 소방 안전 분야의 고질적인 ‘거짓 보고 문화’ 또한 여전했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국가 주요시설 재난대비실태’ 감사 결과를 8일 공개했다. 감사원은 3월 27일부터 20일간 국민안전처(현 행정안전부) 등 25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여 58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했다. 충북교육청과 서울북부교육지원청 등 21개 교육청·교육지원청은 26개 학교에 VES제진댐퍼 공법으로 내진보강사업을 벌였다. VES제진댐퍼는 지진 발생 시 고무패드가 지진 충격을 흡수해 건물의 흔들림을 완충하는 장치다. 국립서울현충원도 유품전시관에 VES제진댐퍼를 설치 중이다. 감사원은 “VES제진댐퍼 안전성을 재검토한 결과 VES제진댐퍼가 지진 충격을 감소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대들보를 파괴하는 것으로 나왔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VES제진댐퍼 내진보강공사 실시설계 시 구조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은 건축구조기술사 등에게 업무정지 또는 자격정지 처분을 내릴 것을 명령했다. 팔당댐은 치수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1966년 2월 건설부(현 국토교통부)가 댐 준공을 허가할 당시 계획홍수량(댐 설계 시 수용 가능한 최고 수량)은 100년에 한번 꼴로 나타나는 홍수에 맞춘 초당 3만 4400㎥였다. 하지만 한국전력(현 한국수력원자력)은 무슨 이유인지 계획홍수량을 초당 2만 8500㎥로 낮춰 설계했고, 건설부는 허가 조건과 다르게 설계한 신청한 팔당댐을 그대로 승인해 줬다. 감사원은 “한강에 큰 홍수가 나 팔당댐에 지금의 계획홍수량(초당 3만 7000㎥) 수준의 수량이 유입된다면 수리능력 부족으로 커다란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국토부 장관에게 적정 계획홍수량 등에 맞게 팔당댐 점용허가 적정 여부를 재검토하고 한수원 사장과 협의해 팔당댐의 치수능력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소방방재 분야의 거짓 보고서도 도마에 올랐다. 소방시설법에 따르면 소방시설관리업자가 소방시설을 자체 점검할 때는 소방시설관리사를 참여시켜야 한다. 하지만 감사원이 확인해 보니 14개 소방시설관리업자가 특정소방대상물을 자체 점검하면서 소방시설관리사를 참여시키지 않고 거짓으로 결과보고서를 꾸며 왔다. 감사원은 국민안전처 장관에게 허위 보고서를 제출한 소방시설관리사 등에게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내리게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흉기로 위협, 허위 민원 年 3만여건… 보복할까봐 또 참습니다

    흉기로 위협, 허위 민원 年 3만여건… 보복할까봐 또 참습니다

    “업무와 상관없는 말을 1시간 넘게 해도 끊을 수가 없어요. 중간에 말투가 조금만 바뀌어도 불친절하다면서 감사원이나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내고 매뉴얼대로 ‘상담이 더이상 곤란하다’고 하면 욕설을 하기도 합니다.”(중앙부처 A주무관) 고압적인 반말과 욕설, 성적 발언을 일삼는 악성 민원인이 늘어나면서 각 부처와 지방 자치단체는 악성 민원인에 대응하는 매뉴얼을 만들거나 기관 차원의 법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매뉴얼이 현장에서 도움이 되고는 있지만, 상황이 워낙 다양하다보니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과 일선 공무원들은 악성 민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6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 대표민원 콜센터 110으로 걸려온 민원전화는 2013년 215만건에서 2014년 231만건, 2015년 252만건, 2016년 266만건으로 해마다 늘었다. 올 상반기까지는 150만건의 민원전화가 걸려와 올해는 300만건에 이를 전망이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120다산콜센터를 통해 처리된 민원도 2013년 54만 6660건, 2014년 64만 7329건, 2015년 84만 4202건, 2016년 101만 1985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정부가 악성 민원인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해결에 나선 것은 2011년이다. 권익위원회는 당시 고질·반복 민원을 전담 처리하기 위해 고충민원 특별해결팀을 신설했다. 특별해결팀은 1년 정도 활동한 결과를 토대로 2012년 처음으로 대응 매뉴얼을 만든 뒤 해마다 내용을 갱신해 배포하고 있다. 권익위가 올해 5월 배포한 매뉴얼에는 전화·방문 상담의 상황 유형별, 민원인 유형별 대응 방법이 담겨 있다. 민원인이 욕설·폭언을 하는 경우 처음에는 경청하면서 “충분히 이해했습니다”라고 응대하지만, 폭언이 계속되면 “욕설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이후에도 지속되면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거나 “이만 전화를 끊겠다”고 말한 뒤 전화상담을 끝내도록 하고 있다.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기관장이나 책임자를 바꿔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에는 역시 처음에는 “말씀하신 민원은 제가 처리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라고 친절하게 응대하도록 하고 있다. 방문상담에서도 행패를 부리거나 욕설을 하는 경우, 황당한 민원이나 음주 상태에서 말을 하는 경우 등에도 처음에는 민원인의 말을 들어야 한다. 설득·소통이 우선이지만 상담이 불가능할 정도의 상태라면 민원 접수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 # 권익위·행안부 해마다 응대 매뉴얼 갱신 행정안전부가 2013년부터 매년 배포하고 있는 특이민원 유형별 응대 가이드라인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욕설·협박·모욕·성희롱 등 민원인의 폭언에 대해서는 ‘자제해 달라’, ‘법적조치를 할 수 있다’고 3회 이상 고지한 뒤 응대를 중지할 수 있다. 또 행정기관이 직접 민원인을 상대로 법적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행정업무와 무관한 주장을 계속하는 민원인이라 할지라도 처음에는 성실하게 응대해야 한다. 매뉴얼에 따르면 통화 및 면담 시간이 30분 이상 지속되면 상담 곤란을 설명하고 응대를 끝낼 수 있다. 임호진 서울시교육청 민원봉사실 주무관은 “민원봉사실에서 본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 2회 정기교육을 비롯해 지역교육청 담당자나 도서관 대상 월 1회 순회 교육을 한다”며 “다만 민원인이 지속적인 욕설·폭언·성희롱 발언을 하거나 민원봉사실을 직접 찾아 물리적인 폭력을 가하거나 기물을 파손하면 행안부 가이드라인을 교육청 사정에 맞게 변형한 ‘특이민원 대응요령’에 따라 행동한다”고 설명했다. 일선 공무원들은 매뉴얼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매뉴얼대로 대처하기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중앙부처의 한 공무원은 “민원인에 대한 친절교육은 받았지만, 악성 민원인 대처법은 별도로 교육받은 적이 없다”며 “매뉴얼에 따라 대응한다해도 ‘국민신문고나 감사원에 민원을 제기하겠다’며 윽박지르거나 ‘다 녹음하고 있으니 알아서 하라’는 등 협박하는 경우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경찰서 민원실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은 “체포된 사람이 난동 피우는 건 상관 없는데 술에 취한 상태에서 진상을 부리거나 반복적으로 고소장을 접수하러 오는 민원인들은 대응이 곤란하다”며 “설득하려고 했다가 자칫 잘못 대처하면 또 다른 민원을 만들기 때문에 그저 이야기를 듣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매뉴얼에 따라 강력 대응하기에는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보복성 민원이나 불이익이 두렵다는 것이다. # 고용부·인권위 등도 강경 대응 나서 서울시는 악성 민원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가 마련한 악성 민원 대응 비법 매뉴얼을 보면 ‘폭언 및 난동시에는 자제 요청→녹화·녹음 고지→법적조치 구두경고→상담종료 및 경찰 신고’, ‘성희롱·폭력·기물파손 시 즉시 경고 및 녹화→상담종료 및 경찰 신고’ 조치를 하도록 돼 있다. 또 20가지 악성민원 유형별로 상세한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에는 상급자가 개입할 것, 민원인을 다른 접견실로 안내할 것, 성희롱의 경우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다양한 사례에 맞는 응대방법은 물론 증거를 남기기 위한 녹음·녹화 요령, 법적 대응 절차가 상세하게 수록돼 있다. 아울러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지자체 최초로 ‘감정노동종사자 권리보호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올 3월 서울노동권익센터에 감정노동보호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시는 조만간 각 기관별 특성을 반영한 악성 민원 대응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에는 기존에 담겨 있었던 유형별 대응뿐 아니라 기관 내 폭언 및 욕설 금지 안내·경고 문구 부착, 전화상담 시 즉시 응대 중단, 악성 민원은 사전에 관리자에게 이첩하는 방안 등 예방조치 및 구체적인 요령이 담긴다. 시는 악성 민원인에 대한 기관 차원의 법적 대응도 강화하고 있다. 120다산콜센터는 2012년부터 올해 3월까지 성희롱, 폭언 등 악성민원인 95명을 고소했다. 강력한 대응 덕분에 악성 민원 전화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92% 정도 줄었다. 시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 국가인권위원회가 악성 민원을 고소·고발하는 등 민원인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서는 경우도 늘고 있다. # “공기관 미온적 대처 진상 민원 방관하는 꼴”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 것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철호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는 “실무직 공무원이 분노 표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만든 지 5년이 넘은 가이드라인이 현장에 정착되지 않은 것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치해도 보복성 민원 등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서울노동권익센터 감정노동보호팀장은 “일부 악성 민원인으로 인해 다른 국민들도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라며 “비이성적인 민원에 대한 기준과 선정방법을 구체화하고, 직접 민원인을 접하는 일선 공무원들이 악성 민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부처종합
  • MB측 “별도 입장 없다”… 원세훈 재판 영향 촉각

    이명박(MB) 전 대통령 측은 지난 18대 대선을 앞두고 국가정보원이 이른바 ‘댓글공작 사건’에 개입했다는 국정원 적폐청산 TF 발표에 대해 4일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렇지만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은 4대강 사업 감사에 이어 국정원 TF에서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비롯해 전 정부 인사를 겨냥한 듯한 TF의 발표에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반발했다. MB 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낸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정원이 국내 정치 개입과의 악순환 고리를 끊겠다고 했는데 점점 국내 정치의 길로 빠져드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도 “정치적 의도가 의심스러운 게 아니라 명백한 상황”이라며 “굳이 TF를 만들어서 조사 결과를 공개할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MB 측 관계자는 “별도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원 전 원장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친이계는 적폐청산 TF의 ‘칼날’이 어디까지 향하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착수에 이어 적폐청산 TF 활동이 사실상 이명박 정부를 정조준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여야 4당도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한국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국정원을 정치화하려는 꼼수를 부릴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보 불안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전지명 대변인은 “TF 발표는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므로 앞으로의 수사와 재판을 통해서만 실체적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며 “전임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적 보복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 전 대통령의 책임론을 주장했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국정원 댓글공작은 일벌백계로 다뤄야 한다”며 “이 전 대통령이 반드시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도 “결국 원 전 원장의 선거여론 조작사건의 몸통은 이명박 청와대인 셈”이라며 “위법행위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김낙회 前관세청장 “靑 지시로 면세점 추가”

    김낙회 前관세청장 “靑 지시로 면세점 추가”

    김낙회 전 관세청장이 지난해 서울시내 면세점 추가 특허 계획이 추진된 것은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증언했다.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뇌물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청장은 “청와대의 지시가 있기 전 관세청은 추가 특허와 관련된 검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4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관세청장으로 재직했던 김 전 청장은 2015년 11월 롯데와 SK가 면세점 특허에서 탈락한 후 지난해 1월 중순 청와대로부터 시내 면세점 수를 더 늘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관세청은 2015년 1월 면세점 추가 특허 선정 방안 등을 발표하면서 2년마다 추가 특허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신규 면세점 추가 특허는 2017년 이후에나 가능했던 일이다. ●“관세청은 추가 계획 자체가 없었다” 이와 관련, 김 전 청장은 “관세청은 지난해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를 추가할 계획 자체가 없었고, 여러 위험부담 때문에 청와대 지시가 없었다면 이를 무리하게 진행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 맞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김 전 청장은 “당시 롯데와 SK가 탈락하면서 고용 불안과 투자 손실 문제 등이 언론에서 집중 부각돼 추가 특허에 대한 타당성이 일부 있었지만, 롯데와 SK가 탈락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추가 결정을 한다면 특혜 시비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청장은 이어 “특혜 논란이 있어 특허 추가는 관세청이 결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지난해 1월 중순 당시 최상목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부터 청와대에서 면세점 특허 추가를 결정했다는 것을 들었고, 고용 불안 측면에서 탈락한 업체에 기회를 부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언급이 있어 공감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靑, 롯데 탈락 과정엔 지시 안 해” 김 전 청장은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롯데면세점 탈락 과정 등 2015년 11월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점수 조작 등의 비리가 있었다는 감사 결과에 따라 지난달 24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청장은 “당시 롯데를 탈락시키라거나 그 이후 다시 선정되도록 신청기준을 변경시키라는 등의 청와대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박 전 대통령 측 이상철 변호사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를 빌려 한 가지 말하고 싶다”며 “제가 알고 있는 한 관세청에서는 나름대로 규정에 충실하게 평가했다. 다만 감사원의 감사 과정에서 평가 규정을 비롯한 여러 가지 해석상의 차이로 점수가 변화되는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검사와의 대화’ 때 대통령과 ‘맞짱’ 뜬 검사들 승진 누락되자 사의

    ‘검사와의 대화’ 때 대통령과 ‘맞짱’ 뜬 검사들 승진 누락되자 사의

    법무부는 지난달 27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승진·전보) 내용을 발표했다. 이 때 승진 인사에 포함되지 않은 검사들 중에는 2003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토론을 하기보다는 ‘맞짱’을 뜨려고 했던 ‘검사와의 대화’ 참석자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번 승진에서 누락되자 잇따라 사의를 표했다.먼저 김영종(51·사법연수원 23기)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은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검찰의 진정한 봄날을 만드는 데 제대로 기여하지 못한 것이 죄송하다“며 사직 인사를 올렸다고 연합뉴스가 1일 보도했다. 김 지청장은 검사와의 대화 당시 “대통령께서 취임 전 부산 동부지청장에게 청탁 전화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왜 전화하셨느냐”고 물어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거죠”라는 격한 반응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이완규(56·23기) 인천지검 부천지청장도 전날 ‘사직’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정권교체기의 혼란기이고 검찰의 인적 쇄신이 필요한 시기라는 이유로 청와대 주도로 전례 없는 인사도 몇 차례 행해졌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그는 또 공정한 검찰 인사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검사와의 대화’ 참석자들이 하고 싶었던 말이라면서 “그때 그런 장치가 도입됐었다면 검찰이 현재와 같이 비난받는 모습으로 추락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면서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것이 검찰 스스로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 책임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앞서 이 지청장은 지난 5월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서울중앙지검장 승진 인사 및 법무부 검찰국장 전보 인사가 진행되자 이프로스에 “이번 인사에서 제청은 누가 했는지, 장관이 공석이니 대행인 차관이 했는지, 언제 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면서 검찰 인사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는 윤석열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 임용하고, 박균택 대검찰청 형사부장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전보 인사하기 전 법무장관 대행을 맡고 있던 이창재 법무차관으로부터 제청을 받아 인사를 실시했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검찰에서는 인사 때마다 승진에서 누락된, 차장·부장검사를 맡는 검사 10명 안팎이 조직을 떠나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져 있다. 현재까지 사의를 표한 차장·부장검사 직위의 검사로는 앞서 두 지청장 외에 연수원 22기인 김창희(54) 서울고검 송무부장, 김진숙(53) 서울고검 검사, 이기석(52) 성남지청장, 이명순(52) 서울고검 형사부장, 안병익(51) 서울고검 감찰부장 등이 있다. 여기에 내주 차장·부장검사 이하 인사가 발표되면 검찰 내 ‘줄사표’가 본격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국 차장검사 직위 중 ‘서열 1위’인 서울중앙지검 1차장의 기수가 21기(노승권 현 대구지검장)에서 25기(윤대진 현 1차장)까지 크게 내려가는 등 조직 전반이 연소화하면서 설 자리를 잃은 중견 검사들이 대거 조직을 떠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법무부는 내주 차·부장급에 해당하는 검찰 인사를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최종 인선 마무리 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중간 간부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전국 최대 검찰청으로 중요 사건이 몰리는 서울중앙지검의 2·3차장 인선이다. 그동안 서울중앙지검의 2차장 직위에는 ‘공안통’, 3차장 직위에는 ‘특수수사통’ 검사가 배치돼 왔다.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총장이 아무리 누군가와 친분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서울중앙지검 제2차장에 ‘공안통’이 아닌 인사를 배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면서 “이는 제3차장 검사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3차장 휘하에는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사건, 감사원 면세점 선정 의혹 고발 사건, 청와대 ‘캐비닛 문건’ 수사 등 국정농단 재수사 성격이 짙은 사건들이 쌓여있고, 전 정권 유력 인사들에게까지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한국항공우주(KAI) 수사도 진행 중이다. 3차장 직위에는 검사장 바로 아래 기수인 사법연수원 24기부터 27기까지의 간부들이 하마평에 오른다. 24기 가운데서는 대표적인 ‘특수통’인 여환섭(49) 대검찰청 반부패부 선임연구관, 차맹기(51) 대전지검 천안지청장, 문찬석(56)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등이 우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3차장 인사 관심의 초점이 ‘기수 파괴’에 있다면 2차장 인사 관심의 초점은 ‘전공 파괴’ 여부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 직위는 국정원 대공수사국과 경찰 보안수사대를 지휘하면서 주요 대공 사건과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 사건 처리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검찰 인사에서 ‘기획통’으로 분류되는 권익환(22기·50) 전 기조실장을 대검 공안부장에 임명하면서 공안 분야 간부 물갈이를 예고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블랙리스트 도서들 정부추천도서 포함

    블랙리스트 도서들 정부추천도서 포함

    지난해 출판계 ‘블랙리스트’ 논란에 휩싸였던 세종도서 목록이 최근 뚜렷한 변화로 눈길을 끈다. 출판계에선 “블랙리스트가 사라지니 선정 결과도 달라졌다”는 평이 나온다. 지난 21일 발표된 올해 상반기 세종도서 목록에는 과거엔 지원 배제 대상에 올라 선정되지 못했을 도서가 대거 포함됐다.●세월호 소설·공지영 작가 등 이름 올려 문학 부문에서는 세월호 수색에 참여한 민간잠수사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김탁환의 소설 ‘거짓말이다’(북스피어)가 명단에 들었다. 2015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한 권도 세종도서에 선정되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2015년엔 문제도서로 낙인찍혔던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의 공지영 작가가 쓴 ‘시인의 밥상’(한겨레출판)도 올해 문학 부문 세종도서에 이름을 올렸다. 교양 부문에서는 음악계 대표적인 ‘블랙리스트’로 분류됐던 윤이상의 음악과 삶을 다룬 ‘윤이상 평전’(삼인)이 선정됐다. 세월호 참사 관련 책을 펴내 세종도서 선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던 출판사 창비와 문학동네 책들도 이번에 각각 13종, 12종이 선정됐다. 이들 대형 출판사는 펴내는 책이 많은 만큼 과거에는 세종도서 선정 때마다 선정 상한선인 25종을 다 채워 선정됐다. 그러나 2015년에는 창비와 문학동네 모두 6종만 선정되는 데 그쳤다. ●추첨으로 위원 선정… 심사평 첫 공개 올해 세종도서 선정에는 심사 과정의 변화도 있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학회나 단체 등의 추천을 받아 심사위원을 선정하던 과거와 달리 심사위원 숫자의 3~5배수를 추천받은 뒤 추첨을 통해 최종 심사위원을 선정했다. 정치적 편향 논란을 미리 막기 위해 심사위원들의 심사평과 회의록도 처음 공개했다. 세종도서는 정부가 전국 공공도서관 등에 비치할 우수 도서를 선정해 종당 1000만원 이내로 구매해 주는 출판 지원 사업으로 1968년부터 시행돼 왔다. 하지만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 세종도서 선정을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2014~2015년 세종도서 최종 심사 때 지원 배제 대상 도서인 22종을 뺀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도 여기에 포함됐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최강이라던 유로파이터의 몰락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최강이라던 유로파이터의 몰락

    최근 ‘수리온’ 등 방위사업 전반에 대한 고강도 감사 작업을 벌이고 있는 사정당국이 3차 한국형 전투기 사업(FX-3) 기종 선정 번복과 관련한 의혹을 조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당시 입찰에 참여했던 기종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종 선정된 F-35A는 여러 잡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하락과 개발 프로그램 순항 등 여러 호재들이 겹치며 공군의 기대가 점점 더 커지고 있지만, 경쟁기종이었던 F-15SE와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요란했던 홍보 내용과 달리 점점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페이퍼 플레인’(Paper plane)이었던 F-15SE는 이후의 수주전에서도 연거푸 패배하며 사실상 잊혀져 가고 있고, 공격적인 판촉과 파격적 제안으로 화제를 모았던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개발국에서조차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고 있다. 최강 전투기 유로파이터 신드롬 지난 2011년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한국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에 ‘스텔스 잡는 전자망 전투기’라는 표어를 내걸고 출사표를 던졌다. 유로파이터는 한국 내 일부 반미감정과 맞물려 미국제 일색인 한국공군 전투기 전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꿈의 전투기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유로파이터 측은 각종 홍보자료를 통해 유로파이터가 다른 2개의 후보기종을 압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전투기라고 홍보했다. 비록 스텔스 전투기는 아니지만 레이더를 비롯한 전자장비가 뛰어나고, 기동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세계 최강으로 평가되는 미국의 F-22를 대신할 수 있는 유일한 전투기라는 것이 유로파이터 측의 주장이었다. 실제로 독일공군의 유로파이터는 지난 2012년 여름 미국에서 열린 레드 플래그 훈련에서 미 공군 F-22A 전투기와 여러 차례 모의 공중전을 벌여 여러 대를 가상 격추하는 위력을 과시했다. F-22가 기존의 F-15, F-16, F/A-18 등 4세대 전투기와의 모의 공중전에서 ‘144대 0’이라는 기록을 세운 최강의 전투기였기 때문에 유로파이터의 이 같은 공중전 성능은 놀라움을 넘어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유로파이터를 지지하던 언론과 마니아들은 유로파이터는 F-22도 대적할 수 있는 최강의 전투기이기 때문에 구형 전투기의 개량형에 불과한 F-15SE와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차기 전투기 사업의 강력한 후보기종이었던 F-35A 역시 느리고 둔중해 공중전과는 거리가 먼 ‘폭탄 배달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한국공군의 차세대 전투기는 반드시 유로파이터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유로파이터 측 역시 이러한 지지 여론에 힘입어 수주전에 더욱 공세적으로 뛰어들었다. 한국에 아예 생산라인을 이전해주고 전체 도입분 60대 가운데 48대를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은 물론,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들을 원하는대로 이전해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들고 나온 것이다. 레드 플래그에서 보여준 강력한 공중전 성능과 제조사의 파격적인 제안은 언론을 통해 대서특필되었고, 언론과 마니아층 사이에서는 ‘유로파이터 신드롬’까지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부와 군의 결정은 여론과는 달랐다. 3개 후보 기종 가운데 유로파이터가 가장 먼저 탈락한 것이었다. 유로파이터를 지지하던 일부 언론과 마니아들은 F-35A 결정이 정치적 결정이라며 크게 반발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로파이터의 ‘민낯’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유로파이터 지지 여론은 급속도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개발국조차 포기한 전투기 현재 유로파이터는 공동개발국인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포함해 오스트리아,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7개국에서 571대가 운용되거나 도입 중에 있다. 하지만 갓 도입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을 제외한 모든 도입국가에서 성능과 비용, 신뢰성에 대한 문제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공대공 성능을 제외한 다른 능력에서 지속적인 불만이 나오고 있다. 유로파이터는 애초에 요격 임무에 특화된 기체로 개발됐고, 기체가 소형이기 때문에 많은 무장을 탑재하고 먼 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는 공대지 작전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홍보용 사진을 보면 동체와 날개 밑 무장 장착대 13개소에 각종 미사일과 폭탄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지만, 지상 공격 임무 수행을 위해서는 연료탱크와 표적 조준장비(Targeting pod)를 탑재해야하기 때문에 실제 무장 탑재량은 크게 떨어진다. 이는 지난 2011년 리비아 공습작전인 오디세이 새벽 작전 당시에도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유지비용과 내구성 역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제조사가 공식적으로 밝힌 이 전투기의 수명은 비행시간 기준 6000시간이다. 8000~1만시간 이상의 수명을 가진 F-16이나 F-15 등 미국제 전투기들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지난 2014년 발견된 후방동체 제조 결함 문제로 인해 일부 기체의 실제 비행시간이 4000시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짧은 기체수명과 더불어 주요 부품의 내구성과 신뢰도도 끊임없는 논란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 공군 차기 전투기 사업 직전인 2010~2011 회계연도 영국공군 자료를 보면 유로파이터의 시간 당 유지비용은 7만 파운드(약 1억 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우리 공군 F-15K 전투기의 3배에 달하며, 비행 때마다 스텔스 도료를 새로 도포해야 하는 F-22 전투기보다 비싼 수준이다. 부담스러운 유지비는 가동률 저하로 이어졌다. 지난 2011년 오디세이의 새벽 작전에 투입된 영국공군 유로파이터 전투기 부대의 전투기 가동률은 50%에 불과했으며, 독일과 스페인 역시 연평균 비행시간이 미 공군의 20~25%를 밑도는 50~60시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심지어 독일 유력일간지 슈피겔(Spiegel)은 2014년 8월 기사에서 독일공군 유로파이터 109대 가운데 완전히 정상 가동되는 기체가 8대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로파이터 도입국, 심지어 막대한 개발비를 투자했던 개발국들조차 이 전투기를 포기하기 시작했다. 유로파이터 컨소시엄의 최대주주인 영국은 도입된 지 몇 년 되지도 않은 기체 50대를 조기 퇴역시키고 스크랩 처리했으며, 88대를 계약한 신형 기체는 대부분의 물량을 사우디아리비아와 오만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96대를 도입했거나 계약한 이탈리아는 24대를 중고로 시장에 내놓았으며, 143대를 계약한 독일과 73대를 계약한 스페인 역시 신품 트렌치3B 기체 인수 거부 의사를 밝힘과 동시에 기존 보유 기체를 헐값에 중고 시장에 내놓았지만 수년째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15대를 도입한 오스트리아는 보유 기체 전량을 오는 2020년까지 폐기하겠다고 밝혔으며, 계약 상대방인 에어버스사를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독일공군 계약 물량 일부를 떼어 온 오스트리아 공군용 유로파이터는 워낙 비싼 가격 때문에 제대로 된 무장은 고사하고 피아식별장치(IFF)조차 달려 있지 않아 전투기로서의 제대로 된 임무 수행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전투기가 오스트리아 공군에 도입된 배경을 놓고 독일 뮌헨 검찰과 오스트리아 수사당국은 유로파이터 제조사 측이 오스트리아 고위 장성과 정치권에 뇌물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수사에 나서는 한편, 제조사를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유로파이터를 포기한 유럽 국가들은 유로파이터 지지자들이 한때 ‘폭탄 배달부’라고 비웃었던 F-35A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영국이 F-35 전투기를 이미 도입 중이고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F-35 전투기 구매를 결정했거나 구매 협상을 진행 중이며, 독일은 록히드마틴에 F-35 전투기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유로파이터와 대조적으로 F-35는 날개 돋친 듯이 팔려 나가며 우리 정부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미 공군과 해병대가 실전배치에 들어가면서 개발 프로그램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고,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구매를 희망하는 국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미 국방부와 록히드마틴이 체결한 제11차 저율초도생산(LRIP : Low Rate Initial Product LOT 11) 계약 내역을 보면, F-35 가격이 상당히 하락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11차 생산물량에는 우리 공군 인도 물량 10여 대가 포함되어 있는데, 당초 계획된 예산보다 대당 200억 원 가량이 싸졌기 때문에 FMS 관련 규정에 따라 40대 도입 시 약 8000억 원 정도를 환불 받거나 6~8대의 전투기를 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이전 정부의 방위산업 비리와 관련하여 F-35 기종 결정에서 정치적 외압이 있었고, 이 때문에 매우 좋은 조건을 제시한 유로파이터가 억울하게 탈락했다는 주장들이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그간의 사실관계를 종합해 보면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유럽 방산업체들은 입찰에 참여할 때와 계약서에 서명하고 난 뒤의 태도가 다른 경우가 많다. 수리온 개발 사업 때도 당초 약속했던 기술을 모두 이전해주지 않아 5000억 원의 국고손실이 발생했다는 감사원 보고도 있었고,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도입 사업 때는 우리가 계약한 제품과 다른 기종을 납품하는 등 계약 위반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유로파이터는 막대한 개발비를 투자했던 개발국들조차 기존 구매 계약을 파기 또는 보류하고 이미 운용 중인 기체까지 중고로 내놓고 있는 전투기다. 그런데 다른 국가들은 앞 다퉈 구매를 추진하고 있는 F-35를 문제 있는 전투기로 비난하면서 그 대안으로 개발국에서조차 논란에 휩싸인 전투기를 제시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홍순만 코레일 사장도 사의표명…朴의 인사들 ‘줄사퇴’

    홍순만 코레일 사장도 사의표명…朴의 인사들 ‘줄사퇴’

    이달에만 5명… 공기업 수장 본격 물갈이 홍순만(60) 코레일 사장이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국토부 관료 출신으로 인천시 경제부시장으로 있다 지난해 5월 임명돼 임기(3년)의 절반이 채 지나지 않은 홍 사장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코레일은 “개인 의사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전 정권에서 임명된 공기업 수장으로 중도 사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홍 사장은 최근까지 오는 11월 열릴 예정인 국제행사 일정을 챙기는 등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사장의 사의 발표는 상임이사 등 핵심 간부들조차 파악하지 못해 수장이 사표를 제출한 날 코레일은 하루 종일 술렁였다. 코레일의 한 간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거취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면서 “압력이나 사표 종용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홍 사장은 코레일에 부임한 뒤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하면서 최장 철도파업을 겪기도 했지만 철도물류 활성화와 고속열차 수송력 확대 등을 추진하며 철도 부활을 위해 노력했다. 코레일은 홍 사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사장추천위원회를 열어 후임 사장 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새 정부 출범 후 정부조직이 모양새를 갖추면서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공기업 사장들의 사표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 7일 ‘친박’ 3선 의원 출신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사의를 밝힌 것을 시작으로 20일 신용선 도로교통공단 사장과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사의를 표했다. 김 전 사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유세지원단장을 맡았으며 임기 5개월을 남겨 놓고 사표를 던져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임기가 남은 공공기관장의 첫 사표로 기록됐다. 첫 내부 공채 출신 사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박기동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은 채용 비리 의혹 수사 속에 지난 23일 물러났다. 박 전 사장은 2015~2016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합격자 순위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내부고발에 따른 감사원의 수사 의뢰에 검찰의 압수 수색이 있자 지난 20일 사표를 제출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여론·법감정과는 동떨어진 ‘블랙리스트’ 판결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어제 1심 공판에서 징역 3년,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실체 논쟁이 계속됐던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법원은 인정했다. 블랙리스트가 정당한 보조금 집행 정책의 일환이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어제 판결은 국정 농단 사건의 피고인 가운데 청와대 고위직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었다. 실형 선고 여부도 그렇지만 법원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어떻게 판단하는지의 잣대가 초미의 관심이었다. 김 전 실장은 직권남용과 청문회 위증에 대해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지원 배제 대상자를 선별하고 문체부에 하달한 것은 그 어떤 명목으로도 포용되지 않는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소문으로 떠돌던 블랙리스트의 실체를 처음 파헤친 특검은 앞서 결심공판에서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에게 각각 징역 7년과 6년을 구형했다. 구형에 견줘 크게 낮아진 두 사람의 선고 형량에 여론은 격앙돼 있다. 국회 위증 혐의만 유죄로 인정받고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를 벗어 집행유예로 석방된 조 전 장관을 향한 원성은 특히 따갑다. 국정 농단의 결정판이라 할 만한 블랙리스트의 책임자들에게 이 정도의 선고 형량은 수긍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원의 법리적 판단과는 별개로 정권의 조직적 문화 탄압에 그만큼 실망과 분노가 사무친 탓이다. 블랙리스트는 검찰, 특검을 거쳐 감사원 감사로도 실체가 드러났다. 특정 문화인과 단체에 지원을 배제하라는 청와대의 지시에 문체부는 태스크포스까지 만들었다. 정권에 비협조적으로 분류된 인물과 단체가 얼마나 저열한 방법으로 창작활동을 방해받았는지는 지금 돌아봐도 아찔하다. 예술 활동에 내 편, 네 편을 가르는 소아병적 발상이 문명사회에서 어떻게 가능했는지 수치스럽다. 문체부가 주도하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가 오는 31일 출범한다. 관련 피고인들이 법적 책임을 지는 것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역할이 작지 않다. 하지만 새 정부도 시시각각 자기 단속을 해야 한다. 만에 하나라도 문화계 진보 인사들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여 지원한다면 ‘화이트리스트’의 비판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 나라 밖으로 소문날까 겁나는 정권 차원의 ‘문화 퇴행’은 두 번 다시 없어야 한다.
  • [In&Out] 위기의 방산, 출구전략 시급하다/김흥석 전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

    [In&Out] 위기의 방산, 출구전략 시급하다/김흥석 전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

    최근 또다시 방산비리 수사로 세간이 떠들썩하다. 언론과 정치인은 물 만난 고기처럼 너도나도 방산비리 척결을 외치고 있다. 방산기업인이나 방산담당 관료들은 잠재적 이적행위자가 됐다. 급기야는 이러다 국내 방산 생태계 전체가 고사할지도 모른다는 푸념까지 나온다.방산비리를 척결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누구나 수긍한다. 문제는 단순한 절차적 흠결이나 시스템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조차도 방산비리로 몰아가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던 해상작전헬기나 ‘뚫리는 방탄복’ 등에 대한 수사 이후 모두 무죄판결이 이뤄진 것은 지난 방산비리 수사가 얼마나 무리하게 진행된 것인지를 말해 준다. 최근 수리온 헬기와 관련된 감사원의 발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감사 결과 보도만 보면 현재 군에서 60대나 운용되고 있는 수리온 헬기가 엉터리 헬기인 것처럼 인식된다. 그러나 보도된 문제점은 개발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고 이러한 것은 이미 보완돼 현재 수리온 헬기는 우리 영공에서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전문성을 바탕으로 군에 좋은 무기를 적기에 보급해 국가안보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방위사업관련 관료의 전문성과 소신은 사라진 지 오래다. 조그만 문제점이나 지적사항이라도 발생하면 합리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기보다 업체의 책임을 묻는 보신주의 행정만이 만연해 있다. 무기 도입은 크게 연구개발을 통한 국내 생산과 해외 도입으로 나눌 수 있다. 군은 당장 좋은 무기를 해외에서 도입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무기를 해외에서 도입할 수는 없다. 그것은 무기체계에 대한 해외 의존도를 높여 오히려 국가안보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연구개발을 통해 성능 좋은 무기를 생산해 낼 수 있다면 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되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문제는 연구개발에는 수많은 실패의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는 어떤가. 어떤 업체가 무기체계 연구개발에 실패하면 정부는 계약이행보증금 몰수, 공공발주 제한 등의 치명적인 처벌과 제재를 부과할 뿐이다. 한국에서 무기체계 연구개발은 업체로서는 도박에 가까운 모험이 됐다. 삼성, 두산, LG 등 국내 굴지의 기업이 방위산업을 떠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기체계의 생산은 하나의 체계업체와 수많은 협력(하청)업체의 합작으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일부 협력업체는 고의 혹은 과실로 위법한 행위를 하기도 한다. 최근 방위사업청은 협력업체의 모든 부정행위에 대해 체계업체에까지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체계업체가 고의나 과실이 있다면 모를까 전혀 알 수 없는 사정에까지 책임을 묻는다면 현재의 국방조달시스템하에서 협력업체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국내 방산업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는 지체 없이 방산 제도 및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작업을 통해 확실한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 방산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과거 방산보호 육성 차원에서 설계된 주먹구구식 제도와 시스템을 국방환경의 변화와 국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공정하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전환하지 못한 데 기인하는 것이지 비리의 문제가 아니다. 규제와 처벌의 강화는 제도의 부실과 정부 정책의 실패를 공무원과 업체의 비리로 둔갑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방산비리 수사와 감사의 강화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 정부 차원에서 현 실태에 대한 정확한 확인과 분석을 통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수리온 결빙과 추락 무관” 방사청, 감사원에 반박

    방위사업청은 27일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의 체계 결빙(기체와 날개 등에 얼음이 형성되는 현상)과 엔진과열 등에 의한 3차례의 추락사고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엔진 자체에 방빙(防氷) 능력이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는 체계 결빙이 엔진 이상으로 이어져 수리온 추락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반박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감사원은 앞서 “체계 결빙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채 수리온이 전력화됨에 따라 3차례 발생한 추락사고의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또 수리온에 비가 새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패킹 노후 등으로 기체 내부에 물이 스며드는 문제가 있었지만 형상 변경 등으로 이미 모두 해결됐다”고 강조했다. 체계 결빙 관련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드러난 부분에 대한 대책과 관련, “후속 시험 계획을 확정했다”면서 “올해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기준에 못 미친 29개 항목 시험을 미국 현지에서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이 지난 16일 발표한 수리온 개발사업 감사 결과에 따르면 방사청이 2015년 10월∼2016년 3월 미국에서 진행한 체계 결빙 성능시험에서 수리온은 101개 항목 중 29개 항목의 기준에 미달했다. 감사원은 방사청이 관련 결함을 해결하려는 조치가 없었는데도 납품을 재개하도록 하고 전력화 재개를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체계 결빙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력화한 이유에 대해 “체계 결빙 시험의 특수성 때문에 해외 주요 항공기도 개발 종료 이후 전력화와 병행해 2∼5년에 걸쳐 입증한다”고 해명했다. 군이 운용 중인 미국산 UH60 ‘블랙호크’도 1976년 개발이 완료됐지만 체계 결빙 시험은 1979∼1981년에 통과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당초 개발하면서 체계 결빙 시험을 하기로 계획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국내에서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완성 이후에 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최초 계획상 실수를 인정했다. 감사원의 전력화 중단 권고 등에 대해 “이의제기 등 소명절차가 있다”며 곧바로 수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檢, KAI 본사 추가 압수수색… ‘원가 부풀리기’ 수사 속도

    하성용 前대표 비자금 조사도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지 12일 만인 26일 KAI 개발본부 등 7곳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다. 지난 14일 KAI로부터 일감을 받는 대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 협력업체 T사 등 5곳을 압수수색한 것까지 포함하면 벌써 세 번째 증거 확보다. 검찰 관계자는 “1차 압수물 자료 분석 결과 발전된 내용을 토대로 압수수색이 진행됐다”며 수사에 진척이 있음을 내비쳤다. 그동안 검찰은 하성용(66) 전 KAI 대표 등 임직원들이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고등훈련기 T50, 경공격기 FA50 등을 개발해 군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개발비를 부풀려 수백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의심해 왔다. 앞서 감사원은 수리온 개발 과정에서 KAI가 500억원이 넘는 개발비를 부풀린 사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품의 성능과 원가에 대한 정보가 있는 개발본부를 압수수색한 것은 의미심장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압수물 분석을 통해 부품값을 과다하게 책정한 과정이 드러날 경우 경영진에 대한 검찰 수사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또 하 전 대표가 측근들이 포진한 협력업체에 일감을 몰아 주고 리베이트를 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조사 중이다. 2013년 설립된 수리온 부품 생산 업체 T사의 매출액이 2014년 39억원에서 2015년 50억원, 2016년 92억원 등으로 매년 급증했다. 검찰이 지목한 협력업체 5곳도 KAI와 계약 직후 매출이 크게 올랐다. KAI가 일감을 매개로 뒷돈을 요구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만약 하 전 대표가 2013년 5월 대표 취임과 지난해 5월 연임 과정에서 자신의 비자금을 통해 로비를 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검찰의 방산비리 수사는 전 정부 인사로도 확대될 수 있다. 한편 검찰은 하 전 대표의 측근인 이모(62) 국내사업본부장과 공모(56) 구매본부장, 김모(57) 개발사업관리본부장의 자녀들이 KAI에 입사한 것과 관련해서도 특혜가 있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징계한다면서 당사자에게 연락도 안해준다는게 말이 되나요?”

    “징계한다면서 당사자에게 연락도 안해준다는게 말이 되나요?”

    “징계를 한다면서 당사자에게는 알려주지도 않는게 말이나 됩니까? 이렇게 되면 저는 어떻게 항변합니까?” 광주시교육청의 황홍규 부교육감은 26일 교육부와 감사원의 업무처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황 부교육감에 따르면 감사원은 초등 교감 승진 업무처리와 관련한 감사 결과 ‘초등 교감 승진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황 부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규정에 따라 징계처분(경징계 이상)하기 바란다’고 지난 25일 교육부에 통보했다. 이에 앞서 광주시교육청은 지난해 3월 1일자 초등교감 승진 임용 과정에서 교육공무원법을 근거로 ‘결원된 직위의 3배수’를 심의해 승진 인사를 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교육공무원 임용령’의 ‘승진예정 인원의 3배수’를 들어 법 적용이 잘못됐다며 감사를 벌였다. 황 부교육감은 이와관련, “법과 대통령령이 다르다”면서 ‘대통령령에 따르면 위반인지 모르나 법률위반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특히 황 부교육감은 ”감사원법에 조사를 시작한 때와 마친 때에는 10일 이내에 소속기관의 장에게 통보하게되어 있다“면서 ”그런데 감사원은 지난 5월 15일 조사개시 통보를 교육부에 했더라. 나는 광주교육육청에 소속돼 있는데 감사원은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황 부교육감은 장희국 교육감으로부터 자신에 대한 조사개시 통보사실을 전해들은 것은 지난 18일. 그는 ”장 교육감이 지난 17일 교육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나에 대한 조사개시 통보가 있어 교육부 인사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얘기를 듣고 알게 됐다“면서 ”이에 대해 교육부 담당부서에 문의하니 조사개시 통보가 있었다는 것을 당사자에게 알려줄 의무가 없다고 하더라. 항변권도 부여하지 않고 징계요구를 한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 홍보담당관실 관계자는 “당사자는 문답과정도 거치고 감사원에 직접 와서 소명서도 제출했다. 그리고 당사자의 소속기관은 교육부인만큼 교육부에 지난 5월 12일 조사개시를 통보한 것”이라며 규정과 절차에 따른 조사였음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같은 승진관련 감사의 경우, 다 징계해 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 부교육감은 박근혜 정부 시절, 공직 전문성 강화를 내세워 자신을 인사혁신처 산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교육 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삼청교육대‘ 선발과 다를 바 없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일반직 공무원의 블랙리스트도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황 부교육감은 이날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누가 관리하느냐는 확실치 않지만, 나는 좌파로 낙인찍혀 청와대 차원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대학연구기관지원정책관으로 재직할 당시 청와대에 불려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노무현 정부 때 구성된 좌파 위원을 교체하라는 지시를 ’임기 보장‘을 이유로 거부한 것이 정권에 낙인찍히는 빌미가 됐다“며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도왔던 일부 사학 재단에서 나를 좌파로 몰아 쫓아내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그는 2009년 1월부터 반강제 고용휴직을 하고 한양대 초빙교수로 3년 11개월 동안 일하게 됐다. 황 부교육감은 ”당시 사학분쟁조정위원회 관련 좌파로 몰아서 차관, 실장, 국장, 과장을 모두 인사조치했다“며 ”나에게는 인사과장이 부르더니 고용휴직을 권고해 받아들였다“고 회고했다. 또 박근혜 정권 들어서 학생복지안전관으로 복귀했는데 2013년 11월 어느 날 장관이 부르더니 ’나가줘야겠다”고 해서 대한민국학술원 사무국장으로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술원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다 세월호 사건이 터진 이후 국장에 대한 인사권한이 청와대에서 각 부처 장관에게 넘어가면서 광주시교육청 부교육감으로 오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송영무, 軍 사조직 적폐부터 청산하라/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송영무, 軍 사조직 적폐부터 청산하라/오일만 논설위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방산 비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박근혜 정권에서 감사원과 검찰의 잇단 비리 보고서가 철저하게 무시됐다고 한다.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국가 권력으로 사익을 취했던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방산 비리는 단순한 적폐가 아니다.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이적 행위다. 폐쇄적 군 조직 문화와 복잡한 먹이사슬이 온상이다. 철저한 보안 속에 이뤄지는 무기 구입 과정에서 정보를 특정 계층이 독점하는 구조가 출발점이다. 무기 구매 인력의 전문성 부족과 군피아로 불리는 전관예우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종합비리 세트가 된 측면이 강하다. 박근혜 정권에서 결정된 KFX(대한민국 차세대 전투기 사업)나 KF16 성능 개량, PAC3 등 대형 프로젝트 등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KFX는 무려 18조 3000억원의 돈이 들어간다. 가격이나 기술이전 등 모든 조건에서 불리한 록히드마틴사의 F35A로 갑작스레 기종이 변경됐다.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은 정무적 판단에 의해 기종을 변경했다고 밝혔지만 누구도 ‘정무적’이란 의미를 모른다. 박근혜 정권에서 록히드마틴사가 한국의 무기시장을 석권한 이유도 석연치 않다. 국제 무기시장의 로비스트로 활동했던 린다 김이 최소 6번 이상 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를 들락거렸다. 언론에서 제기했던 ‘최순실-린다 김-박근혜 3각 의혹’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군부 내 사조직 문제도 심각하다. 최순실 게이트와 ‘사드 보고 누락’ 파동을 통해 그 일단이 드러났다. 대표적인 것이 알자회와 독일 유학파(독사파)다. 알자회는 육사 34기부터 43기까지 100명 안팎의 조직으로 김영삼 대통령 당시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근혜 정권에서 군 핵심 보직을 독차지했다. 지난해 최순실 사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순실을 통해 조현천 육군 소장을 기무사령관 추천했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검증 보고서에 적힌 ‘알자회 골수 인물’ 기록을 삭제, 지시한 정황이 있다. 조현천은 당연히 기무사령관으로 취임했다. 독사파는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이 정점이다. 1964년 입학한 육사 24기 생도부터 55명이 이 그룹에 속해 있다. 김관진·김태영 전 장관 등을 비롯해 유보선 차관, 하정열 전 3군 부사령관은 물론 사드 배치에 깊숙이 관여했던 류제승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이들 사조직을 중심으로 군 요직이 배분됐고 군의 비리가 조직적으로 은폐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군이 지나치게 육군 위주로 편제됐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권영근 한국국방개혁연구소장은 “1960년 이후 진행된 10여차례의 국방 개혁은 한국군의 파워 그룹인 육군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한다. 지난 60년간 해·공군의 파워가 지속적으로 약화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공군이 현대전을 치르는 핵심 전략이라는 점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측면이 있다. 김대중 정권 당시 육군 1, 3군 사령부와 지구사령부를 통합하는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문제가 육군의 조직적 저항으로 무산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성급 자리 감축 등 조직 축소에 반발한 것이다. 당시 한미연합사령관 틸러리가 작전사령부 창설에 반대한다는 왜곡된 정보를 흘렸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 개혁은 이처럼 군부 내 온존하고 있는 기득권 세력과의 지난한 싸움이다. “단순한 국방 개혁 차원을 넘어 새로운 국군을 건설하겠다”는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거는 기대가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청문회 과정에서 적지 않게 흠집이 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국방 개혁의 당위성을 훼손하는 데 악용해선 안 된다. 과거 10여 차례의 국방 개혁은 육군 출신의 장관들이 주도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송 장관이 해군 출신이라는 점에서 과감하고 균형 잡힌 개혁을 실현할 적임자가 될 수 있다. 국가 수호에 혼신을 다하는 대다수 군인의 명예에 먹칠하고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국가 농단 사태는 결단코 막아야 한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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