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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위 면직 공직자 취업제한 13%뿐

    고위공무원단(중앙행정기관 실·국장 및 이에 준하는 직위의 공무원) 이상 공직자들이 퇴직 뒤에도 대기업에 대부분 임원급으로 재취업하고 있어 ‘공직자 재취업 심사’ 제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패 행위가 발각돼 해임된 비위 공무원들도 ‘취업제한조치’에 구애받지 않고 민간 업체로 쉽게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직 84.7% 취업 가능 승인받아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인사혁신처에서 제출받은 ‘고위공무원단 이상 재취업 심사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2013∼2017년 9월)간 재취업 심사를 신청한 고위공무원단 이상 공무원 262명 가운데 84.7%인 222명이 ‘취업 가능·승인’을 받아 재취업했다. 심사를 청구한 퇴직 고위공무원 10명 가운데 8명은 재취업에 성공한 셈이다. 이들은 기관의 회장이나 사장, 사외이사, 고문, 감사 등 임원급으로 재취업하고 있었다. 부처별로 재취업한 공무원은 대통령비서실 등 청와대에 근무했던 고위공직자가 3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교부 35명, 감사원 15명, 행정안전부 14명, 국토교통부 11명, 국무총리실 10명 순이었다. 재취업에 성공한 고위공직자의 퇴직 전 직급을 보면 장관급 7명, 차관급 48명, 고위공무원원단 167명이었다. 이들이 재취업한 곳은 금융권을 포함한 민간기업이 128명(57.6%)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삼성과 현대, 롯데 등 대기업으로 간 경우는 37명이었다. ●57.6%가 금융권·민간기업 재취업 또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제출받은 ‘비위면직 재취업자 제한조치 현황’에 따르면 권익위는 최근 5년(2013~2017년 6월)간 재취업한 비위면직자 383명 가운데 50명(13%)에게만 취업제한 조치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권익위가 실제로 취업제한 조치를 취한 비위 면직자는 5년간 50명에 불과했다. 특히 비위면직자의 퇴직기관이 낸 ‘업무관련성 없음’ 의견을 재검토해 취업제한 조치를 내린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와 관련, 권익위는 취업제한 조치를 내리지 않은 비위면직자의 퇴직기관과 재취업기관 등의 내역을 ‘민감자료’라는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채 의원은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일반 재소자는 신문지 2장반 넓이서 생활”

    “일반 재소자는 신문지 2장반 넓이서 생활”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서울구치소의 과밀 수용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직접 시범을 보이고 있다. 노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CNN과의 인터뷰에서 교도소 수용 상태를 거론한 것과 관련, “박 전 대통령의 거실면적은 10.08㎡로 일반 재소자 1인당 평균 1.06㎡(약 0.3평·일간신문 2장 반)의 10배에 해당된다”며 “인권침해로 제소할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 아니라 일반 수용자”라고 주장했다. 노회찬 의원실 제공
  • 노회찬, 국감장 바닥에 신문지 깔고 드러누운 까닭

    노회찬, 국감장 바닥에 신문지 깔고 드러누운 까닭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가 진행된 감사원 4층 대회의실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드러누웠다.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구치소의 과밀수용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사실을 언급하면서 “6.38㎡에 6명이 수용됐는데 1인당 평균 1.06㎡의 면적이 주어진다. 1.06㎡가 어느 정도인지 숫자로 말하니 잘 감이 안 오는데 일간신문의 2장 반이 조금 안 된다”며 신문지를 붙인 패널을 펼쳐 보였다. 노 원내대표가 이어 신문지 패널을 황찬현 감사원장 앞에 깔고는 그 위에 눕자, 양팔이 신문지 밖으로 빠져나왔다. 노 원내대표는 “제가 누운 것을 보셨겠지만 바로 누우면 옆 사람하고 닿는다. 여기서 자야 한다면 모로 누워서 자야만 간격이 유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CNN을 통해 교도소 수용상태에 대해 유엔 기구에 인권침해로 제소한다고 하는데 박 전 대통령이 수용된 거실의 면적은 10.08㎡. 인권침해로 제소할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 아니라 일반 수용자들”이라고 강조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지난 8월 부산구치소에 수감된 원고들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부산고법은 정부가 150만 원, 300만 원을 각각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며 “과밀수용된 수용자들이 정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해 같은 판결을 받아낸다면 정부가 배상해야 할 금액이 740억 원 정도가 나온다”고 추정했다. 그는 “국고 손실을 막고 국가의 위법한 수용을 중단시키기 위해 감사원이 직무감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박한 금융권 인사 태풍 “누가 오나” 촉각

    임박한 금융권 인사 태풍 “누가 오나” 촉각

    국내 금융권이 ‘인사 태풍’에 휩싸일 조짐이다. 채용 비리의 후폭풍에 시달리는 금융감독원은 큰 폭의 임원 ‘물갈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이사장,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등 이미 공석이거나 연말까지 새로 정해져야 하는 굵직한 자리도 여럿이라 이달 말부터 ‘금융권 파워엘리트’들이 이동하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18일 금융권과 금융 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감사원 감사 결과 채용 비리 의혹이 드러나면서 ‘개혁 대상’으로 지목됐다. 채용 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서태종 수석부원장과 이병삼 부원장보는 지난 12일 사표가 수리됐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17일 국정감사에서 ‘인사와 조직을 전면 개혁하겠다’며 사과했다. 금융권에서는 최 원장이 인적 쇄신 차원에서 부원장과 부원장보 등 임원 13명의 대다수를 교체하고, 4명의 부원장은 전원 외부에서 영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사는 오는 30일 금감원 종합감사 이후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신임 수석부원장으로는 이해선(행시 29회)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과거 금융감독위원회 등 금융 당국에서 20년 넘게 공직 생활을 보낸 데다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까지 지내는 등 금융 정책과 감독 모두 밝은 인사로 손꼽힌다. 이 시장감시위원장 후임자도 물색 중이다. 은행 담당 부원장에는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인 양형근 한국증권금융 부사장과 이석근 신한금융지주 감사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증권 담당 부원장에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변호사 출신의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외에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거래소와 증권사들도 인사태풍이 예고돼 있다. 이사장 공모를 진행 중인 거래소는 오는 24일 면접심사와 이달 말 주주총회를 거쳐 새 수장을 결정한다. 유력 후보인 정지원(27회) 증권금융 사장이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금융위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등 요직을 역임했다. 거래소는 이사장 선출이 완료되면 등기이사와 자회사 코스콤 사장 인선에 나선다. 공석이 되는 증권금융 사장에는 유광열(28회)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거론된다. 유 상임위원은 기재부 국제금융협력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지낸 국제금융통이다. IBK투자증권은 신성호 사장 임기가 지난달 만료됐으나 한 달 넘게 인선을 미루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기재부가 최대 주주인 IBK기업은행의 자회사로 정부의 간택을 받은 인사가 사장으로 온다. 임재택 전 아이엠투자증권 사장, 조한홍 전 미래에셋증권 기업RM(고객관계관리)부문 대표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윤경은·전병조 KB증권 사장도 12월 임기를 마친다. 최근 연임을 확정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이들을 재심임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도 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된다. 오는 11월 임기를 끝내는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후임으로는 김창록(13회) 전 KDB산업은행 총재,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지난 8월 임기를 끝낸 장남식 손해보험협회 회장 후임은 오는 26일쯤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관 출신 인사가 올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양천식(16회) 전 수출입은행장이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감사원 재심의 처리 너무 늦다, 올 376일 소요… 갈수록 지연

    감사원으로부터 징계요구 등 감사 처분을 받은 공무원과 기관장, 장관 등이 재심의를 청구할 경우 사건 처리기간이 너무 늦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이 현행법상 2개월 이내 처리해야 할 재심의 처리를 1년 가까이 끌어 해당 부처 장관과 공무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18일 감사원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감사원에 접수된 재심의 건수는 모두 617건으로 이 가운데 처리된 건은 48%인 296건에 불과했다. 2012년만 해도 접수된 98건 가운데 47건이 처리돼 처리율이 48%를 기록하고 2013년 63%로 정점에 달했지만 2014년 51%, 2015년 40%, 2016년 38% 등 지속적으로 처리율이 떨어지고 있다. 올해는 7월 말 현재 41%다. 최근 5년간 재심의 처리 건수는 연평균 49건이며 이를 처리하는 데 걸린 기간은 335.5일이었다. 2012년만 해도 접수된 재심의 한 건을 처리하는 데 298일이 걸렸지만 2013년 303일, 2014년 320일, 2015년 345일, 2016년 371일 등 갈수록 처리가 지체되고 있다. 올해는 7월 말 현재 376일이다. 1년이 넘게 걸린 재심의 처리건도 125건이나 됐다. 이 의원은 “현행법상 감사원은 재심의 청구를 접수했을 때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2개월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면서 “감사원은 현행법 규정을 준수해 재심의 행정 처리가 신속하고 성실히 이뤄지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檢, KAI 고등훈련기 17조 수출길 막지 말아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 수사에 따른 여파로 고등훈련기 T50A의 미국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KAI가 통째로 부정비리 기업으로 낙인찍히면서 미국의 연방획득규정(FAR)에 따라 자칫 입찰 심사에서 결정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KAI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는 미국 록히드마틴 측이 최근 미 정부에 제출할 검찰 수사 관련 소명 자료를 보내 달라고 KAI 측에 요청한 것만 봐도 상황이 얼마나 급박한지를 짐작하게 한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T50 고등훈련기를 미국에 수출한다는 것은 우리 방위산업 기술이 세계적 반열에 올랐음을 국제적으로 입증하는 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총 350대에 이르는 미국과의 사업 규모만 17조원에 이를뿐더러 세계 최강 미 공군이 선택한 기종이라는 타이틀에 힘입어 최소한 100조원대의 제3국 수출이 이어질 것으로 방산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심상치 않다. 감사원의 수리온 헬기 기체결함 감사와 검찰의 비리 수사에 KAI의 발목이 묶인 사이 경쟁사인 보잉?사브 컨소시엄이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워 추월을 넘보고 있다. 지난 6월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 이후 검찰은 말 그대로 KAI를 탈탈 털었다. 그러나 몇몇 취업 비리와 전임 사장의 개인 비리 등을 적발했을 뿐 수사의 초점이었던 원가 부풀리기나 분식회계에서는 별다른 혐의를 찾지 못했다. 그나마 기소한 혐의들도 억지스럽거나 일반 회계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정도라는 게 국회 국정감사에서 쏟아진 여야 의원들의 질타였다. 한마디로 변죽만 울린 수사였던 셈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KAI가 입은 타격은 심대하다. 올 완성 항공기 수출액이 1305억원에 그치며 지난해의 5분의1에 머물렀고 T50 수출 논의도 중단됐다. 미국의 훈련기 최종 사업자 선정이 내년 초로 늦춰질 전망이라지만 그래 봐야 남은 시간은 석 달여다. 이 기간에 KAI의 투명성과 T50의 우수성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 검찰은 수사를 서둘러 비리 윤곽을 명확히 가려야 한다. 정부도 KAI 측과 협의체를 구성해 최종 가격 협상을 측면 지원해야 한다. 다음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이 마지막 기회다. 방위력 증강 차원에서 미국의 전략자산 수입을 늘리기로 한 만큼 호혜평등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적극 트럼프에게 T50A 구매를 요구해야 한다.
  • 나사 풀린 국방부

    국방부가 계약업무 처리를 잘못해 64억여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육군이 지난해 우수부대를 시상하면서 방산비리 연루자에게 군 사령관 표창을 줬다. 무주택 군인을 위한 민간주택 전세금 대출 제도도 부실하게 운용됐다. 감사원은 국방부 본부와 국방시설본부, 방위사업청 등을 상대로 ‘국방부 기관운영 감사’를 벌인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국방전산정보원은 2014년 11월 ‘국방 군수통합정보체계 구축사업’ 입찰 공고 당시 “참여 인원 고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고용보험 서류를 반드시 첨부하라”고 밝혔다. 입찰업체 A사가 “고용보험 서류를 채용확약서로 대신해도 되느냐”고 문의하자 국방전산정보원은 “가능하다”고 잘못 답했다. 이듬해 1월 A사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순위 협상자인 B사가 “채용확약서 제출은 무효”라고 반발했지만 국방전산정보원은 이를 무시했다. B사는 기획재정부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청구했고 결국 무효 결정을 받아냈다. 그러자 A사는 “계약 무효 책임은 국방전산정보원에 있다”며 64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감사원은 국방부 장관에게 “당시 손종해(61) 국방전산정보원장에게 향후 공직 인사에 불이익을 주고 A사에 대한 손해배상액이 확정되면 손 전 원장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라”고 통보했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근무지역 내 본인 또는 부양가족이 주택을 갖고 있을 경우 전세금을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군인은 친구 혹은 가족 명의로 주택을 산 뒤 전세금을 빌려 자신의 주택 대출금을 갚는 데 썼다. 감사원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6명을 고발조치하고 전세금 원금과 이자를 환수하라”고 통보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신입사원 전원을 ‘빽’으로 합격시킨 강원랜드

    강원랜드의 채용 비리 실상은 한마디로 복마전 그 자체였다. 2012~13년 채용된 신입사원 518명이 모두 유력자들의 취업 청탁 대상자였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가 그렇다. 한두 명도 아니고 신입사원 수백명이 통째로 ‘뒷배’와 꼼수로 합격했다는 자료는 선뜻 믿기지 않을 정도다. 공기업의 부조리한 채용 관행은 대체 그 끝이 어디일지 할 말을 잃는다. 이것이 바로 적폐다. 이 의원실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 인사팀은 청탁자 그룹을 8개로 나눠 놓기까지 했다. 국회의원, 도·시·군의회 의원, 중앙부처 공무원의 이름이 허다했다. 심지어는 노조위원장, 지역 언론의 기자, 스님까지 가세했다.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일어나선 안 될 비리가 명색이 공기업이란 곳에서 요지경 백태를 벌인 것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줄줄이 청탁자 명단에 올랐고, 당시 사장인 최흥집씨는 무려 267명을 추천해 256명을 합격시켰다고도 한다. 하나같이 “금시초문”이라고들 잡아뗀다는데, 눈 가리고 아웅인 발뺌으로만 보인다. 공기업은 구직 청년들에게는 ‘신의 직장’으로 통한다. 지난달 감사원이 공개한 공공기관의 채용업무 감사 결과에서도 비리가 적지 않았다. 해당 공기관을 감독하는 정부 부처나 관련 상임위 소속 국회의원들의 청탁 입김이 요소요소에서 통했다. 전형 기준은 있으나 마나였다. 합격시킬 명단을 미리 짜놓았으니 아무것도 모르고 응시한 취업 준비생들은 들러리였을 뿐이다. 채용 비리는 사장이 ‘낙하산’으로 앉은 곳에서는 더욱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청년 구직자들이 취업의 바늘구멍을 통과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 고시촌에서 컵밥을 먹고 온갖 허드레 아르바이트를 견디는 청년들에게 이런 소식은 상처에 소금 뿌리기와 마찬가지다. 강원랜드의 채용 비리는 빙산의 일각일 거라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 300여개 공공기관의 ‘봐주기 채용’ 행태가 관행으로 뿌리내린 것은 아닌지 이번 참에 반드시 점검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미 불거진 의혹이라면 검찰 수사로 명명백백히 책임 소재가 가려져야 할 것이다. 블라인드 채용이 공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점이다. 끼리끼리 인사 청탁과 부정 시비가 끼어들 소지는 사실상 더 커졌다. 공기업 채용 실태를 전수조사해서라도 공정성 확보의 쇄신 작업이 절실하다.
  • 트럼프 리조트 한 번 가면 36억원… 오바마 국빈만찬 1끼 7억원

    트럼프 리조트 한 번 가면 36억원… 오바마 국빈만찬 1끼 7억원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통령의 씀씀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했다는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대통령의 품위 유지와 안전 등을 위해 한 해 7억 5000만 달러(약 9200억원)가 넘는 세금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금액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보안’상의 이유로 정보공개를 청구해도 거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세계 최부국(富國)인 미국의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자신과 가족이 먹는 식사 비용부터 비누, 화장지까지 모두 개인이 부담하고 있다. 이는 ‘공’과 ‘사’를 철저하게 구분하는 미국 문화를 잘 나타내는 단면이기도 하다.●낸시 레이건 “치약값까지 내게 해 깜짝”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백악관의 개인 생활비용을 내는 것은 그야말로 생색 내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여름과 겨울 장기 휴가에 전용기와 경호인력 등 국가 예산이 수백만에서 많게는 천만 달러까지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주말마다 자신의 골프장을 찾는 경우 그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라라고 리조트 숙박비나 골프장 비용 등은 개인 돈으로 지급한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전용기 운항이나 경호원 등의 비용으로 수백만 달러의 정부 예산, 즉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다. 미 회계감사원(GAO) 보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직계 가족 등 18명, 여기에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이 보호해야 할 주변 인물까지 포함하면 경호 대상은 모두 42명에 이른다. 6000여명이 근무하는 비밀경호국의 연간 예산이 18억 달러(약 2조 2000억원·경호국 인건비 포함)에 이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겨울 백악관’이라 불리는 마라라고 리조트에 한 번 갈 때마다 300만 달러(약 36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휴가와 가족 경호 대상자 증가로 비밀경호국 예산이 바닥나면서 지난 5월 1억 2000만 달러(약 1470억원)의 예산을 추가 증액했다. 이 가운데 6000만 달러(약 736억원)는 비밀경호국 인건비, 뉴욕에 있는 트럼프타워와 트럼프 관련 주요 시설물의 안전을 위해 쓰였다. 또 3400만 달러(약 417억원)는 올 연말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근접경호 비용, 그리고 2300만 달러(약 282억원)는 가족들이 따로 거주하는 트럼프타워 시설 일부를 경호와 의전에 맞춰 고치는 비용으로 쓸 계획이다. 또 SS는 지난 8월 3~21일 17일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서 휴가를 보내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7100달러(약 870만원)를 주고 고급 휴대용 화장실을 ‘세금’으로 임대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호화 휴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어린 시절을 하와이에서 보낸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하와이를 찾았는데 한번 움직일 때마다 항공비용으로 370만 달러(약 45억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시민단체인 ‘사법감시’ 관계자는 “대통령들이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우버’처럼 사용한다”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하와이 항공경비는 미국의 보통 가정의 1년 휴가비의 880배에 달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사법감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퇴임 전 3년간 가족 휴가를 위해 들어간 정부 예산이 1600만 달러(약 196억원)가 넘는다고 밝혔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경호 비용과 현지 경찰 활동비 등을 더하면 대통령의 한 번 휴가에 1000만 달러(약 122억원) 정도가 든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비밀경호국 연간 예산 2조 2000억원 해외 국가수반이 미국을 찾았을 때 하는 국빈만찬. 미 국무부 의전국의 자료에 따르면 한 번 ‘국빈만찬’을 치를 때마다 20만~50만 달러(약 2억 4000만~6억 1000만원)가 든다고 한다. 정상외교의 ‘꽃’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국민의 세금을 지나치게 펑펑 쓴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민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의식한 탓인지 국무부 의전국은 국빈만찬 경비를 공개하는 것을 극히 꺼린다. CBS 방송이 13개월간 끈질긴 정보공개 요구 끝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주재한 5차례 국빈만찬의 예산 집행 내역을 확보해 보도한 적이 있다. CBS 보도에 따르면 2011년 6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위한 국빈만찬에 21만 5883달러(약 2억 6000만원)가 투입됐다. 이 정도만 해도 만만치 않은 금액이지만, 다른 국빈 만찬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2011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위한 만찬에는 41만 2329달러(약 5억원), 2009년 11월 만모한 싱 인도 총리 국빈만찬 비용은 무려 57만 2187달러(약 7억원)였다. 보통 200여명이 참석한다고 가정하면 인도 총리 만찬의 1인 비용은 350여만원인 셈이다. 사법감시 관계자는 “국빈만찬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1인당 2500달러가 넘는 식사 비용은 상식을 벗어난 것”이라면서 “앞으로 대통령 경호와 만찬, 휴가 비용 등에 투입되는 혈세가 투명하고 바르게 쓰일 수 있도록 더욱 철저한 감시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후진타오 주석 위한 만찬에는 5억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아내인 로라 부시는 자신의 책에서 “백악관에서 8년간 매 끼니 후 계산서를 받아야 했다”면서 “평범한 미국인 가정과 똑같이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스스로 사야 했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오찬이나 만찬을 빼고 백악관에서 먹는 밥값은 모두 개인 돈으로 냈다는 의미다. 또 그녀는 “밥값은 물론 드라이클리닝 비용과 화장실 휴지 구입비, 사적으로 고용한 청소부 임금까지 모두 지불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로라 부시는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대통령은 백악관 직원이 생필품을 사오면 한 달에 한 번씩 결제비용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낸시 레이건도 1981년 백악관으로 이사한 뒤 “밥값은 물론이고 치약과 화장지값, 세탁비까지 모두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아무도 내게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깜짝 놀랐다”고 회고했다. 대통령 전용기 이용도 마찬가지로 알려졌다.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 공식 탑승자가 아닌 누군가를 태워야 한다면, 대통령은 한 사람당 퍼스트클래스에 해당하는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 미국 대통령의 연봉은 40만 달러(약 4억 9000만원)에 공무지원금 명목으로 5만 달러(약 6000만원)가 더해진다. 백악관은 매달 15일 대통령과 가족의 생활비를 영수증을 첨부해 청구한다. 그러면 대통령은 이를 자신의 급여에서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백악관 생활비와 시카고 자택 대출 상환액, 두 딸의 사립학교 등록금 등을 모두 자신의 급여에서 지출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는 2014년 백악관을 떠나면서 200만 달러(약 22억원)가 넘는 빚을 떠안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섹스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그에 따른 소송 비용 탓이 컸지만 살림에 들어간 돈도 만만찮았다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말했다. 또 1876년 퇴임한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 돈이 없어 파산 위기에 몰렸다. 그는 퇴임 이후에 먹고살려고 회고록을 저술했다고 뉴스위크가 전하기도 했다. 한국 전쟁 당시 대통령이었던 해리 트루먼은 1953년 1월 퇴임한 후에 미주리주 인디펜던트에 있는 자신의 고향 집으로 돌아갈 때 일반 승객이 타는 기차 편을 이용했다. 정치인으로 살아온 트루먼은 퇴임 이후에 저축한 돈이 남아 있지 않았고, 그의 퇴임 이후 수입은 제1차 세계대전에 현역 군인으로 참전한 데 따른 군인연금으로 한 달에 112.50달러를 받는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1958년 미국의 전직대통령법이 제정되면서 전임 대통령들은 연간 20만 달러(약 2억 4400만원)의 연금과 사무실 지원비 9만 6000달러(약 1억 17000만원)를 받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직원 사찰 있었다” 시인한 소방청

    소방청이 특정 직원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다만 소방청은 “‘낙동회’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은 16일 경기 남양주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열린 소방청 국정감사에서 “119종합상황실 소속 A씨가 관리하는 PC에서 대구·경북(TK) 출신들로 구성된 사조직 ‘낙동회’가 호남 출신 직원들의 부정적 풍문을 기술한 사찰 문건이 나왔다”고 밝혔다. 낙동회는 소방청 내에 있는 영남 출신 향우회로 지난 12일 열린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 이 조직이 호남 출신 직원에 대한 인사 개입과 사찰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변수남 119구조구급국장(당시 소방상황센터장)은 “상황센터에서 일할 직원의 자질과 업무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했다”며 문건 작성 사실을 인정했다. 권 의원이 “사찰을 인정하는 것이냐”고 되묻자 변 국장은 “사찰은 아니다”라고 말을 흐렸다. 이에 권 의원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풍문을 바탕으로 부정적 평가를 기술하는 것이 사찰”이라고 압박하자 변 국장은 “맞다”고 짧게 답했다. 조종묵 소방청장은 “해당 문서가 나온 것은 맞다”면서도 “낙동회와 관련됐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권 의원은 또 “소방 고위직이나 인사교류에서 부산·경남(PK), TK 비율이 호남보다 높고 감사원 조사 결과 인사 과정에서 부당 전입 등도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소방청 직원들은 이런 인사가 낙동회와 관련 있다고 느낀다”고 지적했다. 조 청장은 “소방청 개청 이후 인사에 있어 지역 안배에 노력을 기울였고 앞으로도 균형 있는 인사를 하겠다”고 답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권 의원이 언급한 문건은 낙동회와 관련이 없으며 변 국장도 제주 출신이라 낙동회에 소속돼 있지 않다”면서 “PC 자료 분석을 의뢰해 추가 발견되는 게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스포트라이트] “우리가 남이가” 갑질 셀프조사… 침묵의 먹이사슬 ‘내부자들’

    [스포트라이트] “우리가 남이가” 갑질 셀프조사… 침묵의 먹이사슬 ‘내부자들’

    정부는 지난 8월 국민적 분노를 불러온 박찬주 육군 대장의 ‘공관병 갑질’ 사건을 계기로 모든 공공기관을 상대로 갑질 실태조사를 벌였다. 45개 중앙행정기관과 외교부 재외공관까지 63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적발된 건수는 국방부,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경찰청 등 4개 기관 57건이었다. 이 중 사실로 확인돼 징계 절차에 착수한 것은 고작 3건에 불과했다.적발·징계 건수가 이렇게 적은 이유는 3차례 걸쳐 실시된 이번 실태조사 중 2차례는 해당 기관의 자체점검 형태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각 기관들이 문제를 감추거나 대비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준 셈이다. 또 자체점검에서는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호 조치가 사실상 전무했다. 무엇보다 공관이나 관사를 보유한 부처에만 제한적으로 점검이 이뤄지다 보니 전 부처에 만연해 있을 행정조직과 공무원의 갑질을 적발할 수 없었다는 한계도 드러냈다. # 자료 3500장 ‘인쇄노역’ 시킨 국토부 사무관 고발 최근 정부부처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이 민간을 대상으로 저지르는 갑질은 민간의 폭로나 고발로 종종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정부부처 간이나 중앙정부와 지방차지단체, 정부와 공공기관 등 공공영역 내부에서 벌어지는 갑질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공공영역 내부 갑질의 ‘먹이사슬’은 끈끈하고, 오랜 상호작용으로 짜여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정부부처 공무원의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갑질이다. 지난 4월 감사원에는 국토교통부 A사무관에 대한 진정서가 접수됐다. 진정서에 따르면 A사무관은 근로감독을 이유로 국토부 산하 한국국토정보공사(LX) 강원본부 직원을 정부세종청사로 불러 수차례 진술서를 쓰게 했다. A사무관은 작성된 진술서를 집어던지거나 해당 직원에게 고함을 치며 “본부를 떠나는 인사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압박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사무관은 근로감독을 이유로 내세워 컴퓨터로 확인할 수 있는 5년치 지적측량 결과도를 A2 용지 3500장에 출력해 제출하게 하는 등 LX 직원들에게 이른바 ‘인쇄 노역’을 시키기도 했다. 이 지시를 수행하기 위해 3개 지역 본부 직원들이 사흘 동안 밤새 출력작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이러한 갑질을 감사원에 알린 사람은 전 LX 강원본부장이다. 갑질의 먹이사슬에서 자연히 빠져나오게 되는 정년퇴직을 하면서 후배들을 위해 용기를 낸 것이다. # 장관 떠나자 10살 많은 산하기관 간부에 삿대질 이런 행태는 비단 국토부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지난 6월 해양수산부의 B과장은 김영춘 장관 취임 후 첫 현장방문에서 장관이 떠난 직후 산하기관 간부에게 삿대질을 하며 반말을 퍼부어 논란이 됐다. 김 장관이 인천 운항관리센터를 방문해 선박안전기술공단과 인천운항관리센터로부터 업무브리핑을 받은 뒤였다. 김 장관이 브리핑을 받고 떠난 직후 B과장은 선박안전기술공단 실장에게 삿대질하면서 “XX 이리 와봐”라고 부른 뒤 언성을 높였다. 이 자리에는 해수부 직원들은 물론 인천 지방 해양수산 관계자와 일반 시민들도 있었다. 폭언을 들은 실장은 “제도 개선은 어렵더라도 신임 장관이 (현실을) 알아달라고 보고한 것인데 나이가 60이 넘은 사람한테 10살 넘게 어린 과장이 막무가내로 반말을 일삼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면서 “아랫사람 대하듯 손가락질을 하고 언어폭력을 일삼으며 인간적으로 모욕하는 것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직전 김 장관이 취임하면서 해수부 직원들에게 “‘관권(官權)의 완장’을 버리라”고 했지만, 귓등으로도 듣지 않은 셈이다. # 기재부, 공공기관 직원 18명 편법파견 받아 또 예산 편성 및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하는 공공영역의 ‘갑 중의 갑’으로 꼽히는 기획재정부는 올해만 18명의 공공기관 직원들을 편법으로 파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임용령 및 공무원임용규칙에 따르면 정부부처가 공공기관 인력을 파견받기 위해서는 민간전문가 파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이들 18명에 대해서는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 ‘신의 직장’ 대가라며 알아서 낮추는 관행 여전 이 같은 공공영역 내부의 갑질에 대해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처음에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갑질한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산하 기관들이 알아서 정부부처의 비위를 맞춰주는 경우도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이른바 ‘신의 직장’을 다니는 대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갑을 관계’가 고착화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영역의 갑질 문제가 횡행하는 곳을 보면 공통점이 있는데 가장 큰 특징은 특화된 전문영역이라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직원들이 수십년 동안 얼굴을 맞대고 생활해야 하는 곳이라는 점”이라면서 “항공, 측량, 수산 등이 대표적인데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영역이라 인적 개편, 즉 ‘물갈이’도 쉽지 않기 때문에 ‘먹이 사슬’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대통령이 힘 실어 주는데… 눈치 안 볼 수 있나요”

    [관가 인사이드] “대통령이 힘 실어 주는데… 눈치 안 볼 수 있나요”

    “대통령께서 힘을 실어 주는데 눈치를 안 볼 수 있겠습니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이 강화되면서 인권위의 권고를 대하는 정부 부처의 태도가 과거에 비해 사뭇 다르다. 최근 만난 정부 관료들은 “상전이 하나 늘었다”며 볼멘 소리를 했다. 인권위도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이전과 다른 각 부처의 인권위 권고 수용에 대해 인권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다 (수용)하려고 한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했다.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5월 25일 ‘국가인권위의 각종 권고를 사실상 무시하는 행태를 근절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국회입법조사처가 인권위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한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수용률 제고 방안’에 따르면 정부 부처들은 지난 3년 동안 (2014~2016년) 진정 사건의 경우 70건의 권고 중 4건에, 정책권고에 대해서는 97건 중의 4건에 대해 불수용 의사를 밝혔다. # 인권위 권한 강화… “권력기관 힘의 재배치” 최근 인권위는 국무조정실의 요청으로 43개 중앙행정기관(장관급 23곳·차관급 20곳)을 대상으로 한 ‘인권개선’ 지표 평가의 세부시행계획을 마련했다. 정부업무평가는 110점을 만점으로 이뤄지는데, 이 가운데 인권위가 ±2점 비중의 ‘인권개선’ 지표 평가를 맡았다. 인권위가 봤을 때 기준에 못 미치는 기관은 최대 ‘-2점’의 감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의 기관 평가는 곧 부처 수장에 대한 인사 평가로 이어진다. 부처 평가의 상·하위 순위가 5점 내외에서 갈리는 것을 감안 할 때 인권위로부터 최저점을 받게 될 경우 타 부처보다 최대 4점 이상의 차이가 나게 된다. 이 때문에 인권위의 평가는 부처 입장에서는 잃으면 ‘손해’, 지키면 ‘알토란’ 같은 존재가 됐다. 정부부처 이모 국장은 “부처 입장에서는 상전이 하나 늘어난 셈이다”면서 “인권 개선 지표를 꼼꼼히 보고, 그에 적합하게 맞춰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일단 경고를 받지 않게 노력할 것”이라면서 “평가 초반에 인권위에 찍히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인권위의 권한이 높아진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추진하는 국가 기관의 권력 재분배 차원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18일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권고안과 함께 감사원, 인권위, 권익위 등에도 의무 고발 규정을 두면서 부처 간 힘의 재배치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그동안 인권위는 조사와 권고에만 머물러 있었지만, 이 권고안대로라면 진정 사건 가운데 특정 범죄사실을 인권위가 인지하면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권능 측면에서 보면 과거보다 대폭 강화된 것이다. 이를 두고 군, 검찰, 경찰 등 외부에서 들여다볼 수 없는 권력기관에 대한 견제 장치를 마련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권위를 헌법기관으로 격상시키는 문제와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난 7월 19일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 중 ‘국민 인권을 우선하는 민주주의 회복과 강화’ 부분을 보면 이 같은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국정기획위는 인권위를 헌법기관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권위가 헌법기관이 된다면 독자적인 규칙제정권을 가질 수 있고, 조직·인사·예산과 관련해 정부 통제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개헌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는 부분이어서 본격적인 논의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벌써부터 기독교계 등 보수층에서는 인권위를 헌법기관으로 격상하려는 움직임에 노골적으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인권위가 동성애·동성혼 합법화를 위한 통로로 작용할 우려에서다. 이런 가운데 인권위의 높아진 위상만큼 인권위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내외의 관심도 남다르다. 인권위에 따르면 조사활동은 인권위법 30조에 의해 대상이 특정된다. 크게 ‘인권 침해’와 ‘차별 행위’로 나뉜다. ‘인권 침해’는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학교, 공직유관단체, 구금·보호시설만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차별 행위’는 여기에 더해 법인, 단체, 그리고 사인(私人)까지 대상에 포함된다. 기본적으로 침해당한 사람이 직접 인권위를 찾아와 진정을 넣어야 하지만, 인권위법 30조 1항(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나 단체)에 근거해 제3자가 진정을 넣을 수도 있다. 또한 30조 3항에 근거해 진정이 없더라도 근거가 충분하고 중대한 사안일 경우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다. # 軍내부 진정 사건 늘어… “제보자 색출하려해” 최근 들어 인권위에 대한 진정 사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 내부의 문제를 제기하는 진정이 늘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인권위 관계자는 “인권침해 사안은 군대 쪽이 더 심하다.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구치소, 교도소에서 오는 진정은 사실 중대한 사안이 별로 없다. ‘밥맛이 없다’, ‘화장실이 불편하다’ 등과 같은 사소한 진정이 들어와 각하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권위 관계자도 “군에선 진정인들을 색출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인권위에서 평근 7~8명을 면담했으면 모두 불러 누가 진정인인지 찾아내려는 시도들을 한다”고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정치적 중립성 반영… ‘슈퍼 공수처’ 여론에 조직 대폭 축소

    정치적 중립성 반영… ‘슈퍼 공수처’ 여론에 조직 대폭 축소

    수사 인력 122명 → 55명 줄어 검사 비위 모두 공수처서 수사 고위 공직자는 정무직으로 축소 금감원·현직 장성급 장교 제외 공수처 검사 임기 3년·3회 연임법무부가 15일 발표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자체 방안은 지난달 18일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개혁위)가 발표한 권고안보다 조직 규모가 대폭 축소됐고, 수사 대상과 권한이 일부 조정됐다. ‘슈퍼 공수처’라는 여론의 우려와 국회에 계류 중인 기존 법안 등을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토대로 공수처 관련 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법무부 안은 공수처 규모와 역할, 수사범위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 공수처는 수사·기소권을 보유한 독립기관으로서 현직 대통령의 4촌까지 수사하고 검사의 범죄는 전속 수사권을 부여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개혁위 권고안과 비교해 최대 122명에 이르렀던 수사 인력은 55명으로 줄었다. 관심을 모은 수사 대상에 현직 대통령도 포함됐다. 법무부 안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 대상은 대통령, 국무총리, 국회의원, 대법원장·대법관·판사, 헌재소장·재판관, 광역자치단체장·교육감, 국무조정실·총리비서실·중앙행정기관·중앙선관위·국회사무처·예산정책처·입법조사처·국회도서관·대법원장비서실·법원공무원교육원·사법정책연구원·헌재사무처의 정무직 공무원, 대통령비서실·경호처·안보실·국정원 3급 이상, 검찰총장·검사, 장성급(전직에 한함) 장교, 경무관급 이상 경찰공무원 등이다. 고위공직자 가족 범위는 일반 고위공직자의 경우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이고, 대통령은 4촌 이내 친족까지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통령은) 불소추특권이 있어 기소가 불가능하지만, 증거 수집 등 현직 당시에도 수사 필요성이 있는 경우를 감안해 수사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검사의 비위 등과 관련된 사건은 모두 공수처로 이관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법무부 안은 수사 대상을 중앙행정기관 등의 고위공무원단을 정무직 공무원으로 축소시켜 당초 개혁위 권고안보다 줄였다. 정부 부처 고위 공무원에 대한 비리는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 등이 있어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또 비공직자 성격이 강한 금융감독원도 제외됐고, 장성급 장교는 군사법원 관할이라는 점을 고려해 전직만 가능하다. 개혁위 권고안에서 퇴직 후 3년이던 수사 대상 전직 공무원도 ‘2년 이내’로 완화했다. 조직은 처장과 차장 각 1명, 검사 25명, 수사관 30명, 일반 직원 20명이다. 이는 검찰 특수부 3개 팀(팀장 각 1명, 팀원 6명)을 구성할 수 있는 규모다. 사실상 국회에서 임명권을 갖게 되는 공수처장은 그 막강한 권한을 고려해 임기를 3년 단임으로 제한했다. 또 대통령비서실 퇴직 후 2년, 검사 퇴직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공수처장에 임명될 수 없도록 했다. 공수처 검사는 임기 3년에 3회 연임 가능하도록 했고, 수사관은 임기 6년에 연임 제한이 없다. 또 법무부는 처장과 차장을 제외하고 검찰청 소속 검사도 퇴직 후 별도의 기간 제한 없이 공수처 검사로 임용될 수 있도록 하되 검사 출신이 공수처 검사 정원의 2분의1을 넘을 수 없게 했다. 또 공수처의 범죄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기관의 범죄수사는 공수처장이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을 고려해 공수처에서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공수처에 넘기도록 정했다. 반면 공수처 검사의 범죄 혐의가 발견됐을 때에는 공수처가 자료와 함께 검찰로 통보해 수사하게 했다. 법무부는 “공수처에 우선적 수사권을 부여하고 기관 간 다툼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공수처장이 중복수사에 대한 판단 권한을 갖게 될 경우 검찰의 부패수사 권한이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말한다. 법무부는 올해 공수처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법무부 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수처 설치에 대해선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원론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약간씩 내용이 다르다”면서 “돌발변수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양승조 의원, 정의당 노회찬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공수처 관련 법안 3건이 계류 중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전체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는 수정이나 보완 의견을 과감히 수용할 방침”이라며 연내 통과 의지를 내비쳤다. 일각에선 사실상 국회가 공수처장을 임명하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의 비리 수사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3년 임기의 공수처장이 자신을 임명한 국회에 칼을 겨눌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감사원보다 ‘실종자 프로파일링’ 잘 못쓰는 경찰청

    감사원보다 ‘실종자 프로파일링’ 잘 못쓰는 경찰청

    감사원은 조사중 실종자 128명 찾아내 경찰청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이 교통사고 이력이나 실업급여 등 실종자 찾기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4개월간 사망자 명의 금융 거래도 47만여건 발생했고 차량 소유자가 숨진 지 5년 이상 된 차량 5만 9000여대가 이전 등록 없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감사원은 행정안전부(당시 ‘행정자치부’)와 경찰청, 금융위원회 등을 상대로 ‘사망·실종·국외체류 정보 관리 및 활용실태’ 감사를 벌여 13일 결과를 공개했다. 경찰청은 41억원을 들여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구축해 2011년부터 쓰고 있다. 이 시스템은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근로복지공단, 실종아동전문기관 등과 연계해 관련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은 진료기록 등 실종자 수색에 필수적인 정보를 공유하지 않거나 수색에 쓰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 시스템을 조사하던 중 경찰이 쓰지 않던 각종 정보를 활용해 실종자 1만 1995명 가운데 128명 소재를 파악해 이 가운데 78명을 가족과 다시 만나게 해줬다. 앞서 경찰청은 2013년 7월에도 감사원으로부터 “교통사고 기록 등을 공유해 실종자 찾기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받았다. 4년 동안 감사원 요구를 이행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경찰청장에게 “기초연금 정보, 장애인고용장려금 정보 등과 연계·공유를 확대하라”고 다시 요청했다. 금융위원회는 주기적으로 신용거래 고객의 사망 여부를 조회해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를 막아야 한다. 감사원이 6개 은행와 8개 카드사, 10개 증권사 등 24곳을 대상으로 2016년 1월~2017년 4월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를 점검한 결과 은행거래 45만건(3375억원), 신용거래 1만 5000건(7억원), 증권거래 5000건(271억원)을 확인했다. 사망신고일 이후에 새로 개설된 은행·증권 계좌가 각각 989개, 928개였고 이 중 70개가 대포통장으로 쓰였고 42개가 금융 범죄에 악용됐다. 감사원은 금융위원장에게 “사망신고 뒤 사망자 명의로 개설·발급된 계좌나 카드에 대한 검사와 감독을 강화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국토교통부의 사망자 명의 차량 감독도 부실했다. 차량 소유자가 사망한 경우 상속 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 소유권 이전등록을 신청하고, 위반 시 최고 60만원 범칙금을 부과하게 돼 있다. 감사원이 2000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사망신고자 439만여명의 차량 소유현황을 점검한 결과 9만 7202대는 사망자 명의로 남아 있다. 특히 사망 이후 5년이 지났는데도 이전등록이 안 된 차량은 5만 9310대였다. 해당 차량은 과태료 미납, 의무보험 미가입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감사원은 국토부 장관에게 “사망자 명의 차량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운행정지 요청, 소유권 이전등록 촉구, 운행자 고발 등 실효성 있는 조치를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과거에서 온 사람?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사람 국내에 1000명 이상

    과거에서 온 사람?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사람 국내에 1000명 이상

    주민등록 사망자관리 엉망…1672명 출생일보다 사망일 빨라사망일자 ‘2990년 1월’ 기록자도 4명이나 신화에서나 나올 법한 기대수명이 1000살 인 사람,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사람...감사원이 13일 공개한 ‘사망·실종·외국체류 정보관리 및 활용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정보시스템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72명은 태어난 날짜보다 사망일자가 더 빠른 것으로 등록돼 있고 4명의 사망일자는 ‘2990년 1월 22일’처럼 900여년 후로 등록된 경우도 발견됐다. 대법원은 사망, 실종선고, 부재선고, 국적이탈이나 상실된 사람의 경우 가족관계등록부를 폐쇄하는데 이런 절차를 거쳐 2008년부터 지난 3월까지 410만 323명의 가족관계등록부가 폐쇄됐다. 감사원은 폐쇄된 사람들의 정보고 주민등록시스템에 정상적으로 반영됐는지 확인한 결과 사망자 9088명은 생존한 것으로 돼 있고 국적상실자 7626명은 말소처리가 안 돼 있는 등 2만 56명의 정보가 제대로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사망자정보의 경우 사망일자가 입력되지 않은 경우가 2만 3818건에 이르렀고, 태어난 날보다 죽은 날짜가 더 빠르거나 먼 미래의 날짜로 설정된 경우도 1676건이나 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주민등록정보시스템이 부실하게 관리되는데도 주무부처인 행안부가 제대로 지도, 감독하지 않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한 각종 업무를 처리하는 행정부처에 혼선과 행정력 낭비를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특히 가족관계등록부상 100세 이상 생존자 7만 7538명의 주민등록상 사망, 국정상실 여부를 자세히 확인해 말소 대상자에 대해서는 법원행정처와 시, 읍, 면에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라”고 말했다. 실제로 거주 불명자로 인해 최근 6년간 보통교부세 1109억원이 잘못 분배됐다. 또 통계청의 인구통계는 생존정보가 없는 33만명을 제외하기 때문에 주민등록 인구통계와 차이가 발생해 혼선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행안부는 지난 7월 말 “매 분기 거주불명자 상태를 확인하고 거주불명 등록 후 5년이 지나고 각종 행정서비스 이용실적이 없을 경우 말소 처리하겠다”는 개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채용 비위 적발’ 석유·석탄공사 사장 잇단 사표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과 백창현 한국석탄공사 사장이 최근 나란히 사표를 제출했다. 두 공사 측은 12일 각각 “사장이 최근 사표를 제출했지만 아직 수리는 되지 않은 상태”라고 확인했다. 김 사장의 임기는 2019년 2월 1일, 백 사장은 같은 해 11월 14일까지다. 두 사람은 지난달 감사원에 의해 채용 관련 비위 행위가 적발됐지만, 김 사장은 감사원 조사가 부당하다며 자진 사퇴를 거부해 왔다. 석유공사 측은 “(김 사장이) 정부가 (사장) 교체 필요성을 설명하고 사임을 요청하면 거부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도 하차한 한국가스공사, 한국디자인진흥원, 한국가스안전공사, 발전자회사 4곳 수장에 이어 이들까지 사퇴함으로써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 사장 물갈이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내 돈 아닌데”… 바뀌지 않는 지방공기업 ‘혈세 낭비’

    “내 돈 아닌데”… 바뀌지 않는 지방공기업 ‘혈세 낭비’

    공단 임직원 성과급 과다 지급 하수처리장 수질 방치 추가부담 마구잡이 사업 강행 수백억 손실 위법 부당사례 71건 보완 조치 대구시설공단이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과다 지급했다가 적발됐다. 대구시는 현풍하수처리장의 방류수 수질기준 미달 사실을 알고도 이를 방치해 매달 2000만~3000만원씩 추가 예산을 썼다. 전남개발공사는 강진군과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공동 추진하면서 강진군의회로부터 ‘미분양 토지를 강진군이 일괄 매입한다’는 조건을 승인받지 않아 수백억원의 사업손실을 떠안게 됐다.감사원은 지방공기업들의 방만한 예산 집행과 무책임한 사업 추진 사례가 담긴 ‘지방공기업 경영관리 실태’ 감사보고서를 12일 공개했다. 지난 3월 27일부터 4월 28일까지 대구·경북 지역 6곳과 광주·전라 지역 7곳에 대한 감사 결과다. 이를 통해 모두 71건의 위법·부당 사례를 찾아내 관련자를 문책·주의하거나 제도를 보완하도록 조치했다. 대구시설공단은 2013~2015년 총인건비 인상률 기준을 초과했음에도 2015년도 경영실적보고서에는 기준을 준수한 것처럼 꾸며서 제출했다. 이를 통해 임직원 204명에게 성과급 6억 4000여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등 예산이 방만하게 집행됐다. 감사원은 관련자 3인을 경징계 이상 징계처분하도록 요구했다. 대구시는 2005년부터 현풍하수처리장 건설사업을 추진하면서 방류수가 수질 기준에 못 미치는데도 시설개선 없이 2009년 9월 1단계 사업을 마무리했다. 2단계 사업(2016년 11월 완공)은 준공 처리도 하지 않고 대구환경공단에 운영을 맡겼다. 이 때문에 방류수 수질기준을 맞추고자 별도 화학처리 비용으로 매달 2000만~3000만원씩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식성 유해가스가 발생해 근무자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 감사원은 책임자 징계를 요구하고 설비업체 측에 시설개선 및 그간 투입된 화학처리 비용 일체를 부담하게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전남개발공사는 강진군의회 의결 없는 미분양용지 매입협약이 법적 효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2010년 8월 해당 협약을 근거로 772억원 규모의 강진환경산업단지 조성을 강행했다. 지난해 6월 준공됐지만 올해 4월까지 분양률이 24.4%에 불과해 227억원의 적자가 났다. 감사원은 전남개발공사 사장에게 담당자 2명의 비위 사실을 알리고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광주도시공사는 2015년부터 퇴직 예정자에게 해외연수비 명목으로 부부 기준 340만원씩 여행비를 지원해 왔다. 이에 감사원은 업무와 관련 없는 해외경비 편성을 금지하라고 통보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최성 고양시장, ‘지자체장 사찰’ 의혹 이명박·원세훈 고소

    최성 고양시장, ‘지자체장 사찰’ 의혹 이명박·원세훈 고소

    최성 고양시장이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을 검찰에 고소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에 관해서다.최 시장은 이날 국정원의 정치 사찰과 탄압으로 시정 운영에 피해를 당했다며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 관련 실무자 등에 대해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및 직권남용,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나 국정원 등이 생산했다고 추정되는 문건들을 공개하면서 이들이 야권 지자체장 31명의 동향을 보고하고 제압 대상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2011년 국정원이 생산한 것으로 보이는 ‘야권 지자체장의 국정운영 저해실태 및 고려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에서 최성 시장은 ‘박원순 유착 행보’를 보였다고 보고됐다. 최 시장 외에도 안희정 충남지사와 최문순 강원지사가 포퓰리즘 정책 남발 단체장으로, 강운태 당시 광주시장과 송영길 당시 인천시장이 대북정책 불신 단체장으로 분류됐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좌파단체를 편향 지원한다고 분류됐다. 문건은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제어가 필요하다며 예산 삭감이나 재정운영 실태 감사 등을 방법으로 제시했다. 최 시장은 이 문건대로 자신과 고양시에 대한 정치·행정·재정적 압박이 가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새누리당 정치인이나 보수단체가 의혹을 제기하면 우호적인 언론이 기사화하고 SNS와 현수막 등으로 재생산됐으며 새누리당 소속 고양시의원은 지방의회에서 단체장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의 직원 징계 요구, 행정자치부의 지방교부금 수백억원 감액 등도 문건 내용대로 실행에 옮겨졌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 시장은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국정원의 명예실추 공작 의혹도 고소장에 포함했다. 또 박원순 시장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문건에 적시된 다른 지자체장들과도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국정원을 정권 유지의 수단으로 악용해 각종 공작을 한 것은 지방자치를 파괴한 헌법 위반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짓밟는 반역사적 범죄 행위”라며 “국가에 의한 지자체 탄압이 박근혜 정권까지 이어졌을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밝혀지는 대로 추가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KAI 5000억 분식’ 하성용 前대표 구속기소

    검찰이 하성용 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를 5000억원이 넘는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또 비리 관련 본부장급 임원 3명 등 KAI 전·현직 경영진 9명도 재판에 넘겼다. 2015년 2월 감사원이 검찰에 자료를 이첩한 지 2년 8개월 만이다. 수사 초기 KAI 경영비리를 넘어 정·관계 로비로 검찰의 칼끝이 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종착지는 하 전 대표가 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이용일)는 11일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하 전 대표를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과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하 전 대표는 2013년부터 올 1분기까지 선급금 과다 지급 등의 방식으로 매출(5358억원)과 당기순이익(465억원)을 조작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또 KAI가 분식 재무제표를 이용해 금융권 대출 6514억원을 받고 회사채 6000억원, 기업어음 1조 94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하 전 대표 등은 이런 분식회계를 통한 업무성과를 바탕으로 상여금 73억원도 받았다. 하 전 대표는 20여억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그는 2007~2008년 KAI의 외화 자산을 팔며 환율조작으로 10억 4100만원을, 2006~2015년 ‘카드 깡’과 ‘상품권 깡’으로 노사활성화비 예산 중 4억 6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3년 국세청이 이 같은 횡령액에 대해 5억원의 소득세를 부과하자 회삿돈으로 대납했다. 또 2013~2016년 KAI가 공채 지원자의 서류를 조작하는 등의 방식으로 15명을 부정 채용하는 일에도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협력사인 Y사 대표에게 수리온 헬기 부품 등을 납품하는 T사를 설립하게 하고 이 회사 지분 5억원(액면가)어치를 차명 보유한 혐의(배임수재 등)도 받는다. 검찰은 하 전 대표 외에도 심모 재경본부장 등 전·현직 경영진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부정 채용 의혹과 관련해 사천시 국장급 간부 박모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의 동생인 모 방송사 간부와 전 공군참모총장 등 나머지 청탁자들은 뇌물수수로 처벌되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어서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비리 원스트라이크 아웃, 환경산업연 고강도 개혁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11일 임직원 비리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파면 등 중징계(원스트라이크 아웃)키로 했다. 최근 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인증의 90%가 법정처리기간(30일)을 넘기는 등 역량 부족을 드러낸 가운데 연구기관 선정비리와 인증담당 직원 금품수수 등 비리가 이어지면서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을 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비리 근절과 환경전문공공기관으로서 역량 강화를 위한 ‘리스타트 개혁 종합대책’을 마련해 고강도 개혁을 추진한다. 우선 비리근절 및 예방 대책으로 환경부·감사원 등 상급기관 감사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에 착수하고 비리가 드러난 경우 엄벌키로 했다. 감사기능의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를 위해 감사실장을 외부에서 채용하고 현재 3명뿐인 감사 인력을 늘려 사전 감찰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업 혁신 방안으로 참여와 공정에 기반한 연구 개발 추진과 환경인증 신뢰도 제고도 추진한다. 인증 과정의 특혜·비위 논란을 막기 위해 이해관계자의 인증 참여를 원천 배제하고, 환경마크 인증제품 중 생활밀착형·화학제품에 대한 사후관리를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실시키로 했다. 특정 연구분야 연구자 쏠림 및 독식 완화를 위해 신진 연구자 참여 할당제와 자유공모제를 확대하고 전공·경력과 연계한 매체별 박사급 전문가 채용도 추진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전문성 향상을 위해 전문직위제 및 경력개발제도를 시행하고 성장동력 발굴 전담부서도 신설, 운영한다. 남광희 원장은 “환경전문기관으로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전 직원이 힘을 다하겠다”면서 “조속한 조직 개편 및 인사를 마무리하고 매월 추진실적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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