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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 공사 신고 의무화 등 ‘싱크홀 특별법’ 내년 제정

    지반침하(싱크홀)를 막기 위해 2016년부터 지하공간 개발자는 의무적으로 사전 안전성 분석을 실시하고 인허가 기관에 신고, 승인을 받은 뒤 착공해야 한다. 또 지하공간 개발·이용자와 인허가 기관은 해당 현장뿐만 아니라 인근 지반과 시설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까지 예측·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4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지하공간 통합안전관리체계 마련, 3차원(3D) 지하공간통합지도 구축, 굴착공사 주변 안전관리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지반침하 예방대책을 확정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하공간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가칭)을 제정하기로 했다. 특별법은 내년 중 제정, 2016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서울신문 9월 18일자 2면> 대책에 따르면 지하공간 개발자는 지하수, 지반 및 인근 시설물의 안전대책을 먼저 검토하고 수립한 뒤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안전에 문제가 없을 경우에만 계획을 승인받아 착공해야 한다. 시공자와 감리자에게 맡기고 있는 굴착공사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대형 굴착공사의 경우 지반특성, 지지력 등에 대한 분석을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굴착공사 안전관리센터가 설치되고 굴착공사 불시점검제도 도입된다. 싱크홀에 대한 주민불안을 없애기 위해 지자체는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시설안전공단에 내년 1월까지 지반안전본부를 설치, 매뉴얼 개발과 지자체 인허가 컨설팅 업무를 지원할 계획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서울 비리 뉴타운

    서울 지역 주요 뉴타운지구에서 재개발조합 간부들과 용역업체·시공업체 간 수십억원대의 ‘검은돈’이 오간 사실이 검찰 수사로 확인됐다. 사업 추진 단계부터 실제 공사가 진행되기까지 만연된 온갖 비리로 조합원들은 추가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근수)는 2006~2011년 가재울·왕십리·거여·북아현 등 서울 지역 뉴타운지구 4곳의 재개발 사업 과정에서 각종 이권을 둘러싸고 리베이트를 주고받거나 공사비를 부풀린 혐의 등으로 이들 지역 재개발 조합 전·현직 임원과 시공사 관계자, 철거업체 대표 등 15명을 구속기소하고,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 해당 지역에서는 재개발사업 추진위원회 구성 때부터 철거업체나 정비사업관리업체가 금품을 매개로 깊숙이 개입해 조합 임원들과 유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철거업체 대표 고모(52·구속)씨 등은 2006~2011년 가재울3구역, 왕십리3구역, 거여2-2지구 등 3곳의 재개발조합 임원들에게 대여금 형식으로 10억원 상당의 뇌물을 건네고, 하도급업체로부터 16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실체가 없는 외부 용역업체를 만들어놓고 조합원들에게 시공사 선정 등을 위임받는 내용의 서면동의서를 받은 뒤 사실상 사업을 좌지우지했다. 이 과정에서 폭력조직까지 동원한 사실도 확인됐다. 일부 조합장들은 조합원들의 의사를 왜곡하고, 고씨 등이 운영하는 철거 하도급업체, 시공사 측으로부터 금품을 챙겼다. 가재울 3구역 조합장 한모(59·구속)씨는 다른 조합 임원 5명과 철거 공사 수주 대가로 고씨가 운영하는 철거업체로부터 1억 5000만원 상당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왕십리 3구역 조합장 이모(69·구속)씨 등 5명 역시 고씨 등으로부터 2008~2010년 각종 용역 수주에 도움을 준 대가로 12억 5000만원을 받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일부 대형 건설사 직원들은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해 재개발 사업을 총괄 추진하던 정비사업관리업체에 억대의 금품을 줬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재개발조합 임원들이 설계·감리 등 각종 용역업체들로부터 10%의 리베이트를 관행처럼 받아온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소문이 무성했던 관행적인 리베이트 지급과 뿌리 깊은 비리 구조가 확인됐다”면서 “이 같은 검은 거래는 결국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다른 지역에서도 이 같은 비리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키로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IS참수’ 피터캐식 부모 “아들과 모든 억류자 위해 기도를…용서하고 치유하자”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참수된 미국인 구호활동가 피터 캐식(26)의 부모는 17일(현지시간)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의 한 감리교회에서 짤막한 성명을 발표하고 자신들의 아들과 다른 모든 억류자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어머니 폴라 캐식은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우리의 가슴이 찢어지고 세상은 무너졌지만 결국은 치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이 동시에 현실주의자도 될 수 있고, 이상주의자도 될 수 있다면 그가 바로 피터”라면서 “피터의 삶은 그가 줄곧 올바르게 살아왔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회고했다. 아버지 에드 캐식은 “오늘 저녁 해질 무렵 ‘압둘 라흐만’(피터의 이슬람 개종 이름)을 위해 기도해 달라”면서 “시리아와 이라크, 그리고 전 세계에서 자신의 뜻에 반해 잡혀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 가족이 아들의 죽음을 조용하게 애도할 수 있게 해 달라”면서 “그리고 용서하고 치유를 시작하자”고 덧붙였다. 캐식의 부모는 아들이 생전에 이슬람으로 개종한 것을 고려해 이슬람-기독교 합동 장례식을 준비 중이라고 캐식의 가족 대변인이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고]

    ●노병모(감리교 장로)씨 별세 이철휘(서울신문 사장)장휘(전 SK 고문)씨 모친상 김백준(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안승재(전 한양주택 부회장)이상선(예비역 육군 장성)씨 장모상 1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9시 (02)3010-2230 ●황대연(자영업)해연(현대백화점 판교복합몰 프로젝트매니저 상무)소연(자영업)씨 부친상 정철승(LG상사 상무)씨 장인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7시 (02)3010-2263 ●김종훈(이대목동병원 외과 의사)경림(마산은혜병원 원장)종숙(부산세계로병원 영양사)씨 부친상 고정현(부산세계로병원 외과 과장)이정훈(마산은혜병원 부원장)김도완(부산지방경찰청 112상황실 팀장)씨 장인상 11일 창원 영락원장례예식장, 발인 14일 오전 8시 (055)256-9572 ●이한중(경인일보 이사)씨 장인상 12일 인천 한림병원, 발인 14일 오전 9시 (032)550-9603
  • 건축물 철거 땐 감리자 의무화…영등포, 근로자 안전교육 강화

    서울 영등포구가 연면적 500㎡ 이상 건축물 철거 때 감리자를 지정하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구는 구민 안전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축물 철거공사 안전관리 개선계획’을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지금까지 일정 규모 이하(31m, 10층 미만) 건축물은 건축주 신고만으로 철거할 수 있어 제대로 관리감독을 받지 않은 채 영세업체의 무리한 철거로 사고 발생의 우려가 높았다. 건축주는 모든 건축물 철거 때 근로자 안전 교육을 강화한 철거 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새 계획서에 따르면 관리자는 안전교육 시기, 교육일지 배치 등을 추가로 작성해야 한다. 또 지하 2층 또는 지상 3층 이상이나 연면적 500㎡ 이상 건축물 철거 땐 감리자를 지정하도록 한다. 감리자가 없는 소형 철거 공사장은 현장 조건을 확인한 후 철거 신고를 처리하게 된다. 철거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안전관리 교육도 강화한다. 사고 때 피해를 최소화하는 완충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최소한의 도로 점용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조길형 구청장은 “이번 계획을 통해 철거 공사장에서 인재에 따른 사고를 없애 안전 일등 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지자체 “말로만 안전”… 불감증 여전

    전국 지자체들이 말로만 안전을 외칠 뿐 예산 지원은 턱없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와 방화대교 접속도로 붕괴사고 뒤 공사장 안전관리에 2년간 약 185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는 17%만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배정한 금액 중에서도 실제 집행된 건 22%에 그쳤다. 서울시의회는 3일 펴낸 ‘2014년도 서울시 주요 시책사업 분석·평가보고서’에서 시가 지난달 내놓은 ‘공사장 안전사고 재발방지 개선대책’에 대해 전시성 성격의 보고용 정책이라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관련 소요 예산은 지난해 17억 7500만원, 올해 167억 8400만원 등 총 185억 5900만원이었다. 하지만 시는 지난해 관련 예산을 아예 확보하지 못했고, 올해도 32억 9000만원만 배정됐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서울 제물포 터널공사에 시범적으로 해외의 선진감리 시스템을 도입할 목적으로 당초 예산을 편성했는데 주민들의 반발 등으로 사업 시행이 늦어져 예산 조정 과정에서 삭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의회 관계자는 “나열식 대책과 대규모 사업비 편성은 그동안 안전을 도외시한 채 공사를 해오다 대형사고가 나니까 서둘러 대책을 만든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전 예산이 책정되지 않아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경북 지역 총 5544곳의 저수지 가운데 77.8%인 4311곳이 내구연한 50년을 넘겨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2000여곳은 정비가 필요한 C등급 이하다. 저수지 인근에 인가가 있어 인명피해 우려가 큰 곳도 89곳이나 된다. 실제로 지난 9월 6일 오후 10시 30분쯤 경주시 보문단지 인근 북군저수지에서 물이 새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저수지(총저수량 11만 7000t 규모)는 농업용수용으로 1971년 준공됐으며, 안전 등급은 C등급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심각하지만 도는 해마다 100억원 정도의 예산으로 100여곳의 저수지를 보수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한편 지난 8월 25일 기록적인 폭우 피해를 입은 부산은 안전 관련 예산을 예년보다 크게 늘렸다. 올해 안전 관련 예산은 국·시비를 합쳐 총 1825억 9100만원이며, 지난달까지 1188억 4500만원을 집행했다. 서울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현장 블로그] 지현이와 함께 떠오른 가족들의 분노

    [현장 블로그] 지현이와 함께 떠오른 가족들의 분노

    지난 28일 102일 만에 세월호 실종자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울컥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전남 진도를 떠난 뒤에도 끝까지 기다린 가족들, 하루도 쉬지 않고 수중수색을 이어 나간 민·관·군 합동구조팀 덕분에 황지현양은 늦게나마 우리 곁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튿날 기자회견에서 실종자 가족들은 희망과 분노가 뒤엉킨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 인양을 거론하면서 꺼져 가던 희망의 끈을 황양의 시신 수습으로 되살렸지만, 오랜 기다림은 어느새 분노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실종자 가족대책위원회가 합동구조팀에 고마움을 나타내면서도 수색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 까닭입니다. 무엇이 가족들에게 의구심을 품게 만들었을까요. 합동구조팀에 참여하고 있는 한 민간 전문가는 “신뢰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수색하는 이들의 의지와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지휘체계가 있어야 하는데, 기관에서는 사고나 안전상 책임을 민간에 떠넘기는 형국이어서 업체들은 상당한 부담을 안은 채 참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전부터 수색팀과 별도로 감리팀을 운영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지만, 기존 작업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수색이 완료됐다고 분류한 지점에서 뒤늦게 실종자들이 발견되는 일이 반복되자 가족들의 불신이 더욱 커진 것입니다. 수색 방식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소통과 신뢰 없이 이어지는 고된 작업이 효율적일 리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잠수사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민간 잠수업체 관계자는 “스트레스와 트라우마에 시달리지만 여론은 아무런 관심이 없다”면서도 “(102일 만에 실종자가 발견된) 지금은 고충을 말할 타이밍이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팽목항의 많은 잠수사는 100회 이상 잠수를 거듭하면서 심각한 건강 이상 징후를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황대식 해양구조협회 본부장은 “잠수를 할 때마다 건강이 손상되지만 유례없을 만큼 긴 작업을 이어 갈 수밖에 없어 우려스럽다”며 “더 추워지기 전에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융아 사회부 기자 yashin@seoul.co.kr
  • 숭례문 ‘엉터리 단청장’에 속은 문화재청

    전통기법으로 국보 1호 숭례문 단청 복구 공사를 하겠다던 장인이 몰래 화학안료와 화학접착제를 쓴 사실이 드러났다. 심지어 3억 9000여만원의 인건비를 빼돌리기도 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전통기법을 이용해 숭례문 단청 복구 공사를 하겠다고 계약한 뒤 화학안료·접착제를 사용하고 인건비를 줄여 부당이득을 챙긴 홍모(58) 전 숭례문 복구공사 단청장과 제자 한모(48)씨 등 6명을 사기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또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문화재청 공무원 최모(55)씨 등 5명은 직무유기 혐의로, 공사 과정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감리사 이모(50)씨 등 2명은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했다. 중요무형문화재 보호자인 홍씨는 2012년 8~12월 숭례문 단청 복구 공사를 진행하면서 계약 내용과 달리 화학안료와 접착제를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그는 돌가루와 조갯가루 등을 이용한 전통방식 복원에 자신 있다고 밝혔지만 공사가 시작되자 어려움을 겪었다. 색이 잘 발현되지 않았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아교가 엉겨붙었다. 홍씨는 이를 숨기려고 화학안료를 전통안료와 2대8 비율로 섞고 화학접착제도 1대3 비율로 물에 섞어 사용했다. 날림으로 작업한 단청은 공사가 끝난 후 3개월 만에 벗겨졌다. 재시공에 필요한 비용은 11억원으로 예상된다. 앞서 2009년 12월 홍씨는 ‘전통기법만을 이용해 단청을 입힐 수 있다’고 문화재청을 속여 숭례문 복구공사의 단청장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홍씨가 전통기법으로 단청을 복구한 경험은 1970년대 스승이 맡은 금정산성 복원 공사에 잠시 참여했던 것이 전부였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학벌 넘어 능력사회로] 한국 직업교육의 패러다임 전환

    [학벌 넘어 능력사회로] 한국 직업교육의 패러다임 전환

    섬유용 친환경 인쇄잉크를 만드는 경기 양주시의 ‘에이원’은 숙련 직원들의 기술을 신입사원에게 전수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지난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도입했다. 그동안 이 회사에서 기술 전수는 고참 직원들이 신입사원을 붙잡고 일일이 가르치는 도제식으로 이뤄졌다. 에이원은 국가직무능력표준 홈페이지(www.ncs.go.kr)에서 매뉴얼을 내려받아 기계 조립 계획 수립, 조립 작업 준비, 기계장치 조립 등 3개 과정에 도입했다. 그 결과 2012년 85시간이 걸리던 공정 시간은 55시간으로 줄었다. 하루 5280㎏이던 인쇄잉크 생산량은 6600㎏으로 늘었다. 덕분에 지난해 1억여원의 원가 절감 효과를 거뒀다. 신태우 에이원 녹색경영지원그룹 차장은 “신입사원 교육에 적용해 보니 효과가 상당히 좋았다”고 말했다. 국가직무능력표준이 산업계와 교육계의 관심 사안으로 떠올랐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그동안 거부감을 느끼던 회사와 학교 현장에서의 도입이 늘고 있다. 27일 교육부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2년까지 개발된 국가직무능력표준은 331개다. 현 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해 250개를 새롭게 개발하고 올해 557개를 개발, 보완하는 등 박근혜 정부가 박차를 가하면서 활성화되는 양상이다. 국가직무능력표준은 산업 현장에서 회사들이 제각각의 방법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학교는 산업 현장과 괴리된 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추진됐다. 현재 1만 6000개의 직종이 있는데 한국고용직업분류를 따라 이를 정리하면 대분류가 모두 24개, 중분류 77개, 소분류 227개, 세분류가 857개다. 정부가 만들고 있는 국가직무능력표준은 바로 이 세분류 857개다. 대분류 중 ‘건설’을 예로 들면 중분류는 ▲건축공사·관리 ▲토목 ▲건축 ▲산업환경 설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건축’을 세분화하면 ▲건축설계·감리 ▲건축시공 ▲건축설비 설계·시공으로 나눌 수 있다. 소분류의 ‘건축시공’을 세분류로 한 번 더 나누면 ▲건축목공 ▲미장 ▲방수 ▲타일시공으로 나눈다. ‘타일시공’과 같은 세분류 1개가 바로 국가직무능력표준의 1단위인 셈이다. 고용노동부는 각 직업에 필요한 직무 능력을 체계적으로 분류해 857개의 매뉴얼을 만들고 산업 현장에 배포한다. 교육부는 특성화고나 전문대학 등에서 배울 수 있는 교재인 ‘학습모듈’을 만들어 교육 현장에 배포하고 있다. 올해 고용부는 288개의 국가직무능력표준을 신규로 개발하고 기존 269개를 보완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55개의 학습모듈을 개발했고 올해 175개를 개발할 예정이다. 2016년까지는 모두 777개의 학습모듈이 개발된다. 회사는 고용노동부가 만든 매뉴얼을 현장에 적용하고, 학교들은 교육부가 만든 학습모듈을 내려받아 학생을 가르친다. 모두 국가직무능력표준에서 나왔기 때문에 회사에서 하는 업무와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거의 일치한다. 예를 들어 고용부가 대분류 ‘건설’의 세분류인 ‘타일시공’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면 학교에서는 타일시공에 대한 학습모듈로 현장에 투입되는 인재를 기르는 방식이다. 서울 영등포구의 돈보스코 직업전문학교는 2012년 교육과정에 국가직무능력표준을 도입했다. 시중 교재로 강의식 수업을 하던 것에서 학습모듈을 받아 가르쳤다. 시중 교재들은 현장과 맞지 않는 내용이 많았지만 국가직무능력표준에 따른 교재를 통해 배우니 현장의 생생한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자기계발 등 기초소양을 기르기 위해 도입했지만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전공과목까지 도입했다. 노중일 돈보스코 직업전문학교 기계가공조립과 교수는 “국가직무능력표준을 도입하니 수료생 대부분이 2~3주면 기계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6개월 이상 취업을 유지한 학생이 2011년까지 12~13% 수준에 불과했지만 두 해 동안 교육한 후에는 두 배를 웃도는 25%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국가직무능력표준은 기술자에 대한 평가 기준도 된다. 국가직무능력표준 5단위를 이수한 A씨가 다른 회사로 옮겨 갈 때 그를 채용하는 회사는 회사 내에서 5단위를 이수한 이와 비슷한 대우를 해 줄 수 있다. 지금까지 기업이 ‘어느 대학, 무슨 과를 나왔느냐’로 사람을 평가했다면 국가직무능력표준이 정착한 뒤에는 ‘어느 분야의 몇 단위를 이수했느냐’로 평가할 수 있다. 국가직무능력표준이 잘 정리된 영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8단위를 이수하면 박사, 7단위를 이수하면 석사, 6단위는 학사 등의 방식으로 학위 수여도 하고 있다. 정부는 산업 현장과 교육 현장이 국가직무능력표준을 중심으로 서로 맞대응하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올해 35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졸 신입사원을 선발한 뒤 이들을 본격적으로 업무에 투입할 때까지 걸리는 교육 기간은 18.3개월, 비용은 1인당 5960만원에 이르렀다. 이는 산업 현장과 교육 현장의 괴리가 그만큼 심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승일 전 교육부 차관은 “국가직무능력표준이 정착되면 신입사원 적응 교육 기간이 단축되고, 실업자 직업훈련 성과 개선 등 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가 모두 1조 1545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앞으로 학벌을 따지기보다는 국가직무능력표준을 어느 정도 이수했느냐로 학생이나 직원들을 뽑는 구조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신흥기업 (8)서울반도체] 특허소송때 담배 끊고 1년여 머리도 안자른 ‘집념의 승부사’

    [재계 인맥 대해부 신흥기업 (8)서울반도체] 특허소송때 담배 끊고 1년여 머리도 안자른 ‘집념의 승부사’

    “세상은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다.” 이정훈(61) 서울반도체 대표가 대학시절 귀에 딱지가 앉도록 자주 듣던 말이다. 이 대표의 부모는 그가 학업에 소홀하다 싶으면 “공부를 그렇게 허투루하다가 사회에 나오면 세상이 만만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오로지 등산 동아리에만 심취해 했던 이 대표가 발광다이오드(LED) 업계의 거물로 성장한 데는 어떤 배경이 있었을까. 자세한 가정사 등을 일절 공개한 바 없는 이 대표의 가맥과 인맥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1953년 경기 광명에서 나고 자란 그는 광명에서 알아주는 만석꾼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부유하게 자랐다. 어머니 고 박순여씨는 그를 끔찍이 아꼈는데, 서울반도체 인수 당시 “조그마한 구멍가게 인수해서 뭐하러 고생하느냐”고 말했다는 일화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다. 이 대표의 어머니는 2001년 5월 암으로 작고했다. 이 대표는 고려대 물리학과 71학번이다. 1975년부터 2년간 ROTC로 복무한 뒤 1979년 고려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땄다. 1981년 제일정밀공업 과장으로 입사해 회사 경험을 쌓다 1983년 오클라호마대 MBA 대학원에 진학했다. 1985년에는 둘째 형인 이정인(65)씨가 운영했던 삼신전기 임원으로 합류한다. 당시 삼신전기는 자동차부품업체를 생산했던 중소기업으로 액정식 계기판과 히터컨트롤박스 오염방지 장치 등을 생산했다. 이 대표는 삼신전기의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영업부터 기술 연구 부문까지 전 영역에서 경영 감각을 키웠다. 정인씨는 1987년 회사 경영권을 현 삼신이노텍 김석기씨에게 넘겼고, 1991년까지 부사장으로 있던 이 대표는 1992년 눈여겨보던 서울반도체를 인수했다. 3남 2녀 가운데 막내인 이 대표의 첫째 누나 이정자(76)씨는 노창희(76) 전경련 고문과 결혼했다. 노 고문은 전 유엔대사를 지낸 인물로 이 인연은 농심가까지 연결된다. 노 고문은 노홍희 신명전기 전 사장의 아들로 신격호 회장의 둘째 남동생인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과도 혼맥으로 이어져 있다. 신춘호 회장의 3남 동익씨(농심유통계열사 메가마트 부회장)가 바로 노재경씨와 결혼했는데 재경씨는 노 고문의 조카다. 정자씨와 노 고문 사이에는 노재령(51·여) 국립현대미술관후원회 상임이사, 노재호(48)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가 있다. 첫째 형인 이정환(67) GS&J 인스티튜트 이사장은 농사꾼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국내 대표적인 농업경제학계의 학자가 됐다. 1946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농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홋카이도대학원에서 농업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한국농촌 경제연구원에서 연구 활동했다. 2005년 연구원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정환씨는 민간 연구기관인 GS&J 인스티튜트를 설립해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농업 통상 문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한·미FTA 자원위원회 위원, 농업농촌 특별 대책 위원회 통상협의회 의장을 맡는 등 대외활동도 왕성하다. 둘째 누나인 고 이정신은 수필 문학가로, 전 감리교 전국여선교회 회장을 지냈다. 2009년 3월 작고한 정신씨의 남편 천광남씨는 고층 비상탈출 장치로 1984년 제네바 국제 발명 신기술 전시회에 참가할 정도로 주목받았던 엔지니어다. 컨베텍 기술 고문을 지냈다. 경기 안성에서 중앙회계사무소를 운영하는 천승희씨가 장남, ‘언플러그드 보이’ 등 독특한 화법으로 신선한 돌풍을 불러일으켰던 만화가 천계영(45·여)씨가 정신씨의 차녀다. 이 대표는 카리스마 넘치는 화법과 치밀한 경영 스타일을 가졌다고 평가받는다. 지금도 영업 전방에서 왕성하게 뛰고 있다. 호방한 성격으로 전형적인 리더라는 평이 많지만 실제로는 조용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인물이라고 측근들은 전한다. 기술개발과 경영을 두루 섭렵한 그는 한번 마음먹은 분야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파고드는 성격이다. 기업설명회(IR) 등에서 다양한 국가의 LED 산업에 관한 질문에도 통찰력 있는 답변을 제시한다. 일벌레로도 유명한데 명절에도 회사에 나와 근무를 하는 등 일년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고 있다. 세계 5개 법인, 40개 대리점을 챙기느라 분주한 그는 직원과 소통하는 데도 열심이다. 분기별로 임직원과의 토크쇼를 열고, 패밀리 데이 등 직원들의 가족까지 살뜰히 챙기는 따뜻한 리더다. 한번은 임직원 수십 명에게 자비로 주식을 사서 나눠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대표의 영업성공률은 80~90%로 비즈니스 영업의 귀재”라면서 “비즈니스 정도와 예절에 능숙하다. 매우 세련됐다”고 평했다. 또 “일에서만큼은 엄격하고 직원들에게 비전을 심어주는 데도 탁월하다”면서 “한번 본 사람은 이 대표의 열정과 씀씀이에 감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에서도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임원들이 부진하다 싶으면 특단의 조치도 내린다. 아예 회의를 시작부터 끝까지 서서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집도 세다. 실적이 부진했던 2007년에는 원하는 바를 이룰 때까지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실제 이 대표는 2007년 10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1년 2개월 동안 이발소를 찾지 않았다. 이때가 바로 세계 1위 LED 기업인 일본 니치아화학공업으로부터 특허 관련 소송을 당했을 때다. 애연가였던 이 대표가 담배를 끊었던 때도 이쯤이다. 건강해야 잘 싸울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대표는 결국 골리앗이었던 니치아화학공업을 이겼다. 호시탐탐 LED 연구인력을 빼가려는 대기업과 맞선 것도 이 대표의 뚝심이 컸다. 연매출 1000억원 때부터 그는 대기업들과 ‘부정경쟁방지법’을 근거로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스스로 “인맥은 거의 없지 않나”라고 말하지만 그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와 이채욱 CJ그룹 부회장 등 거물급 인사와 친분이 남다르다. 이 중 한 전 총리는 서울반도체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데다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에서도 각각 장관 자리에 올라 정·관계 영향력이 크다. 때문에 이 대표가 삼고초려 끝에 한 전 총리를 모신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국무총리 시절 녹색성장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고효율 친환경 LED 사업을 추진하는 서울반도체와 통한다. 이채욱 부회장은 GE코리아 사장과 GE아태지역 헬스케어사업을 총괄하는 GE아시아성장시장 총괄 사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이 부회장도 과거 서울반도체 사외이사를 지냈다. 제일기획 대표이사, 삼성물산 사장 등을 거쳐 야후 코리아 경영고문을 지낸 신세길 서울반도체 회장도 이 대표가 어려울 때마다 조언을 얻는 최측근이다. 신 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2002년 서울반도체 회장으로 부임했다. 이 대표는 알아주는 등산광이다. 부인 김재진(60)씨도 대학교 등산 동아리 활동을 통해 만났다. 슬하에는 아들 민호(34)씨와 딸 민규(27)씨가 있다. 그는 엄격한 자식 교육으로 정평이 나있는데 ‘인생은 드로잉’이라는 자신의 좌우명을 가르친다고 한다. ‘인생은 다시 지우고 그릴 수 없는 그림을 그려간다’는 말로 신중하게 첫 단추를 잘 끼우고 미리미리 준비하라는 말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울광장] ‘누구’의 안전 불감증인가/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누구’의 안전 불감증인가/문소영 논설위원

    “환풍구가 위험한지 어제서야 처음 알았어요!” 지난 18일 열린 한국언론학회 정기세미나에서 만난 50대 언론학 교수의 발언이다. 환풍구에 서서 걸그룹 공연을 보다가 27명의 사상자가 난 판교 사고에서 더 경악한 사실은 ‘환풍구가 위험하다’는 깨달음이었다. 나만 몰랐던 것도 아니었다. 서울 광화문 출근버스에서 내려 200~300여m를 걷는 동안 서울 지하철의 환풍구를 최소 한두 개 밟으며 출근하는 사람들이 위험을 인식했을까. 매캐한 냄새나 겨울이면 수증기가 올라오는 그 환풍구를 좋아서 밟는 것도 아니다. 인도가 좁아 출근길의 바쁜 사람들을 피해 다니느라 그리 되는데, 앞으로는 타인을 밀치고라도 악착같이 인도로 파고들어야 할 판이다. 인도의 환풍구와 돌출형 환풍구는 강도가 5배 차이가 난다지만, 그 차이를 감지해 환풍구의 안전 여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졸지에 안전불감증 시민으로 전락해 잔뜩 주눅이 든 사람들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안전불감증이라는 말은 가치중립적인 단어처럼 보이지만, 그 단어야말로 무책임하고 특정세력을 보호하는 정치적인 단어다. 시민의 안전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보호해달라며 세금을 내는 시민들에게 ‘너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며 책임을 떠넘기기 때문이다. 마치 지난 연말 신용카드사들이 신용정보를 허술하게 관리해 국민 대다수의 개인정보를 낱낱이 유출한 뒤, 적반하장으로 TV광고에서 “개인정보는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가르치려는 식이다. ‘환풍구 사고’ 책임을 거칠게 따져보자. 건축물을 시행·시공하는 회사, 그 건축물을 감리하는 기관, 시공과 감리를 관리하는 공무원과 정부, 필요한 규정을 제정하고 정비하는 의회 등의 책임 아닌가. 시민의 안전이 담보될 수 있는 도시를 건설하라고 세금도 내고, 그 세금으로 공무원 월급이나 의회의 세비도 지급하고 있다. 독특한 환풍구 설계로 도시 미관을 강화한 일본의 사례는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 행사의 진행도 문제였다. 허가받은 행사 기획과 다르게 무대가 설치됐고, 약속된 안전요원도 배치되지 않았다. 기획안에 따르면 환풍구는 무대 뒤쪽에 있어 구경꾼들이 서 있을 수도 없는 곳이었다. 또 기획안대로 안전요원이 배치됐어야 했다. 무엇보다 행사장 인근의 취약한 구조물에는 군중이 접근할 수 없도록 사전에 차단·봉쇄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대로 되지 않았다. 겉만 번지르르한 기획안이 승인되자 진행 과정에서 나타난 변경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애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게 된 원인이다. 시민이 각자도생해야 한다면 국가·정부가 왜 필요하단 말인가. 다리 상판이 뚝 떨어져 나가 출근·등교버스가 강물로 추락한 성수대교 사고는 누구의 안전불감증인가. 쇼핑하다 무너져내린 건물 더미에 무고한 시민이 깔려 숨진 삼풍백화점 사고 또한 누구의 안전 불감증인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속담처럼 개인이 주위 환경이 안전한지 일일이 확인하며 다닐 수는 없다. 대형 인명사고 앞에서 건널목을 무단횡단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식으로는 사고의 구조적인 문제에 접근할 수도, 해결할 수도 없다. 시공회사와 감리회사, 이 둘을 감독하는 정부를 왜 분리했나를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각자는 서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삼자의 이익은 서로 충돌하기 때문에, 각자의 업무영역만 제대로 지키면 원칙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들은 유착하고, 부당한 이익을 극대화했고, 그 부패한 이익을 나누는 과정에서 ‘그들이’ 안전 불감증에 빠진 것이다. 그 결정판이 세월호 참사다. 정부는 노후선박의 운항연한을 풀어주는 규제완화에 열중하고, 안전한 운행을 감시·관찰해야 할 민간기구는 퇴직 관료가 차지한 탓에 정부와 유착하고, 그 덕분에 재차 규제완화와 이윤 극대화가 쳇바퀴를 돌면서 어린 학생과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 때마다 책임을 잘게 쪼개서 면피하지 말고, 정부는 이제라도 제대로 안전감시와 예산투입을 해야 한다. symun@seoul.co.kr
  • [부고] 1세대 심리학자 장병림 교수

    [부고] 1세대 심리학자 장병림 교수

    한국 심리학자 1세대로 심리학 대중화에 힘썼던 장병림 서울대 명예교수가 23일 오전 9시 11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95세. 고인은 1918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나 북간도에서 시인 윤동주, 문익환·문동환 목사 형제 등과 함께 수학했다. 이후 일본 도쿄 메이지(明治)대에서 경제학과 심리학을 전공했고 1948년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배재중 교사, 감리교신학대 전임강사, 해군사관학교 교관 등을 거쳐 1955년 이후에는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거짓말탐지기 등을 활용한 과학수사 기법 발전을 주도했고, 1960년대 이후 김창룡 장군 암살 등 중요 사건마다 심리학적 추리로 단서를 제시해 범죄심리학자로 명성을 날렸다. 유족으로는 부인 예계영씨와 딸 장혜란(강북삼성병원 안과 교수)·미란(사단법인 한국YWCA연합회 실행위원)씨, 사위 김인겸(전 현대건설 부사장·현 ㈜경방 타임스퀘어 부사장)·정수복(사회학자)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강북삼성병원 장례식장 6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 오전 8시. (02)2001-1096.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모뉴엘·잘만테크 의혹 확산

    갑작스레 법정관리를 신청한 모뉴엘과 자회사인 잘만테크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있는 박홍석 모뉴엘 대표는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뉴엘이 금융권에서 빌린 여신 규모는 제1금융권 5900억원, 제2금융권 200억원 등 모두 61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코스닥 상장사 잘만테크의 거래량이 모회사 모뉴엘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 전에 급증하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잘만테크의 주가 동향과 거래량 등을 자세히 살펴보겠다며 감시 강화에 나섰고, 모기업인 모뉴엘의 회계기준 위반 혐의를 포착해 감리에 착수했다. 검찰도 모뉴엘의 수출 채권 부풀리기 등의 분식회계 혐의를 잡고 별도로 수사에 나선다. 23일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잘만테크의 일일 거래량은 지난 17일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잘만테크의 거래량은 지난 17일 18만 4000주로 전날(8만 8000주)보다 10만주가량 늘었다. 하루 거래량이 최근 10만주를 밑돈 것을 고려하면 17일 거래량이 급증한 것이다. 지난 20일과 21일의 거래량은 각각 16만 2000주와 21만 7000주로 집계됐다. 잘만테크 거래량이 들썩인 시점은 탄탄한 업체로 잘나가던 비상장사인 모뉴엘이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직전이었다. 잘만테크의 주가는 17일부터 약세로 돌아서 20일과 21일 각각 2%, 3% 이상 떨어졌다.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모회사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상장사인 잘만테크 주가와 거래 등에 변화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관련 내용을 한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검찰과 금감원은 모뉴엘과 잘만테크가 가공 매출을 계상해 매출액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해 온 정황을 포착했다. 금감원은 잘만테크의 기업회계기준 위반에 대한 제보가 접수돼 감리에 착수했고, 비상장사인 모뉴엘에 대해선 수사당국의 협조 요청이 오면 감리에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모뉴엘의 자회사인 코스닥 상장사 잘만테크가 기업회계기준을 위반했는지에 대해 감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모뉴엘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검사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은 모뉴엘이 허위 매출 채권을 담보로 제공해 수천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음주에 사건을 배당하고 정식 수사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국감 스타] 김희국 새누리 의원(국토위), 현장 행정가 출신답게 싱크홀 부실 처리 ‘꼼꼼 질의’

    [국감 스타] 김희국 새누리 의원(국토위), 현장 행정가 출신답게 싱크홀 부실 처리 ‘꼼꼼 질의’

    “서울시가 싱크홀 발생 구간인 지하철 9호선 919공구 감리업체의 부실 감리를 지난해 적발하고도 후속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이달 시작되는 석촌 싱크홀 제2차 정밀조사위의 위원들이 박창근 관동대 교수 등 1차 ‘면죄부’성 조사 때 참여위원 또는 박원순 시장의 주요 정책 참여 인사들인데 공정성이 훼손되는 것 아닌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희국 새누리당 의원은 20일 국토위의 서울시 국감에서 싱크홀 관련 부실 처리를 캐물으며 ‘현장 행정가’ 출신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당 재해대책위원장이자 이명박 정부 시절 국토해양부 제2차관 출신인 김 의원은 올해 국감에서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대안 제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첫 주차 국감에선 이런 점을 인정받아 새누리당이 자체 선정하는 ‘2014 국정감사 우수 의원’ 13명에 포함됐다. 그는 경기도 판교 환풍구 붕괴 사고 이튿날인 지난 18일엔 김무성 대표와 함께 현장을 직접 찾은 뒤 “현재 집회 (안전) 규제를 3000명 이상인 경우에만 하도록 돼 있는데 1년간 열리는 1000여건의 축제 중 3000명 이하 규모 축제가 훨씬 많다”며 “소규모 지역 행사, 집회에 대한 안전 규정도 법제화해야 하고 특히 공연, 행사 주최자의 안전 책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기고] 성수대교 붕괴 20년, 안전도시 가능한가/이동규 동아대 석당인재학부 교수

    [기고] 성수대교 붕괴 20년, 안전도시 가능한가/이동규 동아대 석당인재학부 교수

    1994년 10월 21일 아침 서울 성수대교가 붕괴됐다. 교각 중 일부 상판 트러스 약 50m 정도가 내려앉아 인명피해로 이어졌던 사고다. 사고 직후 서울시에서 대책본부를 가동해 원인을 조사했지만 당시 교량 안전검사 및 안전진단에 대한 전문가가 부족해 붕괴 원인을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조사 결과 주요 원인은 교량 설계 시 설계하중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시공 단계에서 부실한 공사와 감독이 만연했으며, 성능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1995년 고베대지진이 발생해 640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140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일본 역시 강진에 대한 내진설계의 기준이 없었다. 이에 일본은 1995년부터 2012년까지 민관이 합심해 일본 전 지역의 교량 등 대형 구조물에 대해 내진설계와 지진방지 공법을 적용한 성능개선 공사를 완료했다. 이후 성능개선이 이루어진 긴키 지방의 교량은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규모 9.0의 대지진에도 붕괴되지 않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성능개선 진단과 내진설계가 필요한 대형 구조물, 즉 교량, 자동차 전용도로, 그리고 터널 등이 여전히 존재한다. 성능개선 진단과 내진설계가 제대로 반영이 안 된 불완전한 대형 구조물에 대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하루빨리 전면 성능을 보강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담합과 횡령으로 인한 하도급 비리, 납품 비리, 부실시공 등이 존재한다. 총체적인 안전관리에 대한 부실운영도 지적되고 있다. 그리고 조심스럽지만 우려되는 부분은 최근 국토교통부 발의로 개정된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이다. 주요 내용은 기술직 공무원들이 해당 분야 자격증과 관련 실무 경력에 상관없이 특급 기술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 자격증과 경력이 없어도 기술직 공무원들은 언제든 건축회사, 감리회사 그리고 안전진단 회사 등에 재취업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처럼 공공관리에 대한 책임을 안일하게 또는 소홀히 다루게 될 때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갈등과 비용이 발생한다. 공공영역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관리감독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현장에 있어야 한다. 성수대교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20년이 되는 지금, 이 모든 것이 제도적으로 준비될 때 비로소 안전도시 만들기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 “소외 이웃 돌보고 회개… 제2의 개혁 계기로”

    “소외 이웃 돌보고 회개… 제2의 개혁 계기로”

    요즘 개신교계에서 가장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명제는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독일 신학자 마르틴 루터(1483~1546)가 1517년 10월 31일 속죄의 효력에 관한 ‘95개 조문’을 발표, 프로테스탄트(개신교) 탄생으로 이어졌던 개혁운동. 종교개혁 500주년을 3년 앞둔 지금 한국 개신교계에 ‘제2의 종교개혁’을 이루자는 목소리가 무성하다. 교단 연합기관과 교회 연합체, 교단들이 500주년 사업들을 앞다퉈 마련해 개혁과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은 연합기관 차원의 대표적 사안. 창립 90주년을 맞은 NCCK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교회의 연합과 갱신에 주력하기로 했다. 교회 개혁의 기치를 걸고 소외된 자들을 돌보는 일에 집중한다는 계획 아래 ‘한국교회 10대 개혁과제’도 세웠다. 최근 NCCK 차기 총무 단일후보로 확정된 김영주 현 총무는 “한국교회의 개혁 과제를 선정해 추진하면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을 준비에 우선 힘쓰겠다”고 밝혔다. 기독교한국루터회는 루터의 신앙 정신에 따라 설립된 교단답게 일찌감치 500주년 기념사업에 나섰다. 루터회는 최근 정기총회를 열고 루터 전집 및 관련 도서를 제작하는 한편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대회 ▲종교개혁지 탐방 ▲500주년 기념교회 설립 ▲500주년 기념 루터연구지 발행 ▲한·일 루터란 연합예배를 포함해 12개 사업을 추진할 것을 결의했다. 특히 한국교회의 제2의 종교개혁을 돕기 위해 루터의 저작과 그의 신학과 사상을 다룬 양질의 도서들을 우선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기독교 출판사인 ‘컨콜디아사’를 통해 출판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하디1903성령한국’을 통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준비하면서 성령운동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감리회는 하디 선교사의 회심 110주년 기념과 함께 지난 5년간의 감리회 사태를 회개하고 종교개혁 500주년을 원년으로 새로운 감리회의 미래를 열기로 했다. 한편 예장 합동은 최근 총회에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을 예장고신 등 개혁신앙에 동의하는 교단들과 함께 준비·시행키로 결정했다. 예장 합동은 특히 기념사업을 범교단적 사업으로 진행하기 위해 별도 위원회 구성 없이 임원회에서 주관키로 해 주목된다. 한편 ‘2017 종교개혁 500주년 성령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세계성령중앙협의회는 사전 행사로 오는 30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한국교회 개혁과 갱신 대토론회’를 연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의 개혁·갱신을 대사회적으로 선언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앞서 개신교 16개 단체가 모인 월드기독교총연합회(월기총)도 28일 오후 충남 공주 평화의동산에서 종교개혁 500주년과 관련한 연합대성회를 열 예정이다. 월기총은 이날 연합성회를 통해 1907년 평양의 대부흥운동을 재조명한 뒤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까지 제2의 종교개혁에 초점을 맞춘 전국 순회 연합성회를 열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대형교회를 지양한 교회 개혁운동을 벌이고 있는 생명평화마당도 ‘작은 교회 박람회’ 행사를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작은 교회 박람회’ 준비위 측은 이와 관련, “500년 전 개혁을 말했던 교회가 이제 개혁의 대상이 됐다”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한국 교회가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작은 교회가 개혁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철도공단 ‘교피아’ 불명예 씻는다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이 심사의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건설 기술용역(설계·감리 등) 설계 심의 방식을 전면 개선하기로 했다. 검찰의 ‘철도 비리’ 수사로 전·현직 경영진과 간부들이 잇따라 구속되며 조직이 존폐 위기에 처한 철도공단이 14일 내놓은 ‘철도 신뢰 회복 종합개선대책’의 핵심은 계약제도 개선에 있다. 철도공단은 건설 심의에서 일명 ‘교피아’(교수+마피아)가 전횡을 일삼는 문제가 드러나자 건설 기술용역 설계 심의와 관련해 ‘직전 기술평가 심사위원은 당해 기술평가에서 제외’하는 등 동일 위원의 과다 참여를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기술평가 계획을 공개하고 단계별로 평가위원과 업체에 대한 유의사항을 알려 경각심도 불러일으킬 계획이다. 또 업체와 평가위원이 유착할 수 있는 기술자평가(SOQ) 및 기술제안서평가(TP), 기술평가 방식은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한다. 적용 대상을 축소하거나 제안서와 가격 입찰을 동시에 진행하는 최고가치낙찰자 선정제(기술제안종합심사제) 도입 등이 검토되고 있다. 담합 입찰의 근원으로 “공단이 담합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1사 1공구’ 낙찰제는 협회와 업체 간 입장이 엇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전면 폐지할 방침이었으나 전기와 정보통신 등의 중소업체에서는 ‘유지’를 건의했다. 공단은 연말까지 최종 입장을 정리해 개선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위원 선정 후 20일간 운영되는 설계 심의는 단기간, 집중 합숙 방식으로 개선한다. 한편 공단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윗물정화운동’과 ‘KR人 CLEAN 10훈’을 제정해 청렴 생활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강영일 이사장은 “조직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는 최대 위기 상황임을 모든 직원이 인식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각골정려(刻骨精勵)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국내여행 | 마음이 뻐근해지는 DMZ 시간여행

    국내여행 | 마음이 뻐근해지는 DMZ 시간여행

    끊어진 국토의 허리는 우리 민족이 50년 넘게 앓고 있는 요통이다. 그러나 욱신거릴수록 주무르고 두들기며 관심을 쏟아야 하는 법. 철원 백마고지역으로 향하는 DMZ 트레인이 치유의 몸짓인 이유다.시간을 달리는 기차 기차가 ‘현재’를 출발했다. 2014년 여름, 도심의 고층빌딩숲과 아파트촌을 지나 북으로, 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기차가 철로를 휘감으며 질주하자 시간의 태엽도 뒤로 감기기 시작했다.경원선의 시간은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4년 8월14일에 서울에서 원산元山까지 223.7km를 개통했다. 그러나 분단과 함께 허리가 끊겼고, 이후 용산에서 신탄리역까지만 운행했다가 2012년 11월에 백마고지역이 신설되면서 용산역-백마고지역까지 94.4km를 운행해 왔다. 그리고 이번 경원선 DMZ 트레인의 개통으로 운행 구간이 조금 더 늘어나게 됐다. 끊어진 북쪽 구간(백마고지역에서 평강까지 총 31km)에서도 조금씩이라도 운행구간이 늘어나면 좋겠는데, 세월만 고속열차보다 빨리 달리고 있다.가장 애가 타는 곳은 월정리역이다. 경원선의 간이역 중 하나였던 월정리역에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멈춰선 이후 다시는 달리지 못하게 된 열차 하나가 슬픔에 겨워 철로 위로 무너져 가고 있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열차의 유언이 먹먹하다. 현실은 슬프고도 삼엄하다. 월정리역은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철책에 근접한 곳이라 조금이라도 렌즈 방향이 금지된 곳을 향하면 군인들이 다가와 카메라를 확인한다. 역사의 아픈 장면들도 그렇게 쉽게 ‘Delete’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전쟁, 분단으로 멈춰 버린 것은 경원선뿐이 아니었다. 1931년에 완공된 금강산철교 역시 일만이천봉 금강산을 그리워하며 기다리고 있다. 한때 이 교량은 철원에서 내금강까지 운행했던 전철이 수많은 물자와 관광객을 싣고 지나갔던 길이었다. 잠깐, 기차가 아닌 전철이 맞느냐고? 그렇다고 했다. 철원 문화관광해설사 김미숙 선생이 거듭 강조한 말이다. 1930년대에 금강산으로 가는 전철은 하루 8번 출발했는데 요금이 당시 쌀 한가마 값인 7원56전이나 됐다. 연간 15만4,000여 명(1936년 통계)이 전차를 이용했을 정도로 1930년대 철원은 번화한 남북 교통의 요지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금강산철교(등록문화재 112호)는 허리춤에 ‘끊어진 철길!, 금강산 90키로’라는 문구를 두른 채 한탄강을 내려다볼 뿐이다.사실 전쟁의 비극은 기차나 교량을 넘어선다. 전쟁 전의 철원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철원과 전혀 다른 도시였다. 10세기 초 궁예가 태봉국의 도읍으로 지정하고 청주 사람 1,000여 호를 이주시켜 건설했다는 도시. 궁예도성, 태조 왕건의 사저가 있던 곳이다.이후 남북을 잇는 중심 도시로 번성했는데 (구)철원역사, 철원군청 옛터, 제2금융조합 건물터(등록문화재 137호), 농산물검사소(등록문화재 25호), 얼음창고(등록문화재 24호), 철원제일감리교회 등이 건물 일부로, 혹은 그 터로만 남아 있다.쏟아지는 폭격, 한국전 사상 가장 치열했다는 철의 삼각지 전투 등은 철원의 모든 것을 파괴했다. 그나마 가장 원형을 가장 잘 유지하고 있는 근대건축은 노동당사다. 1946년 주민들을 강제동원하고 모금까지 해서 지었다는 노동당사는 연건평 1,900여 평방미터 규모의 큰 건축물이다. 공산당에 협조하지 않는 이들을 끌고 와서 취조하고 고문했던 잔혹한 현장이기도 하다.소중한 것들은 사라지고 남겨진 것은 지뢰들이다. 철원 시가지는 남쪽으로 이동해 새로 건설됐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신시가지에 살면서 구철원의 농경지로 출퇴근을 하며 살아간다. 딸이 아기였을 때 아장아장 걸어서 지뢰밭으로 들어갔었다는 해설사님의 체험담은 듣기만 해도 아찔했다. 1968년 대북 심리전을 위해 조성된 두루미마을은 황무지를 일구어 낸 이주민들의 결실이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한 지붕 아래 2가구씩이 살고 집집마다 무기가 지급되었었다는 이야기는 낯설지만 엄연한 현실이다.그러나 멸공OP에서 바라본 북녘 땅은 끝까지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커튼에 가려져 있던 전면의 통유리창이 병사의 프리젠테이션이 끝나는 동시에 활짝 공개되는 ‘극’적인 전개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휴전을 앞두고 그 보이지 않는 선을 쟁탈하기 위해 수많은 젊은 목숨이 고지 위에 흩뿌려졌고, 종종 그 선을 넘는 자들은 죽음을 맞이했으며 지금도 이 땅의 많은 젊은이들이 서로를 적이라 부르며 그 선을 사수하고 있는 서글픈 현실도 영상처럼 스쳐갔다. 얼어붙은 시간을 초월해 자유로운 것은 자연뿐. 지금의 철원은 철새들의 낙원이다. 날개를 펼치면 몸길이가 2~3m나 되는 두루미들이 겨울마다 이곳을 찾아 장관을 이룬다고 했다.하루 동안의 철원 안보여행을 마치고 기차는 다시 온 길을 더듬어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사이 차창 밖의 풍경도 과거에서 현재로 바뀌고 있었다. 백마고지에서 분단 상태로 얼어붙어 있던 시간이 해동되어 지난 50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한 대한민국 서울의 한복판으로 승객들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여전히 허리께가 뻐근하다. DMZ가 그렇게 내 몸에 각인되어 버렸다.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코레일 www.korail.comDMZ트레인평화열차 DMZ트레인은 두 곳으로 달려간다. 도라산역까지 가는 경의선은 지난 5월4일 개통했고, 백마고지역까지 가는 경원선은 8월1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DMZ트레인은 총 3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객실별로 테마가 있다. 철도·전쟁·생태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사진 갤러리도 있고, 카페석, 전망석도 있다. 열차의 앞뒤 풍경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영상모니터로 승무원들이 깜짝 이벤트도 실시한다. 카페에서는 군용건빵, 주먹밥 등도 판매한다.경원선 DMZ 트레인은 서울역-백마고지역 구간 기준으로 1만2,400원(주말 1만2,800원). 1일간 왕복 이용할 수 있는 경원선 DMZ Pass는 성인 2만3,000원, 시니어와 청년은 1만6,000원이다. 문의 및 예약 | 철도고객센터 1544-7788 www.letskorail.com철원 안보관광 & 시티투어철원 안보관광에서는 두루미마을 시골밥상 및 반공호 체험, 노동당사, 백골부대 멸공OP, 금강산철교, 월정리역, 백마고지전적지를 방문한다. 안보관광에서는 신분증이 필요하며 민간인 통제구역에서는 사진을 촬영할 수 없다. 철원 시티투어는 고속정, 승일교, 송대소, 백마고지전적지 등을 둘러보게 된다. 철원 안보관광 033-452-3030 1만1,000원 철원 시티투어 033-455-8275 1만1,000원☞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국감 하이라이트] 싱크홀·제2롯데월드 추궁… 진땀 뺀 박원순

    [국감 하이라이트] 싱크홀·제2롯데월드 추궁… 진땀 뺀 박원순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제2롯데월드와 싱크홀 등에 대한 안전 대책을 집중 추궁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박원순 시장 아들의 병역 문제까지 거론해 공방이 격화되기도 했다. 국감이 시작되자마자 최근 석촌 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싱크홀에 대한 서울시 책임이 쟁점이 됐다.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은 “석촌 지하차도 밑에서 지하철 9호선 공사를 하면서 시공사와 감리단은 지반 침하를 우려해 수직 보강 공법을 건의했는데 왜 서울시는 수평 공법을 주장했느냐”고 따져 물었다.이에 대해 박 시장은 “서울시가 발주처로서 보고를 듣고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최종적으로 시공사가 책임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2롯데월드 임시 개장 허가와 석촌호수 수위 저하도 논란이 됐다.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제2롯데월드에 대한 안전 대책과 교통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고, 관련 용역 결과는 내년 5월에 나오는데 왜 임시 개장을 서둘러 승인했느냐”고 따졌다. 이에 박 시장은 “유관 기관과 시민 자문단, 전문가 의견을 합쳐 결정했다”고 답했다. 박 시장 측근들이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로 선임된 데 대한 보은 인사 논란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시장 측근들을 연구 목적으로 강의도 안 하는데 다달이 400만~600만원을 주는 자리에 앉혔다. 낙하산, 측근 채용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추궁했다. 박 시장은 “그 직책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임명한다는 원칙을 실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 시장 아들의 병역 문제가 제기되면서 공방은 더욱 치열해졌다. 정용기 새누리당 의원이 박 시장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한 피의자들이 정식 재판을 요구하고 있는데 박 시장 측이 약식기소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 발단이었다. 박 시장은 “그 문제는 국감에서 다룰 부분이 아니다. 병무청과 검찰청에서 이미 무혐의라고 했는데 죄 없는 가족들을 끌어내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정청래 새정치연합 의원은 “오늘 시청에 들어서며 깜짝 놀랐다. 공무원노조 서울시 지부에서 국감을 폐지하라고 주먹질하며 주장해 불쾌감을 느꼈다”고 항의했다. 이에 이홍기 공무원노조 서울시지부 위원장은 “지나친 행동이 있었다면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국감 스타] “숭례문 엉터리 복구업체 처벌만 받고 영업”

    [국감 스타] “숭례문 엉터리 복구업체 처벌만 받고 영업”

    “숭례문 복원 5개월 만에 단청이 벗겨졌는데 감사원의 제재조치 통보에도 불구하고 시공·감리업체는 솜방망이 처벌만 받고 지금도 아무 문제 없이 수리복원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 문화재청이 관리·감독을 이렇게 소홀히 하는데 대형사고를 방지할 수 있겠나.”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에 대한 국정감사장. 국보 제1호 숭례문 수리 복원에 참여했던 업체들에 대해 강력한 제재 필요성을 역설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윤관석 의원의 예리한 지적이 터져 나왔다. 윤 의원이 “업체들을 의심하지 않는 문화재청의 태도가 문제”라고 꼬집자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업체들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하고 다시 검토에 들어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윤 의원에 따르면 복원에 참여했던 시공업체는 지난 8월 12일부터 15일간, 감리업체는 지난 7월 25일부터 한 달 동안의 영업정지 처분만 받았다. 두 업체는 부실공사에 대한 경찰수사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이후 각각 5건, 3건의 문화재 복원 공사를 추가로 수주하기도 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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