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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95세·외국인… ‘의인’ 찾아 전하는 희망

    LG, 95세·외국인… ‘의인’ 찾아 전하는 희망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생전 밝힌 뜻을 기리고자 LG복지재단은 2015년 9월부터 ‘LG의인상’을 수여하고 있다. LG그룹이 지난 5년간 찾아낸 ‘숨은 의인’은 총 121명에 달한다. 그들은 경찰이나 군인 같은 ‘제복 의인’부터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한 현장에 몸을 내던진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까지 다양했다. 2019년부터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뜻을 반영해 수상 범위를 자신을 희생한 의인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선행을 한 시민들까지 확대해 ‘선행의 선순환’을 일으키고 있다. LG의인상 첫 수상자인 고 정연승 특전사 상사는 2015년 9월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을 구하려다 신호 위반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2017년 2월에는 경북 군위군 주택 화재 현장에서 치솟는 불길 속에서 할머니를 구해낸 스리랑카 출신 근로자 니말씨가 외국인으로선 처음 LG의인상을 받았다. 2018년 10월 제주에서는 고 김선웅군이 손수레를 끌던 할머니를 돕다 불의의 사고로 뇌사에 빠진 뒤 7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최근 수상자들도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95세의 고령에도 34년 동안 서울 영등포구 무료 급식소에서 주5일 하루도 빼지 않고 봉사를 이어 온 정희일 할머니는 지난해 12월 의인상 수상 소식에 “당연한 일을 한 것이지 상을 받기 위한 봉사가 아니었다”며 거듭 상을 사양했다. 지난달에는 불법 체류 사실이 드러날 수 있음에도 주저하지 않고 화재 속 이웃 10여명을 대피시킨 카자흐스탄 근로자 알리의 수상 소식이 감동을 안겼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조금 더 가까이… ‘코로나19 이산가족’ 뭉클한 재회 모아보니

    조금 더 가까이… ‘코로나19 이산가족’ 뭉클한 재회 모아보니

    코로나19로 ‘생이별’을 겪어야 했던 가족들이 기발한 방법을 통해 서로를 포옹하는 뭉클한 장면이 공개됐다. 미국에서는 ‘메모리얼 데이’(현충일)를 하루 앞둔 24일(현지시간), 올리비아 그렌트라는 여성과 할머니의 재회 장면이 화제를 모았다. 그렌트는 지난 2월 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령이 시작된 뒤 줄곧 할머니와 만나지 못했지만, 이날 그렌트와 할머니는 빨랫줄에 걸린 대형 비닐 방수포를 ‘방패’ 삼아 할머니와 뜨거운 포옹을 나눌 수 있었다.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지난 16일, 어머니의 날을 맞아 ‘허그 글로브’가 등장했다. 사진 속 주인공은 온타리오주에 사는 캐롤린 엘리스와 그의 어머니로, 엘리스는 남편이 선물한 허그 글로브를 이용해 감염의 우려 없이 어머니를 꼭 껴안고 체온을 느낄 수 있었다. 허그 글로브는 비닐 방수포를 사이에 두고 팔을 끼워 넣을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따로 만들어 서로의 체온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도록 포옹하는데 톡톡한 도움을 줬다.영국에서도 안소니 카우빈이라는 한 남성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낮추면서도 안전한 포옹을 하기 위해 일회용 장갑과 샤워 커튼을 이용한 ‘커들 커튼’을 제작했다. 커들 커튼을 이용해 할머니와 눈물겨운 포옹을 나누는 이 남성의 영상은 SNS에 뜨거운 반응을 얻었을뿐만 아니라,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의 ‘픽’(Pick)을 받기도 했다. 마힌드라 회장은 “이 발명(커들 커튼)은 우리가 기다리는 백신만큼이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며 해당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프랑스에서는 양로원에 머무는 남편을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아내와 그의 반려견이 재회하는 아름다운 장면이 나왔다. ‘버블룸’이라고 불리는 해당 공간은 현지의 한 회사가 코로나19 감염 위험 없이 면회가 가능하도록 만든 공간이다. 커다란 비눗방울을 연상케 하는 공간 안에는 투명한 비닐막이 있고, 면회하는 사람들은 비닐막을 사이에 두고 얼굴이나 손을 맞대며 안부를 전할 수 있다. 멕시코에서는 코로나19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한 간호사의 어린 딸들이 어머니와 만나기 위해 온몸에 비닐을 뒤집어 쓴 채 나타나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사진=AFP 연합뉴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월드피플+] 왼쪽 다리없는 남성과 오른쪽 다리없는 여성의 러브스토리

    [월드피플+] 왼쪽 다리없는 남성과 오른쪽 다리없는 여성의 러브스토리

    지난 3월 중순 하노이 응호아 마을에서는 매우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 왼쪽 다리가 없는 남편, 오른쪽 다리가 없는 신부, 이들의 만남과 사랑은 운명이었을까? 베트남넷을 비롯한 현지 언론은 이들의 사랑에 얽힌 아름다운 사연을 전했다. 아내 투(26)는 10살 때 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한편 남편 바오(27)는 어려서 아열대 지방의 풍토병으로 알려진 상피병에 걸렸다. 치료를 위해 여러 곳을 돌아다녔지만, 점점 악화하는 병을 고칠 수 없었고, 결국 지난 2012년 왼쪽 다리를 절단했다. 당시 그의 나이 19살, 젊음의 열정을 불태울 시기에 다가온 불행이었다. 하지만 낙담과 실의에 빠지지 않도록 자신을 부여잡기 위해 바오는 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도전했다. 그는 평범한 사람도 도전하기 힘든 스포츠의 세계에 입문했다. 롤러 스케이팅, 수영, 암벽 등반, 스키 등 각종 스포츠를 섭렵했다. 장애인 스키 대표선수로 장애인 올림픽에 참가한 적도 있다.이들 둘이 서로를 만난 것은 장애인 단체 활동을 통해서였다. 우연히 바오의 사진을 보게 된 투는 그의 자신감에 가득 찬 밝은 표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자신과 같은 장애를 지녔지만,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강한 긍정의 힘이 뿜어졌다. 바오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면서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친구가 되었다. 한쪽 다리로 롤러 스케이팅을 가르치는 그에게 운동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한 투는 바오와 직접 만나게 되었다. 당시 투는 바오와 사랑에 빠지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왜냐하면 장애를 지닌 두 사람이 정상적인 가정을 꾸릴 수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난 순간 투의 사랑에 대한 ‘기준’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바오 역시 투를 처음 보는 순간 ‘운명의 짝’임을 느꼈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의 교제를 주위에서도 축복해 주었다. 둘은 완벽한 한 쌍으로 보였다. 혼자면 불완전해 보이는 결핍의 부분이 둘이 함께하면 꼭 맞추어진듯 했다. 함께라면 어떠한 인생의 난관도 두려움이 없었다. 결혼 후 이들에게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결혼 두 달만인 이달 초 아이를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행여라도 아이에게 문제가 있을까 염려했던 부부에게 의사는 “아기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두 사람의 두 눈에 기쁨의 눈물이 흘렀다. 이들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에 감동한 수많은 누리꾼들은 행복이 가득한 가정을 꾸려나가길 축복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열린세상] 논문심사, 무개념의 개념화/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열린세상] 논문심사, 무개념의 개념화/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박사논문을 쓸 때였다. 400여 페이지의 논문 초안을 들고 위풍당당하게 지도교수 방을 두드렸다. 결과는 참담했다. 최종 박사논문에 남은 초안은 50페이지도 되지 않는다. 이론이랍시고 난해한 단어를 나열하고 아는 척한 것들은 지도교수의 빨간펜에 모조리 날아갔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개념 규정을 못 한 탓이다. “학위 논문은 공부 많이 했다고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신 지도교수의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 또다시 학위 논문심사 시즌이다. 이번 학기에 지도학생 2명이 논문심사를 받는다. 학위논문이 갖춰야 하는 요건은 수없이 많다. 학문의 영역이나 지도하는 교수에 따라 중요도가 다를 수 있다. 나는 박사논문을 쓰겠다고 연구실을 두드리는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쓰고자 하는 단어이건 이론이건 개념과 정의를 명확히 하라고 강조한다. 박사논문은 전공 분야를 앞으로 계속 연구하면서 누군가를 가르치고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자격증과도 같은 것이다. 최소한 평생 밥그릇을 책임져 줄지도 모를 박사논문에서는 개념 없는 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이 자신이 사용하는 단어의 뜻을 모두 알고 사용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무심결에 내뱉는 말들도 적지 않다. 일간지 칼럼을 읽다가도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선뜻 이해하기 힘든 단어들의 성찬을 경험하고 나의 한국어 실력을 의심해 보곤 한다. 일반인의 일상 속의 대화야 그렇다 치지만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의 공식적인 연설이나 대화는 단어 하나하나에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한다. 그래서인지 어느 정권이든 신조어와 생소한 개념들이 넘쳐난다. 국어사전도 부족해 영어사전까지 뒤져 좋다는 단어는 죄다 모아 정책 이름을 만든 통에 이젠 쓸 만한 단어도 궁하다. 이번 정부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내 영역만 보더라도 지난해 3ㆍ1절 100주년 기념사의 ‘신한반도체제’, FAZ 기고문에 나온 ‘생명공동체’가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대통령 연설 이후 관련 부처에서 전화가 와 개념을 정리해 달라고 할 때는 정말 황당하기까지 하다. 적지 않은 곳에서 ‘신한반도체제’를 주제로 강연도 했지만 개념 없는 소리를 하고 돌아다닌 것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신조어뿐만이 아니다. 대통령의 오슬로 연설문을 보면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을 통해 구조적 갈등을 해결하는 것을 요한 갈퉁의 ‘적극적 평화’와 연결했다. 요한 갈퉁이 주창한 ‘적극적 평화’가 과연 그런 것이었는지 어리둥절하다. 국내외 분쟁 상황, 사회 안정, 군사화 정도로 측정하는 소극적 평화 지수(GPI)와 달리 적극적 평화를 측정하는 지수(PPI)를 보면 정부의 원활한 기능, 적절한 기업 환경, 평등한 자원 분배, 타인의 권리에 대한 인정, 이웃과의 관계, 정보의 이동, 교육 수준, 부패 정도이다. 학술적 개념인 ‘적극적 평화’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평화를 만들어 가겠다는 일반적 개념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최근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언급한 ‘인간안보’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생긴 K방역이란 모델을 근거로 인간안보를 언급한 것이라면 이 역시 개념을 잘못 잡은 것이다. 인간안보는 인간 개개인이 공포로부터의 자유와 궁핍으로부터의 자유를 내세운다. 군사안보가 아니라 오히려 국가안보와 대칭점에 있다는 점에서 국가도 인간의 자유를 제약하는 안보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 과연 이러한 개념을 가진 ‘적극적 평화’와 ‘인간안보’를 전면에 내세워 북한 김정은 정권과 무언가를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대통령의 글쓰기란 책을 보면 횡설수설하는 것은 ‘쓸데없는 욕심’ 때문이라고 한다. 멋부린 현학적인 말은 자기는 만족할지 모르지만 실속 없는 글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감동을 주려 하지 말고 거창한 것, 창의적인 것을 써야 한다는 조바심을 버리라고 조언한다. 최소한 국민을 향한 대통령의 연설문에서만큼은 남북관계에 대한 조바심으로 개념 없는 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취임 3주년 특별연설 말미에 약속한 선진국을 향한 논문심사를 2년여 남은 기간에 통과할 수 있지 않을까.
  • [감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0년 5월 27일
  • 에너지 절약 실천하는 양천… 시민들도 감동

    에너지 절약 실천하는 양천… 시민들도 감동

    서울 양천구는 올해 상반기 서울시 에코마일리지 사업 자치구 평가에서 최우수구에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6개월간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신규 회원 가입, 기관장 관심도, 교육·홍보 등 7개 항목에 대한 실적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에코마일리지는 가정, 기업, 학교 등에서 전기·수도·도시가스(지역난방) 등 에너지를 절약하면 절감 실적에 따라 마일리지를 주는 제도다.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으로 온실가스를 줄여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시민참여 프로그램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이번 최우수구 선정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적극 동참해 준 구민들과 구청의 다각적인 노력으로 이뤄 낸 결과”라며 “지속적으로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문화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정신병원에서 온 원고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정신병원에서 온 원고

    편집부 귀하. 발신자: K정신병원 입원환자. 노트 세 권이 우편으로 도착했다. 자기 존재를 망각하지 않고, 10인실 안의 다른 환자들처럼 온종일 잠만 자거나 허공을 응시하지 않기 위해 A는 쓰고 또 썼다. 그는 정신질환을 앓진 않았고 중독증을 치료하고자 제 발로 입원했다며 병원에서 펼쳐지는 일들과 병원장을 비롯해 환자 하나하나의 모습을 그려 갔다. 그렇게 지내 오길 이미 7년이라, 그의 글은 같은 생각과 결심을 되풀이했고 병원 속 특정 인물은 아름답게 묘사되다가 돌연 메피스토펠레스처럼 그려지기도 했다. 그는 그곳에서 꽤 긴장하며 지냈다. “잘못 보이면 왜 그러냐는 꾸지람을 듣는다. 그들은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모른다.” 정신과 의사 저자는 여러 명 만나 봤지만, 정신병동 환자가 쓴 글은 처음 투고받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인물은 독일의 켐니츠 지방법원장을 지내다가 정신병원에 두 번 입원한 다니엘 슈레버다. 어느 날 그는 업무 중압감 등으로 인해 불면증을 앓았고 수면제를 처방받은 뒤 더욱 신경증적인 증상으로 발전해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그러면서 환자로서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이라는 치밀한 기록을 남겼다. 물론 지식의 최고봉이었던 그는 입원 뒤 비이성적 세계에 의해 지배된 탓에 책 뒤엔 담당 의사의 반론이 덧붙여진다. 하지만 슈레버와 A는 모두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의 정신병원 관찰기인, ‘수용소’에서 지적한 환자ㆍ의료진 간의 위계 구조를 떠올리게 했다. A는 규칙을 어긴 환자가 병원의 모든 사람 앞에서 실명이 공개되고 지적당하는 것에 분개했다. 그 환자들은 얼굴을 들지 못했다. A는 “환자들을 손안에 쥐고 흔드는 꼴”이라며 인권 유린을 고발했다. 고프먼은 시설에 수용된 이들이 필연적으로 ‘자아의 축소’를 겪는다고 했다. 그곳에서는 자아를 대상으로 일련의 비하, 모멸, 조롱이 이뤄진다. “직원들은 재소자들이 음흉하고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반면 재소자들은 직원들이 거만하고 고압적이라고 생각한다.” 편집자로서 A의 원고를 읽으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폐쇄정신병동의 구조가 눈앞에 그려졌고, 그곳에서 어떤 음성과 눈빛들이 교차되는지 짐작됐다. 우리에게 여전히 암흑 상태인 세계 일부의 현실, 진짜 병원의 상황들이 드러나고 있었다. 편집자는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몰린 이들로부터 종종 연락을 받는다. 3년 전 급성신부전증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가는 분께 편지가 왔다. “한번 뵌 적도 없지만 이제 작별 인사를 드립니다.” 그와 함께 노자의 ‘도덕경’을 10년간 해석해 수기로 쓴 원고가 담겨 있었다. 그는 모든 걸 버렸지만 ‘도덕경’ 해석만큼은 그럴 수 없었노라고 했다. 불교와 인도철학 등을 깊이 섭렵한 듯한 그의 원고를 나는 읽어낼 능력이 부족했고, 오로지 아는 것은 그의 이름 석 자뿐이어서 아무것도 이루어 줄 수 없었다. 세상 끝에 내몰린 이들은 이따금 출판사를 구원의 밧줄처럼 여긴다. 그들은 몸소 깨달은 전부를 내주려 한다. 하지만 이미 세상을 겪을 대로 겪어 본 터라 큰 욕심을 부리진 않는다. 다만 불쏘시개가 되기 전에 누군가에게 자기 기록이 읽히길 바라는 것이다. 무의미가 되기 전에 의미를 한 번 더 새기는 몸짓이리라. 원고는 아니지만, 교도소의 재소자들로부터 편지를 받는 일은 일상다반사다. 이전에는 책을 보내 달라는 부탁이었다면 이제는 자신이 어떤 범죄로 감옥에 들어왔고, 귀사의 어떤 책을 감동 깊게 읽었으며, 자기가 발견한 오타를 고쳐 줄 수 있겠느냐는 부탁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겸손하다. 이른바 ‘시설’이 그들의 자아를 축소시키는 데다 지극히 사적인 내용을 쓸 순 없으므로 어느덧 생각과 문체까지 똑같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곳으로 답신을 보내기는 힘들다. 세상과 분리된 그들에게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그저 형식적인 답변은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 [기고] ‘화재 참사’ 유가족의 슬픔 함께 나누는 이천시와 이천시민

    [기고] ‘화재 참사’ 유가족의 슬픔 함께 나누는 이천시와 이천시민

    엄태준 경기 이천시장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참사로 38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었다. 어떠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가족의 아픔과 슬픔을 치유하기에는 역부족 일 것이다. 이천시를 대표하는 시장으로써 지난 4월 29일 화재현장에 도착해서부터 자정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고 현장이 얼마나 참혹한지를 지켜보았고 유가족분들을 얼싸안고 함께 울었고, 진상규명부터 피해보상까지 끝가지 유가족편에 서서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을 다짐한바 있다. 이번 사고를 정부에서는 이천 물류창고 화재참사라고 부르고 있지만 이는 마치 이천시가 이번 화재참사에 대해 모든 책임이 있는 것처럼 오해를 받을 수 있으며 이천시의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화재사고는 이천 물류창고 화재가 아닌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라고 불러야 한다. 하지만 이천시는 관할구역 내에서 발생한 사고인 만큼 중앙정부를 대신해 유가족들을 정성껏 위로하고 합동분향소를 마련하여 국민들의 관심과 위로 속에서 장례절차를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공동체 구성원 중 누구라도 위기에 빠졌을 때 정부와 다른 구성원들이 손을 잡아주는 것은 가장 강력한 사회안전망이라고 생각한다. 공교롭게도 한익스프레스 화재참사로 희생되신 분들 중 이천시민은 한분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천지역의 기관 사회단체와 일반시민들께서 따뜻한 마음으로 합동분향소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 분들의 슬픔을 함께 나눠주시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모습에 유가족 분들도 이천시의 정성스러움과 이천 시민들의 따듯한 마음에 큰 위로를 느끼시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지금은 이천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범시민추모위원회를 꾸려 매일 합동분향소 조문객들을 정성껏 맞아주시니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합동분향소 설치 후 3주 동안 합동분향소 24시간 개방해 새벽시간에도 조문이 가능하도록 운영했다. 이후에는 유가족협의회 대표단에서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수고를 이해하시고 밤늦은 야간시간대에는 합동분향소를 닫았다가 아침 일찍 열수 있도록 요청해 주셔서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 분들의 수고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참사 사고 수습을 위해 수고하시는 이천시와 경기도 관련부서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분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또한 희생자를 위해 성금을 부내주신 모든 분들 특히 경기도 각 시군 시장군수님들을 비롯한 공무원 여러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19로 인해 3차 우한교민들을 따뜻하게 맞아 대한민국 코로나19 대응체계의 모델이된 이천시가 이번 일을 계기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참사 유가족 분들의 슬픔과 아픔을 정성스럽게 나누고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함으로써 따뜻한 도시로 박수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천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과 헌신하는 봉사정신이 전국에 널리 알려지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 [여기는 중국] 주인 잃어버린 돈 찾아주려 빗길서 30분 기다린 엄마와 아들

    [여기는 중국] 주인 잃어버린 돈 찾아주려 빗길서 30분 기다린 엄마와 아들

    길가에 떨어져 있던 현금의 주인을 찾기 위해 빗길에서 기다린 모자의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중국 저장성 항저우 시에 거주하는 황 씨 모자.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30대 주부 황 씨가 지난 21일 오후 4시 경 아들 후 군의 하교 길을 동행하며 학교 정문에서 현금 뭉치를 발견, 빗길에서 약 30여 분 동안 기다린 영상이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아들 후 군은 인근 제1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 초등생이다. 현지 유력언론 ‘환구망’(环球网) 보도에 따르면 린안취(临安区) 우췐젼(於潜镇) 제1초등학교 앞으로 길게 줄을 선 차량 사이에서 현금 뭉치를 발견한 황 씨 모자는 지나가는 행인들을 대상으로 주인 여부를 확인, 끝내 주인을 찾지 못하고 관할 파출소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인근 건물에 설치된 영상 속 이들 모자가 발견한 현금은 1720위안(약 30만 원)이었다. 이날 황 씨는 아들 후 군과 하교 후 함께 저녁 식사를 준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차량 옆에 떨어져 있던 현금을 발견한 이들 모자는 빗물을 깨끗하게 닦은 후 인근 파출소에 진짜 주인을 찾아달라고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주인 잃은 현금을 접수한 관할 파출소 공안 왕하이당 씨는 “황 여사와 그의 아들 후 군이 빗길에서 주운 돈을 가져온 뒤 꼭 주인을 찾아달라고 부탁했었다”면서 “이날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인근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하던 중 황 씨 모자가 한 동안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빗길에서 기다리는 모습에 매우 감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고 즉시 파출소에서는 현장 모니터링을 실시, 당일 4시 33분 경 흰색 자동차에서 내린 남성의 뒷주머니에서 현금이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후 황 씨 모자가 4시 35분 경 현금을 주운 것이 영상 속에 그대로 담겨있었다”고 했다. 파출소 측은 해당 영상에 촬영된 차량 정보를 근거로 현금의 주인 동 씨에게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파출소로부터 연락을 받은 동 씨는 현금을 잃어버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동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차에서 내리던 중에 돈을 흘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서 “금액이 크지 않아서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내 돈이 맞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은 돈이지만 주인 잃은 돈을 가져가지 않고 돌려주려고 노력한 황 씨 모자의 행동에 크게 감동했다”면서 “황 씨 모자를 집으로 초대해서 식사 대접을 하고 싶었다. 책임감 있는 황 씨와 그의 아들 후 군의 따뜻한 행동에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황 씨 모자의 선행이 알려지자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들 모자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해당 사연의 주인공 황 씨는 “예상치 못한 현금 뭉치를 발견했고,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아들을 키우고자 하는 마음에 이 같은 행동을 했을 뿐”이라면서 “책이나 글로 배우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사소한 행동을 통해 배우는 것보다 더 큰 교육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다른 사람의 것이라면 욕심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다”면서 “원하는 물건이 있다면 반드시 자신의 노력으로 쟁취해야 한다는 것을 아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배울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세계에서 유일하게 무대가 열리는 나라

    세계에서 유일하게 무대가 열리는 나라

    “한국은 ‘오페라의 유령’이 공연되고 있는 지구상 유일한 곳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 세계 각국의 정부와 언론이 한국을 코로나19 대응 모범국가로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면 공연을 재개한 한국 공연계도 세계의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을 제작한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최근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와 공연계, 관객 모두의 노력에 찬사를 전했고, 올리버 다우든 영국 문화부 장관에게는 “한국의 대응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도 보냈다.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 극장가를 전면 폐쇄한 영국과 미국을 비롯해 호주 등 세계의 공연계가 한국 배우기에 나섰다. 실제 국내 공연계는 세계 대부분의 공연장들이 장기 폐쇄를 이어 가고 있는 상황 속에 최근 대면 공연 재개 및 확대를 시작했다. 공연계는 한국만이 공연장을 가동할 수 있는 특별한 나라가 된 배경으로 방역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와 함께 공연장의 첨단화와 관객의 높은 시민의식을 꼽는다.특히 앞선 정보기술(IT)을 감염병 예방에 접목한 공연장의 노력은 한국만의 강점이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지난 6일 정부의 생활방역 체계 전환 결정 이후 공연장 재개장을 준비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열화상 카메라를 추가로 도입했다. 관객이 카메라가 설치된 구역을 지나가면 렌즈가 사람의 움직임과 온도를 감지해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측정값을 보여 준다. 측정값이 37.5도가 넘으면 알람이 울려 공연장 출입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지난 15일 도입해 현재 음악당에 2대, 자유소극장에 1대를 운용 중이다. 여기에 사람이 수행하는 비접촉식 체온 측정도 병행해 코로나19 유증상자의 공연장 출입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마포문화재단은 QR코드를 통한 본인 확인 및 전자 문진표 작성 시스템을 도입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이 입구에 부착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전산 정보를 통해 본인 인증을 거친 뒤 코로나19 예방 관련 문진표 작성 단계로 넘어간다. 재단 관계자는 “최근 이태원 클럽 사태를 통해 방문자가 자신의 정보를 허위로 기재하는 등 우려했던 문제점이 현실로 드러났다”면서 “QR코드 인증 방식을 통하면 방문자 정보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 종이 문진표 작성을 전자 작성으로 대체해 접촉을 통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26일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연주회를 앞둔 재단은 최근 직원들을 동원해 관객 입장과 퇴장까지 동선 등을 점검하는 시뮬레이션도 진행했다. 관객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공연장 측의 엄격한 관리와 통제에 적극적으로 따르는 관객도 한국 공연 문화 부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공연 중 객석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고, 커튼콜 시간에도 함성 대신 더 큰 박수로 배우를 응원하는 등 코로나 시대 관극 예절을 지키고 있다. 배우들과 제작 스태프들은 모두 “무대에서 빠짐없이 마스크를 쓴 채 객석을 채운 관객을 바라보면 울컥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공연은 관객에게 좋은 추억과 감동을 선사하기 위한 것인데 요즘은 우리가 관객에게 너무 큰 감동과 힘을 받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코로나19 탓…몇주만에 ‘최애 음식’ 먹게 된 어느 소년의 울음

    코로나19 탓…몇주만에 ‘최애 음식’ 먹게 된 어느 소년의 울음

    코로나19의 확산은 삶을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싱가포르에서는 한 자폐 소년이 몇 주 만에 최애 음식을 먹게 됐을 때 고마움에 울음을 터뜨린 모습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19일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지난 18일 싱가포르 서부에 사는 네 남매의 어머니 와티 라힘은 9살 아들 애덤에게 이 소년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치킨너겟을 몇 주 만에 사다줬을 때의 반응을 촬영한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해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지금까지 2000명에 달하는 사람이 호응을 보이고 조회 수 10만 회에 달한 이 영상에서 어머니는 아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로 가까운 맥도날드 매장에서 치킨너겟 등 음식을 구매한 뒤 붉은 비닐봉투에 담아 집에 돌아와 몰래 식탁 위에 음식들을 차려놓는다.이후 어머니는 아들을 방에서 불러 나오게 한다. 처음에 아들은 어머니가 장난을 치고 있다고 생각해 겁을 먹는다. 하지만 이 소년은 이내 식탁 위에 차려진 맥도날드 음식을 보고 감격해 울음을 터뜨리며 어머니 품에 안긴다.잠시 뒤 이 소년은 식탁에 앉아 최애 음식인 치킨너겟부터 먹기 시작한다. 아이는 몇 주 만에 맛본 너겟 맛에 감동한듯 먹던 것을 껴안듯 자기 볼에 댄다. 그러고 나서 이 소년은 또다시 울음을 터뜨리며 “고맙다”는 말을 반복한다. 이후에도 아이는 울음을 쉽게 그치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너겟을 계속해서 먹는 모습이 천상 귀엽게 느껴진다. 어머니는 또 이 게시물의 글을 통해 “애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맥너겟에 감자튀김과 아이스 마일로를 함께 곁들여 먹는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아들에겐 감각 예민성과 가벼운 자폐증이 있어 과잉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싱가포르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 탓에 많은 음식점이 지난 몇 주 동안 폐쇄됐었다. 맥도날드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0일까지 3주 동안 문을 닫았다. 사진=와티 라힘/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연장 가동하는 나라”…첨단 K방역과 시민의식이 비결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연장 가동하는 나라”…첨단 K방역과 시민의식이 비결

    “한국은 ‘오페라의 유령’이 공연되고 있는 지구상 유일한 곳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 세계 각국의 정부와 언론이 한국을 코로나19 대응 모범국가로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면 공연을 재개한 한국 공연계도 세계의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을 제작한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최근 영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와 공연계, 관객 모두의 노력에 찬사를 전했고 올리버 다우든 영국 문화부 장관에게는 “한국의 대응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도 보냈다.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 극장가를 전면 폐쇄한 영국과 미국을 비롯해 호주 등 세계의 공연계가 한국 배우기에 나섰다.실제 국내 공연계는 세계 대부분의 공연장들이 장기 폐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 최근 대면 공연 재개 및 확대를 시작했다. 공연계는 한국만이 공연장을 가동할 수 있는 특별한 나라가 된 배경으로 방역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와 함께 공연장의 첨단화와 관객의 높은 시민의식을 꼽는다. 특히 앞선 IT기술을 감염병 예방에 접목한 공연장의 노력은 한국만의 강점이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지난 6일 정부의 생활 방역 체제 전환 결정 이후 공연장 재개장을 준비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열화상 카메라를 추가로 도입했다. 관객이 카메라가 설치된 구역을 지나가면 렌즈가 사람의 움직임과 온도를 감지해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측정값을 보여준다. 측정값이 37.5도가 넘으면 알람이 울려 공연장 출입을 통제하는 방식이다.지난 15일 도입해 현재 음악당에 2대, 자유소극장에 1대를 운용 중이다. 여기에 사람이 수행하는 비접촉식 체온 측정도 병행해 코로나19 유증상자의 공연장 출입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마포문화재단은 QR코드를 통한 본인 확인 및 전자 문진표 작성 시스템을 도입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이 입구에 부착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전산 정보를 통해 본인 인증을 거친 뒤 코로나19 예방 관련 문진표 작성 단계로 넘어간다. 재단 관계자는 “최근 이태원 클럽 사태를 통해 방문자가 자신의 정보를 허위로 기재하는 등 우려했던 문제점이 현실로 드러났다”라면서 “QR코드 인증방식을 통하면 방문자 정보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종이 문진표 작성을 전자 작성으로 대체해 접촉을 통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최소화했다”라고 설명했다.오는 26일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연주회를 앞둔 재단은 최근 직원들을 동원해 관객 입장과 퇴장까지 동선 등을 점검하는 시뮬레이션도 진행했다. 관객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공연장 측의 엄격한 관리와 통제에 적극적으로 따르는 관객도 한국 공연문화 부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공연 중 객석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고, 커튼콜 시간에도 함성 대신 더 큰 박수로 배우를 응원하는 등 코로나 시대 관극 예절을 지키고 있다. 배우들과 제작 스태프들은 모두 “무대에서 빠짐없이 마스크를 쓴 채 객석을 채운 관객을 바라보면 울컥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입을 모은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공연은 관객에게 좋은 추억과 감동을 선사하기 위한 것인데 요즘은 우리가 관객에게 너무 큰 감동과 힘을 받고 있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삽질’만으로 흙 50t 퍼내고 수영장 만든 英 10대 형제

    ‘삽질’만으로 흙 50t 퍼내고 수영장 만든 英 10대 형제

    달고나 라떼 이후 최고의 ‘시간 때우기’ 아이템이 등장했다. 바로 순전히 인력으로 땅을 파 만든 수영장이 그것이다. 로이터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런던 근교에 사는 19세 애덤, 15세 에드워드 형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에만 머물러야 하는 시간이 못 견딜 정도로 지루했다. 사실 두 형제는 1년 여 전부터 집 뒷마당에 수영장을 만들길 원했지만 최근까지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미뤄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외출과 등교가 어려워지자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이제 핑계에 불과했다. 결국 형제는 부모님께 허락을 구하고 수영장을 직접 만들기로 결정했다. 어머니는 지루해하는 아들들이 ‘삽질’이라도 하며 시간을 때우기를 원했지만 아버지는 달랐다. 형제가 생각하는 수영장의 크기가 상당하기 때문에 무려 50t에 달하는 흙을 퍼내다가 다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격한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형제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너비 4m, 깊이 2m의 수영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주일 동안 쉬지 않고 삽질, 또 삽질을 이어갔고, 그 결과 마당 한쪽에 수영장 터를 완성할 수 있었다. 형제는 “흙을 퍼내 만든 수영장 터는 수영도 즐기고 주변에 식물도 키울 수 있는 연못으로 만들고 싶다”면서 뿌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들들의 아이디어에 격한 반대의 뜻을 표했던 아버지는 작업 내내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아들들을 도왔다. 그는 “며칠 지나면 힘들다며 포기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끝까지 잘해낼 줄은 몰랐다”면서 “아이들의 열정이 나를 감동시켰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코로나19로 ‘생이별’한 당나귀, 주인 만나자 보인 행동 (영상)

    코로나19로 ‘생이별’한 당나귀, 주인 만나자 보인 행동 (영상)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엄격한 봉쇄령이 내려졌던 스페인에서 가슴 뭉클해지는 영상이 공개됐다. 최근 SNS를 휩쓴 영상의 주인공은 스페인에 사는 남성 이스마엘 페르난데스(38)와 그의 반려 당나귀인 ‘발도메라’다. 페르난데스는 동생이 관리하는 가족 목장에서 반려 당나귀를 키워 왔는데, 코로나19로 지역간 이동을 엄격히 금지한 봉쇄령이 내려지자 목장을 방문할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반려 당나귀는 주인과 생이별 아닌 생이별을 하게 됐고, 페르난데스와 당나귀는 무려 두 달이 넘도록 서로를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스페인 정보가 봉쇄령 조치를 완화하면서 페르난데스와 당나귀의 재회가 성사됐다. 페르난데스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8일 당나귀가 있는 농장으로 향했고,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감격스러운 만남이 이뤄졌다. 당시를 촬영한 영상은 페르난데스가 부르는 소리에 멀리서 달려오는 당나귀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오랜만에 만난 당나귀를 보자마자 머리를 쓰다듬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눈물이 가득 찬 목소리로 재차 안부를 물었고, 당나귀는 이에 화답하듯 고개를 흔들며 크게 울기 시작했다. 특히 페르난데스가 카메라 뒤에서 반가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울기 시작하자, 당나귀 역시 뛰는 마음을 표현하는 듯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영상에서는 입을 크게 벌리며 반가움의 소리를 내는 당나귀의 안타깝고 감동적인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페르난데스는 해당 영상을 SNS에 공개하며 “내가 우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왜냐하면 당시는 (사람과 동물 사이에) 무조건적인 사랑이 존재하는 것을 입증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어 “발도메라 역시 나를 보자마자 매우 흥분하며 울기 시작했다. 내 생애 단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벅찬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해당 영상은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며 코로나19 봉쇄 완화가 만든, 최고로 감동적인 순간으로 떠올랐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비공개 부산행’ 이재명…‘친문’ 안고 대선주자 포석 다지나

    ‘비공개 부산행’ 이재명…‘친문’ 안고 대선주자 포석 다지나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이낙연 전 총리에 이어 2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내놓은 데 이어 22일 부산을 비공개 방문해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이 지사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으로 사퇴한 뒤 권한대행이 이끄는 부산시를 이날 찾았다. 이 지사는 부산을 방문해 지역 상공계 인사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의 한 카페에서 민주당 소속 부산시 의원들과도 만남을 가졌다. 이 지사의 부산행은 23일 경남 김해에서 열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1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김태년 원내대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 전해철 의원, 이광재·김홍걸 당선인 등 여권 인사 100여명이 참석한다. 이 지사의 부산 행보에는 ‘친문인사 끌어안기’ 및 부산 등 지역 영향력 확대를 통한 대선준비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 지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통일부가 5·24 대북제재 조치의 실효성이 다했다고 판단한 것을 환영했다. 그는 “5·24 조치의 수명이 다했다고 선언한 통일부의 전략적 판단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환영한다”며 “2010년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폭침에 대한 대응조치로 5·24 조치를 내리며 방북과 남북교역을 중단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K방역에 이어 K평화로 세계인을 감동시킬 날을 그려본다”며 “남북공동번영의 심장 개성공단이 다시 힘차게 뛰기를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또 경기도도 남북관계를 강화하려는 정부와 발맞춰 비무장지대(DMZ)를 전쟁과 상처에서 평화와 치유의 상징으로 바꿔내겠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김기덕 서울시의원, 5억 원 예산 확보 월드컵 평화의공원 내 장미원 조성

    김기덕 서울시의원, 5억 원 예산 확보 월드컵 평화의공원 내 장미원 조성

    전국의 장미원에서 장미꽃들이 만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대표명소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공원에 위치한 장미원에서도 형형색색의 장미꽃들이 이번 주말이면 활짝 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특별시의회 김기덕 의원(더불어민주당·마포4)은 22일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공원에 2년에 걸쳐 총 5억 원을 투입하여 4000㎡의 규모로 장미원을 조성해 개화를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김 의원은 “월드컵공원이 세계적인 명소가 되고 여러 시설들이 잘 되어있었지만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볼거리가 미흡하다고 판단해 장미원 조성사업에 심혈을 기울여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월드컵공원을 관리하는 부서인 푸른도시국을 소관으로 하는 환경수자원위원회 소속 시의원으로서 지난 2019년도에 3억 원을 의원발의예산으로 증액해 장미 4591본과 모란 350본, 회양목 5510본, 주목 9주를 식재하고, 평의자 3조와 배수시설 및 관수시설, 토양치환 등의 사업을 시행했음을 알렸다. 또한 2020년도에는 예산결산특위 위원으로서 2억 원을 의원발의예산으로 증액하여 2019년 장미원조성 당시 예산부족으로 잔디가 식재된 지역에 장미를 보강하고, 장미아치 등 조경시설과 자동급수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 사실도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러한 노력과정에 대해 “장미원의 아름답고 특색 있는 장미들이 만발하고, 이를 보는 시민들께서 만족하시며 즐거워할 모습을 생각하니 매우 뿌듯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최근 생활 속 거리두기로 몸과 마음이 지친 시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선출직 시의원으로서의 도리를 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편안하게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월드컵공원 뿐만 아니라 성미산과 새터산을 명품자연생태공원으로 만드는 일에 주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의료진 후원하고파” 497억 성금 모은 英100세 노병

    “의료진 후원하고파” 497억 성금 모은 英100세 노병

    코로나19 성금 모은 영국 노병에 기사 작위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는 의료진을 후원하고 싶다며 3300만파운드(약 497억원)를 모금한 노병이 기사 작위를 받는다. 지난 4월 100번째 생일을 앞두고 보조기를 이용한 채 뒷마당을 100바퀴 돌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후원금을 모아 잔잔한 감동을 안긴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톰 무어는 육군 예비역 대위지만 모금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 대령’으로 임명됐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일(현지시간)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 미국 CNN 방송 등이 전했다. 무어는 애초 1천파운드(약 151만원)를 모으겠다는 소박한 계획을 세웠으나 그의 도전에 수 많은 이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잉글랜드 베드퍼드셔에 있는 집에 12만5000장이 넘는 생일축하 카드가 도착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 각자의 작약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 각자의 작약

    식물세밀화를 그리다 보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식물 기록을 필요로 하는 식물 연구자부터 제약회사나 화장품회사의 디자이너와 연구원, 요리사 혹은 한의사처럼 식물을 활용하는 분야의 사람들까지. 식물을 관찰하느라 숲에서 늘 고요히 있으면 나도 아주 가끔은 사람이 고플 때가 생기기 마련이다. 나는 그렇게 일로 만난 이들과 식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꽤 즐긴다.우리는 식물을 서로 다른 시선에서 바라본다. 한의사에게 식물은 약재이며 요리사에게는 식재료, 화장품회사 연구원에게는 원료, 아로마세러피스트에게는 오일이다. 내게 식물은 언제나 ‘그릴 대상’ 혹은 ‘숙제’였던 것 같다. 식물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도 다른 시선이 존재한다. 내가 일하던 수목원 표본관에는 식물분류학자와 생태학자, 원예학자 등이 있었다. 멀리에서는 다 같은 식물학자로 보일지 모르지만, 이들은 사실 전혀 다른 각도로 식물을 바라보고 연구한다. 화단에 핀 장미 사진을 찍더라도 식물분류학자는 자신도 모르게 꽃자루의 길이나 꽃받침의 털처럼 분류 키에 집중한 클로즈업 사진을 찍는 반면, 원예학자와 원예가는 관상의 주요 부위인 꽃을 위에서 찍는다. 조경가와 조경 디자이너는 식물이 식재된 정원과의 조화를 중심으로 프레임을 넓게 잡는다. 난 이런 다양성에 늘 감동했다. 모두가 같은 시선에서 같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맡은 역할에 충실한 것. 그래야 비로소 이상적인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오히려 식물을 향한 시선이 더 세밀하게 쪼개지고 깊숙해지기를 바랐다.얼마 전 강의하러 간 학교 화단에서 어떤 품종인지 모를 진분홍의 작약을 보면서 이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꽃의 왕이라고 불릴 만큼 크고 아름다워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온 화훼식물인 작약. 학부 동기의 결혼식 날, 플로리스트 친구들은 테이블 장식의 흰색 작약을 가리키며 작약이야말로 결혼식에 빼놓을 수 없는 절화라고 했다. 그야말로 행복한 결혼을 상징하는 꽃이라며. 어디에서든 장식의 메인이 되고, 대개 수입되는 것이 많아 다른 절화보다 비싼 편이라고 한다. 작약은 주로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에서 재배되는데 최근 우리나라의 작약 재배 농가도 늘고 있다. 작약은 백화점과 면세점에도 있다. 고대부터 향료로 이용돼 왔기 때문에 웬만한 향수 브랜드에는 ‘피오니’란 영명의 작약 향수가 있다. ‘피오니’는 그리스신화 속 치유의 신인 ‘파이온’(Paeon)에서 유래하고, 작약의 속명 또한 ‘파이오니아’(Paeonia)다. 작약의 향기는 대개 우아하면서도 달콤하다. 물론 정원에도 작약은 피어 있다. 지난해 한 약용식물원에서 식물을 관찰하다가 정원에 핀 참작약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봤다. 약학대학의 학생들이라고 했다. 이들은 작약 앞에서 유난히 오래도록 감탄하며 이야기하고 사진을 찍었다. 작약은 한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약재로 꼽힌다. 동의보감에 작약은 몸이 저리고 아픈 것을 낫게 한다고 기록돼 있으며, 실제로 뿌리를 말려 달여 먹으면 신경통, 근육통을 완화하는 데 좋다고 알려졌다. 학생들은 약초도감에서나 봤던 작약을 실제로 보니 신기하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부위인 뿌리는 보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그리고 그 옆에 서 있던, 이 정원을 담당한 원예가는 행여 학생들의 애정에 막 개화한 작약이 훼손되진 않을까 걱정하는 표정과 손짓을 보내고 있었다. 정원에 핀 작약을 보면서 원예가는 어떻게 하면 작약이 죽지 않고 잘 생장할까를 떠올리고, 약사는 보이지 않는 작약의 뿌리를 상상한다. 분류학자와 생태학자는 이들의 자생지에 갔던 기억을 회상하거나 외국 품종보다는 우리나라 자생 참작약이나 백작약을 심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다방면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작약이 기특하게 느껴진다. 물론 나에게 작약은 기한 없는 숙제와 같다. 아직 그리지 못한 식물을 볼 때면 늘 그렇지만,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작약 중 멸종위기종인 산작약을 언젠가는 그리겠다는 다짐을 매해 되풀이한다. 이렇게 정원에 핀 작약을 보면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할지언정 막상 우리가 작약을 만난 순간만큼은 하나같이 기뻐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순 없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식물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고, 이것을 계속 실감하는 것이 식물을 매개로 살아가는 우리의 운명이기 때문이다. 산과 들, 꽃집과 누군가의 결혼식에서 우연히 만난 작약이 여러분에게는 어떤 의미일지. 아직은 아름답다는 감상 외에 별다른 의미가 없다면 그 의미를 찾기 위해 식물을 더 많이, 자세히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 그렇게 나의 세계는 더 넓어질 것이다.
  • [반려독 반려캣] 호흡 확인 후 앞발로 꾹꾹…심폐소생술 배운 반려견 (영상)

    [반려독 반려캣] 호흡 확인 후 앞발로 꾹꾹…심폐소생술 배운 반려견 (영상)

    뉴질랜드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배운 반려견이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북부 와이카토에 거주하는 타니아 버틀러(35)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출이 어려워지자 반려견 ‘픽시’와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녀가 생각해 낸 것은 반려견에게 심폐소생술을 가르치는 일이었다. 버틀러는 사람이 누워있을 때 의식이 없거나 호흡이 약한 것으로 판단되면, 그 즉시 앞발을 들어 심장에 규칙적인 압박을 가하도록 하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실시하게 했다. 훈련 처음에는 반려견이 지나치게 세게 가슴을 압박하는 등의 ‘실수’가 이어졌고, 주인인 버틀러는 혹시 모를 부상을 막기 위해 책으로 배와 가슴 부위를 가린 채 훈련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기본적인 행동 명령을 익히고, 쓰러진 사람에게 의식이 없는지를 확인하는 과정과 앞발로 심장이 있는 위치를 정확하게 찾는 등 어려운 훈련이 계속됐다. 그리고 놀랍게도 버틀러의 반려견은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짧은 훈련 기간동안 버틀러가 알려주는 대부분의 심폐소생술 기술을 전부 익혔고, 영상을 찍기 위해 진행된 테스트에서도 이를 완벽하게 해냈다. 버틀러는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해야 하는 기간 동안 반려견들과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중 심폐소생술을 떠올렸다. 혹시나 누군가에게 위급한 상황이 생긴다면 도움을 줄 수 있길 희망하는 마음으로 훈련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반려견들에게도 비슷한 훈련을 시도했지만 모두 잘하는 것은 아니었다. 픽시는 매우 똑똑한 개였고, 나는 비교적 수월하게 심폐소생술을 가르칠 수 있었다. 훈련 내내 픽시 역시 매우 즐거워했다”고 덧붙였다. 심폐소생술을 하는 특출난 개가 화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스페인 마드리드의 경찰견 ‘폰초’는 멀리서 자신의 파트너 경찰관이 쓰러지는 모습을 본 뒤 전력질주해 다가가 앞발로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이 공개돼 감동을 전했다. 당시 쓰러져 있던 경찰관은 경찰견 훈련을 위해 연기를 한 것이었고, 훈련이 끝난 뒤 해당 경찰관이 자리에서 일어나 쓰다듬어주자 경찰견은 꼬리를 흔들며 경찰 품에 안겨 기쁨을 표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집안에 공 25만개 채워 ‘볼풀장’ 만든 英 딸바보 아빠

    집안에 공 25만개 채워 ‘볼풀장’ 만든 英 딸바보 아빠

    네 딸을 둔 딸바보 아빠가 아이들을 위해 남몰래 ‘대박 이벤트’를 준비해 감동을 전했다. 영국 메트로 등 현지 언론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런던 남서쪽 서비튼 지역에 사는 조엘 콘더(34)는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해야 했던 지난 3월, 아내와 네 딸을 위한 이벤트를 고심했다. 14세, 12세, 8세, 2세 딸 네 명을 둔 ‘딸바보’인 콘더는 면역력이 유독 약한 셋째딸 및 집에 갇혀 있어야 하는 딸들과 아내를 위해 재미있는 놀잇감을 고민하던 중 어린 시절 즐겁게 놀던 ‘볼풀장’을 떠올렸다. 말랑말랑하고 형형색색의 작은 공을 가득 담아 둔 볼풀장은 실내 놀이터에서도 어린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놀이시설이다. 콘더는 이를 떠올려 집 안을 모두 볼풀장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그저 발목 높이 정도의 볼풀장으로는 재미가 없다고 생각한 그는 무려 25만 개의 공을 공수했고, 이를 판매한 업체 측에는 면역력이 약한 딸을 위해 가급적 완전히 세척이 된 상품으로 보내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콘더는 먼저 아내와 네 딸을 안전한 곳으로 잠시 외출하게 한 뒤, 친구를 불러 볼풀장 만들기에 나섰다. 25만 개에 달하는 공이 포장된 봉투를 뜯고 집안 전체에 ‘골고루’ 공을 배치했다. 거실과 주방이 모두 공으로 가득찼고, 형형색색의 공들은 90㎝ 높이까지 쌓였다. 공중에서 점프를 해도 다치지 않을 정도로 많은 공을 채우는데 무려 2시간이 소요됐다.거대한 놀이공원으로 변신한 집에 발을 들인 네 딸은 흥분과 기쁨이 가득 찬 고성을 지르며 웃기 시작했다. 첫째 딸은 “엄마가 이 사실을 알면 아빠를 죽이려고 할지도 모른다”며 농담을 건넸다. 실제로 완전히 달라진 집을 마주한 아내의 첫 마디는 “세상에, 당신이 이렇게 한 거야?” 였다. 이어 아내는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온몸을 볼풀 위로 던졌고, 그 누구보다도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콘더는 기뻐하는 아내와 딸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9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그는 “아내와 딸의 반응 만으로도 내 모든 노력은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면서 “출근도, 외출도 할 수 없지만 하나만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이렇게 오랜 시간 가족과 한 공간에 머물 기회는 다시 없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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