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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발맞춰 걷다 보면 오늘을 또 견딜 수 있어

    함께 발맞춰 걷다 보면 오늘을 또 견딜 수 있어

    교통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성수’는 삶의 동력을 잃고 아내와도 이혼하게 된다(‘사라지는 것들’). 해외로 떠난 가족과 생이별하게 된 관현악단 연주자는 아끼던 기타를 중고 시장에 내놓는다(‘미스터 심플’). 예기치 못한 대지진으로 일터를 잃은 종묘 해설사에게 당국의 문화재 복원 의지는 공허한 구호일 뿐이다(‘스노우’).황순원문학상, 문지문학상을 받은 정용준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선릉 산책’ 속 인물들은 인생에서 저마다 실패와 상실의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한편으로 이들은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질문에는 어떤 대답도 찾지 못한다. 그럼에도 작가는 ‘남아 있는 이들’에게 억지로 해답을 찾아 주기보다 이들과 묵묵히 발을 맞추며 잔잔한 위로를 전한다. 소설에는 스스로를 괴롭히고 서로를 괴롭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사라지는 것들’은 어린 딸을 잃은 성수가 딸의 교통사고를 직접 목격한 어머니와 강화도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자신의 부주의로 손녀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어머니는 “그만 살기로 했다”고 선언한다. 납득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한 애도가 끝이 없어서다. ‘미스터 심플’의 주인공 프리랜서 번역가 ‘나’와 빨래방에서 만난 관현악단 연주자는 모두 불행한 가정사 탓에 자신에게조차 진짜 마음을 내보이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들은 중고물품 직거래 플랫폼에서 몇 차례 거래하면서 마음을 터놓고 자기 안의 슬픔과 대면하게 된다. 한편으로 소설 속 인물들은 주로 산책하면서 해답 없는 문제에 몰두하거나, 대화를 나누며 알기 어려운 진심에 가닿고자 애쓴다. 표제작 ‘선릉 산책’에서 발달 장애 청년 한두운을 돌보는 아르바이트를 맡은 ‘나’는 두운과 선정릉 공원을 같이 걷는다. 처음에는 침을 함부로 뱉고 혼자서 식사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두운의 모습에 불쾌하고 당혹스러웠지만, 그의 놀라운 권투 실력을 알게 되면서 편견과 오해를 허물어 간다. ‘두 번째 삶’의 주인공 준범은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남한강 산책로를 걸으며 10년 전 자신의 학교폭력으로 사망한 지운과 자신과 지운을 이간질한 동급생 한준일을 생각한다. 작가는 나쁜 짓을 저지른 사람보다 나쁜 짓을 저지르게 한 사람을 어떻게 단죄할 것인가란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이들이 저마다 감정에 맞서는 이야기의 끝에서 손쉬운 해답은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사라지는 것들’의 성수가 “흔들흔들 걷는 엄마가 찍어 놓은 발자국에 발을 포개어 걸었다”(40쪽)는 것처럼 조용한 산책의 시간이 쌓이다 보면 기분이 나아지고 우리 삶의 버거움도 한층 덜어 낼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작가는 “어떤 사람이든 조금만 더 깊게 들여다보면 비극이 있다”며 “우리가 슬픔이라고 생각한 감정도 시간이 많이 지나면 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보석같이 단단하고 긍정적인 에너지 같은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설을 산책하듯 가볍게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표제작을 ‘선릉 산책’으로 정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물들이 내딛는 여정에 따라 흘러가는 단편 7편이 주는 감동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읽으면서 불행을 되새기게 되지만 슬픔을 슬픔 아닌 쪽으로 보내는 작가의 섬세한 시선과 필력 덕 아닐까.
  • J K 롤링의 ‘성탄 선물’ 같은 동화

    J K 롤링의 ‘성탄 선물’ 같은 동화

    초등학교에 입학한 잭에게는 젖먹이 시절부터 갖고 놀던 소중한 돼지인형 ‘디피’가 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이브에 잭은 의붓 누나 홀리와 다투다 디피를 거리에서 잃어버렸다. 디피를 대신할 새로운 돼지인형을 선물받지만 충격과 슬픔을 억제할 수 없다. 그날 밤 새로운 돼지인형은 잭에게 말을 걸어 자기와 함께 디피를 찾으러 가자고 제안한다. 잭의 몸은 장난감 크기로 작아지고 모험에 나선 잭과 돼지인형은 알 수 없는 암흑의 세계로 떨어진다.‘해리포터’ 시리즈의 저자 J K 롤링이 쓴 새 어린이 소설 ‘크리스마스 피그’가 최근 한국을 비롯한 세계 20개국에서 동시에 출간됐다. 지난해 출간된 ‘이카보그’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활동에 제약을 받는 어린이들을 위한 두 번째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세계적 일러스트레이터 짐 필드의 흑백 삽화가 곁들여진 이 작품은 순수한 사랑을 지닌 소년의 모험으로 희망과 감동을 선사한다. 롤링은 아들 데이비드의 어린 시절 장난감에서 영감을 얻어 9년간 구상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맞이한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 이야기를 통해 순수한 그리움과 사랑은 얼마나 유효한지, 그 힘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삶을 지탱하는지를 일러 준다. 어린이 독자를 위한 책이지만 롤링 특유의 상상력과 문장력이 녹아들어 어린 시절 장난감을 사랑했던 아련한 추억이 있는 성인 독자에게도 즐거운 선물이 될 듯하다.
  • 文 “우주로 다가갔다” 시민들 “K로켓 감동적”

    文 “우주로 다가갔다” 시민들 “K로켓 감동적”

    마지막 고비에 해당하는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올려놓는 데 실패한 것에서 보듯 우주발사체의 첫 발사 성공률은 27%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선뜻 고흥행을 결심했다. 성공 여부를 떠나 12년간 연구진이 쏟은 노력을 격려하는 것은 물론 우리 우주개발 역량을 축적하는 귀중한 경험과 자산이 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주발사체 기술 자체가 실패 축적의 지난한 여정인 만큼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적 접근을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더미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지만, 발사체를 우주 700㎞ 고도까지 올려 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며 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라고 평가한 뒤 “오랜 시간 불굴의 도전정신과 인내로 연구개발에 매진해 온 항공우주연구원과 학계, 300개가 넘는 국내 업체 연구자, 노동자, 기업인들께 진심으로 존경과 격려 인사를 드린다”고 찬사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조금만 더 힘을 내 주기 바란다”면서 “국민 여러분께서도 끝까지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세계 7번째 성공은 물론 4가지 경우의 수에 맞춰 대통령 메시지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완벽한 성공이 아니더라도 국민 성원과 지지 속에 개발과 기술 축적이 이어져야 한다”면서 “계속 도전할 수 있게끔 북돋아 주는 분위기가 돼야 장기적으로 우주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고, 우주개발을 향한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시민들도 방송과 유튜브, 메타버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누리호에 응원과 위로를 보냈다. 서울 용산구 회사에서 유튜브를 통해 발사 장면을 지켜본 류모(42)씨는 “치열한 민간 우주 로켓 발사 시장을 향해 경쟁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데에서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열악한 환경에도 나름 성과를 낸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집에서 중계방송을 시청한 김모(32)씨는 “해외에 비해 로켓 발사에 투입된 인력이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완벽한 발사를 위해 정부가 지원을 더 많이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지상파 방송사의 생방송 유튜브 방송을 지켜보면서 “아쉽지만 발사 두 번째에 우리 기술 100%로 우주까지 보낸 것도 대단하다”, “연구원과 정부 모두 수고했다”는 댓글을 남겼다.
  • ‘정진석 추기경 선교 후원회’ 출범…동남아 선교사 등 지원

    ‘정진석 추기경 선교 후원회’ 출범…동남아 선교사 등 지원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지난 4월 선종한 고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뜻에 따라 ‘정진석 추기경 선교 후원회’를 설립한다고 21일 밝혔다. 선교 후원회 지도 사제로는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이사장은 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가 맡는다. 김해숙 영화배우, 서울신문 감사인 문무일 전 검찰총장, 손숙 배우, 신달자 시인, 안성기 배우,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이 이사로 활동한다. 후원회는 우선 동남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평신도 선교사를 후원할 계획이다. 각 지역교회 대사관, 사제, 수도자 등에게서 추천받아 매년 12월 니콜라오 축일을 전후해 대상자로 선정된 선교사에게 활동비를 지급한다. 가톨릭 문화예술인들의 법조·의료·심리상담을 돕는 ‘가톨릭 문화예술인 비대면 지원센터’도 운영한다. 선교 후원회는 10여 년 전 원로배우 김지영(1938∼2017)씨의 성금 기탁이 불씨가 됐다. 생전 김씨는 당시 교구 홍보국장이었던 허영엽 신부를 찾아가 4000만원의 성금을 맡겼다. 김씨는 허 신부에게 “‘말과 행동을 할 때 항상 선교가 기준의 척도가 된다’는 정 추기경의 말씀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 정 추기경의 선교 활동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허 신부는 김씨의 뜻을 정 추기경에게 전했는데, 정 추기경은 자신의 이름으로 단체를 만드는 것을 꺼리면서도 몇 가지 조건을 두고 단체 설립을 허락했다고 한다. 정 추기경은 자신의 사후에 활동을 시작하되 일정 기간만 활동할 것과 열악한 상황에서 열심히 선교하는 평신도에게 도움을 주고, 교구에는 절대 부담을 주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선종을 앞두고 자신의 유산 중 5000만원을 사후 세워질 선교 후원회에 기부했다. 서울대교구는 정 추기경 선종 후인 지난 5월 후원회를 구성했고, 올해 12월부터 정 추기경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2031년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 윗집 아이 쿵쾅 소리에…“시끄러움도 위안” 답장한 할아버지

    윗집 아이 쿵쾅 소리에…“시끄러움도 위안” 답장한 할아버지

    아이가 뛰는 소리가 시끄러웠을까 걱정되는 마음에 아래층 할아버지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편지와 선물을 보낸 엄마는 며칠 뒤 따뜻한 답장과 함께 빵을 선물 받았다. “혼자 외롭게 사는 늙은이에겐 시끄러움도 위안이 된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한 아이의 엄마라고 밝힌 A씨는 20일 ‘너무 좋은 이웃을 만나 기분 좋아 살짝 올려봐요’라며 자신이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A씨는 “평소 아이가 쿵쾅거리거나 주말마다 아이 친구들이 와도 한 번도 화내신 적 없는 아래층 할아버지께 올해도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얼마 전 친정에서 수확한 감을 들고 아래층에 찾아갔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집을 비운 아래층 할아버지와 직접 인사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손편지와 감을 놓아두고 돌아왔다. A씨는 “아이가 한동안 아파 병원에 있다가 퇴원한 뒤 주말마다 친구들이 놀러와 시끄럽게 하는데도 2년간 한 번도 올라오지 않으셨다. 오히려 ‘애들은 다 그런 거 아니겠냐’는 인자한 말씀에 감동 받았다. 좋은 주민분들을 만나 아이가 씩씩하고 바르게 클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올해 첫 수확한 감이다. 맛있게 드셔달라”고 적었다.며칠 뒤 집에 돌아온 A씨는 문 앞에 놓여 있는 선물을 발견하고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아래층에 사는 할아버지가 답례로 빵과 편지를 두고간 것이다. 할아버지는 “매번 감사하다. 혼자 외롭게 사는 늙은이에게는 시끄러움도 위안이 된다. 걱정하지 마시라”며 샌드위치, 소시지 빵, 앙버터와 같은 빵을 한가득 담아 놓았다. A씨는 “빵도 요즘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가득 들어있었다. 할아버지께서 엄청 신경쓰고 고민해 골라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찡했다”라며 “진짜 이웃 주민들 잘 만난 것 같다. 평소에도 이웃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삼촌들이 아이 인사 받아주고 안부도 물어봐주시고, 먹을 것도 서로 나눠 먹고 해서 ‘여기는 아직 삭막하지 않구나’라고 생각했다. 좋은 이웃을 만나 아이가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 [월드피플+] 안면기형으로 냉대받던 아이 ‘빵집 사장’ 꿈 이루다

    [월드피플+] 안면기형으로 냉대받던 아이 ‘빵집 사장’ 꿈 이루다

    어릴 적 사고로 얼굴에 심한 화상 자국을 입은 남성이 온갖 좌절을 딛고 꿈을 이룬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베트남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는 한 살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심한 화상을 입은 후 얼굴 기형이 된 응오 꾸이 하이(27)씨의 사연을 전했다. 흉측한 상처를 지닌 외모로 어린 시절 동네에서 그와 놀아주는 친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6살 때 처음 학교에 갔지만, 4개월 만에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다. 친구들의 놀림과 괴롭힘에 도저히 학교에 다닐 수 없었던 탓이다. 그때 유일하게 다가와 준 친구는 농아 소년이었다. 하이 씨는 "아무도 우리와 친구가 되지 않는다는 슬픔을 공유하면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고 말했다. 10살이 되던 해, 친구의 생일 케이크를 사기 위해 빵집에 들어섰지만, 빵집 주인은 하이의 얼굴을 보고 경비원을 불러 내쫓았다. 당시 그는 "너무 속상하고 슬펐다"면서 "나중에 크면 누구나 환영받는 빵집 주인이 되겠다는 꿈을 꿨다"고 말했다. 차츰 나이가 들면서 그의 고립감과 외로움은 커져만 갔다. 15살에 직업 훈련소를 찾았지만, 그의 외모를 보고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이후 그는 2년 넘는 기간 동안 집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않았다. 그대로 삶을 포기하고도 싶었던 나날들이었다.그런 그에게 희망의 손길이 다가왔다. 2016년 자선단체의 후원을 받아 안면 움직임에 도움을 주는 수술을 받기 위해 독일로 향했다. 독일에 머무는 그의 삶에 새로운 희망이 내비쳤다. 그가 수술 후 향수병으로 고향을 그리워하자 독일 의사와 간호사들은 그를 위해 연주를 하고, 기본적인 베트남어로 말을 걸어왔다. 독일에 거주하는 베트남 교민들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와서 그를 위로했다. 난생처음 따뜻한 환대를 받으면서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외모로 사람을 차별하고 내치는 게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향으로 돌아온 하이 씨는 10살 때부터 품어왔던 꿈을 이루기 위해 하노이의 한 주방 기술학교에 등록했다. 어린 시절 정규 교육 과정을 받지 못했기에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어려운 환경에서 견습생이된 친구들을 사귀면서 "태어나 처음으로 많은 친구가 생겼다"고 전했다. 졸업 후 그는 "세상에 나가서 부딪혀야 한다"고 생각해 여러 식당에 취직해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올해 초 27살이 된 하이씨는 고향으로 돌아와 어릴 적 꿈꿔왔던 빵집을 차렸다. 그는 "내가 꿈꿔왔던 빵집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누구나 환영받는 곳"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몇몇 손님은 빵집에 들어왔다가 그의 얼굴을 보고 나가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주변 어려운 아이들에게 공짜로 빵과 음료를 나눠주면서 "어린 시절의 꿈을 하루하루 성실히 이루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까라면 까!’는 시대는 지나…MZ는 스스로 판단하더라

    ‘까라면 까!’는 시대는 지나…MZ는 스스로 판단하더라

    “제가 왜 강의하는 줄 아십니까. 돈 벌려고 합니다.” 최전방을 지키는 야전군 사령관에서 전역한 뒤 전후방 부대를 찾아다니며 후배들을 위해 무료 강연을 하고 있는 김영식(63) 예비역 육군 대장. 현역 시절 항공작전사령관, 제1야전군사령관 등을 역임하며 ‘최전방 야전 전문가’로 꼽혔던 그는 “전방 부대에 격려금을 주고 싶어서 책을 쓰고 민간에 강연을 다니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시작한 강연 횟수가 200회를 넘기면서 ‘찐’ 군인이던 그가 어느덧 ‘용산의 스타 강사’가 됐다. 인세와 민간에서 번 강연료 대부분을 군 부대에 기부했다. 군에서 보낸 시간만 40년 6개월 11일.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만난 그는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은 국가가 만들어 준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나눠 줘야 한다고 했다. 현재는 합참 훈련을 사후검토하는 전구사후검토조정관도 맡고 있다. -전역 후 강연에 나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육사 37기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박지만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세칭 혜택받았다고 하는 기수다. 문재인 정부로 바뀌면서 전역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인생 2막을 준비했다. 당시 총선이 얼마 안 남은 시기여서 주변에서는 정치 얘기도 나왔지만 내 길은 아닌 것 같았다. 군과 후배들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우리 집안에 선생님 DNA가 있는 것 같다. 해외에서 교육을 받고 한국에 돌아와 보병학교와 육군대학에서 교관 임무를 했었는데, 그때 내가 꽤 괜찮은 선생님이라고 느꼈다. 군 사령관 때도 군인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들을 정리해서 강연을 하면 다들 좋아했다. 리더의 역할 중 하나가 자신이 떠난 자리를 이어받을 후배를 잘 기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언제부터 무료 강연을 하게 됐나요. “대대나 연대는 예산은 적고 부대는 많아서 4성 장군이나 사단장 출신이 와서 강연할 기회가 없다. 처음 어느 대대에 갔더니 연대장, 사단장까지 다 나와 있어서 깜짝 놀랐다. 이러면 어느 대대장이 용기를 내서 부르겠나. 그때부터 노(No) 머니, 노 선물, 노 의전 3불(不) 정책을 내걸었다. 그런데 내가 빈손으로 가기가 멋쩍어서 ‘축적의 길’이라는 책 300권을 사서 저자에게 사인을 받아서 나눠 주며 시작했다. 그런데도 나올 때 좀 아쉽더라. 전방 부대에 격려금도 좀 주고 싶어서 돈을 벌려고 민간에서 강의를 하려고 했더니 ‘책 쓴 게 있느냐’고 하더라. 그래서 평소 정리해 둔 강의록을 모아서 쓴 책이 ‘장군의 전역사’(2018년 출간)다. 인세와 민간에서 받은 강연료로 대대나 연대급 강연을 갈 때 격려금 30만원, 책 50권씩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보람이 생겼다. 지금까지 68개 부대를 돌면서 6500만원 정도 기부한 것 같다. 아내가 나더러 비싼 취미생활 한다더라(웃음).”-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 군인들에게는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해 주나요. “MZ세대라고 하면 주로 병사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장교와 부사관들도 다 MZ세대들이다. 우리 세대는 까라면 까는 거라고 배웠지만, MZ세대는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 질문하는 게 가능한 세대다. 옛날에는 전투에서 지시를 받아 싸우는 게 가능했지만, 지금은 시간차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싸워선 늦다. 그 명령을 준 상황은 이미 과거이기 때문에 내가 받은 명령이 지금 이 순간 유효한지 스스로 판단하고 조치해야 한다. ‘크리에이티브 싱킹’(창의적 사고)이 필요한데 이건 MZ들이 다 갖고 있다. 더 중요한 건 ‘크리에이티브 캐릭터’(창조적 기질)인데, 우리 군에서 갖기 어려운 게 이것이다. 시도했다가 잘못되면 혼자 덤터기 쓴다는 분위기가 지휘관을 옹색하게 만든다. 좋은 의도로 했다면 실수도 봐 줄 수 있는 분위기를 위에서 만들어 줘야 한다.” -올해 군에서는 부실급식, 성폭력 사건 등 부정적 이슈가 많았습니다. “부실급식은 내가 봐도 화가 나더라. 이런 급식이 나가는 동안 그 위에 있는 사람들은 대체 뭘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군 기강은 큰소리 치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군복 입은 사람으로서 스스로 일에 가치를 부여하고 책임의식을 가지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성폭력 문제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생명을 끊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는데, 그 위에 있었던 수많은 사람 중 한 명이라도 그에게 관심을 가졌다면 그런 일이 발생하진 않았을 것이다. 여군을 여군으로 보는 시각도 문제다. 예전에 육군에서 내놓은 대책 중 하나가 여군은 남자 군인이랑 같이 차에 태우지 마라 이런 것도 있었는데, 이런 구분이 오히려 더 문제를 만든다. 그냥 전우로 생각해야 한다.” -군 가혹행위 등을 다룬 드라마 ‘D.P.’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보면 화가 날 것 같아서 일부러 안 봤다. 첫째는 드라마가 담고 있는 진실성 때문에 상처를 받을 것 같았고, 둘째는 그렇다고 그게 군의 전부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군도 반성할 부분이 있고 군 문화가 뛰어나다고 할 순 없지만, 부대에 있는 많은 지휘관들이 관심 쏟으면서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 여전히 어느 음습한 구석이 있을 수 있는데, 스스로 그런 문화에 젖지 않도록 잘못됐으면 틀렸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군에 있을 때 내 밑에 있는 부대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면서 소통하려고 했다. 조그만 문제라도 있으면 병사들이 나한테 알릴 수 있도록 했고 반드시 확인했다. 사단장 때는 병사들의 부모님들을 부대로 방문하게 해 아들과 1박 2일 부대에서 지내 보고 문제가 있으면 말해 달라고 했다.” 당시 사단장이었던 그가 직접 이등병의 발을 씻어 주는 모습을 보고 감동한 부모들이 이임식 때 직접 감사패를 전달한 일화가 전해진다. 군단장 시절엔 ‘포토데이’를 만들어 장병들과 원하는 포즈로 사진찍기 행사를 진행했다. 장병들을 업어 주기도 하고 업히기도 하며, 크리스마스 땐 산타클로스 복장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주장하는 등 국방이 정치화되는 것을 어떻게 보십니까. “군도 정치의 한 부분이 될 순 있지만, 안보를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안 된다. 오늘의 미국 육군을 만든 조지 마셜이 루스벨트 대통령에 의해 참모총장으로 뽑혔을 때 두 가지를 얘기했다고 한다. 첫째는 내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자유를 달라는 것이었고, 둘째는 그 생각 대부분이 당신과 다를 것이라는 거였다. 반대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군은 정치권과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다. 정권, 정부와 무관하게 대한민국 국민과 국가에 충성했으면 좋겠다.” -최근 예비역 장성들이 줄줄이 대선 캠프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제가 가장 듣기 싫은 말이 장군들이 어디 가서 ‘똥별’이라는 소리를 듣는 거다. 정치를 하든, 하지 않든 정치적 성향은 누구나 가질 수밖에 없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지를 먼저 따져 봤으면 한다. 평소에 그런 신념을 가지고 있었으면 모르겠는데, 현직에 있을 땐 전혀 그렇지 않다가 갑자기 등 돌리고 가는 건 의리가 없다. 한마디로 군인답지 못하다.” 그러면서 이 이야기를 꼭 해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민간에서 강의할 때 항상 이 이야기를 한다. ‘제가 왜 강의하는 줄 아십니까, 돈 벌려고 합니다. 이 강의료를 받아서 전방에 가서 격려금으로 주려고 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백이면 백, 이 대목에서 박수를 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군의 모습이 바로 이런 거구나. 내가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 대장이라는 자리 전부 내 돈으로 산 것이 아니라 국가의 재산이다. 다시 부하들에게 나눠 주면 축적 지향의 군대를 만들 수 있다. 사람들에게 장군이 똥별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 ●김영식 예비역 육군 대장 프로필 ▲1958년 서울 출생 ▲육군사관학교 37기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 해외파병과장 ▲육군 제15보병사단장(소장) ▲합동군사대학교 총장(소장)▲육군 제5군단장(중장)▲육군 항공작전사령관(중장)▲육군 제1야전군사령관(대장) ▲현 육군사관학교 특임교수·합동군사대학교 명예교수▲현 합동참모본부 전구사후검토조정관
  • 광주의 감동을 다시 한 번… 2027 유니버시아드 공동유치 노리는 충청권

    광주의 감동을 다시 한 번… 2027 유니버시아드 공동유치 노리는 충청권

    충청권 4개 지방자치단체(충북, 충남, 대전, 세종)이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 공동유치를 위해 적극 움직이고 있다. 개최에 성공한다면 2015 광주 대회 이후 12년 만에 국내에서 국제 종합대회를 개최하게 된다. 충북 관계자는 19일 “국제종합대회 개최를 통해 충청 브랜드를 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해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개최하려고 추진 중이다”라고 밝혔다. 충청권 연합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와 대회 유치를 놓고 경합 중이다. 2027년 열리는 이 대회는 150개국 1만 50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하고 선수들은 18개 종목에서 메달을 다툰다. 지난해 7월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공동유치 업무협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지난 9월 유치의향서 및 서한문을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에 제출한 상태다. 대회 추진위는 “12월까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진행하는 타당성조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타당성 검사를 통과하면 기획재정부의 국제행사심사위원회의 승인 절차로 넘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는 11월에는 FISU에 유치신청서에 준하는 제안서를 제출하고 내년 1월 31일 FISU는 예비후보도시를 발표한다. 여기에 선정되면 내년 2월부터 10월까지 현지 실사가 이뤄지고 12월 최종유치신청서를 제출하면 2023년 1월 FISU 총회에서 최종 개최도시를 발표하게 된다. 대회 유치에 앞장서고 있는 충북은 이날 이시종 지사 및 관계자들이 한국체육기자연맹 회원사를 대상으로 충북무예 및 스포츠 행사 홍보를 위한 간담회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제3회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를 비롯해 ‘2021 온라인 세계 무예 마스터십’ 등이 소개됐다. 21일부터 5일간 청주시 일원에서 개최되는 제3회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는 무예에 바탕을 둔 국내 유일의 무예액션 장르 영화제로서 코로나19 시대에 맞게 온ㆍ오프라인을 병행해 개최된다.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청주시 그랜드프라자 청주호텔 특설 행사장에서 개최되는 ‘2021 온라인 세계 무예 마스터십’은 올림픽 종목인 유도와 태권도를 비롯해 11개 종목 100여 개국 3300여 명이 참여하는 국제행사로 세계 최초로 개최되는 온라인 국제종합경기대회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10월 중에 개최되는 무예관련 3개 행사는 무예 경기, 무예 영화, 무예 관련 학술 및 산업 동향 등 무예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무예 종합선물세트”라며 “충북무예 및 스포츠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 나이는 모른다… 야구만 잘 ‘아는 형님들’

    나이는 모른다… 야구만 잘 ‘아는 형님들’

    어깨가 쌩쌩한 20대도 못하는 40세이브를 40세의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은 한다. 동갑내기 추신수(SSG 랜더스)는 리그에 딱 2명뿐인 20홈런 20도루의 주인공이다. 은퇴해도 이상할 것 없는 나이에 여전히 주전인 베테랑들이 그야말로 ‘살아 있는 전설’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고 있다. 오승환은 지난 13일 역대 7번째이자 개인 통산 4번째 40세이브 대기록을 완성했다. 2006년 만 24세 1개월 26일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40세이브를 거뒀던 그가 15년이 지난 올해 39세 2개월 28일의 나이에 최고령 40세이브를 거두며 많은 야구팬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40세이브는 10개 구단 체제에서는 최초라는 점에서 더 뜻깊다. 구단별로 144경기 체제로 늘었지만 그동안 아무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위 그룹과 격차가 커 오승환은 올해 세이브왕을 예약해둔 상태다. 추신수도 지난 5일 역대 최고령 20-20의 대기록을 만들었다. 비록 타율은 0.259로 낮은 편이지만 주루 센스와 파워만큼은 후배들 못지않다. 올해 20-20은 추신수와 구자욱(삼성)만 달성한 상태다. 1982년생 동갑내기 이대호(롯데 자이언츠)도 타율 0.282 홈런 18개로 남부럽지 않은 중심타자로 맹활약하고 있다. 내년을 은퇴 시즌으로 정한 이대호지만 올해처럼만 한다면 은퇴 시기를 미뤄야 할 분위기다. 프로야구 최고령인 1981년생 유한준(kt 위즈)은 후배들이 ‘형님 리더십’을 성적의 비결로 꼽을 정도로 선수단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 유한준은 올해 타율 0.295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구단마다 선수단을 정리하며 여러 베테랑 선수에게 칼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한 경쟁력으로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오승환, 추신수, 이대호와 동기인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14일 “마흔 살에도 팀에서 중심으로 활약하는 자체가 체력을 비롯해 여러 부분에서 관리를 잘하는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나이 먹어서까지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니까 정말 대단하고 친구로서도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 도로공사 못 넘으면 1년 농사 도로아미타불!

    도로공사 못 넘으면 1년 농사 도로아미타불!

    대부분 감독들, 우승 1순위로 도공 꼽아 박정아·켈시 시너지 효과에 경계심 보여박 “좀 못해 줘” 이소영 “언니들 살살 해”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달성한 여자배구가 이번 주 V리그에서 그 감동을 이어간다. 특히 이번 시즌 팀 전력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평가되는 ‘한국도로공사’가 감독들이 꼽은 우승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4일 서울 청담동의 리베라호텔에서 도드람 2021~22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올 시즌 우승팀을 예측하는 질문에 페퍼저축은행, KGC인삼공사, IBK기업은행, 흥국생명 등 대부분의 감독이 도로공사를 우승팀으로 꼽았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현장에 오랜만에 돌아와 감각이 둔할 것 같지만 지난해 V리그, 올해 KOVO컵을 관찰한 결과, 제일 안정된 팀이 도로공사가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이영택 인삼공사 감독 역시 “선수들 변화가 없고 외국인 선수도 모든 팀이 바뀌었지만 도로공사는 그대로”라며 도로공사를 꼽았다. 우승팀에 이어 가장 경계하는 선수도 7명의 감독 중 무려 4명이 도로공사의 켈시 페인(26)을 지목했을 정도로 감독들은 박정아(28)와 켈시가 뿜어낼 시너지 효과에 큰 경계심을 드러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일곱자 토크에서 ‘이기자 도로공사’라고 얘기하며 경계감을 노골적으로 나타냈다. 가장 경계대상으로 꼽힌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우승후보로 “높이, 기본기에서 갖춰진 현대건설”이라고 지목했다. 김 감독은 “차상현 감독이 공개적으로 공격하는데 2시즌 동안 우리가 GS를 한 번도 못 이겼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는 차상현 감독에게는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4강 쾌거를 합작한 여자부 선수들은 양보 없는 격전을 예고했다. 도로공사 박정아는 “대표팀에서 같이 지냈지만 이제는 적으로 만나게 됐다. 아프지 말고 열심히 하되 우리 팀이랑 경기할 때는 좀 못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희진(30·기업은행)은 박정아, 이소영(27·인삼공사)에게 “경기할 때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 다하고 아프지 말자. 근데 둘 다 나한테 블로킹 많이 걸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내가 좀 많이 잡아도 되니”라고 도발했다. 이소영도 “대표팀에서 같이 좋은 시간 보내고 추억을 만들 수 있어 감사했다”면서도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언니들 살살해, 우리가 이길게”라고 되받아 쳤다. 한편 페퍼저축은행은 1차 지명으로 뽑은 세터 박사랑(18)이 프로 데뷔전 마지막으로 출전한 전국체전에서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어 수술대에 오르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여자부 개막전은 1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경기로 시작한다.
  • 진짜 우주 간 ‘스타트렉’ 커크 선장 “영면이 이런 걸까”

    진짜 우주 간 ‘스타트렉’ 커크 선장 “영면이 이런 걸까”

    “쏜살같이 위로 올라 어느 순간 아래를 내려다보니 온통 푸른빛이, 다시 위를 보니 온통 검은 어둠이었습니다. 아래에서 느껴지는 어머니, 지구의 위로… 영면의 느낌이 그런 것일까요. 너무 감동적입니다.” 1960년대 미국 인기 드라마 ‘스타트렉’의 제임스 커크 선장을 연기한 90세 노배우 윌리엄 섀트너가 진짜로 우주여행을 했다. 섀트너는 13일(현지시간)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의 로켓 우주선 ‘뉴 셰퍼드’를 타고 텍사스주 밴혼 발사장을 이륙했다 귀환했다. 석 달 전인 지난 7월 20일 베이조스가 체험했던 그대로 지구와 우주의 경계 지점인 고도 100㎞의 ‘카르만 라인’을 넘어 약 3분 동안 중력이 거의 없는 미세중력 상태를 체험하는 총 10분의 여정이었다. 스타트렉을 보고 자라 상업용 우주여행 시장을 개척 중인 베이조스는 실제로는 열정적이고 감성적인 커크 선장보다는 냉철하고 논리적인 스팍 지휘관의 팬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스팍 역의 배우 레너드 니모이가 2015년 지병으로 별세했기에 스타트렉 팬들은 영화 속 ‘함장’과 ‘지휘관’이 나란히 우주로 향하는 모습을 볼 순 없었다.
  • 1000여년 전, 국란을 극복한 강감찬을 마주하다…관악 강감찬 축제 개막

    1000여년 전, 국란을 극복한 강감찬을 마주하다…관악 강감찬 축제 개막

    “관악 강감찬 축제가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 14일 2021 관악 강감찬 축제의 막이 올랐다. 박 구청장은 개막식에서 강감찬 장군의 앞 글자를 따 “강한 경제, 감동 행정, 찬란한 문화, 강감찬 구청장 박준희”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이어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 강감찬 정신을 계승, 과거와 현재, 미래가 만나는 ‘신귀주대첩 강감찬, 오마주(오늘을 마주하다)’라는 주제로 축제를 연다”며 “귀주대첩이 일어났던 1000여년 전 역사의 현장처럼 모진 국란을 극복하고 평화와 발전의 밝은 미래로 나아가자”고 말했다.관악구가 주최하고 관악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이날부터 17일까지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이날 오후 7시 열린 개막식은 안국사와 별빛내린천에서 진행됐으며 관악문화재단TV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주민들은 실시간 댓글로 축제에 참여했다. 개막식에서는 관악문화재단 공연장 상주 단체 ‘에임아츠앤컬쳐’의 공연을 시작으로 관악구 21개 동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온라인 합창, 점등 퍼포먼스, ‘강감찬 오마주’를 주제로 펼쳐지는 LED 멀티미디어 퍼포먼스 공연 등이 펼쳐졌다. 박 구청장은 개막식에 앞서 식전행사인 ‘쓰담쓰담 강감찬 플로깅‘에 참여하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별빛내린천을 걸으며 쓰레기를 담는 모습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했다.별빛내린천에서는 별 모양 종이에 소원을 적어 소원터널에 거는 ‘별별 소원을 말해봐’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박 구청장은 “기획부터 실행까지 주민과 함께하며 민·관 협치 화합의 축제로 추진한 2021 관악 강감찬 축제의 막이 올랐다”며 “남은 행사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문화도시 관악구로 한층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5일에는 이익주 서울시립대 교수의 ‘마스터클래스 고려’ 강의가 진행되며 16일에는 ‘강감찬 골든벨’ 퀴즈 프로그램이 열린다.
  • ‘전설은 살아있다’ 오늘도 펄펄 나는 베테랑들

    ‘전설은 살아있다’ 오늘도 펄펄 나는 베테랑들

    어깨가 쌩쌩한 20대도 못하는 40세이브를 40세의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은 한다. 동갑내기 추신수(SSG 랜더스)는 리그에 딱 2명뿐인 20홈런 20도루의 주인공이다. 은퇴해도 이상할 것 없는 나이에 여전히 주전인 베테랑들이 그야말로 ‘살아 있는 전설’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고 있다. 오승환은 지난 13일 역대 7번째이자 개인 통산 4번째 40세이브 대기록을 완성했다. 2006년 만 24세 1개월 26일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40세이브를 거뒀던 그가 15년이 지난 올해 39세 2개월 28일의 나이에 최고령 40세이브를 거두면서 많은 야구팬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40세이브는 10개 구단 체제에서는 최초라는 점에서 더 뜻깊다. 구단별로 144경기 체제로 늘었지만 그동안 아무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위 그룹과 격차가 커 오승환은 올해 사실상 세이브왕을 예약해둔 상태다. 추신수도 지난 5일 역대 최고령 20-20 클럽에 가입하면서 대기록을 만들었다. 비록 타율은 2할 중반대로 기대에 못 미치지만 주루 센스와 파워만큼은 후배들 못지않다. 올해 20-20은 추신수와 구자욱(삼성)만 달성한 상태다. 1982년생 동갑내기 이대호 역시 13일까지 타율 0.284 홈런 18개로 남부럽지 않은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내년까지 야구하겠다고 선포한 이대호지만 올해와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은퇴 시기를 미뤄야 할 분위기다. 프로야구 최고령인 1981년생 유한준(kt 위즈)은 후배들이 ‘형님 리더십’을 성적의 비결로 꼽을 정도로 선수단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 유한준은 13일까지 타율 0.287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구단마다 선수단을 정리하며 여러 베테랑 선수에게 칼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한 경쟁력으로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오승환, 추신수, 이대호와 동기인 김태균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14일 “마흔 살에도 팀에서 중심으로 활약하는 자체가 체력을 비롯해 여러 부분에서 관리를 잘하는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나이 먹어서까지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니까 정말 대단하고 친구로서도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 “500만 전세계 팬, 경주의 밤 즐겼다”…2021 아시아송페스티벌 성료

    “500만 전세계 팬, 경주의 밤 즐겼다”…2021 아시아송페스티벌 성료

    아시아의 음악대축제 ‘2021 아시아송페스티벌’이 경주의 밤을 빛냈다. ‘2021 아시아송페스티벌’(이하 아송페)의 본 경연인 ‘메인 스테이지’가 지난 9일 경북 경주를 배경으로 아송페’ 홈페이지와 ‘아송페’ 유튜브 공식 채널, 유튜브 채널 THE K-POP, 네이버 TV, 네이버 V LIVE, 네이버 now., U+ 아이돌Live를 통해 실시간 온라인 스트리밍 돼 133개국의 약 500만 명 팬들과 함께했다. 이날 공연은 산다라박과 뱀뱀이 MC를 맡아 진행됐다. 두 사람은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메인 스테이지’를 이끌었다. 포문은 오메가엑스가 BTS의 ‘Permission to Dance’(퍼미션 투 댄스)로 화려하게 열었다. 이어 위클리, 에버글로우, AB6IX, 브레이브걸스, 뱀뱀, 펜타곤, 문빈&산하, 브레이브걸스, NCT DREAM가 무대에 올라 뜨거운 열기를 안방 1열에 전달했다. 특히 산들과 김재환은 경주의 주요 명소를 소개하며 ‘시간을 거슬러’ 듀엣 무대를 선보여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펜타곤은 방구석 여행 아시아 마블을 통해 아시아 각국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아송페’는 아시아 음악의 저력을 전세계 팬들에게 입증했다. 태국 아티스트 뮤 수파싯은 ‘아송페’에서 신곡 ‘SPACEMAN’ 라이브를 첫 공개했고, 트위터 ‘ASFxMEW’ 해시태그가 전세계 트렌드 1위를 기록했다. ‘BamBamOnASF2021’ 해시태그도 3위에 올랐다. 또한 인도네시아 아넷 델리시아의 감미로운 음색과 한국어 가사는 인도네시아는 물론, 한국 팬들의 마음도 흔들어 놓았으며, ‘동반성장디딤돌’ 사업을 통해 3개월간의 K-Pop 연수를 마친 후 신곡 무대를 선보인 베트남의 O2O girl band와 SuperV도 K-Pop과 V-Pop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아송페’는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의 이동이 제한적인 상황에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개최지 경주의 명소와 화랑 마을 특설 무대를 통해 세계 각국의 팬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메인 스테이지’에 앞서 ‘ASF 포럼’에서는 대중문화 전문가들이 참석해 아시아 대중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를 펼쳤다. 또 김재환과 산들은 ‘ASF 버스킹’을 통해 경주 주요 관광지에서 버스킹 공연을, 에버글로우는 ‘K-pop 스타 데이트’를 통해 경주 일대를 다니며 랜선 팬미팅을 진행했다. 오세득 셰프는 ‘ASF LIVE 쿠킹쇼’에서 경주 특산물을 활용한 라이브 쿠킹 클래스를 가졌다. ‘아송페’는 지난 2004년 개최해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아시아 대표 종합 음악축제. K-POP과 아시아 정상급 가수들의 음악 공연으로 아시아 국가 간의 문화 교류를 이어 왔다. 음악을 통해 서로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고 동질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며 아시아 문화 교류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 경상북도, 경주시가 주최하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서 주관하며 SBS미디어넷이 방송 주관했다. 오는 15일 금요일 오후 5시 50분 SBS, 17일 일요일 저녁 6시 SBS FiL, 17일 밤 9시 SBS MTV를 통해 방송되며 ‘아송페’ 홈페이지와 ‘아송페’ 유튜브 공식 채널, 유튜브 채널 THE K-POP, 네이버 TV, 네이버 V LIVE, 네이버 NOW.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 강릉국제영화제 22일부터 31일까지 42개국 참가해 팡파레

    강릉국제영화제 22일부터 31일까지 42개국 참가해 팡파레

    세번째를 맞는 강릉국제영화제가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14일 강릉시와 강릉국제영화제 등에 따르면 오는 22일 오후 7시 강릉아트센터에서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식을 갖고 10일간의 일정에 들어간다. 강릉아트센터와 CGV강릉,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강릉대도호부관아 관아극장, 명주예술마당 등지에서 펼쳐지며 영화제 기간 모두 42개국 116편의 작품이 선보인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축소했던 것과 달리 올해 영화제는 철저한 방역 관리와 매뉴얼을 준비해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위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영화제 개막식에는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주연 배우 이정재와 이유미가 함께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는다. 또 배우 정우성과 조인성을 비롯해 10년 만에 영화계에 복귀한 강수연, 쟁쟁한 조연급 배우들이 개막식 행사에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영화 ‘봄날은 간다’ 개봉 20주년 기념 특별 상영 및 스페셜 이벤트가 개최된다. ‘봄날은 간다’는 영화제 기간 중 23일, 27일 2회에 걸쳐 강릉대도호부관아 내 관아극장에서 상영된다. 23일 상영 전에는 이화정 영화 저널리스트의 사회로 허진호 감독, 배우 유지태, 조성우 음악감독이 함께하는 스페셜 토크가 개최된다. OST로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인 만큼 팬들의 마음을 감동시킬 영화음악 콘서트도 함께 열린다. ‘봄날은 간다’는 2001년 허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유지태, 이영애의 열연으로 평단과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강릉국제영화제 관계자는 “오징어 게임 열풍이 이어지기 전에 섭외를 진행했지만,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영화제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막바지 준비에 최선을 다해 차별화된 영화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2년 만의 대면 수업/번역가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2년 만의 대면 수업/번역가

    지난주 화요일 거의 2년 만에 대학에서 대면 수업을 시작했다. 그날의 첫 수업에 들어가 보니 여러 명이 빠져 있었다. 집안 사정으로 지방에 가 있어서 못 온다고 한 학생도 있었고, 아무 설명 없이 결석한 학생도 있었다. PCR 검사까지 받아 가며 힘들게 수업에 온 학생들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그래도 그들은 다 3, 4학년이어서 최소한 1년은 캠퍼스 생활을 맛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엄습에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나니 벌써 졸업이 코앞인 셈이어서 이제야 겨우 대학 강의실에 들어올 수 있게 된 1, 2학년 못지않게 어이가 없을 것이다. “여러분은 대면 수업이 좋나요, 비대면 수업이 좋나요?” 나는 대뜸 이 질문부터 던졌다.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다들 쭈뼛대기만 했고, 그들의 표정을 읽으려고 해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여의치 않았다. 아마 한편으로는 좋고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싫고 귀찮을 것이다. 선생인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날 오랜만에 1시간 반 가까이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했는데, 앞으로 다시 일주일에 사나흘씩 그렇게 출퇴근할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찔했다. 하지만 그날 두 번째 수업에서 만난 두 대학원생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20대 중국인 여학생인 그들은 한국 유학 후 내리 두 학기를 동영상 수업만 들었기 때문에 대면 수업을 할 수 있게 된 것 자체에 감격했다. 그 중 구이저우성 출신 A가 소리쳤다. “학부 강의도 청강할 거예요. 한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어요!” 산지인 구이저우성은 중국에서도 깡시골에 속한다. 기껏 한국의 대도시에 유학을 왔는데, 매일 좁은 셋방에 처박혀 밤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나 나가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산둥성 출신 B는 대도시 지난에서 왔지만, 한국어를 잘 못하고 성격도 소극적이어서 코로나 시국의 한국에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너희, 못 먹어 본 한국 음식 있으면 다 말해!” 수업을 마치고 젊은이는 절대 안 갈 듯한 오래된 고깃집에 함께 갔다. 둘 다 양념 돼지갈비를 못 먹어 봤다고 해서였다. 아침을 늦게 먹어 입맛이 없던 내가 가위를 들었다. 고기가 금세 익길래 서둘러 고기를 썰어 나눠 주며 먹으라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선생님, 완전 감동이에요. 꼭 아빠 같으세요.” 아니, 내가 아무리 나이를 먹었기로서니 이제 학생한테 오빠도 아니고, 삼촌도 아니고, 아빠 같다는 소리를 듣게 됐나. 서글픈 생각이 확 들려는데 문득 A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갔다. B가 또 말했다. “저희는 이번 추석에도, 지난 설에도 집에 못 갔어요. 우리 중국인은 설 연휴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고향에 돌아가 부모님을 만나잖아요. 하지만 중국에 가면 자가격리 3주, 한국에 돌아오면 자가격리 2주여서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감당할 수 없었어요. 부모님도 오지 말라 하시고….” 내가 무슨 위로를 해줄 수 있었겠나. 잠자코 고기만 굽고 있다가 불쑥 부모님과 통화는 자주 하느냐고 물었다. 역시 한국이나 중국이나 딸은 달랐다. 아침저녁으로 영상통화를 한다고 했다. “따님하고 매일 영상통화하지 않나요? 얼마 전에 영국 갔다면서요.” 맞다. 내 딸도 지금 해외살이 중이다. 난생처음 집을 떠나서 그런지 역시 매일 한두 시간씩 엄마와 열렬히 영상통화를 한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꾸었다. 그전에 이미 완성됐지만, 보편화되지 못한 기술과 미리 예견되었지만 실현되지 못한 사회상이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생활 속에 성큼 들어왔다. 이 감염증은 조만간 인류에 의해 통제되겠지만 우리의 바뀐 삶 중 상당 부분은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미래를 구성할 것이다. 방금 친한 중국 작가에게 메시지가 왔다. 내일 중국 문단에서 온라인 작가 간담회가 열리는데, 한국의 중국 문학 번역가 자격으로 참가해 몇 마디 해주지 않겠느냐고 했다. 나는 정중히 사양하며 말했다. “2년 동안 중국에 갈 기회도, 중국인을 만날 기회도 없어 중국어를 다 까먹었어요.”
  • [씨줄날줄] 정상(頂上)의 짝퉁 선물/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정상(頂上)의 짝퉁 선물/이동구 수석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스페인 측으로부터 ‘황금열쇠’를 선물로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 행운의 열쇠가 대한민국과 한반도에 큰 행운을 가져다줄 것이라 믿는다”면서 “이 열쇠로 코로나 극복의 문을 열겠다”고 감사의 뜻을 피력했다. 한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나 총리 등이 상대국을 방문하면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오랜 외교적 관례다. 회담이나 현안을 논의하기 전에 선물을 주고받는 행위는 회담의 성과를 올리는 데도 큰 역할을 하기 마련이다. 특히 정상 간에 주고받는 선물에는 양국의 역사적 배경뿐만 아니라 미래, 정상 개인의 취향까지 고려된 것이니 최고의 선물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외국 정상들과 만날 때마다 인상 깊은 선물을 준비해 ‘선물 외교’의 모범으로 꼽힌다. 2018년 초 중국을 국빈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말(馬)을 선물해 화제가 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이 말은 프랑스 망슈 지역에서 태어나 2012년 근위대 마병에 합류한 여덟 살짜리로 시 주석이 2014년 파리에 방문했을 당시 왕실 근위대 기마병 104명을 보고 감탄한 말들 중의 한 마리다. 이런 선물을 받았으니 감동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중국은 ‘판다’를 외국의 정상들과 상대국 국민들을 위한 선물로 자주 증정한다.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인 데다 멸종 위기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선물로 제격이다. 2014년 한중 정상회담 방문 때 우리나라에도 판다 선물을 약속하고 2016년 암컷 ‘아이바오’와 수컷 ‘러바오’ 2마리를 보냈다. 중국은 미국, 일본, 영국, 스페인 등 수많은 나라와 외교 친선을 다지는 과정에서 판다를 자주 선물해 ‘판다 외교’라는 용어를 만들기도 했다. 판다의 단점이 기르기가 어려운 데다 비용 부담이 커 다시 중국으로 반환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한다는 것이니 과연 최고의 선물인지는 아리송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 받은 선물이 짝퉁이었다는 외신 보도가 흥미롭다. 뉴욕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을 당시 받았던 선물 가운데 모피옷 3점과 단검이 짝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흰 호랑이와 치타의 모피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던 의류 3점은 염색된 가짜였고, 단검의 손잡이는 당초 알려진 상아가 아니라 동물의 뼈 성분이 섞인 재질로 판명됐단다. 멸종 위기 종으로 만들어진 선물이 아니니 천만다행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물이 짝퉁임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도 짝퉁임을 알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까치밥이 있는 풍경/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까치밥이 있는 풍경/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열매 맺는 가을이다. 감나무에 매달린 파랗던 감들이 노랗게 변하다가 주황색으로 익어 가는 요즘이다. 햇살을 듬뿍 받으며 익어 가는 감은 이쁘기도 하지만, 제법 맛나게도 보인다. 가지가 처지도록 주렁주렁 매달린 감들을 보노라면 가을이 주는 기쁨도 더해진다. 나무들에게 봄·여름을 지내며 작은 잎을 돋우고 꽃을 피우고 이렇게 열매를 맺기까지 그동안 수고했노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국립중앙박물관 정원의 감나무는 상설전시관 왼쪽 끝과 보신각종 사이 용산가족공원과 근접해 있는 지역에 줄을 지어 서 있다. 요즘 이곳 감나무의 감들은 여러 가지 색으로 지나가는 이들을 반기고 있다. 잘 익은 감을 가장 먼저 맛보는 것은 새들이다. 어떻게 알고는 익은 감을 골라 아주 맛나게 파먹는다. 박물관 담당자들이 수확하고 남은 마지막 감들도 모두 새들의 차지이긴 하다. 장편소설 ‘대지’로 1933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펄 벅의 한국 사랑은 유명했다. 그녀는 중국에서 선교활동(宣敎活動)을 했던 부모님으로 인해 약 40년을 중국에서 살았지만 잠깐 다녀간 한국을 좋아했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 ‘살아 있는 갈대’에서 ‘한국은 고상한 민족이 사는 보석(寶石) 같은 나라다’라고 극찬했다. 그녀의 애정은 1960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했던 경험 때문이다. 한국 방문 시 동행했던 이규태 기자는 어느 날 그녀에게 질문을 받았다. 가을 시골집 마당의 감나무에 매달린 감을 보면서 한 질문이었다. “저 감은 따기 힘들어서 그냥 두는 건가요?” 이 기자는 까치밥이라 해서 겨울새들을 위해 남겨 둔 것이라고 설명했고, 그녀는 그 말에 감동하며 말했다고 한다. “바로 그거예요. 제가 한국에서 보고자 한 것은 고적이나 왕릉이 아니었어요. 이것만으로도 나는 한국에 잘 왔다고 생각해요.” 까치밥으로 한국인들의 심성을 알아본 그녀다. 나무 위에 남겨진 까치밥은 겨울을 지내야 하는 새들을 위해 남겨 둔 우리들의 마음이었다.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그렇게 했다. 작은 생명 하나도 배려하고 나누고자 하는 따뜻한 심성을 가진 조상들의 모습이 거기에 있다. 요즘 많은 이들이 ‘나’만 보고 살아가려 한다. ‘모두 내가 가질 거야’라는 사람들이 어디 한둘이던가. 그러지 마시라.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다. 올겨울도 전국 방방곡곡 감나무에 매달린 감들이 눈을 맞으며 새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 구르나 노벨상 계기로 주목받는 3세계 문학…탈식민주의 감동 밀려온다

    구르나 노벨상 계기로 주목받는 3세계 문학…탈식민주의 감동 밀려온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탄자니아 출신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73)가 선정되면서 최근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 제3세계 탈식민주의 문학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서구 문학에 밀려 변방으로 취급받았지만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해 통찰력 있는 작품이 많아 예의주시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2018년 대안 노벨상으로 불린 ‘뉴아카데미’ 상을 받은 마리즈 콩데(84) 작가의 에세이 ‘울고 웃는 마음’(1999)이 최근 문학동네에서 나왔다.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과들루프섬 출신인 콩데는 흑인이자 여성, 식민지인으로 유년기에 겪었던 인종·계급·성별 간 격차의 문제를 조명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다.다음달엔 콩데가 2017년에 낸 장편소설 ‘이반과 이바나의 경이롭고 슬픈 운명’(문학동네)도 독자를 만난다. 과들루프의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성향이 달라 다른 길을 걷게 되는 주인공 남매를 통해 작가는 인종차별, 식민지화,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의 본질을 되묻는다. 앞서 콩데는 소설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2019년 번역·은행나무)에서 17세기 말 마녀로 몰렸던 미국의 흑인 여성 노예 티투바의 삶을 통해 인간적 연대와 공감의 희망을 보여 줬다.은행나무는 최근 나이지리아의 젊은 천재 작가로 주목받는 치고지에 오비오마(35)의 장편소설 ‘어부들’(2015)을 펴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데뷔소설상 등 5개 문학상을 받은 이 책은 출입이 금지된 저주받은 강에서 낚시하던 벤저민과 형제들이 마을 광인의 예언을 듣고 파멸하는 과정을 그렸다. 1990년대 중반 나이지리아의 빈곤과 혼란한 사회상을 담아 사소한 믿음에서 비롯된 균열이 어떻게 거대한 비극으로 점화되는지를 보여 줬다.2019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오비오마의 또 다른 소설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은행나무)는 사랑에 빠진 젊은이가 연인과 미래를 함께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내용을 다뤘다. 소수자들의 고난 서사를 신적인 존재의 연민 어린 목소리로 들려줬다는 평가를 받았다.구르나에 앞서 아프리카 출신 노벨문학상 후보 1순위로 거론된 케냐의 거장 응구기 와 티옹오(83)의 작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케냐 근현대사를 다룬 대표작 ‘한 톨의 밀알’(은행나무)은 독립을 앞둔 식민지인들의 복합적 심리를 묘사해 서구인의 제국주의적 사고와 케냐 기득권층의 민중 억압을 꼬집는다. ‘십자가 위의 악마’(창비)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케냐 사회의 모순을 여성 주인공의 시각에서 풀어냈다.이 밖에 민음사는 영국 식민지 트리니다드섬에서 인도계 이주민 3세로 태어난 2001년 노벨상 수상자 비디아다르 수라지프라사드 나이폴(1932~2018)의 소설집 ‘자유 국가에서’를 펴냈다. 1971년 부커상 수상작인 이 책은 식민지를 둘러싼 다양한 방랑자들의 굴곡진 삶을 제시하며 정체성을 둘러싼 이방인의 고뇌를 다룬다.아프리카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석호 카이스트 연구교수는 “제3세계 문학은 식민지 잔재를 소재로 하지만 과거사에 대한 분노와 저항에 그치지 않고 인종, 성차별, 환경문제 등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 21세기에도 유효한 시대정신을 담았다”며 “세계를 주도하던 유럽 문학이 최근 신선함을 보여 주지 못하는 반면 3세계 문학은 지구촌 전체의 관점에서 영향력 있는 문학으로 발돋움하고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왕은철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도 “영문학에서도 남아공, 케냐처럼 과거 식민지 출신 작가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처럼 식민통치에 대한 후유증이 남아 있는 국가에선 인종, 종교, 난민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다룬 탈식민주의 문학이 유효한 가치를 갖는다”고 했다.
  • 서울 지하철 ‘올해의 방송왕‘에 7호선 기관사 신찬우씨

    서울 지하철 ‘올해의 방송왕‘에 7호선 기관사 신찬우씨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2021 최우수 방송왕 대회’ 우승자로 7호선 전동차를 운전하는 기관사 신찬우(26)씨를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2018년 시작된 이 대회는 3000명 이상의 승무원을 대상으로 지하철 운행 중 승객들과의 소통을 위해 필요한 안내방송 능력을 평가한다. 전동차 고장이나 냉난방 가동 요청 등 전동차 운행 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과 승객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감성방송 수행 능력이 주요 평가 기준이다. 지난 9월 30일∼10월 1일 진행된 올해 대회에서는 총 8명이 우수 직원으로 뽑혔다. 2019년 입사한 신찬우씨는 우수한 역량을 뽐내며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신씨는 돌발상황 평가 시 대피방송 문안을 준비하면서 이어폰을 낀 승객들에게도 주변 상황을 알려달라고 안내하거나 외국인 승객을 고려해 영어로 대피 방송을 진행하는 등 순발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신씨는 과거 지친 모습으로 귀가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고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잠실역 인근에서 ‘매일 행복하지는 않겠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존재한다’고 말한 ‘곰돌이 푸’의 이야기를 소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씨는 “짧은 격려 한 마디가 나비효과처럼 많은 고객에게 감동을 전하고 내 일상에도 변화를 줬던 것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며 “앞으로도 안전하고 행복 넘치는 지하철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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