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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티파 공주, 21년 전 납치 재수사 요청하며 전한 언니의 현재

    라티파 공주, 21년 전 납치 재수사 요청하며 전한 언니의 현재

    욕실에서 핸드폰으로 몰래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아랍에미리트(UAE) 통치자인 아버지에 의해 감금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던 라티파 공주가 이번에는 21년 전 일어난 언니 납치 사건을 재수사해달라고 영국 경찰에 요청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전날 케임브리지셔 경찰에는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71) UAE 부총리 겸 두바이 에미르의 딸 셰이카 라티파 알 막툼(35) 공주가 보낸 손편지가 전달됐다. 라티파 공주는 친구를 통해 전달한 편지에서 “그녀(샴사)의 사건에 관심을 가져 달라. 여러분의 도움과 관심이 그녀를 자유롭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라티파 공주는 또 두바이로 다시 끌려온 언니의 운명을 묘사한 그림과 함께 “재판도, 기소도 없이 그녀는 연락 두절 상태이며 발에 매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18세였던 샴사는 이제 39세가 됐는데 그 뒤 한 번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편지 작성일은 2018년 2월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미국으로 도피하려다 붙잡혀 감금 생활을 하던 2019년에 작성됐다고 BBC는 전했다. 감시의 눈을 피하기 위해 날짜를 거짓으로 적었다는 설명이다.샴사는 2000년 6월 아버지의 서리주 롱크로스 에스테이트 별장을 몰래 빠져나왔다. 하지만 두 달 뒤 케임브리지 거리에서 납치돼 헬리콥터로 프랑스로 옮겨진 뒤 개인 제트기로 UAE로 끌려갔다. 라티파는 샴사가 그 뒤 8년 동안 감옥에 수감돼 있었다고 전했다. 풀려난 언니를 잠깐 만난 적이 있었다. 언니는 삶의 불꽃을 꺼버린 좀비처럼 보였다. 눈을 뜨려 하지도 않았다. 영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 여느 아랍 공주와 달리 호기심도 많고 경계를 넘나드는 모험심도 엿보였던 언니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말도 없고 그저 멍하니 사람들에 의해 끌려다닐 뿐이었다. 2019년에 이번에는 라티파가 아버지에 의해 감금된 상태에서 샴사를 다시 만났다. 라티파는 사촌에게 “샴사를 만나도 그녀란 것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사람이 완전히 달라졌더라”고 전했다. 영국 경찰은 당시 수사에 나섰지만 담당 경찰의 두바이 방문이 좌절돼 흐지부지됐다. 또 2018년에도 수사 기록을 재검토했고 지난해는 고등법원이 아버지가 두 딸을 납치한 것이 맞으며 본인들의 의지와 관계 없이 억류하고 있다고 판결한 뒤 본격적인 재조사가 진행됐다. 케임브리지셔 경찰은 이번 편지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재조사와 관련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BBC는 두바이 정부에 코멘트를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BBC 방송은 지난 16일 다큐멘터리 ‘사라진 공주’ 편을 통해 라티파가 외부 접촉을 차단당하고 창문을 모두 가리고 욕실만 공주가 잠글 수 있게 하고 나머지 방은 잠글 수 없도록 만든 ‘감옥’ 같은 빌라에 인질로 잡혀있다고 폭로했다. 지난 2018년 아버지를 피해 미국으로 달아나려다 붙잡힌 뒤 2년 만에 영상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라티파 공주는 비좁은 화장실 변기 위에 걸터 앉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징역 7년 이상’… 살인죄보다 센 아동학대 살해죄 신설

    ‘징역 7년 이상’… 살인죄보다 센 아동학대 살해죄 신설

    아동을 학대해 살해한 사람은 살인죄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국회 법사위는 24일 법안소위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아동학대 살해죄’를 신설해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형법상 살인죄(5년 이상 징역)보다 법정형이 무겁다. 지난 1월 여야는 ‘정인이법’이라 불리는 아동학대 처벌 특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었다. 하지만 법정형 상향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는 사회적 우려를 고려해 추후 논의를 이어 가기로 했다. 이에 법사위는 기존 아동학대 치사죄 등의 형량을 높이는 대신 아동학대 살해죄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고의로 사망에 이르게 했을 때는, 아동학대 살해죄를 적용해 치사보다 더 높은 형량을 적용하게 하자는 취지다.아동학대 살해죄는 앞서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토대로 마련됐다. 개정 법률안에는 “아동학대 범죄 특징에 비추어 폭행, 감금, 상해, 유기 등 아동학대 범죄를 범한 자가 아동을 살해한 경우 가중처벌하는 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며 “일반 살인죄에 비해 행위의 불법성이 중함에도 불구하고 엄중히 처벌할 규정이 없다”는 내용이 제안 이유로 담겼었다. 이밖에도 법안소위는 또 미혼부의 출생신고를 가능케 하는 이른바 ‘사랑이와 해인이법’(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개정안은 친모가 정당한 이유 없이 협조하지 않는 경우에도 아버지가 가정법원의 확인을 거쳐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법은 혼외 상태에서 아이를 낳으면 원칙적으로 엄마만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살려달라” 20대女 모텔 감금한 남성…알고보니 중학교 교사

    “살려달라” 20대女 모텔 감금한 남성…알고보니 중학교 교사

    채팅앱에서 만난 20대 여성을 모텔에 감금한 혐의로 30대 중학교 교사가 경찰에 입건됐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23일 인천소재 모 중학교 교사인 A(31·남)씨를 감금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오전 2시50분쯤 인천시 중구 한 모텔에서 20대 여성 B씨를 약 30분간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B씨와 채팅앱으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직접 만나 모텔로 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B씨가 객실 밖으로 나가려 하자 이를 막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살려달라”는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모텔에 있던 A씨를 지구대로 임의동행했다. A씨는 경찰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인천소재 모 중학교 교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A씨를 불러 범행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할 방침”이라며 “조사 후 인천시교육청에 수사 개시를 통보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15시간 가두고 뜨거운물 부은 10대 폭행에 징역형 선고

    15시간 가두고 뜨거운물 부은 10대 폭행에 징역형 선고

    또래를 모텔에 감금한 채 뜨거운 물을 붓는 등 고문하면서 돈을 뜯어낸 10대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2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박수현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감금·공동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19)군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공범으로 기소된 B(19)군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C(17)군은 수원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됐다. A군과 C군은 지난해 6월 20일 오전 3시 29분쯤 모텔비 등에 사용할 돈을 빼앗기 위해 C군과 약 1년 전부터 알고 지낸 16살 남학생 피해자를 불러냈다. 이들은 피해자를 협박해 10만원을 계좌로 송금받고 같은 날 오전 4시쯤 모텔에 피해자를 데리고 들어가 옷을 벗게 한 뒤 약 15시간 30분 동안 감금한 채 폭행했다. A군과 B군은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과 가슴 부위를 때리고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적으로 시켰으며 C군은 커피포트에 있는 뜨거운 물을 피해자 가슴에 부었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전치 2주의 상해와 함께 몸에 2도 화상을 입었다. A군은 피해자를 폭행하며 돈을 구해오라고 협박해 5만여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재판부는 “별다른 이유 없이 피해자를 공동 폭행하고 감금했고, 돈을 갈취하기까지 했다”며 “피해자가 A군과 B군에 대해선 합의서를 작성해줬으나 법정 증언 내용을 보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긴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C군에 대해선 “소년법에서 정한 소년으로서 보호처분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사건을 수원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지난해 6월 28일 오전 4시쯤 마사지샵에서 나오는 51세 남성에게 다가가 “성매매 했냐”고 묻고 피해자가 도망가자 뒤따라가 얼굴에 침을 뱉고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돌려주는 대가로 2만원을 빼앗기도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박상하 학폭 인정, 은퇴 선언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박상하 학폭 인정, 은퇴 선언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 박상하 선수가 학교 폭력(학폭) 사실을 인정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22일 박상하는 구단을 통해 “학폭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을 범했다. 중학교 재학 시절 친구를 때렸고, 고교 재학 시절 숙소에서 후배를 때렸다”고 밝혔다. 그는 “상처를 받은 분들께 죄송하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하며 “이에 책임을 지고 은퇴하겠다. 앞으로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감금 폭행 주장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박상하는 “지난 19일 포털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게시된 동창생 납치 및 감금, 14시간 집단 폭행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향후 법적 대응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주장했다. 박상하의 학폭 논란에 대해 소속 팀인 삼성화재도 사과했다. 구단은 “피해자와 가족, 배구 팬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박상하는 학창 시절 두 차례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오늘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향후 선수 선발 단계부터 학교 폭력 및 불법 행위 이력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겠다”며 “아울러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 폭력 피해자들의 신고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박상하에게 학폭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쓴이는 1999년 제천중학교 재학 당시 박상하와 그의 친구들이 따돌림과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글이 올라온 이후 박상하는 관련 사실을 부인했지만, 논란 3일 만에 학폭 사실을 인정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男배구 삼성화재 박상하, 학폭 인정하고 은퇴

    男배구 삼성화재 박상하, 학폭 인정하고 은퇴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센터 박상하(35)가 ‘학교 폭력’(학폭)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박상하는 22일 구단을 통해 “학교 폭력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상처를 받은 분들께 죄송하다”며 “중학교 재학 시절 친구를 때렸고, 고교 재학 시절 숙소에서 후배를 때렸다”고 시인했다. 이어 “책임을 지고 은퇴하겠다”며 “앞으로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감금 폭행 주장에 대해선 부인했다. 박상하는 “지난 19일 포털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게시된 동창생 납치 및 감금, 14시간 집단 폭행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향후 법적 대응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주장했다. 삼성화재 구단은 “박상하가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해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구단은 또 “피해자와 가족, 배구 팬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향후 선수 선발부터 학교 폭력 및 불법 행위 이력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상하는 V리그 남자부 역대 블로킹 득점 6위(712개)를 달리는 ‘국가대표 센터’였지만 ‘학폭 선수’라는 오명을 쓰고 물러났다. 2008~09시즌 우리캐피탈(현 우리카드)에 입단한 박상하는 2016~17시즌 삼성화재로 이적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무솔리니에 탕탕탕, 코에 반창고 붙이게 만든 아일랜드 여성 깁슨

    무솔리니에 탕탕탕, 코에 반창고 붙이게 만든 아일랜드 여성 깁슨

    20세기 최악의 독재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총통 베니토 무솔리니에게 총을 쏴 코에 반창고를 붙이게 만든 아일랜드 여성이 있었다. 바이올렛 깁슨의 존재는 역사에서 거의 잊혀졌는데 영화로 만들어져 연내 아일랜드 텔레비전이 방영할 예정이고 더블린 거리에 동상 건립이 추진되는 등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고 영국 BBC가 21일(현지시간) 전했다. 1926년 4월 7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총통 재임 3년차 축하 연설을 할 즈음, 깁슨은 군중 속에서 튀어나와 세 발을 쐈다. 그는 무솔리니 지지자들에게 총을 빼앗기고 공격을 당했지만 경찰이 뜯어 말려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무솔리니는 평생 네 차례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았는데 볼로냐에서 15세 소년이 쏜 총에 맞기도 했고, 이탈리아와 미국인 아나키스트가 저격을 시도하기도 했다. 넷 중 가장 무솔리니와 가까운 거리에서 총을 쏜 것이 깁슨이기도 했다. 이탈리아 감옥에서 얼마간 지내다 잉글랜드로 추방됐는데 당시 이탈리아 재판은 인민재판 식이라 어떤 자비도 구하기 어려웠는데 외교적 노력이 있었지 않았나 추정될 따름이다. 그는 노샘프턴의 세인트 앤드루스 정신병원에 수용돼 여생을 보내다 1956년 세상을 떠났다. 그가 무솔리니를 저격하고 정신병원에 여생을 갇혀 지낸 얘기는 그의 가문 때문에 더욱 극적이 된다. 그는 당시 아일랜드에서 법적으로 가장 높은 공직인 로드 챈슬러였던 애시번 남작의 딸로 태어났다.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사교계에 발을 들였다. 이런 가문이었으니 무솔리니 저격을 정치적 의거로 받아들이지 않고 “정신 나간” 짓이라고 여겼다. 그가 존재했다는 사실마저 감추려 했다.그런데 이제는 깁슨 가문도 동상 추진에 동의하고 있어 몇주 안에 다가올 최종 승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무소속 더블린 시의원 매닉스 플린은 설명했다. 아울러 더블린의 메리온 광장에 있는 그의 생가 건물주도 동상 건립에 찬동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2014년 프랜시스 스토너사운더스가 쓴 ‘무솔리니에 총을 쏜 여인’에 기반해 시오본 리남이 쓴 라디오 다큐멘터리가 방영돼 많은 청취자들에게 그의 존재가 널리 알려졌다. 리남의 남편 배리 다우달이 연출해 영화 ‘ 바이올렛 깁슨-무솔리니를 쏜 아일랜드 여인’이 만들어져 국제영화제 등에서 선보이고 있다. 리남은 동상이 세워지면 “사람들이 무솔리니를 죽이려 했던 성지를 찾을 것이다. 여성이, 그것도 50세 여성이 사각지대에서 그에게 총을 쐈다”고 말했다. 다우달은 정신병원에서 지금의 여왕인 엘리자베스 공주, 어쩌면 어린 시절 아일랜드에서 어울렸을지 모르는 윈스턴 처칠 등 영향력 있는 이들에게 편지를 써서 보냈던 것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열심히 썼지만 병원 측은 발송조차 하지 않아 두 사람은 노샘프턴에서 편지들을 볼 수 있었다. 부부는 이탈리아의 문서 보관소들을 뒤져 깁슨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다우달은 “남자가 이런 일을 했다면 아마도 진즉 동상이나 비슷한 것들이 세워졌을 것이다. 여성이었고 평생 감금돼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얘기를 밖에 끄집어내 얘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깁슨과 무솔리니 둘 중 누가 더 진짜 미친 것 같으냐”고 되물었다. 무솔리니는 1차 세계대전의 패배로 힘들어하던 이탈리아 민중의 마음을 파고들어 1920년대 초반 정권을 잡은 민족주의 파시스트 당의 총수였다. 민주 헌법을 짓밟고 1925년 총통에 올랐다. 반대파를 무자비하게 숙청하는 검정셔츠단이란 무장조직을 수하처럼 부렸다. 프랑코 총통의 스페인 내전을 지원했고 2차 세계대전 때는 아돌프 히틀러의 편에 섰다. 무솔리는 히틀러의 정책들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는데 예를 들어 1938년 반유대 법을 가져와 이탈리아 거주 유대인들의 시민권을 빼앗았다. 홀로코스트로 이탈리아 유대인 7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무솔리니는 1945년 연합군의 진격 때 달아나려다 파르티잔(빨치산)에게 붙잡혀 즉결 처형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In&Out] 왜 아동학대 사망사건은 계속되는 것일까/소라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 임상교수

    [In&Out] 왜 아동학대 사망사건은 계속되는 것일까/소라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 임상교수

    충분히 분노하고 애도할 시간을 가질 새도 없이 또 다시 발생하는 사건들로 앞서 사망한 아동의 이름조차 잊게 되는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거듭되는 아동의 죽음들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있기는 한 것일까. 작년 10월 양천 입양가정에서 아동학대로 사망한 생후16개월 아동의 소식을 접했을 때 ‘은비’사건이 떠올랐다. 2016년 은비는 대구 입양가정에서 지낸지 7개월 만에 두 차례의 아동학대 신고 끝에 심정지로 사망했다. 학대 신고가 있었는데도 아동을 구하지 못했던 점, 입양가정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양천사건과 유사한 점이 많다. 당시 은비사건의 민간 진상조사단으로 참여하여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했지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은비’사건 때 제대로 입양제도와 학대 시스템을 점검했다면 양천 사건에서 참혹한 결과를 막을 수 있었을까. 작년 겨울 책임감과 절박함으로 국회의원실을 찾아다니며 진상조사를 요청했지만 흔쾌히 나서는 곳이 없었다. 진상조사 할 계획이 있는지 관련 부처에 직간접적으로 확인했으나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양천 사건 발생 한 달 전에는 인천에서는 돌봄 공백 중 일어난 화재로 형제 중 한 아동이 사망했다. 2020년 6월 천안에서는 9살 아동이 여행용 트렁크 가방 안에 약 13시간 이상 감금되고 학대당한 끝에 사망했다. 2019년 9월 인천에서는 5살 아동이 목검으로 100여 차례 구타당하고 손발을 뒤로 묶인 채 학대당한 결과 사망했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잔혹한 아동학대 소식 앞에서 우리는 슬펐다가 분노했다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번번이 정부는 긴급 대책을 내놓았고 국회는 아동학대 관련 법을 수차례 손보았는데도 왜 아동학대사망사건은 끊이질 않는 것일까. 정부와 국회는 매번 앞다투어 대책을 내놓았지만 사건의 근본 원인이 무엇이고, 어디를 고쳐야하는지 제대로 따져보지 않았다. 졸속 대책은 정작 해당 사건에 대한 해법조차 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번번이 제시되는 ‘가해자 처벌 강화, 신고의무자 확대, 미신고 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 아동학대 업무 담당자의 권한 강화, 가해자의 조사 불응 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 같은 대책들은 법조문 한 두 개의 개정만으로 가능한 해법들이다. 예산과 인력의 추가 확보는 필요하지 않다. 손쉽게 실행할 수 있는 대책들로 시민들의 공분을 진정시켰고, 이제는 괜찮겠지 싶으면 또 다른 아동학대사망사건이 터져 나오고 있다. 그래서 2021년 2월 5일 여야 국회의원 139명이 제안한 ‘양천아동학대사망사건 등 진상조사 및 아동학대 근절대책 마련 등을 위한 특별법’(진상조사 특별법) 발의가 너무나도 반갑고 고맙다.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있어야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양천사건 발생 직후 20여건이 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었으나 근본적인 처방을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이다. 더 늦기 전에 양천사건, 인천사건, 천안사건이 어떻게 수사·조사 처리되었고 아동학대 업무에 관여하는 기관 간 협력과 소통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아동의 의견은 어떻게 청취·반영되었는지, 분리된 이후 아동과 가정에 대한 지원과 개입은 어떠했는지 샅샅이 살펴봐야 한다. 누수지점을 찾아 구멍을 메우고, 끊어진 연결고리를 잇고, 인력과 예산이 필요한 곳에는 획기적인 조치를 취해야한다. 이러한 진단과 대책은 아동학대대응책에 국한될 수 없다. 입양제도를 포함한 아동보호정책과 한부모 등 위기가정에 대한 지원 및 돌봄 정책이 망라되어야 또 다른 학대사건으로부터 아동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매년 40여명의 아동이 학대피해로 사망하고 있으나,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가 이루어 진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2014년 ‘서현이 사건’과 2017년 ‘은비사건’ 때 진행된 두 차례의 민간조사가 전부이다. 양천사건 발생 후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진상조사를 요청했으나 어느 곳도 책임지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진상조사의 법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와 정부는 조속히 아동학대사망사건 진상조사 특별법을 제정하여 아동인권 감수성과 전문성을 가진 위원들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충분한 예산과 인력, 활동기간을 보장해 철저한 진상조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아동의 죽음으로부터 배워야할 의무가 있다. 한 아동에 대한 죽음에 대해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갖지 못한 채 냄비뚜껑처럼 울분을 터뜨리길 반복하는 일을 이제는 그만두고 싶다.
  • [전문] 리쌍 길 측 “탱크 주장 허위…선처없이 법적 조치”

    [전문] 리쌍 길 측 “탱크 주장 허위…선처없이 법적 조치”

    힙합듀오 리쌍 멤버인 가수 길 측이 음악 프로듀서 탱크(본명 안진웅)가 제기한 사생활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또 “근거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선처없이 엄정하게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길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오라클은 19일 탱크의 폭로와 관련한 공식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서 길 측은 “해당 유튜버(탱크)는 길과 함께 작곡가 그룹을 이뤄 약 1년 동안 음악작업을 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길이 일방적으로 업무를 지시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는 해당 유투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어째서 함께 작업한 ‘호랑나비’ 저작권 지분율이 길보다 3배가 높은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멤버 공동 연습실에 어떻게 감금하나” 그러면서 “멤버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연습실에 언제, 어떻게 사람을 가둘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며 ‘호랑나비’ 저작권 문제와 관련해 길이 해당 유튜버에게 잘못을 떠넘기려 했다는 내용도 사실 무근”이라고 덧붙였다. 길 측은 “해당 유튜버는 자신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수시로 극단적 결심을 한다는 내용, 길을 비방하는 영상·메시지를 길과 길의 주변인에게 전송하는 등 사건이 촉발된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하기 전부터 길을 지속적으로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아티스트들에게도 상습적으로 정신적 괴로움을 호소하는 영상·메시지를 보내며 작업을 같이 하자거나 술을 사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해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길 측은 “해당 유튜버의 만행이 지속돼 오로지 길을 깎아내리려는 목적으로 고인까지 언급하기에 이르렀고, 관련 없는 무고한 연예인들까지 거론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에 길은 더이상 묵인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근거없는 허위사실 유포에 민형사상 조치” 아울러 “길은 본 법무법인을 통해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형사고소 및 손해배상청구를 비롯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적극 취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어떠한 합의나 선처 없이 엄중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탱크는 지난 17일 유튜브에 길을 저격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탱크는 길의 실명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으나 ‘힙합 프로듀서’, ‘음주운전’, ‘무한도전’, ‘쇼미더머니’ 등의 키워드를 언급했다. 그는 길의 사생활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호랑나비’ 원곡 작곡가가 표절소송을 걸겠다고 하자 매니저를 통해 자신에게 잘못을 뒤집어쓰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길 측 공식입장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가수 길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오라클입니다. 한 유튜버의 허위사실 유포 및 악의적인 비방에 대한 길 측의 입장을 전달 드립니다. 먼저 해당 유튜버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이를 유포하고 사실인 양 확대 재생산하는 행위는 범법행위임을 말씀드립니다. 해당 유튜버는 길과 함께 작곡가 그룹을 이루어 약 1년의 기간 동안 음악작업을 한 사람입니다. 작곡가 그룹은 고용관계가 아니라 일종의 동업관계로, 결과물인 음악에서 발생되는 이익의 지분을 배분받습니다. 그러한 관계에서는 작곡가들이 비용도 나누어 부담해야 하는 것이지만, 해당 유튜버는 아무런 비용도 부담하지 않고, 함께 작업한 음악의 저작권 지분 배분만 받았습니다. 길이 일방적으로 업무를 지시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는 해당 유투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어째서 함께 작업한 “호랑나비”의 저작권 지분율이 길보다 세 배가 높은 것인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또한 멤버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무한도전 연습실에 언제 어떻게 사람을 가둘 수 있었는지도 의문입니다. 호랑나비의 저작권 문제와 관련하여 길이 해당 유튜버에게 잘못을 뒤집어 씌우려 했다는 내용도 사실 무근입니다. 쇼미더머니 5에서 호랑나비가 공개된 후 김흥국씨가 부른 호랑나비를 작사 및 작곡한 이혜민씨와 저작권 문제를 논의하게 되었고, 저작권료의 일정 지분을 양도 및 양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연락을 취한 것일 뿐, 그 과정에서 어떠한 협박이나 강요도 없었습니다. 해당 유튜버는 자신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수시로 자살을 결심한다는 내용 혹은 길을 비방하는 영상 또는 메시지를 길과 길의 주변인에게 전송하는 등 당 사건이 촉발된 영상을 유투브에 업로드하기 전부터 길을 지속적으로 괴롭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들에게도 상습적으로 정신적 괴로움을 호소하는 영상 또는 메시지를 보내며 작업을 같이하자거나 술을 사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해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을 겪으면서도 길은 인생 선배이자 한때 같은 팀원으로서 이를 안타깝게 여기고 참아왔습니다. 하지만 해당 유튜버의 만행은 지속되어 오로지 길을 깎아내리려는 목적으로 고인까지 언급하기에 이르렀고, 관련 없는 무고한 연예인들까지 거론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길은 더이상 묵인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길은 본 법무법인을 통해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형사고소 및 손해배상청구를 비롯한 민형사상 법적조치를 적극 취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어떠한 합의나 선처 없이 엄중히 대응할 예정입니다. 정확한 정황 및 진위 여부 확인을 위해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 양해를 구하며, 개인적인 일로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전 여친 공동묘지 폭행’ 30대, 이번엔 감금·폭행으로 징역형

    ‘전 여친 공동묘지 폭행’ 30대, 이번엔 감금·폭행으로 징역형

    법원, ‘살인미수’ 30대에 징역 30년이별 통보에 여친 사흘간 감금·폭행편의점 간 사이 손발 묶인 채 탈출 이별 통보에 사귀던 여성을 사흘간 감금하고 무차별 폭행한 30대 남성이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전 여자친구를 공동묘지로 데려가 폭행해 감옥에 갔다가 출소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장찬수)는 중감금 및 특수상해,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모(38)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부착 20년과 아동·청소년 등 관련시설 취업제한 10년을 명령했다. 강씨는 지난해 11월 3일 이별 통보를 한 여성 A씨를 사흘간 제주도 내 자신의 집에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강씨의 폭력에 갈비뼈가 부러지고 비장이 파열되는 등 중상을 입었다. 사흘간 감금된 채 폭행을 당하던 A씨는 같은 달 5일 강씨가 술과 담배를 사러 잠깐 편의점에 간 사이 옆집으로 도망가 112에 신고했다. 당시 A씨는 손과 발 등이 모두 결박됐던 상태에서 강씨의 집을 가까스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끄고 차량 3대로 사흘간 도주과거에도 전 여친 폭행해 교도소 복역법원 “죄질 나빠” 구형량보다 형량 늘려 강씨는 편의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구급차를 보고 A씨가 신고한 사실을 눈치 채고 곧바로 도주했다. 전과 20범이 넘는 강씨는 즉시 휴대전화를 끄고, 공중전화만을 이용해 가족·지인과 연락했고, 지인의 집과 숙박시설 등 여러 곳을 은거지로 사용하며 옮겨 다녔으며, 자신의 차뿐 아니라 지인의 차까지 차량 3대 이상을 번갈아 타면서 수사에 혼선을 줬다. 결국 경찰의 추적 끝에 도주 사흘 만에 그는 도주 차량을 타고 우회전 신호를 기다리다 긴급체포됐다. 검찰은 지난 1월 14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검찰 구형보다 형량을 크게 늘려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출소한 지 수개월 만에 또 유사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고인이 반성하는지 의문스럽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강씨는 지난 2017년 7월에도 헤어진 여자친구를 공동묘지로 데려가 둔기로 폭행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지난해 3월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조카 물고문’ 이모 “할 말 많다…사실이 아닐 수도 있고”…살인죄 적용

    ‘조카 물고문’ 이모 “할 말 많다…사실이 아닐 수도 있고”…살인죄 적용

    경찰, 이모 부부에 ‘살인죄’ 적용해 검찰 송치 10살 조카를 마구 때리고 강제로 욕조에 집어넣는 이른바 ‘물고문’ 학대를 가해 숨지게 한 이모 부부에 살인죄가 적용된 가운데 이모가 억울함을 드러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용인동부경찰서는 지난 17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한 이모 A씨(30대)와 배우자 B씨(30대)의 죄명을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신체학대) 등 혐의로 변경해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다만 신상정보는 유족 등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모 “기자·경찰, 정해놓고 질문만 한다” 불만이모 A씨는 이날 검찰 송치를 위해 용인동부경찰서를 나서면서 ‘숨진 아이에게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라고 말했다. 이어 ‘친모에게 체벌했다고 보낸 문자 메시지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이냐’는 질문엔 “그게 다 사실이 아닐 수도 있는 거고, 기자들도 형사들도 너무 정해놓고 자꾸 질문만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냐’, ‘혐의를 부인하는 것이냐’고 묻자 “아니다. 정말 잘못했다 생각은 하는데,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게 많다”고 답했다. 또 ‘살인을 부인하시는 건가’라는 질문엔 답 없이 호송차에 올랐다. 이모부 B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 없이 떠났다. 플라스틱 막대와 파리채 등으로 지속 학대 정황조카 머리·다리 붙잡고 숫자 세어가며 ‘물고문’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8일 오전 9시 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조카 C(10)양의 온몸을 플라스틱 막대와 파리채 등으로 때렸다. 또 팔과 발을 끈으로 결박한 뒤 욕조에 물을 받아 머리와 다리를 붙잡고 10~15분간 3~4회 머리를 물속에 집어넣은 혐의도 있다. 이모 A씨는 남편이 조카의 다리를 붙잡으면 자신은 조카의 머리를 잡고 물속에 넣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1, 2, 3’ 등 숫자를 세며 조카의 머리를 물속에 넣은 시간을 재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부부는 지난 1월 24일에도 조카의 손발을 결박하고 ‘물고문’ 행위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에는 A씨 부부의 자녀 2명도 집안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지난 8일 조카가 숨진 날에는 방학을 맞아 두 자녀는 큰이모 집에 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물에 넣었다 빼면서 죽을 수도 있겠다 생각”아이 호흡정지 오자 “욕조에 빠졌다” 거짓신고지난해 11월 말부터 조카와 함께 생활해온 부부는 12월말 무렵부터 약 20여 차례에 걸쳐 플라스틱 막대와 파리채 등으로 조카를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조카 C양의 부검에서는 머리를 포함해 온몸에서 두루 멍과 상처가 발견돼 학대가 장기간 지속된 정황이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속발성 쇼크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을 내놓았다. 폭력으로 외상을 입었고 이 과정에서 피하출혈이 순환 혈액을 감소시켜 쇼크를 불러와 숨졌다는 추정이다. A씨 부부는 평소 조카가 말을 듣지 않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버릇을 고치기 위해 이같은 학대 행위를 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의 체벌 강도가 점점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일 당시 폭행에 이어 ‘물고문’ 행위 때에는 “물에 넣었다 빼면서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조카가 숨을 쉬지 않고 몸이 축 늘어지자 그때서야 이들 부부는 행위를 중단하고 119에 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조카가 욕조에 빠져 숨졌다”고 거짓 신고를 했다. 출동한 구급대원은 심정지 상태이던 C양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이 과정에서 병원 의료진과 구급대원이 C양 몸 곳곳에 난 멍을 발견했고,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하면서 A씨 부부의 잔혹한 학대 행위가 드러났다. 이사·직장 문제 등으로 11월초 이모집에 맡겨친모, 12월말부터 딸과 직접 연락 일절 안해“체벌했다” 문자에도 답 없던 친모 ‘방임’ 조사숨진 C양은 초등학교 3학년 진급을 앞두고 있었다. A씨의 동생인 친모가 이사 문제와 직장 생활 등으로 딸을 돌보기 어렵게 되자 언니 집에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친모는 남편과 이혼한 뒤 2019년 9월부터 딸과 함께 살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C양의 오빠는 아버지가 맡았다. C양은 A씨 부부 집에 오기 전 용인의 다른 지역에서 친모와 함께 지냈다. 사건 발생 전까지 학대 의심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C양은 이모집 근처의 학교에 지난해 11월 10일 전학을 왔으며, 비교적 정상적으로 등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혼자서 외출을 하는 장면이 방범카메라에 남아 있는 등 감금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 따르면 친모는 딸을 언니에게 맡긴 이후 지난해 12월 말부터는 딸과 전화나 문자 메시지 등 직접 연락을 일절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모 A씨가 심지어 지난달 27일 문자메시지로 동생에게 “(C양을) 체벌했다”고 전했으나 친모는 별다른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양의 오빠가 1월말 이모 집을 찾아갔으나 “동생이 눈병에 걸렸다”는 말에 만나지 못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경찰은 이에 따라 숨진 여아의 친모에 대해서도 방임과 학대 혐의를 추가로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사망사건에 대한 1차 조사만 마친 상태로 일단 방임 혐의로 형사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구속된 이모 부부에 대해서도 친자녀 2명을 학대한 정황이 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모 부부, 신상공개 않기로…“자녀 등 2차피해 우려” 한편 경찰은 전날 열린 신상공개심의위원회에서 A씨 부부의 신상은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를 포함해 7명의 위원이 피해자(C양)의 오빠나 가해자의 자녀가 있기 때문에 신상을 공개하면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모두 반대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UAE의 사라진 공주 “난 인질, 유일하게 잠글 수 있는 욕실에서 동영상 찍어요”

    UAE의 사라진 공주 “난 인질, 유일하게 잠글 수 있는 욕실에서 동영상 찍어요”

    “전 제가 있는 빌라에서 유일하게 문을 잠글 수 있는 욕실에서 이 동영상을 녹화하고 있어요. 이 빌라는 감옥이 됐어요. 전 인질 신세랍니다.” 에미리트연합(UAE)과 두바이의 실질적인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라시드 알막툼 왕세자의 딸 라티파(35)는 2018년 2월 아버지의 품을 빠져나가 보트를 타고 미국으로 탈출하려다 아빠의 명령을 받은 특공대원들에게 붙들려 두바이로 돌아와야 했다. 떠들썩한 부녀의 불화는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는데 영국 BBC 파노라마가 16일(이하 현지시간) ‘사라진 공주’란 제목으로 그녀가 감시의 눈을 피해 몰래 녹화해 밖의 친구들에게 보낸 동영상을 공개해 다시 눈길을 붙든다. 물론 두바이와 UAE 정부는 가족들의 돌봄 속에 안전하게 지내고 있다고 강변해 왔는데 이번 BBC의 입장 표명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라티파 공주는 끌려간 지 일년이 지난 시점부터 몇 개월에 걸쳐 녹화한 동영상들을 통해 특공대원들이 보트에 올라탔을 때 자신이 발길질을 하며 극렬하게 싸웠다고 털어놓았다. 특공대원이 비명을 지를 때까지 팔뚝을 물었다고 했다. 그 뒤 약물을 주사받고 의식을 잃은 뒤 개인 제트기에 태워져 두바이에 도착할 때까지 깨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현재 두바이의 한 빌라에 혼자만 지내고 있으며 창문이 가려지고 문이 열리는 방에서 경찰의 감시를 받으며 지낸다고 했다. 라티파의 탈출을 기획하고 도왔던 브라질 격투기 카포이에라 강사 티나 자우히아이넨, 사촌인 마커스 에사브리, ‘프리 라티파’ 캠페인을 이끄는 데이비드 헤이그 등이 그녀의 동영상을 BBC에 넘기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 동영상이 공개됨으로써 오히려 안전을 해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반대로 알막툼 통치자가 더 위험한 결정을 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는 점을 믿고 방송에 제보했다. 자우히아이넨은 연락 방법이 끊긴 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면서 “난 그녀가 자신을 위해 싸워주길, 절대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고 느낀다”고 동영상을 공개한 이유를 설명했다. 알막툼 왕세자는 세계 국가 지도자 가운데 가장 돈 많은 사람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두바이 통치자(에미르)이며 UAE 부통령 직을 맡고 있지만 실질적인 국가 정상이다. 두바이와 UAE를 가장 빠르게 성장한 도시와 국가로 만들었고 승마를 워낙 좋아해 세계적인 경주 대회를 만들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로열 애스콧 대회를 관람하는 등 문명국가 지도자 행세를 하지만 인권 탄압과 여성 차별 등으로 많은 지탄을 받는 인물이다. 라티파 공주를 윽박지르고 그녀의 의붓엄마이며 2019년 두 자녀를 데리고 런던으로 달아난 하야 빈트 알후세인 왕자비에게도 무자비하게 굴어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이다. 사실 라티파는 열여섯 살 때인 2011년에도 프랑스 기업인 헤르베 조베르를 이용해 가출을 시도했는데 그 때도 자우히아이넨이 도왔다. 3년 전에도 제트스키 등을 이용해 인도 앞바다 국제수역에 머무르며 조베르가 마련한 미국 요트를 기다리던 중 특공대의 기습을 받았다. 두 여성이 욕실 문을 잠궜는데 최루탄을 터뜨려 둘을 나오게 했다. 총으로 겨누기도 했다. 자우히아이넨과 보트에 있던 사람들은 2주 동안 두바이에 감금됐다가 풀려났다. 그 해 12월에 국제적인 구명 압력의 일환으로 하야 왕자비의 초청을 받아 아일랜드 전직 대통령이며 유엔 인권 고등판무관을 지낸 메리 로빈슨이 두바이를 찾아가 하야 왕자비와 점심을 들었는데 그 자리에 라티파도 있었다. 로빈슨과 하야 왕자비는 그 전에도 알막툼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조현병 같은 양극 장애가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녀는 라티파의 마음의 상처를 건드릴까봐 어떤 상태에서 지내는지 직접 묻지는 않았다고 했다. 점심을 먹고 아흐레 뒤 UAE 외무부는 로빈슨과 라티파가 함께 있는 사진을 공개해 그녀가 안전하게 잘 지내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라티파를 만난 뒤 “곤경에 빠진 젊은 여인”이라고 안타까워 했던 로빈슨은 “끔찍하게 속았다는 것을 알았다. 완전한 놀라움이었다. 난 완전히 얼어붙었다”고 파노라마에 털어놓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입주민 갑질에 고통받다 극단 선택한 경비원 산재 승인

    입주민 갑질에 고통받다 극단 선택한 경비원 산재 승인

    주민의 갑질에 시달리다 못해 숨진 서울 강북구 우이동 아파트 경비원 최희석씨가 산업재해(산재) 승인을 받았다. 16일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업무상 질병 판정위원회는 최씨의 사망과 업무 관련성을 인정하고 전날 산재로 최종 승인했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경비 업무를 하면서 입주민에게 받은 정신적 스트레스로 최씨가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5월 28일 유족 측이 산재를 신청한 지 약 8개월 만에 이뤄졌다. 최씨는 지난해 4월 21일 아파트 입주민 심모 씨와 주차 문제로 다툰 뒤 5월 초까지 지속해서 심씨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다. 심씨는 최씨를 경비원 화장실에 감금한 채 12분여간 구타하고 사직을 종용하기도 했다. 최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다가 심씨로부터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내용의 유언을 남기고 지난해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후 본격적 수사가 이뤄져 심씨는 5월 말 구속됐으며 지난해 12월 10일 1심에서 상해·보복 감금 등 혐의로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입주민 갑질에 고통받다 극단 선택한 경비원 산재 승인

    입주민 갑질에 고통받다 극단 선택한 경비원 산재 승인

    주민의 갑질에 시달리다 못해 숨진 서울 강북구 우이동 아파트 경비원 최희석씨가 산업재해(산재) 승인을 받았다. 16일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업무상 질병 판정위원회는 최씨의 사망과 업무 관련성을 인정하고 전날 산재로 최종 승인했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경비 업무를 하면서 입주민에게 받은 정신적 스트레스로 최씨가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5월 28일 유족 측이 산재를 신청한 지 약 8개월 만에 이뤄졌다. 최씨는 지난해 4월 21일 아파트 입주민 심모 씨와 주차 문제로 다툰 뒤 5월 초까지 지속해서 심씨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다. 심씨는 최씨를 경비원 화장실에 감금한 채 12분여간 구타하고 사직을 종용하기도 했다. 최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다가 심씨로부터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내용의 유언을 남기고 지난해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후 본격적 수사가 이뤄져 심씨는 5월 말 구속됐으며 지난해 12월 10일 1심에서 상해·보복 감금 등 혐의로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성폭행남 혀 깨물어 3㎝ 절단…“과잉 아닌 정당방위”

    성폭행남 혀 깨물어 3㎝ 절단…“과잉 아닌 정당방위”

    성폭행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남성의 혀를 깨물어 절단한 여성에 대해 검찰이 정당방위로 인정하고 불기소 처분했다.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은 지난해 7월 발생했던 ‘황령산 혀 절단’사건을 수사한 결과 남성 혀를 깨물며 저항했던 피해자 A씨를 정당방위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지난해 7월 19일 오전 9시 25분 부산 남구 황령산 산길에 주차된 차량 내에서 여성 A씨가 남성 B씨의 혀를 깨물어 혀끝 3㎝가량이 절단한 사건이다. A씨는 B씨의 강제추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당방위를 주장했고, B씨는 오히려 여성을 중상해로 처벌해 달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와 폐쇄회로(CC)TV에 대해 수사를 해 B씨 강제추행 사실을 확인하고 A씨는 정당방위 심사위원회를 연 결과 혀 절단은 정당방위를 넘은 ‘과잉방위’이기는 하지만, 형법 21조 3항에 따라 면책되는 행위로 판단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도 A씨가 혀를 깨문 것은 피해자의 신체와 성적 자기 결정권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벗어나기 위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B씨에 대해서 강간치상, 감금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한편 부산에서는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어 중상해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70대 여성 최모씨가 지난해 56년 만에 재심을 청구해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씨는 18세이던 1964년 5월 6일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노모(당시 21세)씨 혀를 깨물어 1.5㎝ 자른 혐의(중상해죄)로 부산지법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10대 시절 기숙학교서 가혹행위 시달려” 패리스 힐튼 ‘눈물’

    “10대 시절 기숙학교서 가혹행위 시달려” 패리스 힐튼 ‘눈물’

    힐튼, 주의회 청문회 출석해 진술감독 강화 법안 만장일치 통과 글로벌 호텔 체인 힐튼 그룹 가문의 일원이자 할리우드 스타인 패리스 힐튼이 10대 시절 기숙학교에서 가혹행위에 시달렸다고 의회에서 진술했다. 힐튼은 기숙학교에서의 가혹행위가 문제시되면서 이들 학교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을 지지하기 위해 유타주 의회 상원 청문회에서 이렇게 진술했다고 A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7세에 11개월 동안 프로보 캐니언 기숙학교를 다닌 힐튼은 학교에서 정신적, 육체적인 학대를 받았다고 말했다. 힐튼은 학교 직원들이 자신을 폭행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약을 먹도록 한 데다, 벌로 의복 없이 독방에 감금했다면서 눈물을 훔쳤다. 힐튼은 “너무 개인적인 일을 말하는 것은 여전히 무섭다”면서 “그러나 나와 다른 사람들이 겪은 학대를 경험하는 어린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서는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39세의 힐튼은 기숙학교에서의 처우가 정신적 외상을 낳아 수년 동안 악몽과 불면증에 시달렸다고 설명했다. 힐튼이 지지한 법안은 청소년 기숙 및 치료 시설에 대해 당국의 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법안은 힐튼과 다른 증언자들의 진술 이후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힐튼이 다녔던 학교는 2000년 매각됐다. 현재 재단은 매입 이전 발생한 일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경기 과태료 고액·상습 체납 1106명, 새달까지 안 내면 감옥 가십니다

    경기 과태료 고액·상습 체납 1106명, 새달까지 안 내면 감옥 가십니다

    3건·1000만원·1년 이상 이유 없이 체납예고서 발송 등 거쳐 검찰에 감치 신청“세금보다 처분 약해 악용… 반드시 징수”경기도는 과태료 고액·상습 체납자 1106명을 대상으로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가둘 수 있는 ‘감치(監置)’ 처분을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세금 체납자에 대한 감치 추진은 부산에 이어 두 번째다. 이들이 내지 않은 과태료는 238억원에 이른다. 감치는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근거한 것으로, 과태료 체납이 3건 이상에 1000만원 이상이며 체납 기간이 1년 이상인 체납자가 납부 능력이 있는데도 과태료를 내지 않을 경우 최대 30일까지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감금할 수 있는 제도다. 지자체가 검찰에 신청하면 법원이 결정한다. 감치 도중 과태료를 내면 집행이 종료된다. 도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과태료를 1000만원 이상 1년 이상 체납한 9만 5867명을 전수조사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1106명을 감치 신청 조사대상자로 추렸다. 이들을 대상으로 예고서 발송, 납부 불성실 여부 조사 등을 사전 절차를 거쳐 감치 신청 대상자를 확정해 오는 다음 달 관할 검찰청에 감치 신청을 할 계획이다. 화성시 등 전국 9곳에 본점과 지점을 둔 A 캐피탈은 매년 수십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2017∼2019년 11개 시군에서 540건, 3700만원의 과태료를 내지 않아 감치 처분 대상이 됐다. 용인의 B씨는 신용 3등급으로 국세와 지방세 체납은 없는데 도내 3개 시군에서 주정차 위반 과태료만 185건, 1700만원을 내지 않고 있다가 적발됐다. 김민경 경기도 조세정의과장은 “과태료 등 세외수입은 세금보다 체납 처분이 약하다는 점을 악용해 여력이 있음에도 납부를 회피하는 체납자들이 있다”면서 “체납세금을 반드시 징수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상습 세금 체납자도 감옥행...경기도, 감치 추진에 나서

    상습 세금 체납자도 감옥행...경기도, 감치 추진에 나서

    경기도는 과태료 고액·상습 체납자 1106명을 대상으로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가둘 수 있는 ‘감치(監置)’ 처분을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세급 체납자에 대한 감치 추진은 지자체 가운데 부산시에 이어 두번째다. 이들이 내지 않은 과태료는 238억원에 이른다. 감치는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근거한 것으로, 과태료 체납이 3건 이상에 1000만원 이상이며 체납 기간이 1년 이상인 체납자가 납부 능력이 있는데도 과태료를 내지 않을 경우 최대 30일까지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감금할 수 있는 제도다. 행정청이 검찰에 신청하면 법원이 결정한다. 감치 도중 과태료를 내면 집행이 종료된다. 도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도와 시군 과태료를 1000만원 이상 1년 이상 체납한 9만5867명을 전수조사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1106명을 감치 신청 조사대상자로 추렸다. 도는 이들을 대상으로 예고서 발송, 납부 불성실 여부 조사 등을 사전 절차를 거쳐 감치 신청 대상자를 확정해 3월 중 관할 검찰청에 감치 신청을 할 계획이다. 화성시 등 전국 9곳에 본점과 지점을 둔 A 캐피탈은 매년 수십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2017∼2019년 11개 시군에서 540건, 3700만원의 과태료를 내지 않아 감치 처분 대상이 됐다. 용인시 B 씨는 신용 3등급으로 국세와 지방세 체납은 없는데 도내 3개 시군에서 주정차 위반 과태료만 185건, 1700만원을 내지 않고 있다가 점검에 적발됐다. 김민경 경기도 조세정의과장은 “과태료 등 세외수입은 세금보다 체납 처분이 약하다는 점을 악용해 여력이 있음에도 납부를 회피하는 체납자들이 있다”면서 “체납세금을 반드시 징수해 공정한 납세 풍토를 정착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춘재 누명 쓴 동생 매질 또 매질… 결국 암 생겨 27세에 떠나”

    “이춘재 누명 쓴 동생 매질 또 매질… 결국 암 생겨 27세에 떠나”

    1990년 1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악기 공장에서 성실히 일하던 동생이 갑자기 사라졌다. 일주일 뒤 동생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얼마 전 벌어진 화성 여중생 살인사건(이춘재 9차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체포됐다는 뉴스에서였다. 영상 속 윤모(당시 20세)군은 모자이크 된 채였지만 영락없는 동생이었다. “그때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일주일 동안 사라졌던 동생이 TV에 살인범으로 나오고 있었었으니까. 부모님이나 저나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죠.” 지난 2일 경기 화성의 한 카페에서 서울신문과 만난 윤씨의 형 윤동기(57)씨에겐 30년 전 그날의 일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했다.가족들이 동생을 찾을 수 없었던 이유는 명백했다. 동생을 범인으로 지목한 경찰이 5일 동안 동생을 감금한 채 거짓 조서를 쓰게 했기 때문이다. “수사관들이 여럿 붙어서 겁박하고 마대자루에 넣어 때리는데 무슨 수로 버티겠어요. 가족한테서도 아무 연락이 없으니 ‘가족마저 나를 버렸구나’ 싶어 자포자기한 거였죠.” 동생은 밤낮없이 이어진 경찰의 가혹행위에 27차례나 거짓 진술서를 썼다. 남은 건 경찰이 불러준 대로 현장 검증을 하는 것뿐이었다.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윤씨는 곧장 변호사를 선임해 현장 검증이 이뤄지던 곳으로 향했다. “동생을 처음 딱 봤는데 덩치도 있던 녀석이 잔뜩 주눅이 들어선 고개를 들질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동생한테 가서 말했어요. “○○아 형이 왔다. 변호사도 사서 왔다. 담임선생님, 친구들, 동네 사람들 아무도 네가 했다고 생각 안 한다. 그러니까 이제 바른 대로 말해라”라고요. 그제서야 동생이 저를 보면서 “나는 범인 아닙니다” 하는 거예요. 그대로 검증이고 뭐고 전부 철수했죠.” 이튿날 동생은 전날보다 부은 얼굴에 반질반질한 연고를 잔뜩 바른 모습으로 면회실에 나타났다. ‘혐의를 부인한다며 경찰들이 또 매질을 한 거구나’라고 윤씨는 생각했다. 동생은 수사기관이 일본에 의뢰한 유전자 검사 결과가 도착해서야 겨우 살인 혐의를 벗었다. 그러나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기까지 3개월 동안 독방에 구금됐다. ●강제 추행 누명 씌워 집유… 3개월 독방 수감 윤씨는 경찰이 동생을 흉악범으로 만들기 위해 강제추행이라는 ‘누명’을 씌웠다고 보고 있다. 당시 피해자의 아버지였던 이발소 주인은 10여년 뒤 윤씨에게 ‘그땐 미안했다. 증거도 없고 범인이 누구라고 지목하지도 않았는데 경찰이 도와 달라고 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동생이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을 시간에 일어난 여러 건의 강제추행 혐의를 뚜렷한 증거 없이 엮으려 한 정황도 훗날 드러났다고 윤씨는 말했다. 집으로 돌아온 동생은 다시 일터로 돌아갔지만 평범한 삶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범인으로 몰려 고초를 겪은 탓일까. 동생의 몸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됐다. 첫 수술에서만 4개의 갈비뼈를 제거했다. 가장 역할을 하던 윤씨는 동생과 부모님이 충격을 받을까 봐 암이란 단어조차 꺼낼 수가 없었다. 얼마 뒤 동생의 병이 재발하면서 그마저도 소용없게 됐다. 가세는 급격히 기울었다. 아버지는 생전 땅을 사기 위해 모아 뒀던 돈을 5000원짜리 뭉치로 보자기에 고이 싸뒀었는데, 그 돈마저 동생의 변호사 선임비나 병원비에 전부 들어갔다. 강력한 진통제 없이는 버틸 수 없게 된 동생을 집으로 데려온 것도 입원비를 댈 형편이 못 돼서였다. “몸에 주먹보다 커다란 욕창까지 생겨 매분 매초가 고통스러웠을 텐데 어떻게 집에서 버티겠습니까. 견디기 어려웠던 동생이 어머니한테 ‘뭐 좀 사다 달라’고 부탁해 어머니가 자릴 비웠을 때 직접 119에 연락해서 병원에 갔을 정도니까요.” 7살 터울의 하나밖에 없는 동생은 1997년 결국 스물일곱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재발 이후 5년간 투병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동생은 용의자로 몰려 경찰에서 당한 일들에 대해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진범의 혈액형으로 알려졌던 B형(실제 이춘재의 혈액형은 O형)이기만 해도 잡혀 가던 시절이어서였는지, 가족들 모두 이미 고통 속에 살고 있어서였는지 윤씨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아직 진범이 잡히지 않은 때였고, 사람들의 관심도 서서히 멀어지고 있었다. 그로부터 5년 뒤 이춘재 연쇄 살인사건(당시 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이 나왔다. 감독은 이듬해 한 인터뷰에서 영화 속에 용의자로 등장한 박현규(배우 박해일 분)의 모델이 1997년 병으로 사망한 공장노동자였다는 사실을 처음 언급했다. 경찰에서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점, 외국(미국)에서 온 유전자 검사 결과가 일치하지 않아 결국 풀려 났다는 점 등 동생과 닮은 점이 많았다. 정작 윤씨는 이 영화를 보지도 않았고 동생을 모델로 한 인물이 등장한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절을 그린 건데 어떻게 그걸 보겠습니까. 개봉 전에 동생에 대해 묻는 사람도 없었고, 거기 용의자로 나온 사람은 다 허구의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진범이 잡히기 전에 개봉한 영화라 당시엔 박현규가 진범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른 출연 배우도 시나리오상 박현규가 범인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9년 사건 발생 30여년 만에 경찰은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이춘재를 지목했다. 1994년 처제를 강간한 후 살해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그는 그해 10월 자신이 처제 살해 외에도 14건의 살인과 34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윤씨, 진범 이춘재 중학교 급우로 기억해 윤씨는 ‘이춘재’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중학교를 함께 다니며 매일같이 얼굴을 보던 급우였다. “설마설마했어요. 같은 중학교에 남학생이 120명밖에 없었는데 그중 하나였으니까.” 이춘재로 인해 억울한 일을 겪은 동생을 안타까워하던 윤씨는 동시에 과거 어머니가 당했던 일이 떠올랐다. 어머니는 1980년대 중반 동네에서 칼에 13차례나 찔린 채로 발견됐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어머니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범인은 끝내 찾지 못했다. 윤씨는 해당 범행이 이춘재의 소위 1차 연쇄 강간 사건(1986)보다 앞서 벌어진 것이긴 하나 이춘재의 범행 수법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봤다. “당시 어머니가 40대였는데 이춘재는 나이를 가리지 않았잖아요. 범행 도중에 입에 흙을 집어넣고 ‘서방은 뭘 하냐, 아들은 뭘 하느냐’라는 말을 했다고 해요.” 어머니를 공격한 범인이 만일 이춘재라면, 그때 이춘재가 잡혔다면 가족들의 삶이 많이 달라졌을 거라고 윤씨는 생각했다. ●어머니 동네서 13차례 칼에 찔려… 수법 유사 윤씨의 어머니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은 윤씨는 진범이 드러나자 동생이 입은 피해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수사기관에 동생의 수사 자료에 대한 정보 공개 청구도 했다. A4 용지 6상자에 달하는 서류가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받은 건 일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조사관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아볼 수 있었다. 지난달 25일엔 이춘재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이나 옥살이를 했던 윤성여씨, ‘초등생 살인사건’ 피해자 고 김현정양의 아버지 김용복씨와 함께 ‘이춘재 피해자들’을 대표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를 찾았다. 과거 공권력의 반인권적인 행위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춘재가 자백한 살인 범죄는 모두 그가 저지른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성폭행·강도 범행 34건 중 25건은 증거 부족이나 피해자 진술 부족 등을 이유로 범죄 혐의에서 빠진 상태다. 이춘재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다. 그때 당시 진범으로 몰려 옥고를 치렀던 피해자 외에도 수사기관의 무리한 수사를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도 있었다. 피해자의 가족도 그만큼 고통받았다. “사람들이 물어봐요. 소송 생각은 안 해봤냐고. 지금까진 정말 먹고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럴 여력이 없었어요. 여길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다 그런 이유였고요. 근데 이제 저희를 돕겠다고 나서 준 변호사들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동생의 억울한 마음도 풀고, 어머니 사건의 진상도 캤으면 좋겠습니다. 그때 혈안이 돼 가지고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했던 나쁜 사람들 전부 책임을 져야지요.”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이춘재 대신 범인으로 몰려 고초 겪은 동생…암으로 27살에 세상 떠나”

    “이춘재 대신 범인으로 몰려 고초 겪은 동생…암으로 27살에 세상 떠나”

    이춘재 사건 범인으로 몰린 동생경찰 가혹행위에 27차례 거짓 진술유전자 불일치로 결국 무혐의 판정석방 후 원인불명 악성 종양 발견중학교 동창이던 이춘재 자백에피습 당한 어머니 사연 떠올라1990년 1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악기 공장에서 성실히 일하던 동생이 갑자기 사라졌다. 일주일 뒤, 동생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얼마 전 벌어진 화성 여중생 살인사건(이춘재 9차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체포됐다는 뉴스에서였다. 영상 속 윤모군(당시 20세)은 모자이크 된 채였지만 영락 없는 동생이었다. “그 때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일주일 동안 사라졌던 동생이 TV에 살인범으로 나오고 있었었으니까. 부모님이나 저나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죠.” 지난 2일 경기 화성의 한 카페에서 서울신문과 만난 윤씨의 형 윤동기(57)씨에겐 30년 전 그날의 일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했다. 가족들이 동생을 찾을 수 없었던 이유는 명백했다. 동생을 범인으로 지목한 경찰이 5일 동안 동생을 감금한 채 거짓 조서를 쓰게 했기 때문이다. “수사관들이 여럿 붙어서 겁박하고 마대자루에 넣어 때리는데 무슨 수로 버티겠어요. 가족한테서도 아무 연락이 없으니 ‘가족마저 나를 버렸구나’ 싶어 자포자기 한 거였죠.” 동생은 밤낮없이 이어진 경찰의 가혹행위에 27차례나 거짓 진술서를 썼다. 남은 건 경찰이 불러준 대로 현장 검증을 하는 것 뿐이었다.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윤씨는 곧장 변호사를 선임해 현장 검증이 이뤄지던 곳으로 향했다. “동생을 처음 딱 봤는데 덩치도 있던 녀석이 잔뜩 주눅이 들어선 고개를 들질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동생한테 가서 말했어요. “○○아 형이 왔다. 변호사도 사서 왔다. 담임 선생님, 친구들, 동네 사람들 아무도 네가 했다고 생각 안 한다. 그러니까 이제 바른대로 말해라”라고요. 그제서야 동생이 저를 보면서 “나는 범인 아닙니다”하는 거에요. 그대로 검증이고 뭐고 전부 철수했죠.” 이튿날 동생은 전날보다 부은 얼굴에 반질반질한 연고를 잔뜩 바른 모습으로 면회실에 나타났다. ‘혐의를 부인한다며 경찰들이 또 매질을 한 거구나’라고 윤씨는 생각했다. 동생은 수사기관이 일본에 의뢰한 유전자 검사 결과가 도착해서야 겨우 살인 혐의를 벗었다. 그러나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기까지 3개월 동안 독방에 구금됐다. 윤씨는 경찰이 동생을 흉악범으로 만들기 위해 강제추행이라는 ‘누명’을 씌웠다고 보고 있다. 당시 피해자의 아버지였던 이발소 주인은 10여년 뒤 윤씨에게 ‘그 땐 미안했다. 증거도 없고 범인이 누구라고 지목하지도 않았는데 경찰이 도와달라고 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동생이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을 시간에 일어난 여러 건의 강제추행 혐의를 뚜렷한 증거 없이 엮으려 한 정황도 훗날 드러났다고 윤씨는 말했다. “억울하게 죽어 간 하나뿐인 동생” 집으로 돌아온 동생은 다시 일터로 돌아갔지만 평범한 삶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범인으로 몰려 고초를 겪은 탓일까. 동생의 몸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됐다. 첫 수술에서만 4개의 갈비뼈를 제거했다. 가장 역할을 하던 윤씨는 동생과 부모님이 충격을 받을까봐 암이란 단어조차 꺼낼 수가 없었다. 얼마 뒤 동생의 병이 재발하면서 그마저도 소용없게 됐다. 가세는 급격히 기울었다. 아버지는 생전 땅을 사기 위해 모아뒀던 돈을 5000원짜리 뭉치로 보자기에 고이 싸뒀었는데, 그 돈마저 동생의 변호사 선임비나 병원비에 전부 들어갔다. 강력한 진통제 없이는 버틸 수 없게 된 동생을 집으로 데려온 것도 입원비를 댈 형편이 못 돼서였다. “몸에 주먹보다 커다란 욕창까지 생겨 매분 매초가 고통스러웠을텐데 어떻게 집에서 버티겠습니까. 견디기 어려웠던 동생이 어머니한테 ‘뭐 좀 사다달라’고 부탁해 어머니가 자릴 비웠을 때 직접 119에 연락해서 병원에 갔을 정도니까요.” 7살 터울의 하나밖에 없는 동생은 1997년 결국 스물 일곱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재발 이후 5년간 투병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동생은 용의자로 몰려 경찰에서 당한 일들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진범의 혈액형으로 알려졌던 B형(실제 이춘재의 혈액형은 O형)이기만 해도 잡혀가던 시절이어서였는지, 가족들 모두 이미 고통 속에 살고있어서였는지 윤씨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아직 진범이 잡히지 않은 때였고, 사람들의 관심도 서서히 멀어지고 있었다. “살인의 추억, 어떻게 보겠나” 그로부터 5년 뒤, 이춘재 연쇄 살인사건(당시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이 나왔다. 감독은 이듬해 한 인터뷰에서 영화 속에 용의자로 등장한 박현규(배우 박해일)의 모델이 1997년 병으로 사망한 공장노동자였다는 사실을 처음 언급했다. 경찰에서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점, 외국(미국)에서 온 유전자 검사 결과가 일치하지 않아 결국 풀려났다는 점 등 동생과 닮은 점이 많았다. 정작 윤씨는 이 영화를 보지도 않았고 동생을 모델로 한 인물이 등장한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절을 그린 건데 어떻게 그걸 보겠습니까. 개봉 전에 동생에 대해 묻는 사람도 없었고, 거기 용의자로 나온 사람은 다 허구의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진범이 잡히기 전에 개봉한 영화라 당시엔 박현규가 진범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른 출연 배우도 시나리오 상 박현규가 범인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9년, 사건 발생 30여년 만에 경찰은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이춘재를 지목했다. 1994년 처제를 강간 후 살해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 수감중이던 그는 그해 10월 자신이 처제 살해 외에도 14건의 살인과 34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피습 당한 어머니 사건 해결됐더라면” 윤씨는 ‘이춘재’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중학교를 함께 다니며 매일같이 얼굴을 보던 급우였다. “설마설마 했어요. 같은 중학교에 남학생이 120명 밖에 없었는데 그 중 하나였으니까.” 이춘재로 인해 억울한 일을 겪은 동생을 안타까워하던 윤씨는 동시에 과거 어머니가 당했던 일이 떠올랐다. 어머니는 1980년대 중반 동네에서 칼에 13차례나 찔린 채로 발견됐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어머니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범인은 끝내 찾지 못했다. 윤씨는 해당 범행이 이춘재의 소위 1차 연쇄 강간 사건(1986)보다 앞서 벌어진 것이긴 하나 이춘재의 범행 수법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봤다. “당시 어머니가 40대였는데 이춘재는 나이를 가리지 않았잖아요. 범행 도중에 입에 흙을 집어 넣고 ‘서방은 뭘 하냐, 아들은 뭘 하느냐’라는 말을 했다고 해요.” 어머니를 공격한 범인이 만일 이춘재라면, 그 때 이춘재가 잡혔다면 가족들의 삶이 많이 달라졌을 거라고 윤씨는 생각했다. 윤씨의 어머니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은 윤씨는 진범이 드러나자 동생이 입은 피해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수사기관에 동생의 수사자료에 대한 정보 공개 청구도 했다. A4용지 6상자에 달하는 서류가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받은 건 일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조사관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아볼 수 있었다. 지난달 25일엔 이춘재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이나 옥살이를 했던 윤성여씨, ‘초등생 살인 사건’ 피해자 고 김현정 양의 아버지 김용복씨와 함께 ‘이춘재 피해자들’을 대표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를 찾았다. 과거 공권력의 반인권적인 행위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춘재가 자백한 살인 범죄는 모두 그가 저지른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성폭행·강도 범행 34건 중 25건은 증거 부족이나 피해자 진술 부족 등을 이유로 범죄 혐의에서 빠진 상태다. 이춘재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다. 그 때 당시 진범으로 몰려 옥고를 치렀던 피해자 외에도 수사 기관의 무리한 수사를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도 있었다. 피해자의 가족도 그만큼 고통받았다. “사람들이 물어봐요. 소송 생각은 안해봤냐고. 지금까진 정말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럴 여력이 없었어요. 여길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다 그런 이유였고요. 근데 이제 저희를 돕겠다고 나서준 변호사들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동생의 억울한 마음도 풀고, 어머니 사건의 진상도 캤으면 좋겠습니다. 그 때 혈안이 되가지고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했던 나쁜 사람들 전부 책임을 져야지요.” 화성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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