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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동심과 휴식, 그 뒤엔 평생 ‘관람용’으로 살다 죽는 동물들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동심과 휴식, 그 뒤엔 평생 ‘관람용’으로 살다 죽는 동물들

    어린 시절이나 어른이 된 지금, 동물원은 여전히 신기하고 재밌는 곳이다. 호랑이·사자 등 맹수부터 해양 동물까지, 책이나 텔레비전 또는 영화에서나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동물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순간, 마치 다른 세계에 당도한 듯한 신기한 기분마저 든다. 하지만 동물원의 존재가 한없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동물보호단체는 동물들을 좁은 우리에 가두거나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노출시키는 행위 자체가 동물학대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어린아이들에게는 생생한 교육이 되고 어른에게는 작은 휴식을 가져다주는, 하지만 동물들에게는 본성과 자유를 박탈당한 공간, 동물원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자. ●동물원의 오랜 역사 인류의 농경사회가 시작된 뒤 인간은 더욱 높은 생산성을 위해 동물의 힘을 필요로 했다. 농경사회의 발달로 소유물의 개념이 생겨난 뒤 인간에게 동물 역시 하나의 소유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이는 더 나아가 권력의 상징으로까지 변모했다. 다양한 설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가장 오래된 동물원은 기원전 3500년경 고대 이집트 수도였던 히에라콘폴리스의 동물원이 꼽힌다. 히에라콘폴리스 지역의 한 터에서만 코끼리와 원숭이, 하마 등 112종의 동물 뼈가 발견된 바 있다. 이 지역이 고대 이집트 귀족들의 무덤이 있는 곳인 만큼 동물원은 지배계층의 향락과 매우 밀접한 관계였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기원전 275년 로마에서는 동물끼리 시합을 하거나 전투사와 동물이 싸우는 쇼가 인기를 끌었고, 15세기 들어 유럽에서는 동물의 사육과 전시를 동시에 하는 현대 개념의 동물원이 선을 보였다. 18세기에는 동물을 끌고 지방 곳곳을 순회하며 보여 주는 서커스단이, 19세기 중반에는 상업적인 수익을 위한 동물원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동물원의 진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처참하고 잔혹한 문화를 낳았다. 야생에서 살아가도록 태어난 동물들의 경우 인간에게 포획당한 뒤 비좁은 우리에 갇힌 채 죽음을 맞이하기 일쑤고, 일부 야생동물은 태생과 다르게 아예 동물원 안에서 태어나 평생을 ‘관람용’으로 살다 세상을 떠나야 한다. 인간의 호기심과 소유욕은 더 많은 동물의 감금으로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멸종되거나 멸종위기를 맞이해야 하는 동물들이 빠르게 늘어났다. ●전쟁터에 버려진 동물원부터 옥상 동물원까지 한 사람을 또 다른 사람의 소유물로 인식한 노예제도는 거의 사라졌지만, 하나의 동물이 한 사람의 소유물이 될 수 있다고 여기는 인식은 여전히 팽배하다. 마치 물건처럼 동물을 돈으로 사고팔거나 돈을 받고 이를 공개하는 행위 역시 그러한 인식이 낳은 결과 중 하나다. 국적을 막론하고 동물과 동물원이 상업적 수단으로 인정받으면서 동물원의 수는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는데, 그중에는 인간에게 포획돼 갇힌 것도 모자라 자신들과 전혀 상관없는 싸움에 휘말려 종말을 맞이한 곳도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위치한 동물원이다. 2007년 개장한 칸유니스 동물원은 가자지구 내에 위치한 5곳의 동물원 중 한 곳이다. 170만명의 주민에게 즐거움을 주던 이 동물원은 얼마 전 ‘세계 최악의 동물원’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2008년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폭격과 이에 맞선 무장 조직 하마스의 전쟁으로 수천여명의 주민들이 죽어 나가는 상황에서 동물들이 그대로 방치돼 상당수가 굶어 죽은 것이다. 동물원 곳곳에는 죽은 동물의 사체가 미라처럼 굳은 채 버려져 있는데, 가자지구의 동물원 5곳 중 또 다른 한 곳인 알비산 동물원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역시 내전으로 버려진 이 동물원의 동물들은 극심한 배고픔과 트라우마에 몸부림쳤다. 내전과 굶주림에 지친 원숭이 한 마리가 이미 죽어 부패가 진행된 또 다른 원숭이 동족 사체 곁에서 넋을 놓고 있거나 일부가 무너진 우리 안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무기력하게 늘어져 있는 사자의 모습 등은 죄책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비슷한 참상은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국내 한 지방 백화점의 옥상 동물원을 담은 동영상 한 편은 인간의 호기심과 욕심이 얼마나 잔혹한 결과를 낳았는지를 보여 주면서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옥상 동물원은 백화점 등 쇼핑센터가 고객 유치를 위해 제공하는 볼거리로서 현재도 유통업계에서 자주 활용되는 마케팅 방식 중 하나다. 당시 공개된 동영상은 좁은 옥상 동물원의 우리 안에서 사슴 한 마리가 머리를 찧거나 흔드는 행동을 반복하고 자신의 분변을 먹는 모습 등을 생생하게 담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것을 좁고 단조로운 공간에서 동물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일으키는 정신병적 증세라고 단언했다. 동물보호단체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비난이 쏟아졌지만 국내에는 관련 법조항이 없어 처벌도 어려운 실정이다. ●동물권 그리고 동물원의 미래상 동물에게도 인권과 유사한 ‘동물권’이 있다. 호주 철학자 피터 싱어가 제시한 개념인 동물권은 동물이 그저 실험용이나 식량, 향락을 위한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되며 하나의 생명체로서 인간과 마찬가지로 최소한의 도덕적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식 습성을 무시한 환경의 동물원에 사는 동물이라면 동물권을 침해받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동물원의 아픈 현실은 여전하지만 동물권의 확대와 함께 유의미한 움직임도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15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동물원은 동물과 역사적 건축물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동물원 폐쇄를 결정했다. 대신 이곳에 친환경 생태공원을 세우겠다고 발표한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은 “동물들이 자연이 아닌 건물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면서 동물들을 서식지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국내에서도 전주동물원이 동물들의 서식환경을 고려해 생태동물원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물의 습성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이를 통해 다방면에서 더 나은 인간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 무작정 잘못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역시 생명체인 동물에게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더 나은 삶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배제한 채 호기심으로 소유하려 한다면, 그것은 동물을 향한 ‘갑질’에 불과하다. 동물원이 동물 삶의 종착지가 되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겠다. huimin0217@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혜련의원 “정신장애인 정책, 복지-재활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서울시의회 김혜련의원 “정신장애인 정책, 복지-재활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혜련 의원(더불어민주당, 동작제2선거구)은 는 7월 8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개정 정신보건법에 대한 대토론회’에 참석하여 정신장애인에 대한 정신보건정책 패러다임을 의료적 관점이 아닌 복지패러다임과 당사자 관점의 회복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생활하면서 치료받고 재활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해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김혜련 의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정신의료기관의 병상수가 8만 병상을 초과했는데, 이는 OECD 국가 중에 일본 다음으로 많은 수치라고 한다. 특히 정신질환자의 평균 입원일수를 보면 OECD 국가는 평균 10일에서 35일이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인 251일을 기록하고 있다. 김 의원은 금번 대토론회에 참석하여 “정신의료기관에 8만명이라는 시민이 정신치료라는 명분으로 감금되어 있는 상황이다. 정신장애인에 대해 치료 목적으로 분리·격리하는 정신보건시스템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서 치료와 자활을 원칙적으로 실시하는 방향으로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소견을 밝혔다. 김 의원이 소개한 이탈리아의 경우를 보면 1998년 수용형 정신병원을 완전히 폐지하고, 그 대신에 지역의 정신보건센터가 그 역할을 맡고 있으며,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정신장애인 본인의 판단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한다. 만약 강제 입원해야 할 경우라면 법원의 판사의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탈리아의 입원환자 중에 강제 입원 비율은 8%에 불과하며 90% 이상은 정신장애인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입원치료를 받는다. 다만 입원하지 않은 환자에 대해서는 의사와 간호사가 직접 방문해서 지속적인 관리와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김의원이 분석한 정신보건법 전부개정법률을 보면 정신장애인의 치료 여부에 대해 정신장애인의 의견이 중요하지 않으며, 의무 보호자와 의료인들의 합의와 묵인만 있으면 격리 치료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법률 개정 논의 과정에서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은 강제 입원 환자의 인권 보호를 위한 법원 판사의 심사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지만, 법원을 통한 인권 보호 방안조차도 누락되어 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정신 장애인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생활하면서 치료받고 재활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토론자 참석들에게 의정활동의 방향과 계획을 제시했다. ‘개정된 정신보건법에 대한 대토론회는 대한정신보건가족협회와 한국정신장애인협회,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한국정신장애연대가 공동주최하고 서울시의회 우창윤 의원이 후원하여 열렸다.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의 박인환 교수가 사회를 보고, ‘한국정신장애연대’ 권오용 사무총장과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의 이정하 대표,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시설의 김락우 대표, 한국정신장애인협회 현귀섭 회장, 대전광역시 정신건강증진센터 유제춘 센터장 순으로 정신보건법 개정법률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원 여직원 감금’ 이종걸 등 1심 무죄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연루된 여직원 김모씨를 감금한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야당 의원들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심담)는 6일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감금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59) 의원과 같은 당 강기정(52)·김현(51) 전 의원, 국민의당 문병호(57) 전 의원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민주통합당 소속이던 이 의원 등은 2012년 12월 11일 국정원 직원들이 대선과 관련해 인터넷에 조직적으로 댓글을 올리는 불법행위를 한다는 제보를 받고 김씨의 오피스텔을 찾아가 35시간 동안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의원 등은 김씨의 집 앞에서 노트북 내용을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틀 뒤 김씨는 노트북을 경찰에 임의 제출하며 집 밖으로 나왔다. 그동안 김씨는 노트북의 파일 중 일부를 삭제했다. 재판부는 “이 의원 등과 당시 민주통합당 관계자들은 김씨를 오피스텔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려 한 것이 아니라 국정원 대선개입 증거로 김씨의 컴퓨터를 확인해 달라고 김씨나 경찰에 요구한 것”이라며 “이 의원 등에게 감금의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부산경찰청, 중고자동차 매매 관련 불법행위 특별단속

    부산지방경찰청이 중고자동차 불법매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부산경찰청은 6일부터 오는 10월 13일까지 100일 동안 중고자동차 매매 관련 불법행위 특별단속에 나선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중고차 매매시장 등에서의 폭행·협박, 강요·감금 등 폭력행위와 허위매물 광고, 무등록 중고차 매매업, 매매대금 편취행위, 중고차 매매업자의 대포차·도난차량 유통 및 거래, 밀수출 행위, 중고차 매매과정에서의 탈세행위 등 각종 불법행위 등이 대상이다. 경찰청은 이를 위해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산하 15개 경찰서에 수사전담팀을 편성하고 부산지역 중고차 매매단지 15곳 237개 상사와 개별업체 12개 상사에 대한 단속에 들어갔다. 경찰은 상호 구조적으로 연결된 중고차 매매과정 전반에 걸친 불법행위를 근절하는 한편 배후조직 등 관련범죄까지 철저하게 수사할 방침이다. 특히 역할 분담을 통한 조직적 범죄임이 확인되면 범죄단체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중고차 매매 관련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서는 피해자들의 도움이 필요한 만큼 적극적으로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인간은 창살 속 동물 앞에 떳떳한가

    [송혜민의 월드why] 인간은 창살 속 동물 앞에 떳떳한가

    어린 시절이나 어른이 된 지금, 동물원은 여전히 신기하고 재밌는 곳이다. 호랑이‧사자 등 맹수부터 해양 동물까지, 책이나 텔레비전 또는 영화에서나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동물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순간, 마치 다른 세계에 당도한 듯한 신기한 기분마저 든다. 하지만 동물원의 존재가 한없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동물보호단체는 동물들을 좁은 우리에 가두거나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노출시키는 행위 자체가 동물학대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어린아이들에게는 생생한 교육이 되고 어른에게는 작은 휴식을 가져다주는, 하지만 동물들에게는 본성과 자유를 박탈당한 공간, 동물원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자. ◆동물원의 오랜 역사 인류의 농경사회가 시작된 뒤, 인간은 더욱 높은 생산성을 위해 동물의 힘을 필요로 했다. 농경사회의 발달로 소유물의 개념이 생겨난 뒤, 인간에게 동물 역시 하나의 소유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이는 더 나아가 권력의 상징으로까지 변모했다. 다양한 설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가장 오래된 동물원은 기원전 3500년 경 고대 이집트 수도였던 히에라콘폴리스의 동물원이 꼽힌다. 히에라콘폴리스 지역의 한 터에서만 코끼리와 원숭이, 하마 등 112종의 동물 뼈가 발견된 바 있다. 이 지역이 고대 이집트 귀족들의 무덤이 있는 곳인 만큼, 동물원은 지배계층의 향락과 매우 밀접한 관계였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기원전 275년 로마에서는 동물끼리 시합을 하거나 전투사와 동물이 싸우는 쇼가 인기를 끌었고, 15세기 들어서 유럽에서는 동물의 사육과 전시를 동시에 하는 현대 개념의 동물원이 선을 보였다. 18세기에는 동물을 끌고 지방 곳곳을 순회하며 보여주는 서커스단이, 19세기 중반에는 상업적인 수익을 위한 동물원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동물원의 진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처참하고 잔혹한 문화를 낳았다. 야생에서 살아가도록 태어난 동물들의 경우 인간에게 포획당한 뒤 비좁은 우리에 갇힌 채 죽음을 맞이하기 일쑤고, 일부 야생동물들은 태생과 다르게 아예 동물원 안에서 태어나 평생을 ‘관람용’으로 살다 세상을 떠나야 한다. 인간의 호기심과 소유욕은 더 많은 동물들의 감금으로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멸종되거나 멸종위기를 맞이해야 하는 동물들이 빠르게 늘어났다. ◆전쟁터에 버려진 동물원부터 비좁은 옥상 동물원까지 한 사람을 또 다른 사람의 소유물로 인식한 노예제도는 거의 사라졌지만, 하나의 동물이 한 사람의 소유물이 될 수 있다고 여기는 인식은 여전히 팽배하다. 마치 물건처럼 동물을 돈으로 사고팔거나 돈을 받고 이를 공개하는 행위 역시 그러한 인식이 낳은 결과 중 하나다. 국적을 막론하고 동물과 동물원이 상업적 수단으로 인정받으면서 동물원의 수는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는데, 그 중에는 인간에게 포획돼 갇힌 것도 모자라 자신들과 전혀 상관없는 싸움에 휘말려 종말을 맞이한 곳도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위치한 동물원이다. 2007년 개장한 칸 유니스 동물원은 가자지구 내에 위치한 5곳의 동물원 중 한 곳이다. 170만 명의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던 이 동물원은 얼마 전 ‘세계 최악의 동물원’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2008년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폭격과 이에 맞선 무장 조직 하마스의 전쟁으로 수천 여 명의 주민들이 죽어 나가는 상황에서, 동물들이 그대로 방치돼 상당수가 굶어 죽은 것이다. 동물원 곳곳에는 죽은 동물의 사체가 미라처럼 굳은 채 버려져 있는데, 가자지구의 동물원 5곳 중 또 다른 한 곳인 알-비산 동물원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역시 내전으로 버려진 이 동물원의 동물들은 극심한 배고픔과 트라우마에 몸부림 쳤다. 내전과 굶주림에 지친 원숭이 한 마리가 이미 죽어 부패가 진행된 또 다른 원숭이 동족 사체 곁에서 넋을 놓고 있거나, 일부가 무너진 우리 안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무기력하게 늘어져 있는 사자의 모습 등은 죄책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비슷한 참상은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해 국내의 한 지방 백화점의 옥상 동물원을 담은 동영상 한 편은 인간의 호기심과 욕심이 얼마나 잔혹한 결과를 낳았는지를 보여주면서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옥상 동물원은 백화점 등 쇼핑센터가 고객 유치를 위해 제공하는 볼거리로서 현재도 유통업계에서 자주 활용되는 마케팅 방식 중 하나다. 당시 공개된 동영상은 좁은 옥상 동물원의 우리 안에서 사슴 한 마리가 머리를 찧거나 흔드는 행동을 반복하고 자신의 분변을 먹는 모습 등을 생생하게 담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것을 좁고 단조로운 공간에서 동물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일으키는 정신병적 증세라고 단언했다. 동물보호단체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비난이 쏟아졌지만 국내에는 관련 법조항이 없어 처벌도 어려운 실정이다. ◆동물권 그리고 동물원의 미래상 동물에게도 인권과 유사한 ‘동물권’이 있다. 호주 철학자 피터 싱어가 제시한 개념인 동물권은 동물이 그저 실험용이나 식량, 향락을 위한 도구로 쓰여져서는 안되며 하나의 생명체로서 인간과 마찬가지로 최소한의 도덕적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식 습성을 무시한 환경의 동물원에 사는 동물이라면 동물권을 침해받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동물원의 아픈 현실은 여전하지만, 동물권의 확대와 함께 유의미한 움직임도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15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동물원은 동물과 역사적 건축물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동물원 폐쇄를 결정했다. 대신 이곳에 친환경 생태공원을 세우겠다고 발표한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장은 “동물들이 자연이 아닌 건물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면서 동물들을 서식지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국내에서도 전주동물원이 동물들의 서식환경을 고려해 생태동물원으로 탈바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물의 습성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이를 통해 다방면에서 더 나은 인간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 무작정 잘못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역시 생명체인 동물에게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더 나은 삶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배제한 채 호기심으로 소유하려 한다면, 그것은 동물을 향한 ‘갑질’에 불과하다. 동물원이 동물 삶의 종착지가 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겠다. 사진=ⓒerinassan / 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구경값 내야지” 중고차 조폭 딜러 주의보

    조직성 범죄 확인 땐 엄중 처벌 A(31)씨는 지난해 500만원짜리 아우디A4 매물이 있다는 온라인 광고를 보고 인천의 한 중고차 매장을 찾았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 본 차는 도저히 탈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었다. A씨가 영업사원에게 차를 사지 않겠다고 하자 영업사원은 “그럼 다른 차를 보여 주겠다”면서 A씨를 끌고 다니다시피 하며 한 시간 넘도록 매장 이곳저곳을 뒤졌다. 그러나 죄다 가격대가 턱없이 높은 외제 승용차들뿐이었다. 안 되겠다 싶어 A씨가 그만 돌아가겠다고 하자 갑자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언제 모여들었는지 조직폭력배로 보이는 건장한 체구의 남자들이 그를 에워싸고는 ‘구경값’이라도 내놓고 가라고 으름장을 놨다. “차를 사지 않으면 수고비를 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얘기였으나 A씨는 위압적인 분위기에 눌려 결국 40만원을 주고서야 매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 중고차 시장의 불법행위가 끊이질 않고 있다. 허위 매물을 이용해 손님을 끌어들인 뒤 조폭을 동원, 구매를 강요하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경찰이 특별단속에 나섰다. 경찰청은 6일부터 10월 13일까지 100일간 전국 154개 경찰서에 158개의 전담수사팀을 꾸려 중고차 매매 관련 불법행위 특별단속을 벌인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이 이만한 규모로 중고차 매매 특별단속을 벌이는 것은 처음이다. 경찰은 조폭들이 중고차 매매시장을 근거지로 삼아 각종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이렇게 얻은 불법 수익을 조직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특히 주시하는 중고차 매매단지는 수원 남부와 원주, 진주, 전주 등지의 매장들이다. 경찰은 중고차 매매시장에서 벌어지는 폭행·협박·강요·감금, 허위 매물 광고, 무등록 중고차 매매업, 매매 대금을 가로채는 경우, 대포차나 도난 차량을 유통하는 경우, 탈세 등을 중점 단속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중고차 매매 관련 불법행위는 팀장, 광고 담당, 전화 상담, 현장 딜러 등으로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이뤄진다. 경찰은 조폭이 연계되지 않아도 조직성을 띤 범죄라는 것이 확인되면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혐의를 적용해 엄중하게 처벌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부터 2개월간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인천 부평, 간석, 제물포, 주안 등 중고차 매매단지를 수사한 결과 중고차 판매와 관련한 사기·감금·강매 등으로 6명이 구속됐고 92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대포차를 싼값에 대량 매입해 웃돈을 받고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영업사원이 문신을 내보이며 겁을 줘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피해자들이 특별단속 기간에 적극 신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법원 “국가, 부림사건 피해자 이호철씨에 3억7000만원 배상해야”

    부산 최대 공안사건인 ‘부림사건’의 피해자인 이호철(58) 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에게 국가가 3억 7000여만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합의6부(부장 이균철)는 이씨와 이씨 어머니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대한민국은 이씨에게 3억 7300만원을,이씨 어머니에게 1억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헌법상 의무가 있는 국가기관이 가해자가 돼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해 위법성이 크고, 현재까지 가혹 행위, 감시와 통제 등으로 인한 정신적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또 수사와 재판으로부터 34년이 지나 화폐가치가 크게 변동됐으며, 이씨가 출소 이후에도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부림사건 3차 구속자로 1982년 4월 불법적인 절차와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으로 구속돼 1983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 자격정지 4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같은 해 12월 형집행정지로 가석방됐다. 부림사건은 1981년 공안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수십일 간 불법 감금하고 고문해 19명을 구속한 공안사건으로 영화 ‘변호인’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부산지법 형사합의2부는 지난해 7월 9일 열린 이씨의 항소심 재심 선고공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계엄법 위반 혐의는 무죄 판결하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는 면소 판결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폐기됐던 ‘형제복지원 특별법’ 再발의···20대 국회선 진상규명 이뤄질까

    폐기됐던 ‘형제복지원 특별법’ 再발의···20대 국회선 진상규명 이뤄질까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리는 1970∼80년대의 대표적인 인권유린 사건인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20대 국회에 재발의된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오는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9대 국회 때 임기 만료 폐기된 ‘형제복지원 특별법안’(내무부 훈령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규명 법률안) 다시 발의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형제복지원은 1975년부터 1986년까지 부산 사상구 주례동에서 운영된 사회복지시설로, 당시 3164명을 수용했고 이곳에서 납치, 감금, 강제 노역, 학대, 성폭력 등의 무수한 인권 유린이 자행됐다. 정부로부터 공식 확인된 사망자 숫자만 513명으로 집계됐다. 진 의원은 “형제복지원은 당시 내무부 훈령 등 국가 정책에 따라 운영되었고, 부산시에 부랑인 수용을 위탁 받는 등 국가의 관여가 상당부분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제복지원 원장은 횡령죄 등으로 가벼운 처벌만 받았을 뿐 불법구금·폭행 등에 대해서는 재판조차 받지 않았으며, 사건의 진상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못했다”면서 “형제복지원 사건은 지금도 피해자들은 정신적·육체적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인권 문제”라고 법률안을 제안안 이유를 밝혔다. 특별볍안은 국무총리 소속으로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고 피해자의 유족들이 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위원회가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국가가 피해자와 유족을 대상으로 보상금, 의료지원금, 생활지원금, 주거복지시설 등을 지원하도록 규정했다. 진 의원은 단기로 머무르거나 사망 또는 실종자가 많아 현재 확인할 수 있는 피해자는 약 3000명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기자회견에는 형제복지원피해 생존자모임과 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 형제복지원진상규명을 위한 부산대책위원회, 시민사회 단체 관계자도 참석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 그는 누구인가

    ‘그것이 알고싶다’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 그는 누구인가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12년 전 발생한 장기 미제 살인사건을 재조명하는 과정에서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을 다뤘다. 유영철(46)은 13년 전인 2003년 9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단독주택에서 당시 숙명여대 명예교수인 이모(73)씨와 부인 이모(68)씨를 망치로 살해한 일을 시작으로 2004년 7월까지 20여명을 살해해 암매장한 연쇄살인범이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피해자만 20명이고, 유영철이 살해했다고 주장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 숫자는 5명이다. 그의 주된 범행 대상은 부유층과 여성이었다. 유영철은 2004년 7월에만 자택에 출장 마사지 여성 4명을 불러 둔기로 살해하는 잔인함을 보였다. 그는 2004년 3월부터 7월까지 모두 11명의 부녀자를 살해했다. 대부분의 강력사건 범인들처럼 유영철도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절도 혐의로 소년원에 수감된 일이 있다. 이후로 유영철은 연쇄살인범으로 검거되기 전까지 14차례의 특수절도와 성폭력, 사기 혐의 등으로 형사 입건되는 등 인생의 3분의1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그는 연쇄살인 과정에서 범행 계획을 치밀하게 세웠다. 증거 인멸을 위해 지문을 남기지 않았고, 체모, 정액 등 유전자(DNA) 감식이 될 만한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연쇄살인을 저지르고도 잡히지 않았던 유영철은 2004년 7월 15일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당시 유영철은 경찰을 사칭해 보도방 여성을 상대로 돈을 갈취하거나 피해 여성을 감금한 혐의로 붙잡혔다. 그런데 경찰 조사 과정에서 유영철 스스로 연쇄살인 사건의 장본이라고 자백하면서 미궁 속에 빠질 뻔했던 일련의 살인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이뤄졌다. 이날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2004년 서울 종로구 원남동 5층 건물에서 발생한 60대 여성 최모씨의 살인사건을 파헤쳤다. 이 사건은 현재까지 범인이 잡히지 않아 ‘콜드 케이스’(장기 미제 사건)로 남아있다. 제작진은 이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유영철을 주목했다. 유영철은 처음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원남동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진술했지만, 나중에 진술을 번복해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졌다. 한편 유영철은 사형을 선고받고 현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애인 마약 먹여 성폭행하고 동영상 협박해 돈 뜯은 30대 항소심서 중형…4명과 교제하며 7600만원 갈취

    애인에게 나체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내고 마약을 먹여 성폭행한 30대에게 항소심이 더 큰 형벌을 내렸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부장 윤승은)는 30일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36)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10년간의 피고인 정보 공개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이씨는 지난해 7월 초 애인인 A씨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나체 사진과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직장과 마을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1000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둘은 2014년 8월부터 연인 관계를 맺어왔다. 이씨는 또 A씨를 1주일간 감금한 뒤 7차례 성폭행하고, 윤락업소에 팔아넘기겠다고 협박하거나 마약 성분이 든 약을 강제로 먹였다. 이어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A씨가 달아나자 가족에게 A씨의 나체 사진을 전송한 뒤 협박해 3000만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에 쫓기게 되자 이씨는 옛 애인인 B씨를 협박해 렌터카를 빌려 도주 행각을 벌였다. 이씨는 이 차를 타고 달아나다 지난해 7월 29일 경찰과 격투 끝에 붙잡혔다. B씨는 경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은 3일 뒤 목숨을 끊었다. B씨는 자살 전 참고인 조사에서 “무섭고 포악하다. 내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더는 돈이 나올 구석이 없을 때까지 금전을 갈취했다. 돈을 주지 않으면 일터까지 찾아와 직장을 그만뒀다. 지속적인 폭행·협박으로 3500만여원을 대출받아줘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씨는 2012년 6월부터 3년간 여성 4명과 동시에 교제·동거하면서 모두 7600만원의 금품을 뜯어내는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여성뿐 아니라 그 가족한테도 공포감과 성적 수치심을 극대화해 자존감과 인격을 파멸하고 그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만큼 무자비했다”며 “그런데도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판시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법관들 해부대 앞에 선 날 ‘소록도의 恨’ 비로 내렸다

    법관들 해부대 앞에 선 날 ‘소록도의 恨’ 비로 내렸다

    한센인 “국가가 격리·낙태 강제” “마취 없이 기계 넣어 수술” 증언 정부측 “강제로 한 수술 아니었다” 병원측 “당시 애 키울 여건 안 돼” “한센인들은 ‘세 번 죽는다’고 합니다. 처음엔 한센병 발병, 두 번째는 죽은 뒤 해부, 세 번째는 장례 뒤 화장입니다.”(한센인 이남천씨) “기계를 넣어서 (낙태 수술을) 했어요. 마취를 안 했으니 그렇게 아팠죠. 피를 많이 쏟아 냈지만 별다른 약도 못 받고 그게 끝이었습니다.”(한센인 A씨) 초여름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20일. 전남 고흥군 도양읍 국립소록도병원에 서울고법 민사30부 강영수 부장판사 등 법원 관계자들과 변호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제기된 한센인 소송과 관련한 현장점검을 위해서였다. 한센인들은 2011년부터 5건의 국가 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직접 사건의 배경인 소록도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먼저 병원 뒤편에 자리한 검시실로 들어섰다. 검시실 한가운데에는 돌로 만들어진 인체 해부대가 놓였고, 한쪽 벽면으로는 연두색 목재 찬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50여년을 산 이남천(66)씨는 “검시실에서는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죽은 한센인에 대한 해부가 이뤄졌다”며 “20여년 전까지 찬장에는 해부된 아이의 얼굴이나 장기가 담긴 유리병이 가득했다”고 떠올렸다. 재판부는 이어 ‘탄식의 장소’라는 뜻의 ‘수탄장’(愁嘆場)으로 이동했다. 평소 격리 생활을 하던 한센인 부모와 병에 감염되지 않은 자식들이 한 달에 한 번 경계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멀찍이 떨어진 채 눈으로만 만나던 장소다. 검시실, 수탄장 등과 더불어 한센인들이 규정 위반 때 갇히던 감금실, 정관 절제·낙태 수술이 이뤄지던 옛 ‘치료본관’ 자리 등을 둘러보던 판사들의 얼굴은 한껏 찌푸린 날씨처럼 갈수록 어두워졌다. 서울고법 민사30부는 현장점검에 앞서 국립소록도병원 별관 2층 소회의실에서 정관 절제·낙태 수술을 받은 한센인 139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특별재판을 열었다. 한센인 측 박영립 변호사는 “국가는 해방 이후에도 한센인 강제 격리 수용, 단종·낙태, 학살 등을 저질렀다”며 “법적 구제를 통해 한센인들의 한을 치유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측 박종명 변호사는 “한센인의 아픔엔 공감하지만 낙태·정관 수술은 강제가 아니었던 만큼 이에 대한 위로는 특별법에 따른 보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한 70대 한센인 원고는 1960년대에 당했던 낙태 경험을 진술하며 “당시에는 소록도에서 살기 위해 낙태 수술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소록도에서 일했던 김인권 여수애양병원 원장은 “소록도는 한센 환자의 아이를 키울 여건이 전혀 되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은 문제가 있다”고 증언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요금 1000원 모자란다고 수험생 끌고 다닌 운전자 집행유예

    요금 1000원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수능 수험생을 끌고 다닌 택시기사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는 택시에서 내려달라는 수험생의 요구를 무시하고 수험생이 뛰어내려 다치게 한 혐의(감금치상)로 기소된 택시기사 임모(62)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임씨는 지난해 11월 11일 오전 9시 50분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고교 후문에서 수능시험을 앞둔 A(당시 18)군을 태우고 목적지로 가던 중 “요금이 모자라니 택시에서 내려달라”는 A군의 말을 무시하고 끌고 다닌 혐의로 기소됐다. A군은 목적지 700m 전에서 “가진 돈이 3500원인데 택시요금이 부족하니 내려달라”고 말하자 임씨는 “돈도 없으면서 뭣 하러 택시를 탔냐”라며 목적지까지 간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는 목적지에 도착해 최종적으로 요금 1000원이 부족하자 “돈이 없다니까 원래 있던 곳으로 다시 가겠다”면서 택시를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위협을 느낀 A군은 택시 뒷문을 열고 뛰어내려 인대 파열 등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 임씨는 논란이 일자 기자회견을 자청해 “A군이 요금이 부족한데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아 인성교육 차원에서 승차했던 곳으로 데려다주려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는 피해자가 거짓말하는 것으로 오해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피해보상을 위해 100만원을 공탁했지만,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고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中당국이 납치해 금서 독자 명부 추궁”

    “中당국이 납치해 금서 독자 명부 추궁”

    중국을 비판하는 ‘금서’를 판매하다가 중국에서 조사를 받은 홍콩 서점 주인 람윙키(林榮基·61)가 중국 수사기관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24시간 감시를 받으며 강압 조사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중국 당국은 람윙키로부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추문을 폭로한 책의 저자와 독자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대표적인 금서 서점인 ‘코즈웨이베이’의 점장 람윙키는 16일 밤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실종된 지 8개월 만인 지난 14일 홍콩으로 돌아왔다. 람윙키는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0월 24일 친구를 만나러 중국 광둥성 선전에 갔다가 납치됐다”면서 “그들은 나에게 눈가리개와 수갑을 채운 채 13시간 동안 차를 태워 저장성 닝보로 끌고 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중앙 특별조사단’ 소속이었다”면서 “납치와 감금이 국가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람윙키는 또 “끌려간 직후부터 지난 3월까지 24시간 감시를 받으며 독방에서 매일 20~30차례 심문을 받았다”면서 “지난 2월 중국 TV에 출연해 금서를 중국으로 밀반입한 혐의를 시인한 것은 강압에 의해 연출된 쇼였다”고 주장했다. 람윙키는 특히 “홍콩에 돌아가 시 주석 스캔들을 다룬 서적의 저자와 독자의 정보를 건네주기로 하고 풀려났지만, 대부분이 중국인인 500~600명에 이르는 독자 정보가 담긴 하드디스크를 그들에게 넘겨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람윙키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홍콩의 자유에 관한 것”이라며 “내가 말하지 않으면 (홍콩의 자유가) 더욱 나빠질 것 같아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코즈웨이베이 서점에서는 람윙키를 비롯해 리보, 구이민하이, 뤼보, 청지핑 등 서점 관련자 5명이 차례로 실종됐다. 이들 중 구이민하이를 제외한 4명이 지난 3월부터 차례로 홍콩으로 돌아왔다. 람윙키보다 먼저 돌아온 이들은 “중국에 의해 납치된 것이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람윙키는 “동료들은 보복이 두려워 침묵한 것”이라면서 “리보의 경우 홍콩에서 연행됐기 때문에 홍콩의 독자적 사법 체계를 인정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중국이 명백하게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가출 10대 5일간 감금 폭행한 10대 등 2명…성매매와 성폭행 의혹도

    가출한 10대 여자를 감금 폭행한 10대 등 2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16일 스마트폰 채팅앱을 통해 만난 A(17)양을 광주 동구의 한 오피스텔에 5일 동안 감금하고 폭행한 홍모(20)씨와 임모(18)군 2명을 감금과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이달 초 채팅앱을 만난 가출한 A양에게 “숙식을 제공하겠다”며 꾀여 자신들의 오피스텔에서 함께 생활했다. 그러던 홍씨와 임군은 점점 A양에게 “살 좀 빼라”며 강제로 집안에서 운동을 시키는 것까지 모자라 급기야 모르는 남성들을 상대로 성매매까지 강요했다. A양은 경찰에서 “이들의 강요로 10여 차례 성매매했으며 홍씨 등은 화대를 받아 가로챘고, 임군은 성폭행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참다못한 A양은 지난 10일 오후 한차례 탈출을 시도하다 홍씨 등에게 붙잡혀 빗자루로 허벅지 등을 두들겨 맞았다. A양은 그 이후 5일 동안 오피스텔 안에 갇혀 지내다 지난 14일 자정쯤 범인들이 A양이 도망가지 못하게 옷을 벗기고 손발을 묶고 외출한 틈을 타 탈출했다. A양은 당시 자동잠금장치가 설치된 출입문 손잡이를 가까스로 연 뒤 오피스텔 복도를 향해 “살려달라”고 외쳤다. 때마침 옆방 거주자가 이 소리를 듣고 A양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홍씨 등은 증거가 충분한 감금과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성매매 강요와 성폭행 사실은 “그런 일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성매매 강요가 사실인지를 규명할 예정이다. 구출 당시 온몸에 피멍이 든 상태였던 A양은 현재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가출한 초등학생까지 감금, 성매매 시킨 일당

    가출한 초등학생까지 감금, 성매매 시킨 일당

    가출한 여자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감금하고 성매매를 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성매매 강요 등의 혐의로 서모(22)씨와 공모(22)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서씨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초등학생 A양과 중학생 B·C양을 강원도의 한 모텔에 감금하고 하루에 10차례 이상 성매매를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조건만남을 알선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성매매를 알선했다. 이들은 이어 부산으로 내려와 한 모텔에서 생활하며 계속 성매매를 알선했다. 이들의 범행은 올해 2월 부산에서 조건만남을 요청한 강모(22)씨 등 6명에 의해 중단됐다. 경찰 조사결과 성매매하러 온 여학생을 통해 감금 사실을 알게 된 강씨 등은 숙소를 찾아가 서씨와 공씨를 폭행하고 현금 80만원을 빼앗은 뒤 이들 여학생 3명을 부산의 한 모텔에 감금, 성매매를 강요했다. 경찰은 특수강도와 납치 등의 혐의로 강씨 등 6명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들 여학생을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경찰은 성매수남에 대해서도 수사를 폈으나 채팅앱의 데이터 보관일(5~10일)이 짧아 자료확보에 실패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헤어지자” 전 여친 승용차에 강제 태워 200㎞ 질주·카톡 협박

    “헤어지자” 전 여친 승용차에 강제 태워 200㎞ 질주·카톡 협박

    헤어지자는데 앙심을 품고 전 여자친구를 자신의 승용차에 강제로 태워 감금하고 협박문자메시지를 보낸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13일 감금과 재물손괴 혐의로 A(4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 3일 오후 11시쯤 남구에 있는 전 여자친구 B(47)씨를 찾아가 자신의 차에 태우고 시속 200㎞ 속도로 신대구 고속도로 청도 톨게이트까지 운전해 40분간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과속 탓에 생명의 위협을 느낀 B씨는 청도 톨게이트를 지날 무렵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는 핑계로 겨우 차에서 내려 A씨를 설득해 함께 돌아왔다. A씨는 이후에도 B씨와 연락이 되지 않자 지난 7일 오후 11쯤 동구의 한 도로에 주차된 유씨의 차량 보닛을 열고 엔진에 연결된 전기 배선을 모두 뽑았다. 경찰은 ‘회사에 찾아가 가만두지 않겠다’는 등 최근 두 달간 A씨가 B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협박 메시지만 400건이 넘었다고 설명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열린세상] 비정규직을 견제하는 정규직/조성호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열린세상] 비정규직을 견제하는 정규직/조성호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500년간 지속되었던 조선시대 신분제가 막을 내린 건 1894년 갑오개혁을 통해서다. 그런데 요즘 또 다른 의미의 신분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른바 수저 신분제다. 이 신분제에서 금수저는 태어날 때부터 막대한 부를 상속받은 부유층을 나타내고, 흙수저는 별달리 가진 것 없이 태어난 저소득 임금노동자를 일컫는다. 문제는 흙수저 안에서도 신분이 구분된다는 점이다. 상층부에는 정규직이, 말단부에는 비정규직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비정규직의 삶이 너무나도 열악하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망한 김모(19)군도 비정규직이었고,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사고의 희생자 14명도 비정규직이었다. 금속산업 노동자들에 대한 어떤 조사에서는 비정규직의 산재 사망률이 정규직의 10배를 넘었고, 통계청 사망 자료를 분석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비정규직의 사망 위험이 정규직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들이 있다. 신자유주의의 세계적 흐름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고, 고용주의 이익만 대변하려는 정부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에 책임을 묻는 설명도 있다. 모두 타당한 설명이다. 하지만,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의 비협조와 견제 때문에 처우 개선이 더뎌지고 있다는 시각도 분명히 존재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갈등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관련된 연구들도 상당한 편이다. 연구들의 대체적인 결론은 고용 자체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정규직은 자신들의 고용 지위를 유지하려고 비정규직을 보호 울타리에서 배제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규직의 직급이 상대적으로 하층에 있거나 비정규직을 잠재적인 경쟁자로 인식하면 그런 경향이 더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수용소에 감금된 유대인 중 일부는 무력감과 공포를 두 가지 방식으로 처리했다. 하나는 자신들을 감금한 독일 장교들과 동일시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다른 유대인들을 핍박하는 것이었다. 각기 공격자와의 동일시와 수평적 폭력으로 불리는 이 심리 현상들은 무력감과 공포를 방어하는 방법으로 사용된 것이다. 사람들이 절대 무력과 근원적 불안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환경에 처했을 때 권위자에게 의존하거나 다른 공격 대상을 찾아 나섬으로써 심리적 위안을 찾으려 한다는 것은 정신분석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의 뛰어난 발견 중의 하나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독일 국민들이 히틀러를 동일시하여 유대인 학살 정책에 동조했던 것도 1차 세계대전 패배로 그들이 겪었던 무기력과 절망이 핵심 원인이었다. 가해자라 볼 수 있는 독일 국민과 피해자인 일부 유대인들이 사실상 동일한 무력감 극복 방법을 사용했다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오염된 사과 상자를 방치하면 상자 안의 사과들은 모두 상한다. 다만 사과들이 상하는 데 순서가 있기는 하다. 제일 취약한 말단부의 사과가 먼저 상할 것이고 나름대로 튼실한 사과는 좀 더 오래 버틸 것이다. 하지만 사과들의 궁극적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아직 상하지 않은 사과가 먼저 상한 사과를 멀리한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오염된 사과 상자 자체를 손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비정규직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좁게는 모든 임금노동자의 고용 불안감, 넓게는 우리 모두의 삶의 근원적 불안과 절망이 문제인 것이다. 그런 불안과 절망을 만들어 내고 있는 근본적인 사회구조, 즉 오염된 사과 상자 자체를 문제 삼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와 있다. 그렇게 하지 않을 때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인들과 일부 유대인들이 빠졌던 수평적 폭력의 함정에 우리도 빠지게 될 것이다. ‘비정규직은 혼자 와서 죽었고 정규직은 셋이 와서 포스트잇을 뗀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희생자인 김모군을 추모하고자 시민들이 붙여 놓은 포스트잇 중 하나의 내용이다. 정규직에 대한 비정규직의 복잡한 심경을 나타내는 말로 이해된다. 이 포스트잇의 내용을 어떻게 해석하든 120여 년 전의 갑오개혁과 같은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 페북 스타 14살짜리 여친 감금하고 성매매시켜도 징역 2년 6개월

    페북 스타 14살짜리 여친 감금하고 성매매시켜도 징역 2년 6개월

    10대 페이스북 스타와 그의 여자친구를 감금한 뒤 궂은일과 성매매를 시킨 1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는 중고 휴대전화를 사 되파는 일을 하는 정모(19)군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9일 밝혔다. 정군은 친구, 동거녀와 공모해 전북 전주시내 자신의 원룸에 페이스북 팔로워가 1만명에 이르는 A군을 감금하고 A군의 여자친구에게 성매매를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정군은 A군을 감금한 뒤 “너, 이 집에서 나가면 죽여버린다. 아킬레스건을 끊어버린다. 도망가면 손톱을 뽑아버린다”라며 갖가지 협박을 했다. 주먹과 발, 흉기 등으로 폭행은 예사였다. 정군은 A군이 여자친구인 B(14)양을 보고 싶어 하자 B양까지 감금했고 ‘조건만남’ 성매매를 강요했다. B양이 4차례에 걸친 강제 성매매로 번 38만원도 정군과 공범들이 모두 갈취했다. 괴롭힘에 못 견딘 A군이 “경찰에 신고하고 도망가겠다”고 말하자 정군은 주먹으로 A군의 눈과 뺨, 목을 무차별적으로 구타했다. A군이 집 밖으로 나서면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시했고 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하였다. 정군은 지난해 10월 말에는 전주시 완산구에서 승용차 차선 변경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청소년 2명을 마구 폭행했고 친구 휴대전화를 빼앗는 등 갖가지 비행을 저질렀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정군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과 공동감금, 공동공갈, 상해, 감금 등 9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공범들과 함께 피해자들을 감금한 뒤 지속적으로 폭행·협박을 가했고 의무 없는 일을 시켰다”며 “피해자들이 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하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정신분열 장애인 감금한 채 때리고, 돈뜯고, 성관계까지 요구한 ‘악질 부부’

    정신분열 장애인 감금한 채 때리고, 돈뜯고, 성관계까지 요구한 ‘악질 부부’

    정신분열을 앓는 30대 정신장애인을 약 1년 동안 가둬놓고 상습적으로 때린 것도 모자라 성관계까지 요구한 ‘악질 부부’가 법정에 서게 됐다. 하지만 부부는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지검은 대부중개업자인 30대 남성 A씨를 인질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A씨의 20대 부인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형법상 인질강도죄는 사람을 체포, 감금, 약취 또는 유인하여 이를 인질로 삼아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익을 취득하게 한 자를 징역 3년 이상에 처할 수 있도록 한 죄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3월 대출을 목적으로 대부 중개를 요청한 30대 남성 B씨를 만났다. A씨는 B씨의 체구가 왜소하고 정신분열을 앓고 있다는 점을 이용, 집안일을 시키고 B씨 부모를 협박해 돈을 뜯어내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B씨에게 “내 밑에서 일을 도와주면 대부중개업 일을 가르쳐 주고 숙식도 제공하겠다”고 회유했다. B씨는 A씨의 꾐에 넘어가 A씨의 집에서 일하기로 했다. 하지만 A씨는 B씨를 데려온 지 한 달 후부터 B씨를 때리기 시작했다. ‘PC방에서 게임이 잘 되지 않는다’랄지, ‘집안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 때린 이유였다. A씨의 부인도 폭행에 가담했다.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고 때렸고, 아이와 함께 PC방에 다녀오라는 취지로 1만원을 줬는데 B씨 혼자서 돈을 다 썼다면서 남편과 함께 B씨를 때린 것으로 나타났다. A씨 부부의 악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는 B씨가 보는 앞에서 부인과 성관계를 하더니 B씨에게 “(부인과) 성관계를 해보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실제로 성관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A씨는 B씨 어머니에게 전화해 “(B씨가) 부인을 성폭행했으니 합의금을 내라”고 협박해 1700만원을 뜯어냈다. B씨 명의로 구입한 자동차 할부금 때문에 압류가 들어왔다며 1400만원을 뺏는가 하면, 올 초에는 B씨 때문에 아이가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가게 됐다면서 1000만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심지어 B씨 아버지를 불러 “1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아들을 중국으로 팔아넘기겠다”면서 “친권포기각서를 작성하라”고 윽박지르고 둔기로 B씨 아버지를 폭행했다. B씨 형에게도 접근해 위조한 임대차계약서를 보이며 “B씨가 살 방을 계약하며 400만원을 대신 냈다”며 돈을 받았다. A씨 부부는 이렇게 약 1년 동안 B씨 가족으로부터 모두 8차례에 걸쳐 약 7000만원을 빼앗았다. 검찰 관계자는 “A씨 부부는 영리를 목적으로 B씨를 유인한 뒤 상습 폭행하고, B씨 아버지에게 아들의 친권포기각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고, 부인은 일부 혐의만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6년 한무숙문학상 받은 심상대 소설가, 내연녀 폭행으로 항소심서 법정구속

    내연녀를 폭행하고 승용차에 감금하려 한 중견 소설가 심상대(56)씨가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는 내연녀를 여러 차례 때리고 승용차에 감금하려 한 혐의(특수상해 등)로 기소된 심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심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심씨와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모두 항소했다. 심씨는 지난해 11월 말 전주시내 자신의 집에서 “너 같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신에게 벌을 받아야 한다. 내가 신 대신 벌을 주겠다”라며 내연녀의 머리와 배, 어깨를 주먹과 발, 등산용 스틱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심씨의 무차별 폭행으로 내연녀 A씨는 전치 10주의 상처를 입었다. 그는 또 지난해 12월 말 내연녀의 직장까지 찾아가 “너 여기서 죽고 싶으냐. 직장 그만 다니게 개망신당할랴“라며 뺨을 때리고 승용차에 감금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심씨는 내연녀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의심해 이 같은 짓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매우 큰 정신적, 신체적 고통으로 받았고 피해자가 합의했으나 피고인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피고인이 이전에도 폭력죄로 수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심씨는 1990년 등단해 2016년 제21회 한무숙문학상을, 2012년 제6회 김유정문학상 등을 받은 중견작가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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