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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싫으면 자녀 데려가도 좋다” 한유총 비대위원장의 가정통신문 논란

    “싫으면 자녀 데려가도 좋다” 한유총 비대위원장의 가정통신문 논란

    경기 화성시 리더스유치원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비상대책위원장이 학부모에게 보낸 가정통신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당분간 학부모들의 유치원 내부 출입을 제한하고, 자신의 결정에 동의하지 못하는 부모는 “자녀를 데려가도 좋다”고 말한 것이다. 이 비대위원장은 22일 ‘리더스유치원 학부모님께’라는 제목의 통신문을 각 가정에 보냈다. 이 비대위원장은 A4 두 장 분량의 이 통신문에서 “최근 우리 유치원이 구설수에 오르게 된 것에 대해 학부모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은 모두 악당이 되었다. 이런 환경 하에 정상적인 교육이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으로부터 감사 지적을 당한 것이 명확한 감사기준에 의해 지적된 것이 아니어서 (교육청 감사 결과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앞서 지난 11일 MBC 보도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공개된 경기도교육청의 ‘2017년 사립유치원 특정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리더스유치원은 △숲체험장 임대료 및 공사비 지출 부적정 △건축물 무단 증축 및 원상 복구에 교비 지출 △원장 퇴직위로금 등 지급 부적정 △급식 운영 부적정 등 총 8건이 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이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9월 제가 유아정책포럼회장으로 (있으면서) 교육청의 부당한 감사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보복감사를 받았다”면서 각 감사 지적 사항에 대해 “유치원의 교육을 위해 사용했다”, “우리 아이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지난 20일 KBS 방송토론에 나와 간담회를 위해 유치원을 찾은 학부모들이 원장을 감금했다는 주장을 펴 논란을 샀다. 이 비대위원장은 통신문에서도 “지난 금요일(19일)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하고자 했다. 그런데 학부모님 중 어떤 분이 여러 언론사에 취재오도록 요청해 설명회가 정치적인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서 설명회를 취소했다”면서 “그런 과정에서 학부모님들이 원장과 교직원들을 자정 넘어서까지 붙들고 다그친 것은 너무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학부모들을 비판했다. 또 “이번 사태로 최대의 피해자는 아이들”이라면서 “아이들 교육에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학부모님들의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 비대위원장이 이제는 아이를 볼모로 협박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비대위원장은 또 “당분간 학부모님들의 유치원 건물 내부의 출입을 제한한다”면서 “그것에 동의 못하는 학부모님들은 자녀를 데려가셔도 좋다. 서로 불신하는 가운데 교육하는 것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할로윈’, 레전드 공포의 귀환 알리는 ‘할로윈 살인사건’ 예고편

    ‘할로윈’, 레전드 공포의 귀환 알리는 ‘할로윈 살인사건’ 예고편

    2018년 블룸하우스가 선택한 레전드 호러 ‘할로윈’이 스토리와 영화 속 인물들을 궁금케 하는 ‘할로윈 살인사건’ 예고편을 공개했다. ‘할로윈’은 살아 있는 공포로 불리는 ‘마이클’이 40년 만에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참신한 소재와 독창성, 재기 발랄한 연출로 전 세계에 신선한 공포 영화 신드롬을 일으킨 제작사 블룸하우스가 참여해 눈길을 끈다. 공개된 예고편은 ‘할로윈 살인사건’을 다루는 스산한 분위기의 뉴스로 시작한다. 살아 있는 공포이자 전설인 ‘마이클’이 1978년 할로윈 밤에 저지른 섬뜩한 행동은 물론, 그를 유일하게 기억하는 인물 ‘로리’(제이미 리 커티스)의 과거를 엿볼 수 있다. 이후, 40년이 지난 현재. 정신병원에 감금되어 있던 ‘마이클’이 탈출에 성공하면서 ‘로리’가 살고 있는 해든필드로 향하는 모습이 이어져 본격적인 공포의 시작을 알린다. 특히, “모든 공포는 여기서 시작되었다”라는 강렬한 카피가 업그레이드된 공포와 긴장감을 기대케 한다. 새로운 공포를 예고하는 영화 ‘할로윈’은 오는 10월 31일 개봉 예정이다. 106분. 청소년 관람불가.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수원 PC방 살인 ‘무기징역’, 미용실 살인미수 ‘6년刑’

    재범·피해 정도·고의성 등 참작 가중치에 따라 감형 안 되기도 서울 강서구 PC방 아르바이트생 피살 사건 피의자가 우울증 약을 복용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심신미약’ 적용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사건처럼 ‘묻지마식 범행’을 저지른 뒤 심신미약을 인정받은 피고인들에 대한 최근 판결을 확인한 결과 ‘심신미약=감형’이란 등식이 반드시 성립되진 않았다. 재판부는 심신미약 이외에 재범 여부, 피해 정도, 범행의 고의 등을 참작했다. 단 심신미약 감정에 얼마나 가중치를 부여할지는 전적으로 재판부 판단에 맡겨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2015년 경기 수원의 PC방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부상을 입힌 이모(42)씨는 2016년 1·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조현병을 앓던 이씨는 ‘수원 시민이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환청을 듣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해 법원의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이승원)는 “흉기를 미리 준비했고, 피해자 수가 많은 데다 부상자들은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다”며 사회에서 영구 격리시키는 중형을 선고했다. 반면 두피염 진단을 받자 ‘3년 전 미용사가 내 뒤통수에 접착제를 부었다’는 망상에 빠져 지난 5월 서울의 미용실을 찾아가 현장에 있던 흉기로 미용사를 수십 차례 찌른 김모(45)씨는 최근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미용사는 겨우 목숨을 건졌지만 팔 신경이 손상돼 더이상 미용사로 일할 수 없게 됐다. 살인미수 및 특수감금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씨는 법률상 처단형이 최소 징역 2년 6개월에서 최대 18년 9개월까지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 김태업)는 “김씨가 중학교 때부터 조현병을 앓았고, 범행 사흘 전 응급실을 찾아가 ‘국정원이 나를 감시한다’고 주장하는 등 증상이 심화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선고 배경을 설명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사우디 “우발적 피살” 석연찮은 발표… 더 커지는 ‘카슈끄지 의혹’

    사우디 “우발적 피살” 석연찮은 발표… 더 커지는 ‘카슈끄지 의혹’

    용의자·시신 위치 등 공개 안 해 의문 증폭 WP “왕세자 허락 없인 일어날 수 없는 일” 해임된 왕세자 보좌관 “난 명령 수행자” 트럼프, 사우디 두둔… 메르켈 “강력 규탄” 사우디아라비아가 결국 반(反)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사망을 시인했다. 그러나 카슈끄지 실종 18일 만에 사우디가 내놓은 발표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적지 않아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오히려 증폭됐다. ●사우디 검찰, 사우디인 18명 체포 조사 중 20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SPA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검찰은 이날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카슈끄지가 지난 2일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용의자들과 대화를 하다가 싸움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숨졌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그러나 용의자가 누구인지, 카슈끄지가 그들과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시신을 어디에 두었는지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즉 카슈끄지의 죽음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등 왕실 최고위층의 지시에 의한 암살이 아니라 우발적 사고라고 결론 내린 것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사우디인 18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만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빈살만 왕세자의 입장에 힘을 싣는 보도를 내놨다. 로이터는 21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 “협상팀이 총영사관을 방문한 카슈끄지를 총영사 집무실로 끌고 가 귀국하라고 종용했다”며 “그가 소리를 높였고 이 소리가 밖으로 새 나가지 않도록 목을 조르다 실수로 질식사시켰다”고 전했다. ●로이터 “왕세자, 평화롭게 협상하라 지시” 로이터에 따르면 애초 협상팀의 계획은 카슈끄지에게 약물을 주입해 이스탄불의 안가에 일정 기간 감금했다가 그가 끝까지 귀국하지 않겠다고 버티면 놔주는 것이었다. 소식통은 “평화롭게 협상해 (카슈끄지의) 귀국을 설득하라는 ‘스탠딩 오더’(실행될 때까지 유효한 명령)가 있었다”며 빈살만 왕세자가 암살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카슈끄지의 자발적 귀국을 이끌려고 18명이 터키에 간 점, 거기에 사우디에서 손꼽히는 시신해부 전문가이자 법의학자를 포함한 점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빈살만 왕세자의 허락 없이는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이날 해임된 사우드 알카타니 왕세자 보좌관이 지난해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지시 없이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겠느냐. 나는 왕과 왕세자의 고용인으로서 신뢰할 만한 명령 수행자”라고 쓴 것도 입길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사우디 요원들이 현지 협력자에게 시신을 넘겨 처리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대(對)사우디 무기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100만개도 넘는 일자리가 걸린 문제다. 이 주문을 취소하는 건 우리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사건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사우디의 투명성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중동 지부는 “사우디 정부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면서 “카슈끄지의 시신을 즉각 공개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독립적인 전문가들의 부검을 받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왕진진 영상공개-낸시랭 접근금지 명령 청구…이혼도 ‘시끌벅적’

    왕진진 영상공개-낸시랭 접근금지 명령 청구…이혼도 ‘시끌벅적’

    왕진진(본명 전준주, 38)이 팝아티스트 낸시랭(본명 박혜령, 39)에게 보낸 영상을 공개하며 리벤지 포르노 의혹을 해명했다. 왕진진은 19일 뉴스컬처를 통해 낸시랭이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메시지가 지난 13일에 전송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해당 영상과 메시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카카오톡 메시지에 따르면 왕진진은 13일 낸시랭에 영상과 함께 “이때라도 사인이 됐다면 관계 정리되고 서로 책임질 부분만 책임지고 갔을 것”이라며 “이런 것도 감금이고 폭행이라고 할래”라고 말했다. 뉴스컬처는 왕진진이 낸시랭에 보낸 영상에는 왕진진이 낸시랭을 향해 합의이혼 각서를 내밀며 “사인하라”고 말했고 낸시랭은 침대에 앉아 화난 표정으로 리모컨을 만지며 영상이 끝났다고 보도했다. 왕진진은 동영상에 대해 “미치지 않고서야 누구에게 관계 동영상(리벤지 포르노)을 공개하겠냐. 낸시랭이 동영상에 대해 스스로 폭로한 상황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앞서 낸시랭은 지난 17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남편이 리벤지 포르노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19일 낸시랭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서울가정법원에 피해자 보호 명령 청구서를 제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해당 청구서에는 왕진진이 낸시랭의 거주지에서 퇴거하고, 의사에 반해 100여m 접근하지 않고, 전화나 SNS 등을 통해 낸시랭의 생활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왕진진과 낸시랭은 지난해 12월 법적부부가 됐으며 현재 이혼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결혼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왕진진의 신분과 전과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바 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 “김창환 회장 폭행 방관” 눈물의 기자회견

    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 “김창환 회장 폭행 방관” 눈물의 기자회견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이 폭행, 폭언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직접 밝혔다. 4년 간 소속사 프로듀서로부터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을 받았으며, 김창환 회장은 이를 알고도 방관했다는 주장이다.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이은성, 정사강, 이우진, 이석철, 이승현, 김준욱) 리더 이석철은 18일 불거진 폭행 논란에 대해 소속사 측이 해명을 내놓자 기자회견을 열고 이에 반박했다. 법무법인 남강은 19일 광화문 변호사회관 10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A씨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이 직접 참석해 폭행 피해 사실을 증언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석철은 “2015년부터 4년 가까이 지하 연습실, 녹음실, 스튜디오 등에서 야구방망이 엎드려뻗쳐를 시키고 엉덩이를 상습적으로 때렸다. 집에 가서 부모님께 알리면 죽인다는 협박도 상습적으로 받았다. 더 이스트 라이트 베이시트이자 저의 친동생 이승현 군은 PD에게 5층 스튜디오에서 감금당한 상태로 허벅지 엉덩이 20여 차례 맞아 머리가 터지고 허벅지 엉덩이에 피멍이 들었다. 멤버 이은성 역시 머리를 몽둥이로 맞아 피를 많이 흘렸다”고 폭로했다. 이석철은 “김창환 회장님은 폭행 현장을 목격하시고도 제지하지 않고 ‘살살해라’라면서 우리를 방관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 “상처를 치료해주지 않고 방송 출연은 시켰던 사실이 있다”며 “이승현 군은 은 그동안 수많은 협박과 폭력에 트라우마로 정신적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그는 “보도자료와 같이 목에 기타 케이블을 감아서 제가 따라오지 못 하거나 틀리면 목을 졸랐다. 목에 피멍과 상처를 났다”며 “우리가 현재 합숙을 하지 않고 있다. 회사 근처에 원룸을 얻어 혼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말마다 올라오시는데 어머니가 피멍과 상처를 보셨지만 협박과 부모님께 죽인다는 협박이 무서워 알리지 못 했다”고 울먹였다. 이석철은 “김창환 대표가 ‘그룹은 해체하면 된다’며 협박을 일삼아 부모님께 말씀 드리지 못하고 참고 살았다. 더 이스트라이트의 리더로서, 멤버들의 상처를 방관할 수 없었다. 더 이상 이 케이팝 신에 인권유린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에, 두렵지만 이 기자회견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법률 대리인 남강의 변호사는 “최초 폭행은 2015년 3월이었다. 구 미디어라인 사무실에서 엎드려뻗쳐를 시키고 엉덩이를 20여대 때렸다. 그 무렵 5층 스튜디오에서 김창환 회장은 미성년자인 이승연에게 전자담배를 선물 받았다면서 전자담배를 하게 하고 거부하자 머리를 때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고소를 진행 중인 멤버는 이날 자리에 나선 이석철과 멤버이자 그의 친동생 이승현이다. 그렇다면 왜 두 사람만 나섰을까. 변호사는 “형사 고소를 준비 중인 멤버는 이석철, 이승현 두 멤버다. 다른 멤버들이랑은 상의를 안 했다. 그동안 (고소를) 준비하면서 이야기들이 퍼져나갈까봐 그렇게 진행했다”고 답했다. 이석철은 “지금까지 4년간 협박 감금 폭행을 당했다. 심적으로 지금 정말 많이 힘들다. 그때 당시에 우리를 때렸던 몽둥이 같은 것들 사진을 다 확보하고 있다. 당시에 회사에 CCTV가 없었다. 녹취는 제가 가지고 있다. CCTV 영상이나 그런 것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변호사는 “현장 녹음은 하나 밖에 없다. 사후에 이석철 군이 다른 멤버들과 대화한 내용들을 녹취한 것이 여러 개 있다. 김창환 회장과의 통화 내용도 녹취한 것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석철은 회사로부터 트레이닝이나 매니지먼트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도 자신들이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라며 울었다. 이석철은 “저희의 경우는 따로 트레이너가 있는 것이 아니라 스튜디오에서 모든 것이 이뤄졌다. 연습도 마찬가지다. 피디님(프로듀서 A씨)이 저희를 맡아서 하셨다.그 분이 저희를 관리를 하다보니까 직원 분들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잘 모르는 거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가장 두려운 것은..”이라며 오열했다. 이석철은 “4년간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당하고 협박을 당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신고를 너무 하고 싶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 (회사에) 재발 방지 요청을 한 것이다. 그동안 멤버 한 명 때문에 우리들의 꿈이 망가질까봐 말하지 못했었다. 주변에서 저희 음악 하는 거 믿어주시고 성공하라고 저희를 보내주셨는데...그런 부분을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멤버들은 말을 하지 못할 거 같다. 제가 대신해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법적으로 조사를 받고 참석하는 부분에 있어서 솔직하게 말을 다 할 것이다. 이 일이 우리 멤버들에게 해당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일은 일어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선 것이다”라고 말하면 눈물을 흘렸다.앞서 18일 한 매체는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이 프로듀서 A씨에게 폭언 및 폭행을 당해왔으며, 김창환 회장은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고 보도했다.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는는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프로듀서 A씨는 폭행 사실을 인정했으며, 책임을 통감하고 퇴사했다고 밝혔다. 반면 폭행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부모와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였으며, 이후 폭언이나 폭행은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한 김창환 회장이 이를 방조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하 더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의 주장 전문> 저희 더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약 4년 가까이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문영일 피디로부터 지하연습실, 녹음실, 스튜디오, 옥상 등에서 야구방망이와 몽둥이, 철제 봉걸레자루 등으로 ‘엎드려 뻗쳐’를 당한 상태로 엉덩이를 여러 차례 상습적으로 맞았고, “집에 가서 부모님께 알리면 죽인다”는 협박도 상습적으로 받았습니다. 더이스트라이트 베이시스트 이승현 군은 문영일 피디에게 5층 스튜디오에 감금을 당한 상태에서 몽둥이로 머리와 허벅지, 팔, 엉덩이 등을 50여차례 맞아 머리가 터지고 허벅지와 엉덩이에 피멍이 들은 사실이 있습니다. 이날 이은성 군은 머리를 몽둥이로 맞아 머리에서 많은 피가 흘렀습니다.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님은 이러한 폭행 현장을 목격하고도 제지하지 않고 ‘살살해라’라고 오히려 이를 방관하기까지 했습니다. 또한 이정현 대표는 상처를 치료해주지 않고 방송 출연을 시켰습니다. 현재 이승현 군은 폭력의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또 다른 멤버는 문영일 피디로부터 죽인다는 협박의 카톡 문자를 받았고 지금도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저는 데뷔를 준비하던 2016년 8월경 데뷔곡 ‘올라’ 합주 연습 때 문영일 피디가 4시간동안 저의 목에 5.5 기타 케이블을 목에 둘둘 감아놓고 연주가 틀릴 때마다 줄을 잡아당겨 저의 목을 4시간동안 졸라 목에 상처가 생겼고 어머니가 목격을 한 사실이 있습니다. 저희 멤버들은 지속적으로 폭행 협박 등 아동학대와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었지만 가해자들은 교육적 차원의 폭력이라는 변명과 함께 폭탄이 터지면 나는 영일이만 날리고 더이스트라이트는 해체하면 되고 너희들만 죽는다고 협박을 일삼아 감히 부모님께도 말씀드리지 못하고 참고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더이스트라이트 리더로서 사랑하는 멤버들과 사랑하는 동생들이 당한 상처를 더이상 방관할 수 없고 더이상 K-POP 신에서 아동학대 인권유린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여러가지로 두렵지만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더이스트라이트 이석철 “PD한테 야구방망이로 폭행 당해” ‘눈물 증언’

    더이스트라이트 이석철 “PD한테 야구방망이로 폭행 당해” ‘눈물 증언’

    “피멍 들고 머리 터져···부모님께 ‘알리면 죽인다’ 협박도”회사측 “김창환 회장, 폭행 방조 없어···PD 사표 수리”10대 보이밴드 더이스트라이트 드러머 이석철(18)이 “소속사 프로듀서(PD)로부터 야구방망이 등으로 상습적으로 맞았다”고 주장해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이석철은 또 미디어라인의 김창환 회장이 폭행을 방조했다도 했다. 고교 3학년인 이석철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남강 정지석 변호사와 함께 1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 PD로부터 연습실, 녹음실, 옥상 등에서 야구방망이와 철제 마이크 등으로 엎드려뻗쳐를 해 상습적으로 맞았다”며 눈물을 흘리며 증언했다. 이 자리는 전날 멤버들이 소속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김창환 회장과 담당 프로듀서로부터 폭언을 듣고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마련됐다. 미디어라인은 담당 프로듀서의 과거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표를 수리했지만, 김창환 회장이 폭행을 방조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이석철은 “친동행인 이승현(17·더이스트라이트 베이스)은 5층 스튜디오에서 감금돼 PD에게 온몸을 맞았다”며 “보컬(18)도 몽둥이로 머리를 맞아 피를 흘렸다. 데뷔 무렵 내 목에 기타 케이블을 감아 잡아당긴 사실도 있다. PD가 연주가 틀리거나 하면 목을 졸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창환 회장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폭행 현장을 목격하고도 ‘살살해라’ 하며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모님께 알리면 죽인다는 협박도 상습적으로 받았다”며 “우리는 현재 합숙을 안 하고 각자 조그만 원룸에 사는데 부모님이 주말마다 올라와 내 목 피멍 상처를 봤는데 협박에 겁이 나고 두려워서 어머니께 말을 못 했다. 친동생 승현이는 협박과 폭력에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울컥했다. 이석철은 “지속해서 폭행, 협박, 아동학대, 인권 유린을 당했다”며 “리더로서,K팝 가수로서 사랑하는 멤버,동생이 당한 상처를 방관할 수 없다. 더이상 K팝 신에서 아동학대와 인권 유린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씨줄날줄] 사우디 눈치 보기/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사우디 눈치 보기/황성기 논설위원

    2006년 12월 영국 정부는 다국적 군수업체 BAE시스템스의 뇌물 증여 수사를 중단한다고 발표한다. BAE는 1980년대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총액 430억 파운드(약 64조원)어치의 무기를 팔면서 사우디 왕자 등에게 1억 달러 이상의 뇌물을 준 의혹을 받았다. 2003년 영국 가디언지가 보도하면서 당국이 수사에 착수한다. 당시 토니 블레어 총리는 “사우디는 테러나 중동 정세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나라로 수사가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익에 반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석유와 무기)와 중동, 국익이라는 세 키워드가 사건을 유야무야로 만들었다.2000년 11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주모자로 영국인 윌리엄 샘프슨을 비롯한 다수의 외국인이 체포된다. 이들은 사형을 선고받지만 각국 정부의 노력으로 2004년 전원 석방된다. 샘프슨은 고문과 부당 감금 등의 혐의로 사우디 정부를 상대로 영국에서 소송을 일으키지만, 대법원에서 소송할 권리가 없다며 기각한다. 이 또한 사우디를 배려하고 국익을 고려한, 우리의 ‘사법 농단’과 닮은 영국 법원의 결정이다.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의혹이 이목을 끈다. 터키 출신의 약혼녀와 결혼하기 위해 지난 2일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로 행적이 묘연하다. 시체가 발견되지 않아 현재로선 정확히 ‘카슈끄지 행방불명 사건’이다. 터키 언론은 영사관에서 사우디 정보요원에 의해 토막 살해됐다고 보도한다. 하지만 사우디, 터키, 미국 등의 얼키고설킨 이해관계로 진상이 밝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터키의 발 빠른 대처가 눈에 띈다. 간첩 혐의로 2년간 구금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를 불러온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을 지난 12일 석방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를 방문한 직후 사우디와 공동수사팀도 꾸린 터키다. 미국의 환심도 사고, 사우디와 협조도 하는 절묘한 카드다. 트럼프는 시시각각 말을 바꾸고 있다. 처음에 “엄벌에 처해야 한다”더니, 지난해 계약한 1100억 달러(약 123조원)어치의 무기 판매가 어른거렸던지 “계약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미 언론들은 “암살 아닌 심문 중 사고사”로 관계국이 말을 맞췄다고 비아냥거린다. 영국을 비롯한 선진 7개국 외교장관들이 사우디에 투명성 있는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지만, 시늉에 불과하다는 느낌이다. 사우디 정부가 이 사건을 들먹거리며 압박하면 보복하겠다고 공언한 이후 막대한 오일 달러를 앞세워 투자를 취소하는 행동에도 나섰다. 국제사회의 사우디 눈치 보기가 어디까지 이를지 우울하다. marry04@seoul.co.kr
  • 낸시랭 “남편이 ‘보복성 동영상’ 협박…상상 못할 공포”

    낸시랭 “남편이 ‘보복성 동영상’ 협박…상상 못할 공포”

    이혼 소송 중인 왕진진 “협박 없음 입증 자료”방송인 낸시랭이 이혼 절차를 밟고 있는 남편 왕진진(본명 전준주)씨로부터 성관계 동영상 공개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왕진진씨는 이같은 협박을 한 사실이 없다며 낸시랭의 주장을 부인했다. 낸시랭은 1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전화 인터뷰에서 “남편으로부터 ‘리벤지 포르노’ 공개 협박까지 받고 있다. 여성으로서, (대중에) 알려진 사람으로서 무섭고 절망적”이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낸시랭은 왕씨가 이틀 전 새벽 “(동영상이 공개되면) 이제 팝아티스트로서 10년, 20년, 40년 네 인생은 끝이다는 식으로 협박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CBS가 낸시랭으로부터 받았다고 한 낸시랭과 왕씨간 카카오톡 대화에도 이러한 정황이 나와 있다. 왕씨로 추정되는 ‘전준주 KT’라는 이름의 ID가 mp4 형식의 영상파일 3건을 연달아 보낸 뒤 “상습적으로 폭력 등을 가했다는 사람과 이런 행위가 가능할까”라고 말하는 부분이다.낸시랭은 “(동영상을) 분명히 같이 지웠는데 이걸 따로 빼돌렸는지, 아니면 복원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공포를 느낀다”고 말했다. 낸시랭은 지난해 12월 혼인신고를 하고 부부가 된 남편이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남편 지인들이 있는 자리에서 (남편이) 얼굴을 때린 것이 폭행 시작이었다”라면서 “이후 (강도가) 점점 심해져서 집안 감금과 폭행이 반복됐다”고 밝혔다. 낸시랭은 왕씨가 지난달 20일 부부싸움 도중 물건을 부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는 소식이 4일 전해지면서 불화설이 불거졌고, 여드레 뒤 SNS를 통해 이혼할 뜻을 밝힌 바 있다. 낸시랭은 현재 추가적인 폭력이 두려워 선배 작업실과 지인 자택에 머무르는 중이라고 했다. 인터뷰를 맡은 김현정 앵커는 말미에 “(낸시랭이) 오늘 고소장을 제출하며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 명령까지 청구를 한 상태”라고 전했다.그러나 왕씨는 이날 이데일리를 통해 “(리벤지 포르노를 이용해) 협박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낸시랭이 자신에게 폭행과 감금을 당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영상을 재판부에 제출해 (영상 속) 두 사람의 관계로 미뤄보아 ‘협박이나 폭행, 감금하는 사이로 볼 수 없음’을 입증하겠다는 의미였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성진의 우리가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 서간도 독립운동 선구자…반일 군사항전 이끌었던 거목

    [손성진의 우리가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 서간도 독립운동 선구자…반일 군사항전 이끌었던 거목

    “나라 없는 몸 무덤은 있어 무엇하느냐. 내 죽거든 시신을 불살라 강물에 띄워라. 혼이라도 바다를 떠돌면서 왜적이 망하고 조국이 광복되는 날을 지켜보리라.”‘만주벌 호랑이’ 일송(一松) 김동삼. 평생을 만주 벌판과 밀림을 누비며 조국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선생은 이런 유언을 남겼다. 독립운동 연구가들은 김구, 안창호보다 김동삼 선생을 더 높이, 최고로 받든다. 선생의 호(號) 때문인지 ‘일송정(一松亭) 푸른 솔은 늙어 늙어 갔어도’로 시작되는 가곡 ‘선구자’의 실제 모델이 선생이라는 설도 있다. 서간도 독립군기지 개척의 선구자이며 만주의 독립전쟁을 이끌었던 선생은 1878년 6월 23일 경북 안동 임하면 천전리(川前里) 278에서 태어났다. 행정 지명처럼 선생이 나고 자란 마을 이름은 ‘내앞마을’이다. 마을 앞에는 낙동강 지류인 반변천이 굽이쳐 흐른다.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한강 두물머리처럼 안동에서 물길이 갈라지는데 북동쪽으로 안동호와 이어지는 강이 낙동강 본류이고 동쪽으로 임하호로 연결되는 하천이 반변천이다.경북독립기념관이 있는 마을 어귀에서 차를 내려 200여m 들어가니 선생의 생가가 있다. 원형을 잃었고 평생을 헌신한 독립운동가의 생가로서는 관리 상태가 좋지 않았다. 300m쯤 더 들어가 선생의 족숙(族叔)이며 석주 이상룡의 처남인 독립운동가 백하 김대락의 고택인 ‘백하구려’(白下舊廬)를 찾았다. 김대락의 후손인 김시중(81)씨가 기거하며 집을 돌보고 있었다. 김씨는 “김대락을 필두로 임신부와 아이들까지 의성 김씨 일족 150여명이 한꺼번에 만주로 독립운동을 하러 떠났다”면서 “‘3000석 부자’였던 백하 선생이 멀리는 강원도까지 흩어져 있던 많은 토지를 50일 동안 처분했는데 헐값에 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동삼은 일제의 침략과 만행이 본격화된 1907년 유인식, 이상룡과 3년제 중등학교 ‘협동학교’를 세웠다. 퇴계 이황의 학통이 면면히 내려오는 유학의 본고장에서 영어와 수학 등 신학문을 가르친 협동학교는 완고한 유림의 극렬한 반발을 샀다. 초대 교장 유인식은 부자 절연, 사제 절연을 당했다. 김대락 또한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마음을 바꾸어 백하구려를 교사(校舍)로 내주었다. 보수 유림은 의병을 가장해 학교로 사용되던 백하구려를 덮쳐 교사 2명 등 3명의 목을 치는 사건을 저질렀다. 경술국치 넉 달 후인 1910년 12월 말 김대락은 65세의 나이에 일가를 이끌고 망명길에 올랐다. 얼어붙은 압록강을 걸어서 건너고 만주에서는 수레를 타고 이동하는 험난한 여정이었다. 협동학교 1회 졸업생이 배출될 무렵인 1911년 초 김동삼도 애국청년 20여명과 함께 중국으로 망명했다. 김동삼은 길림성 유하현 삼원포에 도착, 이회영, 이상룡, 이동녕 등과 서간도 독립운동기지 건설에 착수했다. 그해 4월 군중대회를 열어 경학사라는 자치단체를 결성했다.김동삼은 한겨울에도 싸이혜라는 만주족의 여름 신발을 신고 어깨에 담요 한 장을 둘러멘 채 만주 전병으로 끼니를 이으며 광야의 모랫길을 매일 100여리나 걸어 동포들을 독려했다. 만주 생활은 초기부터 고난의 길이었다. 혹독한 추위, 참혹한 흉년, 목숨을 앗아 가는 풍토병, 중국 마적의 약탈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행이 이어졌다. 김동삼은 농지를 개척해 이주민들의 정착을 돕는 한편 신흥강습소를 설립했다. 서간도 독립운동의 요람인 신흥무관학교의 전신이다. 1914년 무렵 선생은 극심한 재정난 등 시련을 견뎌가며 신흥강습소 졸업생들과 함께 백두산 서쪽 고원에 백서농장이라는, 사실상의 독립군 병영을 만들어 장주(庄主)로서 조직을 이끌었다. 중국에서도 조소앙이 기초한 ‘대한독립선언서’가 발표됐다. 서명자 39명에 선생도 들어 있다. 그 무렵 남만주에는 이미 수십만명의 동포가 이주해 있었다. 경학사는 부민단, 한족회로 확대 개편됐다. 한족회는 독립군을 지휘할 군사조직으로 서로군정서를 설치했다. 독판(督辦)에는 이상룡을 추대하고 김동삼은 참모장을 맡아 반일 군사항전에 뛰어들었다. 신흥무관학교 졸업생과 백서농장, 서로군정서 출신은 봉오리·청산리전투를 이끈 주역이 됐다. 서로군정서 독립군들은 국내로 잠입해 주요 기관을 습격하고 일제의 경찰과 밀정을 처단했다. 독립군과 맞붙어 대패한 보복으로 일제는 1920년 10월부터 적어도 3700여명의 무고한 한국인을 잔인하게 학살하는 경신참변을 일으켰다. 이때 삼원포 삼광학교 교장이었던 선생의 동생 김동만도 붙잡혀 말꼬리에 묶여 끌려다닌 끝에 살해당했다. 가족을 멀리하던 선생도 사흘 밤낮을 걸어 삼원포로 가서 애통해 마지않았다. 김동만의 부인은 충격을 받고 정신병을 앓았다. 임시정부 통합을 모색하기 위해 1922년 1월 3일 상하이에서 국민대표회의가 개최됐다. 김동삼은 의장에 선출됐다. 안창호, 윤해가 부의장이었다. 통합을 외친 김동삼의 노력에도 충돌은 수습되지 않았고 그는 의장직을 사임하고 만주로 돌아왔다. 김동삼의 통합 노력은 만주에서 빛을 발했다. 통합단체인 대한통군부에 이어 대한통의부를 출범시켜 김동삼은 최고지도자인 총장에 추대됐다. 통의부는 정의부로 재탄생, 김동삼은 참모장으로서 무장투쟁을 지휘했다. 초산, 벽동, 철산 등 함경도와 평안도 지역의 일제 경찰서와 주재소를 습격해 일경을 사살,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1925년 7월 내각책임제로 바뀐 임정의 초대 국무령 이상룡은 김동삼을 국무위원으로 발령했다. 그러나 선생은 끝내 사양하고 만주를 떠나지 않았다. 김동삼은 정의부, 참의부, 신민부 3부의 통합을 주도하면서 민족유일당 조직에도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31년 어느 날 김동삼은 하얼빈의 옛 동지인 의사(醫師) 정진영 집에 들렀다가 일경에게 체포되고 말았다. 항일운동의 거목에게 일제는 악랄한 고문을 서슴지 않았다. 전기고문을 하고 양팔을 등 뒤로 결박해 공중에 매단 뒤 코에 물을 부었다. 단식을 하자 영양주사를 놓으며 고문을 계속했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굴하지 않았다. 동지들의 이름을 팔지 않았고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민족의 아픔으로 받아들였다. 가족을 동원한 회유에도 “이제 더 살아서 무엇 하겠느냐”고 단호히 말했다. 면회 온 맏아들 정묵에게도 이렇게 말했다. “이런 일정한 자리에서 죽게 되는 것도 과분한 일이다. 독립군이라면 대개 풀밭이나 산 가운데서 죽는 것이다.” 선생은 1937년 4월 13일 59세의 나이로 싸늘한 감방에서 쓸쓸히 영면했다. 만주 독립운동 최고 지도자의 비통한 최후였다. 만해 한용운이 시신을 서울 정릉 심우장으로 옮겨 장례를 치렀다. 유해는 유언대로 화장해 한강에 뿌려졌다. 한용운은 단 한 번 눈물을 흘렸는데 선생의 장례 때였다. 후손들도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장남 정묵의 큰딸은 북한에서 폭격으로 사망했고 큰아들, 즉 김동삼의 장손자는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다 실종됐다. 셋째 아들은 정신 이상으로 사망했다. 정묵의 부인인 선생의 큰 며느리 이해동(1905~2003) 여사가 둘째 아들 김중생(2016년 사망)씨와 1989년 1월 근 80년 만에 조국 땅을 다시 밟았다. ‘만주생활 77년’이란 여사의 수기에 형극의 삶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 여사는 “시아버지를 세 번 뵈었는데 결혼 2년 후, 첫 손자를 낳았을 때, 일제에 붙잡혀 감금돼 있을 때였다”고 썼다. 정부는 1962년 선생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열흘 먼저 ‘감금’된 수능 출제위원들…왜?

    열흘 먼저 ‘감금’된 수능 출제위원들…왜?

    작년 지진 여파 수능 문제 출제량 2배로 늘어수능 중 천재지변 땐 예비 출제 문항으로 재시험수능 출제 비용도 예년보다 늘어나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5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능 문제를 낼 출제위원들이 예년보다 10일 이상 일찍 합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처럼 지진 여파로 수능이 연기되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수능 시험지를 두 세트 만들기 위해서다. 이번 출제위원들은 역대 가장 오랜 기간 감금 생활을 하게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능출제위원들은 지난 1일쯤 외부와 단절된 국내 모처에서 합숙 생활을 시작했다.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보통 수능일 약 34일 전에 출제위원들을 선발해 완벽히 차단된 장소에서 극비리에 문제를 출제한다. 출제위원은 대학 교수와 고교 교사 등이 포함되는데, 이들은 직장이나 주변 사람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출제위원에 선발됐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출제위원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기 때문이다. 보통 주변에는 “해외출장에 간다”고 말하는 등 비밀에 부친다. 이 때문에 학기 중 수업을 맡았다가 갑자기 담당 교수가 바뀌는 일도 있다. 지난해 수능(11월 16일 실시) 때는 출제위원들이 수능 33일 전인 10월 14일부터 합숙했다. 그러나 수능 예정일 하루 전인 11월 15일 경북 포항 지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해 시험이 일주일 연기됐다. 이 탓에 시험 문제 보안을 이유로 출제위원들도 일주일 더 감금 생활을 해야 했다. 추가 수당을 210만원 정도 더 받았지만, 예정됐던 가족 대소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감금생활 중에는 외부와 일체 연락을 할 수 없고, 직계가족 사망 등으로 긴급 상황일 때만 정해진 시간동안 경찰·보안 요원이 동행해 외부로 나갈 수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시험문제가 수험생에게 공개되지는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재출제 없이 원래 문제로 시험이 치러졌다. 하지만 시험 당일 지진이 발생해 수험생 대피 사태가 벌어지면 문제를 다시 출제해야 하는 까닭에 관련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평가원은 지진 등 천재지변을 대비해 올해 수능 때는 예비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본 문제지 외에 예비 문제지를 한 세트 더 만들면 시험 당일 지진이 나도 1~2주 안에 다시 시험을 볼 수 있다는 복안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지난 3월 언론 브리핑에서 “예비 문제지 문항들은 본 문제지와 같은 난이도와 신뢰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재지변 없이 수능이 끝날 경우 예비 문항을 폐기할지, 다음해 모의고사 때 사용할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731명이었던 수능출제위원 규모도 올해는 소폭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출제위원 규모와 합숙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수능출제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능출제 위원들은 합숙 기간 중 하루 약 35만원의 보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열흘 먼저 ‘감금’된 수능 출제위원들…왜?

    열흘 먼저 ‘감금’된 수능 출제위원들…왜?

    작년 지진 여파 수능 문제 출제량 2배로 늘어수능 중 천재지변 땐 예비 출제 문항으로 재시험수능 출제 비용도 예년보다 늘어나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5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능 문제를 낼 출제위원들이 예년보다 10일 이상 일찍 합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처럼 지진 여파로 수능이 연기되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수능 시험지를 두 세트 만들기 위해서다. 이번 출제위원들은 역대 가장 오랜 기간 감금 생활을 하게될 것으로 보인다.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능출제위원들은 지난 1일쯤 외부와 단절된 국내 모처에서 합숙 생활을 시작했다.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보통 수능일 약 34일 전에 출제위원들을 선발해 완벽히 차단된 장소에서 극비리에 문제를 출제한다. 출제위원은 대학 교수와 고교 교사 등이 포함되는데, 이들은 직장이나 주변 사람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출제위원에 선발됐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출제위원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기 때문이다. 보통 주변에는 “해외출장에 간다”고 말하는 등 비밀에 부친다. 이 때문에 학기 중 수업을 맡았다가 갑자기 담당 교수가 바뀌는 일도 있다. 지난해 수능(11월 16일 실시) 때는 출제위원들이 수능 33일 전인 10월 14일부터 합숙했다. 그러나 수능 예정일 하루 전인 11월 15일 경북 포항 지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해 시험이 일주일 연기됐다. 이 탓에 시험 문제 보안을 이유로 출제위원들도 일주일 더 감금 생활을 해야 했다. 추가 수당을 210만원 정도 더 받았지만, 예정됐던 가족 대소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감금생활 중에는 외부와 일체 연락을 할 수 없고, 직계가족 사망 등으로 긴급 상황일 때만 정해진 시간동안 경찰·보안 요원이 동행해 외부로 나갈 수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시험문제가 수험생에게 공개되지는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재출제 없이 원래 문제로 시험이 치러졌다. 하지만 시험 당일 지진이 발생해 수험생 대피 사태가 벌어지면 문제를 다시 출제해야 하는 까닭에 관련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평가원은 지진 등 천재지변을 대비해 올해 수능 때는 예비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본 문제지 외에 예비 문제지를 한 세트 더 만들면 시험 당일 지진이 나도 1~2주 안에 다시 시험을 볼 수 있다는 복안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지난 3월 언론 브리핑에서 “예비 문제지 문항들은 본 문제지와 같은 난이도와 신뢰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재지변 없이 수능이 끝날 경우 예비 문항을 폐기할지, 다음해 모의고사 때 사용할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731명이었던 수능출제위원 규모도 올해는 소폭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출제위원 규모와 합숙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수능출제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능출제 위원들은 합숙 기간 중 하루 약 35만원의 보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WP “사우디 언론인 살해 증거 확보”…트럼프 “‘큰손’이라 제재 안돼”

    WP “사우디 언론인 살해 증거 확보”…트럼프 “‘큰손’이라 제재 안돼”

    터키 당국이 이스탄불의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쇼기가 살해 전 심문과 고문을 받은 정황이 담긴 음성과 영상을 확보했으며 이 사실을 미국 관료들에게 알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미 의회에서는 이른바 ‘카쇼기 암살’ 사건의 배후로 사우디 왕실이 지목되면서 미국이 진상규명을 통해 사우디 제재에 나서야 한단 목소리도 나오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국산 무기구매의 ‘큰 손’ 사우디를 제재하지 않겠단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사우디는 미국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군사장비 등을 사는데 1100억 달러(약 125조원)를 쓸 계획”이라며 “나는 이 투자를 막자는 발상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재를 가할 경우) 사우디가 그 돈을 러시아나 중국, 다른 곳에 쓸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지난해 5월 사우디를 찾아 11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무기 판매 계약을 성사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과 관련 “터키, 사우디와 협력하고 있다. 우리 수사관들이 그곳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쇼기는 미국 국적이 아닌데다, 미국 밖에서 실종됐기 때문에 해당 외국 정부 요청이 있어야만 연방수사국(FBI)의 개입이 가능하다. ‘사우디 제재론’에 회의적인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미 의회에서는 관심이 뜨겁다. 공화당 소속을 비롯한 상원 의원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카슈끄지 실종사건에 대한 미국의 조사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 왕실 요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지난 2일 이스탄불 총영사관에 들어온 카쇼기를 감금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음성과 영상이 존재한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한 소식통은 WP에 “총영사관 안에서 기록된 음성녹음은 그가 들어간 이후 일어났던 일을 보여준다. 카쇼기의 목소리와 아랍어로 말하는 남성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그가 심문과 고문을 당한 뒤 살해된 것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터키 당국은 이를 공개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자국의 정보 요원들이 외국 영토에 대해 스파이 활동을 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 공관은 치외법권이 미치는 영역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사우디 제재에 회의적이지만 미국과 영국 기업들은 이미 사우디 정부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FT에 따르면 영국 버진그룹의 창업자 리처드브랜슨 회장은 사우디 국부펀드 PIF가 미국에 있는 항공우주회사인 ‘버진 갤럭틱’ 등에 10억 달러(약 1조 1400억원)를 투자하는 계획에 대한 논의를 중단했다. 브랜슨은 또 사우디 정부가 이끄는 홍해 관광 프로젝트와 관련된 자문이사직도 그만뒀다. 브랜슨은 FT에 “만일 (사우디 왕실의 카쇼기 암살이)사실로 드러난다면 서방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사우디 정부와 비즈니스를 하는 능력을 분명히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시절 에너지장관을 지낸 어니스트 모니즈도 무함마드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주도하는 5000억 달러 규모의 메가시티 프로젝트와 관련한 자문이사역을 그만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형 49년 만에 ‘위장간첩’ 누명 벗은 이수근씨… “국가의 과오”

    사형 49년 만에 ‘위장간첩’ 누명 벗은 이수근씨… “국가의 과오”

    1960년대 말 중앙정보부의 조작으로 이중간첩으로 몰려 사형을 당한 고 이수근씨가 처형된 지 49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김태업)는 11일 이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 등 혐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공문서 위조 및 행사,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일부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사 부사자이던 이씨는 1967년 3월 김일성 주석 수행기자로 판문점을 취재하던 중 유엔군 차량에 올라타 남한으로 귀순했다. 당시 탈북자 중 고위급 인사였다. 그러나 2년 뒤인 1969년 1월 이씨는 위조여권을 이용해 홍콩으로 출국한 뒤 캄보디아로 가려던 중 경유지인 베트남에서 체포됐다. 위장 귀순해 북한의 군사적 목적을 위해 기밀을 수집하는 등 간첩행위를 한 뒤 한국을 탈출했다는 게 이씨에게 씌워진 혐의였다. 재판에 넘겨진 이씨는 같은 해 5월 사형을 선고받았고 항소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돼 두 달 뒤인 7월 처형됐다.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당시 중정 수사관들이 이씨 등을 불법 체포·감금하고 수사과정에서 각종 고문과 폭행 등 가혹행위를 했다”면서 “사실 확인도 없이 졸속으로 재판이 끝났고 위장 귀순이라 볼 근거도 없다”고 발표했다. 이씨와 공범으로 몰려 함께 수사 및 재판을 받고 유죄 판결을 받아 장기간 복역했던 이씨의 친인척 3명은 2008년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씨의 재심은 지난해 검찰이 직권으로 청구하면서 열렸다. 재판부도 “이씨가 영장 없이 불법으로 구금됐고 중정 수사관들로부터 고문, 폭행 등 가혹행위를 당하게 돼 허위로 자백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씨 등이 첫 공판이 열리기 전날 중정 남산대공분실로 끌려가 “재판받을 때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협박을 받았고, 재판 당일에는 중정 요원들이 법정 안을 둘러서서 지켜보고 있는 등 위압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법정에서의 이씨의 자백 진술 또한 강요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북한의 지령을 받기 위해 대한민국을 탈출하려고 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스위스와 같은 중립국에 가서 저술활동을 하려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씨가 당시 간첩에게 필수적이었던 암호명이나 난수표 등을 소지하지 않았고, 과거 공소사실에 기재된 암호연락문도 난수표에 의해 암호화되지 않은 점, 이씨가 홍콩에서도 충분히 북한 영사관 등을 통해 북한으로 가거나 북한 인사들과 접촉할 수 있었음에도 굳이 중립국인 캄보디아로 가려다가 남베트남에서 체포된 점 등을 보면 간첩행위의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당시 이씨는 주변 인사에게 “중정의 감시가 너무 심해 중립국에 가서 저술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채 국가에 의해 위장 귀순한 간첩으로 낙인찍힌 채 사형집행에 의해 생명을 박탈당했다”면서 “이제 암울했던 권위주의 시대에 국가가 범한 과오에 대해 피고인과 그 유가족들에게 진정으로 용서를 구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씨와 공범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21년을 복역한 조카 배경옥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국가에 의해 인권이 유린됐던 사건”이라면서 “무죄 판결이 났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배씨는 “오늘 판결을 근거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뒤 이모부님 이름의 장학재단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4대 은행, 금리인하요구권 무력화 작년에만 194건”

    4대 시중은행이 고객의 금리 인하 요구권을 무력화한 사례가 지난해에만 194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가산금리 중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을 손봐 금리를 낮춰주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KB국민·KEB하나·신한·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금리 인하 요구를 받았을 때 감면금리를 임의로 축소해 금리를 낮춰주지 않은 사례가 지난해 194건이었다고 11일 밝혔다. 해당 대출 총액은 1348억원이었다. 기업대출이 100건(1312억원), 가계대출이 94건(35억원) 등이었다. 감면금리는 금리 산정 시 본부와 영업점이 조정하는 가감금리에 해당한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68건(64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우리은행이 50건(313억원)이었다. 가계부분은 신한은행이 31건(1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리인하 요구권은 고객의 신용 상태에 변동이 있을 경우 금리 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고객이 이를 요구하면 은행은 적정성 여부를 성실히 심사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은행이 감면금리를 얼마나 축소했는지는 이번 조사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은행들이 전산기록을 남겨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금융감독원이 대출금리 산정체계 점검결과를 발표한 뒤 은행들은 입력 오류 등의 이유로 더 받은 부당금리를 환급했으나 금리 인하 요구 시 감면금리 축소분은 환급하지 않았다. 법률검토 결과 위법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고객의 신용도가 상승했는데도 은행이 마음대로 감면금리를 축소해 금리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한 것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나”라면서 “금감원이 전체 은행권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낸시랭 이혼 심경 “남편 왕진진 폭언·폭행, 여자로서 감당하기 어려워”

    낸시랭 이혼 심경 “남편 왕진진 폭언·폭행, 여자로서 감당하기 어려워”

    결혼 10개월 만에 이혼 소식을 전한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심경을 밝혔다. 11일 낸시랭이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이혼 심경을 전했다. 낸시랭은 이날 이혼 사유와 관련 생활고, 남편의 과거 행적 때문이 아닌 남편의 폭언과 폭행 탓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세상 조롱과 갖가지 비난을 견디고 주변 지인들 반대를 무릅쓰며 남편을 믿어 이 사회에 필요한 일꾼이 되길 바랐지만 돌아온 건 불어난 이자와 생활고, 연대보증 피해뿐이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것이 이혼을 결심한 이유는 아니다”라며 “내가 선택한 결혼이고 내가 사랑한 사람이었던 만큼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편은 내 앞에서 거짓이 밝혀지고 민낯이 드러날 때마다 오히려 나를 위협하고 폭언과 감금·폭행으로 대처했다. 그 수위가 점점 높아져 여성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어 결국 이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이혼 사유를 밝혔다. 낸시랭은 “이혼 과정이 언론에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양측 변호사 간 중재로 최대한 조용히 협의이혼하려고 했지만 물거품이 됐다”며 “저의 이혼 소식까지 요란하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많은 분이 느끼셨을 피로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리고 싶다. 제가 선택한 사랑인 만큼 힘들어도 감당할 것이며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들은 책임지면서 앞으로 조용히 예술과 미술작품에만 전념하며 열심히 살겠다”고 전했다. 한편 낸시랭과 왕진진은 지난해 12월 혼인신고를 하면서 법적 부부가 됐다. 왕진진은 故 장자연 편지 위조, 전자발찌 착용, 사실혼 의혹, 사기 혐의 피소 등으로 끊임없이 구설에 올랐지만, 낸시랭은 변함없는 애정으로 남편을 지지한 바 있다. 그러던 중 지난달 20일 두 사람 부부 싸움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화설이 제기됐다. 왕진진은 부부싸움 도중 방문을 부수는 등 폭력을 행사, 특수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檢 과거사위 “형제복지원 수사 은폐·축소… 특별법 제정하라”

    1970~80년대 최악의 인권 유린 사례로 평가받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당시 검찰이 수사를 축소·은폐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법무부 산하 과거사위원회는 피해 회복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권고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10일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보고를 받고, 국가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추가 진상 규명 및 피해 회복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권고를 내놨다.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 선도 명목으로 형제복지원에 수용된 무연고자 3000여명은 강제노역을 하며 폭행, 학대, 불법 감금, 성폭행 등에 시달렸다. 이 과정에서 숨진 사람만 50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인근(2016년 사망) 형제복지원 원장은 특수감금,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됐다가 최종적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대검 진상조사단 조사 결과 당시 검찰 지휘부는 수사를 중단시키려 했고, 수사 검사는 횡령 혐의에서 인권 침해로 수사를 확대하려고 했으나 중단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지휘부는 수사 검사에게 박 원장에 대한 불구속 기소를 지시하거나, 구형량을 줄이라고 압박했다. 청와대에서 이 사건을 수시로 보고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이 밖에도 박 원장이 부산시 공무원과 금전 거래를 하는 등 유착 관계에 있었고, 이로 인해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부산시가 위법 행위를 묵인한 것으로 보인다는 결과도 나왔다. 과거사위는 “형제복지원의 위법한 수용 과정과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추가 진상 규명 및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과거사위는 또 위헌·위법한 내무부 훈령 410호를 근거로 박 원장이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검찰총장이 비상상고를 신청할 것도 권고했다. 앞서 대검 산하 검찰개혁위원회도 같은 권고를 내린 바 있다. 과거사위는 수사 축소와 은폐에 대해 검찰총장이 사과하는 한편, 당시 수사의 문제점을 알리고 검사 개개인에게 직업적 소명의식을 확고히 정립할 수 있는 제도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검은 “형제복지원 사건 관련 인권 침해의 중대성과 국민들의 높은 관심, 염려를 잘 알고 있다”며 “권고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희귀 백호랑이에 물려 가장 잃은 가족 “자비를 베풀어달라”

    희귀 백호랑이에 물려 가장 잃은 가족 “자비를 베풀어달라”

    멸종 위기에 몰린 백호랑이에게 가장을 잃은 일본인 가족이 자비를 베풀었다.  가고시마 시에 있는 히라카와 동물원에서 일하던 푸루쇼 아키라(40)가 지난 8일 저녁 우리 안에서 목 부위가 피범벅인 채로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된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동물원에 살고 있는 네 마리 백호랑이 가운데 ‘리쿠’란 이름의 수컷에게 공격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보통 호랑이들은 직원이 우리 가운데 사람들이 관람하는 공간을 청소하기 전에 다른 장소로 옮겨져야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후루쇼가 들어갔을 때 리쿠가 남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리쿠는 응급 처치반과 경찰이 도착했을 때 이미 마취제를 맞고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하지만 피해자 가족이 자비를 구해 백호랑이는 살아 남게 됐다.  동물원 간부인 나가사코 타쿠로는 AF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족들의 뜻을 좇아 리쿠를 사살하지 않을 계획이며 계속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경찰은 동물원 측이 이 백호랑이를 어떤 식으로 다뤄 이런 공격을 유발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영국 캠브리지셔주 동물원 직원이 호랑이에게 물려 사망했다. 또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동물원 직원은 호랑이 공격을 받고도 구사일생한 일이 있다.  BBC는 백호랑이가 오렌지색 벵갈 호랑이의 아종(亞種)이며 유전자 퇴행으로 털이 하얗게 됐다고 전했다. 그리고 제한된 개체수 때문에 같은 종끼리 교배시키는 종족 보존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동물원에 감금된 일부 개체는 시력 문제와 기형 문제 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에서는 이따금 야생에서 목격됐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마지막 야생 백호랑이는 1958년에 사살된 것으로 전해진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불면 집유, 버티면 징역”… 없는 죄도 만들어 불었습니다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불면 집유, 버티면 징역”… 없는 죄도 만들어 불었습니다

    #1. 2007년 5월 경기 수원에서 십대 소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듬해 범인으로 지목된 가출 청소년 5명이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4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항소심·상고심 법원은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5명이 ‘자백하면 선처하겠다’는 경찰의 회유에 따라 허위자백을 한 것으로 보이고, 자백을 입증할 물증이 전혀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준영 변호사가 국선변호인으로 변론했던 ‘수원 노숙소녀 상해치사 사건’이다.#2. 충남 보령에서 2007년 5월 여중생 A양이 집 근처에서 30대 남성에게 납치당해 20여일 동안 감금됐다가 돌아왔다. 그런데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동안 A양의 형제자매들은 ‘큰언니가 A를 숨지게 했고, 부모가 시신을 숨겼다’는 자술서를 냈다. 큰언니마저 ‘동생들과 다르게 말하면 동생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자신이 A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가족들 간 깊은 상처를 남긴 ‘보령 여중생 피랍 사건’이다. 민주화 이후 최소한 수사기관에서의 고문은 사라졌다는 게 대부분의 인식이다. 그런데도 수사·재판 과정에서 ‘허위자백’으로 인한 왜곡·오류 사례는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물증보다는 자백으로 범행의 사실관계를 규정하는 데 익숙한 수사 관행, 검찰 수사 단계에서의 자백을 비판 의식 없이 주요 증거로 채택하는 형사재판 관행 때문이다. 1990년 이후 주요 허위자백 사례 46건을 선별해 분석한 이기수 전남대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1990년대엔 고문과 폭행 등 물리력 행사가 허위자백 원인의 절반을 차지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협박, 기망, 회유, 장시간 조사 등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선별한 46건 중 14건을 심층분석해 2012년 ‘형사절차상 허위자백의 원인과 대책에 관한 연구’란 박사논문을 냈다. 이 논문은 ‘허위자백의 이론과 실제’란 책으로 발간됐다. 논문에서 분석한 허위자백 사례 백태를 보면 미성년자뿐 아니라 그냥 우연히 범행 현장을 지나던 평범한 시민, 나아가 수사 전문가인 경찰 간부마저 허위자백의 덫에 빠지는 모습이 드러났다. ‘수원 노숙소녀 상해치사 사건’과 ‘보령 여중생 피랍 사건’에서 허위자백을 한 이들은 미성년자였다. 허위자백 당시 이들은 변호사는커녕 보호자와도 함께 조사를 받지 못했다. 수사기관에서의 자백이 형사재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법적 지식이 없고, 수사받는 상황 자체에서 벗어나는 데 급급한 미성년자이기에 허위자백을 했을 것이란 짐작이 가능한 지점이다. 하지만 일단 수사기관에서 수사관이 원하는 답을 내준 뒤 법원에서 항변하면 될 것이란 사고체계를 수사 전문가가 작동시킬 때도 있다. ‘옥천경찰서장 뇌물 사건’과 ‘김 순경 살인누명 사건’에서 허위자백을 한 이들은 모두 경찰이었다. #3. 2001년 B 옥천경찰서장은 관내 오락실 업주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부하직원 C씨를 통해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혐의를 부인하던 B서장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2심 공판 중 혐의를 시인하고 집행유예로 풀려난다. 이후 증거를 보강 제출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C씨가 밤샘조사 등 수사기관의 가혹행위 끝에 B서장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허위자백했고, 재판 중엔 검찰이 C씨 측에 “추징금을 줄여 주겠다”는 식의 회유를 한 녹취를 제출한 결과였다. 그럼에도 B서장 역시 항소심 재판 중 집행유예로 풀려나기 위해 허위자백을 한 셈인데, 이는 “일단 실형을 피해 보자”는 변호인의 권유에 따라 이뤄졌다. #4. 서울 지역 파출소에 근무하던 김모 순경은 1992년 함께 여관에 투숙했던 여고생이 사망하자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김 순경은 새벽 근무 때문에 여관을 비웠다 돌아와 보니 여고생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김 순경이 여관에 있던 시점을 사망 시간으로 추정했다. 김 순경은 5차례 피의자 신문에서 모두 자백했고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는데, 2심이 진행되던 중 진범이 검거되면서 무죄로 풀려났다. 이후 엿새 동안 잠을 안 재운 수사기관의 가혹행위 정황이 폭로된 데다 수사와 1심 재판 과정에서 사망 시간 감정 외 김 순경과 혈액형이 다른 머리카락, 김 순경과 다른 제3의 족적 등의 또 다른 과학적 증거가 무시됐음이 드러났다. 경찰과 같은 수사 전문가들은 최소한 수사기관에서의 자백이 이후 처벌에 미치는 효력이나 자신이 허위자백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법에 대한 지식이 적은 일반 시민들의 사례에선 일단 허위자백을 해두면 형사재판 과정에서 이를 번복해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 점, 자신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피의자 신문조서가 자백 형식으로 쓰여지고 있는 점 등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5. 경남 합천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D씨는 2006년 묘지 앞 석상을 기중기로 들어 E씨의 차량에 실어준 특수절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D씨는 범행을 돕지 않았을 뿐 아니라 둘은 아예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E씨의 범행 무렵 둘의 차량이 나란히 교차로를 지난 것을 확인한 경찰이 D씨를 공범으로 의심, 교차로를 지난 뒤 묘지가 아닌 주변 다방으로 갔다는 D씨의 항변을 무시한 채 7시간 반복질문한 끝에 허위자백을 받은 것이다. D씨는 피의자 신문조서에 자필로 범행을 부인하는 취지의 글을 썼지만, 이미 전체적인 조서 내용은 자백(혐의 인정)한 것으로 작성돼 있었다. #6. 2009년 5월 경기 안성의 한 원룸 주차장에서 전신을 구타당한 뒤 숨진 남성이 사망 전에 모르는 20~30대 남성 3명에게 폭행당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담배꽁초 4개를 입수, 근처 우범자들의 유전자와 대조해 고등학생 3명의 자백을 받았다. 이들은 검찰 조사 단계에서 허위자백이었다고 호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실제 3명 중 한 명은 범행 추정 시간에 인터넷에 글을 올렸고, 조사 중 서로 ‘억울하다’는 문자를 교환하기도 했다. 3명 중 1명이 ‘범행을 부인하면 감옥에서 평생 썩을 것’이란 경찰관 말에 허위자백을 했고, 다른 2명도 자신만 혐의를 부인했다가 불이익을 당할까 봐 연쇄적으로 허위자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다음 회에는 최근 있었던 자백 의존적 수사 사례를 탐색하고, 해외에선 허위자백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세웠는지 알아봅니다.
  • [서울광장] 국가가 버린 사람들/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가가 버린 사람들/임창용 논설위원

    ‘국가는 진정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걸까.’ 얼마 전 부산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인 이향직·김학철씨를 인터뷰하는 내내 국가의 역할에 대한 복잡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두 사람은 12살, 14살 어린 나이에 가정과 국가 모두에게 버림받은 이들이다.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달아났더니 국가(경찰과 부산시)가 부랑인으로 둔갑시켰고, 권력을 등에 업은 복지원장은 이들에게 폭력과 강제노역을 시키며 이득을 챙겼다.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1987년 박인근(사망) 당시 원장이 부랑인 선도를 명분으로 경찰과 부산시의 비호 아래 3만여명(추정)을 입소시켜 불법 감금하고 강제노역에 동원한 사건이다. 12년간 551명이 질병과 폭력 등으로 사망했다. 입소자 상당수는 이·김 두 사람처럼 가정이나 사회에서 버림받거나 소외돼 국가의 보호가 절실한 이들이었다. 하지만 외려 국가가 추인한 폭력에 시달리면서 홀로 모든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국가는 개인의 침해할 수 없는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지며,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구속이나 강제노역을 받지 않는다는 헌법(제10조와 12조)이 무색할 지경이다. 자기 보호 능력이 없는 사회적 약자를 국가가 보호하기는커녕 외려 폭력을 행사하거나 방조한 사례는 이뿐이 아니다. 재작년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3인조 삼례 나라슈퍼 강도사건’에서 누명을 쓴 청년들은 정신지체 장애인이었다. 1999년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은 이들을 무릎 꿇려 폭행하고 윽박질러 범인으로 몰았고, 이들은 3~5년간 옥살이를 해야 했다. 수사관들은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손쉽게 범인으로 둔갑시켜 범인 검거 실적을 올렸다. 2007년 발생한 수원 노숙소녀 살인 사건에서도 정신병력과 정신지체가 있는 노숙인 2명과 가출 청소년들이 범인으로 검거돼 재판에 넘겨진 적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항소심과 재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수사기관은 이들을 신문하면서 다른 피의자들이 이미 죄를 모두 털어놓았다고 속여 자백을 종용해 범죄를 짜맞췄다. 정신지체 노숙인과 겁먹은 가출 청소년들은 수사관의 속임수와 회유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다. 2009년 수원의 한 건물 화장실에서 벌어진 영아 유기치사 사건에선 10대 지적장애 소녀가 경찰에 의해 범인으로 몰려 구속됐다가 유전자 감식 결과 아닌 것으로 드러나 풀려난 일도 있다. 단지 과거의 일일까. 국가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보다 외려 핍박하는 일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고 있는 걸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수원 노숙소녀 사건과 삼례 나라슈퍼 사건의 재심을 이끌어 낸 박준영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수사기관의 고문이나 가혹행위는 예전과 달리 사라졌지만, 인권 무시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내가 이렇게 한들 너희들이 뭘 할 수 있겠어’란 오만함으로 가출 청소년이나 정신지체 장애인 같은 힘없는 약자들을 함부로 대하는 반인권적 행태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형제복지원 사건이나 노숙소녀 사건 등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할 국가가 외려 폭력을 부추기거나 방조·조작한 사실상의 국가범죄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런 범죄가 뿌리 뽑히지 않은 것은 사건을 정의롭게 마무리 짓지 못한 탓이 크다. 형제복지원 사건에서 경찰은 무차별적으로 약자들을 붙잡아 복지원에 넘겼다. 문제가 불거지자 권력은 수사 검사에게 외압을 넣어 사건 축소와 은폐에 급급했다. 500명 이상이 사망했는데도 수사에 관여한 경찰관이나 검사, 부산시 공무원 중 그 누구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 노숙소녀 사건에서도 정신지체 노숙인과 가출 청소년들은 뒤늦게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사건을 짜맞춘 수사기관의 그 누구도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정의로운 사회는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이라도 인권침해를 받지 않는 사회다. 누군가 이들의 인권을 침해했을 때는 그 진실을 밝혀 마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형제복지원 특별법은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특별법을 통해 범죄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 가해자를 처벌해야 한다. 또한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고 보상해야 한다. 노숙소녀 사건, 삼례 나라슈퍼 사건도 피해자가 누명을 벗었다고 끝난 게 아니다. 누명을 쓰게 한 원인을 밝히고, 범죄를 짜맞춘 이들을 처벌해야 한다. 그게 사건을 정의롭게 마무리 짓는 것이고, 그래야 국가범죄도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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