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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혜순 “시인은 죽어가는 모든 존재를 책임지는 사람”

    김혜순 “시인은 죽어가는 모든 존재를 책임지는 사람”

    “나는 나의 죽음 이후에도 나로 있을 수 있는가.” 강렬한 ‘죽음의 감각’으로 세계를 매혹한 시인 김혜순(69)이 청중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광주비엔날레가 한창인 지난 12일 광주역사민속박물관 한편에서 시와 죽음에 관한 깊고 진지한 대담이 열렸다. ‘이 입을 통해 말하는 자 누구인가?’가 대담의 제목이다. 시집 ‘죽음의 자서전’의 내년 초 독일어 출간을 앞두고 마련된 자리다. 김혜순은 시집을 독일어로 옮기는 번역가 박술(38)과 마주 앉았다. “죽음 이후에 나는 단수(單數)가 아닌 복수(複數)적인 존재로, 형용사나 부사의 형태로 있을 것이다. 유령의 밀도가 높은 대한민국의 빼곡한 죽음이 나를 점령하고 있다고 느낀다.” ‘죽음의 자서전’에는 총 49편의 시가 엮였다. ‘49’라는 단어는 퍽 의미심장하다. 49일은 육체의 죽음을 맞이한 영혼이 구천을 헤매는 시간이다. 한 여성이 출근길에 맞는 죽음을 형상화한 첫 번째 시 ‘출근’은 시인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됐다. 지하철 승강장에서 쓰러졌는데, 영혼이 쑥 떠올라 쓰러진 시인의 몸을 봤다고 한다. 이른바 ‘유체이탈’이다. 그 이후 이어지는 시들은 왜인지 여럿이지만 하나인 것처럼 읽힌다. 김혜순은 시인의 말에 “이 시집을 한 편의 시로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죽음이 시 속에 접경하면 사물성을 잃는다. 언어와 사물이 뜬 사이에 죽음이 횡행한다. 세계로부터 ‘쫓겨난’ 경험을 가진 시인은 수동적인 의미의 죽음, 죽임에 저항하는 존재다.” 시인은 죽음이라는 주제에 천착한다. ‘죽음의 자서전’ 이후에 나왔던 시집 ‘날개 환상통’,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까지 세 시집을 시인은 ‘죽음의 트릴로지’라고도 일컬었다. ‘날개 환상통’의 영어판은 올해 초 미국에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김혜순이 구축한 강렬한 죽음의 세계가 서구에도 가닿기 시작한 셈이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시 페스티벌에서 김혜순 시인이 낭독한 연설문 ‘혀 없는 모국어’를 두고 현지 언론은 “독일 문학 세기의 명연설로 꼽히는 파울 첼란의 ‘자오선’(1960년 뷔히너상 수상연설)에 비긴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주어는 일부러 쓰지 않는다. ‘탈존한’ 글쓰기를 시도한다. ‘없음의 화자’를 출몰시키는, 나의 죽음을 포함한 우리의 죽음을 과연 몇 인칭으로 표현해야 하는가. 죽음 이후에 나는 단독자로 사는가. 아닐 것이다. 그러기에 ‘죽음의 자서전’의 화자는 인칭이 없다. 굳이 생각하면 6인칭이나 7인칭쯤 될까.” 그러나 김혜순의 시를 독일어로 옮기는 작업을 하는 박술은 두 가지 난관에 봉착한다. 하나는 한국어에 숱한 의태어와 의성어를 어찌 번역할 것인지, 그리고 주어가 없어도 말이 되는 한국어 문장을 주어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독일어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다. 김혜순이 모국어인 한국어로 쓴 시는 독일어로 ‘오롯이’ 번역될 수 있는가. 그 시를 한국어로 낭독할 때 그리고 독일어로 낭독할 때 둘은 서로 같은 시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도대체 시의 번역은 가능한 일인가. 두 사람의 대담에 붙은 제목은 퍽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아님’이라는 제목의 시는 상당히 독창적이다. “아님께서 아님을 아니하시고 아님에 아니하고 아니하시니 … ” 이런 문장이 계속되는데, 시인은 물론 번역가도 이걸 리듬을 살려서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낭독에 성공하자 청중들의 박수갈채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김혜순이 정의한 시인과 시가 오래도록 머리에 남는다. “시인은 죽어가는 모든 존재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시를 쓰는 건 요리와도 같다. 요리가 저의 바깥에 있는 생물을 죽여서 조리하는 것이듯, 시도 살아있는 것을 가져다 언어의 세계로 투척하는 것이기에 그렇다.”
  • 첫 예배 교인은 25명… 44년 만에 12만명, “제가 한 건 없어, 늘 균형감각 유지했죠”

    첫 예배 교인은 25명… 44년 만에 12만명, “제가 한 건 없어, 늘 균형감각 유지했죠”

    보수·진보 안 가리고 60년간 목회영남 출신인데 DJ 전 대통령 지지국내 유일 민간교도소 문 열게 돼‘명성은파포럼’서 나눔·섬김 돌아봐 “제가 한 건 없어요. 다 하나님이 시킨 거지요.” 김삼환(79) 명성교회 원로목사가 목회 60주년을 맞았다. 그는 19세 때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전도사의 길을 걸었다. 피어선신학교 등 대학 생활도 동시에 시작했다. 이후 긴 세월 동안 오롯이 목회자의 길만 걸었다. 올해 설립 44주년인 명성교회를 세계적인 교회로 일군 김 목사를 지난 11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에서 만났다. 설교 때는 청산유수지만 인터뷰 때는 뜻밖에 계면쩍은 모습이다. 사실 자신의 얘기를 한다는 게, 그것도 자랑 섞어 한다는 게, 정치인이 아닌 다음에야 쉽지 않은 일이다. 먼저 소감을 물었다. “그저 하나님의 은혜일 뿐”이란다. 단답형이다. 뭘 물어도 이야기가 길게 이어지는 법이 없다. 그가 명성교회를 세운 건 1980년이다. “25명이 37평짜리 건물에서 예배를 드린 게 시초”다. 그 뒤 5년 만에 등록 교인이 1만명으로 늘었고, 지금은 무려 12만명에 달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규모다. 그의 장점은 뭘까. 본인도, 주변 사람도 균형 감각을 꼽았다. 김 목사는 뜻밖에 이 대목에서 말을 길게 이었다. 이쪽 아니면 저쪽 편을 들어야 하는 세상에서 그는 늘 균형을 주장했다. 그래서 보수에선 진보 편이라 뺨 맞고 진보에선 보수 편이라 욕먹기 일쑤였다. 장학사업이 그 예다. 그는 전남 목포, 전북 군산 등 호남 지역에 줄줄이 장학관을 세웠다. 학비가 부족한 지역 학생들을 무료로 거둬 재워 주고 먹여 줬다. 그는 영남(경북 영양) 출신이다. 당장 쓴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그는 호남과 영남이 같이 발전해야 한다고 믿었고, 믿는 걸 실천했다. 제15대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민’ 것도 비슷하다. 당시 영남 사람으로서는 ‘위험한 행동’이었지만 그는 옳다고 믿는 걸 그대로 행동에 옮겼다. 그 결실이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민간교도소인 경기 여주 소망교도소다. 당시 DJ는 죄수들의 재범률이 높은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이를 김 목사와 상의했다고 한다. 김 목사는 목회자와 교인들이 운영하는 민간교도소라는 의견을 냈고, DJ의 지원에 힘입어 여러 기독교 교단이 참여한 소망교도소의 문을 열 수 있었다. 명성교회는 12일 ‘명성은파포럼 1회’ 행사를 열었다. 은파(恩波)는 김 목사의 호다. 제목에서 보듯 김 목사의 나눔과 섬김의 뒤안길을 되돌아보는 행사다. 포럼은 교육·교정·보건의료·사회 등 4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세션마다 발표자와 평가자를 따로 뒀다. 쏠림을 막고 최대한 공정을 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행사는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현재 하남시장,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 등 정재계, 종교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 지금의 현실, 당신이 만든 망상은 아닐까

    지금의 현실, 당신이 만든 망상은 아닐까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단요 지음/자음과모음196쪽/1만 3000원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소설 세 편의 질문이 결국 하나로 귀결한다. 망상으로 구축한 세계의 실재는 한없이 위태롭고, 언제든 무너질 것만 같은 그 세계에서 인간은 현실과 허구를 분간할 수 있는가. 소설, 평론 등 문학의 안팎에서 전방위적 글쓰기를 하는 작가 단요의 새 소설집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을 서점에서 집어 들었다면 당신은 함정에 빠진 것이다. 가벼워서 과자 까먹듯 후다닥 읽을 요량이었겠지만 이내 작가가 구축한 무겁고 진지하며 철학적인 세계에서 길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책은 소설 세 편과 작가의 에세이 한 편, 그리고 문학평론가 이성민의 해설로 구성됐다. “신의 목소리는 도화지 바깥에서 온다.”(‘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 23쪽) 표제작이기도 한 첫 번째 소설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은 단연 압권이다. 제약회사의 회장 ‘건록’은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그의 신체 중 머리만 남게 됐다. 어떻게든 생명을 유지하고는 있으나 ‘통 안에 든 머리’ 신세일 뿐이다. 신체의 감각이 그리워 ‘목향’이라는 소년에게 자신의 뇌를 연결한다. 그의 회사가 후원하는 고아원에서 자란 목향은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하고 그때마다 건록은 그를 살려 준다. 목향은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건록의 목소리를 하느님의 음성으로 착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목향은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데…. 목향이 함의하는 바는 적지 않다. 건록의 실체를 독자인 우리는 안다. 하지만 목향은 그의 정체를 도무지 알 수 없다. 머릿속에서 울리는 목소리, 역사적으로 우리는 그것을 ‘신’이라고 간주하기로 하지 않았나. 우리가 목향이라면 그것이 신이 아니라는 확신을 과연 가질 수 있겠는가. 인간은 자신의 경험과 감각을 토대로 현실과 거짓을 구분한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처한 조건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는가. 착각이다. 모두의 착각 위에 만들어진 세계를 우리는 실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땅에 사는 인간의 정신은 육신의 부산물이며 지극히 유한합니다. 그러나 가장 뛰어난 성취를 이룬 이는 구원받을 것입니다. 개척자들은 언제나 우리를 눈여겨보고 있으며, 우리를 위한 방주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방주에 타는 이들에게 땅의 육신과 영광은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 땅의 질서에 유혹받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제발!’ 60쪽) 전쟁 이후의 세계에서 사이비 종교 ‘별의 인내자’에 빠진 누나를 찾아가는 두 번째 소설 ‘제발!’과 강력한 마약 성분을 가진 꽃가루로 서서히 붕괴하고 있는 도시 속 주인공의 어지러운 환각을 그린 세 번째 소설 ‘Called or Uncalled’까지, 단요는 ‘지금 이곳’을 살아가는 우리의 세계가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끊임없이 독자에게 상기시킨다. 단요라는 필명 외에 작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사람 한 명, 개 한 마리와 함께 강원도에서 살고 있다는 정보가 전부다. 귀여우면서도 어딘지 그로테스크하게 웃고 있는 다람쥐는 작가의 마스코트다. 2022년 작품활동을 시작해 지난해 문윤성SF문학상, 박지리문학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2024 문학동네신인상’으로 평론가로도 등단했다. 수능과 사교육 시장의 병폐를 지적한 르포 ‘수능 해킹’이라는 책의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하는 것과 강경한 종말론자가 되는 것은 정말로 한 꺼풀 차이인 듯 느껴진다(그 모두가 현 체제 바깥에 있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두 종류의 마음을 조금씩 만족시키고 조금씩 실망시키는 형세로 소설이 완성되었는데, 지금도 그걸 쓰는 입장에서 제어할 수 있었으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올바르게 완성된 글은 언제나 글쓴이의 의지를 떨쳐 내고 한 발짝 더 나아가기 때문이다.”(에세이 ‘토끼-오리가 있는 테마파크’ 175쪽)
  • 뼈에 사무친 기억과 경험…피와 눈물에 젖은 시[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뼈에 사무친 기억과 경험…피와 눈물에 젖은 시[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세상의 온갖 끔찍한 것들이 시인의 뼈에 사무친다. 깊이 아로새겨진 상처 위에 시가 적힌다. 그래서일까. 그의 시에는 얼마간의 피와 눈물이 맺혀 있는 듯하다. 2014년 인스타그램에 공유했던 시를 그러모아 출판한 시집 ‘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영국 시인 이르사 데일리워드(35)를 지난 9일 ‘2024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JCC아트센터에서 만났다. 데일리워드는 시인 외에도 모델,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다. “경험과 기억을 나눈다는 건 무척 중요합니다. 과거에 묻힌 진실을 다시 들추고 그것을 적절히 담아서 사람들에게 전하는 건 우리에게 자유를 안겨 주거든요.” 한국어로 번역된 데일리워드의 책은 시집 ‘뼈’와 자서전 ‘테러블’두 권이다. 둘 다 문학동네에서 나왔다. 특히 ‘뼈’는 끔찍한 경험이 어떻게 아름다운 시로 적힐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보여 준 시집이다. 시인은 기억과 경험에 의존해 시를 직조한다. 표제작인 시 ‘뼈’의 도입부는 독자에게 상당한 충격을 안긴다. “‘울지 마./좀 있으면 너도 좋아할걸’이라고 말한/‘하나’로부터.//…//‘하지만 네 느낌이 너무 좋아서/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어’라는 ‘넷’.” 폭력 이후의 시공간에서 시인은 담담하게 자기 안에 박힌 고통의 조각을 꺼내어 보인다.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는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고 믿어요. 제가 특별한 것 같지만 독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죠. ‘솔직함’은 타인에게 영감을 줍니다. 솔직하게 쓰인 글을 읽는 독자는 지금껏 발견하지 못한 자기의 내면으로 파고들 수 있을 겁니다.” 데일리워드는 종이책을 무대로 활약했던 과거 작가들과 결을 달리한다. 이미지와 짧은 글 중심의 소셜미디어(SNS)인 인스타그램에 시를 발표했고 팔로어들과 문학적 교감을 나눴다. 물론 지금은 종이책으로도 작품이 출간돼 있지만 여전히 인스타그램은 그에게 중요한 플랫폼이다. 이런 지점에서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시를 공유하면서 가볍게 소비하는 한국의 젊은 세대와도 공명한다. “인스타그램은 엘리트주의에 갇혔던 시라는 장르를 대중화시켰습니다. 더 많은 젊은이가 시에 접근할 수 있게 됐죠. 그들은 단순히 시를 소비하는 걸 넘어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1989년 영국의 한 소도시에서 자메이카 출신 어머니와 나이지리아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데일리워드는 독실한 예수재림교 신자인 조부모 밑에서 자랐다. 일찍이 퀴어 정체성을 밝히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팝가수 비욘세의 비주얼 앨범인 ‘블랙 이즈 킹’(Black is King)의 각본을 집필하기도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잠깐 활동했던 그의 시에는 줄루어로 된 문장도 등장한다. 이토록 멀고도 낯선 곳에서 활동하는 시인의 시가 우리에게 뼈저리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형태의 예술이든 인간의 감정과 관계를 다루고 있죠.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리는 예술은 어디서나 모두에게 깊은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시인으로서 저의 역할은 이런 보편성을 계승하는 동시에 제가 좋아하는 것을 토대로 단어들을 새롭게 조합하는 것이겠죠. 저의 시가 새로운 미학과 감각으로 이어지길 희망합니다. 제 글을 본 많은 이가 자신만의 글쓰기를 하면서 점점 관습에 도전하고 그것을 파괴하는 문학을 만들어 내길 바랍니다.”
  • “제가 한 건 없어, 늘 균형감각 유지했죠”…목회 60주년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

    “제가 한 건 없어, 늘 균형감각 유지했죠”…목회 60주년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

    “제가 한 건 없어요. 다 하나님이 시킨 거지요.” 김삼환(79) 명성교회 원로목사가 목회 60주년을 맞았다. 그는 19세 때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전도사의 길을 걸었다. 피어선신학교 생활도 동시에 시작했다. 이후 긴 세월 동안 오롯이 목회자의 길만 걸었다. 올해 설립 44주년인 명성교회를 세계적인 교회로 일군 김 목사를 지난 11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에서 만났다. 설교 때는 청산유수지만 뜻밖에 인터뷰 때는 계면쩍은 모습이다. 사실 자신의 얘기를 한다는 게, 그것도 자랑 섞어 한다는 게, 정치인이 아닌 다음에야 쉽지 않은 일이다. 먼저 소감을 물었다. “그저 하나님의 은혜일 뿐”이란다. 단답형이다. 뭘 물어도 이야기가 길게 이어지는 법이 없다. 그가 명성교회를 세운 건 1980년이다. “25명이 37평짜리 건물에서 예배를 드린 게 시초”다. 그 뒤 5년 만에 등록 교인이 1만명으로 늘었고, 지금은 무려 12만명에 달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규모다. 그의 장점은 뭘까. 본인도, 주변 사람도 균형감각을 꼽았다. 김 목사는 뜻밖에 이 대목에서 말을 길게 이었다. 이쪽 아니면 저쪽 편을 들어야 하는 세상에서 그는 늘 균형을 주장했다. 그래서 보수에선 진보 편이라 뺨 맞고 진보에선 보수 편이라 욕먹기 일쑤였다. 장학사업이 그 예다. 그는 전남 목포, 전북 군산 등 호남 지역에 줄줄이 장학관을 세웠다. 학비가 부족한 지역 학생들을 무료로 거둬 재워주고 먹여줬다. 그는 영남(경북 영양) 출신이다. 당장 쓴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그는 호남과 영남이 같이 발전해야 한다고 믿었고, 믿는 걸 실천했다. 제15대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민” 것도 비슷하다. 당시 영남 사람으로서는 ‘위험한 행동’이었지만 그는 옳다고 믿는 걸 그대로 행동에 옮겼다. 그 결실이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민간교도소인 경기 여주 소망교도소다. 당시 DJ는 죄수들의 재범률이 높은 것에 문제 의식을 갖고 이를 김 목사와 상의했다고 한다. 김 목사는 목회자와 교인들이 운영하는 민간교도소라는 의견을 냈고, DJ의 지원에 힘입어 여러 기독교 교단이 참여한 소망교도소의 문을 열 수 있었다. 명성교회는 12일 ‘명성은파포럼 1회’ 행사를 열었다. 은파(恩波)는 김 목사의 호다. 제목에서 보듯 김 목사의 나눔과 섬김의 뒤안길을 되돌아보는 행사다. 포럼은 교육·교정·보건의료·사회 등 4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세션마다 발표자와 평가자를 따로 뒀다. 쏠림을 막고 최대한 공정을 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행사는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현재 하남시장,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박종철 신원그룹 회장 등 정·재계, 종교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 사운드의 성지 ‘지하’가 열렸다

    사운드의 성지 ‘지하’가 열렸다

    10평 지하 보일러실, 공연장 변신실험적 음악·도전에 열린 공간으로“온몸으로 부딪치는 사운드 느낄 것” ‘사운드’의 성지가 탄생할까.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문을 연 국내 첫 사운드 전문 공연장 ‘사운드 지하’. 33㎡(약 10평) 남짓한 지하 3층 공간에서 전자음악 프로듀서 고담(Go Dam)과 뮤지션 김승혁(Tohal Kyna)이 만들어 낸 전자 사운드가 울렸다. 관객 30여명이 음악인지, 소음인지 불분명한 음계에 ‘노이즈’가 뒤섞인 중독성 있는 사운드를 익숙하다는 듯 즐기고 있었다. 지하 보일러실을 공연장으로 개조해 ‘지하’(JIHA)로 명명한 주인공은 국내 전자음악(일렉트로닉) 1세대 음악가 가재발(54·이진원). 개관 공연 전 만난 그는 “사운드가 온몸을 휘감고 부딪치는 걸 경험할 수 있다”며 “녹음실 환경으로 구현한 공연장은 사운드 왜곡이 거의 없다”고 자부했다. 그는 1년여 동안 건축음향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고 고가의 음향 시스템과 장비를 들여 사운드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한다. 최대 40명의 관객만이 특별한 사운드 체험을 할 수 있다. 그는 K팝 공연에는 대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전자음악 뮤지션들과 사운드 아티스트의 실험적 음악과 도전에 필요한 공연장을 표방한다. 가재발은 잘나가는 K팝 프로듀서였다. 감각적인 테크노 사운드로 2000년대 초중반 전국의 클럽을 강타했던 바나나걸의 ‘엉덩이’가 대표 히트곡이다. 작곡가 방시혁과 가재발이 공동 제작한 프로젝트 그룹 바나나걸은 4개의 앨범을 내며 인기를 끌었다. 박지윤의 ‘성인식’ 등을 리믹스했고 영국에서 발매한 테크노곡은 한국인 첫 차트 1위의 영광을 안겼다. 가재발은 바나나걸 성공 후 대중음악계와 결별하고 전자음악가, 사운드 아티스트로 변신해 왔다. 그는 2008년부터 장재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와 결성한 태싯그룹으로 무대에 서고, 오디오비주얼·사운드아트 축제인 ‘WeSA’(위사·We are sound artists) 페스티벌을 10년째 이어 오고 있다. 가재발이 사운드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사운드 그 자체가 새로운 음악”이라며 “화성이나 가사를 전달하지 않는 소리만으로 새로운 감각을 깨울 수 있다”고 말한다. 전자음악은 음악사에서 계보가 복잡하고 하위 서브 장르가 많기로 유명하다. 영국의 언더월드와 케미컬 브러더스 등 해외에는 상업적으로 성공한 뮤지션도 많지만 국내에서는 소외되기 일쑤인 언더그라운드 장르다. 가재발이 지난 2월 공연한 ‘언리더블 사운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의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됐다. 그와 태싯그룹은 대중과의 소통에 적극 나선다. 지난 5일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의 라이브 프로그램에서 사운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 치밀한 협상가·대왕고래 해결사… 에너지·원전 정책 이끈다[2024 차세대 공직리더 과장열전]

    치밀한 협상가·대왕고래 해결사… 에너지·원전 정책 이끈다[2024 차세대 공직리더 과장열전]

    이경수 에너지정책과장추진력 탁월한 ‘산업부의 칸트’ 문양택 전력산업정책과장까다로운 난제 깔끔히 교통정리 김재은 자원안보정책과장패션 감각도 갖춘 멀티플레이어김영만 통상정책총괄과장협상 과정부터 결과까지 꼼꼼히박정미 FTA정책기획과장미·중·일·러 4대 강국 통상 경력정상용 무역정책과장물류대란 지휘… 유머 감각도 갖춰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라인은 여름과 겨울, 세종에서 가장 분주하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에너지의 안정적 수급과 청정수소, 원자력 발전 수출, 해외 자원 개발 등을 책임진다. 에너지정책실을 1급 대변인 출신 최남호 2차관(행시 38회)이 통솔한다. 통상교섭본부(차관급)는 1998년 외교통상부에 설치됐다가 2013년 산업부로 넘어온 뒤 현재 3차관실로 불릴 만큼 몸집을 키웠다. 미중 패권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 역할을 키워 가고 있는 통상교섭실과 무역투자실, 차관보실을 통상 협상 전문가이자 교수 출신인 정인교 본부장이 지휘한다. 이경수 에너지정책과장 고시 동기(기시 36회·행시 44회) 사이에서 ‘산업부의 칸트’라고 불릴 정도로 일 처리가 꼼꼼하고 루틴을 중시한다. 머리 회전이 빠르고 추진력이 탁월하다. 원전부터 석유, 자원 개발, 재생에너지 정책은 모두 그의 손을 거친다. 에너지뿐만 아니라 산업, 연구개발(R&D), 통상에도 전문성을 갖췄다. 주캐나다 대사관과 대통령실 파견 근무를 했다. 에너지 안보 확보와 무탄소에너지(CFE) 대전환을 위한 글로벌 작업반 출범을 추진 중이다. 문양택 전력산업정책과장 얽히고설킨 갈등을 깔끔히 교통 정리하는 해결사이자 자타공인 에이스이다. 전력산업과 서기관 시절에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갈등을 중재했다. 현재 전력피크에 대응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온화한 인상, 매너 있는 말투와 달리 논쟁적인 이슈를 피하지 않고 치밀한 논리로 상대를 설득해 낸다. 최근엔 짬을 못 내지만 스타크래프트 게임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후문이다. 남명우 재생에너지정책과장 새벽 운동을 끝내고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 일을 찾아서 하는 ‘에너자이저’다. 시야가 넓고 핵심을 꿰뚫는다. 산업과 에너지 분야를 섭렵한 하이브리드형 인재란 평가다. 인사팀장과 방문규 장관 비서실장 등을 거쳤다. 올 들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공급망 강화 전략’, ‘해상풍력 경쟁입찰 로드맵’ 등 굵직한 정책을 연이어 발표해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았다. 김범수 수소경제정책과장 세심하고 꼼꼼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과원들을 적재적소에 쓰는 용병술이 뛰어난 ‘산업부의 히딩크’다. 산업과 에너지, 무역통상, 기획조정실 등을 거쳐 업무 이해도가 남다르다. 청정수소에 대한 법적 기준과 인증 체계를 담은 ‘청정수소 인증제’ 시행을 주도했다. 또 한일 수소협력 대화의 물꼬를 트고, 사우디아라비아와는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를 체결하는 등 수소 공조를 넓히는 데 일조했다. 김재은 자원안보정책과장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맡아 올해 세종청사 ‘13동’에서도 가장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책임감이 강하고 한번 옳다고 생각하면 밀어붙인다. 산업과 에너지, 지역균형발전 업무 경험을 가진 멀티플레이어다. 전기통신제품안전과장 시절 일부 제품의 KC마크 표시 면제 등을 담은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개정을 주도해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었다. 평상시에도 옷을 멋들어지게 입는 편이다. 문상민 원전산업정책과장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실(2017~19년)과 산업부 장관실(2016~17년·주형환 장관) 등을 거쳐 시야가 넓고, 반도체·자동차과 등 핵심 과를 거친 ‘전략통’이다. 현안 해결 능력이 뛰어나고 소통이 원활해 현안이 생길 때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구원 투수’다. 반도체와 자동차과 등을 거치며 주력 산업에 대한 지원 정책을 뒷받침했다. 윤석열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 중 하나인 원전 정책을 총괄한다. ‘잘 놀아야 일도 열심히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고 직원들과의 네트워킹에도 진심이다. 김영만 통상정책총괄과장 국내외 이해관계자들과 지치지 않는 협의로 합의를 도출하고 성과를 끌어낸다. 결과는 물론 과정까지 놓치지 않는 ‘치밀한 협상가’다. 무역안보정책과장 때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에 대응했고, 자유무역협정(FTA)상품과장 때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관세 철폐 협상을 타결시켰다. 홍보실에도 몸을 담아 기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윤선영 신통상전략과장 통상 분야의 미래 먹거리인 공급망·디지털·기후에너지 등 새로운 이슈를 책임진다. 평소엔 차분하고 신중하나 임무가 생기면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끝까지 해낸다. ‘만렙 친화력’으로 관계기관, 언론, 학계에서 폭넓은 인맥을 자랑한다. 정보력과 판단력이 뛰어나 ‘인사이트 퀸’으로도 불린다. FTA이행과장 때 13개의 FTA를 총괄했다. 지난해 말 신설된 신통상전략지원관실의 첫 번째 정책과장을 맡아 조직·예산·업무 등 운영 전반을 챙기며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정근용 통상협력총괄과장 탁월한 친화력으로 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마당발’이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후배들이 가장 따른다. 업무 추진에 있어서는 불필요한 업무는 과감히 정리하고 필요한 업무에 집중한다. 광물자원팀장 시절 핵심 광물 확보에 초점을 맞췄던 경험을 토대로 올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순방에서 경제외교 부문 실무를 총괄했다. ‘K실크로드’ 전략을 구체화하고 실현하는 데 기여했다. 박정미 FTA정책기획과장 주러시아상무관, 동북아통상과장 등 미·중·일·러 4대 강국에 걸친 통상 경력을 지녔다. 특히 2007년 한미 FTA 체결 당시 최대 쟁점이던 자동차 분야 협상 실무를 맡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개발학을 전공한 이력을 바탕으로 몽골, 조지아, 탄자니아 등 신흥국과의 경제동반자협정(EPA) 업무를 맡았다. 지난해엔 대통령실 파견 근무를 하며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산업전략을 맡아 실물경제와 연계한 통상전략 기획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박근오 FTA협상총괄과장 에콰도르와의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한·걸프협력이사회(GCC) FTA, 한·아랍에미리트(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등 지난해 굵직한 협정들이 그를 거쳤다. 조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포함된 전기차 보조금 제도로 국내 자동차·배터리업계의 긴장이 높아졌을 때 미 행정부와 만나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고 정부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매주 10㎞ 달리기를 하고 아직까지도 매년 수능 수학 문제를 풀어 본다. ‘천재과’다. 김호철 통상법무기획과장 외교통상부 시절부터 한미 FTA, 도하개발어젠다(DDA) 등 굵직한 협상을 도맡았다. 미국 변호사 자격증, 서울대 법학 박사 등 법무 분야 전문성도 갖췄다. 지금도 짬을 내 논문을 쓰는 학구파다. 올해에도 ‘산업의 디지털 전환, 글로벌 지정학과 통상협상 신의제 검토’로 제17회 심당학술상을 받았다. 2014년 WTO과장 때 20년 동안 미뤄졌던 쌀 관세화를 유예기간 만료 직전 이뤄 냈다. 2019년 주영 대사관 근무 시절 히드로공항 출입국 절차 간소화를 달성해 적극행정상을 받았다. 정상용 무역정책과장 민주노총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어났던 2022년 유통물류과장으로 물류대란 대응의 최전선을 맡았다. 전통시장과 슈퍼마켓,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를 끈질기게 설득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배송 허용을 추진하는 등 유통 규제 개선에 물꼬를 튼 것도 그다. 새벽에 가장 먼저 출근해 청사의 환경미화원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소문이 있을 만큼 성실함과 소탈함이 강점이다. 유머도 출중해 김종주 산업공급망정책과장과 함께 산업부의 ‘개그맨 투톱’으로 통한다. 이민영 투자정책과장 규제 개혁, FTA 등을 담당하고 UN 무역개발회의에 파견되는 등 국내법과 국제 통상에 능한 글로벌 무역 전문가다. 외국인 투자자의 말에 숨어 있는 ‘한 끗 차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지금도 퇴근한 뒤 외국어 공부를 한다. 외국인 투자 촉진 시책을 만들었다. 어린이날 부원의 자녀를 위해 직접 포장한 선물을 나눠 줄 만큼 섬세하고 따뜻한 리더다. 김정예 무역안보정책과장 2022년 규제개혁법무담당관 시절 산업부의 4대 산업규제 혁신방향을 수립하는 등 산업부의 규제 개혁 ‘호민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기업들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유전자변형생물체의 중복 위해성 심사 해소, 천연가스 배관망 운영 정보 공개 등 이전까지 규제로 분류되진 않았지만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숨은 규제들을 발굴했다. 밀양 송전탑 태스크포스(TF)에서 여야 및 이해관계자의 가교 역할을 맡는 등 소통에 강점을 보였다. 김진수 무역위원회 무역구제정책과장 수평적으로 소통하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갖췄다. 통상과 환경, 산업 분야의 주요 업무를 거쳤고, 신남방통상정책 수립에 관여했다. 이차전지산업 활성화 계획의 초안을 구상하는 등 굵직한 과제도 무리 없이 수행했다. 러시아와 미얀마에서 근무했다. 2021년 주미얀마 대사관 시절 쿠데타를 겪은 경험을 엮어 ‘상무관과 함께하는 미얀마 경제 여행’으로 출간했다.
  • 김민규, KPGA 첫 ‘10억 클럽’ 가입할까…KLPA선 11번째 탄생

    김민규, KPGA 첫 ‘10억 클럽’ 가입할까…KLPA선 11번째 탄생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단일 시즌 누적 상금 10억원의 벽을 돌파하는 선수가 나올까. 올해 2번 우승을 일구며 상금 8억 7666만원의 김민규(23)가 KPGA 투어 16번째 대회인 ‘골프존·도레이 오픈’에서 10억원 돌파에 도전한다. 12일부터 15일까지 골프존카운티 선산(파72·7135야드)에서 열리는 대회에 138명이 출전한다. 올해 대회는 지난해보다 총상금이 3억원 증액된 10억원, 우승 상금은 2억원이다. 김민규가 우승하면 상금 2억원을 보태 KPGA 사상 처음 상금 10억원을 돌파하게 된다. 준우승을 차지하면 상금 1억원을 보태도 10억원에는 이르지 못한다. 하지만 이후 6개 투어가 남아 있어 김민규의 시즌 상금 10억원 클럽 가입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규가 골프존·도레이에서 단독으로 9위 이상을 차지하면 가까스로 9억원을 넘게 된다. 대회의 9위 상금은 2400만원이다. 9억원 돌파도 KPGA 투어 사상 처음이다. 1958년 국내에서 프로 골프 대회가 처음 시행된 이후 남자 선수의 단일 시즌 상금 10억원 돌파가 여태 나오지 않았다. ‘10억원 클럽’에 가입한 선수가 탄생하지 않은 것은 남자 선수들의 선두 경쟁이 치열한 탓도 있지만 투어 대회도 20여개로 적고, 전체 대회의 총상금도 200억원가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대회와 상금이 더 많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2014년 김효주(29)가 이미 10억원의 벽을 깼다. 지난 8일 KB금융스타 챔피언십에서 8위를 차지한 박지영(28)도 KLPGA 투어 11번째로 ‘10억 클럽’에 가입한 것이다. 상금 랭킹 1위 김민규의 우승을 저지할 도전자로는 제네시스 포인트 5378점으로 선두를 달리는 장유빈(22)이 꼽힌다. 올 시즌 군산CC 오픈에서 우승한 장유빈은 톱5에 7차례 진입하는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김민규(4827점)보다 551점 앞선 장유빈이 4위 이상을 유지하면 제네시스 포인트 1위를 지킬 수 있다. 이 대회 우승자에겐 1000점, 준우승자에겐 600점, 3위는 520점, 4위는 450점이 주어진다. ‘디펜딩 챔피언’ 정찬민(25)도 최근 샷 감각이 살아나고 있다. 지난 10일 끝난 신한동해오픈부터 샷감을 되찾으며 3라운드에서는 9언더파를 몰아치는 등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타이틀 방어 가능성도 한층 높아진 것도 관전 포인트다.
  • 이탈리아 디자인 가구 브랜드 까시나, 샬롯 페리앙 컬렉션 출시 20주년 전시 개최

    이탈리아 디자인 가구 브랜드 까시나, 샬롯 페리앙 컬렉션 출시 20주년 전시 개최

    샬롯 페리앙 컬렉션 출시 20주년을 기념하여 9월 4일부터 10월 6일까지 까시나 삼청에서 <20 Years of The Charlotte Perriand Collection - The Voyager> 전시를 개최한다. 현대 디자인 역사의 거장인 샬롯 페리앙은 전통적인 디자인 코드를 탈피하여 혁신적인 라이프스타일과 주거 문화를 정의한 인물로 20세기 초부터 실내 디자인의 미적 가치를 대대적으로 혁신하며 일상에 대한 현대적 감각을 불러일으킨 문화적 아방가르드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샬롯 페리앙과 까시나는 오랜 시간 인연을 맺어왔다. 1964년, 까시나는 르 코르뷔지에, 피에르 잔느레, 샬롯 페리앙이 디자인한 첫 네 가지 모델의 전 세계 독점 생산권을 획득하며, 디자인 아이콘을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오늘날 ‘ iMaestri 컬렉션’의 탄생을 이끌었다. 또, 2004년부터는 페리앙의 딸이자 유일한 상속자인 페르넷 페리앙-바르삭과 긴밀히 협력하여 ‘샬롯 페리앙 컬렉션’을 발표하며 디자이너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조명하기도 했다. 이번 샬롯 페리앙 컬렉션 20주년을 맞아 까시나는 페리앙의 작품 세계를 기념하기 위해 독점적으로 선보이는 모델들과 기존의 아이콘들을 재해석한 새로운 버전을 전시한다. 기능성과 미적 요소를 결합한 ‘누아쥬 아 플롯’(Nuage À Plots) 책장과 같은 대표적인 작품이 소개된다. 이 책장은 페리앙의 모듈성 개념에 따라 사용자 요구를 충족시키는 기능성과 아름다움을 결합한 모델이다. 페리앙은 1950년대 중반 누아쥬 시리즈의 책장과 수납 가구 개념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2012년부터 까시나에 의해 재발표되었다. 누아쥬 아 플롯은 바닥에 두거나 벽에 고정할 수 있는 책장으로, 선반과 수직 요소들이 타이 로드와 평형 베어링으로 연결되어 있다. 2021년에 소개된 새로운 버전은 샬롯 페리앙의 딸이자 유일한 상속자인 페르넷 페리앙-바르삭과 긴밀히 협력한 결과물이다. 또, 이번 전시에서는 샬롯 페리앙의 초기 디자인을 페르넷 페리앙과 까시나가 함께 협업하여 재해석한 전 세계 30개 한정으로 출시된 ‘테이블 몬타’(Table Monta)를 선보인다. 몬타는 유려한 윤곽이 돋보이며, 천연 소재인 대리석 특유의 내추럴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제품으로, 까시나의 정교한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다. 그녀의 다른 대표작인 ‘타부레 버거’(Tabouret Berger), ‘타부레 메리벨’(Tabouret Méribel) 스툴과 ‘뷰로 부메랑’(Bureau Boomerang), ‘멕시크’(Mexique)테이블도 함께 선보인다. 이 스툴은 이름 그대로 양치기들의 스툴에서 영감을 받은 모델로, 1955년 도쿄에서 열린 ‘예술의 종합’ 전시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우아한 다리 디자인이 특징이며, 월넛, 내추럴 오크, 블랙 오크 등 세 가지 마감의 목재로 제작되었다. 아울러, 전시에서는 페리앙과 함께 디자인 여정을 걸어간 아방가르드 모더니스트들의 서적, 그녀의 초기 고민과 과정을 담은 아카이브, 모든 작품을 아우르는 카탈로그, 그리고 그녀의 인간적이고 소박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사진들도 함께 소개된다. 이번 행사는 까시나 파리 생제르맹, 런던, 리옹, 서울, 마이애미 등 전 세계에서 엄선된 매장에서 열린다. 까시나의 윤희원 한국총괄은 “올해는 페리앙 단독 컬렉션의 20주년을 기념하는, 까시나에는 큰 의미가 있는 해”라며 “서울은 아시아를 대표하여 이번 전시의 첫 번째 주자가 됐는데 이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까시나는 한국 시장에 대한 존중과 애정을 보여드리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가 페리앙의 디자인 철학과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페리앙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이 이번 전시를 통해서 그녀의 업적에 다시 한번 감동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류준열, 이번엔 ‘이 여배우’와 함께…美뉴욕서 포착

    류준열, 이번엔 ‘이 여배우’와 함께…美뉴욕서 포착

    배우 류준열과 정수정이 US 오픈 결승전에서 포착돼 화제를 모았다.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사진과 영상에 따르면 류준열과 정수정은 미국 뉴욕의 빌리 진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관람석에 나란히 앉아 결승전을 지켜봤다. 이날 류준열은 흰 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그 위에 스웨터를 입은 상태였다. 정수정 역시 하얀 카디건을 두르며 두 사람은 패션 감각을 뽐내고 있었다. 이들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담소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주위에는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스파이더맨’ 앤드류 가필드 등이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랄프 로렌 앰배서더로 이날 컬렉션쇼에 참석한 뒤 랄프 로렌이 후원하는 US오픈 결승전 경기까지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웃으며 경기를 보던 둘은 함께 일어나 박수를 치기도 했다. 한편 올해 영화 ‘외계+인’ 2부와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쇼’를 선보인 류준열은 차기작으로 연상호 감독의 영화 ‘계시록’에 출연한다. 정수정은 최근 tvN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에 출연했다.
  • 미술관·박물관 ‘풍성한 식탁’ 놓치지 마세요

    미술관·박물관 ‘풍성한 식탁’ 놓치지 마세요

    추석 연휴 이미 ‘풍성한 식탁’이 차려진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는 것은 어떨까. 이달 초 열렸던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로 세계 미술계의 관심이 한국에 집중된 시기에 발맞춰 굵직한 전시가 대거 개막했기 때문이다. 이름만으로도 배부른 전시를 소개한다. ●아시아 여성 미술의 의미 재조명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1960년대 이후 아시아 11개국 주요 여성 미술가들의 작품을 조망하는 대규모 기획전시 ‘접속하는 몸-아시아 여성 미술가들’전을 내년 3월 3일까지 연다. 신체성의 관점에서 신체가 가지는 소통·접속의 가치에 주목하고 아시아 여성 미술이 가지는 동시대적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백남준 작가 부인 구보타 시게코의 ‘뒤샹피아나: 계단을 내려오는 나부’를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다. 인도네시아 작가 멜라티 수료다모의 작품 ‘지워 버려, 하지만 눈물은 지우지 마! 지워!(3)’의 경우 마련돼 있는 지우개로 관람객들이 작품을 지우는 퍼포먼스에 참여할 수 있다. 17일은 휴관. ●서울시립미술관 4곳 연결한 소장품전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 본관, 북서울미술관, 남서울미술관, 미술아카이브 4곳의 공간을 연결해 대규모 소장품전인 ‘세마(SeMA) 옴니버스’를 연다. 소장품을 과거에 묶어 두지 않고 새로운 현재적 의미를 만들며 역동성을 제시하는 전시다. 특히 오는 11월 17일까지 서소문 본관에서 열리는 ‘끝없이 갈라지는 세계의 끝에서’는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 가상과 현실, 인공지능(AI)과 신체 등 기술과 사회 변화에 조응하는 매체가 만들어 내는 우리 시대 매체·미디어의 다층적 구조를 보여 준다. 연휴 기간 내내 문을 연다. ●한국계 작가 아니카 이 개인전 용산구 리움미술관은 한국계 미국인 작가 아니카 이의 아시아 미술관 첫 개인전 ‘또 다른 진화가 있다, 그러나 이에는’을 12월 29일까지 선보인다. 작가는 ‘박테리아, 냄새, 튀긴 꽃’처럼 유기적이고 일시적인 재료를 사용해 인간의 감정과 감각을 예민하게 포착한다. 16~17일은 휴관이다. ●대구간송미술관 국보·보물 총출동 비단 서울에만 좋은 전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대구미술관은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집트 출신 작가 와엘 샤키의 전시를 마련했다. 한국 국공립미술관에서 선보이는 그의 첫 개인전으로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기회다. 샤키는 한국의 구전설화와 전래동화를 판소리로 재해석한 신작 영상 ‘러브 스토리’도 선보인다. 내년 2월 23일까지.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 ‘여세동보’전에는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국보와 보물이 총출동했다. 훈민정음 해례본과 신윤복의 ‘미인도’,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등을 선보인다. 오는 12월 1일까지. 대구미술관은 17일과 19일 휴관하고 대구간송미술관은 17일 휴관한다. ●뭉크전, 19일 ‘105일 대장정’ 마쳐 추석 연휴 이후 폐막이 예정돼 있어 이번 연휴 기간에 놓치지 말고 꼭 봐야 할 전시도 있다.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은 오는 19일 105일간에 걸친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뭉크의 초기작부터 말년 작품까지 140점을 14개 섹션으로 나눴다. 이 중 개인 소장자에게서 모은 작품이 126점에 달하며 전 세계 23곳에서 온 작품들이 한데 모여 있다. 명절 당일인 17일은 물론 기존 휴관일이었던 월요일(16일)에도 문을 연다. ●메소포타미아 문화유산 감상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 전시는 오는 29일 폐막한다. 2022년 7월 시작된 전시는 메소포타미아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는 국내 최초 상설전시로 화제가 됐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주요 성취를 문자, 인장, 종교, 초상미술 등을 접점으로 구성했다. 17일만 문을 닫는다.
  • 이수근 “젊은것들이 일은 안 하고 MBTI 따져…이러면 안 된다” 분노

    이수근 “젊은것들이 일은 안 하고 MBTI 따져…이러면 안 된다” 분노

    개그맨 이수근이 성격유형검사(MBTI)를 언급한 출연자에게 발끈했다. 지난 9일 방송된 KBS Joy 예능물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서로 다른 성향이 고민이라는 동갑내기 부부가 사연자로 출연했다. 이날 아내는 “남편과 성향이 완전 반대다. MBTI도 다 반대”라고 말했다.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자신과 달리 객관적인 남편 때문에 사소한 다툼을 벌인다는 것이다. 이에 이수근은 “MBTI는 나약한 인간들이 만들어 낸 것”이라며 “성향이라는 건 서로 맞춰가야 하는데 단정을 짓는다. 그럼 안 된다”고 발끈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MBTI 따지는 거 대한민국밖에 없다. 젊은것들이 일은 안 하고 MBTI나 따지고 있다. 성향이라는 건 맞춰가는 거다”고 조언했다. 옆에서 이를 듣던 MC 서장훈도 “나는 이수근이 이 얘기할 때 가장 웃기다”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수근은 “‘난 이런 성향이니까 침범하지 마’라고 단정을 짓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런 것에 너무 의미를 두고 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MBTI는 1944년 스위스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의 심리학 모델을 근거로 개발된 성격유형 검사 도구다. 검사자를 내향(I)·외향(E), 직관(N)·감각(S), 감정(F)·사고(T), 인식(P)·판단(J) 4가지 분류 기준에 따라 16가지 성격유형 중 하나로 구분한다. 흔히 사람들이 사용하는 온라인 MBTI 검사는 60문항으로 본인이 직접 설문에 응답하는 방식이다.
  • 경북 포항시, 신임 정무특보에 서재원 전 포항시의회 의장 임용

    경북 포항시, 신임 정무특보에 서재원 전 포항시의회 의장 임용

    경북 포항시가 신임 정무특보로 서재원(65) 전 포항시의회 의장을 임용했다고 10일 밝혔다. 서 특보는 제3~5대, 제7~8대까지 포항시의원으로 의정 활동을 펼쳤고, 2018년 제8대 포항시의회 전반기 의장과 제8대 전반기 경북시군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포항시는 서 특보가 20년간 포항시의회에서 쌓은 정무 감각과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 정책 수립 및 대시민 소통 등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시는 이날 안종일(42) 신임 투자정책전문관도 임용했다. 안 전문관은 영국 바톤 페버릴 컬리지를 졸업하고,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낸 입법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 산업 다변화와 신사업 성장 동력화보를 위한 정책 개발, 국회 입법 등 지원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 역할을 맡는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5선 의원의 경력을 바탕으로 대외적 가교역할과 균형 있는 시정 발전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 우여곡절 타향살이 ‘천안시민의 종’…7년 만에 시민 품으로

    우여곡절 타향살이 ‘천안시민의 종’…7년 만에 시민 품으로

    청사 개발에 6년간 보관료 주며 임시 보관음력 8월8일 ‘천안시민의 날’ 시민품으로 개발사업에 떠밀려 타지에서 임대료를 지급하며 보관해오던 충남 천안의 ‘시민의 종’이 7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천안시는 10일 시청사 일원 종각 앞에서 ‘천안시민의 종’ 이전·설치를 마치고 준공식을 개최했다. 무게 18.75t, 높이 2.88m, 구경 2.14m의 ‘천안시민의 종’은 지난 2005년 13억 9700만원(범종 6억 9700만원, 종각 7억원)을 들여 동남구청사 388㎡ 용지에 건립됐다. 시민들은 ‘2016년 12월까지 해마다 새해 첫 타종식과 광복절, 제야행사 등으로 화합과 안녕 등을 기원했다. 그러나 2017년부터 시작된 동남구청사 복합개발사업에 떠밀려 그해 종각은 4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돼 해체됐다. 갈 곳을 잃은 ‘천안시민의 종’은 충북 진천의 한 사찰에 매년 400만원이 넘는 보관료를 주고 임시 보관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었다. 시는 여론 수렴 등을 거쳐 시청사 일원으로 이전 장소를 선택했다. 특별조정교부금 6억원을 포함한 19억9000만원을 들여 피라미드 모양의 현대적 감각을 갖춘 종각도 새롭게 조성했다. 7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10일은 ‘천안시민의 날’이다. 시는 태조 왕건이 930년 천안도독부를 설치한 음력 8월 8일 천안시민의 날로 지정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앞으로 천안시민의 종은 천안시의 밝은 미래와 시민 모두의 행복과 번영을 위해 끊임없이 종소리를 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 온 가족 신명나게, 연인과 오붓하게… 4色 무대 ‘강추’

    온 가족 신명나게, 연인과 오붓하게… 4色 무대 ‘강추’

    추석 연휴가 오는 14일부터 닷새간 이어진다. 오랜만에 가족·친지를 만나 회포를 풀고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운 뒤에는 공연장을 찾아 마음의 양식을 쌓는 건 어떨까. ‘휘영청 둥근 달’ 명절엔 역시 국악세태가 변했다고 해도 명절 분위기를 돋우기에는 전통 공연이 제격이다. 국립국악원은 추석 당일인 17일 오후 7시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에서 ‘휘영청 둥근 달’을 공연한다. 궁중 행진음악인 ‘대취타’, 풍년을 기뻐하는 뜻을 담은 ‘경풍년’, 구전 노래인 민요 등 다채로운 국악의 매력을 선보인다. 추석을 대표하는 놀이 ‘강강술래’, 신명 나는 장단과 화려한 몸동작이 특징인 ‘판굿’도 만날 수 있다. 소고춤과 장구춤이 가세해 한층 풍성한 무대를 선사한다.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창작극도 있다.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이수자이자 소리꾼, 배우, 작창가 이자람의 창작 판소리 ‘노인과 바다’가 오는 13일과 14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동명 소설을 각색해 판소리로 만든 작품으로 2019년 두산아트센터에서 초연된 이래 영국 런던 등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국립극단이 민간 우수작을 다시 선보이는 ‘2024 기획초청 Pick크닉’ 선정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서울예술단 창작 가무극 ‘금란방’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술과 소설이 금지된 억압의 시대에 비밀 공간인 금란방에서 벌어지는 얘기다. 불합리한 금기에 맞서 할 말은 하고 살겠다는 여성과 서민들의 굳은 의지가 시끌벅적한 소동극의 형태로 펼쳐진다. 배우와 관객이 함께 어울리는 현대판 마당놀이의 흥겨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이다. 오는 29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 대학로 가서 ‘고도’를 기다려 볼까대학로 나들이를 계획한다면 사뮈엘 베케트의 명작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마주한 코미디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를 추천작으로 꼽을 만하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분장실에서 주인공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의 대역 배우 두 명이 예술, 인생, 연극 등을 주제로 나누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진지한 대화가 원작과는 다른 매력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관록의 배우 이순재와 최민호, 곽동연 등 젊은 배우들이 호흡을 맞춘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개막해 오는 12월 1일까지 공연한다. ‘빨간부츠’ 남자들한테 반해 볼래뮤지컬도 빼놓을 수 없다. 80㎝ 길이의 빨간 부츠를 신은 남자 배우들이 등장하는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뮤지컬 ‘킹키부츠’가 국내 초연 10주년을 맞아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초연부터 롤라 역을 맡아 흥행 돌풍을 일으킨 강홍석을 비롯해 터줏대감 배우들이 이번에도 대거 출연해 기대를 모은다.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오는 11월 10일까지 만날 수 있다. 귀로 듣는 ‘센과 치히로’는 어때?온 가족이 즐길 만한 클래식 공연도 풍성하다. 오는 1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일본 영화음악 작곡가 히사이시 조의 영화음악을 모은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 2024’가 열린다.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웃집 토토로’, ‘천공의 성 라퓨타’ 속 OST를 오케스트라 연주로 들을 수 있다. 오는 15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영화 ‘해리포터’, ‘인터스텔라’, ‘어벤져스’에 등장하는 주제곡을 감상할 수 있는 ‘시네마 오케스트라 슈퍼콘서트 인 추석 위드 또모’ 공연이 열린다.
  • 덜어 내니 보이네, 일흔에 꿰뚫은 핵심

    덜어 내니 보이네, 일흔에 꿰뚫은 핵심

    “사람은 사물을 볼 때 핵심적인 것만 봅니다. 본성적으로 그런 시선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죠. 그걸 찾고 싶은 거예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지난 5일 만난 미술계 원로 강요배(72) 작가는 여전히 연구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오랜 세월 화업을 이어 온 작가임에도 그는 “작품에서 불필요한 것을 빼내려고 2차, 3차로 노력해도 못 빼 버릴 때가 있다”며 “보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알아보기 때문에 쉬운데 작품을 만드는 사람은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세종문화회관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층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 동시에 열리는 호반미술상 수상작가전 ‘바람 소리, 물소리’에도 이런 고민이 녹아 있다. 총 91점의 작품을 바라보다 보면 그가 말한 게 무엇인지 이해가 된다. 작품 ‘바비가 온 정원’은 휘몰아치는 거센 비바람에 휘어지고 서로 경계가 허물어진 나무들이 연상된다. 굳이 설명을 듣거나 제목을 보지 않아도 단숨에 알 수 있다. 강 작가를 제주 4·3항쟁의 대표 작가로 부르기도 하지만 그의 일부일 뿐 전부가 될 수 없다. 그는 “전체 2800여점 정도의 작품이 있는데 그중에 한 70~80점 정도만 4·3과 관련된 것”이라며 “4·3을 잊어버린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연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 강요배가 날카롭고 첨예한 감각으로 역사적인 사건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화폭에 담아 왔다면 1992년 제주로 귀향하면서부터는 자연과 공명하며 자연 그대로를 온몸으로 체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도 그의 신작을 포함해 제주의 바다와 바람, 산과 들, 꽃과 새 등 자연 그대로를 역동적으로 담아낸 작품들로 구성됐다. 높이 6.7m에 달하는 ‘폭포 속으로’ 등 그의 대작을 마주하노라면 관객 자신이 그 자연 속에 존재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동시에 일흔이 넘은 작가가 거대한 화폭을 넘나들며 춤을 추듯 그려내는 과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 과정에서 빗자루, 종이 구긴 것 등이 붓을 대신하기도 한다. 그는 “붓은 얌전해서 표현이 잘 안 된다”고 말한다. ‘본성화돼 있는 감수성’에 호소하는 그의 그림에는 오랜 시간 작가가 대상을 바라보고 마침내 토착화하는 과정이 담겼다. “정들이지 않은 것은 그릴 수 없어요. 시간성이 결합해야만 비로소 나오는 것들이 있죠. 그래서 나는 구경꾼이 될 수 없습니다.” 전시는 오는 22일까지.
  • 新관료 전성시대… 재계서 활약하는 산업부 차관 출신들

    新관료 전성시대… 재계서 활약하는 산업부 차관 출신들

    #사례 1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거쳐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을 지낸 우태희(62) 효성중공업 사장은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임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가졌다. 지난 3월 이 회사 대표로 취임한 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에서 우 사장은 상반기 실적 등 경영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공유했다. #사례 2 산업부 차관,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을 거쳐 올해 2월 한국무역협회로 옮긴 이인호(62·행정고시 31회) 부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IFA 2024’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IFA 측으로부터 콘퍼런스 연사로 초청을 받았다. 재계 곳곳에 포진해 있는 산업부 차관 출신들이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며 ‘신(新) 관료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과거에도 전직 차관 등 관료 출신이 경제단체, 공기업 수장으로 오는 경우는 많았지만 민간 기업으로도 활동반경을 넓히는 분위기다. 특히 ‘변압기 3대장’으로 불리는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에는 산업부 차관 출신들이 모두 한자리씩 꿰차고 있다. 행시 25회로 이명박 정부 시절 지식경제부(현 산업부) 2차관을 지낸 조석(67) HD현대일렉트릭 사장은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거쳐 2019년 말 민간 기업으로 왔다.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해 5년째 HD현대일렉트릭을 이끄는 조 사장은 수익성 위주로 선별 수주 전략을 꾀하면서 체질 개선에 집중해 적자 상태의 회사를 흑자 기업으로 바꿔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행시 27회 수석 합격자인 우 사장은 에너지, 통상 정책 전문가로 박근혜 정부 시절 산업부 2차관을 지냈다. 2020년부터 4년간 대한상의 상근 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산업계 인사와의 네트워크도 다졌다. 그간 엔지니어 출신 CEO들이 회사를 이끌어 온 효성중공업 내에서는 “아이디어가 많은 우 사장은 전임자들과는 확실히 결이 다른 것 같다”는 얘기도 들린다. LS일렉트릭은 2013년 산업부 1차관을 지낸 김재홍(66·26회) 전 코트라 사장을 지난해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산업부 차관 출신의 정만기(65·27회) 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도 지난 3월 효성첨단소재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재계 관계자는 “변압기 등 대형 중전기 업체들의 경우, 노후 설비의 교체 수요가 급증하는 미국 시장이 주력이다 보니 산업부 사정에 밝고 글로벌 감각이 있는 리더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이런 게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산업부 차관 출신들이 기업 CEO로 가는 경우가 없진 않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 산업부 차관을 지낸 김종갑(73·17회) 한양대 특훈교수는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사장과 한국지멘스 회장을 지냈다. 조환익(74·14회) 전 차관도 코트라·한국전력공사 사장을 거쳐 풍력발전업체 유니슨 회장을 지냈다.
  • 서예가로 돌아온 송하진 전 전북지사…한글이 주인되는 K-서예 주창

    서예가로 돌아온 송하진 전 전북지사…한글이 주인되는 K-서예 주창

    “한글이 주인이 되는 ‘K-서예’는 우리 서예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정가이자 정치가였던 송하진(72) 전 전북지사가 서예가로 돌아왔다. 2022년 6월 재선의 전북도지사를 끝으로 정계를 떠난 뒤 2년 2개월만이다. 아호는 ‘푸른돌’이란 의미의 취석(翠石). 취석이 ‘거침없이 쓴다’를 주제로 큰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한국서예계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초대전을 연다.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9월 25 부터 10월 1일), 전주 현대미술관(10월 11~11월 10일)에서 독특한 형상성과 조형성을 끊임없이 추구해온 작품 105점을 선보인다. 전시에 앞서 서예의 대중성과 한국성, 그리고 세계성을 고민해온 작품 220점을 수록한 작품집도 발간했다. “이번 초대전은 결코 제 글씨를 자랑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초지능·초연결 시대, 한자와 한문보다 한글과 영어의 사용 빈도가 높아진 시대에 흔들리는 한국서예가 가야 할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변화와 활력을 도모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취석은 한국서예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로 ▲과거의 법칙이나 형식, 틀 등 인습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거침없이 쓰는 서예 ▲세계의 수많은 언어 중에 한글이 주인되는 서예 ▲한글의 어순에 맞게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쓰는 서예 ▲한국적 느낌과 분위기가 우러나는 한국성을 추구하는 서예를 제시했다. 그는 이번 초대전과 작품집에서 작품의 다양성과 대중성을 향한 노력이 돋보이는 거침없이 쓰는 서예, 한글이 주인되는 서예, 오른쪽 서예, 한국성을 추구하는 서예를 실천했다. 취석이 서예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것은 누구보다도 ‘서예사랑꾼’이기 때문이다. 서예를 서예계 안에서만 바라보기보다는 서예계 밖에서 대중과 함께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에 서예의 위상은 어떠하며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다. 그는 50대 중반까지는 여느 서예가와 마찬가지로 중국서예가들의 비첩을 주로 공부하였다. 그러나 정치의 길에 들어서면서 서예에 대한 생각이 크게 바뀌게 되었다. 대중들이 서예를 접할 때마다 잘 알지 못하는 한자 한문과 어순 때문에 매우 당황해하고 부끄럽게까지 느끼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서예도 일반시민이 쉽게 접근하여 즐기는 예술이 될 수는 없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한 동기다. 취석의 이런 고민은 많은 예술 장르 가운데서 정신적 가치가 가장 높다고 믿어온 서예가 현대에 와서 그 가치에 비해 소홀히 여겨지는 데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서예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아픔을 겪으며 흔들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파하고 흔들린다는 것은 서예가 결코 침체하거나 위기라는 뜻이 아니라 새로운 서예술로 발전해가는 성장통을 앓고 있다는 의미지요” 취석은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이미 서예계에서도 제법 알려진 인물이다. 서예가로서 활동을 계속하며 평소 정치와 행정은 붓글씨를 쓰듯 유연하게, 그리고 시를 쓰듯 진실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소년기와 청년기 등 성장하는 내내 거의 매일 같이 서예와 한문을 보고 들으며 자랐다. 생활 속에서 서예가 자연스럽게 “눈에 젖고 귀에 물들어온” 소위 몸에 밴 목유이염(目濡耳染)의 저력을 가진 서예가로 통한다. 취석의 조부 유재 송기면 선생은 서예가이자 “우리의 전통을 몸체로 삼되 그 쓰임새는 새로워야 한다”는 구체신용설을 주장한 큰 유학자였다. 부친 강암 송성용 선생은 근현대 한국서예를 대표하는 대가 중의 한분이었다. 일제강점기 창씨개명과 단발령을 거부하는 뜻에서 평생 상투를 틀고 산 이 시대의 마지막 선비로 유명하다. 취석이 1997년 우리나라 최대 서예행사인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를 직접 기획하고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는가 하면, 한글서예의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 지정운동에 앞장서는 것도 이런 연유이다. “서예는 어떤 틀에 얽매이지 않고 거침없이 솔직하고 아름답게 따뜻한 생각을 세상에 풀어놓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초대전은 한글서예의 아름다움을 통한 서예의 대중화를 추구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서예가이자 평론가인 심석 김병기 교수는 “취석은 손으로 글씨를 쓰는 행위 자체가 사라져 가고 있는 현실 앞에서 누구라도 과감히 나서서 ‘거침없이 쓰는 서예의 즐거움’을 알려야 서예가 산다는 절박한 생각을 하였기에 용기내어 자신의 서예를 들고 나온 것이다”면서 “거침없이 쓰는 서예는 한국서예가 구현해야 할 시대정신이고, 한국의 서예를 진흥하는 하나의 유력한 대안이며,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전통서예를 알리는 효과적인 묘안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했다. 미술평론가인 한국미술비평연구소 장준석 대표는 ‘붓 하나로 화이부동 천진의 세계를 펼치다’라는 평론에서 “구수한 큰 맛 같으면서도 다양한 형태의 서체를 구사한 취석의 서예는 개성있으면서도 특별한 면들을 내재하여, 특별한 형상미와 조형성을 맛볼 수 있게 한다. 자작시의 시상이 느껴지는, 담담하게 써 내려간 독창적이고도 유연한 서체에는 우리의 정서가 담겨 더욱 한국적이며 생동적이다. 정치와 행정가 이전에 한평생 서예와도 함께 살아온 그는 한국의 대표적 서예가로서 손색이 없다.”고 평하였다. 그는 이어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취석의 작품은 ‘그림으로 쓰여’ 있기도 하고 ‘글로 그려져’ 있기도 하다. 글자지만 그림이 되어 있고, 시가 되어 있는 것이다. ‘한국성이 농후한 서예’, ‘대중과 함께하는 서예’, ‘한국인의 삶과 함께하는 서예’를 구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취석의 자세는 사회적 환경, 대중의 취향과 의식 등에서 드러나는 미적 조형성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것이다. 그가 평생 염원해 왔던 바처럼, 우리의 현대 서예는 시대가 변하는 것만큼 새로움을 모색하면서 발전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는 특히 한국성의 중요함이 간과되면 안된다” 강조했다. 푸른돌·취석은 1980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첫발을 디뎠다. 행정공무원으로 24년간 봉직하다 명예퇴직하고 2005년 정계에 입문해 전주시장 8년, 전북도지사로 8년을 일하며 지역과 국가발전에 헌신했다. 2022년 6월 말 정계에서 은퇴하고 젊은 시절의 꿈을 따라 서예와 시문학에 전념하고 있다. 다음은 취석과 일문일답. -서예를 정의한다면 “서예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문자예술이자 추상적 형상의 문자예술이다. 순간적, 일회적 운필의 문자예술이면서 시간적 흐름 속에 계승되는 법고창신의 문자예술이다. 동시에 인문적 가치와 의미를 표출하는 문자예술이다. 따라서 서예는 어떤 틀에 얽매이지 않고 거침없이 솔직하고 아름답게 따뜻한 생각을 세상에 풀어놓는 일이다.” -서예가 예술로 승화되려면 “기본적으로 서예란 하얀 종이에 검은 먹으로 글씨를 쓰고 빨간 도장을 찍는 흑백주의 조화다. 그러나 서예가 진정한 예술이 되기 위해서는 상당기간의 법고 과정을 겪어야 진정한 필력이 생겨나고, 그 필력에 의해서 생각에 따라 자유자재로 어떤 새로운 느낌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여기에 인문적 식견이 더하면 좀 더 의미와 가치가 높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거침없이 쓰는 서예를 한국서예의 새로운 길로 제시했다. “거침없이 쓰는 서예란 과거의 법칙, 방식, 형식, 틀 등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쓰는 서예를 의미한다. 또한 서예가 추구하는 아름다움(美)의 개념을 “곱고 예쁘고 정돈된 글씨”를 뛰어넘어 “거칠고 흩날리고 자유분방한 글씨” 등 그 개념을 무제한 확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작품의 구성과 배치 등 장법 결구도 더 자유로워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미 이러한 움직임이 일부 젊은 서예가들에 의해 시도되고 있기 때문에 미래는 밝다고 본다.” -한글이 주인되는 서예의 의미는 “서예 하면 한자와 한문을 위주로 배우고 작품도 하는 것으로 인식되는게 현실이다. 이를 변화시켜 세계의 수많은 문자를 모두 자유롭게 소재로 하되 우리 한글이 주인되는 서예를 하자는 의미다. 1443년 세종대왕이 한문 대신 우리글 한글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한글의 역사도 600년이 되어가고 세계적으로도 가장 과학적이고 실용적이고 아름다운 글씨로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이제 우리 한글이 당연히 서예의 주인이 될 때가 된 것이다. 대중들이 현판이나 간판, 서예작품을 접할 때마다 어려운 한자와 문장의 어순과 필순(筆順)의 반대 현상, 그리고 서체의 어려움 때문에 난감해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한글이 주인되는 서예로의 변화 필요성이 절실한 이유다. 한국, 중국, 일본은 같은 한자문화권이기 때문에 서예를 하는 사람끼리의 서예계 내부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일반대중들에게는 거리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한자가 주인되는 중국서예로, 일본은 일본어가 주인되는 일본서예로, 한국은 한글이 주인되는 한국서예로 발전되어야 국적이 분명한 서예술의 다양성이 이뤄지고 그 다양성을 바탕으로 진정한 서예의 세계화도 이룰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기대하는 K-서예의 지름길인 것이다. 한글만으로도 서예가 충분히 예술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그래야 한국서예가 대중성과 한국성 그리고 진정한 세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오른쪽 서예를 강조했다. “서예작품에 있어 문장의 어순(語順)은 왼쪽에서 오른쪽을 향하고 있으나 글씨를 쓰는 필순(筆順)은 그 반대로 대부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향하는 것이 인습적 관행이다. 특히 오늘날 한글의 어순과 필순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향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서예작품의 경우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는 오른쪽 서예를 해야 혼란을 막을 수 있고 특히 젊은 층의 호응도를 높일 수 있다.” -한국성 있는 서예란 무엇인가 “광개토대왕비나 한글 궁체처럼 서예작품에서 한국적 느낌과 맛, 그리고 분위기가 우러나와야 한국성이 있는 진정한 한국서예라고 할 수 있다. 중국서예나 일본서예와 확연히 다른 한국성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앞으로 끊임없는 탐색과 논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화이불치검이불루(華而不侈儉而不陋: 아름답지만 사치스럽지 않고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다)와 같은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서예가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게 된 배경은 “현대는 삶의 방식이 급속히 서구화 현대화 되고 있다. 빅데이터에 힘입은 인공지능 등 초지능 초연결 시대이다. 한자와 한문보다는 한글과 영어의 사용 빈도가 커진 시대인 것이다. 여기에 건축 등 물적 시설의 소재나 규모도 크게 변화하여 서예 또한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이 되었다. 서예 소재로서 한자, 영어, 한글 등 수많은 문자의 가치와 기능에 대한 재인식, 현대건축물과 서예작품과의 조화, 타 예술장르와의 상호소통교감, 멀어져가는 젊은층의 서예관심도 제고, 서예학과의 폐지 등에 따른 초·중·고·대학 등 서예교육의 공적제도확립 등 서예는 큰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서예의 한국성을 추구하게 된 배경은 “서예는 당연히 아버님 강암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전·예·해·행·초서의 5체와 사군자에 이르기까지 작품의 다양성을 중시하였다. 50대 중반까지는 여느 서예가와 마찬가지로 구양순, 안진경, 동기창, 황산곡, 왕탁, 우우임 등 중국서예가들의 비첩을 주로 공부하였다. 그러나 정치의 길에 들어서면서 서예에 대한 생각이 크게 바뀌게 되었다. 서예도 일반시민이 쉽게 접근하여 즐기는 예술이 될 수는 없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광개토대왕비, 판본체, 궁체 등 한글서예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였다. 우산, 우창, 산민, 하석, 이당, 심석 등 강암서맥의 글씨와 추사, 창암, 갈물, 소전, 일중, 월정, 소암, 검여, 동정, 유당, 남정, 학남, 소지, 평보 등 근현대 작가들에게 다가가게 되었다. 한국서예의 우수성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한국적 아름다움과 느낌을 중시하는 한국성을 추구하게 되었다. 사치스러운 화려함보다는 담백하고 간결하고 맑은 느낌의 글씨와 지나친 추상성을 경계하면서 예술적 조형미에 주력하는 회화성을 추구하게 되었다. 옛것을 뿌리로 삼는 법고를 위하여 한자 한문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지만 모국어인 한글이 주를 이루는 서예를 통하여 우리 서예의 고유성, 대중성, 한국성, 보편성으로 서예의 정체성이 확립되기를 소망한다.” -예부터 올곧은 선비 집안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어려서부터 글을 쓰는 문학과 글씨를 쓰는 서예에 소질을 보여 장차 훌륭한 시인과 서예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이는 할아버지로부터 비롯되어 아버지와 형제들에 이르기까지 가문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이었다. 아버지 강암 송성용 선생은 일제시대 창씨개명과 단발령을 거부하는 뜻에서 평생을 상투 틀고 갓 쓰고 우리 민족 고유의 하얀 한복을 입고 사셨다. 한문학과 서예5체, 사군자에 전념하여 현대적 감각의 예술정신으로 많은 작품을 남겼으며 지조와 의리를 지키고 산 선비정신과 민족정신으로 이름이 높았다. 이러한 강암의 정신은 할아버지 유재 송기면(裕齋 宋基冕) 선생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글씨보다는 문장이 더 뛰어났고, 문장보다는 행실이 더 뛰어나 사람들은 ‘필불여문(筆不如文) 문불여행(文不如行)’이라 칭송하였다. 할아버지 유재는 청년기엔 전북지역 서화에 선구적 영향을 미치고 서양철학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학자로 알려진 석정 이정직(石亭 李定稷) 선생의 가르침을 받았다. 중년기엔 3000명 이상의 제자를 키워내고 100권 이상의 저서를 펴내며 조선시대 유학을 마지막으로 꽃 피운 인물로 알려진 간재 전우(艮齋 田愚) 선생의 제자가 되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예술은 자유의지의 표출이라고 생각한다. 서양화나 추상화가 예술가의 정신적 자유로움을 표현하듯이 서예도 예술의 한 장르로서 자유로운 정신을 표출하는 것이다. 서예의 새로운 변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꾸준히 작품활동을 할 계획이다. 젊은 층에서 서예를 보다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서예 대중화에 앞장서겠다. ”
  • 선문대, 한국어교육·국제화 ‘강화’…외국인 유학생 3000명 대비

    선문대, 한국어교육·국제화 ‘강화’…외국인 유학생 3000명 대비

    한국어교육원 본교 이전 32개 첨단 강의실중부권 국제 교류 ‘글로벌라운지’ 개관 선문대학교(총장 문성제)는 9일 아산캠퍼스에서 한국어교육원 이전 기념식과 글로벌라운지 개소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선문대 한국어교육원은 중부권 대표 한국어교육기관으로 위상 강화를 위해 아산캠퍼스에 32개의 첨단 강의실을 갖췄다. 이곳에서는 2학기 36개국에서 온 약 8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이 진행된다. 총 45개 반으로 나눠 63명의 전문 교강사가 한국어 수업을 담당하며, 학생들의 학습 수준에 맞춘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최첨단 학습 환경으로 3000명 이상의 교육이 가능하다고 선문대는 설명했다. 1989년 개원한 선문대 한국어교육원은 35년간 156개국에서 3만2660명의 학생이 수료했으며, 정부초청장학생(GKS) 위탁 교육기관, 한국어능력시험(TOPIK) 시행기관, 세종학당 선정 등 성과를 거뒀다. 이날 선문대 글로벌라운지도 개소했다. 선문대 국제화 전략의 목적으로 조성된 글로벌라운지는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국제적 감각을 키우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할 기회 제공 역할을 담당한다. 글로벌라운지는 커뮤니티 공간, 계단식 교육실 등 한국과 외국 학생들이 상호 협력하며 소통할 수 있는 그린 스마트 학습 공간으로 설계됐다. 선문대는 현재 59개국에서 온 1957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이며, 2027년까지 3000명의 유학생을 목표로 유치하고 있다. 선문대 문성제 총장은 “이번 한국어교육원의 본교 이전과 글로벌라운지 개관은 선문대가 국제 교육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국내외 유학생들이 선문대에서 더 나은 교육과 교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문대가 글로벌 허브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인 결정으로, 앞으로도 국제화 교육의 선두 주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영암 ‘장작가마’에서 소원 빌어요

    영암 ‘장작가마’에서 소원 빌어요

    전남 영암에서 추석을 맞아 장작가마에서 ‘불멍’하고 도기의 아름다움도 구경할 기회를 마련했다. 영암도기박물관은 추석 연휴인 13∼15일 ‘장작가마 소성 체험 행사’를 열고 24일 오후 2시에는 출요식도 개최한다. 명절 전후로 이어져 오는 영암군의 장작가마 소성 체험과 출요식은 장작가마의 불꽃을 보며 힐링하고, 가마에서 갓 나온 도기의 색과 질감을 보고 느끼는 전통 행사다. 특히 국가사적 제338호 구림도기가마터에서 출토된 국내 첫 고온유약그릇인 구림도기에서 영감을 받아 재현될 도기들은 관람객들에게 예술과 실용의 경계를 허무는 경험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방문객들을 위한 ‘소원성취 장작 태우기’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장작에 소원을 적어 가마 속 불길에 던지고 ‘불멍’하며 염원을 비는 소원 성취 장작 태우기는 도기박물관 내 영암요에 오면 현장 신청 후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박혜영 문화예술과장은 “이번 행사는 영암 시유도기의 문화를 알리고 지역민과 방문객이 함께하는 문화 교류의 장으로 꾸미겠다”며 “전통 계승과 현대적 감각이 어울리는 행사에 참여해 추석을 더 뜻깊게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암도기박물관은 영암의 황토를 주재료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도기를 제작하며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용도기부터 예술적 가치를 지닌 작품도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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