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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킬로이의 수성이냐 셰플러의 탈환이냐…마스터스 9일 밤 개막

    매킬로이의 수성이냐 셰플러의 탈환이냐…마스터스 9일 밤 개막

    ‘골프 명인 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9일(현지시간) 밤에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나흘 동안 열전을 시작한다. 마스터스는 메이저대회 가운데 독특한 위상을 지녔다. US오픈, 디오픈, PGA챔피언십 등 다른 메이저대회는 해마다 코스를 바꾸지만 마스터스는 90회째 같은 코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만 열린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몹시 폐쇄적이라서 선수들도 대회 때 아니면 방문이 쉽지 않은 곳이다. 이 때문에 1년에 딱 한번 대중 앞에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속살을 드러내는 마스터스는 미디어와 골프팬들의 각별한 관심 속에 치러진다. 출전 선수도 가장 적다. 올해는 91명 뿐이다. US오픈, 디오픈에는 150명이 넘는 선수가 나선다. 마스터스 평생 출전권을 받은 역대 챔피언 다수가 출전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우승을 놓고 경쟁하는 선수는 더 적다. 올해 마스터스 우승 후보는 안개 속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절대 강자가 없는 다극화 양상인데다 작년 챔피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작년 이 대회에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던 매킬로이는 올들어 준우승 한번 뿐 이렇다 할 성적이 없다. 지난달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허리 통증으로 기권하고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선 공동 46위에 그쳤다. 2022년과 2024년에 이어 2년 만의 마스터스 정상 탈환을 노리는 셰플러도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우승 이후 잠잠하다. 최근 두차례 대회에서 20위권에 그쳤고 4주 동안 대회를 뛰지 않았다. PGA투어닷컴은 “둘은 큰 물음표 속에 마스터스에 나선다. 매킬로이는 건강, 셰플러는 스윙이 문제”라면서 “이들에게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추격자들이 대거 가세하며 마스터스는 이주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PGA투어닷컴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은 선수는 세계랭킹 6위 맷 피츠패트릭(잉글랜드)이다. 그는 지난달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하는 등 상승세가 뚜렷하다. 그는 2022년 US오픈에 이어 두번째 메이저대회 왕관에 도전한다. 세계랭킹 3위 잰더 쇼플리(미국)와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가 PGA투어닷컴이 우승 가능성이 크다고 꼽은 또 다른 우승 후보다. 스포츠 도박업계는 셰플러, 매킬로이, 쇼플리,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욘 람(스페인) 등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김시우와 임성재도 기대가 크다. 김시우는 2021년 공동 12위에 올랐고 이번 대회 직전 열린 PGA 투어 발레로 텍사스 오픈을 공동 10위로 마치며 샷 감각 조율을 마쳤다. 2020년 공동 2위, 2022년 공동 8위, 지난해 공동 5위에 오르는 등 메이저 대회 중 유독 마스터스에 강한 면모를 뽐내 온 임성재는 7년 연속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 KLPGA 첫 타이틀 방어전 앞둔 김민주 “이날만 기다렸다”…9일 구미에서 iM금융 오픈 출격

    KLPGA 첫 타이틀 방어전 앞둔 김민주 “이날만 기다렸다”…9일 구미에서 iM금융 오픈 출격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 5년차 김민주가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김민주는 9일부터 나흘 동안 경북 구미시 골프존 카운티 선산CC(파72)에서 열리는 KLPGA투어 iM금융 오픈(총상금 10억원)에 출전한다. 김민주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데뷔 4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타이틀 방어전에 나서는 선수는 미디어와 팬들의 주목이 쏠리면서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기 마련이지만 김민주는 오히려 “이날만을 기다렸다”고 반겼다. 김민주는 “동계 훈련 때 힘들 때마다 지난해 우승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버텼기 때문에 방어전에 대한 욕심도 많이 났다. 부담감보다는 작년 대회의 주인공으로서 기분 좋게 첫발을 내디딜 수 있을 것 같아 설레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민주는 “잘 쳤던 기억이 많아 코스 공략 면에서는 확실히 유리할 것 같다. 몇 번 홀에서 어떻게 버디를 잡았고, 위기를 넘겼는지 생생하게 기억난다”면서 “하지만 우승 기억에만 얽매이지 않고 현재 내 샷 감각과 컨디션에 맞춰 매 샷 집중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겨울 45일 동안 베트남에서 전지훈련을 했던 김민주는 올해 시즌 개막전 리쥬란 챔피언십 공동 29위에 이어 국내 개막전 더 시에나 오픈에서는 공동 13위에 오르며 샷 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다. 김민주는 “샷의 기복이 줄었다. 내 장점은 아이언 샷이지만 컨디션이 좋은 대회와 그렇지 못한 대회 편차가 꽤 컸다. 그런 편차를 줄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판단해 스윙의 일관성을 높이는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승 경쟁에서 몇 번 실패한 원인이었던 5~7m 안쪽의 퍼팅을 보완하는 데도 많은 공을 들였다. 지금까진 훈련 성과가 잘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민주의 첫 타이틀 방어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선수는 한창 물이 오른 더 시에나 오픈 우승자 고지원이다. 지난 5일 끝난 더 시에나 오픈에서 나흘 내내 선두를 달린 끝에 우승한 고지원은 “긴장했던 최종 라운드를 빼고는 100% 내 샷에 만족한다”고 말했을 만큼 경기력이 최고다. 고지원은 “현재 샷 감이 좋다. 비시즌 동안 공들인 쇼트게임과 롱퍼트 거리감을 최대한 살려 경기를 풀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서 연습 라운드부터 자세히 코스를 파악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달 15일 시즌 첫 대회 리쥬란 챔피언십 우승으로 한 달 가까이 상금과 대상 포인트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임진영은 고지원과 시즌 2승 선착 경쟁에 나선다. 더 시에나 오픈에서 고지원과 우승 경쟁 끝에 준우승한 서교림은 설욕을 벼른다. 작년 대상 수상자 유현조, 그리고 지난해 공동 다승왕(3승)에 올랐던 이예원과 방신실 등 기존 강자들도 시즌 첫 우승 물꼬를 트겠다는 각오로 출사표를 냈다.
  • “선유도에서 태아와 숲속 교감”…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영등포

    “선유도에서 태아와 숲속 교감”…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영등포

    서울 영등포구가 임산부의 정서·심리적 안정과 태아와의 교감을 돕기 위해 선유도 공원 숲에서 진행되는 ‘봄빛 태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봄빛 태교’ 프로그램은 숲 산책과 친환경 육아 생활용품 만들기가 결합한 체험 활동이다. 참가자들은 숲속에서 오감을 깨우며 다양한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자연에서 감각을 깨우는 활동으로 임산부의 스트레스 완화와 정서적 안정을 돕고 태아와의 유대감을 키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사업은 올해 산림청 녹색자금 지원을 받아 풀빛문화연대와 협력해 추진된다. 프로그램은 오는 4월 23일부터 5월 28일까지 총 6회차에 걸쳐 운영된다. 전문 숲 해설사가 함께한다. 각 회차는 오감을 주제로 구성된다. 천연 모스큐브(큐브 형태의 천연 방향·기피제) 만들기를 시작으로 우드 스피커 제작, 태아용 꽃물 주머니와 태함 만들기, 요가와 찜질팩을 활용한 명상, 즉석사진 액자 만들기까지 이어진다. 구는 총 15명의 참가자를 모집한다. 오는 20일까지 구 누리집 ‘통합예약’ 시스템에서 선착순으로 신청받는다. 임산부뿐만 아니라 배우자 등 가족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구 건강증진과로 문의하면 된다. 정윤 구 건강증진과장은 “태교 프로그램이 임산부의 심신 안정을 돕고 태아와의 정서적 교감을 두텁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아이 키우기 좋은 영등포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안성재·정은채의 이유 있는 ‘원픽’

    안성재·정은채의 이유 있는 ‘원픽’

    한샘이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전문성’과 ‘감각’을 상징하는 인물을 전면에 내세웠다. 6일 한샘은 엄격한 요리 철학으로 알려진 셰프 안성재와 세련된 이미지의 배우 정은채를 브랜드 전속 앰배서더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 메시지는 ‘돌고돌아 한샘’이다. 다양한 인테리어 선택지 속에서도 결국 설계 역량과 품질, 사후관리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한샘이 최종 선택지가 된다는 자신감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공개된 캠페인 영상에서 안 셰프는 주방의 겉모습보다 보이지 않는 디테일에 집중한다. 팬트리 내부 수납 구조, 사용자 동선을 고려한 설계, 내구성 높은 마감재 등 실제 사용 경험을 좌우하는 요소들을 꼼꼼히 짚는다. ‘키친은 내 판단을 믿는다’는 메시지를 통해 한샘 주방 가구에 대한 신뢰를 강조한다. 해당 프리미엄 가치는 ‘키친바흐’와 ‘유로’ 시리즈에 구현됐다는 것이 한샘 측의 설명이다. 배우 정씨는 수납 시스템의 가치를 부각하는 역할을 맡았다. 드레스룸을 중심으로 한 수납공간을 통해 공간 효율성과 미학을 동시에 강조한다. 영상 속에서 정씨는 수납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시그니처 드레스룸’을 제시하며, 공간의 품격을 완성하는 요소로서 수납의 중요성을 전달한다.
  • 알콩 달콩 러브하우스 [인테리어 특집]

    알콩 달콩 러브하우스 [인테리어 특집]

    포근한 봄기운이 코끝을 스민다. 집 안 분위기를 새롭게 단장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이에 가구·인테리어 업계는 트렌디한 디자인을 기본으로 실용성과 친환경 요소를 더한 아이템들을 앞세워 봄철 수요 잡기에 나섰다.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소형·모듈형 가구를 비롯해 미세먼지 유입은 줄이면서도 효율적인 환기를 돕는 스마트 창호, 개인의 수면 패턴에 맞춘 슬립테크 매트리스, 디자인과 내구성을 동시에 강화한 프리미엄 마감재 등 차별화한 제품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특히 공기 흐름과 수면의 질, 소음 차단, 에너지 효율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까지 세심하게 고려한 기술을 담아 한층 높아진 수요자의 눈높이까지 충족했다. 감각적이고 완성도 높은 집 꾸미기 팁을 알려줄 주요 인테리어 브랜드를 소개한다.
  • “우리 아이와 숲 느껴요”…영등포구, 선유도 ‘봄빛 태교’ 운영

    “우리 아이와 숲 느껴요”…영등포구, 선유도 ‘봄빛 태교’ 운영

    서울 영등포구가 임산부의 정서·심리적 안정과 태아와의 교감을 돕기 위해 선유도공원 숲에서 진행되는 ‘봄빛 태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봄빛 태교’ 프로그램은 숲 산책과 친환경 육아 생활용품 만들기가 결합한 체험 활동이다. 참가자들은 숲속에서 오감을 깨우며 다양한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자연에서 감각을 깨우는 활동으로 임산부의 스트레스 완화와 정서적 안정을 돕고 태아와의 유대감을 키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사업은 올해 산림청 녹색자금 지원을 받아 풀빛문화연대와 협력해 추진된다. 프로그램은 오는 4월 23일부터 5월 28일까지 총 6회차에 걸쳐 운영된다. 전문 숲 해설사가 함께한다. 각 회차는 오감을 주제로 구성된다. 천연 모스큐브(큐브 형태의 천연 방향·기피제) 만들기를 시작으로 우드 스피커 제작, 태아용 꽃물 주머니와 태함 만들기, 요가와 찜질팩을 활용한 명상, 즉석사진 액자 만들기까지 이어진다. 구는 총 15명의 참가자를 모집한다. 오는 20일까지 구 누리집 ‘통합예약’ 시스템에서 선착순으로 신청받는다. 임산부뿐만 아니라 배우자 등 가족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구 건강증진과로 문의하면 된다. 정윤 구 건강증진과장은 “태교 프로그램이 임산부의 심신 안정을 돕고 태아와의 정서적 교감을 두텁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아이 키우기 좋은 영등포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무인양품, ‘면 100% 냉감 시리즈’ 선보여 “가볍게 닿고 시원하게 머문다”

    무인양품, ‘면 100% 냉감 시리즈’ 선보여 “가볍게 닿고 시원하게 머문다”

    천연 소재 기반으로 구현한 부드럽고 쾌적한 여름 침구 무인양품은 2026년 여름 시즌을 맞아 피부에 닿는 겉면에 면 100% 소재를 적용한 ‘면 100% 냉감 시리즈’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리즈는 여름철 수면 시 체감되는 ‘피부 접촉 감각’에 주목해 개발된 기능성 침구 라인으로, 부드러운 촉감과 자연스러운 시원함을 동시에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냉감 침구 시장은 합성섬유 중심으로 기능성을 강화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무인양품은 피부에 직접 닿는 부분만큼은 자연 유래 소재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에 따라 겉면은 면 100%로 구성해 부드럽고 자극이 적은 촉감을 유지하면서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이번 시리즈는 원단 표면을 매끄럽게 가공하고 섬유 구조를 정돈하는 방식으로 피부 접촉 시 열을 빠르게 분산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면 소재 대비 표면 마찰을 줄여 닿는 순간 더욱 시원하게 느껴지는 ‘접촉 냉감’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면 특유의 부드러움을 유지하면서도 자연스럽고 쾌적한 시원함을 제공한다. 한편 제품 내부 충전재에는 폴리에스터 소재를 사용해 가벼운 무게감과 형태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는 겉면의 면 100% 촉감과 내부 구조의 실용성을 분리 설계한 것으로,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편의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고려한 구성이다. 또한 면 소재 특유의 통기성과 흡습성을 바탕으로 땀이 많은 여름철에도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화학적 냉감이 아닌 소재와 가공을 통한 자연스러운 시원함을 제공해 에어컨 사용을 최소화하고 싶은 여름철 수면 환경에도 적합하다. 제품 라인업은 얇은 이불, 깔개 패드, 베개 패드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단독 사용은 물론 계절에 따라 다양한 조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얇고 가벼운 두께감으로 한여름에는 단독으로, 간절기에는 이불과 함께 레이어링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무인양품 관계자는 “이번 냉감 시리즈는 ‘피부가 먼저 아는 쾌적함’을 추구하는 무인양품의 소재에 대한 고집이 담긴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자연 소재를 기반으로 한 제품 개발을 통해 보다 쾌적한 생활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무인양품은 ‘면 100% 냉감 시리즈’ 외에도 온도 변화에 따라 열을 흡수·방출하는 기능성 소재를 적용한 ‘PCM 냉감 시리즈’를 함께 운영하며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여름 냉감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 여주에서 가장 특별한 산책, 남한강 출렁다리 [두시기행문]

    여주에서 가장 특별한 산책, 남한강 출렁다리 [두시기행문]

    남한강 위를 가로지르는 여주 남한강 출렁다리는 단순한 보행교를 넘어 여주의 자연과 체험을 하나로 이어주는 공간이다. 신륵사 관광지와 금은모래 일대를 연결하는 이 다리는 길이 약 515m의 보행 전용 현수교로, 강 위를 직접 걷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다리 위에 오르면 시야가 넓게 열리며 남한강의 흐름과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일부 구간에는 투명 바닥이 설치돼 있어 강 위를 걷는 듯한 색다른 감각도 느낄 수 있다. 특히 강 위를 유유히 오가는 황포돛배는 이곳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풍경이다. 전통 운송선을 재현한 유람선으로, 강을 따라 이동하며 신륵사와 출렁다리를 바라보는 경험은 색다른 시선을 만들어낸다. 출렁다리의 매력은 단순한 조망에서 그치지 않는다. 신륵사에서 시작되는 길은 자연스럽게 강 위를 건너고, 금은모래 캠핑장 방향으로 이어진다. 이 구간은 남한강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잘 정비돼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코스다. 약 6km 이어지는 강변 길은 공원과 문화 공간을 함께 지나며, 여유롭게 걷기 좋은 트레킹 코스로도 알려져 있다. 해가 지면 출렁다리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조명과 미디어파사드가 더해지며 강 위에 빛이 퍼지고, 낮과는 전혀 다른 감각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낮에는 시원한 개방감이, 밤에는 빛과 음악이 어우러진 장면이 각각의 매력을 완성한다. 산책을 마무리할 즈음이면 주변 볼거리와 먹거리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신륵사 일대에는 여주 박물관과 도자문화 공간들이 자리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고, 강변을 따라 카페와 휴식 공간도 이어진다. 식사는 신륵사 관광지 인근에서 즐길 수 있는데, 쌈 보리밥 정식이나 여주 쌀밥 한정식, 남한강에서 잡은 민물 매운탕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강변 전망을 바라보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들도 자리하고 있어 여행의 여운을 천천히 이어가기 좋다.
  • 꿇어!… 아이오닉6 N, ‘세계 올해의 고성능 자동차’ 최고상

    꿇어!… 아이오닉6 N, ‘세계 올해의 고성능 자동차’ 최고상

    현대자동차그룹이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 번째로 수상하며, 프리미엄 브랜드가 주도하던 고성능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6 N이 최근 월드카 어워즈의 ‘세계 올해의 고성능 자동차 부문’에서 수상했다고 5일 밝혔다. 2023년 기아 EV6 GT, 2024년 현대차 아이오닉5 N에 이은 수상이다. 월드카 어워즈의 고성능차 부문은 최근까지 포르쉐, 아우디, 맥라렌, BMW 등 럭셔리·프리미엄 브랜드의 주 무대였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동화 기술을 앞세워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첨단 전동화 기술과 모터스포츠 경험, 움직이는 연구소 ‘롤링앱’에서 얻은 차량 데이터를 결합하며 주행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 11년간 세계랠리선수권대회(WRC)에 참가하며 쌓은 기술력과 아이오닉5 N의 핵심 구동인 파워 일렉트릭(PE) 시스템을 결합해 ‘롤링랩 RN24’를 개발했다. 해당 고성능 전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트랙은 물론 일상 주행에서도 최적화한 고성능 기술을 양산 모델에 적용했다. 이렇게 탄생한 아이오닉6 N은 합산 최고 출력 448㎾(609마력), 최대 토크 740Nm를 발휘하는 전·후륜 모터가 탑재됐다. 일정 시간 동안 최대 가속 성능을 발휘하는 ‘N 그린 부스트’를 사용하면 합산 최고 출력 478㎾(650마력), 최대 토크 770Nm를 자랑한다. 여기에 차세대 서스펜션 지오메트리와 스트로크 감응형 전자제어 서스펜션(ECS) 댐퍼, 전륜 ‘하이드로 G부싱’과 후륜 ‘듀얼 레이어 부싱’을 적용해 일상 주행에서 편안한 승차감을 구현했다. 즈보니미르 유르치치 심사위원은 “경쟁이 매우 치열한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서 많은 모델이 빠르게 달릴 수 있지만 운전의 재미, 정밀함, 진정한 주행 감각을 동시에 갖춘 차는 많지 않다”며 “아이오닉6 N은 까다로운 도로에서 정통 스포츠카처럼 움직일 수 있는 차”라고 평가했다.
  • [길섶에서] 균형 감각

    [길섶에서] 균형 감각

    “하체를 오른쪽으로 조금만 움직여 보세요.” 요가 매트에 누워 있는 내게 필라테스 강사가 말했다. 천장을 바라본 채 최대한 일자로 균형을 맞추라고 한 뒤였다. 내 기준에는 분명 매트 중앙에 똑바로 누운 것 같았는데 다리가 왼쪽으로 기울어 있었던 모양이다. 남이 지적해 주기 전까지는 알 수 없었던 내 몸의 불균형이 새삼 당황스러웠다. 사람의 몸은 완전한 대칭이 아니다. 오른팔과 왼팔, 오른 다리와 왼 다리 중 어느 쪽을 더 자주 쓰느냐에 따라 비대칭은 점점 굳어진다. 한쪽 어깨가 유독 처지거나 다리 길이가 미묘하게 달라지기도 한다. 오랜 세월 쌓인 무의식적 습관이 빚어낸 결과다. 불균형을 줄이려면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스트레칭으로 평소 잘 쓰지 않는 부위에 꾸준한 자극을 주고, 거울 앞에서 몸의 변화를 찬찬히 살피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어디 몸뿐일까. 생각의 불균형과 비대칭에 대한 경각심 역시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보수도 진보도 아닌 합리적인 중도라는 내 믿음이 실은 나만의 착각일 수 있으니까. 이순녀 수석논설위원
  • 아시아 문화 발전소, 시민 예술 놀이터… ACC 새 10년의 꿈

    아시아 문화 발전소, 시민 예술 놀이터… ACC 새 10년의 꿈

    단순 관람 넘어 시민 모두의 공간작년 누적 방문객 2247만명 넘어SXSW서 아시아권 유일하게 본상창작·제작 콘텐츠 유통 위상 높여투쟁 역사·우주 상상력 담은 기획10월엔 심도 있는 피지컬 AI 전시중앙·서아시아까지 교류의 축 확대지역 신진·중견 작가에 공간 제공클래식·오페라 등 장르 소화 못 해1300~1500석 전문 콘서트홀 필요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委 정비잔여 예산 2.5조 효율적 투입 시급광주시 동구 옛 전남도청 부지에 자리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ACC 창밖으로 시민들의 활기찬 발걸음이 내려다보였다. ‘도시의 섬’과 같았던 ACC가 확연히 달라졌다. 사람의 온기가 스미고 세계를 향해 날갯짓을 하고 있다. ACC는 개관 10주년을 맞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방문객 360만명을 기록하는 등 세계적 문화 거점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창의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서 특별상을 받는 등 국제적 위상을 인정받기도 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김상욱 전당장은 5일 서울신문과 만나 “ACC는 이제 ‘보여주는 공간에서 만드는 플랫폼으로’ 건너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창·제작 기지로의 전환, 그리고 광주를 아시아 문화의 발신지로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매우 중요한 시기에 전당장을 맡았다. 지난 1년을 평가한다면. “‘조직의 안정화’와 ‘심리적 문턱 낮추기’에 매진한 시간이었다. 전당장 직무대리 체제가 길어지면서 조직 동력이 많이 약해진 게 사실이다.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궤도에서 이탈하려는 조직을 다시 세우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전당이 지역 사회와 따로 노는 ‘섬’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소통’에 모든 에너지를 쏟은 결과 전당은 이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가 스스럼없이 드나드는 개방적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당은 광주라는 지역적 경계를 넘어 세계적인 문화교류 거점기관으로 안착하고 있다. 지난해 누적 방문객 2247만명을 돌파했다. 단순한 양적 성장을 넘어 아시아 문화의 창의적 발전소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10년이 전당의 안정화와 인지도 제고에 주력한 ‘소통’의 시기였다면 향후 10년은 세계를 향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실질적 협업’의 시대가 될 것이다. 특히 발신자로서의 기능을 강화해 우리 전당이 직접 창·제작한 콘텐츠가 글로벌 표준으로 공인받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최근 SXSW에서 거둔 성과가 화제다. “자체 기획·제작한 ‘잊어버린 전쟁’이 2026 SXSW 확장현실(XR) 익스피리언스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6·25 전쟁 지평리 전투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미디어아티스트 권하윤과의 협업을 통해 참전 용사의 기억을 가상현실(VR)로 구현했다. 15개 후보작 중 아시아권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본상까지 거머쥐며 전당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혁신적 콘텐츠의 유통 배급망으로서 그 위상을 확고히 했다. 이는 전체 콘텐츠의 약 80%를 직접 생산하는 전당의 역량이 글로벌 스탠더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26년을 빛낼 주요 전시나 공연은. “현재 아시아 각지의 투쟁 역사를 재조명하는 ‘ACC 필름앤비디오-아시아의 장치들’이 진행 중이다. 5월에는 우주적 상상력을 담은 ‘코스모 아시아 피플’을 개최한다. 8월에는 ACC 미래상 수상자인 김영은 작가의 압도적인 몰입형 전시를 준비 중이다. 김 작가의 전시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바 있어 기대감도 크다. 10월 ‘ACT 페스티벌 2026’은 ‘아이·휴먼(I·Human)’을 주제로 로보틱스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결합한 피지컬 AI 작품들을 선보이며 동시대 예술이 직면한 기술적 담론을 심도 있게 다룰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해 중앙아시아와의 교류를 기반으로 ‘길 위의 노마드’를 꾸렸던 전당 내 아시아문화박물관은 올해 서아시아로 교류의 폭을 넓히는 한편, AI 기반의 ‘아시아 이야기 지도’를 구축해 고대 신화와 설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다. 공연 부문에서는 전당의 시그니처인 ‘미디어 판소리’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인 ‘적벽’을 주목해 달라. 협업하는 중국 측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 작품은 우리 전당이 보유한 첨단 기술과 판소리 전통을 결합한 독보적인 브랜드 공연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닫힌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강조하고 있는데. “지역협력협의회를 통한 전당의 역할과 협업 과제 찾기를 하고 있다. 그 결과 중 하나인 7관은 광주·전남 지역 신진 작가를 위한 공간으로 탄생했다. 이 외에 학생들에게 실험적 공간을 제공하고 6관을 원로 및 중견 작가의 공간으로 할애하는 등 예술가들의 전 생애주기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광주 작가들의 수도권과 아시아 진출을 위한 가교 역할을 자처한다. 전당의 문턱을 낮춰 시민들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지역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별별마켓’이나 문화예술 경제 가치 창출을 위한 ‘X-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지역 작가를 위한 올해 특별한 계획은. “단발성 전시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ACC 뉴스트(NEWST)’를 통해 지역 작가를 선정해 창작과 전시를 동시에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파편의 파편’ 전시를 통해 남도 수묵의 현대적 변용을 보여줬다. 이런 작업들이 쌓여야 지역 미술이 단단해진다. ACC는 그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1000석 규모의 전문 공연장 부재가 한계로 지적되는데. “현재 블랙박스 극장은 실험적인 창·제작에는 최적화되어 있으나 클래식이나 오페라 같은 정교한 음향을 요하는 장르를 소화하기엔 한계가 있다. 세계적인 예술단체들이 시설 미비로 광주를 외면하는 현실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서 뼈아픈 대목이다. 1300~1500석 규모의 전문 콘서트홀 확보는 시민들에게 고품격 문화 향유권을 제공하기 위한 필수 과제이며 이는 도시의 자존심과도 직결된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과 재정 확보를 위한 기획예산처와의 협상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예산처를 설득하기 위해 무엇보다 사업의 효율성과 행정적 신뢰도를 증명해야 한다. 잔여 예산 2조 5000억원을 효율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하고 광주·전남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충돌을 선제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가 다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이 완수될 수 있도록 전당이 엔진 역할을 수행하겠다.” -ACC 세계화 전략의 구체적 방향은. “문화는 쌍방향 교류가 필요하다. 때문에 공동 제작과 작가 교류를 통해 콘텐츠 이동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남아, 중앙아시아, 서아시아까지 교류의 축을 넓히고 있다. 특히 올해 9월 예정된 한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계기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면 서아시아와도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전당에서 만든 작품과 지역 작가의 콘텐츠가 해외로 자연스럽게 진출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 10년, 어떤 ACC를 그리고 있나. “세계적인 문화기관은 공통점이 있다. 지역의 사랑을 받는다는 점이다. 전당 역시 두 가지 방향이 필요하다. 하나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문화예술기관으로 성장하는 것, 다른 하나는 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완성, 아시아 문화 연구와 교류 확대, 지역 문화기관과의 협업이라는 과제를 중심으로 내실을 다져갈 것이다.” -지역민과 예술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전당은 5·18민주화운동의 민주·인권·평화라는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새로운 예술을 잉태하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기관이다. 이 훌륭한 공간과 콘텐츠는 우리 지역민의 자부심이자 가장 큰 자산이다. 앞으로도 차별화된 브랜드를 구축해 지역 사회에 더 가까이 다가갈 전당에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 전당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시민 모두가 향유하는 진정한 ‘문화 놀이터’로 기억되고자 한다.” ■ 김상욱 전당장은 ▲연세대 행정 ▲연세대 석사, 서울대 석사, 미국 인디애나 예술경영 석사 ▲동국대 문화콘텐츠 박사 ▲34회 행정고시 합격 ▲문화체육관광부 국장 ▲국립중앙도서관 교문단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 불안의 현을 건너 낭만의 심연으로

    불안의 현을 건너 낭만의 심연으로

    1부 애덤스 협주곡 몽환적 연주2부 브루크너 교향곡 4번서 ‘반전’반복 통한 카타르시스 느끼게 해 불안과 긴장에서 반복의 카타르시스로 향하는 여정이었다. 종잡을 수 없는 충격에 이은 정교한 아름다움은 음악의 총체에 다가가려는 인간의 노력처럼 들렸다. 지난 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정기 공연 프로그램 목록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1부는 존 애덤스 ‘바이올린 협주곡’, 2부는 안톤 브루크너 교향곡 제4번 ‘낭만적’이었다. 각각 한 곡씩. 연주를 기다리는 마음은 가벼웠다. 그러나 실제 감상에는 꽤 깊은 지성적 통찰이 요구됐다. 현대음악을 중심으로 레퍼토리를 늘려가고 있는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시모네 람스마가 협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람스마는 서울시향 음악감독 야프 판즈베던과 2007년 네덜란드 라디오필하모닉 협연에서 만난 뒤 지금껏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연주자다. 이날 서울시향과 판즈베던은 람스마의 바이올린을 위해 조용하면서도 은밀한 배경이 됐다. 유령이 추는 춤이랄까. 람스마의 연주로 구현된 애덤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청자의 기대를 끊임없이 배반하며 스산하고도 몽환적으로 흘렀다. 소름 끼치는 현의 떨림은 소리와 침묵의 경계에서 ‘무엇이 음악인가’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던졌다. 전체적인 조화보다는 극도의 와해를 목표로 삼은 것처럼 보였다. 3악장에 이르러 폭발하는 바이올린의 속주와 중간중간 끼어드는 타악기의 이질적인 감각에서 현대음악의 난해함을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연주자와 지휘자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인터미션 이후 이어진 브루크너 교향곡 4번은 정반대였다. 탄탄하게 꽉 짜인 오케스트라가 주는 구조적 아름다움이 빛나는 곡이었다. 은은하면서도 강력한 호른의 주제가 반복된다. 이 익숙함은 70분에 이르는 이 장대한 곡을 듣는 가운데서도 청자가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준다. 현악도 탁월했는데, 특히 중간중간 비올라의 중저음은 삶의 비극적 총체를 성찰하게끔 했다. ‘낭만적’이라는 제목은 브루크너가 직접 붙인 것이다. 이 단어는 오늘날 숱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낭만적 사랑’이라는 말에서 으레 떠올리는 아름다운 헌신과 열정은 낭만의 원뜻과는 살짝 거리가 있다. 여기서 낭만은 인간의 이성으로 파악할 수 없는 자연과 감정의 총체를 의미한다. 도달할 수도, 붙잡을 수도 없는 심연의 핵심. 따라서 이 곡은 이해하기 어려운 게 당연하다. 이 곡은 ‘낭만적’이기 때문이다.
  • 국립목포대 박물관, ‘2026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지원사업’ 최종 선정

    국립목포대 박물관, ‘2026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지원사업’ 최종 선정

    국립목포대학교 박물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사)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2026 공‧사립‧대학 박물관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및 투어 지원사업’에 선정됐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공모사업은 전국 공·사립·대학 박물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목포대 박물관은 서류와 PT 심사에서 콘텐츠 독창성, 지역 연계성, 실행 가능성 등이 높게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안 분청사기의 역사적 맥락을 현대적 미학으로 재해석한 전시 기획 및 연출 역량이 이번 선정의 핵심 요인이 됐다. 전시 ‘자연의 숨, 삶의 결’은 무안 분청의 지역성을 바탕으로 기획됐다. 이번 전시는 현대 도예가 10여 명의 작품 70여 점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오디오 가이드가 제공된다. 또한 관람객과 소통하는 ‘도자기 워크숍’, ‘아티스트 토크’ 등 다채로운 참여형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는 오는 5월부터 10월까지 국립목포대 박물관과 국립군산대 미술관에서 동시 개최된다. 이헌종 박물관장은 “이번 선정은 우리 박물관이 연구 중심의 공간을 넘어, 동시대를 함께 사유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전시 교류와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박물관 프로그램에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다리만 닿아도♥…‘노룩 짝짓기’ 가능한 문어 화제 [와우! 과학]

    다리만 닿아도♥…‘노룩 짝짓기’ 가능한 문어 화제 [와우! 과학]

    문어가 서로를 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일정 거리 안에서 다리만 닿으면 짝짓기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수컷 문어의 ‘짝짓기 전용 다리’가 암컷을 화학적으로 구별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하버드대와 UC샌디에이고 공동 연구진은 문어가 다리의 감각만으로 짝을 인지하고 교미까지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지난 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문어를 비롯한 두족류 수컷은 8개의 다리 가운데 하나가 ‘헥토코틸러스’(hectocotylus)라고 불리는 번식용 기관으로 발달해 있다. 수컷의 몸통에서 생성된 정자낭은 이 다리 끝으로 이동하며, 교미 시 헥토코틸러스를 암컷의 몸속에 넣어 난관을 찾아 정자낭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수컷이 이 다리를 평소 탐색이나 먹이 활동에 거의 사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다리와 유사한 감각세포를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수컷 문어는 헥토코틸러스를 몸 가까이 말아 둔 채 생활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수조 안에 검은 칸막이를 설치하고, 양쪽에 각각 수컷과 암컷 캘리포니아 두점문어를 배치했다. 칸막이에는 다리 하나가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의 작은 구멍을 만들었다. 실험 결과, 수컷 문어는 칸막이 너머로 다리를 뻗어 암컷의 위치를 찾아냈고, 헥토코틸러스 끝을 암컷의 생식기관에 삽입해 짝짓기를 마쳤다. 암컷은 수컷의 다리가 닿지 않는 위치로 이동할 수 있었지만, 다리로 전달되는 신호에 반응하며 교미에 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문어가 칸막이를 사이에 둔 상태에서도 교미에 성공했다”며 “정자낭이 전달되는 동안 암수 모두 한 시간 이상 움직임을 멈추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조명을 완전히 차단한 환경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확인됐다. 반면 칸막이 양쪽에 모두 수컷을 배치했을 경우, 짝짓기 행동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암컷 생식기관 조직을 분석한 결과,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이러한 반응을 유도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교미 직전 암컷 대신 프로게스테론을 입힌 튜브를 넣자, 수컷은 이를 암컷처럼 인식하고 탐색 행동을 보였다. 그러나 다른 화학 물질이 묻은 경우에는 반응하지 않았다. 또한 헥토코틸러스는 몸에서 분리된 이후에도 프로게스테론에 노출되면 활발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다리 끝 빨판에 존재하는 감각세포의 CRT1 수용체가 이 호르몬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며, 이 신호가 있어야 정자낭 방출까지 이어졌다. 연구진은 “문어가 시각이 아닌 화학적 감각만으로 상대를 인식하고, 몸 전체가 접촉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교미가 가능하다는 명확한 증거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 족보닷컴, 중간고사 대비 학습 전략 제시…“문제량이 성적 좌우”

    족보닷컴, 중간고사 대비 학습 전략 제시…“문제량이 성적 좌우”

    중·고등학교 대부분이 4월 4~5주차에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시험 대비 방법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학교 2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까지 새 교육과정이 확대 적용되면서 기출문제가 부족한 상황에서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내신 시험 준비에 있어 ‘문제량’이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개념 이해를 넘어 실제 시험과 유사한 문제를 충분히 경험하는 것이 성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학습을 일찍 시작한 학생일수록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접하며 취약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어 시험에서의 대응력이 높아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학교별 출제 경향과 교과서 출판사, 난이도, 취약 단원 등을 모두 고려해 문제를 선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일부 학생들은 모든 단원을 동일하게 학습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배분하면서도 시험 핵심을 놓치는 비효율적인 학습을 이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고등 내신 대비 플랫폼 족보닷컴은 1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전 과목 대비 콘텐츠를 공개했다. 학생들은 과목과 단원별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는 ‘단원별 학습’, 다양한 문제 유형을 통해 실전 감각을 높이는 ‘실전대비’, 시험 직전 핵심 정리와 모의고사를 제공하는 ‘직전대비’ 등 단계별 학습 구성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중간고사 시즌에는 새 교육과정이 적용된 중2·고2 대상 콘텐츠를 강화해 기출문제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대비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용 학생들의 사례도 소개됐다. 강원대학교 수의학과 임현우 학생은 “다양한 문제를 미리 접한 것이 시험 대비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으며,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김진 학생은 “학교별 출제 경향과 난이도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족보닷컴은 20년 이상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교 시험과 유사한 문제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누적 회원 520만 명과 전문 출제진 330명이 참여해 1200만 건 이상의 문항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중간고사 대비를 위해 주요 콘텐츠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미리보는 중간고사’에서는 예상 문제와 해설을 확인할 수 있으며, ‘기출 무료 열람실’을 통해 전국 학교 기출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관련 콘텐츠는 족보닷컴 홈페이지에서 이용 가능하다.
  • 서울문화재단 장애예술가 기획전 개막…‘감각은 지형이 되어’

    서울문화재단 장애예술가 기획전 개막…‘감각은 지형이 되어’

    서울문화재단은 4월 2일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과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예술 기획전을 선보인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입주작가를 중심으로 신한갤러리, 국립정신건강센터와 협력해 진행된다. 강남구에 있는 신한갤러리에서 지난 1일 개막한 ‘감각은 지형이 되어’ 전시는 장애를 포함해 작가의 다양한 신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업을 다룬다. 전시를 찾은 관람객은 걷기, 시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 경험을 바탕으로 이어진 작가의 작업에서 개인의 기억과 감정에 따라 확장되는 감각의 변화를 직접 경험하게 된다. 전시는 다음 달 12일까지 진행된다. 광진구에 있는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갤러리 M에서는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입주작가 2명을 초청해 ‘사랑과 이해’ 전시를 연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을 기념해 ‘사랑(4)과 이해(2)’로 우리 ‘사이(42)’를 잇는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전시는 오는 6월까지 운영된다. 용산구에 있는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노들서가’에서는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16기 입주작가 6명의 상설 전시도 열린다. 전시는 10월까지 이어진다.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다양한 협력으로 장애예술인의 활동 반경을 넓혀 적극적인 동행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 서대문구 백련산 숲속치유센터 개관

    서대문구 백련산 숲속치유센터 개관

    서울 서대문구가 백련산에 조성한 숲속치유센터를 지난 2일 열고 본격적인 산림치유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3일 밝혔다. 숲속치유센터는 한국회관 1층을 리모델링해 만든 시설로 실내 치유공간, 최신 건강측정 장비, 백련산 자연환경을 활용한 야외 치유공간을 함께 갖췄다. 센터 내부에는 프로그램실, 건강측정실, 휴게공간이, 외부에는 맨발길, 소나무숲, 산림욕 시설 등 자연친화형 치유공간이 마련됐다. 개관식은 주민과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 소개, 시설 라운딩, 건강측정, 치유장비 체험 순으로 진행됐다. 참여 주민들은 근골격계 질환 예측 장비, 스트레스 측정기, 편백 반신욕기 등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백련산 숲속치유센터’는 4월 7일부터 5월 26일까지 시범 운영된다. 온열치유 및 신체 이완, 숲 산책, 명상 및 감각 체험, 차담 등으로 구성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참가자의 심신 안정과 건강 증진을 돕는다. 또 다양한 맞춤형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성인 대상 체험형 프로그램인 ‘백련활력’과 어린이 동반 가족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 ‘백련행복’이 있으며 청소년, 65세 이상 어르신, 만성질환자, 스트레스 고위험군, 1인 가구 등 다양한 계층 및 기관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별도 구성했다. 이성헌 구청장은 “일상 속에서 지친 마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백련산 자연환경을 활용한 산림치유공간을 조성했다”며 “마음을 치유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지방시대] 소멸 앞의 선택, 사람을 남기려면

    [지방시대] 소멸 앞의 선택, 사람을 남기려면

    지방소멸은 더는 통계표 속 경고가 아니다. 면사무소 앞 슈퍼가 문을 닫고 초등학교가 통폐합되며 읍내 병원이 야간 진료를 접는 순간이 곧 소멸의 장면이다. 이 위기 앞에서 정부가 꺼내 든 카드 중 하나가 ‘농어촌 기본소득’이다. 지난 2월 경남 남해를 비롯한 전국 시범사업 대상지 10개 군에서 첫 지급이 시작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인구 감소 지역 주민 전원에게 월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2년간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지급 대상은 신청일 직전 30일 이상 해당 지역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거주(일주일 3일 이상)하는 전 군민이다. 재원은 국비 40%, 도비 30%, 군비 30% 비율로 분담해 마련한다. 현금 대신 지역화폐를 택한 건 분명한 메시지다. 지원금을 저축이 아닌 소비로, 소비를 외부 유출이 아닌 지역 내 순환으로 묶겠다는 계산이다. 변화의 조짐도 있다. 감소세를 이어 오던 남해군 인구는 시범사업 논의 이후 반등했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 기준 지난해 9월 3만 9296명이던 인구는 지난 2월 기준 4만 887명으로 늘었다. 충북 옥천군은 4년 만에 5만명을 회복했고 전북 장수·전남 신안도 전입이 증가했다. ‘기본소득 효과’라는 기대가 지역을 움직인 셈이다. 물론 숫자는 착시를 낳기도 한다. 전입이 곧 정착은 아니다. 위장 전입, 단기 거주, 인근 지역 인구를 끌어오는 풍선 효과 가능성도 있다. 2년 뒤 지급이 끝났을 때 인구가 빠져나간다면 이는 구조 개선이 아니라 일시적 이동에 그친다. ‘재정’도 쟁점이다. 지난해 전국 기초지자체 재정자립도는 평균 48%이고 이 중 군 단위는 17%에 불과했다. 시범사업 지역 중에서는 이보다 더 낮은 한 자릿수에 머무는 곳도 있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는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 예산을 충당하고자 기존 복지 예산을 삭감해 ‘제 살 깎아 먹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애초 이 사업은 국비 40%, 지방비 60%로 설계됐다가 국회 논의를 거치며 ‘도비 30%’가 전제로 굳어졌다. 도비가 이에 못 미치면 국비 지원을 보류할 수 있다는 조건도 붙었다. 경남만 보면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이 전면 시행되고 현 부담률이 유지되면 매년 도비만 2000억원 이상 필요하다는 추산이 나온다. “지방정부가 예산을 부담하고 중앙정부는 과일을 따 먹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그렇다고 멈출 순 없다. 농어촌은 이미 임계점에 와 있다. 실패 가능성을 이유로 멈춰 서기에는 사라져 가는 마을의 시간이 너무 빠르다. 기본소득 존폐가 아닌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얼마를 풀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바꿨는가’를 묻는 평가가 필요하다. 업종별 매출 변화, 카드 사용 패턴, 전입자의 체류 기간과 취업 여부 등을 냉정하게 따져 제도를 가다듬고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결국 농어촌 기본소득은 단순한 복지 수당이 아닌, 붕괴하는 지역 공동체를 다시 잇는 ‘사회적 혈류’가 되어야 한다. 15만원이라는 숫자가 지역 상점의 결제창을 울리고 그 온기가 다시 이웃의 일자리로 돌아오는 선순환의 감각을 깨워야 한다. 정부는 재정 책임을 더 분명히 해야 하고 지방정부는 단순 지급을 넘어 정주 정책과 일자리·주거·교육 인프라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 시범지역에 전입한 시민은 ‘혜택만 보고 빠지겠다’는 이기심을 버려야 한다. 소멸의 벼랑 끝에서 던진 이 승부수가 ‘돈을 나누는 정책’을 넘어 ‘삶을 나누는 공동체’를 재건하는 위대한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창언 전국부 기자
  • 워터멜론향에 담아 왔다… 시의 온기와 용기

    워터멜론향에 담아 왔다… 시의 온기와 용기

    ‘이상함’을 ‘없음’으로 치환하고이해 포기하고 자폐 택한 세계불평등·소외에 대한 공감 전해 초여름의 내음을 가득 품은 시집이 봄에 도착했다. 이를테면 ‘워터멜론향 각성 캔디’와 같은 시어들. 아무래도 시인이 계절을 착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괜찮다. 시는 원래 시대착오의 감각으로 쓰이는 것이니까. ‘나’와 ‘여기’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우리를 다른 곳으로 떠나게 한다. 그 여행에 작은 ‘메신저 백’ 하나 가볍게 들어주면 좋을 것이다. 박상수(52) 시인의 새 시집 ‘메신저 백’을 읽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바다 라벤더의 향기와 출렁임은 우리가 사는 곳까지 닿지 않았지만 괜찮아, 그래도 각자의 애착 소파를 기어코 만들어서 시간을 우리 곁으로 데려왔지, 혼잣말로 끝낼 수 없는 글자들로 구슬 안을 채워서 밀봉하여 교환하는 거야, 구슬이 가득 모이면 녹이고 용접해서 커다란 텍스트 마블링 유리창을 만들자, 하지만 오늘은 우리의 마지막날, 워터멜론향 각성 캔디를 나눠 먹으면서 펼쳐지는 마지막 윤독회”(시 ‘서촌 일요 독서회’ 부분) 화한 여름의 감각이 밀려든다. ‘워터멜론향 각성 캔디’ 때문일 것이다. ‘수박향’이 아니라 굳이 ‘워터멜론향’이라고 한 것은 ‘수박향’이라고 썼을 때 상실되는 어떤 감각이 아쉬워서다. ‘워터멜론향’이라고 할 때만 느껴지는 어떤 상쾌함. 시인은 그걸 붙잡고 싶었을 것이다. ‘워터멜론향’이 시집을 휘감는다. 초록과 분홍이 어우러진 표지 디자인은 그래서 공교롭다. 그러나 시집은 후각과 시각의 심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얼굴을 파묻은 채로 나는 생각해 한 사람이 제외되어도 돌아가는 세상을, 언제나 그 사람을 제외시키면서 고요해지는 세상을, 버스가 도착하고 사람들이 내리고 신호등이 바뀌고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고, 알고 있지 내가 맡은 책상 위에는 함부로 던져둔 저주들이 가득하겠지만 숨이 막힐 때마다 몸이 부풀어서 단추가 터지고, 녹슨 혈관들이 여길 덮어버리는 풍경을, 내가 있는 자리만 철조망이 둘러져서 녹색 피가 번져가고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세상을,”(시 ‘무호흡’ 부분) 이상한 사람 하나쯤 없는 셈 치면 그만이다. 그렇게 하면 세상은 시끄럽지 않을 것이다. 그 차디찬 고요 속에서 우리의 숨은 점점 막힌다. 숨을 참는 나는 점점 부풀고 기어이 터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피가 낭자한 그 현장은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 ‘이상함’을 ‘없음’으로 치환해 버리는 세계. 그 숨 막히는 동일성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여기 물이 새고 있어요, 발목까지 젖어가고 있어요 … 어서 이곳을 탈출하세요”(시 ‘다시, 파견’ 부분) “그런 소나무가 있대, 불에 타야 열리는 솔방울, 그 안에 씨앗을 숨겨놓는 소나무가, 그렇다면 소나무 씨앗이 처음 만나는 흙은 잿더미일 거라는 말, 세상을 휩쓴 재앙이 아니면 열 수 없도록 자신을 감옥에 가둬버린 솔방울의 이야기,”(시 ‘별채의 밤’ 부분) 서로를 이해하기 포기한 세계에서 우리는 결국 자폐를 결단한다. ‘솔방울’은 그런 우리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렇게 끝나버리진 않는다. “모든 것은 덧없어도 한때는 찬란하다는 말을 새기며, 잿더미 다음에도 씨앗을 피워올리는 소나무의 긴긴 이야기를 이리저리 완성해보고,”(같은 시) 뜨거운 폐허를 딛고 솔방울은 마침내 열린다. 다시 생을 시작한다. 박상수는 2000년 ‘동서문학’에 시가, 2004년 ‘현대문학’에 평론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명지대 문예창작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시집 끝에는 산문 한 편(미미하고 소소한, 그래도 우리)이 실렸다. 그는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고 시를 쓰겠다”고 한다. “불평등, 소외, 계급, 젠더, 노동이라는 말에 내가 조금이라도 민감성과 부채 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내 몸에 남은 이 미미하고 소소한 시간의 상흔들 때문이다. … 먼저 떠난 사람이 남긴 문장을 되뇌어 본다. 그리고 입술 밖 너에게 건넨다. ‘물결의 신비, 우리 더 좋은 곳으로 가자.’”
  • 세대 갈등·충돌에 취약한 사회… ‘영포티’를 논쟁거리로 만들다

    세대 갈등·충돌에 취약한 사회… ‘영포티’를 논쟁거리로 만들다

    2030세대 기회 줄고 경로 단절 누적40대의 태도보다 사회구조 영향 커 젊은 감각과 적극적 소비, 자기관리의 대명사였던 ‘영포티’는 어째서 젊어 보이려는 안간힘, 기득권적 여유, 과시와 허세의 이미지로 바뀌었을까.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에서 한국 사회의 주요 정치·경제 현안을 대상으로 정책 분석과 구조적 연구를 수행했던 저자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뜨거운 논쟁 대상이 된 영포티를 분석한다. 그는 영포티가 세대 간 간극, 갈등이 더 큰 충돌로 비화되기 쉬운 구조적 환경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표식이라 설명한다. 그러면서 영포티라는 이름이 은폐하고 있는 사회 설계의 결함을 드러내기 위해서 책을 썼다고 밝힌다. 영포티라는 말이 등장했을 때는 ‘늙지 않는 중년’이라는 비교적 이상적인 이미지에 가까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부정적인 사회적 용어로 변모했다. 저자는 “왜 한때 장려되던 삶의 방식이 어느 순간부터 비난의 표적으로 전환되었는가”라고 질문한다. 이는 40대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2030세대가 경험한 기회 축소와 경로 단절의 누적과 맞물려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세대 간 자산 격차를 단기간에 증폭시킨 계기였다. 유동성 확대와 자산 가격 급등은 기존 자산 보유자에게는 복리 효과를 가속하는 장치로 작동했다. 그러나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집단에게 그 상승은 기회가 아니라 장벽이 됐다. 그때 호출된 이름이 영포티였다는 것이다. 유독 40대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2030세대의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문제는 권력 그 자체가 아니라, 과거에 말해 온 기준과 현재의 선택 사이의 단절이다. 말은 남아 있고 기록은 지워지지 않는데, 그 말이 더 이상 설명되지 않는 순간 일관성은 붕괴되고 신뢰는 증발한다. 권력과 일상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설명 없는 태도는 더 이상 용인되지 않는다. 저자는 갈등을 만들어 낸 구조를 바라봐야 이름만 바뀐 채 반복해서 재생산되는 영포티 같은 표식의 본체를 드러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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