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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찾는다”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찾는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 들어서면 ‘3단 표정 포스터’가 눈에 확 들어온다. 하얗게 분칠한 얼굴에 쪽 찢어진 눈, 그중 오른쪽 눈은 오묘한 주황색이다. 빨간 입술을 닦으며 활짝 웃고 있는 표정에 이르면 괴기함에 소름이 쫙 돋는다. 진짜 전율은 분장 속에 있다. 가발을 벗고 분장을 지운 배우의 맨 얼굴은,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순수하고 사랑스러운’이라는 수식어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그다. 뮤지컬 ‘베르테르’에서는 상큼하면서도 우아한 롯데였고, ‘해를 품은 달’에서는 애절한 사랑을 하는 연우였다. 뽀얀 피부와 작은 얼굴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가 귀여운 전미도(32)는 ‘멜로물’이 잘 어울리는 배우다. 그런데 다음 작품은 악마다. 그냥 사악한 게 아니라 남자인 듯 여자이고, 사람인 듯 짐승인, 무척 이상한 존재다. 연극 ‘메피스토’(연출 서재형)의 연습이 한창인 예술의전당 연습실에서 만난 전미도는 “이 작품 부제가 ‘내 안의 또 다른 나’인데, 나 자신이 그 개념을 따라가고 있다”고 얌전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뮤지컬 배우로 더 알려진 전미도는 “아무래도 대중에게 더 많이 노출된 게 뮤지컬이다 보니 그렇게 된 듯하다”면서 “갓 졸업했을 때 작업(공연)하는 게 목표였고 벌이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 연극, 뮤지컬을 따지지 않고 오디션이 있는 대로 보고 무대에 섰다”고 떠올렸다. 빛나는 연기로 대형 신인 탄생의 기대감을 심은 ‘신의 아그네스’(2008), ‘갈매기’(2009), ‘14인 체홉’(2012), ‘벚꽃동산’(2013) 등 꾸준히 연극 무대에도 섰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원작으로 한 ‘메피스토’에서 전미도는 파우스트의 영혼을 손에 넣기 위해 계약을 하는 메피스토펠레스를 맡았다. 대부분 이 역할은 남자 배우의 몫이었지만 이번엔 여배우다. “남자에게 가장 유혹적인 존재, 욕망을 끌어내고 흔들리게 하는 존재는 여자이니까. 그런 이유로 제안이 들어왔고, 매우 강렬하게 변할 수 있는 기대감에 이끌려 선택했어요.” 그런데 연습을 하면 할수록 고민이 쌓인다. “악한 걸 표현하는 게 생각보다 굉장히 어렵다”고 했다. “침묵하고 있을 때도 악한 기운을 뿜어내야 하는 게 어떤 건지 혼란스러워요. 친절하게, 동년배 친구처럼, 여성스럽게 유혹할 때도 악마의 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거든요. 해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고통스럽고 무섭고 두렵고…. 하지만 하나씩 깨우치는 즐거움도 있죠.” 조곤조곤 말하는 것이나 수줍게 웃는 모습에서 메피스토펠레스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라 어떻게 표현할지 묻자 그는 “뚜껑을 열고 관객을 만나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명확한 대답을 피했다. 대신 “어떻게든 굉장히 강렬하게 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연기로는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은 전미도가 180도 다른 모습을 끌어낸다는 것만으로도 ‘메피스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공연은 다음 달 4~19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내가 넣을래요!’ PGA 경기중 이구아나 골프공 ‘습격’

    ‘내가 넣을래요!’ PGA 경기중 이구아나 골프공 ‘습격’

    미국 프로골프(PGA)의 경기 중 이구아나가 출현하는 해프닝이 벌어져 화제다. 지난 10일(한국시간) 푸에리토리코 리오 그란데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린 PGA투어 마지막 경기 중 16홀에서 갑자기 이구아나가 출현했다. 그린 위에 나타난 이구아나는 미국선수 앤드류 루페의 16홀 골프공 주위로 다가간다. 이구아나는 그린 위의 골프공을 먹으려는 기세다. 입으로 공을 집으려고 하지만 공은 계속 굴러가기만 한다. 몇 차례 시도 끝에 결국 이구나아는 공을 포기하고 사라진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골프 중계 아나운서는 “16홀에 나타난 이구아나가 골프공을 먹으려고 한다. 공을 홀에 넣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지난 1998년 미국 캘리포니아 페블비치 골프클럽 Sawgrass에서 열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TPC, The Players Championship)에서 스티브 로위리의 17홀 버디 찬스의 공을 갈매기가 물고 날아가다 물에 빠트린 황당한 사건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영상을 접한 해외누리꾼들은 “골프경기 중에 저런 일도~”, “홀에 더 가까이 밀어주는 이구아나, 앤드류 루페의 팬 인가봐요” 등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영상= PGATOUR.COM/유튜브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北 리설주, 40일 만에 공식석상 모습 드러내

    北 리설주, 40일 만에 공식석상 모습 드러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을 맞아 열린 해군 지휘부와 항공 및 반항공군 지휘부 군인들의 체육경기를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리설주가 공식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달 8일 방북한 데니스 로드먼과 전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선수의 경기를 관람한 이후 40일 만이다. 이번 체육경기에서는 항공 및 반항공군 군인으로 구성된 ‘제비’팀이 배구경기와 밧줄 당기기 경기에서 모두 해군으로 구성된 ‘갈매기’팀을 이겼다. 중앙통신은 “(경기 관람 후) 김정은 동지께서는 온 나라에 체육 열풍을 세차게 일으키는 데서 인민군대가 앞장서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의 체육경기 관람에는 리영길 군 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김명식 해군사령관, 리병철 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 등이 함께했다. 중앙통신은 또 이날 “김정일 대원수님 탄생 72돌에 즈음해 공훈국가합창단의 광명성절 경축공연이 인민극장에서 진행됐다”며 김정은 제1위원장과 리설주가 이 공연도 관람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화가 현실로…13개월 바다 표류하다 극적 생존

    영화가 현실로…13개월 바다 표류하다 극적 생존

    수 개월간 끝없이 바다를 표류하다 살아남은 소년과 동물을 다룬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이야기가 현실에서도 일어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앙아메리카에서 태어나 15년간 멕시코에서 거주하며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나가던 호세 이반(Jose Ivan)은 동료 선원과 함께 2012년 12월 멕시코 엘살바도르를 출발했다가 거센 북풍에 떠밀렸다. 다시 뭍으로 돌아가려했지만 배의 엔진에 이상이 생겼고, 결국 그는 파도와 바람에 밀려 태평양 한가운데까지 멀어져갔다. 그는 15~18세의 또 다른 어린 선원과 함께 망망대해에서 13개월이나 표류해야 했다. 그와 동료 선원이 헤맨 망망대해 거리는 무려 8000마일(약 1만 2900㎞)에 달한다. 이반은 당시 사고의 충격으로 정확한 상황을 기억해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끝없이 바다를 표류했으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어떻게 지냈는지를 설명했고, 이는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맨손으로 바다거북과 생선과 바다갈매기 등을 잡아먹으며 1년여를 버텼다. 비가 오지 않을 때에는 배고픔과 목마름을 이기기 위해 바다거북을 죽여 피를 마시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 달 29일 마셜 제도의 에본 환초 지역 주민에게 극적으로 발견돼 해당 지역 관할 해군함에 몸을 싣고 고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발견 당시 그는 덥수룩한 수염과 머리에 긴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혈압이 낮고 심한 불안증세를 보였다. 구조된 후 이반은 “내가 살아있다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함께 타고 있던 동료는 섬에 도착하기 한 달 전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해서 멕시코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방법을 알지 못했다”면서 “결국 구조되어 이곳에 있게 돼 신께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한 장면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부산 을숙도 철새 분변서 AI 양성반응

    부산 을숙도 철새 분변서 AI 양성반응

    전국 지자체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의심되는 야생 철새 사체에 대한 검사를 의뢰하면서 AI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비둘기와 까마귀 등도 포함됐다. 낙동강 하구인 부산 사하구 을숙도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는 AI 양성반응이 나왔다. 이 와중에 AI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 7만 마리가 금강하구로 거주지를 옮겼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16건의 야생 철새 AI 검사 의뢰가 지자체로부터 들어왔다. 이 중 10건은 전라도에서 발생했지만 6건은 충북, 경기, 울산, 제주, 부산 등에서 발생했다. 지난 20일에는 경기 안성에서 야생 조류 사체가 접수됐고, 21일에는 충북 단양에서 멧비둘기 3마리, 울산에서 떼까마귀 14마리, 충북 제천에서 할미새 1마리 등이 들어왔다. 22일에는 경북 고령에서 청둥오리 2마리의 검사가 의뢰됐다. 이날도 부산 사하구 을숙도 철새도래지에 검둥오리류인 물닭 1마리와 붉은부리갈매기 1마리가 죽은 채 발견돼 AI 검사를 의뢰했다. 부산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13일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가 을숙도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AI 양성반응이 나와 농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고 이날 밝혔다. 게다가 지난 21일 금강하구에서 폐사한 가창오리 3마리도 고병원성 H5N8형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동림저수지에서 수거된 가창오리처럼 췌장 내 출혈성 반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 22만 마리 중 7만 마리가 금강하구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충청도 지역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현재 전국 지자체들은 철새도래지 주변과 축사, 해당 지역 진출·입 차량 등을 대상으로 소독약을 살포하고 있는데 소독약이 AI 바이러스를 죽이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자체들이 살포하는 약품은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허가한 가축 방역용 소독제다. 구제역 소독제는 외국 효력시험기관의 인증을 받았지만 AI 소독제는 국내 효력시험만 통과했다. 축산농가들은 이들 소독제로 축사 안팎을 수시로 소독했지만 AI가 발생했다며 약효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박태욱 전북도 동물방역계장은 “소독제를 살포해도 AI 균이 죽지는 않는다. 다만 균의 확산을 억제할 뿐”이라고 말했다. 문서정 농림축산검역본부 직원도 “고시된 소독제들은 모두 동물약품 소독제효력 시험지침에 따라 검증을 거친 제품이지만 AI 균을 죽이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충남 서천에 문을 연 국립생태원은 전시와 연구 목적으로 사육하고 있는 황새, 독수리, 수리부엉이 등 멸종위기종 조류를 보호하기 위해 24일부터 임시 휴원에 들어간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화폭에 담는 ‘산꾼 화가’ 곽원주씨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화폭에 담는 ‘산꾼 화가’ 곽원주씨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즉, ‘미쳐야 미친다’라는 뜻이다. 남이 이루지 못할 경지에 도달하려면 그 일에 미치지 않고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조선 후기의 화가 우봉 조희룡(1786~1856)은 한평생 매화에 미쳐 살았고 매화 그림으로 이름을 날렸다. 침실에 매화가 그려진 병풍을 세워놓고 매화로 만든 차를 마셨다고 한다. 또 매화 벼루에 매화 먹을 갈아서 매화 시를 썼을 만큼 광적으로 매화를 좋아했다. 그는 추사 김정희보다 세살 연하였으나 스승으로 깍듯이 예를 갖췄다. 우봉은 추사의 심복으로 지목돼 신안 임자도에서 3년간 유배생활을 했다. 그는 유배지에서 오두막집을 짓고 ‘만구음관’(萬鷗吟館·갈매기 1만 마리 우는 집)이라는 편액을 내걸어 화아일체(畵我一體)의 경지까지 체험하기에 이르렀다. 힘찬 용틀임과 곳곳에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매화가 조화를 이루는 용매도(龍梅圖)라는 그림도 이곳에서 그린 것으로 알려진다. 곽원주(64) 화백은 ‘산꾼 화가’로 통한다. 그저 단순한 산꾼 화가가 아니다. 평생 산에 미쳤고 그림에 미쳐 사는 사람이다. 국내 섬산을 두루 거쳤고 백두대간, 낙동정맥 등 국내 산 1000여곳을 올랐다. 이어 중국과 일본의 명산 100여곳까지 올랐다. 그 다음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다녀왔으며, 지금은 그 히말라야의 8000m급 14좌의 힘찬 모습을 열심히 화폭에 담고 있다. 올해 9월이면 전시를 할 예정이며 동양화가로는 최초의 일이다. 그가 이렇게 산과 그림에 미친 계기는 섬산을 다닐 때 임자도에서 만난 우봉의 ‘불광불급’ 정신에서 비롯됐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화실에서 곽 화백을 만났다. 붓을 들고 화선지에 그림을 그리다가 잠시 멈추고 “일출을 보기 위해 동대산(오대산 국립공원 내)을 다녀왔다. 일출이 너무 아름다워 올해는 좋은 일이 많을 것 같다”며 자리에 앉는다. 먼저 왜 히말라야인지 물었다. “삶이 무료하고 답답하다고 느낄 때 대부분 여행을 떠나지요. 정보가 부족한 오지로 떠나는 여행은 처음 접하는 신비감 때문에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다가 혼자 상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면 한없는 환희와 걷잡을 수 없는 희열을 느끼게 됩니다.” 그림 하나를 보여주면서 다시 설명을 한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를 거쳐 딩보체에서 바라본 마차푸르레입니다. 물고기 꼬리를 닮았지요. 이곳은 신의 영역입니다. 일본 등산객 5명이 주민들 허락 없이 이곳에 갔다가 조난당했습니다. 신성스러운 곳인데 인간이 함부로 발을 디뎌 그랬다고 하더군요.” 히말라야 그림은 바로 그 신들의 파노라마를 그리는 작업이라고 했다. 묵묵히 세상을 바라보면서도 아무 말 없는 히말라야를 우리 인간 세상에 내려놓는 일이라고 했다. 네팔 쪽에 있는 히말라야 7좌 14폭의 병풍그림을 이미 마무리했고 현재는 파키스탄 쪽에 있는 히말라야를 그리고 있다고 했다. 히말라야는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눈(雪)을 뜻하는 히마(hima)와 거처를 뜻하는 알라야(alaya) 2개 낱말이 결합된 복합어라는 설명도 곁들인다. 왜 히말라야인지 다시 물었더니 “불광불급이다. 그 신들과의 만남이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곽 화백은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낭가파르바트, K2, 브로드피크 등 히말라야 14좌의 베이스캠프를 다니며 사진을 찍고 스케치를 했다. 해발 3700m에서 6000m에 이르는 베이스캠프에서 바라본 정상의 아름다운 광경들을 화폭에 담았던 것. 안나푸르나, 다울라기리, 에베레스트, 로체 등의 절경을 고스란히 재현해 내고 있다. 처음에는 히말라야가 동양화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발을 내딛는 순간 흠뻑 매료됐다. 눈앞에 펼쳐진 형형색색의 야생화, 짙은 녹음과 가을, 설경 등 한 시야에 4계절이 펼쳐지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망설일 것도 없었다. 동양화가 가지고 있는 모든 기법을 총동원할 수 있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시 말해 ‘히말라야 산수화’인 셈이다. 신들이 잠든 모습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로 표현되는 관념성을 접목시켰다. 중국의 산수화는 먹의 농담(濃淡)으로 산의 형상을 표현하고, 일본의 경우 채색 산수화, 그리고 우리나라 산수화는 실경에 주자학적 관념성을 반영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산꾼으로서 히말라야를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동양화에는 안 맞는다고 생각했지요. 산이 각지고 음영이 심하잖아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 붓을 저절로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곽 화백의 화풍은 전통 산수화에서 현대적 실경 산수화로 바뀌었다. 히말라야의 바람, 느낌, 풍경, 그리고 오묘한 신들의 메시지를 담아야 했기 때문이다. 히말라야를 혼자 가는 경우도 있지만 등정 원정대와 같이 가는 경우도 있다. 히말라야 10좌를 등정한 한국도로공사 소속 김미곤씨와 동행할 때가 많다. “네팔의 히말라야가 지리산에 비유해 여성적이라면 파키스탄 발토르 빙하에 솟아오른 히말라야 산군은 한겨울 설악산을 빼닮아 강한 남성적 느낌을 갖게 합니다. 그래서 히말라야를 걷다 보면 제가 히말라야를 오르는 것이 아니라 히말라야 산들이 저를 오르게 한다는 사실을 느끼게 합니다.” 처음에는 히말라야에 대해 두려움이 어느 정도 있었지만 막상 가보니 한국의 지리산, 설악산과 비슷한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해발 4000~5000m의 트레킹 코스는 한국의 여러 둘레길처럼 친숙하게 다가왔다고 했다. 힘든 경우는 없었을까. “히말라야를 가려면 세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합니다. 고지대를 걸을 수 있는 체력, 경제적인 문제, 그리고 30일 정도 걸리는 시간이 허락돼야 합니다. 그것만 해결된다면 한국의 산을 오르는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아마 다른 화가들도 히말라야를 가고 싶어 하겠지만 이런 문제 때문에 주저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가 스케치하던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탈레반의 습격을 받아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고 강력한 거머리를 보고 섬뜩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열악하게 살아가지만 행복하고 만족하는 현지인들의 표정이었다. 그가 히말라야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11년 5월 ‘한·중·일 3국 명산전’, 그러니까 우리나라 백두대간, 낙동정맥, 중국과 일본 명산 50곳을 화폭에 담아 전시할 때였다. 우연히 전시장을 들른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에게서 ‘히말라야를 가봤느냐. 히말라야를 그릴 생각이 없느냐’는 적극적인 권유를 받고 시작됐다. 그가 산꾼이 된 것은 1969년 제주 여행을 갔다가 한라산을 오르면서였다. 산 중턱에 있는 나무 숲과 백록담을 보고 스케치를 하고 그림을 그렸다. 이전부터 그림을 틈틈이 취미로 그렸으나 한라산을 보고 난 뒤 산 그림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어 비금도, 거문도, 욕지도, 임자도 등 남도 섬산을 찾아 화폭에 담았다. 임자도에서의 기억을 잠시 더듬는다. “임자도(荏子島)는 한자 뜻에서 보듯 들깨섬을 말합니다. 이곳에서 우봉 조희룡의 마음을 헤아려본 적이 있습니다. 한양에서 불원천리 임자도까지 온 우봉은 바닷가 밝은 달을 쳐다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외로운 마음을 달래려고 그림에 미친 불광불급을 떠올려 봤지요.” 이런 마음으로 백두대간과 낙동정맥 등 국내 산들을 스케치북을 들고 섭렵했다. 이렇게 그의 산꾼 인생은 섬산에서 시작돼 국내를 거쳐 중국과 일본, 그리고 히말라야로 이어진다. 중국의 경우 무이산, 안탕산, 장가계, 숭산, 화산, 태산 등 우리가 흔히 들었던 명산을 다니면서 화폭에 담았다. 그는 전남 고흥 출생이다. 어릴 때부터 스케치북을 들고 등산하는 것을 좋아했다. 임진왜란 당시 성터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호연지기를 키웠다. 대학 다닐 때에는 낙수회라는 문학동호회를 결성해 시화전 등을 주관했다. 또 산과 그림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다. 이 가운데 김찬삼의 여행기를 읽고 감동을 받아 제주도로 무전여행을 떠난 것이 산과의 인연이 됐다. 군복무를 마치고 제약회사에 다니면서 산악회를 조직해 전국의 산을 찾아다녔다. 그러다가 전업작가가 된 것은 40세 때였다. 그는 지금도 주말이면 ‘산예모’(산과 예술을 사랑하는 모임) 멤버들과 가벼운 산행을 하면서 산과 예술에 대해 공감을 나눈다. 올해는 어떤 계획이 있을까. “오는 9월 히말라야 전시가 끝나면 킬리만자로로 갈 것입니다. 아시아에서 아프리카와 남미까지 말의 해를 맞아 말처럼 달리면서 멋진 고봉들을 화폭에 담아볼 생각입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곽원주 화백은 전남 고흥 출신이다. 순천대학을 졸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중국 시안(西安) 섬서미술관 초대작가이다.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대한민국 신미술대전, 동아 국제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백두대간을 화폭에 담아’가 있다. ‘3국 명산전’ 등 개인전 20회, 한·중문화교류 3인전 등 국내외 단체전 150여회를 가졌다. KBS1 TV ‘학자의 고향’에 그림 연재를 했다. 현재 국민예술협회이사, 한국미술협회 회원, 현대한국화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명인·명물을 찾아서] 세계 불꽃축제·걷기대회…볼거리 넘어 지역경제 효자역할 톡톡

    [명인·명물을 찾아서] 세계 불꽃축제·걷기대회…볼거리 넘어 지역경제 효자역할 톡톡

    6일로 개통 11년째를 맞는 광안대교가 수려한 경관과 아름다움으로 부산을 상징하는 새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광안대교는 신년 해맞이 행사, 부산세계 불꽃 잔치, 시민 걷기대회, 하프마라톤 대회, 영화 촬영 등의 장소로 이용되면서 부산시민뿐만 아니라 외지인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 광안대교는 2003년 1월 6일 개통됐다. 이후 부산을 상징하는 건축물 1위에 올랐고 한국의 아름다운 길 최우수상을 받았다. 미국 CNN은 한국의 명소 4위로 소개했다. 이처럼 광안대교는 국내외에서 아름다움을 인정받으면서 ‘다이아몬드 브리지’라는 애칭도 얻었다. 지난 1일 아침 신년 해맞이 행사를 위해 일시 차량이 통제된 광안대교 상층부는 3만여명의 해맞이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찼다. 윤철희(52)씨는 “해안선에서 1.5㎞ 떨어진 다리에서 일출을 보는 것은 광안대교가 전국에서 유일하다”며 “한 해의 소망을 안고 일출을 감상하는 것은 큰 행운이었다”고 자랑했다. 광안대교는 인근 해운대 센텀시티와 마린시티, 광안리해수욕장, 수영만, 용호만 일대의 스카이라인도 바꿔 놨다. 편리한 접근성에 볼거리가 늘어난 덕분에 광안리해수욕장 이용객도 크게 늘었다. 광안리와 민락동 인근 상권 활성화와 함께 주변 집값도 상승했다. 실례로 광안리해수욕장 이용객은 2002년 443만명에서 지난해 1500만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2011년 부산발전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생산과 취업유발 효과는 1225억원과 2589명에 달했다. 2005년부터 매년 부산세계불꽃축제가 열리며, 연간 130만여명이 찾는 축제의 장으로 성장했다. 그뿐만 아니라 다이아몬드브리지 걷기 행사와 해맞이 행사에도 수만여명이 참가한다. 영화 촬영 장소로도 인기를 끈다. 부산영상위원회가 2000년부터 최근까지 부산에서 촬영한 영화 331편을 분석한 결과 광안대교가 가장 많이 등장했다. 준공 전인 2003년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에 첫 모습을 드러내더니 ‘태풍’, ‘무적자’, ‘해운대’, ‘푸른소금’, ‘간첩’ 등 25편에 ‘출연’했다. 정경진 시 정책기획실장은 “부산이 산업정책연구원 선정 브랜드파워 3년 연속 1위 도시로 선정된 것도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한 불꽃축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데는 광안대교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차량 통행도 증가세다. 개통 첫해 1227만대를 시작으로 이듬해 200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3400만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통행량은 2억 8300만대, 누적 통행료 수입은 2430억원이다. 부산이 가진 천혜의 해안 절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광안리 해안선을 따라 바다 위를 달리는 국내 최초 해상순환도로인 광안대로는 내구성과 미관이 수려한 현수교를 중앙에 두고 양측으로 트러스교와 강상형교로 이뤄졌다. 수영구 남천동 49호 광장과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를 연결하는 7.42㎞로 8년여(1994년 12월~2002년 12월) 공사 끝에 완공됐다. 총공사비 7899억원이 투입됐으며 왕복 8차로 규모로 국내 최초 2층 교량이다. 전 구간을 광안대로라 부르며 해상 교량부분(6298m)만 부를 때 광안대교라고 한다. 진도 6 규모의 지진과 초속 45m 이상의 초대형 태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광안대교의 핵심인 현수교는 국내 최장이며 최초로 국내 기술로 지어졌다. 부산의 상징인 갈매기가 날아오르는 것을 형상화했다. 현수교는 장대교량 중에서 시공성, 안전성, 내구성이 뛰어나고 경관이 수려한데 남해대교, 영종대교 등이 있다. 밤에도 해가 떠 있는 듯 불야성을 이루는 현수교를 중심으로 한 화려한 경관 조명은 환상의 극치다. 경관 조명은 광안대로 구조물 간 휘도와 색대비를 조화롭게 했다. 하절기에는 맑고 찬색(백색·청색)을, 동절기에는 온화한 따뜻한 색(노란색)을 기본으로 평일, 주말 및 행사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한다. 시는 지난해 11월 광안대교를 세계 최고의 아름다운 야간 경관 명소로 만들고 기존 고용량 경관 조명을 에너지 효율이 좋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교체, 한 단계 끌어올렸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18m ‘거대오리’ 모형 순식간에 털썩 주저앉는 영상 화제

    18m ‘거대오리’ 모형 순식간에 털썩 주저앉는 영상 화제

    길이 18m의 거대 모형 오리가 순식간에 터지는 영상이 화제다.지난 31일 타이완 가오슝(高雄)항에서 새해맞이 행사 도중 일어난 일이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24초짜리 영상에는 당시 상황이 생생히 담겨져 있다. 영상을 보면 행사에 참석한 수많은 인파들 사이로 거대 오리 모형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영상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리의 오른쪽 부분이 세로로 길게 갈라지며 맥없이 주저앉는다. 이를 보고 놀란 많은 관중들이 오리가 있는 쪽으로 뛰어가는 모습으로 영상은 끝난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오리를 터뜨린 범인이 갈매기일지도 모른다”, “새해에는 하는 모든 일 빵빵 터지길 기원하는 것을 오리가 몸소 보여준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공개된 영상 속 오리 모형은 네덜란드 조형예술가 플로렌테인 호프만(Florentijn Hofman)의 작품으로 튜브처럼 공기를 주입해서 만든 조형물이다. 2007년부터 중국 베이징, 일본 오사카, 호주 시드니, 브라질 상파울루,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등에서 전시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영상팀 sungho@seoul.co.kr
  • 92m 절벽 아래로 추락한 개, 상처 하나 없이 살아남아

    92m 절벽 아래로 추락한 개, 상처 하나 없이 살아남아

    고양이만 목숨이 9개라고? 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에서 추락하고도 목숨을 건진 개의 사연이 알려져 놀라움을 주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22일 보도했다. 클레어 모리스(50)와 그녀의 남편 마크 러셀은 최근 개를 데리고 영국 이스트석세스 인근의 해변으로 여행을 떠났다. 동행한 애완견은 콜리 종(種)으로, 바닷가 인근의 절벽으로 구경을 나섰다가 주인들이 풍경에 시선을 빼앗긴 사이 발을 헛딛고 92m 절벽 아래로 추락했다. 모리스는 “마치 ‘톰과 제리’의 한 장면처럼, 강아지가 발을 버둥거리더니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면서 “평소 새를 쫓아 뛰어다니는 것을 좋아했는데, 아무래도 날아다니는 갈매기를 따라 뛰다가 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부부는 곧장 비명을 질렀고, 아래를 내려다봤지만 개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부부는 곧장 구조대에 연락했고, 해상 구조대가 출동해 개 구조에 나섰다.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던 개는 이내 구조됐고 놀랍게도 작은 상처조차 없이 건강한 상태였다. 모리스는 “무엇보다도 구조대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애완견이 목숨을 구했다”면서 “만조(滿潮) 시기였기 때문에 절벽 아래엔 물로 가득 차 있었고 가까스로 바위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이 절벽은 애완견과 함께 여행을 온 사람들 사이에서 주의해야 할 장소로 알려진 곳이다. 모리스 부부의 개처럼 올 한 해 동안 이 절벽에서 추락 사고를 당한 개는 총 11마리에 달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나우뉴스부 @seoul.co.kr
  • “나도 끼워줘요” 신혼부부 질투한 ‘엉큼한’ 물범 포착

    “나도 끼워줘요” 신혼부부 질투한 ‘엉큼한’ 물범 포착

    신혼부부 보트에 무임승차(?)한 짓궂은 물범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허핑턴 포스트는 엉큼한 코끼리 물범 때문에 잊지 못할 허니문을 보낸 한 신혼부부의 사연을 7일 보도했다. 야생 동물 관리인으로 일하는 에디 스테빙스(Eddie Stebbings)·비 부쉐 (Bee Bueche) 부부는 첫 신혼여행을 영국 메인랜드(Mainland)와 스코머 섬(Skomer Island) 일대로 정했다. 가장 자연 보존이 잘 된 곳 중 하나로 알려진 해당 지역에서 다양한 생태계를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부부는 먼저 웨일스 해안 남서쪽에 위치한 스코머 섬에 도착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그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 소형보트로 돌아왔을 때, 예상치 못한 거대 불청객과 마주쳐야했다. 바로 ‘코끼리 바다물범’이었다. 이 물범은 마치 신혼부부의 허니문을 질투한 듯 보트에 늘어진 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남편인 스테빙스는 “키가 나보다 적어도 2.5배, 몸무게는 4배가 훌쩍 넘을 것 같은 그 거대 물범은 사람이 다가가도 콧방귀도 안 뀌더라”며 당혹스러웠던 순간을 회상했다. 참고로 코끼리 물범 중 가장 큰 것은 몸길이 6.7m, 체중 3400kg에 달한다. 부부는 결국 나흘이 지난 후에야 소형보트를 물범에게서 돌려받을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한편, 스코모 섬은 물범, 바다표범 외에 풀무갈매기, 큰부리바다오리, 세발가락갈매기 등의 조류들과 블루벨, 레드켐피언 등의 희귀 야생화들의 서식지며 특히 풍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사진=허핑턴포스트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바다와 함께 울고 웃고… 섬 사람들이 풀어놓는 겨울 이야기

    바다와 함께 울고 웃고… 섬 사람들이 풀어놓는 겨울 이야기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면 바다도 휴식에 들어간다. 어부들은 그물을 거둬들이고 새 봄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어부들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갈매기와 파도, 수많은 은비늘과 지독하게 아름다운 노을 뿐이다. EBS ‘한국기행’은 9~13일 밤 9시 30분, 5부작 ‘보령의 섬’을 방영한다. 충남 보령 앞바다를 따라 징검다리를 놓듯 이어진 아름다운 70여 개의 섬으로 향한다. 가장 바깥쪽에 자리한 외딴 섬 외연도는 중국에서 닭 울음소리가 들려온다고 할 만큼 육지와 떨어져 있다. 400여명의 주민 모두가 어업에 종사하며 살아간다. 그들이 들려주는 겨울이야기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또 맑고 그윽한 향기는 무엇일까. 온통 바다뿐인 섬에서 평생 바다와 함께 살아온 어부들과 바다와 질긴 인연을 이어가는 어머니들의 이야기는 구슬프지만 희망을 안겨준다. 바다로 떠난 엄마와 아빠를 기다리며 갯벌을 달리고, 풍금을 치는 ‘섬개구리들’의 이야기도 만나본다. 1부 ‘꿈을 낚는 어부’에선 대천항에서 배로 두 시간을 달려야 닿는 섬 외연도의 이야기를 전한다. 물이 맑을 뿐만 아니라 10여 개의 무인도로 둘러싸인 섬은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황금어장이다. 농어와 우럭, 광어를 잡기 위해 새벽 3시 찬바람을 가르며 바다로 달려가는 어부들이 고단한 삶을 꾸리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인간이 규정해 약속한 시간은 크게 의미 없다. 이곳 사람들에게 시간은 들고나는 물때가 기준이다. 어부들은 그 시간을 쫓아 바다 밑의 꿈을 낚기 위해 발버둥친다. 2부 ‘엄마의 바다’에선 시집와서 45년간 땅 위의 삶보다 물속 삶이 더 길었던 외연도 해녀들의 삶을 다룬다. 동이 트면 태왁과 잠수복, 수경을 챙겨 바다로 나서는 어머니들을 따라 해삼, 전복, 소라가 올라온다. 어머니들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은 외딴 움막인 ‘해막’이다. 예로부터 홀로 찾아와 아이를 낳던 여자들만의 공간이다. 피를 보이면 마을과 산모에게 부정이 찾아온다는 이유에서다. 3부 ‘시간이 더디 가는 섬, 녹도’와 4부 ‘황금바다의 선물’, 5부 ‘엄마가 섬 그늘에’에선 녹도에서 살아가는 칠순 노부부의 삶과 장고도에서만 볼 수 있는 축제, 서른두 살 은희씨의 삶 등이 소개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나도 끼워줘요” 신혼부부 질투한 ‘엉큼한’ 물범 포착

    “나도 끼워줘요” 신혼부부 질투한 ‘엉큼한’ 물범 포착

    신혼부부 보트에 무임승차(?)한 짓궂은 물범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허핑턴 포스트는 엉큼한 코끼리 물범 때문에 잊지 못할 허니문을 보낸 한 신혼부부의 사연을 7일 보도했다. 야생 동물 관리인으로 일하는 에디 스테빙스(Eddie Stebbings)·비 부쉐 (Bee Bueche) 부부는 첫 신혼여행을 영국 스코틀랜드 메인랜드 섬(Mainland)과 웨일즈 스코머 섬(Skomer Island) 일대로 정했다. 가장 자연 보존이 잘 된 곳 중 하나로 알려진 해당 지역에서 다양한 생태계를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부부는 먼저 웨일스 해안 남서쪽에 위치한 스코머 섬에 도착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그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 소형보트로 돌아왔을 때, 예상치 못한 거대 불청객과 마주쳐야했다. 바로 ‘코끼리 바다물범’이었다. 이 물범은 마치 신혼부부의 허니문을 질투한 듯 보트에 늘어진 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남편인 스테빙스는 “키가 나보다 적어도 2.5배, 몸무게는 4배가 훌쩍 넘을 것 같은 그 거대 물범은 사람이 다가가도 콧방귀도 안 뀌더라”며 당혹스러웠던 순간을 회상했다. 참고로 코끼리 물범 중 가장 큰 것은 몸길이 6.7m, 체중 3400kg에 달한다. 부부는 결국 나흘이 지난 후에야 소형보트를 물범에게서 돌려받을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한편, 스코모 섬은 물범, 바다표범 외에 풀무갈매기, 큰부리바다오리, 세발가락갈매기 등의 조류들과 블루벨, 레드켐피언 등의 희귀 야생화들의 서식지며 특히 풍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사진=허핑턴포스트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저리 안가!” 혹등고래 올라탄 겁없는 갈매기 포착

    “저리 안가!” 혹등고래 올라탄 겁없는 갈매기 포착

    몸무게가 무려 30t에 달하는 대형고래와 겁없는 갈매기의 재미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 해안에서 촬영된 이 사진속 주인공은 ‘바다의 신사’라고도 불리는 혹등고래. 한낮의 여유를 즐기던 혹등고래는 그러나 달려드는 갈매기들 때문에 곤혹을 치뤘다. 겁도 없는 갈매기들이 혹등고래 주위로 모여든 것. 특히 몇몇 갈매기들은 고래 등과 심지어 코 위에 올라타는 대범함까지 보여 그야말로 혹등고래를 열받게 만들었다. 이에 고래는 입을 크게 벌리고 갈매기들을 잡아먹을듯 위협하며 쫓아내기 시작했고 깜짝 놀란 갈매기들은 그제서야 자리를 떴다. 현지언론은 “갈매기들이 고래가 먹다남긴 찌꺼기를 먹기 위해 모여든 것 같다” 면서 “고래가 ‘바다의 왕자’가 누구인지 갈매기에게 확실히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한편 혹등고래는 몸길이가 최대 약 18m, 몸무게는 40t에 달하는 대형 고래다. 긴 지느러미 때문에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으며 수명은 최대 60년이다. 한때 포경 선박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지만 1944년부터 국제적인 보호가 시작돼 현재는 개체군이 안정적이거나 증가하는 추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포기하지 말라고… 별들의 무대로

    입시에 지친 학생들을 위한 힙합무대가 펼쳐진다. 서울 중랑구는 29일 오후 7시 30분 구청 지하 대강당에서 ‘힙합으로 전하는 갈매기의 꿈’ 공연을 벌인다고 21일 밝혔다. 공연의 모티프는 리처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의 꿈’. 비행 그 자체를 사랑하는 조나단 리빙스턴이란 갈매기의 얘기로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문구를 널리 알렸고, ‘가장 낮게 나는 새가 가장 자세히 본다’는 패러디를 낳기도 했던 유명한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 나오는 작품은 이 소설을 힙합으로 재해석해 지난해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처음 선보인 것이다. 주인공 조나단 리빙스턴 역으로는 김종원이 캐스팅됐다. 김종원은 세계연체비보이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유망주이자 그 뒤 TV 출연 등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모은 춤꾼이다. 연체 비보이란 비보잉을 하며 연체동물처럼 극단적인 관절꺾기 등 아주 유연한 동작을 선보이는 것을 말한다. 그 외 출연 배우들도 비보이, 팝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대회를 제패한 20여명의 춤꾼들로 채워진다. 문병권 구청장은 “바깥의 도움도 없이 노력과 열정 하나만 가지고 세계 정상에 우뚝 선 춤꾼들을 통해 청소년들이 노력과 열정을 배워 갔으면 한다”면서 “공부 스트레스도 화끈하게 날려 버리고, 가족이 함께 구경해 서로간 소통과 이해를 높이는 건 덤”이라고 말했다. 관람 신청은 25일부터 구청 문화관광홈페이지(culture.jungnang.seoul.kr)에서 받는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강아지에 날개가?…해변서 포착한 ‘개 새’ 화제

    강아지에 날개가?…해변서 포착한 ‘개 새’ 화제

    웃음을 자아내는 사진 한장이 인터넷에 올라 화제로 떠올랐다. 우리말로 ‘개 새’(DogBird)라는 신조어로 외국 소셜네트워크 사이트를 강타한 이 사진은 이달초 뉴질랜드의 한 해변에서 촬영됐다. 마치 긴 날개를 펼치고 바다를 향해 날아 오를듯한 사진 속 주인공은 바로 개다. 물론 실제 개에게 긴 날개가 달린 것은 아니다. 바로 앞에 개에 가린 갈매기가 날개를 펼치고 있었던 것. 순간적으로 이같은 재미있는 장면을 포착한 사람은 대학에서 생물의학을 전공중인 여성 메간 휘틀리(22).  휘틀리는 “이 개는 친구의 애완견인 스누피”라면서 “함께 해변을 산책 중 스누피가 갈매기를 발견해 쫓아가다 이같은 장면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순간적으로 이 장면을 촬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달려가 운좋게 절묘한 상황을 포착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공연리뷰] 명동예술극장 연극 ‘바냐 아저씨’

    [공연리뷰] 명동예술극장 연극 ‘바냐 아저씨’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호프(1860~1904)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각색된 희곡을 남긴 작가 중 하나다. 최근에는 ‘바냐 아저씨’를 현재의 시공간으로 끌어온 ‘외로운 사람, 힘든 사람, 슬픈 사람’, ‘갈매기’를 1930년대 조선의 이야기로 변주한 ‘가모메’ 등이 젊은 창작자들의 손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지난달 26일부터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바냐 아저씨’는 체호프의 희곡 원작에 재해석이 일절 가미되지 않았다. 기억하기도 어려운 러시아 이름과 쏟아지는 대사, 인터미션 없는 2시간 10분의 공연 무대에서 보여 주는 것은 아무런 분칠도 하지 않은 체호프 희곡의 맨얼굴이다. ‘굿모닝? 체홉’(1998)을 시작으로 체호프의 작품만 다섯 번째인 이성열(극단 백수광부 대표) 연출과 ‘살아 있는 연극계 전설’ 백성희 여사를 비롯해 이상직, 한명구, 정재은 등 연극계 대표 배우들이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체호프의 희곡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삶 그대로를 무대 위에 구현한다. 극적인 기승전결이나 굵직한 메시지 없이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갈등하고 갖가지 사건을 겪는 모습들을 소소하게 그려낸다. ‘바냐 아저씨’도 마찬가지. 주인공 바냐는 시골에서 조카 소냐와 함께 매부 세례브랴코프의 영지를 관리한다. 어느 날 영지를 찾아온 매부가 젊은 아내 옐레나를 데려오고, 바냐가 그녀에게 반하면서 평범한 일상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바냐와 옐레나, 소냐와 아스트로프 등 인물들은 제각각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꿈꾼다. 지루한 현실과 일상에서 벗어나려던 이들의 몸부림은 바냐가 쏜 두 방의 총성으로 극에 달한다. 하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이들은 다시 가난과 노동, 외로움으로 가득한 현실을 살아간다. 이 같은 지루한 일상의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오롯이 배우들의 힘이다. 배우들은 반복되는 일상을 자연스레 연기하다가도 때로는 과장된 몸짓과 대사로 ‘연극적인 연기’를 보여 준다. 얼굴이 예쁘지 않다며 한탄하는 소냐를 ‘머리카락이 예쁘다’고 달래는 옐레나처럼 소소한 유머도 담겨 있다. 고통스러운 삶이라도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페이소스 스민 유머와 서글픈 몸부림으로 위로하는 듯하다. 공연은 24일까지. 2만~5만원. 1644-2003.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지역색 살린 둘레길 브랜드화 열풍

    지역색 살린 둘레길 브랜드화 열풍

    인천의 ‘쇠뿔고개길’, 부산 동구 ‘이바구길’, 충북 제천 ‘청풍호 지드락길’, 대전 서구 ‘갑천누리길’…. 전국에 ‘둘레길’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관광 산업 육성 방안으로 지역특성을 반영한 둘레길 조성 및 브랜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1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자체의 ‘둘레길’ 관련 상표는 지난 2009년 경기도 시흥의 ‘늠내길’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4년간 모두 97건이 출원됐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1~9월 모두 42건에 달한다. 지난해 출원건수(23건)를 벌써 82.6% 초과했다. 9월 현재 등록건수는 합천군의 해인사 소리길 등 75건이다. 둘레길 조성 및 관련 상표 출원이 활발한 것은 제주 올레길이 성공한 데 따른 것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여가를 즐기고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자 하는 웰빙과 힐링의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지역의 관광명소로 활용하려는 전략이 더해졌다. 조성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도 활성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둘레길 명칭은 지역의 지리적 또는 역사적 특성 등을 반영하고 있다. 여수의 금오도 비렁길은 금오도의 비탈진 해안절벽에 설치된 길이고, 부산의 갈맷길은 갈매기를 보며 걷는 길을 의미한다. 역사적 특성을 반영한 둘레길로는 충북 괴산군의 ‘양반길’, 경남 김해의 ‘허왕후 신행길’ 등이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청계천 못잊어?… 가을 속 여름 철새

    청계천 못잊어?… 가을 속 여름 철새

    22일 서울 청계천에서 여름 철새 왜가리가 날갯짓을 하며 겨울 철새 갈매기 곁에 내려앉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한일합작 연극 ‘가모메’ 1일 개막…연출 맡은 성기웅·다다 준

    한일합작 연극 ‘가모메’ 1일 개막…연출 맡은 성기웅·다다 준

    한·일 양국의 30대 젊은 연출가들이 연극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한국의 연출가 겸 극작가 성기웅(39)씨가 각색과 협력연출을 맡고, 일본의 연출가 다다 준노스케(37)가 연출해 1일 개막하는 연극 ‘가모메’(カルメギ)가 그것. 각각 극단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와 도쿄데쓰락을 이끄는 이들은 ‘로미오와 줄리엣’(2009)부터 지금까지 4편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흔히 대중문화계의 한·일 교류는 정치적 논란을 넘어선 양국의 화합에 초점을 맞추기 마련. 하지만 이들은 연극의 형식적 실험을 극대화하는 데 몰두해 왔다. 다다 연출가는 기존 연극의 관습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를 뛰어넘는 ‘장르 확대’ 내지는 ‘장르 해체’로, 성 연출가는 문학적 감수성과 언어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재기발랄한 연출로 이름 나 있다. 이들이 한국에서 함께한 ‘재/생’(2011)은 현대사회에서 젊은이들이 겪는 불만과 불안을 배우들이 미친 듯이 춤추고 노래하다 탈진해 가는 퍼포먼스로 발산했으며, ‘세 사람 있어!’(2012)는 세 배우가 자신과 서로를 연기하는 다인 다역으로 정체성의 붕괴라는 주제를 다뤘다. ‘가모메’ 역시 독특한 형식적 실험에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가모메’는 갈매기를 뜻하는 일본어로, 또 다른 제목 ‘カルメギ’는 ‘갈매기’의 가타카나 표기다. 안톤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를 조선인과 일본인이 한데 모여 살고 있는 1930년대 조선의 호숫가 마을로 각색했고, 원작처럼 ‘가모메’의 조선인과 일본인 역시 서로 사랑하고 어긋나며 인생의 쓰디쓴 맛을 본다. 장면 장면들은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려놓은 듯 무대 위를 지나가며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다. 또 현대를 사는 사람들이 과거를 연기하듯 K팝과 J팝, 일렉트로닉 음악들이 흐르고 현대 의상과 소품들이 등장한다. 한국 관객들이 불편해할 수 있는 대목도 보인다. 조선의 문학청년 류기혁은 연인이자 여배우인 손순임이 일본인 작가 쓰카구치를 동경하고 사랑에 빠지자 스스로를 파국으로 몰아넣는다. 또 당시에는 지식인이었던 조선인들은 일본어로 일본인과 소통한다. “일제강점기를 다룬 작품은 우리 민족이 어떻게 일제에 저항했는지를 주로 보여주죠. 하지만 저는 정치적인 것보다 일상적인 것, 그 시대 문화의 변화에 주목해 왔어요. 당시 조선의 젊은이들이 일본어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일제강점기 후반에는 어쩔 수 없이 있었던 현상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성기웅 연출) 하지만 결국은 제국과 피식민지의 경계를 넘어 서구와 근대라는 닿을 수 없는 이상향 앞에서 좌절했던 범인(凡人)들의 이야기다. 류기혁은 식민지 청년이라는 한계 앞에서 주저앉고, 쓰카구치 또한 서구에 대한 콤플렉스에 찌들어 무기력하게 살아간다. “작품 속 조선인과 일본인 모두 큰 역사의 흐름을 인식하지 못하는 보통사람들이에요. 역사의식이나 정치의식 같은 걸 갖지 못한 사람들이죠.”(성기웅 연출) “그 당시에도 한국인과 일본인이 있었고, 지금도 한국인과 일본인이 있다는 건 변함이 없어요. 그저 양국 사람들이 그때도, 지금도, 미래에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는 점에서 과거를 통해 양국의 미래를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다다 연출) 성 연출가가 일본어에 능통한 덕에 둘은 일본어로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눈다. 둘도 없는 친구가 된 이들이 평소 어떻게 친분을 다지는지 묻자 성 연출가가 웃음을 터뜨렸다. “다다가 한국에 올 때는 제가 바쁘고, 제가 일본에 갈 땐 반대로 다다가 바빠요. 제대로 술 한 잔을 하기도 쉽지 않죠. 술은 다다가 참 좋아하는데. 하하.” 오는 26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전석 3만원. (02)708-5001.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부산 ‘영화의 전당’

    [명인·명물을 찾아서] 부산 ‘영화의 전당’

    부산 해운대구 수영강변대로 센텀시티 내 ‘영화의 전당’이 부산의 새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2011년 9월 개관 이후 매년 부산국제영화제가 개최될 뿐 아니라 수려하고 웅장한 경관을 자랑하는 건물과 다양한 행사가 이어지면서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시시각각으로 색깔이 변하는 빅 루프의 야경은 색다른 볼거리를 연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의 전당은 낮에는 웅장함으로, 밤에는 화려함으로 다가온다. 빅 루프와 스몰 루프의 발광다이오드(LED) 경관 조명은 수영강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주말 저녁마다 시네마운틴 외벽에 연출하는 미디어 파사드는 3D 이미지를 현무암 외벽에 투사해 마치 벽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을 준다. 영화·영상예술의 즐거움과 다양성을 경험하는 열린 공간 영화의 전당. 영화도시 부산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국제건축설계공모전을 통해 오스트리아의 쿱 힘멜 부라우사가 기본설계하고 한진중공업이 시공한 영화의 전당은 해체주의 디자인 건축물로 독특한 건축미를 지녀 국내외 건축 관계자, 건축학도들에게 필수 견학코스가 되고 있다. 3차원으로 꺾이는 곡선과 직선, 비대칭 구조 등으로 인해 최고 난이도의 시공기술이 적용됐다. 4000t의 거대한 빅 루프를 지탱하는 캔틸레버(외팔보), 기둥 없는 곡선형 구름다리, 대형유리를 연속으로 이어붙인 커튼 월, 지붕 중앙이 뚫려 있어 비가 샌다는 오해를 받은 빅 루프, 유사시 빅 루프를 지탱하는 단부지지시스템, 빅 루프와 시네마운틴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완충시스템 등 첨단 건축기술의 결정체다. 영화의 전당에 들어서면 큰 지붕 2개와 대형 스크린이 있는 야외극장이 제일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길이 163m, 너비 61m로 축구장 1.5배 규모인 빅 루프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명물이다. 빅 루프는 유일한 지지대인 더블콘 기둥에 받혀져 다른 한쪽은 허공에 뜬 형태의 외팔보 구조로 설계됐다. 기둥에서 북쪽으로 85m가 뻗어 있어 ‘세계 최장 외팔보 지붕’으로 기네스북 인증을 받았다. 부산국제영화제 개·폐막식장으로 사용되는 야외극장은 위로 작은 지붕이 있어 실내인 듯하면서도 산들바람이 부는 상쾌한 야외공간이기도 한 매력적인 곳이다. 4000여명 수용 규모의 대형 영화관이자 공연장이다. 가로 24m, 세로 13m인 스크린은 고정식 야외스크린 중 국내 최대 크기다. 영화제 기간에는 객석이 5500석 이상으로 늘어나지만 표가 가장 먼저 매진될 정도로 인기다. 북쪽의 9층 높이 시네마운틴은 3개의 영화관과 1개의 공연장이 있는 전당의 핵심 건물이다. 중극장(413석), 소극장(212석), 시네마테크(212석) 등 3개 영화관에서는 다양한 색깔의 기획 상영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영화를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관람료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6층에는 넓고 쾌적한 라운지가 있어 조용하게 예술영화를 즐기려는 관객들에게 인기다. 2~3주 단위로 기획전이 이어진다. 국내외 영화인과 분야별 전문가 등 특별 강사를 초청하는 영화강연(시네클럽), 영화해설(시네도슨트) 프로그램도 수시로 이뤄진다. 6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오면 나타나는 하늘연극장(841석) 앞 로비는 유리를 연속으로 붙인 경사창 등이 색다른 공간미를 보여 준다. 야외광장으로 나오면 높이 10.2m의 대형 미술장식품이 눈길을 끈다. 한쪽에서 보면 부산시조(市鳥)인 갈매기, 다른 쪽에서 보면 여인의 모습인 랄프 산더(독일)의 작품. 남쪽의 비프힐 2층 영화 자료실과 아카데미는 영화의 전당의 숨겨진 보물이다. 자료실 안쪽 영화감상실에선 1만여편의 영화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아카데미에서는 30여개의 상설강좌와 많은 특별강좌가 열린다. 김기향(46)씨는 “평소 영화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영화의 전당에서 운영하는 영화 교육 프로그램 등이 영화지식을 쌓는 데 많은 도움이 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영화의 전당은 매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 때 전 세계 영화인과 마니아들의 축제의 장으로 변하며 글로벌 영상·문화 허브를 꿈꾸는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성가를 드높이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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