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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이 광장] 우리를 파괴하는 ‘착한늑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무엇인지 여론조사를 한다면 ‘우리’라는 말이 최소한 5위 안에 들지 않을까 싶다. 흔히들 무의식중에 ‘우리’라는 말을 자주 내뱉는다.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그 말을 사용해 왔을 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내 사람들’이나 ‘우리’를 만드는 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사람들은 ‘우리’라는 말이 한없이 따뜻하고 친근한 단어라는 착각을 하고 산다.‘우리 함께 해요.’,‘여러분들 곁에는 우리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등의 말을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우리’란 그렇게 따뜻하고 인간적인 말은 아니다.사전에는 ‘우리’를 ‘말하는 이가 자기와 자기 동아리를 함께 일컬을 때 쓰는 말’,‘말하는 이와 제삼자만을 일컬음’,‘말하는 이와 말을 듣는 이만을 일컬음’이라고 풀이하고 있다.세 가지 설명은 한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바로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와 자기 동아리’,‘∼만을’이라는 것은 결국 그 곳에 속하지 않는 ‘그들’이 존재한다는 뜻이다.‘그들’이 단지 ‘그들’ 자체로만 존재하면 문제가 없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우리’가 아닌 ‘그들’이기 때문에 ‘그들’은 우리의 적이요,경계의 대상이다.짐승을 가두는 또 다른 ‘우리’에 ‘그들’이 아닌 ‘우리’ 스스로 갇혀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이 ‘우리나라’를 위해 아낌없이 희생해 온 것은 ‘우리’라는 이데올로기에 갇혀 살아왔기 때문이다.‘우리’를 위한 싸움은 항상 정당하고,목숨 걸고 싸운 사람은 영웅 취급을 받는다.‘우리’에게 죽음을 당한 ‘그들’을 애도하는 일은 거의 없다.미군의 폭력으로 죽어간 ‘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우리’를 위해 싸웠던 사람들 때문에 죽어간 ‘그들’도 존재한다. 한국군이 베트남 전쟁에서 저지른 일부 만행은 미군의 노근리 학살보다 더 정당한 행위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사무엘 헌딩턴을 비롯한 수많은 학자들은 ‘우리’라는 동지와 ‘그들’이라는 ‘적’이 존재하는 한 이 세상에 전쟁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비단 국가간 전쟁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내에도이념이나 목표가 달라서 싸우는 ‘우리’ 정당과 ‘우리’ 단체가 존재한다.인간의 역사는 ‘우리’를 위해 싸웠던 행위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수많은 종교전쟁 역시 ‘우리’의 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들’의 신을 인정치 않으려던 싸움이 아니었던가.이제 더 이상 ‘우리’라는 말에 갇혀 자신을 희생시키거나 희생당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흔히 ‘우리’안에 갇힌 사람은 자신을 공격하는 ‘늑대’를 나쁘게 평가한다. 그러나 ‘우리’와 조금 다른 ‘늑대’를 분리하고,스스로 울타리를 친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일지 모른다.‘착한 늑대’는 ‘우리’ 안에 들어가고 싶어 자꾸 ‘우리’를 건드렸을 뿐인데,‘우리’는 ‘우리’를 해칠 것이라 착각해 ‘늑대’를 공격했고,그래서 ‘늑대’는 사나워졌을지도 모를 일이다.어쩌면 ‘늑대’는 ‘우리’를 부수고 함께 사는 것을 갈망한 ‘착한 늑대’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필자는 ‘우리’를 파괴하는 ‘착한 늑대’이고 싶다.모든 사람이 그러길 바란다. 임 지 혜 명지대신문사 편집국장
  • 그녀에게 - 식물인간 두여자 그를 사랑한 두남자

    인간이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모든 신체기관이 제 구실을 하지만 의식이 없는 두 여자.이들을 사랑하는 두 남자.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그녀에게’(18일 개봉·Talk to Her)는 극단적인 상황에 빠진 두 커플을 통해,지독한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타인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인간의 숙명을 슬프고도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이다. 발레리나 지망생 알리샤는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지 4년째.그녀를 짝사랑하던 베니그노는 간호사가 되어 밤낮으로 그녀를 돌본다.아무런 의식이 없는 그녀에게 책을 읽어주고 말을 걸면서.한편 옛 애인을 잊지 못하는 여자 투우사 리디아와,기자인 마르코는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주며 사랑을 키운다.하지만 리디아 역시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다.다수의 유럽 예술영화와 달리,알모도바르의 영화는 일단 스토리를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흔치는 않겠지만 가능할 법한,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사랑.하지만 스토리를 곧이 곧대로 따라가다가 뭉클하게 감동을 느끼는 할리우드식 러브 스토리와는 다르다.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영화속 상황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들이다.베니그노는 알리샤를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결혼을 꿈꾸고,그녀를 (아마도)임신시킨다.강간죄로 감옥에 들어간 베니그노.하지만 알리샤는 기적적으로 눈을 뜬다.현실에서라면 비난받아 마땅한 행동이지만,영화는 이 행위의 상징적 의미를 설명하는 장치를 곳곳에 심어놓는다. 우선 자체 제작된 7분 가량의 흑백 무성단편영화 ‘애인이 줄었어요’.베니그노가 알리샤에게 들려주면서 등장하는 이 영화는 과학자인 연인이 만든 약을 먹고 몸이 손가락 크기로 줄어든 남자에 관한 이야기다.남자는 결국 연인의 자궁 속으로 들어가 영원히 한 몸이 된다.타인과 하나가 되기를 소망하는 인간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 오프닝을 장식하는 피나 파우시의 현대 무용 역시 두 남자의 상황을 암시한다.앞을 못보는 두 여자가 아픈 듯이 춤을 추고 한 남자가 주위에 널린 의자를 치워주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어하는 타인의 존재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상실감과 외로움 속에서도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는,혼자이면서도 언제나 둘을 갈망하는 인간의 모습에서 희망의 단초를 찾고 있다.그리고 마르코는 죽은 베니그노를 대신해 알리샤에게 말을 건다.그들의 ‘말’은 고독,죽음 등에 대항하면서 인간이란 존재를 증명해주는 수단이다. 알모도바르 영화 특유의 감각적인 색채는 상실감에 빠진 인간의 표정을 더 극명하게 드러나게 한다.남미풍의 음악도 영화의 감성적인 결을 잘 살리고 있다.인간이란 존재의 깊이감을 느껴보고 싶다면 모처럼 찾아온 이 스페인 영화에 주목해보자.유럽영화로는 드물게 75회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 [인터넷 스코프] 인터넷 세대와 진정한 언론개혁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승리한 것은 인터넷 때문이라고 한다.노대통령은 또 주변에 386세대 참모가 많고 이들과 정신적 동지관계를 맺고 있다고 한다.이렇게 ‘인터넷’과 ‘386’이 키워드로 등장하게 된 것은 그 양자가 뭔가 과거와 다른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일까?386세대로서 한때 기자를 하다가 학교로 옮겨 온 필자가 보기에도 요즘 기자들은 좀 다르다.술 접대한다고 기사를 빼주거나 실어주지도 않는다.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걸 강요하면 때려치우기 십상이다. 기자의 주요 정보원은 사람이다.출입처의 공무원에서부터 기업 홍보담당자에 이르기까지 취재원이야말로 기사의 시작이고 끝이다.그러나 요즘은 사람을 직접 만나기보다 전자우편으로 대화하는 걸 선호하는 기자가 늘고 있다.만약 정부의 취재지침에 따라 공무원을 절대 만날 수 없다고 하면 오히려 속으로는 잘됐다고 쾌재를 부를지도 모른다.술 마시지 않아도 되고 부담스럽게 밥먹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인쇄술의 발명 이후 언론이라고 지칭하는 매체가 생겨난 이래 인가나 검열,통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출판할 권리를 얻기 위해 언론은 국가권력과 500년 이상 투쟁해 왔다. 출판을 중심으로 한 언론 통제 유형은 크게 세가지다.첫째는 16세기 유럽에서 태동한 출판허가제로서 1789년 프랑스혁명 당시까지 수많은 출판인들이 화형을 당하거나 추방될 정도로 탄압을 겪었다.이러한 탄압은 존 밀턴이 저서 ‘아레오파지티카’에서 허가제의 폐해를 지적한 이래 세금에 의한 통제로 바뀌었다.교묘한 언론 탄압형태인 세금제도는 18세기 영국에서 큰 효과를 거두었다.세번째 유형의 언론탄압은 정부에 대한 비판자들을 국가비방이나 훼손죄로 형사처벌하는 것이었다.미국의 입법자들은 이러한 유럽의 법을 철폐하기 위해 수정헌법 제1조에 ‘의회는 언론의 자유와 출판의 자유를 빼앗는 어떠한 입법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기에 이르렀다.오늘날 우리가 언론자유라 일컫는 권리는 이렇게 확립되었다.편안하게 받아보는 조간신문과 저녁 무렵 의자에 기대어 시청하는 뉴스는 200년전만 해도 꿈도 꿀 수 없었으며 누군가가 피를 흘려가며 얻어낸 것이었다.그러나 모순되게도 민주주의 국가인 21세기의 한국,컴퓨터만 켜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초강국에서 우리 언론은 이 세가지 유형의 언론통제를 모두 겪고 있다. 언론은 입법,사법,행정부에 이은 제4부라 불린다.그만큼 언론이 권력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언론이 제4부로서 다른 권력기관과 평행한 분권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입법부가 국민의 대의기구이듯 언론은 국민의 입이요,귀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참여정부는 정부에 대해 무한히 열려 있는 접근통로를 전제로 한다.이는 국민뿐만 아니라 언론에도 예외일 수 없다.구리고 부패한 것이 없다면,그래서 국민이든 언론이든 그 누구에게든 당당할 수 있다면 열려 있는 참여정부여야만 한다. ‘인터넷’과 ‘386’이 상징하는 그 무엇이 정치에서 혁명을 가져온 것처럼 새 정부는 언론에서도 혁명이 일어나리라 믿어야 한다.언론은 정부와 건전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언론은 결코 정부에 의해 개혁될 수 없는 대상이다.정치에서 이뤘던 것처럼 언론개혁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과 양심있는 언론인 스스로가 그 몫을 담당해 주리라 믿는다.그게 진정한 언론개혁이다. 권 만 우 경성대 교수 커뮤니케이션학부
  • [열린세상] 5년후 공약이행 얼마나

    경실련은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 정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재임 5년 동안 대선 공약 가운데 18.2%만을 이행하였거나 적극적으로 추진하였고,24.4%는 아예 착수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준비된 대통령의 공약이행 수준이 이 정도라니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 공약 이행률 18.2%는 너무 낮다.대선 공약(公約)은 그야말로 공약(空約)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이는 대선 때 국민에게 지키지 못할 거짓 약속을 남발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이렇게 낮은 공약 이행률이라면 유권자에게 정책지향의 투표행태를 주문하기 곤란할 것이다. 유권자들의 투표행태는 일반적으로 정당지향형,정책지향형,인물지향형,개인연고지향형 등 네 가지로 구분한다.투표행태의 조사에서 어느 유형이 가장 많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선거운동이 정책대결 양상으로 전개되는 것을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이 내세운 정책관련 선거공약을 비교·평가하여 자신의 선호와 가장 근접한후보나 정당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투표행태라고 인식하고 있다.공약이행 수준이 20%도 안 된다면 정책대결 선거의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5년 후 공약이행률 평가는 어떻게 나올까? 노 대통령은 대선 과정은 물론 대통령직 인수위 활동에서 많은 공약을 제시하였다.공약이 많으면 많을수록 국민의 기대는 그만큼 커지게 마련이다. 더구나 노 대통령은 낡은 정치 청산과 새로운 한국 건설을 내걸고 엄청난 개혁정책을 공약하였으며,국민이 갈망하고 시대가 요청하는 공약의 제시와 홍보전략으로 불가능해 보이던 대권고지를 탈환하였다. 대선 후 항간에 이회창 후보는 대통령 당선 후를 예상하여 실천 가능한 선거공약만을 선별하여 제시하였으나 노 대통령은 당선되기 위해서 표를 의식한 공약을 제시했다는 말이 떠돌았다.당선될 것을 확신하고 이행 가능성이 높은 공약을 발표한 것과 당선을 목표로 표를 의식해서 인기위주의 많은 공약을 발표한 것과는 공약 이행률에서 차이가 날 수 있을 것이다. 후보 때는 누구나 표로 연결될 가능성이있으면 무슨 공약이든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국민이 원하는 공약을 많이 제시하고 모두 실천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정반대로 공약은 많고 이행률이 저조한 현상을 너무 많이 경험하였다.당선이 급해서 남발한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채 임기를 마쳐 결과적으로 국민을 속이고 국민의 불신을 받는 정권이나 정치인을 많이 목격하였다. 노 대통령은 한달 동안 국정의 최고 경영자인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후보시절 대통령만 되면 무엇이든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기대감이 아직도 살아 있을까? 아니면 국정운영이 그렇게 단순하고 쉽지 않다는 현실인식을 하고 있을까? 국민은 출범한 지 한달밖에 되지 않은 새 정부가 지나친 현실인식 때문에 한계를 느끼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그렇다고 아직도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다고 과신하거나 후보시절과 같이 말을 아끼지 않고 국민에게 많은 것을 공약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당선 후 두 달 동안의 인수위 활동과 취임 한 달이 돼가는 새 정부가 예상보다 빨리 정착되고 있다는 비서실장의 자평대로라면 이제 국정에 대한 큰 윤곽은 파악되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는 숱한 공약 중에서 이행할 수 있는 것과 아예 손을 댈 수 없는 것을 구분하여 진솔하게 국민적 이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가 아닌가? 5년 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킨 정직한 대통령이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다.국민을 속였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 아닐까? 홍 득 표
  • 부시의 전쟁/후세인 對美항전 성명

    형제여 칼을 들어라.그리고 두려워하지 말아라.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우리가 결사 항전하면 신은 우리를 도울 것이다. 오늘 그동안 우리를 끊임없이 위협해온 경솔한 범죄자 부시와 그의 무리들이 결국 범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이라크와 우리의 선량한 국민들을 위해서라면 그대 자신과 그대들의 영혼,가족,심지어 아이까지도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조국을 지키기 위해 여러분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굳이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다만 악의 무리들에게 핍박받는 신실한 우리 국민들 한사람 한사람이 그동안 말하고 약속했던 모든 것을 잊지 말고 기억했으면 한다.지금 이 상황은 영광스러운 이라크의 영원한 역사의 한 페이지일 뿐이다. 용감한 이라크의 아들 딸이여.그대들은 승리와 영광을 차지할 자격이 있다. 신의 가호를 받아 그대들은 이미 승리했다.적들은 부끄러운 불명예만 안을 뿐이다. 악의 무리에 반대했던 세계의 친구들이여.지금 눈앞에 펼쳐지듯 경솔한 부시는 그대들의 반전 의지와 평화를 향한 갈망을 짓밟고이미 비열한 범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우리의 이름과,저항하는 이라크 국민들의 이름과,위대한 공화국 군대의 이름으로 맹세하건대 우리는 침략자들과 맞서 싸울 것이고 저들을 물리칠 것이다. 알라후 아크바(신은 위대하다).지하드(성전)여 영원하라,팔레스타인이여 영원하라,이라크여 영원하라.
  • 문학 책꽂이/겨울 민들레 외

    ●겨울 민들레(김문호 지음) 미국에서 ‘국제통증연구소’를 운영하며 의사로 활동중인 저자의 첫 장편 소설.54년 봄에서 겨울까지를 배경으로 네 젊은 남녀의 사랑을 그렸다.한국전쟁이 남긴 빈곤과 그로 인한 사회상의 타락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피어나는 순수한 사랑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한솜 상·하 각권 8000원. ●봄의 오르간(유모토 가즈미 지음,양억관 옮김) 일본 베스트셀러 ‘여름이 준 선물’의 작가가 내놓은 세번째 성장소설.중학교 입학을 앞둔 소녀가 할머니의 죽음 이후 괴물로 변하는 꿈에 시달린다.게다가 2차 성징이 나타나는 몸의 변화도 부담스럽다.이 몸과 마음의 괴로움을 이겨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푸른숲 7500원. ●초록빛 청춘(김제철 지음) 88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작가가 펴낸 장편 소설.12세 초등학생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계와 또래 아이들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담고 있다.담임 선생님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쪽지를 써놓고 가슴 두근거리는 장면 등은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한다.고요아침 8000원. ●피카소 돈년 두보(선욱현 지음) 95년 단막희곡 ‘중독자들’로 등단한 작가의 첫 희곡집.표제작 ‘피카소 돈년 두보’를 비롯하여 2000년부터 3년 동안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품이었던 ‘악몽’‘고추 말리기’‘장화홍련 실종사건’ 등 모두 6편의 작품을 실었다.모시는사람들 1만 2000원. ●솔베이지의 노래(이계진 지음) 30년 동안 아나운서 생활을 하고 있는 저자의 첫 장편소설.액자 형식을 통해 백혈병에 걸린 20대 초반의 여대생과,그를 위해 마라톤 풀 코스를 완주하는 40대 아나운서의 사랑을 이야기한다.지은이는 첫 소설에 대해 “순수함을 갈망하는 인간 내면의 원형질을 소설로 쓰고 싶었다.”고 말한다.생각의나무 9500원.
  • 책/’무자녀 혁명’ 여성들의 또다른 혁명 ‘출산 파업’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1년 국내 여성 1명이 낳은 자녀 수는 평균 1.30명.1980년대 후반의 2.1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세계에서 네번째로 낮은 수치다.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무자녀’를 주제로 여성학을 강의하는 매들린 케인이 쓴 ‘무자녀 혁명’(이한중 옮김,북키앙 펴냄)은 그런 세태와 맞물려 시선을 모으는 책이다.‘아이 없이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란 부제를 단 책은 전지구적으로 진행중인 ‘출산 파업’(Baby Strike)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그러나 속단하지 말 것.책은 출산장려나 모성보호 정책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무자녀’문제를 “페미니즘 논쟁에서 유일하게 도전받지 않고 남은 마지막 싸움판”이라고 바라본 지은이는 무자녀 현상의 원인을 짚은 뒤 시대적 변화에 맞춰 ‘여성성’의 개념도 재정립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아이없는 여성 100여명을 만나던 중 지은이는 무자녀 붐이 단순한 사회현상이 아니라 여성이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진행형의 혁명’이란 사실에 주목했다.책은 무자녀 여성을 ‘선택’‘우연’‘상황’ 등 세가지유형으로 다시 나눴다.삶에서 아이가 필요없다고 스스로 판단했거나(Childfree·선택),아이를 가질 수 없었거나(Childless·우연),시간과 상황에 따라 애매한 입장을 취하다 결국 아이가 없는 경우(Happenstance·상황) 등. ‘출산파업’의 정치·사회적 이면을 뜯어본 책은 1부를 현장 보고서처럼 꾸몄다.등장하는 (미국)여성들이 무자녀로 살아가는 동기와 사연은 때론 드라마 같다.미네소타에 사는 불임여성 도나는 잉태하지도 못한 상상속 아이의 장례식을 치르는 것으로 눈물겹게 불임사실을 받아들인다. 대의를 위해 무자녀를 기꺼이 선택한 이들도 상상치를 넘었다.한정된 지구자원이 걱정스러워,헐벗어가는 숲이 안타까워 무자녀를 선택했다는 53세의 린다는 “아이에게 줄 사랑을 대지에게 돌려주기로 했다.”고 담담히 고백한다.생생한 인터뷰 사례들을 펼쳐보이던 책은 2부로 넘어서면서 무자녀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신랄히 꼬집는다.세상여성들이 모두 엄마가 되기를 갈망한다는 것도 현실과 다른 편견일 뿐이었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경우 현재가임기 여성의 42.2%가 자녀 없이 살고 있으며 조만간 그 수치가 절반에 이를 것이란 추산이다.싫건 좋건 ‘출산 파업’ ‘무자녀 혁명’은 엄연한 현실. 무자녀 여성들에 대한 권익보호,편견깨기를 열심히 주장하는 듯하지만 행간에 숨겨진 의미는 따로 있다.맹목적으로 ‘출산’과 연관짓는 ‘여성성’의 개념이 시대흐름에 걸맞게 영역확장할 때라는,소리없는 주장이 그것이다.9800원. 황수정기자 sjh@
  • [열린세상]21세기 미술 ‘일상을 잡아라’

    20세기에는 서양의 논리적,개념적,이성적 표현방식이 주를 이루며 미술사를 장식했다.이것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과 금기에 대한 자유의 갈망이 미술의 근원적 표현방법보다 앞섰다는 것을 말한다. 입체파,초현실주의,팝 아트,추상표현주의 등 많은 사조들은 자연주의,직관주의,유물주의,실증주의,실용주의,구조주의,실존주의 등 서구의 철학적 사상을 바탕에 깔고 탄생했다.이 사조들은 사상과 표현의 한계를 분명히 안고 있어 발전이란 이름 아래 새로운 정신을 대두시킨 것이다.20세기 말에 등장한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즘들을 종합적으로 뒤섞거나 개별적으로 재해석한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 20세기의 역사는 저물고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미술은 다시 새로운 인식과 표현을 추구한다.그러나 시대를 반영하고 현실을 비판하며 내면의 세계를 추구하는 미술의 역할은 변함이 없다. 지금의 현실은 단편적이고 일차적인 것부터 복잡하고 다양한 것들이 뒤엉켜 있다.더욱이 디지털 혁명으로 수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소유하게 된 지금 개인의 삶은 엄청나게 변화되었고 복잡하다.인류의 특별한 공유의 목적성이 상실된 지금은 일상적이며 순간적인 것,즉 삶의 근원적 충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그리고 일상 자체가 복잡하면서도 다양하여 일상이 미술의 주제로 등장한다. 이런 관점은 일상적 삶에서 도를 추구한 동양사상과도 연결된다.이 ‘일상의 도’는 물질을 과학적이고 이성적이며 논리적으로 접근해 현상을 파악하며 발전시키는 서구사상과는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삶과 현상의 근원에 대한 탐구를 직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이다. 동양사상의 ‘일상의 도’는 지극히 개인적 경험과 직관에 의한 것으로 개념적이거나 이론적이지 않다고 인식되어 왔다.개인의 직관은 증명될 수도 없고 이론적이나 논리적으로 설명될 수도 없기 때문에 동양사상은 신비주의로 가정되어지기도 한다.그러나 서구식 통계나 확률,보편적 관념보다는 각자가 자기의 경험 안에서 직관적으로 보고 듣고 느끼는 바를 직접 감지하는 만큼 더욱 세부적이라는 뜻도 내포된다. 서양은 물질로부터 출발한 실재의 사물과 사건을 관찰하고거기에서 무엇을 알아낼 수 있는가를 과학적,합리적,이성적으로 분석하고 추리하며 체계화시킨다.그래서 나온 결과물인 논리를 일반에게 주입한다.대상으로서 외형적인 현상을 과학적으로 밝혀낼 수 있으나 존재의 근원적 내부를 체험적으로 밝혀내는 것은 아니다. 혹자는 서양은 리얼한 것을 보기를 원하고 동양은 리얼한 것이 되기를 원한다고 한다.이것은 자신이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자기 자신이 바로 대상이 되는 관점을 말하는 것이다. 서양의 사유로 어쨌든 인류는 물질의 풍요로움을 얻었으나 정신과 내면의 세계는 더 이상 발전시킬 수 없으며 논리와 합리만으로 현상을 분석할 수 없는 결과까지 얻게 되었다.그리고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논리에 의한 교육적 방법이 인간 본래의 직관과 감성모두를 잃어버리게 했다는 점이다. 지금은 내면적 실천의 도가 필요한 시대다.인간 본질과 내면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직관과 본능을 열어야 하며,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자연현상과 인간근원적 탐구의 음양오행,부다의 자아에 대한 깨달음,공자의 사람의도리에 바탕을 둔 실천적 도,무위자연의 노자 등 동양사상은 인간과 자연과 우주 모두가 하나됨이라는 유기적 조화론을 기본으로 한다. ‘일상의 도’를 실천한 작품들은 눈에 보이는 현상만의 탐구가 아닌 내적 세계의 전 우주와 교류되는 근원적인 하나와 만나는 경험의 장을 가져다 준다.이러한 예술은 우리에게 일상과 순간의 유토피아와 희망을 주며 전 우주적 인간관의 혜안을 가져다 줄 것이다.
  • 프랑스 소설 ‘천사 날다’/ 남자가 되고픈 40대 여성의 고백

    “아저씨는 뭘 드릴까요?”라는 빵집 아가씨의 말에 감격한 한 여인이 있다.시인 김춘수 식으로 말하자면 그 아가씨가 ‘아저씨’로 불러주기 전까지 그는 아저씨가 되기를 갈망하는 아줌마에 불과했다. 아저씨라는 말을 듣고 기뻐하는 여인? 눈치빠른 독자라면 양성 인간의 이야기임을 알아챌 것이다.40년 동안을 여자로 살면서도 남자가 되고픈 꿈을 버리지 않은 그의 이름은 폴.소녀적 이름은 드니즈다. 양성성을 소재로 한 프랑스 소설 ‘천사,날다’(현대문학 펴냄,박지나 옮김)가 나왔다.작가는 1987년 프랑스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한 바 있는 노엘 샤틀레. 작품은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남성 성징이 나타난 이후 남성이 되기를 바라며 평생을 보낸 폴(드니즈)의 내밀한 고백록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인형놀이보다는 철봉에 매달리는 게 더 재미있었고,엄마보다는 아빠의 역할을 더 따라했다.그러다 변성기를 거치며 남자가 되기를 바라고 그렇게 새로 태어났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두 성징이 동시에 나타났다. 이후 양성성과의 처절한 싸움에 지쳐 정신병자 요양소로 가는 등 극단의 절망을 겪은 뒤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나 희망을 갖게 되고 수술을 통해 남자로 다시 태어난다는 게 주된 얼개다.하지만 재생한 폴은 그냥 남자가 아니라,자신 안의 다른 존재인 드니즈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인간 즉,천사였다. 읽다 보면 소설은 그 소재처럼 기이하게 다가오지 않는다.오히려 처절한 싸움을 통해 불행에서 행복을 찾는 폴의 모습은 인간존재의 본질을 생각하게 만든다.8000원. 이종수기자
  • 노무현의 ‘젊은 韓國’ (上) 통일외교 - 對美 ‘제목소리’… 北核이 변수

    25일 공식 출범하는 노무현 새 대통령 정부에 주어진 첫번째 과제는 남북 및 북·미 관계다.북한핵과 주한미군 문제 등은 한반도의 명운을 좌우할 현안이다.이어 재벌문제를 비롯한 경제개혁,그리고 여야관계 정상화도 난제이다.외교통일,경제,여야 관계 등 노무현 정권의 3대 현안을 시리즈로 조명한다. 노무현 새 대통령에게 있어 북핵 문제는 5년 전 김대중 정부 출범시 외환위기를 연상시킬 정도로 부담스러운 과제다. 만일 북핵 문제 해결이 지지부진해져 분란을 키울 경우 노 대통령이 구상 중인 다른 국정개혁은 시작도 제대로 못 해보고 표류할 우려가 있다. 대북 문제에 접근하는 노 대통령의 행보는 전임 정부와 사뭇 다르다.대미관계에서는 김대중 정부보다 ‘자기 목소리’를 더 낸다는 입장인 반면,국론 수렴에 있어서는 ‘다른 목소리’를 더 많이 듣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전쟁불가론’을 천명하며 미국에 무작정 따라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노 대통령의 최근 행보는 중대한 ‘실험’ 내지는 ‘도박’으로 평가될 정도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지난 50년간 한국은 거의 일관되게 대미 의존적이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북한을 ‘범죄자가 아닌 협상 상대’로 규정했다는 뉴스위크 인터뷰 내용이 취임 전날인 24일 알려진 것은 논란의 열기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하다.노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미국 부시 대통령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노 대통령이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배경에는 그의 오랜 철학과 함께,국민여론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편입돼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극단적인 진보·보수 진영은 차치하고라도,국력신장으로 ‘자존심’이 축적된 상당수 중도파 국민들이 일말의 불안감 속에서도 뭔가 변화를 갈망하고 있음이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노 대통령은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이와 함께 한반도 주변 분위기가 예년과는 사뭇 다른 현실적 측면도 감안된 듯하다.반기문(潘基文) 청와대 외교보좌관 내정자는 “지난 93∼94년의 1차 핵위기 때에 비해 이번 2차 핵위기는 내용면에서는 심각하지만 사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은 1차 때보다 훨씬 높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실험’은 초강대국인 미국과의 갈등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을 준다.일부 전문가들은 “한·미간 이견이 첨예화하면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까지 대두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 노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는 중도파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김상연기자 carlos@
  • [시론] 새 대통령과 사면권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사법개혁 방안이 다양하게 분출되고 있다.대통령의 사면권 행사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그런 가운데 지난 21일 이낙연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이 다음달 새 대통령 취임식때 특별사면이나 복권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연말 일부 IMF 경제 주범과 주요 공직자 및 공안 사범들에 대한 특별사면이 단행됐다.대통령 임기말 봐주기식 특사라는 국민의 분노를 샀음은 물론이다. 우리 헌법 제79조는 사면을 인정하고 있다.과거 절대 군주가 자신의 의향에 따라 베풀었던 은전이나 시혜가 아니다.민주적 법치국가의 사면은 사면권자가 법 또는 법적용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오류나 오류 가능성을 교정함으로써 보다 완전한 정의를 실현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통치권자의 자의에 따라 마구잡이로 남발되는 면죄부가 아니라 경직된 법제도의 틈새로 스며드는 한 줄기 광선 같은 희망의 빛이 곧 은사(恩赦)이자 사면인 것이다.그렇기에 가령 특사는 법규의 획일성을 완화,공정성을 보충하거나 오판의 의심이 현저해 이를교정하기 위한 경우 형사정책적 목적에 맞춰 행해지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이러한 제도의 취지를 몰각하고 국민의 법감정을 무시한 채 통치권자나 집권세력의 정략에 따른 사면을 거듭함으로써 도리어 법질서와 법의식의 혼란을 부채질해 온 것이 우리의 사면역사다. 사면의 대상은 일반 국민이 주가 돼야 함에도 권력형 비리에 연루된 측근이나 고위 공직자,부패정치인,재벌경제사범이 중심이 돼 왔다.또한 동일 사건의 연루자들 중에서도 이른바 ‘몸통’에 해당하는 자들에게만 대체로 은전이 주어졌다.더욱이 지난 연말 특사의 경우 정부와 사면 대상자 사이에 사전교감이 있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같이 우리의 사면은 법이나 정의의 경직성으로 인해 법체계 내에 조성된 긴장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완충수단으로 투입되는 은사,정의의 이념을 보완하는 교정적 은사가 되지 못했다.오히려 권력핵심을 둘러싼 측근이나 재벌의 비리와 부정에 면죄부를 주는 우스꽝스러운 몰골이 되고 말았다.이러한 상황에서 강자는 용서받고 약자는 복역한다는 일반의인식을 어찌 탓하기만 할 수 있으랴.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사면권의 이러한 자의적 행사나 남용을 막을 수 있는 뾰족한 묘안이 없다.그렇다고 사면제도를 없앨 수도 없는 노릇이다.“자비 없는 정의는 잔혹”이라는 경구가 말해주듯,신축성 있는 형벌권 행사는 법질서 내부의 긴장을 완화시키므로 정의의 이념을 보다 완전하게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따라서 현 제도에서는 사면권자의 엄격한 자기절제를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충분치 못하다.우리의 어두운 사면현실을 직시할 때 사면권자의 적절한 법 운용에 기대를 거는 것은 너무 소모적이며,국민의 불신 또한 너무 크다.과거 정권과의 차별화 선언은 언제나 있어 왔고,아이러니하게도 현 대통령 역시 야당시절에는 사면권 남용을 강력히 비판했다. 차제에 1948년 제정 이후 한 번도 손질한 적이 없는 사면법에 관한 개정논의를 공론화해 본격적인 개정작업에 착수해야 한다.사면심사위원회의 설치,사면신청 절차의 공개,형기의 일부를 복역한 자에 한정된 사면시행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에도 말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진정 정의를 갈망한다면 이제 더 이상 돼지에게 진주를 던져주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변 종 필
  • 소설가 조명애 신작 ‘스트라스부르의 푸른 밤’ 출간

    문단에서 보기 드문 재원이면서도 스스로 ‘한국 문단의 이단’임을 자처하는 소설가 조명애(사진)의 새 장편 ‘스트라스부르의 푸른 밤’(자유문학사)이 출간됐다. 작가는 스스로 “작가이면서 한번도 문단의 기존 권력구조에 몸을 담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터라 이번 작품이 더욱 눈길을 끈다. ‘스트라스부르…’은 2대에 걸쳐 숙명처럼 안고 사는 운명의 업보성을 다룬 소설.‘불온한 욕망과 애욕이 가져다 준 고통’을 통해 생의 인과성 문제를 진지하고 통렬하게 제기하고 있다. 소설은 대학 동창이기도 한 두 여자의 ‘소설 같은 애증’을 축으로 진행된다.성장과정에서의 체험이 본성의 기저에 자리잡아 이들은 ‘금욕’과 ‘육욕의 유혹’에 대해 각자 상반된 선택을 하며 사는 유형.이들의 이런 선택은 전적으로 부모대의 애증관계가 초래한 ‘타율적 강제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그는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처럼 비운의 사랑을 했던 부모로 인해 고통받는 후대의 삶을 통해 운명의 인과율을 그려보고 싶었다.”며 “상당 부분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모든 인간이 직면할 수 있는 일상적인 운명의 반란,예컨대 도덕성이 강조되는 기독적 생활과 인간 본성의 자유로운 발현으로 특징지어지는 헬레니즘적 사고의 충돌,성모 마리아와 비너스의 대비처럼 대척되는 삶 등을 가장 극적으로 구현해 보인다.그러면서도 결코 애욕의 관능성으로 자기를 말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독일과의 접경지역인 프랑스 알자스 로렌에 있는 도시 ‘스트라스부르’를 앞세운 소설 제목이 암시하듯 작품은 ‘채울 수 없는 사랑에의 갈망’과 ‘사랑의 대상에 대한 잔인한 그리움’으로 일관하지만 종국에는 용서와 화해가 큰 흐름으로 자리한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금욕적 특성에 다소간 경도된 듯한 작가는 “결국 인간의 일이라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가장 원초적인 질서로 회귀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학교와 번역 등에 너무 많은 시간과 정력을 빼앗긴 만큼 이제부터는 전업작가로 나서 소설쓰기에 전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조씨는 프랑스 파리의 소르본대학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블레즈 파스칼 국제연구소(CIBP) 회원으로 활동해 온 불문학자 겸 번역가로 영어,불어,스페인어와 독일어 등 7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재원이기도 하다. 심재억기자
  • 새영화/‘체리쉬’

    ‘발찌 프로그램’이라는 소재부터 스릴러·코믹·멜로를 뒤섞은 장르까지,평범한 것을 거부하는 영화 ‘체리쉬’(Cherish·17일 개봉).지난해 선댄스영화제 작품상 후보작답게 엉뚱한 상상력으로 가득찬 영화다. 20대 중반의 컴퓨터 애니메이터 조이(로빈 튜니)는 어딘지 모르게 삐딱한 타입.흘러간 팝송을 즐겨들으며 직장에서도 ‘왕따’를 당하는 그녀는 꿈에 그리던 남자와 데이트를 하던 중 스토커에게 납치된다.인질이 되어 차를 몰다 경찰을 치고,졸지에 살해범으로 몰려 전기 발찌를 찬 채 방에 갇히는 신세로 전락한다. 청춘의 자화상과 지루한 일상을 조명할 듯 하더니,갑자기 스릴러로 바뀌는 도입부도 심상치 않은데다 조이가 방에 갇히는 장면부터는 엽기코믹과 멜로까지 뒤섞인다.57피트 밖을 나가면 바로 위치가 추적돼 꼼짝달싹 못하게 된 조이는 다리미로 머리를 손질하고,TV에 도끼를 던지고,롤러스케이트를 타는 등 ‘독특한’방법으로 무료함을 달랜다.그녀를 유일하게 찾아오는 방문자는 무뚝뚝한 발찌 관리인 빌(팀 블레이크 닐슨).그는 그녀에게 점차 사랑을 느낀다. 보통 상업영화의 눈높이로 보자면 혼란스럽지만,기대치를 무너뜨리며 황당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트는 솜씨는 비범하다.나름대로 묵직한 주제도 담았다.발찌 프로그램은 반복적인 삶을 극단적으로 비유하고,언제나 “벗어나고 싶어”음악을 듣는 조이의 모습은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을 상징한다.로빈 튜니는 1997년 ‘나이아가라,나이아가라’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연기파 배우.시나리오 작가 출신의 핀 테일러가 감독을 맡았다. 김소연기자
  • [열린세상]항상 처음같은 마음으로

    새해가 밝았다.새로움의 시작은 항상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하다.시작하는 순간의 기대와 설렘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에 따라 나중에 맞이하게 될 결과는 상당히 달라진다.모든 사람이 ‘처음 같은 마음’을 끝까지 가지고 간다면 세상은 한층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생들에게 ‘학기 초의 마음을 학기 말까지’ 간직하도록 요청하곤 한다.신입생들에게는 ‘입학할 때의 마음을 졸업할 때까지’ 잃지 말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처음에는 누구나 남다른 각오를 가지고 출발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초심을 유지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고,그 결과는 곧 드러난다.당연히 초심을 유지하는 쪽이 좋은 결실을 맺는다. 나 자신도 처음 교단에 섰을 때의 설렘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그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10년 가까이 대학에서 ‘권위주의적이지 않은 교수’의 모습을 유지하려고 노력해 오면서,한때는 학생들이 오히려 권위주의적인 교수의 말을 더 잘 따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학생들 쪽에서수평적 관계에 대한 기대와 자율성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다.그러나 지금은 확신하게 되었다.이제 학생들도 예전처럼 권위주의에 젖어 카리스마에 복종을 요구하는 교수보다는 수평적 관계에서 학생과 쌍방향적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교수를 더 따른다는 사실을. 거의 모든 사람들은 어떤 위치에 오래 있게 될수록 타성에 젖는다.개구리가 되어서도 올챙이 적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그렇지만 최소한 처음 입문할 때의 신선한 생각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모두가 갖는다면,화합과 공존의 수평사회는 더욱 빨리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처음 같은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예는 아주 많다.이혼율이 급증하는 현 세태 속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배우자를 처음 만났던 순간의 설렘을 계속 간직하고 있을까? 크고 작은 갈등 속에 있는 모든 부부들에게 ‘처음 만났던 순간’을 꼭 기억하며 살아가라고 권하고 싶다.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찼던 그 순간의 기억을 삶의 곳곳에서 떠올리며,언제까지나 그 신선함을 유지하도록 노력한다면 삶이 훨씬 더 밝고 활기차게 될 것이다.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설렘도 마찬가지다.그가 지금까지 보여 왔던 소신과 원칙을,국민에 대한 탈권위주의적·수평적인 자세와 열린 마음을 임기 끝까지 보여 주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진취적인 변화 속에서 화합과 공존의 새 시대를 열망하는 온 국민의 마음을 끝까지 간직하고 실현시켜 주기를 기대해 본다. 지난해 대다수 국민의 ‘변화를 갈망하는’ 열망은 대통령 선거 결과로 나타났다.의외의 결과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이미 거대한 물결처럼 밀려오는 대세를 스스로 감지하지 못한 것을 탓해야 한다. ‘초심’을 유지하는 정치인이 극히 드문 현실 속에서,나름대로 잔머리를 굴리며 어느 쪽에 줄을 서는 것이 개인의 영달에 더 이득이 될지를 미리 가늠하여 철새처럼 떠났던 정치인들에게 작년 한 해는 정말 큰 교훈을 준 해였다.잔머리 굴리지 않고 우직하게 한 길을 걸어 온 정치인,옳다고 생각하면 자기에게 불리하더라도 끝까지 처음 마음을 유지할줄 아는 정치인의 가치가 돋보인 한 해였다. 권한을 더 많이 가질수록 깨끗하고 순수했던 초심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기득권을 가진 사람일수록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먼저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자신의 기득권에 안주하며 수직상승만을 꿈꾸는 사람,옆과 아래를 볼 줄 모르고 언제까지나 해바라기처럼 위만 바라보며 사는 사람에게는 ‘대세’를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을 기대하기 어렵다.이제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 순수한 마음으로 새 시대를 열어야 할 때다. 나 은 영
  • [녹색공간]‘환경대통령’을 보고 싶다

    ‘촛불시위 자제' 발언 느낌 미묘 환경에 대한 철학 보여주길 새해가 밝았다.다른 해보다 새해에 거는 특별한 기대가 있다.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전과는 다른 새 대통령이 뽑혔기 때문이다.‘다른 방식’이라면 젊은이들이 투표일 오후까지 투표에 참여하자고 키보드를 두드리며 호소했다는 점이고,‘다른 이’라는 뜻은 당선자가 종전의 권위주의적인 인성을 지니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는 뜻이다.종전의 대통령들은 독재자들이거나 그에 항거하는 정치역정으로 인해 젊어서부터 막강한 상대적 권력을 행사해 오던 잘난 사람들이었다.이번에도 하마터면 대단히 잘난 사람을 만날 뻔했다.하지만 시대의 흐름은 개발과 성장을 담보로 권위주의적인 통치권자를 감내해 주던 굴종적 신민의 태도에서 서로 말이 통하고 퇴임 후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비권위주의적 동반자적 지도자에 대한 갈망으로 흐르고 있었다.그래서 지난 세밑의 대선결과를 두고 ‘노무현의 운’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운’이 아직 꺼지지 않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노무현 당선자는 제주도 민박집에서 가족회의를 하더니만,정든 운전기사를 “그냥 쓰겠다.”는 발언에서부터 청탁한 이들에게는 “패가망신을 시키겠다.”는 시원스러운 말까지 생전처음 들어보는 뉴스들을 심심찮게 제공했다.그의 당선을 눈물겹도록 저지했던 거대언론들도 비판적 덕담을 늘어놓는 것으로 언론개혁을 희석시키려는 눈치다.두고 봐야겠지만,“잘 뽑은 것 같다.”라는 안도가 두터워지는 것도 사실이다.그런 가운데 얼마 전 여중생범대위를 만났을 때 그가 자존심보다 생존논리를 앞세워 “촛불시위를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일은 입장은 이해하나 적잖은 이들로 하여금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환경운동판의 사람이라 필자는 아무래도 노무현당선자의 환경의식 부문에 대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그러던 중,세밑에 당선자가 부인과 함께 참으로 오랜만에 골프를 쳤다는 토막기사를 만났다.퍼뜩,이제는 동정심마저 이는 가혹한 레임덕에 빠져 있는 김대중대통령이 한때 펼치던 ‘대중골프론’이 생각났다.신군부 출신들도 엄격하게움켜잡고 있던 그린벨트를 풀었고,동강댐은 그곳의 절경 때문에 포기했는지 모르지만,가슴이 답답하다면서도 ‘노태우 시절’에 갯벌 메워달라고 졸랐던 원죄 때문에 새만금사업을 강행했던 김대중대통령의 환경과 관련한 실책은 참으로 많고 깊었다.그에게 생태주의적 가치관을 기대하기가 애초부터 연목구어였겠지만,그의 ‘대중골프론’은 박정희의 ‘경제성장론’과 그 뿌리에서 조금도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아무리 골프가 대중스포츠로 자리잡았다는 착각의 일반론이 만연되어 있다손 치더라도 정색하고 새삼 묻는다.골프란 도대체 어떤 놀이인가? 절대다수 서민들에게는 여전히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하면서 산천에 가하는 맹독성 부하(負荷)가 극심한 반환경적 놀이가 아니겠는가? 우리는 재임 동안이라도 골프 치지 않는 지도자를 만날 수는 없을까? 그렇다고 새 대통령이 골프장이 아니라 탁구장에 가는 쇼를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다만,서울의 인구과밀과 환경문제로 인해 행정수도를 옮기려는 발상을 한 분이라면,‘정서적으로 새만금갯벌 매립이 문제있다.’고 느낀 분이라면,환경문제에 대해서도 일관성 있는 철학을 보여주기 바란다는 이야기다.그가 골프 치는 생활을 계속하면서 어찌 ‘서민대통령’으로 성공할 수 있겠는가?
  • 꿈은 이루어진다 2003년 꿈나무/ SK투수 엄정욱

    새해가 밝았다.수많은 별들이 뜨고 지는 스포츠의 승부는 다시 시작됐고,새로운 스타를 갈망하는 팬들은 이미 열광으로 치달을 태세다.올 한해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새 바람을 일으킬 유망주는 누구일까.한껏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각 종목의 꿈나무들을 소개한다. ‘마의 160㎞를 던진다.’ ‘제2의 박찬호’를 꿈꾸는 엄정욱(21·SK)은 프로야구 시즌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데뷔 4년째인 올해에는 기필코 선발자리를 꿰차 자신의 주무기인 ‘광속구’를 보란듯이 뿌리겠다는 의욕에 벌써부터 어깨가 들썩거린다. 철저하게 무명이던 그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5월11일.인천문학구장에서 열린 기아와의 경기에서 한국 프로야구 사상 가장 빠른 시속 156㎞의 강속구를 던졌다.관중들은 물론 심판들조차 깜짝 놀랐다.2군 경기에서 그는 159㎞까지 기록했다. 국내 프로야구에선 투구 스피드를 공식적으로 기록하지는 않는다.비공식이지만 프로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 선수는 선동열과 박동희로 모두 155㎞를 기록했다.아마추어와 프로를 통틀어서는 메이저리거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가 한양대 재학시절인 92년 기록한 156㎞. 엄정욱은 이후 몇차례 더 등판해 강속구를 던졌지만 제구력에 문제를 드러내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씨름선수 출신인 아버지로부터 폭발적인 힘을 물려받은 그는 초등학교 4학년때 야구 글러브를 처음 끼었다.고교시절 140㎞ 후반의 강속구를 뿌리며 주목받았지만 제구력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고교 3년 동안 전국대회에서 단 1승만을 기록했다.하지만 SK는 그의 가능성에 주목했다.200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계약금 1억1000만원을 주고 그를 데려왔다.박찬호도 미국으로 건너갈 당시에는 제구력이 형편없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로 SK는 박찬호에 버금가는 최고의 투수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지난 3년 동안 주로 2군에서 뛰면서 1군 진입을 준비했다.올 해 드디어 풀타임으로 1군에서 뛸 기회를 잡았다.신임 조범현 감독이 그를 1군에 머물게 하면서 경험을 쌓게 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가슴 조이며 기다려온 기회를 마침내 움켜쥔 것이다.조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선발로 시험가동할 뜻도 내비쳤다. 엄정욱은 “제구력도 많이 나아졌고,공 빠르기는 더욱 좋아졌다.”면서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박찬호를 능가하는 강속구를 지닌 만큼 미국진출에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191㎝·93㎏의 당당한 체격과는 달리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때문에 코칭스태프는 활달함을 심어주기 위해 여러사람 앞에 나서는 일을 자주 시키는 등 애를 쓰고 있다. 올 시즌 야구 팬들은 엄정욱에게 시선을 고정시켜야 할지도 모른다. 박준석기자 pjs@
  • [세대를 넘어 지역을 넘어] ⑧ KSDC대선 분석위원 방담

    대한매일 정치팀 기자들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모임인 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의 대선분석위원들은 29일 이번 대선을 평가·결산하고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에게 주어진 과제를 포함,향후 정국흐름을 짚어보는 방담의 자리를 가졌습니다.취재현장의 생생한 분위기와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분석이 어우러져 독자들이 대선 이후 정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1.대선 평가 및 특징 ◆이남영 교수-이번 대선은 선거 후유증도 없었으며 과거와 같은 금·관권의혹 등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공정성이 확보됐습니다.내용 면에서는 오랜만에 양강 구도로 치러졌습니다.무엇보다 노무현 후보의 당선 의미는 3김(金)정치와는 달리 특별한 카리스마가 전제되지 않고,특정 지역에 기대지 않은 상태에서 나라의 변화를 희구하는 젊은 세대들의 자발적인 응원을받으면서 승리를 했다는 것입니다.과거에는 ‘우리가 할 수 있겠나.’라는식의 정치적 무능력함에 빠져 있던 국민들이 ‘우리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일종의 정치적 능동성을 일깨워 준 결과를 가져왔다는 게 중요하죠.그러나 노 당선자는 절반의 지지는 받았지만 나머지는 반대했다는 점을 정국운영에서 항상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김형준 교수-대한매일과 KSDC가 대선기간 첫 여론조사에서 밝혔듯,이번 대선에서 노 당선자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고정 지지율은 20%를 넘기지 못했습니다.그래서 유달리 ‘바람(風)’도 많았던 거죠.따라서 노 당선자는 과거와 같은 절대 지지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 ‘통치 환경’이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기자-상대적으로 덜 싫어하는 후보가 당선됐다고 할 수 있겠군요. ◆김 교수-그렇습니다.이번에는 특정지역에 기반을 둔 정치인을 중심으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정책에 의한 지역 연대 효과를 가져온 것도 특이한 점입니다.이는 앞으로 우리 정당이 정책정당으로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또 다른 특징은 97년 대선 때는 TV토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이번에는 정보를 빠른 속도로 유포시키고 관심을 불러 일으킨인터넷이 그 역할을 맡은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기자-여론조사에 의한 후보 단일화라는 전대미문의 일도 있었지요.단일화이후 노 당선자의 지지율이 두배 가까이 오르고,그것이 대선 끝까지 갔죠.이회창 후보는 1강에서 2등 후보로 전락,패자가 됐습니다. ◆기자-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30%대에서 내내 머무른 반면 노 당선자는 15% 대까지 떨어졌다가 나중에는 40%를 훌쩍 넘겼습니다.이는 반(反) 이회창세력이 끊임없이 누군가를 찾아 나섰고,이들은 변화를 희구,갈망하던 세력이었습니다.지난 정권 교체로 국민들이 갖고 있던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나,햇볕정책의 성과로 북한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는 점이 노 당선자 승리의 또 하나의 동력이었습니다. ◆김 교수-선거가 3자 구도로 가느냐,양자 구도로 가느냐는 엄청난 차이입니다. 한나라당은 이렇다 할 단일화 대책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교수-그렇지요.두 후보는 이념이나 정책도 달라 어울리지 않았습니다.다만 서로 ‘패하게 될 것’이라는 절박감 때문에 오차 한계를 감수한 일종의 도박을 한 거죠.앞으론이런 식의 도박은 없었으면 합니다. 2.당선자 과제와 향후 정국 ◆안순철 교수-변화를 원하는 국민들은 한나라당을 과거 회귀적이라 봤고,선거 결과도 그렇게 나타났습니다.국민들은 또 정치개혁의 비전을 제시한 노당선자가 5년을 책임질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습니다.그렇다면노 당선자는 정치 개혁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자기를 선택하지 않은 절반의 국민을 어떻게 어루만져 줄 것인가가 가장 큰 과제입니다. ◆이 교수-노 당선자는 집권자로서의 준비된 프로그램을 내놓아야 합니다.그러나 주위에 준비된 인물도 없고 완성된 프로그램도 없다는 게 노 당선자의걱정일 것으로 보여집니다.그저 선거를 향해 달려만 왔기 때문입니다.따라서 노 당선자는 냉정하게 내년 2월25일 취임 이후를 준비하는 의연한 모습을보여야 합니다.이는 2개월 남짓한 인수위 기간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고봅니다. ◆안 교수-지금은 여소야대 상황이지만 노 당선자가 함부로 정개계편을 할수도 없는 상황입니다.또 호남 정서를 무시하고 민주당에 개혁 드라이브를걸수 있는 입장도 아니죠.어떻게 당 내에 개혁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질 것인가가 과제입니다. ◆기자-민주당은 현재 인위적인 정계 개편이 아닌 이념적으로 자기들과 동질성을 갖는 사람들을 모아 2004년 총선에서 심판을 받고,이를 기반으로 거대여당을 만들려 하는 것 같습니다. ◆안 교수-노 당선자가 그런 큰 틀의 변화를 원한다면 야당에도 변화에 대한 메시지를 던질 때입니다.또 2004년 총선은 노 당선자에게 통치 환경 때문에 불리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신기남·추미애·조순형 의원 등 30여명의 친위 세력들이 추구하고 있는 프로그램 자체가 신당 쪽으로 큰 개혁의바람을 일으키자는 것인데,이로 인해 민주당이 공중분해될 여지가 큽니다.이것이 과연 노 당선자의 정국 운영에 유리할지는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김 교수-노 당선자는 2004년 4월까지의 ‘국정1기’에 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어야 합니다.여소야대 상황에서 의원을 빼오지 않으면서 민주당을 쇄신하겠다는 것은 적절한 판단입니다.현재는 여야가 동반해서 개혁할 수 있는 절호의기회입니다. ‘개혁 대통령,안정 총리’라는 말이 함의하는 것처럼 개혁과 정상화를 함께 해나가야 합니다.결국 초반 1년에 통치기간의 전부가 달려 있는 셈이지요. ◆안 교수-현재 중앙당 폐지나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정치 개혁은 동반자인야당과 함께 해 나가야 합니다.이것이 야당에 던져야 할 진짜 메시지이죠.예를 들어 중앙당 폐지는 곧 중앙당의 기능이 국회로 흡수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결국 어떤 국회를 만들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됩니다.따라서 국회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면 야당과의 논의 없이는 이뤄지기 어렵습니다.야당과 함께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안을 제시하는 게 국민들이 바라는 바일 것입니다. ◆이 교수-앞으로는 한 쪽에서 개혁드라이브를 걸면 다른 한 쪽은 흉내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즉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과거 민주당이 국민경선제를 도입하자 한나라당은 마지못해 이를 뒤쫓아 왔습니다.정당법은여야가 함께 논의해서 실현시키기 어렵습니다.한 쪽이 자기 살 깎는 각오로환골탈태하면 다른 쪽도 메아리칠 수있습니다.개혁은 초기에 해야 할 것입니다. 정당·선거·의회 개혁은 집권 초기에 먼저 손해보는 입장에서 하고,야당에화답을 이끌어 내야 합니다. ◆안 교수-정당은 지금 나름의 개혁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그래서 여론을 상대로 싸움을 해야 합니다.여당의 입장에서만 정치개혁 프로그램을 만들면 실현 불가능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3.반미.북핵과 지역감정 해법 ◆이 교수-요즘 나타나는 시위는 미군의 역할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이라크 사람들의 반미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다만 주둔의 양식이 우리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습니다. ◆기자-미국의 뉴욕타임스가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했는데 이는 굉장히 놀랄만한 일입니다.미국 내에서도 우리의 촛불 시위로 인해 반한감정이 형성된다고 합니다.우리 교민들이나 대미 통상에서의 불이익이 야기될 수 있습니다.이런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봐서 해결해야겠습니다. ◆안 교수-미국에 대한 정서적 반감이 북핵 문제와 동시에 불거졌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북핵 문제에 대해 냉철하게 접근해야 할 이 시기에 정치권에 있는,특히 노 당선자 입장에서 미국에 대한 반감 문제와 북핵 문제를 연결해놓고 봐야 한다는 게 큰 부담일 것입니다.때문에 현 정부나 당선자는 북핵문제와 국민적인 정서를 빨리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미국에 한국 국민의 인식을 제대로 전하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이 교수-미국은 로비스트를 법제화하고 있으니,대미 로비스트를 양성해서조직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대한매일이 얼마전 읍·면·동 단위로 지역별 득표 분석을 했더니 노 후보는 목포·광주에서,이회창 후보는 대구 등 경상도에서 대단히 높은 지지율을 얻는 등 표의 지역별 편중 현상은 여전했습니다.아직 지역구도는 남아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안 교수-인사밖에 해결 방안이 없을 겁니다.단순한 쿼터제도 중요하지만획기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기자-지역감정 해소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는 중대선거구제는 향후 1년간 정치권의 최대 화두가 될 것입니다. ◆안 교수-중대선거구제는 지역감정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오히려 영·호남에서는 텃밭을 강화시켜 줄 여지가 많습니다.공천을 많이 해서최대한 의석을 많이 얻으려는 게 정당들의 지배적인 전략이 될테니까요. ◆이 교수-노 당선자가 영남 지지를 많이 받았다는 게 다행이죠.젊은 세대에서는 지역 투표성향은 무너졌습니다.지역구도를 깰 수 있는 맹아가 싹튼 것이지요. ◆김 교수-지역감정 문제에는 인사와 균형 개발이라는 두가지 축이 있는데,이것이 공정하지 않으면 선거 제도를 아무리 바꿔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제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 것은 소선거구제입니다.선거구제를통해 지역감정을 해결하려면 오히려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며,이를 통해 중대선거구제의 장점을 취할 수 있습니다. 정리 이지운 이두걸기자 jj@ ★방담 참석자 ◆KSDC 이남영 숙명여대 교수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안순철 단국대 교수 ◆대한매일 정치팀 한종태 차장(사회) 곽태헌 차장 진경호 김경운 김상연 김재천 김미경 박정경 홍원상 기자
  • [386세대가 본 W세대]20대·30대의 ‘화해’

    16대 대통령선거를 한 지난 19일 신촌에서 친구들과 폭음을 했다.30대 중반인 친구들은 진지하게,자신이 20대에 겪은 1987년 13대 대통령 선거의 좌절을 얘기했다.노란 풍선을 든 옆자리 20대들은 16대 대통령 선거의 승리를 환호하다가 자지러지곤 했다.30대는 시종 진지했고,20대는 기쁨에 난리를 쳤다.이야기 내용은 비슷한데 분위기가 이처럼 사뭇 달랐다. 이렇게 다른 20, 30대는 그러나 광화문에만 모이면 세대를 가리지 않고 똑같아졌다.촛불시위를 할 때 그들은 한목소리로 외친다.20대가 가볍다고 비판하는 30대와,30대가 무게 잡는다고 비웃는 20대는,차이를 뛰어넘어 과연 화해한 것일까. 올해 광화문에 나타난 두 차례의 피플파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그것은20대와 30대의 세대간 화해이자,이해를 통한 상호침투이기 때문이다.6월의거리에서 펼쳐진 월드컵 ‘대∼한민국’의 전설,그리고 12월 겨울 추위를 녹인 ‘효순·미선양을 추모하는 촛불시위’과정은 대한민국과 우리 스스로를 변화시킨 피플파워다.20대의 수단과 방식이 30대의 가치와 만나휘발성을 띠며 합쳐져 폭발했다.주거니받거니 하며 서로를 독려한 것으로 해석된다.그리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인 ‘노무현 열풍’도, 지역적으로 광화문에서 일어나진 않았지만 같은 상징코드로 보인다. 자기가 속한 정당에서 제대로 지지받아본 적이 없는 아웃사이더 노무현,한국을 전혀 모르는 이방인 히딩크,인터넷 바다의 이름 없는 네티즌 ‘앙마’(광화문 촛불시위의 제안자 ID).이들은 모두 ‘즐거운 저항’을 상징한다. 노무현은 정치의 낡은 권위를 깨고 새로운 시대를 갈망한 젊은이들을 대변했다.히딩크는 스포츠의 구질서를 몸으로 혁파했다.앙마는 누구든지 뜻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의 시대를 표현했다.이 피플파워의 모든 과정에서 주역은 단연 20대와 30대였다고 단언한다.저항적 비판에 익숙한 30대는 20대에게서 꿈을 능동적으로 찾아 축제로 변화시키는 ‘마술’을 배웠고,자신의 것에 집착하던 20대는 보편적 가치에 합류함으로써 스스로 ‘몸값’을 드높였다. 그들은 밀실 타협한 것이 아니라,광화문에서 대화하고 소통했으며,열정을불태웠다.선명성을 내세워 분열한 것이 아니라,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하나가 되는 긍정적이고 능동적이며 역동적인 시대를 열었다.단언컨대 이러한흐름은 20대의 기존권위에 대한 부정,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무한한 긍정에서 시작된 것이다. 20, 30대의 화해는,단절을 통해 성장한 역사적 경험과의 비교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젊은 세대는 늘 윗세대를 부정함으로써 자신의 성장을 도모해 왔다. 뒤돌아보면 서른살이 되는 것이 참 두려웠던 것 같다.윗세대의 변절을 경멸했으나,다른 한편 그들이 소유한 부와 권위 등 보편적 성취를 부러워했다.그래서 30대가 된 386세대마저 미래를 선택할 때,청년정신을 버리고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선택을 해온 것같다.지금의 스무살이 서른살이 될 때,그들의 선택은 무엇이 될까 이제 자못 기대된다. 유민영 모아이 커뮤니케이션 기획실장
  • 본지,의원86명 설문결과/민주 ‘개혁號 탑승’ 대세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와 조순형(趙舜衡) 의원 등 개혁서명파 의원들이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 개혁에 대해 의원들은 대체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의 흐름으로 받아들였다.노 당선자가 당도움보다는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혔다는 인식도 많아 노 당선자 개인에 대해서도 강한 신뢰감을 보였다.다만 인위적 인적 청산이나 개혁 절차 등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 “전당대회를 서둘러 열자.”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어차피개혁을 하기로 한 만큼 머뭇거리지 말고 노 당선자가 취임식을 갖기 이전에당을 말끔히 정비하자.”는 의견이 다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개혁을 하자는 데에는 거의 이견이 없었다. 개혁서명파의 지도부 선(先) 사퇴요구에 반대하는 의원들도 전당대회 조기개최에 동의하는 입장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당헌·당규에 따라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가 자연스럽게 물러나도록 하면 모양새도 좋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순리대로 하자.”는 의견이다. 시기에 대해 신주류 의원들은 “시간이 없는 만큼서두르자.”라는 입장이다.이들은 “이번 대선에서 국민이 노무현 한 사람을 보고 뽑았지,민주당을보고 표를 준 것이 아니다.”라면서 “정치권이 국민의 뜻을 못 읽으면 한나라당 같은 꼴이 난다.”고 강조했다.특히 “국민이 바라는 전당대회는 요식행위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재창당 수준의 전면적인 변신”이라고 말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중 전당대회 개최는 별다른 충돌없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다만 그 창당대회에서 민주당의 실체가 전면 부정된다면 다시한번 논란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도부 선(先) 사퇴 한화갑(韓和甲) 대표 등 지도부와 최고위원들에 대한 선 사퇴요구에 대해선 찬성보다 반대한다는 의견이 조금 많았다.엄밀히 따지면 반대를 하기 보다개혁서명파 의원들의 몰아붙이기에 대해 다소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적절한 표현으로 보인다. 신·구주류 의원들 사이에서 관망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중도파 의원들중에는 “지도부가 후보 옹립과정에서 시행착오 등 잘못이 없다고 볼 수는없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먼저 불명예 퇴진하라고 요구해선 안된다.”는 입장이 많았다.현 지도부를 포함한 구주류 의원들도 “물러나지 안겠다는 것이아니라 노 당선자가 집권하는데 무슨 잘못이나 한 것처럼 몰아 세우는 것이불만”이라고 볼멘소리를 했다.특히 한 지도부 의원은 “자연스럽게 물러나려고 했는데 일부 급진적인 의원들이 마치 홍위병처럼 몰려다니며 우리를 죄인 취급하니 어떻게 이대로 퇴진할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반면 개혁서명파 등 신주류 의원들은 “책임을 지는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 “깨끗이 탈바꿈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또 참패한다는 현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권재창출이냐,국민의 승리냐 개혁서명파가 노 당선자의 승리를 ‘민주당의 정권재창출’이 아닌 ‘국민의 승리’로 규정지은 데 대해 동의하는 의원들이 많았다.승리를 민주당이아닌 국민의 ‘공’으로 돌린 셈이다.개혁서명파를 포함한 신주류와 중도파들은 민주당의 역할보다는 노 당선자에 대한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와 평가에 무게 중심을 뒀다.당내에서 노 당선자가 끊임없이 ‘흔들기’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판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것이 대다수 의원들의 평가다. 중도파와 구주류 중에서 일부는 민주당의 정권재창출과 국민 승리를 나눠평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보였다.국민의 승리인 동시에 호남의 경우,민주당의 역할이 없었다면 표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는 절충된 주장을 펴고있다.특히 동교동계와 후단협 출신의구주류 의원들은 “국민의 역할이 아무리 컸어도 노 당선자는 민주당의 후보가 아니었느냐.”면서 정권재창출을 강조했다.결국 응답 의원 10명중 8명이 ‘국민의 승리’를 언급,앞으로 민주당은 당 개혁과 운영에 있어서 여론을 상당히 의식할 것으로 보인다. ◆노 당선자의 개혁발언 평가 질문의 취지는 노 당선자가 당·정분리 원칙을 내세우며 “개혁은 당에서알라서 해달라.”고 주문했으나 계속 당 문제에 관여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이에 대한 의원들의 생각을 물은 것이다.대답은 의외로 “노 당선자의 발언은 적절하다.”며 별다른 거부감을 표시하지 않았다.이는 노 당선자가 숱한역경을 딛고 당선의 영광을 차지한데 대해 의원들이 일종의 ‘경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주류 의원들 중에도 “당·정이 분리되었다고 하지만 예전 같으면 대통령이 당 총재도 했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았다.반면 일부만이 “당·정분리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중도파 의원들은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의 뜻에 맞게 당의 틀을 좀 바꿔서 국정운영에 도움받기를 원한다면 그 정도의 권한은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또 “노 당선자가 인위적인 인적청산은 안하고 순리대로 당을 개혁하겠다는 말에 신뢰감이 든다.”고 말했다. 김경운 김미경기자 kkwoon@
  • [시론]인수위서 국가大計 짜라

    16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 정권 인수위가 어떻게 구성될지,그 역할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높다.역대 정권의 실정과 시행착오가 권위적이고 구태의연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출범에서부터 예견되었다는 역사적 교훈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벌써부터 당선자 주변에는 정권 인수위 멤버에 들기 위해 기웃거리는 정·관계 인사들이 적지 않다는 소문도 들린다. 자칫하면 정치적 혁명을 갈망하던 12·19 선거 승리와 그 기쁨은 잠시가 될지도 모른다.신물나도록 경험한 바와 같이 낡은 정치인들과 수구세력이 기득권 보호를 위해 저항과 공격을 감행하고 변혁과 역사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출발점에서부터 국민 중심의 새로운 정치시스템을 설계할 인적구성이 중요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노무현 당선자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학계,산업계,노동계,언론계,문화계,정치계 등 각계의 전문가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노당선자가 시작하는 지식정보화시대의 국가적 대계는 낡은 틀을 벗어버리고,시스템적 접근법으로 그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수위원회는 정권 인수,정부 조직개편,취임식 준비 등 크게 세 가지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먼저 정권 인수는 향후 5년간 노 당선자의 국가경영을 위한 전략적 비전과 국가경영 철학을 토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각 부처별 현안과 업무 인수인계도 중요하지만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문제점 파악을 토대로 향후 5년간의 정책목표와 정책과제의 제시가 더 중요하다.그리고 이러한 국가경영의 방향과 정책대안은 정부의 조직개편과 인재등용의 지침 역할을 하여야 한다. 이런 작업들은 새로운 국가경영의 청사진을 그리는 매우 중대한 업무인 만큼 정책자문교수단 등 전문성과 소신을 가진 각계의 전문가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물론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여론 수렴의 장도 마련되어야 한다. 정권 인수와 동시에 그것을 집행할 조직 시스템과 인재등용을 위한 그림이그려져야 한다.노 당선자의 국가경영 철학과 국가적 비전을 실어 향후 5년간 국정을 이끌어갈 효율적인 정부를 구상하고 최적의 인선은 노무현 정권의성패를 좌우하는 중차대한일이다. 따라서 정부 조직은 시스템적 접근에 의해 상호작용하는 단위 조직이 조정과 협력을 통해 효과적으로 국가의 전략적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개편되어야 한다. 아울러 노 당선자의 새로운 정책을 집행하고 선진적인 정치를 구현할 참신하고 도덕성을 갖춘 전문가 풀(pool)이 완전히 새롭게 구성되고 개방되어야한다.그 풀을 적극 활용하여 인재등용의 원칙과 지침에 의해 인사가 체계적으로 집행될 수 있는 시스템도 인수위원회에서 마련되어야 한다.폐쇄적이고특정 지역·인맥중심의 인력구조는 또 다른 실패를 초래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전문성은 물론 개혁성과 도덕성,애국심을 갖춘 인사로 풀을 구성할 수 있는 검증시스템도 필요하다. 노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식은 국민과 함께 정치혁명의 완수를 선포하는 자리로서 국민 축제로 치러져야 한다. 우리 국민은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정면돌파한 노무현 후보를 선택했다.제16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민의 뜻과 노 당선자의 정치철학에 걸맞게 구성되고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희망의대통령과 함께 새 시대를 만들 첫 단추를 학계나 각 분야 전문가 중심으로 잘 끼워 나가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노규성 선문대 교수 정치학 명예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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