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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들의 토박이말 메아리에 부쳐(박갑천 칼럼)

    이 난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가지 메아리가 있었다.그중에서도 토박이말을 많이 쓰는데 대한 물음과 의견이 적지않다.「쉬운말」을 쓸 것이지「어려운말」은 왜 그리 쓰느냐는 나무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그걸 격려하는 독자도 있다.또 국어사전을 찾아봐도 없는데 그 낱말은 무슨 뜻이냐고 물어오기도 한다.직접 통화가 안될때 전화를 대신받는 기자들이 뒷갈망의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도 듣는다.그래서 이 글을 쓴다. 귀꿈스러워 보일지 몰라도 이글에 나오는 토박이말은 모두 국어사전의 올림말(표제어)에 올라있다.더러 그렇지 않은듯이 보이는 경우도 있긴 했다.가령 몇회전의 「애담살이」같은 말.「담살이」는 「머슴」을 이르는 방언으로 국어사전에도 나와있는데 남도쪽에서는 「애봐주는 계집아이」를 그렇게 불렀기에 썼던 말이다.그다음주의「억지떠세」는 「억지」와 「떠세」를 따로 찾았어야 한다. 토박이말을 「어려운말」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이 아닐는지.어려운 한자말이라든가 외래어라면 몰라도 토박이말 쓰는 일을 그렇게 타박할 수는없다고 생각한다.그건 배달겨레의 맑은 피를 이어 내려오는 말이 아닌가.그걸 배달겨레 스스로가 잊으면서 죽여가는 현실을 뒤돌아보면서 갈고 다듬는 마음을 도스르는 자세가 더 옳은 것 아닐까 한다. 까놓고 말한다면 이 난은 토박이말을 일부러 바득바득 써보고 있다.사전의 갈피에서 숨넘어가고 있는 배달겨레말에 인공호흡이라도 시켜보자는 뜻이다.우리선대들이 썼던 오달진 우리의 말.핏기 잃어가는 그말들에 발그속속한 생기를 불어넣는데 구실해보자는 뜻으로 써오고 있다.값진 유산을 그렇게라도 지켜나가야 하는것 아닐까하는 생각으로. 김만중의 「서포만필」에서 읽은 글귀가 떠오른다.그는 늙은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하여 「구운몽」을 한글로 썼던만큼 국어·국자에 대한 생각이 깊다.정송강의「관동별곡」과 「사미인곡」을 아름다운 글이라면서 높이 평가했던 김서포.그는 이렇게 말한다.『…우리나라 시문은 자기말을 버려두고 다른 나라 말을 배워서 표현한 것이니 설사 아주 비슷하다 하더라도 이는 다만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하는것과 같다.…나무꾼이나 물긷는 아낙네가 에야디야하며 주고 받는 노래가 비록 저속하다해도 진가를 따진다면 이른바 시부라는 것과 더불어 논할 수는 없다…』 배달겨레 피를 이어받은 사람다운 생각이며 말이 아닌가.토박이말이 더 많이 더 널리 쓰여 나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 언론자유에 대한 새로운 위협(사설)

    전세계 언론인들의 최대행사인 국제언론인협회(IPI)44차총회가 오늘부터 3일간 서울에서 개최된다.언론의 UN으로 불리는 IPI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한국언론으로서는 각별한 의미와 감회가 있다. 한국은 오랫동안 언론탄압국이라는 오명으로 있었다.IPI에 가입거부를 당했던 일마저 있고 91년까지는 자유의 감시대상국이었다.이러한 과거의 불행했던 기억을 깨끗이 씻고 언론자유국가로서의 세계적 공인을 받는 자리가 바로 이번 총회이다.감시대상을 벗어나 이제부터는 세계언론의 파수꾼역할을 맡게 된다는 명예로운 시간이기도 하다. 그동안 IPI는 총회장소 선정에도 각별한 기준을 가져왔다.언론자유가 신장되는 곳과 더불어 평화를 갈망하고 지향하는 나라의 현장을 선택해 왔다.89년5월 서베를린대회를 개최하고 그해 10월 독일통일이 이루어진 것은 장소선정의 의의를 더욱 돋보이게 한 것이었다.오늘의 서울대회 역시 유일한 분단국으로서의 한국현실이 감안돼 있다.한반도통일의 염원이 세계적으로 다시 한번 다져지며 촉진의 계기가 될것을 기대할 뿐 아니라 추구해야 할 것이다. 한국언론은 이제 세계언론의 선두대열에 들어섰다.보도의 관점이나 논평의 수준이 모두 세계적 시야와 세계차원의 윤리속에서 동등하게 이루어지는 상승의 관문에 선 것이다.사실을 사실대로 자유롭고 빠르게 전달한다는 언론 본연의 기능은 말할 것도 없고 더 나가 보다 생산적인 세계 및 정직하고 성실하고 우의에 찬 더 많은 사람들에게 눈을 돌리고 그들을 격려하는 역할을 맡을 때가 된 것이다. 언론의 자유는 오늘날 또다른 도전을 받고 있다.산업적 성장은 정치적 이해관계만이 아니라 경제적 이해관계에서도 진정한 언론자유의 장애를 유발하고 있다.뉴미디어가 만들어내는 다매체시대의 정보홍수 속에서도 신문은 질적으로 우수한 정보를 가려서 보도해야 하는 의무감을 가져야 하는 시대다.정보기술이 일상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언론의 공정성,형평의 감각등 사회적 책임이 더 막중해지고 있음을 명심하는 자리가 되어야 할것이다.
  • 야당 고질병 재연… 국민에 큰 충격/민주 파행경선이 남긴 것

    ◎“한배 탈수없다”인식… 분당까지 갈수도/정치변화 갈망 무시… 지방선거 최대악재 13일 벌어진 민주당의 경기지사후보 경선은 야당의 고질병인 난장판이 재연됐다는 점에서 야당정치의 어두운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 정치적 사건임에 틀림없다. 무엇보다 각목이 등장하지 않았을뿐 시종일관 몸싸움과 욕설,주먹다짐,삿대질 등으로 점철된 것은 야당의 현주소를 다시한번 각인시킨 것에 다름아니다.선거관리 책임자인 도지부장이 자당 대의원들간의 몸싸움으로 폭행을 당하고 기자실로 대피해야하는 사건은 70년대에나 있었던 사건이다.또한 이기택총재와 동교동계간의 갈등으로 끝내 투표함을 열지도 못한 사태는 당내 계파싸움으로 대의원들의 신성한 권리마저 묵살한 것으로 여겨져 심각성을 더한다. 이같은 추태는 「정치권도 이제는 탈바꿈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갈망을 철저하게 무시한 것이다.따라서 국민들의 정치무관심 내지 냉소주의를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크고 우리정치의 수준을 한단계 후퇴시킨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번 사건은 민주당이 틈만 나면 부르짖는 「수권정당」도 공염불에 지나지 않음을 입증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더욱이 이날 대회현장에서 터진 돈봉투사건은 「설마」하던 국민들의 의구심을 현실화시킨 것으로 커다란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사건은 심각한 당내 후유증과 함께 다음달 지방선거에도 굉장한 악재로 작용할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어쩌면 민주당은 심각한 분당위기로까지 내몰릴지도 모른다.이 총재와 동교동계는 이번 사건으로 『더이상 한배를 탈수 없다』는 인식을 더욱 굳힌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이래저래 민주당은 존폐까지 생각해야만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할수 있다.
  • 유럽거장/불 베를톨루치·불 베넥스 감독작품 잇달아 개봉

    ◎「색깔있는 영화」2편 “화제”/마지막…/인간 소외·성에 대한 갈망 그린 로드 무비/디바/흑인 오페라가수와 18세 소년의 순애보 유럽 거장감독들의 작품세계를 온전히 엿볼 수 있는 「색깔 있는」 영화 두편이 봄극장가에 화제다.이탈리아 출신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마지막 사랑」과 프랑스 「누벨 이마쥬」의 기수 장 자크 베넥스 감독의 「디바」. 오는 29일 개봉될 「마지막 사랑」은 사랑의 본질을 찾아 북아프리카 여행을 떠나는 미국인부부를 주인공으로 인간소외와 성에 대한 근원적인 갈증을 그린 로드무비다.폴 바울즈의 동명소설을 토대로,일체의 통속적인 플롯을 배제한 일종의 「문학영화」이지만 베르톨루치는 그 문학적 무거움을 덜기 위해 그럴듯한 미학적 수단을 동원한다.원작자가 실제 영화에 개입,「도덕과 육체의 파탄을 통한 재생」이라는 역설적인 메시지를 독백으로 풀어내게 한 것.예술가부부로 나오는 포트(존 말코비치)와 킷(데보라 윙거)의 지적인 연기가 영화 전체의 관능적 분위기를 압도한다.시간이 정지된 듯한 끝없는 사하라사막과 오아시스주변의 원주민촌,모로코 탕헤르지방의 이국풍경 등이 볼거리. 22일 첫선을 보인 「디바」는 제작된 지 13년만에 국내에 소개된 누벨 이마쥬의 대표작이다.새로운 영상이란 뜻의 누벨 이마쥬는 60∼70년대 프랑스 영화를 주도하던 「누벨 바그(새로운 물결)」가 감독들의 노령화로 신선감을 잃어가자 그 「대안」으로 새롭게 탄생한 영화조류.개성을 좇는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춘 자유분방하고 감각적인 화면과 팝 등 미국 대중문화를 적절히 조화시켜 파격적이고 선명한 인상을 남겨주는 것이 특징이다. 비밀녹음테이프를 매개물로 아름다운 흑인 오페라가수 신시아(윌헬메니아 위킨스 페르난데스)와 음악광인 18세 소년 우편배달부 줄(프레데릭 안드레이)이 펼치는 순수한 사랑이 「디바」의 기본줄기.비록 오래전에 만들어진 영화지만 자기세계에 탐닉하는 젊은 세대의 풍속묘사나 오토바이로 대변되는 속도감,마약조직을 둘러싼 숨막히는 추격전 등 영화의 내용뿐 아니라 느낌과 이미지를 중시한 화면구성 등 영화기법면에서도 감독의 앞선 감각을 느끼게 한다.멜로·스릴러·오페라·코미디요소가 한데 어우러진 복합장르의 영화다.
  • 「일 지방선거가 주는 교훈」 신희석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정치불신에 조직도 돈도 무력했다”/돈 안쓰는 선거속 성실한 봉사정신에 “한표”/깨끗한 정치 갈망하는 국민의 마음 읽어야 정치불신앞에는 조직도 권력도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엄청난 정치자금의 동원도 깨끗한 정치를 표방하는 구호앞에는 결코 통할수 없다.앞으로의 정치변동을 좌우하는 주요 결정변수는 돈도 아니요,조직도 아니다.권력도 아니요,거대한 정당기반도 아니다.이보다는 오히려 국민의 마음에 호소하는 성실한 태도와 깨끗한 정치,그리고 돈 안쓰는 선거의 구현이라고 하겠다.일종의 예외적 현상이기도 하다. 이번에 실시된 제13회 일본의 통일지방선거는 우리들에게 이와 같은 교훈과 시사를 주고 있다.이러한 명제는 향후 일본정치를 좌우하는 절대적인 인식은 아니나 이번의 일본지방선거에서 한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라고 하겠다.기성정당의 지원을 받지 않은 무당파 후보들이 도쿄 오사카 등 일본을 대표하는 대도시의 지사로 당선되어 정치변혁을 갈구하는 일본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일종의 선거혁명으로까지 이루어지고 있다.예컨대,도쿄도지사의 경우 무소속의 아오시마(청도)후보는 자민·사회·신당 사키가케등 이른바 연립정권이 공동으로 추천한 이시하라(석원)총리부 전관방 부장관을 누르고 당선되었다.기본적으로 그는 작가·탤런트·방송사회자였다.하지만 평범한 일개 시민으로서의 그는 깨끗한 선거(clean politics)그리고 돈 안쓰는 선거를 표방하면서 도민들과의 대화에 임하였다. 사실상 1천3백만의 도정을 주도해야하는 도쿄도지사는 일본정치구도에서 매우 중요한 요직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30평도 안되는 자기집을 선거사무소로 활용하였으며 가족 친척을 선거운동과정에 동원하였다.이번 선거에 필요했던 선거자금도 불과 20만엔(약1백80만원)도 안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사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일본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는 코미디언이요 탤런트인 무소속의 요코야마(횡산)후보가 정당 추천 후보를 누르고 지사로 당선되었다.신진당,자민당,사회당 등 여야의 지원을 받은 히라노(평야)후보는 전 과기처 차관을 역임한 정치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금권정치와는 거리가 먼 무소속 후보에게 굴복한 것이다.관료출신 후보자를 지원하는 기존정당과 이에 대항하는 무당파 후보간의 경쟁으로 점철된 이번 선거는 정당간의 이합집산으로 표류하는 기존 정치에 대한 일종의 커다란 경고라고 볼수 있다. 일반적으로 현대일본정치를 분석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정당,정책,그리고 후보자의 세가지를 들고 있는바 이번 선거는 이 중 후보자요인이 작용한 예라고 하겠다. 뿐만 아니라 이번 선거 결과는 자민당 정권의 붕괴 이후 연립정권이 추구해 온 정치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라고 할 수 있겠다.호소카와 내각이후의 연립정권에 대하여 국민들은 적지않은 기대를 해왔다.하지만 하타 정권 그리고 오늘날의 무라야마 정권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정치개혁양상은 구태의연한 기존 정치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거대정당의 후보도 돈 안쓰는 정치를 표방하는 신진 후보에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선거가 주는 또하나의 교훈은 돈으로 조직을 결성하여 선거운동을 조종하고 돈으로 정치를 운영하던 기존 일본정치의 구태의연함에 대한 경종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지금 무라야마 정권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연립정권은 자민당과 사회당,그리고 신당 사키가케등 3당이 동상이몽으로 파국을 서로 회피하면서 적당히 정권을 지속시켜 왔지만 기존 정치수법으로는 오는 7월로 예정된 참의원선거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이미 조직과 금력으로 무장된 기존 정치인들은 후보로 재등장할 수 없다는 목소리까지 들려오고 있다.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치개혁 입법에 의거한 중의원선거 역시 조기에 실시해야 한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압력이 무라야마 정권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요컨대 이번 일본의 통일지방선거는 정치불신앞에서는 조직도 돈도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일종의 무당파 혁명이라고 하겠다.도쿄도지사는 16년만에 다시금 혁신진영으로 복귀하고 말았고 정당은 지리멸렬하고 정치에 대한 선거인들의 불신감은 더욱 조장되고 있다. 재인자 한국정치와 일본정치는 물론 다르다.정치문화,정치행태,정당의 결성요인 등의 면에서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일양국의 국내정치 상황에는 동양적 정치풍토에 기초를 둔 유사성도 적지 않다.그러한 의미에서 지방자치제도의 확립을 위한 6월의 지방선거를 앞둔 우리에게 일본선거결과는 커다란 교훈과 시사를 주고 있다.예컨대 후보가 정치인형이냐,관료형 또는 경영인 출신이냐 하는 것도 우리와 비슷한 관심사다.또한 한·일양국 공히 지지할 만한 정당이 별로 없다고 하는 과반수이상의 불만유권자가 증가추세를 보이는 점도 비슷하다.돈 안쓰는 선거,깨끗한 정치를 갈구하고 있는 양국민의 숙원도 그러할 뿐만 아니라 기성정치판이 이합집산을 거듭하면서 방황하는 모습도 비슷하다. 이번 일본선거가 6월의 지방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은 명약관화하다.우선 여야 모두 돈 안쓰는 선거대책을 개발해야 한다.뿐만아니라 그동안의 구태의연한 금권에 기반을 둔 후보보다는 정당의 색깔을 탈피하여 깨끗한 정치를 구현하는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농후하다.선거운동양식도 법정방식에 기초를 두고 공명선거의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여야당의 입장에서 볼 경우 우선 당에 대한 이미지개선을 통하여 정치불신에서 탈피하도록 해야 하겠다.여야 공히 기성정당이 추천하는 과시형 후보는 금권정치의 과시보다는 깨끗한 정치의 구현이 바람직할 것이다.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후보의 공천기준양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국민들은 돈 안쓰는 선거,정치색이 배제되는 선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건대 우리의 6월 선거에서도 일본의 지방선거와 같이 정치이변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그러므로 우리의 정치권도 일본의 유권자가 정치불신을 사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근본적으로 연구·검토하고 깨끗한 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겠다. 따라서 기성정당으로서는 선거인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이미지고양에 주력하는 동시에 돈 안쓰는 공명선거의 구현을 위하여 가일층의 노력을 경주해야 하겠다. 하지만 한가지 유보할 점이 있다.이번에 당선된 두 사람은 기존의 정치틀에서 벗어난 침신한 이미지를 줄 수는 있지만 훌륭한 경영능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정치의 주체는 역시 노련한 경험·통찰력,그리고 경륜을 소유한 전문가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상례다.
  • 익산 미륵사 출토 기와인물상(한국인의 얼굴:23)

    ◎용의 눈에 도드라진 눈자위/볼·턱에 구름무늬… 이상향 상징 고대사회에서 종교는 정치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었다.그래서 정치는 때로 민중의 종교적 심성과 영합했다.또 종교는 통치이념으로도 작용하여 삼국시대 가람들은 국가경영 차원에서 창건되었다. 오늘날 폐허로 남은 전북 익산군 금마면 기양리 미륵사는 그러한 백제의 대가람이었다.지금은 절반쯤 허물어진 석탑 1기와 철당간이 남아 있을 뿐 백제 최대의 가람모습은 오간데가 없다.그러나 지난 1980년부터 정부가 문화재연구소를 통해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륵사 본래의 실체에 어느정도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미륵사의 옛 명성을 뒷받침하는 유물도 6천여점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 유물 가운데는 인물상기와가 3점이나 있다.그 하나가 인물상·수막새기와다.현재 부여문화재연구소가 소장한 이 기와는 머리와 귀가 달린 부분은 떨어져나갔다.하지만 눈,코,입과 귀 한쪽은 살아있는 터라 얼굴 전체윤곽은 알아볼만하다.인물상의 본래 기능인 벽사를 고려하면 무서워야할텐데 무서운 구석을찾아보기 힘들다.이는 경주(신라) 영묘사 출토 인물상 기와와 공통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미륵사 인물상 기와의 얼굴은 사실적 표현이라기보다는 추상적이다.눈의 생김새를 안상이라고 한다.이 인물상 기와 얼굴에 나타난 눈을 그 안상에 적용해 보면 용의 눈(용안)을 닮았다.눈 가장자리와 눈자위를 모두 도드라지게 새겼다.이를 그림의 형상(도상)을 빌려 설명하면 귀신을 쫓아버린다는 용목무늬(용목문)다.무늬를 통해 벽사기능을 부여하고 막상 무서움을 드러내지 않은 얼굴,거기에는 백제의 은유가 깃들어있는 것이다. 이 인물상에는 수염이 나 있다.수염 몇가닥을 표현하고 볼과 턱 사이에 구름무늬를 넣었다.구름은 불가에서 상서로운 사물(상운)의 의미를 지니지만,도가에서 더욱 중요시하는 사물의 하나다.도교적 관념의 구름은 안개와 더불어 이상향을 상징한다. 그러고 보면 수염이 난 기와의 인물상은 선계의 신선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절집에 웬 신선인가,하는 의문도 앞설 수 있으나 이 시기가 되면 백제불교는 도교와 습합했을 가능성도 없지않다.지난 1993년 12월 충남 부여읍 능산리에서 출토된 사비시대 유물 금동용봉봉래산향로는 이를 뒷받침한다.이 향로에는 도교적 요소가 가득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인물상기와가 나온 미륵사는 백제 무왕(재위 AD600∼640년)이 창건한 가람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왕이 왕비와 함께 사자사 행차길에 용화산 아래 못가에 이르자 미륵삼존불이 나타났다고 한다.왕비의 간청을 받아들여 연못을 메우고 절을 지었는데 그 절이 미륵사라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미륵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미륵불은 미래에 중생들 곁으로 내려올 유토피아적 희망의 부처다.왕은 민중이 갈망하는 미륵하생 신앙에 영합,이 절을 지었는지 모른다.그리고 이상향을 추구하는 도교사상이 미륵신앙과 맞물려 돌아갔을 것이다.
  • 민주/계파갈등 상존…KT앞날 험난/전대서 총재로 추대는 되었지만…

    ◎내분 임시봉합… 동교계 지원이 절대변수/지방선거 참패땐 당권투쟁 재연 불보듯 이제부터는 「이기택 총재」다.그토록 갈망했던 제1야당의 총재 자리였다.그가 총재로 추대된 24일 임시전당대회에서 그의 얼굴에는 연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이날 만큼은 그의 날이었다. 그는 더이상 「9인9색」의 한명이 아니다.웬만한 일은 단독으로 결정해도 되게 됐다.그래서인지 비장한 각오도 엿보인다. 이 총재는 총재직 수락연설에서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강력하고 효율적인 지도력을 발휘하겠다』고 선언했다.지금까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나약하고 우유부단한」이라는 수식어를 그의 이름 앞에서 지워버리겠다는 뜻이다.그만큼 의욕도 대단하다.한 측근은 『내일부터 당이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라고 예고했다.명실상부한 「이기택당」으로 만들 생각인듯 보이기도 한다.당의 체질개선과 개혁작업에 한껏 체중을 싣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홀로서기의 본격 점화로도 읽혀진다. 이 총재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도 야심찬 복안을 갖고있다고 한다.이를 바탕으로 8월 정기전당대회에서 다시한번 총재직을 거머쥔뒤 총선을 거쳐 대권도전에 성큼 다가선다는 심산같다.원내의석도 1백석이상으로 늘려 제1야당으로서는 지난 85년 옛 신민당(1백3석) 이후 최대숫자를 구축하겠다는 의욕도 보이고 있다.따라서 당운영 방안등에 있어 독자노선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총재의 앞날이 순탄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험난하다는 표현이 오히려 정확하다.우선 그는 한시적 사령탑에 지나지 않는다.지방선거 결과도 때에 따라서는 「사약」이 될수도 있다. 또 「태양론」으로 극에 달했던 당내갈등이 여전히 시한폭탄이다.언제 어떤 식으로 터질 지 누구도 예측을 할 수가 없다.무엇보다 이번 지도체제 개편은 「12·12투쟁」의 갈등과 전당대회를 둘러싼 내분을 임시봉합한데 따른 부산물에 불과하다.결국 동교동계의 지원없이 이 총재가 그의 구상을 제대로 펼칠 것인지 많은 사람들은 의아해 한다.실제로 이총재와 동교동계의 갈등은 곪을 대로 곪은 양상이다.이날 아침까지도 양쪽이 대의원수 문제로 으르렁거린데서도 잘 나타난다. 동교동계는 이 총재와의 「불안한 동거」를 청산하겠다고 이미 마음을 굳히고 다른 대안을 찾고 있으며 이번에 민주당에 합류한 이종찬,김근태 카드를 적절히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방선거에 대비한 영입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도 머리를 아프게 하는 대목이다.지지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충청권과 영남권에 대한 공략도 「자민련」의 출현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놓여 있다.이총재가 자기의 정치생명을 좌우할지도 모를 가장 중요한 길목에 들어선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임시전당대회장 스케치/중량급 입당 등 「깜짝쇼」 없어 분위기 침체/총재추대에 영남 대의원만 “이기택” 연호 24일 하오 2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제5차 임시전당대회는 전국에서 올라온 4천여명의 대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축제분위기 속에서 3시간 남짓 진행됐다.그러나 대표경선등 지도부 선출이나 중량급인사의 입당발표등 「깜짝쇼」가 이뤄지지 않은 탓인지 긴장감이나 열기는 기대에 못미쳤다는 것이 중론.특히 대의원수 조정을 둘러싼 갈등으로 일부 대의원들의 돌출행동이 우려됐으나 별다른 소동은 없었다. ○…당헌개정안 의결과 총재단 선출,총재 연설,야권통합 선언,통합대표 인사,결의문 채택등의 순서로 진행된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총재단 선출.김말용전당대회의장이 『개정된 당헌에 따라 이기택대표를 새총재로 선출한다』고 선포하자 이기택총재는 대의원들의 환호속에 단상앞으로 다가가 손을 번쩍 들어 총재직을 수락.이어 김의장은 나머지 최고위원 8명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부총재로 선출됐음을 선언.한편 이총재가 부총재들과 손을 맞잡고 대의원들의 환호에 답례하는 동안 단상 좌측에 자리잡은 부산·경북·대구등 영남지역의 대의원들은 「이기택」을 연호했으나 나머지 대의원들은 박수로만 환영하는 대조적 모습을 보여 눈길.이총재는 총재수락연설을 통해 『정통야당 민주당의 총재로서 역사를 되돌리려는 어떤 불순한 시도도 단호히 배격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4대 지방선거의 승리와 정권교체의 그날을위해 전진하자』고 독려. ○…이 총재의 야권통합 선언에 이어 이종찬새한국당대표와 김근태 통일시대국민회의 대표가 단상에 오르자 대의원들은 「민주당 만세」「야권통합 만세」를 외쳐 행사장의 열기는 최고조에 이르는 모습.이새한국당대표는 통합을 축하하는 인사말에서 『만년야당이 집권하는 신화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대의원들의 환호에 답례. ○…레이저 광선이 난무하는 가운데 중간에 열린 축하행사에는 농악패의 사물놀이속에 가로 5m,세로 3.5m의 대형 멀티비전을 통해 해방이후의 야당사를 그린 극영화를 10분 남짓 상영.여기에는 최근 폭발적 인기를 모은 드라마 「모래시계」의 광주사태 장면등이 일부 삽입돼 눈길. ○…이날 행사에는 최근 정가의 쟁점이 되고 있는 행정구역개편논의의 주역인 민자당의 김덕용사무총장과 손학규의원이 참석해 이채.또 이동진·이영일·오유방·김봉욱 전의원 등 새한국당쪽 인사 30여명과 정동익·김희선·이목희씨등 통합에 참여하는 재야인사 50여명도 참석.이밖에 이기택 총재의 부인 이경의 여사로부터최근 신장을 기증받은 이건자씨(46)와 미스코리아 한성주양도 자리해 눈길.
  • 「사랑의 미로」 「타향살이」 1순위

    ◎동요는 「새야새야」 민요는「신고산타령」/남북음악교류때 공연예상 가요 북한에서도 한국민들이 애창하는 몇몇 노래가 불려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남·북한간의 음악교류가 이루어질 경우 무리없이 공연 대상물로 선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노래를 구체적으로 보면 먼저 가요쪽에서는 「사랑의 미로」와 「타향살이」가 꼽히고 있다. 「사랑의 미로」는 가사가 일부 바뀌긴 했지만 김정일의 애창곡인데다 평양서 발간된 「외국 민요집」에 수록돼 있어 실제로는 북한서 공인된 거의 유일한 남한가요로 파악되고 있다. 「타향살이」는 「사랑의 미로」와는 달리 북한 당국에 의해 강력히 규제되고 있으나 노년층에서 많이 불려직 있어 「민족정서의 공유」라는 측면에서 공연 대상물로 선정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한에서는 이 가요가 「애수와 비애에 찬 노래」라고 소개되고 있다. 동요로는 「새야 새야」가 남·북한에서 모두 불려지고 있다. 평양에서 발간되는 문예잡지를 종합해 보면 이 「새야 새야」는 음조만 지역적인 특성에 따라 다를뿐 가사는 남쪽 지방의 가사와 똑같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이 노래를 『…가사에는 갑오농민전쟁의 승리와 새 생활을 갈망하는 인민들의 소박한 염원,그리고 성공하지 못한 농민봉기에 대한 애끊는 동정이 반영돼 있다.이것은 선율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었는데 모두가 부드럽고 서정적이며 구슬픈 정서로 일관돼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민요로는 「신고산 타령」이 대표적인 노래로 지적되고 있다. 북한에서 이 「신고산 타령」은 여성독창,제창,가야금 병창 등으로도 많이 소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 미 연락사무소/베트남에 개설

    【하노이 AP 연합 특약】 미국과 베트남은 28일 외교자산반환협정에 조인하고 연락사무소 개설에 합의했다. 이로써 하노이 주재 미국 연락사무는 설날연휴가 끝나는 2월3일부터 업무를 개시하며,베트남도 조만간 워싱턴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제임스 홀 신임 하노이 주재 미국 연락사무소장은 이날 베트남 영빈관에서 구엔 수안 퐁 베트남 외무부 미주국장과 함께 협정에 서명한 뒤 『공식문서 서명으로 이제 연락사무소가 개설된 셈』이라고 말했다.이날 행사는 미공화당의 반발을 의식,취재진의 출입을 금지한 가운데 조촐하게 진행됐다.제시 헬름스 미상원 외교위원장(공화)과 하원의원 8명은 지난 24일 베트남 주재 연락사무소 개설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클린턴대통령에게 보냈고,다른 상원의원 1백9명은 26일 지지 서한을 보낸 바 있다. ◎국교정상화 물꼬 텄다/미­베트남,교역파트너로 서로 인정/「실종자­포로」문제 해결이 수교 관건(해설) 냉전시대 종식과 함께 자취를 감춘 이념대결의 공백을 경제제일주의가 대부분 메우고 있다.이같은 시대상황에서 일련의 화해단계를 거쳐 나온 미국과 베트남간의 상호 연락사무소 개설은 예견된 결과다.양국 관계개선은 베트남의 필요로부터 출발했고 미국도 국익에 부합된다고 판단,화답함으로써 결실을 맺었다. 베트남은 지난 86년부터 도이모이(쇄신)정책을 추진해왔다.최대후원자였던 구소련이 붕괴된 이후 경제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과 기술을 국제금융기관이나 서방국들로부터 도입해야 했다.미국과의 관계개선은 그 선결조건에 가까운 것으로 인식됐다.캄란만을 미군기지로 제공하겠다는 용의를 표명하고,현상금까지 내걸면서 미군실종자 파악 및 유해송환에 적극성을 보이는 등 화해의 손짓을 했다.이번 자산반환 협상에서 호치민(옛사이공)시의 옛 미국대사관 건물을 비롯한 외교자산 22채와 정유시설 등 2억3백50만달러 상당의 민간자산을 반환해달라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베트남은 전적으로 수용했다.반면 베트남은 워싱턴의 옛월남대사관 건물 한채만을 되찾는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과의 관계개선을 갈망하는 베트남정부의 다급한심정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미국도 인구 7천2백만명의 마지막 황금시장인 베트남을 대만 홍콩 일본 프랑스 등 아시아·유럽 각국에 선점당하는 상태를 방치할 수만은 없다는 기업인들의 건의를 무시할 수 없었다.지난해 2월 미국이 베트남에 대한 무역금지 조치를 해제한 이후 10개월여 사이에 미국기업의 베트남 투자가 2억2천3백만달러에 이르러 베트남시장에 거는 적지않은 기대를 말해준다. 사망·실종자 가족과 수십만명의 월남전 참전용사와,상하양원을 장악하고 있는 보수적 성향인 공화당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인 클린턴행정부는 2천2백여명으로 추산되는 미군포로·실종자의 소재 및 유해발굴작업에 대한 베트남측의 성의를 봐가며 국교정상화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유동적이면서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정식수교는 상징적인 의미밖에 갖지 못한다.현실적으로는 이미 수교된 것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월남전 콤플렉스에 오랜 세월 시달려왔다.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는데 걸프전 승리가 다소 기여했다.오는 4월30일 사이공 함락 20주년을 앞두고 고자세를 굽히지 않고도 실리를 챙기면서 이뤄낸 베트남과의 관계 개선도 콤플렉스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미국민의 선택/시대상황 도전할 인물뽑았다(신 지도자론:2)

    ◎50년대/“2차대전 영웅” 아이젠하워 지지/60년대/“뉴프런티어” 내세운 케네디 등장/80년대/「확실한 보수주의자」 레이건 선호/90년대/“경제부흥의 적임자” 클린턴에 투표/내년11월 「새 세기 뉴리더」 선택에 관심 한 시대상황은 그 시대에 적합한 지도자를 낳는다.이같은 지도자의 선택은 미국민의 투표에 의해 어김없이 실현되어왔다. 다만 선거당시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그 시대가 과연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있지만 선거결과는 항상 역사의 필연이 어떤 것인지를 입증해주었다. 2차세계대전 후 반세기에 걸친 미국민의 지도자선택은 급변해온 시대상황에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느냐가 국가발전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주는 생생한 교훈으로 기록되고 있다. 2차대전의 전쟁영웅,아이제하워 대통령의 등장이 그러했고 뉴 프론티어의 깃발을 들고 혜성같이 나타난 케네디 대통령의 부상이 또 그러했다.월남전의 반전불길이 미국의 대학가를 휩쓸던 60년대 종반 외교의 천재,닉슨 대통령을 선택한 것이나 냉전의 심화속에 강력한 미국을 내건 레이건 대통령을 선택한 것도 시대의 상황이 거기에 적합한 인물을 원했기 때문이다. 6·25사변,한국전쟁이 치열한 공방전을 겪으면서 지리하게 계속되던 1952년11월 제34대 미국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후보는 민주당의 오들리 스티븐슨 후보를 4백42 대 89표(선거인단기준)로 물리치고 압승했다. 2차대전당시 유럽의 연합군사령관으로 독일을 패배케 한 아이젠하워 원수가 이같이 전국을 석권하게 된 배경은 공산주의의 확산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어가는 가운데 이에 대한 강력한 대처를 요구하는 미국민의 기대가 그의 지지표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차대전이 끝난 지 5년도 채 못돼 또다시 새로운 적,공산주의와 아시아에서 유혈대결을 벌이는 상황에서 미국민은 더이상 전쟁을 오래 끌지 않고 종전을 실현하면서도 공산주의의 팽창을 막아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61년1월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제35대 미국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미국민과 세계를 향해 이렇게 호소했다. 『미국시민 여러분,국가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어주십시오.세계시민 여러분,미국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묻지 말고 우리 함께 자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어봅시다』 케네디가 약관 43세의 무명의 상원의원에서 대통령으로 등장하게 된 시대적 배경은 그의 취임사에서도 일부 시사받을 수 있듯이 바깥으로는 공산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양극체제에서 미국의 역할을 새로 재정립하고 안으로는 경제발전속에 두드러지는 빈곤층의 문제, 흑인을 중심으로 한 민권운동의 확산에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었다. 케네디 후보가 아이젠하워 대통령시절 8년동안 부통령으로 재직한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후보를 비록 매우 근소한 차이(총투표 6천8백만표중 12만표 차이)로 이겼지만 그가 내건 뉴 프론티어정신과 그의 신선한 지도력은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미국민의 기대에 부응했다. 케네디의 지도력은 이상과 현실이 혼재하면서도 『독재와 빈곤과 질병,그리고 전쟁이라는 공동의 적에 대응하겠다』는 목표의 명료성으로 인해 신뢰할 수 있는 헌신적인 지도자로 부각되었던 것이다. 60년대 후반 미국은 월남전의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안으로는 반전무드가 확산되면서 국민의 여론은 양분되고 사회전체가 혼란의 와중에 놓이게 되었다. 68년 선거에서 공화당의 닉슨 대통령이 등장한 것은 63년11월 비명에 간 케네디를 이은 린든 존슨 대통령의 사회보장제의 확립을 겨냥한 「위대한 사회」건설이 이상에 치우쳤고 월남전의 고전과 함께 68년1월 북한이 미해군 정보함 푸에블로호를 나포했는데도 불구하고 속수무책이었던 존슨행정부의 국제사회에서의 권위실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미국민은 월남전에서의 미군철수,공산주의 국가군과의 협상을 원했고 이에 따라 외교전략가로 평가를 받아온 닉슨을 지도자로 선택한 것이다. 80년대 들어 확실한 보수주의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등장한 것은 에너지위기등 경제침체와 함께 이란의 미국인질석방실패등 나약한 미국으로 치부된 카터행정부의 불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금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 지난 92년11월 선거에서 현직인 조지 부시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된 것은 포스트 냉전체제를 이끌 지도자로는 「변화에 적합한 새로운 인물」이어야 한다는 미국민의 정서에 힘입은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미국경제의 침체가 계속됨에 따라 신지도력의 탄생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급상승했다.이에따라 92년초 예비선거때만 하더라도 걸프전을 승리로 이끈 부시 대통령의 재선은 거의 확실시되는 듯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부시행정부의 국정수행능력에 대한 회의는 높아졌다. 이와 함께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과 공화당행정부간의 정치적 교착상태는 미국민으로부터 「워싱턴정가」에 대한 거부감을 낳았고 때마침 드러난 의원들의 수표불법남발사건은 「워싱턴의 현직정치인」에 대한 반발감을 증폭시켰다. 클린턴의 등장은 과거 어느때보다도 민주·공화 양당에 대한 거부감이 소위 무소속의 「페로변수」로 나타남으로써 출범이후 계속 지지기반의 취약성을 면치 못했던 것이다. 내년 11월 미국의선거는 21세기를 여는 미국의 새로운 지도력을 요구하는 시대상황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가지 분명한 것은 시대상황이 빠르게 변하면 그에 따르는 지도력도 빨리 변해야만 국가가 후퇴하지 않는다는 사실일 것이다.
  • 깊어가는 가을에 옷깃을 여미고(송정숙칼럼)

    레이건 미국 전대통령이 치매에 걸렸다.충격이다.대통령으로서의 직무보다 「폼잡기」로 더 열을 올린다는 비아냥을 사던 배우 출신의 전대통령이 하필이면 노망병에 걸리다니.그러나 우리의 충격은 그때문이 아니다.사람다운 품위를 자기도 모르게 내던지게 되는 그 고약한 병에 걸리고도 그가 보인 감동적인 행적 때문이다.「사랑하는 국민에게」바치는 성명을 몸소 육필로 써서 스스로 읽어줌으로써 그는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미국 국민의 자존심을 위로했다. 그 글에서 그는 『내 아내 낸시가 나 때문에 받게 될 고통』을 간절하게 걱정하기도 한다.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 모두를 엄습하는 참으로 대책없는 두려움이 있다.그것은 어느날 자기도 모르게 걸리게 될지도 모르는 이 치매병이다.성한 정신으로는 절대로 그러고싶지 않은,큰 고통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안겨주어 그들이 징글어징글어하며 달아나고 싶게 만드는 병이 이것이다.마침내는 다 나가떨어지게 하여 생전에 아무리 공들여 가꿔놓은 「품위있는 인격」도 말짱 소용없게 만들고,급기야는 가축처럼 버려지듯이 세상을 떠나야 하는 신세,그런 치매환자가 될까봐 정말이지 두렵다.그 병에 걸린 멋쟁이 레이건이 아내 낸시여사를 걱정하는 뜻이 이해된다. 그래도 그는 우리의 그런 두려움을 매우 지혜롭게 위안하고 있다. 연전에 본 TV영화중에 치매에 걸린 여자교수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 있었다.폴 뉴먼의 아내이며 지성적인 할리우드 여배우인 조안 우두워드가 주연한 영화였다.문학평론이 전공인 명문대학의 권위있는,별로 늙지않은 여교수가 어느날 이상한 짓을 하는 것으로부터 치매증상은 시작된다.예리한 통찰력과 빛나는 논리로 문명비평적 문학강의를 해서 학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아름다운 여교수의 느닷없는 치매증상은 이웃과 대학가,문단에 커다란 충격을 준다.그무렵 그에게는 한 권위있는 문학상이 지명된다.강한 자존 심때문에 그가 속으로만 갈망했던 상이다.그런 상을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받게 된 일이,자신이 초기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그에게는 너무 슬프고 고통스럽다.그 상은 수상연설이 꽃인 상이었던 것이다.그러나 역시 냉철한 지식인인 그는 초기여서 정신이 들락날락하는 가운데서도 자기를 극복하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스스로 연설문을 준비하는 것이다.헌신적이고 지성적인 남편이 대신 해줄수도 있지만 그는 그러지 않는다.정신드는 시간에 고통속에서 여러날 걸려 연설문을 작성한다.글도 글이지만 수상연설을 할 수 있는 시간만이라도 온전한 정신이 유지될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하면서. 그의 그 간절한 염원이 이뤄져,그는 수상연설문을 어눌하게나마 읽어나간다.오래 된 영화여서 줄거리도 많이 잊었고 연설내용도 거의 까먹었지만 그 연설장면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지게 감동적이었던 기억은 분명하다.『…나는 이미 내 의지가 아닌 상태일 때가 너무 자주 찾아오고 있고 앞으로 더욱 그럴 것이다.그러므로 내가 여러분을 알아보지 못하는 일도 생길 것이다.그런일이 내 본래의 의지로는 얼마나 슬프고 고통스러운 일인지를 기억해주기 바란다.오늘 내가 여러분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잃어진 정신이 아닐 때의 내가 여러분을 얼마나사랑하고 소중히 여겼는가를 기억해 달라는 것이다.여러분들은 나에게 축복이었고 나는 영원히 그대들 모두를 사랑하며 잊어지는 세계로 들어갈 것이다…』라는 요지의 연설문이었는데 지금 여기에 표현한 것보다 훨씬 아름답고 절절한 것이었다.대배우 레이건은 그런 것을 영화 아닌 실연으로 보여준 셈이다.위대하다. 사람은 예술을 모방하고 예술은 사람을 닮는다.그런 영화를 만들고 그런 인생을 실연하는 것은 무관한 것이 아닐 것이다.『나는 지금 인생의 황혼으로 가는 여행을 시작하고 있지만 미국의 앞날에는 언제나 밝은 새벽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은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주었던 많은 미국 국민을 위로할 것이다.특히 『신이 나에게 준 여생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살아갈 것』이라는 말은 인간으로서의 긍지를 느끼게 한다.비록 혼미한 정신의 삶이라도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듯이 맞아들일 수 있다면 그렇게 두려울 것이 없을 것이다.그의 그런 인간적 용기가 놀랍다.듣는 모두에게 위안을 준다. 할 수만 있다면 품위있게 인생을 끝맺고 싶다.그러나 어쩌다 운나쁘게,총기를 잃고 망령을 부리는 병을 얻게 된다면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삶의 끝을 맞게 되더라도 그것은 병 때문이지 본심이 아니라는 것을 성한 정신일 때 고백해두고 싶다.고통때문에 징글어하는 것도 원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고백도 하고싶다.그러기 위해 맑은 정신일 때 공든 삶을 살고 싶다.공이 든 삶은 인생을 배반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든다.레이건 전대통령이 심어준 것이다.본인의 의지와 관계없는 불행이 그득한 황혼녁이 다가온대도 두려워하지 말고 「신이 준 여생」을 열심히 살아갈 신념을 누구나 갖는 것이 좋겠다.그러면 총기있는 동안에 더욱 공을 들여 살아 가는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깊어가는 가을에 먼 곳에서 전해온 소중한 감동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 거물 탈락·무명 돌풍 “선거혁명”/미 중간선거 화제의 인물

    ◎「민주간판」 폴리 하원의장 신예에 고배/부시장남 주지사에… 클린턴처남 낙선/TV대다서 실력발휘 E케네디 당선/패터키,거물 쿠오모 꺾어 파란일으켜 이번 선거의 최대 이변은 민주당의 간판이자 의회의 상징으로 통하던 토머스 폴리 하원의장이 공화당의 신예 조지 네서커트에게 고전 끝에 탈락한 것.현직 하원의장이 선거에서 패배한 것은 1860년 이후 1백34년만에 처음으로 15선 의원이라는 대관록을 세우면서 미국의회에서 가장 영향력있던 폴리도 이제 정계은퇴가 불가피할 전망. 공화당은 폴리의장을 낙선시키기 위해 일찌감치 차기 의장후보로 뉴트 깅리치 원내총무를 내정하는 등 고도의 심리전까지 펴는 전략을 구사. 조지 부시 전대통령의 장·차남이 한꺼번에 공화당후보로 출마해 전국적 관심을 모았던 텍사스·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 장남 조지 부시 2세는 민주당의 현직 주지사 앤 리처드를 꺾어 민주당의 1백20년 아성을 무너뜨린 반면 동생 젭 부시는 시소게임 끝에 아슬아슬한 표차로 낙선.이로써 로튼 칠레는 지난 40년간의 선거에서 한번도 진 적이 없는 기록을 세우기도.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조지 부시 2세는 그의 아버지 조지 부시의 대통령선거운동을 도우면서 클린턴에게 크게 한 수 배웠다는 후문.92년 대선에서 클린턴이 유권자들에게 「변화」를 강조해 당선됐다고 판단한 그는 유세하러 가는 곳마다 『유권자 여러분 현재가 좋다면 상대방에게 찍으십시오.변화를 바란다면 저에게 투표해 주십시오』라면서 열을 올렸다.이로써 부시 일가는 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이었던 조지 부시 2세의 할아버지 프레스코트 부시 이래 3대에 걸친 정치가 집안이 됐다. 한편 클린턴 대통령부인 힐러리여사의 동생으로 플로리다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휴 로드햄(민주)은 예상대로 공화당의 코니 맥후보에게 패배. 흑인으로 4년전 미국의 수도 워싱턴 시장으로 재직하다 마약복용 혐의로 6개월간 투옥됐던 매리언 배리가 다시 워싱턴시장으로 복귀하는 등 건재를 과시. 지난 62년 이래 32년간의 상원의원 생활 수성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한때 여론조사에서 그를 앞섰던 공화당의 미트 롬니후보를 무난히 따돌리고 상원의원직에 재선되는 뚝심을 발휘.그의 승리는 「성공한 젊은 경영인」의 이미지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든 롬니후보와의 TV 대담에서 역시 케네디가 한수 위임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는게 중평이다.이로써 매사추세츠주는 케네디가의 오랜 영지임을 다시 한번 확인. 마리오 쿠오모 현 뉴욕주지사(민주)와 조지 패터키 후보(공화)가 격돌한 뉴욕주지사 선거에서는 일반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패터키 후보가 쿠오모를 꺾어 파란을 일으켰다. 대통령 출마를 두번이나 고려하고 지난해에는 미국연방최고법원 판사직까지 거절했던 「거물」 쿠오모를 꺾은 패터키는 범죄를 줄이기 위한 사형제도의 집행과 세금감면을 선거공약으로 줄곧 강조해 20년만에 공화당 주지사로 선출. 패터키는 지난주 클린턴대통령의 지원와 공화당출신의 뉴욕시장 루돌프 줄리애니의 지지를 받아 급부상한 쿠오모에게 고전하는 듯했으나 선거중반 이후의 우세를 가까스로 지켜 승리를 낚았다. 이란 콘트라사건에 연루돼 의회증언대에 섰던 퇴역중령 올리버 노스 후보는 찰스 롭 민주당후보에게 패퇴. 그는 청문회에서 미국국민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연설로 한때 공화당보수파의 상징으로 부각됐으나 막판의 강경발언이 자충수를 부른 것으로 분석된다.특히 교회 등 버지니아주의 안정희구 세력들이 노스에게 등을 돌렸다는 평.노스후보는 선거전날까지 각계의 보수적인 유권자들로부터 1천6백70만달러의 후원금을 모아 이부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었다. ◎공화당 압승 주역 돌 원내총무/“공화는 민주와 다르다”/차별화로 승리 도출/반클린턴 정서속 「대안」 부각/96년 대서후보로 급속 부상 조지 부시 전대통령의 정계은퇴 이후 사실상 지도부가 없는 공화당을 이끌고 이번 중간선거에서 기대 이상의 압승을 이끌어낸 주역으로 부상한 보브 돌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71)가 96년 대통령선거의 공화당 후보로 강력히 부상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선 개선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아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원유세에 전념한 돌이 내세운 최대의 선거전략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철저한 대비전략.이같은 돌의 전략이 클린턴 행정부의 정국운영에 식상한 미 유권자들에게 공화당을 미국의 새로운 대안으로 인식시키는데 성공함으로써 압승을 거두는 최대 요인이 됐다는게 미 정치관측통들의 분석이다. 공화당이 상원을 지배하던 지난 85년 원내총무에 올랐던 돌 의원은 86년 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소수당 총무로 전락했으나 이번 선거에서의 대승으로 다수당 총무로 복귀했다. 공화당의 압승이 확정된 후 돌은 『앞으로 대통령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클린턴 행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보다 작은 정부와 변화에 대한 갈망,행정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를 바라는 심리가 공화당 압승의 원인이라는 돌 자신의 평가로 미루어 볼 때 그가 이끄는 공화당 지배의 의회와 클린턴 행정부간의 마찰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는 2년전 클린턴 대통령이 조지 부시 전대통령을 꺾자 『클린턴의 발목을 물고 늘어지는 사냥개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실제로 1백60억달러의 경제활성화 계획,의료개혁안 등 클린턴이 중점을 두고 추진한 정책들이 그의 눈부신 활약으로 폐기됐고 아이티·보스니아 사태 등 클린턴의 외교정책 전반이 돌의 신랄한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돌 의원은 아직 96년 대선에의 출마 의사를 공식발표한 바 없다.그러나 그가 대권 장악의 야망을 갖고 있음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그는 지난 76년 제럴드 포드의 러닝메이트로 대통령선거에 참가했으나 포드가 지미 카터에게 패해 부통령에 오르지 못했으며 지난 88년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전에선 조지 부시 전대통령에게 밀려 대통령의 꿈을 또다시 뒤로 미뤄야 했다.
  • 파리/몽마르트(아랍서 지중해까지:19)

    ◎무명화가의 천국… 비탈길은 한폭 그림/에펠탑·센강엔 생기 가득… “아직도 문화왕국” 실감 드디어 파리! 우리 일행이 파리를 향하여 그라나다 공항에 서 있을때 「파리,멀고도 고적한 그곳」이라는 시구가 저절로 떠올랐다. 스페인의 저항시인 로르카의 시구에 파리라는 고유명사만 앞에 가져다 붙여 본것인데 바로 그라나다에서 시인이 살던 옛집을 매우 깊은 인상으로 본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그러나 그보다 여로의 끝이 오고 있음을 느끼게 하였기 때문이라는 쪽이 더 맞을 것 같다. 서울에서 사막을 향하여 출발할 때는 아득하던 한달간의 여행이 어느덧 끝나가고 있었다.뒤를 돌아다 보면 사막이 펼쳐져 있고 문득 문득 떠오르는 도시마다의 어떤 정경들이 부유하는데 그런 속에서도 드디어 마지막 코스까지 온 것이로구나 하는 감회가 있었다. 더구나 파리는 젊은 시절 잠시 머물던 곳이기도 하여 어떤 조우가 이루어질지 막연한 불안감과 갈망 같은 것이 한데 어우러져 밀려왔다. 우리는 이윽고 파리 공항에 내렸고 동네 하나를 지나는 만큼의 길디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공항 밖으로 나왔다. 파리는 우리의 일정 중에서 유일하게 호텔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은 곳이기도 했다. 코트라에 있는 분의 친절로 이제까지는 어느 도시에서나 현지 코트라 직원의 마중과 호텔예약까지 도움 받을 수 있었다. 우리는 안내 책자를 보고 몽마르트에서 한국인이 하고 있는 호텔 물랭으로 정한 후 택시를 타고 그리로 향했다.그곳에 가면 한식을 먹을 수 있을 것이 우선 기뻤다.하늘이 낮게 가라앉고 비가 흩뿌리는 어두운 날씨의 늦은 오후였다. ○한식 먹을수 있어 기뻐 일행중 한 작가는 자신이 늙은 것을 깨닫고 새삼스레 분첩을 꺼내드는 여인과 같다고 파리를 비롯한 유럽도시의 인상을 말했고 또 한 작가는 파리를 한군데도 빈 곳이 없이 아름답게 성장을 한 숙녀와 같다고 말했다. 차창에 비치는 거리를 내다보며 내게는 여러 생각이 겹쳤는데 고암 이응로선생과 남관선생도 이제 안계시다는 그런 불투명한 느낌이었던것 같다. 그분들이 파리라는 곳을 동경하여 첫발을 딛던 50년대 후반과 내가 있었던 70년대 중반,그리고 지금 우리가 보게되는 90년대 현재의 파리에 대해,아니 그보다 수많은 사람들이 왜 파리를 동경하는지,왜 이곳 처마밑에 머무르려하는지,파리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인지 하는 의문이 스쳤다. 박순녀작가가 쓴 「어떤 파리」라는 단편은 군사정권 속에서 자유를 갈구하는 사람들의 얘기인데 파리가 자유의 상징언어로 등장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서울의 한 친구는 파리에서는 재미있는 일을 만들어야 된다고 우리가 떠나올때 말했다.마음에 맞는 몇사람이 모여 개선문 앞에서 행위예술을 해보아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토록 파리는 세계 각 곳 수많은 사람들의 동경이 한데 모여서 더욱 도시를 파리답게 형상화 시켜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비록 지금은 모든 분야에 있어 그 중심이 뉴욕으로 옮겨가 새로운 도전이나 열기같은 것이 많이 사라졌다고는 해도 역시 문화의 천국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니까. 그런데 과연 파리란 정말로 그런 곳일까.파리란 도대체 어떤 곳일가. 보수와 진보가 공존 하는 곳.공무원이 청렴하여 정치수준이 높은 곳,그리하여 고위층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혹은 잘못을 단죄받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하는 곳,예술가를 무엇보다 대우하며 학생들을 위하여 배움의 길을 활짝 터 놓는 곳,교육균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어른의 층이 굳건히 형성되어 있는 곳,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고 인권이 보장되어 있는 곳,사람을 사랍답게 살게 하는 곳,흑인과 백인이 팔짱을 끼고 거리를 걸을 수 있는 곳,그러나 최근 동구권이 무너지면서 피란민들이 매일 몰리고 있기도 한 곳,과거 월남전때나 패망후에도 월남의 난민들을 받아들였던 곳,그리고 무엇보다 표현의 자유가 있는 곳,이 자유야말로 파리의 문화를 번성케한 동력이라 할 것이다.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 본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표현의 자유가 있는곳 대학시절 권옥연선생이 실기시간에 해주던 파리에 대한 단편적인 얘기들이 우선 떠올랐다.화가 뷔페는 물감이 없어서 색을 바르지 못하고 나이프로 긁어대기만 했는데 그 그림이 어느 화상에게 발견된 다음 일약 스타가 되었다.전람회장에가기 위해 호위차와 함께 롤스로이스에서 내리자 플래시가 터지고 기자들과 군중들의 아우성 속에 둘러싸이는 것을 선생님은 보았노라고 했다.또 사강이 1930년대 고물차를 끌고 가다가 고장이 나서 그 차를 뒤에서 밀고 있는 것을 우연히 지나다가 도와준 일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환기선생의 파리시절,화실에서 일하다가 아침 산책을 나가면 건물마다 유리창으로 화가들이 그림 그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자신도 어서어서 그려야지 하는 생각에 산책을 그만두고 서둘러 돌아온다던 얘기 같은 것도 떠올랐다. 파리는 겨울에 눈이 거의 오지 않는 영상의 기온인데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주 추운 곳인줄 알고 이불 보따리부터 배로 부쳤는데 왜냐하면 실제 이곳에 있어보면 배 고프고 춥게 느껴지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또한 수많은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파리에 피워올린 작품과 에피소드들도 있다.얼마나 재미있고 기이한 얘기들이 많은가.그들의 작품은 얼마나 우리의 삶을 고양시켜 주는가. 그런 많은 것들을 다 끌어 담을 수 있도록 파리는 역시 정치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다양하고 폭 넓게 열린 곳이었다. 파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철제로 쌓아올린 에펠 탑·센강·개선문·박물관·베르사유·패션과 경마 등등 이렇게 수많은 보고가 저 깊숙이 가득 쌓여 있는 파리에 대해 언어도 모르면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써야하는가 나는 잔뜩 긴장하였다. 그러나 다음 순간 내가 무엇을 보려하기보다 그냥 걸어다니며 살갗에 부딪쳐 오는 것을 그대로 느껴보기로 마음 먹었다.파리는 오히려 그것을 요구하고 있는듯 했다.그러자 어느 정도 마음의 긴장이 풀어지고 평온함이 찾아들었다. ○침묵이 느껴지는 거리 차창으로 비치는 거리는 색깔이 튀지않고 눌러놓은 회색과 베이지 색조이면서도 어딘가에서 아주 밝은 빛깔이 생기를 주고 있었다.이 생기가 어디에서 연유하는지 자세히 살펴보니 쓰레기통,자동차,고풍스런 건물 창변에 놓인 꽃,벽에 붙은 공고판,그리고 마로니에 잎과 여인들의 옷차림도 한몫 거들었다.어느 색깔도 서로가 흡수되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물랭호텔로 들어서는 몽마르트 입구에 과일가게들이 많이 있었다.사과 수박 포도 자두 오렌지 등이 먹음직스럽게 가득가득 쌓여 있었다.치즈가게에는 수많은 종류의 치즈덩어리가,고깃간에 걸려있는 신선한 고기들도 보였다.사람들이 물건을 사고파는 모습에는 언제나 싱싱한 생활의 냄새가 배어난다. 호텔에 도착하니 인상이 좋은 한국인 주인 부부가 맞아주었다. 어제까지 화창하고 더운 날씨여서 반팔 차림이었는데 오늘 갑자기 추워지고 비가 온다고 부인이 말했다.파리의 날씨가 변덕이 심해서 그 영향으로 파리지엔들 또한 변덕이 심하다고도 했다. 주인은 택시까지 나와서 우리가 치르는 택시값의 계산을 도와주었다.그때 잠시 보았을 뿐 주인은 그후 다시 우리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여주인 말이 여행을 좋아하여 언제든 며칠씩 그렇게 말도 없이 사라지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호텔에 방을 정하고 밖을 내다보니 좁은 골목 비탈길에 세워진 맞은편 건물의 창이 건너다 보였다.그 창에는 우리방의 창과 마찬가지로 엷게 비치는 흰 커튼이 쳐져 있었다.누군가 분명히 살고 있을텐데 우리가 머무르는 동안 한번도 얼굴을 마주친 일이 없다.역시 사생활이 몹시 존중되는 곳이라고 생각되었다. 창으로 내다본 몽마르트의 골목길은 위트릴로의 그림 그대로 였다. 위트릴로의 침묵이 느껴지는 회백색 건물들과 나뭇가지,돌바닥,지나가는 사람,이런 것들을 나는 잠시 위트릴로의 마음이 되어 바라보았다.그림이란 이렇게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심성의 것이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꼈다. 우리는 다섯 밤을 자기 위한 여장을 풀었다.
  • 이정창씨 장편 「가면의 숲」 발표/왜곡된 사랑·정치권의 비리 대비

    신진작가 이정창씨(32)가 최근 발표한 장편 「가면의 숲」(아침간)은 진실한 사랑을 흑막에 가려진 정치권의 비리와 연결해 부각시킨 작품이다. 윤석양이병의 보안사 민간사찰 폭로와 수서사건등 정치권의 큼지막한 사건들이 전개되는 가운데 현실에 집착하지 않는 채훈이라는 인물이 겪게되는 사랑과 왜곡된 현실에의 저항을 빠른 문체로 그려나간다. 이기적인 현실 삶에서 약간 비껴져있는 작가인 주인공 채훈이 현실적인 여인 하명과의 사랑에 실패하고 순수한 사랑을 갈망하는 수명(하명의 동생)과 결합하는 해피엔딩으로,자매가 채훈을 놓고 벌이는 사랑방식이 대조적으로 펼쳐진다. 『아무리 정치권과 무관한 자연인일지라도 요즘처럼 전도된 가치가 판을 치는 세상에선 쉽사리 흔들리게 마련이고 특히 정치흐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지요』 참다운 사랑이 존중되고 유지되기 위해서는 사회가 맑아져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생각에서 작품을 쓰게 됐다는 작가의 설명이다. 제목 「가면의 숲」은 따라서 왜곡된 정치풍토와 외형적인 조건에 좌지우지되는 사랑이란 이중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씨는 87년 광주사태의 후유증을 다룬 단편 「그리운 새벽」과 「겨울 섬」이 동서문학 신인상에 당선돼 등단한후 「불꽃바다」,「황사속으로 떠나가다」,「장군의 여자」등 장편 3편을 썼다. 현재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한인들의 삶을 그린 대하소설 「대륙」을 다음달말께 출간 예정으로 집필중이다.
  • 미·러 핵탄 일괄통제 논의/클린턴,옐친회담 의제 전망

    ◎전략핵 이어 전술핵 감축 협의/관세인하·투자확대 합의 예상 워싱턴의 클린턴­옐친 미­러시아 정상회담은 과거보다는 미래문제에 더 초점을 맞추고있다. 27일 단독회담에 이어 28일 확대회담으로 이어지는 이번 회담은 지난1월 모스크바정상회담이 냉전체제의 유산등 「과거」를 정리하는데 비중이 두어졌다면 양국간 무역·투자증진,핵물질 안전강화등 「미래」의 협력방안을 중점 논의케 될것이라는게 양측의 공통된 견해다. 백악관당국자는 정상회담의 주요의제를 3가지로 나누고있다. 첫째가 국제안보차원에서 핵물질의 안전관리 강화문제다.핵물질의 측정,저장,운반,사용등 관리는 단순히 양국간의 문제 차원을 넘어 현재 전세계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있다.특히 러시아와 구동구권의 핵물질 밀수출사건이 잇따라 세계각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클린턴대통령과 옐친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미래지향적 합의문서에 서명할수있을 것으로 미측은 예상하고있다. 둘째는 미국과 러시아가 냉전이후의 전략적 안정을 계속 확보하기위해 핵무기감축을 도모하는 문제다. 이번 회담에선 제2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2)에 이은 본격적인 추가감축논의에 시동을 걸게될것으로 보인다.2단계 START에서는 미국이 핵탄두를 3천5백개로,러시아는 3천개로 각각 줄이는 것으로 되어있으나 이번엔 다시 핵탄두의 숫자뿐만 아니라 핵탄두를 일괄보관하고,전술핵무기도 폐기키로 하는등 더욱 효과적인 감축방안을 논의할것으로 예상된다.이는 사실상의 제3단계 START 협상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는 양국간 경제협력및 통상확대방안이다.특히 옐친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워싱턴 국빈방문의 주목적이 바로 통상및 투자증진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할수있다.양국간 무역장벽을 철폐하고 현재 원유,가스,의료장비,통신분야에 걸쳐 약10억달러에 머무르고있는 미국의 대러시아 민간투자를 2배로 확대케한다는 것이 옐친의 강력한 희망이다. 클린턴행정부는 이같은 옐친의 기대와 관련,『미국 민간분야의 투자를 확대하기위해서는 러시아측이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지름길』이라며 그 예로 헝가리는러시아보다 20배가 넘는 미국의 민간투자를 유치하고있다고 지적하고있다. 클린턴행정부는 또 러시아에 대한 반덤핑법률의 적용을 완화하고 반대로 러시아측은 현재 1백66%의 관세를 부과하는 자동차를 비롯,항공분야에 대한 관세를 완화할것으로 전해지고있다. 단독,확대회담등 총 7∼8시간에 걸쳐 진행될 이번 클린턴­옐친대좌는 러시아의 개혁을 미국이 일방적으로 지원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보다 정상적인 통상상대국으로서,또 안정된 세계를 이끄는 지도국으로서의 협력관계를 추구하는 자리라고 할수있다. ◎클린턴,옐친 유엔연설 안팎/미·러 제각기 국제적 역할 강조/미 안보위협땐 무력대응 천명/클린턴/탈냉전체제 핵감축 의사 강력표명/옐친 26일 제49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클린턴 미대통령과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연설내용에서는 냉전종식 이후 새로운 국제체제에서 양국의 역할 정립에 대한 시각차이가 엿보였다. 이날 대통령 취임후 두번째로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한 클린턴대통령은 미국의 역할에 대해 『우리는국제 경찰의 역할을 갈망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억압으로부터 탈피하려는 시민사회를 돕는데,또 허약한 민주주의를 지탱하는데,시장경제를 보다 확산시키는데,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파괴적 힘을 분쇄하는데 우리의 노력을 기울일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는 지난해 대통령 취임후 첫번째 유엔연설에서 그가 『우리는 국제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수는 없다.그러나 우리는 변화의 받침돌로 또 평화의 중심축으로 역할을 해야하고 또 할것이다』라고 강조한것 보다 한층더 미국의 국제절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이번 연설에서는 특히 유엔 구성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자국민과 자국의 안보·복지,그리고 자국의 이익에 있다고 강조하고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는 미국민을 위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안보이익이 위협당할때는 미국이 단독으로라도 행동할수 있고 외교력으로 할수 없을때는 무력도 사용할수 있다고 밝혔다. 옐친 러시아대통령도 보다 적극적인 국제문제에의 개입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옐친은 러시아의 당면 목표가 국제정치무대에서 러시아가 핵심 행위자로서 과거의 역할을 유지하는것과 아직 불완전한 상태지만 그런대로 시장경제체제로 안정돼가고 있는 경제에 대한 국제신뢰도 회복에 있음을 강조했다. 옐친 대통령은 어느때보다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특히 냉전 이후 세계질서속의 러시아의 역할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면서 『5대 핵강국들이 핵안전및 전략적 안정에 관한 조치를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하고 『이같은 핵군축조약은 군사적 목적의 핵물질 생산 완전중단및 폐기된 핵무기로부터 나온 핵물질의 재사용 금지등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내년 유엔창설 50주년을 맞아 지난68년 체결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연장하는 포괄적인 핵실험 금지협약을 체결해야 하며 한편으로는 국제 무기시장 규제를 위해 다국적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두 정상의 기조연설내용은 제각기 자국의 국제적 역할의 확대를 겨냥하고 있다.그러나 미­소양극체제때와는 달리 러시아는 물론 독주하고 있는 미국의 목소리도 웬지 위축된 듯한 인상을지울수 없다는 것이 총회장에 자리잡은 각국 대사들의 중론이었다.
  • 외환자유화 배경과 전망

    ◎“외자 5년간 1천억불 유입”… 「속도조절」 관건/수출기업 싼자금 쉽게 구해 경쟁력 제고/통화증발·물가상승 등 부작용 만만찮아 경제의 개방화·자유화는 우리가 거스를 수 없는 국제적인 대세이다.싫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길은 없다. 그러나 문제는 개방화·자유화에는 많은 비용과 희생이 따른다는 점이다.성공하면 미국·일본·유럽 국가들처럼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지만,실패하면 남미 국가들처럼 만성적인 경제불안에 시달리게 된다. 따라서 자본 자유화는 그에 뒤따르는 불안과 후유증을 우리 경제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속도 조절」을 하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다. 우리 경제는 상품과 서비스에 관한 한 개방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그러나 국내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거나,외국 자본이 국내로 들어오는 것은 정부가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자본에 관한 한 아직 국내외 간에 높은 장벽이 가로놓인 셈이다. 이 장벽을 사이에 두고 국내외 자본시장의 여건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자본을 국내 시장에서 놀리면 연간 12∼14%의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해외 시장에 갖고 나가면 연간 4∼6%의 수익밖에 얻지 못한다.우리 경제는 실질 성장률이 7∼8%에 이르지만,세계 경제 특히 선진국 경제는 2∼3%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국자본은 보다 높은 수익을 찾아 필사적으로 국내로 들어오려 하고,국내 기업들은 이자가 싼 외자를 들여오기를 갈망한다. 이런 상황에서 장벽을 헐고 자본시장을 개방하면 외자의 유입이 급격히 늘어난다.재무부는 외환제도를 개혁하는 95∼99년의 5년동안 매년 1백50억∼2백억달러가 순유입(유입­유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자의 유입액이 늘면 국내 경제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우선 국내 기업들은 금리가 싼 자금을 필요할 때 손쉽게 쓸 수 있다.그만큼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대외 경쟁력이 강화된다. 반면 외자가 유입되는만큼 해외 부문에서 통화량이 증발돼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상대적으로 국내 민간신용 부문은 위축되고 중소기업의 부도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환율도 영향을 받는다.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관리에 보다 비중을 둘 경우 원화의 평가절상을 피하기 어렵다.지금까지는 무역수지에서 적자가 나면 환율이 올라가(원화의 평가절하) 무역수지 적자폭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무역수지 적자」→「원화의 평가절상」→「무역수지 적자폭 확대」의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물가·환율·통화량 등 거시경제의 주요한 정책변수들을 정책당국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진다는 얘기이다. 박영철금융연구원장은 『자본 자유화 과정에서 예상되는 경제 불안과 후유증을 최소화하는데에 정부의 모든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앞으로 금융정책과 재정·산업·무역정책간의 정책협조(폴리시 믹스)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가 외환제도 개혁의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라고 꼽았다. 재무부의 이정재재무정책국장은 『외환 자유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나라들은 공통적으로 자유화 과정에서 대규모의 재정흑자를 유지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재정이 너무 경직적이고 SOC(사회간접자본) 확충 등 시급한 재정수요들이 많기 때문에 재정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려운 실정이므로,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자유화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발심」 개혁방안 요약/일반기업 해외부동산 취득 내년에 허용/수출입 은행인증 96년부터 신고제 전환/외국인 투자상한 98년엔 완전자유화 검토 금융산업발전 심의위원회 산하 외환제도 개혁소위(위원장 박영철 금융연구원장)가 8일 내놓은 「3단계 외환제도 개혁방안」의 내용을 간추린다.1단계는 95년,2단계는 96∼97년,3단계는 98∼99년에 시행한다. ○경상거래 자유화 ▷개인 부문◁ ▲해외여행 경비=항목별 한도를 폐지하고 총 경비한도제를 도입한다(1단계).일정 금액 이내에서 자유화(신고제)한다(2단계).한도를 폐지한다(3단계). ▲해외 이주비=일정 금액 이내에서 자유화(신고제)한다(2단계).현재는 이주정착비가 세대주 10만달러,세대원 1인당 5만달러이고,투자사업비가 가구당 30만달러이다.95년에는 현행 틀을유지한다. ▷기업활동 부문◁ ▲수출입 관련 수수료(커미션)=은행인증(서류심사)만으로 금액 제한 없이 지급할 수 있다(1단계).은행인증제도를 신고제로 전환,완전 자유화한다(2단계).다만 탈세를 막기 위해 일정 금액 이상은 국세청에 통보한다.현재는 수출입 대금의 10%(또는 20만달러)로 제한 돼 있다. ▲해외사무소의 활동비 사용=용도 및 금액 한도를 없애 완전 자유화한다(2단계).역시 탈세를 막기 위해 일정 금액 이상은 국세청에 통보한다. ▲수출 선수금=연 단계적으로 한도를 확대한다(1∼2단계).한도를 수출대금의 30%까지 확대해 사실상 자유화 한다(3단계).현재는 수출실적의 5%(중소기업은 10%)이다. ▲연지급(외상)수입=외상 기간을 단계적으로 연장해 3단계에서 국제 관례인 1백80일까지로 늘린다.현재는 수출용은 1백50일,내수용은 60일(일본 등 동남아 인근 지역은 각각 60일과 30일)이다. ○자본거래 자유화 ▷기업의 해외자금 조달◁ ▲상업차관 도입=시설재 도입용에 한해 SOC(사회간접자본) 투자기업 및 고도기술을 가진 외국인투자 기업(이상 1단계),일반 기업(2단계)의 순으로 허용한 뒤 완전 자유화한다(3단계).현금차관은 허가제로 한다.지금은 한전 등 공기업에만 허용한다. ▲해외증권 발행=국내 기업의 해외 주식시장 상장(1단계),CB(해외전환사채) 등 주식과 연계된 증권의 발행(2단계),양키본드 등 주식과 연계되지 않은 증권의 발행(3단계)의 순으로 자유화 한다.지금은 연간 발행한도를 미리 정하는 한도관리 방식이며,재무구조와 경영실적이 우수한 기업의 자본재 도입용과,해외 투자 및 해외 사업용만 허용한다. ▲외화 대출=용도제한을 완화하고,융자비율 규제는 없앤다(1단계).지금은 용도를 제조업 및 SOC용 시설재,해외투자,중소기업의 기술도입비,항공기 및 중고선박 도입용으로 제한한다.융자비율도 용도에 따라 70∼1백%로 제한하고 있다. ○국내 증권시장 개방 ▲주식시장=외국인의 투자한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며,3단계에서 한도를 폐지,완전 자유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채권시장=펀드를 통한 간접투자(1단계),중소기업이 발행한 무보증 장기채에 대한 직접투자(2단계),국내 상장채권에 대한 직접투자(3단계)의 순으로 외국인의 투자를 허용한다. ○해외부동산투자 기관투자가가 아닌 일반기업도 해외 부동산을 자산운용의 목적(기업활동에 직접 필요하지 않는 부동산)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일정 금액 이내에서 자유화(신고제)한다(1단계).2∼3단계에서 금액 제한을 없애 완전 자유화 한다.개인은 3단계에서 금액제한을 두어 부분 자유화 한다.1∼2단계는 허가제를 유지한다.현재는 3년이상 해외 체류자에게 30만달러 이하인 주거용 주택의 구입을 허용한다.
  • 현중 반장협의회 장헌중회장(인터뷰)

    ◎“집행부 독선적 운영에 노조 탈퇴”/조합원위한 진정한 민주노조 탄생했으면… 60여일간 파업을 계속해온 울산 현대중공업 노조의 강경노선과 비민주적 운영에 반발,집단 노조탈퇴를 선언한 반장협의회 장헌중회장(50·조선사업본부 소조립부·4급)은 『많은 조합원들은 조합원을 위한 진정한 노조집행부의 탄생을 갈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를 탈퇴하게 된 동기는. ▲우선 노조는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집행부의 독선적인 노조 운영에 대한 불만으로 탈퇴하게 됐다.집행부는 조합원의 실익보다 자신들의 위상정립에만 힘을 써 일반조합원의 권리와 복지를 기대할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파업기간중 직책자(반장)와 조합원(반원)간에 마찰이 생기면 직책자만 심하게 나무라는등 일방적으로 반원만을 옹호,반장과 반원사이를 이간질시켰다.지난달 25일 노사간에 간신히 얻어낸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때도 파업불참이란 이유로 투표권을 박탈했다.민주노조를 표방하면서도 탈퇴자의 명단을 부서별로 공개해 탈퇴자를 고립시키는 행위를 하고 있다. ­조합원들과 탈퇴의견을 모을때 어려움은 없었는가. ▲반원들간에 갈등이 생길까 염려했으나 별다른 잡음없이 일부 강성조합원들까지도 설득할수 있었다.모든 것은 조합원 본인의사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반장협의회란 어떤 조직체인가. ▲지난 87년 노사분규가 시작될 무렵 당시 청우회(청우회)로 발족돼 지난해까지 지내오다가 올해 내가 7대 회장에 취임하면서 직급별 서클과 분리하기 위해 반장협의회로 개명,회원간에 상부상조하며 체계적인 업무추진에 많은 보탬을 주고 있다. ­노조탈퇴자가 늘어남에 따라 노·노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노·노갈등이란 표현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한다.우리가 노조를 탈퇴한 것은 노조집행부에 대한 불신이지 노조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노조규약에 자퇴자는 2년후에만 회복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는데 현집행부가 바뀌고 새로운 집행부가 탄생되면 다시 조합원으로 복귀할 생각이다. 집행부가 지난 일들에 대한 잘못을 뉘우치고 그것에 대한 공개사과를 한다면 노조탈퇴를 철회하고 조합원으로 돌아가겠다. ­회사와 노조측에 하고 싶은 말은. ▲회사측은 노조원 탈퇴에 따른 직책자들의 판단을 악용하지 말고 직책자들에게 주어진 권한을 인정하고 이들의 현장 목소리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노조측도 하루빨리 조합원들을 위한 진정한 민주노조의 집행부로 새로 태어나 모두 함께 회사발전에 노력하기를 바란다.
  • “갈망하던 평화가…” 축제 분위기/IRA휴전발표 이모저모

    ◎신 페인당수 “역사적인날” 자찬/신교도들 “차리리 죽음을” 울상 ○…북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휴전선언에 대한 반응은 환영과 불신,반신반의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IRA의 정치조직인 신 페인당의 게리 애담스당수의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나 로저 스코트 영국노동당대변인의 『하나의 큰 진전』이라는 논평은 이날의 휴전선언을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임을 보여주고 있다.또 아일랜드교회를 이끄는 로빈 이엄스박사의 『폭력의 종식 및 삶에 대한 위협의 종식은 당연히 환영받을 만한 것이다.왜냐하면 이들은 애초부터 매우 부도덕적인 것이기 때문』이라는 논평도 휴전에 대한 부푼 기대를 보여준다. 그러나 IRA의 테러에 가족을 잃은 희생자들은 IRA의 휴전선언을 시큰둥하게 보고 있다.경관이었던 아들을 IRA의 테러로 잃은 마거릿 굿맨여인은 『그들이 무슨 말을 한다해도 IRA의 살인행위는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그이외에 그들은 달리 할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한편 북아일랜드동맹당지도자 존 올더다이스는 『말이아니라 행동으로 IRA가 평가될 것이다.모든 사람은 앞으로의 사태진전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도. ○…IRA(아일랜드공화군)가 휴전을 발표한 31일 벨파스트에선 기쁨의 환호를 터뜨리는 카톨릭교도들과 믿을 수 없다는 시큰둥한 표정의 신교도들 간의 반응에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날 휴전이 발표되자 신 페인을 상징하는 녹색·백색 2색기와 아이랜드국기를 탄 긴 자동차행렬이 벨파스트시내를 행진하며 경적을 울려대는가 하면 기쁨에 찬 카톨릭교도들이 신 페인 본부앞에 몰려들어 서로 인사하고 박수치며 축제분위기를 빚었다. 한 할머니는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을 하고서도 춤추고 박수치면서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오랫동안 평화를 갈망해 왔는데 이제 평화를 기대해도 좋게 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사람은 『이제 공은 신교도들에게 넘어갔다』며 신교도측이 폭력적인 대응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신교도들 사이에는 이날의 휴전발표를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한 남자는 『눈으로 보아야만 IRA의 휴전을 믿을 수 있다』고 말했으며 또다른 한사람은 『이번에는 IRA가 거짓말을 안했기를 바란다』고 IRA에 대한 불신감을 표시. 한편 신교도들의 무장조직인 얼스터자유전사(UFF)측은 『모든 아일랜드 민족주의자들에게 죽음이 내리기를… 우리는 통일된 아일랜드에 살기보다는 기꺼이 죽음을 택하겠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얼스터지원병(UVF)도 『전투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벨파스트내 카톨릭교도들과 신교도간의 상반된 반응은 평화정착이 결코 쉽지 않음을 예고해준다고도 할 수 있다. ○…존 메이저 영국 총리는 『IRA의 성명에 고무됐다』고 밝혔으나 『우리는 이 성명이 진정으로 폭력의 포기를 의미하는 지 알고 싶다』고 단서를 달았다.영국정부도 일단 IRA의 성명을 환영하면서 IRA의 성명에 대한 답변에 앞서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일랜드정부는 『이런 중대한 결정은 아일랜드 국민이 오랜 시간동안 바라던 평화에 대한 열망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환영하면서 『국내외 동포가한뜻으로 이번 성명을 환영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IRA(아일랜드공화군)의 정치조직인 신 페인의 지도자 게리 애덤스는 31일 영국에 대해 이날 발표된 IRA의 휴전선언에 따라 ▲아일랜드의 민족주의자 수감자들을 석방하고 ▲북아일랜드로부터 영국군을 철수시킬 것을 촉구했다. ◎IRA는 어떤 단체인가/영국군 치안담당에 항의… 69년 결정/「피의 일요일」 계기로 본격 무장투쟁 북아일랜드의 종교·민족분쟁의 뿌리는 1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 가지만 북아일랜드 가톨릭계의 저항이 본격화된 1969년에 IRA는 탄생했다. 북아일랜드의 다수를 차지했던 브리티시계 신교도들이 지방정부의 요직과 의회의 다수를 차지하자 이들의 차별대우에 불만을 품은 토착 아이리시계 가톨릭교도들은 69년7월부터 10월까지 거세게 저항운동을 벌였다. 가톨릭교도들은 17세기 영국 「제임스」2세의 가톨릭군을 패배시킨 신교도의 기념일 전후를 기해 유혈폭동을 일으켰으며 영국군의 북아일랜드 치안담당에 항의해 무장단체를 결성했는데 이 조직이 바로IRA다. IRA는 71년 여름과 가을의 무력충돌을 신호탄으로 본격적인 테러를 감행한다.72년 1월30일에는 런던데리에서 가톨릭계 시민 13명이 영국군에 의해 사살된 「피의 일요일」이라 부르는 참사가 벌어져 이들의 저항은 더욱 거세지게 됐으며 같은해 7월 폭탄테러를 일으키자 영국정부는 2만명 이상의 군대를 집결하고 지방정부의 의회기능을 중지시켰다. 75년 2월에 IRA와 영정부사이에 무기한 정전협정이 체결되고 5월에는 제헌의회의 총선거가 실시됐으나 양파에 의한 권력배분에 신교도측 강경파가 반대,76년 3월 의회는 해산되고 그후 영국정부의 직접통치가 계속되고 있다.79년 8월에는 영국의 국민적 영웅인 마운트배튼 백작이 암살되고 영군부대의 병력 15명이 매복공격으로 사망했다. 이어 81년 5월에는 IRA대원 보비 샌스와 프란시스 휴스가 수감중인 IRA소속 게릴라들을 정치범으로 대우해줄 것을 요구하며 옥중단식투쟁 끝에 잇따라 사망하자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 등지에서 구교주민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IRA는 영국정부나 신교도들에 대한 공격말고도 실제로 영경찰이 해왔던 북아일랜드 지역의 치안을 떠맡았다.그러나 이들의 처벌형식이 무릎이나 팔꿈치등 신체일부에 총을 쏘는 등 너무나 잔인해 가톨릭계들로부터도 많은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80년대 중반이후 영·아일랜드 정부간에는 북아일랜드 문제를 놓고 협상이 조심스레 전개됐다.85년 마거릿 대처 영국총리와 개릿 피츠제럴드 아일랜드총리가 북아일랜드사태에 관해 아일랜드의 발언권을 인정하는 협정을 체결하고 이 문제와 관련해 정례적 회담을 시작했다.그러나 이는 북아일랜드내 신교계들이 협정을 반대하고 나서 실효는 거두지 못했다. 91,92년 아일랜드정부와 북아일랜드정당이 런던에서 신 페인당을 배제한 채 다자간회담을 개최했으나 92년 11월 협정을 내지 못하고 무산됐다가 93년 영국과 아일랜드간의 논의가 다시 활발해져 영·IRA간 비밀접촉이 진행됐다.존 메이저 영국총리와 앨버트 레이놀즈 아일랜드총리는 평화협정의 개요를 정하고 IRA의 영구휴전 대가로 신 페인당에 평화회담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의「다우닝가선언」에 서명했다.협상은 올들어 더욱 활발해져 아일랜드와 영국이 지난 20년에 제정된 아일랜드 독립당시 북아일랜드를 제외시켰던 「아일랜드 정부법」의 개정을 시사했으며 영국도 이 법이 시의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 가운데 IRA의 정치조직 신페인당이 휴전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IRA휴전 발표문 요지 ▲현상황의 발전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민주적 평화발전을 앞당기기 위해 IRA는 8월31일 자정부터 휴전을 선포한다.이번 휴전은 군사작전을 완전히 중지하는 것으로 IRA의 모든 부대는 군사작전을 중지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우리의 투쟁에 힘입어 민주적 입지를 위해 노력한 민족주의자들은 그동안 많은 업적과 진전을 이루어 왔다. ▲우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어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으며 또한 영국정부의 발표가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해결책으로 제시되지도 않았음을 주지하고 있다. ▲해결방안은 단지 총괄적인 협상결과로서 찾을 수 있다.여타 당사자들 특히 영국정부는 그들의 책임을 인정할 의무를 갖고있다. ▲이같은 풍토조성에 크게 일조코저 하는 우리의 염원에 따라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이번의 새로운 상황에 결의와 인내로 접근하기를 촉구한다.
  • 아테네/관광타운 플라카(아랍서 지중해까지:13)

    ◎그리스혼 번뜩이는 십자가목걸이/토속음식·술 겸해 파는 「타베르나」 곳곳에… 초저녁부터 “불야성” 활주로를 향해 고도를 낮추기 시작한 기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한 도시 혹은 한 나라의 첫인상이 실제의 리얼리티와 얼마나 부합되는지를 필자는 모른다.3박4일 혹은 길어야 4박5일 정도씩 각 나라에 배당된 이번 여행일정으로는 어차피 수박 겉핥기식의 관광유람 밖에는 소득이 없을 것같고 이런때 채택되는 그럴싸한 유적지라든가 뜻깊은 건물 내지 역사적 유물들을 찾는 일에도 필자는 실상 애초부터 흥미를 잃은채 포기하고 있었다.루브르를 하루만에 다 보고 소감을 말하라는 소리와도 그것은 같다.40년을 살고 있어도 서울이라는 괴상한 도시의 그 중심이 어딘지 필자는 아직 그 끄트머리조차 파악을 못하고 있는 형편인 것이다. 공중에서는 우선 그 나라의 땅과 산과 마을들의 대체적인 형태와 윤곽이 드러나고 빛깔이 나타난다.자주색에 가까운 지질과 짙고 어두운 녹색의 산야를 완만하고 구불구불한 오렌지 빛깔의 길들이 갈퀴질하듯이 마구 엇갈리고 있던 스페인의 첫 인상은,번드레하게 치장한 마드리드라는 도시와 후지고 매운 지방색이 두드러지던 그라나다를 직접 밟고 접촉했을 때의 그 느낌과도 무관하지 않았다.이스탄불 상공에서는 강과 붉은 벽돌지붕들과 그 틈바구니에서 올라오는 왁자지껄한 소음까지 들렸다.물론 이런 식의 과장은 린드버그가 애 기로 뉴욕에서 파리까지 사상 첫 무착륙비행을 하면서 『저것이 파리의 등불이다』라고 외쳤을 때의 그런 갈증과 그리움 없이는 어불성설의 것이기는 하다. ○포세이돈 환영이 아테네 상공에서 해신 포세이돈이 거대한 몸을 뒤채는 것을 보았다고 하면 무슨 소리냐고 할지 모른다.필자 눈에 들어온 에게해의 물빛은 그만큼이나 푸르고 맑았다.기창 하나 가득 부드러운 옥색이 들이닥치면서 없어지지를 않아 처음엔 하늘의 일부인가 했다.여기저기 솜털처럼 희끗희끗한 작은 파도의 흔적이 보였을때야 물이라고 알아봤을 정도다.좀 커보이는 솜털은 아마 요트의 돛이었으리라.아직 살아 숨쉬고 움직이는 방대한 푸른 공간…에게해의 인상은 한마디로 그랬다.영화 「지중해」를 만든 가브리엘 살바토레는 이 잔잔한 바다에서 「망각」을 보았다.아비규환의 전쟁,쓸모없는 욕심,그리고 가차없이 생명을 무너뜨리는 시간이란 것의 망각.아구다가와 수상소설인 「에게해에 바친다」를 쓴 판화가 이케다 마쓰오(지전만수부)는 거기서 서양여자의 자궁을 보았다.거창한 문명을 만들어놓고도 모태 주위에서 한 치를 벗어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인간의 파리와도 같은 집착과 욕망.「그랑 블루」의 뤽 베송은 이색필름 「아틀란티스」에서 그 살아있는 물의 리듬을 보았고 「구세주 알렉산더」를 만든 그리스의 현역 테오도로스 앙겔로폴로스는 아마 도시국가의 번영과 민주주의와 헬레니즘을 제창한 고대 그리스인의 자존심을 거기서 보고 각성을 촉구하는 그런 파격적인 필름을 만들었을 것이다. ○영어안내표기 없어 신화란 무엇인가.자연과 인간을 고리짓는 강인한 생명력의 그 의인화이며 그런 갈망의 변용이 아니겠는가.고대 그리스인들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외디푸스니 엘렉트라니 하는 인간의 잠재의식과 매몰된 무의식의 깊은곳까지도 샅샅이 천착해 들어갔다.포세이돈이 살아있다는 소리도 따지자면 그런 자연으로서의 바다의 순도거나 그 오염 여부를 말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실제로 에게해가 다른 대양에 비해 어느 정도나 덜 오염이 되어있는 것인지 구체적인 자료나 수치를 필자는 아는 바가 없다.그렇긴 해도 여태껏 보아온 바다들 중에서는 가장 맑고 순연하다는 확신이 드는 것은 비단 눈으로만 측정된 그 감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초행이라 기왕에 보아왔던 영화나 소설이나 여타의 선입견으로는 우리 보다 훨씬 가난하리라 여겼는데 실제의 아테네는 그렇지도 않아보였다.다소 실망했다면 아마 그 탓이었을지도 모른다.선입견 속의 그리스는 바다를 낀 벼랑들 틈에 다붙은 정갈하고 흰 방형의 돌집들과 검은 천으로 몸을 감싸고 전란과 가난과 외세의 침입이라는 질곡을 끈질기게 견뎌내는 낙천적인 사람들의 굴곡짙은 그 얼굴의 음영이었다.카잔차키스의 소설 「희랍인 조르바」도 그렇고,여성이면서도 저항정치활동을 해온 끝에 집권한 사회당의 문화청장관까지 지내다 얼마전에 작고한 배우 머리나 멜리쿠리가 남편 율스 닷신과 함께 만든 콜걸 얘기의 필름 「일요일은 참으세요」를 봐도 그 이미지는 여축이 없다.이런 이미지에는 「피가 마르는 듯한 햇빛」이라는 식의 일종 말할 수 없이 청량하고 건조한 느낌이 스며있는데,더구나 제대로 된 고대 희랍비극의 영상작품 같은 것에는 그 뉘앙스가 절정에 달한다.「아무리 가난하더라도 세계의 중심적인 고뇌를 가장 가까이서 노려보며 고개를 돌리지 않는」그런 느낌의 이미지가 지금의 아테네에서는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는 정도는 아니지만,호텔로 가는 콘스탄티누 거리 양쪽에 에워싸고 밀집한 현대식 호화아파트들의 모습이 우선 그런 기대를 반감시키고 있었다.그나마 낙조가 비쳐드는 건물 틈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면서 스쳐가는 아크로폴리스의 남아있는 신전들이 그 기묘한 실망을 달래주고라도 있었을 것이다. 『거짓말처럼 언덕위에 저런 것이 정말 다 서있네』라고 일행중의 하나가 내지른 탄성처럼,사양길에 접어든 해운업 보다도 순전히 그런 볼거리의 관광자원에힘입어 그리스는 이 정도의 여유나마 지니게된 것처럼 보인다.거리는 깨끗해서 후진데가 거의 눈에 띄지않았고,시민들은 코를 치켜든채 다소 거만한 표정들이었다.음식점이나 길이거나 영어표기가 거의 되어있지 않고 지도를 내보이며 길을 물어도 우선 모른다고 고개를 내젓기가 일쑤며 더구나 게발새발 지껄이는 엉터리 영어같은 것은 처음부터 먹혀들지도 않는다. 전시대의 건물들이 비교적 그대로 남아있는 플라카 지구의 골목들은 아닌게 아니라 그 자존심 높은 그리스인들이 외래객을 위해 따로 특별히 선심이라도 베푼 듯한,그런 신경과 배려가 유감없이 내배있는 곳이었다.우선 상점들과 거기 진열된 물건들이 정교하고 예뻤다.그리스 정교의 표지인 독특한 십자가 목걸이를 주로 파는 액세서리 가게엘 들어섰더니 득의만면하게 그것들을 「작품」이라고 소개했다.어째서 작품이냐니까 손으로 직접 만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넓적한 은판에다 뒤뷔페 풍의 희화(호화)들을 낙서처럼 간단히 새겨넣은 것들인데,노심초사하는 그런 공정을 한쪽 코너에서 그대로보여주기까지 하고있어 「과연」 하고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도리도 없다.자존심과 상술이 교묘하게 결합된 예다.기념품들도 왁자하게 진열되어 있지않고,손가락만한 크기의 납작한 블론즈 제품인 옛 기마상 같은 것도 하나하나의 모양새가 조금씩 다르게 정성이 가 있다.여기에서 만은 가게들도 친절하고 물건 값이 비싸지도 않아 야박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가 없는 것이다. ○야등 줄줄이 내걸어 토속음식과 술을 겸해 파는 타베르나 라는 카페 비슷한 독특한 음식점들의 모양새와 정취역시 그랬다.걷다보면 같은 길이 또 나올 정도로 사통팔달로 뚫려서 연결이 되고있는 계단과 골목 여기저기에서 심심치 않게 나타나곤 하는 그런 곳들은 빨간 고추같은 야등들을 줄줄이 내걸고 길에다 좌석을 내놓고 있다.채양빛깔이며 장식이며 디자인의 색조가 외래객의 굶주린 정서를 직통으로 파고들기에 모자람이 없다.일행들이 모두 무드파들이어서가 아니라 우리는 왜 이런 식의 길가 가게를 발전시키지 못했을까 하고 탄식이 나올 정도다.초저녁부터 등불들이 켜지고 그황금빛으로 환한 좁은 길을 메운 쌍쌍들이 흐느적대듯 느리게 흘러간다.야하지도 소란하지도 않은 불야성…이라는 소리가 저절로 떠오른다.역시 군데군데서 마주치는 소극장 윈도의 공연 포스터들을 들여다 본즉 하나같이 심각하고 진지한 장면들을 내걸고 있다.희극의 그것이라도 아테네 사람들의 표정에는 모종의 엄숙함이 노상 곁들여져 있는 것도 같다.뭐라고 토론하는 소리같은 것이 들려와 올려다 본 골목모퉁이 한 술집의 이름이 그 좋은 증좌가 된다.왈 「소크라테스의 감옥」.
  • 하일지 신작 장편소설/「그는 나에게 지타…」(이작가 이작품)

    ◎40대 허무주의자의 진정한 사랑찾기/「경마장」 시리즈의 무거운 주제서 일탈/형에게 연인 앗긴 아픔 담담하게 묘사 「경마장」의 작가 하일지(39)가 사랑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석을 시도한 신작 소설을 펴내 화제다. 장편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세계사간). 이 작품은 지금까지의 비교적 묵직한 작품세계에서 일탈해서 가장 평범하면서도 다루기 힘든 「사랑」을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완전한 것은 쉽게 잃게된다」는 사랑의 허무함과 안타까운 속성을 다소 비극적인 색조로 그려낸 흐름이다. 하일지는 90년초부터 경마장 타이틀의 소설 5편을 잇따라 발표,「경마장시절」의 용어를 만들어낸 장본인. 신작 「그는…」은 지금까지의 그의 소설과는 주제면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만 분위기는 어둡고 쓸쓸한 바탕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일련의 경마장 소설들이 현대인의 위기와 고독함을 우울한 분위기로 그렸다면 이 소설은 「지타」라는 이상의 여성을 무의식적으로갈망하는 40대 독신남자의 허무주의적 삶을 통해 참 사랑의 의미를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주인공이 사랑하던 여인을 형에게 빼앗기고 이국땅에서 고국을 등지고 살아가다 어머니의 부음을 듣고 귀국하는데서 이 소설은 시작된다.이국에서 고생끝에 공학박사로 성공했지만 대신 나빠진 몸을 추스리려 휴양차 떠난 제주도에서 한 여자를 만나게된다. 청년기에 입은 사랑의 상처와 애인을 앗어간 형에 대한 악감정등 과거의 아픔과 상실감을 만회하며 맹목적으로 이 여인에 가까워지지만 자신이 애타게 마음속에 그려왔던 이 이상의 여인(지타)은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끝에 죽게되는 비극이다. 형에게 빼앗기는 애인,그리고 옛 애인이던 형수와의 사이에서 낳은 조카이자 아들,조카와 주인공의 삼각관계등 통속적인 부분이 이야기의 흐름을 크게 좌우하지만 『결국 삶도 허구이며 그 삶속에서의 사랑의 가치는 위대하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전해 묘한 맛을 남긴다. 사랑은 인간들의 상호관계속에 이뤄지고 허물어지지만 사람들이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다가서며 또 이 운명은 개개인의 천부적인 성품에 크게 좌우된다는 작가의 견해를 작품 곳곳에 드러내고 있다. 『인간은 어쩌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내면적 풍경을 나름 나름으로 가지고 있을 수 도 있다.인간의 내면적 풍경이란 물론 외부적 환경에 의해 형성될 수 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천부적이라고 말할 수 도 있을 그런 내면적 풍경을 문학적으로 그려보고 싶었다』 결국 인간 개개인이 갖고 사는 타고난 천성에 따라 사랑의 형태가 결정지어진다는 작가의 설명이다. 사회와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회색빛으로 풀어내 오던 그가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사랑의 테마로 엮어낸 또 다른 경마장 소설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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