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갈라
    2026-06-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357
  • “유력 국회의원, 성폭행 후 목 졸라”…선거판 뒤엎은 스캔들, 피해자 또 나왔다 [핫이슈]

    “유력 국회의원, 성폭행 후 목 졸라”…선거판 뒤엎은 스캔들, 피해자 또 나왔다 [핫이슈]

    미국 민주당의 ‘철옹성’으로 불리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의 민주당 유력 예비후보였던 하원의원의 성폭행 스캔들이 미국 정치판을 흔들고 있다.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의 1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지사 자리를 둔 민주당 예비선거 후보자였던 에릭 스왈웰 미 하원의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또 한 명 등장했다. 앞서 스왈웰 의원은 여성 4명으로부터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다양한 성 관련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최근 그의 추가 범죄 혐의를 폭로한 5번째 여성인 로나 드루에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왈웰은 약물로 나를 마취시킨 뒤 강간했고 이후 목을 졸랐다. 목을 졸리는 동안 의식을 잃기도 했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실 특별피해자국은 스왈웰 의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드루에스와 관련해 증언을 확보하는 등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회사를 운영하는 드루에스는 스왈웰 의원과 몇 차례 접촉한 적이 있으며 처음 두 번의 만남은 우호적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그는 내 회사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인맥을 제공해줬다”면서 “나는 그가 기혼이고 아내가 임신 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저 친구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 번째 만남에서 스왈웰이 내 와인에 약을 탄 뒤 호텔 방으로 유인했다. 몸 전체를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됐을 때 그가 나를 성폭행했다”면서 “나는 스왈웰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진 적이 절대 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의 정치적 힘과 변호사 경력 등이 두려워 더 일찍 신고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전 보좌관 등 여성 5명 피해 주장스왈웰 의원의 첫 번째 혐의는 지난 10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보도를 통해 최초로 제기됐다. 그의 지역 사무실에 채용된 여성 직원 A씨는 “스왈웰 의원 사무실에 채용된 직후부터 그가 부적절한 발언을 시작했다. 여기에는 성관계 요구 및 성적인 메시지가 포함돼 있었다”면서 “2019년 9월 함께 술을 마신 직후에 첫 번째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 성폭행은 2024년 당시 뉴욕에서 열린 자선 갈라 행사 이후였다. 두 사건 모두 술에 너무 취해 있어 스왈웰 의원에게 성관계를 동의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서 “사건 당시 그를 밀쳐내며 안 된다고 말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A씨와 드루에스를 포함해 총 5명이 스왈웰 의원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텃밭’ 캘리포니아, 선거 앞두고 발칵스왈웰 의원의 성폭행 스캔들에 민주당은 초비상이 걸렸다. 그가 오는 6월 캘리포니아 주지사 자리를 둔 민주당 예비선거에 출마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스왈웰 의원은 이번 예비선거에서 결선 투표에 진출할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돼 왔다. 캘리포니아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현재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개빈 뉴섬이 주지사를 맡고 있다. 스왈웰 의원은 성폭행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해당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라고 주장했으나 결국 주지사 선거 출마를 포기했다. 그는 지난 13일 엑스를 통해 “의원으로서의 책임에 집중하기 어렵다”며 후보 사퇴를 발표했다. 또 성폭행 의혹에 대해 “심각한 사안이지만 사실이 아닌 주장”이라고 반박하면서도 “일부 실수에 대해서는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퇴는 연방하원 윤리위원회가 공식 조사에 착수하고,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제명 추진 움직임이 확산한 가운데 이뤄졌다. 한편 스왈웰 의원은 2011~2015년 미국에서 첩보 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중국인 여성 크리스틴 팡에 포섭당했다는 혐의를 받은 적이 있다. 2020년 당시 미 정보 당국은 팡이 주로 선거자금 모금에 도움을 주거나 성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정치인들에게 접근한 뒤 정보를 빼냈으며 스왈웰 의원과도 접촉한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팡이 활동 기간에 입수해 본국에 보낸 내용 중에는 국가 차원의 기밀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전 세계 홀린 ‘K발레의 미래’… 봄바람 타고 나빌레라

    전 세계 홀린 ‘K발레의 미래’… 봄바람 타고 나빌레라

    세계적 발레단 산하 교육기관 내한한국 발레 차세대 3인방 무대 올라박건희 “나만의 색깔을 찾고 있어”박수하 “춤추는 즐거움을 알아가”박윤재 “나의 장점 극대화에 집중” “ABT 스튜디오 컴퍼니에서 수많은 안무가와 여러 장르를 경험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배웠던 것에 더해 저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도록 많은 기회가 있습니다.”(박건희) “한국에선 자유를 바쳐 발레의 기본기를 갈고닦았다면 이곳에선 춤추는 것을 즐기는 방법을 배우고 있어요. 프로 무용수로 가기 위한 방향을 찾는 의미 있는 과정입니다.”(박수하) “동작을 깔끔하게 만들고 단점을 보완했던 시기를 지나 저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걸 집중해 배웁니다. 많은 무대에 오르며 관객과 소통하는 값진 경험도 하죠.”(박윤재) 오는 17~18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ABT 스튜디오 컴퍼니 발레 갈라’ 무대에 오르는 박건희(왼쪽·21), 박수하(가운데·19), 박윤재(오른쪽·18)는 저마다의 언어로 ABT 스튜디오 컴퍼니에서의 성장을 이야기했다. 이들이 몸담고 있는 ABT 스튜디오 컴퍼니는 세계적인 발레단 ABT(아메리칸 발레 씨어터) 산하 교육기관이다. 전 세계에서 17~21세 무용수들을 소수정예로 선발해 무용 기본기는 물론 안무 역량을 키워주고, 다양한 무대를 통해 무용수로서 성장하도록 돕는다. ABT 정단원의 80% 이상이 이곳 출신이다. 박윤재는 2025년 로잔 국제 발레 콩쿠르에서 한국인 남성 무용수 최초로 우승하면서 입단했고, 박건희는 2024년 세계 최대 규모의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으며 컴퍼니 멤버가 됐다. 박수하는 ABT 공식학교인 JKO(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스쿨)를 거쳐 들어갔다. 이번 갈라 공연은 ABT 스튜디오 컴퍼니의 예술감독 사샤 라데츠키가 직접 이끄는 투어로, 첫 내한 공연이자 이들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다. 공연에 앞서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이들은 “세계 각지에서 모인 재능 있는 친구들과 서로를 존중하며 배움을 쌓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작품 속 캐릭터에 자신만의 색을 불어넣는 무용수들을 보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박윤재)를 하고 “클래식, 컨템포러리 등 다양한 장르의 춤을 추면서 안무를 해석하는 능력”(박수하)을 키우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공연에선 ‘라 바야데르’의 파 닥시옹(군무)과 ‘파리의 미국인’ 파드되(2인무), ‘그랑 파 클라시크’, ‘세 사람을 위한 변주곡’ 등을 선보인다. ABT 무용수 브래디 파라가 안무한 ‘청명한 하늘’, 알렉세이 라트만스키 안무의 ‘번스타인 인 어 버블’은 세계 초연된다. ‘라 바야데르’와 ‘번스타인 인 어 버블’ 등 네 작품을 선보이는 박건희는 “나라는 존재와 캐릭터 성격이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파리의 미국인’을 추는 박수하는 “연기와 예술성, 파트너와의 호흡을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어 설렌다”고 했다. 박윤재 역시 “역동적이고 에너지가 강한 작품을 소화할 때 제 재능이 잘 발휘된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세 사람을 위한 변주곡’과 ‘라 바야데르’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 유력 국회의원, 女보좌관 성폭행 혐의…“피해자 최소 4명, 선거 비상” [핫이슈]

    유력 국회의원, 女보좌관 성폭행 혐의…“피해자 최소 4명, 선거 비상” [핫이슈]

    미국 민주당의 ‘철옹성’으로 불리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의 민주당 유력 예비후보인 하원의원이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CNN,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1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지사 자리를 둔 민주당 예비선거 후보자인 에릭 스왈웰 미 하원의원이 최소 4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 여성 4명은 스왈웰 의원으로부터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다양한 성 관련 범죄를 당했다며 고소했다. 현재 이 사건을 조사 중인 뉴욕시 검찰청은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신고를 촉구했다. 스왈웰 의원의 첫 번째 혐의는 지난 10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보도를 통해 최초로 제기됐다. 그의 지역 사무실에 채용된 여성 직원 A씨는 “스왈웰 의원 사무실에 채용된 직후부터 그가 부적절한 발언을 시작했다. 여기에는 성관계 요구 및 성적인 메시지가 포함돼 있었다”면서 “2019년 9월 함께 술을 마신 직후에 첫 번째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 성폭행은 2024년 당시 뉴욕에서 열린 자선 갈라 행사 이후였다. 두 사건 모두 술에 너무 취해 있어 스왈웰 의원에게 성관계를 동의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서 “사건 당시 그를 밀쳐내며 안 된다고 말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를 포함해 총 4명이 스왈웰 의원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스왈웰 의원은 “성폭행 혐의는 완전히 거짓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해 혐의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성자가 아니며 과거에 판단 착오를 저지른 적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그러한 실수는 나와 아내 사이의 문제이며 아내를 이런 상황에 처하게 한 것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텃밭’ 캘리포니아, 선거 앞두고 발칵스왈웰 의원의 성폭행 스캔들에 민주당은 초비상이 걸렸다. 그가 오는 6월 캘리포니아 주지사 자리를 둔 민주당 예비선거에 출마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스왈웰 의원은 이번 예비선거에서 결선 투표에 진출할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돼 왔다. 캘리포니아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현재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개빈 뉴섬이 주지사를 맡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스왈웰 의원에 대한 지지 철회가 이어지고 있다. 미 상원의원이자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애덤 시프 민주당 의원은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하원 민주당 지도부 역시 스왈웰 의원이 즉시 선거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캘리포니아주 최대 교사 노조인 캘리포니아 교사 협회도 지지를 중단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스왈웰 의원을 대체할 뚜렷한 주자를 아직 찾지 못한 상태여서, 오는 11월 본 선거를 앞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편 스왈웰 의원은 2011~2015년 미국에서 첩보 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중국인 여성 크리스틴 팡에 포섭당했다는 혐의를 받은 적이 있다. 2020년 당시 미 정보 당국은 팡이 주로 선거자금 모금에 도움을 주거나 성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정치인들에게 접근한 뒤 정보를 빼냈으며 스왈웰 의원과도 접촉한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팡이 활동기간에 입수해 본국에 보낸 내용 중에는 다행히 국가 차원의 기밀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일상 속 가장 가까운 산, 수리산 [두시기행문]

    일상 속 가장 가까운 산, 수리산 [두시기행문]

    경기도 군포시의 서북쪽, 도시의 경계를 따라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줄기 하나가 있다. 해발 489m의 높이를 지닌 수리산이다. 이 산은 단순한 등산지가 아니라, 오랜 시간 지역의 중심을 이루어 온 ‘진산’으로서 군포와 안양, 안산을 아우르는 상징적인 존재다. 조선 시대에는 과천과 안산, 광주 세 고을의 경계를 이루던 산이었고, 지금도 행정 경계를 나누는 자연의 선으로 자리한다. 수리산의 기록은 꽤 오래전 문헌에서도 확인된다. 세종실록지리지에서는 이 산을 ‘취암(鷲巖)’이라 불렀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수리산’이라는 이름과 함께 ‘견불산’이라는 별칭도 등장한다. 이후 김정호의 대동지지에 이르러서는 태을산, 견불산 등 다양한 이름과 함께 현재의 ‘수리산’이라는 명칭이 정리되며 하나의 산줄기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름의 변화만 보더라도 이 산이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시선과 삶 속에 깊이 자리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수리산이라는 이름에는 여러 해석이 전해진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수리’라는 말이 독수리와 같은 맹금류를 뜻하는 우리말에서 비롯됐다는 설이다. 실제로 수암봉 일대의 바위 능선을 바라보면 거대한 새가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 듯한 형상이 떠오르기도 한다. 또 다른 이야기는 신라 진흥왕 시기에 창건된 사찰 ‘수리사’에서 유래했다는 설, 혹은 조선 시대 왕족이 이곳에서 수도했다는 데서 비롯됐다는 설도 전해진다. 다양한 해석이 공존하지만, 결국 이 산의 이름은 자연의 형상과 인간의 기억이 함께 빚어낸 결과라 할 수 있다. 산세는 생각보다 다채롭다. 중심이 되는 태을봉(489m)을 기준으로 슬기봉, 관모봉, 수암봉 등 여러 봉우리가 이어지며 능선을 형성한다. 이 능선은 남북으로 길게 뻗어 도시를 감싸듯 흐르다가, 다시 동서로 갈라지며 군포를 양분하는 지형을 만든다. 평지에서 갑작스럽게 솟아오른 듯한 산의 형태는 오르는 이에게 분명한 고도감을 주고, 능선 위에 서면 사방으로 펼쳐지는 도심과 산의 능선이 아름답다. 수리산의 능선과 봉우리에는 단단한 암석이 드러나 있고, 계곡으로 내려서면 비교적 부드러운 편마암 지대가 이어진다. 이런 지형적 특징 덕분에 수리산은 완만한 흙길과 바위 능선이 적절히 섞여 있어, 산행의 재미를 다양하게 만들어 준다. 코스 선택에 따라 가볍게 걷는 산책형 산행부터 능선을 타는 비교적 긴 코스까지 폭넓게 즐길 수 있는 이유다. 무엇보다 수리산이 특별한 이유는 ‘접근성’에 있다. 도시 가까이에 자리하면서도 산이 주는 여유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산은 군포 시민뿐 아니라 안양과 안산 시민들에게도 일상 속 쉼터로 기능한다. 아침과 저녁, 가벼운 발걸음으로 오르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2009년, 수리산은 경기도의 세 번째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지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도시와 맞닿아 있으면서도 자연의 형태를 비교적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오랜 시간 지역민과 함께 호흡해 온 산이라는 점이 그 가치를 증명한다. 수리산을 걷다 보면 화려하거나 압도적인 풍경 대신, 익숙하면서도 편안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능선 위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풍경,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는 숲, 그리고 바람이 머무는 듯한 길. 이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이 산을 ‘머무르고 싶은 산’으로 만든다.
  • 승무원과 바람 난 남편…시부 “매달 500만원 줄 테니 참아라” 결국

    승무원과 바람 난 남편…시부 “매달 500만원 줄 테니 참아라” 결국

    전직 승무원 아내를 두고 현직 승무원과 바람이 난 남편이 재산 분할 없이 이혼하자는 소장을 보내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세계 곳곳을 누비던 중 지인의 소개로 중견기업 오너의 아들인 남편을 만났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남편의 듬직한 모습에 반해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됐다. 이후 세 아들을 낳고 살던 중 남편 회사의 실적이 크게 나빠지며 상황이 변했다. 시아버지와 갈등을 빚던 남편은 어느 날 ‘당분간 혼자 있고 싶다’면서 집을 나갔다”고 토로했다. A씨는 답답한 마음에 남편이 두고 간 노트북을 열었다가 충격을 받게 됐다. 남편이 다른 여성과 은밀하게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었으며, 상대는 외국계 항공사 승무원이었던 것이다. A씨는 “배신감이 들었지만 아이들을 생각해야 했다. 그 여자에게 연락해 ‘제발 만나지 말아 달라’고 사정했다. 하지만 남편은 아예 그 여자 집에서 지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이 사실을 시부모에게 알렸으나 시부모는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만 참아달라”고 했으며, 시아버지는 본인 회사에 A씨를 직원으로 올려 매달 200만원의 급여와 300만원의 현금을 따로 지원했다. A씨는 “저는 꾹 참고 남편을 기다렸다. 남편을 찾아가서 설득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알겠다’고만 했다. 그런데 얼마 전 이혼 소장을 받았다. 재산은 모두 남편 명의이니 분할 없이 이혼만 하자는 내용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더 기가 막힌 일은 따로 있다. 시아버지가 남편 앞으로 몰래 부동산을 증여했던 것이다. 갑자기 시아버지는 태도를 바꿔 ‘양육비는 줄 테니 이쯤에서 합의 이혼해라’라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당장 위자료를 몽땅 받아내고 갈라설까 싶다. 하지만 이렇게 쫓겨나듯이 이혼해 주기엔 억울하다. 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라고 물었다.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임경미 변호사는 “법원은 유책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부정행위를 행하고 있는 자가 청구한 이혼 소송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받아주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간의 별거 기간 혼인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미성년 자녀들이 있기에 남편의 이혼 청구는 쉽게 인용되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별거 기간이라도 남편과의 혼인 관계는 유지됐고, 자녀들은 사연자가 혼자 양육하며 가정을 유지했기에 별거 기간에 이루어진 증여라 해도 재산 유지에 대한 기여가 인정되어 분할 대상이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양육비 지급 의무는 조부에게는 없다. 만약 조부가 양육비 부담을 자처한다면 조정을 통해 조서로 남길 수 있다. 이는 의무에 기한 것이 아니어서 만약 할아버지가 주지 않는다고 해서 강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 뱀으로 매도된, 욕망의 여자여… 가부장제 비웃는 메두사 돼라[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뱀으로 매도된, 욕망의 여자여… 가부장제 비웃는 메두사 돼라[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신의 질서 순응할 수 없는 피조물뱀에게서 슬픔을 본 최승자처럼헌신적 어머니 아닌 주체적 악녀‘도금봉’ 시로 승화한 김언희처럼페미니스트 엘렌 식수는 권한다억눌린 모든 여성이여, 글을 쓰라가부장 부역자가 불안·불쾌해할꿈틀거리는 욕망을 적고 웃어라 “어머니 나는 어둠이에요./ 그 옛날 아담과 이브가/ 풀섶에서 일어난 어느 아침부터/ 긴 몸뚱어리의 슬픔이에요.”(최승자, ‘자화상’ 부분) 뱀의 슬픔을 헤아릴 수 있을까. 아담도 이브도 아닌 그 존재의 슬픔을 우리가 가늠할 수 있을까. ‘창세기’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뱀은 주 하느님께서 만드신 모든 들짐승 가운데 가장 간교하였다.”(3장 1절) 뱀은 억울할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씌워진 ‘악’(惡)의 굴레가 달갑지 않을 것이다. 뱀의 악은 아담과 이브의 그것과는 다르다. 아담과 이브의 악은 그들 자신의 의지였지만, 뱀의 악은 신의 뜻이었다. 낙원의 질서에는 맞지 않는 존재. 날 때부터 신을 배반할 운명을 타고난 존재. 뱀에게 자유의지가 주어진다면 그때도 그는 과연 악을 택할까. 전지전능하고도 선한 신은 왜 뱀과 악을 창조했나. 도처에 악이 창궐하고 있는 오늘날 이 문제의 답을 찾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최승자 시인은 답을 찾길 멈춘 듯하다. 대신 뱀에 조용히 자기를 투영한다. 그는 거기서 존재의 슬픔을 길어 올렸다. 신이 만든 질서에 순응할 수 없는 피조물의 슬픔. “밝은 거리에서 아이들은/ 새처럼 지저귀며/ 꽃처럼 피어나며/ 햇빛 속에 저 눈부신 天性의 사람들/ 저이들이 마시는 순순한 술은/ 갈라진 이 혀끝에는 맞지 않는구나./ 잡초나 늪 속에 온 몸을 사려감고/ 내 슬픔의 毒이 전신에 발효하길 기다릴 뿐”(‘자화상’ 부분) 인간을 꾄 벌로 뱀에게는 가혹한 벌이 내려진다. “주 하느님께서 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너는 모든 집짐승과 들짐승 가운데에서 저주를 받아 네가 사는 동안 줄곧 배로 기어다니며 먼지를 먹으리라.’”(창세기 3장 14절) 혀를 날름거리며 평생 바닥을 기어야 하는 뱀을 시인의 ‘자화상’으로 택한 최승자의 선택은 탁월하다. 일상의 질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세상 가장 낮은 곳에 서 있는, 그럼에도 끝없이 아름다운 말로 세계를 현혹하는. 바로 시인의 초상이다. 하지만 뱀은 거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자기를 외면한 세계를 향해 기어코 이빨을 드러낸다. “이 세상에 진짜 여자 같은 건 없어, 진짜 어머니 같은 건 없다고, 진짜! 혀를 차대는 년들이 있다, 살모사 같은 년들이, 물어 죽일 어미를 찾아 헤매는 년들이 있다, 밑이 빠질 것 같은 내 몸에서 나가지 않는 년들이, 내 애인의 애인 같은 년들이, 목젖에 걸린 세상을 가랑이로 삼켜 넘기는 년들이, 있다 진짜 밑은 웃다가 빠지는 거야, 등신!”(김언희, ‘도금봉을 위하여’ 부분) 생략된 원문은 더 거칠다. 날것에 가까운 언어 가운데 한 문장이 날아와 박힌다. ‘살모사 같은 년들’이라는 화자의 독설. 그들은 어쩌다가 제 어미를 물어 죽이겠다고 나섰을까. 세상에 ‘진짜 여자’, ‘진짜 어머니’ 같은 건 없다고 울부짖으면서. 여기서 어머니는 자애로운 모성과 사랑의 화신이 아니라 가부장적 질서에 순종하기를 택한 존재다. 살모사는 그 어미를 물어 죽인다. 이름과 달리 살모사의 새끼는 실제 어미를 죽이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여기서 사실관계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듯하다. 뱀은 아담에도, 이브에도 속하지 못했다. 그에게 신이 제멋대로 만든 낙원의 질서를 답습하고 싶은 마음은 꿈에도 없을 것이다. 폭파하라! 어머니의 이름으로 유지되는 저 공고한 체계를. 어머니의 이름 뒤에 숨은 저 비겁한 ‘아버지’의 세계를. 김언희의 시가 배우 도금봉(1930~2009)을 기리고 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월하의 공동묘지’ 등 생전 5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던 그의 이름은 지금은 거의 잊혔다. 영화감독 오승욱은 도금봉을 “위대한 악녀”로 기억했다. “욕망에 충실한 여성은 악녀가 되던 시대, 도금봉은 그 한계를 배짱과 연기력으로 돌파하려 한 유일한 여배우다.”(오승욱, ‘위대한 악녀 도금봉’, 신동아) 솔직하게 욕망을 표출하는 여성, 가부장적 질서에 순종하길 거부하는 여성은 여성이 아니다. ‘악녀’(惡女)로 변모한다. 악녀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질서로 포착할 수 없다. 이들은 에덴동산에서 아담에도 이브에도 속하지 못했던 뱀과 같은 운명을 공유한다. “글을 쓰라, 아무도 그대를 막지 못하고, 아무것도 그대를 멈추지 못하리라. 남자도 그대를 멈추지 못하고, 멍청한 자본주의 기계(출판사는 그 기계 안에서 우리 이익에 반하여 우리 등골을 빼먹는 경제의 명령을 전달하며, 교활하고 비굴한 중개자로 기능한다)도 그대를 멈추지 못하리라. 그대 자신조차 그대를 멈추지 못하리라.”(엘렌 식수, ‘메두사의 웃음’ 부분) 뱀과 악녀가 손을 맞잡은 곳에서 우리는 메두사와 만난다. 머리카락이 온통 뱀으로 된 그리스 신화 속 괴물. 동시에 그는 뭇 영웅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지독한 악녀이기도 했다. 프랑스 페미니스트 작가 엘렌 식수는 메두사에서 ‘여성적 글쓰기’의 가능성을 엿본다. 식수는 이 세상 모든 여성이 ‘글’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성은 무엇으로 쓰는가? 그들의 ‘몸’으로 쓴다. 남성들이 절대로 침범할 수 없는, 절대적으로 완전한 그들의 육체로 쓴다. “여성들의 진정한 텍스트들, 여성들의 성기들을 지닌 텍스트들, 그건 그들 마음에 들지 않고, 그들에게 두려움을 주며 불쾌감을 준다. … 내 육체는 텍스트다. 노래하는 흐름의 횡단, 내 목소리를 들어라.”(엘렌 식수, ‘메두사의 웃음’ 부분) 신화 속 메두사는 페르세우스에게 목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오늘날 메두사의 후예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글쓰기를 통해 세상을 정복한 그들은 꿈틀거리는 머리카락과 함께 서늘한 웃음을 짓고 있을 것이다.
  • 국보급 센터 박지수, MVP 등 3관왕 골인

    국보급 센터 박지수, MVP 등 3관왕 골인

    박, 개인 통산 5번째 MVP 수상동료 허예은·강이슬 제치고 뽑혀블록상·베스트5 센터상도 등극 여자프로농구 청주 KB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던 박지수가 국내 복귀 첫 시즌에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박지수는 6일 서울 용산구 서울용산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2025~26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119명의 투표 중 53표를 얻으며 팀 동료인 허예은(31표), 강이슬(24표)을 제치고 MVP에 선정됐다. 개인 통산 5번째 수상의 기쁨을 누린 박지수는 이번 수상으로 박혜진(부산 BNK)과 함께 역대 최다 MVP 수상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 최다 MVP 기록은 정선민 부천 하나은행 코치(7회)가 갖고 있다. 박지수는 MVP 외에도 경기당 1.71개를 기록한 블록상, 베스트5 센터상 등도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다. 지난 2023~24시즌 WKBL 정규리그 만장일치 MVP 및 역대 최초 8관왕을 달성했던 박지수는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에서 한 시즌을 보내고 국내에 복귀했다. 이번 시즌 평균 16.5점, 10.1리바운드, 1.7블록으로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박지수는 “팀 동료 3명이 한꺼번에 MVP후보에 오른 게 너무 기쁘고 각 포지션별로 자기 역할을 해주는 선수들이 있어 여기까지 왔고 힘들고 어렵지만 더 단단해질 수 있는 시즌이었다”며 “2년 전에도 여기 올라왔지만 정상을 밟지 못했다. 이번에는 정상을 밟겠다”고 말했다. KB는 박지수가 MVP를 수상한 것을 비롯해 강이슬과 허예은이 각각 베스트5 포워드와 가드 부문에 선정돼 2015~ 16시즌 아산 우리은행(박혜진, 임영희, 스트릭센)에 이어 역대 2번째로 한 시즌 베스트5 중 3명을 배출했다. 만년 하위권이었던 하나은행을 정규리그 2위에 이끈 이상범 감독은 지도상을 수상했다. 정규리그 우승팀이 아닌 팀에서 지도상을 수상한 것은 이 감독이 처음이다. 신인상은 김도연(BNK)이 차지했으며 극적으로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킨 김단비(우리은행)는 베스트5 포워드를 비롯해 득점상과 리바운드상 등 4관왕에 올랐다. 김단비는 베스트5 최다 수상 기록을 10회로 늘렸다.
  • 집토끼도 놓쳤다… 보수층 국힘 지지율, 탄핵 직후보다 낮아

    집토끼도 놓쳤다… 보수층 국힘 지지율, 탄핵 직후보다 낮아

    당 지지율, 민주당에 30%P 밀리고중도층에선 18→16→10% 하락 중68% 지지했던 보수층, 46%로 급감장동혁 “보수 지지층 갈라져 갈등”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은 중도층과 보수층 모두에게 소구력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6·3 지방선거를 두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과 30%포인트 차까지 벌어졌고 ‘텃밭’ 대구까지 위협받는 상황이지만 활로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5일 매일신문 유튜브에 출연해 “당대표가 되고 지난해 11월 둘째 주까지는 거의 오차 범위 내로 민주당과 지지율이 비등비등하게 붙었다”며 “단식 직후(1월 4주)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고 다른 갈등들도 계속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불거졌던 ‘절윤(윤석열과의 절연)’ 논란이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장 대표는 최근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최근 제가 느끼는 것은 우리 보수 지지층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서 싸우고 있고, 그것이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하나는 지금 중동 전쟁 때문에 TV를 켜면 대통령만 보이고 야당은 뉴스에서 사라져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의 이 같은 상황 인식에 당내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장 대표가 절윤이나 노선 전환을 ‘하는 척’만 하고 표리부동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당 핵심관계자는 “이번 조사가 바닥을 찍었다고 본다”며 “공천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선거 모드로 전환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홍길동이 되겠다”며 전국을 누비는 총력전을 벌이는 것과 달리 지역 일정을 잡지 못했던 장 대표는 6일 인천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장 대표는 ‘선(先) 지지층 결집·후(後) 중도 확장’ 노선을 택했다. 하지만 지지율이 전방위로 떨어지면서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3월 31일~4월 2일,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18%로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48%로 같은 조사에서 최고치를 찍으며 국민의힘을 30%포인트 앞섰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보수층 지지율은 46%로 윤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직후 조사(68%)보다도 낮게 나타났다. 특히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고령층도 등을 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전 70대 이상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60%를 기록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30%로 반토막 나며 민주당에 오히려 7%포인트 뒤처진 결과가 나왔다. 중도층 지지율 역시 꾸준히 하락했다. 탄핵 인용 직후 18%, 올해 초 16%, 이번 조사에서는 10%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은 1년 사이 보수·중도층 지지율이 각각 9% 포인트 올랐다.
  • “수송기 2대 자폭까지” 이란 적진 떨어진 실종자 구출에 수백명 투입

    “수송기 2대 자폭까지” 이란 적진 떨어진 실종자 구출에 수백명 투입

    대이란 군사작전 중 이란 방공망에 격추된 미국의 F-15 전투기 탑승자가 홀로 적진에 남겨져 실종됐다가 가까스로 구출됐다. 미군 포로가 발생할 경우 전황이나 종전 협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했기에 미국과 이란 양측 모두 실종자 신병 확보를 위해 치열한 수색 경쟁을 벌였다. 4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3일 이란은 미군 전투기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을 격추했고, 전투기에 탑승했던 장교 2명은 피격 즉시 비상탈출했다.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은 복좌형 전투기로 앞좌석에 조종사, 뒷좌석에는 표적 탐지 및 공대지 무장·전자전 장비 등의 운용을 맡은 무기체계장교(WSO·Weapons Systems Officer)가 탑승한다. 피격 직후 조종사는 곧바로 구조됐으나 무기체계장교는 실종됐다. 미군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실종된 장교는 오로지 권총 한 자루에 의지해 24시간 넘게 이란군을 피해 도주했다. 피격된 전투기에서 비상탈출한 뒤 이 장교는 산의 갈라진 틈에 숨었고, 한때 해발 2134m 높이의 산등성이를 오르기도 했다. 처음에는 그를 구출하려는 미군이나 생포하려는 이란군 모두 그의 위치를 알지 못했다. 먼저 미 중앙정보국(CIA)은 실종 장교가 이미 구조돼 지상 호송대를 통해 이란을 떠나고 있는 것처럼 이란군이 믿게 하기 위한 기만 작전을 펼쳤다. 그러는 가운데 사이버·우주 정보 분야 역량을 총동원해 실종 장교의 은신처를 찾아냈고, 이를 전달받은 국방부는 구출 작전을 펼쳤다. 실종 장교는 구조대와 연락이 가능한 신호기와 보안 통신 장치를 갖추고 있었지만 마음껏 쓸 수는 없었다. 이란군 역시 신호기를 탐지할 역량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에서 “우리가 그를 찾아냈다!”면서 “이 용감한 전사는 이란의 험준한 산악지대에서 적진 깊숙이 숨어 있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가까워지는 적들에게 쫓기고 있었다”고 밝혔다. 먼저 공격기들은 실종 장교가 숨어 있던 지역에 이란군 호송대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폭격을 가했다. 미군은 해군 특수부대 6팀(SEAL Team 6)을 중심으로 특수부대원 수백명과 기타 군 병력을 적진 깊숙이 침투시켰다. 미군이 장교에게 접근하는 과정에서 미군과 이란군 간의 교전도 발생했다고 작전 보고를 받은 미군 소식통 2명이 전했다. 이틀간의 교전 끝에 미군 특수부대원들은 장교를 무사히 구조해냈다. 한 미군 고위 관계자는 구조팀 중 미군 사상자는 없었다면서 모든 특수부대원이 무사히 귀환했다고 전했다. 부상을 입은 F-15E 탑승 장교를 태운 구조기는 치료를 위해 쿠웨이트로 향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조된 공군 대령이 “부상을 입었지만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측에서는 구조 작전을 위한 미군의 공습 과정에서 5명이 숨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에 의해 격추된 F-15E 전투기는 이란의 반(反)정부 세력이 강한 지역에 추락했다. 따라서 구조된 장교는 현지인들로부터 은신처 제공 등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실종 장교를 찾아내 적진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또 다른 고비가 있었다. 장교와 구조대원을 싣고 이동하려던 미군 수송기 2대가 이란 외딴 기지에 고립되고 만 것이었다. 작전 지휘부는 새로운 수송기를 3대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고장 난 수송기는 이란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폭파했다. 미군 고위 관계자는 산악 지형, 실종 장교의 부상 정도, 현장에 급파된 이란군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이번 구출 작전이 미 특수작전 역사상 가장 어렵고 복잡한 작전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군은 미국 역사상 가장 대담한 수색 및 구조 작전 중 하나를 완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실종된 미군 전투기 탑승자를 수색 중이던 미군 항공기 한 대를 격추했다고 이날 이란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란의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혁명수비대를 인용해 “이스파한 남부 지역에서 추락한 전투기 조종사를 수색하던 미국 적군기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이스파한에서 격추된 미군기는 연료 공급을 위한 C-130 급유기라고 이란 경찰은 밝혔다. 또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대변인은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 이란 공화국군, 바시즈 민병대, 법 집행 부대 대원들의 신속한 합동 대응 덕분에 적군의 필사적인 구조 작전을 저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령부 측은 이스파한 남부 영공을 침범한 적군 항공기들을 격추했다”며 “블랙호크 헬리콥터 2대와 C-130 군용 수송기 1대가 피격됐으며, 현재 이스파한 남부 지역에서 불타오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란군은 그러면서 항공기가 추락해 검은 연기가 치솟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 “요격할 테면 해봐”…이란 미사일 한 발서 자탄 수십 개, 이스라엘 비상 [밀리터리+]

    “요격할 테면 해봐”…이란 미사일 한 발서 자탄 수십 개, 이스라엘 비상 [밀리터리+]

    이란이 최근 이스라엘을 겨냥해 쏜 일부 탄도미사일에 고고도 자탄 분리 전술을 적용하면서 이스라엘 방공망이 새 압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발로 날아온 미사일이 상공에서 여러 개 자탄으로 갈라지면 종말 단계에서 상대해야 할 표적 수가 갑자기 늘어난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낮은 고도 방어망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졌다. 자탄이 풀리기 전 더 높은 고도에서 먼저 요격해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게 된 것이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워존(TWZ)은 4일(현지시간) 이번 전술의 핵심이 단순히 타격 범위를 넓히는 데 있지 않다고 짚었다. 매체는 미사일이 하강하기 전에 탄두를 쪼개 이스라엘의 종말 단계 요격창 자체를 흔들려는 의도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이제는 “몇 발을 쐈느냐”보다 “어떻게 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 공중서 갈라진 한 발…종말 단계 방어망 흔든다 이 전술이 위협적인 이유는 방어 측 계산을 한순간에 바꿔놓기 때문이다. 탄도미사일 1발이 하나의 큰 탄두를 유지한 채 내려오면 방어체계는 그 표적을 추적해 요격하면 된다. 하지만 상공에서 자탄이 분리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한 발로 접근하던 위협이 여러 개 소형 표적으로 쪼개지면서 추적과 요격은 훨씬 복잡해진다. 특히 종말 단계 요격망에는 더 까다롭다. 이스라엘 방어체계는 층별로 역할이 나뉘어 있지만 자탄이 높은 고도에서 풀리면 하층이나 중간층에서 대응할 시간은 짧아진다. 결국 더 위에서 먼저 잡지 못하면 아래에서는 흩어진 위협을 한꺼번에 상대해야 한다. TWZ는 이를 두고 “방어체계가 가장 싫어하는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최근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일부는 확산탄 탄두를 장착한 형태로 분석되며 이런 무기가 이스라엘 방공망에 추가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보도에서는 한 탄두 안에 약 24개 자탄이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숫자 하나가 곧바로 파괴력 전체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방어 측 입장에서는 한 번에 처리해야 할 표적 수가 늘어난다는 점만으로도 부담이 커진다. ◆ 더 높은 곳서 먼저 끊어야…애로-3 끌어내는 소모전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미사일이 더 낮게 내려오기 전에 상층에서 먼저 끊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여기서 거론되는 것이 애로-3 같은 상층 요격체계다. 자탄이 풀리기 전 단계에서 미사일을 잡아야 이후 부담이 줄기 때문이다. 거꾸로 말하면 이란이 이런 방식으로 미사일을 운용할수록 이스라엘은 더 비싼 상층 요격미사일을 더 자주 써야 한다. 이 대목에서 이번 전술은 단순 타격을 넘어 소모전 성격까지 띤다. 방어망을 한 번에 무너뜨리기보다 방어 측이 더 비싼 자산을 더 빨리 소모하도록 압박하는 방식이라는 뜻이다. 이스라엘이 자탄 분리 이전 단계에서 요격을 시도할수록 애로-3 같은 상층 자산 의존도는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이 시점을 놓치면 종말 단계에서 복수 표적을 감당해야 하는 더 어려운 싸움이 된다. 최근 전황에서도 이런 위협은 반복적으로 거론된다. 텔아비브 일대에서 확산탄 탄두 관련 보도가 이어지면서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미사일 숫자보다 탄두 운용 방식의 변화를 더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예전처럼 “막았느냐, 못 막았느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다만 이를 곧바로 “이스라엘 방공망이 뚫렸다”고 단정하는 것은 과하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더 정확한 표현은 이란이 고고도 자탄 분리 전술로 이스라엘의 종말 단계 방어망 부담을 키우고 상층 요격체계 사용을 압박하고 있다는 쪽에 가깝다. 방어망이 무너졌다기보다 방어 측이 가장 까다로워하는 방식으로 전장을 바꾸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이번 전술의 핵심은 화려한 신무기 과시가 아니다. 하늘에서 갈라지는 순간 방어 측의 시간과 계산을 동시에 빼앗는 데 있다. 한 발이 여러 개로 쪼개지는 그 짧은 순간이 지금 이스라엘 하늘에서 벌어지는 미사일 방어전의 가장 불안한 지점이 되고 있다.
  • 모스크바 패션위크, 300여 디자이너 브랜드 참여하며 국제적 위상 강화

    모스크바 패션위크, 300여 디자이너 브랜드 참여하며 국제적 위상 강화

    모스크바 패션위크(Moscow Fashion Week)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리며 국제적인 패션 행사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이번 행사에는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스페인, 터키 등 다양한 국가에서 300명 이상의 디자이너 및 브랜드가 참여하며 높은 국제적 가시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19일 폐막한 이번 행사는 시작 전부터 높은 관심을 모았다. 참가를 희망하는 브랜드의 지원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서면서, 기존의 잘 알려진 브랜드와 유망한 신진 레이블이 함께 구성된 일정으로 운영됐다. 신진 브랜드에 대한 개방성과 함께 지속가능성 및 다양성에 대한 강조는 이번 봄 패션 캘린더에서 모스크바 패션위크를 가장 주목받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게 한 요소로 꼽혔다. 이번 시즌 러시아 디자이너들은 과감한 실루엣과 시선을 끄는 컬러 팔레트를 중심으로 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모스크바 브랜드 소로카 온 코스(Soroka On Course)는 절제된 댄디즘을 재해석하며, 레드·카키·일렉트릭 블루의 깊은 색조를 통해 엄격하면서도 아이러니가 가미된 현대 여성의 서사를 제시했다. 루반(Ruban)은 시어 오간자와 디스트로이드 가죽을 결합하고, 퍼·메탈릭 디테일·인사이드아웃 스타일링을 더했으며 오버사이즈 백과 스웨이드 프린지 클러치로 완성도를 높였다. 비바 복스(Viva Vox)는 빅토리아 시대의 우아함을 통해 유스 스타일을 재해석하며, 남성 테일코트와 크라바트의 그래픽한 절제미를 크리놀린·버슬의 볼륨감 있는 실루엣과 대비시켜 눈길을 끌었다. 수로바야(Surovaya)는 ‘사이렌(Siren)’ 컬렉션을 통해 신화적 요소와 내면의 드라마를 런웨이에 담아내며 변화와 해방, 그리고 패션을 통한 자기 목소리 찾기를 이야기했고, 사샤 김(Sasha Kim)은 볼륨과 이브닝 글래머를 중심으로 코르셋, 퍼프 스커트, 오간자 케이프를 선보였고, 크리스털, 비즈, 깃털 장식을 수작업으로 더했다. 참가 디자이너들은 모스크바 패션위크가 브랜드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데 공감했다. 러시아 브랜드 리 랩(Li Lab)의 창립자 이베타 마카로바(Ivetta Makarova)는 “모스크바 패션위크에서의 쇼는 리 랩에게 중요한 이정표였으며,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해 줬다. 이곳은 미디어·스타일리스트·바이어·파트너·최종 소비자에게 브랜드가 노출되고 평가받는 매우 전문적인 환경”이라고 밝혔다. 국제 디자이너들 역시 모스크바 패션 위크가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평가했다. 영화, TV, 스포츠 분야의 스타들과 작업해온 터키 디자이너 엠레 에르데모울루(Emre Erdemoğlu)는 이번 시즌 ‘노 어폴로지스(No Apologies)’ 컬렉션을 모스크바에서 선보였으며 과감한 어깨 실루엣과 가죽 디테일, 메탈릭 요소, 블랙·레드·아이보리 컬러 팔레트를 통해 자신감을 표현했다. 그는 타르칸(Tarkan)과 갈라타사라이 소속 공격수 마우로 이카르디(Mauro Icardi) 등과의 협업으로 알려져 있다. 엠레 에르데모울루는 “모스크바 패션 위크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국제적 가시성을 높인다는 점이다. 강력한 미디어 노출과 디지털 확장성, 그리고 다양한 시장의 바이어와 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함으로써 디자이너들이 로컬을 넘어 더 넓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제이앤코슈, 창립 10주년 맞아 글로벌 도약 비전 선언

    제이앤코슈, 창립 10주년 맞아 글로벌 도약 비전 선언

    ㈜제이앤코슈(대표 장유호)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향후 10년의 글로벌 도약 비전을 선언했다. 회사는 2016년 3월 법인을 설립한 후, 같은 해 ‘펩타이드 볼륨 에센스’를 출시하면서 펩타이드 기반의 프리미엄 더마 안티에이징 스킨케어 브랜드 닥터펩티(Dr.Pepti)를 공식적으로 선보였다. 이후 닥터펩티는 2022년 제59회 무역의 날 500만 불·2023년 제60회 무역의 날 700만 불 수출의 탑 수상 등의 성과를 기록하며 기능성 스킨케어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했다. 또한 2025년 중국 ‘소비기(消費記)’가 선정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 TOP 100’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경쟁력도 입증했다. 닥터펩티는 2019년 중국 지사 설립을 시작으로 베트남·일본 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확장을 지속해 왔다. 특히 2023년에는 일본 LOFT·PLAZA 오프라인 매장 입점과 베트남 앰버서더를 발탁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강화했다. 2025년에는 베트남 FDI 유명 브랜드 TOP 10에 선정되며 현지화 전략 기반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또한 전국 이마트 79개 매장 입점을 통해 국내외 유통망을 동시에 확대하며 브랜드 접근성을 강화했다. 2026년부터는 병원, 클리닉, 약국 중심의 전문가 채널 확대 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올해 1월 광동제약 KD-Shop과의 협약을 통해 전국 약국 유통망 확대에 나섰으며, 용산 초대형 약국 메디킹덤, 강남 복합 웰니스 허브 웰니스 하우스 서울 스토어 등 다양한 전문 채널에 잇따라 입점하며 신뢰 기반 더마 브랜드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디자인 연구소 및 마케팅 전문 법인 등을 새롭게 설립하며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부 역량도 고도화하고 있다. ㈜제이앤코슈 장유호 대표는 “지난 10년이 닥터펩티를 중심으로 펩타이드 전문 브랜드로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글로벌 스킨케어 카테고리를 선도하는 브랜드로 도약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마존·틱톡샵 등 글로벌 플랫폼을 중심으로 닥터펩티를 K-뷰티 대표 스킨케어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동시에, 시니어 타깃 건강기능식품 등 신규 카테고리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베트남에서도 글로벌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3월 21일 하노이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닥터펩티 더 나이트 갈라 2026’에는 현지 바이어, 파트너사, VIP 및 인플루언서 등 300명 정도가 참석했다. 특히 베트남 홍보대사 바오 응옥(Bảo Ngọc·Miss Intercontinental 2022 / Miss World Vietnam 2022)이 참석하며 베트남 내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했다. 이 자리에서는 베트남 병원·약국 등 전문가 채널 확대 및 오프라인 리테일 확장을 통해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닥터펩티를 베트남 시장 내 K-뷰티 안티에이징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도 공유됐다.
  • 남매가 부르는 4·3의 노래… 70년 걸렸다, 마지막 한마디 “헛, 참… 헛, 참”

    남매가 부르는 4·3의 노래… 70년 걸렸다, 마지막 한마디 “헛, 참… 헛, 참”

    ‘기쁘다는 말 몰랐습니다/당신의 아이가 당신 목숨 갑절도 더 넘길 때까지/슬픔도 하도 슬프면 눈물마저 숨는 법’(허영선의 시집 ‘법 아닌 법 앞에서’에 실린 시 ‘법 앞에서’ 일부) 제78주년 제주4·3사건 추념식을 앞두고 제주에서 한 남매가 동시에 4·3을 주제로 한 책을 내 화제가 되고 있다. 누나는 시로, 동생은 기록과 논픽션으로 비극적인, 너무나 비극적인 4·3의 기억을 자신만의 언어로 소환하고 있다. 허 시인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8년 동안 4·3연구소장을 맡아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지내다 보니 정작 나 자신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며 “이번 두 권의 시집을 내면서 8년 만에 스스로를 성찰하는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간한 시집 ‘법 아닌 법 앞에서’와 ‘우린 천둥의 밤을 지나온 자들이어서’는 4·3을 정면으로 응시한 작품들이다. 허 시인은 4·3을 어려워하는 독자들에게 관념적인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대중적인 언어로 다가서고자 했다. 특히 ‘법 아닌 법 앞에서’는 4·3 관련 재심 재판이 열린 법정을 직접 찾아가 유족들의 증언을 듣고 풀어내 그들의 생애를 기록한 법정일기라 할 수 있다. 시가 된 법정이자 시가 된 역사인 셈이다. ‘70년 만의 답’이라는 시의 일부에서 한 할머니의 생애를 유추해볼 수 있다. ‘할머니, 더 할 말이 없을까요? /어수다 아무것도 엇수다/똑똑히 들었다/법정 문밖까지 멈추지 않던/갈라지고 찢어지는 숨비소리/그 마지막 한마디/헛헛한 그말/ 70년 걸렸다/ 헛, 참/ 헛, 참/ 헛, 참’ ‘법 아닌 법 앞에서’가 그들의 법정일기라면 ‘우린 천둥의 밤을 지나온 자들이어서’는 여인들과 아이들의 이야기다. 허 시인은 ‘눈보라에 빠지듯 나와 말을 걸었던 그 목소리들이 내 주변에서 푹푹 배회하고 있어서’, ‘그 겨울의 눈폭풍을 통과한 여인들은 쓸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는 소리 없는 전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일곱 살에 가문이 절멸했는데 밤은 끝없이 이어지는 기억이어서’ 그녀의 고독을 기억하기 위해 노래한다. 그리고 참는 법과 견디는 법을 먼저 배운 아이들, 울어야 할 때 울지 못했던 아이들, 4·3이란 부호만 나와도 가슴이 탕탕탕 친다는 깊은 트라우마 등 그 현재성을 드러낸다. 허 시인은 “증언집을 읽지 않아도 그들 삶의 행간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기억을 붙들었다”고 소회했다. 김시종 재일시인은 “4·3사건에 대한 끝나지 않는 기억이 이것을 계승하는 자를 겸허하게 만든다”며 “사유의 깊이를 바다 울음의 여운처럼 진동시키는 음운의 힘에 경악했다”고 평했다. 동생 허호준 전 한겨레신문 기자는 ‘4·3, 기억의 폭풍 속으로’와 ‘4·3, 아카이브로 본 역사’ 두 권을 동시에 펴냈다. 허 전 기자는 “기자 생활 30년 동안 취재한 기록을 정리한 책”이라며 “29세 때 다랑쉬굴 취재를 시작으로 2024년까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채진규와 이명복 두 사람의 삶을 따라가면서 인간성을 조명하고 있다. 정지아 작가의 추천사처럼 “이 책의 문장을 따라가노라면 당신의 심장은 어느덧 뜨겁게 뛰기 시작할 것이다. 분노로, 죄책감으로, 그리고 감사로.” 그의 전작 ‘4·3, 19470301–19540921, 기나긴 침묵 밖으로’(2023)는 4·3의 전개 과정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복원해 대표적인 입문서로 평가받았다. 이번 신간 ‘기억의 폭풍 속으로’는 채진규와 이명복 두 인물의 삶을 따라가며 4·3을 체험하게 하는 이야기이고, ‘아카이브로 본 역사’는 기록과 자료를 통해 사건을 증명하는 책이다. 허 전 기자는 “한 권은 삶을 통해 4·3을 경험하게 하는 책이고, 다른 한 권은 기록으로 그 사실을 입증하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취재기자로 활동하면서도 언제나 현장에 있기를 고집해온 저자의 ‘전사불망 후사지사(前事不忘 後사지사·앞의 일을 잊지 않아 뒤의 일의 스승으로 삼는다)’의 마음으로 뜨겁게 뛰는 심장을 보는 듯하다.
  • 바위 능선 위로 펼쳐지는 양주의 얼굴, 불곡산 [두시기행문]

    바위 능선 위로 펼쳐지는 양주의 얼굴, 불곡산 [두시기행문]

    서울 북쪽, 산줄기를 따라 이어지던 흐름이 잠시 숨을 고르는 지점에 자리한 산이 있다. 불곡산은 소요산에서 도봉산과 북한산국립공원으로 이어지는 산세에서 갈라져 나온 낙맥 위에 자리한 산이다. 해발 470m로 높지는 않지만, 오래전부터 양주의 진산으로 여겨져 온 상징적인 존재다. 양주 일대는 신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비교적 넓은 평지와, 이를 둘러싼 400~500m급 산지들이 어우러진 분지형 지형을 이룬다. 남쪽이 높고 북쪽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지형 덕분에 물길은 자연스럽게 북쪽으로 흐르고, 그 흐름은 동두천을 지나 한탄강으로 이어진다. 이런 지형적 특징은 불곡산 정상에 올랐을 때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다. 사방으로 시야가 열리며 양주와 의정부 일대의 지형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면은 이 산이 왜 지역의 중심 산으로 불렸는지를 납득하게 만든다. 불곡산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바위 능선이다. 산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곳곳에 솟은 기암들이 이어지며 오밀조밀한 산세를 만든다. 특히 상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구간은 짧지만 긴장감 있는 암릉 산행을 선사한다. 서울 근교의 인기 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적한 편이라, 주말에도 비교적 여유 있게 산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봄이 되면 산은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능선을 따라 번지는 진달래가 산 전체를 은은하게 물들이며, 바위와 어우러진 풍경은 화려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계절의 변화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는 이유다. 산 중턱에는 작은 사찰 하나가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 바로 백화암이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신라 시기의 승려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데, 정확한 창건 연대는 문헌마다 차이가 있어 설화로 전해지는 부분이 크다. 다만 오래전부터 이 산을 오르는 이들에게 쉼터 같은 공간으로 존재해온 것은 분명하다. 백화암 아래 약수터는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등산객들 사이에서 작은 명소로 자리 잡았다. 불곡산의 매력은 산에만 머물지 않는다. 산 아래 유양동 일대에는 옛 양주목의 중심지였던 역사적 흔적들이 남아 있다. 양주향교와 관아 터, 그리고 전통 공연으로 이어져 온 양주별산대놀이 전수 공간 등은 단순한 등산을 넘어 지역의 시간을 함께 느끼게 한다. 산을 오르고 내려오는 짧은 여정 속에서 자연과 역사, 그리고 이야기가 겹겹이 쌓이는 셈이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주변으로 발걸음을 넓혀보는 것도 좋다. 인근의 장흥관광지와 송추유원지, 일영유원지 등은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주며, 가볍게 들르기 좋은 코스다. 자연과 문화시설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 하루 일정으로 묶기에도 부담이 없다.
  • “복권 당첨 0%”라던 수학강사, 5억 받자 친구들과 나눈다는데…“대놓고 광고” [두 시선]

    “복권 당첨 0%”라던 수학강사, 5억 받자 친구들과 나눈다는데…“대놓고 광고” [두 시선]

    복권 당첨은 확률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해온 한 수학 강사가 즉석복권 1등에 당첨됐다는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 반응이 갈렸다. 사연만 보면 친구들과 당첨금을 나누겠다는 훈훈한 미담이다. 하지만 온라인 분위기는 달랐다. “광고 같다”, “너무 잘 짜인 이야기 같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반면 일부는 “선행을 해온 사람에게 좋은 일이 온 것”이라며 축하했다. 복권 수탁사업자 동행복권에 따르면 최근 서울 광진구 광나루로의 한 판매점에서 판매된 ‘스피또1000’ 104회차에서 수학 강사 A씨가 1등에 당첨돼 5억원을 받게 됐다. 공개된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지인들과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교환하지 않은 소액 당첨 복권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자 자신도 지갑 속 복권을 떠올렸다. 이들은 당첨금 1만원을 모아 스피또1000 10장으로 바꿨다. 함께 확인하던 중 1등이 나왔다. A씨는 처음엔 이를 지나쳤지만 친구가 다시 확인한 뒤 당첨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A씨는 평소 “수학적 확률로 보면 복권 당첨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자주 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첨금으로 코로나19 시기 학원 운영 악화로 생긴 부채를 갚겠다고 했다. 이어 함께 있던 친구들과도 약속대로 나누겠다고 밝혔다. 또 한부모 가정과 조손 가정 아동을 상대로 무상 교육을 해온 사연도 함께 소개됐다. ◆ 훈훈한 미담인가, 너무 매끈한 서사인가 이 사연을 좋게 본 이들은 당첨 사실보다 당첨 뒤 태도에 주목했다. A씨가 당첨금을 혼자 갖지 않고 친구들과 나누겠다고 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도운 이력까지 알려지면서 “선행이 돌아온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실제 댓글 중에는 “축하한다”, “돈보다 우정이 더 값지다”는 취지의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더 큰 주목은 냉소적인 반응이 받았다. 공감이 많이 붙은 댓글 상당수는 “대놓고 광고 같다”, “우정 소설 같다”, “복권 판매용 기사 아니냐”는 식이었다. 특히 “복권 당첨은 확률상 불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이 왜 복권을 샀느냐”는 지적이 반복됐다. 이야기가 너무 정돈돼 있어 오히려 더 못 믿겠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 독자들이 더 민감하게 본 건 ‘당첨’보다 ‘홍보 냄새’였다 포털 상위 댓글에는 “대놓고 광고”, “소설 잘 봤다”, “복권 장사 안 되나 보네”, “불가능이라던 사람이 복권을 산 것부터 이상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독자는 기사 문장 자체가 정보 전달보다 홍보 문구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복권 당첨 소식이 예전처럼 마냥 부러움의 대상이 되지 않는 분위기도 드러났다. 독자들은 당첨 사실보다 먼저 서사의 의도부터 의심했다. 결국 이번 사연은 5억원 당첨 자체보다 그 서사를 받아들이는 독자들의 시선을 보여줬다. 누군가에게는 “선행의 보답”으로 읽혔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너무 잘 만든 광고성 미담”으로 읽혔다. 같은 이야기라도 이제 독자들은 결말보다 구조를 먼저 본다. 이번 댓글창이 갈라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 [기고] 우리의 길은 중국과 다름에 있다

    [기고] 우리의 길은 중국과 다름에 있다

    올해 중국 춘제(春節) 최고의 인기 스타는 휴머노이드였다. 춘제 갈라쇼에서 휴머노이드들이 공중제비를 돌고 아이들과 쿵후 약속 대련을 하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 전파를 탔다. 지난해 빨간 손수건을 들고 뒤뚱뒤뚱 어색한 걸음걸이로 오와 열을 맞추는 수준의 군무에도 세계가 경탄했는데 중국의 휴머노이들은 불과 1년 사이 오작동으로 넘어진 척 연기까지 했다. 중국에서 휴머노이드가 신속하게 발전한 여러 원인 중 하나는 역설적이게도 관련 법률의 부존재다. 중국에서 법률은 목동이 양떼를 몰 듯 처음에는 앞서 나가는 현실을 방임하는 것 같지만 선을 넘어 과하게 무리를 벗어나는 양은 엄하게 통제하는 패턴을 띤다. 가성비 높은 인공지능(AI)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중국 회사 딥시크는 2023년 7월 설립됐는데, 중국 국가인터넷정보사무처가 반포한 ‘생성형 AI 서비스 잠정 관리 방법’은 같은 해 8월부터 시행됐다. 올해 춘제에서 휴머노이드가 세상을 놀라게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2월 말 공업과정보화부 산하 ‘휴머노이드 및 현물형 AI 표준화 기술위원회’는 관련 표준 시스템(2026년판)을 반포했다. 이는 휴머노이드 산업체인 전반, 라이프 사이클 표준에 관한 중국 최초의 국가 차원 규정으로 휴머노이드 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법률 통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 평가된다. 신흥산업 굴기에는 지방정부도 중앙정부와 박자를 맞추는데 항저우시가 제정한 ‘현물형 AI 로봇 산업 발전 조례’에는 중국 지방법규 최초로 휴머노이드에 관한 정의 규정을 뒀다. 중국의 이런 쌍끌이 법규 시스템은 현실에서 발생하는 문제들과 끊임없이 밀당을 하며 관련 산업의 파이를 키움과 동시에 규제 감독의 그물코도 촘촘하게 만들어 간다. 중국도 최고인민회의나 상무위원회에서 제정하는 법률이 있지만 생성형 AI, 휴머노이드, 현물형 AI와 같이 낯선 분야들은 현업 부서에서 제정한 가이드라인 수준의 급이 낮은 법규들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이렇듯 ‘장밋빛 현실이 법률적 당위를 선도하는 시스템’은 중국의 빠른 성장에 큰 동력을 제공했다. 이러한 중국 시스템은 최대한 여러 부정적인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많은 이익단체 의사를 수렴하며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비해 법률을 제정하려는 우리의 사고와는 분명히 다르다. 그러나 누가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중국 휴머노이드 굴기를 보며 자괴감을 느끼거나 이를 보여주기식 산물로 폄하하며 중국의 물량 공세에 대해 우리는 질적 성장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기술이 서방으로 가면 진출, 중국으로 가면 유출이라고 평가하는 경직된 이분법적 사고하에서 일등, 선두, 격차를 강조하는 우리의 대안들이 단순히 구호에만 그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에는 법률을 대하는 시각 외에도 수많은 분야에서의 다름이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다름을 우열로 인식하지 말고 서로 다름 속에서 우리만의 강점을 찾아내는 노력일 것이다. 허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 제주 바다가 허락한 길, 서건도를 걷다 [두시기행문]

    제주 바다가 허락한 길, 서건도를 걷다 [두시기행문]

    제주 서귀포 해안에는 하루 두 번, 바다가 길을 내어주는 특별한 섬이 있다. 서건도는 제주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자리한 작은 섬으로, 썰물 때가 되면 바닷물이 양옆으로 물러나며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른바 ‘제주의 모세의 기적’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자연이 만들어낸 가장 신비로운 장면 가운데 하나로, 많은 이들이 그 순간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특히 서건도는 제주 올레길 7코스에 포함된 구간으로, 걷기 여행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장소다. 외돌개에서 시작해 월평포구까지 이어지는 이 코스는 제주 바다의 풍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길로 꼽히는데, 그중에서도 서건도 구간은 자연이 만들어낸 특별한 체험이 더해지는 지점이다. 올레길을 걷다 보면 바다가 열리는 시간에 맞춰 섬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마주하게 되고, 여행의 흐름 속에서 또 하나의 장면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바다가 갈라지는 시간에 맞춰 해안에 서 있으면, 점차 드러나는 갯벌 위로 길이 이어지고 그 끝에 서건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좌우로 넓게 펼쳐진 갯벌은 많게는 10m 이상 드러나며, 사람들은 그 위를 따라 천천히 섬으로 향한다. 발밑에서는 조개와 낙지 같은 해산물을 만나는 재미도 있어 체험 관광지로서의 매력도 크다. 이 현상은 조수간만의 차가 큰 시기에 하루 2번 정도 나타나며, 특히 보름이나 그믐 무렵 사리 기간에 가장 극적으로 펼쳐진다. 때문에 방문 전 물때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서건도는 ‘썩은섬’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는 섬의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바다 속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이 섬은 응회암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암석은 쉽게 부서지는 특징을 지녀 마치 썩은 바위처럼 보인다. 이러한 특성에서 ‘썩은섬’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후 발음이 변형되며 오늘날의 서건도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작은 규모의 섬이지만 그 안에 담긴 시간은 깊다. 서건도에서는 기원전 1세기경으로 추정되는 토기 파편과 동물 뼈, 주거 흔적이 발견되며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드나들던 공간이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섬 북쪽과 남쪽이 서로 다른 화산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지질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장소로 평가된다. 바다 위에 놓인 화산탄과 층리를 이루는 퇴적층은 이곳이 자연의 형성 과정을 고스르히 간직한 현장임을 말해준다. 섬 주변의 풍경 또한 다채롭다. 조이통물에서 흘러나온 담수가 바다와 만나는 조간대 ‘너븐물’은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공간을 이루며, 때로는 이 앞바다에 돌고래 떼가 나타나기도 한다. 자연의 변화와 생명의 흐름이 동시에 느껴지는 곳이다. 현재 서건도는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가볍게 둘러보기에도 좋다. 올레길을 걷다 잠시 방향을 틀어 섬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길 위로 돌아오는 경험은 이 구간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바닷길이 열리고 닫히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서건도는 단순한 목적지가 아니라 자연의 리듬을 직접 체감하게 하는 하나의 장면으로 남는다. 짧은 거리, 작은 섬이지만 그 안에서 만나는 풍경과 경험은 결코 가볍지 않다. 서건도는 걷는 여행 속에서 우연처럼 마주하는 기적 같은 공간이며, 제주 바다가 건네는 가장 인상적인 순간 중 하나로 오래 기억된다.
  • 청옥산, 바람과 초원이 빚어낸 평창의 풍경 [두시기행문]

    청옥산, 바람과 초원이 빚어낸 평창의 풍경 [두시기행문]

    강원도 평창의 깊은 산자락, 해발 1256m의 청옥산은 그 이름부터 특별하다. 곤드레와 더불어 ‘청옥’이라 불리는 산나물이 풍부하게 자생하던 데서 유래된 이름으로, 예로부터 이 산은 자연이 내어주는 먹거리와 함께 살아온 공간이었다. 지금도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사람의 손길보다 자연의 시간이 먼저 스며든 풍경이 이어진다. 청옥산은 백두대간에서 갈라진 산줄기 위에 자리하며, 전반적으로 완만하고 부드러운 능선이 특징이다. 험준한 암릉 대신 흙길과 숲길이 이어져 산행의 부담은 덜고, 대신 걷는 내내 시야가 열리는 구간과 숲이 교차하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전체 산행은 약 5시간 소요되며, 정상 부근에는 삼신신앙과 관련된 대본사가 자리해 이곳이 단순한 산을 넘어 신앙의 공간으로도 이어져 왔음을 보여준다. 이 산의 가장 상징적인 공간은 단연 청옥산 육백마지기다. 해발 약 1250m에 펼쳐진 이곳은 이름 그대로 과거 넓은 개간지였던 평원으로, ‘마지기’라는 옛 농경 단위에서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지금은 드넓은 초원이 능선을 따라 펼쳐지며, 일반적인 산 정상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육백마지기는 ‘한국의 알프스’라 불릴 만큼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능선을 따라 줄지어 선 풍력발전기 15기가 만들어내는 장면은 이곳을 대표하는 풍경이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이면 거대한 날개가 천천히 돌아가고, 그 아래로는 초원이 물결처럼 흔들리며 장대한 자연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특히 이곳은 계절마다 다양한 야생화가 피어나는 곳으로, 초여름이면 데이지 군락이 초원을 하얗게 물들이며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청옥산 전망대 또한 이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육백마지기 정상부에 자리한 이 전망대는 화려한 시설보다는 주변 풍경과 조화를 이루는 소박한 목조 정자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나 그곳에 올라서면 겹겹이 이어지는 산 능선과 광활한 초원, 그리고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 인근에는 간단히 쉬어갈 수 있는 카페와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잠시 머물며 풍경을 즐기기에 좋은 공간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청옥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전통적인 산길이고, 다른 하나는 나무 데크로 조성된 무장애 나눔길이다. 총 1km 길이의 이 데크길은 휠체어나 유모차도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산 정상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전망대에서 약 20분이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코스다. 한편 청옥산 일대는 고랭지 농업이 이루어지는 지역이기도 하다. 평원에서는 무와 배추 같은 채소가 재배되며, 특히 이곳에서 나는 ‘중갈이무’는 배처럼 단맛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 풍경뿐 아니라 이 지역의 생활과 문화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는 점에서 청옥산은 더욱 입체적인 매력을 지닌다. 주변으로는 청옥산 도깨비길, 산너미목장, 수하계곡 등 다양한 자연 명소가 이어져 있어 함께 둘러보기에도 좋다. 청옥산은 단순히 정상에 오르는 산이 아니라, 넓은 초원과 바람, 그리고 사람의 삶이 겹쳐진 공간이다. 그 중심에 자리한 육백마지기는 이 산의 풍경을 완성하는 가장 넓고도 특별한 무대라 할 수 있다.
  • “지도부 통째로 날아갔다”…이란 권력 공백, 실권 누가 쥐었나 [핫이슈]

    “지도부 통째로 날아갔다”…이란 권력 공백, 실권 누가 쥐었나 [핫이슈]

    이스라엘과 미국이 연쇄 공습을 이어가며 이란 권력 핵심부를 정면으로 타격했다. 최고지도자는 모습을 감췄고, 핵심 실세와 군 수뇌부는 줄줄이 제거됐다. 권력을 떠받치던 축이 무너지면서 지금 이란에서는 누가 실제 통치하는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 빠졌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AP통신, BBC,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이번 공습이 이란 정치·군사 지도부를 연쇄적으로 무너뜨리며 의사결정 체계를 직접 흔들었다고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휘 공백으로 대응이 지연되는 징후까지 포착됐다. 외신들은 이란이 즉각 붕괴 단계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정상적인 통치가 어려운 혼란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 권력 핵심 인물들이 줄줄이 사라졌다.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해 알리 라리자니 전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골람레자 솔레이마니 바시즈 민병대 총지휘관, 에스마일 하티브 정보부 장관 등이 잇따라 제거됐다. 후계자로 거론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마저 모습을 감추면서 권력 공백 우려는 급격히 커졌다. ◆ “누가 통치하나”…사라진 권력 중심 지금 이란에서 가장 큰 변화는 권력의 중심 자체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최고지도자를 정점으로 성직자, 정치 엘리트, 군부가 균형을 유지했지만, 이번 공습이 그 정점을 무너뜨리며 권력을 묶어주던 축도 함께 붕괴했다. 그 빈자리를 놓고 군부와 정보·보안 라인, 군 출신 정치 인물들이 동시에 부상하고 있다. 에스마일 카니 쿠드스군 사령관을 비롯해 정치권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 등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거론된다. 권력은 더 이상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 않는다. 여러 권력 축이 동시에 움직이며 의사결정을 나누는 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외신들이 ‘권력 공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IRGC가 나섰다…그러나 한 사람이 아니다 이 공백을 가장 먼저 메운 세력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다. 전시 상황이 이어지자 군부가 전략 판단과 작전 지휘를 사실상 주도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주요 결정에서 민간 권력보다 군부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권력은 특정 인물에게 집중되지 않는다. 군 수뇌부가 연쇄적으로 제거되면서 IRGC 내부에서도 권력이 여러 축으로 갈라졌다. 해외 작전을 담당하는 쿠드스군, 내부 통제를 맡은 정보·보안 라인, 군 출신 인물들이 각자 역할을 나눠 영향력을 행사한다. 결국 IRGC는 단일 지도자가 아닌 집단 형태의 권력 구조로 움직이고 있다. ◆ “군부 장악 아니다”…분산된 권력이 전쟁 바꾼다 외신들은 현재 상황을 ‘군부 장악’이 아닌 권력 분산으로 해석한다. 군부가 전면에 나선 것은 사실이지만, 최고 지휘부가 무너지면서 중앙 지휘 체계는 오히려 약화했다는 평가다. 이 변화는 전쟁 양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휘 체계가 분산될수록 대응 속도는 빨라질 수 있지만, 전략의 일관성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외교보다 군사 대응이 앞서는 흐름도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지금 이란은 단일 지도자가 통치하는 체제도, 완전히 붕괴된 상태도 아니다.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여러 권력 축이 동시에 움직이는 과도적 분산 권력 체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 구조 변화가 중동 전쟁의 흐름을 뒤흔들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2억 1500만 년 전에 어릴 땐 네 발, 커서는 두 발로 걸어 다녔던 동물은? [다이노+]

    2억 1500만 년 전에 어릴 땐 네 발, 커서는 두 발로 걸어 다녔던 동물은? [다이노+]

    그리스 신화의 스핑크스는 “목소리는 같지만 아침에는 발이 4개, 점심에는 2개, 저녁에는 3개가 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수수께끼를 내서 맞히지 못하는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이었다. 신화 속 정답은 사람이지만, 사실 이 정답에는 문제가 있다. 아기는 실제로 네 발로 걷기보다 두 발로 걷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에 가깝기 때문이다. 인간의 아기는 네 발로 민첩하게 움직이지 못한다. 오히려 과학자들이 찾은 정답은 오래전 사라진 고생물에 있었다. 2억 1000만~2억 1500만년 전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역에 살았던 초식 공룡인 무스사우루스 파타고니쿠스(Mussaurus patagonicus)는 새끼 때는 네 발로 걷다가 성체가 되면 두 발로 걷는 형태로 성장했다. 물론 새끼 때도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새끼 때와 성체가 됐을 때의 생태학적 지위와 생활 방식이 다른 것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17일 학계에 따르면 앨리엇 아머 스미스가 이끄는 워싱턴 대학 및 버크 박물관의 과학자들은 공룡만 이렇게 독특한 성장 패턴을 지닌 게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애리조나주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 국립공원에서 2014년부터 트라이아스기 후기(2억 2500만년에서 2억 100만년 전) 지층을 발굴하고 있다. 연구팀은 여기서 3000점이 넘는 화석을 발굴했는데, 이 가운데 950개가 멸종한 악어형류인 손셀라수쿠스 세드루스(Sonselasuchus cedrus)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악어류는 공룡의 조상과 갈라진 후 트라이아스기에 더 빠르게 진화해 다양한 생태학적 지위를 차지했다. 손셀라수쿠스는 그 가운데 개 정도 크기의 소형 파충류로 크게 번성한 무리였다. 손셀라수쿠스는 후손 없이 멸종한 악어류인 악어형류에 속하는데, 지금 우리가 보는 악어와는 사뭇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이들은 현재의 악어처럼 반수생 파충류가 아니라 육지 생활에 적응한 파충류로 훨씬 민첩하게 움직였다. 연구팀은 새끼부터 몸길이가 64cm 정도 되는 성체의 화석까지 분석해 손셀라수쿠스가 새끼 때는 네 발로 움직이지만, 성체가 되면 두 발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성체 손셀라수쿠스가 현생 악어와 별로 닮지 않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전혀 다른 종류의 생물과 닮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손셀라수쿠스 성체가 속이 빈 뼈나 큰 안와(눈이 들어가는 자리), 이빨 없는 부리와 두 발로 걷는 특징 등 오르니토미미드(Ornithomimidae) 수각류 공룡과 비슷한 특징을 지녔다는 점을 확인했다. 물론 수각류 공룡보다 더 이른 시기에 진화한 생물이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를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형태로 진화하는 수렴 진화의 결과로 보고 있다. 나중에 등장하는 타조를 닮은 수각류 공룡과 비슷하게 민첩하게 지상을 이동하면서 곤충이나 식물을 먹는 악어형류였다는 이야기다. 작지만 민첩한 몸 덕분에 손셀라수쿠스는 당시 크게 번성했다. 현재도 발굴 작업을 진행 중인 연구팀에 따르면 발굴 10년이 넘었는데도 새로 발견되는 화석이 줄어들지 않을 정도로 개체 수가 많았다. 이렇게 성공했던 동물이 왜 나중에 등장하는 공룡과의 경쟁에서 밀려 육상에서 생태학적 지위를 넘겨주게 됐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과학자들은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