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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롱이’ 철벽수비 빛났다

    ‘초롱이’ 이영표(28·토트넘 홋스퍼)가 6경기 연속이자 시즌 12번째 풀타임 출장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영표는 26일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 홈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시즌 18차전 버밍엄 시티와의 경기에서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장해 빈틈없는 수비실력을 뽐냈다. 시즌 13차례 출전에 12번째 풀타임 출장. 팀은 ‘아일랜드산 골사냥꾼’ 로비 킨(25)의 페널티킥 득점과 ‘잉글랜드 차세대 득점왕’ 저메인 데포(23)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하며 시즌 9승7무2패 승점 34를 기록,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이영표는 이날 특기인 오버래핑을 자제하고 포백 라인을 지키며 수비에만 집중했다. 팀이 최근 5경기에서 9실점하며 극도의 수비 불안을 보인데다 지난 18일 미들즈브러전 3실점 가운데 2점이 자신의 빈자리에서 나온 것도 부담이었다.이 때문에 이영표는 이날 승리에 목마른 버밍엄 시티 공격진의 파상 공세를 온몸으로 저지하는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6경기만의 팀 무실점 경기를 이끌었다. 결승골은 후반 13분 터졌다. 킨이 벌칙구역 안에서 상대 수비 매튜 업슨의 반칙을 유도한 뒤 차분하게 오른쪽으로 차넣은 것. 이후 리그 19위로 2부리그 강등 위기에 처한 버밍엄 시티가 만회골을 위해 맹공을 펼쳤지만 토트넘은 인저리 타임에 데포가 25m가량 단독 드리블로 수비를 제친 뒤 골키퍼도 꼼짝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그물을 가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편 리그 최강 첼시는 같은 시간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리그 중하위권팀인 풀럼과의 홈경기에서 3-2로 승리하며 시즌 16승1무1패 승점 49점으로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첼시는 전반 3분 윌리엄 갈라스와 24분 프랭크 람파드의 연속골로 승기를 잡았다 맥브라이드와 헬게슨에게 연이어 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29분 터진 에르난 크레스포의 결승골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천성산계곡 말랐다”

    지율 스님이 거듭 장기 단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공사로 인해 지하수 유출이 현실화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측도 경위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녹색연합은 26일 “천성산 원효터널의 사갱(斜坑·본 터널에서 갈라진 비상용 갱도)이 뚫리고 있는 경남 양산시 웅상읍 일대 계곡물이 완전히 말랐거나 유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반면 사갱을 통해서는 많은 물이 흘러나오고 있어 터널공사로 인해 지하수 유출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또 “주남천·소주천·혈수천 등 인근 계곡물이 마른 것은 사갱 공사가 지하수맥을 건드리는 바람에 지하수가 계곡으로 흐르지 않고 사갱으로 빠져버린 탓”이라면서 “즉각적인 공사중지와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터널공사가 진행 중인 인근 지역주민들도 “수십년 동안 계곡물이 한번도 마른 적이 없었는데 사갱공사가 시작된 후 처음 맞은 갈수기에 갑자기 말라버렸다.”고 증언했다고 녹색연합은 전했다.녹색연합 관계자는 “계곡수 고갈은 앞으로 천성산 논란의 새로운 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이에 대해 “사갱을 통해 계곡물이 새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터널공사와 연관성 여부에 대해선 좀 더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동안 터널공사로 인한 지하수 유출을 주장해 온 지율 스님은 현재 지인들과 연락을 끊은 채 모처에서 100여일 가량 단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호 박승기기자 unopark@seoul.co.kr
  • ‘발레 하이라이트’로 여는 2006 희망의 새해

    강수진, 유지연, 배주윤, 이원국, 김주원, 이원철…. 발레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할 화려한 무대가 신년 벽두부터 열린다. 새해 1월4일과 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립발레단(예술감독 박인자) 주최로 선보이는 ‘2006 희망의 새해를 여는 스페셜 신년 갈라’. 해외에서의 활약이 눈부신 한국 출신의 스타 무용수들이 한자리에서 기량을 겨루는, 한해에 두번 만나기 어려운 프로그램으로 공연계의 화제이다. 국내 최고의 발레리나이자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은 강수진(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 출연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반색할 팬들이 많을 듯. 거기에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에서 뛰고 있는 배주윤, 러시아 키로프 발레단의 유지연 등 ‘해외파’가 가세한다. 지난해 12월 ‘호두까기 인형’을 끝으로 무대를 떠났던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원국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어 반갑다. 또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주원, 이원철, 장운규 등도 탄탄한 기본기로 개성을 뿜어낼 예정이다. 무대를 더욱 역동적으로 다듬어줄 해외 스타들도 눈에 띈다. 최근 몇년 동안 국내 팬들도 꽤 많이 끌어모은 러시아 키로프 발레단의 이고르 콜브, 볼쇼이 발레단의 안드레이 볼로틴 등이 온다. 화제작들의 하이라이트만을 간추린 덕분에 한눈 팔 틈이 없다는 점은 갈라 프로그램 최고의 미덕. 이번에도 국내 관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들이 엄선됐다. 이틀간의 공연에서 소개될 레퍼토리는 각각 11편. 장운규가 주도한 40여명의 국립발레단 단원들이 발란신의 대표작 ‘심포니 인 C’로 막을 연다.9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립발레단 정단원으로 발탁된 신인 김리회의 기량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강수진의 대표작 ‘카멜리아 레이디’ 중 블랙 파드되, 배주윤의 ‘에스메랄다’ 중 그랑 파드되, 김주원·이원철의 ‘차이코프스키 파드되’, 김지선·이원국의 ‘스파르타쿠스’ 중 아다지오, 전효정·정주영의 ‘스프링 워터’, 홍정민·김준범의 ‘파리의 불꽃’ 중 그랑 파드되, 윤혜진·김현웅의 ‘돈키호테’ 중 그랑 파드되,‘바우치사라이의 샘’ 등이 공연된다. 이들 가운데 최대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강수진의 블랙 파드되일 것이다.1999년 강수진에게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최고 여성무용상을 안긴 작품으로, 이번에는 프랑스 파리오페라 발레단의 마뉴엘 레그리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이처럼 한국, 독일, 러시아, 프랑스 발레단원들의 역량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이 공연의 매력포인트로 꼽힐 만하다. 협연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 후쿠다 가즈오. 만 5세 이상.5만∼15만원.(02)587-6181.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울광장] 대통령님, 올 초 약속 지키셨나요/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통령님, 올 초 약속 지키셨나요/진경호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님, 기억하십니까. 올해를 여는 대통령의 모습은 그 전 어느 해보다 따뜻하고 활력이 넘쳤습니다. 탄핵을 딛고 일어서 선진한국을 기치로 우리 사회의 희망을 얘기했습니다.“민주주의의 핵심은 화해와 포용”이라며 통합과 관용을 강조했습니다.“많이 배웠고, 더 넓어지려 한다.”는 말로 집권 3년차 대통령의 성숙함을 내보였습니다. 보수언론들조차 “대통령 코드가 바뀌었다.”고 반겼습니다. 의욕도 넘쳤습니다. 경제활력 회복과 양극화 해소, 정부 혁신, 투명사회 건설 등 사회 구석구석에 눈길과 손길을 건넸습니다. 올 한해 많은 걸 이뤘습니다. 균형발전을 위한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지방혁신도시 건설, 공공기관 이전 작업이 궤도에 올랐습니다.19년을 떠돈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이 주민 뜻에 따라 경주에 자리하게 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잡겠다던 집값, 땅값은 8·31대책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국방개혁의 틀도 세웠고, 사법개혁도 착실히 준비돼 가고 있습니다. 고위공무원단제 도입 등 정부혁신 또한 숨가쁠 정도로 발빠릅니다. 어느 정부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물론 이루지 못한 것도 많습니다. 먼저 양극화 해소입니다.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청년실업률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백약을 무색케 합니다. 경기가 나아진다지만 서민들은 여전히 이 겨울이 춥습니다. 북핵 문제도 좀처럼 풀리질 않습니다. 미국과의 동맹은 불안불안하고, 일본과는 수교 40년만에 최악의 관계입니다. 최대의 사회협약인 노사정위원회는 기능이 정지됐습니다. 문제는 잃은 것입니다. 민심입니다. 화해와 통합입니다. 지금의 사학법 갈등은 물론 강정구 교수 논란, 맥아더 동상 철거 논란 등 해묵은 정체성 논쟁으로 서로가 등을 돌렸습니다. 얼마전 대학교수들이 올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상화하택(上火下澤)을 꼽았습니다. 물과 불이 따로 논, 분열과 반목의 한해였다는 것입니다.2003년 참여정부 첫 해의 사자성어가 우왕좌왕이었고, 지난해는 당동벌이(黨同伐異)였습니다. 갈팡질팡하다 패를 갈라 싸우더니, 이마저도 지쳤는지 등 돌리고 앉은 형국이라는 게 이들이 매긴 참여정부 3년의 자화상입니다. 고약합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많은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이니 말입니다.27전27패의 재·보선 성적표와 20%대의 낮은 지지율이 달리 뭘 뜻하겠습니까. 그런데도 여권에선 지금 “우리는 잘하고 있다.”는 당찬 목소리가 나옵니다. 엊그제 열린우리당 대선 3주년 기념 워크숍에서도 자화자찬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몇몇 고위인사는 틈만 나면 언론 탓, 보수 탓 하기 바쁩니다. 유신독재시대에 머문 국민의식을 꾸짖는 간 큰 공직자도 있습니다. 자찬과 남탓은 문 걸고 하는 것입니다. 황우석 교수 파문의 한 쪽에서 국민들은 또 다른 좌절을 맛보고 있습니다.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이 정부의 비겁함 말입니다. 재기의 희망마저 잃는 듯해 몸이 떨립니다. 대통령께서 조만간 미래국정구상이라는 거대 담론을 내놓을 것이라 합니다. 연정론으로 한번 어리둥절했던 터라 기대보다 걱정이 앞섭니다. 혹여라도 내년 지방선거나 후년 대통령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기를, 말 그대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틀이기를 바랍니다. 대통령께서 너무 높이, 너무 멀리 가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윗불이 뜨거울수록 아랫물은 차갑습니다. 반발짝 앞선 대통령의 열정이 국민과 사회를 따뜻하게 덥히는 상택하화의 새해를 기대해 봅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우리는 충분히 다이내믹합니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Doctor & Disease]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박사

    [Doctor & Disease]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박사

    목소리의 변화로 병증이 나타나는 질병이 있다. 후두암, 식도암, 갑상선암, 폐암이 있으며, 성대구증이나 급성 후두염 등이 그것이다. 그런가 하면 목소리가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목소리가 좋아 가수나 연기자, 방송인 등으로 입신하는가 하면 이런 꿈을 가졌으면서도 목소리 때문에 좌절한 사례도 흔하다. “목소리는 신체 이상의 증상일 뿐 아니라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목소리를 가볍게 여긴다는 점이지요.” 국내 최초로 ‘목소리병원’인 음성성형클리닉을 개설했으며, 성대마비나 성대구증 같은 난치성 성대질환의 획기적 치료법으로 평가받는 경피적 성대성형술을 개발해 세계의 관심을 모은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42) 박사. 그가 말하는 음성성형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음성 성형이란? -쉬거나 떨리는 목소리, 너무 높고 낮거나 거칠고 갈라진 목소리의 원인을 파악해 성대의 구조를 바꾸거나 기능을 회복시켜 정상적인 목소리를 되찾게 하는 치료를 말한다. ▶어떤 경우에 성형치료가 필요한가. -성대마비가 대표적이다. 소리는 양쪽 성대가 서로 접촉, 진동을 하면서 나는데, 성대마비 환자는 한쪽 또는 양쪽 성대가 움직이지 않아 쉰 소리나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낸다. 또 이승만 대통령처럼 목소리가 떨리거나 말이 끊어지는 연축성 발성장애, 부신성기 증후군처럼 여성이 남성 목소리를 내거나, 트랜스젠더처럼 남성이 여성 목소리를 원하는 경우도 성대성형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성대 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양성 성대질환인 결절과 폴립은 비교적 흔하다. 성대 점막에 홈이 파인 성대구증이나 성대에 상처가 난 반흔성성대, 그리고 상대방이 알아들기 어려울 정도로 쉰 목소리가 나며 성대가 잘 닫히지 않아 음식물을 삼킬 때 사래가 자주 일어나는 성대마비도 자주 볼 수 있다. 또 목소리가 떨리고 끊어지는 연축성 발성장애, 부신성기 증후군이나 부신 발성장애, 호르몬치료로 여성이 남성 목소리를 내거나, 심하면 아예 소리를 못내는 근긴장성 발성장애도 있다. ▶최근의 발병 추세는 어떤가.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사회활동과 대인관계에서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인식되는 데다 평균연령의 증가 등으로 환자가 느는 추세다. 과거에는 치료가 어려웠던 목소리 성형이 간단한 수술로 가능해지는 등 장비와 치료기술의 발달도 적극적인 치료 의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성별 혹은 연령대별로 성대질환의 다른 특이성이 있는가. -연령별로는 학령기 아동의 경우 성대결절과 폴립이 흔하며, 청장년층에게는 변성발성장애나 근긴장성 발성장애가 많다. 노인들은 목소리를 조금만 과하게 사용해도 출혈이나 굳은살, 물혹 등이 생기기 쉽고, 성대노화와 성대마비도 흔하다. 성별로는 남성의 경우 역류성 인후두염이 흔하며, 후두암도 여성보다 10배 정도 많다. 이에 비해 여성은 연축성 발성장애 환자가 많아 환자의 90% 이상이 여성이며, 환자는 주로 20∼30대들이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문진과 환자의 병력을 들은 뒤 직접 목소리를 들어보는 청각심리적검사와 성대와 인·후두의 이상을 살피기 위해 후두 내시경 검사를 하게 된다. 또 발성 패턴과 이상을 살피는 공기역학적검사, 컴퓨터를 이용한 다차원 음성분석과 후두근전도검사, 성대의 진동 상태를 살피는 후두 스트로보스피검사, 초고속 성대촬영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증상이나 징후를 통해 자가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별 까닭없이 거친 목소리가 2주 이상 계속되면 성대결절, 성대폴립이나 후두암,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헛기침이 많으면 역류성 인후두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 숨 찬 듯한 목소리와 잦은 사래가 계속되면 성대마비, 목소리가 서서히 변해 힘이 없고 사래가 잦다면 성대노화, 거친 소리가 힘겹게 나오면 성대에 홈이 파인 성대구증, 무의식중에 목소리가 심하게 떨린다면 연축성 발성장애일 가능성이 크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급성후두염이나 역류성 인후두염 등 염증은 약물치료가 가능하고, 성대마비나 노인성후두, 성대구증은 ‘경피적 성대성형술’로 깨끗한 목소리를 되찾을 수 있다. 수술도 30분이면 끝나 전신마취나 후두절개, 입원 부담이 없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성대에 보톡스를 주입해 치료한다. 음성성형술로는 성대의 길이와 굵기를 조절해 목소리 톤을 바꿔 준다. 폴립이나 결절은 미세후두술이나 최근 도입된 후두내시경 레이저수술로 간단히 치료된다.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있는가. -예전에는 치료가 어려웠던 성대구증과 반흔성성대의 경우 최근에는 경피적성대성형술을 이용해 70∼80%까지 목소리를 회복할 수 있다. 김 박사는 “흔히 목소리는 소모되지 않는 것이라고 여기기 쉬우나 목소리도 분명히 고갈되므로 목을 아끼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라며 “목소리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면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낭종·인후두염등 목소리로 성대질환 체크 김 박사는 증상에 따른 성대 질환을 상세히 소개했다.“다른 질환임에도 드러나는 증상이 유사하거나, 목소리 이상의 유형도 제각각이어서 환자들이 증상만으로 섣불리 단정하는 건 위험하지만 드러난 증상을 통해 자신의 성대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대조직이 굳어지는 결절이나 혹이 생긴 폴립과 낭종이 있는 경우에는 쉬고 거친 목소리가 난다. 위산의 역류로 발생하는 역류성 인후두염과 라인케시부종, 성대부종인 경우에는 거칠고 굵은 저음의 목소리가 나며, 성대마비와 노인성 후두는 쉬고 바람이 새는 듯 약한 목소리가 특징이다. 과거에 난치성 성대질환으로 분류됐으나 이제는 치료가 가능한 성대구증과 반흔성 성대, 유착성 성대인 경우에는 높고 거칠며, 힘이 들어간 목소리가 난다. 또 연축성 발성장애는 떨리고 끊기며 막히는 듯한 목소리가 나는데, 긴장된 상황이나 전화 통화때 증상이 한층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근긴장성 발성장애도 있다. 이 경우에는 마치 쥐어짜는 듯한 거친 목소리가 난다. 김 박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성대질환의 심각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로 인한 불편을 감수하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목소리도 건강한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김형태 박사 ▲가톨릭대의대 및 대학원(박사)▲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교수▲미국 컬럼비아대 뉴욕음성연수센터 연수▲미국 국립보건국장 표창▲미국연축성 발성장애협회 국제진료의뢰 전문의▲미국국립보건국 신경장애연구소 전임의▲미국 이비인후과학회 정회▲미국음성학회 정회원▲미국신경과학회 회원▲대한음성언어의학회 총무▲대한기관식도학회 간사▲대한이비인후과학회 편집위원 및 정회원▲대한두경부외과연구회 교과서 편찬위원▲대한음성언어의학회 평생회원▲대한기관식도학회 정회원▲현, 대한이비인후과개원의협의회 의무이사.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대표원장
  • 애국법 ‘핑퐁’ 애타는 부시

    ‘애국법’으로 불리는 테러방지법이 미 정계를 둘로 갈라놓았다. 한시 법안인 애국법의 시효 연장을 둘러싸고 무기한 연장을 밀어붙이려는 공화당 주류와 민주당 등 저지 세력간의 힘겨루기가 팽팽하다. 상원이 21일 진통 끝에 6개월 시효 연장안을 채택하자 공화당 주류는 다음날 하원에서 이를 뒤엎고 애국법의 1개월 시효 연장안을 채택했다. 애국법의 강력한 지지자인 제임스 센센브레너 하원 법사위원장(공화·위스콘신)은 “이런 조치가 없으면 상원은 내년 6월 말까지 법안 처리를 지연할 수도 있다.”며 수정안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센센브레너 등 공화당 지도부는 6개월 연장만으론 부족하다며 애국법의 무기한 연장 등 사실상 영구 법안화를 주장하고 있다. 또 이를 위해 1개월 연장 수정안 제안을 통해 내년 1월에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것을 압박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외신들은 “애국법 개정안 처리에 총력을 기울였던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자들의 패배”라면서 내년 초 애국법을 둘러싼 ‘정치적 풍랑’을 전망했다. 또 이를 둘러싼 안보와 기본권 논란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된 애국법은 연방정부에 테러 저지를 위해 비밀조사, 개인적인 기록의 획득이나 전화도청 등의 권한을 허용, 기본권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테러 저지를 위해 올해말 만료를 앞두고 있는 애국법을 정상 궤도에 올려 놓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테러 위협 속에 살고 있고, 미국을 공격하려는 적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법안에 대한 보완 조치 등을 요구하며 저지 세력에 가담,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를 난감하게 하고 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길섶에서] 눈썰매/박홍기 정치부 차장

    시골 집 앞에는 산으로 이어진 경사진 밭이 있다. 그리 가파르지는 않지만 여름 아닌 철에도 올라갈라치면 삐질삐질 땀이 솟는다. 하지만 배추나 무를 뽑아내 훤한 산밭은 겨울에 인공이 아닌 자연 눈썰매장으로 변한다. 아버지는 손자들을 위해 아예 밭의 고랑을 집쪽으로 길게 내신다. 중간 중간에는 일부러 굴곡도 만들어 눈썰매 타는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신다. 봅슬레이가 따로 없다. 행여 다칠까봐 고랑의 끝에는 짚뭇을 쟁여놓으신다. 눈썰매라고 해야 별게 아니다. 비닐 비료부대에 볏짚을 넣어 만든 것이다. 아이들은 20m쯤 신나게 내려왔다 올라가기를 반복한다. 추운 줄도 모른다. 얼굴은 곧 불그스름해진다. 속도에 못이긴 아이들은 눈밭으로 나뒹군다. 그래도 재미있다. 아버지도 아이들을 지켜보다 학교에 들어가지 않은 손녀를 앞에 앉히고 눈썰매에 오르신다. 눈썰매장 옆에는 모닥불이 활활 타오른다. 추위를 떨칠 겸 젖은 장갑을 말릴 겸 모닥불로 몰려들 때쯤 중학교에 다니는 큰조카가 아예 컵라면을 박스째 들고 올라온다. 올해는 눈도 잦단다. 아버지가 만드시는 눈썰매장도 그만큼 인기일 듯싶다. 박홍기 정치부 차장 hkpark@seoul.co.kr
  • “복구 어디부터” 호남 ‘雪움’

    “복구 어디부터” 호남 ‘雪움’

    기록적인 폭설로 전남·북 일부지역이 이틀째 고립상태에 빠졌다. 전남 영광·함평·나주·장성과 전북 정읍·고창·부안 등 서해안 지역은 온통 눈 바다로 변했고, 거미줄처럼 얽힌 국도와 지방도는 분간할 수가 없다. 전남 장성군 북이면 주민들은 1m가 넘게 쌓인 눈을 뚫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전북 고창군 아사면 성산리, 정읍시 감곡면 방교리 동곡마을도 주민들이 손을 놓은 채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목이 메어 더이상 말을 못하겠다며 수화기를 놓았다. ●전남 장성군, 길 뚫기도 역부족 백양사 톨게이트에서 북쪽으로 1㎞쯤 떨어진 이 곳은 전북과 경계를 이루는 방장산 아래 60여가구가 살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트랙터 3대를 동원, 마을 앞 국도와 연결 도로를 뚫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그러나 최근 내린 눈까지 겹쳐 lm가 넘는 눈을 헤쳐 나가기엔 역부족이다. 겨우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만 뚫은 채 작업은 중단됐다. 들판에는 비닐하우스와 축사들이 폭설을 못 견디고 무너져 내려 폭격을 맞은 듯했다. 주민 오배윤(54)씨는 “한우 20여마리를 키우던 200평 규모의 축사가 완전히 무너져 내려, 그 안에 든 소들을 임시 막사로 옮겼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곳으로부터 고창쪽으로 3㎞쯤 떨어진 북이면 백암리는 아예 진입 자체가 불가능했다. 고속도로와 국도로 이어지는 길과 농로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완전 고립된 상태로 들녘의 비닐하우스와 비닐하우스 사이 고랑에 쌓인 눈이 하우스 천장까지 이르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 마을 김윤철(46)씨는 “젖소 축사가 무너져 1마리는 압사하고, 수마리가 다쳐 절룩거리고 있다.”며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장성읍 서북쪽에 위치한 황룡면 월평리 5구. 채소류 집산지인 이 마을은 70여가구가 6만여평의 비닐하우스에 딸기·방울토마토·상추·표고버섯 등을 재배하고 있다. 이 마을은 지난 4∼5일 내린 폭설로 50% 이상 농사용 시설물이 파괴됐다. 주민과 군·경 1000여명씩이 매일 투입돼 응급복구에 나서 지난 20일까지 88% 가량을 복구했으나 21일 하루 동안 50㎝ 이상이 더 내리면서 들녘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 마을과 이웃한 월평리 4구 전자제품 도장업체인 동원산업 공장(350평)이 완파돼 3억원의 재산피해가 나기도 했다. 장성군은 이 날 그레이더, 페이로더, 제설차 등 각종 장비를 동원, 국도 1호선 못재(광주∼장성), 갈재(장성∼정읍), 깃재(장성∼영광), 양보살재(장성∼고창) 등 12개 주요 고갯길에 대한 제설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마을과 마을을 잇는 농로나 접근로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전남 나주, 배밭 초토화 까치를 쫓기 위해 배밭에 그물을 설치했다가 피해를 본 농민들이 속출했다. 그물 위에 눈이 쌓이면서 지름 30㎝도 넘는 배나무가 몸통만 남기고 모든 가지는 찢어져 아수라장이 됐다. 김동철(37·다시면 신석리 동산마을)씨는 숨이 넘어갔다. 배밭 5400여평이 모두 날아가 배농사는 앞으로 5년 뒤에나 원상복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까치 그물로 인해 하룻밤에 전 재산을 날린 셈이다. 까치 그물을 하지 않은 과수원은 멀쩡해 대조를 보였다. 나주시 봉황면 용전2구 최종기(59)씨는 폭삭 주저앉은 5000평짜리 시설하우스 배밭을 보고 정신이 나간 듯 망연자실했다. 하우스가 무너지면서 성한 배나무가 단 한 그루도 남지 않았다. 비닐하우스가 바다를 이루는 전남 나주시 산포면 덕례리 1∼4구에 들어서자 난데 없는 굉음이 울렸다. 마치 빙하의 크레바스(갈라진 틈)에 얼음덩어리가 떨어지듯 하우스 위에 쌓여 있던 눈더미가 쏟아져 내렸다. ●전북 고창군 아산면 성상리, 눈과의 전쟁 고창군 아산면 성산리의 산간마을이 고립무원의 상태에 놓였다.21일에만 1m 가까운 폭설이 내렸고 22일에도 앞이 안보일 정도로 눈이 내리고 있다. 논밭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눈에 뒤덮였고 지붕위에도 어린이 키만큼 눈이 쌓여 눈속에 이를 털어내느라 눈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특히 복분자정보화 마을인 이 곳 주민 112가구는 복분자 비닐하우스 450동 가운데 350동이 주저앉고 나머지도 계속 무너져 내리고 있어 주민들은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이 마을 이장 김병선씨는 “앞으로 몇년 동안 복분자 수확이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마을 주민들은 폭설로 무너져 내린 것은 비닐하우스가 아니라 농민들 가슴이라며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노인들은 집이 무너질 것에 대비,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지난 4일부터 2m32㎝ 폭설이 내렸다. 무, 배추를 재배하는 시설하우스 대부분이 무너져 내려 농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280명의 군인들이 찾아와 피해복구를 도왔으나 지원인력이 50명으로 줄어 사실상 복구작업에 손을 놓고 있다. 주민들은 “내년 봄이나 돼야 쌓인 눈이 다 녹을 것 같다.”면서 “소득기반인 비닐하우스 피해가 너무 커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막연하다.”고 긴 한숨을 쉬었다. 전주 임송학기자 전남 최치봉 남기창기자 shlim@seoul.co.kr
  • 세계적 발레리나와의 만남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의 공연을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볼 수 있다. 서울 노원구는 내년 1월 7일 ‘신년 스페셜 갈라 발레 공연’을 연다. 독일, 프랑스, 러시아의 세계적 발레 스타들이 우아함을 뽐낸다. 백조, 마지막 탱고, 탈리스만, 해적 등 유명한 작품의 명장면을 연출한다. 입장료는 R석 9만원,S석 8만원,A석 7만원. 송년 음악회도 마련했다.30일 저녁 8시 ‘서울바로크합주단’의 연주회가 열린다. 40년 전통의 연주단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100번째 실내악 정기 연주회를 가졌다.2001년 한국 연주단으로는 처음으로 베를린 필하모닉 챔버홀에서 연주회를 열어 실력을 인정받았다. 모차르트, 요한 스트라우스 등의 곡을 연주한다.R석 2만원,S석 1만 5000원. 공연 예매 및 문의는 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art.nowon.seoul.kr) 또는 전화(02-3392-5722∼5)를 이용하면 된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작업의 정석 장르/등급 코믹멜로/15세 감독/배우 오기환/손예진·송일국 줄거리 ‘작업’에 관한 한 선수급인 남녀의 엎치락 뒤치락 사랑만들기. 20자평 청순가련형 손예진의 ‘내숭 탈출’ 코믹연기가 포인트. 특별히 새로울 것없는 로맨스. ●해리포터와 불의 잔 장르/등급 팬터지/12세 감독/배우 마이크 뉴웰/다니엘 래드클리프·엠마 왓슨 줄거리 해리 포터가 트리위저드 대회에 출전, 부활한 악의 축 볼드모트와 대결하다. 20자평 새 감독, 새 스토리, 화려한 비주얼, 풋풋한 로맨스. 한층 업그레이드된 재미요소들. ●광식이 동생 광태 장르/등급 코믹 멜로/15세 감독/배우 김현석/김주혁·봉태규·이요원·김아중 줄거리 ‘소심남’ 광식과 ‘작업맨’ 동생 광태의 극과극 사랑방정식. 20자평 핑크빛 환상이 아닌 현실적 캐릭터·상황전개에 공감이 절로. ●킹콩 장르/등급 SF액션/15세 감독/배우 피터 잭슨/나오미 왓츠·애드리언 브로디 줄거리 미녀를 사랑한 킹콩의 슬픈 러브스토리. 20자평 할리우드 SF 화제작들의 장점을 조합한 듯한 ‘블록버스터 갈라 쇼’. 참신함은 없지만, 끝내주는 볼거리. ●태풍 장르/등급 SF액션/15세 감독/배우 곽경택/장동건·이정재·이미연 줄거리 부초처럼 이국을 떠돈 탈북자의 슬픈 가족사, 그를 쫓는 남한 해군대위의 숙명적 대결. 20자평 한국액션의 새로운 차원을 보여준 스펙터클. 그러나 규모에 짓눌려 맥을 못 추는 드라마. ●파랑주의보 장르/등급 멜로/12세 감독/배우 전윤수/차태현·송혜교 줄거리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 인생의 의미와 인연에 대해 생각케 하는 ‘어른스런’ 순애보. 20자평 스르륵 팔짱을 풀게 만드는 수채화처럼 예쁜 화면. 지나친 순수지향형에 자꾸만 딴 생각이 ●이터널 선샤인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미셸 공드리/짐 캐리·케이트 윈즐릿 줄거리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컴퓨터로 삭제하는 과정에서 찾는 참사랑의 의미. 20자평 갖가지 에피소드 나열 없이도 보편적인 사랑의 의미를 관객이 충분히 공감.
  • 작업의 定島 겨울 남이섬

    작업의 定島 겨울 남이섬

    남이섬의 겨울은 연인들의 천국이다. 살을 에는 바람도, 온몸이 얼어버릴 듯한 추위도 그들을 갈라놓지는 못한다. 아니 오히려 그들을 더욱 가깝게 만든다. 꼭 잡은 두 손, 빈틈없이 낀 팔짱, 꼭 감은 늑대 목도리를 하고 그들은 차가운 겨울 남이섬을 헤매고 다닌다. 새 인생을 시작하는 연인들이여! 들어갈 때는 따로 떨어져서 가지만 나올 때는 하나가 되어 나오는 곳 남이섬으로 떠나보자. 남이섬 선착장은 유난히 겨울바람이 거세다.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든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남이섬으로 가는 배에는 유난히 승객이 많다. 그윽한 눈길로 서로를 바라보는 젊은 연인들이 특히 눈에 띈다. 남이섬까지는 배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 작업의 천국 남이섬 12월의 남이섬은 겨울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그만이다. 차가운 강바람을 맞으며 내리니 파란 하늘과 넘실대는 호수, 깨끗한 공기가 먼저 반긴다. 내리자마자 만나는 것은 아름다운 숲길.1㎞정도 이어진 숲길이 보인다. 낙엽도 지고 을씨년스러운 길을 걷는 연인들이 따뜻해 보인다. 손을 꼭 잡고 팔짱을 낀 채 숲길을 걸으며 사진을 찍는다.“자기야 춥지. 이거 해”하며 목도리를 여자친구의 목에 걸어주는 남자.“바람이 너무 세다. 춥지”라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팔을 여자친구에게 감싸는 남자의 행동이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그거다.‘작업’을 하고 싶은 남자들은 남이섬으로 가라. 그것도 옷이나 머플러를 잔뜩하고 말이다. 그러면서 “많이 춥지.”라며 하나씩 그녀의 목에 감싸주어라. 여자친구의 가슴에 감동의 물결이 일 것이다. 겨울의 황량함을 녹이는 사랑의 밀어. 남이섬의 겨울은 그래서 따뜻하다. 잣나무 숲이 끝나는 곳에 다양한 전시공간과 식당 등이 모여있는 다운타운이 나타난다. 곳곳에 모닥불이 피어있다. 연인들이 불 앞에서 연신 언손을 비벼대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산타복장을 한 이들이 등장을 하더니 노래를 시작한다.“I´m dreaming of a White Christmas…” 무드넘치는 색소폰 연주와 더불어 감미로운 목소리로 불러주는 크리스마스 캐럴부터 올드팝, 가요, 재즈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노래를 들려준다. 모닥불에 노래까지, 청춘 남녀들이 사랑을 나누기 위한 모든 조건이 다 갖춰져 있는 셈이다. 저녁이 되자 땅에는 가로등이 하나 둘씩 불을 밝히고 크리스마스 트리와 수백만 개의 작은 전구들이 빛을 내뿜는다. 밤하늘에는 이름 모를 수많은 별들과 휘영청 밝은달이 얼굴을 내밀며 분위기를 잡아준다. 아무리 낯선 사람이라도 옆에 있다면 어깨에 기대고 싶어지는 그런 밤이다. 밤 9시50분에 남이섬에서 나오는 마지막 배가 떠난다. # 다양한 이벤트로 해 떨어지는 줄 몰라 남이섬 하면 어린시절 밤을 따던 기억밖에 없는 사람이라면 변화된 이곳을 보고 새삼 놀라게 된다. 정말 많은 상설전시와 기획전 등 다양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 곳이 남이섬이다. 1950년대부터 80년대 당시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한 그때 그 시절 전시관. 낡은 증기기관차 모양의 전시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에겐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어른들로선 추억이 깃든 동심의 세계로 되돌아보게 하는 곳이다. 가장 먼저 만나는 어린시절 초등학교 교실. 낡은 책상과 의자에 앉아 풍금 소리에 맞춰 노래를 하는 교실 풍경. 칠판엔 떠든 아이와 화장실 청소 당번 이름이 적혀 있고, 큼지막한 조개탄 난로 위에는 양철 도시락이 겹겹이 쌓여 있는 모습….“너 저런 것 모르지. 저게 말이야 최소한 70년대 하늘을 보고 자란 사람들만 간직할 수 있는 기억이야.” 남자친구는 어깨까지 들썩이며 자랑스러워한다. 그 옛날 이발소 풍경, 대장간, 자전거 포, 만화방 등 60∼70년 대의 생활상을 그대로 옮겨놓아 아주 재밌다. 레종갤러리에서 마련한 사진전인 유영범의 남이섬 풍경전도 꼭 들러보자. 이렇게 아름다운 남이섬이 ‘내 눈에는 안보이나’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 것이다. 눈 쌓인 풍경 사진은 마치 외국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나오는 출구에 낙엽이나 메모지에 서로의 사랑을 적어놓은 것도 흥미롭다.‘넌 내 거야. 민숙’,‘경민 오빠 내가 찜 했음’. 올겨울엔 남이섬에서 사랑의 언약을 해보시길. 입장 무료. 노래박물관에서 열리는 발명왕 에디슨의 그 때 그 소리 진품체험전에서는 책으로만 보아왔던 에디슨의 발명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실내공간이 따뜻해 진정 연인을 위한다면 입장료 1000원을 아끼지 말자. 축음기, 전구, 영사기 등 에디슨의 위대한 발명품을 직접 느끼고 경험해 볼 수 있다. 전기 선풍기, 커피 포트 등 다양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부지런한 사람이 미인을 얻는다고 했다.‘작업’을 하려면 에디슨에 대해 먼저 공부하고 가라. 그녀 앞에서 좀 아는 체를 한다면 당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질 것이다. 이밖에 유니세프홀에서 열리는 기쁨공식이란 예쁜 카드전도 볼만 하다. 무조건 엽서를 사라. 판매액의 절반을 유니세프에 기증한다니 폼도 잡고 크리스마스에 좋은 일도 하고 그야말로 ‘ 먹고 알 먹고’아닌가. 입장은 무료. 레종갤러리 밖에서 하는 아프리카 풍물전도 볼만 하다. # 그녀와 나만을 위한 닭살 추억만들기 작업의 성공을 위한 마지막 카드는 체험공방이다. 여기서 그녀와 함께 펜던트나 양초, 컵에 서로의 얼굴을 그려 나누어 갖는다면 작업은 게임 오버. 반짝이는 예쁜 구슬과 색색깔의 컬러스톤으로 장식한 펜던트 만들기는 7000원, 완성된 머그잔에 유약으로 여자친구의 얼굴을 예쁘게 그리거나 사랑의 맹세를 할 수 있는 그림그리기는 8000원. 굽는데 40분. 또 양초 만들기는 1만원이다. 문의 (031)581-0321. 자전거를 타는 것은 춥기는 하지만 친밀도를 높이는 데 한몫 한다.2인용 자전거를 타거나 새로 나온 전기 자전거를 타며 닭살 돋는 ‘나 잡아 봐라’를 해도 좋을 듯.2인용 자전거 30분에 6000원, 전기 자전거 30분에 5000원. # 배가 고프다고 도시락이나 먹을거리 등을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이 추운 겨울에 밖에서 도시락을 먹는다면 그건 ‘헤어지잔’소리. 그녀를 위해 마지막 남은 총알을 아낌없이 쏟아붓자. ‘겨울연가’ 제작 발표회 기념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카페 ‘戀家之家(연가지가)’의 ‘옛날 벤또 도시락’은 남녀노소, 특히 연인들이 좋아하는 메뉴. 울퉁불퉁한 양철 사각 도시락통에 밥을 담고, 위에 계란 프라이, 밑에는 김치를 놓고 뚜껑을 덮은 뒤 연탄난로 위에서 데워 먹는다. 먹기 전 두꺼운 장갑을 낀 손으로 도시락을 들어 사정없이 흔드는 게 ‘요리’의 포인트.4000원. 섬 중앙 변화가의 ‘섬향기’에선 닭숯불갈비 맛이 그만이다. 황토 화로에 참숯을 넣은 뒤 그 위에 얹은 그릴에 두툼하게 토막낸 양념 닭갈비를 구워먹는다.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는 닭갈비가 주위 연못 풍경과 어우러져 한층 정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2인분 기준 1만 6000원. 이밖에 편의점도 있고 불에 구운 가래떡, 핫바 오뎅 등 다양한 먹을거리가 있다. 값도 그리 비싸지않다. # 섬의 밤은 아름답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섬에서 하룻밤 보내는 것도 낭만적이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사람들 그림자도 없는 그런 섬을 그녀와 함께 걸으며 무서운 귀신 이야기를 해보자. 추워서 떠는지, 무서워서 떠는지 모르는 그녀. 너무나 귀엽지않은가. 섬 동남쪽 강변에 있는 남이섬호텔은 새벽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강변과 울창한 숲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겨울연가’ 촬영때 배용준과 최지우가 잠도 자고 휴식도 취했던 호텔이다. 숙박료 5만 5000원. 가족 단위라면 남서쪽 강변에 위치한 콘도형 별장을 추천한다. 탁 트인 호수가 커다란 창문을 통해 한눈에 들어오고 따사로운 햇살이 넘실대는 별장이다. 보통 8인실로 2가족이 이용할 수 있다. 방 2개, 화장실 2개, 주방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TV가 없고 책장에 책이 꽂혀있는 것도 맘에 든다.20만원. 문의 남이섬 관리사무소 서비스센터(031)582-5118. 글 · 사진 남이섬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블로그요리 X-mas 특선] 싱글벙글 베이글피자

    [블로그요리 X-mas 특선] 싱글벙글 베이글피자

    집에서 간단하게 만드는 베이글피자로 크리스마스분위기 한번 내볼까요?  . 추운 겨울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재료:베이글, 스파게티 소스(토마토), 양파, 게맛살, 햄, 양송이버섯, 옥수수통조림, 모차렐라치즈 만드는 법:(1)베이글을 반으로 갈라주세요. 식빵을 이용해도 좋아요. 하지만 전 베이글이 더욱 맛나더라고요.(2)스파게티 소스를 바르고 다진 양파, 햄, 양송이버섯, 옥수수를 올려주세요. 스파게티 소스 대신 케첩만 발라도 상관없어요.(3)모차렐라치즈를 얹고 오븐(180℃)에서 10∼15분정도 노릇노릇하게 구워주세요∼. Tip 베이글 아래에 버터를 바르면 더욱 고소한 빵 드실 수 있어요.  효정이의 맛난세상(paper.cyworld.com/memu)
  • [여자프로농구 2005] 삼성생명 ‘진땀승’

    올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뽑힌 ‘슈퍼루키’ 김정은(18·신세계·181㎝)이 화끈한 성인무대 신고식을 펼쳤다.21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16점 9리바운드로 양팀 통틀어 토종 최다득점 및 리바운드를 따낸 것. 하지만 첫 술에 승리까지 맛보진 못했다. 연장까지 몰고 갔지만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친 변연하(13점 8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앞세운 삼성생명이 82-80, 진땀승을 거뒀다. 변연하는 부상으로 제외된 이미선 대신 포인트가드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고비마다 중장거리포를 적중시켜 팀 승리를 지켜냈다. 또한 미여자프로농구(WNBA) 샬럿 스팅스의 주전센터 탄젤라 스미스(193㎝)도 31점 14리바운드의 믿음직스러운 활약으로 삼성 벤치의 인사이드 고민을 일소시켰다. 승부와 관계없이 팬들의 시선은 김정은에게 쏠렸다.1쿼터 2분35초를 남기고 페인트존 득점에 이은 추가자유투로 프로 첫 득점을 올린 김정은은 2쿼터 들어 물을 만난 고기처럼 코트를 휘저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저력이 앞섰다.4쿼터 종료 35초전 비어드에게 3점포를 허용했지만 22초를 남기고 스미스가 골밑슛을 넣어 연장으로 들어갔다. 연장에서 삼성생명은 박정은(15점)과 김세롱(10점)은 금쪽같은 3점포를 거푸 터뜨렸고 종료 1.2초전 스미스의 미들슛이 림을 갈라 힘겨운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지자체, 대학 따져 장학금 준다니

    전남 여수시가 이른바 ‘명문대’의 서열을 매겨 입길에 올랐다. 새해부터 특정 대학에 들어간 고교생과 출신교에 명문대의 순위에 따라 장학금과 장려금을 지급키로 한 것이다. 경쟁력을 갖춘 학생을 지역에 잡아 두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측면에서 납득이 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하지만 분명 사려깊지 못한 정책이다. 현행 지방대 육성 정책에도 역행할 뿐더러 뿌리깊은 학벌문화를 타파하려는 정부나 사회의 움직임에도 찬물을 끼얹는 일인 만큼 재고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지방의 교육환경은 열악하다. 학생들은 좀더 나은 교육환경을 찾아 군에서 중소도시로, 대도시로 빠져나간다. 인구도 감소한다. 여수시 역시 이런 현상을 나름대로 막기 위해 교육환경개선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내용인즉 서울대 진학생에게 1인당 1500만원, 연세대·고려대·KAIST·포항공대의 진학생에게 900만원씩의 장학금, 배출한 고교에는 800만∼500만원의 장려금을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학교성적 상위 2.3%에 드는 중학생들이 지역 고교에 들어가면 300만원씩의 장학금도 대줄 방침이라니 생뚱맞기 짝이 없다. 지자체는 지역 교육을 발전시킬 책무를 지고 있다. 그렇다고 특정 대학 진학생 숫자로 지역 이미지를 높이겠다는 발상은 구시대적이다. 지방선거용이라는 비판마저 나온다. 여수시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감지된다. 특히 간판만으로 명문대를 갈라 장학금을 지급하려는 행정은 지자체 스스로 대학과 중·고교의 서열화를 부추기는 꼴이다. 지자체들은 뛰어난 학생들을 확보하기 위한 예산을 우수 교사의 유치 등 교육 여건의 개선에 써야 마땅하다. 또 다수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고 싶고 보내고 싶은 학교를 만드는 데 더 고민하길 바란다.
  • [씨줄날줄] 모나리자/육철수 논설위원

    말투나 얼굴 표정,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의 내면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생각은 일정 부분 말로 표현되며, 기분상태는 표정이나 행동으로 나타나기 마련이어서다. 하지만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눈 하나 깜빡않고 거짓말을 태연하게 해대는 철면피들이 수두룩한 세상에서 상대의 마음을 제대로 간파하기란 그래서 어려운 일이다. 암스테르담대학 연구진이 컴퓨터를 활용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의 감정상태를 알아봤단다. 그림 속 모나리자의 표정에서 행복, 놀라움, 분노, 혐오, 공포, 슬픔 등 6가지 감정을 수치화까지 했다니 참으로 놀랍다. 분석 결과, 모나리자는 행복한 느낌이 83%, 혐오감이 9%, 두려움 6%, 분노 2%로 나왔다는 것이다. 복잡 미묘한 개인의 마음상태와, 상대방과의 교감의 산물인 인간의 감정을 이렇게 수학문제 풀듯 간단하게 ‘답’을 내놓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우주처럼 변화무쌍해서 ‘소우주’라는 인간이 어쩌다가 컴퓨터 앞에서는 속마음을 한줌도 숨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과학이 인간을 무자비하게 재단한, 기가 막히는 사례 하나를 더 보자. 언젠가, 미국 일리노이대학의 할리 먼센이라는 해부학자는 인체를 화학성분으로 분석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사람의 몸은 칼슘 2.25㎏, 인산염 500g, 칼륨 252g, 나트륨 168g, 마그네슘 28g, 그리고 소량의 철·구리성분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또 체중의 65%는 산소,18%는 탄소,10%는 수소,3%는 질소란다. 인체구성물질을 값으로 치면 89센트(900원)라는 어처구니없는 결론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과학은 인간의 끊임없는 호기심과, 연구와, 경험의 산물이다. 예술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인간 정신세계의 소산이다. 과학이나 예술의 주인공은 단연 인간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도 과학이 인간이나 예술을 판단 또는 분석한다는 것은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과학기술이, 컴퓨터가 아무리 인간을 원심분리기에 넣고 이리 나누고 저리 갈라도, 이성과 감성의 끝없는 조화로 이루어지는 정신세계까지 감히 들여다볼 수는 없는 일이다. 모나리자의 미소는 예술일 뿐이며, 그저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면 그만이다. 쓸데없이 감정분석에 나서는 사람들은 자신의 심리를 먼저 분석해 보는 게 순서일 듯싶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줄기세포 ‘진실게임’] 배아줄기세포 어떻게 만드나

    [줄기세포 ‘진실게임’] 배아줄기세포 어떻게 만드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검증하기까지는 4∼5개월이 걸린다.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올해 만들었다고 밝힌 줄기세포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이런 기간 때문이다. 노 이사장은 “줄기세포가 오염된 게 올 1월9일이라는 황 교수의 말을 인정해도 이후 줄기세포를 새로 만들어 3월15일 논문을 제출했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황 교수팀은 배아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 우선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난치병 환자에게서 채취한 체세포 핵을 난자에 주입했다. 핵이식 난자를 만든 다음에는 전기자극을 통해 세포 융합을 유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배아줄기세포에 전기충격을 주는 이유는 핵이 없는 난자에 체세포 유전자가 들어가서 난할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즉, 정자가 들어와서 수정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이치다. 이어 핵이식 난자를 배반포(복제배아, 수정 후 4∼5일) 단계까지 발육시키게 된다. 이때 난자는 치료용 줄기세포를 추출할 수 있는 ‘공 모양의 세포덩어리’(내부세포덩어리)와 태반으로 발전하는 ‘영양배엽세포’로 갈라진다. 여기서 내부세포덩어리만 분리,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할 수 있는 배반포 단계까지를 ‘치료용 복제’라고 한다. 배반포 단계의 난자를 여성의 자궁에 이식시키면 이는 ‘생식을 위한 인간 개체 복제’에 해당된다. 이후 분리된 내부세포덩어리는 다른 신체조직 등으로의 분화는 억제되고, 세포 개체수만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에서 배양이 시작된다. 이처럼 세포의 증식이 진행돼 적당한 크기와 밀도를 갖는 집합체가 형성되면 다시 좀 더 작은 세포 집합체들로 분리를 한다. 작은 집합체들은 다시 같은 조건의 새로운 배양접시로 옮겨져 배양된다. 세포를 떼어낸 다음 1차,2차,3차 등의 단계별 배양과정이 이뤄지는데, 이를 ‘계대배양’이라고 한다. 계대배양을 계속 반복하면 많은 양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게 된다. 황 교수팀의 경우 5∼6일마다 계대배양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배아줄기세포가 완성된 것은 아니다. 계대배양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죽지 않는 ‘세포주’(Cell line)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일반 세포는 최대 50∼60회의 분열을 거치는 과정에서 염색체 말단의 노화 현상 때문에 죽는다. 반면 줄기세포는 염색체의 말단을 자꾸 복구시켜 줌으로써 ‘죽지 않는’ 세포주 형태로 배양된다. 이처럼 핵이 제거된 난자에 체세포 핵을 이식하는 첫 단계부터 세포주 형태를 만들기까지는 일반적으로 4∼6주가 걸린다. 이렇게 만들어진 배아줄기세포는 제대로 발현이 되는지,46개의 염색체가 있는지, 테라토마가 나타나는지 등 검증을 거친다. 예컨대 면역결핍증상을 유발한 쥐에 배아줄기세포를 주입하면 테라토마가 만들어져야 정상이다. 이같은 검증작업에는 보통 12주 정도가 걸린다. 따라서 체세포 복제부터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검증까지 마치기 위해서는 4∼5개월 정도가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후 배아줄기세포의 특성이 확인된 세포들은 동결 보존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새영화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

    15일 개봉한 토머스 베주차 감독의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The Family Stone)는 할리우드 ‘크리스마스용’ 영화의 전형을 따른다.‘눈’과 ‘성탄절’,‘젊은 남녀의 사랑’, 그리고 ‘가족애’. 하지만 영화 ‘러브 액추얼리’보다 커플들간의 사랑 얼개가 성글고,‘당신이 잠든 사이에’보다 형제 커플간의 ‘X자 사랑’이 설득력을 주지 못한다. 남동생이 예비 형수와 잠자리를 갖고, 형은 예비 처제와 연결된다는 우리에겐 익숙지 않은 미국식 사랑 접근법 때문일까. 관객들은 ‘크리스마스니까’하고 이해하려 해도,‘그래도 크리스마스인데’라며 개운치 않은 뒷맛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사랑이 넘쳐나는 스톤 일가의 큰아들 에버렛(더못 멀로니)은 성탄절을 맞아 결혼을 약속한 비즈니스 여성 메리디스(세라 제시카 파커)를 집으로 데리고 와 가족에게 소개한다. 하지만 자유분방한 스톤가족은 메리디스의 고지식하고 특이한 행동을 영 못마땅해하고, 둘을 갈라놓으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메리디스는 에버렛의 동성애자 남동생을 본의 아니게 모욕하는 등 상황은 계속 꼬이기만 한다. 견디다 못한 메리디스는 자신의 지원군인 동생 줄리(클레어 데인스)를 불러들인다. 그런데 이게 웬일?줄리에게 에버렛이 한눈에 반하고 말았다. 또 메리디스는 에버렛의 남동생 벤(루크 윌슨)과 눈이 맞은 것. 이제 이들의 꼬인 관계는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치닫고 마는데….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다섯남매의 사랑과 갈등 해소 과정을 여유있게 그려내려다 보니 스토리 전개에 조급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가족들이 막내딸을 임신한 어머니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며 아련함을 느끼는 장면과, 암투병하던 어머니가 세상을 등진 뒤 가족들이 새로 맞는 크리스마스의 풍경은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어머니역의 다이앤 키튼과 ‘섹스 앤 더 시티’로 잘 알려진 세라 제시카 파커, 클레어 데인스, 루크 윌슨 등 화려한 출연진은 충분한 눈요깃거리다.15세 이상 관람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마니아] 스노보드를 사랑하는 사람들 ‘스사사’

    [마니아] 스노보드를 사랑하는 사람들 ‘스사사’

    사계절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찾아온다. 그러나 계절에 따라 반기는 사람도, 싫은 사람도 있는 법.스노보드 마니아는 찬 겨울바람과 눈보라를 친구로 여긴다.보드(Board)는 말 그대로 ‘판때기’를 가리킨다. 우리에게도 놀이가 마땅찮아 버려진 판때기에 도르래를 달아 이리저리 굴려보던 시절도 왕년의 우리에겐 있었다. 그런 것이 거듭난 게 바로 보드게임이다.몸을 비비틀고, 다리를 높이 쳐들어 공중을 빙빙 돌고…. 어르신들이 보면 “굳이 저런 것에 매달리는 까닭이 뭘까.”라고 할 수 있지만 그들에게는 또 다른 삶의 한 모습이다.또 세상살이가 그렇듯 한번쯤 세상을 거꾸로 보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이런 묘기도 나온 게 아닐까.스노보드에는 어떤 마력이 숨어 있을까. 언뜻 보기에 스노보드가 전부인 사람들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흩날리는 ‘눈보라’를 따라 내달리는 맛은 말만으로야 다 못하죠.” 스노보드(Snow-board) 동아리에 가입한 닉네임 ‘닐리리’는 이렇게 말한다. 추위가 온몸을 꽁꽁 얼어붙게 하지만 이런 날씨가 오히려 더 즐거운 사람들이 있다. 스노보드 마니아들이다. 이미 한 여름인 8월부터 “더위가 지겹다.”면서 스노보드를 화두로 삼아 국내·외 원정여행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오늘을 내내 기다려왔다. ●하얀 세상 위에는 낭만이 모든 종목이 그렇듯 스노보드의 탄생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에서 출발한다.1950년대 말 미국의 깊은 산중 설원에서 사냥꾼들이 손쉽게 산을 타고 내려오기 위해 꾀를 짜낸 널판때기 장비가 그 시작이었다. 스노보드는 서핑이나 스케이트보드처럼 넓은 판에 두 발을 올려놓고 막대 없이 눈 위를 달리는 방식이다. 스키와는 어떤 점에서 다를까. 한마디로 ‘터프’하다는 점이 손꼽힌다. 빠른 스피드와 자유롭고 격렬한 움직임이 매력이다. 대표적인 장비로는 보드, 바인딩, 부츠, 스노보드복, 모자, 고글, 장갑, 무릎 및 엉덩이 보호대 등이 있다. 그러나 널판때기로 부를 수 있는 보드만 하나 갖춰도 기본적으로 즐길 만하다. 다시 각 장비들을 세부적으로 알고 시작해 보자. 보드의 경우 알파인, 프리스타일, 올라운드 등으로 나누어진다. 자신의 체격에 따라 길이, 너비, 반발력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하는 게 좋다. 부츠는 재질에 따라 소프트와 하드로 갈라진다. 보드와 발을 묶어주는 바인딩을 구입할 때는 조였을 경우 단단한지 여부를 잘 살펴봐야 한다. ●넘어지는 법도 알아두시길 스노보드를 배우려면 완만한 경사지에서 충분히 숙달한 뒤 수준을 차례차례로 높여가는 게 바람직하다. 가장 편하고 자연스럽게 자세를 취하도록 해 몸 전체를 사용,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어느 부위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다. 평지에서는 앞에 놓인 발을 바인딩에 고정시킨 채 뒷발로 지면을 밀면서 나아가도록 한다. 잘(?) 넘어지는 것도 중요하다. 완만한 곳에서 넘어지는 연습을 되풀이하는 게 좋다. 앞으로 넘어질 때는 무릎을 구부리면서 슬라이딩 하듯이 손부터 자연스럽게 짚어야 한다. 뒤로 넘어질 땐 엉덩이부터 땅에 닿는 동시에 등 전체와 두 팔로 충격을 흡수한다. 잔 기술을 보면 이렇다. 사이드슬립(Side-slip)은 보드를 경사면에 수직으로 두고 발 앞꿈치와 뒤꿈치를 살짝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균형감각과 제동 능력을 배울 수 있다. 펜듈럼(Pendulem)은 시계추처럼 활강하는 것이다. 사이드슬랩 자세를 취한 채 두 다리에 균등하게 힘을 실은 상태에서 시작한다. 앞쪽 다리나 뒤쪽 다리로 중심을 이동시킴으로써 경사면을 지그재그로 내려온다. 누구나 텔레비전 등에서 멋지게 따라해보고 싶어할 턴(Turn)은 어떻게 할까. 경사면을 비스듬하게 내려오다가 몸을 일으켜 세워 보드가 경사면을 향하게 되면 회전하는 방향의 안쪽으로 발의 앞, 뒤꿈치를 누르면서 체중을 이동, 회전하면 된다. 그러나 백마디 말이 필요없다. 마음 준비가 됐다면 새하얀 눈밭이 있는 언덕으로 떠나고 볼 일이다. ●뜨거운 ‘즐눈’ 바람, 바람 다시 즐눈(즐거운 눈놀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한국대학스노보드연합회 회원들은 요즘 내년 1월 6∼7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스노보드 페스티벌 채비로 마음은 벌써 올해를 훌쩍 넘겼다. 연합회의 단합을 자랑하듯 대표의 직함이 의장인 게 눈길을 끈다. 참가비가 무료인 이 축제에는 순수 아마추어 선수가 무려 350명 출전해 갈고닦은 솜씨를 겨룬다. 스노보드 광들은 평소에도 눈이 많이 내리는 이웃나라 일본이나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를 오가며 느낀 점 등에 대한 얘기로 정보를 나눈다. 닉네임 ‘소믈리에’는 “지난해 이맘때 프랑스의 트와발레 스키장과 라플란느 스키장을 다녀왔다.”고 들뜬 표정을 지었다. 뜻밖의 사고 때문에 가슴 아픈 사연도 쏟아진다. 누구에게,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일이어서 늘 마음의 고삐를 죄야 한다는 말이다. 한 회원은 “지난달 27일 턴을 하기 위해 슬로프를 천천히 내려오는데, 갑자기 어린 학생이 덮쳐와 언덕길을 굴렀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발목과 허리를 다쳐 의무실로 실려갔단다. ●억울한 일 없도록 대비를 이에 따라 사고에 대비한 당사자 합의 문제나 ‘스키 보험’에 대한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또 다른 회원은 “스키장에서 스노보드를 즐기다 돌부리에 걸려 장비가 고장났다.”며 업체로부터 보상받을 길을 물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보드를 타고 계단 오르내리기, 자갈길 눈밭 달리기 등 짜릿한 묘미를 맛보려는 모험파도 많다. 국내에는 설원이 몇몇 군데로 한정돼 있어 스노보드를 즐기려면 비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회원들은 끼리끼리 ‘자동차 함께 타기’에 애쓰고 있다. 콘도 등 숙박을 해결하는 ‘방풀’ 모집도 활발하다. 무엇보다 단체로 스노보드 여행을 떠나는 것을 ‘떼보딩’이라고 부르는 데서 젊은이들의 발랄함과 엽기에 대한 흥미를 그대로 읽을 수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 태풍 장르/등급 액션/15세 감독/배우 곽경택/장동건·이정재·이미연 줄거리 부초처럼 이국을 떠돈 탈북자의 슬픈 가족사, 그를 쫓는 남한 해군대위의 숙명적 대결. 20자평 한국액션의 새로운 차원을 보여준 스펙터클. 그러나 규모에 짓눌려 맥을 못 추는 드라마. ● 해리포터와 불의 잔 장르/등급 팬터지/12세 감독/배우 마이크 뉴웰/다니엘 래드클리프·엠마 왓슨 줄거리 해리 포터가 트리위저드 대회에 출전, 부활한 악의 축 볼드모트와 대결하다. 20자평 새 감독, 새 스토리, 화려한 비주얼, 풋풋한 로맨스. 한층 업그레이드된 재미요소들. ● 나의 결혼원정기 장르/등급 드라마/12세 감독/배우 황병국/정재영·수애·유준상 줄거리 38세 시골 노총각, 신부감 찾으려고 우즈베키스탄 가다. 20자평 정재영의 무시무시한(?) 연기력, 수애와 유준상의 기막힌 호흡. ● 프라임 러브 장르/등급 로맨틱 코미디/15세 감독/배우 벤 영거/우마 서먼·그린버그·메릴 스트립 줄거리 37세 커리어우먼과 14세 연하남의 ‘유쾌·상쾌·아슬아슬한’ 사랑이야기. 20자평 성탄선물처럼 아기자기하고 훈훈한 드라마, 두 여주인공의 끝내주는(?) 연기력. ● 킹콩 장르/등급 SF액션/15세 감독/배우 피터 잭슨/나오미 왓츠·애드리언 브로디 줄거리 미녀를 사랑한 거대 괴수 킹콩의 슬픈 러브스토리. 20자평 할리우드 SF 화제작들의 장점을 조합한 듯한 ‘블록버스터 갈라 쇼’. 끝내주는 볼거리. ● 광식이 동생 광태 장르/등급 코믹 멜로/15세 감독/배우 김현석/김주혁·봉태규·이요원·김아중 줄거리 ‘소심남’ 광식과 ‘작업맨’ 동생 광태의 극과극 사랑방정식. 20자평 핑크빛 환상이 아닌 현실적 캐릭터·상황전개에 공감이 절로. ●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 장르/등급 로맨틱 코미디/15세 감독/배우 토마스 베주차/클레어 데인즈 맥아덤즈 줄거리 히피 가족과 세련된 뉴요커 예비 며느리의 만남. 20자평 뻔한 웃음은 일체 사절. 사라 제시카 파커는 역시 매력적.
  • ‘킹콩’ 블록버스터에 갇힌 그의 우수

    ‘킹콩’ 블록버스터에 갇힌 그의 우수

    할리우드 SF블록버스터의 ‘갈라(Gala)쇼’ 버전.14일 전세계 동시개봉한 피터 잭슨 감독의 세계적 화제작 ‘킹콩’(King Kong)에는 이런 20자평이 제격이다. 장대한 스케일,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효과가 압권인 기술력, 코미디의 여유까지 가미된 영화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쥬라기 공원’‘우주전쟁’‘죠스’‘ET’‘인디아나 존스’ 등 갖가지 기억나는 할리우드 대작들의 풍미를 두루두루 맛보게 하는 영화이다. ‘반지의 제왕’시리즈로 세계적 흥행감독군에서도 선두에 선 뉴질랜드 출신의 잭슨 감독은, 아홉살 때 1933년에 제작된 ‘킹콩’을 흑백 TV로 보면서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다.‘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착수하기 전에 이미 시나리오를 써놨을 만큼 ‘킹콩’에 대한 애착은 대단했다. 엄청난 덩치의 영화는 예상밖으로 가벼운 몸놀림으로 초반부를 채운다. 무모할 만큼 열정이 넘치는 영화감독 덴햄(잭 블랙)이 여주인공 캐스팅이 여의치 않자 길거리 캐스팅에 나선다. 극적으로 미모의 희극배우 앤 대로우(나오미 왓츠)를 발탁해 지도에도 없는 해골섬을 찾아 촬영행군을 감행하기까지의 도입부는 미끄러지듯 산뜻한 느낌으로 속도감을 낸다. 사투를 벌일 모험극을 예감케 하면서도 유머로 능청을 부리는 여유가 이 블록버스터의 장기. 거대선박이 해골섬을 향하기 무섭게 화면을 ‘로맨틱 모드’로 전환하는 것도 블록버스터 특유의 중압감을 털어내게 하는 장치로 읽힌다. 덴햄의 술수로 얼떨결에 배에 갇힌 시나리오 작가 잭(애드리언 브로디)은 첫눈에 앤과 사랑의 감정을 확인한다. 영화의 러닝타임은 무려 3시간. 블록버스터치고는 범상찮은 속도감을 자랑하던 영화는 그러나 재빠른 몸짓을 그다지 오래 유지하진 못한다. 수억만년전 고대 정글의 신비가 살아숨쉬는 미지의 해골섬에 도달하는 ‘본론’에 이르기까지 관객들은 꼬박 1시간을 고만고만한 에피소드들로 견뎌야 한다. 원주민들에게 붙잡혀 킹콩의 제물로 바쳐진 앤, 그녀에게 매혹된 킹콩의 감정을 확인하는 대목까지는 다시 30분여를 더 기다려야 한다. ‘블록버스터 종합선물세트’같은 영화에 설핏설핏 여러 장르의 묘미를 섞어넣는 기지도 발휘했다. 예컨대, 어둡게 가라앉은 화면으로 해골섬에 도착하는 지점에는 이전의 유머나 여유는 간곳없이 스릴러 영화로 감쪽같이 분위기 반전하기도 한다. 60년이 넘은 고전의 리메이크 버전에서 감독은 팬터지를 시각적으로 충족시키는 데 전력투구한 듯하다.2억 700만달러라는 천문학적 제작비가 필요했으리란 동의를 얻어낼 만큼 영화는 ‘테크닉’의 결정판이다. 공룡들끼리의 격투, 잭이 공룡떼의 질주하는 다리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달리는 장면 등은 기술의 승리 그 자체. 오락물의 완벽한 조건을 갖춘 듯하나, 감독의 욕심은 과했다 싶다. 세상이 다 아는 이야기를 3시간이나 끌어가는 감독의 장광설은 좀 부담스럽다. 보이지 않는 대상(CG 킹콩)을 상대로 구사하는 나오미 왓츠의 감정연기는 그녀의 전작들이 새삼 보고 싶을 만큼 탁월하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표정 영화 ‘킹콩’에서 킹콩의 이미지는 그 자체로 영화의 ‘모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잭슨 감독은 ‘반지의 제왕’ 3부작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특수효과를 이 영화에 적용했다. 킹콩이 주로 활약하는 해골섬에 동원된 미니어처만 2500여개. 영화 시작 1시간30분만에 등장하는 킹콩의 사실적인 모습은 압권이다. 실제 고릴라를 본떠 조각가들이 입체감나게 피부를 입히는 등 킹콩의 미니어처를 만든 게 기초작업. 미니어처의 몸이나 얼굴에 근육조직을 입히고 털로 뒤덮는 특수효과 작업을 거친 다음, 사람의 실제 동선을 빌려와 그래픽 처리하는 ‘모션 캡처’기술을 입혔다. 이 작업의 수훈감은 배우 앤디 서키스.‘반지의 제왕’의 골룸 동작연기를 책임졌던 그가 야생 고릴라의 몸짓은 물론 울음소리까지 표현해냈다. 미녀 ‘앤’ 앞에 선 킹콩이 진짜 인간처럼 수줍은 표정이나 몸짓을 구사할 수 있었던 건 이런 치밀한 사전작업의 결실인 셈이다. 이렇게 해서 주인공으로 스크린을 장악한 킹콩은 키 7.6m에 몸무게 3.6t 킹콩의 실재감을 살려낸 화면들에선 어쩔 수 없이 할리우드의 위력을 인정하게 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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