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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제역 매몰지 긴급점검] “침출수 샐 틈 없게” 759곳 집중관리

    [구제역 매몰지 긴급점검] “침출수 샐 틈 없게” 759곳 집중관리

    지난해 11월부터 올 4월까지 전국을 휩쓴 구제역과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에 따른 가축 살처분 매몰지가 총 4799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에 살처분된 가축은 무려 996만여 마리에 달했다. 26일 농림수산식품부의 ‘가축 매몰지 관리 현황’에 따르면 구제역 매몰지는 전국에 4583곳, AI 매몰지는 216곳이다. 지역별 매몰지로는 경기가 2277곳으로 가장 많고 ▲경북 1135곳 ▲강원 470곳 ▲충남 417곳 ▲충북 229곳 ▲전남 112곳 ▲경남 74곳 ▲인천 64곳 등이다. 구제역은 전국 75개 시·군·구에서 208건의 신고가 접수돼 153건이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소 15만 864마리, 돼지 331만 8298마리, 염소 7559마리, 사슴 3241마리 등이 살처분됐다. AI는 25개 시·군·구에서 153건이 양성 판정을 받아 닭 336만 4696마리, 오리 278만 8388마리, 메추리 29만 8520마리 등이 매몰 처분됐다. 정부는 발생 직후에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난과 함께 매몰지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침출수 유출 등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집중 관리에 나서면서, 이번 장마 기간(6월 22일~7월 17일) 동안 별다른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장마 기간을 전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매몰지 특별관리반과 기동대응반을 구성하고 농식품부 가축매몰지 태스크포스(TF) 상황실을 운영하는 한편 매몰지 가운데 침출수 유출 우려가 있는 759곳을 중점 관리 지역으로 정했다. 또 50곳을 특별 관리 지역으로 선정해 현장 점검 활동을 폈다. 정부는 매몰지의 갈라진 틈 사이로 뿜어져 나온 침출수가 토양과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침출수 관리 및 제거에 나서 매몰지에서 1만 4269건의 침출수 추출 작업을 하고 5016t의 침출수를 뽑아냈다. 침출수는 동물 사체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수로, 멸균 소독 후 폐수 처리됐다. 또 오랜 장마로 매몰지의 비닐덮개가 손상되거나 배수로에 흙이 쌓이면서 ▲복토 6463건 ▲비닐덮개 보강 7812건 ▲배수로 정비 9445건 ▲유공관(배수용 관) 보완 4873건 ▲관측정(오염 감시를 위해 파놓은 우물) 설치 1554건 ▲경고판 설치 5051건 등의 보강 조치를 했다. 악취 제거를 위해 유용미생물(1만 4334건)과 활성탄(2391건) 등을 이용했다. 정부는 당분간 비상근무 체계를 유지하는 한편 축산업계, 학계 전문가 등과 함께 ‘가축 매몰지 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해 가축 매몰지에 대한 체계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중국 네이멍구 차간누르 사막화 방지사업 현장에 가다

    중국 네이멍구 차간누르 사막화 방지사업 현장에 가다

    지난 17일 오전 10시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시린궈러맹 아바가기에 위치한 차간누르 호수. 한낮이 아닌데도 해가 중천에 떠 있다. 나무는커녕 풀 한 포기도 보이지 않는 마른 땅 위로 따가운 햇살이 반사돼 눈이 아렸다.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소속 대학생 120명은 연방 구슬땀을 흘리며 갈라진 땅 속으로 버드나무 가지를 촘촘히 꽂아 넣고 있었다. 나뭇가지를 어른의 무릎 높이만큼 꺾어 일렬로 심으니 마치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줄맞춰 서 있는 듯 거대한 나무 장벽을 이뤘다. 이 사업은 동쪽으로 2㎞가량 떨어진 곳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 ‘나문재’(감봉)를 강한 모래바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사장(沙墻)작업’이다. 환경보호단체 ‘에코피스아시아’ 중국사무소의 박상호 소장은 “모래가 편서풍을 타고 날아가 어린 나문재에 해를 입히는 경우가 많다. 버드나무 장벽이 모래로부터 나문재를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북쪽으로 600㎞쯤 떨어져 있는 차간누르 호수는 총 면적이 110㎢에 이른다. 80㎢의 큰 호수와 30㎢의 작은 호수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 큰 호수에 흐르던 물은 1980년대 이후 점점 줄어들더니 2002년 봄에 완전히 바닥을 드러냈다. 호수에 있던 염분이 말라붙어 밑바닥은 흰색 알칼리 먼지로 뒤덮였다. 다가가 보니 땅 위에 단단한 소금이 층을 이루고 있었다. 이 호수는 봄만 되면 알칼리 분진을 사방으로 날려보내는 천덕꾸러기 호수가 됐다. 이 ‘알칼리 황사’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차간누르 호수의 사막화 방지사업이 필수적이다. 환경단체 에코피스아시아는 지난 2008년부터 이 호수 위에 현지 자생식물인 나문재를 심는 ‘중국 네이멍구 차간누르 사막화방지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2년까지 큰 호수 면적의 약 60%에 해당하는 5000만㎡(약 1500만평)의 땅에 나문재를 심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알칼리 토양에 초원을 조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물이 가득 차 있던 수십년 전의 차간누르 호수는 아바가기 지역에 사는 몽골 목축민들에게는 삶의 터전이나 마찬가지였다. 물이 넉넉하지 않은 초원지대의 주민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호수를 찾아 목을 축였고, 말이나 소, 양들을 데려와 물을 먹이기도 했다. 그러나 알칼리 토양으로 변해버린 호수는 주민들에게 봄만 되면 ‘흰색 분진’의 공포를 심어주고 있다. 호수 인근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는 우윈고와(50·여)는 “호수가 마른 뒤 해마다 봄이 되면 알칼리 먼지가 불어와 양과 소들이 뜯어먹어야 할 초지를 뒤덮어 말라 죽게 한다.”고 말했다. ●2012년까지 호수면적 60%에 심을 계획 차간누르 호수에서 생겨나는 알칼리 분진의 피해는 이 지역에 그치지 않는다. 네이멍구자치구에서는 차간누르 호수를 포함해 크고 작은 호수 700여곳이, 중국 전체로는 1년에 20곳 정도가 무리한 목축과 개발 등으로 인해 말라가고 있다. 2002년 3월 베이징에서 심각한 황사가 발생한 뒤 베이징사범대학과 중국지리과학원이 황사물질의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황사물질 가운데 포함된 알칼리성 분진들이 네이멍구의 마른 호수에 뒤덮인 분진들과 성분이 같았다.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다. 2002년 이후 국내에서 채집한 황사 성분에는 나트륨이 국내 토양보다 최고 40배나 높았다. 이 나트륨 분진의 발원지가 바로 차간누르와 같은 중국의 마른 알칼리 호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반도에 불어오는 황사의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사실 때문에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는 한국 정부 및 민간단체와 함께 진행하는 사막화 방지사업이 활발해졌다. 청소년단체, 환경단체, 지자체들이 네이멍구 사막에서 식목행사를 갖기도 하고, 한·중 연구소 간에 사막화 방지를 위한 학술교류를 갖기도 한다. 에코피스아시아의 활동 역시 그 일환이다. 에코피스아시아 이삼열 이사장은 “중국의 드넓은 사막 가운데 일부에 불과한 110㎢ 넓이의 차간누르에 초원을 조성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겠나 싶지만, 이 사업 하나로서 중국 내 황사방지의 열쇠를 쥘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피스아시아가 이 지역에 파종하고 있는 나문재는 대표적인 내염성 식물이다. 알칼리성 토양에 뿌리내려 토양 속의 염분을 빨아들이고 토양 위의 분진들을 단단히 묶는 역할을 한다. 에코피스아시아 이태일 사무처장은 “나문재는 이 지역의 ‘선봉 식물’로, 알칼리 토양을 다른 식물들도 자랄 수 있는 토양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시들어버린 나문재는 마른 가지 상태로 남아 자연스레 모래를 막아주는 사장 효과를 발휘한다.”면서 “씨앗이 자연 발아하면 마른 가지의 보호를 받으면서 자라고, 이듬해 다시 씨앗이 자연 발아하는 식으로 번식해 초원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염식물로 토양 알칼리성 개선 지금껏 파종한 나문재가 모두 싹을 틔워 초원을 이루게 된 것은 아니다. 지난해까지 900만평의 땅에 나문재를 파종했지만 안정적으로 자라 초지가 조성된 곳은 1650만㎡(약 500만평) 정도에 그쳤다. 그나마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사업 초기부터 나무가 잘 자랄 수 없는 초원의 자연조건을 고려한 덕분이다. 지난 3년 동안 현지의 토양과 기후 등에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피할 수 없었다. 자동차를 타고 차간누르 서쪽 끝으로 향하자 일렬로 땅을 갈아 놓은 흔적만 남은 땅이 눈앞에 펼쳐졌다. 지난해 땅을 갈고 나문재를 파종했지만 갓 싹튼 나문재가 모래바람을 맞아 말라죽은 곳이다. 박 소장은 “편서풍을 타고 날아오는 모래를 막기 위해 사장작업을 완료했지만, 예상 밖으로 강하게 불어닥친 서풍에 모래가 실려와 나문재의 생장을 막아버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년생 식물인 나문재의 경우 파종한 해에는 땅 속에 숨어 있다가 이듬해에 싹이 트기도 한다. 지난해 파종한 씨앗이 이제야 싹을 틔워 말라붙은 땅 곳곳에서 새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이 지역도 결국 ‘실패’는 아닌 셈이다. 아직은 나문재의 새싹을 발로 밟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상황. 하지만 나문재의 씨앗이 퍼지고 자라면 차간누르 호수도 언젠가는 무성한 초원으로 뒤바뀔 것이다. 글 사진 시린궈러맹(중국 네이멍구자치구)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굿모닝 닥터] 튼살의 진실

    최근 ‘팻’(fat)이란 책이 출판계를 달구고 있다. 인류학자와 비만인권운동가들이 ‘살찐’, ‘기름진’, ‘지방’, ‘비만’, ‘윤택’ 등 팻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흥미롭게 풀어냈다. 실제로 아프리카 니제르에서는 튼살을 선망의 대상으로 여긴다. 살찐 모습을 아름답다고 여기기 때문에 튼살을 만들려고 갖은 노력을 다한다. 심지어는 애들 인형에도 튼살 자국을 만든다. 보기 흉하다며 튼살을 없애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는 우리와는 확실히 다르다. 갈라져 희끗거리는 튼살은 여간한 스트레스가 아니다. 튼살은 비만이나 임신, 청소년기의 급속한 성장 등에 의해 피부 표면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진피 내 교원섬유와 탄력섬유가 변성되어 발생하며, 팽창선조라고도 불리는 피부질환이다. 초기에 붉은 빛을 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희게 변하게 된다. 이런 튼살은 붉은 기가 도는 초기에는 비교적 잘 치료되나 환부가 흰색으로 변한 뒤에는 치료가 더디다. 따라서 빠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에 주목받는 레가또와 마이셀스 PRP(혈소판 풍부혈장)를 이용한 복합시술이 바로 튼살 치료법이다. 레가또와 마이셀스 PRP 복합시술은 튼살 표면에 프락셔널한 방식으로 미세한 채널(구멍)을 만든 후 임팩트 초음파로 PRP 핵심성분을 침투시켜 피부재생을 유도, 튼살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전의 치료법들이 색소침착 등의 문제를 보인데 비해 이 치료는 마이셀스 PRP의 TGF-β 성분에 의한 미백효과로 색소침착을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물론 튼살도 예방이 중요하다. 임신 중에는 보습크림을 충분히 바르고, 샤워 후 오일이나 로션으로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좋다. 또 급격한 체중 증가를 막기 위해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도 잊지 말자. 만약 튼살이 생기기 시작했다면 자외선 노출을 막아야 튼 부위가 검게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성형외과 원장
  • [시론] 통일비용의 선투자가 될 북한건설사업/이찬식 인천대 교수 한국건설관리학회 회장

    [시론] 통일비용의 선투자가 될 북한건설사업/이찬식 인천대 교수 한국건설관리학회 회장

    해외 건설수주가 올해는 8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이 중동·동남아시아·아프리카 등에 치우쳐 있고, 수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플랜트 부문의 EPC 능력이 선진국의 70~80% 수준에 그쳐 1970년대 말이나 80년대 초와 같은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내는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되어 가고, 세종시와 혁신도시 건설 사업은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않아 건설경기가 아주 나쁜 상황이다. 어릴 적부터 들어 와서 기억에 생생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있다. 남북으로 갈라진 한반도의 통일을 염원하는 까닭에 나온 노래일진대, 바야흐로 정치·경제·사회·문화·건설 등 모든 분야에서 통일에 대비해야 할 때가 되었다. 건설 분야의 경우, 사회기반시설 및 건설기준의 남북한 연계 통합, 북한의 부족한 시설 건설과 노후 시설의 현대화가 요구되고 있다. 북한의 외국인 투자기반과 투자보장 장치는 매우 미흡하여, 북한 건설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투자보장협정의 체결이나 경제특구 내에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북한은 나진·선봉, 개성공단, 황금평 등에 경제개발특구를 개설하였으며, 중국은 북한의 풍부한 자원과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목적으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하자원 채굴권을 확보하여 개발사업 비용을 충당하거나, 자원 탐사와 개발을 매개로 경제발전에 필요한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해 주는 방식 또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 등으로 북한의 건설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패키지형 자원개발사업을 유망하게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대북 건설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남북경협 등 정부나 공기업이 참여하는 경제협력사업에 우선 진출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사회기반시설과 문화시설은 매우 낙후되고 주거시설도 대부분 노후화되어 개·보수가 시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회기반시설의 경우 지금까지는 주로 철도가 확장되었으며, 다른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통일 대한민국이 실질적인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선진적이고 효율적인 사회기반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하며 시스템을 구성하는 각 시설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북한의 노후주택 개·보수 사업의 경우에는 서울 등 대도시의 주거환경개선 사업과 농어촌주택 개량사업의 경험을 활용하면 효율적으로 추진이 가능할 것이다. 주택건설 비용은 개방 직후 10년간은 연간 8조원, 그후 10년간은 연간 6조원 내외로 20년간 약 14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업체의 대북 진출은 건설시장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기회시장(블루오션)으로 북한이 부각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북한건설사업 투자로 구축될 사회기반시설은 독일의 사례에서 보듯이 수천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통일비용의 선투자 성과로 간주할 수 있다. 북한 업체와 공동으로 사업을 수행할 경우에는 기술 및 노하우를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을 것이므로 건설기준의 통합에도 기여할 수 있다. 북한의 사회기반시설이나 주택의 건설과 개·보수 작업은 장기간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므로 통일비용 지출의 분배 차원에서도 한시바삐 착수하여야 한다. 필요한 재원은 공적개발원조(ODA),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글로벌 인프라 펀드 등으로 확보할 수 있고, 주택건설에는 국민주택기금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이 전면 개방하고 투자안전장치가 정비되면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의 협조융자자금을 활용할 수 있고, PPP(public private partnership) 방식의 사업 추진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건설사업에 투자하는 일은 당장에 많은 수익을 내지는 못할지라도, 중국에 빼앗긴 선수를 되찾음과 동시에 교두보 확보에 이은 장기적인 편익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에 대비하고 건설경기 회복으로 청년 취업을 크게 늘릴 수 있는 방편으로도 북한의 건설사업에 남한 기업들이 앞 다투어 참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절실하다.
  • 1주일에 900만원 美 가장비싼 여름캠프 10선

    1주일에 900만원 美 가장비싼 여름캠프 10선

    미국 부모들도 여름이면 자녀들 캠프 때문에 허리가 휜다. 예체능, 영재교육부터 명문대 입학에 도움이 되는 이른 바 스펙(경력) 쌓기용 등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온라인 매체 ‘데일리 비스트’는 18일(현지시간) 미국의 청소년 여름캠프 가운데 가장 비싼 프로그램 10개를 소개했다. 일반 가정에서는 ‘그림의 떡’이다. 1위는 뉴욕을 출발해 러시아의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4성급 리조트 시설에서 지내며 스탈린의 별장에서 승마 레슨을 받고 미술관과 발레, 오페라 관람 등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왕복 항공료를 포함한 1주일짜리 이 프로그램의 총 비용은 8500달러(약 900만원)다. 2위는 뉴욕대에서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인 양성 프로그램으로 기업가 정신을 배우고 주말에는 명사들의 별장을 순방한다. 6주에 2만 5000달러다. 3위는 3주 동안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위스 등을 여행하는 캠프로 1주 평균 2799달러. 4위는 스탠퍼드대 기숙사에 머물면서 작문과 문제풀이 등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으로 1주에 2695달러다. 페루의 마추픽추를 등정하고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섬에서 스노클링을 즐기는 22일간의 프로그램은 1주에 2195달러다. 카리브해에서 2주 동안 요트 등 수상스포츠와 함께 해양 생태계 학습을 병행하는 프로그램은 1주에 2098달러, 호주에서 서핑과 트레킹 등을 즐기는 22일짜리 캠프는 1주에 1995달러, 오리건주 산장에 투숙해 스노보딩과 래프팅 등을 즐기는 캠프는 1주에 1950달러, 프랑스 파리의 일반 가정집에 묵으면서 문화를 익히는 프로그램은 주 1933달러다. 10위는 펜실베이니아 하버포드 칼리지 기숙사에 들어가 3주 동안 수영과 요가 등을 하는 것으로 1주에 1715달러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4) 피살 20대 얼짱女,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4) 피살 20대 얼짱女,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2008년 11월 경기 화성시 송산면 우음도 갈대밭 옆 고속도로 공사장. 불도저로 갈대숲을 밀어내던 장모씨가 바닥에서 하얀 물체를 발견했다. 사람의 뼈였다. “여기는 원래 개펄이던 곳을 막아 생긴 땅인데…내가 남의 묏자리를 잘못 건드렸을 리는 없지. 그렇다면 누군가가 갖다 버린 시신이 백골로 변한 것인가?”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는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일명 ‘강호순 사건’)으로 시끄러웠던 때. 연쇄살인의 네번째 희생자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흘러나왔다. 현장 수사팀에 경찰 최고위층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감식반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이미 백골이 돼 버린 시신 1구와 그가 입었던 속옷, 회색 윗도리에 운동복 바지, 수건 조각 2장이 전부였다. 시신을 옮기는 데 쓰였던 것으로 보이는 대형 가방도 눈에 띄었지만 단서는 되지 못했다. ● 뼈 추스려 162~170㎝ 여성 추정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일단 뼈의 크기와 모양을 보고 희생자를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으로 추정했다. 키는 162~170㎝ 정도로 어림됐다. 여기서 잠깐. 사람의 뼈 중 외관만 보고 남녀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두개골과 엉덩뼈가 대표적이다. 남성의 두개골은 요철(凹凸)이 심하고 크고 길며 두껍다. 남성의 뼈가 전체적으로 여성보다 크고 단단하지만 두개골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그러나 여성에게도 남성보다 강한 뼈가 하나 있다. 엉덩뼈다. 분만이라는 자연의 섭리 때문에 여성의 골반은 남성에 비해 튼튼하고 폭이 넓다. 사람의 나이는 아래턱의 각(角)과 위팔뼈, 넓적다리 관절 등을 보고 알 수 있다. 아래턱의 각은 귀 옆으로 볼 때 아래턱이 꺾이는 부분을 말한다. 보통 둔각(100~180도)을 이룬다. 흥미로운 점은 각도가 나이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는 각이 작아졌다가 노화를 거치며 다시 커진다. 갓 태어난 아이의 아래턱 각은 통상 170도이지만 배냇니가 빠질 때쯤 150도가 되고 영구치가 완성될 때면 100도까지 줄어든다. 이후에는 다시 커져 35세 110도, 55세 120도, 70세 130도를 평균적으로 기록한다. 키는 팔과 다리뼈 길이에 부위별로 상관계수를 곱해 산출한다.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대퇴골의 크기는 43.6㎝였다. 여기에 상관계수 3.9를 곱해 계산한 여성의 키는 약 170㎝(43.6㎝×3.9)였다. 그러나 요골, 척골, 비골, 경골 등을 통해 추론한 키는 이보다 작아 162~170㎝의 넓은 범위의 추정밖에 불가능했다. 이래 가지고는 그야말로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가 아닌가. ● 강남 성형외과 572곳 뒤져 암담해하던 수사팀에 한 줄기 서광이 비쳤다. 부검의의 마지막 한마디였다. “수사에 얼마나 도움될지는 모르겠는데, 피해자의 광대뼈가 갈라져 있는 걸 보니 광대뼈 축소술을 받은 것 같아요.” 경찰은 서울 강남지역의 성형외과 572곳을 수소문했다. 어차피 전국의 모든 성형외과를 다 뒤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에 ‘적중확률’이 높은 강남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병원들마다 ‘환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며 아우성을 해댔다. 우여곡절 끝에 2000년 이후 광대뼈 축소수술을 받은 여성 1949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경찰은 2000명에 가까운 이들 모두에게 전화를 돌렸다.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 중에 백골의 주인이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였다. 하지만 웬걸. 연락 불통인 사람이 650여명에 달했다. 3명 중 1명꼴. 남 모르게 수술 받으려고 많은 사람이 가명을 쓴 탓이었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시신과 신체적 특징이 비슷한 사람의 가족을 일일이 수소문해 DNA 일치 여부를 확인했다. 그렇게 꼬박 2개월이 흘렀다. 국과수에서 연락이 왔다. “DNA가 일치하는 가족이 나왔습니다.” 가족들은 이미 5년 전부터 죽은 여인과 연락을 끊고 살았다. 그래서 가출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백골의 주인은 유흥업소 종사자 A(당시 30)씨였다. 2006년 3월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병원에서 광대뼈 축소술을 받았다. 경찰은 A씨의 과거 동거남 고모(당시 33)씨를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렸다. A씨가 나가던 유흥업소의 단골손님이었던 고씨는 2006년 12월부터 살림을 같이 차린 것으로 파악됐다. 행적을 추적하던 경찰은 고씨가 중고차 매매상을 통해 그랜저XG 승용차를 팔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어렵게 그랜저XG를 찾아 샅샅이 훑어냈지만 육안으로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범행의 흔적을 지우려고 수십번을 닦았을 트렁크에 핏자국이 남아 있을 리 만무했다. 마지막 희망은 시간이 지난 혈흔에 강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는 ‘루미놀’(luminol) 시험. 시약을 뿌리자 잠시후 기역(ㄱ)자 모양으로 발광현상이 나타났다. 시신을 담았던 가방에서 스며나온 피의 흔적이었다. DNA 감식 결과 A씨의 혈액으로 판명됐다. ● 미인에 대한 남자의 소유욕이 불러온 비극 고씨는 “우발적이었다.”면서 순순히 범행을 자백했다. 손님과 종업원으로 만났을 때 고씨는 A씨에게 팁을 아끼지 않았다. 한달 술값으로 무려 1억원을 쓰기도 했다. 아름답고 성격 좋은 A씨에게 잘 보이고 싶은 허세였다. 얼마 후 두 사람은 논현동 A씨의 원룸에 한 살림을 차렸다. A씨는 업소 생활을 접고 한 남자의 아내로서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행복은 거기까지였다. A씨가 확인한 남자의 현실은 악몽이었다. 술집에 뿌렸던 돈은 사업투자를 빌미로 후배에게서 꾼 돈이었다. 극심한 채무변제 독촉과 협박이 이어졌다. 사랑이 파국으로 결딴난 것은 2007년 5월 어느날이었다. 생활비 문제로 시작한 다툼이 시작됐고 얼마 후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거칠게 밀쳐진 A씨는 머리를 벽에 부딪혀 많은 피를 흘리기 시작했고 고씨는 이런 그녀의 목을 졸랐다. 숨을 쉬지 않자 겁이 난 고씨는 시신을 가방에 넣어 무작정 화성 우음도로 차를 몰았다. 두 사람이 데이트 장소로 자주 찾던 곳이었다. 그렇게 남자는 사랑을 속삭이던 곳에 그의 사랑을 버렸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고속도로 민폐운전자 동영상 비난 빗발 “운전해선 안될 사람”

    고속도로 민폐운전자 동영상 비난 빗발 “운전해선 안될 사람”

    고속도로 민폐운전자 동영상이 공개돼 민폐운전자에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후속차량 추돌사고를 유발한 고속도로 민폐운전자 동영상이 공개돼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며 공분을 사고 있는 것. 지난 17일 공개된 고속도로 민폐운전자 동영상은 부산 방향에서 북창원과 순천으로 빠져나가는 창원분기점 폐쇄회로(CC)TV 녹화영상이다. 문제의 차량은 고속도로 3차선으로 주행하다 길이 갈라진 곳에서 갑자기 2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해 진입했다. 이 차량은 차선을 바꿔 뛰어든 뒤에도 속도를 늦추고 멈칫하다가 결국 멈춰섰다. 원래 2차선을 주행하던 후속 차량은 끼어든 이 차량을 피하려 급하게 1차선으로 진입했고 결국 버스 등과 3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사고의 원인을 유발한 차량은 멈칫하는 것 같더니 다시 속도를 내 순천방향으로 사라졌다. 고속도로 민폐운전자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운전대를 잡아선 안될 사람이다”, “고속도로 상에서 갑자기 차를 멈추다니”, “최저속도 위반 처벌 안되나?”, “사고 유발하고 뺑소니 양심도 없다 “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14)] 백골의 성형수술 자국이 살해된 여성의 한을 풀다

    2008년 11월 경기 화성시 송산면 우음도 갈대밭 옆 고속도로 공사장. 불도저로 갈대숲을 밀어내던 장모씨가 바닥에서 하얀 물체를 발견했다. 사람의 뼈였다. “여기는 원래 개펄이던 곳을 막아 생긴 땅인데?내가 남의 묏자리를 잘못 건드렸을 리는 없지. 그렇다면 누군가가 갖다 버린 시신이 백골로 변한 것인가?”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는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일명 ‘강호순 사건’)으로 시끄러웠던 때. 연쇄살인의 네번째 희생자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흘러나왔다. 현장 수사팀에 경찰 최고위층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 백골이 일러준 작은 힌트 감식반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이미 백골이 돼 버린 시신 1구와 그가 입었던 속옷, 회색 윗도리에 운동복 바지, 수건 조각 2장이 전부였다. 시신을 옮기는 데 쓰였던 것으로 보이는 대형 가방도 눈에 띄었지만 단서는 되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일단 뼈의 크기와 모양을 보고 희생자를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으로 추정했다. 키는 162~170㎝ 정도로 어림됐다. 여기서 잠깐. 사람의 뼈 중 외관만 보고 남녀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두개골과 엉덩뼈가 대표적이다. 남성의 두개골은 요철(凹凸)이 심하고 크고 길며 두껍다. 남성의 뼈가 전체적으로 여성보다 크고 단단하지만 두개골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그러나 여성에게도 남성보다 강한 뼈가 하나 있다. 엉덩뼈다. 분만이라는 자연의 섭리 때문에 여성의 골반은 남성에 비해 튼튼하고 폭이 넓다. 사람의 나이는 아래턱의 각(角)과 위팔뼈, 넓적다리 관절 등을 보고 알 수 있다. 아래턱의 각은 귀 옆으로 볼 때 아래턱이 꺾이는 부분을 말한다. 보통 둔각(100~180도)을 이룬다. 흥미로운 점은 각도가 나이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는 각이 작아졌다가 노화를 거치며 다시 커진다. 갓 태어난 아이의 아래턱 각은 통상 170도이지만 배냇니가 빠질 때쯤 150도가 되고 영구치가 완성될 때면 100도까지 줄어든다. 이후에는 다시 커져 35세 110도, 55세 120도, 70세 130도를 평균적으로 기록한다. 키는 팔과 다리뼈 길이에 부위별로 상관계수를 곱해 산출한다.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대퇴골의 크기는 43.6㎝였다. 여기에 상관계수 3.9를 곱해 계산한 여성의 키는 약 170㎝(43.6㎝×3.9)였다. 그러나 요골, 척골, 비골, 경골 등을 통해 추론한 키는 이보다 작아 162~170㎝의 넓은 범위의 추정밖에 불가능했다. 이래 가지고는 그야말로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가 아닌가.   ▣ 광대뼈 수술한 20~30대 여성 찾기 암담해하던 수사팀에 한 줄기 서광이 비쳤다. 부검의의 마지막 한마디였다. “수사에 얼마나 도움될지는 모르겠는데, 피해자의 광대뼈가 갈라져 있는 걸 보니 광대뼈 축소술을 받은 것 같아요.” 경찰은 서울 강남지역의 성형외과 572곳을 수소문했다. 어차피 전국의 모든 성형외과를 다 뒤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에 ‘적중확률’이 높은 강남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병원들마다 ‘환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며 아우성을 해댔다. 우여곡절 끝에 2000년 이후 광대뼈 축소수술을 받은 여성 1949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경찰은 2000명에 가까운 이들 모두에게 전화를 돌렸다.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 중에 백골의 주인이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였다. 하지만 웬걸. 연락 불통인 사람이 650여명에 달했다. 3명 중 1명꼴. 남 모르게 수술 받으려고 많은 사람이 가명을 쓴 탓이었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시신과 신체적 특징이 비슷한 사람의 가족을 일일이 수소문해 DNA 일치 여부를 확인했다. 그렇게 꼬박 2개월이 흘렀다. 국과수에서 연락이 왔다. “DNA가 일치하는 가족이 나왔습니다.” 가족들은 이미 5년 전부터 죽은 여인과 연락을 끊고 살았다. 그래서 가출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백골의 주인은 유흥업소 종사자 A(당시 30)씨였다. 2006년 3월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병원에서 광대뼈 축소술을 받았다. 경찰은 A씨의 과거 동거남 고모(당시 33)씨를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렸다. A씨가 나가던 유흥업소의 단골손님이었던 고씨는 2006년 12월부터 살림을 같이 차린 것으로 파악됐다. 행적을 추적하던 경찰은 고씨가 중고차 매매상을 통해 그랜저XG 승용차를 팔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어렵게 그랜저XG를 찾아 샅샅이 훑어냈지만 육안으로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범행의 흔적을 지우려고 수십번을 닦았을 트렁크에 핏자국이 남아 있을 리 만무했다. 마지막 희망은 시간이 지난 혈흔에 강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는 ‘루미놀’(luminol) 시험. 시약을 뿌리자 잠시후 기역(ㄱ)자 모양으로 발광현상이 나타났다. 시신을 담았던 가방에서 스며나온 피의 흔적이었다. DNA 감식 결과 A씨의 혈액으로 판명됐다.   ▣ 미인에 대한 남자의 소유욕이 불러온 비극 고씨는 “우발적이었다.”면서 순순히 범행을 자백했다. 손님과 종업원으로 만났을 때 고씨는 A씨에게 팁을 아끼지 않았다. 한달 술값으로 무려 1억원을 쓰기도 했다. 아름답고 성격 좋은 A씨에게 잘 보이고 싶은 허세였다. 얼마 후 두 사람은 논현동 A씨의 원룸에 한 살림을 차렸다. A씨는 업소 생활을 접고 한 남자의 아내로서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행복은 거기까지였다. A씨가 확인한 남자의 현실은 악몽이었다. 술집에 뿌렸던 돈은 사업투자를 빌미로 후배에게서 꾼 돈이었다. 극심한 채무변제 독촉과 협박이 이어졌다. 사랑이 파국으로 결딴난 것은 2007년 5월 어느날이었다. 생활비 문제로 시작한 다툼이 시작됐고 얼마 후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거칠게 밀쳐진 A씨는 머리를 벽에 부딪혀 많은 피를 흘리기 시작했고 고씨는 이런 그녀의 목을 졸랐다. 숨을 쉬지 않자 겁이 난 고씨는 시신을 가방에 넣어 무작정 화성 우음도로 차를 몰았다. 두 사람이 데이트 장소로 자주 찾던 곳이었다. 그렇게 남자는 사랑을 속삭이던 곳에 그의 사랑을 버렸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인류애는 총보다 강했다

    인류애는 총보다 강했다

    최악의 가뭄으로 신음하는 아프리카 최빈국 소말리아를 살리기 위해 유엔과 토착 테러단체가 손을 잡았다. ‘아프리카의 알카에다’로 불리는 소말리아 이슬람 테러조직 알 샤바브가 자신의 통제구역 내에서 유엔 요원의 구호 활동을 허용한 것이다. ‘인류애’의 이름 아래 세계가 협력하면서 60년 만의 가뭄으로 타들어가던 ‘아프리카의 뿔’(아프리카 북동부 지역)에도 ‘단비’가 내리게 됐다. 유니세프(유엔 아동기구)의 소말리아 지부 대표인 로잔나 쇼를톤은 16일(현지시간) “알 샤바브가 자신의 점령 지역 안에서 해외구호단체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2009년 국제구호단체들을 향해 “반무슬림 정서를 가지고 있다.”면서 내렸던 ‘영토 진입 금지령’을 2년 만에 푼 것이다. 다만, ‘긴급 구호 활동 외에 숨은 의도가 없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유니세프는 즉시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200㎞가량 떨어진 바이도아 지역에 식량과 의약품 보급을 시작했다. 쇼를톤은 “알 샤바브가 구호요원의 진입을 허락하면서 돈을 요구하거나 다른 대가를 바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이번 조치로 국제 구호 단체의 소말리아 지원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극단주의 성향의 알 샤바브가 못이기 듯 세계를 향한 빗장을 푼 것은 감정을 앞세우기에는 자국 상황이 너무 악화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년째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농지는 갈라질 대로 갈라졌고 이 탓에 소말리아 식품가격은 1년 새 300% 가까이 치솟았다. 동물들도 떼죽음을 당하자 더위와 배고픔에 지친 소말리아 국민 중 4분의1가량이 터전을 버리고 케냐, 에티오피아 등으로 떠났다. 자신들이 점령한 지역 주민마저 먹거리를 찾아 탈출하기 시작하자 알 샤바브도 자존심을 굽히기로 한 듯 보인다. 알 샤바브는 지난 5월 미군 특공대가 테러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하자 “앙갚음할 것”이라고 선언했던 알카에다 연계 테러조직이다. 앤소니 레이크 유니세프 총재는 “소말리아에서는 ‘올해 안에 곡물 수확이 불가능하고 몇 달 안에 최악의 상황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들도 소말리아 지원 계획을 앞다퉈 내놓았다. 영국은 지난 15일 소말리아에 대해 약 5225만 파운드(약 890억원) 규모의 식량 및 자금 지원을 약속했고 미 국무부도 이날 “소말리아에 상당한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플라잉 레슨’ 통해 공연기획자로 변신한 발레리나 김세연

    ‘플라잉 레슨’ 통해 공연기획자로 변신한 발레리나 김세연

    ●임혜경·김지영과 함께 출연 “각기 다른 무대에 서다 보면 언제 한번 같이 무대에 서 보나, 하는 바람 같은 게 있어요. 갈라쇼 때 만나기는 하지만 잠깐이거든요. 그런데 컨템포러리(현대) 작품을 하면 아무래도 오랫동안 같이 부대끼고 함께할 수 있죠. 그래서 이런 걸 해보자고 했을 때 다들 너무 좋아했어요.” 현대무용 공연 ‘플라잉 레슨’(Flying Lesson) 준비에 한창인 발레리나 김세연(32)을 지난 14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연습실에서 만났다. 김세연은 ‘플라잉 레슨’에 출연하는 무용수이다. 동시에 공연 기획자이기도 하다. 그의 합동 공연 제안을 맨 먼저 흔쾌히 받아들인 이는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의 임혜경(40) 유니버설발레아카데미 원장과 김지영(33)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주역 조셉 바르가 등 3명의 발레리노도 가세했다. ●작품 선별·프로듀서役까지 감당 키네틱 설치작품을 한 미술가 조민상과 패션디자이너 이재환도 끌어들였다. 조명, 패션이 완벽하게 결합한 작품을 해보고 싶은 욕심에서다. 1, 2부로 나눠서 각각 4작품, 2작품씩 6개 작품을 1시간 30분에 걸쳐 펼친다. 김세연은 작품 선별에도 관여했다. LIG문화재단의 ‘2011 앞서가는 젊은 예술인 초청 특별기획 프로그램’ 후원도 얻어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의 첫 수혜자다. 프로듀서 역할까지 톡톡히 해낸 셈. 당사자는 고개를 젓는다. “프로듀서까지 하는 건 절대 아니고요. 우연히 기회가 닿았을 뿐이에요. 때마침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시는 든든한 분들도 만났고…” 1990년 말부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까지 올라섰던 김세연은 2004년 훌쩍 미국 보스턴발레단으로 떠났다. 좀 더 다양한 세계를 접해보기 위해서다. 이후 스위스 취리히발레단,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으로 옮겼다. “한국에선 큰 무대 몇 번 외엔 기회가 잘 없지만, 해외에서는 고전에서 컨템포러리까지 번갈아가며 공연이 쭉 이어집니다. 다양한 역할,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어요.” ●개그맨 김영철도 참여 국내 팬들도 고전발레에 많이 치우쳐 있어 아쉽다는 말도 했다. “아무래도 현대무용을 좀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고전 무용이 관객에게 작품을 던져준다면, 컨템포러리는 관객과 작품을 공유합니다. 그러니 절대 부담 안 가져도 돼요.” 그래도 ‘평범한’ 관객 처지에서는 부담된다. 6개 작품 가운데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을 꼽아달라고 하자 “전부 다”라며 웃더니 ‘발레 101’을 예로 든다. “개그맨 김영철씨를 섭외했어요. 김영철씨가 지시를 내리면 그에 맞춰서 무용수가 춤을 춥니다. 발레의 가장 기본적인 동작과 움직임을 다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공연은 오는 22~2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린다. 1만~7만원. (02)580-1234.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글로벌 시대] 그리스 위기와 EU의 장래/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그리스 위기와 EU의 장래/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지난 1일부터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잠정 발효에 들어갔다.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유럽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으로 성큼 들어온 것이다. 관점에 따라 찬반이 갈라질 수 있겠지만, 이제 한·EU FTA는 되돌릴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EU는 여전히 우리에게는 어딘가 복잡하고 낯선 그 무엇으로 남아 있다. 아이러니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유럽 통합은 반복적인 위기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거의 매번 위기 때마다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서야 해결책을 찾아내는 일련의 기적이 지금까지 유럽 통합의 과정이다. 1957년 로마 조약으로 유럽경제공동체(EEC)가 6개국으로 출범한 이래 EU의 회원국은 27개국으로 확장되었다. 관세동맹을 거쳐 단일시장을 형성했으며, 마침내 통화 통합이란 과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역내(域內) 사람, 상품, 자본의 이동도 자유로워졌다. 밖에서 보면 유럽 통합은 바다를 향해 유유히 흐르는 큰 강물 같다. 그러나 유럽 통합은 어느 한순간도 순탄한 길을 걸어오지 않았다. 최근의 그리스 금융 위기가 이를 증명한다. 그리스의 공공부채는 2010년 말 3290억 유로였다. 2011년 말에는 3500억 유로로 급증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지배적이다. 관광 수입을 제외하면 내놓을 만한 수입원이 없는 그리스의 구조적인 문제에다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정부패 등 그리스의 장래는 결코 밝다고 할 수 없다. 그리스란 배는 곳곳에 구멍이 뚫려 물이 새어 들어오고 있다. 유럽의 다른 회원국들, 특히 프랑스와 독일의 재정지원이 없다면 침몰할 위험에 처해 있다. 물론 그리스에 돈을 빌려준 유럽중앙은행(ECB)과 그 밖의 다른 민간은행들도 국채상환기간 연장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를 구하는 방법을 놓고 파리와 베를린 사이에는 첨예한 의견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이는 EU 내에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의 국가 파산을 선호했지만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강력한 주장 앞에 그리스를 유로 존 안에 두고 구제하는 방향으로 마지못해 선회했다. 만약 한 국가가 유로 존을 떠난다면 이는 유로화 종말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와 동시에 그리스의 재정 문제와 이를 둘러싼 구제 방안은 철학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EU의 현 체제에 대한 문제 제기다. 언제까지 그리스와 같은 위급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넘기는 불안정한 시스템으로 EU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위기의식이자 자성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탈리아·포르투갈 그리고 영국마저도 언제 그리스와 유사한 상황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그리스의 도미노 현상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유럽은 통합 과정에서 수도 없이 많은 위기에 직면했었고, 그때마다 극적으로 위기를 새로운 발전의 발판으로 전환하는 지혜를 발휘해 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의 위기는 다분히 구조적이다. 통화 통합이란 위업을 달성했지만, 이의 정상적인 운영과 관리를 위한 제도와 체제의 뒷받침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통화정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유럽 경제정부, 유럽 재정부 그리고 한목소리로 EU를 대변하는 초국가적 체제가 필요하다. 회원국 간의 불협화음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유로의 불안정을 야기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곧 엄청난 손실로 나타난다. 세계 2차대전 후 유럽은 꾸준히 통합을 진행해왔다. 역사상 처음으로 힘에 의한, 혹은 힘의 균형에 근거한 통합이 아니라 모든 회원국들의 동등한 권리를 인정하는 통합이란 면에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또한 유럽 통합은 여전히 진행형이란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문제는 확장과 심화 사이에서 EU의 운영 체제에 날이 갈수록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며, 이는 EU의 장래를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EU는 발전이냐 해체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
  • ‘평창퀸’ 연아, 다시 피겨퀸으로…

    ‘피겨 퀸’을 넘어 ‘국보 소녀’ 반열에 오른 김연아(21·고려대)의 아이스쇼가 14일 예매를 시작한다. 좋은 자리에서 여왕의 숨결을 느끼려는 팬들의 ‘클릭 전쟁’도 막이 오른다. 김연아는 다음 달 13일부터 사흘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링크에서 ‘삼성 갤럭시★하우젠 올댓스케이트서머 2011’ 아이스쇼를 연다. 올댓스포츠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자축하기 위한 지상 최대의 아이스쇼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회당 1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이번 공연에서 첨단 특수 효과 및 음향을 총동원한 웅장한 무대를 볼 수 있을 예정이다. 캐스팅도 초호화급이다. 김연아 외에 페어의 선쉐-자오훙보(중국), 아이스댄스의 테사 버추-스콧 모이어(캐나다) 등 밴쿠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출연한다. 올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패트릭 챈, 세계선수권에서 4회 우승했던 커트 브라우닝, 2003년 월드챔피언 셰린 본(이상 캐나다), 2002 솔트레이크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 등도 참석한다. 김연아가 고정 출연하고 있는 SBS 키스앤크라이 팀도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김연아가 선보일 작품은 지난 4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선보였던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오마주 투 코리아’다. 광복절 즈음에 열리는 만큼 아리랑에 맞춰 은반을 가르는 김연아의 연기가 더욱 뭉클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봄 아이스쇼 때 찬사를 받았던 갈라프로그램 ‘피버’도 더욱 농익은 모습으로 내놓는다. 지난번에는 부상 탓에 점프를 뛰지 못하거나 모두 더블악셀로 처리했지만 이번 여름 공연에서는 완벽한 연기를 볼 수 있을 예정이다.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www.interpark.com, 1544-1555)를 통해 14일 오후 7시부터 할 수 있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를 마치고 감기 몸살에 시달렸던 김연아는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 지난 12일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 녹화에 참석했고 태릉빙상장에서 가벼운 스케이팅 훈련도 소화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강원도 철원 폭포기행

    강원도 철원 폭포기행

    두 동강 난 이 땅의 과거를 오롯이 기억하고 있는 곳 중 하나가 강원도 철원입니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긴장감이 흐르는 ‘접적지역’이었지요. 그러나 철원에 ‘분단’이란 무거운 주제만 있지는 않습니다. 특히 용암이 흘러가며 만들어 놓은 한탄강 주변 풍경은 정말 빼어납니다. 고석정이 맨 앞줄에 서고, 주상절리 위로 한탄강이 넘실대는 직탕폭포며, 추가령 구조곡의 백미인 순담계곡 등이 숨가쁘게 뒤를 잇습니다. 그 틈바구니에서 어여쁜 매월대폭포를 발견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매월대폭포는 으뜸을 다투기보다 둘째의 온화한 이미지를 가졌습니다. 폭포를 품은 계곡을 오르다 보면 거창한 상차림보다, 작은 술병에 안주 두엇 올린 소반이 훨씬 더 잘 어울린다는 걸 단박에 알게 됩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보다, 나만 품고 조금씩 꺼내 보고 싶은, 그런 곳인 게지요. ●철원엔 철원이 세 개다? 철원을 방문하는 사람은 늘 헷갈린다. 철원의 정확한 위치가 도대체 어디인지 불분명해서다. 지명은 있되, 실체는 불분명하다. 거기엔 까닭이 있다. 철원은 한국전쟁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북녘땅을 연결하는 강원 북부의 교통 중심지였다. 그러다 휴전선이 그어지며 철원시가지도 남북으로 갈라졌고, 남측의 철원 땅 또한 민간인통제선 안에 갇혀 버리고 말았다. 동송읍과 갈말읍에 각각 새 시가지가 세워졌다. 한 발짝이라도 더 ‘남쪽’으로 내려가고 싶었던 군청 등 관공서들은 갈말읍에 터를 잡아 ‘신철원’을 이뤘다. 행정의 중심지다. 옛 철원 땅과 가까웠던 동송읍은 ‘구철원’이 됐다. 민통선 이북, 보다 정확히는 북녘에 자기 땅이 있는 ‘철원 주민’들이 주로 모여 산다. 지역 경제의 중심지이자 사실상의 ‘철원’이다. 김미숙 철원군청 문화관광해설사는 “공무원 등 외지인들이 많이 사는 신철원에 견줘 엇비슷한 심정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 요즘 TV 프로그램에 빗댄다면 ‘나는 철원사람이다.’쯤의 심정이겠다. ‘원철원’은 동송에서 북쪽으로 더 들어간, 민통선 너머의 땅을 이른다. 철원이 내주는 풍경엔 특징이 있다. 계곡이 평지에, 즉 발 아래 있다는 것이다. 들판 한가운데를 칼로 파낸 듯, 땅에서 푹 꺼져 높이 20~30m의 협곡을 이루고 있다. 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이 평지를 파고 흐르며 주상절리로 가득찬 계곡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주로 산사면을 따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형성되는 여느 계곡들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그 덕에 자신이 딛고 선 발 아래로 거대한 계곡이 흐르는 묘한 쾌감을 맛볼 수 있다. 용암이 흐른 흔적 가운데 첫손 꼽히는 경승지는 고석정이다. 고석정은 계곡 한쪽의 정자만 일컫는 표현이 아니다. 신라시대 진평왕이 “누각과 순담계곡 등 주변 계곡을 묶어 고석정이라 부르라.”는 ‘영’을 내린 이래 여태 그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고석정 앞의 물빛은 한 해에 네 번 바뀐다고 한다. 물 빛깔만이 아니다. 강변 풍경도 어제가 다르고, 내일이 또 다르다. 한탄강이 쉼 없이 지형을 깎아 새로운 풍경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철원은 한국전쟁을 통해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체제를 모두 경험했다. 그 역사의 산증거가 한탄강을 가로지르는 승일교다. 길이는 120m. 김 해설사는 “1948년 북한에서 공사가 시작됐으나 절반가량 짓다 한국전쟁으로 중단됐고, 전후 땅 주인이 바뀌면서 1958년 나머지 절반가량이 한국 정부에 의해 완성됐다.”고 전했다. 원했든, 그러지 않았든 남과 북이 함께 만든 다리인 셈이다. ●화산이 빚고 시간이 조탁한 풍경 승일교는 최근 조성된 트레킹로 ‘한여울길’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직탕폭포까지 4.88㎞ 구간을 돌아본다. 주상절리 등 용암이 흐른 흔적을 가까운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길이다. 고석정에서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 주기도 한다. 직탕폭포는 ‘한국의 나이아가라’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이 별명에서 얼마간의 조롱과 자조가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여행객 가운데 열에 여덟아홉은 ‘한국의 나이아가라’를 본 뒤 ‘애걔’ 또는 ‘그럼 그렇지.’라며 실망감을 표시한다. 규모로 풍경의 깊이를 가늠하려 하기 때문이다. 직탕폭포는 거대하고 위압적인 폭포의 자태와 만나는 곳이 아니다. 용암이 만든 주상절리가 그대로 폭포가 된 지형을 봐야 한다. 강물이 육각형의 주상절리 위를 넘실대며 넘어간다. 강변을 이루고 있는 돌들도 여느 곳과는 달리 거개가 주상절리들이다. 화산이 빚고, 시간이 조탁한 풍경이다. 철원의 관광지 가운데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 매월대폭포다. 근남면 잠곡리 복계산 자락에 있는 전형적인 계곡형 폭포다. 매월대는 복계산 정상의 40m짜리 층암절벽을 일컫는다. 세조의 왕위찬탈에 비통해하며 전국을 떠돌았던 매월당 김시습이 은거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매월대와 사선으로 마주한 매월대폭포는 등산로 입구에서 500m쯤 떨어져 있다. 천천히 걸어도 30~40분이면 넉넉히 닿는다. 폭포로 난 계곡은 작고 소담하다. 고만고만한 돌들 위로 초록 이끼가 내려앉았고, 그 사이로 수정처럼 맑은 물이 ‘또르륵’ 굴러간다. 개다리소반에 맑은 약주 한 잔이 어울릴, 그런 풍경이다. 계곡에 들면 진한 초목의 향기가 풍겨 나온다. 이런 향기라면 세상 그 어느 유명 향수와도 바꾸지 않겠다. 폭포는 계곡을 닮았다. 작고 소담하다. 이리저리 물줄기를 휘돌리는 모양새가 앙증맞다. 폭포 앞 너럭바위는 앉아 쉬며 주변 풍경을 눈에 담기 맞춤한 곳이다. 머리 위 진초록 나뭇잎 사이로 암봉 하나가 옹골찬 자태를 드러낸다. 좀처럼 보이지 않던 매월대다. 뒤집어 보면 매월대에 서야 폭포 전경이 한층 또렷하게 보인다는 뜻일 터. 폭포와 암봉은 그렇게 서로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글 사진 철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43번 국도→신철원사거리→고석정 순으로 간다. 차량 정체를 피하려면 파주와 전곡으로 우회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매월대폭포는 서면에서 신술터널을 지나 사곡리 쪽으로 가다가 오른편에 있다. 철원군청 관광문화과 (033)450-5365. ▲주변 볼거리 철원엔 평화전망대와 승리전망대 등 두 곳의 전망대가 있다. 남측 휴전선을 따라 만들어진 참호와 초소들이 만리장성처럼 능선을 넘는다. 월정리역과 제2땅굴, 노동당사 등 남북 대치의 상흔도 만나보는 게 좋겠다. 월정리역사 옆으로는 저 유명한 ‘철마는 달리고 싶다’의 주인공이 서 있다.
  • “자원외교 소중한 국가기록”

    “자원외교 소중한 국가기록”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중동 등에서 벌인 자원외교 활동 경험을 묶어 책으로 출간한다. 이 전 부의장은 자원외교를 위해 29만 4800여㎞를 비행하면서 만난 각국 국가원수와의 면담 내용을 직접 꼼꼼히 메모해 왔으며, 출장 자료만 20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탈고한 이 전 부의장의 원고에는 지난해 리비아와의 외교갈등 당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와 직접 담판을 지은 뒷얘기와 리튬 협의를 위해 해발 4000m에 있는 볼리비아를 네 차례나 방문한 일화 등이 담겨 있다. 이 전 부의장은 12일 “국회의원 6선을 하는 동안 책 한 권 내지 않았으나, 자원외교의 기록은 국가적으로 소중한 것이라는 주변의 권유가 많았다.”고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2009년 6월 ‘정치 2선 후퇴’ 이후 대통령 특사로 12개국을 방문했으며 21차례에 걸쳐 각국 정상과 면담했다. 한편 이 전 부의장은 오는 25일부터 12일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남미 페루와 볼리비아, 갈라파고스, 에콰도르 등을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페루에서는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며, 볼리비아에서는 리튬 자원 확보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갈라파고스에서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협력사업을 둘러볼 계획이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제3노총 시대?

    복수노조 허용 뒤 열흘 동안 총 167개 노조가 설립신고를 마쳤지만 90%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노조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일부터 현재까지 총 167건의 복수노조 설립 신고가 있었으며 신규노조 대부분이 상급단체 미가맹으로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신규노조는 기존 노조에서 분화된 노조가 많으며 이들의 대다수가 미가맹으로 신고된 점은 기존 노조의 독점적 구도가 약화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부에 따르면 신규노조(167개)의 82.0%인 137개가 기존 양대 노총 산하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상급단체를 선택한 노조는 전체의 10.2%인 17개에 불과했다. 신규노조 사업장의 규모는 300인 미만이 전체의 70.1%인 117개로 다수를 차지했고 1000명 이상 사업장도 21개(12.6%)나 됐다. 신규노조가 전체 조합원 과반수를 차지한 노조는 21.0%인 35개나 됐다. 민주노총에서 분화된 64개 노조 중 조합원의 과반수를 차지한 노조는 32.8%인 21개에 달했다. 이는 민주노총의 세력이 그만큼 약화됐다는 방증이다. 신규노조 대부분이 양대 노총에서 분화됐다는 점에서 복수노조 시행 이후 기존 노동계의 변화가 가시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양대 노총의 힘이 약화되는 대신 제3노총(가칭 새 노총)이 힘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인천지하철 등 복수노조 설립을 위해 신고서를 제출한 사업장들 중 제3노총 가입을 위해 신고한 곳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교섭 중인 집중관리 사업장 220개의 52.7%인 116개는 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양대 노총에서 갈라져 나온 신규 노조가 80%를 넘었다는 것은 기존 노조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멕시코 이어 미국서도 불덩어리 포착…‘또 UFO?’

    멕시코 이어 미국서도 불덩어리 포착…‘또 UFO?’

    최근 멕시코 상공에서 포착된 불덩어리와 흡사한 미확인비행물체(UFO)가 미국에서도 포착돼 관심을 끌고 있다. 9일 미국발 중국 매체 대기원시보 영문 인터넷판은 뉴욕의 비영리 단체 UFO 글로벌 보고센터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게재한 UFO 관련 동영상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상 속 UFO는 지난 7일 미국 조지아 주의 하늘에서 포착됐으며 불에 타 추락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불덩어리 형태의 UFO는 멕시코, 독일, 호주, 칠레 등 전 세계 곳곳에서 포착됐던 것과 유사하다. 해당 UFO는 마치 운석이 대기를 통과하면서 불타는 모습처럼 보인다. 또 그 UFO는 지난 멕시코 불덩어리와 유사하게 두 갈래로 갈라지는 꼬리 형태의 불꽃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UFO는 이전의 것들과 달리, 떨어지는 모습이지만 제자리에 떠 있는 듯 보인다. 해당 영상은 핸드헬드 기법으로 줌인과 줌아웃, 그리고 아웃포커싱 등 다양한 촬영 기법으로 그 UFO를 보여주고 있어 합성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놀라움을 주고 있다. 한편 이 같은 불덩어리 UFO들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우주의 운석이나 우주 쓰레기일 확률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유튜브(http://youtu.be/w9Kjm79-32o)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해리포터 시리즈 11년의 역사

    해리포터 시리즈 11년의 역사

    파이어볼트 같은 ‘신상’ 지팡이를 타고 날아다니는 퀴디치(마법사들의 인기스포츠)나 예언자일보(마법 세계의 황색저널리즘), 요술봉 하나로 상대를 제압하는 신기한 주문(呪文)을 볼 날도 얼마 안 남았다. 시리즈의 완결편(8편)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 개봉을 계기로 역사상 가장 성공한 시리즈인 ‘해리포터 10년’을 돌아봤다. 먼저 원작자 조앤 K 롤링이 창조한 마법 세계에 빠져 있던 ‘머글’(마법을 쓰지 못하는 평범한 인간)들을 대표해 해리와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성장통 겪는 해리와 친구들 시리즈가 길어지면 들쭉날쭉하기 마련인데 해리포터 시리즈는 늘 최소한의 품격을 유지했다. 2편이 끝난 뒤 배우가 숨진 덤블도어 교장 역을 제외하면 모든 배우들을 10년 이상 끌고 간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첫 촬영 때 12세, 11세, 13세였던 해리(대니얼 래드클리프), 헤르미온느(에마 왓슨), 론(루퍼트 그린트)은 이제 성인이 됐다. 영화 ‘트루먼쇼’에서 짐 캐리의 성장을 시청자들이 지켜본 것처럼, 호그와트 마법학교 세 친구의 삶도 캐릭터와 함께 자랐다. 때론 사소한 오해로 삐치고 주먹다짐도 한다. 하지만 누구도 그들을 갈라놓지는 못했다. 서로를 위해서라면 ‘죽음의 마왕’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이들의 인연은 입학 첫날 호그와트 행 특급열차에서 시작된다. 솜털이 보송보송하던 꼬마들은 말 그대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다. 4편 ‘불의 잔’(2005)부터는 거뭇한 수염도 나고 가슴이 살짝 드러난 드레스를 입어 놀라게 하기도 했다. 심지어 ‘죽음의 성물 2’에서는 이들의 19년 후 모습도 볼 수 있다. 선택받은 마법사 해리와 지혜와 미모를 겸비한 헤르미온느를 연결시키는 게 일반적일 텐데 롤링은 독자들의 염원을 외면하고 둘 사이의 로맨틱한 감정을 일찌감치 정리한다. 대신 첫 만남부터 삐걱대던 론과 헤르미온느를 맺어준다. 헤르미온느는 월등한 ‘스펙’을 갖췄음에도 적잖이 마음고생을 한다. 눈치 없는 론이 헤르미온느에게 “너도 여자였지?”라며 깐죽대거나, 다른 여자와 키스를 해 헤르미온느를 울린 것. 론은 뒤늦게 진심을 내보인다. ‘죽음의 성물 1부’(2010)에서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사랑을 나누는 환영을 보고 눈이 뒤집혀 칼을 휘두르는 모습을 떠올린다면 원작자의 선택이 탁월했음을 알 수 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맺어줬다면 론의 엇나간 사랑이 참극(?)을 빚었을지도 모른다. 해리도 ‘불의 잔’에서 아시아계 동급생 초와 첫 키스를 나누더니 ‘혼혈왕자’(2009)에서는 론의 여동생 지니와 촉촉하게 입을 맞춘다. ●해리의 고통:떠나버린 친구들 1~7편까지 해리는 세 번쯤 목 놓아 운다. 해리가 펑펑 운 순간은 대부인 시리우스 블랙(게리 올드먼)의 죽음. 갓난아기 때부터 사악한 이모의 집에서 자란 해리는 시리우스에게 처음으로 가족의 정을 느낀다. 하지만 볼드모트 부하들과 일전을 벌이던 시리우스는 벨라트릭스(헬레나 본햄 카터)의 공격에 목숨을 잃는다. 호그와트 마법학교 교장 덤블도어(리처드 해리스·마이클 갬본)는 해리를 마법사로 키워내는 멘토다. 한결같은 믿음으로 해리를 지킨다. 숨진 덤블도어를 해리가 껴안고 오열하는 가운데 호그와트 전교생이 하늘을 향해 요술지팡이를 들어 추모하는 모습은 시리즈 내내 가장 숙연한 순간이다. 집요정 도비는 11년 동안 할리우드 특수효과의 발전을 오롯이 보여주는 캐릭터다. 해리의 도움으로 자유인이 된 도비는 ‘죽음의 성물 1부’에서 볼드모트 부하에게 붙잡힌 해리와 친구들을 구출한다. 하지만 벨라트릭스가 던진 칼을 맞고 외딴 해변에서 숨을 거둔다. “이토록 아름다운 곳에 친구들과 함께 있어 참 좋아요. 도비는 친구들과 있어 행복해요.”라며 눈을 끔뻑거리던 도비의 최후에 해리와 친구들은 물론, 관객들도 울었다. ●해리의 적들:어둠의 마왕과 그 수하 11년에 걸친 시리즈는 어둠의 마왕 볼드모트와 해리의 대결로 압축된다. 흥미로운 점은 해리와 볼드모트가 은근히 닮은꼴이란 점. ‘죽음의 성물 2’에서 드러나듯 해리의 몸에는 볼드모트의 영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볼드모트는 톰 리들이란 이름으로 호그와트에 다닐 때부터 남달리 사악한 기운을 뿜어냈다. 해리의 부모를 비롯한 숱한 마법사들이 볼드모트에게 목숨을 잃었다. ‘죽음의 성물 2’에서 볼드모트는 덤블도어 교장의 딱총나무 지팡이를 손에 넣어 더욱 강력해진 마법으로 해리의 목숨을 위협한다. 볼드모트의 심복이자 시리우스의 사촌인 밸리트릭스는 의외로 해리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시리우스와 도비가 모두 그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양줄임]해리! 그동안 고마웠어.../되돌아본 ‘해리포터 시리즈’ 11년

     파이어볼트 같은 ‘신상’ 지팡이를 타고 날아다니는 퀴디치(마법사들의 인기스포츠)나 예언자일보(마법 세계의 황색저널리즘), 요술봉 하나로 상대를 제압하는 신기한 주문(呪文)을 볼 날도 얼마 안 남았다.  시리즈의 완결편(8편)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 개봉을 계기로 역사상 가장 성공한 시리즈인 ‘해리포터 10년’을 돌아봤다. 원작자 조앤 K 롤링이 창조한 마법 세계에 빠져 있던 ‘머글’(마법을 쓰지 못하는 평범한 인간)들을 대표해 해리와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성장통 겪는 세 친구-해리&헤르미온느&론?  시리즈가 길어지면 들쭉날쭉하기 마련인데 해리 포터 시리즈는 늘 최소한의 품격을 유지했다. 2편이 끝난 뒤 배우가 숨진 덤블도어 교장 역을 제외하면 모든 배우들을 10년 이상 끌고 간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첫 촬영 때 12세, 11세, 13세였던 해리(대니얼 래드클리프), 헤르미온느(에마 왓슨), 론(루퍼트 그린트)은 이제 성인이 됐다. 영화 ‘트루먼쇼’에서 짐 캐리의 성장을 시청자들이 지켜본 것처럼, 호그와트 마법학교 세 친구의 삶도 캐릭터와 함께 자랐다.  때론 사소한 오해로 삐치고 주먹다짐도 한다. 하지만 누구도 갈라놓지는 못했다. 서로를 위해서라면 ‘죽음의 마왕’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이들의 인연은 입학 첫날 호그와트 행 특급열차에서 시작(?사진 1?)된다. 솜털이 보송보송하던 꼬마들은 말 그대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다. 4편 ‘불의 잔’(2005) 부터는 거뭇한 수염도 나고 가슴이 살짝 드러난 드레스를 입어 놀래키기도 했다. 심지어 ‘죽음의 성물 2’에서는 이들의 19년 후 모습도 볼 수 있다.  선택받은 마법사 해리와 지혜와 미모를 겸비한 헤르미온느를 연결시키는 게 일반적일 텐데 롤링은 독자들의 염원을 외면하고 둘 사이의 로맨틱한 감정을 일찌감치 정리한다. 대신 첫 만남부터 삐걱대던 론과 헤르미온느를 맺어준다. 헤르미온느는 월등한 ‘스펙’을 갖췄음에도 적잖이 마음고생을 한다. 눈치 없는 론이 헤르미온느에게 “너도 여자였지?”라며 깐죽대거나, 다른 여자와 키스를 해 헤르미온느를 울린 것.  론은 뒤늦게 진심을 내보인다. ‘죽음의 성물 1부’(2010)에서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사랑을 나누는 환영(?사진 2?)을 보고 눈이 뒤집혀 칼을 휘두르는 모습을 떠올린다면 원작자의 선택이 탁월했음을 알 수 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맺어줬다면 론의 엇나간 사랑이 참극(?)을 빚었을지도 모른다. 해리도 ‘불의 잔’에서 아시아계 동급생 초와 첫 키스를 나누더니 ‘혼혈왕자’(2009)에서는 론의 여동생 지니와 촉촉하게 입을 맞춘다(?사진 3?).  ??해리의 고통: 떠나버린 친구들?  1~7편까지 해리는 세 번쯤 목 놓아 운다. 해리가 펑펑 운 순간은 대부인 시리우스 블랙(게리 올드먼)의 죽음(?사진 4?). 갓난아기 때부터 사악한 이모의 집에서 자란 해리는 시리우스에게 처음으로 가족의 사랑을 느낀다. 하지만 볼드모트 부하들과 일전을 벌이던 시리우스는 벨라트릭스(헬레나 본햄 카터)의 공격에 목숨을 잃는다.  호그와트 마법학교 교장 덤블도어(리처드 해리스·마이클 갬본)는 해리를 마법사로 키워내는 멘토다. 한결같은 믿음으로 해리를 지킨다. 스네이프 교수에게 목숨을 잃은 덤블도어(?사진 5?)를 해리가 껴안고 오열하는 가운데 호그와트 전교생이 하늘을 향해 요술지팡이를 들어 추모하는 모습은 시리즈 내내 가장 숙연한 순간이다. 집요정 도비는 11년 동안 할리우드 특수효과의 발전을 오롯이 보여주는 캐릭터다. 해리의 도움으로 자유인이 된 도비는 ‘죽음의 성물 1부’에서 볼드모트 부하에게 붙잡힌 해리와 친구들을 구출한다. 하지만 레스트랭이 던진 칼을 맞고 외딴 해변에서 숨을 거둔다(?사진 6?). “이토록 아름다운 곳에 친구들과 함께 있어 참 좋아요. 도비는 친구들과 있어 행복해요.”라며 눈을 끔뻑거리던 도비의 최후에 해리와 친구들은 물론, 관객들도 울었다.  ??해리의 적들: 어둠의 마왕과 그 수하?  11년에 걸친 시리즈는 어둠의 마왕 볼드모트(?사진 7?)와 해리의 대결로 압축된다. 흥미로운 점은 해리와 볼드모트가 은근히 닮은꼴이란 점. ‘죽음의 성물 2’에서 드러나듯 해리의 몸에는 볼드모트의 영혼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볼드모트는 톰 리들이란 이름으로 호그와트에 다닐 때부터 남달리 사악한 기운을 뿜어냈다. 해리의 부모를 비롯한 숱한 마법사들이 볼드모트에게 목숨을 잃었다. ‘죽음의 성물 2’에서 볼드모트는 덤블도어 교장의 딱총나무 지팡이를 손에 넣어 더욱 강력해진 마법으로 해리의 목숨을 위협한다.  볼드모트의 심복이자 시리우스의 사촌인 레스트랭(?사진 8?)은 의외로 해리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시리우스와 도비가 모두 그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북극곰 조상은 아일랜드 불곰”

    ‘하얀 북극곰의 엄마는 갈색 불곰’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북극곰이 아일랜드 암컷 불곰 한 마리의 후손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과 아일랜드, 미국 과학자들은 아일랜드 각지의 8개 동굴에서 발견된 고대 불곰 17마리의 치아와 뼈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영국의 학술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를 통해 8일 발표했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모계로만 후손에 전달된다. 이 연구에 따르면 10만여년 전 기후변화 탓에 서식지를 떠나 이동하던 회색곰 수컷이 아일랜드 불곰 암컷과 만나 교잡종인 현재의 북극곰을 낳은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여러 종의 곰들이 200만~40만년 전 사이 공동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왔지만 마지막 빙하기 직전이나 중간에 회색곰들이 아일랜드의 암컷 불곰들과 교잡할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북극곰의 가장 가까운 조상은 알래스카 부근 알렉산더 제도의 여러 섬에 서식하는 불곰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번 연구 결과 아일랜드 불곰만큼 유전자가 일치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평창, 꿈을 이루다] 목쉰 MB “평창 올인”… ‘맞춤공략’ 통했다

    “내 걱정은 마라. 난 이미 평창을 위해 내 몸을 다 던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영어 프레젠테이션 연습을 하느라 목소리가 갈라질 정도로 무리가 온 것에 대해 청와대 참모진이 걱정을 하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평창이 3수 끝에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던 것은, 배수의 진을 치고 ‘올인’했던 이 대통령의 승부사로서의 기질이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남아공 더반까지 17시간 비행기를 타고 오는 동안에도 오직 평창 유치를 위한 업무에만 전념했다. 이어 더반에 도착한 후 3일부터 5일까지 사흘 동안은 힐튼호텔에서 IOC 위원들과 20분, 1시간 간격으로 오찬·만찬을 비롯해, 개별 면담을 했다. 모두 20여명의 ‘부동층’ 위원을 만나며 신뢰를 얻었다. ‘맞춤형 공략’도 IOC 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위원들에게 올림픽 관련 공동관심사나 개인적인 관심사항, 친분관계를 반영한 맞춤형 편지를 써서 전달했다. 한글 원본 편지에 각 위원의 모국어 번역본을 첨부했다. 또 우편이 아니라 각국에 나가 있는 우리나라 대사나 특사를 통해 직접 편지를 전달해 감동을 더 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IOC위원들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친밀감도 강화했다. 상대방과의 시차를 고려해 퇴근 후 밤 11시에도 관저에서 전화 연결을 했다. 청와대에서 회의중에도 IOC위원들과 연결되면 잠시 자리를 떠서 반드시 통화를 해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더반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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