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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당 지지 받으려 입에 발린 말 안해… 필요하면 정계개편 총대”

    [단독] “당 지지 받으려 입에 발린 말 안해… 필요하면 정계개편 총대”

    말 그대로 ‘전쟁’을 치르고 왔기 때문인지 18일 서울에서 만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피곤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가라앉은 목소리는 간간이 갈라지기도 했다. 대구 수성갑의 새누리당 아성을 깨뜨린 김 당선자였지만 ‘개선장군’보다는 포연 속에서 내일 당장 새로운 전투를 준비하는 장수의 모습에 가까웠다. 김 당선자는 더민주 내 당권이나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와 관련된 질문에는 손을 저었다. 그러나 우리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정계 개편에 대해서는 의외로 명확하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변했다. <득표> 그동안 억눌렸던 대중의 분노 저를 통해 62% 지지로 표출 →대구 선거에서 51%로 이겨도 승자가 됐을 것이다. 그런데 대구 수성갑 유권자들은 62%를 줬다. 그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저를 계기로 오랫동안 억눌렸던 불만과 열망이 터진 것이라고 본다. ‘대중의 분노’가 터져 나왔다고밖에 볼 수 없다. 총선이 끝나기 전까지 3~5% 포인트 차이 정도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를 예감할 수 있던 것은 전국 최고 수준의 투표율이었다. 지난 4년 동안 어려운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번에 떨어졌으면 그만뒀다. 내가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다 투입했다. →핵심적인 질문으로 들어가자. 대선에 대해 조심스러워하고 있지만, 주변에서는 기대가 크다. 그 간격을 어떻게 조정해 나갈 것인가. -우선 제가 대구시민에게 표를 얻은 요인을 분석해 보자. 대선에 나가기 때문이 아니다. 대구 사회의 활력과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 이들에게 부응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분들이 흐뭇해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그런 과정을 거치고, 축적이 돼야 그다음 단계를 할 수 있다. 정치적 야심만 드러내면 뿌리 없는 정치인이 된다. →당내 개혁과 대구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했는데, 한 1년 정도면 그런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충분하진 않지만 ‘대구에 야당 의원이 나오니 여당 의원뿐만 아니라 전부 부지런히 일하는구나’라고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여야가 협력해서 변화를 가져온다면 다르게 볼 것이다. <대구> 유승민에게 비굴함 강요한 與… 대구 시민 자존심이 용납 안 해 →홍의락 의원의 복당 가능성은 있는가. -우리 당 지도부가 홍 의원에 대해서는 먼저 당이 예의를 차려야 한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내팽개치고 당선되니까 다시 오라고 하는 것은 정치 도의가 아닌 것 같다. (홍의락 공천 탈락 때가) 나로서도 가장 황망스러웠다. 너도 무소속 나가라고 그랬다. →대구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인 것으로 봐야 하나. -아니다. 박 대통령의 이름을 빌려 호가호위하는 것에 대해 대구시민들은 자존심이 상한 것 같다. 대구는 속마음이 깊은 분들이다. 여당은 유승민 의원의 공천 배제 과정에서 ‘비굴함’을 강요했다. 이런 모습은 대구시민들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못한다. <당권> 김종인 통해 野 비토 많이 줄어… 대표 계속 맡길지는 지켜봐야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추대 형식으로 당 대표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인 체제를 지지하는가. -경선이냐 추대냐에 대한 예단을 갖지 말자. 대신 다양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게 하자. 김 대표를 계속 모시고 가는 것이 바람직한지, 토론을 통해 당의 활력을 가져오는 것이 좋을지 아직 예단하지 말자. 지금 거론되는 분들이 어떤 그림을 내놓을지 지켜보자. 도전자들이 내놓은 그림을 보고 김종인 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할 수도 있고, 야권연대나 큰 그림을 갖고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게 맞다고 볼 수도 있다. →김 대표가 가진 중도로서의 확장성을 경쟁력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기존 정치의 틀에 여러 가지로 얽매여 있지 않은 분이다. 이해관계도 그렇고, 논리로도 그렇다. 가치나 이념, 이런 것을 이분은 툭 털어낸다. 야권에 대한 편견이나 비토(반대)가 많이 줄어들었다. 야권 자체에 대한 증오에 가까운 거부감이 있었는데 김 대표가 이를 해결해 준 것은 사실이다. →이번 선거에서 부산의 ‘원조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이 당에 많이 들어왔다. 친노가 국민에게서 야권의 중추 세력으로 인정받은 것인가. -친노에 대한 비판은 ‘낙인찍기’ 성격이 강하다. 파벌로서의 친노는 이미 단계를 넘었다고 본다. 부산에서 당선된 이들 중에 이른바 ‘패권’에 속한 사람은 한두 명뿐이고 대부분 이미 과거 선거에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던 분이다. 민주적 토론이나 합의를 무시했을 때는 문제를 삼아야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서적 공유’를 비판할 수는 없다. <문재인> 발언 책임지라는 요구 안타까워… 대선주자를 쉽게 버릴 순 없어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정계은퇴하고 대선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호남 선거에서 참패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나. -문 전 대표에게 ‘발언을 책임지라’고 하는 논쟁이 안타깝다. 어떤 형태로든지 자기 발언에 대해 국민들에게 해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성급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은 한다. 판단은 국민이 하겠지만, 말 한마디 때문에 대선주자 하나를 버릴 수 있는가. <호남> 먼저 호남의 신뢰를 다시 받아야… 인재가 야권에 모이는 연대 가능 →호남에서 전패에 가까운 참담한 성적을 받았다. 호남정치 복원에 대한 말이 많은데. -그분들이 신뢰할 만한 의회 운영 등 이런 부분을 쌓아 나가고, 실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 “역시 더민주구나” 하는 정도의 신뢰를 받아야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넘어 큰 그림의 통합, 야권의 여러 세력을 포함한 재구성, 각 분야의 인재가 야권에 모이는 것이 가능하다. →이번에 김 당선자를 비롯해 ‘통합행동’ 소속 의원들이 많이 당선됐다. 통합행동 의원들이 공유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공존이라고 본다. 공동체의 도전적 과제는 어느 한 세력으로 풀지 못한다. 분야별로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져야 하는데, 진지하게 테이블에 앉아서 얘기를 맞춰 보고 조정해야 한다. 우린 평론가가 아니다. 책임을 져야 한다. <연대> 다음주 통합행동 의원 만날 것… 당의 헤게모니에 머물지 않겠다 →향후 전당대회에서 통합행동 차원의 공통된 움직임이 있나. -아직 모르겠다. 다음주에 만나기로 했다. →여당에서도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과 당을 넘어서 협력할 가능성이 있나. -필요하면, 현재 이 정당 구도 내에서만 계속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에 매몰되면 그러한 극단의 그림도 각오해야죠. 성장, 분배, 노동, 청년실업의 문제 등 이런 큰 과제에 대해 아무런 해법도 없이 계속 무한 정쟁만 되풀이한다면 언제까지 거기에 따라갈 수는 없다. →김 당선자가 그런 역할에 앞장설 수 있나. -저 총대 메는 (것이) 전공이다. 저도 나이가 우리 나이로 환갑이고 정치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조금이라도 당의 지지를 받기 위해 입에 발린 말은 하지 않겠다. 할 말은 당당히 하고 증오하고 배타하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해서 토론이 벌어지고, 그렇게 하다보면 절도 있고 책임을 지는 정치가 가능하지 않겠나. 제가 당권을 잡고, 대선에 나가는 그런 야심보다 저에게 주어진 과제가 그런 것이 더 어울린다면 총대를 멜 수 있다. →정계가 개편되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인가. -정치적인 상상력이 이 공동체의 미래에 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당내 강경파도 당의 헤게모니에 머물지 말라는 것이다. 국민들은 그런 상상력을 보여 줬다. 창당한 지 세 달밖에 안 된 정당에 지지율 2위를 주고, 잘한 것도 없고 만날 지지부진한 정당에 1당을 줬다. →개헌에 대한 생각은. -저는 개헌 논의는 시작돼야 된다고 본다. 87년 체제가 이제 우리 몸에 맞지 않는 옷이란 것 다 알지 않는가. ‘빅 보스’ 체제는 이미 지나갔다. ‘누가 대통령이 되면 그 권력을 먹겠다’ 그렇게 끌고 갈 수는 없다. →개헌에서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권력구조 문제도 중요하겠죠. 중앙집권화로 지방이 전부 다 고사 당하고 있다. 지방분권과 국토균형발전, 확장된 시민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문제, 남북관계 등이다. 이런 부분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대의기구 선출방법이 지금 소수파를 배제하는데 이것 갖고는 안 된다. 독일이 나치의 처절한 경험 속에 소수파를 배제한다는 것은 현명한 게 아니라고 보고 철저하게 복잡하지만 가장 현명한 제도를 만든 것 아닌가. <반기문> 국제 정치 큰 그릇, 국내선 못 버텨… 남북 관계 해결 등 다른 역할 있어 →최근 인터뷰를 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국내 정치에서) 배제하려는 인상을 받는다. -배제라기보다는, 반 총장은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한 ‘레짐’(규범) 같은 것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북한이라는 전대미문의 정권을 국제사회로 끌어내야 한다. 큰 그릇을 작은 틀 안에 집어넣어서 상처를 줄 필요는 없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추락하는 ‘무능’ 대통령… 경제·정치 위기 겹쳐 암울한 브라질

    추락하는 ‘무능’ 대통령… 경제·정치 위기 겹쳐 암울한 브라질

    하원 3분의2 이상 367명 찬성… 상원 3분의2 찬성땐 최종 가결 실제로 탄핵되면 역대 두 번째 지우마 호세프(68)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17일(현지시간) 연방하원에서 통과됐다. 아직 상원 표결 및 심리 절차가 남아 있으나 반정부 게릴라 출신에서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른 호세프는 최대 고비를 맞았다. 탄핵안을 두고 국론이 두 쪽으로 갈라져 당분간 사회적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신들 “민주주의 30년만에 후퇴 기로” 외신들은 20여년간의 군부 독재 이후 어렵게 싹튼 민주주의가 30년 만에 후퇴 기로에 놓였다고 전했다. 하원은 이날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2 이상인 367명의 찬성으로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146명이다. 탄핵을 주도한 제1당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의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은 표결 직후 “대통령은 정부를 운영할 힘을 잃었으며 우물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우물 밖으로 빠져나와야 한다”며 호세프 대통령 탄핵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관한 최종 결정은 상원에서 이뤄진다. 상원에서 과반 이상이 찬성하면 최장 180일간 탄핵 재판이 시작된다. 재판이 종료된 뒤 상원 전체 81명 중 3분의2인 54명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최종 가결된다. 이렇게 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2018년 12월 31일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불명예 퇴진하고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남은 임기를 채우게 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탄핵안에 대해 상원의원 44~47명이 찬성하고 19~21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탄핵 재판은 열릴 가능성이 크나 탄핵이 실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집권 노동자당(PT)의 하원 원내대표인 호세 구이마레스는 개표 막바지에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하원에서는 반역자들이 이겼지만, 상원에서는 우리가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며 반격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와 상파울루 등 전국의 주요 대도시에서는 탄핵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AFP에 따르면 브라질리아 의사당 앞에서는 경찰이 설치한 철제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탄핵 지지자 5만 3000여명과 호세프 지지자 2만 6000여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탄핵안 가결에 지지자들은 축포를 쏘며 환호했고, 호세프 지지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쿠데타”라며 울부짖기도 했다. 호세프 대통령의 위기는 야당 의원들이 호세프가 2014년 재선 도전 당시 정부의 재정적자를 감추기 위해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며 탄핵 절차를 돌입하며 시작됐다. 호세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하나둘씩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의 비리에 연루돼 구속당하면서 야당의 사임 요구는 높아졌으나 개인적 비리는 없는 까닭에 비교적 민심의 지지를 유지했다. 결정적으로 여론이 악화된 데는 최악의 경제 불황과 더불어 자신의 정치 멘토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복권을 시도한 탓이 컸다. 페트로브라스 스캔들에 연루된 룰라 전 대통령을 수석장관으로 임명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려는 호세프의 시도에 분노한 민심으로 지지율은 8% 아래로 떨어졌고, 이는 야당이 탄핵안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결정적 빌미가 됐다. ●국론 분열 등 사회적 혼란 불가피 전문가들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국론 분열과 계층 간 갈등이 앞으로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호세프 대통령을 대행하거나 그의 자리를 승계할 인물들도 현재 처한 정치적 상황이 녹록지 않아 호세프 탄핵 이후에도 홍역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테메르 부통령도 호세프 대통령과 같이 정부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에 연방대법원은 테메르 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도 개시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테메르 부통령에 이어 대통령 승계 순위 2위인 쿠냐 하원의장은 페트로브라스 비리에 연루돼 검찰에 기소당한 상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주행이 아니라 ’곡예’

    주행이 아니라 ’곡예’

    에콰도르를 강타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사망자 수가 246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17일(현지시간) 초네 지역의 갈라진 도로 위로 자동차가 위태롭게 지나가고 있다.AFP 연합뉴스
  • [여소야대 정국] 새누리 소장 쇄신파 “원유철 비대위원장 안 된다” 반발

    [여소야대 정국] 새누리 소장 쇄신파 “원유철 비대위원장 안 된다” 반발

    친박·쇄신파 주도권 싸움 주목 이한구 “유승민 복당 땐 잡탕당”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은 새누리당이 수습을 위한 첫 단계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부터 진통을 겪기 시작했다. 4·13 총선 참패에 책임지고 사퇴한 지도부가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지만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패배 책임론을 공유해야 할 원내대표가 당을 혁신할 직책을 맡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반론이 17일 불거졌다. 이학재·황영철·김세연·오신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새로운 원내대표를 최단기간 내 선출한 뒤 새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 돼 비대위를 구성하고, ‘혁신형 비대위’가 당 쇄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김 의원은 쇄신파로 분류되고 이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이다. 재선된 오 의원은 서울 최연소 의원이다. 19대 총선 당시 비대위원이었던 주광덕 당선자도 성명에 참여했다. 이들은 “물러난 지도부는 비대위원장을 추천할 명분도, 권한도 없다”며 “비대위원장 의결을 위한 22일 전국위원회 소집 이전에 원내대표 선출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 등을 열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비대위원장 인선에서마저 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계파 간 파열음이 불거진 셈이다. 친박계는 우선 급한 대로 원 원내대표가 뒷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비박(비박근혜)계는 ‘신박계’인 원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데 반대론이 높다. 비박계 중진 심재철·김재경 의원 등도 이날 “필승지국(必勝之局)을 유사 이래 최초 2당으로 만든 잘못을 얼버무리고 넘어갈 수는 없다”며 불가론을 폈다. 비대위 인선은 혼란에 빠졌지만, 각 계파는 내년 대선까지 당권을 장악할 전당대회로만 시선이 쏠린 형국이다. 탈당파의 복당을 놓고도 계파별로 갈라진 목소리가 나왔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유승민 의원 등의 복당에 대해 “그렇게 가면(복당을 허용하면) 새누리당은 또다시 ‘이념 잡탕당’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반대했다. 그러나 쇄신파 일각에선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복당을 빨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불의 고리’ 강진 도미노] “이런 지진 평생 처음”… 이재민 10만명 나흘째 ‘대지진 공포’

    [‘불의 고리’ 강진 도미노] “이런 지진 평생 처음”… 이재민 10만명 나흘째 ‘대지진 공포’

    일본 구마모토현의 연쇄 지진 4일째인 17일 오후 9시, 구마모토 현청사 1층에는 피난민 수백명이 몰려들었지만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였다. 물과 화장실 사용이 가능해 모여든 주민들로, 이들은 종이 상자나 집에서 가져온 매트리스 등을 바닥에 깐 뒤 밤을 지새우며 지진 공포를 피하고 있었다. 현청사는 정식 피난소가 아니어서 구호 물품이 부족해 이재민들은 ‘자급자족’을 해야 했다. 일부 이재민은 집으로 돌아가 가져온 비상식량을 옆 사람과 나눠 먹기도 했다. 또 5분 거리의 구마모토시 상하수도국 앞에서 물을 배급받아 왔다. 이재민들은 물을 받기 위해 300m 넘게 줄을 서서 두세 시간씩 기다려야 했지만 새치기나 고함 없이 모두 조용히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앞서 이날 오전 5시쯤 음식 확보에 실패한 한 할아버지가 사람들이 누워 있는 현청사 1층에서 큰 소리로 “먹을 것이 다 떨어졌다”고 하소연을 했다. 그러자 중년 여성 2명이 그에게 다가가 가지고 있던 음식을 건넸고 할아버지는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다. 정식 피난소인 인근 스나토리 초등학교에서는 이날 아침 식사로 죽 배급이 이뤄지고 있었다. 가족 단위로 4명까지는 한 그릇, 그 이상은 두 그릇에 나눠 가족 수에 따른 정량을 배급했다. 반찬도 없고 양도 부족했지만 더 받기 위해 다시 줄을 서는 사람은 없었다. 배급을 맡은 여성은 “1차 배급이 끝난 뒤 남으면 더 달라는 사람에게 주는데, 1차 배급이 끝나기 전에 더 달라고 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전했다. 여기서도 사람들은 차분하게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이날 낮에 구마모토현을 둘러보니 곳곳에서 땅이 갈라지거나 다리와 터널이 붕괴됐고 산사태가 발생해 국도 57호선 등 적잖은 도로가 차단됐으며 열차 탈선에 전력 차단 등으로 철도 교통도 마비됐다. 도카이대 아소캠퍼스 근처의 연립주택 4개동이 파손되면서 이 학교 학생 가가와 시호 등 12명이 매몰됐다가 10명이 극적으로 구조되기도 했다. 구마모토 공항은 민항기 이착륙이 중단되는 등 폐쇄된 상태다. 강진에 전날 많은 비까지 내려 약해진 지반으로 추가 지반 붕괴, 산사태 등 대형 붕괴 사고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날 오후 후쿠오카에서 구마모토로 들어가는 도로에는 구호품을 실은 군용 차량들이 수백 미터씩 길게 늘어서 있었다. 구마모토를 빠져나오던 한 노인은 “이런 지진은 평생에 처음”이라며 “이번 지진은 언제 끝날지 몰라 빠져나온다”고 말했다. 추가 지진과 건물 붕괴 우려로 구마모토현에서만 9만 8000여명이 집을 떠나 지난 14일 이후 나흘째 학교, 공공건물 등 피난소에서 생활했다. 구마모토현과 인근 오이타현 주민 24만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고 이 지역 40만 가구에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 지난 16일 새벽 1시 25분 구마모토현을 다시 엄습한 규모 7.3의 2차 강진으로 사망자는 42명으로 늘었고 중상자 180여명 등 부상자도 2000명을 넘어섰다. 17일에도 진도 4 이상의 지진이 5차례 발생하는 등 14일 규모 6.5 지진 이후 이날까지 진도 1 이상의 지진이 300여 차례, 진도 4 이상은 55차례, 진도 5 이상은 14차례 발생했다. 17일 낮 12시까지 발생한 여진은 417차례로 집계됐다. 이 같은 여진으로 대지진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공포가 확산되면서 일본 열도가 불안과 긴장 속에서 밤을 보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구마모토현을 격심재해(특별재해)지역으로 조기 지정하고 예비비를 신속히 투입해 복구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구마모토·후쿠오카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4·13 총선을 마감하며] 국민은 ‘알파고’ 수준, 정치는 네안데르탈인 시대

    [4·13 총선을 마감하며] 국민은 ‘알파고’ 수준, 정치는 네안데르탈인 시대

    지지부진한 선거구 획정과 볼썽사나운 공천 다툼으로 시작해 충격적인 유권자들의 심판으로 귀결된 4·13 총선. 그 역사의 현장을 지켰던 기자들은 어떤 시각을 갖고 있을까. 지난 몇 달간 각 당의 심야 공천 회의를 밀착 취재하느라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전국의 선거구 표밭을 누비느라 탈진했던 서울신문 정치부 기자들이 15일 이번 총선을 되돌아보는 소회를 털어놨다. 김상연 기자 좀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4·13 총선을 관통하면서 나를 가장 곤혹스럽게 했던 것은 ‘알파고’였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드라마틱한 대결을 보면서 나의 전두엽은 ‘사이보그’니 ‘포스트 휴먼’이니를 상상하며 마구 미래로 내달렸지만, 정작 내가 데스크에서 다뤄야 하는 기사는 네안데르탈인급의 원시적이고 퇴행적인 공천 드잡이였기 때문이다. 분명히 둘 다 21세기에 펼쳐지고 있는 현실이었으나 둘 사이의 간격이 비현실적으로 컸기에 차라리 몽유(夢遊)의 충동을 느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강산이 세 번 변한 뒤 치러진 이번 총선은 정치라는 것이 이제 비즈니스이자 게임처럼 변모했음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말았다. 그래도 예전 선거는 가식적일지언정 최소한의 거창한 명분을 들먹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공천 과정에서 여야는 저마다 ‘에이, 다 알면서 새삼스럽게 뭘~’ 하는 식으로 국민 앞에 안면몰수하고 승리와 세력 챙기기에만 혈안이 됐다.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지역감정의 벽을 깨겠다며 상대 당 아성에 도전했던 역사는 이제 ‘험지 출마’라는 해괴한 용어와 함께 게임처럼 변질됐다. 도대체 그 지역에 그 사람을 공천한 명분이 뭔지에 대한 설명은 없고, 여론조사 계산기를 두드리고 이런저런 계파별 친소관계를 따진 뒤 출마자를 점지하기 바빴다. 후보자의 가족들도 ‘가족 비즈니스’처럼 총동원돼 “우리 아빠, 우리 남편(아내) 찍어 주세요”라고 읍소했는데, 왜 찍어 줘야 한다는 건지 제대로 된 명분은 들어보지 못했다. 국민으로부터 권력과 세금의 사용을 위임받는 정치가 숭고함과 명분을 도외시하고 비즈니스화, 게임화할 때 그것처럼 추악한 것도 없다. 정치가 탐욕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다시 말해 동물처럼 게걸스러워지면 인간의 정체성을 가진 유권자들은 모멸감을 느낀다. 인간과 동물을 구분 짓는 것이 한 조각의 옷이라고 본다면, 명분을 쓰레기통에 내다버린 오늘 대한민국의 정치판은 역대 어느 때보다 네안데르탈인 시대에 근접해 있다. carlos@seoul.co.kr 장세훈 기자 ‘여론조사의, 여론조사에 의한, 여론조사를 위한 선거.’ 4·13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 얘기다. ‘상향식 공천’을 내세웠으나 ‘마스터플랜’만 있고 ‘액션 플랜’은 없었다. 출마 채비를 갖춘 예비후보들은 지역구 민심보다 여론조사 숫자에 집착했다. 전체 253개 선거구 중 절반이 넘는 141곳에서 여론조사로 공천자가 결정됐다. 총선 과정에서는 또다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야권에 앞서고 있다는 우세론이 득세했다. 개표 직전까지도 말이다. 공천 과정에서 여론조사는 지지층을 갈라 세웠고, 총선 국면에서 여론조사는 민심 흐름을 살피는 데 장애물이 됐다. 지난해 2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에 대한 국회 인준 여부를 여론조사로 결정하자는 제안에 대해 새누리당이 코웃음쳤던 상황이 총선 정국 내내 기자의 머리를 맴돌았다. ‘정치는 하수구여야 한다.’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의 요구다. 물론 정치 문화 자체는 깨끗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 행위는 지지층의 기대 심리가 아닌 정치 부정층이나 무당층의 반발 심리부터 오롯이 챙겨야 한다. 새누리당 핵심 인사는 총선을 불과 며칠 앞둔 사석에서 “선거는 ‘구도’가 8할(80%)”이라고 했다. 야권 분열에 초점을 맞춘 표현이었다. 국정 운영에서 드러낸 집권 여당의 오만함, 공천 과정에서 표출된 계파 갈등, 정책 실패 또는 부재로 인한 국민들의 아우성 등을 외면하는 ‘외눈박이 정치’는 국민 앞에 설 자리가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곰배팔 정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남는 의문이다. 여권에서는 총선 결과를 놓고 제각각의 ‘곰배팔(꼬부라져 펴지 못하는 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패배의 원인에 대해 ‘네 탓’ 공방을 벌이며, 차기 당권과 대권을 겨냥한 권력 투쟁 조짐도 벌써 고개를 든다. 안으로 굽기 마련인 팔만 휘둘러서는 시쳇말로 ‘노답’(No Answer)이다. 작은 정치는 세력만 구축하면 될지 몰라도 큰 정치는 국민의 마음부터 얻어야 하지 않을까. shjang@seoul.co.kr 이재연 기자 “국민만 바라보고 앞으로 가겠습니다.”(2012년 1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전매특허였던 이 말이 언제부턴가 정치권의 유행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진영도, 소속 지역·세대도 상관없이 어디서나 보증수표처럼 통하게 됐으니까요. 야권 지도자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이 구호를 차용한 지 오래입니다. “더이상 지역주의도, 진영 논리도 거부하겠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다.”(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4·13 총선 개표 직후). 38석이라는 대승을 거둔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도 승리 일성으로 “국민들만 쳐다보고 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국민’이라는 단어는 신기루 같습니다. ‘국민’을 앞세우는 순간 당리당략, 계파 투쟁, 정치인의 사심(私心) 따윈 사라지고 선공후사·민생 같은 절대선만 남습니다. 신기루 같기에 손에 쥐기도 힘들지만, 쥐었다 싶은 사이 손가락 새로 빠져나가는 건 더욱 순식간인가 봅니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4년 전 했던 약속을 중히 여겼더라면 20대 총선 ‘122석’이라는 참패 성적표가 바뀌지는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뚜껑이 열리고 나서야 언론과 여론조사 기관들만 ‘민심이 절묘하게 심판했다’고 뒷북을 쳤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속마음을, 정작 정치권과 피부를 맞댔던 저희들만 체감하지 못했나 봅니다. 교훈은 언제나 충분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직후 2014년 지방선거 때도 민심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여:야, 8:9’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 주지 않았더랬습니다. 2012년 대선 때도 야당의 우위가 점쳐졌지만, 유권자들의 방점은 ‘정권 교체’보다 ‘국민 행복’에 꽂혔습니다. 이제 남은 박근혜 정부 임기는 1년 10개월. 새누리당 참패의 총선 결과 앞에 김무성 대표가 “정치는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만 두려워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사퇴 일성이 귓가에 두고두고 울립니다. 국민의 따끔한 질책을 잊는다면 4년 뒤에도, 당장 내년 대선에서도 정치인들이 꿈을 꿀 자격은 주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장면 1. “아직 후보는 누굴 찍을지 모르겠어. 애국심들이 부족해. 맨날 싸움만 하고. 근데 당은 국민의당을 찍으려고. 새롭게 기대를 해 봐야지.”(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신당 중앙시장 앞 80대 노인) #장면 2. “30년 동안 새누리당 말고는 찍은 적이 없어요. 이번에도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를 찍겠지만, 당은 국민의당을 찍으려고요.”(지난 4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청덕동의 한 아파트 상가 내 50대 중반 남성) 4·13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순간 “헉!” 하는 낮은 한숨소리가 절로 나왔던 것은 대부분의 기자들이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저부터 반성해야겠습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수없이 수도권 위주로 현장 르포를 다니면서도 유권자들의 미묘한 심경 변화를 잡아 내지 못했다는 반성입니다. <장면 1>에 등장한 80대 노인이 불쑥 “당은 국민의당을 지지하겠다”고 했을 때 흠칫 놀랐습니다. 당연히 새누리당을 지지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장면 2>에 나온 50대 중반의 남성은 새누리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었지만, “정당투표에서 국민의당을 찍겠다”고 선언하듯 말했습니다. 현장의 분위기는 바뀌어 있었습니다. 물론 이번에 새누리당의 참패를 예상한 언론, 여론조사기관, 정치인들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특히 저를 포함한 기자들은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확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현장 취재를 나간 수도권 격전지의 새누리당 후보들은 하나같이 “분위기에서 내가 압도하고 있다. 내가 따라잡고 있다”고 자신하듯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여간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지연,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메르스 늑장 대응, 국민 합의 없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공천 파동 등 정부와 새누리당이 보여 준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민심의 심판은 매서웠습니다.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유권자와 정치인들의 매개체가 되어야 할 기자로서의 역할을 등한시하지는 않았나 돌아봅니다. 더이상 ‘우매한 국민’이 아닙니다. ‘우매한 기자’인 제가 먼저 반성합니다. stylist@seoul.co.kr 이영준 기자 “잘생겨서 뽑아줄 거예요.” “젊잖아요.” “아무래도 좋은 대학 나온 사람이 낫지 않겠어요.” “무조건 1번입니다.” “잘 모르겠어. 정치에 관심 없어. 아무나 뽑을 거야.” 20대 총선 현장에서 만난 유권자들에게 ‘투표의 기준’을 물었을 때 돌아온 답변의 8할은 이랬다. 표심은 합리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나머지 2할은 어느 정도 정치적 식견이 있었지만 대부분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보단 진영 논리에 따른 투표의 기준을 갖고 있었다. 유권자들은 또 ‘정치 무관심’을 얘기했다. ‘생업’을 핑계로 들었다. 후보자들의 ‘표 호객 행위’ 현장에서는 귀를 막고, 또 악수를 피하며 고개를 돌려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국민이 여당을 심판했다”, “새누리당 참패”. 개표 결과가 나오자 이런 제목의 기사가 쏟아졌다. 현장에서 전혀 감지하지 못한 결과였다. 정치에 관심 없다던 국민들이 이런 놀라운 결과를 내 놓았다는 건 뒤통수를 칠 만한 대반전이었다. 미술 기법 중 ‘사진 모자이크’라는 게 있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완성된 사물을 그리고 있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수백, 수천 가지의 다른 사진들로 채워져 있는 작품이다. 국민들의 표심도 이런 사진 모자이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인 1표에 담긴 투표의 기준은 천차만별이지만, 그것이 모이고 모여 ‘심판’이라는 거대한 의미를 담아냈기 때문이다. 국민들 개개인의 다소 비합리적일 수 있는 기준에 따른 선택들의 총합이 고도의 ‘합리성’을 띤 결정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던 국민들이 무섭게 느껴졌다. 모르는 척하면서도 정치권에서 누가 싸우는지, 대통령이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 무릎을 꿇고 애걸복걸하는지, 그것이 진정성 있는 호소인지, 누가 더 나은 인물인지 정도는 가려내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여당의 ‘사람 보는 눈’은 국민의 ‘사람 보는 눈’을 따라가지 못했다. 국민들은 올바른 선택을 했고, 당선자도 될 사람이 됐다. apple@seoul.co.kr 김민석 기자 지난 13일 선거 결과에 새누리당도 놀랐지만 솔직히 기자도 놀랐다. 특히 수도권 격전지에서 직접 만난 후보들이 전부 낙선했다. ‘기자의 저주’라는 소문이 날까 두려울 정도였다. 기자가 만난 후보 중 정말 이길 것 같았는데 진 후보가 네 명 있었다. 서울 A 후보는 상대 쪽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았다. 캠프에선 피로감이 느껴졌고 후보 가족은 날카롭게 곤두서 있었다. A 후보는 지역에 넓게 뿌리내린 특정 직군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었다. 캠프는 잘 돌아가는 공장처럼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서울 B 후보는 가는 곳마다 박수를 받았다. 길 건너편에서도 손을 흔들어 줬다. 경기 C 후보의 캠프는 여유가 있어 보였다. 19대에 단일화를 하고도 간신히 당선됐던 상대 후보가 이번엔 단일화에 실패했다. 경기 D 후보 측도 승리를 확신했다. 여당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에 공천된 전문성 있는 인물로,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뒤처지지 않았다. 흥미로웠던 것은 A, B 후보는 그 지역에서 3선을 한 강적들과 맞붙었지만 최후까지 접전을 벌였고 C, D 후보는 전통적으로 여당의 텃밭인 지역에서 커다란 표차로 졌다는 것. 바꿔 말하면 적지라 생각하고 뛴 후보들은 그나마 접전을 벌였고, ‘집토끼’의 결집을 노렸던 후보들은 완패했다는 것이다. 사실 집토끼 챙기기는 중앙당 차원의 전략이었다. ‘읍소’ 전략은 지지층 투표율이 더 중요한 재·보선에서 쓰던 것이다. “운동권 정당에 표를 주시겠냐”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원 유세 발언들도 대부분 흔들리는 지지층을 겨냥한 것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공천 과정을 보고 화가 난 것은 새누리당 지지자뿐만이 아니다. 기자가 본 후보들도 주요 지지층인 중·노년 유권자를 겨냥했다. 젊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빠져나간 낮 시간에 집중 거리 유세에 나서거나, 종일 노인 무료급식 장소를 찾아다니기도 했다. 한 후보의 명함을 받은 남성이 웃으며 손을 잡아 줬다. 그때 저만치서 배낭을 맨 젊은 여성이 발길을 돌려 다른 길로 걸어갔다. shiho@seoul.co.kr
  • [문화마당] 아무도 쓰지 않는 책을 재미있게 쓴다/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아무도 쓰지 않는 책을 재미있게 쓴다/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내가 어릴 때 학교 앞 문방구에서 손바닥만 한 크기의 ‘괴수대백과사전’이라는 책을 팔았다. 가격이 오백 원이었던가, 세월이 30년 가까이 흘러 가물가물하지만 네스니 빅풋이니 하는 괴수들을 보며 ‘이런 걸 직접 마주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 하고 궁금해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궁금해하기만 했을 뿐 직접 봐야겠다고 마음먹은 적은 당연히 없다. 왜 당연하냐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개는 이렇게 사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않는지 내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와세다대학 탐험부 시절 다카노 히데유키는 텔레호에 서식하고 있다는 ‘모켈레 무벰베’(일명 콩고 드래건)를 찾아 아프리카로 떠난다. 오지의 밀림 한가운데로 들어간다는 것은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뜻이니 호기심만으로는 실행하기 어렵다. 그곳에서 생존을 위해 링갈라어를 배우고 말라리아와 사투를 벌이며 무벰베를 쫓는데 이 여정은 다카노의 데뷔작 ‘환상의 괴수 무벰베를 찾아라’에 기록돼 있다. 글이라곤 써 본 적이 없어서 한 달 동안 빈 원고지만 노려보다가 친구들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고 얘기하는 투로 쓰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분으로 완성한 책이 결국 그의 운명을 바꿔 놓을 줄은 스스로도 알지 못했으리라. 이후로 다카노는 “아무도 가지 않는 곳에 가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아무도 쓰지 않는 책을 재미있게 쓰자”는 모토 아래 탐험(작)가의 길을 걷는다. 아마존강을 하구에서 원류까지 조사하거나, 중국의 변방으로 야인을 찾아가고, 미얀마의 마약 지대에 잠입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두 가지를 준비하는데 하나는 탐험을 떠나기 전에 반드시 그 나라의 문학을 읽는 것이다. 이를테면 콜롬비아에 환각제를 찾으러 가기 위해 가브리엘 마르케스를 본다. “소설이야말로 그 나라의 관습이나 문화를 안쪽에서 느끼는 데 필요한 최고의 실용서”라고 어느 인터뷰에서 그는 말했다. 다른 하나는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가난해서 통역을 구할 돈은 없고 낯가림이 심해 현지인들과 사귀려면 필요하다는 이유로 구사하게 된 언어는 대충만 따져도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라비아어, 링갈라어, 타이어, 베트남어 등이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지는 ‘별난 친구들의 도쿄 표류기’에 묘사돼 있다. 지난 4월 11일 두산아트센터와 문학과지성사가 공동 주최한 행사에 강사로 초대받아 한국에 온 다카노를 만난 자리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대관절 몇 개 국어를 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현지인들과 대화를 이어 나가는 데 필요했을 뿐이고 하다 보니 재미있어서”라며 머리를 긁적이는 바람에 약간 감탄했다. 이런 겸손한 성정이랄까 담백한 자세는 그가 쓴 책에도 잘 드러나 있다. 다카노의 탐험담은 무엇을 읽어도 ‘나는 아무나 흉내 내기 어려운 일을 하는 특별한 인간’이라는 식의 더부룩한 대목이 전혀 없다는 게 매력이다. 한데 이렇듯 유쾌한 책들이 국내에도 다섯 권이나 출간됐지만 몇 권은 구하기조차 쉽지 않은 듯해 안타깝다. 어째서일까. 고민한들 내가 알 수 있을 리 없다. 그래서 이렇게나마 그가 계속 탐험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고 싶다는 것이 내가 이 글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고단샤 논픽션상을 수상한 ‘수수께끼의 독립 국가 소말릴란드’와 ‘아편 왕국 잠입기’ 정도는 번역 출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유머러스함과 통찰력을 내가 보증한다고 말해도 그다지 설득력은 없을 것 같지만.
  • [서울광장] 너절한 총선, 넷 중 하나는 책임져라/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너절한 총선, 넷 중 하나는 책임져라/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너저분한 선거가 종착역에 다다랐다. 내가 왜 투표장에 가야 하는지 이유를 좀처럼 찾기 힘든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오늘 막을 내린다. 형식은 선거일지언정 내용은 대의정치의 근간과 거리가 먼 여정이었다. 여야의 매가리 없는 정책 공약은 몇 년째 쇼윈도에 걸려 있는 빛바랜 트렌치코트마냥 후줄근했다. 차라리 포퓰리즘 공방으로 뜨거웠던 예전 선거가 그리울 만큼 내일에 대한 비전은 헛된 것조차 나오지 않았다. 여야 모두 유권자들이 살펴볼 거라 생각지 않고 내질렀음이 틀림없고, 실제로 그런 허접한 여야의 레토릭에 눈길 주는 유권자들도 보이질 않는다. 이런 선거는 없었다. 선거를 불과 43일 남겨 놓고까지 선거구조차 정하질 못해 허둥거렸고, 시간에 쫓긴 후보 공천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계파 싸움으로 난장판이 됐다. 편가르기와 편먹기 말고는 무엇도 보여 주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진박(眞朴)과 비박(非朴)으로 나뉘어 진흙탕 공천 싸움을 벌인 끝에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과 유례없는 무공천 사태라는 촌극을 연출했다. 야권은 문재인·안철수 두 대선 주자의 알력 끝에 둘로 갈라져 각자도생의 길에 들어섰다. 여당보다 먼저 쳐내야 할 적이 돼 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의 차도지계(借刀之計)로 등장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친노·친문 세력의 힘겨루기로 날을 새웠고, 새 정치를 입에 달고 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비노(非)·반문(反文·반문재인) 인사들을 끌어모아 시나브로 ‘호남당’의 대주주로 탈바꿈했다. 이들에게, 다음 청와대 주인을 넘보는 이들에게 4·13 총선은 처음부터 민의를 대변할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아니었다. 오로지 내년 12월 대선만 머리에 담고 어떻게 하면 국회 지형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짤 것인지 골몰했다. 국민의 뜻에 따른다는 명분으로 내세운 김무성 대표의 상향식 공천은 예상대로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로 활용됐고, ‘박근혜 지키기’를 앞세워 ‘박근혜 이후’를 도모한 친박 진영은 왕당파의 우악스런 완력이 뭔지를 똑똑히 보여 주고는 결국 성난 민심 앞에 무릎 꿇고 표를 빌었다. 당 쇄신을 앞세운 공방 뒤로 당내 주도권 싸움에 혈안이 됐던 문 전 대표와 안 대표는 어떤가. 거대 여당의 출현만은 막아 달라며 표 동냥에 동분서주했지만, 이런 상황을 만든 주역은 계파 싸움에 매몰된 그들 자신이다. 정권교체를 위한 정당 쇄신을 부르짖으면서도 두 사람은 유아독존의 소아적 정치 행태를 고집한 끝에 외려 수권의 문턱만 높여 놓았다. 부끄러워해야 한다. “국민의당을 찍으면 사표(死票)가 된다”거나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을 교체해야 한다”고 말할 자격이 그들은 없다. 표를 줄 곳을 찾지 못해 투표를 포기하는 야권표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 총선이 어떤 의석 구도를 낳든 김무성, 문재인, 안철수 세 사람과 친박 핵심 인사들은 결과에 상응한 책임을 지기 바란다. 그것이 최악의 국회에 이어 최악의 총선을 만든 과오를 덜고, 지금의 무책임 정치를 무한책임 정치로 돌려놓을 유일한 길이다. 정치를 실종시킨 그들이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다. 김 대표는 총선 결과와 관계없이 대표직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그것으로 책임을 탕감할 수는 없다. 야권 분열의 호재 속에서도 새누리당이 19대보다 적은 의석을 차지하는 데 그친다면 대권의 꿈까지 접어야 마땅하다. 서청원·최경환 의원을 필두로 한 친박 핵심들도 그들이 앞세운 ‘진박’들의 총선 성적표에 따라 진퇴를 정하기 바란다.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연전연패의 신화를 써 온 더민주는 이번만큼은 승패의 매조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문 전 대표는 “호남이 나에 대한 지지를 거둔다면 대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했으나, 그런 결기를 가장한 비겁부터 던져 버려야 한다. 호남 28석 중 몇 석을 얻지 못하면 정치를 접겠다는 건지 이제라도 밝히고 그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127석의 제1야당이 100석을 걱정하는 처지가 된 상황만으로도 귀책사유는 분명하다. ‘안철수 때문’이라는 말만은 말아 주기 바란다. 안 대표는 오늘 밤 어떤 성적표를 받아 들든 패장(敗將)임을 자인해야 한다. 호랑이에게 먹힐 뻔하다 굴에서 뛰쳐나와 호남으로 달려간 것으로 그는 6년 전 새 정치를 외치며 많은 국민을 달뜨게 했던 ‘안철수’를 지웠다. jade@seoul.co.kr
  • 갈라파고스 군도서 수중 식사 중인 마린 이구아나 포착

    갈라파고스 군도서 수중 식사 중인 마린 이구아나 포착

    고질라를 닮은 마린 이구아나의 식사 장면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해 4월 1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2015년 10월 갈라파고스 군도 이사벨라 북쪽 해안에서 1.8m짜리 마린 이구아나(Marine iguana)의 식사 모습이 포착된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마린 이구아나는 ‘바다의 고질라’라는 별명을 가진 이구아나과의 파충류로 갈라파고스 맹그로브해변이나 해안 바위 주변에 서식하는 토착생물. 스티브 윙크워스(Steve Winkworth)가 다이브 사이트로 유명한 카보 마샬에서 촬영한 영상에는 마린 이구아나가 수중 바위의 수초를 뜯어 먹는 장면과 깊은 물 속에서 유유히 수영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수중에서의 마린 이구아나의 모습이 마치 영화 고질라의 괴수를 연상케한다. 외형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마린 이구아나는 해변에 머물면서 파도에 밀려오는 해조류를 먹고 살며 9m 물속까지 잠수할 수 있다. 한편 마린 이구아나는 무리 지어 살며 바닷속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일광욕으로 열을 몸에 최대한 축적한 후,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 몸의 체온이 다할 때까지 식사를 한 다음 물 밖으로 나오는 습성을 지녔다. 사진·영상= Steve Winkworth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애니멀픽] ‘바다의 고질라’ 마린 이구아나…”사냥 나왔어요~”

    [애니멀픽] ‘바다의 고질라’ 마린 이구아나…”사냥 나왔어요~”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불리는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괴수 영화 속 캐릭터인 ‘고질라’를 연상케 하는 바다생물의 생생한 모습이 포착됐다. ‘바다의 고질라’라는 별명을 가진 이 생명체의 이름은 마린 이구아나로, 뱀목 이구아나과의 파충류다. 일반적으로 몸길이가 최대 1m, 몸무게는 8㎏까지 나간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먹이를 찾아 바다를 헤엄치는 모습을 담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마린 이구아나가 물속에서 헤엄치는 생생한 장면을 포착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마린 이구아나는 길고 두꺼운 꼬리와 사람을 연상케 하는 팔을 이용해 물살을 가르며 수영을 하거나 먹이를 잡는다. 우락부락한 외모와 달리 ‘채식’을 하기 때문에 해조류를 주 먹잇감으로 삼는다. 수심 9m 지점까지 깊은 잠수가 가능하며 물 안과 밖에서 모두 생활한다.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관광객과 다이버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동물 중 하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초대형 홍해대교에 갈라진 중동

    초대형 홍해대교에 갈라진 중동

    길 막힌 이스라엘·요르단 반발 20세기 영토 분쟁 재점화 조짐 이집트가 이스라엘, 영국 등과 영토 분쟁을 빚던 홍해의 두 섬을 경제 지원의 대가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넘기면서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이집트와 사우디의 국경 중간에 자리한 이 섬들은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홍해로 나오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요충지인데다, ‘수에즈 전쟁’(1956년)과 ‘6일 전쟁’(1967년)을 거치며 이 지역의 화약고로 떠오른 곳이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경제 위기에 처한 이집트가 사우디의 160억 달러(약 18조 5000억원) 규모 투자 협정에 화답하기 위해 홍해 끝자락 아카바 만(灣) 입구에 자리한 티란 섬과 사나피르 섬의 관할권을 이양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이 섬들을 거쳐 양국을 잇는 초대형 다리를 건설할 계획이다. 다리의 명칭은 사우디 국왕의 이름을 따 ‘살만 대교’(홍해대교)로 붙여졌다. 이집트 정부는 “6년 동안 11차례의 협상을 벌여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으나 이집트 안팎에선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랍권 국가 중 그나마 관계가 원만한 이집트가 아닌 사우디가 섬들을 관할할 경우 무력 충돌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집트가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에일라트 항구에서 홍해로 나오려면 무인도인 두 섬이 자리한 해협을 지나야 한다. 영토 관할권을 놓고 60년간 신경전을 벌여온 요르단도 잔뜩 신경이 곤두섰다. 자국의 아카바항에서 홍해로 나가는 길목이 껄끄러운 관계인 사우디의 손에 넘어가기 때문이다. 요르단은 예멘 등 주변국 내정에 적극적으로 간섭해온 사우디와 최근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20세기 초 아라비아 반도를 점령한 오스만투르크 제국과 이집트를 식민지로 뒀던 영국은 처음으로 두 섬을 놓고 분쟁을 벌였다. 이후 사우디는 섬들이 신생 독립국인 이스라엘에 넘어가는 것을 우려해 1949년 일방적으로 이집트 영토로 인정했으나 항상 눈독을 들여왔다. 반면 1967년 발발한 아랍국과의 6일 전쟁으로 이스라엘은 손쉽게 두 섬의 영유권을 차지했다. 이후 1982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으로 이집트에 반환할 때까지 통치했다. 2005년에도 사우디와 이집트는 티란 섬을 거치는 다리 건설을 추진했으나 이스라엘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이집트 국민의 비판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경제 지원의 반대급부로 사실상 섬들을 ‘헌납’했다는 논란 때문이다. 지난 8일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이집트를 방문한 살만 사우디 국왕 앞에서 영유권 이전을 발표했다. 전날 나온 대규모 투자 협정에 따른 화답이었다. 쿠데타로 집권한 엘시시 정권을 사우디가 꾸준히 지지해준 데 대한 보답이기도 했다. 반정부 단체인 무슬림 형제단은 “한 줌의 돈 때문에 주권을 포기했다”고 일갈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야생 봄나물, 막 먹으면 탈?… 정답입니다

    야생 봄나물, 막 먹으면 탈?… 정답입니다

    하천·도로변 봄나물 ‘중금속’ 함유 깨끗이 씻어도 유해 성분 남아 박새·여로·동의나물 등 독초 식용으로 오인 쉬워 더욱 위험 향긋한 내음의 제철 봄나물은 영양소와 비타민이 풍부해 겨우내 떨어진 면역력을 강화하고 입맛도 돋우지만 함부로 캐서 먹다간 오히려 탈이 날 수 있다. 야산이나 등산로 주변에서 자라는 박새와 여로 등 독성이 있는 식물을 식용 나물로 오인하거나 잘못 섭취해 식중독이 발생한 사례가 최근 5년간 9건에 이른다. 도심 하천변이나 도로변에서 채취한 봄나물에는 중금속까지 들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봄나물을 채취할 때는 반드시 경험 있는 사람과 함께 가야 하며 봄나물을 닮은 독초를 식용으로 오인할 수 있으므로 확실하지 않은 것은 채취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독초 섭취 시 대변·구토·설사 증상 봄나물로 오인하기 쉬운 대표적인 독초는 박새와 여로, 동의나물, 삿갓나물 등이다. 식용 나물과 겉모습이 매우 흡사하지만 독성이 강한 식물이다. 여로는 자세히 봐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식용 나물인 원추리와 비슷하게 생겼다. 원추리 잎은 60~80㎝로 여로보다 길다. 끝이 둥글게 젖혀지고 흰빛이 도는 녹색이다. 반면 여로 잎은 길이 20~30㎝ 정도의 좁은 피침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아래로 갈수록 밑부분이 좁아진다. 여로는 민간에서 살충제로 쓸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원추리도 성장할수록 독성분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반드시 어린순만 채취해 밥상에 올려야 한다. 삿갓나물도 식용인 우산나물과 유사해 중독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우산나물 잎은 한 줄기에 2~3개씩 달리며 잎이 양쪽으로 갈라지면서 자라지만, 삿갓나물은 가장자리가 갈라지지 않은 잎이 6~8장 둥그렇게 모여 자란다. 독초인 박새는 식용 나물인 산마늘과 헷갈리기 쉽다. 이 나물들은 우선 냄새로 구분한다. 산마늘은 마늘 냄새가 강하고 한 줄기에 2~3장의 잎이 달린다. 반면 박새는 마늘 냄새가 나지 않고 잎이 여러 장 촘촘하게 자라며 잎의 아랫부분이 줄기를 감싸고 있다. 또 잎의 가장자리에는 털이 나 있다. 산마늘은 해독제, 소화제로도 쓰이나 박새를 먹으면 피가 섞인 대변, 구토, 설사,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두릅·냉이에도 미량의 독성 있어 독초인 동의나물과 식용인 곰취도 잎 모양이 유사하다. 두 식물 모두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곰취의 톱니는 거칠거나 날카롭고, 동의나물 톱니는 밋밋하거나 둔한 게 특징이다. 동의나물은 4~5월 꽃이 피기 때문에 이맘때쯤 꽃봉오리가 달렸다. 반면 곰취는 7~8월 꽃이 핀다. 따라서 잎 모양만으로 구분하기 어렵다면 꽃봉오리가 있는 닮은 식물을 피하면 된다. 식용 봄나물 중에도 미량이나마 독성분이 든 게 있다. 원추리순, 두릅, 냉이, 고사리, 다래순의 독성분을 제거하려면 반드시 끓는 물에 충분히 데치고 차가운 물에 2시간 이상 담근 후 먹는다. 달래, 돌나물, 씀바귀, 참나물, 취나물, 더덕 등 주로 생채로 먹는 봄나물도 조리 전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수돗물에 3회 이상 깨끗이 씻어 식중독균이나 잔류농약을 제거하고 먹어야 한다. 도시 하천변이나 도로 주변에서 캔 봄나물은 아무리 깨끗이 씻어도 중금속이 남을 수 있어 먹지 않는 게 좋다. 식약처가 지난해 4월 도로·하천변, 공단 주변, 공원과 유원지 등 오염 우려 지역에서 자라는 야생 봄나물을 채취해 중금속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9.8%에서 농산물 중금속 허용기준보다 높은 납과 카드뮴이 검출됐다. 주로 도로변과 하천변에서 채취한 봄나물에 중금속이 많았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텅 빈 도크 두고 해외연수 가겠다는 현대중 노조

    현대중공업 노조가 그제 회사가 9분기(2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가운데 파격적인 임금 및 단체협약 요구안을 내놓았다. 기본급 6% 인상은 그렇다 치고 ‘회사가 적자가 나더라도’ 연간 최소 기본급의 250% 성과급을 보장하라고 한다니 놀랍다. 더욱이 매년 100명 이상을 해외연수 보내 달라는 요구도 포함돼 있다니 5조원 적자 기업의 임단협안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노조 측이 조선업의 세계적 불황으로 울산과 거제 등 조선소 도크들이 텅텅 비어 있는 실태를 직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지금 우리 조선업계가 당면한 현실을 보자. 한때 연간 선박 건조나 수주량에서 부동의 세계 1위였던 현대중공업이 올 들어 수주한 배는 겨우 3척에 금액으로는 2억 달러다. 사상 최악이라고 했던, 지난해 같은 시기(8척·6억 달러)에 비해서도 대략 3분의1 토막이 난 셈이다. 현대중과 함께 조선 3사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처지는 더 심각하다. 최근 해외 전문지는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한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예상했다. 오죽하면 엊그제 양사 노조가 불가피한 구조조정을 피하려 한다는 따가운 시선을 무릅쓰고 거제시를 ‘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했겠나. 현대중공업도 지난 27개월간 단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글로벌 불황에다 대안으로 뛰어든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천문학적인 적자를 내면서다. 더군다나 업계 전문가들은 2019년까지 조선 불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자칫 하도급 협력업체를 포함한 조선업계 전체에 고용 빙하기가 닥칠 판이다. 정부가 올 상반기 중 조선업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검토 중인 이유다. 실제로 지정되면 고용유지지원금과 특별연장급여, 전직·재취업 및 창업지원 등의 지원이 이뤄진다. 주력 산업 불황의 심각성을 인식해 국민 혈세를 쏟아붓겠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계 전체에서 평균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은 현대중 노조가 임금피크제 폐지와 정규 퇴직자 수와 같은 신규 채용 등 ‘엇박자 요구’만 하니 설득력이 있을 리 만무하다. 노조가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 체력을 비축하는 데 협력해도 모자랄 시점에 ‘귀족 노조’의 양태만 드러낸다면 안 될 말이다. 현대중 노조는 영양 부족으로 빈사 상태인 거위의 배를 갈라 남은 알을 한꺼번에 빼먹겠다는 발상일랑 적어도 현시점에선 삼가기를 당부한다.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상생의 동양문명이 세계평화 이끈다…그 중심은 한반도”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상생의 동양문명이 세계평화 이끈다…그 중심은 한반도”

    검은 갓, 흰 도포에 꼬장꼬장한 말과 몸짓…. 종교지도자 모임이나 국경일 행사 기념 촬영 때면 나란히 선 인사들 속에 독특한 외모의 한 노인이 유난히 눈길을 끈다. 지난 31년간 줄곧 국내 민족종교를 이끌어 온 한양원(93)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말고도 그가 가진 직함은 아흔을 넘긴 노인에겐 과하다 싶을 만큼 수두룩하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공동회장,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 이사장, 갱정유도 도정(대표), 한국서당문화진흥회 이사장…. 그중에서도 민족정기와 겨레얼 살리기는 평생을 바쳐 천착한 으뜸의 숙제다. 서울 답십리 사무실에서 기자를 만난 한 회장은 자타 공인의 ‘민족종교 대부’답게 대면부터 민족정기와 겨레얼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민족종교협의회를 31년간 이끌어 왔다. 민족종교협의회는 어떻게 시작됐나. -1983년 염보현씨가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무렵이었다. 당시 민족지도자인 안호상 박사에게 사직공원에 단군궁을 건립하는 데 2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제의를 했다. 개천절, 삼일절, 광복절 행사를 함께 치르며 민족정기를 고취해 보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거의 성사를 앞두고 일부 개신교 측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당시 내가 갱정유도 총무를 맡고 있었는데 문제가 많다 싶었다. 그래서 당시 명맥만 유지하고 있던 민족종교친목회를 확대해 1985년 지금의 한국민족종교협의회를 탄생시켰다. 당시 34개 민족종교 교단이 참여했다. →지금 민족종교계의 형편은 어떤가. -흔히 알려진 대로 일제강점기 애국애족 운동에 누구보다 앞장선 게 민족종교였다. 3·1운동을 시작한 게 천도교였다면 임시정부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건 대종교였다. 독립군 양성을 위해 북만주에 무려 11개의 학교를 세운 것도 모두 민족종교였다. 조선총독부의 미움을 샀던 민족종교는 일제가 물러간 후에도 잔재가 남은 탓에 사이비 종교 취급받기 일쑤였다. 이런저런 탄압을 받거나 운영난으로 교세가 위축된 민족종교들이 적지 않게 도태됐다. 지금은 원불교, 천도교, 대종교, 갱정유도 등 12개 교단이 참여하고 있다. 이런 민족종교들은 교리와 운영 면에서 모두 잘 유지하고 있다. →한 회장이 대표로 있는 갱정유도는 일반인에겐 좀 생소하다. 어떤 종교이며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 -선(仙)·불(佛)에 바탕하면서 인륜의 도리를 유도로써 밝혀 나가는 유불선 삶의 병행이 핵심이다. 기미년 독립만세운동 당시 태극기 300장을 직접 만들어 순창시장 사람들에게 나눠 주며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도조 강대성이 해방 3년 전 전남 순창 회문산에 갱정유도회 본부를 만든 게 시작이다. 강 도조는 일본에 대적해 독립운동을 제대로 하자는 뜻을 세웠었다. 나는 해방 이듬해인 1946년에 입도했다. 내 인생의 좌표를 정한 시기였다. 좌우익 혼란기엔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회문산의 갱정유도에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평생을 겨레얼 살리기에 천착해 살아오셨다. 왜 그렇게 겨레얼 살리기를 중시하는가. -일제강점기엔 우리말과 글을 못 쓰고 배우지 못하게 했다. 한마디로 우리 문화 죽이기다. 일본이 패망해 쫓겨 간 뒤엔 미국과 소련이 주둔한 채 민족이 반 동강 났다. 지금은 어떤가. 세계적으로 우수한 우리말과 글을 두고도 남녀 노소가 모두 영어 배우기에 혈안이다. 외래 문화가 판치고 그것을 우리 것으로 알고 가르친다. 건국 이념과 우리 문화, 역사를 다시 살려야 한다.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는 현재 외국에 17개 지부를 두고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보다 외국의 동포들이 더 겨레얼 살리기 운동에 적극적이다. 웃지 못할 현상 아닌가. →민족종교가 그 일을 주도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건강한 우리의 정신문화를 바탕으로 물질문명을 병행시키자는 것이다.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했는데도 정신문화는 반대로 추락한다. 정신이 퇴폐해진 가운데 경제만 성장하면 싸움과 다툼이 만연하고 안정된 평화를 찾을 수 없다. 과거 서당, 서원만 있던 시절에도 성현군자와 영웅호걸이 나와 세상을 밝혀 나갔다. 지금은 어떤가.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다양한 교육시설과 기관이 있는데도 정신문화는 날로 쇠락해만 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민족종교계를 이끌어 오면서 다른 종교인들과 폭넓게 교류한 것으로 유명한데. -갱정유도 총무로 일하면서 많은 이들과 만나 조언을 듣고 함께 일했다. 서울에 처음 올라와 초대 성균관대 총장을 지낸 유교의 심산 김창숙 선생 비서로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작고한 통일교 문선명 총재와는 주역 공부를 놓고 가까워진 적이 있었다. 불교의 경봉·효봉·청담 스님, 개신교의 강신명·한경직 목사와도 허물없이 자주 만났다. 그 때문인지 지난해 금강산에서 남북 종교인 만남 때 북측 대표로 나온 강지영씨가 7대 종교 지도자 중 아는 사람이 나뿐이라며 분위기를 좀 풀어 달라고 주문했었다.(웃음) →요즘 종교의 가치 전도가 공공연하게 회자된다. 종교계를 어떻게 평가하나. -종교가 본질을 벗어난 채 자꾸 외도로 빠져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공자나 예수, 석가가 하신 말씀 그대로를 모르는 사람에게 전해서 하늘의 이치를 깨닫게 하고, 진리를 알게 하도록 하는 게 종교 아닌가. 황금에 매여 진리와 복음을 제대로 못 전해 사회가 어두워진 탓이 크다. 정치 사회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지도자들이 먼저 부패해졌으니 자기가 썩은 줄 모르고 국민이 썩은 줄만 알고 있다. 일반인들도 각성해야 한다. 옛날 배고프고 어렵던 시절에도 나와 내 가정보다 사회와 나라 걱정을 먼저 했다. 나 혼자 잘 먹고 잘살겠다는 생각에서 물러나 이웃도 나와 같이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길을 솔선해 살펴야 한다. →남북 관계가 꽁꽁 얼어붙었다. 지금의 위기 상황을 어떻게 보나. -우리 민족은 본디 피와 언어, 사상, 건국이념이 모두 하나였다. 지금 남북 관계가 유례가 없을 만큼의 경색국면이라고들 한다. 우리 본래의 민족정신을 빨리 되찾느냐 못 찾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겨레얼을 먼저 살리자는 것이다. 통일은 미국, 중국, 러시아의 것이 아니다. 남이 해 주기를 바라서야 되겠나. 남과 북 모두 외세 주도를 벗어나 하루속히 우리끼리 손잡고 뜻과 힘을 모아야 한다. 이미 한참 전에 냉전이 끝났는데도 남북한만 갈라져 있다. 강대국들이 제 이해관계를 따져 통일 후 한반도에도 간섭하려 든다면 또다시 식민지가 되고 말 것이다. →역대 대통령의 당선 점괘를 봐 주는 등 주역에도 통달한 종교인으로 유명하다. 통일 전망을 한다면. -그동안 서양이 상극의 전쟁·물질 문명에 편승해 세계를 좌지우지하며 동양까지 끌고 다녔다. 이제 동양으로 운이 넘어왔다. 지금까지는 도적질 잘하는 사람(서양)이 성공했지만 앞으로는 상생과 평화, 그리고 도덕을 우선시하는 동양문명이 세계 평화를 이끌어 갈 것이다. 그리고 세계 중심국은 한반도가 될 것이다. 우리의 건국이념이 바로 온 인류가 함께 유익하게 살자는 ‘홍익인간’ 아닌가. 세계에서 1000여회의 외세 침략을 받으면서도 단 한 번 남을 침략해 본 적이 없는 나라다. 마지막까지 남북한이 시험을 겪는 중이다. 다시 말하면 임신부가 세계를 이끌어 갈 옥동자를 낳기 위한 산고의 순간으로 보면 된다. 내가 보기엔 통일의 기운이 10년 전후에 들었다. 과학문명의 발달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통일이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본다. →여생에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일제강점기와 해방을 넘어 온 나라가 외래 문화에 휩쓸린 지 100년이 넘었다. 우리 것을 살려 낼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 그래서 수도권에 민족문화대학을 하나 세우는 게 꿈이다. 반만년 역사의 우리 문화와 정신을 제대로 알고 국민에게 오롯이 전달할 인재를 무료로 교육하는 구심체가 될 것이다. 또 하나는 예절 교육의 터전인 서당문화마을을 호남권에 꼭 하나 만들고 싶다. 전통서당문화진흥회와 갱정유도가 매년 한 차례씩 전북 남원에서 열고 있는 대한민국 서당문화한마당은 그 모태가 될 것이다. 이달 초 15회 서당문화한마당 행사엔 외국인을 포함해 1500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루었다.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한양원 회장은 ▲1923년 전북 남원 출생 ▲1933년 광의보통학교 졸업 ▲1937년 순천서당 및 용담서숙 수학 ▲1943년 지리산 입산 수도 ▲1946년 민족종교 갱정유도 입도 ▲1976년 갱정유도 총무·도무원장 및 도정(대표·현) ▲1985년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창립회장(현) ▲1991년 사단법인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현) ▲1997년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현) ▲1999년 민족정기선양협의회 공동대표(현) ▲2001년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공동회장(현) ▲2002~2003년 개천절민족공동행사 공동위원장(남측대표) ▲2003년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 창립대표 ▲2005년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 이사장(현)
  • 3000그루 꽃대궐 재즈·클래식·팝 음악 꽃도 나풀나풀

    3000그루 꽃대궐 재즈·클래식·팝 음악 꽃도 나풀나풀

    서대문, 안산 숲속 음악회 오늘부터 ‘나만 알고 싶은 서울의 벚꽃 명소’인 서대문구 안산에서 주민들을 위한 음악회가 열린다. 서대문구는 2016 안산 자락길 벚꽃음악회를 구청 인근 연희숲속쉼터에서 8일부터 10일까지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서대문구 중심에 자리잡은 안산은 높이가 296m로 인기 드라마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한다. 특히 수령 40~50년의 수양벚나무, 산벚나무, 왕벚나무 3000여 그루가 봄마다 장관을 이룬다. 안산 자락길은 한국관광공사가 전국을 대상으로 선정, 추천한 ‘4월의 걷기여행길’ 10곳 가운데 한 곳에 포함되기도 했다. 문석진 구청장은 “벚꽃이 피는 시기면 동네 어린이집 아이들부터, 직장인, 어르신 등 주민들이 부담 없이 올라 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서 “이번 음악회는 봄꽃과 함께 문화를 제대로 즐길 기회”라고 설명했다. 사흘간 열리는 음악회는 매일 오후 2시와 7시, 총 6회 공연이 펼쳐진다. 참가 팀은 모두 18개 팀으로 가요, 팝, 재즈, 클래식, 사물놀이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초등학생 풍물패와 소년소녀합창단, 청소년댄스동아리, 여성합창단, 실버합창단 등 구민들의 무대도 마련됐다. 구 관계자는 “전문 음악가들의 공연도 좋지만 주민들이 직접 준비한 공연도 이제 수준이 상당하다”고 자랑했다. 첫 공연은 8일 오후 2시에 시작되며 민들레무용단(전통무용), 드림뮤지컬(뮤지컬갈라), 미쓰고밴드(8090가요)가 출연한다. 저녁 7시에는 서대문구립소년소녀합창단, 서대문문화원 실버합창단인 ‘무지개합창단’, 국악 그룹 ‘짙은 국악 난다’, 비틀스 음악을 공연하는 ‘타틀즈밴드’가 나선다. 9일 오후 2시에는 서대문구립여성합창단, 서대문청소년수련관 댄스동아리, 미동초등학교 풍물패, 오후 7시에는 팝레라듀오 ‘러브썸’, 어쿠스틱밴드 ‘민트그린’, 포크듀오 ‘여행스케치’ 등이 공연을 선사한다.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 2시에는 요벨팝스오케스트라와 창작 연희극단 ‘노니’가, 오후 7시에는 기타리스트 정선호, 재즈밴드 ‘판도라’, 포크밴드 ‘동물원’이 즐거움을 선사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다산이 반한 산영루 끼고 도니 김시습 절개 어린 중흥사 눈앞

    다산이 반한 산영루 끼고 도니 김시습 절개 어린 중흥사 눈앞

    고양시, 道와 세계문화유산 추진 경기도와 고양시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북한산성에 문화유적 답사길이 생겼다. 곳곳에 있는 다양한 문화유적과 북한산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고양시는 산을 찾는 사람에게 북한산성의 가치 및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북한산 문화유산 답사길’을 만들었다고 7일 밝혔다. 정동일 고양시 문화재 전문위원은 “연간 1000만명이 북한산을 찾지만, 곳곳에 많은 문화유적과 그 문화유적에 얽힌 이야기 등을 알면서 산행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북한산에 있는 문화유적 및 역사, 이야기 등을 적극 활용해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서문에서 시작해 하창~중성문~노적사~산영루~중흥사지를 거쳐 태고사에 이르는 답사길을 걸어 봤다. 북한산성은 백제 때 축조해 고려시대 때 증축했다. 조선 숙종조에 대대적으로 축성했다. 길이가 12.7㎞인 북한산성은 고양시와 서울시 경계에 쌓은 석축산성이다.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사람이 오르는 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북한산에 둘러싸여 있다. 북한산의 주통로이며 정문인 대서문은 북한산성의 여러 출입문 중 가장 먼저 복원한 서쪽 문이다. 현판글씨는 이승만 전 대통령 친필로 알려졌다. 대서문에서 무량사를 거쳐 오르면 만남의 광장이 나타난다. 북한산성의 여러 창고 중 가장 아래에 있어 하창이라고 부른다. 옛 모습을 볼 수 있는 조그만 북한동역사관이 있다. 백운대 가는 길과 대남문 가는 길로 갈라지는 곳이라 늘 탐방객들로 넘쳐 난다. 이곳에서 보는 백운대, 영취봉, 만경봉이 일품이다. 하창에서 대남문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범용사 입구를 지나 400여m를 걷자, 나뭇가지 사이로 또 하나의 문이 나타났다. 중성문이다. 북한산성 안쪽에 있는 내성이다. 이곳에는 일부러 찾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시신을 옮기는 수구문이 있다. 중성문을 통과하자마자 왼쪽으로 돌아가면 보인다. 문루에 올라서면 노적봉, 백운대, 북장대가 멋지게 보인다. 숲길을 따라 300m를 오르면 노적사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고 이를 지키는 석사자상은 고양시 문화재다. 내려와서 대남문 방향으로 5분가량 걷자 왼편에 해서체로 백운동 입구라는 ‘백운동문’(白雲洞門)이라 쓴 암각문이 보인다. 한 글자당 폭은 약 1.5m로, 3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한다. 200여m 더 오르자 용학사 갈림길이 보인다. 가파른 언덕길 앞에 서서 고개를 들어 보니 계곡 가장자리에 북한산에서 가장 아름답고 큰 누각인 산영루가 보인다. 누각 위로 떠오른 보름달이 산과 함께 계곡물에 비친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북한산 8경 중 하나로 꼽힌다. 다산 정약용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문인이 글을 남겼다. 1925년 을축 대홍수 때 유실된 것을 고양시가 2014년 복원했다. 몇 걸음 산속으로 들어가면 이름 모를 들꽃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부근에는 조선시대 북한산성 수비를 맡은 총융청 지휘책임자 총융사들의 선정비 30여기가 남아 있다. 일부 공덕내용은 산영루 뒤편 거대한 암반에 새겨져 있다. 5분가량 더 오르면 산수유가 유난히 많이 피어 있는 중흥사가 나온다. 북한산 사찰을 관리하던 큰절이었다. 일제 강점기 때 홍수와 일본군 탄압 등으로 훼손돼 복원이 추진된다. 생육신 한 분인 김시습 선생이 세조의 왕위찬탈에 항거해 과거를 포기하고 전국 유랑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바로 위 태고사에는 보물로 지정한 조계종의 중시조이며 태고종의 중조인 태고 원증국사 보우의 사리를 안치한 승탑(부도탑)과 승탑비 등이 있다. 이 승탑은 고양시에서 가장 아름답고 크다. 승탑비는 고양시에서 가장 소중한 금석문 중 하나다. 목은 이색 선생이 태고 원증국사의 일생과 업적을 기록했다. 용의 머리를 닮은 거북받침돌을 비롯해 글씨가 비교적 선명하다. 태고사에서는 앞쪽으로 나월봉과 증취봉, 의상봉 등의 빼어난 경관을 볼 수 있다. 승탑 뒤로 이어진 숲길은 가을에 가장 아름다운 북한산 단풍길로 유명하다. 이 길을 따라 산에서 내려올 수 있다. 북한산에는 이처럼 선조들이 치열하게 살아온 흔적들도 남아 있다. 안내판 글을 읽고 산세도 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었는데도 1시간 30분가량 걸렸다. 봄을 맞아 가족끼리 찾아가 볼만한 길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봄꽃과 함께하는 북한산 문화유적 답사길

    경기도와 고양시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북한산성에 문화유적 답사길이 생겼다. 절터, 암각문, 보물 등 다양한 문화유적이 산재하고 곳곳에서 북한산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는 길이다. 고양시는 산을 찾는 사람에게 북한산의 아름다움과 북한산성의 가치 및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북한산 문화유산 답사길’을 만들었다고 7일 밝혔다. 정동일 고양시 문화재 전문위원은 “연간 1000만평이 북한산을 찾고 있지만, 곳곳에 산재한 많은 문화유적과 그 문화유적에 얽힌 이야기들을 알면서 산행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북한산에 있는 문화유적 및 역사, 이야기 등이 적극 활용돼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 답사길은 많은 옛 이야기를 간직한 다양한 문화유적들을 가장 가까이서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산속에 피는 각종 봄꽃과 북한산의 빼어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역사교육의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날 대서문에서 시작해 하창~중성문~노적사~산영루~중흥사지를 거쳐 태고사에 이르는 답사길을 순서대로 걸어 봤다. 북한산성은 백제 때 축조해 고려시대 때 증축했다. 이후 조선 숙종조에 대대적으로 축성해 오늘에 이른다. 12.7㎞인 북한산성은 고양시와 서울시 경계에 쌓은 석축산성이다. 연간 1000만명 이상의 등산객들이 찾아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사람이 오르는 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북한산에 둘러싸여 있다. 북한산의 주 통로이며 정문인 대서문은 북한산성의 여러 출입문 중 가장 먼저 복원한 서쪽 문이다. 현판글씨는 이승만 전대통령의 친필로 알려졌다. 대서문 부근에는 큰 벚나무가 있어 4월 중순 절경을 이룬다. 대서문에서 무량사를 거쳐 조금 더 오르면 넓은 만남의 광장이 나타난다. 이곳을 하창이라 부른다. 북한산성의 여러 창고 중 가장 아래에 있어 붙여진 지명이다. 과거 불법음식점들이 많았으나 모두 공원 내 민가들과 함께 철거됐다. 옛 모습을 볼 수 있는 조그만 북한동역사관이 있다. 백운대 가는 길과 대남문 가는 길로 갈라지는 곳이라 늘 탐방객들로 넘쳐 난다. 이곳에서 보는 백운대, 영취봉, 만경봉이 일품이다. 하창에서 대남문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범용사 입구를 지나 400여m를 걷자, 나뭇가지 사이로 또 하나의 문이 나타났다. 중성문이다. 북한산성 안쪽에 있는 내성(內城)이다. 이곳에는 일부러 찾지 않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수구문(시신을 옮기던 문)이 감춰져 있다. 중성문을 통과하자마자 왼쪽으로 돌아가면 보인다. 문루에 올라서면 노적봉, 백운대, 북장대가 멋지게 보인다. 본래 민간인 통제구역이었으나 1990년대 중반 일반에 공개됐다. 중성문에서 숲길을 따라 300m를 오르면 노적사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고 이를 지키는 석사자상은 고양시 문화재다. 노적사에서 내려와 다시 대남문 방향으로 5분가량 걷자, 왼편에 해서체로 ‘백운동문(白雲洞門)’이라 쓰인 암각문이 보인다. 한 글자당 폭은 약 1.5m로, 3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이 과거 ‘백운동이란 마을의 입구’였음을 알려준다. 200여m를 더 오르자 용학사 갈림길이 보인다. 가파른 언덕길 앞에 서서 고개를 들어 보니 저만치 높은 계곡 가장자리에 누각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북한산에서 가장 아름답고 큰 누각인 산영루다. ‘아름다운 북한산의 모습이 물가에 비친다’ 해 이름 붙여졌다. 누각 위로 떠오른 보름달이 산과 함께 계곡물에 비친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북한산의 8경 중 하나로 꼽힌다. 다산 정약용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문인들이 글을 남겼다. 1925년 을축대홍수 때 유실된 것을 고양시가 2014년 복원했다. 등산로에서 몇 걸음 산속으로 들어가면 이름 모를 들꽃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산영루 부근에는 조선시대 총융사(북한산성 수비를 맡은 총융청의 지휘책임자)를 지낸 인물들의 선정비 30여기가 남아 있다. 일부 총융사의 공덕내용은 산영루 뒤편 거대한 암반에 암각돼 있다. 산영루에서 5분가량 더 오르면 산수유가 유난히 많이 피어 있는 중흥사가 나온다. 북한산 내 여러 사찰을 관리하던 큰절이었다. 일제 강점기 때 홍수와 일본군의 탄압 등으로 훼손돼 복원이 추진되고 있다. 생육신 한 분인 김시습 선생이 세조의 왕위찬탈에 항거해 과거를 포기하고 전국 유랑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중흥사 바로 위 태고사에는 조계종의 중시조이며 태고종의 중조 이신 태고 원증국사 보우의 승탑(부도탑)과 승탑비 등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승탑비는 태고사 대웅보전 우측에 있다. 고양시에서 가장 소중한 금석문(쇠나 돌에 새겨진 글) 중 하나다. 목은 이색 선생이 태고 원증국사의 일생과 업적을 비문으로 기록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용의 머리를 닮은 거북받침돌을 비롯해 글씨가 비교적 선명하다. 위쪽 옥개석에는 용과 구름이 새겨져 있다. 태고사에서는 앞쪽의 나월봉과 증취봉, 의상봉 등 빼어난 경관을 볼 수 있다. 대웅전에서 뒤로 약 50m 오르면 보물로 지정된 원증국사의 부도 승탑이 있다. 원증국사의 사리가 안치돼 있다. 이 승탑은 고양지역에서 가장 아름답고 크다. 이곳에서 백운대, 노적동, 용암봉이 보인다. 승탑 뒤로 이어진 숲길은 가을에 가장 아름다운 북한산 단풍길로 유명하다. 이 길을 따라 산을 내려올 수 있다. 북한산에는 나무와 암석뿐 아니라, 우리 선조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흔적들도 남아 있다. 그리고 그 각각의 흔적들에는 수많은 옛이야기들이 숨어 있었다. 안내판 글을 읽고 산세도 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었더니 대서문에서부터 1시간 30분가량 걸렸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슬로언 전 유타 감독 “파킨슨씨병과 싸우고 있다”

    슬로언 전 유타 감독 “파킨슨씨병과 싸우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1221승을 이끌어 사상 세 번째로 많은 승리를 거둔 감독으로 명예의전당에도 입회한 제리 슬로언(74)이 파킨슨씨병과 함께 ‘르위 신체 치매(Lewy body dementia)’와 투병하고 있다고 7일 솔트레이크 트리뷴에 털어놓았다.  유타주에서 부인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슬로언은 지난해 가을 이 병 진단을 받았으며 이제는 몸의 떨림이나 목소리 갈라짐 등이 더 뚜렷해져 다른 이들이 알아채릴 수 있어 언론에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루에 6.4㎞ 정도는 걷는다며 “사람들이 너무 자신을 안타깝게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와 영화배우 마이클 J 폭스도 걸렸던 파킨슨씨병은 신경계 질환으로 말하고 움직이는 것에 어려움을 겪게 되며 알려진 치료법도 없다. 다만 약물 치료로 증상을 통제할 수 있을 뿐이다. 르위 신체 치매는 파킨슨씨병의 증상과 비슷하지만 정신 능력이 점진적으로 퇴화하는 질환이다.  슬로언은 1979~82시즌 시카고 불스에 몸 담고 그 뒤 유타 재즈에서만 선수들을 지휘해 통산 1221승을 이끌어 돈 넬슨과 레니 윌켄스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승리를 거둔 사령탑으로 기록됐다. 그가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잡은 2010~11시즌 유타는 1997년과 이듬해 파이널에서 무릎 꿇었던 시카고를 꺾고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1965~66시즌 볼티모어 불리츠를 통해 데뷔했던 그는 그 뒤 시카고까지 10시즌을 슈팅가드와 포워드로 활약하며 경기당 평균 14득점, 1970~71시즌 시카고에서 경기당 18.3득점으로 생애 최고 기록을 남겼다. 두 차례 올스타에 선정됐고 네 차례나 ´NBA 올 디펜시브 팀´에 이름을 올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고시 플러스] 9일 소방직 필기시험 국어·영어 당락 갈라

    소방직 필기시험이 국가직 7급 시험이 열리는 9일 함께 실시된다. 소방공무원 시험 준비 전문학원인 ‘소방단기’ 김동준 강사에 따르면 올해는 필기시험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지난해에는 필기가 65%, 체력이 25%, 면접이 10%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필기 75%, 체력 15%, 면접 10%로 변경되면서 필기시험 비중이 10%나 증가했다. 특히 통합 소방직 시험에서는 국어와 영어 점수에서 당락이 갈리는 경향이 크다. 공채의 경우 소방학 과목은 조정점수가 반영되지만 국어·영어·한국사 과목은 조정점수가 적용되지 않는 원점수로 평가하기 때문에 합격 성패의 중요한 요소다. 공무원을 직업으로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다른 시험에 비해 비교적 커트라인이 낮은 소방직에 응시하는 수험생이 많다. 더욱이 소방직은 필기점수뿐 아니라 체력과 면접 점수까지 모두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결정한다. 따라서 필기점수가 일반직보다 커트라인이 낮게 형성되는 편이며, 필기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도 체력과 면접 점수가 높다면 합격할 수 있다. 시험 당일에는 수정테이프와 샤프를 필히 지참해 사소한 시간 낭비를 줄여야 한다. 고사장에는 오전 7시 30분부터 들어갈 수 있다.
  • 종료 0.5초전 31년 한 풀다

    경기 종료 버저와 동시에 터진 3점슛이 빌라노바대를 31년 만의 우승으로 이끌었다. 남부지구 2번 시드 빌라노바대는 5일 텍사스주 휴스턴의 NRG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대학체육협의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1 내셔널 챔피언십에서 동부지구 1번 시드 노스캐롤라이나대(UNC)를 77-74로 제압하고 1985년에 이어 통산 두 번째 챔피언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통산 10번째 챔피언십에 올라 2009년 이후 7년 만에 통산 여섯 번째 챔피언을 벼르던 UNC의 근소한 우세를 점쳤는데 빌라노바대가 보기 좋게 뒤엎었다. 정말 극적인 승부였다. UNC가 종료 13.5초를 남기고 71-74로 뒤지다 마커스 페이지의 서커스와 같은 3점슛 덕에 기어이 동점을 만들자 연장 분위기가 감돌았다. 남은 시간은 4.7초. UNC 선배인 마이클 조던이 관중석에서 재학생들과 어울려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한 것도 연장에 가면 후배들이 유리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빌라노바대의 크리스 젠킨스가 극적인 3점슛을 터뜨리자 경기장은 완전히 뒤집어졌다. 멀리 펜실베이니아주 빌라노바대 교정에 모여 응원하던 재학생들도 열광의 도가니를 이뤘다.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을 통해 전광판 시계가 0.5초가 되기 전 공이 젠킨스의 손에서 떠난 것을 확인했다. 전반을 34-39로 뒤진 빌라노바대는 후반 종료 14분4초를 남기고 44-44 동점을 이룬 뒤 종료 5분29초를 남기고 필 부스의 자유투 성공으로 67-57로 앞서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10차례나 챔피언십에 나선 UNC는 끈질겼다. 4분11초를 남기고 61-67까지 쫓아간 뒤 3분39초를 남기고 조엘 베리 2세가 3점슛을 터뜨려 64-67로 따라붙었다. 빌라노바대도 종료 3분3초를 남기고 24초를 다 쓴 부스의 버저비터 2점슛이 림을 갈라 69-64로 다시 달아났다. UNC는 자유투 둘을 모두 실패했고, 빌라노바대는 조시 하트가 자유투를 하나만 넣어 70-64로 달아났다. 그러나 UNC는 1분30초를 남기고 다시 페이지의 3점슛이 들어가 3점 차로 따라붙었다. 15초 만에 빌라노바대가 턴오버를 저질러 공격권을 넘겨줬다. 종료 1분을 남기고 공방 끝에 빌라노바대는 종료 35초를 남기고 부스의 자유투 성공으로 3점 차로 달아났으나 UNC는 23초 전 페이지의 골밑 득점으로 1점 차로 좁혔고 빌라노바대가 다시 3점 차로 달아나자 페이지가 극적인 3점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4.7초를 못 버티고 젠킨스에게 결정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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