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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한탄강/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한탄강/박록삼 논설위원

    중국 장자제(張家界)는 중국인만큼이나 한국인이 좋아하는 곳이다. 전통적인 산수화에서나 봤던 풍경을 실제로 볼 수 있으니 험산 협곡임에도 불구하고 중년 세대가 더욱 감탄하며 찾는다. 코로나19 시대 전까지 매년 장자제 방문객 1500만명 중 400만~500만명은 한국인이었다. 바닷속에 잠겨 있던 땅이 융기한 뒤 수천 년의 풍화작용을 거치며 얼었다 녹았다, 갈라졌다 붙었다를 반복하며 기암괴석을 이뤘다. 장자제가 또 다른 중국의 명승지 황산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 독특함은 물론 생태적·역사적·고고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호·관리되는 공원이다.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과 함께 3대 자연환경보전제도 중 하나다. 지금까지 브라질, 노르웨이, 캐나다 등 43개 국가의 147곳이 지정됐다. 하지만 굳이 멀리 갈 것도 없다. 국내에도 장자제, 황산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공간들이 있다. 제주도, 청송, 무등산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다. 여기에 지난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209차 집행이사회에서 한탄강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최종 승인됐다.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은 경기도 연천군, 포천군, 강원도 철원군에 이르는 총 1165㎢의 공간을 아우른다. 비무장지대(DMZ)를 접하고 있는 한탄강은 전방 군생활의 기억이 아직 생생한 이들에게는 다시 떠올리기도 싫은 곳일 테고, 더 나이 지긋한 이들에게는 술자리 안줏거리가 되는 무용담이 살아 있는 곳일 수 있다. 한탄강은 청춘의 기억만을 담고 있는 곳이 아니다. 선캄브리아기부터 신생대까지 걸쳐 이뤄진 용암이 굳어져 만들어진 현무암 주상절리 등이 강을 따라 발달해 있다. 재인폭포, 아우라지 베개용암, 전곡리 유적 토층 그리고 당포성과 임진강 주상절리 등 총 26곳의 지질·문화 명소들이 있기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흔하게 봐 왔던 풍경이지만 자연사적 가치와 관광적 가치가 충분하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로서 아픈 전쟁의 기억을 한몸에 새겨 놓은 곳이 한탄강이기도 하다. 동족끼리 총부리를 겨눠야 했던 분단의 현실에 대한 한탄을 실시간으로 뿜어내는 곳이기에 생태적ㆍ지질학적 가치를 뛰어넘는다. 신라 왕족으로 새 나라를 만들고자 했으나 좌절된 통일신라 말 궁예의 비운이나, 신분제 세상을 타파하고자 했던 조선시대 임꺽정의 탄식이 서려 있는 역사문화적인 공간이다. 북한에서도 백두산을 세계지질공원으로 등록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한탄강 세계지질공원과 백두산 세계지질공원을 한꺼번에 만날 날이 언제쯤일까. youngtan@seoul.co.kr
  • 슬픕니다 아픕니다 낯섭니다…TV 가족극이 달라졌다

    슬픕니다 아픕니다 낯섭니다…TV 가족극이 달라졌다

    이혼, 졸혼, 정자 공여, 성소수자 위장 결혼. 최근 종영했거나 방영 중인 드라마들이 정면으로 다룬 주제다. 격변하는 현대 가족의 모습만큼 최근 가족극들도 낯선 주제를 통해 가족의 다양한 형태와 변화를 가감없이 담고 있다.가장 빈번한 소재는 이혼이다. 연 11만쌍의 부부가 헤어지는 현실에서 드라마 속 이혼도 흔한 일이다.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 중인 KBS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는 네 남매가 모두 갈라선 송가네가 등장한다. 여러 커플의 사례를 통해 이혼 이후 상황과 동거 계약 등 변화된 관계를 받아들이는 세대 차이에 비중을 둔다. tvN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에는 부부가 별거하면서 법적 관계는 유지하는 졸혼이 등장한다. 드라마는 이를 이상한 일이 아닌 엄마의 납득할 만한 선택으로 묘사한다. 혼인과 이혼의 양자택일에서 벗어나, 진정한 관계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녹였다. 이 작품 속 게이 남편의 등장 역시 파격적이다. 사회적으로는 ‘정상적인 이성애 남성’이자 엘리트인 윤태형(김태훈 분)은 가족의 압박에서 벗어나려 결혼을 택한다. 위장 결혼이라는 생소한 소재를 통해 ‘소수자’ 틀에서 벗어나 한 인간의 선택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결혼은 하지 않고 아이만 가지려는 싱글 여성도 등장했다. 지난 2일 종영한 ‘오 마이 베이비’에서는 마흔을 목전에 둔 잡지 기자 장하리(장나라 분)가 “아이만 갖고 싶다”며 정자 기증을 받을지 진지하게 고민한다. 장하리는 결국 사랑하는 남성을 만나 출산을 하지만, 혈연 대신 자신의 행복을 고민하는 여성과 자궁 질환 등으로 불임의 불안을 겪는 30~40대의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담아냈다. 지난 6일 첫 방송한 KBS ‘그놈이 그놈이다’에도 비혼을 선언한 커리어 우먼이 등장한다. 육아 전문지 기자 출신으로 ‘오 마이 베이비’ 각본을 쓴 노선재 작가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도 37세쯤 장하리와 같은 생각을 했었다”며 “아이만 낳기로 결심하고 그것을 용감하게 행동에 옮긴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자 공여, 미혼 입양 등의 문제도 같이 생각해 보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최근 드라마들은 가족의 고정관념과 위계질서, 혈연 밖 가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사회적 변화를 받아들인다”면서 “가족 이데올로기보다 주체적인 삶의 모습을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샴페인 마실 시간이 어딨어? 요트 뒤집힐까 전전긍긍

    샴페인 마실 시간이 어딨어? 요트 뒤집힐까 전전긍긍

    베를린에 살기 시작한 지 7개월이 됐다. 아직 1년도 안 된 새내기 베를리너이지만 베를린의 여름만큼은 어느 정도 익숙하다. 12년 전 베를린에 처음 왔다가 매료돼 열심히 드나든 덕분이다. (지금은 절판된) 내 인생 첫 책의 제목도 ‘다시 베를린’이었다. 책 이름처럼 1~2년에 한 번씩, 어느 해엔 연달아 베를린에 왔다. 잡지 취재로도 오고, 출장으로도 오고, 휴가로도 왔다. 그리고 그 계절은 항상 여름이었다. 내게는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자 언제나 돌아오고 싶은 때였다. 올 때마다 베를린의 여름을 탐험하는 강도도 높아졌다. 처음엔 힙한 동네 ‘미테’와 ‘크로이츠베르크’를 어슬렁리며 갤러리와 바, 맛집 등을 탐험했다. 부지런히 동네를 익히고 힙한 곳을 찾아다니는 데만도 시간이 모자랐다. 도시에 익숙해지자 하나라도 더 봐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이 줄었다. 크로이츠베르크의 ‘크’자도 모르던 20년지기 친구가 베를린에 정착해 살기 시작한 후로는 더 느긋한 마음이 생겼다. 그녀는 내 집처럼 자기 집 한켠을 내주며, 여름이 다가오면 물었다. “언제 올 거야?” 그래서 나는 많은 여름을 베를린에서 있었다. 거창한 계획도 없이, 친구 집 거실을 별장 삼아. 더울 땐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들어가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거나 슈프레 강가에 누워 맥주를 마셨다. 베를린에 사는 친구들과 공원에 앉아 슈퍼마켓에서 산 5유로짜리 와인을 하루 종일 마시기도 했다. 게으른 베를리너들의 흔한 여름 피서법이었다. 하지만 공원의 그늘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날이 있다.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는 때다. 오래된 집들은 대부분 에어컨이 없어서 서울 집처럼 시원한 냉기가 없다. 에어컨 없는 카페, 에어컨 없는 지하철. 도시에는 에어컨 없는 것들투성이다. 그래서 여름이 짙어지면 베를리너들은 호수로 간다. ●내륙 도시 베를린… “바다 대신에 호수로” 베를린에는 시내를 관통하는 슈프레강과 서쪽의 하펠강, 그리고 80여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있다. 사람들은 여름이 되면 슈프레 강가에서 일광욕을 하거나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호수로 가서 물놀이를 즐긴다. 바다가 없는 베를린에서는 해수욕이 아닌 ‘호수욕’을 즐기는 것이다. 그동안 물놀이라 해 봐야 티어가르텐 안에 있는 카페 암 노이엔 제에서 배를 타거나 슈프레 강변에서 맥주를 마시는 게 전부였는데, 여름마다 오다 보니 점점 새로운 물가를 탐험하게 됐다. 베를린의 여러 호수를 가 봤고, 이제는 시간 날 때마다 세일링도 한다. 가까운 호수 중엔 쿠담비치를 제일 먼저 가봤다. 서쪽의 부자 동네, 쿠담에서 조금 더 가면 나오는 작은 호수, 하렌제(Halensee) -제(see)는 독일어로 호수를 뜻한다- 앞에 갔다. 호숫가에는 긴 풀장과 선탠할 수 있는 나무 데크, 고운 모래사장과 흰색의 비치의자들이 단정하게 비치돼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운치가 있는데, 쿠담비치는 아마도 베를린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해변 중 하나일 것이다. 맥주보다는 샴페인을 마셔 줘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넘친다. 호수 위에는 카푸치노 그랜드 카페가 자리해 있다. 이곳 역시 지중해풍의 하얀색 의자와 테이블, 흰 소파들이 휴양지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많지만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풍경을 즐기기엔 아깝지 않다. 비싼 데 돈을 잘 안 쓰는 베를리너들에겐 조금 사치스러운 분위기이긴 해도, 리조트 같은 여유와 분위기를 바란다면 한번쯤 즐길 만하다.●베를린에서 가장 큰 뮈겔제 호수 쿠담비치 이후엔 베를린 인근의 호수로 반경을 넓혔다. 대중교통으로 1시간 30분 정도 가야 하지만 거리가 좀 멀어서 그렇지, 가는 길이 어렵진 않다. 그중 가장 멋졌던 호수는 뮈겔제다. 베를린에서 가장 큰 호수로 동쪽 끝에 있다. 호수의 길이는 4.5㎞, 너비는 2.5㎞에 달한다. 수심이 깊은 곳은 8m에 이른다. 지하철 타고 트램 타고 걸어 걸어 찾아간 뮈겔제에서 우리가 간 곳은 ‘작은 뮈겔제’(Kleiner Mggelsee)였다. 근처에 누드비치(독일 말로는 에프카카(FKK)라고 한다)도 있다는데, 그곳에서 놀 배짱까진 없었다. ‘작은 뮈겔제’는 숲처럼 나무가 가득한 언덕 위에서 호수까지 고운 모래사장이 이어져 있다. 사방은 나무로 막혀 있고 자연적으로 생긴 해변처럼 은밀하고 아름다웠다. 아는 사람이 아니고선 쉽게 못 찾아올 것 같은데, 호수 초보자에게나 그렇지 그곳엔 이미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친구들, 연인, 어린아이를 데려온 가족 단위로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돗자리를 깔고 오후 반나절을 작은 뮈겔제에서 보냈다. 호숫가에 맥주와 간단한 먹을거리를 파는 가게도 있어 부지런히 맥주도 사다 마셨다. 하지만 사람들의 줄이 길어 많이 사 마시진 못했다. 오후 6시가 돼도 해가 쨍쨍했다. 짙은 에메랄드빛의 호수는 차가울 것 같았는데, 아직도 한낮의 온기가 남아 따뜻했다. 해가 나무 너머로 넘어갈 때까지, 그래서 사방이 그늘에 잠길 때까지 우리는 이 작은 뮈겔제에 오래오래 누워 있었다.●유난히 물 맑은 크루메랑케 작년 여름에는 나름 고르고 골라 현지인들이 많이 간다는 크루메랑케(Krumme Lanke)로 갔다. 지난여름에 유난히 많이 들은 호수 이름이었다. 물이 제일 깨끗하다, 젊은 현지 애들이 많이 간다는 평이었다. 베를린 동쪽에서는 뮈겔제, 베를린 서남쪽에서는 반제 호수와 크루메랑케가 유명하다. 그래서 30도가 넘어간 어느 금요일 낮, 크루메랑케 피크닉 팀을 급 결성했다. 멤버는 셋. 중간 역에서 만나 장도 봤다. 화이트 와인을 세 병 사고(각 일 병씩 마실 것이므로) 과일, 샐러드, 살라미, 치즈 등을 주렁주렁 사 들고 갔다. 가는 길에 제대로 된 FKK(누드비치)도 봤다. 잘 정돈된 호숫가 비치베드에 사람들이 몽땅 옷을 벗고 누워 있었다. 그들을 가로질러 갈 뻔한 걸 일부러 돌아돌아 먼 길로 갔다. 호숫가엔 한여름 해수욕장처럼 사람이 많았다. 그나마 오후 1시 전에 도착해서 다행이지 3시가 넘어가니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돗자리 두 개를 붙이고 얼음까지 챙겨 칠링된 화이트 와인과 음식을 오후 내내 먹었다. 하지만 크루메랑케에서 먹은 최고의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크나가 준비해 온 비빔밥이었다. 아침 내내 나물을 볶았다는 그녀는 북한산 비박하는 것 같은 큰 배낭을 메고 나타났다. 그 안에는 각종 나물과 밥, 달걀프라이는 물론 한꺼번에 넣고 비빌 수 있는 큰 ‘스뎅’ 그릇도 두 개나 들어 있었다. 다들 물놀이하러 왔는데 우린 먹으러 온 사람들처럼 둘러앉아 밥을 비볐다. 경치 좋은 크루메랑케 호숫가에서 참기름 두르고 고추장 두르고 쓱쓱 비벼 먹은 크루메랑케의 비빔밥은 정말이지 내 인생 최고의 비빔밥이었다. 부른 배로 내내 누워 있다가 해가 쨍쨍한 모래사장으로 가서 선탠도 하다가, 타 죽을 것 같으면 호수로 뛰어들었다. 물도 엄청 시원했다. 짙은 물빛은 그 속을 알 수 없게 깊었다. 베를린 호숫가에서 유일한 단점이라면 근처에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다. 입장료를 받는 슈트란트바드(Strandbad)가 아닌 이상 화장실이 거의 없다. 그래서 호수 주변 숲속은 온통 휴지 천지다. 오줌 누고 싶은 곳이 다 비슷한 건지, 숲속에 유난히 휴지가 모여 있는 곳이 있다. 처음엔 누가 볼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급하게 볼일을 보지만 이것도 하다 보면 요령이라고 이제는 숲에서도 싸고, 물에 들어가서도 싼다. 사이 좋게 숲으로 들어가 갈라지며 후배가 말했다. “선배, 베를린에서 살다 보면 방광이 튼튼해져요. 아무 데나 화장실이 있는 게 아니고 공중 화장실이 있어도 50센트(750원)씩 돈을 내야 하니까 확실히 화장실을 덜 가게 돼. 나도 모르게 튼튼한 방광을 갖게 된다니까요.”●와인 마시며 요트 탈 줄 알았는데… 작년 여름 베를린에 왔을 땐 뭔가 삶의 또 한 챕터를 끝낸 기분이었다. 다니던 F&B회사의 홍보 일을 그만뒀고, 글은 거의 쓰지 않는 날들이었다. 나는 조금씩 시들어서 벽에 고정된 ‘드라이 플라워’ 같은 마음이 있었다. 베를린으로 여행을 오면서 생각했었다. 서울로 돌아갈 땐 내가 사랑하는 여름의 태양처럼 다시 뜨거워진 마음으로 가고 싶다고. 그리고 베를린에서의 두 달. 특별한 누군가를 원했지만 기대하지 않았고(늘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누군가를 진짜로 만나게 될지도 몰랐던 여름을 보내게 됐다. 큰 기대 없이 시작했던 일이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일이 됐고, 나는 막연히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베를린에서 곧 사랑하는 사람과 살게 됐다. 올해의 여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그와 함께 자주, 테겔 호수에서 보내게 될 것이다. 테겔 호수는 뮈겔제에 이어 베를린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다. 한 시간 정도 지하철을 타고 U6 알트 테겔 역에서 내리면 된다. 여기만 와도 분위기는 완전 다르게 느껴진다. 한적한 독일의 교외 동네로 놀러 온 느낌이랄까. 나이 든 노인들이 광장의 노천카페에 앉아 하염없이 해를 쬐고 있다. 6페니라는 이름의 젝사브루케 다리를 건너고 작은 오솔길을 15분 정도 걸어가면 남자친구의 요트가 있는 선착장이 나온다. 요트는 자그마하다. 네 명이 타면 적당한 크기다. 세일링을 좋아하는 그를 따라 작년에도 올해도 여러 번 이곳에 왔다. 처음에 세일링은 폼 나는 건 줄 알았다. 배에서 샴페인도 마시고 점심도 먹고 노닥노닥하다 오는 건 줄 알았다. 해외 출장 때, 큰 요트에서 몇 번 그렇게 한 적도 있어서 다 비슷한 줄 알았다. 하지만 모터를 끄고 바람으로만 가는 세일링은 전혀 다르다. 항상 바람의 속도와 방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 바람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면 돛의 위치도 바로바로 바꿔야 하는데, 이를 놓치면 배가 갑자기 한쪽으로 크게 기울 수도 있고 뒤집어질 수도 있다. ●바람의 변덕을 다스리는 세일링 “테겔 호수는 바람이 꽤 변덕스러운 편이야. 그래서 뮈리츠 호수보다 세일링하기가 더 까다로워.” 나는 바람이 소리도 없이 방향을 바꿀 때마다 남자친구의 지시에 따라 갑자기 키도 잡고, 운전도 하고, 줄도 당기고 해야 했다. 그리고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갑자기 좌우로 돌아가는 돛의 아랫대에 머리를 맞는 것. 갑자기 획 돌아가는 대에 머리를 맞으면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물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게 제일 위험하다. 싸 가지고 간 샌드위치는 입에도 못 댔다. 물만 벌컥벌컥 마실 뿐. 상황이 이런데 샴페인은 무슨! 한번은 배가 거의 물에 닿을 정도로 한쪽으로 기울어서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이러다 물에 빠지는 거 아냐? 나 빠지면 구하러 올 거지?” 양손으로 배 난간을 잡고 다리를 십일 자로 쫙 뻗어서 배가 기우는 쪽으로 안 가게 중심을 잡으며 내가 물었다. “음, 아니. 난 배에서 내릴 수가 없어. 나까지 배에서 내리면 배가 뒤집어져.” “뭐라고??? 그럼 난 어떻게 살아나와?” “네가 빠진 데로 내가 바로 배를 댈 거니까 넌 배를 잡고 올라오면 돼. 그때까진 물에 떠 있어야지. 수영할 수 있다며. 수영 못 하면 항상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야 하고.” 그때 깨달았다. 요트는 절대 둘만 타면 안 되겠다는 걸, 꼭 수영 잘하는 한 명을 더 데리고 타야겠다고 말이다. 나는 수영을 할 줄 알지만, 예전에 발이 안 닿는 3m 깊이의 방콕 수영장에서 한번 빠져 죽을 뻔한 이후로 발이 안 닿는 데에선 수영을 오래 못 한다. 그의 말을 듣자마자 나는 바로 구명조끼를 꺼내 입었다. 열 살 때부터 세일링을 배운 남자친구는 꼼꼼하고 섬세한 스타일이라 요트를 잘 몰았다. 오늘따라 변덕스러운 바람이 분다고 했지만, 나도 이내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는 테겔 호수가 하펠강과 만나는 지점까지 주욱 내려갔다가 다시 선착장이 있는 북쪽으로 유유히 올라왔다. 갈 때는 엄청 멀게 느껴졌지만, 바람을 잘 타고 달리면 돌아오는 건 순식간이었다. 바람이 뒤에서 부드럽게 불어와 양 돛을 버터플라이 형태로 펼치고 나아갈 때는 세일링의 맛을 좀 알 것 같았다. 사방엔 세일링 요트가 점점이 떠 있고 호수 주변을 둘러싼 작은 집과 섬, 나무들이 정겹게 지나갔다. 호수 위는 30도 더위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시원하고 조용하다. 원한다면 닻을 내려서 배를 고정시키고 수영을 하고 놀 수도 있다. 파란 하늘 밑에 더 새파란 호수가 있고, 배 위에서는 가만히 바람의 소리를 들었다. 도시 안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또 다른 자연의 풍광이 테겔 호수 안에 가득 차 있었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해수욕 뺨치는 ‘호수욕’… 인근 누드비치는 언감생심

    해수욕 뺨치는 ‘호수욕’… 인근 누드비치는 언감생심

    베를린에 살기 시작한 지 7개월이 됐다. 아직 1년도 안 된 새내기 베를리너이지만 베를린의 여름만큼은 어느 정도 익숙하다. 12년 전 베를린에 처음 왔다가 매료돼 열심히 드나든 덕분이다. (지금은 절판된) 내 인생 첫 책의 제목도 ‘다시 베를린’이었다. 책 이름처럼 1~2년에 한 번씩, 어느 해엔 연달아 베를린에 왔다. 잡지 취재로도 오고, 출장으로도 오고, 휴가로도 왔다. 그리고 그 계절은 항상 여름이었다. 내게는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자 언제나 돌아오고 싶은 때였다. 올 때마다 베를린의 여름을 탐험하는 강도도 높아졌다. 처음엔 힙한 동네 ‘미테’와 ‘크로이츠베르크’를 어슬렁리며 갤러리와 바, 맛집 등을 탐험했다. 부지런히 동네를 익히고 힙한 곳을 찾아다니는 데만도 시간이 모자랐다. 도시에 익숙해지자 하나라도 더 봐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이 줄었다. 크로이츠베르크의 ‘크’자도 모르던 20년지기 친구가 베를린에 정착해 살기 시작한 후로는 더 느긋한 마음이 생겼다. 그녀는 내 집처럼 자기 집 한켠을 내주며, 여름이 다가오면 물었다. “언제 올 거야?” 그래서 나는 많은 여름을 베를린에서 있었다. 거창한 계획도 없이, 친구 집 거실을 별장 삼아. 더울 땐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들어가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거나 슈프레 강가에 누워 맥주를 마셨다. 베를린에 사는 친구들과 공원에 앉아 슈퍼마켓에서 산 5유로짜리 와인을 하루 종일 마시기도 했다. 게으른 베를리너들의 흔한 여름 피서법이었다. 하지만 공원의 그늘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날이 있다.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는 때다. 오래된 집들은 대부분 에어컨이 없어서 서울 집처럼 시원한 냉기가 없다. 에어컨 없는 카페, 에어컨 없는 지하철. 도시에는 에어컨 없는 것들투성이다. 그래서 여름이 짙어지면 베를리너들은 호수로 간다. ●내륙 도시 베를린… “바다 대신에 호수로” 베를린에는 시내를 관통하는 슈프레강과 서쪽의 하펠강, 그리고 80여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있다. 사람들은 여름이 되면 슈프레 강가에서 일광욕을 하거나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호수로 가서 물놀이를 즐긴다. 바다가 없는 베를린에서는 해수욕이 아닌 ‘호수욕’을 즐기는 것이다. 그동안 물놀이라 해 봐야 티어가르텐 안에 있는 카페 암 노이엔 제에서 배를 타거나 슈프레 강변에서 맥주를 마시는 게 전부였는데, 여름마다 오다 보니 점점 새로운 물가를 탐험하게 됐다. 베를린의 여러 호수를 가 봤고, 이제는 시간 날 때마다 세일링도 한다. 가까운 호수 중엔 쿠담비치를 제일 먼저 가봤다. 서쪽의 부자 동네, 쿠담에서 조금 더 가면 나오는 작은 호수, 하렌제(Halensee) -제(see)는 독일어로 호수를 뜻한다- 앞에 갔다. 호숫가에는 긴 풀장과 선탠할 수 있는 나무 데크, 고운 모래사장과 흰색의 비치의자들이 단정하게 비치돼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운치가 있는데, 쿠담비치는 아마도 베를린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해변 중 하나일 것이다. 맥주보다는 샴페인을 마셔 줘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넘친다. 호수 위에는 카푸치노 그랜드 카페가 자리해 있다. 이곳 역시 지중해풍의 하얀색 의자와 테이블, 흰 소파들이 휴양지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많지만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풍경을 즐기기엔 아깝지 않다. 비싼 데 돈을 잘 안 쓰는 베를리너들에겐 조금 사치스러운 분위기이긴 해도, 리조트 같은 여유와 분위기를 바란다면 한번쯤 즐길 만하다.●베를린에서 가장 큰 뮈겔제 호수 쿠담비치 이후엔 베를린 인근의 호수로 반경을 넓혔다. 대중교통으로 1시간 30분 정도 가야 하지만 거리가 좀 멀어서 그렇지, 가는 길이 어렵진 않다. 그중 가장 멋졌던 호수는 뮈겔제다. 베를린에서 가장 큰 호수로 동쪽 끝에 있다. 호수의 길이는 4.5㎞, 너비는 2.5㎞에 달한다. 수심이 깊은 곳은 8m에 이른다. 지하철 타고 트램 타고 걸어 걸어 찾아간 뮈겔제에서 우리가 간 곳은 ‘작은 뮈겔제’(Kleiner Mggelsee)였다. 근처에 누드비치(독일 말로는 에프카카(FKK)라고 한다)도 있다는데, 그곳에서 놀 배짱까진 없었다. ‘작은 뮈겔제’는 숲처럼 나무가 가득한 언덕 위에서 호수까지 고운 모래사장이 이어져 있다. 사방은 나무로 막혀 있고 자연적으로 생긴 해변처럼 은밀하고 아름다웠다. 아는 사람이 아니고선 쉽게 못 찾아올 것 같은데, 호수 초보자에게나 그렇지 그곳엔 이미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친구들, 연인, 어린아이를 데려온 가족 단위로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돗자리를 깔고 오후 반나절을 작은 뮈겔제에서 보냈다. 호숫가에 맥주와 간단한 먹을거리를 파는 가게도 있어 부지런히 맥주도 사다 마셨다. 하지만 사람들의 줄이 길어 많이 사 마시진 못했다. 오후 6시가 돼도 해가 쨍쨍했다. 짙은 에메랄드빛의 호수는 차가울 것 같았는데, 아직도 한낮의 온기가 남아 따뜻했다. 해가 나무 너머로 넘어갈 때까지, 그래서 사방이 그늘에 잠길 때까지 우리는 이 작은 뮈겔제에 오래오래 누워 있었다.●유난히 물 맑은 크루메랑케 작년 여름에는 나름 고르고 골라 현지인들이 많이 간다는 크루메랑케(Krumme Lanke)로 갔다. 지난여름에 유난히 많이 들은 호수 이름이었다. 물이 제일 깨끗하다, 젊은 현지 애들이 많이 간다는 평이었다. 베를린 동쪽에서는 뮈겔제, 베를린 서남쪽에서는 반제 호수와 크루메랑케가 유명하다. 그래서 30도가 넘어간 어느 금요일 낮, 크루메랑케 피크닉 팀을 급 결성했다. 멤버는 셋. 중간 역에서 만나 장도 봤다. 화이트 와인을 세 병 사고(각 일 병씩 마실 것이므로) 과일, 샐러드, 살라미, 치즈 등을 주렁주렁 사 들고 갔다. 가는 길에 제대로 된 FKK(누드비치)도 봤다. 잘 정돈된 호숫가 비치베드에 사람들이 몽땅 옷을 벗고 누워 있었다. 그들을 가로질러 갈 뻔한 걸 일부러 돌아돌아 먼 길로 갔다. 호숫가엔 한여름 해수욕장처럼 사람이 많았다. 그나마 오후 1시 전에 도착해서 다행이지 3시가 넘어가니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돗자리 두 개를 붙이고 얼음까지 챙겨 칠링된 화이트 와인과 음식을 오후 내내 먹었다. 하지만 크루메랑케에서 먹은 최고의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크나가 준비해 온 비빔밥이었다. 아침 내내 나물을 볶았다는 그녀는 북한산 비박하는 것 같은 큰 배낭을 메고 나타났다. 그 안에는 각종 나물과 밥, 달걀프라이는 물론 한꺼번에 넣고 비빌 수 있는 큰 ‘스뎅’ 그릇도 두 개나 들어 있었다. 다들 물놀이하러 왔는데 우린 먹으러 온 사람들처럼 둘러앉아 밥을 비볐다. 경치 좋은 크루메랑케 호숫가에서 참기름 두르고 고추장 두르고 쓱쓱 비벼 먹은 크루메랑케의 비빔밥은 정말이지 내 인생 최고의 비빔밥이었다. 부른 배로 내내 누워 있다가 해가 쨍쨍한 모래사장으로 가서 선탠도 하다가, 타 죽을 것 같으면 호수로 뛰어들었다. 물도 엄청 시원했다. 짙은 물빛은 그 속을 알 수 없게 깊었다. 베를린 호숫가에서 유일한 단점이라면 근처에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다. 입장료를 받는 슈트란트바드(Strandbad)가 아닌 이상 화장실이 거의 없다. 그래서 호수 주변 숲속은 온통 휴지 천지다. 오줌 누고 싶은 곳이 다 비슷한 건지, 숲속에 유난히 휴지가 모여 있는 곳이 있다. 처음엔 누가 볼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급하게 볼일을 보지만 이것도 하다 보면 요령이라고 이제는 숲에서도 싸고, 물에 들어가서도 싼다. 사이 좋게 숲으로 들어가 갈라지며 후배가 말했다. “선배, 베를린에서 살다 보면 방광이 튼튼해져요. 아무 데나 화장실이 있는 게 아니고 공중 화장실이 있어도 50센트(750원)씩 돈을 내야 하니까 확실히 화장실을 덜 가게 돼. 나도 모르게 튼튼한 방광을 갖게 된다니까요.”●와인 마시며 요트 탈 줄 알았는데… 작년 여름 베를린에 왔을 땐 뭔가 삶의 또 한 챕터를 끝낸 기분이었다. 다니던 F&B회사의 홍보 일을 그만뒀고, 글은 거의 쓰지 않는 날들이었다. 나는 조금씩 시들어서 벽에 고정된 ‘드라이 플라워’ 같은 마음이 있었다. 베를린으로 여행을 오면서 생각했었다. 서울로 돌아갈 땐 내가 사랑하는 여름의 태양처럼 다시 뜨거워진 마음으로 가고 싶다고. 그리고 베를린에서의 두 달. 특별한 누군가를 원했지만 기대하지 않았고(늘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누군가를 진짜로 만나게 될지도 몰랐던 여름을 보내게 됐다. 큰 기대 없이 시작했던 일이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일이 됐고, 나는 막연히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베를린에서 곧 사랑하는 사람과 살게 됐다. 올해의 여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그와 함께 자주, 테겔 호수에서 보내게 될 것이다. 테겔 호수는 뮈겔제에 이어 베를린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다. 한 시간 정도 지하철을 타고 U6 알트 테겔 역에서 내리면 된다. 여기만 와도 분위기는 완전 다르게 느껴진다. 한적한 독일의 교외 동네로 놀러 온 느낌이랄까. 나이 든 노인들이 광장의 노천카페에 앉아 하염없이 해를 쬐고 있다. 6페니라는 이름의 젝사브루케 다리를 건너고 작은 오솔길을 15분 정도 걸어가면 남자친구의 요트가 있는 선착장이 나온다. 요트는 자그마하다. 네 명이 타면 적당한 크기다. 세일링을 좋아하는 그를 따라 작년에도 올해도 여러 번 이곳에 왔다. 처음에 세일링은 폼 나는 건 줄 알았다. 배에서 샴페인도 마시고 점심도 먹고 노닥노닥하다 오는 건 줄 알았다. 해외 출장 때, 큰 요트에서 몇 번 그렇게 한 적도 있어서 다 비슷한 줄 알았다. 하지만 모터를 끄고 바람으로만 가는 세일링은 전혀 다르다. 항상 바람의 속도와 방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 바람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면 돛의 위치도 바로바로 바꿔야 하는데, 이를 놓치면 배가 갑자기 한쪽으로 크게 기울 수도 있고 뒤집어질 수도 있다. ●바람의 변덕을 다스리는 세일링 “테겔 호수는 바람이 꽤 변덕스러운 편이야. 그래서 뮈리츠 호수보다 세일링하기가 더 까다로워.” 나는 바람이 소리도 없이 방향을 바꿀 때마다 남자친구의 지시에 따라 갑자기 키도 잡고, 운전도 하고, 줄도 당기고 해야 했다. 그리고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갑자기 좌우로 돌아가는 돛의 아랫대에 머리를 맞는 것. 갑자기 획 돌아가는 대에 머리를 맞으면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물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게 제일 위험하다. 싸 가지고 간 샌드위치는 입에도 못 댔다. 물만 벌컥벌컥 마실 뿐. 상황이 이런데 샴페인은 무슨! 한번은 배가 거의 물에 닿을 정도로 한쪽으로 기울어서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이러다 물에 빠지는 거 아냐? 나 빠지면 구하러 올 거지?” 양손으로 배 난간을 잡고 다리를 십일 자로 쫙 뻗어서 배가 기우는 쪽으로 안 가게 중심을 잡으며 내가 물었다. “음, 아니. 난 배에서 내릴 수가 없어. 나까지 배에서 내리면 배가 뒤집어져.” “뭐라고??? 그럼 난 어떻게 살아나와?” “네가 빠진 데로 내가 바로 배를 댈 거니까 넌 배를 잡고 올라오면 돼. 그때까진 물에 떠 있어야지. 수영할 수 있다며. 수영 못 하면 항상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야 하고.” 그때 깨달았다. 요트는 절대 둘만 타면 안 되겠다는 걸, 꼭 수영 잘하는 한 명을 더 데리고 타야겠다고 말이다. 나는 수영을 할 줄 알지만, 예전에 발이 안 닿는 3m 깊이의 방콕 수영장에서 한번 빠져 죽을 뻔한 이후로 발이 안 닿는 데에선 수영을 오래 못 한다. 그의 말을 듣자마자 나는 바로 구명조끼를 꺼내 입었다. 열 살 때부터 세일링을 배운 남자친구는 꼼꼼하고 섬세한 스타일이라 요트를 잘 몰았다. 오늘따라 변덕스러운 바람이 분다고 했지만, 나도 이내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는 테겔 호수가 하펠강과 만나는 지점까지 주욱 내려갔다가 다시 선착장이 있는 북쪽으로 유유히 올라왔다. 갈 때는 엄청 멀게 느껴졌지만, 바람을 잘 타고 달리면 돌아오는 건 순식간이었다. 바람이 뒤에서 부드럽게 불어와 양 돛을 버터플라이 형태로 펼치고 나아갈 때는 세일링의 맛을 좀 알 것 같았다. 사방엔 세일링 요트가 점점이 떠 있고 호수 주변을 둘러싼 작은 집과 섬, 나무들이 정겹게 지나갔다. 호수 위는 30도 더위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시원하고 조용하다. 원한다면 닻을 내려서 배를 고정시키고 수영을 하고 놀 수도 있다. 파란 하늘 밑에 더 새파란 호수가 있고, 배 위에서는 가만히 바람의 소리를 들었다. 도시 안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또 다른 자연의 풍광이 테겔 호수 안에 가득 차 있었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폭로에 흔들리는 트럼프 일가… 이번엔 멜라니아 들춘 회고록

    폭로에 흔들리는 트럼프 일가… 이번엔 멜라니아 들춘 회고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감춰진 모습을 폭로하는 회고록들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난맥상을 담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유년 시절을 들춰내고 부인 멜라니아까지 겨냥한 책까지 나오며 그의 재선 가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가디언은 멜라니아의 자문 역할을 했던 스테퍼니 윈스턴 울코프가 과거 자신이 경험한 멜라니아와 트럼프 행정부의 실제 모습을 폭로하는 회고록을 낸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9월 출간 예정인 회고록의 제목은 ‘멜라니아와 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코프는 뉴욕 패션위크 총감독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패션 모금 행사인 ‘메트 갈라’ 기획자로 활동한 패션계 거물이다. ‘15년 지기’이기도 했던 이들의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의 자금 유용 혐의 수사에 울코프가 휘말리며 악화됐다. 멜라니아와의 관계가 틀어진 뒤 울코프는 취임준비위 관련 검찰 수사에 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회고록에는 멜라니아에 대한 뒷얘기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후 백악관의 혼란스러웠던 모습까지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본 조카딸 메리 트럼프의 신간도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미 과한데 결코 만족을 모르는’이라는 제목의 이 책엔 트럼프 대통령의 친형 고 프레드 주니어의 딸인 메리가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가 담겨 있다.임상심리학자이기도 한 메리는 이 책에서 “지금의 트럼프는 3살 때 모습과 같다”며 “성장, 학습, 발전이 없고 감정 조절이나 절제, 정보 습득과 분석이 불가능하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을 유아기적 인물로 묘사한 이 책의 출간에 트럼프 일가는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는 메리와 출판사 사이먼앤드슈스터를 상대로 ‘비밀유지 계약을 위반했다’며 뉴욕주 1심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지만, 항소법원은 출간 일시 중지 명령을 해제한 상태다. 폭발적인 관심에 출판사는 당초 예정보다 2주 빠른 오는 14일 이 책을 출간하기로 했다. 출판사는 “이 책을 통해 타인을 오직 돈으로만 평가하고 사기를 삶의 한 방식으로 여기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비뚤어진 가치관을 갖게 됐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폭로에 흔들리는 트럼프 일가, 이번엔 멜라니아 들춘 회고록

    폭로에 흔들리는 트럼프 일가, 이번엔 멜라니아 들춘 회고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감춰진 모습을 폭로하는 회고록들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난맥상을 담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유년 시절을 들춰내고 부인 멜라니아까지 겨냥한 책까지 나오며 그의 재선 가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가디언은 멜라니아의 자문 역할을 했던 스테퍼니 윈스턴 울코프가 과거 자신이 경험한 멜라니아와 트럼프 행정부의 실제 모습을 폭로하는 회고록을 낸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9월 출간 예정인 회고록의 제목은 ‘멜라니아와 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코프는 뉴욕 패션위크 총감독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패션 모금 행사인 ‘메트 갈라’ 기획자로 활동한 패션계 거물이다. ‘15년 지기’이기도 했던 이들의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의 자금 유용 혐의 수사에 울코프가 휘말리며 악화됐다. 멜라니아와의 관계가 틀어진 뒤 울코프는 취임준비위 관련 검찰 수사에 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회고록에는 멜라니아에 대한 뒷얘기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후 백악관의 혼란스러웠던 모습까지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본 조카딸 메리 트럼프의 신간도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미 과한데 결코 만족을 모르는’이라는 제목의 이 책엔 트럼프 대통령의 친형 고 프레드 주니어의 딸인 메리가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가 담겨 있다. 임상심리학자이기도 한 메리는 이 책에서 “지금의 트럼프는 3살 때 모습과 같다”며 “성장, 학습, 발전이 없고 감정 조절이나 절제, 정보 습득과 분석이 불가능하다”고 썼다.트럼프 대통령을 유아기적 인물로 묘사한 이 책의 출간에 트럼프 일가는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는 메리와 출판사 사이먼앤드슈스터를 상대로 ‘비밀유지 계약을 위반했다’며 뉴욕주 1심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지만, 항소법원은 출간 일시 중지 명령을 해제한 상태다. 폭발적인 관심에 출판사는 당초 예정보다 2주 빠른 오는 14일 이 책을 출간하기로 했다. 출판사는 “이 책을 통해 타인을 오직 돈으로만 평가하고 사기를 삶의 한 방식으로 여기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비뚤어진 가치관을 갖게 됐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번엔 멜라니아 트럼프, 15년 동안 보좌한 울코프 책 발간 채비

    이번엔 멜라니아 트럼프, 15년 동안 보좌한 울코프 책 발간 채비

    이번에는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15년 동안 지근거리에서 접한 참모까지 나선다. 화제의 주인공은 스테파니 윈스턴 울코프로 오는 9월 1일 서점가에 ‘멜라니아와 나’를 내놓는다고 영국 BBC가 7일 전했다. 2018년에 그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때 개인적 이득을 취득한 것이 발각돼 백악관에서 쫓겨난 것으로 보도됐다. 물론 본인은 2017년 트럼프대통령의 취임식과 주변 행사를 기획한 자신의 회사가 162만 달러(약 19억 3700만원)를 벌어들였는데도 멜라니아 측이 2600만 달러(약 310억 8800만원)를 챙겼다고 몰아 “희생양을 삼았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잡지 배니티 페어에 실린 이 책 소개에 따르면 울코프는 “뉴욕에서 퍼스트레이디가 신뢰하는 참모로서 시작해 우정을 싹틔우다가 워싱턴 DC에서 갑작스럽고도 떠들썩하게 결별하는 여정을 생생하게 기록했다”고 돼 있다. 그는 키 185㎝에 금발로 한때 패션잡지 보그의 특별 이벤트 기획자로 일한 패션모델 뺨치는 외모를 지녔다. 유명 보석업자 해리 윈스턴의 손녀이며 패션계에서는 ‘윈스턴 장군님’으로 통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뉴욕 패션위크 총감독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패션 모금 행사인 ‘메트 갈라’ 기획자로도 활약했다. 그의 책은 오는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싸고 출간되는 책으로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그 일이 일어난 방’, 조카딸인 메리 트럼프의 ‘너무 많고 절대 충분치 않다’에 이어 세 번째 책이다. 볼턴 전 보좌관 책의 요지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정학적 사실에 대해 무지하며 대선 재선을 위해 충동적으로 사적 이익을 국익에 앞세웠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신장 위구르의 강제 수용소를 용인하는 대가로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양보해 자신의 재선을 도와달라고 애원한 것이 대표적이었다. 그는 한 발 나아가 민주당의 탄핵 주장에 공감하며 자신이 책에 쓴 내용을 민주당 의원들이 좀 더 정확히 파악했더라면 탄핵 추진의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까지 주장했다. 출간 시기를 2주 앞당겨 오는 14일 내놓는 메리는 책을 통해 어린 시절을 퀸스의 저택에서 함께 보낸 삼촌에 대해 “사기가 삶의 방식”이었다고 공격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어쩌다 “세계의 보건, 경제적 안정, 사회구조를 위협하는 남자가 됐는지 설명하기 위해 트럼프 가문의 어두운 역사를 조명했다”고 출판사 홈페이지에 소개돼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청계천,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백운동천·삼청동천 등 5개 지천 보고서

    청계천,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백운동천·삼청동천 등 5개 지천 보고서

    빽빽이 들어선 건물 숲을 가로지르며 시원하게 흐르는 청계천. 잠시 짬을 내 물가를 걷다 보면 운 좋게 피라미와 잉어를 비롯해 왜가리와 청둥오리, 중대백로 등을 만날 수 있다. 청계천은 조선 왕조가 한양에 도성을 건립하기 전까지 이름 없는 자연 하천이었다. 태종대에 정비를 시작했지만, 해마다 범람해 물관리를 겪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와 현대의 복개과정, 그리고 2005년 복원사업으로 지금에 이르렀다. 한양은 예로부터 ‘물의 도시’라고 불렸다. 그렇다면, 어떤 물길들이 모여 청계천을 이루었을까. 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박물관은 2015~2019년 5년 동안 청계천으로 흐르는 주요 지천에 관한 연구 성과를 종합한 ‘청계천 지천 연구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 대상 지천은 백운동천(白雲洞川), 삼청동천(三淸洞川), 남소문동천(南小門洞川), 흥덕동천(興德洞川), 창동천(倉洞川)의 청계천을 이루는 주요 5개 지천이다. 보고서는 주요 지천 지형과 수계, 주요 공간의 역사와 공간 변천 등을 기록했다. ●‘본류’ 백운동천, 크게 바뀐 삼청동천과 남소문동천 보고서에 따르면, 백운동천은 청계천 지류 중 가장 길어 청계천의 본류로 간주한다. 백악산 창의문 기슭에서 발원해 인왕산과 경복궁 서쪽 지역을 따라 흐른다. 근처 골짜기인 백운동을 지나 백운동천으로 불렸다. 신교, 자수궁교, 금청교, 종침교 등 이름난 다리들이 있었다. 백운동천 일대 공간은 조선시대 국가권력의 중심이던 궁궐, 사직, 사당, 관청인 육상궁과 사직단, 경희궁이 자리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총독부를 비롯한 통치시설들이 자리 잡았다. 해방 이후 상류지역에 시민아파트, 중류지역에는 소규모 주택이 밀집했다. 현재 하류지역은 도심 재개발에 따라 업무지구로 변모했다.삼청동천은 백악산 동쪽 삼청동 계곡에서 발원해 경복궁 동쪽과 조선시대 사학의 하나인 ‘중학’ 앞을 흘러 혜정교를 지나서 모전교 위에서 청계천으로 합류한다. 삼청동천 주변에 왕실 기관인 소격서와 종친부, 사간원이 있었다. 일제강점기에는 행정기관, 교육기관, 의료시설, 회사 등이 집중적으로 자리했다. 신흥 자본가가 근대식 도시형 한옥을 지었고, 해방 이후에도 전통적 주거 지역으로 개발을 억제했다. 이에 따라 1990년대부터 전통적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관광과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발돋움했다. 남소문동천은 남산 기슭 남소영 부근에서 발원해 장충단을 지나 광희동 사거리 부근에서 두 갈래로 갈라진다. 한쪽은 국립의료원 방면에서 청계천으로 합류하고, 다른 한쪽은 동쪽으로 흘러 이간수문을 통해 성 밖에서 청계천 본류와 합류했다. 조선시대 한양도성과 군사시설인 남소문과 훈련원, 하도감이 위치했다. 대한제국기에는 애국선열 추모공간인 장충단이 들어섰는데, 일제강점기에는 역사적 의미를 훼손하기 위한 다양한 근대시설이 자리 잡았다. 해방 이후에는 군부정권이 정치적 당위성을 강조하고자 반공과 호국, 민족과 세계화라는 키워드로 기념비, 동상, 국립극장, 자유센터 등을 세웠다. 1980년대 이후 하류에는 동대문시장, 이어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가 생겨났다. ●교육의 중심 흥덕동천, 소공로 조성된 창동천 흥덕동천은 도성 동북부를 흐르는 지천이다. 서울국제고와 서울과학고에서 발원한 두 물줄기가 혜화로터리 부근에서 성균관을 감싸 흐르는 서반수와 동반수와 합쳐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물이 대학로, 효제동 일대를 거쳐 청계천으로 흘렀다. 조선시대 교육의 중심지인 성균관이 있었다. 해방 이후 낙산 일대에 생성된 토막촌이 한국전쟁을 이후 국민주택으로 재개발됐다. 1975년 서울대 이전으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들어오면서 마로니에 공원이 조성됐고 소극장들이 많이 생겨났다.창동천은 남산 서쪽 백범광장 인근에서 발원해 남대문시장과 시청 동쪽을 흘러 청계천으로 합류한다. 대한제국 때에는 경운궁과 함께 환구단, 대관정이 건립됐다. 소공로가 이에 따라 조성됐다. 일제강점기에는 환구단이 철도호텔로, 대관정이 하세가와 관저와 경성부립도서관으로 바뀌었다. 이번 조사 보고서에는 이처럼 5개 주요 지류의 변화상을 꼼꼼히 살폈다. 송인호 서울역사박물관장은 “도성 내 곳곳에 흐르며 청계천 본류를 구성한 주요 지천에 대한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되길 바한다”면서 “청계천과 주변 지역에 대한 조사연구사업으로 청계천 기획연구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museum.seoul.go.kr) 또는 서울역사자료실에서 열람할 수 있다. 서울책방 홈페이지(store.seoul.go.kr)에서 책 형태로 구입도 가능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창원시립예술단 3·15의거 60주년 기념 창작오페라 공연

    창원시립예술단 3·15의거 60주년 기념 창작오페라 공연

    경남 창원시 창원시립예술단은 3·15의거 60주년 기념 창작오페라 ‘찬란한 분노’를 오는 16·17일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고 4일 밝혔다.창작오페라 ‘찬란한 분노’는 지역 대표 민주화 역사로, 대한민국 현대사 최초의 민주화운동인 3·15의거 정신을 시민들에게 감동적인 드라마로 전달하기 위해 제작한 오페라다. 시립예술단은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지난해 3월 갈라콘서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오페라 찬란한 분노는 1960년 3월 15일, 자유당의 불법 부정선거와 폭력, 불의에 항거한 마산 시민들의 용기와 희생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마산 시민들의 정의를 향한 저항정신은 전국으로 퍼져나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창원시립예술단은 오페라 찬란한 분노는 3·15의거 당시 암울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자유와 민주, 정의를 외치며 불의에 당당하게 맞선 평범한 이웃과 가족의 이야기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진해 출신 오페라 감독 신선섭이 총감독을 맡고, 한국 오페라계 실력파 연출가 김숙영이 대본과 연출을 담당했다. 작곡은 한국 작곡계 떠오르는 별 김대성, 지휘는 이동신 지휘자가 맡았다. 상임지휘자 공기태가 이끄는 창원시립합창단과 소프라노 김신혜, 테너 민현기, 바리톤 박정민, 소프라노 배성아, 바리톤 정명기, 테너 이해성, 테너 이희돈, 바리톤 김정대, 바리톤 어달호 등이 창원시립교향악단의 웅장한 관현악 연주와 함께 열창한다. 시는 창원시립예술단이 창작오페라 제작을 위해 오랫동안 지역 민주화 관련 원로들과 자문위원들로 부터 자문을 받고 조사를 하는 등 3·15의거의 자유, 민주, 정의 정신을 오페라에 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국내 정상급 제작진과 14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출연진이 함께 하는 창작오페라 ‘찬란한 분노’가 3·15의거 민주화 역사의 감동적인 드라마를 관객들에게 선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좌석은 모두 예약제로 지정한다. 공연 및 예약 자세한 사항은 창원시립예술단(055-299-5832)으로 문의하면 된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거리두기 여유찾기… 명당, 여기

    거리두기 여유찾기… 명당, 여기

    한국관광공사와 서울관광재단 등 7개 지역관광공사로 구성된 지역관광기관협의회에서 전국의 ‘언택트 관광지 100선’을 선정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국민들이 코로나19를 피해 상대적으로 여유롭고 안전하게 국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추천 관광지 중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 ▲개별 여행 및 가족 단위 테마 관광지 ▲야외 관광지 ▲자체 입장객 수 제한을 통해 거리두기 여행을 실천하는 관광지 등의 기준에 부합하는 곳들이다. 다만 몇몇 여행지의 경우 이미 널리 알려진 관광지거나 방문객끼리 근접해 지나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 곳이어서 여행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서울 방호시설 재탄생 도봉 평화문화진지 서울에선 도봉구의 평화문화진지가 돋보인다. 군사용이었던 대전차 방호시설을 공간재생사업을 통해 문화 창작공간으로 조성한 곳이다. 성북구의 북정마을도 오래된 골목길의 정취와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무장애 둘레길이 조성된 배봉산, 솔밭근린공원에서 이어진 국립4·19민주묘지, 평안도에서 온 봉화를 남산으로 보냈던 안산(무악산), 양천향교 등도 차분하게 돌아볼 만하다. 다만 돈의문박물관마을과 서울함 공원 등은 실내 시설이 다수이고 아차산이나 몽촌토성 등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방문 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인천·경기 ‘차박’은 포천… 라이딩은 옹진섬 80년 넘은 잣나무들이 울창한 가평 잣향기푸른숲, ‘차박’의 성지로 떠오른 포천 한탄강주상절리길, 산림치유사와 함께 숲에서 힐링하는 광주 곤지암리조트의 힐링 캠퍼스, 바다 위 신기루 ‘풀등’이 인상적인 이작도와 3개 섬이 다리로 연결돼 자전거 라이딩에 최적화된 신도·시도·모도 등 옹진의 섬들, 인천에서 유일하게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선녀바위·거잠포 등이 선정됐다. 평택 바람새마을 소풍정원, 고양 행주산성역사공원 군초소 전망대(행호정), 김포 평화누리길 1코스(김포 함상공원), 강화 교동도·석모도·동검도, 동두천 자연휴양림, 남한강을 따라 명성황후 생가까지 걷는 여주 여강길 등도 추천됐다.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경인아라뱃길·계양산 둘레길과 파주 평화누리공원, 시흥 갯골생태공원 등은 야외시설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주의해야 한다. ‘백패커의 성지’라는 옹진 굴업도는 섬 대부분이 특정 기업의 소유인 데다 환경단체와 주민, 해당 기업 등이 분쟁을 벌였던 곳이라 여행하기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강원 의암호·삼척항·논골담길 걸어보기 의암호를 둘러싼 의암호 자전거길, 삼척항과 삼척해수욕장을 잇는 이사부길 등이 추천됐다. 덜 알려져 호젓하게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묵호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그린 벽화로 널리 알려진 동해 논골담길은 많은 이들이 찾는 여행지인 데다 골목길이 좁아 오갈 때 주의해야 한다.●대전·충남 맨발로 걸어보는 계족산 황톳길 대전에선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좋은 장태산 자연휴양림, 대전과 충북에 걸쳐 있는 대청호 오백리길, ‘맨발 트레킹의 명소’ 계족산 황톳길 등을 비롯해 만인산 자연휴양림·뿌리공원·상소동 삼림욕장·식장산 문화공원·수통골 등이 있다. 국립 대전현충원의 보훈 둘레길도 빼어난 휴식처다. 다만 장소의 특성상 소란스런 행위와 요란한 복장은 피하는 게 좋다. 서산 웅도, 예산 황새공원 등도 꼽혔다. 청양 칠갑산도립공원의 경우 관광객들이 몰리는 출렁다리 방문 때 조심해야 한다. ●세종·충북 독창적 전시물 오대호아트팩토리 진천의 만뢰산자연생태공원, 괴산 갈론계곡(갈론구곡), 세종 운주산성 등이 선정됐다. 충주 오대호아트팩토리는 독창적인 전시물이 인상적이지만 실내 시설이 다수라는 점에서, 세종 고복자연공원·조천연꽃공원은 유원지화됐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전북 동학운동의 성지 남원 교룡산성 동학농민운동의 성지 교룡산성, 선국사가 있는 남원 교룡산국민관광지는 덜 알려진 명소다. 계곡이 좋은 장수 누리파크 캠핑장과 창포를 집단 재배하는 완주 고산창포마을 등도 생경한 곳이다. ●광주·전남 광주호수와 숲 야영장 광주호에 조성된 광주호호수생태원, 북구 시민의 숲 야영장 등이 선정됐다. 광주 펭귄마을, 목포 서산동 보리마당&시화마을, 해남 우수영 명량대첩 기념공원, 고흥 우주발사전망대 등은 이미 유명 관광지이거나 실내 시설이 다수인 곳들이어서 방문 시 주의해야 한다. ●대구·경북 바다 위 걷는 호미반도둘레길 바다 위에 길을 낸 포항 호미반도해안둘레길, 초록빛 왕버들과 보랏빛 맥문동이 어우러진 성주 성밖숲, ‘비밀의 숲’이라 불리는 안동 낙강물길공원, 한반도 생태계의 핵심축인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등이 꼽혔다. 구미 금오산 올레길, 문경 진남교반, 영덕 벌영리메타세쿼이아길, 울진 등기산스카이워크 등도 가볼 만하다. 다만 울릉 행남해안산책로는 절경이긴 하나 길이 좁고 사람들이 몰려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대구엔 동촌유원지·옥연지 송해공원·사문진 주막촌이 있다. ●부산·울산·경남 밤이 아름다운 장산·다대포 부산의 야경 명소로 꼽히는 장산과 황령산, 일몰 명소인 다대포해수욕장 등이 선정됐다. 부산 구덕야영장·아미르공원·회동수원지·평화조각공원·대저생태공원과 기장 안데르센동화마을·치유의 숲, 울산 선암호수공원·편백산림욕장, 울주 대운산 치유의 숲 등도 덜 알려진 명소들이다. 합천 대장경 테마파크, 김해 분청도자박물관, 산청 수선사 등은 실내 시설이 대부분이다. ●제주 한 달에 10차례 바다 갈라지는 서건도 제주 고유의 곶자왈 숲이 온전히 보존된 고살리 숲길을 비롯해 신풍리 밭담길·애월 휴림·물영아리오름·한라산 천아숲길·무릉 자전거도로·정물오름 등이 포함됐다. 서건도는 한 달에 10차례 바다가 갈라질 때 접근할 수 있는 섬이다. 해녀들이 자주 찾는 곳이어서 운이 좋다면 이들이 물질하는 장면과 마주할 수도 있다. 북촌리 4·3길은 필수 코스이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거문오름은 입장객 수가 제한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배민아의 일상공감] 더불어 사는 규칙

    [배민아의 일상공감] 더불어 사는 규칙

    세면대의 물을 틀자 여자의 머리 위로 샤워기 물줄기가 쏟아진다. 샤워를 마친 남자가 세면대와 샤워기가 연결된 수전의 레버를 돌려 놓지 않은 탓이다. 치약 짜는 문제로도 갈라서는 게 결혼 생활이라는데 샤워 후에는 레버를 제자리로 돌려 놓으라는 규칙을 번번이 지키지 않아 또다시 물세례다. 함께 산다는 것은 어쩌면 규칙을 정하고 지켜 가는 것의 연속이다. 규칙을 통해 사람들은 서로를 배려하고 안전을 지키고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누구나 지켜야 하는 헌법이 대표적인 규칙이라면 도로 위에 그려진 표지판이나 부부가 함께 살며 정한 약속 또한 규칙이다. 개인주의 문화가 강하고 자유를 지향하는 서구인에 비해 정부가 정한 정책이나 규칙에 비교적 협조적인 한국인의 습성이 전염병 정국에 빛을 발한다. 그동안 선진국이라 자부했던 나라들의 민낯이 드러나고 세계의 시선이 한국으로 모이며 코리아라는 브랜드 이미지도 높아졌다. 정해 놓은 규칙은 무조건 지키는 것으로 배운 터에 쓰라는 마스크도 잘 쓰고,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않고, 하라는 것은 잘 지키며, 여러 통제된 생활에도 잘 적응하고 있다. 오래도록 몸에 밴 습관이나 문화를 바꾸기가 쉽지 않음에도 바뀐 규칙에 금방 적응한 예는 십여 년 전 통행 방향을 바꿀 때도 그랬다. 최초로 자동차가 들어온 고종황제 때 보행자와 차마의 우측통행이 실시됐다가 일제강점기에 좌측통행으로 바뀐 후 “차들은 오른쪽 길, 사람들은 왼쪽 길”이라는 노래를 유치원에서 가르칠 정도로 습관처럼 지켜왔던 문화를 88년 만에 별 혼란 없이 우측통행으로 통일했다. 이쯤 되면 식민지 시대부터 군부독재 시절을 힘들게 지나온 역사가 우리를 길들인 것이 아닌가 하는 서글픈 생각도 들지만 지독히 고쳐지지 않고, 지키지 않는 규칙도 있다. 버스에서 내릴 때가 가까워지면 은근 고민되는 점이 있다. 차내 방송이나 안내판에는 분명 버스가 완전히 멈추기 전에 절대 일어서지 말라고 하는데 버스가 멈춘 후에 일어서는 사람은 거의, 내가 본 바로는 한 사람도 없다. 한번은 정말 용기 내어 완전히 정차한 후 일어섰지만 문은 이미 닫히고 있었고, 당황했지만 자연스럽게 다음 정거장에서 내릴 사람처럼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또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마다 한 줄 서기로 비워진 왼쪽 줄에 가만히 서 있을 용기가 없다. 안전을 위해 두 줄 서기로 탑승하라 해도 우리는 여전히 한 줄 서기가 익숙하고 왼쪽 줄은 서둘러 올라갈 사람을 위해 비워 둔다. 규칙을 잘 지키는 국민들이 규칙대로 하지 않는 배경에는 ‘상식’, ‘편리함’ 그리고 ‘배려’가 숨어 있다. 상식적으로 이해되고, 다수에게 유익하고 편리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라면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마스크를 쓰고 통행 방향도 바꾸지만 스스로 안전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는 빠른 하차를 위해 정차 전에도 일어나고, 바쁜 사람을 위해 한 줄은 비워 두는 게 더불어 사는 규칙이 아닐까 싶다. 하지 말라 하고, 상대방도 원치 않고, 평화에 방해되는 행동임에도 굳이 하겠다는 사람들의 뉴스가 안팎으로 들려온다. 함께 정한 규칙이니 따르는 게 더불어 사는 매너일진대 규칙을 따르지 않을 때는 그게 상식에 맞고 다수에게 유익을 주거나 편리한 것인지 따져보는 기본이 통하는 세상이면 좋겠다. 때아닌 샤워 세례로 젖은 머리를 말리다 분노가 폭발하기 전 화장실에 갔더니 그 사이 화장실에 다녀간 남자가 올려 놓고 사용하던 변기의 변좌를 살포시 내려놓은 배려를 해놓았다. 나름 미안한 속내를 담은 무언의 사과라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터진다. 비록 물 폭탄은 맞았지만 규칙을 지키지 못한 본인의 실수를 바로 인정하고 사과의 제스처를 건네니 폭풍전야 같았던 집안에 다시 평화가 찾아온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 추대 4주년… 北 내부 결속 집중

    김정은 국무위원장 추대 4주년… 北 내부 결속 집중

    북한이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추대 4주년을 맞아 노동신문 등을 통해 업적을 선전하면서도 행사를 자제한 채 내부 결속을 다지는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1면 전체와 2·3면 대부분을 김 위원장 추대 4주년을 기념하는 기사로 채웠다. 앞서 북측은 2016년 6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해 국무위원회를 신설하고 당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국무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신문은 1면 ‘눈부신 우리 태양’이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김 위원장을 ‘태양’으로 지칭하면서 “핵위협도 전쟁도 봉쇄도 대재앙도 그 앞에서는 여지없이 부서져 나가는 것을 봤다”며 미국의 위협, 대북 제재, 코로나19 확산 등에서 체제를 수호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지난 3월 착공한 평양종합병원을 성과로 꼽기도 했다. 신문은 미국의 위협과 대북 제재를 돌파하려면 김 위원장 중심으로 결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적대세력들의 전쟁위협이나 오늘의 압살광증은 단순히 경제를 파괴하고 발전을 저지시키자는 것만이 아니다”라며 “그것은 고통과 불만을 극도로 야기시켜 당과 인민을 갈라놓으려는 제도 전복, 인민 와해에 목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령을 따르는 우리의 일심단결, 혼연일체는 사나운 광풍에 억세어지고 원수와의 무자비한 싸움 속에서 불가항력으로 장성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난해 김 위원장 추대 3주년 당시 개최했던 중앙보고대회 등의 행사는 보도되지 않아 생략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주년(5·10년 단위)이 아니고 코로나19 방역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북측은 김 위원장이 지난 23일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에서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한 이후 대남 비난 기사를 내지 않고 내치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신문은 김재룡 내각 총리가 보산제철소와 평양건설기계공장 등을, 박봉주 당 부위원장이 순천시멘트연합기업소 등을 시찰했다고 28일과 29일 연이어 보도하며 경제 총책들의 민생 행보를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乙의 전쟁 반기는 세력 있다 노동 시장 이중 구조가 본질”

    “乙의 전쟁 반기는 세력 있다 노동 시장 이중 구조가 본질”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논란에 대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3일 연속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을과 을의 전쟁을 반기는 세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의 탈을 쓰고 비정규직 차별 당연시 김 의원은 “본질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라며 “이것이 노노 갈등을 부추기고 불공정한 능력주의를 공정하다 느끼게 하고 사회적 연대를 가로막고 드디어 노동자를 일등국민과 이등국민으로 갈라 놓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IMF 이후 비정규직 양산과 같은 비참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해야 할 시기인데 반대로 공정의 탈을 쓰고 비정규직 차별을 당연시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기업의 비용절감을 이유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 놓은 구조를 혁파해야 한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고용 형태에 따른 차별은 없어야 하고 직고용을 유도하고 동일노동·동일임금을 정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등 조건 경쟁? 해고 후 새로 뽑자는 말 김 의원은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이 “정규직 전환을 원한다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라”고 주장한 데 대해 “정규직 전환이 예정된 보안검색 직원을 모두 해고하고 새로 뽑자는 말과 같은 말”이라고 비판했다. ‘비정규직 로또’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공항 보안검색 같은 상시·안전업무를 직접 고용하는 것은 상식이고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관련 있는 안전종사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진작 했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또 “(보안검색 업무가) 공사 취업준비생이 합격해서 일할 분야도 아니고 자기들 몫을 빼앗는 것도 아닌데 왜 이분들의 직고용과 정규직화를 반대하느냐고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乙의 전쟁 반기는 세력 있다…노동 시장 이중 구조가 본질”

    “乙의 전쟁 반기는 세력 있다…노동 시장 이중 구조가 본질”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논란에 대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3일 연속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을과 을의 전쟁을 반기는 세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 공정의 탈을 쓰고 비정규직 차별 당연시 김 의원은 “본질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라며 “이것이 노노 갈등을 부추기고 불공정한 능력주의를 공정하다 느끼게 하고 사회적 연대를 가로막고 드디어 노동자를 일등국민과 이등국민으로 갈라 놓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IMF 이후 비정규직 양산과 같은 비참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해야 할 시기인데 반대로 공정의 탈을 쓰고 비정규직 차별을 당연시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기업의 비용절감을 이유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 놓은 구조를 혁파해야 한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고용 형태에 따른 차별은 없어야 하고 직고용을 유도하고 동일노동·동일임금을 정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동등 조건 경쟁? 해고 후 새로 뽑자는 말 김 의원은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이 “정규직 전환을 원한다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라”고 주장한 데 대해 “정규직 전환이 예정된 보안검색 직원을 모두 해고하고 새로 뽑자는 말과 같은 말”이라고 비판했다. ‘비정규직 로또’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공항 보안검색 같은 상시·안전업무를 직접 고용하는 것은 상식이고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관련 있는 안전종사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진작 했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또 “(보안검색 업무가) 공사 취업준비생이 합격해서 일할 분야도 아니고 자기들 몫을 빼앗는 것도 아닌데 왜 이분들의 직고용과 정규직화를 반대하느냐고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인국공’ 논란 김두관 겨냥해 “국회의원 최저시급” 청원 등장

    ‘인국공’ 논란 김두관 겨냥해 “국회의원 최저시급” 청원 등장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보안검색요원 정규직화를 높고 제기된 공정성 논란에 대해 “필기시험 합격해서 정규직 됐다고 비정규직보다 2배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게 오히려 불공정”이라고 말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김두관 의원의 발언에 화가 난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국회위원(국회의원) 월급을 최저시급으로 맞춰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 27일 오후 현재 1만명 넘게 참여했다. 김두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금 더 배우고 필기시험에 합격해서 정규직이 됐다고 비정규직보다 2배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이라며 “취준생의 미래 일자리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로채간다는 논리는 부당하다 못해 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질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이다. 이것이 노노 갈등을 부추기고, 불공정한 능력주의를 공정하다 느끼게 하고, 사회적 연대를 가로막고, 드디어 노동자를 일등국민과 이등국민으로 갈라놓았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청원인은 “이 ‘명언’을 듣는 순간 지금까지 더 많은 급여를 받기 위해 잠 안 자며 공부하고 스펙 쌓고 자기발전을 위해 몇년간 쏟아부은 내 모든 행동이 얼마나 불공정스러운 결과를 위한 것이었는지 크게 반성하게 된다”면서 “김두관 의원님, 좋은 가르침 정말 감사드린다”며 비꼬았다. 청원인은 “그렇다면 우리 많이 배우시고 훌륭하신 국회의원님들도 이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많이 배우셨다고 고액 연봉을 가져가는 건 너무 불공정하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국회의원 월급을 최저임금으로 지급하라”면서 “솔선 수범하는 국회의원님들 기대하겠다”며 글을 마쳤다. 이 청원은 관리자가 검토 중으로 공개 여부는 추후 결정된다.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를 그만해주십시오’라는 국민청원은 27일 오후 현재 25만 3254명을 넘어서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두관 “조금 더 배웠다고 임금 2배 받는 게 불공정”

    김두관 “조금 더 배웠다고 임금 2배 받는 게 불공정”

    “취준생 일자리 빼앗는다는 것 거짓”“본질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이중구조”“인천공항공사 정규직화 절대적 지지”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논란’과 관련해 “조금 더 배우고 필기시험 합격해서 정규직됐다고 비정규직보다 2배 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공정하지 않다는데 그렇지 않다”며 “지난해 기준 인국공의 정규직 평균 연봉은 9100만원에 달한 반면 이번에 정규직 전환하는 분들 연봉은 3850만원 수준으로 설계됐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안 검색 노동자들은) 교육을 받고 몇 년 동안 공항 보안이라는 전문 분야에 종사했던 분들이지 알바가 아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취준생 일자리를 빼앗는다는데 이것도 거짓”이라며 “정년까지 보안 검색 업무만 하기 때문에 사무직 위주인 정규직 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좋은 일자리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에서 심각한 고용 절벽에 마주선 청년들의 박탈감은 이해한다”면서도 “취준생의 미래 일자리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로채 간다는 논리는 부당하다 못해 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그는 “저는 국민청원에 서명한 청년과 함께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싶다”며 “본질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이다. 이것이 노노 갈등을 부추기고, 불공정한 능력주의를 공정하다 느끼게 하고, 사회적 연대를 가로막고, 드디어 노동자를 일등국민과 이등국민으로 갈라놓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정이 이런데도 왜 20만 명이 넘는 분들이 국민청원에 서명을 했을까”라고 물은 뒤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을 공격하려는 조중동류의 가짜뉴스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온갖 차별로 고통받는 비정규직의 현실을 외면하고 ‘을과 을의 전쟁’을 부추겨 자신들의 뒷배를 봐주는 ‘갑들의 기득권’을 보호하려는 왜곡보도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저는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화를 절대적으로 지지한다”며 “김용균씨와 구의역 김군의 억울한 죽음과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은 다른 사건이 아니다. 기업의 비용절감을 이유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놓은 구조를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전북판 구하라 사건’ 생모, 양육비 7700만원 지급 합의

    ‘전북판 구하라 사건’ 생모, 양육비 7700만원 지급 합의

    32년 전에 이혼했으나 순직한 소방관 딸의 유족급여 등을 받은 생모가 법원 판결을 받아들여 양육비 77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순직한 소방관의 아버지 A(63)씨를 대리해 전 부인 B(65)씨를 상대로 양육비 청구 소송을 맡은 강신무 변호사는 25일 “최근 B씨가 항고를 포기하고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생모 B씨는 전 남편 A씨에게 6월 28일까지 4000만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3700만원은 5년(60개월)간 매달 61만 7000원씩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B씨는 현재 매달 91만원의 순직유족연금을 받고 있는 계좌를 A씨에게 공개해야 하며 계좌를 변경할 경우 A씨의 법률대리인인 강 변호사에게 즉시 통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계좌 공개의 경우, 연금을 받는 계좌가 압류되면 타 계좌로 변경해 공개해야 한다는 단서도 달려 있다. 이같은 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합의서는 무효이며 합의 이행 후 판결에 대한 일체의 법적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도 명시했다. 강 변호사는 “판결 이후 B씨는 ‘내가 왜 양육비를 줘야 하느냐’고 따지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나 여론이 좋지 않아 변호사측과 상의해 보고 합의서 작성에 동의한 것 같다”고 말했다. A씨와 B씨 사이 소송은 지난 12일 전주지법 남원지원 가사1단독 홍승모 판사가 B씨에게 양육비 7700만원 지급을 명령하면서 끝이 났다. 재판부는 당시 “부모는 미성년자인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다”고 전제한 뒤 “청구인(A씨)은 상대방(B씨)과 1988년 이혼 무렵부터 자녀들이 성년에 이르기까지 단독으로 양육했고 상대방은 청구인에게 양육비를 지급한 적이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수도권 한 소방서에서 일하던 딸(사망 당시 32세)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32년 동안 연락도 없이 지내던 생모 B씨가 갑자기 나타나 유족급여와 사망급여 등 8000만원이 넘는 돈을 챙겨가자 소송을 제기했다. B씨는 1988년 이혼 이후 단 한 차례도 가족과 만나지 않았고 딸 장례식장에도 찾아오지 않은 데다 부모로서 그간 어떠한 역할도 없었다는 이유였다. A씨는 B씨와 갈라선 이후 배추·수박 장사 등 노점상을 운영하며 어렵게 어린 딸을 양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혁신처는 A씨 딸이 소방관 업무 과정에서 얻은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우울증을 앓다가 세상을 뜬 사실을 인정하고 지난해 11월 A씨가 청구한 순직 유족급여 지급을 의결했다. 인사혁신처의 의결을 이행하는 공무원연금공단이 비슷한 시점에 법적 상속인인 B씨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돈이 지급됐다. B씨는 공무원재해보상법 등에 따라 순직유족급여 6000만원과 일반사망급여 1400만원, 순직유족연금 월 91만원씩 5개월분 등 81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최근 논란이 된 가수 고(故) 구하라 씨 유산을 둘러싼 구씨 오빠와 친모 사이의 법적 다툼의 연장선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강서 ‘공암나루 근린공원’ 새 단장

    강서 ‘공암나루 근린공원’ 새 단장

    서울 강서구는 시민들이 한강변까지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가양동 공암나루 근린공원을 새로 단장했다고 22일 밝혔다. 공암나루 근린공원은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지만 오래되고 울퉁불퉁한 산책로와 물이 흐르지 않는 실개천 등으로 이용이 불편했다. 이에 강서구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시설개선사업을 진행했다. 걷기 불편했던 갈라진 콘크리트 산책로는 친환경 소재인 규사와 마사토를 활용해 말끔하게 정비했다. 특히 총길이 0.7㎞의 메타세쿼이아 나무 아래 산책로에는 목수국, 오색버들, 무늬억새, 가우라 등 33개 종 5만 300본의 꽃과 초화류를 심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앞으로도 근린공원 내 노후된 시설물을 재정비해 이용 구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오영주의 밀크어트 음료 레시피 3가지 공개

    오영주의 밀크어트 음료 레시피 3가지 공개

    강렬한 뙤약볕에 옷차림이 짧아지는 여름이다. 외투와 긴 옷을 벗어던진 요즘,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단기간 다이어트를 시도하면 불면증·생리불순·탈모와 더불어 담석증의 위험도 높아진다. 건강한 다이어트에 대한 필요성이 강구되는 이때, 국내 전문가들은 운동과 건강한 식이요법에 대해 강조한다. 특히 하루 두 잔 ‘우유’섭취를 권장하는데 이는 우유 섭취가 포만감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우유 속 많은 항 비만 인자 때문이다. 유청단백질, 칼슘, 공액리놀레산은 우유 속 항 비만 인자다. 유청단백질은 포만감을 증가시켜 음식물 섭취를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다. 혈액 속 높은 칼슘 농도는 ‘지방 연소’메시지를 뇌로 보내는 역할을 하며 공액리놀레산은 체내 지방을 분해한다.한편, 하트시그널 시리즈 이후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오영주 씨는 요즘 밀크어트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다. 우유를 활용한 다이어트를 일컫는 밀크어트의 효과에 대해 강조하며 오영주 씨는 “운동을 하면서 식단을 꼼꼼히 챙기는데, 운동 효과를 높일 때 우유의 도움을 받는 편이다. 운동 전에 우유를 마시면 배고픔을 완화시키고, 운동 직후에 마실 경우 단백질을 보충하고 근육을 만드는 데 도움을 받아 특별히 챙겨 마시는 편”이라고 전하며, “가끔 야식을 먹을 때에도, 다음 날 붓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우유를 꼭 마시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몸매관리 비법으로 밀크어트를 소개한 그녀는 자신만의 다이어트 비법인 건강음료를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오영주 표 밀크어트 건강음료 3가지를 소개한다. ■ 아보카도 스무디<재료>우유 200ml, 아보카도 1/2개, 바나나 1개<만드는 방법>아보카도를 반으로 갈라 씨와 껍질을 제거하고, 우유, 아보카도, 바나나 등 모든 재료를 믹서에 넣고 갈아주면 완성이다. ■ 고구마라떼<재료>우유 300ml, 삶은 고구마 1개<만드는 방법>삶은 고구마는 껍질을 벗긴 뒤 우유와 함께 믹서에 넣고 갈아준다. 만약 고구마라떼를 마실 때 목 넘김을 부드럽게 하고 싶다면 고구마를 잘게 잘라 믹서에 넣으면 된다. 고구마를 대신해 블루베리, 바나나, 딸기 등 과일로 대체 가능하며, 기호에 따라 꿀이나 시럽으로 당도를 조절한다. ■ 블루베리 바나나 스무디<재료>우유 200ml, 냉동 블루베리 1/2컵, 바나나 1개<만드는 방법>우유, 냉동 블루베리, 바나나 등 모든 재료를 믹서에 넣고 갈아주면 완성이다. 이때 과일은 생과일보다 얼린 과일로 만드는 것이 좋으며, 기호에 따라 꿀이나 시럽으로 당도를 조절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0년 전 아버지처럼 지구의 가장 깊은 바닷속 걸어본 켈리 월시

    60년 전 아버지처럼 지구의 가장 깊은 바닷속 걸어본 켈리 월시

    60년 전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아들은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닷속 바닥을 걸어 본 열두 번째 인물이 됐다. 위대한 해양 탐험가 돈 월시의 아들 켈리(52)가 20일(이하 현지시간) 남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의 수심 1만 925m 지점에 4시간 동안 머물렀다. 전체 잠수 시간은 무려 12시간이었다. 해양 탐사계에는 아폴로 우주선에 실려 달에 가 표면을 걸어본 사람보다 지구의 가장 깊은 바닷속을 다녀온 이들이 적다는 얘기가 전해졌는데 이제는 그 수가 열두 명으로 똑같아졌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켈리는 물 밖으로 떠오른 뒤 “대단히 감동적인 여정”이었다고 돌아봤다. 아들이 아버지의 업적을 60년 만에 되밟아 본 것은 미국 텍사스주 출신 금융가이며 모험가인 빅터 베스코보가 펼치고 있는 ‘챌린저 딥’ 프로젝트 덕이다. 아버지 돈은 1960년 1월 23일 스위스 탐험가 자크 피카르와 함께 욕조 모양 잠수정 ‘트리에스테’로 잠수한 뒤 피카르에게 세계 첫 타이틀 을 양보하고 두 번째 영예에 만족했다. 2012년 캐나다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딥시 챌린저 HOV를 이용해 51년 넘게 끊겼던 탐험 행렬을 이었고, 지난해 베스코보를 시작으로 패트릭 라헤이(캐나다), 조너선 스트레웨(독일), 존 람지, 앨런 재미슨(시레나 딥 이상 영국), 지난 7일 미항공우주국(NASA) 전직 우주인이자 여성 최초인 캐스린 설리번, 11일 미국과 영국 산악인 바네사 오브라이언, 14일 존 로스트(미국)에 이어 이날 켈리가 열두 번째 역사를 써내려간 것이다. 이 심해 탐험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고도 8848m)를 바닷속으로 뒤집어 세워도 그곳에서 2㎞를 더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곳의 수압은 1억 파스칼로 측정되는데 가로 2.54㎝에 세로 2.54㎝의 정사각형에 1만 6000 파운드의 충격이 가해진다는 의미다. 60년 동안 기술이 진보해 더 안전해졌지만 베스코보는 자신의 첫 탐사 이후 일곱 차례 모두 동행해 훨씬 자신감을 갖게 됐다.베스코보와 켈리는 이른바 “서쪽 풀”에서 4시간을 함께 보냈는데 이곳은 켈리의 아버지 돈과 피카르가 찾았던 바로 그곳이었다. 그 지점을 다시 찾은 것은 베스코보와 켈리 뿐이었다. 해양생물학자인 재미슨 박사는 베스코보와 함께 조금 더 얕은, 챌린저 딥 동쪽에 1만 700m의 시레나 딥을 찾았다. 재미슨 박사는 “사람들은 1960년대와 70년대 인류가 달에 갈 때 왜 바다 탐험가들은 그런 기회를 잡으려 하지 않았는지를 묻곤 한다. 그 때도 돈 월시는 마리아나 해구의 바닥에 갔고, 그 몇십 년 동안 우리는 더 이상 가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다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지난해와 올해 베스코보가 마리아나 해구 탐사에 동원했던 잠수정 DSV 리미팅 팩터는 수심 1만 500m로 마리아나와 통가 해구에 이어 세 번째로 깊은 필리핀 해구로 옮겨가 탐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의 존 코플리 박사에 따르면 이곳은 해양 탐사의 굉장한 전기를 제공한 곳이다. 1951년 덴마크의 갈라티아 탐험대가 수심 10㎞ 아래에서 사는 동물들을 그물망으로 잡은 일이 있어서다. 이 일로 그 깊이 아래에서도 인간이 얼마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증명돼 심해 탐사의 전기가 만들어졌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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