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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식의 천문학+] 65년 전 오늘, ‘우주 운석’에 얻어맞은 여자

    [이광식의 천문학+] 65년 전 오늘, ‘우주 운석’에 얻어맞은 여자

    65년 전 오늘, 미국 앨라배마 실러코가 시의 어느 주택. 집안일을 끝내고 소파에서 쉬고 있는 젊은 주부의 허리를 큼직한 돌덩어리 하나가 사정없이 가격한 사건이 벌어졌다.​지붕을 뚫고 들어온 돌덩이는 알고 보니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이었다. 운석에 맞은 주부의 이름은 앤 호지스. 부인을 강타한 운석은 소프트볼 크기의 3.8kg 운석으로, 태양계가 생성될 때 만들어진 45억 살이나 된 우주 암석이었다.​다행히 운석은 부인을 직격한 것이 아니라, 옆의 라디오를 박살 낸 후 부인을 가격하는 바람에 부인은 큼지막한 멍만 들었을 뿐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당시 31세였던 호지스 부인을 강타한 운석은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2개로 갈라진 우주 암석의 반쪽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반쪽은 몇 마일 떨어진 곳에 낙하했는데, 현재 스미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호지스 부인을 강타한 운석 중 12.3g 조각이 2017년 경매에 부쳐져 7,500달러에 팔렸다.​ 앨라배마 동부의 사람들은 운석이 지상에 충돌하기 전에 하늘에서 밝은 빛을 보았다고 한다. 보고서들은 붉은빛이 관측되었다고 기록했으며, 일부 목격자들은 커다란 화구가 연기로 호를 그리면서 하늘을 가로질러갔었다고 묘사했다. ​문제의 운석이 호지스가 부인을 강타했을 때 영문을 모른 부인과 그녀의 모친은 크게 당황했고, 부인의 허리에서 심한 상처를 발견하고는 급히 경찰과 소방서에 전화했다. 이내 그 지역 지질학자가 연락을 받고 현장에 나타났지만 하늘에서 떨어진 암석이 무엇인지는 즉시 밝혀지지 않았고, 사건에 관한 소식만 주변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문제의 암석이 운석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없었고, 비행기 추락으로 인한 잔해라거나 소련에서 날려 보낸 거라는 주장까지도 나왔다. 호지스 부인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돌에 맞은 후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다"라고 호소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결국 그녀는 병원에 입원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따르면, '떨어지는 별: 유성- 운석 가이드" 책을 쓴 마이클 레이놀즈는 "인간 역사상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았는지 생각해보라. 운석에 맞을 확률은 토네이도와 번개와 허리케인이 동시에 맞을 가능성보다 더 낮다"라고 한다. 하지만 호지스 부인은 운석에 맞은 유일한 사람은 아니다. 2009년 14세의 독일 소년 게릿 블랑크는 완두콩 크기의 운석에 맞았다. 비록 심한 부상을 입지 않았지만, 소년은 매우 놀랐다. 운석은 소년에게 상처를 입힌 후 길바닥에 처박혔다.그런데 이런 운석이 매일 평균 1백 톤, 한 해에 4만 톤씩 지구에 떨어지고 있다. 날마다 지구를 찾아오는 외계의 손님, 운석이란 과연 무엇인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별똥별, 곧 유성체가 타다 남은 암석이다. 그래서 운석을 별똥돌이라고도 한다. 그러면 이런 유성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대부분은 지구에서 약 4억km 떨어진 화성과 목성 사이에 위치한 소행성대에서 온다. 먼지처럼 작은 입자의 우주 물질은 1초당 수만 개씩, 지름 1㎜ 크기는 평균 30초당 1개씩, 지름 1m 크기는 1년에 한 개 정도씩 지구로 떨어진다. 하지만 그 3분의 2가 바다에 떨어지고, 나머지는 대부분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에 떨어지는 통에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과학자들이 최신장비들을 동원해 이 운석들을 찾아 나서는 것은 운석에는 태양계의 발단과 다른 행성의 생명체에 관한 비밀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운석은 태양계 생성의 비밀이 새겨진 로제타 석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비싸게 팔리기도 하는데, 때로는 금값의 10배가 되기도 해서 우주의 로또 복권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역사상 운석에 맞아 목숨을 잃은 예가 딱 하나 있는데, 1911년 이집트에서 개 한 마리가 재수 없게도 화성 운석에 맞아 죽었다는 기록이 있다. 속된 말 그대로 개죽음인 셈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현대중공업 새 노조지부장에 강성 후보 당선

    현대중공업 새 노조지부장에 강성 노선의 조경근(56) 후보가 당선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7일 전체 조합원 1만 276명을 대상으로 23대 임원(지부장) 선거 투표 결과, 투표자 9475명(투표율 92.21%) 중 조 후보가 5145표(54.3%)를 얻어 당선됐다고 밝혔다. 조 당선자는 조합원 임금과 복지 확대, 통상임금 빠른 승소를 위한 활동, 정년 연장 제도적 준비, 현대중공업 그룹 공동교섭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난항을 겪고 있는 올해 임금협상은 새 집행부가 출범하는 내년부터 교섭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올해 임금협상은 선거가 시작되면서 교착 상태를 보여왔다. 조 당선자는 “선거 기간 갈라진 마음을 모두 털고 전체가 단결하고 연내 임금협상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라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생전 모습 그대로...시베리아 ‘빙하시대 강아지’ DNA 검사 당혹

    생전 모습 그대로...시베리아 ‘빙하시대 강아지’ DNA 검사 당혹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빙하시대 강아지’가 연구진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25일(현지시간) 시베리안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러시아 사하공화국 수도 야쿠츠크 북동쪽 인디기르카강 근처 영구동토층에서 발견된 갯과동물은 1만8000년 전 생후 2개월쯤 죽었지만, DNA 검사로도 개인지 늑대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러시아 북동연방대(NEFU) 연구진은 처음에 이 갯과동물을 수컷 늑대 새끼로 추정했으나, 정확한 종을 확인하기 위해 일부 표본을 스웨덴 고생물유전학센터(CPG)에 보내 DNA 검사를 의뢰했었다. CPG는 전 세계 갯과동물에 관한 유럽 최대 DNA 뱅크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스웨덴 연구진의 첫 번째 DNA 검사에서도 이 동물이 개인지 늑대인지 확인되지 않아 과학자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보통 첫 검사에서 종이 확인되기 때문이라고 검사를 수행한 러브 달렌 CPG 진화유전학과 교수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관련 연구자들은 이 동물이 어쩌면 늑대가 개로 진화하는 과도기에 출현한 종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이에 대해 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세르게이 효도로프 NEFU 교수는 “호기심이 생긴다. 이 동물이 만일 개라면 어떨까”면서 “추가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효도로프 교수가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 따르면, 스웨덴 연구진은 이 동물의 게놈 염기서열을 밝히기 위해 검사 범위를 2배까지 확대했지만, 늑대인지 개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늑대 새끼인지 강아지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이 동물에게는 ‘도고르’(Dogor)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는 현지 야쿠트어로 ‘친구’를 뜻하며 늑대인지 개인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편 늑대와 개는 약 4만 년 전에서 1만5000년 전 사이 멸종된 늑대 종에서 갈라졌다. 지난해 중순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린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개는 적어도 4만 년 전에서 2만 년 전 사이 길들여졌다. 사진=세르게이 효도로프 교수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인영 “한국당, 연동형 비례대표제 수용해야 선거법 협상 가능”

    이인영 “한국당, 연동형 비례대표제 수용해야 선거법 협상 가능”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수용하면 공직선거법 개정 과정에서 유연하게 협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합의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희의에 부의된 날이다. 이 원내대표는 27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여야 3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계속 만나고 있지만 이견을 좁히고 있지 못하다면서 “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수용하면 그때부터 매우 유연하게 협상에 임할 수 있고, 또 실제로 서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 4당 공조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패스트트랙)된 선거법 개정안(심상정 의원 대표 발의)이 이날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다. 이 법안은 국회의원 정수를 지금처럼 300명으로 유지하되 지역구 의원 225명, 비례대표 의원 75명으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현행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 또 국회의원 전체 의석을 각 정당의 득표율을 기준으로 배분하고, 정당별 열세 지역에서 근소한 차이로 낙선한 지역구 후보자를 비례대표 의원으로 선출하는 석패율제를 도입하도록 하고 있다. 선거연령도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췄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국회의원 수를 270명으로 축소하면서 모두 지역구 의원으로 하고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는 안을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패스트트랙을 탄 선거법 개정안과 달리 현행 국회의원 정수를 유지하되 지역구 의원 수를 더욱 늘리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번 패스트트랙을 추진할 당시에도 225(지역구)대75(비례대표)는 논의의 출발점이지 종결점은 아니라는 인식들이 있었다”면서 “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수용하면 패스트트랙을 공조했던 정당들이 서로 양보하거나 조절하면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밝혔다.하지만 3개 여당(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대표들은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법 개정안을 그대로 처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23일 국회 앞에서 열린 ‘선거제 개혁을 위한 여의도 불꽃집회’에 참석해 “전문가와 학자들이 (정치개혁안으로) 제시한 것은 (의원 정수) 360석인데, 지난해 (비례대표 의원을 현행보다) 30석 정도만 늘리자고 그랬다. 패스트트랙에 올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사실 아주 미흡한 것”이라면서 “그런데 그것도 못하겠다는 것 아닌가. 1당과 2당이 갈라 먹으며 정치를 망치는 것은 그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당시 집회에 참석해 “좌고우면의 정치를 똑바로 바로 잡아야 한다. 어렵게 합의한 원칙이 있지만 최근 250(지역구)대50(비례대표), 240(지역구)대60(비례대표) 또는 공수처법 분리 처리 등 확인되지 않은 수많은 이야기가 돌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분명히 해야 한다. 다음 달 9일 정기국회 마지막 날까지 보름 정도 남았다. 지금 좌고우면하고 흔들리면 하겠다는건가, 말겠다는 건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추진을 공조한 정당끼리) 불신을 조장할 수 있는 언급은 조금 신중하게 할 때”라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수용한 것은 그 자체로 민의를 의석에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 옳은 정치이기 때문에 수용한 것도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저희가 상당한 의석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이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찬성한 문제인 만큼 이해관계 측면 이전에 우리가 대의적 측면에서 서로 양보하거나 또 이해관계를 절충할 것은 절충할 수 있는 이런 여지를 만들어야 협상이 가능하고 궁극적인 합의로 나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맞섰다.앞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25일 청와대 앞에서 천막을 설치하고 단식 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은 통과시키고 선거법 개정안을 저지하는 선에서 여당과 타협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공수처법은 공수처법대로, 선거법은 선거법대로 중대한 전진을 이루기 위해 실현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다음 달 17일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만큼 그 전에 선거법 합의를 도출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길 기대한다”면서 “협상을 통해서 (여야가 모두) 합의하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방탄유리는 깨졌지만…사이버트럭 vs 포드 트럭 줄다리기 공개 (영상)

    방탄유리는 깨졌지만…사이버트럭 vs 포드 트럭 줄다리기 공개 (영상)

    최근 신차 공개 행사에서 차량 방탄유리가 깨져 망신을 당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또다른 영상을 공개하며 체면 회복에 나섰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머스크 회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테슬라의 신형 전기트럭인 사이버트럭(Cybertruck)과 경쟁 차종인 포드 F-150의 줄다리기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지난 21일 사이버트럭 공개 행사에서 처음 상영된 것으로 머스크 회장은 재차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홍보로 활용했다.  약 16초의 짧은 영상을 보면 차량 뒤쪽에 줄을 매단 두 차량은 마치 줄다리기를 하듯 서로 반대방향으로 가속하는데 사이버트럭이 F-150을 쉽게 끌고가며 싱거운 승리로 끝난다. 한마디로 사이버트럭의 힘을 자랑하는 영상이지만 공정한 게임이었는지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비판적이다. 먼저 F-150이 사륜구동이 아닌 후륜구동으로 보인다는 점과 두 차량의 구체적인 제원 등이 공개되지 않은 점 등이다.앞서 지난 21일 머스크 회장은 전기로 구동하는 신형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로스앤젤레스(LA) 호손의 테슬라 디자인센터에서 공개했다. 이날 논란이 된 것은 사이버트럭에 장착된 ‘방탄 글라스’의 강도 시연이었다. 방탄이라고 자랑했던 차량 유리창이 테슬라의 수석디자이너 프란츠 홀츠하우젠이 던진 금속공에 쩍하고 갈라진 것. 이에 당일 테슬라 주가가 6.14%나 급락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머스크 회장은 "시연장에서 방탄유리창이 산산이 갈라진 것은 그전에 한 다른 시험에서 유리의 아래쪽이 깨졌기 때문"이라고 뒤늦게 해명하기도 했다. 픽업트럭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테슬라가 야심차게 내놓은 사이버트럭은 싱글모터, 듀얼모터, 트리플모터 3가지 모델로 출시되며 가격은 3만9900달러~6만9900달러다. 모델에 따라 한번 충전으로 402~805㎞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논란에도 불구하고 선주문량은 20만 건에 달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자살생존자가 만드는 살 만한 사회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자살생존자가 만드는 살 만한 사회

    자살로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을 잃고 남겨진 이들을 ‘자살생존자’(Suicide Survivor)라고 한다. 한 사람의 자살은 적어도 6~8명, 많으면 28명에게 커다란 영향을 준다고 한다. 지난해에도 우리는 1만 3670명을 자살로 잃었고, 이 안타까운 죽음으로 매년 7만명이 넘는 자살생존자가 발생하고 있다. 중앙심리부검센터 대국민 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 10명 중 3명은 지인을 자살로 잃은 경험이 있을 정도다. 트라우마의 고통은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에게 그저 마음의 상처만 남기진 않는다.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왜 막지 못했을까?’ 주변의 이해 부족과 갈등에 상처는 깊어지고 결국 침묵만 남게 된다. 어떤 가족은 둘로 갈라져 만날 수조차 없게 된다. 가장을 잃은 가족은 경제적 고통에 신음한다. 미국 자살유족의 날을 지정하는 데 기여한 해리 리드 전 상원의원은 부친을 잃은 자살생존자였다. 1980년대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자살예방민간재단을 만들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1998년 미 의회의 자살예방결의안 통과로 이어졌다. 1999년 일본의 자살 사망자가 3만 5000명이 된 시점에서 자살로 부모를 잃은 유자녀 4명이 NHK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고 책을 내고 거리로 나가 국민의 서명을 받았다. 이는 2006년 자살예방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이후 일본의 자살률은 34% 감소했다. 가장 고통받은 이들의 목소리가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때 변화가 시작된다. 자살생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그간 각 지역자살예방센터, 생명의 전화 등 민간기관 등에서 자조 모임을 가지고 노력해 왔지만, 문제의 크기에 비해 다가갈 시스템이 부족했다. 지난해 증평 모녀 사건을 겪은 후 다행스럽게도 경찰과 행정기관이 자살생존자와 시도자에게 도움받을 수 있는 서비스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통과돼 올해 6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자살유가족에 대한 원스톱지원센터 시범사업도 3개 지역에서 시행 중이다. 지난 22일에는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진행하는 세계유가족의 날 행사가 있었다. 이날 자살생존자들이 동료 상담가로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때론 어떤 전문가보다도 직접 고통을 겪어본 사람의 공감이 가장 큰 위로가 된다. 영국과 호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자살생존자를 동료 상담가로 양성해 다른 유가족을 돕는 체계를 국가가 지원하고 있다. 자살생존자 활동가 한 분은 ‘내 가족은 그때 아팠던 거예요. 그런데 도움을 청하는 방법을 몰랐던 거죠’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지금 아파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한다. 이 소중한 마음이 현실의 장벽에 다시 막혀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 때로 커다란 고통이 만드는 부정적 감정에 ‘부정’하고 ‘외면’하고픈 마음이 생길 수 있다.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안타까운 죽음을 이들과 함께 애도하고 기억하며 우리 사회의 빈 곳을 채워 나간다면 좀더 살 만한 사회로 나갈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특이 외관 테슬라 전기차 사이버트럭 공개 이틀 만에 18.7만대 선주문

    특이 외관 테슬라 전기차 사이버트럭 공개 이틀 만에 18.7만대 선주문

    ‘혁신의 아이콘’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내놓은 전기 트럭인 사이버 트럭이 데뷔 이틀 만에 18만 7000대의 선주문을 받았다. 영화 배트맨에 나올 법한 특이한 모양의 트럭 디자인이 트럭 외양을 100년 만에 바꾼 혁신이라는 찬사와 함께 실용성과 판매에는 뒤떨어 것이라는 혹평이 엇갈린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머스크는 2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세계 최초의 첫기차 픽업 트럭이 이같이 선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2021년 하반기부터 계약자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테슬라의 6번째 전기차 모델인 사이버 트럭은 싱글모터 후륜구동, 듀얼모터 사륜구동, 트라이모터 사륜구동 세가지 버전이 있다. 머스크는 14만 6000대의 주문을 받았을 때 전체 주문의 45%가 듀얼모터 버전이었으며, 41%가 트라이모터, 17%가 싱글모터 버전이었다고 덧붙였다.앞서 머스크는 지난 21일 미 로스앤젤레스(LA) 호손의 테슬라 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신차 공개 행사에서 사이버 트럭을 포드의 ‘F150’과 여러차례 비교했다. 현재 전기로 구동되는 픽업 트럭이 없는 데다 포드의 2020년형 F150이 현재 가장 잘 팔려 비교대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포드의 F150은 2만 8496달러(약 3350만원)부터이지만 사이버트럭은 3만 9900달러부터 시작한다. 사이버트럭의 최대 적재량은 3500파운드(1590㎏)라고 테슬라가 밝혔지만 F150은 3270파운드를 실을 수 있다. 사이버트럭은 1만 4000파운드를 견인할 수 있지만 F150은 1만 3200파운드를 끌 수 있다. 테슬라 측은 사이버트럭의 보디가 스페이스X의 우준선과 같은 재질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공개 행사에서 사이버 트럭에 장착된 창문 유리가 ‘방탄 유리’라고 소개하면서 한 참가자에게 금속 공을 던지게 했다. 금속 공에 맞은 차량 유리창이 ‘쩍’하고 갈라졌다. 반면 머스크가 공장에서 시연 장면을 올린 트위터 영상을 보면 사이버 트럭 유리에 부딪힌 금속 공이 튕겨나왔다. 유리는 멀쩡했다. 이를 두고 방탄유리를 자랑한 머스크를 민망하게 만든 ‘실수’라거나 실수를 가장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딧스위스는 이날 투자자 노트에서 “테슬라가 픽업 트럭이 시장에 남긴 유산에 많은 도전을 시도했지만 우리는 사이버 트럭이 픽업 트럭 시장에 많이 잠식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음악은 세계공통어’ 과학적 근거 찾았다

    [달콤한 사이언스] ‘음악은 세계공통어’ 과학적 근거 찾았다

    폴란드 안과의사 루도비코 라자로 자멘호프는 19세기부터 20세기 초 1차세계대전까지 수 많은 전쟁을 지켜보면서 인류가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면 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자멘호프는 유럽에서 사용되는 9개 언어에서 공통점을 뽑아 ‘희망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세계공통어 에스페란토를 만들었다. 이상은 뛰어났지만 현재 에스페란토를 사용하는 나라나 사람들은 거의 없다 싶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호모 사피엔스라는 인류가 감정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음악가들은 음악이야말로 세계 공통어라는 주장을 펴왔지만 정확한 근거는 없었다. 그런데 인문사회학자와 데이터 과학자, 생물학자들이 모여 전 세계의 음악을 분석한 결과 ‘음악은 세계 공통어’라는 과학적 근거가 있음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22일자)에 2편의 논문으로 나란히 실렸다. 세계 곳곳의 다양한 음악들은 표면적으로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음악학자들도 몇 가지 공통적 특성만을 갖고 ‘음악은 세계 공통의 언어’라고 주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0세기 가장 유명한 음악가이자 지휘자, 작곡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레너드 번스타인도 “범용성은 지나치게 큰 개념으로 함부로 쓰기는 위험한 단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민족학적 차원에서 보편성이나 공통성은 개별성, 지역성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번 연구는 음악에는 분명히 인류 공통성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음악을 데이터로 변환시켜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데이터과학부, 심리학과, 인간진화생물학과, 프린스턴대 정치학과, 로체스터대 음대, 미주리주립대 음악학과, 워싱턴대 정치과학과, 보스턴대 심리학과, 펜실베니아주립대 인류학과, 뉴질랜드 웰링턴 빅토리아대 심리학부, 독일 막스플랑크 경험미학연구소, 콘스탄츠대 심리학과, 캐나다 맥길대 언어학과 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493개의 사회와 부족의 전통음악을 녹음해 채보하고 대표적인 현대음악들도 분절로 나눠 장르, 악센트, 피치, 멜로디, 음악 중간 휴지기 등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문화들에서 음악을 만들어 내고 유사한 맥락에서 유사한 형태와 박자의 음악을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쉽게 말하면 댄스음악은 빠르고 리드미컬하고 자장가는 부드럽고 느리다는 것이다. 또 명상곡은 발라드곡보다 음 간격이 좁고 촘촘하다는 것도 새로 밝혀냈다. 이는 전혀 교류가 없던 사회에서 만들어진 전통음악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인간 인식의 공통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한편 오스트리아 빈대학 인지생물학과 연구진은 민족음악학이라고 불리는 음악인류학적 관점에서 음악을 분석해 ‘노래 속에서의 세계’라는 제목의 논문을 같은 날 발표했다. 이들 역시 전 세계 전통음악들을 분석한 결과 인간의 음악성이라는 것은 매우 소수의 정해진 틀 안에서 움직여 왔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인류는 생물학적으로 음악의 핵심이나 중심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공유한 상태에서 개별 문화나 사회적 특성에 따라 세분화돼 전혀 다른 음악처럼 느껴지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사뮤엘 메어 하버드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류학과 심리학을 데이터 과학과 융합시킴으로써 음악학 분야에서 오래된 문제에 대한 일종의 해답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며 “인류가 만들고 즐기는 다양한 음악들의 기초가 되는 인지적 보편성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를 진행한 테쿰세 피치 오스트리아 빈대학 교수(진화생물학)는 “현재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음악들은 인간의 공통된 생물학적 기반에서 주어진 음악적 능력이 개별 문화를 만나면서 다양한 형태로 갈라지게 된 것”이라며 “인간의 음악성이 전 세계적 문화를 하나로 결합시키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언제까지 바꿀까… V리그 판 흔드는 외인 교체

    언제까지 바꿀까… V리그 판 흔드는 외인 교체

    부상·부진 사연 각각… 교체선수 활약여부 희비 엇갈라2라운드를 치르고 있는 V리그가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복잡한 변수를 해결하느라 바쁘다. 급하게 교체를 단행한 팀도, 교체 카드를 고민해야하는 팀도 골치 아프긴 마찬가지다. 외국인선수의 활약 여부가 시즌 성적과 직결돼 있는 V리그로서는 외국인 선수가 언제쯤 완전하게 전력으로 합류하느냐 여부가 시즌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외국인 선수 교체 문제는 시즌 전부터 불거졌다. 남자부에선 우리카드가 지난 시즌 에이스였던 리버맨 아가메즈를 지난 8월에 교체했지만 새로 들어온 제이크 랭글로이스가 ‘한국형 외국인 선수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구단의 판단으로 펠리페 안톤 반데로로 바뀌었다. 펠리페는 기대했던 활약을 보였지만 지난 9일 OK저축은행과의 대결 이후 다리 근육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우리카드가 국내 선수들의 활약 속에 4연승을 달렸지만 펠리페의 부상이 길어질수록 구단의 고민 또한 깊어질 수밖에 없다. 최하위 KB손해보험은 외국인 변수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시즌 전 마이클 산체스가 어깨부상으로 이탈해 급히 브람 반 덴 드라이스를 데려왔지만 브람은 최근 훈련 도중 명치 밑 근육 부상으로 2~3주간 이탈하게 됐다. 호흡을 맞춰볼 시간이 부족한 것도 아쉬운데 결장까지 겹치니 도저히 구멍이 없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교체 여파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삼성화재는 올해 트라이아웃에서 영입한 조셉 노먼이 팔꿈치와 정강이 통증을 계속 호소하자 지난 9월 안드레스 산탄젤로를 영입했다. 산탄젤로는 초반 부진하며 박철우의 백업 선수로 활용되는 등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러나 최근 적응을 마친 산탄젤로가 삼성화재의 ‘산타’가 되면서 안정적인 전력을 구사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초반부터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발목이 부러지는 악재를 만났다. 가벼운 부상으로 여겼지만 두 달 정도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됐고 결국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르며 순위싸움에서 밀렸다. 그러나 지난 22일 새로 영입한 다우디 오켈로가 24일 데뷔 첫경기부터 22득점을 퍼부으며 ‘대박’을 쳤다. 향후 리그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될 만큼 강렬한 첫인상이었다.교체 변수의 영향은 여자부도 마찬가지다. 한국도로공사는 당초 영입했던 셰리단 앳킨슨이 지난 9월 KOVO컵 이후 부상으로 두 달가량 결장이 점쳐지자 계약을 해지했다. 대신 흥국생명에서 2015~16 시즌, 2017~18 시즌 활약했던 테일러 쿡을 급히 영입했다. 시즌 초반 공격력을 과시했던 테일러는 이후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며 아픈 손가락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흥국생명 역시 시즌 전 지울라 파스쿠치가 컨디션 난조를 보이자 아르헨티나 국가대표인 루시아 프레스코를 대체자로 낙점했다. 루시아는 팀에 빠르게 녹아들며 안정적인 전력이 됐지만 맹장 수술로 인해 지난 13일 경기 이후 출장을 못하고 있어 갈 길 바쁜 흥국생명으로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남자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여자배구는 현대건설이 지난 23일 무릎 부상을 달고 있는 마야를 교체하며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현대건설은 2015~16시즌 KGC인삼공사에서 득점왕을 차지했던 헤일리 스펠만을 영입해 선두 싸움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기세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야3당 대표 선거제 개혁 촉구…“양당 갈라먹기 정치 그만해야”

    야3당 대표 선거제 개혁 촉구…“양당 갈라먹기 정치 그만해야”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3개 야당 대표가 23일 국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패스트트랙)돼 곧 국회 본회의에 부의될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통과를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정동영 민주평화당·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국 570여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정치개혁공동행동’ 등의 주최로 열린 ‘2019 선거제 개혁을 위한 여의도 불꽃집회’에 참석했다. 야3당 대표들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며 여야 4당(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합의한 선거법 개정안의 처리를 촉구했다. 앞서 여야 4당 공조로 패스트트랙을 탄 선거법 개정안(심상정 의원 대표 발의)은 국회의원 정수를 지금처럼 300명으로 유지하되 지역구 의원 225명, 비례대표 의원 75명으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현행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 또 국회의원 전체 의석을 각 정당의 득표율을 기준으로 배분하고, 정당별 열세 지역에서 근소한 차이로 낙선한 지역구 후보자를 비례대표 의원으로 선출하는 석패율제를 도입하도록 하고 있다. 선거연령도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췄다. 그런데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패스트트랙을 탄 선거법 개정안과 달리 지역구 의원 수를 더욱 늘리는 내용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야당들이 반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국회의원 수를 270명으로 축소하면서 모두 지역구 의원으로 하고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는 안을 고수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전문가와 학자들이 (정치개혁안으로) 제시한 것은 (의원 정수) 360석인데, 지난해 (비례대표 의원을 현행보다) 30석 정도만 늘리자고 그랬다. 패스트트랙에 올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사실 아주 미흡한 것”이라면서 “그런데 그것도 못하겠다는 것 아닌가. 1당과 2당이 갈라 먹으며 정치를 망치는 것은 그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손학규 대표는 또 단식 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언급하며 “지금 황교안 대표가 왜 단식하고 있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는 것”이라면서 “3당과 4당이 나타나는 게 싫은 거다. 1당과 2당이 정치를 독점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교안 대표는 패스트트랙을 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과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서는 안 되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연장돼야 한다면서 지난 20일부터 단식을 시작했다. 전날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효력을 유예했지만 황교안 대표는 “산 하나를 넘었을 뿐”이라면서 단식 농성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대표는 “수많은 우여곡절과 난관이 있었지만 우리의 튼튼한 단결과 실천으로 만든 패스트트랙을 통해서 선거제도 개혁의 마지막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면서 “이제 마지막으로 거대한 두 가지 장벽이 남았다”고 말했다. 심상정 대표는 “하나는 반개혁의 강력한 저항의 벽을 무너뜨려야 한다. 황교안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국민의 표를 훔치는 것이라고 했다. 이게 말인가, 막걸리인가”라면서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불러온 일등 공신인 자유한국당이 그 불신을 역이용해서 기득권을 지키려고 단식하고 앉아있는 것이다. 이번에 그 기득권을 확실하게 뺏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또 하나는 좌고우면의 정치를 똑바로 바로 잡아야 한다. 어렵게 합의한 원칙이 있지만 최근 250(지역구)대50(비례대표), 240(지역구)대60(비례대표) 또는 공수처법 분리 처리 등 확인되지 않은 수많은 이야기가 돌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분명히 해야 한다. 다음 달 9일 정기국회 마지막 날까지 보름 정도 남았다. 지금 좌고우면하고 흔들리면 하겠다는건가, 말겠다는 건가”라고 말했다.앞서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원내 교섭단체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 “정치개혁·사법개혁 관련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을 다음 달 3일 이후 본회의에 상정·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대표는 “한국 정치의 운명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청년당과 녹색당, 소상공인당과 장애인복지당, 농민당이 페이퍼 정당이 아니라 정치적 실체를 갖고 대한민국 정치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미학 스캔들(진중권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2016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조영남 그림 대작 사건’에 대해 미학자 진중권이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현대미술에 대한 몰이해가 빚어낸 소극”이라며 “이미 수십년 전에 창작의 정상적인 방법으로 확립된 관행을 여전히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는다. 404쪽. 1만 8900원.한국 출판계 키워드 2010-2019(기획회의 편집부 엮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펴냄) 출판전문지 ‘기획회의’에서 발표한 2010년대 주요 키워드를 연도별로 갈무리했다. 2010년 아이패드가 출시되고, 2010년대 중반 이후 스마트폰의 성장 등 기술 변화와 궤를 같이한 출판의 변화를 출판인, 기자, 작가 등이 선별한 키워드로 살펴본다. 548쪽. 3만원.밀레니얼, 386 시대를 전복하라(백경훈 외 10명 지음, 글통 펴냄) 민주화 운동권 세대로 상징되었지만, 어느덧 50대 기성 세대가 된 ‘386’에 대한 밀레니얼 세대의 비판을 담았다. 20세부터 39세까지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필진 11명이 역사, 정치, 경제, 통일, 안보 등 각 분야에 대해 썼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해제를 맡았다. 350쪽. 1만 5000원.대리모 같은 소리(레나트 클라인 지음, 이민경 옮김, 봄알람 펴냄) 호주의 생물학자이자 페미니스트 활동가가 쓴 대리모에 관한 비판서. 여성의 장기 건강과 재생 문제에 관해 연구해 온 저자는 다수의 대리모는 가난한 국가 출신인 낮은 계층의 교육받지 못한 여성이며 안전성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지금 당장 대리모를 중단하라”고 주장한다. 248쪽. 1만 5000원.닥터 셰퍼드, 죽은 자들의 의사(리처드 셰퍼드 지음, 한진영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미국 9·11 테러, 영국 다이애나비 사망사건 등 굵직한 사건에 참여한 법의학자의 회고록. 30년 법의관 생활을 훑어보며 자연사와 수상한 죽음, 살인사건과 정당방위, 아동학대와 돌연사 등 다양한 사건과 사례를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을 증언한다. 464쪽. 1만 8500원.호기심의 탄생(마리오 리비오 지음, 이지민 옮김, 리얼부커스 펴냄) 레오나르도 다빈치부터 리처드 파인만까지 호기심을 가진 인류가 등장한 배경을 탐구한 저작. 심리학자, 신경학자 등 호기심이 많다고 생각되는 이들을 인터뷰해 자문을 구한 저자는 “중세시대에 인간을 특징짓는 지식의 독단적인 허세를 버리고 그것을 호기심으로 대체한 우리는 이제 새로운 삶의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한다. 312쪽. 1만 7000원.
  • ‘희망TV’ 추사랑 케냐학교, 하교 시간 손잡은 아이는?

    ‘희망TV’ 추사랑 케냐학교, 하교 시간 손잡은 아이는?

    추사랑이 아프리카로 전학 갔다. 사랑이와 야노시호 모녀의 이야기가 11월 22일, 23일 SBS 창사특집 2019 희망TV SBS를 통해 전격 공개된다. SBS ‘희망TV’ 최연소 셀럽 추사랑은 케냐 메토초등학교 일일 전학생이 됐다. 사랑이는 첫 아프리카, 첫 케냐, 처음 만난 야생동물까지 모든 게 처음인 탓에 엄마 손 꼭 잡고 학교에 도착했다. 쭈뼛거리며 교실로 들어섰지만 부끄러움은 딱 거기까지였다. 하교시간 사랑이가 꼭 잡은 손의 주인공은 엄마가 아니라 친구였다. 그것도 모자라 다음날 친구네 집에 초대까지 받았다. 사랑이의 아프리카 학교 경험이 방송된다. 한편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흥부자’ 야노시호를 눈물 짓게 한 아이는 올해 아홉 살, 넴파르넷이다. 피부가 갈라지고 딱딱하게 굳어가는 피부병을 앓고 있다. 심각한 가려움에 매일 눈물 짓는 넴파르넷을 위해 엄마가 할 수 있는 건 더러운 흙탕물로 씻는 게 전부다. 병을 고치려고 전 재산을 들였지만 나을 기미조차 없었다. 야노시호는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어 넴파르넷과 병원으로 향한다. 하루하루 고통 속에 살아가는 넴파르넷에게 기적을 선물할 수 있을지 지켜본다.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 속 푸른 초원을 떠올리며 케냐로 향한 배우 심혜진의 눈앞에 펼쳐진 건 마를 대로 말라버린 죽음의 땅이다. 그녀는 물 때문에 난민이 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한 가족을 만나고 심혜진의 한 마디에 엄마 조세핀은 눈물을 터트린다. 아픔을 나누며 서로를 보듬어준 조세핀과 심혜진의 가슴 아픈 이야기에 스튜디오는 눈물바다가 됐다. 물을 찾아 메마른 땅으로 모이는 사람들 속에 12살 프래드릭이 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밤새 걸어야만 물을 구할 수 있는 아이는 엄마와 네 명의 동생을 위해, 험난한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장남이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꿈을 키우며 살아가는 프래드릭이 갑자기 내민 양말 속에 들어있던 것은 무엇인지 심혜진은 말을 잇지 못한다. 11월 22일, 23일 양일간 15시간 20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될 창사특집 2019 희망TV SBS. 9살 사랑이의 좌충우돌 아프리카 학교 적응기와 전쟁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한 배우 심혜진의 이야기는 추운 겨울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사진 = SBS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넷플릭스 극장 개봉,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넷플릭스 극장 개봉,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부산영화제 달궜던 샬라메 주연의 ‘더킹’ 메가박스 개봉…관객 2만명 초라한 성적“멀티플렉스 첫발… 실패 단정 아직 일러” 상영 종료~온라인 공개 시기 놓고 충돌 CGV·롯데시네마 “배급사·극장만 피해” 넷플릭스 “3주 안팎의 홀드백 너무 길어”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 첫 개봉으로 관심이 쏠린 넷플릭스 영화 ‘더 킹: 헨리 5세’가 초라한 성적표를 거뒀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일까지 146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1만 8956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열린 부산국제영화제를 뜨겁게 달군 ‘더 킹’의 화제성을 따지면 기대 이하인 셈이다. ‘더 킹’은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청춘스타 티모테 샬라메가 주연한다는 소식에 부산영화제 온라인 예매 1분 21초 만에 전석 매진됐다. 샬라메가 영화제 갈라쇼 참석차 내한하며 주목을 받았고 여기에 멀티플렉스 3사 가운데 하나인 메가박스가 지난달 23일 극장 개봉을 결정하면서 영화계 이슈의 중심에 섰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배급사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에서 영화를 본 뒤 넷플릭스와 협의해 극장 개봉을 결정했다”면서 “멀티플렉스와 넷플릭스 간 이해관계보다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도록 한 데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멀티플렉스는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영화를 받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2017년 봉준호 감독 영화 ‘옥자’를 배급하면서 “오프라인 극장 개봉과 넷플릭스 온라인 개봉을 동시에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함으로써 ‘넷플릭스도 좋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려는 전략이었다. 멀티플렉스 반발 속에 ‘옥자’는 소규모 극장 일부에서만 상영했다. 또 다른 넷플릭스 영화 ‘로마’(알폰소 쿠아론 감독)도 대한극장과 씨네큐브 등에서만 만날 수 있었다.●아이리시맨·결혼 이야기 등도 개봉 협의 중 영화는 극장 상영 종료 후 대개 2~4주 정도의 공백을 두고 주문형 비디오(VOD)를 비롯한 2차 판권시장에 풀린다. ‘홀드백’이라 불리는 이런 기간을 두는 이유는 극장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다. 극장 개봉 영화가 온라인으로 바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관객은 신작 영화를 보려고 극장을 우선 찾는다.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개봉할 경우 이런 장점이 사라진다. 특히 월정액을 내는 넷플릭스 회원으로선 굳이 극장을 찾을 이유가 없다. ‘더 킹’은 극장 상영을 마치자마자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관객 수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제작사와 배급사, 극장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봉일을 협의하고 제작 보고회, 예고편을 통한 홍보 등을 거친다. 모든 과정에 수익을 올리기 위한 전략이 따른다. CGV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홀드백을 두지 않고 온라인으로 영화를 공개하면 제작사, 배급사와 극장이 피해를 본다”면서 “홀드백을 3개월이나 두는 프랑스에 비하면 우리는 기간이 짧은 편이다. 그런데도 넷플릭스가 ‘시장지배자인 멀티플렉스 때문에 넷플릭스의 좋은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없다’는 식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는 제작, 배급, 온라인 극장(플랫폼)을 가지고 있지만, 개별적으로 영화를 홍보하기에는 힘이 달린다. 넷플릭스 측이 “광고나 2차 판권시장의 수익 없이 회원들의 월 구독료가 유일한 매출”이라면서 플랫폼 다변화를 주장하는 근거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3주 안팎 홀드백은 너무 길어 영화계 환경, 영화 유형 등에 따라 개별 합의를 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개봉 파트너들과 논의를 거쳐 일정을 조율하고 영화를 극장에서 적극적으로 개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이런 갈등 속에서 ‘아이리시맨’(11월 20일)과 ‘결혼 이야기’(11월 27일), ‘두 교황’(12월 11일)이 현재 메가박스 개봉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홀드백을 얼마나 둘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다만 ‘더 킹’ 사례처럼 좋은 성적을 거두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영화 다양성 측면서 ‘홀드백’ 서로 양보를”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디즈니와 같은 거대 OTT 서비스가 몰려오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멀티플렉스 개봉에 성공했다. ‘더 킹’ 사례는 흥행 실적만으로 실패라 하기엔 이른 측면이 있다”면서 “결국 홀드백 문제는 극장과 넷플릭스의 합의가 필요하다. 서로의 이익보다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도록 양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포토] 패리스 힐튼, ‘도도한 눈빛’

    [포토] 패리스 힐튼, ‘도도한 눈빛’

    할리우드 셀럽 패리스 힐튼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 누이하우스에서 열린 ‘제13회 고 갈라(Go Gala)’ 행사에 참석했다. AP 연합뉴스
  • 텍사스 법원 “로드니 리드 사형 집행 중단” 킴 카다시안 “안도와 희망이”

    텍사스 법원 “로드니 리드 사형 집행 중단” 킴 카다시안 “안도와 희망이”

    1996년 19세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오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사형 집행이 예정됐던 로드니 리드(51)의 형 집행이 일단 중단됐다. 미국 텍사스주 형사항소법원은 16일 21년 동안 옥살이를 한 리드의 사형 집행을 유보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120일 동안 형 집행을 미루자는 텍사스주 사면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앞서 비욘세, 킴 카다시안 웨스트, 오프라 윈프리 등이 리드의 사형 집행을 일단 유예하자고 목소리를 냈다. 온라인 청원에 서명한 사람만 290만명이 넘었다. 새로운 증거들이 많이 발견돼 아예 그를 이번 기회에 종신형으로 낮추고 유무죄를 다시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사면위원회는 종신형으로 낮추자는 제안은 기각했다. 사형에 늘 찬동하던 공화당 의원들까지 그의 구명에 나서 그렉 애봇(공화당) 주지사에게까지 상당한 압력이 가해졌다. 특히 이날 카다시안은 리드가 법원의 결정을 전해 들은 순간을 함께 했다. 카다시안은 인스타그램 팔로어들에게 “그 순간 법정 안에 넘쳐나는 안도와 희망의 기운을 말로는 다 묘사할 수가 없다”고 했다. 애봇 지사의 임기 동안 50명 가까운 사형수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딱 한 명만 집행 중단으로 목숨을 건질 정도로 텍사스는 ‘텍사스식 정의’로 이름짜했다. 미국의 ‘ 사형 수도’란 별칭을 얻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집행이 줄어드는 경향에 역행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집행된 사형이 25건이었는데 절반이 텍사스였고 이 주에서는 올해 들어 여덟 명이나 형장의 이슬로 스러졌다. 애봇 지사는 가톨릭 사제 수업을 받으면서도 바티칸의 견해와 갈라서 집행 서류에 서명하곤 했다. 딱 한 번, 지난해 토머스 휘태커의 형 집행 직전에 중단시켰는데 텍사스주 사면위원회의 권고도 있었고 무엇보다 아버지가 자비를 구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휘대커는 총기로 어머니와 형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다. 리드는 오스틴에서 남동쪽으로 48㎞ 떨어진 바스트롭의 슈퍼마켓에 일하러 가던 스테이시 스티테스(19)를 강간하고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리드는 그녀가 전직 경관인 약혼남 지미 펜넬에 의해 살해됐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펜넬이 백인인 스티테스가 자신과 바람을 피운 것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최근에 리드의 변호인들은 다른 여성을 납치해 강간한 혐의로 복역하다 지난해 석방된 펜넬이 스티테스를 죽인 사실을 떠벌이고 리드에게 인종차별 욕을 늘어놓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는 교도소 동기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펜넬이 스티테스와 리드의 밀회를 알고 있었으며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했다는 사실을 증언하는 다른 증인들을 여럿 찾아냈다. 스티테스의 몸에서 나온 유전자(DNA)와 리드의 DNA가 일치한다는 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이 제기됐다. 반면 펜넬의 변호인과 검찰은 펜넬이 무죄이며 리드가 유죄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지소미아 연장 강요 말라” 미국규탄대회…文, 원칙론으로 日압박

    “지소미아 연장 강요 말라” 미국규탄대회…文, 원칙론으로 日압박

    지소미아 종료 일주일 앞두고“지소미아 종료는 국민 명령”“美, 한반도 평화에는 무관심…군사동맹으로 한국 결박 속셈”트럼프, 방위비 500% 인상 6조 요구美국방, 韓국방에 지소미아 중요성 압박文, 美국방에 ‘지소미아 종료’ 재확인명분 속 원인촉발 日의 결자해지 강조文 “한미일 지속적 노력” 여지 남겨한국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은 일본 정부의 대(對) 한국 경제보복 조치로 촉발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일주일을 앞두고 16일 일본과의 지소미아 연장을 압박하면서 한국 정부에 거액의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는 미국 정부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이 규탄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등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민중공동행동’과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은 이날 서울 종로구 남인사마당에서 규탄 대회를 열어 “미국은 지소미아 연장을 강요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미국은 한반도 평화에는 무관심하면서 변화하는 정세 속에 한국을 한미 군사동맹으로 결박하겠다는 속셈을 전방위적으로 노골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소미아 연장 강요, 방위비 분담금 인상 강요,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 개정 시도 등이 미국의 이런 입장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한미 간) 종속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달 18∼19일 서울에서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3차 회의가 열리는 점을 언급하며 “국민의 96%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인상 요구를 중단하라”라고 거듭 요구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내년 방위비 분담금을 올해 1조 389억원보다 약 500% 늘어난 50억 달러(약 5조 8000억 원)로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고 CNN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엄미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소미아 종료와 방위비 분담 저지는 국민의 요구이자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모임인 ‘아베규탄 시민행동’도 이날 오후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 규탄, 친일 적폐 청산 10차 촛불 문화제’를 열어 지소미아의 완전 종료를 촉구했다. 시민행동은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미국은 협정 연장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으며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강제동원 관련 대법원 판결 취지를 훼손하는 타협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시민행동은 “지소미아 종료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정부에 단호한 대응과 지소미아 종료를 촉구하는 의미를 살려 협정문을 형상화한 문서를 찢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참석 차 방한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지소미아와 관련해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한국에 수출규제를 한 일본에게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는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이날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회의 후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지소미아 같은 경우에는 특히 전시상황에서 생각을 했을 때 한미일 간에 효과적으로 또 적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중요하다”며 지소미아 유지를 간접적으로 촉구했었다. 사실상 문 대통령이 오는 23일 0시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에스퍼 장관은 한국을 방문해 지소미아 유지를 압박한 데 대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 없이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검토는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미국의 요청을 거부한 모양새가 됐다.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일본이 ‘결자해지’ 하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원칙론을 고수한 것은 ‘명분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버티지 못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면 고심을 거듭한 끝에 세운 원칙을 스스로 어기는 결과를 낳기 때문으로 받아들여진다.일본은 지난 7월 4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판결에 대해 불만을 품고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핵심소재 3종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1차 경제보복을 단행했다. 이어 8월 2일에는 수출 절차 간소화 등 수출 우대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대상국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2차 경제보복을 감행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의 자동갱신기한인 8월 24일 도래 직전인 8월 22일 청와대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고 일본과의 지소미아에 대해 연장 없이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지소미아는 한국과 일본이 2016년에 체결해 1년마다 연장하고 있으며 어느 쪽이 매년 8월 24일까지만 통보하면 협정을 파기할 수 있다. 당시 회의 결과를 발표했던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일본 정부가 수출관리 우대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양국 안전보장 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계속 하는 것을 우리나라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전날 에스퍼 장관의 만남에서 “한미일 간 안보 협력도 중요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해 극적인 봉합 가능성을 열어뒀다.또 갈라진 주말 도심 집회서초동선 ‘검찰 개혁’ 촉구광화문에선 보수단체 집회 한편, 주말 서울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모임이 주축이 된 진보집회와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보수집회가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각각 열렸다. 시민 모임인 ‘끝까지 검찰개혁’ 측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중앙지검 부근에서 시민 참여 문화제를 열고 조 전 장관 일가를 겨냥한 과잉 수사를 비판하며 검찰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끝까지 조국 수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설치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반면,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는 이날 정오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대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조규현, 케냐 기린 호텔 숙박권 당첨..이수근X은지원 패닉

    조규현, 케냐 기린 호텔 숙박권 당첨..이수근X은지원 패닉

    조규현이 케냐 기린 호텔을 뽑은 가운데, 이수근 은지원이 함께 떠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7’에서는 레트로 특집으로 멤버들이 게임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양팀은 추억의 뽑기 게임에 도전했다. 특히 이번 뽑기에서는 꽝이 없는, 당첨확률이 100%인 뽑기판이 등장했다. 제작진은 “아부다비행 퍼스트 클래스 항공권, 갈라파고스 제도 여행권, 케냐의 기린 호텔 숙박권이 있다”고 힌트를 전했다. 앞선 게임에서 승리한 규현팀은 총 5번의 기회가 있었다. 반면 피오팀은 단 1번의 기회 밖에 없었다. 규현팀은 연이어 불량식품을 뽑았다. 그리고 규현의 차례에서 규현은 예상치 못한 위기에 놓였다. 바로 ‘케냐 기린 호텔 숙박권’에 당첨된 것. 케냐 기린 호텔은 실제로 기린들과 함께 숙박한다고 알려져 있다. 규현은 숙박권을 뽑고 주변을 돌아봤지만 이수근과 은지원은 이미 그와 멀리 떨어진 상황이었다. 규현은 “빨리 여기로 와라”고 외쳤지만, 은지원은 “왜 하필 기린을 뽑냐”며 하소연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은지원과 이수근은 지난 시즌에서 비슷한 상황에서 뽑기를 통해 아이슬란드를 다녀온 바 있다. 이는 현재 tvN ‘신서유기 외전-아이슬란드 간 세끼’로 방송 중이다. 이에 이번에도 두 사람이 ‘케냐 기린 호텔 숙박권’에 당첨되면서 조규현과 어떤 케미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쿠바 빨갱이 영화까지 만드냐” ‘헤로니모’ 보면 생각이 달라질걸

    “쿠바 빨갱이 영화까지 만드냐” ‘헤로니모’ 보면 생각이 달라질걸

    지난 12일 두 편의 영화 시사회를 경험했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보고 난 뒤 21일 개봉하는 이 영화 ‘헤로니모’를 만났다. 공교롭게도 두 영화 모두 한계가 뚜렷했다. ‘헤로니모’는 우리에게도 낯선 쿠바의 한국인 2세 디아스포라 헤로니모 김 임(한국 이름 임은조)을 아들과 손자가 그리워하며 밟는 여정을 재미교포 변호사 출신 전후석 (미국 이름 조지프 전) 감독이 다큐멘터리로 담아낸 영화다. 뻔한 얘기라거나 신파라거나 하는 선입견이 93분의 러닝타임 앞에 떡하니 버티고 설 가능성이 높다. 기자와 함께 시사회에 간 한 선배는 “임은조 기사를 썼더니 ‘빨갱이 찬양 기사까지 쓰느냐’는 댓글이 달리더라”며 웃었다. 선뜻 지갑 열기도 쉽지 않은 영화다. 그런데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된 다음해인 2015년에 신나게 놀려고 쿠바에 갔다가 택시 운전사인 헤로니모의 손녀를 만난 인연으로 이 영웅적인 인물에 매료돼 변호사 일마저 접고 영화에만 매달린 전 감독의 내공이 대단하다. 지루하고 따분하거나 눈물 자아내게 하려는 데 급급하지 않고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며 객관적 시선을 지켜내는 자제력이 놀라웠다. 임은조의 아들과 손자가 바다를 바라보며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이 첫 장면이자 마지막 장면인 점도 절묘했다. 헤로니모를 아는 쿠바의 한인 100명 정도를 취재한 정성은 꼼꼼했고, 이를 필름으로 직조하는 재주가 탁월했다. 한 인물의 일대기를 좇으며 한인 교포의 정체성을 묻고 또 묻는다. 쿠바의 근현대사를 맨앞에서 호흡하며 살아간 헤로니모의 이야기는 우리 한국의 근현대사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아버지 임천택 씨는 두 살 때 어머니 품에 안겨 1905년 인천 제물포 항을 떠난다. 1033명을 태운 배는 멕시코에 도착해 22개 애니깽(선인장) 농장들로 한인들은 흩어진다. 임천택 씨는 다시 1921년에 큰 기회가 있다는 말에 쿠바로 떠난다. 임씨는 1938년부터 1945년까지 쿠바의 한인 이민자들이 끼니마다 쌀 한 숟가락씩 덜어내 모아 상해 임정으로 1489원 70점을 부치는 데 앞장선다고 백범일지에 기록된 인물이다. 헤로니모는 1926년 태어나 46년 남미 한인 최초로 대학생이 돼 아바나 법대에서 피델 카스트로와 동기로 공부한 인연으로 59년 쿠바 혁명에 동참, 카스트로, 체 게바라 등과 공산화 꿈을 이루고 훈장을 아홉 개나 챙긴다. 쿠바 한인 가운데 최고위 직에 오른다. 남북이 갈라선 뒤 일관되게 “미친 짓”이라고,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개탄하는 장면도 나온다.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때인 1995년 난생 처음 한국 땅을 밟은 임은조는 쿠바 한인 공동체를 재건하기로 마음먹고 낡고 허름한 트럭을 타고 한인의 피가 흐르는 이들을 찾아 쿠바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닌다. 2006년 기준으로 944명의 한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낸다. 그리고 한인회 설립 준비를 모두 마쳤는데 쿠바 정부가 이를 거부하는데 각별한 사이였던 북한을 의식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 이 영화의 가장 논쟁적인 대목이 등장한다. 미국에서 건너온 선교사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장면을 묘사하면서 헤로니모가 한국을 다녀온 뒤, 옛 소련 붕괴 등을 바라보면서 속았다고 털어놓으며 사상 전향을 선언했다는 것이 선교사들의 설명이다. 물론 부인은 펄쩍 뛴다. 도움이 필요하고, 손을 벌리려니 그런 게 아니었나 짐작할 수 있을 따름이다. 2006년 헤로니모는 한많은 눈을 감았으니 이를 밝혀낸들 무슨 대수이겠는가 하는 생각마저 드는데 한인들의 역사를 올곧게 세우겠다는 그의 결기만은 뚜렷하다.이역만리에서도 조국의 독립을 갈구했고 분단을 “미친 짓”이라고 분개하며, 조국이 있는 서쪽 하늘을 바라보게 한인 이민 기념비의 처마를 세우도록 지시하는 장면 등이 인상적이다. 우리가 보통 ‘올드랭 사인’으로 알고 있는 멜로디의 예전 ‘애국가‘를 목놓아 부르는 장면, 한인들과 그저 한글을 배우려는 쿠바인들이 ’아리랑‘이나 ’고향의 봄‘, 노사연의 ’만남‘을 함께 부르는 장면. 아들과 손자가 대서양과 그 너머 태평양을 건너야 닿는 먼바다를 바라보며 훌륭한 삶을 다짐하는 마지막 장면은 묵직한 감동을 안긴다. ‘헤로니모’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살고 살아갈 우리 관객들에게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사는 800만명의 한인 디아스포라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망치로 내려 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탁현민 “김정은 부산방문, 실무준비 해놨다…오면 좋겠다”

    탁현민 “김정은 부산방문, 실무준비 해놨다…오면 좋겠다”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산 방문 가능성과 관련해 “개인적인 바람을 묻는다면 오셨으면 좋겠다”라며 “실무적으로 준비를 해놨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오시는 게 좋다”고 말했다. 탁 자문위원은 ‘김 위원장이 결심하면 언제든지 올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당연하다. 준비를 완벽하게 한 상태에서 기다리는 것이지, 오신다고 결정 난 이후에 준비하기는 어렵지 않나”라고 했다. 이어 “만약에 안 오신다면 아쉬움이 많기는 하지만 마지막까지 오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직 김 위원장의 방문에 실낱같은 희망이 있는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실낱같은 희망’이라는 얘길 한다면 우리가 너무 매달리는 것처럼 곡해하는 분들도 있을까 봐…”라며 “제가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기 이전에 근본적으로 오셨으면 좋겠다. 이게 가장 제가 드릴 수 있는 최선의 답변인 것 같다”고 전했다. 탁 자문위원은 또 “(김 위원장의 방문은) 통일 문제나 국제정세에도 도움이 되고, 경제적 효과만 따져도 오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다. 그는 “정상회의를 하면 어마어마한 홍보 효과가 난다. 그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크다”고 밝힌 데 이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심지어 결과가 좋지 않았음에도 (경제적 효과가 났다)”고 설명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준비상황과 관련해서는 “갈라 디너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배우 정우성이 진행을 맡고 가수 현아가 출연한다. 5G 기술을 활용한 문화공연을 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베를린 하수도는 독일 통일에 어떻게 기여했나

    베를린 하수도는 독일 통일에 어떻게 기여했나

    독일 동서분단의 상징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올해로 30년이 됐다. 하지만 또 다른 냉전체제 산물인 한반도 남북분단은 여전히 공고하다. ‘독일 통일에서 배우자’는 말도 낡은 구호가 돼 버린 것 같은 이때, ‘베를린, 베를린’은 독일 통일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던져 준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연합국의 승리로 끝난 후 독일은 소련, 미국, 영국, 프랑스 등 4대 연합국에 분할 점령됐다. 소련 점령지 한가운데에 있는 수도 베를린도 마찬가지로 쪼개졌다. 이후 미·영·프 3국 점령지는 독일연방공화국(서독)으로 통합됐고 독일민주공화국(동독)과 대립했다. 베를린 역시 동서로 갈라졌고 1961년엔 도시 한복판에 거대한 콘크리트 담장이 생겼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다. 독일이 분단에서 통일에 이르는 과정을 다룬 기존 국내 도서는 대부분 당대 정치지도자의 관점에서 서술했다. 반면 이 책은 베를린 주민들의 생활상과 동서독 교류의 구체적 양상에 주목한다. 동독 영토 안 외로운 섬으로 남은 서베를린의 독특한 상황은 분단 상황에서도 동서독 교류의 맥을 잇게 한 근간이었다. 예를 들어 베를린 전역의 지하를 연결한 하수도는 분단으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총연장 9725㎞에 이르는 거대 하수관은 19세기 말~20세기 초에 건설됐다. 지금도 쓰이는 전체 하수관 중 3분의1이 100년이 넘었을 만큼 튼튼하게 설계된 시설은 재통일까지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채 사용됐다. 당국자들은 하수처리비용 협상을 위해 교류해야 했고, 시설보수를 위해 기술자들도 협력했다. 1940년대에 이미 연간 이용객 3억명을 넘을 정도로 촘촘하게 발달한 대중교통체계도 단번에 끊이지 않았다. 역과 터널이 폐쇄되기도 하고 새로운 교통 시스템이 독자적으로 운영되기도 했지만 기존 교통망을 통한 이동과 교류가 이어졌다. 저자는 서문에서 “한반도에도 베를린과 같은 공간이 있었더라면 하는 가정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안다”고 인정하면서도 “베를린 주민들이 경험한 것과 같은 의미의 일들이 한반도에서 생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고 밝힌다. 서베를린 시장이었던 빌리 브란트의 ‘작은 걸음 정책’처럼 교류와 대화를 향한 작은 시도들이 통일을 완성하는 발판이 된 독일의 사례는 우리가 귀담아들어야 할 경험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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