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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구 준공 관리 TF 전격 가동... 청담삼익 공사 중지 막았다

    강남구 준공 관리 TF 전격 가동... 청담삼익 공사 중지 막았다

    서울 강남구가 재건축 아파트의 적기 준공을 관리하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를 중재해 공사 중지 및 입주 지연 위기를 막아냈다. 22일 강남구에 따르면 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는 지난 15일 전격 합의했다. 그동안 준공을 앞둔 아파트는 내부 공사와 기반시설의 미비로 준공이 지연되는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이에 대응해 강남구는 준공 기한을 1년여 앞둔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TF를 가동하는 적극 행정을 추진하고 있다. TF는 공정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지를 관리하고, 내부 공정에 비해 지연되고 있는 외부 공정을 파악해 원인을 진단하고 조합과 시공사가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조합, 시공사, 구청 관계자, 외부 전문가 등으로 이뤄지며 현재는 준공을 앞둔 홍실아파트 재건축 사업장(내년 1월 예정)과 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 사업장(내년 10월 예정)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강남구는 이번 청담삼익아파트 공사 중단을 막기 위해 TF를 가동해 조합과 시공사를 중재했다. 일반분양 지연, 공사기간 연기, 마감재 상향, 금융비용 등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올해 초부터 격화했다. 이에 강남구는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4차례 중재 회의를 열고 공사 중지 위기를 막아왔다. 지난 5월 말 시공사에서 9월 1일부터 공사를 중지하겠다고 통보하자, 강남구는 중재 회의를 더욱 확대했다. 양측 해당 분야 전문가만이 참여하는 전문가 사전회의, 조합 이사진을 포함한 협의체 회의, 서울시 파견 도시계획, 변호사·도시행정 전문가 코디네이터 참여 회의, 양측 변호사 간 협의 중재 등 단계적으로 회의를 주재했다. 공사 중지 예고 후 6월부터 이달까지 18차례의 릴레이 회의 끝에 지난 15일 조합과 시공사의 최종 합의를 이끌어냈다. 청담삼익은 8월 말 총회 의결을 거쳐 일반분양 절차에 착수한다. 조합과 시공사 간 합의가 지연돼 공사가 중지될 경우 시공사와 조합 모두 피해를 본다. 더구나 공사중단은 또 다른 공사비 증가의 요인이 되어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이 늘어난다. 일례로 2022년 6개월 동안 공사가 중단됐던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사업장의 경우 추가 공사비로 조합원들은 가구당 약 1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했다. 이번 청담삼익의 경우는 강남구의 적극적 중재와 양측의 합의로 추가 분담금 증가 및 기약 없는 입주 지연을 막을 수 있었다. 준공 관리 TF는 앞서 청담삼익아파트의 전체 공사의 타임 스케줄을 검토해 용역발주 시기가 지연된 외부 기반시설(조경·토목·도로)을 용역발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보도공사를 둘러싸고 조경업체와 교통업체 간 갈등을 조정해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도왔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준공 지연으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막기 위한 TF를 적시에 가동해 조합과 시공사의 의견을 청취하며 적극적으로 중재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갈등 관리를 통해 재건축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광주시교육청, 방학중 초등돌봄 중식지원 차질빚나

    광주시교육청, 방학중 초등돌봄 중식지원 차질빚나

    광주광역시교육청이 방학 때 ‘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지만 돌봄전담사와 갈등으로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22일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올 여름방학부터 광주시내 152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오는 24일부터 맞벌이와 취약계층 가정을 고려해 아이들에게 방학중 점심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광주시교육청 백기상 교육국장은 “올해 처음 시작하는 방학중 초등돌봄교실 중식지원인 만큼 학교 현장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납품업체 12곳과 계약을 체결할 경우 현장 위생 점검은 교육청이 담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름철 위탁 도시락으로 일어나는 식중독 사고에 대비해 생산물 배상책임보험 가입 여부와 업종자격을 엄격하게 확인해 아이들이 안전하게 점심을 먹을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광주 지역 초등학교 돌봄전담사들이 교육청의 이같은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비전문가인 돌봄전담사에게 방학 중 급식업무를 맡기며 무상 중식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방학중 급식을 오는 24일부터 시작할 계획이지만 132개 초등학교와는 조율이 되었지만 20개 초등학교와는 교육청 측과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방학중 급식을 전반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돌봄전담사들이 방학 중에도 하루종일 돌봄교실 아이들을 돌보면서 생활지도, 급·간식지도, 안전지도 등 하는 일이 많은데 무상 위탁 중식 관련 행정업무와 강사 채용 업무까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기존 돌봄교실은 식중독 발생 우려로 방학 중 ‘개인 도시락‘ 공급이 원칙이었지만 이제 학교 내 안전한 급식이 아닌 위탁업체를 선정해 ‘일회용 도시락’을 제공하는 위험한 모험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비정규직 돌봄전담사가 급식업무를 맡으면 학생 식중독 등 비상 상황이 생길 경우 책임을 지우기 어려울 뿐더러 방학 중 교내 상주 인력이 없어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돌봄 인력에 대한 업무 분장 문제는 이미 체결된 협상안을 비롯, 분명한 원칙과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면서 “돌봄전담사들과 소통하며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해 방학중 무상급식을 차질이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 평소 갈등 빚던 이웃에게 흉기 휘두른 60대 구속영장

    평소 갈등 빚던 이웃에게 흉기 휘두른 60대 구속영장

    평소 갈등을 빚던 이웃에게 흉기를 휘두른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서부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60대 남성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1일 오전 10시45분쯤 서구의 한 주택가 골목길에서 이웃 주민 B씨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흉기에 찔린 뒤 인근 건물로 피신해 신고했고, A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B씨는 소방 당국에 의해 병원에 옮겨졌으며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술에 취한 채 평소에 마찰을 빚던 B씨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이 쓰레기 배출 문제 등 사소한 문제로 갈등을 이어오다 A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경상원, ‘남서권역 소상공인 스쿨’ 힘찬 첫걸음

    경상원, ‘남서권역 소상공인 스쿨’ 힘찬 첫걸음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하 경상원)은 남서권역(시흥·안산·안양·광명·과천) 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관련 분야 역량 강화 및 민-관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소상공인 스쿨’을 22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 스쿨’은 일선 현장에 있는 상인회의 조직 역량 강화를 위해 상인회 리더들을 대상으로 ▲상권 브랜드화 공동마케팅 전략 ▲조직 및 갈등 관리를 위한 의사소통 능력 ▲상권 활성화 우수사례 연구 ▲道 소상공인 정책 지원사업 방향 공유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22일 진행된 ‘안산시 소상공인 스쿨’에는 안산시 33개 상인회 대표 및 소상공인이 참석했다. 교육은 보다 많은 소상공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각 시·군별 주요 상권 현장에서 진행됐으며, 교육과 함께 지역 상권 발전을 주제로 지역상생 기반 마련을 위한 네트워크 활성화 교류도 활발히 이뤄졌다. 경상원 김경호 원장 직무대행은 “소상공인 스쿨은 단순 교육을 넘어, 민-관이 더 긴밀하게 협력하기 위한 상생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안산시를 시작으로 도내 전역으로 소상공인 스쿨을 확대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신을 위한 희생”…사이비 종말론 확산, ‘비밀 의식’ 후 자살하는 청소년 증가

    “신을 위한 희생”…사이비 종말론 확산, ‘비밀 의식’ 후 자살하는 청소년 증가

    이라크 등 중동에서 비과학적인 종말론이 확산하면서 비밀스러운 종교 의식을 치른 뒤 자살하는 젊은 층이 급증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라크 국가안보국의 최근 성명에 따르면, 와시트주(州)의 한 종말론적 종파를 신봉하다 자살을 선택한 청소년이 지난 6월 1~14일 동안 5명에 달했다. 문제의 종파와 관련된 인물 31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해당 종파는 이슬람 시아파 8대 이맘(이슬람 지도자)인 알리 레자를 신으로 숭배하며, 비밀 장소에 은밀하게 모여 일종의 추첨 의식을 치른다. 의식에서 뽑힌 신자는 신을 위한 희생양으로 목을 매 자살해야 한다. 시아파 성직자들로부터 이단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문제의 종파는 지난해 디카르주에서도 여러 청년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라크 당국에 따르면 문제의 종파는 이미 이라크뿐만 아니라 레바논 등지로 퍼져나갔다. 레바논에서는 지난해 7월 한 청년이 비슷한 의식을 치른 뒤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내 역시 비슷한 의식을 치르다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당시 이 부부는 기술 등 과학에 적대감이 심했으며, 침대에서 잠을 자지 않는 등 특이한 행동을 고집했다. 이들이 믿은 문제의 종교에서는 신자들이 감사의 표시로 자신의 목숨을 바치면 영적인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라크는 정치적·종교적 불안이 이어지고 국가가 분열되는 등 다양한 갈등을 겪으면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수십 개의 각기 다른 종말론적 종파가 번영하기 시작했다. 사이비로 분류되는 해당 종파들은 스스로를 선지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으며, 이미 깊게 뿌리내린 이슬람 시아파, 밀교적 신앙 등 다양한 종교와 섞여 비이성적인 종말론적 교리를 퍼뜨려왔다. 예컨대 이라크에서 탄생한 또 다른 종말론적 종파인 ‘평화의 빛과 아마디 종교’는 고대 이집트 신과 우주의 외계인 등을 혼합한 신앙으로, 영국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소수 종교로 분되는 이 종교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 지도자들의 정치적 몰락을 예언하고 전 세계적으로 이 운동의 활동가들에 대한 박해를 비난하면서 꾸준히 성장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분석가 사라 자이미는 “(청년들이 비밀스런 의식 후 자살하는 모습은)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닌 걱정스러운 현실”이라면서 “이 현상은 지난 20년 동안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역에서 일어난 ‘메시아의 부활’의 일부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칭 종말 예언자의 사례가 SNS에 매일 등장한다”면서 “자연과 초자연의 경계가 모호한 지역에서 전례 없는 종말에 대한 열광과 관련 집단을 관찰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종말론적 믿음은 많고 다양하지만, 근본 원인은 비슷하다. 심각한 사회적·경제적 불안의 증상인 것”이라면서 “기존의 폭압적인 정치 및 신학적 구조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저항하는 형태”라고 분석했다.
  • 황정음 ‘7세 연하’ 농구선수와 열애…누군가 보니

    황정음 ‘7세 연하’ 농구선수와 열애…누군가 보니

    배우 황정음(39)와 농구선수 김종규(32·원주 DB 푸르미)와 열애를 인정했다. 소속사 와이원엔터테인먼트는 22일 “최근 호감을 갖게 됐다”라며 “아직 조심스럽게 알아가는 단계”라고 밝혔다. 황정음의 측근에 따르면 두 사람은 황정음이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알게 돼 서로를 위로하며 가까워졌고, 최근 조심스럽게 서로를 알아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황정음은 최근 골프 선수 출신 이영돈씨와 파경을 맞았다. 황정음과 이씨는 2016년 결혼해 2017년 첫 아들을 얻었으나 2020년 이혼 소송을 진행했다. 그러다 두 사람은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하고 재결합해 2022년 둘째 아들을 얻으나 최근 파경을 맞으며 끝내 갈라서게 됐다. 농구선수 김종규는 지난 2013년 창원LG를 통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9년 DB로 이적해 지난 시즌에는 평균 11.9득점, 6.1리바운드, 1.2블록슛을 기록하며 팀의 정규리그 1위 등극을 이끌었다. 2011년부터 14년간 국가대표로 뛰며 활약했다.
  • 연세의대 교수들 “제자로 인정 못 해”…하반기 전공의 모집 반발

    연세의대 교수들 “제자로 인정 못 해”…하반기 전공의 모집 반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은 오늘부터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대해 “현 상황에서는 이들을 제자와 동료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22일 선언했다. 교수들은 “이 자리는 우리 세브란스 (사직) 전공의를 위한 자리”라며 “그들의 자리를 비워두고 돌아오도록 지원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 세브란스·강남세브란스·용인세브란스 병원 일부 교수들은 이날 관련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날은 올해 9월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이 시작된 날이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정부는 결과를 고려하지도 않고 병원에게 ‘전공의 사직을 처리하고 하반기 정원을 신청하지 않으면 내년도 정원을 없애 돌아올 자리를 빼앗겠다’고 위협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병원이 세브란스와 상관없는 이들을 채용한다면 그것은 정부가 병원 근로자를 고용한 것일 뿐, 현 상황에서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학풍을 함께할 제자와 동료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했다. 교수들은 “병원은 내년에 전공의들이 돌아올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하반기 정원을 신청했지만, 이 자리는 세브란스 (사직) 전공의를 위한 자리”라며 “전공의들의 자리를 비워두고 그들이 당당하고 안전하게 돌아오도록 지원·지지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전공의 사직 시점을 6월 이후로 하도록 한 것은 사직과 관련한 법적 책임을 병원에 전가하도록 하고, 전공의의 의지를 병원이 무시하도록 강요한 것”이라며 “정부가 병원을 통해 교수와 전공의의 의를 끊게 하고 병원·교수·전공의 간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더 이상 꼼수와 헛된 수작을 부리지 말고 우리나라 의료를 위해 모든 것을 되돌리는 책임 있는 선택을 하고 전공의·학생들을 복귀시켜라”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말하는 ‘책임 있는 선택’이란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 등 전공의들이 요구하는 ‘7대 조건’을 수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공의를 채용한 151개 병원 중 110개 병원은 정부 요청에 따라 미복귀 전공의 사직 처리 결과를 제출했다. 이들 수련병원은 총 7707명의 전공의를 하반기 새로 모집한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진행하겠다는 병원과 달리 의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반대 목소리가 크다. 일부 의대 교수들은 채용 면접에 참여하지 않거나, 교육을 거부하는 방식 등으로 하반기 전공의 채용을 보이콧하겠다는 분위기다.
  • 고기교 확장·재가설 최종 결정···김동연 지사 중재, 성남-용인시 ‘합의’

    고기교 확장·재가설 최종 결정···김동연 지사 중재, 성남-용인시 ‘합의’

    고기교 상습 정체 교통개선안, 용인-성남시 최종 합의 김동연 지사, 취임 후 세 차례 현장 방문 ‘갈등 해결’ 앞장고기교의 확장·재가설을 놓고 팽팽하게 맞섰던 용인시와 성남시간의 갈등이 경기도 중재로 풀리면서 실제 사업 추진만을 앞두게 됐다.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와 용인시, 성남시는 최근 고기교 주변 도로 교통영향분석 개선 대책(안)에 대한 최종보고를 받고 협의안에 합의했다. 고기교는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과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을 잇는 길이 25m·폭 8m 다리로 용인시가 1986년 최초 건설했다. 교량 북단은 성남시가, 남단은 용인시가 각각 소유하고 있어 고기교를 재가설하거나 확장하려면 양 시의 합의가 필요하다. 용인시는 고기교 인근 상습적인 차량 정체, 하천 범람으로 인한 고충 민원 등으로 고기교 확장을 추진했던 반면 성남시는 유입될 교통량 분산 대책을 요구하는 등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오랜 기간 갈등을 빚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취임 이후인 2022년 7월과 8월 연이어 고기교 현장을 방문하는 등 갈등 해결에 적극 나섰다. 같은 해 9월 용인시와 성남시는 경기도 중재 속에 상생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고기교 주변 도로 교통영향분석 용역을 먼저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용인시와 성남시가 합의한 이번 고기교 주변 도로 교통영향분석 개선 대책(안)은 고기교 주변 도로 교통개선 대책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시별 구체적 역할과 계획을 담았다. 개선 대책(안)은 고기교 주변 도로 개선을 단기 1구간, 단기 2구간 및 중장기 안으로 구분해 담았다. 용인시는 단기 1구간 고기교와 중로 1-140호선, 단기 2구간의 고기교 우회도로인 중로 3-177호선의 신설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고기교는 준공 후 40여 년 만에 확장·재가설 절차를 밟게 됐다. 성남시는 단기 1구간의 북측 교차로를 개선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이번 교통개선(안) 합의로 내년부터는 관련 예산 확보 등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김동연 지사는 지난 21일 자신의 누리소통망(SNS)에 “성남과 용인시가 최종 합의하면서 고기교가 왕복 4차선 다리로 확장·재가설 설치를 밟게 됐다는 점 보고드립니다”라면서 “합의를 위해 애써주신 용인과 성남시 관계자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2026년 사업 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 대면조사도 제3의 장소도 몰랐다… 이원석, 패싱 재점화에 “깊이 고심”

    대면조사도 제3의 장소도 몰랐다… 이원석, 패싱 재점화에 “깊이 고심”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대면 조사한다는 사실을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사후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했던 이 총장을 ‘패싱’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장은 이 상황에 대해 깊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조만간 입장 발표 등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오후 1시 30분부터 이날 새벽 1시 20분쯤까지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한 사실을 이 총장과 대검찰청에 사전에 보고하지 않았다. 중앙지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경우 이 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10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 지휘에서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이 수사지휘권의 효력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경우 총장의 지휘권이 없다”면서도 “명품백 관련 소환 조사에 대해선 총장이나 대검 간부 누구도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김 여사 대면조사가 시작된 지 10시간 가까이 지난 오후 11시 10~20분쯤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장은 그간 중앙지검에 ‘원칙에 따라 김 여사를 소환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보고 없이 제3의 장소에서 몰래 소환하는 것은 안 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관계자는 “총장이 이 상황에 대해 깊이 고심하고 있다”고 전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암시했다. 일각에선 향후 김 여사 사건 처리 방향을 두고 대검과 중앙지검 수사팀 사이에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 [데스크 시각] 모아타운, 성공한 정책 되려면

    [데스크 시각] 모아타운, 성공한 정책 되려면

    서울시가 만든 주택과 도시 정비 관련 정책 중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단연 2000년대 초반 나온 ‘뉴타운’이다. 잘게 쪼개진 재개발 사업을 하나의 지구로 묶어 서울에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도시와 동네를 바꾸는 역할을 해서다. 그 결과 현재 뉴타운 사업이 완료된 공덕·아현 일대와 왕십리 일대는 집이 아니라 동네가 바뀌면서 강북의 대표적인 중산층 거주지가 됐다. 한마디로 뉴타운 사업 자체만 놓고 보자면 ‘좋은 정책’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뉴타운’ 하면 ‘부동산 투기 열풍’이나 ‘실패한 정책’으로 기억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뉴타운으로 지정됐지만, 현재까지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정비 사업지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이런 부정적인 평가가 완전히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정책적으로 ‘훌륭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뉴타운이 왜 이런 불명예를 뒤집어쓰게 된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잘못된 운용’ 때문이다. 당시 주택 가격 상승기를 타고 ‘뉴타운 지정’ 현수막만 걸려도 집값이 껑충껑충 뛰자 너도나도 뉴타운 지구 지정을 원했다. 그 결과 서울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는 기간에만 세 차례에 걸쳐 26개 지구, 226개 구역을 뉴타운으로 지정했다. 이렇게 많은 곳을 지정하다 보니 사업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빈약한 토대에서 추진되다 보니 이후 뉴타운 사업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2기 신도시 공급, 보금자리 택지지구 개발이라는 악재를 맞으면서 장기 표류했다. 그리고 사업이 표류하는 기간 사용된 뉴타운 조합의 운영비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경제적 부담으로 돌아갔다. 사람들이 ‘뉴타운’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진 이유다. 오세훈 서울시장 들어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모아주택과 모아타운은 추진이 어려웠던 소규모 저층 주거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운영 상황을 지켜보면 뉴타운처럼 정책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벌써 모아주택과 모아타운 사업지 안에서 ‘지분 쪼개기’와 ‘기획 부동산’이 활개를 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지구 지정이 된 이후 주민들 간의 갈등이 커지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모아타운이 부동산 투기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서울시는 모아타운 신청 관련 규정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미 지정된 사업지 97곳에 대한 대책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선 지정된 97개 모아타운 사업지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모아타운 초기 서울시가 노후도와 주민 동의율을 주요 평가지표로 하고 신청받으면서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향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곳도 지구 지정을 해줬기 때문이다. 2022년 3월 시작된 모아타운 사업은 불과 2년 3개월 만에 목표인 100곳 중 97곳을 채웠다. 속도전을 펼쳤다는 뜻이다. 급하게 사업을 진행해서일까. 벌써 기존에 지정된 사업지에서도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 마포구 합정역 인근의 A모아타운은 역사문화환경 보존 지역이 포함돼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도로와 인접한 토지를 소유한 주민들은 자신들이 소유한 땅을 모아타운 사업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한마디로 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의 한 주민은 “사업이 잘돼서 주민들이 쾌적한 주거 환경에서 살 수 있다면 걱정이 없겠지만, 사업이 장기 표류하게 되면 원하지도 않는 사업에 비용만 낼까 봐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좋은 정책이 시민들에게 실제 도움을 주기 위해선 좋은 운영이 함께 있어야 한다. 급하게 지정한 모아타운 사업지 97곳에 대한 중간 점검이 필요한 이유다. 김동현 전국부 차장
  • [사설] ‘분당 전초전’ 같은 與 전대, ‘1인 정당’ 같은 野 전대

    [사설] ‘분당 전초전’ 같은 與 전대, ‘1인 정당’ 같은 野 전대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대표 경선이 막을 올렸지만 예상대로 ‘이재명 일극체제’를 완성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 이재명 사당화를 비판하며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표심을 겨냥한 김두관 후보의 득표율이 한 자릿수에 그치는 등 이변의 가능성은 털끝만큼도 없어 보인다. 거대 야당이 1인 독주 체제의 완성을 향해 똘똘 뭉치는 것도 기가 막히거니와 여당의 전당대회도 목불인견인 사정은 마찬가지다. ‘분당대회’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후보 간 비방과 폭로전으로 끝까지 얼룩졌다. 이런 폭로 난장을 거치고도 전대 이후 당이 쪼개지지 않고 온전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민주당은 어제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대구·경북(TK) 및 강원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강원 90.02%, 대구 94.73%, 경북 93.97%를 각각 득표했다. 이 후보는 전날 제주·인천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90.75%를 기록한 데 이어 누적 득표율이 91.70%다. 김두관 후보는 누적 득표율이 7.19%에 그쳤다. 최고위원 경선은 일찌감치 당대표 충성 경쟁의 장으로 변질됐다.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당대표 일극체제는 곧 정당민주주의를 질식시키는 무도함과 다를 게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은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한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중 1명에게 기권표를 던졌다가 강성 지지층의 비난을 받아 결국 원내부대표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김 후보의 자성처럼 당내 언로가 막히고 대화와 토론이 실종된 지금의 민주당을 과연 민주 정당이라 할 수 있겠나. 이런 민주당을 보자면 절로 숨이 막히는데 집권당을 봐도 숨이 또 막힌다. 여당은 역대 최악이 돼 버린 전대를 거쳐 당대표가 누가 되든지 간에 분당을 걱정해야 할 심각한 처지다. 김건희 여사의 문자 무시 논란에서 시작된 후보들의 상호 비방전은 한동훈 후보의 여론조성팀·댓글팀 운영 의혹으로까지 불이 붙었다. 야권이 수사로 댓글팀 실체를 규명하자고 벼르고 있으니 ‘자해 전대’라는 말이 조금도 과장이 아니다. 자해 비방전은 이걸로도 끝나지 않았다. 2019년 국회의 물리적 충돌로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후보 등 의원들이 대거 기소된 패스트트랙 사건의 ‘공소 취소 청탁’ 논란까지 빚어졌다. 어느 쪽에도 도움되지 않는 계파 갈등에다 피아조차 못 가리는 물고 뜯기에 여당 지지자들조차 연일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거대 야당이 상식 밖의 비정상 행보를 이어 갈수록 굳건히 중심을 잡고 견제해야 하는 것이 집권당의 소명이다. 지금 여당 행태를 보자면 총선 대패로 얻은 108석도 분에 넘친다는 생각마저 든다. 절망한 국민 앞에 지금부터라도 대오각성해야 한다.
  • [서울on] 막장 드라마는 이제 그만

    [서울on] 막장 드라마는 이제 그만

    철학을 갖고 기업을 이끌던 경영자를 하루아침에 자리에서 끌어내린다는 건 엄청난 리스크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런 일은 실제로 벌어진다. 창업주 일가가 모녀, 형제로 나뉘어 갈등을 빚다 봉합에 나선 ‘한미약품’과 4남매가 7년간 분쟁을 이어 오다 동생에서 언니로 수장이 바뀐 ‘아워홈’ 등이 그렇다. 둘 다 업계에서 존재감이 큰 기업들이다. 한미약품은 적자를 내면서도 연구개발(R&D)에 몰두해 온 ‘개량 신약의 명가’로 거듭났다. 아워홈은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R&D와 해외 사업에 나섰다. 후계 구도가 명확하지 않은 것이 분쟁의 화근이 됐다. 목숨 걸고 ‘막장 드라마’를 방불케 할 일을 벌이며 이어 간 분쟁의 여파로 두 기업 모두 불확실한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 한미약품의 경우 고 임성기 창업주의 고향 후배인 신동국(74) 한양정밀 회장이 지주사(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수하기로 하면서 경영권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여전히 경영진 구성은 모호한 상황이다.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52) 이사가 신 회장과 공동 입장이라며 형제의 경영 참여를 언급했지만 신 회장은 세부적으로 상의한 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아워홈의 경우 지난해 최대 실적을 만든 창업주의 셋째 딸 구지은(57) 부회장이 이사회에서 축출당하고 장녀 구미현(64) 신임 회장이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는 취임하면서 경영권 매각을 말한 지 불과 이틀 만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경영권 매각이 대주주 일가의 우선 매수권과 이사회 승인 등에 발목 잡힐 수 있어 지분 현금화가 더 쉬운 IPO로 선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미약품은 신약 개발을 이끌어 온 인재들이 이미 대거 회사를 떠났고, 아워홈은 구 부회장 시절 추진한 푸드테크 관련 사업이 재검토에 들어가며 멈춰 서고 말았다. 경영권은 단순한 권리가 아니다. 이사회나 주주총회는 나아갈 방향을 결정짓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사업을 끌어나갈지,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를 어떻게 설득하고 동력을 만들지는 전적으로 경영권을 가진 리더의 몫이다. 분쟁으로 경영권이 흔들리는 동안 회사 구성원들은 어떻게 되는가? 아무리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라지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기업에 고용된 노동자들이 프로의식을 갖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경영권 분쟁은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기 쉽다. 롯데가 그렇다. 재계에선 롯데그룹이 경영권 분쟁으로 보낸 ‘잃어버린 5년’이 그룹의 위상을 떨어뜨린 원인이 됐다는 말이 나온다. 롯데는 이커머스 사업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는데, 신사업은 여전히 성과가 미진한 상황이다. 물론 어떤 경영자든 기로에 선 순간 최적의 의사결정을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업과 경영환경은 늘 기업의 편이 아니다. 기민하게 불확실성을 줄여 가기도 바쁘다. 기업 성과에 생계가 달린 많은 구성원을 생각한다면 경영권을 쥔 이에겐 더이상 막장 드라마에 빠질 시간이 없다. 박은서 산업부 기자
  • 공급절벽 우려 올라탄 집값… “서울 역세권 정비부터 속도 내야”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공급절벽 우려 올라탄 집값… “서울 역세권 정비부터 속도 내야”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불붙은 집값 상승세 서울 아파트값 17주 연속 상승상승폭도 5년 10개월 만에 경신강남·마용성 넘어 수도권도 ‘들썩’상승폭 커지는 이유는올 1~5월 인허가 물량 24% 줄어공급 부족 심화가 불안 심리 자극저금리로 금리 기조 전환도 겹쳐 속도 못 내는 ‘270만호 공급’ 수도권 공급량, 목표의 41% 그쳐공사비 급등·분담금 갈등 이어져사업 차질에 사전청약 폐지까지공급 물량보다 속도가 관건정부 ‘2029년 주택공급 청사진’ 발표중장기적 공급 계획에 실효성 의문“확실한 신호로 불안 심리 잠재워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꿈틀거리자 정부가 지난 18일 부동산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대책을 발표했다. 2029년까지 3기 신도시 등에 23만 가구를 시세보다 싸게 분양, 시장을 교란하는 투기단속 강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이 주요 내용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주까지 17주 연속 오르고 전셋값은 1년 넘게 상승세인 상황에서 대책 발표가 좀 늦은 감이 있다. 게다가 이번 대책이 기존 공급계획 물량을 확인한 데 불과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미 불붙은 집값 상승세를 잡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음달 중 추가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보다 확실하고 실질적인 공급 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값이 0.28% 오르며 1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다. 상승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 주간 상승폭은 2018년 9월 셋째주(0.26%)의 상승폭을 5년 10개월 만에 경신한 수치다. 수도권도 경기 과천과 성남 분당, 수원 등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61주째 상승세다. 집값 상승은 서울 강남권과 강북 마포·용산·성동구 등을 넘어 강북 외곽, 수도권 주요 도시까지 번질 조짐이다. 2020~2021년 아파트 급등기와 흐름이 비슷해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2~3년 뒤 공급절벽 현실화 우려 집값이 4개월째 뛰고 상승폭을 키우고 있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당초 정부 계획과 달리 공급 부족이 심화된 데다 지난 3년여의 부동산 침체기에 쌓인 매수 대기층, 고금리에서 저금리로의 금리 기조 변화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공급 부족에 대한 매수 대기자들의 불안심리가 가장 큰 요인이다. 부동산R114가 지난 6월 24일부터 지난 5일까지 전국 1028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36%가 가격 ‘상승’을, 21%가 ‘하락’을 전망했다. 직전 조사에선 5% 포인트였던 상승과 하락 전망 차이가 15% 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올해 1~5월 주택사업 인허가 물량은 전국 기준 12만 5974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1% 줄었고,서울은 35.6% 감소한 1만 2000가구에 불과하다. 이런 속도라면 2~3년 뒤인 2026~2027년엔 준공 물량이 급감해 ‘공급 절벽’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서울시 통계를 근거로 공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 1~5월 준공 실적이 1만 1900가구로 전년보다 크게 늘었고 착공도 수도권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5만 7000가구, 서울은 13% 증가한 1만 가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주택 공급 실적을 언급하면서 그동안 써 왔던 인허가 물량이 아닌 착공·준공 물량을 내세우고, 한국부동산원이 아닌 서울시 통계를 사용해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인허가 물량이 급감하는 현실에서 당장의 착공 물량만 기준으로 공급 물량을 평가하는 건 무리가 있다. 서울시 통계가 임대주택인 청년안심주택(5500여호) 등을 입주 예정 물량에 포함시킨 것도 실적 중심이란 지적이 있다. 안심주택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2년 8월 향후 5년간 총 270만호의 주택 공급,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도심 공급 확대 등을 담은 ‘주택 공급 청사진’을 발표했다. 특히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158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2024년까지 101만 가구(인허가 기준)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현실은 크게 다르다. 2년이 가까워지는 현재 전국적으로 공급된 물량은 51만 3000가구로 목표의 반타작에 불과하다. 특히 수도권은 56만 가구를 계획했으나 실제 공급 물량은 23만 1000여 가구로 달성률이 41.2%에 그쳤다. 공급이 이처럼 지지부진한 것은 공사비 급등을 비롯해 건설산업 전반에 악재가 많았던 데다 정부가 여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탓이 적지 않다. 공급 청사진에서 사업 유형별로 도심 내 재개발·재건축, 도심복합사업, 3기 신도시 추가 공급 등을 밝혔지만 사업 진척이 너무 더디다. 서울의 정비사업만 해도 올해 3월 기준 690곳의 추진 구역 중 착공 허가를 받은 사업장이 11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비 인상에 따른 분담금 갈등,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등 규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3기 신도시 사업도 사업성 악화 등으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공공분양 사전청약을 받았던 사업장에서 줄줄이 사업이 취소되고 있다. 시공사들이 발을 빼는 사태가 벌어지자 정부는 사전청약제를 아예 폐지했다. 그러나 정부가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도록 지원하는 대신 사전청약을 폐지한 것은 섣부른 감이 있다. 제대로만 추진하면 수요자들에게 확실한 조기 공급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집값 상승에 대해 “대세 상승은 아니다”란 입장을 보여 왔다. 그러면서도 지난 18일 대책을 발표한 건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 폭등에 된서리를 맞았던 국민들 사이에 “이 정부도 집값을 못 잡나”란 불만이 고조되자 부랴부랴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제라도 정부가 나서 “공급이 충분하다”란 신호를 주려는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내놓은 대책이 그리 실효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해법은 ‘정책에 대한 신뢰부터’ 우선 공급 시기가 너무 멀다. 2029년까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에 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한 주택 23만 6000가구를 공급한다고 했다. 3기 신도시에 7만 7000여호, 경기 구리시 갈매 역세권 등 수도권 중소 택지 60여 곳에 15만 9000여호다. 2년 전 정부는 임기 내(2027년) 수도권에 158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공급 시기가 2년이나 미뤄진 셈이다. 당장 2~3년간 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뛰는 마당에 중장기적 공급 계획으로 약발이 먹힐지 의문이다. 집값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선 정부가 공급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먼저 지지부진한 서울과 수도권 정비사업의 고삐를 죄라고 입을 모은다. 정비지구 지정만 해 놓고 추진되지 않는 곳이 태반인 상황에서 노른자위로 꼽히는 지구부터 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라는 것이다. 특히 서울 역세권 정비 추진구역을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인허가 절차를 추진하면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1기 신도시 재건축과 3기 신도시 개발도 속도를 내야 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정책에 대한 신뢰를 얻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한다. 내년부터 공급한다는 3기 신도시 물량이 언제, 어디에, 얼마나 나오는지 등 구체적 로드맵을 알려 줘야 한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안전진단 완화 등 정비사업에 걸림돌이 되는 재건축 규제를 대대적으로 풀어 왔다. 그럼에도 공급 속도가 좀처럼 붙지 않고 있다. 공사비가 워낙 올라 사업성을 맞추기 어려운 게 가장 큰 이유다. 따라서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규제완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공급자 입장에서 공공택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데 대표적인 걸림돌이 분양가상한제다. 건설 비용은 크게 올랐는데 분양가가 묶여 있어 사업 참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최근 사전청약이 잇달아 취소된 것도 분상제 한계를 넘지 못해서다. 국토부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분상제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조만간 개선을 위한 용역을 발주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분상제 주택에 적용되는 기본형 건축비를 현실성 있게 반영하는 등 제도 전반을 개선한다고 한다. 사업성을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개선해야 할 것이다. ●재초환·분상제 등 규제 완화도 절실 정비사업에서 분상제보다 더 큰 걸림돌이 재초환 규제다. 현재 규제완화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재초환은 재건축을 통해 조합원이 얻는 이익이 일정 금액 이상을 초과할 경우 초과액수의 최대 50%를 정부가 환수하는 제도다. 앞서 정부가 면제 구간을 상향하는 등 일부 완화했지만 조합원들은 부담금이 여전히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공사비가 늘어 시공사에 주는 추가 분담금이 크게 는 데다 거액의 재초환까지 부담해야 해 사업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장 8월부터 전국적으로 68개 단지를 대상으로 가구당 평균 1억원가량의 재건축 부담금이 부과될 예정이어서 재건축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재초환은 미실현 이익에 대해 사실상의 세금을 부과하는 셈이어서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재초환 폐지를 발의한 상태다. 정부도 폐지 입장이다. 하지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고 있어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임창용 논설위원
  • 예술품 생산 2배 늘고 공모 입상… 운동 늘린 장애인 건강 좋아져

    예술품 생산 2배 늘고 공모 입상… 운동 늘린 장애인 건강 좋아져

    예술인으로서의 직업 인정받고돌봄 남편도 운동, 체력 좋아져 김동연 경기지사의 대표 정책인 ‘기회소득’이 평소 눈에 띄지 않던 도민 개인들의 일상에 ‘행복’과 ‘자존감’, ‘좀더 아름다운 일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김포시에 사는 장르문학 소설가 A(36)씨는 21일 “현실과 예술 사이에서 갈등을 겪다 보면 정작 예술에 온 힘을 다할 수 없다”면서 예술인 기회소득이 “창작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있는 예술대학을 졸업한 광주시의 B(30)씨는 기회소득을 “소득이 일정하지 못한 예술인들에게 ‘시간’을 줬다는 점에서 소중한 정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밝은 표정으로 “1년에 생산할 수 있는 작품의 수가 두 배 늘었다”고 덧붙였다. 미술 활동을 하는 평택시의 C(55)씨는 기회소득이 ‘자존감’이다. C씨는 “예술인으로서의 나의 직업을 인정받았다”며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했고 은상을 받으며 100만원의 상금까지 받았다”고 했다. 자존감이 작품으로 이어지고 성과까지 만들어 낸 셈이다. 장애인 기회소득은 뚜렷한 건강 증진 효과를 보여 준다. 뇌병변 장애를 겪고 있는 어머니의 운동 횟수가 늘어 장애 당사자인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까지 함께 활동을 이어 나가 더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사례가 있다. 해당 장애인의 가족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나가서 운동하는 생활 습관을 가지게 됐다. 부모님의 체력이 좋아지고 야외 활동까지 늘어나는 긍정 효과를 얻었다”고 기회소득을 높게 평가했다. 생후 1년부터 소아마비를 앓았던 장애인 도민은 기회소득 수령 조건인 건강기록을 통해 “2004년부터 앓고 있던 당뇨질환 관리를 더 철저히 하게 됐다”면서 “지난해 12월 28일 이후에는 약도 끊었다”고 기회소득 효과를 강조했다. 기초생활보호대상자인 한 시각 장애인은 “무릎, 허리 통증이 사라져서 병원을 안 가게 되고 밤에 꿀잠을 자고 밥맛도 좋고 소화가 잘된다”면서 “특히 표정이 밝아져서 이웃들과 소통도 잘하게 된 게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 [사설] ‘분당 전초전’ 같은 與 전대, ‘1인 정당’ 같은 野 전대

    [사설] ‘분당 전초전’ 같은 與 전대, ‘1인 정당’ 같은 野 전대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대표 경선이 막을 올렸지만 예상대로 ‘이재명 일극체제’를 완성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 이재명 사당화를 비판하며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표심을 겨냥한 김두관 후보의 득표율은 겨우 한 자릿수다. 이변의 가능성은 털끝만큼도 없어 보인다. 거대 야당이 1인 독주 체제의 완성을 향해 똘똘 뭉치는 것도 기가 막히거니와 여당의 전당대회도 목불인견인 사정은 마찬가지다. ‘분당대회’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후보 간 비방과 폭로전으로 끝까지 얼룩졌다. 이런 폭로 난장을 거치고도 전대 이후 당이 쪼개지지 않고 온전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민주당은 어제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강원 지역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권리당원 득표율 90.02%를 기록했다. 김두관 후보는 8.90%에 그쳤다. 이 후보는 전날 제주·인천 경선에서도 누적 득표율 90.75%를 기록한 데 이어 압승 분위기를 이어 갔다. 최고위원 경선은 일찌감치 당대표 충성 경쟁의 장으로 변질됐다.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당대표 일극체제는 곧 정당민주주의를 질식시키는 무도함과 다를 게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은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한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중 1명에게 기권표를 던졌다가 강성 지지층의 비난을 받아 결국 원내부대표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김 후보의 자성처럼 당내 언로가 막히고 대화와 토론이 실종된 지금의 민주당을 과연 민주 정당이라 할 수 있겠나. 이런 민주당을 보자면 절로 숨이 막히는데 집권당을 봐도 숨이 또 막힌다. 여당은 역대 최악이 돼 버린 전대를 거쳐 당대표가 누가 되든지 간에 분당을 걱정해야 할 심각한 처지다. 김건희 여사의 문자 무시 논란에서 시작된 후보들의 상호 비방전은 한동훈 후보의 여론조성팀·댓글팀 운영 의혹으로까지 불이 붙었다. 야권이 수사로 댓글팀 실체를 규명하자고 벼르고 있으니 ‘자해 전대’라는 말이 조금도 과장이 아니다. 자해 비방전은 이걸로도 끝나지 않았다. 2019년 국회의 물리적 충돌로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후보 등 의원들이 대거 기소된 패스트트랙 사건의 ‘공소 취소 청탁’ 논란까지 빚어졌다. 어느 쪽에도 도움되지 않는 계파 갈등에다 피아조차 못 가리는 물고 뜯기에 여당 지지자들조차 연일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거대 야당이 상식 밖의 비정상 행보를 이어 갈수록 더욱 굳건히 중심을 잡고 견제해야 하는 것이 집권당의 소명이다. 지금 여당의 행태를 보자면 총선 대패로 얻은 108석도 분에 넘친다는 생각마저 든다. 절망한 국민 앞에 지금부터라도 대오각성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 정여립과 기축옥사에 담긴, 우리들의 욕망 혹은 결핍[세책길]

    정여립과 기축옥사에 담긴, 우리들의 욕망 혹은 결핍[세책길]

    전라도 선비 1000명이 죽었다? 시작은 오래 전에 신문에서 본 책광고였다. 정여립(鄭汝立, 1546~1589)을 다룬 역사소설이었는데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출판사에서 책을 홍보하기 위해 써 놓은 광고문구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1589년 발생했던 정여립 모반 사건과, 이 사건이 촉발한 이른바 기축옥사(己丑獄事)가 조선시대 전라도 차별의 시발점이 됐다는 내용이었다. 이 광고가 나온 시점에서 현실이었던 전라도 차별의 뿌리를 정여립이라는 ‘혁명가’와 연결시켰다. 수십년만에 정여립을 다시 떠올린 건 얼마전 지도교수와 얘기를 나눌 때였다. 지도교수는 최근 충남 논산에서 열린 어떤 유학 관련 학술대회에 참석했는데, 당시 발표자가 “기축옥사 때 전라도 선비가 1000명 넘게 죽었다”면서 “그 사건 때문에 전라도에 (퇴계 이황이나 율곡 이이같은) 뛰어난 유학자가 나오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고 했다. ‘교수님 그 시대 정부에서 일하는 관료들 다 합쳐도 천 명이 안될 것 같습니다’고 말해줬다. 정여립을 둘러싼 논쟁은 지금도 다분히 현재진행형이다. 당장 정여립을 검색해보면 정여립이 신분제 철폐와 공화정을 꿈꾼 혁명가였다며 “재평가”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정여립 모반 사건 자체가 조작이고 정여립도 자살이 아니라 타살됐다고 주장하는 논문도 여럿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발간하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만 해도 정여립이나 기축옥사 항목을 살펴보면 “이 사건으로 1천여 명에 달하는 동인이 숙청되었고 전라도 전체가 반역향 낙인이 찍혀 호남 출신의 관계 진출이 어려워졌다”고 나와있을 정도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정여립은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은 선각자였고 억울하게 죽은 영웅인 셈이다. 급기야 정여립이 태어난 전북 전주시에는 ‘정여립로’라는 도로명주소까지 생겼다. 이런 마당에 전주에 있는 전주대학교에 재직하는 사학과 교수가 정여립 사건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깡그리 뒤집는 책(오항녕, 2024, <사실을 만난 기억>, 흐름출판사)을 출간했다. 거기다 하필이면 정여립과 먼 친척이었고 기축옥사 여파로 우의정에서 파직돼 함경북도 갑산으로 귀양갔던 나암(懶庵) 정언신((鄭彦信, 1527~1591)에서 이름을 딴 ‘정언신로’에 사무실을 둔 출판사라니. 기축옥사 팩트체크, 음모론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일단 사실관계를 정리해보자. 기축옥사 당시부터 시작해 400년 넘게 계속된 논란은 이런 것들이다. 정여립이 반란을 계획했는가, 정여립 사건은 조작됐는가, 기축옥사 피해자들이 전라도에 집중됐는가, 기축옥사가 전라도 차별로 이어졌는가, 기축옥사는 당쟁이 원인이 되어 발생했는가, 기축옥사는 당쟁을 격화시켰는가. 저자는 책 1부에서 사료비판을 통해 정여립 사건과 그 파장을 재구성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많고 많은 논란은 대부분 ‘다소 싱겁게’ 종결된다. 기축옥사는 1589년 10월 황해감사 한준이 비밀보고서를 조정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사건 초기만 해도 반신반의하거나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정여립은 출세코스인 홍문관 수찬까지 지냈고 친하게 지내는 정부고위인사도 많았다. 그런 ‘셀럽’이 모반 용의자가 됐다는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진안으로 도망쳤고, 거기다 자살했다는 것은 반란계획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었다. 송익필 형제가 정여립 사건 조작의 배후라는 주장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오랜 음모론이지만 역시 사실로 보기엔 무리다. 기축옥사로 인한 파장은 좀 복잡하다. 왕조국가에서 반란을 모의했다는 건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정여립과 평소 편지를 주고받던 사람들부터 시작해 사건이 확대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인물들이 체포됐고 억울한 희생자들도 여럿 발생했다. 물론 피해자 규모는 1000명과는 거리가 멀었다. 선조수정실록에는 죽은 사람이 70여명이라고 했다고 한다(37쪽). 피해자가 전라도에서 많이 발생한 것 자체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의도된 결과냐 하면 그렇게 보긴 힘들다고 저자는 말한다. 애초에 정여립 본인이 전라도 전주 출신이었고 주요 활동무대 역시 전주와 그 주변이었기 때문에 피해자가 전라도에서 많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축옥사가 이후 조선시대에서 전라도 차별로 이어졌느냐 하면 그건 또 다른 문제다. 지역차별 양상을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과거급제자 통계다. “기축옥사 전후인 16세기 후반~17세기 전반의 변화, 즉 전라도 지역 급제자가 10.98%에서 8.65%로 낮아진 것이 과연 기축옥사 때문인지 설명하기 어렵다. 같은 기간 경기가 6.72%에서 2.98%로 전라도보다 더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이런 변동이 과연 옥사로 인한 것인지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전라도 출신의 문과 점유율이 6위로 ‘전락’한 시점[18세기 후반]에 경상도 역시 5위로 ‘전락’했고, 이는 숙종 이후 서울, 경기, 충청의 급제자가 늘고 경화사족이 중앙 조정을 주도했던 현상의 연장이었다(68~69쪽).” 한마디로 말해서, ‘기축옥사와 전라도 차별’이 들어설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사실은 분명하다. 정여립이 근대적 공화주의를 지향했다거나, 기축옥사가 조작사건이라거나, 기축옥사가 전라도 차별로 이어졌다고 볼 근거는 매우 희박하다. 오히려 정여립이 반란을 모의한 수괴였다고 볼 개연성은 충분하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럼 다 끝난 것일까. 사실관계만 명확하게 정리하면 더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할 필요는 없어지는 것일까. 실제 기축옥사 이후 400년에 걸친 역사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바로 이 지점이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 아닐까. 첫번째 질문, 당쟁 프레임을 극복하는 당쟁 인식은? <사실을 만난 기억>은 당대의 구조적 맥락에 집중할 것을 요구한다. 기축옥사를 ‘당쟁’ 혹은 ‘전라도 차별’이라는 프레임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곧 행위자의 의지만으로 사건을 해석하는 것이고, 이는 사안의 본질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당쟁론을 통해서 기축옥사를 볼지, 모반으로 촉발된 왕조 시대의 사건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것인지에 따라 기축옥사의 성격은 달라질 것(48쪽)”이고, “당색 프레임은 사건을 인간의 의지나 욕망만을 잣대로 설명할 때 나타나는 보편적 오류 중 하나(80~81쪽)”이기 때문이다. 당쟁 프레임이 일제 식민사학의 고질적인 클리셰라는 것까지 고려하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행위자의 의지가 역사적 사건에서 일정한 변수인 것은 또한 부정할 수 없다. 16세기 조선을 이끄는 주류 엘리트로 확고히 자리잡은 사림(士林)이 동인과 서인으로 분열하고(동서분당), 상호 불신과 갈등이 있었던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것이 기축옥사를 이끈 핵심 동인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일정한 변수로 작용한 것 자체는 사실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동서분당과 갈등 역시 당대의 구조적 맥락이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당쟁 프레임”을 비판하는 게 지나치다보면 오히려 명백한 사실까지도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정철이 기축옥사를 비롯한 동서분당 과정을 분석한 <왜 선한 지식인이 왜 나쁜 정치를 할까>(2016, 너머북스)에서 내놓은 해석은 깊이 곱씹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저자의 시각이 ‘선량한 지식인인데도 나쁜 정치를 한 사림세력’인지 ‘사림이 선한 지식인을 추구할수록 나쁜 정치를 하게 되는 모순’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기축옥사는 선조 8년[1575년] 이후 사림세력 분열이 가져온 파국이다. 15년 동안 이어진 갈등은 동서 간 분열의 골을 깊게 만들었다… 2년 넘게 지속된 기축옥사는, 그때까지 당파 간에 나타났었던 상황을 집약적이고 강도 높게 반복했다… 선조를 포함해서 아무도 상황에 대해서 책임지려는 생각은 없었고, 갈등의 기억들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465쪽).” 두번째 질문, 기록과 기억은 만능열쇠일까? <사실을 만난 기억>은 기억과 사실을 대립시킨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령 “사실은 기억되는 과정에서 과장, 왜곡된 기억으로 다시 등장했고, 그 기억은 서로 다른 재현을 낳았다”면서 “그 재현 중 대표적인 것이 동인-서인 프레임으로 기축옥사를 기억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46쪽). “기억의 혼란 또는 변주는 무엇보다 기록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기록이 없으면 기억은 사라지거나 변형된다(162쪽)”도 같은 시각을 보여주는 듯 하다. 그런 연장선에서 저자는 임진왜란으로 인한 기축옥사 관련 기록 손실, 그 영향으로 선조실록과 선소수정실록을 편찬할 때 겪었던 고충 등을 길게 설명한다. 이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기억과 사실은 대립하는 것일까? 더 나아가, 사실만 있으면 기억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인가? 기축옥사에 대한 ‘해석투쟁’과 ‘기억의 정치’가 과연 기록의 부재 때문일까? 기록만 제대로 갖춰져 있었다면 기축옥사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이 들어설 자리는 없는 것일까? 박근혜가 탄핵된 게 2017년이었으니 7년 전 일이다. 그런데도 ‘억울한 탄핵’이라고 외치는 사람을 찾는 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들의 두뇌구조를 이해하긴 쉽지 않은 일이지만, 7년 동안 탄핵 관련 기록물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는 건 매우 명확하다. 1945년 해방 직후 중국에서 귀국한 독립운동가 김명시(1907~1949)는 ‘백마 탄 여장군’으로 기억되고 성대한 환영대회까지 열렸지만 불과 4년만에 ‘무직’으로 기억되며 경찰서에서 죽었다. 기록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건 아닐 것이다. 세번째 질문, 조선시대에만 적용되는 합리적 행위자 가설? 역사를 공부할 때, 시대의 한계를 탐구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 시대를 단순히 절대화하는 것과도 다르고, ‘근대주의’로 꿰어맞추는 것과도 다르다. 기축옥사와 연관된 주요 행위자들, 가해자로 거론되는 사람이나 피해자로 거론되는 사람 모두 대부분 지식인이었다. 저자는 기축옥사를 이해하는 방법론으로 <논어> 위정편爲政篇에 나오는 ‘다문궐의(多聞闕疑)’를 강조한다. “많은 사료를 검토하고 의심스러운 데는 놔두는” 태도다. 의문은 이런 것이다. 기축옥사 당시는 물론 그 이후 기축옥사 관련 논쟁에 뛰어든 사람들이 ‘다문궐의’를 몰랐을까? 다문궐의는 물론 술이부작(述而不作)과 격물치지(格物致知)를 신조로 삼고 평생 그 가치를 체화하도록 공부하고 또 공부했던 이들이 없는 사실까지 만들어내고 특정인을 비난하는 소문을 퍼트리고,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비난과 혐오까지 숨기지 않았다. 단순히 기억을 잘못했거나 제대로 된 기록을 못 봐서 그런 것일까? 혹은 그들이 얼치기 군자였고 사실은 소인이었기 때문일까? 주목해야 할 것은 오히려 이 대목이 아닐까 싶다. 선비들 혹은 우리들의 욕망, 그리고 결핍 혹은 상실. 그들의 세계관이 상황을 특정한 방향으로 인식하게 하고(즉 프레임을 형성하고), 특정하게 재구성된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질문은 ‘기축옥사는 어떻게 시작돼 어떻게 전개됐는가’라는 질문에서 더 나아가 ‘왜 그렇게 전개됐으며, 왜 그렇게 기억하게 됐는가’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사실관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라면 기축옥사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질문은 ‘사림은 왜 분열했을까?’ ‘사림은 왜 기축옥사를 통해 대립이 격화됐을까’가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이정철의 기축옥사 해석은 꽤 유용한 답변이 될 듯 싶다.“사림의 분열은 스스로에 대한 강력한 도덕적 확신에 기인했다. 분열을 정당화하는 기제는 스스로 확신한 도덕적 정당성이었다… 시비와 원칙에 민감한 젊고 비타협적인 지식인들이 그들이다. 정철과 최영경은 서로를 미워했지만, 흥미롭게도 그들에 대한 친구들의 평가는 비슷하다. ‘악’을 미워하는 마음이 지나치고, 다른 사람 의견을 구차히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것은 비단 두 사람만의 특징은 아니다. 이 시기 인물들에 대한 평에 ‘악을 미워하는 마음이 지나쳤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이정철, , 469~470쪽.사족 혹은 네번째 질문: 역사학엔 있고 유사역사학엔 없는 것은? 저자는 <사실을 만난 기억>을 쓰는 계기로 이모씨를 든다. 책을 조금만 읽어보면 그 이모씨가 이덕일이라는 걸 금방 눈치챌 수 있다. 이덕일을 비롯한 유사역사학자들은 학계에서 역사연구에 매진하는 이들을 ‘강단사학자’라고 부르며, 강단사학자들이 일본 식민사학자들의 후예이며, 일본 식민사학자 스승들의 가르침을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무리인 듯 매도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역사학자들이 쓴 논문을 한두편만 읽어봐도 얼마나 말도 안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사실을 만난 기억> 역시 논지를 전개하면서 기존 연구를 개괄하고 그 한계와 오류를 지적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 부족한 글 역시 오항녕의 저술에 빚을 졌고, 그 빚을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 몇날며칠을 고민해가며 일부러 ‘까칠한’ 질문을 던지는 과정의 일환이었다. 그런 자세야말로 역사학이 추구하는 자세인 동시에, 이덕일이 사학과 대학원에서 동북항일연군(東北抗日聯軍)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오랫동안 잊어버린 ‘역사학 공부의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유사역사학자들은 모르는 역사학의 팁 하나. 역사학 저술은 기본적으로 여사 혹은 사단장, 혹은 대통령 같은 직책 생략한다. 사람을 규정하는 건 직책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라고 믿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 글에서 필자가 존경하는 역사학자도 오항녕이라는 이름으로만 표기했고, 존경하지 않는 유사역사학자 이덕일에게도 이덕일이라는 이름으로만 표기했다. 오항녕 역시 <사실을 만난 기억>을 비롯한 여러 저술에서 본인이 존경하는 학자 이황이나 이이에 굳이 선생이라는 표현을 덧붙이지 않았다.)
  • “유튜브에 신상 폭로할게요”…전 직장 상사 협박한 20대 무죄, 왜

    “유튜브에 신상 폭로할게요”…전 직장 상사 협박한 20대 무죄, 왜

    전 직장 상사에게 유튜브에 신상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20대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1부(부장 심현근)는 협박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1일 전 직장 상사 B(44)씨에게 “나이를 먹어도 배운 게 없으니 ‘갑질’이라도 해야지요”, “우리 쪽팔리게는 살지 맙시다”라며 유튜브에 신상을 폭로하겠다는 협박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와 갈등을 겪다 2022년 1월 퇴사한 뒤 자신이 일하는 카페로 B씨가 찾아온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이 같은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A씨가 B씨에게 보낸 메시지가 주로 비아냥거리는 내용이고 해악을 가하겠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은 점을 근거로 무죄로 판단했다. 또 “할 말이 있으면 앞에서 하라”, “앞으로는 무단 퇴사 없이 승승장구하길 바란다”고 답장한 B씨의 반응 등을 종합하면 B씨가 심리적인 불안감을 넘어 공포심을 느낄 정도로 해악을 알렸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검찰의 항소로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며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 오해의 위법은 없다”며 기각했다.
  • 조상욱 변호사 “직장 내 을의 갑질도 생겼다… 균형잡힌 접근 필요” [힐링 오피스 인터뷰]

    조상욱 변호사 “직장 내 을의 갑질도 생겼다… 균형잡힌 접근 필요” [힐링 오피스 인터뷰]

    “갈등 관계에 있는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은 직원이 그 상사를 여러 사건을 모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2심 법원이 직원의 주장을 전부 받아들이지 않고 괴롭힘이 아니라고 판결했는데, 신고부터 이 판결이 나오기까지 2년이 걸렸고 그 판결문 길이가 원고지 180장 이상입니다. 괴롭힘을 당했다는 문제제기는 쉬운데 제기가 잘못되었다고 말하긴 힘든 게 지금의 제도입니다.” 법무법인 율촌의 조상욱 변호사는 19일 직장 내 괴롭힘 제도의 복잡함을 이렇게 표현했다. 2019년 7월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5년이 지나며 제도의 긍정적인 효과가 발휘되는 동시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1999년부터 25년간 율촌에서 기업 노동변호사로 활동해온 조 변호사는 현재 노동팀장, 중대재해센터장, 노동조사·분쟁대응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해「선 넘는 사람들-오피스 빌런은 어떻게 상대하는가」라는 책을 출간했다. 조 변호사가 들려준 직장 내 괴롭힘 신고의 경향과 기업들의 대응, 제도 개선 방향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다.“부적절한 신고와 악성 신고가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 제도는 최근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초기에는 전형적인 가해자의 상습적 막말, 불필요한 업무지시가 ‘갑질’로 문제가 되었다. 이제는 ‘을의 갑질’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중 일부는 ‘부적절한 신고’ 또는 ‘악성 신고’의 성격을 띤다. 부적절한 신고는 과민했거나 과장했거나 착각을 한 경우다. 악성 신고는 더 심각한 문제다. 허위로 날조해서 신고하는 경우다. 악성 신고는 회사에 보상을 요구하거나 자신이 저성과자로 평가받는 것을 막으려는 등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목적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자기 주변 모든 사람을 무조건 신고하는 습성을 지닌 사람도 있다. 현행법에선 괴롭힘 요건에 지속성, 반복성, 고의성 등에 대한 정의가 없다. 괴롭힘 행위에 대한 구체성이 떨어지다보니 단순한 사내갈등이나 업무 중 농담, 단순한 실수도 괴롭힘으로 신고하는 게 가능하다. 이는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고 진정한 피해자 구제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악성 신고의 경우 기업이 신고자를 징계하는 등의 대응책이 있지 않나. “쉽지 않다. 대놓고 허위신고를 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굉장히 교묘하다. 날조해서 신고했다 걸리면 신고자가 부담하는 위험이 너무 크다. 그리고 신고자가 해야 할 게 많다. 목격자도 조작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실제로는 아예 없던 일을 지어내는 경우는 흔치 않고 대개는 어떤 사건이 있긴 있는데 이를 각색하는 식이다. 맥락을 각색하고 상황을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괴롭힘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신고가 이뤄진 뒤 다른 사건들을 묶어서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 상사가 직원을 질책하는 과정에서 직원이 대화를 녹음하는 걸 안 상사가 녹음하지 말라고 실랑이를 벌이다 여러 사건을 다 묶어 신고가 이뤄진 적이 있었다. 허위 신고라기 보다는 과민함과 과장이 포함된 부적절한 신고였는데 문제 해결할 때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다. 최종 판결까지 2년이 걸렸고, 판결문이 원고지 180장에 달했다. 제기된 신고건에 대해 전부 왜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닌지 설명해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 별 것 아닌 일로 신고가 제기되더라도 괴롭힘이 없었다고 인정 받는 게 쉽지 않고, 매우 번거롭고 고된 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기업들이 괴롭힘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아직 법 시행 초기라서 나타나는 문제인가. “제도 초기 단계라 사회적 논의가 깊이 있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제도 악용에 대한 방지 장치도 부족하다. 직장 내 괴롭힘은 3자 간 관계다.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중간 판단자로서 기업이 있다. 가해자와 기업은 괴롭힘이 확인될 때까지는 대립 관계가 아니며, 기업이 너무 피해자 입장에 치우치면 도움이 안될 때도 있다. 법원이나 당국도 피해자, 가해자, 기업 모두의 입장을 고려한 균형 잡힌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과거와 달리 많은 기업들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 문제로 임원이 해임되기도 한다. 이 문제로 임원이 해임되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이 이런 노력을 기울여도 그 결과가 자기의 기대에 어긋나는 경우 피해자가 부당하게 문제를 확대시키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 공공기관에서도 빈번히 발생한다. 특히 작은 규모의 공공기관에서는 상습적인 신고와 맞신고 문제가 심각하다. 작은 공공기관에서 한 명이 신고를 남발해서 조직 구성원의 반 이상이 신고를 당하고 이에 맞신고를 하다 보면 공공기관 소임은 뒷전이 되고 분쟁에 매달리게 되는 경우도 본적이 있다. 이런 일이 적지 않다는 게 문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괴롭힘에 대한 법 규정을 명확하게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괴롭힘의 정의에 지속성, 반복성, 고의성의 개념을 넣어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데,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모든 괴롭힘에 이 3가지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회성이지만 사회적으로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라면 한 번으로도 괴롭힘이 될 수 있다. 운용하는 과정에서 판결이 축적되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도 있으니 입법을 꼭 해야 할지, 입법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아직 열린 질문이다. 단, 괴롭힘 금지규정을 제정할 때부터 (현행법 대로면) 괴롭힘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우려가 있었다는 점은 향후 법 운용 과정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자신이 부당한 처우를 받아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걸 공적으로 인정받도록 하고 상처의 치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소중한 법이다. 이런 괴롭힘 제도가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운영되려면 피해자의 남용과 악용이 없어야 한다.” 서울신문 기획 시리즈 <빌런 오피스: 나는 오늘도 출근이 두렵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전문가·관계자들의 진단과 제언을 [힐링 오피스 인터뷰] 코너를 통해 전합니다.
  • “음바페 트랜스젠더랑 연애” 아르헨, 인종차별 노래에 ‘발칵’

    “음바페 트랜스젠더랑 연애” 아르헨, 인종차별 노래에 ‘발칵’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이 프랑스 축구대표팀을 비하하는 노래를 부른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 부통령이 문제의 장면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중계한 자국 선수를 옹호하면서 프랑스 정부의 반발을 샀고, 아르헨티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프랑스 측에 사과하면서 부통령과 대통령 비서실장간에 갈등으로까지 비화하는 분위기다.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지난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의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콜롬비아를 꺾고 우승한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버스로 이동하던 중 승리감에 도취해 프랑스 선수들을 비하하는 노래를 불렀다. 엔소 페르난데스(첼시)가 자신의 SNS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켰다가 이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되면서 이 사실이 알려졌다. 선수들이 부른 노래는 2022 카타르월드컵 결승에서 맞붙은 프랑스를 조롱하기 위해 팬들이 만든 것이다. 프랑스 대표팀 선수들의 부모가 나이지리아, 카메룬 등 아프리카계이며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는 성전환자와 사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프랑스 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하겠다고 발표했고 페르난데스의 소속팀 첼시는 성명을 내고 페르난데스를 징계하겠다고 알렸다. 페르난데스는 다음날 개인 SNS에 해당 영상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하면서 “모욕적인 표현이 포함된 노래를 부른 것에 대해 변명의 여지는 없지만 그 노래가 나 자신의 신념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아르헨티나 누리꾼들은 “축구장에서 재미로 부르는 노래인데 너무 한다”, “프랑스 축구대표팀 선수들 대부분이 흑인이고 사실을 표현한 노래가 무슨 문제인가”, “아프리카를 식민지화하고 흑인들을 착취한 프랑스가 우리에게 인종차별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며 옹호했다. 이와 반대로 잘못된 일이라며 프랑스와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이런 가운데 훌리오 가로 체육차관보는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가대표팀 주장인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아르헨티나 축구협회 회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가 당일 곧바로 해임됐다. 가로 차관보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의견이며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에 빅토리아 비야루엘 아르헨티나 부통령은 SNS에 “그 어떤 식민주의 국가도 축구 노래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진실을 말한다고 해서 우리를 협박할 수 없을 것이다. 위선자들은 분노하는 척하지 말라. 엔소, 난 당신 편이다”라며 대표팀을 옹호했다. 비야루엘 부통령은 몇 년 전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무슨 의료보험이나 성병 이름 같다’고 조롱해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비야루엘 부통령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히자 아르헨티나 주재 프랑스 대사가 디아나 몬디노 외교부 장관에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였다. 다음 주 밀레이 대통령의 프랑스 공식 방문을 준비 중인 아르헨티나 정부는 논란을 서둘러 잠재우기 위해 대통령의 여동생이자 막강한 권력자인 카리나 밀레이 대통령 비서실장이 프랑스 대사에게 직접 부통령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마누엘 아도르니 대통령실 대변인은 1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부통령의 의견은 아르헨티나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카리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해당 발언에 관해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아르헨티나 정부는 스포츠 열정과 외교 문제를 혼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지 매체 엘테스타페는 “프랑스 측의 요청도 없는데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사관을 방문해 개인적으로 사과를 했다는 대통령실 대변인의 설명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외교장관이 아닌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선 것도 정상적인 절차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카리나 비서실장과 비야루엘 부통령 간의 내부 권력 싸움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강남, 신규 아파트 단지 대상 교육에 입주민 큰 호응

    준공 10년 이내 단지 대상 ‘찾아가는 기초교육’ 실시 서울 강남구는 올해 신규 사업으로 준공 10년 이내 아파트 단지 1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찾아가는 공동주택 기초교육’이 입주민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다고 19일 밝혔다. 강남구에 따르면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소장 등 참가자 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8.4%가 아파트 관리에 큰 도움을 받았다며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교육이 우리 아파트 관리 기초개념 및 하자처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97.5%) ▲교육내용과 진행방식이 적절했다(97.5%) ▲매년 시행한 집합교육 대비 이번 찾아가는 교육이 더 효과적이다(100%) ▲앞으로도 찾아가는 공동주택 기초교육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98.7%) 등의 질문에 ‘(매우)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강남구는 이들 단지가 입주 초반 다양한 문제를 겪지만, 관리 경험이 부족해 더 세밀한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보고 관련 교육을 실시했다. 특히 하자담보 기간이 남은 신규 단지가 시공사와 하자 보수 청구와 관련한 갈등을 겪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분쟁재정 절차 등을 소개한 것이 유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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