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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년 간신히 지켜온 ‘생명줄’… 의사 처방 못 받고 자식 잃을까 매일 공포”

    “25년 간신히 지켜온 ‘생명줄’… 의사 처방 못 받고 자식 잃을까 매일 공포”

    전공의 집단 사직을 하루 앞두고 있던 지난달 19일.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한 김호진(26·가명)씨의 어머니 이모(56)씨는 담당 교수에게 갑작스러운 퇴원 통보를 받았다. 희귀 난치성 중증 중복 뇌병변 장애인인 김씨는 저산소증으로 뇌가 손상된 두 살 때부터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숨을 쉬는 것도, 음식을 삼키는 것도 버겁다. 잠들었다가 토사물이 올라와 깨는 일도 부지기수다. 지난달 1일에는 토사물이 기도로 넘어가면서 폐렴으로 번졌고 이내 대학병원에 입원했지만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더이상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이씨는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5년 동안 아이를 간호해 왔는데 고작 의사 파업 때문에 병원 문턱조차 넘지도 못하고 자식을 잃을까 공포스럽다”며 “의사들이 환자 부모 마음을 알면 환자를 이렇게 내보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2주일간 이씨 부부는 줄곧 집에서 호진씨를 돌보고 있다. 호진씨는 평소 아침마다 활동지원사와 지역돌봄센터에 갔었는데 지금은 상태가 악화돼 움직이는 게 힘들어 종일 누워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씨 부부는 24시간 교대 근무하듯이 호진씨를 돌본다.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2시간 간격으로 자세를 바꿔 주고 4시간 단위로 콧줄 식사와 항경련제, 철분제 등 각종 약을 챙긴다. 호진씨가 갑작스러운 발작이라도 일으키면 대형 병원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의료 공백 상황에서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골든타임을 놓쳐 아예 눈을 뜨지 못할까 봐 이들 부부는 노심초사다. 중증 중복 뇌 병변 장애가 있는 딸을 돌보고 있는 이정욱(57)씨도 하루하루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보낸다. 이씨는 “발작이 일어나 산소가 뇌에 공급되지 않는 상태가 30분 이상 지속되면 뇌 손상이 온다”며 “발작을 진정시킬 주사를 놔 주는 게 의사인데, 이들이 병원을 떠나면 우리 같은 부모들은 어떡하나”라고 반문했다. 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지급받을 수 있는 보조기기도 문제다. 이현숙(58)씨는 뇌전증으로 인한 외상 장애가 있는 딸 박민정(37·가명)씨의 휴대용 산소 발생기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려야 했다. 장애인 보조기기를 받으려면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데, 이달 진료 예약이 5월로 미뤄져서다. 이씨는 “보조기기는 위급 상황에서 아이의 생명줄인데도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진료가 미뤄졌다”며 “병원에 하소연해서 겨우 진료를 다시 잡았지만 또 밀리거나 취소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진료 공백 장기화가 우려되면서 주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중증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은 최소한 처방이라도 차질 없이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뇌 병변 장애가 있는 아들을 둔 최은경(62)씨는 “지금 상황에선 중증 환자에 한해 연계된 2차병원이나 대형병원 간호사가 처방·치료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환자 사라진 병원, 연차 강요에 타 부서 강제 이동까지…이중고 겪는 간호사들

    환자 사라진 병원, 연차 강요에 타 부서 강제 이동까지…이중고 겪는 간호사들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대형 병원이 수술·외래진료를 절반 이상 줄이면서 일반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강제 휴가, 다른 부서 이동 등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며 간호사뿐 아니라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등 다른 의료인들로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서울신문이 만난 빅5 병원 소속 간호사 A씨는 기존에 일하던 병동이 환자가 없다는 이유로 폐쇄되면서 본인 의사와 달리 다른 부서에 전출돼 일하고 있었다. A씨는 “병원에서 ‘쉬고 싶으면 휴가를 쓰라’는 식으로 부담을 주는 바람에 동료가 연차를 몰아 썼다”며 “환자가 없는 것은 우리 잘못이 아니라 의사들의 집단행동 때문인데도 피해는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병원 소속 간호사 B씨도 “연차를 모두 소진한 다음에는 무급휴직 지원자를 받는다고 할까 봐 걱정”이라며 “병동 근무 간호사들은 이래저래 눈치를 보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20일부터 이날까지 2주간 대한간호협회의 ‘현장 간호사 애로사항 신고센터’에 접수된 제보는 214건이다. 특히 최근 일주일 동안은 강제 휴가에 대한 민원이 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진료지원(PA) 간호사에 대한 일시적인 업무 허용 이후에는 휴가나 근무 조정 같은 민원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관계자도 “26개 병원 지부 가운데 10개 지부에서 연차 강제 사용과 관련한 문의가 들어왔다”며 “병상을 기존보다 적게 가동하다 보니 간호사에게 장기 휴가를 가게 하거나 강제 연차를 쓰게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간호사들이 연차 사용을 강요당하는 것은 병상 가동률이 평소와 비교해 30% 넘게 떨어져서다. 환자가 줄어든 만큼 간호사도 예전만큼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대학병원급 4~5곳에서 연차 휴가를 강요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특히 지역 대학병원에서는 간호사들 사이에서 경영 상태 악화에 따른 임금 체불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병상이 줄면서 병동을 청소하는 노동자들도 일자리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대학병원에서 만난 한 청소노동자는 “입원실을 담당하는 사람은 일거리가 평소의 3분의1 정도로 줄었다”며 “이러다 내쫓기게 되는 건 아닐지 불안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물리치료사, 방사선사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학병원에서 만난 방사선사 C씨는 “업무가 준 게 사실이라 사태가 길어지면서 고용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밝혔다. 전공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PA 간호사들은 반대로 업무가 과중해지며 고충을 겪고 있다.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한 PA 간호사는 “전공의가 하던 채혈, 심전도, 혈액 배양 검사, 각종 튜브 관리, 욕창 드레싱, 배뇨 관리 등을 대부분 우리가 하고 있다”며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경남 경제계·의료계 ‘전공의 집단행동’ 어떻게 바라봤나

    경남 경제계·의료계 ‘전공의 집단행동’ 어떻게 바라봤나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4일 경남지역 경제계와 의료계가 기자회견을 열고 대치 국면에 대한 입장을 각각 밝혔다. 회견에는 최재호 창원상공회의소 회장과 김민관 경남의사회 차기회장, 황수현 창원경상대병원장, 박성진 경남치과의사회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공동 기자회견’ 형식으로 한 자리에 섰지만 뚜렷한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지역 경제계 대표로 참석한 최재호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은 ‘각자의 논리를 강조하며 분열할 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지역은 소아과, 산부인과, 응급외과 등 필수의료체계가 붕괴하기 시작했다”며 “창원상공회의소 2200개 회원기업을 대표해 현재 정부와 의료계 주장이 지역민 생명권과 안전보다 우선될 수 없음을 강력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속한 대화와 이해를 바탕으로 현재 의료공백 불안감을 해소해 달라”며 “나아가 국가균형발전을 앞당길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새로운 대화를 시작해 달라. 지역이 당면한 전문의 배치 확대와 지역별 의료시설 확충, 의료인력 교육과 유인정책을 통해 지역 의료체계를 강화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지역에서 익힌 소중한 의술을 앞으로도 지역민 생명권 보호에 써 달라며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 현장 복귀와 의료시스템 정상화를 촉구했다. 경남의사회는 전공의 집단행동 등이 ‘밥그릇 지키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민관 제39대 경상남도의사회 회장 당선인은 “지난해 서울아산병원 뇌출혈 간호사 사망사건을 두고 정부는 ‘의사 부족’이라고 진단했다”며 “하지만 의사들은 ‘필수의료 의사 부족’이라고 원인을 진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사를 아무리 늘려봐야 배출된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선택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 급작스러운 대규모 증원은 의대교육과 전공의 수련과정 부실로 이어져 필수의료를 담당할 정상적인 의사 배출도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김 당선인은 “의사 급증은 필연적으로 국민의료비 총지출액 급증으로 이어져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 나게 되고 국민은 전기료 인상 폭탄보다 더한 건강보험료 인상 폭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은 최저임금에 주 80시간 이상을 병원에서 일하며 청춘을 갈아 넣은 전공의들이 있어야 겨우 유지되는 시스템이었다. 이런 시스템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잘 짚어보고 근본적인 원인부터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 “25년 간신히 지켜온 ‘생명줄’ 놓칠까 겁나”… 병원 응급실 상시대기 환자 가족의 고통

    “25년 간신히 지켜온 ‘생명줄’ 놓칠까 겁나”… 병원 응급실 상시대기 환자 가족의 고통

    중증 뇌병변 호진씨 가족의 고통전공의 사직에 일방적 퇴원 통보가정서 24시간 돌봄…발작 걱정진정주사·산소발생기 처방 필요 전공의 집단 사직을 하루 앞두고 있던 지난달 19일.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한 김호진(26·가명)씨의 어머니 이모(56)씨는 담당 교수에게 갑작스러운 퇴원 통보를 받았다. 희귀 난치성 중증 중복 뇌병변장애인인 김씨는 저산소증으로 뇌가 손상된 두 살 때부터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숨을 쉬는 것도, 음식을 삼키는 것도 버겁다. 약을 먹고 잠들었다가 토사물이 올라와 깨는 일도 부지기수다. 지난달 1일 토사물이 기도로 넘어가면서 폐렴으로 번졌고 이내 대학병원에 입원했지만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더이상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이씨는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5년 동안 아이를 간호해 왔는데 고작 의사 파업 때문에 병원 문턱조차 넘지도 못하고 자식을 잃을까 공포스럽다”며 “의사들이 환자 부모 마음을 알면 환자를 이렇게 내보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2주일간 이씨 부부는 줄곧 집에서 호진씨를 돌보고 있다. 호진씨는 평소 아침마다 활동지원사와 지역돌봄센터에 갔었는데 지금은 상태가 악화돼 움직이는 게 힘들어 종일 누워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씨 부부는 24시간 교대 근무하듯이 호진씨를 돌본다.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2시간 간격으로 자세를 바꿔 주고 4시간 단위로 콧줄 식사와 항경련제, 철분제 등 각종 약을 챙긴다. 호진씨가 갑작스러운 발작이라도 일으키면 대형 병원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의료 공백 상황에서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골든타임을 놓쳐 아예 눈을 뜨지 못할까 봐 이들 부부는 노심초사다.중증 중복 뇌 병변 장애가 있는 딸을 돌보고 있는 이정욱(57)씨도 하루하루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보낸다. 이씨는 “발작이 일어나 산소가 뇌에 공급되지 않는 상태가 30분 이상 지속되면 뇌 손상이 온다”며 “발작을 진정시킬 주사를 놔 주는 게 의사인데, 이들이 병원을 떠나면 우리 같은 부모들은 어떡하나”라고 반문했다. 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지급받을 수 있는 보조기기도 문제다. 이현숙(58)씨는 뇌전증으로 인한 외상 장애가 있는 딸 박민정(37·가명)씨의 휴대용 산소 발생기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려야 했다. 장애인 보조기기를 받으려면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데, 이달 진료 예약이 5월로 미뤄져서다. 이씨는 “보조기기는 위급 상황에서 아이의 생명줄인데도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진료가 미뤄졌다”며 “병원에 하소연해서 겨우 진료를 다시 잡았지만 또 밀리거나 취소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진료 공백 장기화가 우려되면서 주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중증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은 최소한 처방이라도 차질 없이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뇌 병변 장애가 있는 아들을 둔 최은경(62)씨는 “최소한 지금 같은 상황에선 중증 환자에 한해 연계된 2차병원이나 대형병원 간호사가 처방·치료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DX 혁신 선도하는 두유비, 세계적인 ‘iF 디자인 어워드 2024’ 수상

    DX 혁신 선도하는 두유비, 세계적인 ‘iF 디자인 어워드 2024’ 수상

    인공지능 스타트업 두유비는 의료 인공지능 기업 퍼즐에이아이와 공동 개발한 음성인식 간호의무기록 솔루션 ‘Voice ENR’이 독일의 권위 있는 ‘iF 디자인 어워드 2024’에서 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고 4일 밝혔다. ‘iF 디자인 어워드’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로, 미국의 국제 디자인 어워드 및 독일의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함께 디자인 업계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상이다. 이번 어워드에서는 전 세계 72개국에서 출품된 1만 1000여 개의 제품 중에서 디자인 전문가 132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에 의해 헬스케어 서비스 디자인 부문에서 ‘Voice ENR’이 선정됐다. 이는 두유비의 뛰어난 디자인 철학과 혁신적인 접근 방식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Voice ENR’은 음성인식과 음성명령 기술, 차트 생성 및 간호 지원 기능을 통합한 혁신적인 인공지능 의무기록 솔루션이다. 이 솔루션은 지난해 2월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에 세계 최초로 도입돼 간호사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간호 기록을 입력하고 저장할 수 있게 함으로써 업무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사용의 편리성과 디자인의 우수성, 그리고 신속하고 안전하며 정확한 의무기록을 가능하게 하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으며, 국내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다. 이호완 두유비 UI/UX실장은 “이번 수상을 통해 자사의 디자인 역량과 혁신적인 해결책이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혁신과 창의적인 디자인, 그리고 세심한 기획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고객과의 신뢰를 더욱 굳건히 하겠다”고 전했다.
  •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연휴에도 환자 고통은 계속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연휴에도 환자 고통은 계속

    정부가 제시한 복귀 시한이 하루 지난 1일 경찰은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는 등 강제 수사에 나섰다. 의료 현장에 돌아오지 않고 있는 전공의들을 압박하기 위한 절차로 풀이된다. 정부는 삼일절 연휴가 끝난 직후인 4일부터는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적·사법적 처리도 시작할 예정이다.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를 계기로 시작된 정부와 의사들의 갈등이 ‘강대강’으로 치닫고 가운데 환자와 가족들은 고통은 깊어지고 있다. 이날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만난 김모(49)씨는 유방암이 재발해 수술을 받은 이후 퇴원 절차를 밟고 있었다. 김씨는 “지난달 유방암이 재발했다는 진단을 받았고, 수술 날짜를 잡아 수술까지는 무사히 받았다”면서도 “복원 수술은 전공의 파업으로 어렵다고 해서 그냥 퇴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평소라면 환자와 보호자로 북적일 병원 복도는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수술 연기 등이 이어지면서 한산한 모습이었다. 어머니가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는 김모(36)씨는 “그나마 교수님들과 간호사들 덕분에 병원이 굴러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장을 포함해 대형 병원 원장들이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호소하고 있지만, 이날까지도 빅5 병원에선 복귀 움직임이 없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주요 수련병원 100곳에서 복귀한 전공의는 565명에 그친다. 빅5 병원 관계자는 “일부 전공의가 복귀하기는 했지만, 이탈한 인원과 비교해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삼일절 연휴 기간 복귀하는 인원이 더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 [기고] 3·1운동과 적십자 정신

    [기고] 3·1운동과 적십자 정신

    독립운동가 이관용(1891~1933). 우리나라 최초의 스위스 취리히대학 철학박사이자 대한적십자회 유럽지부장이었던 그는 1920년 3월 8일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적십자위원회 사무총장에게 서신을 보낸다. 서신에는 일제가 3·1운동 당시 조선인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고, 일본적십자사는 조선인 기부자로부터 거액을 후원받았음에도 한국인들을 위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항의서와 영문 사진첩 ‘한국독립운동’이 담겨 있었다. 대한적십자회가 발행한 이 사진첩에는 영문 독립선언서를 비롯해 만세 시위 모습, 일제의 만행, 대한적십자회를 담은 사진 34장 등이 수록돼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임시정부가 대한적십자회를 조직했으니 이를 승인해 달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에서 대한적십자회가 인정받으면 임시정부 역시 하나의 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으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국제적십자운동 기본 원칙 중 하나인 ‘단일’의 원칙에 따라 제네바협약에 가입한 나라에는 하나의 적십자사가 존재한다. 일찍이 이 점에 착안한 고종 황제가 1903년 민영찬을 특사로 파견해 제네바협약에 가입하고 1905년 대한적십자사를 칙령 제47호로 창설한 것도 국가를 지키려고 한 외교적 노력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1909년 일본적십자사가 대한제국이 설립한 대한적십자사를 흡수했다는 이유로 국제적십자위원회는 대한적십자회를 승인하지 않았고, 임시정부 또한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시정부하에서 대한적십자회는 독립군 부상자 치료를 위해 간호사를 양성하고 적십자병원 건립을 추진했으며 국내외 지부를 개설해 적십자회비를 모아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해방 후 1949년 ‘대한적십자사 조직법’에 따라 재조직된 대한적십자사는 6·25전쟁 때 미국, 스웨덴 등 35개국 적십자사로부터 원조를 받아 피란민을 구호했던 역사를 넘어 이제는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등 인도적 위기 지역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해 191개국 적십자사 중 최고의 선도그룹에서 적십자운동을 이끌고 있다. 마침 대한적십자사는 3·1절을 맞아 임시정부 시절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대한적십자회의 활동과 함께 118년 대한적십자사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특별전 ‘시작점’을 명동에 위치한 서울사무소 1층에서 개최 중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제네바협약 가입을 위한 고종 황제의 특사 임명장, 대한적십자사를 설립한 칙령 제47호, 대한국적십자병원 개원 사진 등을 볼 수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한다.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 전시된 한국 독립운동 사진첩을 보면서 100여년 전 한반도는 물론 중국, 미국, 멕시코, 쿠바 등 전 세계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선열들의 노고를 기억해 본다.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
  • 4기 암환자 3시간 넘게 로비 방치… “전공의들 빨리 돌아오길”

    4기 암환자 3시간 넘게 로비 방치… “전공의들 빨리 돌아오길”

    “진짜 너무 힘들어서 과로사할 것 같아요. (전공의가)빨리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29일 수원 성빈센트병원에서 만난 한 PA(진료보조) 간호사는 전공의 집단행동 열흘째를 맞은 이날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청한 이 간호사는 “드레싱, 드레인(혈액을 배출하기 위한 고무 재질의 튜브) 등 수술을 마치고 하는 일들은 의사의 일인데, PA들이 모두 처리하도록 사실상 강요받고 있다. 근무시간도 늘어나 남은 의료인들은 한계에 부닥친 상태다”라며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이 병원의 또 다른 간호사는 “아직 전공의가 돌아왔다는 소식은 못 들었다. 주말까지는 상황을 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전공의에 대한 정부의 복귀명령 ‘최후통첩’ 마지막날 현장에 남은 의료인과 환자들은 떠난 전공의가 하루 빨리 돌아와주길 바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성모병원 전공의 일부가 병원에 돌아왔지만,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병원 등 나머지 ‘빅5’ 병원의 경우 복귀가 이뤄지지 않았다. 수술 등 치료를 앞둔 환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는 처지다. 대다수 수련병원의 수술 및 병상 가동률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면서 응급수술이 필요한 중증이 아니면 우선순위에 밀리기 일쑤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로비에는 입원을 거부당한 침샘암 4기 암 환자가 3시간 넘게 방치돼 있었다.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 옆에선 입원할 병원을 찾아 연신 전화를 돌리는 아들과 환자의 언니 임모(69)씨가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임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받고 구정 기간 요양병원으로 잠시 옮겼다가 오늘 다시 입원할 예정이었는데, 병원에서는 ‘전공의가 파업해서 입원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하소연했다. 중환자실 앞에서 만난 황모(33)씨는 “환자가 금요일에 수술을 받았는데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대처할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아직 중환자실에 있다”며 “복귀한 전공의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만난 한 환자도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이라 매주 2~3회 진통제 주사를 맞아야 생활할 수 있는데, 의사가 모자라 주사 처방이 안 된다고 한다. 어떻게 버텨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빅5를 제외한 상당수 수련병원에서는 소수 전공의들이 최후통첩일 전 복귀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동국대 일산병원 등에서는 이미 복귀를 했음에도 사복 차림으로 환자를 보는 등 비공식적으로 진료를 하는 사례도 발견됐다. 향후 정부가 면허정지 등 법적조치에 나설 경우 빠져나갈 ‘퇴로’를 만들기 위해서다. 일산병원 측은 “PC에 사번을 입력하지 않고 비공식적으로 근무하거나 병원 내 특정 장소에 개별적으로 머무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경기 고대안산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사직서를 낸 일부 전공의들이 정상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복수의 대형병원 전공의들은 다른 전공의들이 복귀 현황과 사직서에 대한 행정 절차 등을 문의하는 등 ‘눈치 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서울 건국대병원 전공의 12명이 26일자로 복귀했고, 인천세종병원에서 인턴 3명이 23일자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은 각각 7명씩 병원으로 돌아온 상태다. 울산대병원은 사직서 제출한 전공의 83명 중 과반이 복귀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는 전날 오전 11시 기준 전국 주요 수련병원 100곳에서 복귀한 전공의가 294명이라고 밝혔다.
  • “병원 남은 전공의” 호소에…“공무원이지?” 비난 이어진 글, 뭐길래

    “병원 남은 전공의” 호소에…“공무원이지?” 비난 이어진 글, 뭐길래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인 29일을 맞았음에도 대대적인 복귀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파업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의료계 일각에서 나왔다. 29일 인스타그램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 계정에는 본인을 대학병원 흉부외과 전공의라고 소개한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먼저 “2월 초 정부의 의대 증원안 발표 후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고 일주일이 넘은 오늘도 저는 불안해하는 환자들을 다독이는 긴 라운딩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며 “환자와 보호자는 의료진 부족으로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수술이 뒤로 미뤄질까 봐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불안한 마음을 드러낸다”고 전했다. A씨는 세계의사회가 명시한 ‘의사들이 단체 행동을 할 때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권고 사항’을 언급하며 “의사의 파업은 환자의 치료를 개선하기 위해 시도한 모든 방법이 실패했을 때의 최후 수단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그간 고된 업무와 제도적 모순 속에서 불안감만을 가졌던 우리는 파업이라는 극약처방 외의 대안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다. 우리 자신과 환자를 위해 어떤 방법으로, 무엇을 바꾸자고 해야 할지도 논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병원에 남은 이유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로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 그동안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던 다양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들은 의료공백으로 인한 업무 가중에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 안전한 의료환경을 위해 병원의 모든 노동자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해당 계정은 지난 24일 처음 개설됐다. 운영자는 “의대생의 경우 집단 내에서 동맹휴학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색출하여 낙인찍고 있으며, 찬반의 문제 이전에 어떤 정보도 얻지 못한 채 선배의 지시를 기다려야만 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기에 놓인 환자들을 위해, 집단행동에 휩쓸리고 있는 의대생·전공의를 위해, 더 나은 의료를 고민하는 시민들을 위해 활동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이 계정에는 ‘의사를 사칭하는 게 아니냐’는 취지의 댓글이 다수 달리고 있다. 특히 “공무원님 점심시간 끝나고 일 시작하셨군요. 고생하십니다. 이번 기회에 흉부외과로 전직도 해보고 즐거우시겠어요”, “다른 생각이 아니라 정부 홍보 방침 그대로 반복이네”, “공무원님들 이런 거 해도 추가수당은 받냐” 등 A씨 등을 ‘공무원’으로 의심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또 “하다못해 게시글 ‘좋아요’ 누르거나 댓글 다는 선생님들은 본인 계정 아이디라도 걸고 하는 건데, 선생님은 뭘 거냐”, “우린 면허 걸고 실명 밝히고 하는데 너는 뭘 걸고 하길래 더 나은 의료 이 ×× 하는 거냐” 등 익명이라는 점을 비판한 이들도 있었다.한편 정부가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인 이날, 일부 전공의들이 진료 현장에 돌아오고 있지만 대대적인 복귀 움직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전날 오전 11시 기준 전국 주요 수련병원 100곳에서 전공의 294명이 복귀한 것으로 파악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과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 이재협 서울시보라매병원장은 “대한민국의 많은 환자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돌아와 달라”고 촉구했고, 박승우 삼성서울병원장도 “이제는 현장으로 돌아오셔서 환자분들과 함께 하기를 청한다”고 했다.
  • 중환자실에 버려진 1.2㎏ 아기…부모 자처한 간호사들, 백일상 차려줬다

    중환자실에 버려진 1.2㎏ 아기…부모 자처한 간호사들, 백일상 차려줬다

    불법체류자인 외국인 부모에게 버려져 한국에 홀로 남겨진 아기를 위해 지방자지단체와 병원 등이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4일 부산 동구 일신기독병원에서 1.2㎏의 칠삭둥이가 태어났다. 아기의 엄마는 외국인으로 불법체류자였다. 엄마는 병원비를 벌어오겠다며 퇴원했다가 그대로 남편과 함께 자국으로 출국했다. 아기는 신장을 하나만 가지고 태어난 상태였다. 젖병조차 제대로 빨 수 없을 만큼 몸이 약해 중환자실에 내내 누워있어야 했다. 부산 동구 관계자는 “눈 초점이 맞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으면서 현재 시각장애, 청각장애 등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밥도 잘 먹지 못하다 보니 한 달 사이 몸무게가 200g밖에 늘지 않았다”고 전했다. 부모에게 버려져 홀로 남겨진 아기를 위해 동구와 병원, 복지기관이 나섰다. 동구는 법원에 피해 아동 보호명령을 신청했다. 아기가 보호시설이나 의료기관에서 응급조치를 받는 등 보호받을 수 있도록 법적 조처를 한 것이다. 일신기독병원 간호사들은 아기에게 한복을 입히고 떡과 다양한 음식으로 구성된 백일상도 차려줬다. 동구 관계자는 “병원에 있는 간호사들이 부모를 자처하면서 아기를 성심성의껏 돌봐줬다”며 “병원비는 UN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유기 아동인 경우 의료급여 1종 수급자로 인정받을 수 있어 대부분 면제됐다”고 설명했다. 아기는 다음달 4일부터 남구에 있는 소화영아재활원으로 전원된다. 아기에게 장애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소화영아재활원이 아기를 받아주겠다고 큰 결단을 내렸다. 이곳에서 아기는 대학병원에 다니며 남은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동구 관계자는 “부모님의 사랑을 한창 받고 성장해야 할 시기에 버림을 받아서 너무 안타깝다”며 “현재 아기 엄마를 찾고 있는데, 아기가 가족 품으로 돌아가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정부 “의료개혁 마지막 기회…전공의들 현명한 결정 내려야”

    정부 “의료개혁 마지막 기회…전공의들 현명한 결정 내려야”

    정부가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의 복귀 시한 마지막 날인 29일에 지금이 의료개혁의 마지막 기회임을 강조하며, 전공의들에게 진료 현장에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 급격한 증원으로 의대 교육이 부실해질 것이라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국립대 의대 교수를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사태 장기화를 대비해 내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을 조기 개소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29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본부장 국무총리) 회의를 주재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한 정부의 의료개혁은 국민과 지역을 살리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은 국민이 더 이상 걱정하지 않도록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장관은 “전공의 여러분이 떠난 의료현장에서는 절박한 환자들이 수술을 기다리고 있고,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명의 환자라도 더 치료하기 위해 의료현장에서 온 힘을 다하고 있는 여러분의 선배와 동료 의료진들은 누적되는 피로를 견디며 몇 배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증원에 따른 의대 교육 부실화 지적과 관련해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의학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거점국립대 의대 교수를 2027년까지 1000명까지 늘리고 실제 운영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현장 수요를 고려해 추가로 보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의료개혁을 통해 국민이 어디에서나,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의사 여러분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안심하고 소신껏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장관은 비상진료대책의 일환으로 공공의료기관의 진료시간을 연장하는 한편, 5월까지 순차적으로 개소할 예정이던 수도권,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의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을 다음 달 4일 조기 개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는 응급환자가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중증·위급환자의 전원을 종합적으로 관리·조정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의사 집단행동에 따른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범정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전공의들이 빠진 의료 현장에서 남은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귀중한 생명을 구하는 데 전념해 주고 계신 의사분들과 간호사분들은 국가가 지켜드리겠다”고 밝혔다.
  • “소리없는 영웅, 간호사 언니들을 응원합니다.”… 3·1절 앞두고 간호사 응원 나선 독립운동가 현손녀

    “소리없는 영웅, 간호사 언니들을 응원합니다.”… 3·1절 앞두고 간호사 응원 나선 독립운동가 현손녀

    “간호사 언니들을 응원합니다.” 3·1절을 앞두고 한 독립운동가 후손이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간호사들을 응원하고 나서 화제다. 주인공은 일제 강점기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의거를 주도한 경북 칠곡군 출신 장진홍(1895~1930) 의사의 현손녀(증손자의 딸)인 장예진(대구 장동초교 4학년) 학생이다. 장양은 지난 27일 칠곡경북대학교병원을 찾아 박성식 병원장과 김미영 간호부장에게 간호사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성금 31만원을 전달했다. 장양의 이날 성금 전달의 출발은 지난해 3·1절 행사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장양이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손을 잡고 입장하고 만세삼창을 했다. 그는 기념식 후 고조할아버지처럼 뜻깊은 일을 하겠다고 결심하고 문구점에서 토끼 저금통을 구매했고, 독립유공자 후손을 돕기 위해 매일 1000원을 모으기로 결심하고 저금통에 ‘애국토끼’라고 적었다. 내년 3·1절까지 31만원을 모은다는 목표도 세웠다. 장양 아버지인 준희(칠곡군청 주무관)씨도 딸의 대견스럽고 기특한 마음을 알고 수시로 토끼 저금통에 모인 금액을 알려주며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지역사회에 한 초등학생의 아름다운 마음이 알려지자 김재욱 칠곡군수까지 장양을 응원하고 나섰다. 이런 덕분에 지난 15일 목표 금액을 채웠다. 김 간호부장은 “사명감으로 환자를 간호하고 있지만, 순간 순간 지치고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어린 학생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장 양은 “하루빨리 병원이 정상화돼 의료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는 언니들이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고 바램을 드러냈다. 한편 장진홍 의사는 중국 베이징에서 폭탄 제조법을 배우고 국내로 돌아와 1927년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돼 사형을 선고받았다. 옥중에서 투쟁을 이어가던 선생은 일본인의 손에 죽는 것을 거부하고 독립 만세 삼창을 외치며 자결했다. 1962년 건국 공로 훈장이 추서됐으며 칠곡군 왜관읍 애국 동산에는 순국 의사 장진홍 선생 기념비가 있다.
  • 3·1절 앞두고 간호사 위해 31만원 기부한 초등학생 알고 보니…

    3·1절 앞두고 간호사 위해 31만원 기부한 초등학생 알고 보니…

    3·1절을 앞두고 의료 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간호사들을 위해 기부한 초등학생이 화제다. 28일 경북 칠곡군에 따르면 장동초등학교 4학년 학생인 장예진양은 전날 칠곡경북대학교 병원을 찾아 박성식 병원장, 김미영 간호부장을 만나 간호사를 위해 써달라며 31만원을 전달했다. 장양은 일제 강점기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의거를 주도한 칠곡군 출신 장진홍(1895~1930) 의사의 현손이다. 체포 후 대구형무소에서 일본인의 손에 죽는 것을 거부하고 만세삼창을 외치며 자결했고 1962년 건국 공로 훈장이 추서됐다. 장양은 지난해 3월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을 해 주목받기도 했다. 장양은 올해 3·1절까지 31만원을 모아 고조할아버지처럼 뜻깊은 일을 하겠다고 다짐해 약속을 지켰다. 문구점에서 토끼 저금통을 구매한 장양은 저금통에 ‘애국 토끼’라 적고 매일 1000원을 모으기로 했다. 장양의 아버지인 장준희씨도 수시로 토끼 저금통에 모인 금액을 알려주며 동기부여를 했다. 지역사회에 소식이 알려지자 김재욱 칠곡군수까지 응원에 나섰고 장양은 지난 15일 목표 금액을 모았다. 김 간호부장은 “사명감으로 환자를 간호하고 있지만, 인간인지라 순간순간 지치고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어린 학생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장양은 “많은 어려움에도 끝까지 병원에 남아 환자를 지켜온 간호사 언니들을 응원하고 싶었다”면서 “하루빨리 병원이 정상화돼 의료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는 언니들이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사설] 간호사 진료보조 허용 맞춰 병원 인력도 손질을

    [사설] 간호사 진료보조 허용 맞춰 병원 인력도 손질을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공백을 줄이기 위해 어제부터 간호사에게 의사 업무 중 일부가 ‘합법적으로’ 맡겨졌다. 2000년 초부터 대형병원에서 암묵적으로 이뤄져 온 간호사의 약물처방, 검사, 봉합 등 진료보조(PA) 업무를 양성화한 것이다. PA 간호사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는 국가 면허로 관리되지만 국내에선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전국에 약 1만명의 PA 간호사가 있다. 앞으로 의료기관장이 간호부서장과 협의해 간호사 업무 범위를 설정하되 협의 밖 업무는 간호사에게 전가·지시할 수 없다. 협의된 의료행위는 민형사적, 행정적 책임으로부터 법적 보호를 받게 된다. 정부는 보건의료기본법에 근거, PA 간호사 시범사업을 보건의료 재난경보 심각 단계 발령 때부터 종료 시점을 공지할 때까지 하기로 했다. 보건의료 재난경보는 지난 23일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됐다. PA 간호사를 시범사업이 아니라 보건의료인력 구조 개편 차원에서 접근하기 바란다. 당장 만성적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간호사들 업무가 더 가중될 것이다. 국내 상급종합병원 간호사 1명당 평균 환자수는 16.3명으로 미국(5.3명), 일본(7명)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많다. 당연히 간호사 1명당 환자수가 많을수록 사망률이 올라간다. 신규 간호사의 절반 이상이 1년 이내에 병원을 떠나고 있다. 간호학과 정원 확대는 물론 이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현장에 남는 것도 필요하다. 전공의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대형병원 의사 인력 구조도 손봐야 한다. 주당 88시간 근무가 가능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가 대형병원 의사의 40%를 웃돈다. 의사수가 13만명인데 전공의 1만명이 병원을 떠나면 의료 시스템이 흔들리는 상황은 비정상 그 자체다. 중환자를 돌보는 대형병원이 전문의 고용을 늘리고, 전공의 근무시간을 줄이도록 건강보험 등을 통해 유도해야 한다. 정부가 내일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에 관한 공청회를 연다. 책임·종합보험과 공제에 가입한 의료인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를 적용하는 방안이다. 필수의료 기피의 원인인 소송 위험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의사는 물론 간호사에 대한 보호장치도 포함돼야 한다. 정부가 입법을 서두르는 만큼 전공의는 반드시 내일까지 의료 현장에 돌아오기 바란다. 의사 혼자 환자를 살릴 수 없듯이 의사만을 위해 의료정책을 펼 수는 없다.
  • [마감 후] 의사 ‘선생님’

    [마감 후] 의사 ‘선생님’

    아이를 키우다 보면 병원에 갈 일이 잦다. 아이를 키우기 전까지만 해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환절기만 되면 토요일 아침 6시 소아청소년과 진료 예약을 위해 병원 앞 키오스크에 줄을 서는 게 일상이 됐다. 소아청소년과 ‘오픈런’에 익숙해질 때쯤 아이의 상처를 봉합하기 위해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게 됐다.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워낙 어린 나이라 전신 마취를 해야 했고, 수술이 가능한 대학병원을 찾느라 한참 동안 ‘뺑뺑이’를 돌아야 했다. 간단한 수술을 끝내고 나선 의사의 한마디 한마디에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대답만 반복했다. 아이의 상처를 봉합했던 의사는 그 대학병원의 성형외과 전공의였다. 그는 피곤한 얼굴에도 아이의 상태에 대해 꽤 상세하게 설명해 줬다. 나 역시 소아청소년과 앞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상처를 꿰맬 병원을 찾느라 반나절을 헤매도 환자를 치료할 의사를 마주하면 자연스럽게 “선생님”이라는 단어가 입 밖으로 나왔다. ‘선생’은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 외에도 학예가 뛰어난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성이나 직함 따위에 붙여 남을 높여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단어를 의사라는 직업과 나란히 붙여 ‘의사 선생님’이라고 사용해 온 것을 보면 환자를 치료하는 그들의 행위나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꽤 높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의사 선생님들이 지난 20일 흰 가운을 벗어 던지고 환자 곁을 떠났다.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사직한 전공의들은 이날까지도 돌아오지 않았다. 정부는 29일까지 돌아오라고 마지노선을 제시했지만, 이들의 복귀는 요원하다.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뿐 아니라 전국의 주요 병원은 외래 진료와 입원, 수술 등을 절반 정도 연기·축소했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급하지 않은 수술과 외래는 뒤로 미루고, 응급이나 중증 환자에게 집중하는 모습이다. 전공의가 떠난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전임의, 간호사, 교수 등 남은 의료진의 피로도는 극에 달하고 있다. 의료 공백이 일주일을 넘기면서 번아웃(탈진) 위험이 곧 현실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이대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솔직히 더는 자신이 없다”는 한 교수의 말은 의료 현장의 혼란을 여실히 보여 준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가 죽으면 정부 때문”(좌훈정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이라거나 “지역에 있다고 해서 성적이 반에서 20~30등 하는데도 의대에 가는 것을 국민은 원하지 않는다”(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와 같은 말들은 남아 있는 의료진과 불안감이 극에 달한 환자와 가족들을 분노하게 만든다. 예비 의사인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이나 의대 졸업 이후 인턴을 포기하는 일련의 집단행동이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지금도 암 환자의 수술과 항암 치료가 밀리고, 응급실을 찾아 헤매는 환자와 가족이 거리에 넘쳐난다. 대학병원 수술과 진료가 연기되다 보니 병원 인근의 환자 방이나 요양병원에는 사람이 몰리고 있다. 이런 의료대란이 길게는 1년이나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환자를 내팽개친 의사를 우리는 앞으로도 ‘의사 선생님’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홍인기 사회부 기자
  • “오늘부터 간호사가 ‘전공의 빈자리’ 메꿉니다”

    “오늘부터 간호사가 ‘전공의 빈자리’ 메꿉니다”

    정부는 전공의 집단 이탈에 따른 의료 현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늘(27일)부터 한시적으로 간호사들에게 의사 업무 일부를 맡기기로 했다. 간호사의 업무 범위는 의료기관의 장이 내부 위원회를 구성하거나 간호부서장과 협의해 결정할 수 있다. 다만 대법원 판례에 따라 간호사에게 금지된 행위는 제외된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의사 집단행동에 따라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해 신속한 진료 공백 대응이 필요”하다며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조정하는 내용의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계획안’을 발표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장은 이날부터 간호사의 숙련도와 자격 등에 따라 업무 범위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다. 병원은 협의된 업무 외 업무를 간호사에게 전가·지시할 수 없으며, 이는 의료기관장의 책임하에 관리·운영해야 한다. 의료기관장은 근로기준법도 준수해야 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간호사에게 금지된 행위는 ▲자궁질도말세포병리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 ▲프로포폴에 의한 수면 마취 ▲사망 진단 ▲간호사가 주도해 전반적인 의료행위를 결정하고, 해당 의료행위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의사가 지시·관여하지 않은 경우 ▲간호사가 독자적으로 마취약제와 사용량을 결정해 하는 척수마취 시술 등이다. 참여 의료기관에서 실시하는 의료행위는 민·형사적, 행정적 책임으로부터 법적 보호를 받는다.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복지부 제2차관은)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소·고발에 법적 근거를 갖추기 때문에 보호된다. 간호사들이 일을 할 때 고소·고발이 되더라도 법적 근거가 분명하게 설명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범사업 기간은 보건의료 재난경보 ‘심각’ 단계 발령 시부터 별도로 종료 시점을 공지할 때까지다.
  • “정부, 증원 규모 조금만 양보하면 전공의들 복귀 설득 가능해질 것”

    “정부, 증원 규모 조금만 양보하면 전공의들 복귀 설득 가능해질 것”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숫자를 제시하지 않고, 정부는 2000명 증원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정부가 유연성을 보여 한 발 양보한다면 의협도 협상할 자세가 있고, 전공의 설득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전국 의과대학 중 처음으로 소속 교수들에게 의대 정원 확대 의견을 취합한 홍승봉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장은 26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정부가 개원의 위주로 구성된 의협 뿐만 아니라 전공의 수련병원 교수들로 구성된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공동으로 협상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홍 교수는 “많은 의대 교수들은 일단 500명 증원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며 “2025학년도 정원만 발표하고 이후 의협·전의교협·대한의학회·의대학장단체 등과 간호사단체, 환자단체까지 포함된 다자협의체를 구성해 정원을 논의해야 한다. 서둘러 10년치 정원을 결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성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소속 교수 201명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24.9%(50명)가 500명 수준 증원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의약분업 이전 수준인 350명 증원이 적정하다고 답한 교수는 20.9%(42명)였다. ‘1000명 증원’(5%)과 ‘2000명 증원’(4%)을 합하면 증원 찬성은 55%에 이른다. 의대 정원을 한 명도 늘리지 못하겠다는 의협과 온도차가 크다. 홍 교수는 “대형 병원에 근무하며 느낀 전공의 부족 경험, 특히 매년 10월에 각 전문과가 서로 많은 전공의를 배정받으려고 벌이는 ‘배정 전쟁’, (의대 정원을 늘리는) 일본·미국 등 외국 상황을 교수들이 잘 알고 있어 찬성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설문조사를 한 배경에 대해서는 “의협이 숫자를 제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화 물꼬를 트기 위한) 근거를 제시하자는 차원”이라며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한 곳이 대학병원, 전공의 수련병원이다. 개원의 위주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아닌 당사자인 교수들 의견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특히 홍 교수는 이달 말까지 협상테이블이 구성되지 않는다면 ‘의료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교수는 “신임 인턴과 전공의, 전임의가 들어오지 않고 계약이 끝나는 전임의가 떠나면 수술은 중단되고 난치성 환자의 정밀 검사가 중단되며 응급환자를 진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암이나 장기 이식, 중증 뇌전증, 외상, 응급 환자 사망률이 치솟고 일부는 수술을 받으러 외국에 나갈 수도 있겠지만 저소득층은 대책 없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설문에 참여한 성균관대 의대 교수 46.5%(93명)는 의사 역할을 내려놓고 교수만 하는 ‘겸직해제’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 병원에 남은 의료진 “의사 집단행동 멈춰야”

    병원에 남은 의료진 “의사 집단행동 멈춰야”

    전공의 수련을 포기하는 의대생이 늘어나는 등 의사 집단행동이 이번 주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병원에 남은 의료진들은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의료노련)은 2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형태로도 환자 생명을 볼모로 의료행위를 중단하는 건 정당화될 수 없다”며 “환자의 생명권·건강권을 위해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 중단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남아있는 의료진들은 현재 대학병원에서 신규 환자를 받지 않고, 최상위 중증 환자를 제외하면 모두 퇴원 조치하고, 수술을 연기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승일 의료노련 위원장은 “중증 환자에게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동안 응급 처치가 대부분 전공의 몫이었는데 신속한 처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의사 빈자리를 채우는 간호사가 불법 진료에 내몰리거나, 환자를 받지 못해 오히려 ‘고요한 위기’에 휩싸인 병원의 현장 증언도 뒤따랐다. 윤수미 인하대병원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항암치료용 삽입관 제거, 소변관 삽입, 응급환자 심전도 검사와 진료기록 작성 등 수많은 전공의 업무를 진료 지원(PA) 간호사들이 맡아 하고 있다”면서 “전문성을 가진 간호사라도 의사 업무를 대리하는 건 의료법 위반이고, 의료 사고 가능성과 고발에 따른 책임 부담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와 정부에 대치 국면을 끝내고 대화를 통해 진료 정상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수도권 대학병원 간호사는 “수술이 절반으로 줄었고 응급실 입원이 불가능해 환자를 돌려보내고 있다”며 “PA 간호사뿐 아니라 응급구조사 등 다른 직업군도 흉부압박, 혈액배양검사 및 사후처치 등 의사의 의료업무를 불법으로 떠맡고 있다”고 토로했다.
  • 사직 전공의 1만명 넘어… 정부 “29일까지 미복귀 땐 면허정지”

    사직 전공의 1만명 넘어… 정부 “29일까지 미복귀 땐 면허정지”

    정부가 26일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의 ‘복귀 마지노선’을 29일로 제시했다. 이날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기소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29일이면 계약이 만료되는 전임의(펠로)까지 떠나 의료재앙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사실상 ‘최후통첩’을 띄운 것이다. 한편으론 대화도 제안했다. 의료계가 전국 병원, 개원의, 전공의를 아우르는 대표성 있는 대화 협의체를 구성한다면 의대 정원을 포함한 모든 의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의료 현장에 복귀해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전제를 달았다. 정부 관계자는 “대화와 최후통첩의 두 가지 측면이 다 있다”고 말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9일까지 현장에 복귀한다면 지나간 책임은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3월부터는 미복귀자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기소 등 사법절차 진행이 불가피하다”며 “면허정지 처분은 사유가 기록에 남아 해외 취업 등 진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 달라”고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언제까지 회유만 할 수는 없다”며 “(3·1절) 연휴가 끝나는 새달 4일부터 행정·사법 처리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 ‘진료지원 인력 시범사업’을 실시하겠다며 전공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PA(진료보조) 간호사를 한시적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 넣은 것도 집단행동에 나선 의사들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복귀 마지노선을 29일로 잡은 것은 전임의 이탈 움직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임의들이 이달 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재계약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피로가 누적돼 더 견디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이달 내 전공의들이 돌아와야 전임의 추가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전남대병원의 한 교수는 “전공의의 공백을 메워 오던 전임의 절반이 3월부터 추가로 이탈하면 병원 운영이 마비된다”고 했다. 서울 주요 상급병원에선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면허를 취득한 ‘예비 인턴’의 임용 포기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소위 ‘빅5 병원’ 예비 인턴의 90%가량이 임용을 포기했거나 거취가 불분명하다. 23일 오후 7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의 80.5%인 1만 34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9006명(72.3%)이 근무지를 이탈하는 등 집단행동에 결합한 전공의 숫자가 불어나고 있다. 대화도, 법 집행도 하지 않은 채 시간만 흘려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선 정부는 29일까지 대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박 차관은 “의료계에 대화를 제안한다”면서 “의대 정원을 포함한 모든 의제를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의대 증원 규모 축소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증원 규모가 작으면 작을수록 비필수 의료 분야와 필수 분야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의 규모, 국민 부담이 커진다”며 “정부에 ‘양보하라’는 것은 ‘그만큼 국민 부담을 늘려라. 국민 불편과 생명·건강 위해에 노출되는 시기를 더 연장하라’는 것이어서 매우 신중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회의적 시각을 내비쳤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국민이 아플 때,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복지의 핵심이고 국가의 헌법상 책무”라고 했다. 현재로선 대화의 장이 열리더라도 정부가 2000명 증원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의료계를 설득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 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대표성’ 있는 협의체를 주문한 것은 협상이 불가능한 의협만 붙잡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의협은 비상대책위원회 집행부 구성원들이 새달 25~26일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어서 연일 강경 메시지를 내며 선명성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의협 비대위는 브리핑에서 증원 규모를 줄이면 협상 여지가 있는지에 대해 “진단이 틀렸는데, 약을 몇 알 줄 건지(증원을 몇 명 할 건지) 논의한다고 하면 의사로서의 존재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우선은 의대 교수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전국 40개 의대 교수협의회장이 소속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 김창수 비상대책위원장은 통화에서 “현재 의협, 전공의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의협과 전공의들이 (대화협의체) 참여를 요청하면 기꺼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진행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대 의대 대강당에서 전공의들과 회동하는 등 다리를 놓으려 했으나 정부의 경고성 발언에 돌연 “정부를 고발하겠다”고 했다. 경찰의 칼끝은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 의사단체 지도부를 정조준하고 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의협 핵심 관계자와 대전협 집행부를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3일로 예정된 의사단체 궐기대회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병무청은 병역 미필 전공의가 퇴직 처리되면 내년 3월 입영해 병역을 이행해야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10개 국립대병원 원장과 긴급 영상 간담회를 하고 “출근하지 않는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더이상 외면하지 않도록 병원장들이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다.
  • 남은 의료진들 “집단행동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남은 의료진들 “집단행동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전공의 수련을 포기하는 의대생이 늘어나는 등 의사 집단행동이 이번 주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병원에 남은 의료진들은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의료노련)은 2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형태로도 환자 생명을 볼모로 의료행위를 중단하는 건 정당화될 수 없다”며 “환자의 생명권·건강권을 위해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 중단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남아있는 의료진들은 현재 대학병원에서 신규 환자를 받지 않고, 최상위 중증 환자를 제외하면 모두 퇴원 조치하고, 수술을 연기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승일 의료노련 위원장은 “중증 환자에게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동안 응급 처치가 대부분 전공의 몫이었는데 신속한 처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의사 빈자리를 채우는 간호사가 불법 진료에 내몰리거나, 환자를 받지 못해 오히려 ‘고요한 위기’에 휩싸인 병원의 현장 증언도 뒤따랐다. 윤수미 인하대병원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항암치료용 삽입관 제거, 소변관 삽입, 응급환자 심전도 검사와 진료기록 작성 등 수많은 전공의 업무를 진료 지원(PA) 간호사들이 맡아 하고 있다”면서 “전문성을 가진 간호사라도 의사 업무를 대리하는 건 의료법 위반이고, 의료 사고 가능성과 고발에 따른 책임 부담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와 정부에 대치 국면을 끝내고 대화를 통해 진료 정상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수도권 대학병원 간호사는 “수술이 절반으로 줄었고 응급실 입원이 불가능해 환자를 돌려보내고 있다”며 “PA 간호사뿐 아니라 응급구조사 등 다른 직업군도 흉부압박, 혈액배양검사 및 사후처치 등 의사의 의료업무를 불법으로 떠맡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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