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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응급환자 죽음 부른 의사 집단휴진

    의사들의 ‘내 밥그릇 지키기’ 집단휴진이 끝내 한 생명을 앗아갔다. 그제 의사와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조무사 5만여명이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의료법 개악 저지 궐기대회’를 갖는 동안 한 태국인 근로자가 병원을 전전하다 숨졌다. 점심식사 중 닭고기가 목에 걸려 의식을 잃은 이 근로자는 응급처치를 받았더라면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 근로자는 의사들의 파업으로 간호사들만 지키는 병원을 헤매다가 길거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억울한 죽음이 아닐 수 없다. 의사들은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의사들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악법’이라며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하면 의사 면허증을 반납하고 무기한 휴진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환자들의 생명을 볼모로 한 협박이다. 하지만 의사들이 개악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은 환자의 권익을 강화한 것이다. 질병과 치료방법을 자세히 설명토록 한 ‘설명의무’ 신설이나 ‘허위 의무기록 작성 금지’‘표준진료지침’ 신설 등은 선진국의 의료법에도 명시된 조항이다. 이를 의사들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제약하는 규제로 몰아붙이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이대로 두라’는 의사들의 요구는 국민 건강권 위에 계속 군림하겠다는 뜻과 다를 바 없다. 의사들은 의약분업사태 이후 툭하면 밥그릇 지키기의 수단으로 집단휴진을 남발하고 있다.‘인술’은 오간데 없고 온통 ‘상술’뿐이다.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다. 병원을 전전하다 생명을 잃은 태국인 근로자에게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
  • [Seoul In] 새달 동사무소에 간호사 배치

    구로구(구청장 양대웅) 4월부터 간호사가 동사무소에 배치돼 주민 건강관리를 돕는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지원하겠다는 목적이다. 주민들의 혈압, 혈당측정뿐 아니라 ‘U-헬스케어시스템’의 분석 결과에 따라 신속하게 주민들을 방문하는 역할까지 한다. 간호사들이 갖고 있는 PDA는 온라인망과 연결돼 입력하는 모든 자료가 의사에게 전달된다. 고려대 미래도시헬스케어사업단과 임상기기시험센터가 이번 사업의 자료를 통해 만성질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보건행정과 860-3220.
  • ‘세계 병자의 날’ 대회 서울서

    교황청이 제정한 제15회 ‘세계병자의 날’(2월11일) 한국대회가 오는 9∼11일 서울에서 열린다. ‘세계병자의 날’이란 지난 1992년 전 교황 요한 바오로2세가 아픈 사람들과 병자들을 돌보는 기관이나 수도회, 의사·간호사들을 위해 제정한 기념일. 대회는 그 이듬해 프랑스 루르드에서 처음 열려, 이후 해마다 세계 각국에서 진행돼 왔으며 지난해엔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렸다. 아시아 지역에선 세번째인 한국대회는 ‘난치병 환자들을 위한 영성적 사목적 돌봄’을 주제로 택해 ‘학술의 날’(9일 명동성당),‘사목의 날’(10일 명동성당 꼬스트홀),‘전례의 날’(11일 장충체육관)로 진행한다.교황청 보건사목평의회 의장인 하비에르 로사노 바라간 추기경이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특사 자격으로 참석해 행사를 참관한다. 9일 오전 9시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이 주례하는 개막미사를 시작으로 학술 세미나가 열리며 개막미사에는 김수환 추기경, 로사노 바라간 추기경, 교황대사 에밀 폴 체릭 대주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의장 장익 주교,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참석한다. 로사노 바라간 추기경은 이날 오후 성북구 성가복지병원을 찾아 환자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10일 오후 7시30분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청소년과 함께하는 세계 병자의 날’행사에는 가수 거북이, 마야, 바비킴, 배틀과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 국악팀 나래, 비보이 갬블러 등이 참가하는 공연무대가 마련된다.11일 오전 10시 장충체육관에서는 로사노 바라간 추기경의 주례로 100여 명의 환자에 대한 병자성사(病者聖事)와 장엄미사가 진행될 예정이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나는 남준의 영혼을 지키고 싶은 사람”

    “한국에 온 것은 그가 꼭 여기 살아있는 것만 같아서입니다.” ‘비디오 아트의 아버지’ 고(故) 백남준 타계 1주년을 맞아 서울을 찾은 미망인 구보타 시게코(70) 여사를 27일 만났다.●“탈없는 아티스트 커플로 행복했다” 30년 결혼생활 동안 인생의 반려자이자 예술적 동반자였던 남편이 떠나고 난 뒤 그녀의 생활은 어떠했을까. 백남준의 모든 자취가 배어 있는 뉴욕 소호의 아파트에서 여전히 살고 있다는 구보타는 “슬프고 지루했다.”고 말했다. 남편은 독일 어디론가 여행을 떠났고 언젠가 꼭 돌아올 것만 같단다. 최근에는 수영으로 체중 관리를 하면서 자신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고인의 생전 전위적 미술집단 플럭서스에서 함께 활동했던 구보타는 “우리는 탈없는 아티스트 커플로서 행복했다. 백남준은 나의 예술을 이해해 준 유일한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1963년 일본에서 처음 만난 뒤 백남준에게 결혼을 강요해 결국 같이 살게 됐지만, 질투가 날 때도 많았다고 한다. 특히 첼리스트 샬럿 무어맨과 섹스를 음악으로 표현한 퍼포먼스를 벌였을 때는 “당신은 바보!”라고 외치기도 했다.●`섹슈얼 힐링´ 영상 추모식서 공개 1996년 백남준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에는 건장한 남성 대신 젊고 예쁜 여성으로부터 물리치료를 받는 ‘섹슈얼 힐링’을 시도했다.구보타는 병원의 제안으로 이 과정을 비디오에 담았고,29일 그 영상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추모식을 통해 소개된다. “남준은 샤워 훈련을 받을 때 여성 간호사들에게 내 앞은 보지 말고 뒤만 보라고 하긴 했지만 섹슈얼 힐링을 좋아했지요.” 백남준은 도쿄대에 다닐 때 프랑스어 교수로부터 “랭보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마르고 시니컬했다고 구보타는 회상했다. 그의 잘생긴 외모에 반해 좇아다녔고,‘아무도 제어할 수 없는 자유로운 천재’였지만 완벽한 남편이었다고 했다. 가정 주부가 아니라 예술가가 되기 위해 뉴욕으로 갔던 구보타는 “내 가족도 싫어서 일본을 떠났다. 나는 남준과 결혼했지 그의 가족과 결혼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일본에 살았던 백남준의 두 형제는 그가 1984년 도쿄 메트로폴리탄에서 대형 퍼포먼스를 벌일 때도 만나기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백남준이 돈을 요구할 것을 그의 가족들은 가장 두려워했다고 설명했다. 백남준의 조카 켄 백에 대해서는 “켄은 삼촌을 좋아했다.”면서도 “그는 비즈니스맨으로 남준의 예술로 돈을 벌려고 했다. 켄과 만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보타는 특히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에는 항상 한국과 엄마 이야기만 했다는 남편의 모국에 와서 밝고 편안해 보였다. 그는 “나는 남준의 영혼을 지키고 싶은 사람”이라고 말했다.글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열린세상] 추천서는 신용사회의 척도다/이성낙 가천의과학대 총장

    근래 어느 학장으로부터 이른바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이란 거센 폭풍을 겪으면서 우리사회 전반에 논문 표절에 대한 경각심이 생겨났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말을 듣고 필자는 마치 폐허에 핀 장미꽃 한 송이를 보는 듯한 일말의 위안을 얻었다. 외국에서는 직장을 구할 때나 대학에서 연구를 하고자 할 때 여러가지 서류를 갖추어야 하는데, 이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추천서이다. 한번은 국내 대학에서 논문 표절 사건으로 해임된 교수가 미국 대학에 일자리를 찾으려고 했다. 그 과정에서 미국 대학이 국내 대학 학장에게 그 교수에 관한 정보를 요구했는데, 그 요구 내용이 놀라울 정도로 구체적이었다. 단순히 대학 학장으로서 그 교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또는 추천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게 아니었다. 문항 형식으로 그 교수가 재직하는 동안 논문 표절 같은 비윤리적인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물었다. 학장은, 조금은 측은한 생각이 들어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 질문에 꼼짝달싹도 못했다. 1960년대 이른바 독일 파견 간호사들의 추천서와 관련된 일화가 떠오른다. 독일 사회에 익숙하지도 않고 낯선 이국땅에서 지내게 된 간호사들이 얼마나 외로웠겠는가. 당연히 먼저 와 있는 친척이나 선·후배 동료와 같은 직장에서 일하며 서로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을 것이다. 당시 독일은 엄청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었으니 웬만하면 그들을 받아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아무런 사전 행정절차 없이 잘 있던 직장을 떠나 불쑥 친구를 찾아 일하러 온 간호사들 때문에 병원 당국은 여간 당혹스러운 게 아니었다. 그들에겐 노동 허가 문제를 비롯해 여러가지 구비 서류가 부족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전 직장에서의 추천서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서양 문화권에서는 직종을 불문하고 추천서 없이 직장을 옮긴다는 게 불가능하다. 이런 사회적 불문율이 있다는 사실을 몰라 곤경에 처한 간호사가 한두 명이 아니었다. 국내 사정은 어떤가. 해외연수를 떠날 때는 귀국 후 소정 기간 소속 직장에서 근무하겠다고 굳게 서약까지 하고는 막상 귀국해서는 거리낌 없이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예가 허다하다. 스스럼없이 옛 직장을 떠나는 사람이나 서슴없이 그런 사람을 받아들이는 직장 양쪽 모두가 문제이다. 이는 ‘나만 좋으면 되고, 내가 필요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전 직장상사의 소견이나 추천서가 필요하지 않다. 이런 관행은 선진 신용사회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다. 누구나 한 직장에서 평생을 일할 수는 없다.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것은 자기계발을 위해서도 필요한 과정이다. 이러한 행복 추구권을 부정적으로 봐서는 아니 된다. 그러나 공동체를 살아가는 사회인으로서 지켜야 할 상식 수준의 직업윤리를 지키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우리네 추천서는 외국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피추천자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언급하는 대신 결혼식 축사를 방불케 하는 칭송 일변도의 글로 가득 차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발(發) 추천서의 신빙성이 낮다는 건 외국 대학가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추천서 받을 사람이 아예 내용을 미리 작성해 들고 오기 일쑤이고, 교수 또한 아무 생각 없이 서명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으니 추천서의 본질이 얼마나 훼손되었는지를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추천서는 기본적으로 평가서 성격을 갖는다. 근거 없이 허황되고 과장된 사실을 기재하는 것은 논문 표절 행위와 다름없다. 우리 사회는 정이 많고, 어려움 속에서도 푸근함을 잃지 않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좀 더 이성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 표절 정서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추천서 관행을 올바르게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의미의 선진 신용사회로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성낙 가천의과학대 총장
  • 중구 ‘복지그물망’… “정말 대단해요”

    중구 ‘복지그물망’… “정말 대단해요”

    #1중구청 청소행정과 설동완 시설장비팀장은 지난해 12월20일을 잊지 못한다.‘1직원 1가정 보살피기’ 대상인 김영준(가명·65·신당동) 할아버지의 집을 방문했다가 김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 보건소와 119로 신고해 김씨의 생명을 가까스로 구했다. 아내와 이혼하고, 아들과도 인연을 끊고 살고 있던 김씨는 연금 20만원으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당뇨에 최근에는 신장 질환까지 발병해 1주일에 3번씩 투석을 해 연명하고 있는 상태다. 설 팀장은 “우연한 사고를 계기로 작은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뻤다.”면서 “찾을 때마다 ‘고맙다.’고 하는 통에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2지난 2월 보건소를 찾은 한 할머니로부터 ‘옆집에 사는 김순례(82·가명) 할머니가 아무래도 이상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중구보건소 방문간호사 이성은씨는 전날 방문했던 김씨를 다시 방문했다. 아니나 다를까. 김씨의 몸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이씨는 어렵사리 김씨의 자식들에게 연락해 무사히 장례를 치렀다. 이런 이씨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에 감동한 김씨의 차녀 이모(45·미국 뉴욕)씨도 중구 사회안전망에 동참하기로 했다.1년간 2가정에 월 5만원씩 모두 120만원을 후원하기로 한 것. 그녀는 “동사무소의 신속한 처리와 장례 지원에 너무 고마웠다.”면서 “비록 미국에서 어렵게 살지만 모친에게 못다 한 효도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중구청이 펼치는 ‘저인망식 복지그물망’인 사회안전망 사업이 관심을 끌고 있다.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신(新)빈곤층’의 생계 보호와 자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1300여명의 구 직원이 ‘1직원 1가정 보살피기’ 운동에 나선 것이다. 구 직원들은 결연을 맺은 가정의 후견인 역할을 하며, 이들에게 ‘맞춤형 도움’을 주고 있다. 설과 가정의 달, 추석에는 작은 선물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또 전국 최초로 ‘방문 간호사 1인 1동제’를 실시하고 있다. 동마다 한 명의 방문 간호사를 배치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가구를 대상으로 방문 간호서비스를 하고 있다. 방문 간호사들은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이동 목욕·이발 서비스도 제공한다. 백병원과 제일병원 등 지역병원과 연계해 무료수술 지원, 특진비 지원도 한다. 방문 간호사 이성은씨는 “사소한 조언도 이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때 보람을 느낀다.”면서 “‘사람 사는 냄새’가 좋아서 절로 신이 나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구는 사회안전망 시행 2돌을 맞아 올해는 민관 합동 저소득층 보살피기 프로젝트인 ‘이웃사랑 1사 1동 자매결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와 호텔신라,GS건설, 한국전력 등 5개 기업이 참여해 지역 200여가구와 자매결연을 했다. 이들은 말벗 서비스, 가사 등의 정서적 지원과 도배, 보일러 수리 등 주거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표류하는 의료법안] (하) 나도 소송겪은 의사지만…

    [표류하는 의료법안] (하) 나도 소송겪은 의사지만…

    얼마 전 부산의 성형외과 의사가 수술 중 일어난 사고로 괴로워하다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한 김봉기(가명·51) 원장은 5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지방의 한 소도시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김 원장은 2002년 1월 의료사고를 경험했다. 그의 병원에서 태어난 아기가 뇌성마비에 걸리자 산모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제왕절개 수술을 제때 하지 않았다며 의료진의 책임을 물었다. 1심에서 패소한 김 원장은 그걸로 끝내려고 했다.“법원에서 소장(訴狀)만 날아와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매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워야 했습니다. 보험금으로 다 보상해 주고 그대로 덮어버리고 싶었지요.” 하지만 변호사는 끝까지 가보자고 했고 결국 3심까지 간 끝에 김 원장은 승소를 했다. 그러기까지 3년은 악몽이나 다름 없었다. 그는 “그나마 소송 과정에서 환자 가족들이 병원에 찾아와 소란을 부리거나 협박을 하지 않은 게 다른 의사들에 비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요즘 또다시 소송에 대한 고민으로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이번에는 5년 전과는 정반대로 피해자의 입장이다. 지난해 친동생이 어이없는 의료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의 동생은 뇌수막염으로 지방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했다가 후유증을 얻어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공간지각 능력을 잃어 누군가 부축을 해줘야만 움직일 수 있다. 혼자서 바깥에 나갈 수도 없다. “뇌수막염은 병원에서 1주일 정도만 치료 받으면 금세 나을 정도로 가벼운 질환입니다. 열과 콧물이 나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어서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입원한 지 1주일이 지나자 동생은 퇴원은커녕 식구들도 못 알아볼 정도로 정신이 오락가락해졌다. 배는 가스로 가득 차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의사들은 그때까지도 “완전 정상이다. 전혀 문제 없다.”며 오히려 가족들을 타박했다. 담당 과장은 동생이 중환자실로 옮겨졌는데도 아침 회진마저 거르고 박사논문을 쓴다며 서울로 훌쩍 떠났다. “의사가 환자 안 보고 뭘 합니까. 그렇게 해서 박사학위를 받으면 뭐 합니까. 수련의는 바빠서 환자를 못본다는 게 핑계가 될 순 없지요. 내 가족이라고 생각해도 그럴까요.”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고 진료기록 복사본을 구하면서도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환자가 진료기록을 요구하면 차트를 완전히 새로 쓰고 의사·간호사들이 입을 맞추기도 한다기에 의심은 갔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새로 옮긴 병원의 의사들은 “형이 의사가 아니었더라면 동생은 죽었을지도 모른다.”면서 “그냥 두었더라면 막무가내로 수술을 하겠다며 배를 갈랐을지도 모를 만큼 진료의 기초조차 지키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담당 의사의 불성실한 태도였다. 같은 동네에 사는 그 의사는 사고가 난 지 1년이 지나도록 김 원장 가족에게 전화 한 통,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동생의 상태가 걱정돼 전화를 했더니 “그걸 왜 나한테 물으십니까. 알아서 하십시오.”라고 도리어 큰소리를 쳤다. “의사는 신이 아닙니다. 완벽할 수 없습니다. 내가 아무리 조심운전을 해도 중앙선을 넘어오는 차는 피할 수 없듯이 손을 쓸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환자를 제대로 보살핀다면 100% 막을 수 있는 사고도 있습니다.” 김 원장은 “이런 사람에게 의술을 맡겨선 안 된다.”며 몇 번이고 병원에 찾아가 문제를 공론화시킬까 생각도 했지만 한 사람의 미래를 망치는가 싶어 매번 그만두곤 했다. 소송도 그랬다. 끔찍한 일을 겪어본 당사자로서 웬만하면 법정으로 일을 끌고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멀쩡한 사람의 몸을 망쳐 놓고도 책임을 지기는커녕 뻔뻔하게 나오는 의사와 병원의 태도를 보면서 생각이 변했다. 의료계에 경종을 울리고 싶은 마음이다. 김 원장은 소송에 들어가기로 마음을 굳혀가고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美, 소송전 분쟁조정·의사 책임보험 의무화 미국은 1960년대 의료사고 소송이 급증하자 일찌감치 ‘의료과오개혁법’을 제정했다. 소송 전에 분쟁조정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의사에게는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주(州)마다 분쟁조정 과정에 강제심사제도나 조정제도를 두어 쓸데 없는 소송으로 인한 경제적·시간적 부담을 덜게 했다. 책임보험의 형태와 운영 주체도 다양하게 해 의사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 일본은 대부분 민사소송을 통한 손해배상에 의존하고 있다. 의료사고 소송은 화해율이 일반 민사소송보다 높은 편이다. 의사배상 책임보험은 사(私)보험과 일본의사회 보험으로 이원화돼 있다. 사보험의 경우 과실로 인한 의료행위로 어떤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상해를 입힌 경우에 한하기 때문에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행위나 고의로 인한 사고, 무면허 의료행위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본의사회 보험은 보상한도가 1건당 1억엔, 연간 총보상한도가 3억엔으로 현실적인 편이다. 다만 의사회 자체가 의무가입은 아니어서 전체 의사의 43%만이 가입해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각 단체서 보는 대안은 의료사고는 급증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을 위한 사회적 대안이나 장치는 미흡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각계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의료소비자=“의사가 무과실 입증하게 해야” 의료사고 피해자 지원단체인 의료소비자시민연대(의시연)는 의료사고피해구제법을 서둘러 제정, 과실이 없다는 걸 의사들 스스로 입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시연 강태언 사무총장은 “피해자들은 전문지식이 모자라는 데다 의료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 의료진의 과실을 입증하기 어렵다. 교통사고처럼 가해자인 의사가 자신의 과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게 훨씬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의시연은 병원 내부 수술실과 중환자실, 분만실 등에 폐쇄회로(CC)TV 설치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강 사무총장은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의료현장의 모습을 기록하고 열람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대로 된 실태 파악을 위해 하루 빨리 병원이 의료사고 보고 의무 시스템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의사=“기피부서 전공의 보조수당 확충” 대한의사협회는 적정한 의료수가 보장과 전공의 기피부서에 대한 보조수당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협 김태학 의사국장은 “비현실적 의료수가 탓에 박리다매식 진료행위가 빈번한 데다 응급환자나 중환자 등을 치료하는 특정 진료과목에 필요한 의사인력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의료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좀 더 현실적인 기피과목 전공의 보조수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사기관=“독립적 감정기관 필요” 수사기관들은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감정기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 오민석 주임은 “관내 대형 병원에 수사협조를 구해도 비협조적이어서 주로 의협에 의뢰하지만 회신 내용이 명확하지 않고 기간도 길어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 중립성과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는 독립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김종로 부장검사는 “주로 의협의 자문을 받고 있는데 100% 공신력이 보장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공정하게 판단해 줄 수 있는 기관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기관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구제를 우선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의료전문재판부 신수길 부장판사는 “과실 여부도 중요하지만 일단 보험이나 의료공제 가입을 강제해 적절한 피해자 보상제도부터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시스템은 환자와 의사 모두 피해자” 전문가들은 의료사고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피해자이기 때문에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표준화되지 않은 업무 절차와 수많은 인수인계 절차, 긴 근무시간 등이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전자의무기록을 만들어 병원간 교류를 통해 절차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가 발생하면 의료진은 환자측에 사고 상황을 정확하게 알리고 정서적인 사과와 물질적인 보상을 병행하는 설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의료 과오를 저지른 의사가 같은 의료진의 정서적인 지지를 통해 실수를 공개하고 예방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런 점에서 중대과실이 아닐 경우 면책특권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日엔 IT·美엔 의료인력

    청년층 해외취업자의 대부분은 중국과 일본에 도전장을 내민다.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하거니와 문화적 이질감도 적기 때문이다.최근 2년간의 취업 현황을 보면 일본이 1016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 817명, 미국 291명 등이다.특히 일본은 우리보다 임금 등의 대우와 조건이 좋아 인기가 높다.2001년 한·일 정보기술(IT)자격 상호인정 협정체결 후 일본 IT분야의 취업 문호가 확대돼 취업자가 늘고 있다. 최근 연간 1000여명이 일본 기업에 취업하거나 인턴 자리를 얻어 일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실무능력을 갖춘 전문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중국 비즈니스 전문가 연수과정을 거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한 뒤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미국의 경우 간호사나 물리치료사 등 의료인력이 부족해 이 분야 전공자들의 취업이 증가하고 있는 편이다. 유치원교사, 초·중·고교 교사직도 취업의 문호가 점차 열리고 있다. 최근에는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중동 국가에 항공승무원으로 취업하는 사람들도 많고 호주나 인도네시아 등지로도 청년실업자들이 직업을 구해서 진출하고 있다. 윤지원 해외취업지원센터 취업지원 담당자는 “일본의 경우 조건을 갖춘 IT 관련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어서 진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앞으로 5년간 간호사 1만명을 미국에 취업시킬 계획을 추진 중이다.이 계획이 성사되면 1966∼1976년 10년 동안 1만여명의 간호사들이 서독에 취업한 뒤 최대 규모의 해외취업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하지만 취업 추진작업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산업인력공단은 지난 4월 미국의 취업전문기관과 유급 인턴간호사 파견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지만 미국내 사정이 급변, 어려움을 겪고 있다.당초 미국 간호사 면허를 소지한 한국 간호사를 연간 2000여명씩 5년 동안 뉴욕의 36개 병원에 취업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가 이들의 현지 취업에 필요한 비자(j-1) 조건을 강화하는 법개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어머,세쌍둥이지만 이렇게 절묘하게 같다니!

    어머,세쌍둥이지만 이렇게 절묘하게 같다니!

    “첫째 신생아의 키 48㎝,몸무게 2.4㎏” “둘째 키 48㎝,몸무게 2.4㎏” “셋째 키 48㎝,몸무게 2.4㎏” 중국 대륙에 불과 몇 분 차이로 태어난 딸 세쌍둥이의 키와 몸무게 똑같은 미스테리한 일이 일어나 바람에 화제가 되고 있다. 그 화제의 주인공은 최근 중국 남부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시 윈난 셴다이(現代) 산부인과의원에서 태어난 저우싱옌(周興燕)씨의 딸 세쌍둥이 바오바오(周寶寶·가명)로 이들의 키와 몸무게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하나 같이 똑같은 불가사의한 생겨 주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고 생활신보(生活新報)가 최근 보도했다. 이들 세쌍둥이의 산파역할을 한 이 병원 양성즈(楊勝芝) 수간호사는 “아무리 쌍둥이든,세쌍둥이든 키와 몸무게는 조금씩 다르게 마련이다.”며 “간호사 생활을 한지 30년이 넘었지만 이같은 일은 처음”이라며 눈이 휘둥그래졌다. 미스터리한 일은 지난 26일 오후 8시 30분쯤 일어났다.두살배기 딸 한명을 둔 만삭의 저우싱옌씨는 갑자기 배가 살살 아파오는 바람에 산통을 느꼈다.시간이 지날수록 산통이 심해지면서 급히 인근 윈난 셴다이 산부인과 의원으로 달려갔다. 담당 의사는 곧바로 저우씨의 산전 검사를 실시한 결과 쌍둥이인 점을 제외하고는 그녀의 임신한 몸이 지극히 정상이어서 고대 애기를 낳도록 결정했다. 오전 9시쯤,저우씨는 분만실로 옮겨졌고 곧바로 첫번째 신생아가 힘찬 울음소리를 내며 태어났다.그리고 8분 뒤 또 한 아기가 출생했다.옆에서 분만 상황을 지켜보던 의사와 간호사들은 아기의 분만이 끝난 것으로 생각하고 마무리 작업에 들어갈려는 찰나였다.이때 분만을 끝낸 것으로 보인던 그녀가 또다시 산통을 심한 느끼며 신음소리가 커졌다. 이를 지켜보던 담당 의사는 “잠깐 기다려요.또 아기가 나오려나봐요.”라고 외쳤다.담당 의사와 간호사들은 일제히 산모의 자궁을 살펴보니,아기가 또 한명 있어 분만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잠시 후,세쌍둥이의 키와 몸무게를 재보던 간호사는 너무나 뜻밖의 불가사의한 일이 일어나는 바람에 깜짝 놀라 한참 동안 우두망찰하고 있었다.이들 세쌍둥이의 키와 몸무게가 한결같이 키 48㎝,몸무게 2.4㎏인 것으로 측정된 것이다. 특히 이들 키와 몸무게가 같은 것을 제외하고도 약간 오동통한 얼굴,조그마한 코와 입 등이 완전히 판에 박은 듯 닮아 신기함을 더했다. 산모 저우씨는 “임신 7개월 때부터 일반적인 임산부보다 배가 훨씬 더 불러 제대로 걸어다닐 수가 없었다.”며 “그래도 세쌍둥이까지 낳을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저우씨와 남편 판충취안(潘從權)씨는 이들 세쌍둥이를 출산한 기쁨도 잠시,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다.아버지 판씨의 벌이가 영 신통찮은 편이다. 농촌 출신의 판씨가 이곳 쿤밍에서 뜬벌이 생활을 하는 까닭에 수입이 아주 열악했다.한달 기껏해야 일해야 1000위안(약 12만원)도 채 못벌어 언니를 포함해 이들 세 쌍둥이의 우유값 등의 양육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에 윈난셴다이 산부인과는 이들 세쌍둥이가 앞으로 건강하게 잘 자라도록 무료 케어를 해주기로 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한글날, 21C 한글을 말한다

    탄생 560돌을 맞은 한글날을 잔잔하게 조명한 프로그램 2편이 눈길을 끈다. 특히 글로벌 영어채널과 교육채널에서 들여다보는 한글날이 흥미롭다. 아리랑TV는 한글날을 맞아 특별 기획한 3부작 다큐멘터리 ‘21세기 문화코드, 한글’을 9일부터 11일까지 오후 11시 방송한다. 모음 10개, 자음 14개가 만나 8000개가 넘는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한글은 컴퓨터로 대변되는 디지털 시대에 중국의 한자와 일본의 가나문자에 비해 7배나 빠른 입력속도를 자랑한다. 오늘날 지식정보사회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한글의 과학성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1부 ‘500년 전의 약속, 아침글자 한글’에서는 한자·가나문자를 능가하는 한글의 효용성을 밝힌다. 한글 디지털화의 선구자이자 3벌식 타자기의 아버지 공병우 박사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3벌식에 숨은 한글 창제의 원리도 들여다본다. 또 현존하는 세계 문자 중 가장 많은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한글의 디지털화를 통해 문맹률 0%에 도전하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한글의 경제적 가치는 2부 ‘언어자원, 한글이 상품이다’에서 소개된다. 해마다 새롭게 선보이는 온라인 글꼴이 12여종, 시장 규모는 220억원이나 될 만큼 글꼴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하고 있다. 연세대 한국어학당의 어학사업과 560년 만에 다시 빛을 본 한글 주화, 윤디자인의 글꼴 대중화 등 한글이 3세대 한류 주자로 나선 현장을 보여준다.3부 ‘한글 날개를 달다’에서는 2년 전부터 한글을 배우고 있는 네팔 체팡 마을을 통해 한글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통일을 대비한 한글 기초교육의 해법, 제주어 보존을 위한 노력, 겨레말 큰사전 편찬 사업과정 등도 소개된다. EBS는 해외의 한국어 교육현장을 찾아 세계 언어로서 한국어의 새로운 위상을 조명하는 특별기획 ‘한국어를 찾는 사람들’을 9∼10일 오후 11시 2부에 걸쳐 방송한다.1부 ‘한국어가 경쟁력이다’에서는 미국 미네소타 한국어 마을의 한국어 체험캠프와 로스앤젤레스 교포사회에서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한국으로의 유학을 선택하는 상황 등을 소개한다. 호주 시드니의 어느 학교에서는 주말마다 한복을 입고 한국어를 배우는 아이들이 있다. 해외로 입양된 아이들이 정체성을 찾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노력과 모국어 회복의 중요성 등은 2부 ‘한국어를 배운다, 나를 찾는다’에서 소개된다.독일로 떠났던 광부와 간호사들의 자녀들, 스웨덴·미국 등으로 입양된 2세들이 한국어를 찾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제작진은 “한국어의 세계화를 외치면서 영어에만 매달리고 있는 우리는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외국인 노동자에게 병원은 너무나 먼 곳”

    “외국인 노동자에게 병원은 너무나 먼 곳”

    “도심에 병원이 넘쳐나 망하는 곳이 속출한다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은 도움 받을 수 있는 병원 하나 찾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인천 중구에 위치한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무료병원 선학무료진료소 조행식(47·항문과 전문의) 소장은 소외된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2003년 9월부터 매주 일요일 진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간호사·물리치료사 등 식구 25명 그동안 도움을 받은 외국인 노동자는 어림잡아 4500여명. 알음알음 주변 의사와 간호사들을 모아 시작한 무료진료소 식구도 그 사이 25명까지 늘어났다. 그는 “지역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도우미까지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를 돕는 일에 모두 자기 시간과 주머니를 털었다.”면서 “큰 수술은 어렵지만 외과, 내과, 치과까지 어지간한 진료는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고 말했다. 조 소장을 찾는 환자 대부분은 사실 불법 체류자다.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이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불법체류자들에게 아직 ‘병원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겪는 경제적 부담은 결코 적지 않다. 게다가 자칫 병원에 갔다가 불법체류자의 신분이 드러나 추방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존재한다. 실제로 지난 5월 부산에서는 교통사고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퇴원하는 파키스탄 출신 30세 이주노동자가 경찰에 연행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인천 외 다른 지역에서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래서 다음달 완공을 목표로 진료소 크기를 70평 정도로 넓히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그는 공과대학 3학년을 중퇴하고 1981년 의과대학에 다시 입학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며 무작정 소록도로 떠난 봉사활동이 계기가 됐다.“당시에는 의술을 익혀 수도자로 살며 봉사활동도 하고 싶다는 꿈에서 들어간 의과대학인데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살다보니 내가 왜 이 직업을 선택했었나 하는 것도 잊고 살았던 것 같아요.” ●‘선생님´이기보다는 도움 주는 ‘형´으로 40대 중반에 출발점을 돌아보게 한 것은 외국인 노동자 관련 TV프로그램이었다. 그는 “경기도 외곽 공장지대만 해도 병원 한번 갈 생각 못하고 숨어서 앓기만 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부지기수입니다.” 그는 ‘선생님’이기보다는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는 ‘형’으로 불리는 것이 좋다. 한국에 시집 온 외국인 여성들에게는 가사는 물론, 제사 등 풍습을 알려주기도 하고 매년 한번씩 음식축제를 열어 축제의 장을 만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얼마 전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한 외국인 노동자가 인사를 왔더군요. 형 덕분에 몸도 다 나았고 돈도 벌어 고향 가면 사장님 소리 들을 수 있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마지막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더군요. 평생 가장 자연스럽게 기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사진이었던 것 같아요.”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比 간호사, 내년부터 日진출

    |도쿄 이춘규특파원|필리핀 간호사들이 내년 봄부터 일본에 진출하게 됐다. 일본과 필리핀은 9일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ASEM)가 열리는 핀란드 헬싱키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1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양국의 자유무역협정은 아셈에 참석한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양자회담에서 서명함으로써 마무리됐다. 양국간 FTA는 일반적인 상품과 서비스의 상호교류뿐 아니라 이례적으로 일본이 필리핀 간호사를 받아들이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문제는 규모다. 일본은 연간 간호사와 간병인을 각각 100명씩 받아들인다는 입장이지만, 필리핀은 가까운 시일내 1000명씩 진출을 원한다. 숫자 조정에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필리핀은 현재 10만명의 간호사를 전세계에 파견하고 있다. 지금까지 임금수준이 필리핀보다는 훨씬 높은 일본에서의 간호사 노동시장은 개방돼 있지 않았다. 현재 일본에서는 ‘언어의 벽’으로 인한 의료사고 가능성과 치안문제 등 때문에 대량으로는 간호사, 간병인을 받아들이지 않고 체류자격 등을 제한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필리핀은 자국의 간호사나 간병인이 “세계에서도 가장 훈련이 잘된 헌신적인 노동력”이라며 내년 봄 협상 실질 발효 때까지 최대한 파견 간호사 수를 늘리겠다는 자세다.taein@seoul.co.kr
  • 섬마을 건강지킴이 충남도 병원선

    섬마을 건강지킴이 충남도 병원선

    “병원선이 올 때가 됐는데 왜 안 온다냐.” 충남 당진군 석문면 대조도 이장 이종호(57)씨는 4일 “병원선이 한달에 한번 들르는데 할머니들이 용케 그때를 알고 이렇게 묻는다.”고 웃었다. 이 섬의 주민은 20명에 불과하다. 이마저 70∼90대 할머니가 대부분이고 거의 혼자 산다. 육지와 1㎞도 안 떨어져서인지 보건진료소가 없다. 이씨는 “무료인 데다 약발이 잘 먹혀 주민들이 웬만하면 참았다 병원선이 오면 약을 짓는다.”고 귀띔했다. 배에서 진료도 받고 스케일링도 하고…. 충남도가 운영하는 병원선 ‘충남 501호’가 섬 주민의 ‘건강 지킴이’로 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연간 12만여건 진료 충남에는 맨 북쪽 당진에서 맨 남쪽 서천까지 24개 유인도에 1824가구 4325명의 주민들이 산다. 병원선은 다달이 이들 섬을 3개 지역으로 나눠 진료활동을 벌이고 있다. 가장 큰 섬은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로 500가구에 1215명이 살고 있다. 등대지기와 육지를 오가는 주민 1명이 사는 태안 내파수도를 빼면 대조도가 제일 작은 섬이다. 원산도에는 병원선이 한달에 3번 들르지만 나머지 섬은 대부분 1번만 찾아간다. 백윤기(53) 선장은 “등대지기가 ‘아프지 않다.’고 미리 연락하면 내파수도는 거를 때도 많다.”고 말했다. 해마다 진료건수가 늘어 지난해 12만 2000건이 넘었다. 최서단에 있는 외연도의 주민 남궁춘자(67)씨는 “간 상태가 좋지 않다는 병원선의 진단 때문에 도시 병원에서 조기 치료를 받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오천면 녹도의 한 70대 노인도 지난 4월 병원선에서 폐암 징후가 발견돼 서울의 큰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섬 주민들은 고혈압이나 관절염, 위장병 등을 많이 앓고 있다. 박성우(33) 병원선 내과 전문의는 “주민들이 음식을 짜게 먹고 일을 많이 한 때문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배에서 숙식도 병원선은 길이 38m, 폭 7.7m의 160t급이다. 보통 시속 16.5 노트(30㎞)로 운항하고 있다.1978년부터 병원선을 운항하기 시작했으나 노후돼 2001년 27억원을 들여 현 첨단 병원선을 건조했다. 직원 인건비를 빼고도 약값과 기름값, 수리비 등 운항비로 연 4억원이 든다. 이 배에서는 내과, 치과와 한방을 진료해 주고 있다.X레이 촬영기와 혈액분석기 등을 갖추고 있고 진료실, 임상병리실, 방사선실이 마련돼 있다. 전문의로 구성된 공중보건의와 간호사가 3명씩 있고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등 19명이 일하고 있다.8개 섬에는 보건진료소가 운영되지만 간호사만 있어 주민들이 병원선을 선호한다. 병원선이 대형이어서 섬 선착장에 대지 못하고 보트로 주민을 태워와 진료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의료진이 섬으로 나가 진료한다. 백 선장은 “안개가 낄 때 가장 힘든데 기다리는 주민들 때문에 웬만하면 출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주에 3박4일간 돌아다니다 보니 배에서 잠을 자기 일쑤다. 임상병리사 이용우(37)씨는 “큰 파도가 치면 책상이 넘어가고 밤에 잠을 자던 여간호사들이 멀미를 하고 무서워서 잠을 설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주민들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잡은 물고기를 건네는 어부도 있고 진료를 받고 돌아가 옥수수를 쪄 고마움을 전하는 70대 노부부도 있다. 대조도 이장 이씨는 “섬에 밭이 별로 없어 김치라도 해주고 싶어도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며 “한달에 한번만 오는 게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보령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北후계구도 변화 촉각

    北후계구도 변화 촉각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4년 부인 고영희씨가 사망한 이후 비서 출신의 김옥(42)씨를 새 부인으로 맞아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23일 “김정일 위원장은 2년 전 고영희씨가 사망하자 비서업무를 담당하던 기술서기 김옥이란 여성과 동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녀가)사실상 북한의 퍼스트 레이디”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과 김옥씨와 사이에 자녀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그의 등장이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옥씨는 1964년생으로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으며,1980년대 초부터 고영희씨가 사망할 때 까지 김 위원장의 기술서기로 활동했다. 기술서기는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이상 간부들의 건강을 보살피는 직책으로 간부 1명당 1명의 간호사들이 배치된다. 김옥씨는 김 위원장의 군부대 및 산업시설 시찰 등 국내 현지지도 수행은 물론이고 외빈 접견에도 참석했다.2000년 10월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했다. 당시 김선옥이라는 가명과 국방위원회 과장 직함으로 조 부위원장을 동행했으며, 월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등과의 면담에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옥씨는 지난 1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도 동행했으며,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도 인사를 나누는 등 사실상 김 위원장의 부인 자격의 대우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옥씨는 김정일 위원장이 남측 인사와 면담하는 자리에도 모습을 드러내 최측근에서 약을 챙겨주는 등의 활동을 했다고 한다. 소식통들은 “김옥씨는 성혜림씨나 고영희씨처럼 미인이라기보다는 귀여운 스타일”이라며 “아주 똑똑하고 영리한 여성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성혜림씨와 사이에 정남(35)씨, 고영희씨와의 사이에 정철(25)·정운(22)씨 등 아들 3명을 두고 있어 후계구도가 어떻게 짜여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당·군 측근들에게 3대 세습이 국제사회에서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며 후계논의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후계논의 금지령의 배경에 김옥씨의 입김도 적지 않게 작용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美 살인이냐 안락사냐 논쟁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몰아쳤던 지난해 고령 환자 등 이송이 어려웠던 환자들을 병원측이 안락사시킨 혐의를 둘러싸고 미국이 들썩이고 있다. 루이지애나 주 검찰은 당시 고령의 환자들을 안락사 시킨 의사와 간호사 2명을 2급 살인혐의로 지난 17일(현지시간) 체포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검찰은 메모리얼 메디컬센터의 의사인 애너 푸(50)와 간호사인 로라 부도(43), 셰릴 랜드리(49) 등 3명이 환자 4명에게 모르핀 등을 과다 주입한 혐의를 적용했다. 게다가 검찰은 지난 넉달 동안 지금은 비어 있는 메모리얼 메디컬센터에서 지난해 여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파헤치고 있다. 카트리나 직후 34명이 사망한 이 병원에서 14명이 치사량의 약물이 투입된 징후를 보였다. 이 중 4명은 살해됐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이들 4명은 고령에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 이송이 힘든 환자들이었다. 이전에 모르핀이나 미다졸람 같은 진정제가 투여된 기록도 없었다.검찰은 살해됐다고 주장한 환자들의 신원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이들 중 한 명은 몸무게가 172㎏에 몸이 마비된 남성이었다. 환자 34명이 사망한 메모리얼 메디컬 센터는 지난 몇달간 분노와 의심의 대상이었다. 루 안 사부아 제이콥은 “허리케인이 오기 바로 전날인 지난해 8월28일 어머니(92)에게 병문안을 갔는데 앉아서 이야기도 하고 혈액검사 결과도 좋았다.”면서 “간호사들을 비난하진 않겠지만 그들은 내가 없는 자리에서 결정을 내렸다. 그들이 환자들을 안락사시킬 권리는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 진술서에 따르면 제이콥의 어머니는 현기증 치료약인 줄 알고 모르핀 등의 진정제를 과하게 맞고 사망했다. 찰스 포티 루이지애나주 검찰총장은 “이것은 안락사가 아니라 명백한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포티 총장은 “환자들이 살해되지 않았다면 허리케인을 대피해서 살아 남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안락사 동기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휩쓸고 간 지 3일 뒤 메모리얼 메디컬센터는 1.5m높이의 물에 둘러싸였고, 기온이 38도에 육박하는 찜통 같은 무더위가 닥쳤다. 뉴올리언스 정부는 어떤 살아 있는 환자도 남겨져서는 안된다는 결정을 내렸다.냉방기는 작동되지 않고, 물도 끊기고, 약도 없는 상황에서 의사들은 헬리콥터와 보트를 요구했지만 도움의 손길은 도착하지 않았으며 약탈만 횡행했다. 의료진은 대규모의 원조가 뉴올리언스에 도착하기 하루 전인 지난 9월1일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죽일지 결정했다. 살인죄로 체포된 피의자들의 변호사는 “그녀는 허리케인에도 불구하고 5일이나 병원에 남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루이지애나주는 환자와 병원과 모든 시민들을 포기했다. 그녀는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어머니가 안락사당한 폴레트 왓슨 해리스는 “의료진은 환자들이 처참한 상태에 있다고 해서 그들의 생명을 끝낼 권리는 없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이기적이었다.”고 말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강남구 수서·일원지구 복지 확대

    서울 강남구(구청장 맹정주)는 6일 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수서·일원지구의 복지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강남구는 먼저 수서·일원지구 노약자 지원을 위해 방문 간호사를 현재 3명에서 8명으로 늘린다. 구는 특히 오는 2007년 말까지 수서·일원지구에 아예 방문간호센터 분소를 열기로 했다. 그 때까지는 임시사무소 형태로 운영된다. 방문보건센터 간호사들은 취약계층 가정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노약자들의 혈압·혈당 측정 등 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이상이 있으면 의료기관과 연결해 준다. 환자에 대한 투약지도와 재활서비스도 제공한다. 강남구는 또 일원동사무소 3층 대강당에서 한우리도서연합회가 운영 중인 독서·글쓰기 교실에 영어와 한문, 주산 등의 프로그램을 추가하기로 했다. 강사는 강남구가 지원한다. 방과후 학교는 매주 월요일 한차례 오후 4시30분부터 6시까지 운영된다. 학생 수는 480명이다. 수서·일원지구는 부자동네 강남구의 취약 계층 70%가 거주하고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美 간호사 빼가기 개도국엔 고통

    美 간호사 빼가기 개도국엔 고통

    미국이 전 세계 ‘간호 인력’을 싹쓸이하면서 개발도상국들의 의료 체계가 심각한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미 상원이 외국 간호사의 이민 제한을 사실상 철폐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의료 인력’의 독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미 병원협회는 현재 11만 8000명의 간호사가 부족한 상태이며 2020년까지 부족한 인력 규모는 8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25일 세계 최대의 ‘간호사 수출국’인 필리핀 병원들이 의료 인력의 대량 유출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개도국의 보건 체계가 크게 흔들리면서 에이즈 등 질병 퇴치를 위한 노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병원들은 아우성을 치고 있다. 매년 수천명의 간호사들이 필리핀을 떠나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국립 병원의 의료 인력 대부분이 이민을 계획하거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고 말한다. 조지 코르데노 필리핀 간호협회 회장은 “숙련된 간호사들이 다 미국으로 가면 남는 건 필리핀 사람들의 고통뿐”이라고 한숨을 내쉰다. 필리핀 정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5만명이 넘는 간호사와 의사가 해외로 떠났다. 폐업하는 민간 병원도 늘고 있다.1998년 이후 687개의 병원이 문을 닫았다. 의료 인력의 부족이 큰 원인이었다. 필리핀 민간병원협회는 앞으로 4년 동안 폐업하는 병원은 1000여곳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도 필리핀 전역의 국립 병원과 개인 병원들은 인력 부족으로 진료 과목을 줄이고 있다. 미국 이민은 필리핀 중산층에게 매력적인 기회다. 필리핀에서는 국립 병원 의사의 한 달 월급은 300달러(약 30만원)가 채 되지 않는다. 간호사는 150달러 미만이다. 미국에서 간호사 연봉은 3만 6000달러(약 3600만원)를 넘는다. 필리핀의 의사들조차도 미국에 간호사로 취업할 정도다. 호세 레이예스 메모리얼 병원의 간호 훈련 담당 베아트리츠 솔은 “교육을 마친 간호사의 90% 이상이 6개월도 안돼 (해외로)이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국립병원에서 일하던 수백명의 의사들이 간호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교육받고 있다.”면서 “그들도 부끄러워하지만 (미국에서) 간호사가 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한탄했다. 자국 노동력의 해외 수출에 적극적인 필리핀 정부에도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지만 필리핀은 해외로 나간 국민들이 보내는 달러에 많이 의존하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해외 거주 필리핀인들이 고국에 보낸 송금액은 123억달러(약 12조 3000억원). 올해는 13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미국 이민 제도로도 매년 전 세계 1만 4000여명의 간호사가 일자리를 찾아 미국으로 가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많이 울었지만 조국 발전에 한몫”

    |프랑크푸르트 심재억 특파원|“외로움에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파독(派獨) 간호 40주년을 맞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20일(현지시간) 열린 기념행사에 참석한 송재간(70)씨는 고단했던 지난 40년의 세월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외화벌이의 일환으로 독일에 간호사를 파견한 지 만 40년이 되는 해다. 1966년 4월29일 독일에 파견된 송씨는 파독 간호사 1세대다. 그해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파견된 간호사 280여명 중 한 명이었다. 미국 알래스카를 거쳐 20시간 넘게 전세 비행기를 타고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던 그녀는 그날 새벽 자욱했던 안개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었다.“맞아주는 사람도 없고, 힘겨운 투쟁의 첫 시작이었죠.” 낯선 땅에서의 힘든 생활이었지만, 한국 간호사들은 독일 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송씨는 “한국 간호사들이 부지런한 데다 눈치가 빨라 일감을 스스로 찾아서 잘했다. 독일 신문들이 업무능력을 칭찬하는 기사를 내보낼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송씨는 프랑크푸르트 훼스트병원에서 영아실 부간호사를 지내고, 비스바덴에 있는 아우캄 병원에 수간호사를 지내는 등 독일에서 24년간 간호사 생활을 하다 1996년 퇴직했다. 독일로 간 지 7년 만에 독일인 남편을 만나 결혼해 정착해 살고 있지만, 한시도 한국을 잊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퇴직 후에도 비스바덴 한인회 회장, 재독한인연합회 부회장 등을 지내면서 교포사회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송씨는 “독일로 파견된 간호사 1만여명 가운데 5000명 정도가 현재 독일에서 살고 있다.”면서 “다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한몫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을 순방중인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재독 한인간호협회가 주최한 기념행사에 참석해 “한인간호사들이 한국인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문화교류 협력에 공헌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김춘자(63)씨 등 12명이 국위를 선양한 공로로 장관 표창을 받았다.jeshim@seoul.co.kr
  • 연세의료원-美 MD앤더슨 암퇴치 자매기관 협약

    연세의료원-美 MD앤더슨 암퇴치 자매기관 협약

    연세의료원(원장 지훈상)은 미국 MD앤더슨측과 암 퇴치를 위한 임상·교육·예방·연구프로그램 개발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는 자매기관 협약을 맺었다고 11일 밝혔다.MD앤더슨 측에서는 세계적인 암 전문가 홍완기 박사, 스테판 토마소빅 교수 등이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연구와 임상이 바로 연결되는 ‘중개연구’를 중심으로 진행되며,‘연구결과에 근거한 최신의 환자진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최종 목적이 있다고 양측은 설명했다. 이를 위해 양 기관은 각종 공동 학술행사, 의사와 간호사들의 교육 및 연수, 상호 교수단 교환방문 등에 합의했다. 또 신약 임상연구 분야에서 MD앤더슨과 연세암센터가 공동의 치료기준과 동일한 치료방법으로 연구하기로 했다. 홍완기 박사는 “암 정복에는 국경이 없는 만큼 의료기관간 연구협약이 암 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치매치료 ‘아트테라피’ 와 만나다

    치매치료 ‘아트테라피’ 와 만나다

    “어, 내 사진이잖아.” 김영희(이하 가명) 할머니가 액자 하나를 집어들더니 반색한다. 치매를 앓고 있는 김 할머니가 직접 그린 자화상이다. 액자에 곱게 넣은 이 자화상은 오는 27일부터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치매콘퍼런스의 치매미술전시회에 선을 보인다. ●기억 되살리는 아트테라피 김 할머니는 “할머니 얼굴 그리신 거예요?”라고 묻자 “아니야, 그린 게 아니라 내 사진이야.”라며 액자 속 얼굴을 쓰다듬는다. 김 할머니는 요즘 기분이 좋다. 할머니를 괴롭히던 망상 증세가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간호사는 “할머니가 수집 망상이 있어서 화장실 수건이며 비누며 다 가져가는 통에 남아나는 집기가 없었지만 요새는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아트테라피 덕분이란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송파노인종합복지관은 치매 노인들을 위한 아트테라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미술, 음악, 원예 등 예술 전반을 치매노인 임상치료에 응용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30여명의 치매 노인이 복지관에 입소해 보호를 받고 있고, 이와 별도로 낮에만 시설을 이용하는 주간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이 곳에서는 미술, 음악, 체조, 원예프로그램을 매주 두세시간씩 운영한다. 월·화요일 오전에는 미술 수업을 하고, 수요일엔 노래, 목요일엔 체조 수업을 하는 식이다. 송파노인종합복지관에서 아트테라피를 적극 도입한 것은 지난해부터. 복지관측은 “노래나 체조 수업을 하면 문제 행동을 보이던 분들도 그 시간엔 집중력을 보이고 기억을 회상한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전문가를 초빙해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림으로 의사소통하고 감정 표현 치매 노인들이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는 시간은 바로 미술 시간이다. 그림을 그리고 공작을 하는 시간엔 표정부터 달라진다. 의사 표현도 확실히 해 상호 소통이 가능해진다. 권혜원 할머니는 미술 선생님을 그린 자신의 그림이 영 마뜩찮은 얼굴이다. 권 할머니는 “코를 그리다 만 것 같아. 고칠 것 좀 줘 봐.”라며 애착을 보인다. 장순복 할머니는 상상 속의 딸을 그렸다.“이게 누구예요?”하니 “우리 딸”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혈관성 치매로 오른손이 마비된 채기영 할아버지는 왼손으로 그림을 그려낸다. 평소 표정 변화가 통 없는 김수근 할아버지는 얼마 전 손 그리기 시간에 주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담당 미술 치료사는 “할아버지가 옥반지를 낀 손을 그렸는데 누구 손이냐고 물어보니 “할멈이야, 할멈 보고싶어.”라며 눈물을 보이시더라. 먼저 돌아가신 할머니를 그리워하시는데 가슴이 찡했다.”고 전했다. 이번 아·태 치매 콘퍼런스에 전시되는 작품 40여점은 이렇게 그려진 그림들이다. 한국치매가족협회의 김은주 사회복지사는 “그림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고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에 치매 노인들의 그림은 감동 그 자체”라면서 “어떤 작품들은 치매 환자가 그렸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하고 삶의 통찰력도 느껴진다.”고 했다. ●음악 치료도 증세 호전시켜 음악시간도 인기가 좋다. 노래방 반주기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하는 시간이다. 박금영 할머니는 “난 그림 그리는 것보다 노래 부르는 게 더 좋아.”라며 열심히 박수를 쳤다. 박 할머니가 좋아하는 노래는 ‘과수원 길’이다.‘과수원 길’은 박 할머니뿐만 아니라 이 곳 어르신들의 18번 노래다.‘만남’이라는 가요에는 시큰둥하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과수원 길’ 반주가 나오자 눈을 반짝이며 노래에 열중한다. 가요보다는 역시 동요가 더 인기다. “과수원엔 뭐가 있죠?”노래가 끝난 후 간호사가 묻자 바로 “과일”이라는 대답이 나온다.“과수원에서 무슨 과일 드셨어요?하나씩 말씀해 보세요.”“몰라.”“사과”“먹는 건 좋아하는데 과일은 몰라.”“배”“사과” 느린 속도지만 대화가 이어졌고, 시간이 갈수록 호응도가 높아졌다. 조옥주 보건과장은 “이렇게 놀이처럼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진행하는데, 놀랄만큼 집중력을 보여서 어떤 분들은 노래 가사를 다 외워서 따라부르기도 한다.”면서 “치매증상이 심하셨던 분들도 미술과 음악치료를 통해 문제행동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증세가 호전돼 간호사들도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글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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