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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실험·휴먼드라마 ‘동시상영’

    지하철 안에서 우연히 6㎜카메라 한대를 손에 넣은 경식.횡재수에 들뜬 것도 잠시,며칠이 지나서야 옆구리에 붙은 메모를 발견한다.이걸로 녹화를 떠서 우리 방송프로덕션으로 돌려주는 이에겐 200만원을주겠다,단 절대로 편집을 말고 주변 그대로를 카메라에 담아줄것.카메라는 이손저손을 떠돌며 세상사 천태만상을 거친 앵글속에 잡아넣는데…. KBS가 11일,18일 오후11시 2TV로 방송할 ‘동시상영’(이교욱 연출,김규태 극본)의 한편인 ‘진실,강물에 빠지다’.덤벼드는 품세부터자못 실험적이다.‘동시상영’에 제작진이 갖다붙인 인디드라마라는타이틀과도 궁합이 맞아보인다. 실제 ‘동시상영’은 KBS가 ‘드라마 실험실’을 표방하며 간판을 올린 작품.일일,미니시리즈 등 틀에박힌 형식에 옭매여 잘려나간 일상사 파편들을 실험적 형식으로 포장해보겠다 한다. 회마다 독립된 30분짜리 에피소드가 두꼭지씩 소개된다.11일 방송분은 ‘진실…’외에 ‘부부는 울지 않았다’.30대 부부가,집안에 감시카메라를 설치,부부관계를 진단하는 클리닉에 상담을 받으며벌어지는 해프닝이다.18일엔 고층건물 엘리베이터 안팎만을 배경으로 잡은‘엘리베이터 안에서 우린 블루스를 추었다’,똑같은 아파트에 나란히 입주했지만 사연만은 판이한 두가족 이야기 ‘18평’이 준비된다. ‘동시상영’은 일단 이렇게 2회를 파일롯트로 내보낸뒤 조만간 정규편성된다.안재모,김경식,박혜정,박예진 등은 회마다 캐릭터를 바꿔고정출연한다.짧은 시간에 고농축 상상력을 녹여 더욱 오랜 여운을남기는 한국판 ‘어메이징 스토리’,‘기묘한 이야기’ 등을 표방한다. 하지만 8일 시사회장에서 만난 단편들로는 이는 아직 ‘가야할 먼길’로 비쳤다.일단 지난해 코미디극 격조를 한차원 높였다는 찬사에도불구, 소재고갈로 막내렸던 MBC ‘테마게임’의 아류작 정도로 비칠수 있다는 부담이 크다.작가도 그때 그사람이다.‘부부는…’ 꼭지는연기자만 배우로 물갈이된 테마게임으로 보였다.‘격조높은 웃음’이란 화두로 나름의 통합성을 유지했던 테마게임에 비해 ‘실험성’이란 공통분모만으로는 훨씬 산만해질 위험도 크다. 제작진은 기술부터 내용까지 기존 드라마에서 다루지 않던 작법을 실험하되 훈훈한 휴먼스토리라는 끈으로 이를 회피해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좀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손정숙기자 jssohn@
  • 빛 못보는 월척들

    ‘남 주기엔 아깝고 쓰기엔 마땅치 않고’-. 프로농구 10개구단 선수 가운데는 기량은 ‘월척급’이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코트에서 자주 만날 수 없는 선수가 있다.같은 팀의 간판스타와 포지션이 겹치기 때문이다.해당 선수는 다른 팀으로 옮겨서라도 당당한 주전멤버로 빛을 보고 싶어하지만 팀에서는 쉽사리 놓아주려 하지 않는다.자기 팀에서는 ‘계륵’이지만 다른 팀으로 가면 자기 팀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선 탓이다. 00∼01시즌에서 화려한 옛 명성을 추억에 묻은 채 벤치와 코트를 들락 거리는 월척급은 줄잡아 7∼8명. 이 가운데 팬들이 가장 안타까워 하는 선수는 삼성의 김희선.가드로서는 큰 키(187㎝)인데다 스피드와 돌파력 슈팅력을 고루 갖춰 어느팀에 가도 주전으로서 손색이 없다.하지만 삼성에서는 주희정 강혁등에 눌려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올시즌 삼성이 치른 13경기 가운데 7경기에 나서 평균 8분 안팎을 뛰었을 뿐이다.김희선의 잠재력을 익히 알고 있는 몇몇 팀이 트레이드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은 성사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삼보의 포인트가드 김승기도 김희선과 비슷한 처지.국가대표 출신으로 ‘터보가드’로 불릴만큼 힘과 근성이 좋고 개인기도 빼어나지만신기성의 그늘에 가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훨씬 길다.한때 트레이드가 무르익기도 했으나 구단에서는 “신기성이 입대하는 다음 시즌부터는 무조건 주전”이라며 잔류를 결정했다. 경희대 시절 민완가드로 이름을 날린 현대의 최명도와 명지대와 상무에서 ‘꾀돌이’로 통한 LG의 단신 포인트가드 김태진 등도 오라는 곳은 있지만 갈수는 없어 한경기 평균 7∼10분을 소화하는 식스맨에 만족해야만 하는 처지.이들 말고도 동양의 박훈근,기아의 조동기,골드뱅크 장창곤,SBS 표필상 등도 팀만 잘 고르면 지금보다는 훨씬 주가를 높일 수 있는 입장이다. 이들 가운데 많은 선수들은 지난 1일 SBS에서 신세기로 이적한 홍사붕을 부러워 한다.SBS에서 올시즌 팀이 치른 14경기 가운데 9경기에나서 평균 9분여씩을 뛴 홍사붕은 신세기로 옮기자 마자 26분36초를뛰면서 주전 포인트가드를 꿰찼다.현란한 드리블과 세련된 돌파력을마음껏 뽐낼 기회를 새로 잡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구단들이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선수도 살고 팀도 사는 공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며 빛 못보는 ‘월척급’ 선수들의 과감한 트레이드를 주문하고 있다. 오병남기자 obnbkt@
  • 사카이야 前 경제기획장관 “정치인 욕심 버리면 경제회복”

    일본 내각의 기인이 관직을 버리고 자유인으로 되돌아갔다.주인공은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郞·65)전 일본 경제기획청 장관. 98년 ‘경제재생’을 기치로 내건 오부치 내각의 간판스타로 2년여만에침체경기를 회복궤도로 진입시킨 그가 지난 5일 퇴임했다. 장관임명장을 받는 날 택시로 출근하는가 하면 “오직 양심만을 바탕으로 경기를 판단하겠다”는 등 튀는 언행으로 곧잘 동료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지만 그는 재임기간 중 줄곧 한걸음 앞선 경기 인식으로주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으며 결국 ‘경제를 중립적 안목으로 보게된 것은 사카이야 장관의 덕’이라는 평가를 받아냈다. 오부치 전 총리의 싱크탱크였으며 해박한 역사지식을 겸비한 경제평론가 겸 작가 사카이야씨의 트레이드 마크는 역시 기발한 입담.그는‘경기정체’를 ‘바닥을 기는 혼미한 상태’로 표현하는 등 많은 유행어를 만들어 내며 대중적 인기도 누려 왔다. 모리 요시로(林喜朗)총리의 간곡한 유임 요청을 “피곤해서 쉬고 싶다”는 일언으로 거절한 그는 떠나면서도 “정치가들의 명예욕과 공명심,이권을 챙기려는 욕심만 없으면 경기회복은 확실하다”는 말을남겨 끝까지 낡고 보수적인 일본 관료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진아기자 jlee@
  • 금융부문 개혁 전망

    정부는 금융부문의 구조조정 지연이 경제불안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고 보고 이를 ‘속전속결’로 추진함으로써 시장신뢰 회복에 초점을맞추고 있다.그러나 금융 구조조정의 핵심인 은행 구조조정은 은행별로 이해관계가 다른데다 노조의 반발이 적지않아 금융지주회사가 어떤 형태로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은행] 한빛·평화·광주·제주·경남 등 공적자금 투입대상 은행은연말까지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금융지주회사로 편입시킨다는 방침이다.이 과정에서 기존 주주에 대한 감자 등 철저한 책임분담 및 자구노력을 요구하게 된다. 정부는 이달 중 금융지주회사 설립준비 사무국을 설치,내년 1·4분기에 지주회사 업무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이어 국제적인 컨설팅 기관의 자문 등을 통해 도·소매금융 등 기능별 재편방안을 마련,내년10월부터는 현재의 은행 간판이 사라질 전망이다. 우량은행은 자율적인 합병·지주회사 설립 등을 통해 대형화·겸업화를 유도한다.이와 관련,공적자금 투입대상인 일부 지방은행과 우량은행을 묶는 통합안이 유력한 구조조정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또정부주도의 금융지주회사에 일부 우량은행이 포함되는 구도도 검토되고 있다. [2금융권] 한스·한국·중앙·영남종금 등 부실종금사는 예보 자회사인 하나로종금으로 통합,곧 영업을 개시하게 된다. 보험사는 지급여력비율이 100% 미만으로 자체 정상화 가능성이 없는 5곳은 적기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이전 등의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5곳은 삼신·한일·현대생명,국제·제일손보이다. 금고는 BIS비율 점검결과를 바탕으로 한 적기시정조치 및 불법행위금고에 대한 경영관리를 통해 24곳에 대해 조치방안을 마련한다.특히 강원도의 5곳과 대구의 6개 금고는 이달 중으로 자율적 합병을 추진,최근 금고사고로 실추된 금고업계의 명예회복에 힘을 쏟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은행 구조조정 방향

    정부 주도의 은행 구조조정 방향이 한빛은행을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방식과 우량은행이 일부 지방은행을 자회사 방식으로 통합하는 방식의 두가지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그동안 금융당국이 논의해 온 지주회사 방안은 ▲한빛을 중심으로한 단일지주회사 ▲한빛중심의 지주회사 및 지방은행간의 지주회사등 이원화된 지주회사 ▲일부 우량은행과 지방은행간의 통합방식 등3가지였다. 단일 지주회사안은 시너지효과가 없어 또 다른 대형 부실은행을 만들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데이비드 코 IMF 한국사무소장은 4일 “부실은행간의 합병은 클린화한다 하더라도 지방·우량은행간의 통합보다는 시너지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복합지주회사 방안도 실효성 측면에서 함량미달이라는 지적이다.지방은행간의 합병은 새로운 중형은행 탄생은 가능하나 정부가 목표로하는 대형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3안은 우량은행과 지방은행간의 통합안이다.이 안은 부실은행간 통합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있어 1·2안보다는 실현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사실상 흡수통합으로,흡수되는 은행원들의 고용문제가 해결과제로 남게된다. 따라서 금융권에서는 한빛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방안에다 지방 및 우량은행간의 통합을 병행하되,지방은행을 우량은행의 자회사로 통합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방은행을 바로 흡수통합하거나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정리하지않고 해당은행의 간판을 일정기간 유지하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재일교포 예금주들이 많은 제주은행과 역시 대주주들이 재일교포인 S은행간의 통합이나 지역적으로 동질성이 있는 J은행과 K은행간의 통합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한일·상업이 대등통합된 한빛보다 강원 및 충북은행을 흡수통합한 조흥은행의 건전성이 좋지 않으냐”면서 “우량은행이 원한다면 1차 구조조정 때처럼 흡수통합하는 것이 대등통합보다는 바람직한 방안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량은행의 자회사 방식으로 하더라도 1∼2년 뒤에는 흡수통합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이같은 방안을 지방은행이 거부하면 한빛을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될 전망이다. 박현갑 안미현기자 eagleduo@
  • 日 신예 후지타 마라톤 亞최고기록 우승

    일본의 신예 후지타 아츠시(24)가 3일 제54회 일본 후쿠오카 국제마라톤대회에서 우승했다.후지타는 2시간6분51초로 아시아 최고기록을세웠다.종전 아시아기록은 일본 이누부시 다카유키가 지난해 세운 2시간6분57초. 한국의 간판 스타 이봉주(30·삼성전자)는 2시간9분4초로 2위를 차지했고 3위는 프랑스 압델라 베아르(2시간9분9초)에게 돌아갔다.4위는 이가라시 노리아키(일본·2시간9분26초)가 차지했고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지난 대회 우승자인 게자헹 아베라(에티오피아)는 5위(2시간9분45초)에 그쳤다.이날 대회에는 15개국에서 132명의 초청선수와 일반 선수가 참가했다. 레이스 막판 아베라와 선두 다툼을 벌이던 후지타는 35.9㎞지점에서 속력을 내기 시작,아베라를 일찌감치 따돌리고 단독 질주한 끝에 월계관을 썼다.후지타는 아시아 최고기록을 세움으로써 일본의 ‘마라톤 강국’저력을 다시 확인시켰다. 후지타는 마라톤에 입문한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신예로 이날 우승은 뜻밖이었다.지난해 비와코마라톤에서 2시간10분7초로 준우승하면서국제무대에 두각을 드러낸 뒤 세비야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6위를차지하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특히 마라토너로서 한국의 이봉주를 가장 존경한다는 후지타는 고교 졸업 이후 이봉주를 모델로 체계적인 훈련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석기자
  • 추성훈·고경두 金 메치기…코리아오픈유도 첫날

    재일교포 추성훈(부산시청)이 한국마사회배 2000코리아오픈유도대회정상에 올랐다. 추성훈은 1일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첫날 남자부 81㎏급 결승에서 경기시작 10초만에 다이데기(중국)를 모두걸기 한판으로 제압해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같은 체급의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조인철(용인대)은 준결승에서 추성훈에게 안다리후리기 한판을 허용해 5위로 밀려났다. 고경두(포항시청)는 +100㎏급 결승에서 강병진(부산시청)에게 판정승,금메달을 추가했다. 박성근(마사회)은 남자부 90㎏급 결승에서 2000유럽선수권대회 챔피언인 크로이토루(루마니아)와 유효를 주고받는 접전을 벌였으나 경기종료 1분40초를 남기고 업어치기를 시도하다 되치기 한판을 허용,아깝게 준우승에 그쳤다.90㎏급 간판스타인 윤동식(마사회)은 패자결승에서 움베르(프랑스)에게 패해 5위에 그쳤다. 이밖에 조병옥(포항시청·100㎏급)과 최성원(용인대·+100㎏급),김영란(한체대·여자부 48㎏급)등 7명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 “우리區 으뜸업소 꼭 찾아주세요”

    ‘홍보는 구청에 맡기고 맛과 서비스관리만 잘 해주세요’ 중랑구(구청장 鄭鎭澤)는 29일 개인서비스 업체중 가격표시제와 시간대별 가격 차별화 등으로 물가안정 시책에 적극 참여하고 업소 관리가 모범적인 으뜸업소 30곳을 선정,집중적인 홍보지원에 나서기로했다. 업소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건전한 소비문화를 정착시키고 독특한맛과 질을 지키는 것은 물론 서비스업체에 친절마인드를 확산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의 토대로 삼겠다는 취지에서다. 중랑구는 이에 따라 지난 3월부터 각 동별로 추천된 86개 업소를 대상으로 현지조사와 업주면담 등을 거쳐 이날 면목7동 태릉숯불갈비와 묵2동 우성세탁소 등 30개 업소를 으뜸업소로 최종 확정했다. 이들 으뜸업소에 대해서는 구 홈페이지(www.chungnang.seoul.kr)를통해 무료로 광고를 해주는 것은 물론 지역신문과 케이블방송 및 구정소식지 등에도 광고를 게재해 명소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또 구청의 인증을 많은 소비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으뜸업소’간판을 제작,부착하도록 하고 종량제 봉투도 무료로 지급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된다. 한편 중랑구는 29일 으뜸업소 대표자간담회를 갖고 철저한 가격표시제 이행과 친절한 손님맞이 등 으뜸업소 실천준칙을 마련,이를 지켜나가도록 할 방침이다. 정진택 구청장은 “으뜸업소 지정으로 업체간 차별화가 이뤄져 주민들의 선택이 손쉬워지는 것은 물론 업체간 선의의 경쟁으로 상거래풍토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예측불허 생방송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국내 일본영화 수입업자들이 안심하고 개봉하는 장르가 있다.멜로 아니면 코미디.지금까지 개봉된 영화들의 흥행기록을 훑어보면 두 장르는 월등한 강세였다.이 통념을 확실히 굳혀줄 시츄에이션 코미디 한편이 또 간판을 건다.‘웰컴 미스터 맥도날드’(Welcome Mr. Macdonald).이만한 긴장과 소재의 선도(鮮度)를 갖춘 코미디는 만나기가 쉽지 않다. 영화가 스무고개 게임을 하게 되리란 건 처음엔 아무도 예견 못한다. 라디오 드라마 대본 공모에 당선된 왕초보 아줌마 작가 미야코.한시간 뒤면 드라마가 생방송될 판인데,눈앞에 심상찮은 조짐이 펼쳐진다.왕년에 스타였던 성우 노리코가 꼬장꼬장한 자존심을 내세우며 생트집을 잡기 시작한다.여주인공 이름을 미국식으로 고쳐달라,직업을 바꿔라,무대도 뉴욕으로 옮겨라….그게 화근이 될 줄이야.노리코가 극중 이름을 ‘메어리 제인’으로 바꾸자 그녀를 못마땅해 해온 상대역 하마무라도 뒤질세라 ‘맥도날드’로 이름을 바꿔치기한다.라디오생방송은 한바탕 난리법석 쇼로 뒤엉켜갈 수 밖에 없다. 무대는 라디오 방송국이 전부다.그런데도 따분함을 느낄 틈을 주지않고 바짝바짝 고삐를 죄는 건 영화의 재주다.다음 상황을 점칠 수없는 촘촘한 시나리오가 늘어지는 웃음 대신 긴장섞인 코미디를 선물한다.생방송 스튜디오안에 불가능이란 없다.대본에도 없는 바다와 댐을 날치기로 만들어내거나 기관총,비행기 이륙 효과음 등을 즉석에서 해결하는 대목들은 그대로 폭소지뢰밭이다.‘도나루도’(일본식 ‘도날드’의 발음)를 연발하는 성우들의 막나가는(?) 코믹연기도 못말린다. 웃음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지도 보인다.시시각각 달라지는대본에 끊임없는 애드립으로 위기를 모면해가는 성우들의 모습은,임기응변 인생의 나약함과 불가항력을 에둘러 은유하기에 충분하다. 제한된 공간에 배우들의 짧은 동선,간간이 끼어드는 오버액션이 한편의 연극을 보는 느낌이다.아니나 다를까.이 영화로 데뷔한 미타니 코키 감독은 일본의 중견 연극연출가다.그의 대표작 ‘라디오의 시간’이 영화의 원작.노리코역의 도다 게이코는 실제 인기 성우다.12월2일 개봉. 황수정기자 sjh@
  • [해외 항일전적지를 찾아서] (17)러시아 우수리스크·수이푼

    아침 일찍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지프를 대절했다.130㎞ 북쪽 우수리스크 시내를 취재하고 서쪽으로 나아가 선열들의 피어린 격전 현장을더듬기 위해서였다. 포장이 잘 돼 있어 지프는 바람을 가르며 내달렸다.한국의 산세를 닮아 마치 시골 국도를 달리는 기분이었다.색다른것은 커다랗게 쓴 러시아어 광고 간판들과 이따금 눈에 들어왔다가물러나는 주말농장 ‘다차’의 러시아식 바라크들이었다. 우수리스크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중국 흑룡강성 하얼빈을 연결하는 철도의 분기점에 있으며 우수리강과 면해 있다.옛날 발해 시대 지명은 쌍성자(雙城子),북경조약으로 러시아 영토가 된 직후에는 니콜리스크 우수리스크라고 불리기도 했다.기사년(己巳年·1869년) 함경도의 대기근으로 유민행렬이 이어질 때 일찌감치 한인 집거촌을 이루었다.국운이 기울자 이상설(李相卨)·이동휘(李東輝)·이동녕(李東寧)·홍범도(洪範圖) 등 많은 우국지사들이 찾아와 근거지로 삼았다.그리하여 1917년 고려족회를 열었고 그것은 대한국민회의로 발전했다. 그러나 그 때를 증언하는 흔적은 시내에 없다.군납업으로 많은 재산을 모아 의병대를 조직하고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최재형(崔在亨)이 일본군에 사로잡혀 처형당한 곳이 우수리스크다.이상설이 숨을 거둔 곳도 이 도시다.취재팀은 두 분의 충혼을 되새기며 거리를 이리저리 달려보고 우수리스크역 앞에 차를 멈추었다.우리 선열들이 무수히드나들었을 3층 역사(驛舍)는 낡았으나 산뜻하게 녹색 페인트로 단장된 채 앉아 있다. 치체리나가(街) 54번지의 사범전문학교도 옛 모습그대로 서 있다.1917년 고려족중앙총회가 4만루불의 기금을 모아 만든 이 학교는 수많은 인재들을 길러냈다.국내에서 카프(KAPF)파로 활동하다가 망명한 시인 조명희(趙明熙)가 강의했던 이 학교는 지금 이과(理科)초급사범대학으로 사용되고 있다. 취재팀은 서쪽으로 차를 돌려 시내를 벗어났다.우수리스크에서 중국국경에 이르는 수이푼(秋風) 지역에는 우리의 항일투쟁 현장이 많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난 박환(朴煥·수원대 사학과) 교수는 취재팀이 이 곳에 갈 것이라고 하자 고개를 끄덕였다.“꼬르사꼬프까도 가보고 이상설 선생의 유해를 뿌린 수이푼강도 꼭 보십시오.거기 기념비를 세울 겁니다.” 우리 선열들이 재피거우라고 불렀던 꼬르사꼬프까 마을은 유인석(柳麟錫)이 1910년 6월 십삼도의군(十三道義軍)을 결성한 유서 깊은 곳이다.당시 연해주에는 간도관리사로서 북간도에서 투쟁하다가 온 이범윤(李範允),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특사로 갔던 이상설,삼수(三水)갑산(甲山)에서 용맹을 떨친 의병장 홍범도,그리고 안중근(安重根)등이 현지의 대부호인 최재형과 동포들의 지원으로 병력을 조련하고이따금 국내진공을 감행하고 있었다.위정척사파의 거두로서 국내 의병전쟁을 이끌다가 망명한 유인석은 그들을 이 곳에서 하나로 응집시켰다.그리고 꼬르사꼬프까 마을을 포함해 근처의 수이푼강과 뿌질롭까,솔밭관은 1920년대 러시아 혁명전쟁 때 국제간섭군으로 출병한 일본군과 그들이 조종하는 마적단에 맞서 우리 항일유격대가 수차 격전을 벌인 곳이다.당시 지휘자는 ‘백마를 탄 김장군’으로 전설처럼회자되었던 김경천(金擎天)과 채영(蔡英)·김규면(金圭冕)·조맹선(趙孟善)·이중집·황운정 등이었다. 출국하기 전 필자는 그들에 대한 자료를 얻기 위해 독립기념관 이동언(李東彦) 연구원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는 자료를 보내주며 말했다. “일반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분들이니 꼭 신문에 써 주십시오.” 취재팀을 태운 지프는 야트막한 산과 들판이 어우러진 곳을 달리고있었다.우수리스크역에서 눌러놓은 운전석의 타코미터가 3.5㎞를 가리킬 때 차를 세웠다.수청(水淸·현 빨치산스크)에서 활약하던 김경천은 1922년 부하들을 이끌고 이 곳으로 이동해 대한혁명단으로 개칭하고 무관학교를 설립해 500명 정도의 대원을 교육시켰다.그 장소가‘우수리스크 서방 7리’라는 기록이니 이 근처인 것이다.일본 육사출신으로 대위 군복을 벗어 던지고 항일전선에 뛰어든 그는 사관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해 이 곳에 장교양성소를 세웠던 것이다.이리저리노인들을 붙잡고 물었으나 아쉽게도 그 현장은 찾을 수 없었다. 나침반을 꺼내 들고 다시 한참 차를 달리는데 길가 수풀 속에서 꼬르사꼬프까라는 간판이 불쑥 나타난다.1869년에 마을이 처음 생겼다는 표시도 있고 ‘1917부터 1967년’이라는 표시도 있다.우리 동포들이 황무지를 개척하여 곳,우국지사들이 십삼도의군을 창설한,그리고항일 유격대의 근거지 구실을 한 유서 깊은 마을은 큰길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평온하게 자리잡고 있다.차에서 내려 천천히 마을의 고샅으로 걸어 들어갔다.굴렁쇠를 굴리며 노는 아이들과 체스를 두는 노인들만 보일 뿐이었다.노인들에게 뿌질롭까 마을과 솔밭관 마을,그리고 수이푼강 가는 길을 물어 약도를 그렸다.수이푼강은 이름이 라즈달리니야로 바뀌어 있었다.뿌질롭까는 확인했으나 솔밭관은 알 수가없었다.그리고 홍범도가 수이푼의 다아재골에서 최병준의 집에 무기를 숨겨놓고 동지들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국내진공의 기회를 기다렸다는 기록이 있는데 찾을 수 없었다.1937년 동포들이 강제이주당해지명도 사라지고 우리 노인들도 없고 전설마저 사라진 때문이다.뿌질롭까는 10여분만에 도착했다.마을의 옛 이름은 육성촌(六城村).조명희 시인이 교장을 지낸 ‘육성촌농업학교’가고색창연한 모습으로취재팀을 반겼다.조명희 교장 집에서 하녀로 일한 노파를 만났다.이곳 출신이었다는 아버지의 말을 기억하는 그녀의 짐작대로라면 솔밭관은 북쪽 1∼2㎞.들길을 달려 찾아가니 마을 자리가 남아 있다.강제이주 후 버려져 있는 것이다. 취재팀은 수이푼강을 찾아갔다.폭이 50m쯤 되는 우수리강의 한 지류였는데 포장도로가 나 있는 다리 옆으로 옛 다리가 보였다.이 강을중심으로 벌어진 수많은 혈투를 생각하며 주변의 산야를 휘휘 둘러보는 필자는 가슴이 아팠다.우리 역사의 소중한 일부인데도 지도자들이름조차 묻혀져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채영은 중국 군관학교 출신으로 1919년 ‘혈성단’이라는 항일유격대를 지휘해 일본군과 싸워 혁혁한 공을 세웠다.이중집은 600명 규모의 ‘솔밭관 유격대’와 ‘우리동무군 유격대’를 지휘해 싸웠다.김규면은 기독교계의 지도자로 국내에서 투쟁하다 연해주로 와서 ‘혈성단’의 단장을 맡았다.조맹선은 국내 의병 지도자로 북간도를 거쳐연해주로 와서 채영과 더불어 항일부대를 지휘해 싸웠다.황운정은 최진동과 함께, 홍범도가 지휘한 봉오동 전투에서 대승한 뒤 연해주로와서 이중집 부대에 합류했다. 박환 교수가 말해준 이상설의 기념비를 세울 자리는 오른쪽 교두보에서 활처럼 휘어져 뻗은 작은 둑 위였다.그 곳을 밟아본 뒤 시든 잡초와 관목들을 헤치고 강변으로 내려갔다.강은 오염되지 않아 맑고깨끗했다.이상설의 유해가 화장되어 이 곳에 뿌려진 것은 1917년 3월.강물은 그 옛날의 선각자의 한을,그리고 이곳에 무수히 뿌려진 피의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히 흐르고 있었다.취재팀은 강물 앞에국산 소주팩을 꺼내 한 잔 부어놓고 절을 한 뒤 차에 올랐다. 우수리스크 이원규 소설가·동국대 겸임교수
  • 이형택 세계 90위…일주일새 9계단 ‘껑충’

    한국 테니스 간판스타 이형택(삼성증권)이 세계랭킹 90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형택은 28일 세계프로테니스협회(ATP)가 발표한 세계랭킹에서 지난주 끝난 ATP 투어 삼성오픈 4강 진출에 힘입어 랭킹포인트 15점을보태 99위에서 9계단 상승했다. 내년 시즌부터 ATP 투어대회 본선과 4대 메이저대회 본선에 자동진출하는 이형택은 세계정상급 선수들이 겨루는 마스터스 시리즈대회자동진출권을 받을 확률도 높아졌다. 이형택은 US오픈 16강진출등으로 지난 21일 한국 남자테니스 사상최초로 세계랭킹 90위권(99위)에 진입했었다.
  • 실업계 고졸자들 “실력으로 승부”

    47만 인문계 고교 3학년생들이 수능시험을 보며 사회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때 한쪽에는 사회 진입을 준비하는 29만 실업계 고3 학생들이 있다.지금 이들은 관심에서 뒷전에 머물러 있지만 나름대로 진로를 찾으며 취업준비에 여념이 없다. 물론 ‘간판’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여전한 가운데 실업계고졸자 출신이 설 자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특히 실업계 고졸자에 대한 사회인식이 부정적인데다 대학 입학 문호가 넓어지는 등 환경 변화 때문에,대학에 진학하는 실업계 고3생들도 급격히 늘어나는추세다.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1990년 8.3%던 진학률은 98년에는 35.7%로 4배 이상 증가했다. 한편 실업계 고졸자로서 당당하게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이들도 많이 늘었다.인터넷사이트 ‘다음’에는 ‘어린 고졸자들의 반란’(http:///cafe.daum.net/gojol)이란 동호회도 등장했다.운영자인 박재현·황영주씨는 “고졸 취업자들이 겪는 차별과 사회의 편견을 잘 알지만,빨리 사회에서 자리잡아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이므로 대학에는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또 올 9월부터 인터넷업체의 기획팀에서 일하는신정여상 3학년 최문정양(19)은 “학교에서 추천해 주는 자리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직접 취업자리를 알아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천 선화여상의 하인호 교사는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실업계 고3생들은 사회에서 왕따 당하고 있다”면서,빠르게 변하는 산업현장의 조건에 맞춰 실업교육을 변화해졸업후 실업계 출신이라는 이유로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는 그런 교육제도나 사회제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효순기자 hsjeon@
  • 대한매일을 읽고/ ‘도로변 광고물 단속’ 계속 이어졌으면

    경기도가 지난 23일부터 한강변 도로를 따라 난립한 카페·러브호텔 등의 불법·불량 광고물을 일제히 정비하기로 했다는 기사(대한매일 11월24일자 28면)를 읽었다. 한강변을 가본 사람이면 모두가 느끼지만 자동차 운전과 행락객 통행을 방해하는 간판부터 훼손된 현수막,불량 옥외광고물,네온사인,그리고 퇴폐적인 간판까지 마구 범람하고 있다. 이렇게 계속 늘어나는 불법 광고물을 철거하도록 명령하고 제거하겠다는 관계기관의 의지는 사회적 질서 유지와 환경미화 차원에서 아주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자연경관을 보호하고 국민의 건전한 휴식처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질서한 광고물이 사람의 마음을 현혹하는 일부터 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불법 광고물 단속이 일시적인 전시행정으로 그치지 말고 계속돼 밝고 맑은 사회질서 유지에 일조가 되었으면 한다. 황득실[경기도 군포시 산본2동]
  • [문화도시 문화거리](17)’도자기의 고장’ 이천시

    이천하면 쌀을 연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오죽하면 시내에서 가장쉽게 찾을 수 있는 간판이 ‘이천쌀밥집’일까.그러나 상차림에서 ‘이천만이 갖고 있는 무엇’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런 이름이 내걸린 것이 채 몇년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래도 일단 ‘쌀은 이천’이라는 오래된 고정관념을 최대한 노린 밥집주인들의 광고전략이 맞아떨어진 ‘히트상품’이 아닐 수 없다. 현재는 이천시가 밥맛을 보증한다는 ‘시 지정 쌀밥집’만 8개.‘임금님표 이천쌀’로 밥을 짓는다는 것이 지정조건이다.‘임금님표’역시 ‘진상(進上)하던 쌀’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밥집주인들의 속셈과 다르지 않다. 이렇듯 이천은 여전히 쌀의 고장이고,전통은 지금도 확대 재생산된다.그럼에도 요즘 이천을 찾는 사람들은 쌀이 더 이상 이 고장의 대표상품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이천 도자기’의 기세는 그만큼 무섭다.320곳의 가마(窯)와 120곳의 판매장이 시내 곳곳에 들어차 있다.내용에서도 우리 도자기 전통을 잇고 있다는 데 이의는 별로 없는 것 같다.소나무 장작을 때 그릇을 굽는 전통 가마(登窯)만 지금도 30개에 이른다.이곳 도공(陶工)들의 장인정신(匠人精神),나아가 작가정신(作家意識)을 상징하기에 모자람에 없다. 여기에 지역의 청강문화산업대에서 도자기 전문인력이 배출되고 있고,터파기 공사가 한창인 이천도예고등학교가 문을 열면 전문인력의 조기발굴 및 양성 체제까지 갖추게 된다. 이천이 도자기의 고장으로 부각되는 중요한 이유의 하나는 ‘다양성’인 것 같다.한국 ‘도자기 문화’의 양상을 파악하는 데는 이 고장을 둘러보는 것 만으로도 크게 부족하지 않다. 해강도자미술관은 고려청자의 재현에 일생을 바친 해강 유근형선생이세운 자기 전문 박물관이다.도자 역사를 체계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이천이 도자기의 고장으로 부각되는 데 크게 기여한다. 해강요가 과거를 재현하는 데 몰두할 동안 이천의 대표적 생활도자기가마인 광주요는 과거를 바탕으로 앞날을 개척하는 데 힘을 쏟았다. 전통이 살아있으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에 작품성까지 갖추었다는 점에서는 어쩌면 가장 장인정신에 투철한 가마인지도 모르겠다. 나아가이천 도자기는 한국도요·동국요가 청자,조선도요·청파요가 분청,한도요·항산도요가 백자 하는 식으로 전문분야에 따라 각 가마가 역할분담을 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 도자기들은 단지화되어 있는 전시장에서 쉽게 소비자들과 만난다. 해강도자미술관과 광주요·고려도요·한국도요 등이 몰려있는 수광리는 이천의 관문에 해당한다.어림잡아 100여개의 크고 작은 가마와 전시장이 흩어져있다. 그러나 이천 도자기는 이름부터 도자기 고을다운 사기막골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산길을 따라 50여개의 가마와 40여개의 전시장이 들어차 있는데다,수천만원짜리 ‘작품’에서 천원에 두개짜리 술잔까지어떤 취향,어떤 용도도 만족시켜준다. 관광객들이 직접 도자기를 만들어보는 ‘체험 프로그램’은 최근 주요 가마들이 다투어 마련하고 있다.도자 박물관과 함께 이천의 ‘도자기 산업’을 ‘도자기 문화’로 발돋움시키는 요소 가운데 하나일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천은 분명 ‘도자기 문화도시’이다.그러나 19만명에이르는 시민들 쪽에서 보면 이천은 ‘도자기가 거의 유일한 문화’라는 점에서는 문제가 없지 않은 것 같다. 소설가 이문열씨는 1986년 이곳에 집필실을 마련하여 이천시민이 된뒤 97년 부악문원(負岳文院)을 지어 후배문인들을 키우고 있다.그는“터놓고 말해 이천은 기반이 되는 문화가 보잘 것 없다”면서 “다만 신흥(新興)하는 기세는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신흥하는 기세를 도자기 뿐 아니라 시민들도 실감하는 문화로 연결시켜야한다는 충고가 아닐 수 없다.최근에는 도자기 문화쪽에서도 문제가 나타나고있다.국적불명에다 기계로 찍어낸 싸구려 그릇들이 범람한다.이천 도자기의 이미지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위기다. 마침 2001년 이천에서는 ‘세계 도자기 엑스포’가 열린다.그래서 지금은 이천이 여러가지 장애물을 헤치고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도자기 문화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아니면 그저 ‘도자기 생산지’로 주저앉을 것인지를 좌우할 중요한 시점이다. 이천 서동철기자 dcsuh@. *이렇게 가꿉시다- “세계 도자기 엑스포 준비를” . 우리나라 산천 어느 곳 하나 우리 마음에 정겹게 와닿지않는 곳이 없으되,특히 이천은 그 이름 만큼이나 정겹다.광주산맥에 자리 잡은 진산 설봉과 복하천,송곡천,청미천,그 유명한 이천 쌀과 복숭아와 함께온천이라는 천혜를 누리고 있다. 이천은 특히 스러져버려 우리를 아리게한 조선백자의 전통을 1960년대 들어 화려하게 되살려냈다.‘세계 도자기 엑스포’가 내년 8월10일부터 10월28일까지 80일 동안 이곳에서 열리는 것은 결코 우연이아니다. 우리 도자기가 중국의 고궁,일본의 세토,프랑스의 세브르,영국의 브리티시와 빅토리아알버트를 비롯한 세계 박물관의 명품들과 자리를함께 한다.21세기를 빛내는 세계적 명작도 우리 최고작가들의 명품과한자리에서 아름다움을 뽐낸다.생활 속의 각종 산업도자기는 물론 현대 우주문명을 가능케한 첨단도자기도 입체적으로 선보인다.한마디로이천은 세계의 도자가 우리나라로, 우리의 도자기가 세계로 교차하는문화예술의 전진기지가 되는 것이다. 제1회 세계 도자 비엔날레와 제39차 국제도자기구 집행위원회,전세계석학들이 참여하는 국제도자술회의도 함께 열린다. 비엔날레는 세계도자의 흐름을 실시간대로 파악하게 해주는 창구가 될 것이다.전통을지키되 현대와 고립되지 않으며,이 땅에서 창작활동을 하되 세계적작가들과 호흡하는 가장 경제적인 활동무대로 우리 도자계에 새로운도약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새로 건립되고 있는 이천 세계도자센터가 바로 그 주무대이다. 그러나 지금은 장미빛 환상에만 안주할 때는 아니다.세계 도자기 엑스포의 성패는 이천시민의 준비하는 자세에 달려 있다.자신의 고집과관행을 고수하기보다는 모든 기준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는 열린자세가 중요하다.오늘의 작은 이익보다는 내일을 위해 준비하는 현명함이 살아 있다면 도자기 마을 이천의 미래는 밝다. △김종민 세계 도자기 엑스포 조직위원장
  • 대우그룹 부실감사 여파 신뢰 상실

    ‘신뢰상실은 곧바로 퇴출로 이어진다.’ 대우그룹 부실감사로 물의를 빚은 국내 3위의 산동회계법인이 ‘회계감사 불능’을 선언,충격을 주고 있다.산동이 이같은 선언을 한데대해 업계에서는 자진폐업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진폐업 수순인가 금융감독원은 26일 “대우그룹 계열사 부실감리로 인해 12개월 영업정지 조치를 받을 위기에 놓인 산동회계법인이소속 공인회계사들이 대부분 회사를 떠나 회계감사 업무를 수행할 수없다며 지난 23일 ‘회계감사 불능’ 보고를 해왔다”고 밝혔다. 회계법인이 회계감사 불능을 보고하면 회계법인과 외부감사 계약을체결한 기업은 2개월 이내에 다른 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선임해야한다.감사인을 재선임하지 못하면 증권선물위원회가 감사인을 지정하게 된다. 산동이 올 사업연도에 외부감사 계약을 체결한 기업은 모두 481개사. 산동은 금감원의 대우그룹 계열사 부실감리 조사결과,외부 감사인으로서 분식회계장부에 대한 감리를 소홀히 해 증선위로부터 12개월 영업정지 권고 조치를 받고 증선위의권고를 토대로 재경부의 최종 처분을 기다리는 중이다. 아직 최종 처분이 내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결정의 여파는 컸다.증선위 결정 이후 소속 공인회계사가 지속적으로 이직한 것.지난 3월말현재 191명이던 소속 공인회계사가 지난 22일에는 27명으로 줄었고특히 22일 하루에만 113명이 회사를 떠났다. 소속 공인회계사의 지속적인 이탈과 이에 따른 회계감사 불능 선언으로 산동회계법인은 사실상 회계법인으로서의 기능을 상실,자진 폐업의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신뢰상실은 시장퇴출을 의미 산동측의 회계감사 불능 보고는 회계업계에서 신뢰를 상실하면 곧바로 퇴출된다는 점을 다시한번 보여준다.올 초 청운회계법인은 대우통신 부실감사로 사상 초유의 업무정지조치를 받은 뒤 해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산동의 회계감사 불능 선언은 기업의 투명한 회계처리를 감시하는 1차적 책무를 지닌 회계법인이 시장신뢰를 상실하면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산동측은 ‘새빛세무회계법인’을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산동이 시장신뢰를 잃어 ‘산동’의 간판으로는 더이상 영업이 어려워지자 간판만 바꿔달고 영업을 계속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李금감원장, 회생 가능 기업 자금 지원도 요청

    금융감독위원회 이근영(李瑾榮)위원장은 지난 25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량은행들에게 자율합병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해 귀추가주목된다.이 위원장은 은행들이 회생가능한 유동성 위기 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자금지원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이 위원장은 이날 김정태(金正泰)주택은행장과 김상훈(金商勳)국민은행장에게 “현재의영업행태로 우량은행 간판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말로만 합병을 추진하지 말고 직접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한빛은행에 대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여신의 자산관리공사 매각은 귀찮고 힘든 워크아웃을 회피하려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하나은행에 대해서는 “일시적 유동성 위기만 극복하면 회생가능한 기업들에 대해 자금지원을 꺼리고 여신회수에만 급급하는 것은 기업구조조정을 어렵게 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종합화학 30일 청산절차

    한국종합화학이 설립 27년만에 간판을 내리고 청산절차에 들어간다. 23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지분 99%를 갖고 있는 한국종합화학은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정식 해산을 결의한 뒤 본격적인 청산절차를 밟기로 했다.해산결의가 이뤄지면 직원들은 퇴직절차를 밟게 되며 공장은 가동이 중단된다.그러나 산자부는 현재 국내 모업체와 한국종합화학의 공장부문을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따라서 매각이 성사될 경우 공장가동이 지속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광삼기자
  • 전자업계마저 흔들린다

    국내 전자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3대 메이저 중 LG전자와 현대전자가 자금난과 수익감소로 어려움을겪고 있다.삼성전자마저 앞으로 심각한 수익감소가 예상돼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어려움이 큰 곳은 현대전자.총 부채가 7조6,000억원인 현대전자는내년 1·4분기까지 갚아야 하는 회사채와 장기차입금이 3조1,000억원에 이른다.가뜩이나 얼어붙은 금융시장에서 ‘현대’라는 간판을 달고서 이 만큼을 조달하기는 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갈수록 심해지는 반도체 값 하락에도 매우 취약한 구조다.수익의 70% 이상을 D램에 의존하고 있지만 워낙 제조원가가 높다.현재 64메가SD램 PC100의 국제 현물가는 개당 3.25∼3.45달러로 현대전자의 생산원가 이하로 떨어진 지 오래다.앞으로 장기공급선 가격까지 이 수준으로 떨어지면 추가 설비투자에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도 자금난과 수익구조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지난 9월 LG정보통신 합병때 1조원이 넘는 자사주를 매입한데다 LG정보통신의 부채 9,000억원까지 떠안는 바람에 빚이지난해말 3조3,000억원에서 올 9월말 5조7,000억원으로 불었다.반면 영업이익은 줄어드는 추세다.2·4분기 2,844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3·4분기 1,768억원으로 줄었다.세계적인 경기둔화와 내수시장 침체로 가전판매의 증가세가 둔화된 게주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재무구조는 튼튼하지만 D램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으로내년 수익전망이 밝지 않다.메리츠증권은 내년 삼성전자의 순익을 올해 예상순익 6조386억원의 61% 수준인 3조6,837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특히 64메가급을 제치고 D램의 주력으로 부상한 128메가D램 시장에서도 경쟁업체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현대전자와 LG전자의 경우,해결책은 ‘군살빼기’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현대전자는 LG반도체를 합병하면서 비대해진 몸집을 줄이지 않고 통신과 LCD(액정표시장치)부문에까지 손을 뻗쳤다.LG전자 역시 LG정보통신과 합병으로 디지털 TV,PDP(벽걸이 TV 패널) 등의 기존 차세대 전략사업에 더해 GSM 휴대폰,IMT-2000(차세대이동통신)장비 개발의 부담까지안고 있다.특히 LG IMT-2000컨소시엄 지분의 40%를 가짐으로써 5조원대로 추산되는 IMT-2000 투자에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언론노조, 산별노조로 새출발

    언론노조가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산별노조로 새출범한다. 이는 기존 전국언론노조동조합연맹(언론노련·위원장 최문순) 산하 79개 노조가 하나로 통합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노조 결성범위가단위기업을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기업별노조와 큰 차이가 있다. 언론노련은 이날 정기 대의원대회와 산별노조 출범 발기인대회를 함께 열어 선언·강령·규약 등을 최종확정하고 산별위원장을 선출할계획이다. 초대 산별위원장은 이날 선거에서 당선되는 제7대 언론노련 위원장이사실상 겸하게 될 예정인데 후보로는 최문순 현 언론노련 위원장이단독 입후보했다. 21일 현재 언론노련 산하 단위노조 가운데 조합원 투표를 거쳐 산별로 전환한 노조는 경향신문·대한매일·KBS·MBC·연합뉴스·교보문고·중앙인쇄·경인일보 등 43개.노조 수로는 절반이 조금 넘지만 조합원 수로는 85%에 달한다. 언론노련 산하 노조 가운데 사고노조 10여개와 조선·중앙·동아,경제지,그리고 방송 가운데 SBS와 그 계열사가 여기에 빠져 있다. 언론노련 박강호 부위원장은 “일부 단위노조에서 현실적으로 산별전환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연대의 틀은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가능한 빨리 이들의 산별노조 동참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 가르시아 ‘단판승부 귀재’…SBS인비테이셔널 스킨스골프

    ‘스페인의 희망’세르히오 가르시아가 SBS인비테이셔널 스킨스골프대회(총상금 18만달러)에서 가장 많은 상금을 획득했다. 가르시아는 21일 경남 양산아도니스CC(7,026야드)에서 열린 18홀 스킨스게임에서 막판 짜릿한 역전극으로 ‘스웨덴의 기인’예스퍼 파네빅,‘한국의 간판’최경주(슈페리어),‘일본의 자존심’마루야마 시게키를 따돌리고 모두 9만5,000달러의 상금을 거머쥐었다.파네빅은 8홀의 스킨을 따내며 6만달러,최경주는 스킨 3홀로 2만5,000달러를 각각 건졌다.마루야마는 단 1홀의 스킨도 따내지 못했다.스킨의 주인을가린 홀은 희비가 엇갈렸다. ◆8번홀(파4·341야드) 1번홀에서 첫 버디의 행운을 잡은 최경주가 5,000달러의 스킨을 획득한 뒤 2번홀부터 누적된 상금만 4만5,000달러가 걸린 초반 최대의 승부처.모두 티샷부터 조심스러운 자세가 역력했다.하지만 마루야마의 티샷은 왼쪽 벙커로 직행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아 스킨을 포기한 가운데 나머지 3명은 무난히 2온에 성공,퍼팅에 승부를 걸었다.그러나 홀컵에서 가장 먼 최경주와 가르시아의 버디퍼팅은 모두 아깝게 홀컵을 살짝 비켜갔다.남은 것은 파네빅의 3m짜리 버디퍼팅.미국프로골프(PGA) 통산 4승,올시즌 상금 8위의 노련함은 결진 승처에서 빛이났다.퍼터 페이스를 떠난 파네빅의 볼은 그대로 홀컵안으로 빨려 들어간것. ◆10번홀(파4·398야드) 9번홀의 상금 1만달러를 포함해 2만달러의스킨이 걸렸다.이번에는 최경주가 주인공이었다.마루야마는 이번에도 티샷을 벙커에 빠트린뒤 2온에 성공했지만 파에 그쳤고 가르시아의세컨드샷은 그린을 지나 벙커로 들어가 스킨을 일찌감치 포기한 상황. 결국 승리는 파네빅과의 맞대결에서 버디를 낚은 최경주의 몫이었다. ◆13번홀(파5·512야드) 가르시아의 행운이 따른 홀.12번홀부터 누적된 3만5,000달러의 스킨이 걸린 홀로 모두 3온에 성공,상금을 다음홀로 넘기는듯 했다.하지만 최경주와 파네빅이 3퍼팅으로 보기를 범했고 마루야마가 간신히 파세이브에 그쳐 버디퍼팅을 성공시킨 가르시아의 첫 스킨 획득. ◆18번홀(파4·446야드) 및 연장 15번홀부터 누적된 가장 많은 6만달러의 상금이 마지막홀까지 남아있었지만 모두 2온 2퍼트로 파를 세이브,결국 연장에 돌입했다.연장은 가스리아와 최경주의 맞대결.마루야마는 세컨드샷이 그린을 벗어났고 파네빅은 벙커에서 벙커로 급격히난조를 보여 일지감치 탈락.가르시아는 세컨샷을 홀컵 4.3m에 붙인뒤버디를 성공시켜 명성을 과시했다.최경주는 가르시아 보다 훨씬 가까운 홀컵 2m거리의 버디퍼팅을 남겨놓아 무승부를 만들수 있는 기회를잡았으나 아슬아슬하게 홀컵을 빗겨나 아쉬움을 남겼다. 곽영완기자 kw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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