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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어서 남주나, 재치학교 세운다고

    웃어서 남주나, 재치학교 세운다고

    KBS의 장수 인기「프로」『재치문답』의 재치 박사들이 목하 「재치학교」의 설립을 추진중이다. 메마른 세대에 웃음과 「유머」를 선사하자는게 재치학교 설립동기. 이 재치있는 학원의 재치있는 운영계획을 들여다 보면-. 농담이 진담으로 바뀔 듯… 저마다 재치있는 계획짜 『가만, 우리 이럴게 아니라 재치학교 같은거 하나 세우면 어떨까?』라고 재치문답박사답게 재치있는 「아이디어」를 낸 최초의 발설자는 금년 4월부터 재치문답「프로」에 출연하고 있는 민병근(閔秉根)박사(성심(聖心)병원 정신과과장). 이 기발한 얘기의 발단은 지난 9월1일 하오3시 서울 충무로에 있는 빵집, 6명의 재치박사 전원이 참석한 자리에서였다. 첫 발단은 오혜령씨(여류극작가)가 이제 그만두겠다고 방송하고 난 뒤라 『당신이 빠지면 어쩌노?』하는 얘기가 오고갔다. 『그러고 보니까 최초의 박사 안의섭(安義燮)씨(만화가)를 비롯해서 5명이 『재치문답』을 졸업했고 이번엔 오혜령씨 마저 졸업하는 셈이 되는건가? 졸업생도 내고 했으니 아주 학교를 세우지…』 농담으로 꺼낸 민박사의 얘기지만 한번 생각해 볼만한 얘기라고 박사들은 맞장구. 이날은 이 정도로 헤어졌다. 다음날인 2일 하오 2시께, 남산 S다방에서 민박사와 마주 앉게된 이상헌(李相憲)씨(새생활 설계실장). 『어제 그 얘기 생각 해보니까 참 좋아요. 아주 우리 본격적으로 재치학교 하나 세우도록 합시다』 농담으로 꺼낸 얘기가 진담으로 바뀌고 말았다. 『좋아요. 그럼 우리 어디 재치학교 설립에 대한 각자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다음주 만날 때 종합검토해 보도록 합시다』 이래서 재치박사들은 각자 재치학교 설립에 대한 재치있는 계획을 짜내기에 골몰, 우선 재치박사들이 생각하고 있는 계획을 들어보면-. 웃음과 지혜를 배워주고 수업료 재치있게 받자고 ▲ 민병근박사=한국인이 원래는 낙천적이고 풍류가 섞인 아주「위트」가 넘치는 민족이었는데 그동안 역사적으로 풍상을 겪는 동안 웃음을 잃었다. 외국인이 우리 한국사람을 보고 너무 표정이 없다고『한국인은「데드·마스크」같다』평할 정도니 재치학교설립은 시급하다. 또 정신의학적인 면에서도 긴장이 계속되면 신경장애를 가져와 수명을 단축케 한다. 웃음을 배급 해주는 학교를 두어 우울한 사람들이 찾아와 자동차를「보링」하듯 한바탕 웃어 우울을 말끔히 씻고 명랑한 기분이 되어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 한편 우수한「코미디언」도 양성 배출토록하면 어떨까? 수업료요? 받기는 받아야 할텐데 재치있는 방법으로 받아야지요. ▲ 이상헌박사=우선 학원으로 발족토록 한다. 물론 원장에는 민병근박사. (발설자니까) 명동근방의 「빌딩」2층쯤에 방 하나를 빌어 「재치학원」이라는 간판을 건다. 사람이 웃으면 성격이 희망적으로 형성되어 운명도 개조될수 있다. 『웃으며 삽시다』란 큰 현수막을 간판 아래 또하나 붙인다. 강사진은 우리 6명의 재치박사들. 아주 친절하게 손님과 마주앉아 생활의 지혜를 배워준다. 수강자는 어린이에서부터 80 할아버지 까지 누구라도 좋다. 상담에서부터 문제해결까지 전부 무료로 하면 수강자는 인산인해를 이룰건 틀림없는 일. 그 외 부대사업으로 『웃고 사는 비결』이라는 책자를 만들어 여기서 들어오는 수입은 학교로 발전시키기 위한 기금으로 삼는다. ▲ 오현주(吳賢珠)박사 (전「미스·코리어」)=우선 외국의 「차밍·스쿨」식으로 「파티·매너」도 아울러 배워주도록 한다. 대부분의 경우 모임에 나간 사람들 화제가 없어 꿀먹은 벙어리이기 일쑤고 그저 눈치 보며 음식이나 먹고 헤어지는게 고작이다. 이렇게 되면 즐거운 「파티」가 고역으로 끝나는 셈이니 이건 말도 되지 않잖아요? 멋진「유머」와 「조크」를 배워 즐거운 생활인이 되도록 만들어 주는 거죠. 모든 경비는 원장이 부담토록 한다는 이상헌씨안에 적극 찬성한다. ▲ 왕수영(王秀英)씨(여류시인)=남편과 싸운 아내를 우선적으로 접수, 상담에 응한다. 왜 싸웠나? 아내가 반성토록 시간적 여유를 준다. 그 다음「위트」로 남편을 설득시킬 수 있는 비결을 주어 보낸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언제 싸웠나 싶을 정도로 이 둘은 행복한 부부가 될게 아니냐? 여기에 대한 보상은『선생님의 재치덕분에 우린 아주 행복한 부부가 되었답니다』하는 감사의 편지로 족할 뿐. 좋은일 해서 남주나요? 죽으면 천당은 맡아논 것이니까, 이 또 얼마나 반가운 일 입니까? 설립날짜등 아직 못정해 다시만나 구체안 짜기로 오혜령씨=우선 강사진들의 교양을 높인다. 그 다음 사람에게서 제일 중요한 언어문제에 주력, 언어훈련실습을 철저히 하도록 한다. 그 다음 시간엔 만사를 유쾌하게 생각하는 법을 배워주도록 한다. 또 참신한 새로운「유머」를 많이 개발, 찾아오는 상담자들에게 나누어 준다. 기왕 시작한다면 본격적으로 해야지 그저 그렇고 그렇다 할 정도라면 애당초 그만두는게 나을 것 같다. 이상 5사람들의 구상을 들어보았다. (김현민씨는 연락이 닿지 않아 의견을 듣지 못했음) 아직은 재치학교설립이란 기발한「아이디어」에만 합의를 보았을 뿐, 이들 여러사람의 뜻하는 바가 제가끔임을 느낄 수 있다. 이들은 다시 만나 각자의 의견을 종합, 통일할 예정이며, 설립에 필요한 경비문제등을 해결할 생각. 어쨌든 메말라 가기만 하는 요즈음 모처럼 재치있는「아이디어」를 안출, 세상을 보다 명랑하게 만들어 보겠다는 이들을 나무랄 사람은 없을 듯. 그러나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웃음과 재치를 이 재치학원에서 배급받아 갈것인지는 학교가 서 보아야 알 일. 그러나 61년 4월에 시작, 근 10년가까이 계속된 『재치문답』의 박사들이 강사진이고 보면 웃음이 익어갈 희망은 충분히 있다.[선데이서울 70년 9월 13일호 제3권 37호 통권 제 102호]
  • 노대통령, 왜 열린우리당 간판 집착하나

    “(집단탈당으로)당이 껍데기만 남으면 내가 복당해서라도 당을 지키겠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게 했다는 말이다. 탈당이 명분없음을 강조하기 위한 역설적인 언급이란 설명이 붙긴 했지만,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당에 이만큼 애착을 보인 대통령이 있을까. 노 대통령은 왜 이토록 열린우리당에 ‘집착’하는 것일까. ●‘전국 정당´ 우리당은 자식같은 존재 노 대통령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퇴임을 앞둔 대통령은 자신이 역사에 어떻게 남을지, 자신이 정치사에 무엇을 남길지에 노심초사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이 창업하다시피 한 열린우리당이 사라지는 것 자체를 ‘정치사 속에서 노무현의 소멸’로 받아들일 만하다는 분석이다. 범여권 관계자는 “지역구도 타파를 정치역정의 제1 명분으로 내세워온 대통령에게 ‘전국(全國)정당’인 열린우리당은 자식과도 같은 존재일 것”이라고 했다. ‘호남’과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흡인력은 이런 노 대통령을 한층 예민하게 만들 법하다. 범여권은 어차피 호남이 대주주이기 때문에 열린우리당 간판을 내리는 순간 호남과 DJ를 기반으로 한 ‘옛 민주당’으로 회귀할 것이 뻔하고, 이것은 결국 ‘노무현 시대의 실종’으로 연결될 것이란 우려다. 실제 노 대통령은 통합 움직임에 대해 “결국은 ‘도로 민주당’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수차례 표출해 왔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어떤 측면에서 노 대통령의 정치적 공간을 위협하는 가장 큰 그늘은 DJ일 수도 있다.”고 했다. ●DJ 중심 ‘도로 민주당´ 회귀 우려 이런 관측은 노 대통령이 ‘민주당 세력’에 적개심을 품고 있다는 얘기로 발전하기도 한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영남 출신의 노 대통령은 호남이 주류인 민주당에서 수모에 가까운 소외를 당했고, 이 때문에 동교동계를 비롯한 옛 민주당 주류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면서 “2002년 대선에서 후보로 선출된 뒤 후보교체론에 시달린 게 단적인 예”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이 이강철·김두관씨 등 영남권 측근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당 사수’를 고집한다는 분석도 있다. 호남 중심의 범여권 통합신당이 만들어지면 내년 총선에서 이들 영남권 출마자들은 전멸할 것이란 우려의 발로라는 얘기다. 문제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이같은 집착이 ‘도로 민주당으로의 집권보다는 차라리 한나라당 집권 하에서 야당하는 게 더 낫다.’는 논리로 비화된다는 점이다. 목포 출신 천정배 의원은 얼마전 사석에서 “노무현의 원칙을 지킬 수 있다면 한나라당에 정권을 넘겨 줘도 좋다는 사람을 보면 귀싸대기를 올려 붙이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의 ‘열린우리당 사수-해체’ 논쟁은 범여권내 영남 중심론 대 호남 중심론, 노무현 중심론 대 DJ 중심론의 충돌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외국인 40만 등 400만명 ‘미러클 서울’ 만끽

    서울의 간판 축제인 ‘하이서울 페스티벌 2007’이 6일 폐막제를 끝으로 10일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외국인 40만명을 포함해 400만명 남짓이 서울시내 곳곳에서 축제를 즐긴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처음 기획한 ‘제1회 세계줄타기 대회’‘제1회 세계DJ페스티벌’이 성공을 거뒀다. 한강시민공원 양화·망원지구를 가로지르는 1㎞ 한강줄타기에는 9개 나라 18명의 선수가 출전, 관람객 5만명이 사흘간 숨죽이고 지켜봤다. 중국의 우지압둘라(20)선수가 11분22초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감우성(광대 장생역)을 대역한 권원태(40)씨는 17분 6초로 9위에 머물렀다. 한강시민공원 난지구에서 열린 DJ페스티벌에도 9만명이 참여, 젊음을 발산했다.●한강 프로그램에 인파 몰려 한강물결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미러클 수중다리’와 ‘한강 횡단 수영대회’도 인기를 모았다. 철제 수중다리(300m)가 수면에 25㎝ 가라앉게 설치돼 어린이들이 맨발로 첨벙첨벙 뛰어다녔다. 조선시대 강 건너기를 재현한 ‘충효의 배다리’도 1㎞ 떨어진 곳에 마련돼 인산인해를 이뤘다. 6일 한강시민공원 잠실·뚝섬지구에서는 한강 1.6㎞를 건너는 수영대회가 열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완주한 선수들에게 수건을 덮어주며 격려했다. 서울의 역사를 되살린 ‘서울역사재현’행사도 호평을 받았다. 지난달 27∼29일 종로구 재동초교 운동장이 조선시대 마을, 포도청, 장터로 꾸며졌다. 떡메치기, 새끼꼬기, 물레돌리기, 곤장, 감옥 등 조선시대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었다. ‘정조 반차 재현’과 ‘서울역사 퍼레이드’에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달 29일 조선시대 복장을 한 930여명과 말 120필이 1795년, 정조가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를 맞아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힌 경기 화성(현재 수원)으로 행차한 ‘정조반차도’를 도심 퍼레이드로 되살렸다. 6일에는 역사 속 위인들이 등장하는 서울역사 퍼레이드가 종묘∼종로3가∼광화문사거리∼서울광장(2.5㎞)에서 펼쳐졌다. 연개소문, 김유신, 계백, 장보고, 신사임당, 명성황후, 퇴계 이황, 세종대왕, 류관순 열사 등으로 분장한 위인들이 박수갈채를 받았다.●국제축제, 보완할 점 적잖아 서울시는 서울광장과 청계천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축제무대를 한강과 도심 고궁으로 확대했다. 축제기간을 중국의 노동절, 일본의 골든위크 시기와 맞추면서 일정을 예년에 2배인 10일로 늘렸다.5회째를 맞은 하이서울 페스티벌을 국제적인 축제로 성장시키기 위한 야심찬 시도였다. 그러나 결과는 시원찮다. 축제 참가인원(400만명)은 지난해(125만명)보다 크게 늘었지만 해외 관광객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한강에 행사가 집중되면서 도심이 비어 축제 분위기를 돋우는 데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해외 현지 설명회도 최소 6개월 전에 이뤄져야 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올해 축제를 평가·분석해 내년에는 시민에게 다가가고, 외국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세계적인 명품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특파원 칼럼] 워싱턴의 지하철, 서울의 지하철/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은 매년 봄마다 관광객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담은 안내서를 발간한다. 첫째,“스미소니언 박물관은 하나의 박물관이 아닙니다.”스미소니언은 자연사·미국사·항공우주·미술 등 여러가지 박물관을 묶은 하나의 체제이므로 스미소니언이라는 간판을 내건 박물관은 실제로 없다. 둘째,“내셔널 몰은 쇼핑몰이 아닙니다.”내셔널 몰은 국회의사당과 워싱턴기념비 사이의 잔디광장이다. 여기서 몰(Mall)은 나무가 있는 산책길이라는 본래의 의미로 쓰였지만 쇼핑몰의 개념에 익숙한 관광객들은 수도에 걸맞은 대규모의 쇼핑센터를 기대했다가 실망하곤 한다. 셋째,“시내로 들어올 때는 지하철을 이용하십시오.”자동차를 몰고 워싱턴 시내로 들어왔다가는 주차 공간을 찾는데 시간을 허비하고, 하루 20달러가 넘는 비싼 주차장에 차를 세워야 한다. 세번째 주의사항은 관광객뿐만 아니라 워싱턴 지역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에게도 적용된다. 얼마전 국무부에서 한반도를 담당하는 관리가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런데 간담회가 시작한 뒤 얼마 되지 않아 한두 사람씩 자리를 뜨기 시작하더니 끝날 때쯤에는 절반만 남아 있었다. 대체로 남아있던 절반은 지하철을 타고 국무부에 도착한 사람들이고, 떠난 절반은 국무부 주변의 도로주차장에 차를 세운 사람들이다. 워싱턴은 주차단속이 엄격해서 주차시간을 넘으면 곧바로 차를 견인하고 무거운 벌금을 물린다. ‘메트로’라고 불리는 워싱턴의 지하철은 인접한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주에서 하루에 70만명씩을 실어나른다. 워싱턴에 메트로가 개통된 것은 1976년. 서울에서 지하철 1호선이 처음 운행한 시기와 비슷하다. 서울이나 워싱턴이나 주민들의 출·퇴근을 책임지는 지하철의 본질적 기능은 같지만, 그동안 서로 다른 방향의 지하철 문화가 형성돼온 것 같다. 워싱턴의 메트로 시스템은 다분히 ‘최소화’를 지향하고 있다. 인력수송이라는 본연의 기능에만 집중한다. 메트로는 5개 노선에 86개의 역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의 역이 똑같이 생겼다. 시카고 출신의 현대 건축가 래리 위즈가 설계했다는 메트로 역은 회색 콘크리트로 건설됐다. 천장과 벽을 일률적인 직사각형 무늬로 덮어 언뜻 보면 달걀판을 이어붙인 듯한 인상을 준다. 건축 전문가들은 메트로 역이 워싱턴 시내의 연방수사국(FBI) 본부 청사와 함께 20세기말의 ‘야수성’을 대표하는 건물이라고 해설한다. 또 워싱턴의 메트로는 객차와 역에서 음식물, 술, 담배 및 상업 행위를 일절 허용하지 않는 ‘무관용(Zero Tolerance)’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어메리칸대학 역에서 감자튀김을 먹던 12살 소녀를 지하철 경찰이 체포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정도다. 이 사건은 소송까지 가면서 커다란 사회적 이슈가 됐다. 결국 2004년 워싱턴 항소심 순회법정에서 체포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그 판결을 내린 판사가 바로 존 로버츠 현 미국 대법원장이다. 메트로에 비하면 서울의 지하철은 확대지향적으로 발전해온 것 같다. 서울의 지하철역은 도심과 도심을 잇는 거대한 ‘지하 도시’를 형성하고 있다. 지하철 역에서 식사와 쇼핑이 가능하며 역에 따라서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되기도 한다. 또 서울의 오랜 역사(歷史)를 반영하듯 지하철 역마다 그 지역의 독특한 특징이 역사(驛舍)에 반영돼 있다. 이따금씩 워싱턴의 메트로와 서울의 지하철 가운데 어느쪽이 더 발전된 시스템인가를 생각해보곤 한다. 워싱토니안들이 30년 동안 다듬어온 것이 오늘의 메트로이고, 서울사람들이 한 세대 동안 만들어낸 것이 오늘의 지하철이다. 굳이 문화의 우열을 가리기보다는 다양성을 즐기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dawn@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 X파일] ‘아빠의 청춘’ 부른 오기택(Ⅰ)

    ‘저음의 마법사’라 불리는 중후한 목소리의 가수 오기택씨. 목소리 자체에 그윽하고 중후한 감정이 배어 있어 흡인력 또한 대단하다. 그는 이력서가 두장이다. 가수이력서와 골프이력서가 그것. 특이하게도 가수이력서는 두장인데 반해 골프이력서는 무려 네장 정도의 분량에 별지까지 첨부되어 있을 정도로 수상 기록이 화려하다. 1939년 11월18일, 전남 해남의 한 바닷가에서 부친 오월봉씨와 모친 주장악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 사업하시는 부친을 따라 해남과 목포를 오가며 초등학교를 세번이나 옮겨야 했을 정도로 환경변화가 많았다. 고등학교 때 상경해 성동공고 기계과를 졸업한 후 가수들의 등용문이었던 동화예술학원에 입학한다. 가수 고복수씨가 운영하던 동화예술학원 시절인 1961년 12월, 그는 제1회 KBS 직장인 콩쿠르에 동화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의 대표로 출전,1등을 차지한다. 이때 부른 노래가 창작곡 ‘비극에 운다’. 지도교사였던 작곡가 장일성씨가 대회 출전용으로 만들어 준 노래다. 아마추어 콩쿠르라 하면 일반적으로 관객이나 심사위원들에게 친숙한 곡을 부르게 마련이지만 이 예비가수가 창작곡을 가지고 출전했다는 것은 그만큼 가창력에 자신이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대회를 TV 중계로 지켜본 작곡가 김부해씨가 오기택씨를 찾아온다. “당시 ‘대전블루스’ ‘댄서의 순정’ 등으로 대단한 인기를 누리던 김부해 선생은 만나자마자 원로들의 모임인 한국작가동지회 사무실로 데리고 갔어요. 그 사무실에는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가요작가들이 모여 있었죠. 전수린, 형석기, 손목인, 박시춘, 반야월, 조춘영 선생….” 결국 이 가수지망생은 쟁쟁한 실력자들에게 단숨에 인정받은 후 곧바로 김부해씨가 문예부장으로 있던 메이저 음반사, 신세기에 전속가수 계약을 맺는다. 이를 테면 음반 취입 없이 테스트만으로 전속이 된 독특한 케이스이다. 그는 1962년 4월20일, 계약금 5000원을 받고 전속가수가 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우중의 여인’ ‘영등포의 밤’ 등을 잇달아 취입하며 신세기의 간판스타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이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할 무렵인 1963년 4월, 해병대 군예대에 입대한다. 그러나 입대 후에도 그의 노래들은 계속 방송되고 있었고 또한 군복을 입은 채 틈틈이 음반을 취입, 공백기 없이 히트곡을 계속 발표했다. 영화 ‘모녀기타(강찬우 감독,64년)’에 이어 영화배우 박노식의 대표적 캐릭터로 알려진 ‘마도로스 박(신경균 감독,64년)’ ‘바람아 말하라(이형표 감독,65년)’ 등의 주제가를 비롯해 1964년 동경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마라톤선수 신금단과 남측에 있던 부친 신문준씨가 분단 15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하는 장면을 담은 ‘눈물의 십분간’을 발표한다. 신금단 부녀가 헤어질 때 외친 “아바이…” “금단아!”라는 대사는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단어로 금세 유행어가 되었고, 아울러 오기택씨와 최숙자씨가 함께 부른 노래에 실려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제대 후에는 ‘고향무정’ ‘남산 블루스’ ‘충청도 아줌마’ ‘비 내리는 판문점’ 등을 잇달아 발표, 히트시킨다. 한달 평균 20여곡 이상씩 취입할 정도였다. 그러나 톱 가수 대열에 서 있던 그의 노래가 일순간, 모조리 방송에서 자취를 감춘다.(계속) 대중음악평론가 sachilo@empal.com
  • 서울시 뉴타운 간판규제

    서울시 뉴타운 간판규제

    앞으로 서울시의 재정비 촉진지구(재촉지구)에서는 상가마다 일정한 크기와 일정한 디자인의 간판 1개만 허용된다. 서울시는 4일 ‘재정비촉진지구 등 광고물 표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3차 뉴타운 가운데 하나인 신길 재촉지구에 첫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재정비 촉진지구 안에서는 업소당 간판 등 광고물이 1개만 허용된다.2개 이상의 광고물을 만들려면 상가 여러 곳을 한데 모아 안내하는 지주형 간판 게시대를 설치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은 또 재촉지구의 사업계획을 수립단계에서 상가 간판의 설치 장소나 규모, 재질, 다자인 등을 지정하도록 하고, 사업시행인가 때 이를 심사한다. 또 재정비촉진사업 완료 후에 설치되는 단지내 상가 등의 광고물도 자치구 광고물관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시는 이같은 가이드라인을 현재 주민공람 중인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재촉지구(147만㎡)에 시범 적용한다. 이에 따라 신길재촉지구는 각종 기반시설과 생태녹지공간과 문화공간을 갖춘 서울 서남부의 대표적인 환경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오늘 재창단 대우증권탁구단 김택수 감독

    [스포츠 라운지] 오늘 재창단 대우증권탁구단 김택수 감독

    4일 재창단되는 대우증권 탁구단의 김택수(37) 총감독(남녀 감독)은 요즘 신바람이 나있다. 탁구계 최연소 총감독을 맡는 등 잘 나가고 있어서가 아니다. 자신의 젊음을 쏟은 팀이 다시 살아난다는 추억에 가슴이 벅차서도 아니다. 가라앉은 탁구계에 새바람을 일으킨다는 생각에 절로 힘이 솟기 때문이다. 그는 1987년부터 2004년까지 무려 17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아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고,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이 같은 선수가 누릴 영예를 후배들도 맛보게 하고 싶은 마음 역시 간절하다. 추교성 남자 코치와 육선희 여자 코치는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3년안에 정상 오르겠다” 김 감독은 재미있는 탁구에 대해 “선수들이 승부에 집착해 공격적이지 못하고, 쇼맨십도 부족하다. 선수들에게 감춰져 있는 끼를 맘껏 발산하도록 키워줄 것”이라고 말한다. 1986년 창단된 대우증권 탁구팀은 1999년 말 터진 ‘대우사태’ 여파로 2001년 KT&G로 넘어갔다 87년 김택수가 입단한 뒤 14년 동안 간판 선수로 뛸 때 대우증권은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 제일합섬(현 삼성생명)과 라이벌전을 벌이며 1991년 6개의 전국 대회를 석권했다. 지난해 11월 총감독직 제의를 받았을 때 기쁨보다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김 감독은 “안정적인 자리가 보장된 팀을 떠나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그러나 대우는 추억의 팀이고 팀이 늘어나면 한국 탁구계가 발전한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기존 실업팀으로부터 남녀 3명씩 받아 당장 우승은 힘들지만 3년 안에 우승을 일궈낼 각오다. ●“세계적인 꿈나무 육성할 터” 그는 우승이라는 눈앞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탁구계 발전의 초석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다. 실업탁구가 세미프로로 가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면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물론 꿈나무 육성에도 적극 나선다. “이미 회사로부터 허락을 받았다. 어린 유망주를 발굴해 세계적인 선수로 만드는 게 꿈이다. 우리나라에서 일등하는 것도 좋지만 세계에서 경쟁력있는 선수를 길러내는 것도 중요하다.”며 통 큰 탁구를 약속했다. 특히 여자는 중국과 비교하기가 쑥스러울 정도이고, 이젠 일본에도 밀릴 처지다. 그는 “중국 선수와 맞붙었을 때 운이 좋아야 이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현실을 보며 탁구 선배로서 안타까움이 앞선다. 그는 “중국과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진다.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키우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선수층이 얇다 보니 승부에 집착해 기본기가 부족하다. 유망주를 조기에 찾아내 꾸준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2012년 올림픽 때는 결실을 거두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김 감독은 여자들도 파워와 스피드로 무장시킬 복안이다.“현재 60∼70%인 파워를 100%까지 끌어올리도록 훈련 계획을 짰다.”고 밝혔다.“팀 캐릭터도 토네이도(회오리 바람)로 정했다. 확실하게 탁구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거듭 다짐했다. 글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출생 1970년 5월25일 전남 광주생 ●체격 175㎝,72㎏ ●취미 바둑·제트스키 ●학력 광주 서석초-무진중-숭일고-경원대 ●경력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남자 단체 금메달,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단·복식 동메달,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단식 금메달, 전국종합선수권 최다 5회 우승,2004년 아테네올림픽·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대표팀 코치.
  • 부시 “이라크 철군시한 못박는건 패배 인정”

    “임무는 완수됐다.(Mission Accomplished)”.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대국민 정치 행보 가운데 가장 수치스러운 에피소드 중 하나는 2003년 5월1일(이하 현지시간)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호에서의 이라크전 승리 선언이다. 제트기를 타고 공군전투복 차림으로 링컨호에 내린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내 주요전투는 끝났다. 동맹국들이 장악했다.”고 선언했다. 뒤에는 ‘임무 완수’라고 씌어진 대형 간판이 있었다. 미 언론들은 1일 “부시 대통령의 승리 선언 이후 3212명의 미군이 사망했고, 지금도 유혈전투는 계속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전쟁비용법안’(전비법안)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승리 선언일 결투’를 조명했다..●‘5월1일’을 무대로 한 고도의 정치공방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이 제시한 1240억달러의 추가 전쟁비용승인건에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군 시기(10월1일부터 시작,6개월내 철군 완료)를 조건으로 단 ‘전비법안’을 만들어 지난주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4년 전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 승리를 선언한 1일을 골라 백악관으로 보냈다. 이례적으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법안이 백악관으로 송달되는 것을 승인하는 등록서명식도 거창하게 가졌다. 이라크전 실패 책임이 부시에게 있음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의도다. 부시 대통령도 맞받았다. 플로리다주의 미군 중부 사령부를 방문하고 돌아온 즉시 거부권에 서명하고,TV앞 연단에 서서 “철군시한을 못박는 것은 패배의 날짜를 정하는 것이고 이는 무책임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펠로시 의장은 “법안은 이라크전을 끝내려는 미국인들의 희망을 반영한 것으로, 잘못된 정책에 대해 코스를 바꿔야 할 때”라며 부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비난했다.●‘전비법안’ 사실상 폐기, 의회·백악관 절충 시작 부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지난해 줄기세포연구자금 확대 법안에 이어 두번째다. 의회가 거부권 행사를 무효화하기 위해선 의회로 반송된 법안을 10일 내에 재의결해야 한다. 양원에서 참석 의원의 3분의2 이상 찬성을 얻어야 되는데, 지난주 가결 과정에서 상원 찬성 51표, 반대 46표, 하원 찬성 218표, 반대 208표 등으로 표차가 적었기 때문에 재의결은 쉽지 않다. 사실상 폐기됐다는 논리다. 하지만 전비법안 마련이 계속 늦어질 경우 전장에 있는 미군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의회도 대체법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미 언론들은 민주당이 이라크 정부에 더 많은 책임과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미군을 철수시킨다는 식의 수정안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부시 대통령은 백지수표를 원하지만 그렇게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도 이라크전 악화와 국내의 거센 여론을 신경쓸 수밖에 없다. 부시 대통령이 2일 백악관으로 양당 의회지도자를 초청, 전비법안에 대한 협조를 구할 계획이어서 절충 결과가 주목된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종교건축 이야기] (27) 한남동 이슬람 중앙 사원

    [종교건축 이야기] (27) 한남동 이슬람 중앙 사원

    서울 한남대교에서 남산 터널 쪽으로 차를 달리다 보면 왼쪽 이태원 언덕의 도드라진 이색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1976년 세워진 뒤 31년간 그 자리를 지키며 한국 이슬람 총본산 역할을 해온 이슬람교 중앙 사원(모스크·용산구 한남동 732~21)이다. 전국 10개의 이슬람 사원과 선교원,40여개의 이슬람교 예배소를 총괄하는 한국 이슬람의 핵. 많은 이들에겐 그저 호기심의 대상으로 머물러 있지만 3만 5000여명의 한국 무슬림(이슬람 신도)과 10만여 외국인 무슬림들에겐 절실한 신앙공간이다. 이태원 소방서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보광초등학교 삼거리 왼쪽 길을 택해 오르면 허름한 주택들이 줄지어 선 골목 양쪽에 아랍어 간판을 단 집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온다. 이슬람 성서인 코란을 비롯해 아랍 과자·음료수를 파는 가게며 서점, 터키 전통음식을 파는 음식점들이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골목 끝에 서면 푸른색의 아치형 문이 길을 막는다.‘하나님 외에 다른 신은 없습니다. 무하마드는 그분의 사도입니다.’ 이슬람 교리를 가장 극명하게 압축한 문구를 보며 회랑처럼 생긴 오르막길을 올라 너른 마당에 서면 큼지막한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알라 하나님은 가장 위대하시다)라 쓴 중앙 사원이 눈에 든다. 매일 오전 6시부터 밤 11시까지 5차례의 이슬람 예배가 어김없이 열리는 곳. 한국은 물론 서남아시아와 북부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서 한국에 온 무슬림들의 신앙이 이어지는 이색지대이다. 멀찌감치선 우람하게 비쳐지는 것과는 달리 막상 사원 앞에 서면 아주 단촐한 인상을 받는다. 모스크를 상징하는 지붕 중앙의 돔(쿱바)과 앞쪽 두 개의 높은 첨탑(미나렛), 그리고 돔과 첨탑을 호위하듯 선 자그마한 첨탑들이 건물 외관을 장식하는 모든 것이다. 전통적으로 사람들을 잘 불러모을 수 있도록 높은 곳에 모스크를 세운 것처럼 한국의 무슬림들도 중앙 사원을 이태원 꼭대기 높은 언덕에 세워놓았다. 사원이 세워진 것은 1976년.6·25전쟁 중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한 터키 제6여단 사령부의 군(軍) 이맘(이슬람교 예배 인도자), 압둘 가푸르 카라 이스마일 오울루의 전도로 1955년 압둘라 김유도와 우마르 김진규 등 한국 최초의 무슬림이 탄생한 지 21년 만의 일이었다. 중동 붐을 타고 이슬람 국가와의 친교가 긴요했던 무렵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서초동 쓰레기 매립장 10만평과 지금의 사원 자리 등 두 군데 중 한 곳을 사원 터로 무상 제공할 뜻을 비쳤다고 한다. 한국 이슬람교가 지금의 부지를 택한 것은 당시 주변에 아랍 상인들과 이슬람 신도들이 모여 살았던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태원에 살던 영향력 있는 한국인 신도가 고집을 부렸기 때문인 것으로 전한다.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에선 신도층이 두텁지 못해 사원 건립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구걸하다시피 전 세계 이슬람 나라들에 손을 벌려야 했다.1970년 부지가 확보된 뒤 한국의 무슬림들이 모금 사절단을 구성, 이슬람 각국을 돌아 미화 40만달러를 모았다.1974년 10월 첫 삽을 뜬 지 1년 7개월 만인 1976년 5월 마침내 한국 역사상 최초의 이슬람 건축물을 세워놓은 것이다. 당시 개원행사엔 17개 이슬람 국가의 장관과 국회의원을 포함한 50여명의 종교지도자들이 참석, 성황을 이루었다고 한다. 지붕 위의 첨탑인 미나렛은 이슬람의 가장 대표적인 순례지인 사우디아라비아 하람성원의 것을 그대로 본떴다. 미나렛은 무앗진이라 불리는 사람이 올라가 아잔(예배 시간을 알리는 소리)을 외치는 첨탑. 이슬람 전통을 따르자면 매 예배 때마다 무앗진이 이곳에 올라 예배시간을 알려야 하지만 마이크와 스피커로 대신하고 있다. 사무실과 회의실이 들어선 1층에서 계단으로 오르게 되는 2층 예배공간에선 교회나 성당에 흔한 성상이나 초상, 상징들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코란 구절만이 빙 둘러 새겨져 있을 뿐이다. 6개의 둔중한 기둥이 떠받치는 중앙 돔과, 양측 벽 위쪽의 아치형 창에서 쏟아지는 자연채광이 바닥의 붉은색 양탄자와 어울려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예배공간의 중심은 아랍어로 ‘너희들이 어디에 있건 하람성원을 향할 지니.’라 쓰여진 미흐랍. 전 세계의 이슬람 신도들이 예배 때 마음과 몸을 둔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를 향해 만든 예배 방향 표시이다. 그 오른쪽, 예배 인도자인 이맘이 올라서서 설교하는 계단인 민바르도 독특하다.2층이 남자 신도들의 예배공간이라면 3층은 여 신도들의 공간. 남녀를 엄격히 구분하는 이슬람 세계의 문화가 이곳에도 살아 있다.3층 여 신도 공간 앞쪽엔 가리개를 쳐 남자 신도나 예배 인도자조차 여 신도들을 볼 수 없도록 했다. 여 신도들은 이맘의 목소리만 듣고 예배드릴 뿐이다. 평일 5차례씩 열리는 예배 참석자는 매회 40명 정도. 대부분 한남동과 이태원 일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외국인 무슬림들이다. 평일과는 달리 금요일 오후 1시 특별 예배엔 전국에서 500여명이 몰리며 한국인 신도도 40∼50명 정도가 참석한다고 한다. 예배는 한국인 이맘 2명과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들어온 선교사 2명이 번갈아 인도한다. 라마단이 끝나는 다음날인 이슬람력 10월1일과 이슬람 성천(聖遷)일인 이슬람력 12월10일의 축제일엔 3000명이 모여 신앙을 넘어선 거대한 만남의 장을 일군다. “서구인들이 이슬람교를 왜곡하기 위해 지어낸 ‘한 손에 칼, 한 손에 코란’이란 말 그대로 많은 한국인들은 이슬람교와 교도들을 호전적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는 이슬람 중앙 사원의 이행래(70) 이맘. 그는 “순종과 평화를 추구하는 이슬람 신자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며 이슬람 사원은 무슬림들의 본 모습을 가감없이 볼 수 있는 평화의 공간”이라고 말한다. kimus@seoul.co.kr ●한반도와 이슬람교 서기 610년경 아라비아 반도의 메카에서 하나님의 계시를 받은 사도 무하마드에 의해 전파되기 시작했다는 이슬람교. 유일신 ‘알라 하나님’만을 믿고 하나님의 말씀 ‘코란’을 따르며, 코란의 가르침에 따라 천국에 임할 수 있음을 기초교리로 삼는 일신교다. 신성에 관한 한 어떠한 복수(複數)적 개념도 받아들이지 않은채 ‘가장 훌륭한 일신교도’라는 자부심을 갖고 사는 이슬람 신도, 즉 무슬림은 전세계 13억명. 이 땅에선 1955년 첫 한국인 무슬림이 탄생하면서 신앙이 태동했지만 한반도와 이슬람의 관계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학계에서는 통일신라기 무슬림 상인들의 교역상품이나 이슬람 세계의 것으로 여겨지는 물품들이 흔히 사용된 기록으로 미루어 9세기 중엽부터 이미 접촉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처용 일행을 ‘동해안에 나타난 모양과 의상이 괴이한 4명의 자연인’으로 묘사한 삼국사기 기록은 ‘처용가’의 주인공이 아랍인이라는 설을 낳기도 했다.11세기 초 고려기엔 ‘대식(大食)’으로 알려진 아랍 상인들이 고려조정과 교역을 자주 시도했다. 고려사에 ‘1024년,1025년,1040년에 아랍 상인이 100여명씩 무리를 지어 수은이나 몰약을 갖고 개경을 방문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슬람의 종교와 문화가 본격적으로 유입된 것은 여말선초(麗末鮮初)기인 13∼14세기 무렵. 당시 원(元)의 간섭을 받았던 고려조정에는 중앙아시아계의 무슬림들이 대거 진출해 있었다. 이들은 고려사에 ‘회회인(回回人)’으로 기술된 투르크계의 위구르 무슬림들로 수도 개성에 이슬람 성원까지 세웠다고 한다. 조선조 세종 때엔 궁중 행사에 무슬림 대표들이 코란을 낭송하며 임금의 만수무강을 기원하기도 했으며, 그때 이슬람 역법이나 도자기 기술이 도입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선조 유교사상으로 인해 이 땅의 이슬람은 15세기 중엽 이후 썰물처럼 빠졌다. 이후 1920년대 들어 소련치하 소수민족인 투르크계 무슬림들이 한반도에 망명해와 학교며 이슬람 성원을 건립하기도 했으나 해방과 한국전쟁의 와중에 대부분 해외로 이주한 것으로 한국이슬람교 중앙회측은 보고 있다.
  • 용인에 음식문화시범거리 조성

    도립박물관과 한국민속촌, 백남준미술관 등이 밀집해 있는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일대에 음식문화시범거리가 조성된다. 용인시는 1일 관내 관광자원 개발과 지역주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사업비 2억 1000만원을 투자해 기흥구 상갈동 오산천변 음식점 밀집지역을 음식문화시범거리로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맛깔스러운 음식점 육성에 중점을 둔다는 의미로 거리 이름을 ‘기흥맛깔촌’으로 정하고 천연조미료개발과 연계한 전통관광음식 특화를 통해 맛 개발사업에 중점 투자하기로 했다. 맛깔촌 입구에는 고추와 버섯, 마늘 등의 토속 양념을 상징하는 대형 조형물을 세워 관광객들의 안내를 돕고 간판과 도로변을 정비해 도시 미관도 새롭게 단장한다. 시 관계자는 “민속촌을 중심으로 각종 시설물이 들어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식점들이 난립해 도시 이미지를 훼손해 왔다.”면서 “이번 정비사업을 통해 주민 소득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7) 베트남 (상)

    [이젠 포스트 BRICs] (7) 베트남 (상)

    |하노이·호찌민(베트남) 윤설영 특파원|하노이 국제공항에서 수도 하노이 시내에 이르는 탕롱노이바이 고속도로. 베트남에서 기자를 가장 반갑게 맞이한 것은 다름아닌 다국적 기업들의 입간판이었다. 산요 파나소닉 LG 삼성 도요타 인텔 후지쓰 도시바 BMW 소니에릭슨 노키아 등 왕복 4차선 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어림잡아 100개는 돼 보였다. 조금 더 지나자 입간판에서 본 기업들의 공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밤 중인데도 불을 켠 공장 사이로 곳곳에서 지게차가 열심히 상자를 나르고 있었다.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 김영웅 관장은 “최근 중국이 외국계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철회하고 저부가가치 산업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베트남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 성장…26년째 상승 베트남 경제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브릭스’,‘VISTA’,‘TVT’,‘넥스트11’ 등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합성어) 이후 주목받는 나라를 가리키는 신조어는 모두 베트남을 포함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대비 8.17% 증가,5년째 7%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8년 동안 플러스 성장을 해온 중국에 이어 26년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 640달러에 불과한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2012년까지 1200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시장도 가히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월 304.23으로 출발한 호찌민시 증권거래소 지수(VN-Index)는 올 1월10일 1023을 넘어서면서 30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선출된 응우옌 민 찌엣 베트남 국가 주석이 최우선 공약으로 내놓은 부패 척결과 인프라 건설도 착착 진행중이다. 호찌민 상공회의소 전 녹 다오 부의장은 “수출은 매년 20% 이상 늘면서 전체 GDP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중국도 곧 이길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모든 베트남 사람들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국가도 서방국으로까지 확대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에 따르면 2006년 외국인 투자액은 78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투자국도 타이완, 싱가포르, 일본, 한국 등 아시아권서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들로 확대되고 있다. 수출관련 법령이 정비된데다 세계무역기구(WTO)가입에 따라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시면서 불안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안희완 베트남 경제연구소 소장은 “2007년은 베트남호가 WTO라는 돛을 달고 오대양으로 나가는 해다.1995년 아세안에 가입하면서 역내 경제에 편입됐고 지난해 11월 WTO에 가입하면서 이제 세계 경제로 편입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 베트남 법인의 이재성 법인장은 “1인당 GNP가 1000달러일 때 산업 수요는 배로 뛰는데 그 시기가 바로 2009년”이라면서 “그 때쯤이면 석유, 화학, 자동차 공장이 완성돼 베트남도 2차 중화학공업의 생산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인프라 부족…전기도 쉬 끊겨 베트남 경제가 넘어야할 산도 많다. 전력, 도로, 석유정제 등 기본 인프라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대부분 수력발전이어서 건기에는 호찌민 시내에서도 하루 한두번 전기가 끊기기도 한다. 또 산유국이지만 정제시설이 없어 원유를 수출해 재수입하느라 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고 있다. 신흥국가의 특징 중 하나인 빈부격차도 성장과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호찌민 상공회의소 다오 부의장은 “WTO 가입에 따라 세계표준에 맞는 법률제도 정비를 무엇보다 서두르고 있다.”면서 “인프라에 못지않게 인적 자원이 중요한 만큼 의무교육제도를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snow0@seoul.co.kr ■ 베트남 사람들은 |하노이·호찌민(베트남) 윤설영 특파원|전 녹 다오 호찌민시 상공회의소 부의장은 투자처로서 베트남의 강점으로 ▲풍부한 자원과 지리적 이점 ▲질 좋은 노동력 ▲안정된 정치사회 환경을 꼽았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으면서도 중국과 가깝다. 중국 다음의 아시아 투자처로 베트남이 1순위로 떠오른 이유 중 하나다.3000㎞가 넘는 긴 바다도 수출입을 용이하게 하는 조건이다. 호찌민시의 사이공강은 수심이 12m나 돼 큰 배가 드나들기에도 좋다. 산유국인 베트남은 가스, 철, 마그네슘 등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또 인구가 8500만명으로 세계에서 13번째로 많으면서도 60% 이상이 26세 이하의 젊은이다. 손재주가 좋고 빨리 보고 배운다. 기본적으로 베트남 사람들은 무척 부지런하다. 새벽 4∼5시만 되면 오토바이를 끌고 일터로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자기 집앞을 쓰는 모습은 다른 동남아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교육열도 상당히 높다. 초등학교 수업이 끝나는 오후 2시쯤에는 아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들의 오토바이가 밀려든다. 이곳 고3생은 우리나라 고3 못지않은 공부량에 파묻혀 산다. 직장인 중에는 야간대학이나 학원을 다니면서 자기개발을 멈추지 않는다.1960∼70년대 한국의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 다른 동남아시아국가와 비교해 안정된 정치·사회적 배경도 투자자들에겐 매력적인 요소다. 공산당 1당 체제로 쿠데타 등 정치적 위험사태가 발발할 가능성이 적고 지도자가 바뀌더라도 외국인투자에 대한 우호적인 기조는 유지된다. 다른 동남아 국가와 달리 화교나 군부세력이 전혀 힘을 못쓰고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1994년부터 97년까지 삼성전자 베트남 지점장을 지낸 뒤 인도, 두바이 등 성장시장을 거쳐 올 2월 베트남으로 돌아온 삼성비나 박제형 법인장은 “왜 베트남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인구가 많아 내수시장으로서 성장가능성이 충분하고 인건비가 싸 수출기업으로서도 매력이 있습니다. 정부가 외국기업에 대해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데다 WTO가입으로 시장은 더욱 커질 텐데 오지 않을 이유가 있습니까.” 우리나라와 같은 유교문화권이라 사고방식도 비슷하다.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그 책임을 묻지 않는다.“한국은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전한 나라”라는 호찌민의 가르침 때문이라고 한다. snow0@seoul.co.kr ■ “경제 막 걸음마 땐 수준이지만 제도·절차는 세계 기준에 맞춰” |호찌민(베트남) 윤설영 특파원|호찌민 경제대학 무역학과 학과장 보 탄 뚜교수는 현 베트남 경제를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기”라고 비유했다. 뚜 교수는 “아기일 때는 몇달 만에 쑥쑥 자라는 게 눈에 보이지만 저처럼 쉰살이 되면 시간이 지나도 더이상 자라지 않고 성숙해 가죠. 베트남도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자라고 나면 안정적인 단계가 올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뚜 교수와의 일문일답. ▶WTO 가입이 베트남 경제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은? -우선, 절차와 제도가 세계 기준에 따라 바뀌면서 간단해졌다. 둘째, 외국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가속화돼 국내 기업이 많은 자극을 받을 것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베트남 기업의 외국진출 기회도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 것이다. 베트남은 원료의 60∼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세율이 낮아지면 전체 제품의 가격도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절차가 간단해져 시간비용이 줄고 고질적인 뇌물관행도 사라질 것이다. ▶부정적인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나? -WTO에 가입했지만 12년이라는 유예기간이 있다. 그동안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불리한 대우를 받을 것이다. 또 경험이 없고 규모가 작은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들은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미 파산한 사람들도 꽤 있다. 외국제품들의 시장 독점이 심해져 소규모 사업자의 몫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미 음료시장의 경우 80∼90%를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차지하고 있다. 영화산업도 한국영화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보험, 금융, 건설·부동산 등으로 개방분야가 확대되면 베트남 토종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이 심해질 것이다. ▶베트남 경제가 거품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학자 입장에서 일정 부분 거품이 보이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컵에 맥주를 따르면 당연히 거품이 생기게 마련이다. 계속해서 거품을 최소화하고 맥주로만 잔을 채울 수 있도록 정부와 학자들이 노력하고 있다. snow0@seoul.co.kr
  • 자동차업계 ‘프리미엄 서비스’ 경쟁

    자동차업계 ‘프리미엄 서비스’ 경쟁

    자동차 업계가 멤버십 서비스를 새로 만들고 매장을 고급화하는 등 고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거세지는 수입차들의 국내시장 공략에 맞서고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요구 수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모든 자사 차량 구매자를 대상으로 최근 ‘블루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아차가 지난해 말 개시한 ‘Q멤버스 서비스’와 같은 것이다. 차량 관리·포인트 제공 등 혜택을 주는 무료 회원제 서비스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사면 각각 블루 서비스 카드와 Q멤버스 서비스 카드가 발급된다. 이를 이용해 ▲자동차 관리 ▲통합 포인트 ▲생활 제휴 ▲맞춤 정보 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기존 현대·기아차 구매자도 전국 영업지점이나 인터넷(현대 www.blumembers.com, 기아 www.qmembers.com)에서 카드를 받을 수 있다. ●차량 구매가의 0.5%~5% 포인트 제공 현대·기아차 정비망이나 자동차보험, 자동차용품 등 제휴 가맹점을 이용할 때 구매 금액의 0.5∼5%만큼 누적포인트를 받게 된다. 이를 신차 구매나 차량정비, 차량용품 대금 결제 때 현금처럼 쓸 수 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자동차 소모품 교환시기, 정비예약 확인 등 정보도 알려준다. 또 현대·기아차 정비망에서 6년간 7차례에 걸쳐 정기점검 서비스와 특별 차량 케어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현대 오일뱅크 보너스 카드,OK캐시백,SK엔크린 보너스카드의 포인트 적립 기능도 이 카드에 통합돼 있다. ●수입차에 맞선 고객지키기 ‘애프터 마케팅´ 현대차 관계자는 29일 “기존 고객이 수입차를 비롯한 경쟁사로 이탈하는 것을 막고 자기 차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애프터 마케팅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최고급 대형승용차 뉴체어맨에 대한 고객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노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차 출고 후 15일 이내에 직원이 소비자를 직접 방문해 주요 장치의 사용법 및 관리 요령을 설명하고 기능을 점검해 준다. 주행거리에 상관 없이 3년간 이용할 수 있는 각종 무상교환 쿠폰도 제공한다. 엔진오일 및 필터는 5회, 에어컨 필터 5회, 공기 청정기 필터 3회, 에어 클리너 엘리먼트 2회, 와이퍼 블레이드 3회를 무료로 교환받을 수 있다. 또 뉴체어맨 전담 서비스팀을 통해 뉴체어맨 전용 작업장과 서비스 요원을 별도 배치해 놓고 있다. ●매장 프랑스식 인테리어… VIP룸 설치도 영업지점 고급화 노력도 활발하다. 르노삼성은 이달 초 리노베이션 작업을 마치고 서울 서초지점을 새로 열었다. 고객 전용 라운지와 VIP용 상담실, 고객 접견실 등을 갖췄다. 차량마다 상세 정보를 담은 터치스크린 컴퓨터를 설치해 고객이 스스로 차량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르노삼성은 이 매장의 인테리어 작업을 프랑스 디자인 업체에 의뢰하는 등 리노베이션 작업에 총 4억원을 들였다. 르노삼성은 서초지점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살펴본 뒤 전시장 고급화 작업을 확대,2010년까지 전국 175개 모든 전시장에 대해 고급화 작업을 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서울 대치동과 잠원동, 경기 분당 등 3곳에 최고급 세단인 에쿠스 전용 전시장을 만들었다. 간판부터 ‘현대’가 아닌 ‘에쿠스’다. 바닥과 벽재, 조명 등 내부 인테리어를 하는 데만 다른 전시장의 두 배 이상의 돈이 들었다. 현대차는 전국 900여개 전시장을 에쿠스 전용 전시장, 고급 전시장, 일반 전시장 3개 등급으로 나누고 이 중 절반을 고급 전시장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그때 그장면’ 보고 또 봐도 재밌네

    방송가에서 기존 작품이나 프로그램을 패러디해 본뜬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유명작품의 인지도를 활용할 수 있고, 따라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패러디 대세는 영화 ‘300’ 최근 각종 방송코너의 패러디 소재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은 영화 ‘300’(2007년작·잭 스나이더 감독).BC 480년 제3차 페르시아전쟁 당시 테살리아 지방의 테르모필레 협곡에서 스파르타 전사 300명이 페르시아 100만 대군과 맞서 싸운 ‘테르모필레 전투’를 다룬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3월14일 개봉한 이래 관객 300만명을 동원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KBS2 ‘개그콘서트’는 지난 8일부터 ‘개그전사 300’이라는 코너를 선보이고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신인 개그맨들이 페르시아 군을, 김대희·김준호·김병만 등 고참이 스파르타 전사를 맡고 있다. 신인 개그맨들에 맞서 개그 대결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특히 윤성호가 온몸을 체인으로 감은 채 페르시아 크세르크세스 황제를 연기하며 “나는 관대하다.”를 연발하는 장면이 주요 웃음 포인트다.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무한도전’도 지난 21일과 28일 이 영화를 패러디한 ‘50’을 선보였다.‘무한도전’은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를 표방하며 출연진인 유재석·박명수·정준하·하하·노홍철·정형돈의 개성 강한 연기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방송에서는 여섯 멤버들이 영화 ‘300’을 패러디한 복장을 입고 등장해 각자 50과 관련된 도전을 통해 총 300에 도달한 것. 이밖에도 ‘300´은 현재 각종 UCC 사이트에서 게임사와 개인들의 단골 패러디 소재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효자동이발사,100분토론 패러디도 등장 지난 20일부터 방영중인 롯데삼강 ‘돼지바’의 TV광고는 영화 ‘효자동 이발사’(2004년작)를 패러디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광고에서 이순재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발사로 등장, 김 위원장이 건넨 아이스바를 한입 베어 먹다 반 이상이 떨어져 난감해하는 코믹 표정연기를 선보였다. 현재 이 광고는 주요 포털사이트에 ‘이순재 돼지바’로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올라있다. 전편 ‘돼지바’ 광고에서는 임채무가 2002년 한·일 월드컵 한-이탈리아전 모레노 심판을 패러디해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MBC ‘100분 토론’(진행 손석희)도 패러디 대상이 됐다. 가수 신해철이 실제 ‘100분 토론’ 패널로 참석한 경험을 살려 케이블 채널 ‘YTN스타’에서 ‘100초 토론’ 진행자로 나선 것. 이 프로그램은 기존 시사프로그램에서 다루지 않는 사소하고 거침없는 주제를 다루며, 패널의 1회 발언시간을 100초로 제안한 것이 특징이다. 신해철은 패널들에게 ‘썰렁합니다.’ ‘아까 했던 이야기입니다.’ 등으로 거침없이 공격하며 발언시간을 어긴 패널에게는 손이나 무릎 등에 뜸을 뜨게 하는 벌칙을 준다. 지난 27일에는 ‘팬티의 선택은 기능이냐, 패션이냐.’라는 주제로 첫 방송을 했으며, 앞으로도 혼전 성관계 등 민감한 주제를 다룰 계획이다. ●쉽게 인기 얻는 게 패러디 장점 이처럼 패러디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유명 프로그램의 인지도에 기대어 손쉽게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100초 토론’을 기획한 YTN미디어는 “토론 프로그램의 경우 아무리 재미있는 소재와 형식으로 접근한다고 해도 ‘다소 무겁다.’는 느낌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며 “이 때문에 ‘100분토론’을 패러디함으로써 좀더 가볍고 생기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다.”고 밝혔다. SBS의 한 PD도 “어떤 대상을 패러디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청자들의 화제가 되고, 웃음을 주는 경우가 많다.”며 “너무 많이 사용하면 식상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비교적 손쉽게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 한나라당 해체론

    4·25 재·보선에서 민심의 심판이 있었다. 하지만 이를 확대 해석해 민주정치를 후퇴시켜서는 안 된다. 당장 우려되는 점은 두가지. 정당정치를 완전히 실종시키는 것과 지역주의 부활이다. 기존 정당이 불신받긴 했지만 사람·지역 중심으로 정치판을 통째로 뒤엎으라는 메시지는 아니라고 본다. 당 간판을 내리지 못해 안달하는 열린우리당 등 범여권은 논외로 치자. 한나라당에서조차 당 해체론이 나오니 한심하다. 그제 열린 한나라당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이 “당 해체 후 다시 세력을 모으자.”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2년 전에도 신당을 만들자는 논의를 심각하게 했다. 이명박·박근혜씨의 지지도가 뜨면서 잠복했다가 이번에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당 해체론자들은 중도세력 흡수를 강조한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지역주의 전략이 깔려 있다. 그들은 재·보선에서 호남권을 넘어 충청권까지 한나라당 지지에서 이탈할 조짐이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이런 추세가 확산되면 수도권도 위험하다고 걱정한다. 한나라당의 오만, 부패에서 비롯된 선거 결과를 지역주의로 돌리고, 또 다른 지역주의에 의해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것은 하책(下策)이다. 한나라당 해체 논의는 당장 불붙기보다는 대선 직전까지 물밑에서 꿈틀거릴 것이다. 재·보선 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명박·박근혜씨 지지율 하락보다 당지지도 하락폭이 훨씬 크게 나타났다. 이·박 캠프에서는 당과 거리를 두려는 전략을 쓸 게 틀림없다. 이명박 진영은 캠프 사무실을 여의도로 옮기려던 일정을 일단 순연시켰다. 박근혜씨가 이명박씨를 정면공격하고 나선 배경도 그와 관련이 있다. 당 전체에 쏟아질 비난을 무시하고, 개인 대결로 가자는 의도가 엿보인다. 범여권 주자들은 노무현당과 결별하고, 한나라당 주자들은 소속당의 행적에서 벗어나려 한다. 과거를 책임지는 이가 없고, 미래 정책 역시 제대로 제시하지 않는다. 지연·학연·혈연에 의해 투표하란 얘기인가. 유권자를 우습게 봐선 안 된다. 이전 대선을 돌아보라. 다른 선거와 달리 대선에서는 결국 양대 정당 후보에게 표가 모아졌다. 당을 깨고, 책임을 모면하려는, 얍삽한 후보는 승리하지 못한다.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하이서울 페스티벌’개막

    ‘하이서울 페스티벌’개막

    서울의 간판 축제인 ‘하이서울 페스티벌 2007’이 27일 개막제를 시작으로 다음달 6일까지 9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축제의 서막은 오후 8시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 특설무대에서 펼쳐진 개막제가 열었다.1부 ‘서울의 불, 한강의 빛’에서는 축제의 테마를 빛으로 표현했다.2부에서는 ‘한류스타 특별공연’이란 타이틀 아래 신승훈, 김건모, 윤도현밴드, 이수영, 이민우, 서지영 등 인기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29일에는 1795년 정조가 경기 화성으로 행차했던 8일간의 행렬을 재현한다. 축제의 간판행사인 이 행렬에는 930여명의 인원이 120필의 말과 함께 참여한다.28일 오후 한강시민공원 뚝섬유원지에서는 ‘한강 대학생 동아리 음악 페스티벌’을 연다. 5월 4∼6일에는 한국판 ‘우드스탁 축제’라고 할 만한 ‘제1회 서울 월드DJ 페스티벌’이 류재현(42) 감독의 연출로 난지 한강공원에서 펼쳐진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생각나눔 NEWS] ‘열린우리’는 왜 웃고있나

    [생각나눔 NEWS] ‘열린우리’는 왜 웃고있나

    4·25 재·보선의 후폭풍이 정치권을 격랑으로 몰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우리당 당직자들이 ‘조용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이상스러울 정도다.4·25 재·보선이 사실상 한나라당의 참패라고는 하지만, 열린우리당도 연전연패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한 결과였는데도 말이다. 선거 직후 정세균 의장과 당 지도부가 즉각 후보중심의 신당창당을 위해 ‘제정당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하지만 소속 의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 같지 않다. 손학규 전 지사와 정운찬 전 총장 등 범여권의 새 간판을 향한, 구애 행렬은 선거 전과는 달리 잠시 걸음을 멈췄다. 기획탈당이니 대규모 2차탈당을 예고하던 목소리도 잦아들었다. 오히려 뒷짐을 지고 관망하는 풍경이다. 지도부는 선거결과 해석을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과 대통합의 명분을 찾는 데 치중했다. 변변한 당후보조차 내지 못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대통합을 위해 후보를 내지 않는 ‘위대한 결단’을 했다고 자평했다. 그래서인지 선거 직후 장외의 범여권 대선 후보들에게는 정치참여를 결단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당내 후보들에게는 희생을 강요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대통합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추가탈당 카드를 만지작거리던 의원들도 주춤하고 있다. 지도부는 통합을 위해 열린우리당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내거는 구호는 범여권 통합을 주도하겠다고 외치는 모양새다. 나아가 일부 의원들은 아예 당 간판을 내리지 않을지 모른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 의원은 “어차피 대선이 지역과 정당을 중심으로 치러질 것이므로 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당을 리모델링해 선거연합을 꾀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내년 총선을 겨냥하면 범여권의 당권도 중요해진다. 그러나 의원들의 물밑 움직임은 소리없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정대철 상임고문을 비롯해 정봉주, 채수찬, 강창일, 문학진 의원 등 자칭 ‘당 해체파’ 의원들은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후보자 연석회의’를 제안하며 세규합에 나섰다. 민평련과 민생정치준비모임 소속 의원들도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통합과 번영을 위한 미래구상’ 지도부와 회동을 갖고 제도권 밖 세력이 통합의 중심세력이 돼서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며 이른바 ‘창조적 신당론’을 제안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프렌치 리포트] (25) 세계서 가장 아름다운 파리

    [프렌치 리포트] (25) 세계서 가장 아름다운 파리

    프랑스의 수도 파리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꼽힌다. 유람선을 타고 센 강을 따라 가면서 강 양측에 늘어선 유서깊은 건축물들을 바라보다 보면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안개라도 자욱한 날이면 파리의 아름다움은 극치에 이른다. 노트르담 성당의 종소리를 배경으로 광장의 비둘기들이 푸드덕대는 모습은 영화 속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파리를 벗어나 교외로 나가 보면 또 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넓고, 다양하고, 비옥한 자연환경을 보면 부러움에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노랑 물감을 뿌려 놓은 것처럼 들판에 유채꽃이 만발하고 신록이 우거지기 시작하는 5월, 온갖 꽃이 피어나는 6월의 프랑스는 형언하기 어렵게 아름답다. 그런데 더욱 감탄스러운 것은 국토를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는 그들의 노력이다. 프랑스가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땀과 정성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보존과 조화를 중시한다 프랑스가 얼마나 복 받은 나라인지는 그 지리적 다양성과 풍부함에서 찾을 수 있다. 지리학자 필립 팽슈멜은 프랑스를 다섯개의 지역으로 구분했다. 온대 해양성 지역인 북부 방데에서 샹파뉴에 이르는 저지대는 강우량이 풍부하고 비옥한 토양이 두껍게 덮여 있다. 북동부 지역은 고원지대로 비옥한 토양과 척박한 토양이 섞여 있는 곳이며 심한 대륙성 기후의 영향을 받는다. 평야, 언덕, 고원으로 이루어진 남서부 지역은 목초지가 많으며 비옥하다. 남동부는 척박한 석회암고원과 가파른 비탈, 소규모의 비옥한 평야와 계곡이 산재한 지중해성 기후의 다채로운 지형을 이룬다. 마지막으로 중부 산악지대, 쥐라, 알프스, 피레네 등 산악지역이다. 이렇게 다양한 나라의 넓이는 남북한을 합한 것의 2.5배 정도가 된다. 이 가운데 3분의 2가 평야다. 평야의 95%가 경작가능한 땅인데 무척 비옥하다. 비가 일년을 두고 적당하게 내리기 때문에 홍수나 가뭄 걱정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나무가 잘 자라고 해충도 많지 않다. 이런 천혜의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프랑스는 민관이 힘을 기울여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방치된 것 같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대도시든, 지방 도시든 국토관리를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시하는 원칙은 보존이다.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것은 물론이요, 기존의 건축물이나 도시분위기를 보존해야 한다. 그리고 자연환경과 기존의 도시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해 개발하는 것이 철칙이다. ●간판도 맘대로 못건다 파리의 사례를 보자. 파리에 갈 때마다 새삼스러운 것은 언제나 그 자리에 그 건물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워낙 빨리 바뀌고, 헐리고, 개발되기 때문에 6개월만 자리를 비워도 건물이나 길 찾기가 쉽지 않지만 파리는 100년전이나 10년전이나 그 모습 그대로이다. 그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이 사람들은 삐걱거리는 옛 건물을 허물고 날렵하고 초현대적인 고층 빌딩을 짓고 싶지 않았을까?물론 그렇겠지만 까다로운 규제들을 적용해 무분별한 개발을 방지하고 있다. 동서로 12㎞, 남북으로 9㎞ 크기에 센강이 그 중심을 가르는 파리시는 보존을 위한 규제 덩어리나 마찬가지다. 파리의 자치구는 파리의 발원지라고 알려져 있는 시테섬에서 출발해 나선형으로 총 20개 모양으로 구획돼 있다. 각 구를 ‘아롱디스망’이라고 하는데 파리시외에 리옹시도 아롱디스망으로 구를 나누고 있다. 시테섬 일부와 팔레루아얄, 루브르궁전이 포함된 1구를 포함해 피카소 박물관과 파리시 역사박물관이 있는 4구, 소르본대학이 있는 5구, 에펠탑이 있는 7구, 샹젤리제와 개선문이 있는 8구, 오페라좌가 있는 9구 등 파리의 중심부에 있는 구에 역사적 건축물들이 모여있다. 이런 건축물들은 문화부에서 문화재 관리법에 따라 특별관리하고 있다. 개인 소유의 건축물이라도 역사물로 지정등록된 것이면 못 하나도 주인 마음대로 박을 수 없다. 상업시설의 간판이나 광고판도 함부로 걸 수 없다.1979년 제정된 광고물 및 간판 관련 법률,2000년의 환경기본법에서 정한 규칙, 파리시의 간판 및 광고물에 관한 조례를 따라야 한다. 각종 법과 조례에 의하면 간판은 교통표지판과 혼동의 소지가 없어야 하고 문구는 프랑스어이거나 프랑스어 번역이 포함돼야 한다. 돌출식 수직간판은 상점을 운영하는 사업자와 지상층에 위치한 사업자만 설치할 수 있지만 외벽 높이를 초과할 수 없고, 그 폭은 거리 폭의 10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다. 건물 벽면에 설치하는 평행간판은 건물 표면으로부터 0.25m를 초과할 수 없다. 광고제한지역은 약국을 제외하고는 점멸식 간판을 설치할 수 없다. 간판이나 광고판은 설치위치, 숫자, 규격, 색상, 재질 등을 명시해 시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통상 3∼4개월 정도 걸린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갖춰 허가받아도 지역 상인협회나 지역위원회에서 거부하면 설치할 수 없다. 간판 하나 다는 것도 이렇게 까다로운데 건물 짓는 것은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이 간다. ●번거롭지만 지켜야 할 가치 파리시가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갖춘 것은 나폴레옹 3세(1852∼70년 재위, 제 2제정) 시절이다. 당시 프랑스는 때마침 본궤도에 오른 산업혁명과 과학발전으로 경제적 번영과 정치적 안정을 누렸다. 나폴레옹 3세는 파리시장이던 오스만 남작에게 파리를 유럽 최고의 도시로 건설하도록 했다. 오스만 남작은 복잡하고 더럽고 비위생적인 파리를 싹 밀어버리고 대대적인 토목공사를 벌였다. 직선의 넓은 대로를 구획하고 그 대로를 따라 화려한 건물들을 짓도록 했다.600㎞에 달하는 하수도망과 수도시설, 가스등이 설치되고 시내 곳곳에 대규모 녹지도 조성됐다. 그때의 파리가 지금의 파리와 외형상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는 건물을 짓거나 리노베이션할 때 기존 건물들과의 조화를 해치지 않도록 하기 때문이다. 벽돌 색깔부터 건축물의 디자인 등 모든 것이 조화를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리노베이션은 도로에서 볼 때 건물 정면을 그대로 둔 채 나머지 부분만 헐고 다시 지어 올리거나, 예전의 건축물을 뼈대로 새로 고치는 방식이다. 거리 이름도 함부로 바꾸거나 새로 지을 수 없다. 함부로 훼손하고 졸속으로 개발할 경우 두고두고 역사적 과오로 지적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당국의 노력과 규제를 따르는 것이 불편하지만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려는 프랑스인들의 노력이 이뤄낸 작품이 바로 오늘의 프랑스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4·25 재보선] 군소정당 약진…범여권통합 난항

    [4·25 재보선] 군소정당 약진…범여권통합 난항

    17대 대선을 8개월가량 앞두고 치러진 25일 재·보선에서 유권자들은 한나라당 일변도의 지지 추세를 상당부분 철회했다. 그리고 단독으로는 대선에서 집권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군소정당(민주당, 국민중심당)과 무소속에 그 표를 나눠줬다. 이것은 유권자들이 판단을 극도로 혼란스러워하는 상태, 즉 ‘아노미’로 빠져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직접적으로는 한나라당의 재·보선 공천 관련 추문 등이 표심 교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노무현 대통령 지지도의 상승세와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 피로감’이 반노(反盧) 정서의 약화를 불러오면서 과거 재·보선과는 다른 결과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특히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해온 충청권에서 한나라당이 휘청거린 것은 그만큼 지지기반이 견고하지 않다는 점을 입증할 만하다. 막상 대선에 임하는 유권자들의 심리는 ‘과거에 대한 심판’보다는 ‘미래에 대한 선택’에 더 많이 좌우된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으로서는 ‘자세변화´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현 정권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이 아닌, 자력으로 쌓은 점수만이 대권가도를 탄탄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범여권이 편안해 보이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열린우리당은 또다시 전패(全敗)의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대통령의 지지도 상승과 한나라당의 돈공천 파문이란 유리한 국면도 열린우리당 회생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한나라당을 이탈한 표심이 무소속이나 군소정당으로 향한 것은, 거대정당인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수모에 가깝다. 열린우리당이란 간판으로는 대선에서 도저히 가망이 없다는 ‘사망 확인서’를 받은 셈이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의 신당 창당은 돌이킬 수 없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의장 ‘기획’하에 신당 창당 흐름이 빨라질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하지만 범여권의 통합 움직임이 제대로 탄력을 받을지는 의문이다. 구도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재·보선에서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과 충청에 근거한 국민중심당이 성과를 거둔 것은 오히려 통합을 더 어렵게 할 소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통합 협상과정에서 이들이 ‘과도한’ 지분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열린우리당 탈당그룹)의 협상이 깨진 것이 전례로 해석될 만하다.“동교동계가 김홍업씨 선거운동에 ‘올인’한 것은 민주당 복원에 대한 강한 기대를 갖고 있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정치권 일각의 소문이 맞다면 통합의 전망은 더욱 어둡다. 나아가 DJ가 호남에서의 ‘변함없는 지지’를 기반으로 대선 국면에서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낸다면, 전·현직 대통령이 충돌하는 아주 복잡한 역학구도가 전개될 수도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간판을 예술로” 도시 얼굴의 변신

    “간판을 예술로” 도시 얼굴의 변신

    ‘도시의 얼굴을 바꾼다.’ 꽁초와의 한판 전쟁을 통해 기초질서 잡기에 나섰던 서울 강남구가 이제는 간판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25일 강남구에 따르면 건물에 닥지닥지 붙은 간판이나 지나치게 큰 꼴불견 간판은 퇴출시키는 대신 아름다운 간판은 시상도 하고, 개선비용도 지원해 준다. 영세업소를 위해서는 간판디자인 샘플을 만들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간판의 예술성 심사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간판과 관련된 고시의 제정이다. 이같은 고시의 제정은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이다. 이 고시는 이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고시에 따라 앞으로 강남구에서는 5㎡ 이하의 가로형 간판도 반드시 신고를 한 후 달아야 한다. 디자인 전문가 등 24인으로 구성된 광고물심의위원회는 모든 간판에 대해 크기나 개수는 물론 예술성까지 심사한다. 위원회를 통과해야 건물에 간판을 달 수 있다. 신축건물의 경우 업소당 1개의 간판만 달도록 했다. 광고물심의위원회의 심의는 새로 부착하는 간판뿐 아니라 기존 간판에도 적용된다. 개정된 고시는 앞으로 옥상광고탑과 기둥형 간판은 신규 설치를 금지하고 기존의 간판도 기간을 연장해주지 않도록 했다. 가로형 간판은 높이를 1.2m에서 0.8m로 축소했고, 돌출간판은 최대 10층에서 4층 이하 높이에만 설치하도록 했다. 1년에 한 차례씩 아름다운 간판을 선발해 상을 주고, 강남구 소개 책자에 게재해 널리 알릴 계획이다. ●압구정 등 3곳서 시범 실시 강남구는 압구정동, 삼성동, 대치동 등 3곳을 시범지역으로 지정,8월까지 간판정비사업을 마치기로 했다. 이들 지역은 현재 간판 디자인 공모를 통해 제작업체를 선정했으며, 광고주들과 시범정비사업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비용은 업소와 강남구가 공동 부담한다. 만약 건물 전체의 간판을 정비하면 구청에서 건물 앞 보행도로를 정비해주는 등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이들 시범 지역이 마무리되면 강남구 전역으로 간판정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성근 강남구 도시관리국장은 “간판은 도시의 얼굴인데 그동안 우리는 무질서한 간판을 당연시해 왔다.”며 “간판과의 전쟁을 통해 도시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말했다. ●간판 디자인 샘플 무료 제공 오는 9월부터는 강남구가 3000만원을 들여 개발한 옥외 광고물 ‘사인 디자인’인 강남사인디자인 시스템을 강남구 포털사이트(http:///sign.gangnam.go.kr)에 무료 공개한다. ‘사인 디자인’이란 업종별로 고유 이미지를 부여해 건물에 붙는 간판 크기와 수량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업종·형태·건물별로 502개의 옥외간판 디자인을 정해 놓았다. 강남구에 있는 건물주나 상인은 누구나 이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파일형태로 내려받아 간판 제작에 사용할 수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처녀총각 맡는다는 결혼은행

    처녀총각 맡는다는 결혼은행

    『맞선에서 신혼여행까지』를「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묘한 은행이 생긴다. 이름하여 「결혼은행」. 가난한 연인들에겐 결혼자금도 빌려준다는 이 신종 금융기관은 8명의 젊은이들이 공동투자, 공칭자본금 5백만원으로 주식회사 설립등기를 준비중인데…. “결혼처럼 중요한 것 없다” 8명의 괴짜인사가 모여 8월 31일 예정의 개점을 눈앞에 두고 마지막 사무실(서울 중구 남산동 국제복장학원 「빌딩」 )단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주식회사 결혼은행」. 우선 간판부터 이색적이고 괴상한(?) 이 회사의 8명으로 구성된 이사진을 보면-. 은행장 이상헌(李相憲)씨(33)=5년전부터 운명감정소인「새생활 설계실」을 열고 있다. 몇주전부터는 KBS의『재치문답』에「재치박사」로 나가고 있고. 전무 백만(白晩)씨(31)=사회사업가, 한국「휴먼·클럽」회장. 이사 한길수(韓佶秀)씨(35)=한국 꽃꽂이 연구회장. 이사 홍동곡(洪東谷)씨(34)=「애정심리연구가」음악사 부사장. 이사 이성언(李誠彦)씨(32)=정신과학 연구소장 겸 한국 최면의학심리학회장. 이사 윤혁민(尹赫民)씨(32)=방송국 작가. 이사 류병창(柳炳昌)씨(31)=「디자이너」우석대학 강사. 이사 권대웅(權大雄)씨(30)=화가,「패션」평론가. 이 기발한「아이디어」를 안출해낸 장본인 이상헌씨의 회사 설립의「취지말씀」을 들어보면-. 『결혼처럼 중요한게 어디 있겠읍니까. 내가 몇년전부터 가정법원에 나타난 이혼「케이스」와 개인상담을 통해 본걸 종합 해 보니 이혼의 제일 큰 이유의 하나가 남자가 바람을 피운다는 것이었어요. 궁합이라는거 믿을게 못된다는걸 알았읍니다. 그래서 보다 과학적인 적성검사를 통한 결혼을 권장하기 위해 이번에「결혼은행」을 차리게 된겁니다』 -결혼적성 검사라는 게 뭡니까? 『우선 결혼할 두사람의 성격을 분석해서 적응력, 취미, 혈액형, 인상의 비교, 장래성 등을「체크」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 결혼 적성검사라는 게 이상헌씨가 다년간 연구 종합(?)한 2백여개 항목에 달하는 설문식 검사용지로 연분여하를 가려내는 방법을 말하는 것. 연애할 땐 결점 못 보는법 결혼후에 비극 오지않게 『처음 남녀가 연애할 때는 아름다운 점만 보이게 마련입니다. 그저 곱게만 보일 뿐이지요. 그런데 막상 결혼해서 시일이 지나면 서로의 단점이 노출되게 마련입니다. 비극은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겁니다. 이걸 막자는 거지요』 -그럼 사랑하는 연인이 결혼하겠소 하고 찾아왔을 때 적성검사가 좋지 않게 나올 경우, 결혼하지 마시오 하겠읍니까? 『최대한으로 둘의 성격조화를 위한 교정을 시도합니다. 그래도 어려울 경우엔 어울리지 않으니 포기하랄 수밖에 없죠』 -당신이 뭔데 하고 뺨이라도 때리면 어떡합니까? 『할 수 없지요. 어울리지 않는걸 어떻게 합니까?』 임도 보고 뽕도 딴다는 격으로 인륜의 대사인 결혼문제를 조정해주고 또 돈도 벌겠다는 이들의 포부는 자못 크다. 그래서 처음에 한사람이 20만원씩 선뜻 투자해서 일을 시작했다. 처녀 총각 회원 위해서는 애인 구하는 찬스도 마련 궁합에서부터 약혼, 결혼에 이르기까지 일일이「간섭」, 원만한 가정을 꾸밀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가장 큰 이념으로 삼는다는 이 은행의 사업계획서라는 게 또한 걸작이다. 첫째, 여기를 거쳐나간 사람은 누구나 자동적으로 회원이 된다는 것인데 이들에겐「청춘교실」이라고 해서 매달 2회 이상 건전한 가정생활유지방법을 주제로 한 강좌에 참석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또는 서로 애인을 구할 수 있는 절호의「찬스」가 될「청춘카니벌」 과「결혼 패션·쇼」를 자주 개최 한다는 것. 또하나 제일 관심이 가는 것은 천생연분, 궁합은 다시없이 좋은데 돈이 없어 결혼을 못하는 가난한 연인들에게는 결혼자금을 담보없이 은행이자 정도로 신용대부 해준다는 것. 『이왕 간판을 내걸 바에야 본격적으로 젊은 사람들을 위한「서비스」은행이 되도록 운영할 생각입니다. 약혼에서부터 새 가정을 꾸밀 때까지 실비로 알선해 주고 모든 잡다한 문제까지 일일이「간섭」, 훌륭한 가정이 되도록 철저한 대행업체로서의 사명을 다할 예정입니다』 전무 백만씨의 얘기다. 한편 회원들의 법률문제를 담당할 변호사로 서건익(徐建翊)씨를 모시기로 교섭중이기도 하다. 『우리는 또 이런 것도 구상하고 있읍니다. 결혼하면 여자는 으레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것이 통례로 되어 있읍니다. 자연히 권태를 느끼게 되지요. 그래서 우리는 여가를 이용한 꽃꽂이 강좌와 수공예나 야유회 등 가족적인 분위기를 조성, 회원 서로가 사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서로 도우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자는 것도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웃으며 살자, 보람을 창조하자, 서로 믿고 사랑하자, 알뜰하자, 생활을 아름답게 하자…는 이 은행의 구호대로 이루어 질게 아니냐는 이상헌 은행장의 열변. 관상·궁합에 의하지 않고 적성을 분석해주겠다고 -여기 회원이 되려면 돈이 얼마나 듭니까? 『약 2천원정도로 입회비를 잡고 있읍니다』 -그럼 여기서 맺어지는 부부는 일생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보장합니까? 『글쎄요. 어쨌든 제3자적인 입장에서 냉정하게 두 사람을 평가, 판정을 내리는 것이니까 가장 정확하다고 봐야 옳겠지요. 한쌍의 남녀에 각자 전공이 다른 우리 8명의 이사가 총동원 되어 분석 평가하는 것이니까요』 이상헌씨의 대답이다 -한달에 수입은 얼마나 되리라고 봅니까? 『글쎄요…』 8명의 이사들은 이 정도의 대답으로 입을 다문다. 그러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기업인 이상 이들도 재미를 볼 수 있다는 전망에서 출발한 것만은 사실인듯. 관상이나 궁합에 의존하지 않고 8명의 인간「컴퓨터」들이 적성에 맞는 상대를 책임지고 (?) 골라 준다는 조건이니 혼기 놓친 노총각 노처녀들에겐 희소식. 게다가 결혼자금융자란 경품까지 붙어있으니 그저 웃어 넘길 일만은 아니다. 이사진 전부가 30대, 더욱이 8명의 주주중 미혼남성이 4명이나 되는 이들이 얼마나 결혼문제를 잘 다루어낼는지는 미지수. 그리고 결혼을 눈 앞에 둔 젊은 남녀들의 관심도가 얼마나 크게 작용할지 이것 역시 두고 볼 일이다. [선데이서울 70년 8월 30일호 제3권 35호 통권 제 1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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