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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진당 혼란 속 당원투표 신·구당권파 막판 勢싸움

    통진당 혼란 속 당원투표 신·구당권파 막판 勢싸움

    통합진보당 당 대표와 최고위원, 중앙위원 등을 선출하는 전국동시당직선거가 25일 온라인 투표로 막을 올린다. 통진당은 28일까지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 뒤 29일 현장투표 결과를 합산, 두 달여간 지속된 신·구 당권파의 세 싸움에 종지부를 찍을 예정이다. 당권 탈환을 노리는 구당권파와 수성하려는 신당권파는 막판 승부를 앞두고 극한 대결로 치닫고 있다. 특히 ‘성남시당 유령당원’ 논란이 불거지면서 양측은 난타전에 가까운 진실 공방에 돌입했다. 비당권파인 송재영 경기도당위원장 후보가 구당권파의 지지 기반인 경기 성남시의 3개 주소지에 당원 명부상 많게는 61명이 집단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령당원 의혹을 제기하자 구당권파는 ‘언론플레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구당권파의 김미희 의원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61명의 당원이 등록된 곳은 세입자협의회로 우리가 몇 년에 걸쳐 세입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설명회를 개최해 왔던 곳”이라며 “이분들이 당원으로 등록을 하겠다고 하셨고, 성남 지역에서는 해당 지역의 주소를 사용하지 않으면 가입이 안 되기 때문에 일단 협의회 주소로 가입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당 선관위는 이날 “동일주소지 당원은 유령당원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송 후보의 제기는 과장과 허위”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자 신당권파 측 당원들은 통진당 홈페이지 당원 게시판에 해당 건물의 사진을 올리고 “몇 년 전부터 사용했다는 세입자협의회 건물의 간판이 최근에 만든 듯 새것”이라는 등의 추가 의혹을 제시했다. 유령당원 의혹으로 주춤하는 듯했던 구당권파는 분신한 당원 박영재씨의 사망을 고리로 신당권파가 사망 원인을 제공했다는 식의 논리를 펴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24일 박씨의 노제에서 이정희 전 대표는 “당을 보수 언론의 눈높이에 맞추고, 노동자·농민을 멀리하는 것이 어찌 혁신이냐. 당원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박영재 당원에게) 의리와 믿음으로 보답하겠다.”며 특유의 ‘감성 정치’를 폈다. 장례위원회는 이 전 공동대표 등 구당권파 핵심 인사들로만 꾸려졌다. ‘유령당원’ 의혹과 분신한 당원의 사망이 겹치면서 현재 29일 당 대표 경선의 향배는 쉽사리 판가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신당권파는 현재 판세를 구당권파 5.5 대 신당권파 4.5의 구도로 보고 있지만, 구당권파는 6대4 구도로 판단했다. 한편 구당권파의 지지를 받고 있는 강병기 당대표 후보는 “시대착오적 이념공세를 끝내야 한다.”며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참가하는 범야권공동대응 기구 결성을 제안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정부 외청 지방청장 ‘위상’ 높아졌다

    정부 외청 인사에서 ‘지방청장 이동=좌천’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경제·사회변화에 맞춰 국장급 핵심보직도 바뀌었다. ‘본청 국장=실세’, ‘지방청장=한직’이라는 인식은 깨진 지 오래다. 차장(1급) 승진을 위해 통과의례로 간주되던 간판 직위도 변하고 있다. 외청의 고위공무원 보직경로 파괴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고참 국장 현장 전진 배치도 증가 현 정부들어 조달청 차장 5명(내부 승진 4명) 가운데 2명은 지방청장에서 승진했다. 관세청 차장은 3명 중 1명, 중소기업청차장은 4명(내부 3명) 중 1명이 지역 사령관을 거쳐 화려하게 부활했다. 한직으로 평가받던 지방청장의 위상이 달라졌다. 지방청장은 초임 국장이나 퇴직이 얼마남지 않은 간부들의 자리로 인식돼 “국장도 국장 나름”이라는 우스갯소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최근 대전청사 기관 중에서는 고참 국장을 일선에 배치하는 사례가 늘었다. 관세청은 서울·인천공항·부산본부 등 메이저 세관에 베테랑 간부들을 배치했다. 산림청도 본청 경험이 풍부한 국장들을 전진 배치해 현장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지방조달청장과 경기지방중기청장은 조직 내에서 ‘요직’으로 평가된다. 산림청과 중기청, 특허청은 국장 서열 1위인 기획조정관에 새내기 고위공무원을 배치했다. 대내외 업무 총괄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해 그동안 경험 많은 간부들이 도맡았었다. 하지만 조직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국회·예산·조직 등 ‘궂은일’을 다룬다는 점에서 젊고 패기 있는 간부들을 배치하고 있다. 일부 기관은 기획조정관을 공모직위로 운영하고 있다. ●현 보직보다 고시 기수 등이 승진 변수 조달청 구매국장과 시설국장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 본청 국장 중 직제상으로도 최하위다. 그러나 조달 간부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으로 평가받는다. 관세청에서는 통관지원국장이 간판 보직이다. 현 정부들어 차장으로 승진한 간부는 모두 통관지원국장을 거쳤다. 중기청에서는 중소기업정책국장의 위상이 높다. 심사·심판의 전문성 때문에 직렬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 특허청에서는 산업재산정책국장이 핵심 보직으로 꼽힌다. 산림자원국장은 산림청에서 ‘에이스’로 평가받지만 승진 코스와는 거리가 멀다. 개방형 직위다보니 승진에 근접한 간부보다 차세대들이 거치는 보직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고 간판 국장이 차장 승진 ‘1순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외청 공무원들은 내부 승진 정착을 원하지만, 기관장이 교체되거나 상급부처의 밀어내기 인사 등 변수가 많아 차장 승진을 보장받을 수 없다. 다만 내부 차장 승진에서는 조직을 대표하는 보직을 수행한 경력을 요구하고 있다. 대전청사의 한 관계자는 “개방·공모직위가 도입되면서 국장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외청에서 보직경로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면서 “1급 승진은 현 보직이 아닌 고시 기수·나이·출신 지역 등이 복합 작용하면서 예측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훼미리마트 → CU 개명 ‘새출범’

    훼미리마트 → CU 개명 ‘새출범’

    “험한 길을 가더라도 앞이 트인 길을 가기로 했다.” 국내 편의점 1위 업체인 훼미리마트가 ‘CU’(시유)라는 독자적인 브랜드로 이름을 바꾼다. 1990년 10월 일본 훼미리마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훼미리마트 1호점을 개점한 지 22년 만이다. 앞서 보광훼미리마트는 사명도 BGF리테일로 변경했다. 홍석조 회장은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탄탄대로지만 막힌 길은 미래가 없다.”는 말로 독자경영에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1등 편의점으로 올라선 지금 이 시기가 정체성을 표현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보광훼미리마트의 현재 점포 수는 7281개, 매출 2조 6000억원대다. 확고한 1위라는 자신감이 이번 홀로서기의 바탕이다. 또 편의점 수 2만 5000개로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데 반해 20년 전 점포형태와 운영방식을 고수하면 업체 간 차별화는 물론 발전 가능성도 없다는 것이 새 출발의 동기가 됐다. CU는 ‘CVS for You’(당신을 위한 편의점)의 약자다. 가맹점, 그리고 당신을 위한 편의점을 의미하며 ‘또 만나자’는 뜻의 영어표현 ‘See You’와 발음이 유사한 점도 고려됐다. 전국의 훼미리마트 점포는 8월 1일부터 10월까지 순차적으로 ‘CU’라는 간판을 달게 된다. 이달 말까지 전 점포에 새로 개발한 전산시스템도 도입한다. 브랜드 교체 등 재단장에 따른 비용은 본사가 모두 부담하기로 했다. BGF리테일은 브랜드명 전환을 계기로 ‘21세기 한국형 편의점’을 선보일 방침이다. 평균 면적 66㎡(20평)인 우리나라 편의점의 좁은 공간에 최적화된 집기 배치와 상품 운영을 하겠다는 의미다. 고객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기간 만큼 ‘CU’의 간판에 ‘with FamilyMart’를 부기하기로 했다. 홍 회장은 “일본 훼미리마트사와 상표 사용권에 대한 계약을 체결해 기존 훼미리마트 브랜드를 사용하고 싶은 가맹점주에게 권리를 부여하고 브랜드의 무단 점용도 막기로 했다.”고 말했다. 홀로서기에 나서지만 일본 훼미리마트와 전략적 파트너 관계는 당분간 유지된다. 지분구조에도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광훼미리마트의 지분은 홍 회장이 최대주주로 전체의 35.02%, 일본 본사가 23.48%를 갖고 있다. BGF리테일은 3대 주력 사업군인 ‘소매유통-물류’, 식품제조-외식‘, ’정보-생활서비스‘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2020년 매출 10조원대의 종합유통서비스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6년 뒤 평창 위해 안양 한라 아이스하키 핀란드로 간다

    안양 한라 아이스하키팀이 간판 선수 10명을 핀란드리그로 진출시킨다. 또 내년에는 현지에 팀을 새로 창단해 운영할 계획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자력으로 출전하려면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파격적 행보다. 안양 한라는 박우상(27), 김기성(27) 등 팀 소속 국가대표 10명을 임대 형식으로 핀란드 2부리그인 메스티스 리그에 보낸다고 18일 밝혔다. 박우상과 김윤환(27), 조민호(25), 신상우(25), 이돈구(24)는 키에코 완타, 김기성과 동생 김상욱(24), 김우영(24), 성우제(20), 박성제(24)는 HC 게스키 우지마에서 뛰게 된다. 핀란드는 NHL(북미), KHL(러시아)과 함께 전 세계 3대 아이스하키 리그로 손꼽힌다. 키에코 완타는 지난 시즌 8위를 기록했고, HC 게스키 우지마는 3부리그에서 막 승격했다. 안양 한라 선수들은 7월 중순 출국해 9월 중순부터 약 6개월간 정규리그 46경기를 소화하게 된다. 또 안양 한라는 내년 시즌부터는 팀(가칭 유로 한라·Euro Halla)을 창단해 메스티스 리그에 직접 참여할 계획이다. 변정수 단장은 “세계랭킹 18위권에 들면 올림픽 자력 진출이 가능하다. 당장의 승부보다 긴 호흡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의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랭킹은 31위지만 내년 4월 헝가리세계선수권 대진으로 보면 22위 수준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철없는 아빠의 돌출행동

    기왕이는 초등학교 졸업식 날 엄마에게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이제 너도 다 컸으니 엄마 없이도 살 수 있지?” 이런 말을 남기고 엄마는 아프리카로 발령을 받아 ‘가출’을 한다. 엄마가 아프리카로 떠나는 날 공항에서 아빠는 “아, 저 가방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라며 기왕이가 마음속으로 부르짖는 말을 내뱉는다. 상심은 잠시뿐, 엄마의 가출에 희희낙락하는 아빠는 비디오대여점을 정리하고 명탐정 포아로가 등장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에서 제목을 딴 카페를 차린다. 그러나 아빠의 진정한 의도는 카페가 아니라 그 옆에 나란히 간판을 단 ‘명탐정 고명달 사무소’에 있다. 그렇다. 기왕이의 이름은 고기왕, 명탐정의 아들이다. 제5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한 최상희 작가의 ‘명탐정의 아들’(비룡소 펴냄)은 이렇게 시작한다. 아버지가 명탐정의 간판을 내걸지만, 철딱서니 없는 아버지 대신 애늙은이가 된 ‘명탐정 아들 고기왕’이 사건을 해결한다. 입담이 발랄하고 이야기 전개도 속전속결이다. 하지만 결론이 ‘왕따라서….’로 귀결되는 방식이 좀 진부하다. 그래도 한번 책을 잡으면 배꼽을 단속해가며 끝까지 빠르게 읽어내려 가게 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장애를 넘어… 자립의 꿈 더해 구운 빵 ‘맛있는 행복’

    장애를 넘어… 자립의 꿈 더해 구운 빵 ‘맛있는 행복’

    14일 오전 10시 영등포구 신길5동 337-209 상가건물 1층에 ‘꿈 더하기 베이커리’라는 작은 간판이 내걸렸다. 가게 문을 열자 빵 굽는 향기가 동네로 퍼져 나갔다. 20㎡ 남짓한 가게는 조길형 영등포구청장과 주민 등 50여명으로 북적였다. 이곳을 지역구로 한 김영주·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까지 찾아와 개점을 축하했다. 처음 제빵 업무를 맡은 기승훈(34·지체장애 6급)·김규리(22·여·지적장애 1급)씨가 인사를 받은 주인공이다.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며 만든 빵으로 2시간 동안 얻은 매출은 95만원. 여느 빵집보다 20~30% 값이 싸다는 점에 비춰 볼 때 뜨거운 반응이었다. 기씨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만든 빵을 맛있게 먹으면 즐겁고 행복합니다. 더 필요한 것은 없어요. 모든 게 새롭고 신기하고 앞으로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기씨와 김씨는 지난해 9월부터 전국 유일의 제과·제빵 전문학교인 영등포구 한국제과학교에서 함께 공부했다. 이들이 교육 기회를 얻게 된 데는 영등포구의 배려가 결정적이었다. 조 구청장은 직접 지역 장애인에게 자립 기회를 주기 위해 6개월의 특별 교육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지금도 성인 12명, 중·고교생 36명 등이 구의 지원을 받아 제과·제빵 기술을 공부하고 있다. 기씨만 제과점에서 보조업무 경험을 했을 뿐 두 명 모두 정규 이론에는 취약했다. 김씨는 ‘발효’나 ‘오븐’ 등의 단어조차 이해하지 못해 출발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칼을 무서워해 만지지도 못할 정도였다. 10번 중 9번은 실수하는 수준이었다. 단어 하나를 익히는 데 한 달씩 걸리기도 했다. 결국 부모와 교사가 한마음으로 교육에 나섰다. 오세욱 교사는 “몸으로 익히도록 10번, 20번씩 반복해서 교육했다.”면서 “처음에는 본인 스스로 ‘나는 아무것도 못한다’며 주저앉았지만 서서히 빵 굽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웃었다. 10개월의 피나는 수련을 통해 그들은 처음으로 학생이 아닌 직원으로 마을기업 ‘꿈 더하기 베이커리’에 섰다. 구와 주민들이 6000만원을 출자해 만든 ‘작지만 큰’ 사회적기업이다. 아직 서툴다며 수줍어하던 기씨는 “식빵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4시간 동안 만들어 갓 구워낸 매끈한 빵을 주민들에게 선사했다. 김씨도 거들면서 연신 “고맙습니다.”를 외쳤다. 구는 서울시교육청에 요청해 올해 고3 교육 과정을 신설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조 구청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행정력을 집중해 장애인들을 위한 제2, 제3의 터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중랑, 쓰레기 무단투기 15일부터 무기한 단속

    중랑구가 ‘쓰레기 함부로 버리기’ 행태에 공격적으로 나선다. 구는 취약지점에 대해 15일부터 무기한 단속을 벌인다고 밝혔다. 특히 나뒹구는 쓰레기 더미를 치우는 데서 벗어나 근절될 때까지 주중 내내 전담반을 돌리기로 해 눈길을 끈다. 2명씩 3개 조를 짜 투입한다. 2명이 두 구간으로 나누어 단속을 벌인다. 무단투기가 많은 월~금요일 오전 7~9시와 오후 6~9시 현장점검을 실시한다는 게 특징이다. 일과 근무시간대인 오전 9시~오후 6시엔 담당업무를 보조하는 공공근로자 2명에게 붙박이로 순찰을 돌도록 했다. 앞서 구는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주요 무단투기 지점인 청결의무 이행 대상 토지 및 건물 주변 12곳과 가로변 68곳, 15개 동별 이면도로 128곳을 합쳐 모두 208곳에 홍보 현수막이나 입간판을 설치하는 등 대대적으로 계도활동을 펼쳤다. 이후 무단투기 행위 적발 땐 최저 20만원에서 최고 1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린다는 점도 알렸다. 예컨대 서울역, 청량리역처럼 스쳐 지나가는 인원이 많은 여느 지역과 달리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주로 이웃들이 불법행위자라는 데 비춰 실제 무기한 단속에 들어가면 무단투기 숫자가 한층 줄어들 것이라는 게 청소행정과의 설명이다. 우선 1차 집중단속 지역으로 중앙선 중랑역 일대를 지정했다. 잘 정비된 지하철 역세권에 견줘 전신주 등 후미진 곳이 수두룩해 쓰레기를 숨길 만한 여지도 많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이곳에서 쓰레기 무단 투기가 근절됐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또 다른 취약지구를 선정해 똑같은 방식으로 무기한 단속을 벌인다. 무단투기 장면을 촬영한 뒤 위반확인서 및 과태료 부과 통지서를 곧장 발부할 계획이어서 그야말로 ‘꼼짝 마’ 단속이다. 손호현 청소행정과장은 “무단투기 근절에는 무엇보다 주민들의 솔선수범과 참여가 가장 필요하다.”며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주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기다린다.”고 당부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숲속의 오솔길 ‘월든’의 지혜

    [최동호 새벽을 열며] 숲속의 오솔길 ‘월든’의 지혜

    지난 5월 16일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미국 보스턴 외곽 콩코드에 있는 소로의 월든 호수를 방문할 기회를 가졌다. 숲속의 집은 멀리 있어야 할 것 같은 선입견과는 달리 찾아가 보니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나를 오솔길로 부르고 있었다. 우리들이 자진해서 숲으로 향하는 길을 낸다면, 그 길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이번 방문으로 깨닫게 되었다. 살던 콩코드 마을을 떠나 숲 속으로 들어가 홀로 자연과 대화하며 명상에 잠기고자 했던 소로의 오두막집을 찾아가는 일은 도심의 거리를 헤매던 필자에게 숨겨진 비밀을 찾는 흥분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 도착하고 보니 옛 오두막집은 사라지고 돌무더기와 함께 그 터만 남아 있었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 인생의 본질적 사실들만을 직면해 보려는 것이었고,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으며,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생각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는 글이 새겨진 밤색 간판이 옛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소로는 1845년 7월부터 1847년 9월까지 오두막집에서 생존을 위한 극소의 필수품만으로 살며 자연과 대화하고 인생에 대해 명상한 것들을 사실적 기록으로 집필했다. 소로는 생존 당시 극단적 무소유의 삶을 실천했던 까닭에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에머슨의 명성에 가려 그 아류에 불과한 존재로 평가되었다. 후일 유명해진 ‘월든’의 경우에도 10년 가까이 출판할 곳을 찾지 못하다가 1854년에 가서야 2000부를 간행했는데 거의 판매되지 않았다. 명성을 얻지 못한 그는 에머슨의 숲이나 집을 관리하는 정도로 미미한 존재였다. 따라서 그의 오두막집도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며 그는 혁신적인 사상가요 예언자적 지성으로 부활했다. 그가 오두막집을 지은 지 100년 후인 1945년 집터가 다시 발굴되었으며, 그는 19세기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받게 되었던 것이다.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이 한 권의 책으로 소로는 우리가 미국에서 가졌던 모든 것을 뛰어넘었다.’고 말한 바 있다. 재평가된 소로는 이후 세계적 명성을 지닌 미국의 문인 중 하나가 되었다. 자연생태문학의 대두와 더불어 그는 생태문학의 원조로 추앙되었다. 그의 예언자적 성찰을 생각하며 오두막집터에서 숲 속의 오솔길을 바라보았다. 주변은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어디선가 숲 속을 어슬렁거리다 불쑥 나타날 것 같은 소로의 그림자가 스쳐가는 것 같기도 했다. 숲길을 걸으며 소로의 월든이 지니는 힘이 무엇일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 이 머나먼 곳으로 사람들을 찾아오게 만드는 것일까. 우선 물신주의를 넘어서는 청교도적인 금욕주의에서 비롯되는 것이리라. 그러나 그것으로 멈추는 것은 아니다. 그의 세밀한 자연관찰 또한 높이 평가할 만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가 보여준 명상의 심오함이었을 것이다.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하려고 한’ 그의 자세는 사후 150년이 지난 지금의 우리에게도 훌륭한 표본이 될 것이다. 쓸데없는 일로 인생의 대부분을 소모하거나 쓸데없는 일들로 사회적 동력을 소모하고 있다는 느낌이 스쳐갈 때 소로의 ‘월든’은 우리가 걸어가야 할 바른 길을 가르쳐 줄 것이다. 혼탁한 사회적 격류에 휩싸일수록 우리는 가야 할 길을 잃어버리기 쉽다. 오늘의 한국은 가치 혼돈의 양극시대이다. 격한 사회변화는 경제적 불균형의 심화로 사회적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국가의 미래를 선도하는 지도자는 부재하고 누구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대안 부재의 갈등이 분출되면 분출될수록 멀리 떨어져 있는 숲 속의 길에서 지혜를 찾아야 한다. 숲 속으로 가는 길은 우리의 내면으로 향하는 진정한 길을 알려줄 것이며 찌는 더위를 식혀줄 서늘한 힘도 거기서 생성되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 [프로축구] 인천-포항 사상 첫 ‘無관중’ 경기

    국내 프로축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무관중 경기가 열린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3월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일어난 대전 서포터스의 인천 마스코트 폭행 사건에 대한 징계로 14일 오후 7시 30분 인천-포항의 K리그 15라운드 경기를 관중 없이 치르게 됐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경기장에는 일반 관중의 입장을 전면 통제한 채 선수들만의 경기로 치르게 된다. 단 TV 중계진과 취재기자단만 들어갈 수 있다. 프로축구 입장료는 프로야구와 달리전액 홈구단 수익금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포항은 무관중 경기 개최에 따른 피해를 보지 않는다. 연맹은 당초 홈구단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홈구장 대신 제3지역(중립지역)에서 경기를 치르도록 했으나 “시민구단이 연고지를 버리면 안 된다. 홈구장에서 치를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인천의 재심 요청을 받아들이되 관중 없이 치르도록 조정한 것이다. 한편 A매치 휴식기를 보낸 K리그는 13일 제주-전북전으로 다시 시작한다. 올 시즌 ‘방울뱀 축구’의 독한 맛을 뽐내고 있는 제주가 제주월드컵경기장으로 한층 ‘닥공’(닥치고 공격)의 위력을 되찾고 있는 디펜딩 챔프 전북을 불러들인다. 두 팀 모두 14라운드까지 27골로 팀 최다 득점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다. 제주는 천안축구센터에서 9일간 전지훈련을 하며 내실을 다졌다. 체력 및 조직력 강화를 통해 공수 밸런스를 탄탄히 했고, 대학팀과 네 차례 연습경기를 치르며 자신감을 충전했다. 간판수비수 홍정호의 부상으로 흔들리던 수비조직력을 짜맞췄다. 최근 3연승을 달린 전북도 목포에 둥지를 틀고 엿새 동안 창끝을 갈았다. 지난 수원전에서 50-50 클럽에 가입한 이동국이 대표팀 원정에서 돌아와 출전하기 어렵지만, 세 경기 연속공격포인트(3골2도움)를 올린 드로겟의 상승세를 믿고 있다. 루이스-에닝요-드로겟의 조합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학준·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새누리, 새만금사업 적극 지원 약속

    새누리당은 11일 전북 전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새만금 사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다. 황우여 대표 체제 출범 후 처음 지역에서 가진 이번 최고위원회의는 4·11 총선에서 전주 완산을에 출마한 정운천 전 최고위원에게 40%에 가까운 지지를 보내 준 지역 표심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의 입지를 넓히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새만금이 완공되면 서해 경제권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며 “새만금의 성공을 위해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최근 새만금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중국의 특구들이 외국인 투자의 블랙홀로 급부상하고 있다.”면서 “새만금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 출신인 이정현 최고위원은 “수십조원을 들여서 드넓은 땅을 확보해 산업용으로 70%까지 전환시켰으나 이후 구체적 실행 계획이나 의지가 약해 보인다.”면서 총괄 점검 성격의 국무회의를 현지에서 국무총리 주재로 여는 방안을 제안했다.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새누리당 지도부는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을 방문해 민생 탐방 프로그램인 ‘평생맞춤복지 현장에서 듣는다’ 2탄으로 일자리 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기존 전통시장과 달리 각기 독특한 간판과 개성 있는 테마로 꾸민 청년몰 앞에서 창업자들은 마이크를 들고 지도부와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와이파이존 및 단열재 보강 설치, 홍보·관광상품과의 연계 등에 대한 건의에 지도부도 지원을 다짐했다. 창업 점포를 둘러 본 황 대표는 “여러분의 초롱초롱한 눈과 맑은 미소를 보니 청년이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어깨가 무겁다. 중앙당이 법적으로 뒷받침할 일들을 챙겨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충남으로 이동한 최고위원들은 논산 육군훈련소를 방문해 세탁공장과 병영을 돌며 육군 장병들을 격려하는 것으로 이날 일정을 마쳤다. 전주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Weekend inside] 한계봉착·후임내정說·說·說… 농협에 무슨 일이

    [Weekend inside] 한계봉착·후임내정說·說·說… 농협에 무슨 일이

    출범한 지 석 달여 만에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을 잇따라 교체할 처지에 놓인 조직이 있다. NH농협금융지주회사다. ‘50년 만의 대수술’이라며 신용(금융)사업과 경제사업을 야심차게 분리해 새 간판을 단 게 불과 지난 3월 2일의 일이다. 그런데 노조는 총파업을 벼르고 있고, 사외이사는 줄사퇴하고, 회장마저 더는 못 하겠단다. 9일로 출범 100일을 맞는 농협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신충식 회장 사의는 짜여진 각본? 농협금융지주 측은 오는 11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위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신충식 회장은 전날 “조직이 어느 정도 안정된 만큼 (농협)은행장 직만 맡고 (지주) 회장 직은 내놓겠다.”며 사의를 공개 표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외이사가 2명이나 사의를 표명해 이사회가 파행 위기인 데다 노조가 다음 달 총파업을 예고해 ‘안정’과는 거리가 먼 상태다. 신 회장이 밝힌 사의 사유가 ‘진실’이라면 무책임의 극치이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속사정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우선 노조 문제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통합노조의 상대는 농협중앙회인 만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론이 우세하다. ‘한계 봉착설’도 있다. 신 회장이 고려대 출신이라고는 해도 농협에서만 잔뼈가 굵어 사업구조 개편(신·경 분리) 마무리를 위해 정부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능력과 인맥의 한계를 느껴 두 손을 들었다는 분석이다. 주로 관(官)쪽에서 나오는 얘기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신 회장이 ‘버겁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신 회장이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이른바 5대 천왕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부담을 많이 느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권 관계자는 “그런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자진 사퇴쪽으로 몰아가는 양상”이라며 오히려 ‘사전각본설’을 제기했다. 신 회장에게 겸직을 시킬 때부터 일정 기간 후에 회장 직은 내놓기로 사전에 합의했다는 주장이다. 애초 회장 직과 은행장 직을 분리하려다가 ‘낙하산 논란’ 등으로 체념했고, 신 회장이 굳이 회장실이 아닌 은행장실을 주로 이용했으며, 사의 표명 뒤 하루 만에 임시 이사회 날짜가 잡히는 등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가장 무게가 실리는 해석이다. 이미 염두에 둔 후임자가 있다는 내정설과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의문은 있다. 왜 하필 ‘지금’이냐는 점이다. 출범 100일을 계기로 좀 더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사를 영입, 조직을 추스르려는 의도로도 볼 수 있지만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다른 ‘천왕’들의 거취조차 불투명한 시점인지라 적절한 교체 타이밍은 아니라는 분석이 고개를 든다. 초대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권태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말 농협중앙회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갈 길 먼데… 풀어야 할 숙제 산적 배경이 어찌됐든 농협금융은 새 회장부터 뽑아야 한다. 회추위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추천하는 1명, 사외이사 2명, 지주이사회가 추천하는 외부전문가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된다. 겸직 논란에 사외이사를 그만두기로 한 이만우 의원(새누리당)과 이장영 한국금융연수원장은 일단 11일 임시 이사회에는 참석할 예정이다. 농협금융 측은 “회장부터 뽑는 게 급한 만큼 두 분 사외이사에게 사퇴 시점을 늦춰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칫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구성해야 하고, 회추위도 꾸려야 하는 농협금융으로서는 ‘죽을 맛’이다. 정부 출자 문제도 마무리지어야 한다. 정부가 지원키로 한 총 5조원 가운데 1조원은 현물 출자다. 산은금융지주 주식 5000억원어치와 한국도로공사 주식 5000억원어치를 받기로 했지만 국회 동의 절차(산은지주)와 배당률(도로공사) 협상을 끝내지 못해 최종 마무리가 안 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관료 출신 등) 낙하산 회장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총파업도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태도다. 정부는 농협에 국민세금을 지원하는 만큼 경영개선 이행각서 체결은 당연하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경영 부실로 지원받는 것도 아닌데 구조조정 등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농협개혁안을 마련한 농협개혁위원회에 참여한 황의식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각서 체결 당사자는 중앙회라 금융지주쪽이 파업할 명분이 약하다.”며 “경영진은 타협이 아니라 단호한 대처를, 정부는 출범한 경제지주 사업체제의 안착을 위한 감시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미현·전경하기자 hyun@seoul.co.kr
  • 직립보행·맥주·컴퓨터… 인류를 어떻게 바꿔놨나

    뭐든 ‘최초’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한데 ‘최초’가 모멘텀으로서뿐 아니라 실제적인 중요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어떤 결과를 낳았느냐가 뒤따라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혹은 ‘그게 어떤 의미를 갖는 거지?’ 등의 궁금증에 대한 답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문제는 그 과정이 지난하다는 것. 원하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많은 사례를 찾아야 하고, 다른 종류의 논리들과도 경쟁을 해야 한다. 독일의 저널리스트 후베르트 필저가 쓴 ‘최초의 것’(김인순 옮김, 지식트리 지음)은 그 방대한 작업을 빈틈 없이, 그리고 재밌게 이끌어 간다. 무엇보다 쉬운 단어들과 현란한 레토릭이 자랑이다. 그 덕에 제법 묵직한 주제들도 알기 쉽게 정리된다. 책은 인류의 직립 보행에서부터 최초의 맥주를 거쳐 최초의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최초의 것들 18가지를 연대순으로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그 최초의 것들에서 기인한 상황들을 재구성하는 한편, 그것이 오늘날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려 준다. 직립보행은 성공적인 모델이었다. 후두가 아래로 내려오면서 언어의 생성 조건이 확보됐고, 양 손이 자유를 얻었으며, 지구력으로 무장한 두 다리는 더 많은 짐승들을 사냥할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는 것’이 가능해졌다. 관점이 높아졌고, 그와 결부된 자신감은 수십만 세대를 거쳐 바벨탑처럼 치솟은 마천루를 지을 수 있게 했다. 그런데 이 직립보행이 완결판이 아니란다. 지금도 진화와 타협하고 있고, 어쩌면 실패한 진화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오로지 넘어지지 않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써야 한다. 골반 부위에선 걸핏하면 추간판 돌출 사태가 빚어지고, 늘 중력과 싸우는 관절은 언젠가 탈이 나고 만다. 중년에 심장이 약해지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애초의 설계도’에서 90도 변화한 대가다. 저자는 농반진반 여름철 바캉스 가서 그늘에 누워만 있지 말고 자주 물속을 거닐라고 권하는데, 이게 허투루 들을 얘기가 아니다. 우리 몸이 중력의 부담에서 일정 부분 해방된다는 게 매우 유익한 일이기 때문이다. 선사시대의 옷에 성적 코드와 패션 감각이 묻어 있다는 것도 놀랍다. 예컨대 1991년 유럽 알프스에서 발견된 ‘아이스 맨’ 외치는 발굴 당시 부드러운 염소 가죽 바지를 입고 있었다. 몸매를 훤히 드러내는 옷인데, 저자는 당시 자연환경에 비춰볼 때 그가 단지 생존만을 위해 그 옷을 입었다고는 볼 수 없다고 했다. 무려 5300년 전 인류의 옷에 과시와 욕망이 담겨져 있었다는 얘기다. 아울러 파란 눈의 조상은 단 한 명이라는 것, 늑대가 최초의 가축이었다는 사실 등도 관심을 끈다. 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EURO 2012] 4년 만에 만난 당신, 내 어찌 잠들 수 있으리오

    [EURO 2012] 4년 만에 만난 당신, 내 어찌 잠들 수 있으리오

    초여름 새벽잠을 설치게 만드는 축구 전쟁이 시작된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없는 월드컵으로 불리는 유럽축구선수권(EURO) 2012가 9일 오전 1시 폴란드-그리스 개막전으로 총성 없는 전쟁의 포문을 연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대회 빅매치를 중심으로 앙리 들로네컵의 주인을 미리 내다본다. 역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2008년 대회에서 처음 우승의 기쁨을 안은 스페인의 2연패 여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①독일-포르투갈(10일 오전 3시 45분) 네덜란드(FIFA 랭킹 4위), 덴마크(9위), 독일(3위), 포르투갈(10위)이 속한 B조는 ‘죽음의 조’다. 특히 독일-포르투갈전은 우승 후보의 맞대결이기도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 동료 메주트 외칠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적으로 만나 시선이 모이고 있다. 포르투갈은 유로 2008에서 독일과 만나 8강 탈락의 쓴잔을 마신 설욕을 벼르고 있다. 스페인에 가린 독일과 메시와 비교되는 호날두가 ‘2인자’ 꼬리표를 뗄지도 관심거리다. 호날두는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무려 46골을 몰아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데다 대회 예선에서도 8경기 7골 3도움으로 활약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리그 우승을 이끈 그는 앙리 들로네컵까지 들어올리며 3년 연속 빼앗겼던 발롱도르를 되찾겠다고 벼르고 있다.   ②네덜란드-독일(14일 오전 3시 45분) 2010년 남아공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 감독이 이끄는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는 2011~1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30골)에 오르며 EPL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로빈 판 페르시와 분데스리가 득점왕 클라스 얀 휜텔라르(샬케),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 라파얼 판 데르 파르트(토트넘), 아르옌 로번(바이에른 뮌헨) 등 화려한 공격진을 보유해 어떻게 공수 조합을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네덜란드는 1988년 우승 이후 세 차례나 4강에 머물러 우승에 목말라 있다. ‘신전차 군단’ 독일의 창도 매섭다. 루카스 포돌스키(아스널), 미로슬라프 클로제(라치오), 남아공월드컵 득점왕(5골)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의 활약이 기대된다. 메이저 대회에서의 만남은 유로 2004에서 격전 끝에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이후 8년 만이다. ③스페인-이탈리아(11일 오전 1시) C조에서는 단연 스페인(1위)과 이탈리아(12위)의 충돌이 기대된다. 스페인은 사비 에르난데스-안드레스 이니에스타-세스크 파브레가스(이상 바르셀로나)-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의 화려한 패싱 플레이가 돋보인다.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가 부상으로 빠진 최전방엔 페르난도 토레스, 후안 마타(이상 첼시), 페르난도 요렌테(빌바오)가 대기하고 있다. 문제는 이탈리아의 빗장 수비만 만나면 작아진다는 점. 역대 전적도 8승11무10패로 열세다. 반면 이탈리아는 예선전에서 단 한 번의 패배도 허용하지 않은 채 두 경기를 남겨 놓은 시점에서 1위로 본선행을 확정했다. 그러나 월드컵 4회 우승과 달리 유로 대회에선 1968년 1회 우승이 전부다. 24년 만에 조별 예선을 통과한 아일랜드(18위)와 크로아티아(8위)의 선전도 볼거리다. ④ 프랑스-잉글랜드(12일 오전 1시) D조의 프랑스(14위)와 잉글랜드(6위)는 전력상 우크라이나(52위)와 스웨덴(17위)보다 윗길이다. 프랑스는 예선에서 강호다운 전력을 과시했다. 조별 예선에서 최소 실점(4실점) 2위에 올랐다. 더욱이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 사미르 나스리(맨시티),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의 조합이 기대된다. 반면 잉글랜드는 ‘축구종가’가 무색하게 유로 대회에서 부끄러운 족적을 남겼다. 1968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기록한 3위가 최고 기록이다. 간판 공격수 웨인 루니는 지난해 몬테네그로와의 예선 최종전에서 불필요한 퇴장으로 프랑스·스웨덴전에 나설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프랭크 램퍼드와 게리 케이힐(이상 첼시), 개리스 배리(맨시티)까지 다쳐 먹구름이 끼었다. 스웨덴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득점왕에 도전장을 내밀고, 우크라이나에서는 안드리 솁첸코가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한편 폴란드(62위), 그리스(15위), 러시아(13위), 체코(27위)가 속한 A조는 이렇다 할 강팀이 없어 혼전이 예상된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문화마당] 노인과 서대문아트홀/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노인과 서대문아트홀/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서대문역 8번 출구 앞. 서대문로터리 고가도로를 넘어가다 보면 극장 간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화려한 개봉작 홍보 포스터 대신 노란색 바탕에 검은 글씨로 씌어진 문구가 처량하게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르신 문화를 제발 지켜주세요.’ 여기가 서대문아트홀이다. 서울 한복판의 노인전용극장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장년층들에게 ‘청춘극장’으로 사랑받으며 명소가 된 이곳은 이제 자취를 감춘다. 지난해 서울시가 이 지역에 관광호텔을 짓도록 허용하는 사업시행인가를 고시했다. 개발업체 측은 올 초 서대문아트홀을 상대로 극장 자리를 비워달라며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초 첫 재판이 열렸고, 지난달 22일 1심 판결에서 서울중앙지법이 소를 각하해 폐관에 직면하게 됐다. 이곳은 1964년 화양극장으로 개관했다. 대기업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단관 극장으로 명맥을 유지한 명소였다. 개관 당시 재개봉관으로 시작해 이듬해 개봉관이 되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더욱 잦았다. 1980년대에는 영등포의 명화극장, 미아리의 대지극장과 함께 홍콩 영화 3대 개봉관으로 이름을 날렸다. 1990년대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극장가를 점령하자 1998년 드림시네마로 이름을 바꿔 시사회 전용 극장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서대문아트홀이라는 극장 간판을 걸고 노인전용 복합문화 공간 극장으로 탈바꿈한 것은 2009년 5월이었다. 장년층의 문화 공간으로 이름을 알린 지 불과 3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극장 대표가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말은 의미심장하다. 서대문아트홀이 이렇게 사라지면 몇 안 되는 문화공간을 뺏긴 어르신들은 더욱 갈 곳을 잃게 된다. 서대문아트홀의 지금 상황은 젊은 시절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세월에 밀려 소외당하는 어르신들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최근 노인 관객 3000여명은 노인문화공연장 건립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며 서울시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연예계도 동참을 선언했다. 원로배우들과 가수, 코미디언들이 뭉쳐 합동 공연을 갖고 어르신 문화에 대한 사회적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극장 측도 마지막 문을 닫는 그 순간까지 추억의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대기업의 잠룡 앞에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단관 극장의 추억, 노인 문화공간의 확충을 적극적으로 호소한다니 눈물겹다. 극장 현관문에는 공고문이 여기저기 붙어 있고 붉은색 페인트로 ‘철거’라는 글씨가 흉물스럽게 적혀 있다. 단돈 2000원에 추억의 명화를, 때로는 추억의 스타들이 공연하는 모습을 저렴하게 볼 수 있었던 노인들은 그나마 서울시가 지난 3월부터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 메가박스 8층 1·2관을 대관해 매일 4회씩 영화를 상영하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외곽으로 밀려난 노인들은 그 작은 ‘문화 혜택’을 누리기 위해 이제 발품을 팔아야만 한다. 서울시 한복판, 지하철과 연결된 650석의 극장 자리는 단연 노른자위다. 하지만 그곳을 노인들에게 내주는 것이 아까워 호텔을 짓는 것에 동의할 시민은 없을 것이다. 노인들을 위해 이만한 자리는 없다. 과연 이곳을 없애는 것이 사회적 비용과 비교했을 때 적절한 것인지 정부 차원에서 고민해 달라는 노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우리 사회는 문화를 보는 시각이 겉멋만 단단히 들었다. 한류 열풍이 이슈가 되자 국내 공연장 건립이 시급하다며 호들갑을 떨더니 결국 건립을 추진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 문화 역시 방치하면 그만큼 사회적 손실로 되돌아오게 마련이다. 한류 열기와 관심만큼 소외 지역·계층을 지원하는 일도 절실하다. 폐관 극장 앞을 서성이는 노인들은 이렇게 입은 모은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이제 영화도, 공연도 마음 편히 볼 수 없게 됐네. 단돈 2000원으로 한나절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곳이 어디 있나? 표 구걸 할 때는 오늘이 있기까지 우리 노인들 덕이라며 존경한다더니, 이런 문화는 다 뺏어 가네. 이런 걸 두고 찬밥신세라고 하잖아.” 누가 이 노인들이 혀를 차게 했는가.
  • [대체에너지의 표류] 국내 풍력간판 ‘유니슨’ 자금난에 몰락

    정부의 청사진을 믿고 투자를 늘렸던 풍력산업계는 고사 직전에 놓였다. 유망했던 중소 전문기업들은 줄도산 위기를 맞았고, 대기업들은 거의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달 30일 국내 1세대 풍력기업인 ‘유니슨’이 자금난을 견디다 못해 일본의 원전기업 ‘도시바’로 넘어갔다. 국산화율 90%를 자랑하던 유니슨은 무리한 공장 증설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주문 감소, 중국과의 경쟁 심화 탓에 지난해 155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이로써 10년간 쌓아 온 소중한 노하우를 고스란히 잃고 말았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170㎿ 규모의 풍력단지 등을 수주했고, 현대중공업은 연산 50㎿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규모는 전 세계 풍력시장이 지난해 기준으로 전년보다 1700㎿ 증가한 4만 500㎿인 것과 비교하면 부끄러울 정도다. 삼성중공업은 공장 가동률을 공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풍력산업의 위기는 세계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것도 있지만, 2008년 이후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따른 ‘과잉투자’ 탓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정부는 풍력산업을 제2의 조선산업으로 키워 세계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마침 경기 불황을 겪던 조선업계는 배의 프로펠러와 에너지 생산의 원리가 비슷한 풍력발전기 날개(블레이드)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거창한 구호를 뒷받침할 ‘정책적 지원’이 뒤따르지 않자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들은 더 견디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처음부터 북유럽 등 선진국 기업보다 기술력이나 수주실적 등에서 미약한 국내 기업들은 해외 사업권 획득 등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임택 한국풍력산업협회장은 “대기업들도 인적 자원을 축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풍력이 조선이나 플랜트에 비해 단기간에 실적을 낼 수 없는 만큼 미래산업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버리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 환경부터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알카에다 2인자, 美무인기 공격에 사망

    국제적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2인자인 아부 야히야 알리비(49)가 4일 오전(현지시간) 파키스탄 북서부 자택에서 미국 무인 공격기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미국과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이같이 전하면서 알리비의 사망은 지난해 5월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이후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알카에다에 “큰 타격”이라면서 알카에다 최고 작전지휘관이자 ‘간판 스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그를 대체할 인물이 당분간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알카에다는 아직까지 알리비가 미 중앙정보국(CIA)이 운용하는 무인 공격기 공격으로 숨졌는지에 대해 아무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미 정보 당국자도 알리비는 풍부한 작전 경험과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이라며, 그의 사망으로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무대로 한 알카에다의 일상적인 무장 활동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측했다. 알리비의 사망과 미군의 계속되는 공격으로 알카에다 본거지가 파키스탄에서 예멘과 소말리아로 옮겨 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테러 문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963년 리비아에서 태어난 알리비는 2001년 9·11 사태 이후 알카에다 와해에 주력한 미국에는 빈 라덴과 함께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알리비가 조직 내 입지를 굳히고 국제적인 관심을 끈 것은 2005년 아프간 바그람 미군 기지 내 수용소에서 동료 수감자 세 명과 함께 돌로 경비병을 제압하고, 탈출에 성공한 직후부터다. 이후 미 정부는 그의 목에 1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알리비는 특히 동영상을 통해 알카에다의 존재 이유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 세계에 대한 항거의 필요성을 역설, 조직원을 충원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빈 라덴을 이어 알카에다 최고 지도자가 된 아이만 알자와리에 의해 조직 내 2인자로 인정받은 알리비는 시인과 학자로서도 명성을 구가했다. 알리비는 2009년 아프간 접경 파키스탄 서북부 지역에서 진행된 무인 공격기 공습 과정에서 제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사망자가 다른 인물로 드러나 건재함을 과시했다. 파키스탄 현지 언론들은 지난 2일부터 3일간 계속된 공격에서 알리비 등 무장 조직원 15명과 함께 민간인 등 모두 30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리처드 호글랜드 이슬라마바드 주재 미국 대리대사를 불러 “무인공격기 공습은 국제법 위반이며 파키스탄의 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항의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중기청, 영세점포 지원 대상 선정 불합리”

    중소기업청이 실시하고 있는 중소 소매업체 지원책과 수출중소기업 청년인턴제가 겉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소기업청 기관운영 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중소기업청은 중소 소매 업체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확산으로 경영난에 부딪히자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매장 면적이 300㎡ 미만인 소매점 1만개를 ‘나들가게’로 선정해 간판 교체, 실시간 재고관리시스템(POS) 설치, 상품 재배치, 컨설팅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도·소매업의 76.8%(7만 1095개)에 이르는 100㎡ 미만의 영세 업체를 우선 대상으로 삼지 않아 나들가게로 선정되지 못한 대다수 영세 점포는 매출이 더욱 줄어들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실제로 100㎡ 이하 점포 가운데 지원을 받은 점포는 8.9%에 불과한 반면 100∼300㎡ 점포는 지원 비율이 15.8%나 됐다. 이와 함께 ‘국내 수출중소기업 청년 취업 인턴제 사업’에 따라 신청자 1002명을 대상으로 교육했으나, 이 중 인턴으로 채용된 인원은 169명(17%)에 불과해 효과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울硏으로 간판 바꾸고 시민 삶에 포커스”

    “서울硏으로 간판 바꾸고 시민 삶에 포커스”

    1992년 출범해 20주년을 맞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제2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간판부터 서울연구원으로 바꾸고 독립성을 강화해 서울을 대표하는 종합연구소로 거듭난다는 꿈에 부풀었다. 창립일인 14일이면 ‘나이’에 걸맞은 새 청사진을 매듭짓게 된다. 이창현 원장은 4일 “올해 목표를 정명(正命)과 정견(正見)으로 잡아 미래를 제대로 기획하는 데 주력하겠다. 현안에 머물지 않고 길게 내다보며 서울 경쟁력과 시민 삶에 주목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로 일하다 지난 2월 13대 원장 자리에 앉았다. →원장 취임 100일 소감은. -시정연은 서울시 출연 도시정책 종합연구소로 첫발을 뗀 뒤 시정을 뒷받침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시가 요구하는 사안을 받아 일방적으로 연구에만 매달려 지원하다 보니 자율성을 살리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시정연은 사람 나이로 치면 이제 성인에 올랐다. 또 무엇보다 독립성을 강화하는 게 시를 위해서도 좋다. 박원순 시장도 그 점을 주문하고 있다. ●독립성 강화… 서울 자체에 연구 초점 →명칭을 변경하는 이유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시정’과 ‘개발’을 빼고 ‘서울연구원’으로 개칭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을 현재 시의회에서 검토 중이다. 이달 조례가 통과되면 7월에 정식으로 발표하려 한다. ‘시정’을 빼는 것은 서울시 정책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서울 자체에 연구 초점을 두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개발’을 빼는 것은 성장뿐 아니라 성장 이후를 대비하고, 토건과 하드웨어에서 시민 삶의 질과 소프트웨어를 고민하겠다는 각오를 표현한 것이다. ●‘작은 연구 프로젝트 공모사업’ 시작 →중장기 전략을 짠다는데. -시민소통협력위원회를 신설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연구에 최대한 담으려고 애쓴다. 개방형 연구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틀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작은 연구 서울 프로젝트 공모사업’을 시작했다. 시민이면 누구나 500만원 이내 범위에서 연구 프로젝트 공모에 응할 수 있다. 지금까지 80건 응모해 현재 20건을 선정했다. 가령 ‘문래동 창작촌에 대한 연구’, ‘도시 빈 공간 활용방안 연구’, ‘공동체 토지 신탁연구’ 등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모아 작은 연구가 활성화되면 큰 연구도 더 윤택해질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박태환 런던 밑그림 끝… 금색 칠 남았다

    “밑그림은 완성됐다. 색칠만 하면 된다.” 올림픽 2연패를 향해 줄달음치는 ‘마린보이’ 박태환(23·SK텔레콤)이 전초전으로 나선 샌타클래라 국제그랑프리대회에서 4관왕에 오르며 ‘금빛 기대’를 부풀렸다. 박태환은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조지 F 헤인즈 국제수영센터에서 열린 대회 셋째 날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6초88로 우승했다. 예선 1위로 5번 레인을 배정받은 박태환은 처음부터 월등한 스트로크로 앞서 나간 끝에 2위로 골인한 호주의 간판스타 라이언 나폴레온을 2초차로 멀찌감치 따돌리고 여유 있게 맨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첫날 자유형 800m, 둘째 날 100m, 400m에 이어 대회 4관왕에 오름으로써 박태환은 런던올림픽 개막을 50일 남짓 앞두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한편, 몸상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두 가지 목표를 충족시켰다. 더욱이 지난주 캐나다 밴쿠버 UBC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멜제이젝 주니어 인터내셔널수영대회에서도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던 터. 2개 대회 연속 다관왕에 오른 박태환은 당초 ‘로드맵’대로 런던을 최고점으로 설정한 컨디션 곡선을 상승세로 맞춰 놓고 올림픽 2연패를 겨냥한 마무리 훈련에 몰입하게 됐다. 박태환은 대회를 모두 마친 뒤 “기록면에서 볼 때 아쉬운 점도 있지만 대체로 잘 마무리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 “특히 오늘 초반 랩타임이 50초대로 들어간 건 큰 성과”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또 “800m는 국제경기로는 처음 뛰는 것이어서 다소 기록이 좋지 않았지만 처음 뛴 기록으로는 괜찮았다. 올림픽으로 가는 과정에서 큰 발판이 될 것 같다.”면서 “이제 스케치는 잘 그려졌으니, 올림픽에서 색칠만 잘한다면 멋진 그림이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여유 있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족했던 점도 숨기지 않았다. “스타트는 많이 좋아졌지만 턴에서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다. 앞으로 남은 두 달 동안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강하겠다. 훈련 과정이 특별히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레이스 운영도 세밀하게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5일 잠시 귀국해 본격적인 런던행 짐을 꾸린다. 나흘 뒤인 9일 호주로 다시 출국, 마무리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최고점으로 끌어올린다. 새달 초부터는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시차 등 현지 적응 훈련을 한 뒤 올림픽 개막 엿새 전인 7월 21일(현지시간) 런던에 입성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7)리얼리즘을 말하다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7)리얼리즘을 말하다

    ‘만화 같다.’는 말이 있다. 좋게 이야기하면 환상적이라는 뜻으로, 나쁘게 이야기하면 황당무계하거나 유치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만화 특유의 상상력이 강조된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근대 만화의 뿌리를 더듬다 보면 18~19세기 유럽 풍자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석판이나 동판에 계몽과 풍자를 담아낸 그림들이다. 원래 만화의 출발점이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근대 만화는 시사만화, 풍자만화라는 이름으로 한반도에 상륙해 우리 만화 역사의 첫 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리얼리즘 만화가 K코믹스의 새로운 흐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상상이 아닌 현실을 이야기해도 충분히 재미있고 감동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리얼리즘 작품들이 줄을 잇고 있다. 물론 리얼리즘 만화는 교양·학습 만화, 웹툰 등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은 틈새 시장이다. 하지만 우리 만화 생태계에 다양성의 저변을 넓히고, 오락·상업 위주로 성장한 만화에 예술성을 부여해 다른 예술 장르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만들어 줄 분야로 만화계는 기대하고 있다. 서울신문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공동 선정한 ‘한국 만화 명작 100선’ 중엔 허영만의 ‘오! 한강’, 이희재의 ‘간판스타’, 오세영의 ‘부자의 그림일기’, 장진영의 ‘삽 한자루 달랑 들고’, 최규석의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와 ‘100도씨’, 최호철의 ‘태일이’가 넓은 의미의 리얼리즘 만화로 분류된다. 신문 만평과 네 컷 만화 등 시사 만화가 오랫동안 현실을 반영해 온 것에 비해 긴 이야기 구조를 갖춘 서사 만화에서 리얼리즘이 본격적으로 싹을 틔운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해외에선 퓰리처상에 빛나는 만화 ‘쥐’의 모태인 아트 스피겔먼의 ‘지옥별의 죄수’나 미국 언더그라운드 만화의 기수 로버트 크럼의 ‘로버트 크럼의 고백’ 등 1970년대 초 작품들을 리얼리즘 만화의 초기 형태로 본다. 이웃 일본 같은 경우에도 히로시마 원폭 피해 경험을 소재로 1973년 연재를 시작한 나카자와 게이지의 ‘맨발의 겐’이 대표적이다. 시기적으로 68혁명이나 전공투 운동 등의 역사 흐름 속에서 리얼리즘 만화가 태동했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가 출발점이다. 큰 갈래 가운데 하나가 1980년대 민중 운동 흐름 속에서 나왔다. 1982년 농촌 문제를 다룬 탁영호의 ‘학마을 사람들 이야기’가 기념비적인 작품. 이후 1980년대 중후반까지 노동 만화, 농민 만화, 빈민 만화 등이 꾸준히 등장했다. 다른 갈래는 제도권 만화의 몫이었다. 1980년대 이후 이현세와 허영만이 두각을 드러내며 표현에 있어 사실성을 가미한 극화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한 발 더 나아가 내용의 사실성과 사회적인 탐구, 현실 비판적인 내용을 담아내려고 하는 흐름이 형성됐다. 대표적인 작가가 이희재, 오세영, 박흥용, 백성민 등이다. 특히 이희재, 오세영 등은 월간 ‘만화광장’ 등 여러 성인 만화 잡지를 통해 사회성 짙은 단편들을 쏟아냈다. 1990년대 중반 단행본으로 출간된 ‘간판스타’와 ‘부자의 그림일기’는 이러한 단편들을 모은 것으로 국내 리얼리즘 만화의 이정표를 세웠다. 오락성에 치우쳤던 기존 만화와 달리 시대와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녹여내고, 한편으로 새로운 만화 문법을 제시해 작가주의 작품, 예술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원래 만화는 고급 엘리트 문화가 아니라 대중 문화로 출발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 내는 것은 애당초 당연한 요구라고 할 수 있다.”(위원석 휴머니스트 편집 주간) 1990년대 들어서는 동구권이 몰락하는 등 사회가 변화하고 상업 만화가 정점을 찍으며 리얼리즘 만화는 흐름을 계속 이어가지 못한다. 대신 해외 리얼리즘 만화 걸작들이 속속 소개되는 한편 만화 예술 운동을 내세운 언더그라운드·독립 만화가 등장하며 다음 시기를 위한 발판을 준비했다. 2000년대, 특히 2000년대 중후반 들어 리얼리즘 만화가 다시 꽃을 피운다. 강풀의 ‘26년’과 최규석의 ‘100도씨’ 등 사실과 허구를 섞은 팩션 만화에서부터 어두운 현대사를 조명하는 역사 만화(정경아 ‘위안부 리포트’, 박건웅 ‘노근리 이야기’ 등),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사회적인 메시지를 주는 자전 만화(오영진 ‘보통시민 오씨의 북한체류기’, 고영일 ‘푸른 끝에 서다’ 등) 등으로 범주도 다양해졌다. 김홍모를 비롯한 여러 작가들이 참여한 ‘내가 살던 용산’, 김수박의 ‘사람 냄새’ 등 사회 이슈를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해 만화로 옮기는 다큐멘터리(르포) 만화도 나왔다. 리얼리즘 만화가 재도약하고 있는 이유는 우선 1980년대 우리 만화 붐을 청소년기에 경험했던 세대가 성장해 만화 시장에서 주요 소비층이 됐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이제 30~40대가 된 독자 사이에 진지한 만화를 보고자 하는 수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론 2000년대 들어 정치 지형도가 바뀌면서 정치적 피로감과 무력감을 해소하는 미디어들이 예전만큼 다양하지 않은 상황도 한몫했다. 기존 미디어에서 균형감 있는 소통이 부족하다 보니 하위 문화인 만화로 소통에 대한 요구가 쏠렸다. 창작자들의 발언 욕구도 강화됐다. 1980년대 리얼리즘 만화가 일부 선구자들이 이끌고 가는 것이었다면 요즘 리얼리즘 만화의 창작 지형은 보편화됐다. 1인 미디어 시대의 흐름을 타고 창작자들이 만화를 통해 사회에 말하고 싶은 바를 전달하려는 분위기가 이뤄진 것. 가장 신세대적인 분야로 여겨지는 웹툰도 예외는 아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을 동물에 빗댄 윤필의 ‘야옹이와 흰둥이’는 리얼리즘 우화의 수작으로 손꼽힌다. 또 웹툰 특유 ‘병맛’ 작품을 그렸던 이경석도 최근엔 진지한 리얼리즘 단편을 그려내기도 한다. 젊은 작가군도 사회에 대한 인식과 감각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자본과 기득권의 시선에서 바라본 현실이 많이 유포되고 있는데 이와는 다른 시선에서 사회와 진실을 바라보는 노력들도 필요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리얼리즘 만화, 다큐 만화가 지속돼야 한다.”(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만화평론가) 리얼리즘 만화의 숙제는 확연하다. 일부 성공 사례들도 있지만 지속 가능한 창작 활동을 담보하기에는 아직 전체 시장이 여물지 않았다. 독자에게 소비되고 또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이 다시 창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만화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우선 리얼리즘 만화의 외연을 넓히는 것이다. 사회 참여적인 소재나 내용을 유지하되 주요 타깃인 성인 독자층의 정보 교양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역사나 인문 소재와의 접목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또 리얼리즘 만화 자체가 상업·오락 만화의 대안으로 출발한 점을 고려하면 산업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문화 운동, 예술 운동 차원의 협동조합 등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창작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리얼리즘 만화가 새 시장을 만들었지만 아직 만족할 수 있는 시장이 된 것은 아니다. 만화 전체 시장의 위축 속에서 틈새 역할은 충분히 한 만큼 이를 지속시키기 위해 확장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석환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팀장·만화 평론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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