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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푸른 초상/서정태 · 개종 2/황인찬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푸른 초상/서정태 · 개종 2/황인찬

    푸른 초상 / 서정태 160×160㎝, 장지에 채색 서라벌예술대학 미술과 졸업. 제2ㆍ3회 중앙미술대전 특선 개종 2 / 황인찬 물탱크가 있다 환기구가 있다 창문이 있다 5층의 건물이 있다 간판이 있다 전신주가 그 앞에 있다 내가 있다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내가 있다 무작정 올라갔더니 옥상으로 통하는 문이 있다 옥상으로 통하는 문을 지나가면 옥상이 있다 거기에는 물탱크가 있다 푸른 물탱크가 있다 시 수업 시간에 발표할 학생 둘이 오지 않았다. 어디서 꽃 보고 술 먹을 거라 생각했다. 저물 무렵 둘이 찾아왔다. 어젯밤 시 쓰러 강의 동 옥상(8층)에 올라갔다 별이 좋아 담요 둘러쓰고 잠들었다 한다. 시 3편 쓴 것보다 잘했다고 했다. 시는 다음에 쓸 수 있지만 담요 쓰고 별을 본 추억은 오래 남을 테니. 그 옥상 문 잠겼다. 종이비행기처럼 날아간 한 영혼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탱크가 있는 옥상에 올라간 영혼이 있다. 그도 종이비행기가 되고 싶었다. 푸른색의 물탱크를 만나고 당황한다. 물탱크 안에 출렁일 푸른색의 물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는 종이비행기가 되겠다는 생각을 접는다. 이 개종 참 따스하다. 곽재구 시인
  • 예술의 태양이 지지 않는, 낭만의 도시…전쟁의 아픔 감도는, 잃어버린 도시

    예술의 태양이 지지 않는, 낭만의 도시…전쟁의 아픔 감도는, 잃어버린 도시

    한국은 어느덧 여름의 길목으로 접어든 5월 중순 무렵, 러시아 서쪽 끝 발트해 연안에 자리 잡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이제 막 봄으로 물들고 있었다. 4월까지 밤이면 영하로 떨어지고 눈발이 날리던 매서운 날씨는 북극으로 물러가고 한결 따뜻해진 봄바람에 도시 곳곳 꽃나무마다 꽃망울이 움텄다. 밤 10시가 돼야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새벽 4시면 이미 환해진 도시는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계절을 만끽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혹독한 겨울에 대한 보상이었을까. 길고 긴 낮만큼 아름답게 빛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예술과 역사의 흔적을 찾아 걸었다.●‘제정러시아 컬렉션’ 에르미타주 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에서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관광명소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이다. 화사한 민트색 외벽과 화려한 황금 장식이 눈에 띄는 바로크 양식 건물이 ‘겨울궁전’으로 불리는 박물관 본관이다. 정면 꼭대기에 삼색기가 휘날려 이곳이 러시아의 자랑임을 말해 주는 듯하다. 겨울궁전 앞 궁전광장 한복판에는 높이 50m에 이르는 알렉산드로프 전승기념비가 우뚝 솟아 있어 위엄을 더한다. 러시아에서는 ‘조국전쟁’으로 부르는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834년에 세웠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유럽 미술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세계 최대 미술관 중 하나로 영국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300만점 이상의 소장품이 1000여개의 방에 나뉘어 전시되고 있다. 대영박물관과 루브르 박물관의 많은 소장품이 식민지 약탈품인 반면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컬렉션은 제정러시아 시대부터 이어온 미술품 수집으로 완성됐다는 차이가 있다. 본관 1층에는 고대 이집트부터 그리스, 로마의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2층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마돈나 리타’,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루벤스의 ‘바쿠스’ 등 중세와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 서유럽 명작들이 빼곡하다. 마티스의 대표작 ‘춤’을 비롯해 모네, 고갱, 피카소 등의 근대 회화 작품은 궁전광장 맞은편 참모본부관에 따로 전시돼 있다. 러시아의 다른 관광지에서는 보기 힘든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유료로 이용할 수 있다. ●10세기~근대 미술품 품은 러시아 박물관 꼬박 한나절을 둘러보고 박물관을 나서니 전승기념비 앞에서 버스킹 공연이 한창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들과 여행객들이 지나던 걸음을 멈추고 바닥에 앉아 귀를 기울인다. 뭉게구름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에 한결 가벼워진 사람들의 옷차림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봄이 왔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한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수많은 유럽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지만 러시아 본연의 멋을 느끼기엔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면 도보로 20~30분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러시아 박물관을 찾아가 보자. 알렉산드르 3세의 동생 미하일로프를 위해 지어진 궁전이던 이곳에는 러시아가 비잔틴제국에서 기독교를 받아들인 때인 10세기의 이콘화부터 근대 러시아 화가들의 명화, 각종 민속공예품 등이 전시돼 있다. 풍랑이 몰아치는 바다가 압도적인 이반 아이바좁스키의 ‘파도’, 제국 시대 말기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축제 풍경을 생생히 보여 주는 블라디미르 마콥스키의 작품, 러시아의 전설과 종교적 신비주의를 담아낸 니콜라스 로에리히의 작품 등을 보다 보면 러시아의 옛 시간 어느 한가운데에 뛰어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대문호 도스토옙스키 흔적이 그대로 세계적으로 이름난 러시아 예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문학이다. 러시아 근대문학의 아버지이자 국민시인으로 불리는 푸시킨 동상이 정문 앞에 서 있는 러시아박물관을 떠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관광지가 몰려 있는 시내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곳 부근에 도스토옙스키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 블라디미르성당 맞은편에는 오전부터 꽃과 과일, 직물 등을 파는 아주머니들이 나와 있다. 전통시장에서 나물을 파는 우리네 할머니 같다. 러시아에는 ‘츠베트이’라고 불리는 꽃집이 곳곳에 자주 보인다. 가판에서부터 고급스러워 보이는 상점까지, 꽃을 파는 가게가 다양하고 꽃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띈다. 꽃 선물을 많이 한다는 러시아 사람들의 감성이 낭만적인 예술을 꽃피운 원동력 아니었을까.박물관은 눈에 띄는 간판도 없이 나무 문을 닫아 놓고 있다. 반지하 로비에서 시작되는 박물관은 2층 규모로 크지 않다. 작가를 기념해 따로 지어진 박물관이 아니라 그가 말년을 보내면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을 집필한 아파트를 박물관으로 복원했기 때문이다. 작은 박물관에는 그를 좋아하는 전 세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작가가 생전에 사용했던 필기구와 원고, 흑백사진 등 전시물을 본 뒤 남아 있는 사진을 토대로 그대로 재현해 놓은 방들을 둘러보며 작가의 삶을 상상해 본다. 또 다른 대표작 ‘죄와 벌’의 주무대가 된 센나야 광장을 찾아가 본다.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의 집이 있었을 거리와 그가 살해한 전당포 노파의 집 등이 이곳의 오래된 골목에 있었을 거라고 추정된다. 지금은 지하철 3개 노선이 지나는 번화가로 관광객보다는 현지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어스름이 질 무렵엔 주변 옛 건물들에 노란 불빛이 환하게 켜지면서 빛의 광장을 만든다.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왔다면 발레 공연을 놓치기 아깝다. 모스크바 볼쇼이극장과 함께 러시아 공연예술을 대표하는 마린스키극장이 있다. 구시가지에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수로를 사이에 두고 1860년 개관한 본관과 신식으로 지어진 신관이 마주보고 있다. 러시아 발레를 대표하는 ‘백조의 호수’, 고골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코’ 등 공연을 비롯해 클래식, 오페라 등이 매일 다양하게 펼쳐진다. 시기를 맞춰 간다면 마린스키극장 최초 동양인 수석발레리노인 김기민의 공연도 직접 볼 수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팽창하던 제국의 새로운 수도로 건설된 계획도시다. 도시의 출발은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였다. 표트르 대제는 1703년 네바강 삼각주에 위치한 토끼섬에 스웨덴 해군의 공격을 막기 위한 요새를 짓기 시작했다. 이후 예카테리나 2세 때에 이르러 지금의 형태로 완성됐다. 요새 한복판에는 건물 본채만큼이나 뾰족하게 솟은 첨탑이 인상적인 성당이 있다. 높이 122.5m의 성당은 섬 주변 어디서든 눈에 띈다. 표트르 대제를 비롯한 로마노프 왕조 황제들의 유해가 안장된 곳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다른 정교회들과 달리 외관은 직선 형태의 서유럽 양식이지만 황금으로 치장된 내부는 러시아 정교회 스타일로 화려하다. 요새 내 입장은 무료지만 네바 강가를 따라 조성된 요새 위 산책로는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다. 성벽 위에 나무데크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강 건너편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성 이삭 성당 등 시가지를 건너다 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제국 시절 수도의 화려함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장소는 도시 외곽의 ‘여름궁전’ 페테르고프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앞에서 바로 연결되는 배편을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1호선 발치스카야, 아프토바, 레닌스키 프라스펙트 등 역에서 미니버스로 가면 훨씬 저렴하다. 여름궁전의 백미는 발트해를 마주하고 있는 정원의 대폭포다. 궁전 앞에서 계단식 폭포를 따라 물이 흘러내리고 60여개의 크고 작은 분수에서 하늘 높이 물살이 솟구친다. 궁전 자체는 프랑스 베르사유궁전보다 작지만 수로를 따라 바다로 이어지는 화려한 분수만큼은 베르사유궁전이 부럽지 않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멀지 않은 곳에 국내 여행객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분위기의 도시가 있다. 핀란드 국경에서 불과 25㎞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항구도시다. 이곳에 가려면 핀란드역에서 열차를 타야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모두 5개의 기차역이 있는데 주요 행선지에 따라 이름이 붙었다. 핀란드역에서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북쪽 도시로 향하는 열차뿐 아니라 핀란드 헬싱키까지 가는 열차도 출발한다. 핀란드역 앞 넓은 광장에는 레닌 동상이 네바강을 바라보며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공산주의 혁명의 시초이자 소비에트연방의 창시자로 러시아뿐 아니라 세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인 레닌에게 이곳은 각별히 의미 있는 장소다. 반정부 활동을 하다 투옥되고 시베리아 유배를 당한 레닌은 이후 서유럽에서 망명 혁명가로 활동한다. 1917년 러시아에서 2월 혁명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동료 혁명가들의 도움을 받아 스위스에서부터 열차를 타고 핀란드를 거쳐 이곳에 도착한다. 8일간 3200㎞를 달린 잠입 여정은 성공했고 열렬한 군중이 그를 맞았다. 세계 역사를 뒤바꾼 볼셰비키 혁명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비보르크로 가는 길은 시작부터 느낌이 조금 다르다. 관광객이 넘쳐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심에서와 달리 핀란드역에 들어서자 보안검사를 하는 역무원의 눈길이 따갑다. “핀란드로 가는 역인데 제대로 온 것 맞냐”고 묻는 역무원에게 “비보르크까지만 갈 것”이라고 설명한다. 자작나무숲이 가로놓은 들판과 러시아 시골 풍경을 따라 1시간가량 달리면 비보르크다. 이곳 역 입구에서도 역무원이 주민이 아닌 낯선 이방인에게 깐깐한 여권 검사를 요구한다. 국내에 출판된 러시아 여행 안내책자에도 없는 비보르크를 일부러 찾아간 것은 1·2차 세계대전 동안 러시아와 핀란드가 여러 차례 쟁탈전을 벌인 아픈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핀란드는 비푸리로 부르던 제2의 도시를 1944년 소련의 침공으로 빼앗겼다.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는 해안공원을 따라 시내의 옛 거리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내 쪽으로 들어서자 뚱뚱하고 납작한 모양의 우스꽝스러운 탑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도시를 둘러싸고 있던 성벽 중간에 있던 ‘둥근 탑’으로 사라진 성벽과 달리 지금까지 남아 있다. 1층은 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인근에는 노란색의 아담한 성당 두 개가 마주 보고 서 있다. 그중 하나에는 성서를 핀란드어로 번역하면서 핀란드어 철자법을 확립한 16세기 종교개혁가 미카엘 아그리콜라의 동상이 서 있다. 이 성당 어느 곳엔가 그가 묻혔다고 전해진다. 핀란드 사람들이 ‘잃어버린 도시’로 부르며 이곳으로 여행을 오는 데에는 아그리콜라의 흔적을 찾기 위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비보르크 최고의 명소는 조그마한 섬에 자리한 비보르크성과 그 중심의 성 올라프탑이다. 으리으리한 성채는 아니지만 중앙의 초록 지붕 하얀 탑과 그 둘레를 둥글게 에워싸고 있는 성벽에서 중세 분위기가 느껴진다. 러시아보다는 스웨덴이나 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주변 나라들과 비슷한 건축물이다. 이곳 전망탑에 오르면 비보르크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역시 중세풍의 오래된 시계탑과 라트하우스탑 등을 돌아본다. 유럽의 여느 중세도시들처럼 가지런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지는 않다. 폐허로 남겨진 옛 골목에서는 때때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중세의 낭만, 핀란드의 쓸쓸함, 러시아의 황량한 분위기가 뒤섞인 도시는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이곳만의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타베르나’라는 이름의 음식점에서 중세 평민들과 귀족들이 먹었던 식사를 즐기면 비보르크 여행의 색다름이 배가된다. 글 사진 상트페테르부르크·비보르크(러시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여행수첩 →상트페테르부르크 명소 곳곳을 돌아볼 예정이라면 상트페테르부르크카드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카드를 구입하면 일정 기간 동안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박물관과 성당을 추가 금액 없이 입장할 수 있다. 다만 관광지 투어보다 비교적 여유로운 여행을 원한다면 카드를 사는 게 손해일 수도 있으니 여행 계획에 따라 꼼꼼히 비교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미리 구매하면 편하다. →비보르크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멀지 않은 도시지만 열차편이 자주 있지는 않다. 미리 열차 시간표를 확인해 보고 여행 계획을 짜는 편이 효율적이다.
  • 의암호 따라 문화·예술이 흐른다… 춘천은 ‘낭만특별시’

    의암호 따라 문화·예술이 흐른다… 춘천은 ‘낭만특별시’

    ‘물의 도시’ 춘천이 수도권 배후 관광도시로 빠르게 변신 중이다. 서울과 40분대의 교통 인프라가 촘촘하게 갖춰지고, 북한강 물길 따라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시민이 주인입니다’를 시정 구호로 내걸고, 시민주권 바로 세우기에도 나섰다.21일 춘천시에 따르면 당장 의암호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레고랜드와 컨벤션센터, 삼악산로프웨이, 유람선 운항 사업이 2021년을 전후해 일반인들에게 선보인다. 호수변에는 서울 여의도공원 2배를 웃도는 53만 9515㎡의 옛 캠프페이지 부지가 2023년까지 시민복합공원으로 탈바꿈한다. 공원 조성이 끝나면 춘천의 뛰어난 역사, 문화, 예술, 환경 등과 어우러져 ‘낭만도시 춘천’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뽐내게 된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독일 베를린공원과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가 모델이다. 이와 연계해 수상복합예술센터와 호텔·먹거리센터, 아름다운 강마을·한옥마을 조성, 호수 문학예술타운, 감와골 호수마을 등으로 특화된다. 이미 의암호 둘레를 따라 들어선 애니메이션박물관과 인형극장, 스카이워크, 스포츠타운, 호수 자전거길, 소양강 처녀상, 의암·춘천댐, 드라마 촬영장, 카페촌 등과 어우러지면 중부 내륙권 최대 관광지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강을 따라 남쪽으로는 남이섬과 강촌마을로, 북쪽으로는 춘천호와 소양호로 이어지면서 볼거리·즐길거리, 닭갈비·막국수촌이 이어진다. 시민들은 벌써부터 스위스 루체른과 어깨를 같이하는 세계적인 호수관광도시를 꿈꾼다. 서울, 동해안을 잇는 교통 인프라도 크게 업그레이드된다. 현재 운행 중인 서울~양양 고속도로와 서울~춘천 전철 외에 서울~춘천 제2경춘국도와 춘천~속초를 잇는 동서 고속철도(KTX) 사업이 2020년대 중반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제2경춘국도가 뚫리면 서울까지 1시간 거리의 고속도로망이 40분대로 줄어든다. 특히 제2경춘국도는 도심권 도로와 연계된 뒤 곧장 외곽으로 이어져 낙후한 춘천 주변지역 경제 발전에도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춘천~속초 KTX까지 놓이면 인근 화천, 양구, 인제는 물론 고성, 속초, 양양군 등 동해안권과 더 가까워지면서 춘천은 서울과 동해안을 잇는 교통체계를 갖춘다.청정환경도시를 위해 미세먼지와 열섬저감의 ‘봄내(春川)바람길·물길’ 조성에도 속도를 붙인다. 도심에 녹지공간을 늘리고 공기순환을 쉽게 해 미세먼지와 무더운 열섬현상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호수의 고장답게 도심에 차가운 물을 흘려 한여름 온도를 낮추는 물길도 낸다. 도시계획 단계부터 바람길·물길·대중교통을 포함해 설계하고, 건축물은 저층설계·옥상녹화·건물 파사드 녹화 등 녹지공간을 넣어 설계하도록 유도한다. 자동차 중심 도로는 걷고 싶고 찾고 싶은 ‘아름다운 길’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사람 중심 길로 만든다. 사람과 자연, 자전거와 문화를 아우른 길로 만들 계획이다. 지난해 이재수 춘천시장 취임 이후 ‘시민의 정부’를 모토로 시민주권과 시민이 주인 되는 도시 만들기에도 시동을 걸었다. 다양한 정책 결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의사 결정을 하는 시민참여 행정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시정 첫 단계부터 시민이 주도해 의견을 모으고 실행하는 방식이다. ‘춘천시정부’란 간판도 달았다. 시민주권담당 부서도 만들고, 조례도 제정했다. 이 시장은 “시민들이 정말 행복해하고, 시민들이 행복의 중심이 되는 그런 춘천시를 만드는 데 모든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옥외광고물 통합 관리 나선 중랑…방문 전수조사로 정비·DB구축

    서울 중랑구가 지역 전역에 설치된 옥외광고물 통합 관리 작업에 돌입한다. 민선 7기 중점 사업인 ‘더 깨끗한 중랑 만들기’의 하나이다. 중랑구는 오는 7월까지 약 6만개의 고정광고물에 대해 방문 전수조사를 하고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전수조사는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를 이용해 광고물의 사진, 개수, 크기, 적법 여부 등을 현장에서 입력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또 홍보 안내문 6만여장을 제작해 전 업소에 배포하고 광고물이 허가·신고 대상임을 안내하는 작업을 병행한다. 조사 후 불법 간판에 대해서는 자진 정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사고 예방을 위해 추락 위험이 있는 노후 간판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주인 없이 방치된 간판 정비 작업도 나선다. 조사를 통해 구축된 옥외광고물 DB는 향후 위험광고물 관리, 무허가 불법 광고물 허가·신고 안내문 발송, 간판의 안전 점검 등 각종 행정 업무와 옥외광고물 정책수립 등에 활용된다. 중랑구는 도시 경관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거리 정비 사업 및 특화거리 조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약 14억 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모두 8.92㎞에 이르는 5개 구간의 사업장 580곳에 대한 간판 개선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 업자들이 광고물 허가 여부, 수량, 규격, 디자인 등을 스스로 진단해 보고하는 ‘옥외광고사업자 자사간판 자가점검’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쓰레기 무단투기를 해야만 등산 가능?’…日관광지 외국어 오역투성이

    [특파원 생생리포트]‘쓰레기 무단투기를 해야만 등산 가능?’…日관광지 외국어 오역투성이

    지난 1월 중국에서는 일본 오사카시 기타구 우메다스카이빌딩 옥상 ‘공중정원 전망대’에 걸린 표지판이 SNS 상에서 큰 화제가 됐다. 40층 높이에서 오사카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이 곳에 ‘당신이 나가라’라고 적힌 중국어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던 것. 일본어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적힌 것을 엉터리로 번역한 것이었다. 잘못된 번역에다 명령조의 반말로 돼 있는 표지판에 대해 “일본이 중국어를 존중하지 않고 있다”는 비난조의 글들이 중국 내 SNS에서 이어졌다. 이 안내판은 얼마 후 철거됐다. 한국에서도 외국인들을 위한 안내표지 등에 잘못된 번역이나 부적절한 표현이 많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는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안내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애써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불쾌함을 줄 수도 있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관광청이 지난 2~3월 주요 역이나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대상으로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안내표지의 정확도를 점검한 결과, 모든 언어에서 문제점들이 수두룩하게 나왔다. 오류의 상당수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무료 번역기에 의존해 번역한 뒤 해당 언어 사용자로부터 검증을 받지 않고 있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영어에서는 ‘유실물 센터’를 ‘Forgotten center’(잊혀진 센터), ‘소인’을 ‘dwarf’(난쟁이)로 오역한 사례들이 지적됐다. 한국어 중에서는 ‘설탕 적은 커피’가 ‘커피 적은 설탕’으로 둔갑한 사례가 발견됐다. 외국인들에게도 인기있는 도쿄도 하치오지시의 다카오산에는 중국어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면 돌아가시오’라고 적힌 간판이 등산로 등 30곳에 설치된 적이 있었다. ‘추억과 쓰레기는 함께 갖고 가세요’라는 일본어가 반대로 쓰레기 투기를 권장하는 식으로 오역된 것. 중국인 관광객들의 지적이 이어졌고 현재는 수정 스티커를 붙이는 방법으로 바로잡혔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것은 위험하다는 중국어 안내문구가 ‘스마트폰’ 부분은 생략된 채 ‘걸으면서 주의력을 분산시키면 위험’으로만 적히기도 했다. 베이징에서 온 중국인 관광객(22)은 니혼게이자이에 “오사카의 한 식당에서 ‘일본식으로 소와 싸운 면’이라고 중국어로 적힌 메뉴를 보았는데, 어떤 요리인지 몰라 무서워서 주문을 못했다”면서 “모처럼 하는 관광인데 메뉴판에 오역이 있으면 음식을 주문한 후에 말썽이 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엘카맨’, 소액 창업·다양한 창업 지원 시스템 구축

    ‘엘카맨’, 소액 창업·다양한 창업 지원 시스템 구축

    ‘소액 창업’이란 말 그대로 소자본으로 시작하는 창업을 말한다. 규모가 큰 투자는 리스크도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험이 없는 예비 창업주들은 프랜차이즈 창업 업체를 사업의 동반자로 삼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LED전광판 기업 ㈜디지털전광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엘카맨’은 소액 창업의 문제점들을 최대한 해소하며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으로 예비 창업주들이 주목해 볼 만하다. 53년 만에 옥외광고물 규제법에서 진흥법으로 전환되면서 최근 들어 기존의 간판에서 LED전광판 간판으로 교체가 이어지고 있다. LED는 전력 소모가 적으며 긴 수명, 다양한 표현 방법 등 이점을 가지고 있다. 엘카맨은 제품 판매의 형식도 다양하다. 고품질 전광판의 샘플을 장착하고 직접 소비자를 찾아가 현장에서 제품을 직접 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빠른 시간에 장소의 제약 없이 제품을 확인하고 결정할 수 있다. 또한 본사에서 상권에 맞는 아이템을 선정하여 새로운 신상품을 디자인하여 지속적으로 공급, 엘카맨의 마케팅 전략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판매 영업에 어려움을 해소하고 있다. 또한 100여 가지 전광판 제조경험으로 다양한 개발소스를 보유하고 있다. 엘카맨 관계자는 “판매실적과 영업자료, 영업 경험 등이 부족해 이루지 못한 중·대형 전광판 영업을 본사에서 지원해 엘카맨 사업자에게 고수익 창출을 도모할 수 있는 지원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TV, 방송에서 출연자 상대로 男女 성별 확인한다며…

    日TV, 방송에서 출연자 상대로 男女 성별 확인한다며…

    시청률 경쟁이 치열한 일본에서 한 방송사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확인한다며 직접 사람을 만져보는 등 무리한 내용을 내보냈다가 ‘인권침해’ 비난을 받고 코너 자체를 중단했다. 요미우리TV는 13일 사과문을 내고 자사 보도프로그램 ‘간사이 정보네트워크ten.’의 ‘마욧테 난보’ 코너를 당분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요미우리TV는 오사카를 거점으로 하는 요미우리신문 계열의 민영방송사다. 지난 10일 방송분에서 ‘마욧테 난보’ 코너의 진행을 맡은 개그맨 콤비가 오사카의 한 음식점 점원으로부터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수 없는 단골손님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에 나선 부분이 문제가 됐다. 개그맨 콤비는 음식점 점원이 말한 손님을 직접 찾아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물었다. 손님은 “남자입니다”라고 했지만, 이들은 “순수한 남자?”,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 등 정말로 여자가 아닌지를 재차 확인했다. 이어 성별을 확인한다면서 건강보험증을 확인하고, 심지어 손님의 가슴 부위에 손을 대보기도 했다.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간사이 정보네트워크ten.’에 해설자 패널로 나와 있던 유명작가 와카이치 고지는 ‘마욧테 난보’ 코너가 끝나자마자 분노한 표정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그는 “용서하기 어려운 인권 감각의 결여” 등 비판을 쏟아냈고 다른 출연 패널들은 순식간에 표정이 굳어졌다. 스튜디오가 찬물 끼얹은 듯 썰렁해지면서 MC들이 당황하는 등 방송사고 수준의 상황이 연출됐다. 뒤이어 트위터 등 인터넷에서도 비판과 옹호론이 잇따르며 화제가 됐다. 요미우리TV는 사과문에서 “일반인에 대해 성별을 확인하는 등 인권상 부적절한 취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방송으로 내보냈다”면서 “시청자 및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내용이 방송에 이른 경위를 상세하고 철저히 검증하는 동시에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에 착수해 시청자 여러분의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난해에도 역시 요미우리 계열 민방인 니혼테레비가 일요일 저녁 간판 예능프로그램 ‘세계의 끝까지 잇테Q!’에서 다른 나라 축제를 멋대로 조작해 방송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해 5월 방송에서 라오스의 전통행사라며 ‘다리축제’ 편을 내보냈으나 이 축제는 방송사에서 고안해 낸 것으로 실제로 라오스에 다리축제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한국 틴트 바르고 치즈도그 먹고… ‘도쿄 속 명동’에 빠진 日 여성들

    한국 틴트 바르고 치즈도그 먹고… ‘도쿄 속 명동’에 빠진 日 여성들

    지난 11일 오전 11시 일본 도쿄 신오쿠보 거리. 점심 전인데도 거리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주로 10, 20대 여성들이다. 이곳에선 큰 인기를 끄는 ‘치즈도그’(핫도그)를 손에 들고 먹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먹고 갔다는 사진을 내건 분식집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한국 화장품 가게에도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매장 앞 모니터에 한국의 유명 뷰티 유튜버의 동영상이 이어진다. BTS와 트와이스, 한국 유명 가수들의 노래도 거리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흡사 한국 명동이나 이태원에 있는 느낌마저 든다. 신오쿠보 거리는 신주쿠 오쿠보길과 쇼쿠안길 사이 지역을 가리킨다.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한국 간판을 내건 음식점이 많아 통칭 ‘코리아타운’으로 부른다. 현재 ‘3차 한류’의 중심지이기도 하다.일본 내 한류는 2003년 드라마 ‘겨울연가’와 가수 보아, 동방신기 등을 필두로 한 ‘1차 한류’, 그리고 소녀시대와 카라 등 대형 엔터사가 일본 가요계에 진출해 인기를 끈 ‘2차 한류’로 나눈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부터 박근혜 정권 때까지 한류는 주춤했다.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가 인기를 끌고, 이 인기가 음식과 화장품 등 전방위로 확산한 한류를 ‘3차 한류’라 한다. 이곳을 찾는 일본인들은 유튜브를 비롯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한류를 접하고 이를 다시 유튜브나 SNS로 확산하는 식으로 한류를 즐긴다. 거리에서 만난 다마키(18)는 “인스타그램에서 치즈도그가 유명하다고 해 두 시간이나 걸리는 야마나시현에서 친구들과 놀러왔다”고 했다. 특히 양국의 외교 관계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류를 즐기는 게 특징이다. 36년째 일본에 살며 화장품을 판매하는 신희순(58)씨는 “과거와 달리 이곳을 찾는 10대들은 양국의 정치적 상황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성향이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2002년부터 신오쿠보에서 한국 음식점 ‘대한민국’을 운영하는 박현자(54)씨는 이곳 유명 한국 음식점인 ‘대사관’과 ‘고려’가 혐한 시위 때문에 문을 닫았을 때에도 꿋꿋이 살아남았던 ‘산증인’이다. 그는 “2012년 이후 혐한 집회가 이어지고 협박 전화에 시달리면서 식당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했지만, 한국 요리연구가에게서 요리를 배우고 전주대까지 유학을 다녀와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후 일본인이 좋아하는 한국 요리를 만들고자 삼계탕이나 게장을 일본식으로 먹기 편하고 예쁘게 보이도록 애썼다. 그가 코리아센터 세종학당에서 진행하는 요리 수업에 일본 수강생이 연일 몰리는 이유다. 박 대표는 “신오쿠보의 길거리 음식은 가격을 낮춰 질이 떨어지는 데다가 박리다매식 경쟁이 붙어 남는 게 별로 없다”고 우려했다. 낮은 수준의 한류가 아닌, 좀더 높은 수준의 한류를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글 사진 도쿄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최저임금위원장·공익위원 전원 다시 사의… 노동계, 사퇴 철회 요청

    최저임금위원장·공익위원 전원 다시 사의… 노동계, 사퇴 철회 요청

    “최저임금 결정 구조 이원화 추진 따라 입법 안 됐지만 최임위에 부담 안 되게 위원장 사퇴하는 게 낫다고 여겨 결행” “최저임금, 경제에 악영향 끼쳤나” 묻자 “새 공익위원에 부담될 수 있다” 답 회피 정부, 조만간 새 공익위원 물색 나설 듯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을 비롯한 현행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8명이 재차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올해 초부터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편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자 책임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계는 류 위원장을 비롯한 공익위원들이 지금이라도 사퇴 표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위원장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서 여러 경로를 통해 말씀드린 대로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공익위원에서도 물러나겠다”면서 “저를 포함한 다른 공익위원들의 생각도 같다”고 말했다. 앞서 류 위원장을 포함한 최임위 공익위원 8명은 지난 3월 고용노동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올해 초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개편하겠다”며 현행 최임위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분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지금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이 때문에 새 논의체계 구성을 전제로 사퇴 의사를 밝힌 류 위원장 등 공익위원들이 기존 의사를 번복하고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그대로 참여할 것으로 여겨졌다. 류 위원장은 “최임위를 운영하는 데 어떤 것이 좋을지 득과 실을 생각했다. 제가 그만두고 새로운 간판을 다는 것이 더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편 계획이 사실상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서다.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점을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시인했기 때문에 공익위원들이 이에 부담을 느껴 사의를 확정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류 위원장은 “아직 법이 통과되진 않았지만 민감한 조직인 최임위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위원장을 바꾸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최저임금이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에 공감하냐고 묻자 “그것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게 자칫 최임위의 독립성을 해칠 수도 있으며 새롭게 위촉될 공익위원들에게도 부담을 줄 수 있다”면서 답을 피했다. 정부는 조만간 새로운 공익위원을 물색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논의를 재개할 방침이다. 이날 한국노총은 성명을 통해 “정부가 공익위원들과 어떠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편 초안을 발표한 것은 이들에게 사실상 권한 정지를 통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익위원들에게 “지금이라도 사퇴 입장에서 돌아서 합리적 안내자가 돼 달라”고 요청했다. 글 사진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왜 배웁니까?… 당신에게 돌직구 던진다

    왜 배웁니까?… 당신에게 돌직구 던진다

    40년간 학습개혁 이끈 교육 전문가 美 선도 학교 200곳 40주동안 탐방 주입식 대체할 혁신교육 사례 수집 학교의 변화 방향으로 ‘PEAK’ 제시 목적·필수역량·주체성·지식 키워야미국 상위권 고등학교 가운데 하나인 아이젠하워고교. 교내 24개 AP(대학 과정을 고교에서 미리 듣는 제도) 과목을 개설했고, 방과후 활동도 다양하다. 수업 참여도를 성적에 반영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수업 도중 “이 부분이 시험에 나오나요?”라고 자주 묻는다. 학생들은 매년 20시간의 봉사활동도 해야 한다. 대입 시험인 SAT나 ACT를 더 잘 보려 개인과외를 받기도 한다. 약에 의존하며 공부하는 학생도 상당수다. 학생들에게 ‘어떤 분야에 흥미가 있느냐’고 질문하면 마치 외국어라도 들은 것처럼 멀뚱멀뚱 쳐다볼 뿐이다. 대신 “우리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해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어째 익숙한 풍경이다. 우리도 인문계 고교 학생 대부분이 내신 준비 때문에 좋아하지도 않는 과목을 억지로 공부한다. 학생부 종합전형을 준비하느라 동아리 활동, 독서활동, 봉사활동은 물론 교내 경진대회 참석에 여념이 없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를 위해 기출문제, 예상문제 풀이에 매진한다. 학생들이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 역시 아이젠하워고교 학생과 마찬가지다.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다. 신간 ‘최고의 학교’는 이런 문제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40년 동안 공공정책과 교육 자선사업 등에서 학습개혁을 이끌어온 교육혁신 전문가다. 그는 아이젠하워고교처럼 학생들이 사회에서 잘 써먹지도 않는 과목을 그저 대학에 가려고 억지로 배우고, 객관식 시험문제를 좀더 잘 맞히려고 암기 위주로 공부하는 지금 상황이 과연 옳으냐고 묻는다. 그리고 해답을 찾아 나섰다. 너도나도 교육혁신을 외치고 그럴듯한 이론을 들이대지만, 저자는 좀더 과격하게 접근했다. 미국 50개 주의 선도적 학교 200곳을 40주 동안 탐방하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혁신교육 사례를 직접 수집했다. 책에는 유치원생에게 만들기를 통해 수학을 가르치는 사례를 비롯해 블록 게임의 일종인 마인크래프트로 글쓰기와 역사연구, 수학과 과학 수업을 접목한 초등학교 사례, 학생들이 정원을 가꾸면서 실생활 기술을 배우는 고교, 각 상급생이 팀장을 맡아 12명의 하급생 팀원을 이끌며 학교 운영을 하는 고교 사례가 담겼다. 아울러 지역 기업 40곳과 협력해 산업계에서 내놓은 아이디어를 파트너 교사들과 학생이 프로젝트로 풀어 나가며 역량을 기르는 수업 사례 등도 눈여겨보자.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고 창의적 도전 과제를 수행하며 삶과 연계된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여러 학교의 사례가 생생하다. 던바 인터미디엇스쿨, 찰스턴 칼리지에이트스쿨, 올림픽 고교, 액턴아카데미 등 혁신적인 수업을 하는 학교를 비롯해 빅픽처러닝, 칸 아카데미, 노블임팩트, 센트럴시티컨선(CCC)과 같은 비영리단체와 기업들의 성공 사례까지 제시한다. 저자는 이런 우수 사례의 핵심을 네 글자로 요약한다. ‘목적의식’(Purpose), ‘필수역량’(Essentials), ‘주체성’(Agency), ‘지식’(Knowledge)의 머리글자를 딴 ‘PEAK’(피크)다. 사실 이런 혁신교육 사례는 국내에도 많이 알려졌다. 혁신학교를 비롯해 중학교 자유학기제, 일부 지역에서 시작한 IB(국제바칼로레아) 등이다. 하지만 혁신교육은 ‘대학 입학’이라는 큰 벽에 가로막히기 일쑤다. 사회가 대학 내실보다 간판을 더 따지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이름 있는 대학에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태 이후 불거진 내신 불신, 점수가 아닌 잣대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 관한 불신 때문에 학교를 믿지 못하겠다는 목소리도 높다. 암기 위주 수업을 강조하고 시험을 통해 산출한 점수로 학생을 줄 세우는 일을 반복한다. 이렇게 혁신교육은 또다시 한 발짝 물러선다. 저자는 이런 현실을 우려하듯 “기존의 현실과 싸우는 식으로는 절대로 변화를 일으키지 못한다. 뭔가를 변화시키려면 기존 모델을 쓸모없게 만드는 모델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혁신교육에 부정적인 이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배움의 목적은 대학 입학인지, 아니면 삶의 준비인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향 아나운서, 6살 연상 치과의사와 결혼 “집안 알고보니..”

    이향 아나운서, 6살 연상 치과의사와 결혼 “집안 알고보니..”

    ‘야구 여신’으로 불리는 KBS N 스포츠 소속 이향 아나운서(29)가 6월의 신부가 된다. 이향 아나운서는 오는 6월 16일 서울 모처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예비신랑은 6세 연상의 치과 의사로, 두 사람은 지인의 소개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예비신랑의 조모는 대상그룹 임대홍 창업주의 유일한 여동생이자 창업 동지인 임현홍 여사로 알려졌다. 이향 아나운서는 결혼 보도 이후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결혼 축하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 결혼 후에도 야구에 대한 사랑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예비신랑에 대해서는 “이 사람 아니면 결혼을 못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라며 “그만큼 좋은 사람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향 아나운서는 2015년 SPOTV에 입사해 KBO리그 현장 등을 취재하면서 빼어난 외모로 야구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2016년 초 KBSN스포츠로 이직했으며, 현재 KBSN스포츠의 간판 프로그램 ‘아이 러브 베이스볼’ MC로 활약 중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성남 사회적경제기업 간판 후원 받는다

    성남지역 사회적경제기업들이 간판 제작을 후원받게 됐다. 경기 성남시와 경기도옥외광고협회 성남시지부는 사회적경제기업 활성화를 위해 최근 ‘옥외광고물 제작 재능기부에 관한 업무협약’을 했다고 8일 밝혔다. 협약에 따라 경기도옥외광고협회 성남시지부는 오는 12월까지 성남지역에 설립 운영 중인 사회적경제기업 12곳의 간판 제작을 지원하기로 했다. 성남시는 신규 설립하거나, 사업 홍보 등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사회적경제기업을 선정해 추천했다. 이중 수정구 신흥동에 있는 ‘밥플러스 협동조합’부터 첫 간판 제작이 이뤄져 지난 3일 설치를 마쳤다. 경기도옥외광고협회 성남시지부의 회원인 37개 기업들이 각각의 재능을 기부해 BI, 간판, 설치 디자인을 지원했다. 다른 11곳 사회적경제기업도 같은 방식으로 간판이 설치되며, 간판 제작·설치에 드는 후원 비용은 한곳 당 100만원 상당이다. 성남지역 사회적경제기업은 모두 333곳이다. 설립, 인증, 지정 형태별로 (예비)사회적기업 63곳, (사회적)협동조합 255곳, 마을기업 5곳, 자활기업 10곳 등이며 이들 사회적경제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모두 1314명이다. 청소, 재활용, 수제화 생산, 제빵, 앱 콘텐츠 개발, 농산물 직거래 등 다양한 경제활동을 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챌린저의 사나이’ 권순우, 정현을 넘다

    ‘챌린저의 사나이’ 권순우, 정현을 넘다

    두 달 만에 생애 두 번째 챌린저컵 키스 한 살 위 정현 제치고 국내 1인자 예약 세계 130위권 전망… 투어 진입 파란불 “100위 안에 들어 올해 US오픈 꼭 진출”남자프로테니스(ATP) 국내 ‘일인자’를 예약한 권순우(22·당진시청)가 두 달 만에 생애 두 번째 챌린저 타이틀까지 움켜쥐었다. 권순우는 5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끝난 비트로 서울오픈 국제챌린저 단식 결승에서 ‘난적’ 맥스 퍼셀(호주)을 상대로 2-0(7-5 7-5) 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이로써 권순우는 지난 3월 3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게이오 챌린저 결승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챌린저 단식 타이틀을 따냈다. 상금은 1만 4400달러(약 1700만원)다. 챌린저는 투어 대회보다 한 등급 아래로 주로 세계 랭킹 100~300위 사이의 선수들이 실력을 겨루는데, 상금보다는 투어 대회 진입에 필요한 랭킹 포인트를 따는 게 더 큰 목적이다. 권순우는 이날 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100점을 보태 이번 주 주간랭킹에서 134위 안팎까지 랭킹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지난달 152위가 최고였던 권순우가 130위대 랭킹에 진입하는 것은 처음이다. 권순우는 이미 전날 결승전 진출로 150위의 세계 랭킹을 확보한 뒤 한국 테니스의 ‘간판’인 정현(23·한국체대)을 제치고 국내 1인자의 자리도 예약한 상태다. 정현은 현재 세계 123위지만 부상으로 2월 이후 투어 활동을 중단한 상황이고, 그동안 랭킹 포인트를 쌓지 못해 이번 주 155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1세트 3-4로 끌려가던 권순우는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4-4를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6-5로 앞선 상황에서 권순우는 상대 서브 게임에서 포핸드 샷이 네트를 맞고 넘어가는 행운을 업고 세트포인트를 잡은 뒤 타이브레이크 없이 1세트를 먼저 가져왔다. 2세트에서도 3-5로 끌려갔지만 연달아 4게임을 따내는 뒷심을 발휘하며 1시간 38분 만에 우승을 확정했다. 권순우는 “어려운 경기였지만 관중이 많이 오셔서 위기 상황을 극복한 것 같다”면서 “랭킹 100위 안까지 끌어올려 US오픈 본선에 진출하는 게 올해 남은 목표”라고 말했다. 한 살 위의 정현을 제치고 국내 최고 랭커가 된 점에 대해서는 “같이 뛰는 상황에서 따낸 랭킹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정현에게) 지고 싶지는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둘은 지금까지 공식 대회에서 맞대결을 펼친 적이 없다. 권순우는 6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ATP 부산오픈 챌린저와 13일부터 광주에서 열리는 광주오픈 챌린저에서 연속 타이틀에 도전한다. 권순우는 11번 시드를 받은 부산대회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했고, 2회전에서는 양쭝화(대만)-케빈 킹(미국)전 승자와 맞붙는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국내 ‘일인자’ 된 권순우, 두 달 만에 생애 두 번째 챌린저 타이틀

    국내 ‘일인자’ 된 권순우, 두 달 만에 생애 두 번째 챌린저 타이틀

    랭킹 134위 안팎까지 상승. 150위권 정현 제치고 확실한 국내 최고 랭커 ‘찜’ 6일 개막 부산오픈·13일 개막 전남 광주오픈에서 연속 타이틀에 도전 남자프로테니스(ATP) 국내 ‘일인자’를 예약한 권순우(22·당진시청)가 60여일 만에 생애 두 번째 챌린저 타이틀까지 움켜쥐었다. 권순우는 5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끝난 비트로 서울오픈 국제챌린저 단식 결승에서 ‘난적’ 맥스 퍼셀(호주)을 상대로 2-0(7-5 7-5)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이로써 권순우는 지난 3월 3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게이오 챌린저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챌린저 단식 타이틀을 따냈다. 상금은 1만 4400달러(약 1700만원)다. 챌린저는 투어 대회보다 한 등급 아래로 주로 세계 랭킹 100위~300위 사이의 선수들이 실력을 겨루는데,상금보다는 투어 대회진입에 필요한 랭킹 포인트를 따는 게 더 큰 목적이다. 권순우는 이날 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100점을 보태 이번 주 주간랭킹에서 134위 안팎까지 랭킹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지난달 152위가 최고였던 권순우가 130위대 랭킹에 진입하는 것은 처음이다.<! -- MobileAdNew center --> 권순우는 이미 전날 결승전 진출로 150위의 세계 랭킹을 확보한 뒤 한국 테니스의 ‘간판’인 정현(23·한국체대)을 제치고 국내 1인자의 자리도 예약한 상태다. 정현은 현재 세계 123위지만 부상으로 2월 이후 투어 활동을 중단한 상황이고, 그동안 랭킹 포인트를 쌓지 못해 이번 주 155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1세트 3-4로 끌려가던 권순우는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4-4를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6-5로 앞선 상황에서 권순우는 상대 서브 게임에서 포핸드 샷이 네트를 맞고 넘어가는 행운을 업고 세트 포인트를 잡은 뒤 타이브레이크 없이 1세트를 먼저 가져왔다.2세트에서도 3-5로 끌려갔지만 연달아 4게임을 따내는 뒷심을 발휘하며 1시간 38분 만에 우승을 확정했다. 권순우는 “어려운 경기였지만 관중이 많이 오셔서 위기 상황을 극복한 것 같다”면서 “더욱이 코감기까지 겹쳐 베스트 컨디션이 아니었는데, 국내 챌린저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고 두 번째 정상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랭킹 100위 안까지 끌어올려 US오픈 본선에 진출하는 게 올해 남은 목표”라고 말했다.한 살 위의 정현을 제치고 국내 최고 랭커가 된 점에 대해서는 “같이 뛰는 상황에서 따낸 랭킹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형에게 지고 싶지는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둘은 지금까지 공식 대회에서 만나 맞대결을 펼친 적이 없다. 권순우는 6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ATP 부산오픈 챌린저와 13일부터 전남 광주에서 열리는 광주오픈 챌린저에서 연속 타이틀에 도전한다. 권순우는 11번 시드를 받은 부산대회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했고, 2회전에서는 양쭝화(대만)-케빈 킹(미국)전 승자와 맞붙는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세계선수권 3골 3도움 존재감…김상욱 KHL ‘한국인 1호’ 되나

    세계선수권 3골 3도움 존재감…김상욱 KHL ‘한국인 1호’ 되나

    러시아대륙간리그 트라이아웃 참가 亞리그 9시즌 97골 249도움 맹활약 키 180㎝·85㎏ 체격… 경기력 농익어 ‘김상욱은 원대한 계획을 지니고 있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은 1일 공식 홈페이지에 이 같은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지난달 29일 개막한 2019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그룹 A(2부 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 김상욱(31)을 집중 조명한 것이다. 김상욱은 헝가리와의 1차전에서 2골 2어시스트, 슬로베니아와의 2차전에서는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대표팀의 2연승에 앞장섰다. 두 경기 만에 3골 3어시스트로 벌써 6포인트(골+어시스트)를 쌓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2년 전 이 대회에서 5경기에서 1골 3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한층 경기력이 무르익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상욱은 이번 대회가 끝난 뒤 오는 9일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가 러시아대륙간리그(KHL) 쿤룬 레드스타의 트라이아웃 캠프에 참가한다. 여기서 코칭스태프 눈에 들게 되면 한국 선수 최초로 KHL에 진출하게 된다. KHL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아이스하키 리그다. 김상욱은 이번 대회 개최 장소이자 KHL 25개팀 중 하나인 바리스 아스타나의 홈구장(바리스 아레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원대한 계획’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 키 180㎝, 몸무게 85㎏의 다부진 체격을 지닌 김상욱은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의 간판 공격수다. 청소년대표팀을 거쳐 2011년부터는 성인대표팀에 합류해 귀화 선수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뽐내왔다.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에서도 9시즌 동안 정규리그 289경기에 출전해 97골 249어시스트를 올렸다. 2011~12시즌에는 아시아리그 신인상을 수상했고, 2016~17시즌에는 한국 토종 선수로는 최초로 리그 포인트왕(14골·54어시스트)에 올랐다. 한국 선수 중 해외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란 평가가 김상욱을 따라다녔다. 김상욱은 2012년 7월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추진했던 ‘핀란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핀란드 2부 리그의 HC 게스키 우지마에 임대 형식으로 합류한 적이 있다. 김상욱은 당시 11경기에서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고 같은 해 12월 귀국길에 올랐다. 비록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지만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7년간 절치부심한 끝에 다시 한번 더 큰 무대를 향해 발을 내딛고 있다. 김상욱은 IIHF와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될지 아직 잘 모르겠다. 만약 기회를 잡게 된다면 KHL에서 꼭 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카자흐스탄(2일), 리투아니아(4일), 벨라루스(5일)와의 경기를 남겨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흥미진진 견문기] “국내 최초 돈의문박물관마을… 순식간에 과거여행”

    [흥미진진 견문기] “국내 최초 돈의문박물관마을… 순식간에 과거여행”

    올해 첫 투어는 양팔을 활짝 펼쳐 안아 주는 모습의 새문안교회 앞에서 시작했다. 둥글게 굽은 건물의 곡선을 따라 비에 씻긴 파랗고 말간 하늘이 첫 투어를 축하해 주었다. 새롭게 건축된 새문안교회 안에는 옛 예배당을 재현해 놓았다. 옛날과 현재의 대화를 미래에 전한다는 서울미래유산의 의미와 일맥상통하는 장소였다. 몇 걸음 건너 위치한 기독교 서적을 파는 생명의 말씀사에는 번역책들만 즐비하던 예전과 달리 국내 저자의 책들이 베스트셀러 코너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60대에 접어든 사람들에게는 서울중고등학교 자리로 기억되는 경희궁은 조선 왕조의 5대 궁 중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 한다. 그래서일까. 잘 복원돼 깔끔한 숭정전, 신라호텔로 옮겨졌던 정문인 흥화문이 다시 돌아왔음에도 경희궁을 오르는 돌계단의 칸칸은 높고 묵직했다. 타임머신을 타지 않고도 시간여행이 가능한 돈의문박물관마을로 들어섰다. 국내 최초 마을 단위로 도시재생이 이루어진 개방형 창작 마을이란다. 삼거리이용원, 서대문사진관, 돈의문콤퓨타게임장, 새문안만화방, 새문안극장 등의 간판을 보고 있노라니 순식간에 1960년대로 건너가 있었다. ‘다 같이 쥐를 잡자’는 표어를 보니 절로 웃음이 비어져 나왔다. 3D로 사진이 찍히는 뻥튀기 장면이 그려진 벽 앞에는 사람들이 줄 서서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신약인 ‘활명수’를 개발한 동화약품으로 가는 길가 농협중앙회 앞에 500년을 훌쩍 넘긴 회화나무가 있다. 절반 이상이 독성을 없앤 시멘트로 채워져 있었는데, 자연과 인공이란 대립의 덫에서 벗어나 상생하고 있는 모습이 교훈처럼 마음에 와 담겼다. 마지막으로 이북 출신 피란민들이 세운 평안교회를 찾았다. 동판으로 된 지붕과 고딕 양식의 붉은 벽돌도 인상 깊었지만, 왼편 벽에 붙여 놓은 파랑과 초록의 가운데 칠이 벗겨진 흰 십자가와 1956년에 제작돼 새벽을 깨우던 종이라고 소개된 놋쇠로 된 종이 눈길을 끌었다. 평안이란 교회의 이름처럼 걱정이나 탈이 없이 날씨도 맑고 화창했으며, 함께한 사람들도 모두 만족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소영 동화작가
  • 허허벌판이 인구 33만명 첨단도시로… ‘행정수도 세종’ 성큼

    허허벌판이 인구 33만명 첨단도시로… ‘행정수도 세종’ 성큼

    “그때(세종시 출범 시)는 마을에 노인만 많아 내가 막내였는데 지금은 아이들이 길거리에 돌아다니고 뛰어놀고 북적북적합니다. 한마디로 ‘천지개벽’한 것이죠.” “도시에 활력이 넘칩니다. 내가 한솔동에 사는데 복합커뮤니티센터가 좁아 제2센터를 짓는다니까요.” 임재긍(63) 한솔동 통장은 1일 서울신문과 만나 “옛날 군 시절처럼 이웃과 정을 많이 나누며 살지 않지만 활력이 넘쳐 나름대로 사람 사는 맛이 난다”고 말했다. 임씨는 세종시가 출범하기 전 충남 연기군 남면 나성리에서 대대로 살았던 토박이다. 2012년 7월 1일 특별자치시로 출범한 지 7년이 된 세종시가 엄청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대형 건물과 아파트 등이 허허벌판이던 땅을 갈수록 채워 가고 인구와 학교 등이 급격히 늘면서 하루가 다르게 첨단도시다운 면모를 갖춰 가고 있다. 게다가 행정안전부 등이 내려오고 국회 분원에 대통령 세종 집무실 등도 추진돼 당초 꿈꿨던 ‘행정수도’에 버금가는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보람동 시청사 정문으로 들어서면 바로 인구수를 알리는 입간판이 보인다. 이날 오후에 본 입간판에는 빨간 전자글씨로 ‘4월 30일 32만 9703명’이라고 써 있다. 전날 인구 숫자를 매일 알린다. 시가 출범한 날 인구 10만 751명의 3배를 훌쩍 넘는다. 김덕중 정책기획관은 “매일 인구를 집계한 숫자를 문자로 보고받는데 하루 100명씩 증가한다”면서 “연초나 7~8월 중앙부처 인사가 있을 때는 200~300명씩 늘고 지난 2월 행안부 이전이 한창일 때도 그랬다. 특히 아파트 입주 시기에는 하루 400~500명이 늘어나기도 한다”고 했다. 김 기획관은 “몇 년 전만 해도 신도시 주거환경이 좋지 않아 아파트 입주를 미뤄 아파트마다 입주 개시 후 열 달이나 지나서야 완료가 됐는데 요즘은 편의시설 등 도시 생활 인프라가 꽤 갖춰져 2~3개월이면 입주가 모두 끝난다”고 전했다. 세종시로 이사 오는 외지인은 주로 젊은층이다. 대전, 청주, 공주 등 인근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서울, 부산, 제주 등 전국에서 몰려온다.●싱싱장터 개장되자 신·구도심 주민 갈등 사라져 그런 만큼 세종시는 시도 중 가장 젊다. 지난해 말 평균연령이 36.7세이다. 전국 평균연령 41.5세보다 다섯 살 가까이 젊다. 신도시 동 지역만 하면 33세에 불과하다. 당연히 출산율도 높다. 지난 한 해 1.57명으로 전국 평균 0.98명을 크게 웃돈다. 아파트 건설과 신규 입주민이 집중된 신도시 덕이다. 중앙부처와 시청, 교육청이 있는 신도시만 따지면 지난 3월 기준으로 23만 1021명이 살아 시 전체 인구의 70%가 넘는다. 시가 출범한 2012년 7월에는 신도시에 한솔동 첫마을만 있었고 인구는 고작 8351명에 그쳤다. 전체 19개 읍·면·동 중 신도시 동 지역은 9개로 절반이 안 되지만 인구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게 분명하다. 이 과정에서 발전이 더딘 읍면 주민들은 “왜 신도시만 발전시키느냐”, 신도시 주민은 “우리가 낸 취득세 등 세금을 왜 읍면 지역에 집중 투자하느냐”고 서로 날 선 불만을 쏟아냈다. 시는 이 부분을 해소하려고 애썼다. 가장 눈에 띄는 게 로컬푸드 개장이다. 2015년 9월 도담동에 1호점이 문을 열었다. ‘싱싱장터’라는 이름처럼 신선한 농산물에 시민들이 몰렸다. 농사짓는 원주민이 새벽에 수확해 바로 매장에 내놓는 데다 이웃 농민이 직접 길러 믿을 수 있다는 점이 어필했다. 도담점 주임 신이정(32)씨는 “주말에는 시민들이 줄 서서 딸기와 상추 등을 사간다”면서 “평일 점심이나 저녁을 준비하기 전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월수입 300만원이 넘는 농민들이 속출하면서 신도시와의 갈등도 줄었다. 여기에 신도시 동과 구도심 읍면 간 자매결연을 해 주고 통장과 이장을 함께 연수 보내는 등 화합하도록 적극 지원한다.지난해 아름동에 2호점을 낸 시는 내년 새롬동에 3호점, 2021년 소담동에 4호점을 열겠다고 했다. 1, 2호점 참여 농민이 1000명에 이르고 누적 매출액이 500억원을 넘은 데다 시민들이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신도시 주민 간 교류에도 관심을 쏟는다. 이른바 ‘팔도’ 사람이 모여 동질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이들을 묶는 게 복합커뮤니티센터다. 동사무소와 어린이집, 꽃꽂이 등 취미교실, 작은 도서관, 수영장 등을 한데 모아 놓은 곳이다. 대부분 무료다. 이용석 기획조정실장은 “아파트단지 몇 개를 묶어 ‘가락마을’, ‘호리울마을’ 등 옛 지명을 따거나 한글 이름으로 자연부락처럼 만들고 중앙에 지어 공동체 의식을 다지게 한다”며 “멀어도 센터까지 1㎞가 안 돼 주민들이 자주 찾아 정을 쌓고 이들을 중심으로 사회 참여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김 기획관도 “주민들이 센터를 통해 이웃과 교류하면서 처음에 가졌던 ‘유배’왔다는 느낌을 지우고 있다”면서 “현재 10개가 있고 앞으로 22개 마을에 모두 설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신도시 학생수 1669명→4만 1099명으로 급증 인구가 늘고 공동체의식이 두터워지면서 사회참여 활동도 활발하다. 특히 학부모들의 활동은 대단하다.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모임을 만들어 시교육청 정책을 비판하고 미세먼지 대책 등 각종 요구 사항을 쏟아낸다. 시 출범 시 신도시에 초·중·고교를 합쳐 4개에 불과하던 게 현재 62개로 급증했으니 당연한 것일 수 있다. 신도시 학생수는 1669명에서 4만 1099명으로 대폭 늘었다. 유치원생 역시 300여명에서 6200명 정도로 폭증했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전국의 어떤 도시, 어떤 신도시도 이처럼 학교나 학생이 급증한 곳은 없었다”며 “교육열도 엄청나 걸핏하면 전화하고 어떤 때는 교육부를 통해 개선을 요구하기도 해 애를 먹기도 한다”고 귀띔했다.●8월까지 중앙부처 18개 중 12개 이사 완료 오는 8월에는 행안부에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까지 내려온다. 중앙행정기관이 43개로 늘어난다. 중앙부처만 보면 18개 중 12개가 옮겨온다. 신도시 중앙공무원이 1만 7000여명에 이른다. 게다가 국회 세종분원이 가시화됐고 대통령 세종 집무실도 검토에 나서 ‘행정도시’ 수준을 벗어나고 있다. 김 기획관은 “국회 분원과 대통령 집무실까지 설치되면 행정수도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고 했다. 인구가 급증하고 도시 인프라 건설이 빨라지면서 세종시가 충청권 부동산 경기를 리드한다. 세종시 공무원이나 시민이 아니면 세종시 아파트를 분양받는 건 언감생심이고 이 바람에 주변 도시 부동산까지 들썩인다. 평(3.3㎡)당 분양가 1000만원을 약간 웃돌던 대전에 최근 1500만원이 넘는 아파트가 등장했다. 세종시민의 삶의 만족도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김 기획관은 “퇴근길이 멀어 직원들과 자주 회식하던 서울·과천청사 시절과 달리 대부분의 세종시 공무원들은 가족들과 외식을 한다”고 전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세종에 국회 분원과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하는 것은 국정운영 효율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원활하게 집무할 수 있도록 보좌진과 비서진 등이 일할 공간도 만들 수 있도록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유세미의 인생수업] 단골가게

    [유세미의 인생수업] 단골가게

    쌀쌀한 밤 그 가게 앞을 지날 때면 언제나 창 건너 주방에서 펄펄 끓는 가마솥이 보였다. 돼지 뼈와 부속물이 밤새 뽀얀 김을 올리며 국물을 우리는 중이다. 노곤한 얼굴로 국을 휘젓는 사람은 H순대국 주인. 3대째라는 이 집은 꽤 후미진 위치에 테이블 몇 개 놓고 장사한다. 직접 고아 낸 국물에 야들야들 구수하게 삶아 낸 돼지고기를 듬뿍 넣은 순대국을 보노라면 ‘고생했다, 괜찮다, 그 정도면 잘한 거다’ 뭐 그런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 음식 한 그릇이 약보다 사람을 더 치유한다는 생각이 들게 하던 H순대국에 어느 날 문제가 생겼다. 주인이 주방에서 국자를 든 채로 쓰러졌다는 비보와 함께 간판은 그대로인데 어느 낯선 부부가 주방을 차지했다. 그러나 아침부터 줄 서던 손님들은 맛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보고 발길을 끊었다. 뿌옇고 탁한 국물로 호소하던 부부는 내장탕을 비장의 무기로 꺼내 들었으나 참패했다. 이에 더욱 당황했는지 맥락 없이 김치돼지찌개를 신메뉴로 선보이다 결국 H순대국집은 장렬히 전사해 버렸다. 순대국집 옆에는 J정육점이 있다. 늦둥이까지 3남매를 둔 40대 남자 홀로 하는 가게다. 이상하리만큼 최근 몇 년 동안 이 동네는 정육점들의 춘추전국시대였다. 한 집 건너 정육점, 그 맞은편에 다시 돼지고기 폭탄 세일 간판이 걸렸다. 그 정글 속에 J 주인이 살아남은 이유는 여기밖에 고기집이 없냐고 욕먹어도 세일 한번 없이 고기 품질에만 집착한 까닭이다. 얼마나 좋은 고기인지 그에게 붙잡히는 순간 난감하게 듣고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단 뛰어 들어가며 급한 척 고기를 낚아채 서둘러야 J 주인의 고기 자랑을 피할 수 있다. 그 건너 건너에는 비슷한 성향의 과일 가게 주인도 있다. 그 집의 금기어 “이 딸기 달아요?”, “비싸네요”라는 말을 내뱉는 순간 이 과일이 얼마나 특등품인지 다 듣고 나서 고개를 크게 끄덕이기 전까지는 딸기를 살 수도 없다. 그래서 고수들은 그냥 달라고 한다. 아무 말 없이. 그 가게에서는 실패할 확률이 없기 때문이다. 이 대단한 단골가게 주인들의 공통점은 자기 일이 세상에서 제일 귀하다 여기는 태도다. 그 일이 재미있어서는 물론 아니다. 그 일로 가족들을 먹여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보다 더 고귀한 이유는 없다. 자식들의 밥이 되고 학비가 되는 일은 혼신을 다해야 한다는 지혜로운 장사 철학 때문에 그들은 오랫동안 단골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하기야 사람 사는 세상의 민낯이 전부 드라마다. 통돼지 삼겹살집 H. 바로 건너편에 돼지갈비 무한 리필집이 개업하자 동시에 무한 리필로 맞불을 놓은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치명상을 입었다. 감성 넘치는 이자카야로 집 근처 한잔의 품격을 높여 주던 S가 매출이 저조하자 생뚱맞은 파전, 두부김치를 스페셜로 내놓는 바람에 단골들의 공분을 사기도 한다. 젊은 엄마들끼리 맥주잔을 부딪치며 한치를 씹다가도 쩔쩔매는 맥줏집Y 여주인을 위해 주방에 뛰어들어 골뱅이를 무치는 모습은 어쩜 그리 정겨운가. 그뿐이 아니다. 우울증 치료 때문에 시작했다는 T 덕분에 아파트 입구에 영화에나 나올 법한 카페도 있다. 커피 값이 비싸 그런지 손님이 없어 폐점할까 조마조마하지만 날로 얼굴이 환해지는 T를 보면 카페 존재 이유가 충분한 듯해 마음이 놓인다. 모든 이에게 공평한 삶의 조건은 무엇일까. 돈이 있든 없든, 배웠든 그렇지 않든 누구나 자신만의 지혜로 살아간다는 사실이 아닐까. 그것은 삶의 자세를 가볍게 낮추고 마음을 다해 치열하게 내 인생의 순간을 채워 가는 이만이 누릴 수 있는 인생의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글이 지독히도 써지지 않는 날, 동네를 하릴없이 걷다 세월 속에 낯익은 그들이 사는 모습을 보며 오늘도 봄볕 같은 위로를 받는다.
  • 소주 한병에 5000원 초읽기…오늘부터 소줏값 인상

    소주 한병에 5000원 초읽기…오늘부터 소줏값 인상

    ‘서민 술’ 소줏값이 1일부터 일제히 오른다. 이에 따라 식당과 주점에서 판매하는 소주 한 병당 가격도 조만간 5000원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소주 시장 1위인 하이트진로는 이날부터 ‘참이슬’ 오리지널(360㎖)의 공장 출고가격을 병당 1015.7원에서 1081.2원으로 65.5원(6.45%) 올린다고 밝혔다. 2015년 말 같은 제품의 출고가격을 병당 961.7원에서 1015.7원으로 54원(5.62%) 올린 후 3년여 만에 인상하는 것이다. 주류업계는 출고가격이 인상되면서 식당과 주점 등의 소매가가 소주 1병에 5000원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소주 시장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서 경쟁 업체도 인상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주 ‘처음처럼’을 생산하는 롯데주류 관계자는 “아직 인상 폭과 시기 등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이른바 ‘소맥 폭탄주’의 값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맥주 시장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는 지난달 초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5.3% 올렸다. 간판 제품인 ‘카스’ 병맥주 500㎖의 출고가는 1147원에서 1203.22원으로 56.22원(4.9%) 올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정대화의 더 정치] 벼랑 끝 전술에 의존 ‘일차원적 정치’서 벗어나자

    [정대화의 더 정치] 벼랑 끝 전술에 의존 ‘일차원적 정치’서 벗어나자

    일차원은 점과 점으로 연결되는 선을 말한다. 일차원에서 모든 존재는 선 위의 특정 위치로 표시되며 이 위에서 움직이는 존재는 다른 존재를 비켜 갈 수 없기 때문에 대립적이다. 이것이 일차원 존재의 특징이다. 이 존재가 다른 존재를 비켜 가기 위해서는 이차원 너머로 도약해야 한다. 마르쿠제는 산업사회에 대한 판단이 결여된 인간을 일차원적 인간이라고 불렀다. 자본주의의 발달로 물질적 풍요가 수반되었지만 기술적 진보로 사회가 획일화되면서 도구적 이성이 만연된 상태의 인간을 말한다. 일차원적 인간은 도처에서 다른 인간과 충돌할 수밖에 없도록 조건 지워진 인간인 바 토머스 홉스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은 일차원적 인간의 존재양식에 대한 적절한 표현이다.일차원적 인간의 존재방식은 치킨게임으로 설명될 수 있다. 경제학에서 게임이론은 효용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행위자들 간의 상호 의존적인 의사결정을 다루는 이론이고 치킨게임은 그 극단적인 모델이다. 치킨게임은 복수의 참가자가 상대방의 양보를 기대하면서 위험을 무릅쓰는 게임인데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 주인공 제임스 딘이 불량배와 함께 절벽을 향해 달리는 장면으로 유명해졌다. 우리나라에서 익숙한 “마주 달리는 열차” 담론이나 냉전시대에 미소 간 군비확장과 핵대결을 표현한 ‘벼랑끝 전술’ 역시 치킨게임의 일환이다. 해방 후 한국정치에 균열을 가한 것은 1987년 6월항쟁이다. 우리 정치는 6월항쟁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6월항쟁 이전은 정치 자체가 부재한 통치의 시대였고 장기독재로 나타났다. 6월항쟁은 정치의 시대를 열었다. 쿠데타가 사라지고 선거가 쿠데타를 대체했다. 국민이 정치의 주체이자 권력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민주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정치는 대결 일변도의 정치적 불안정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기득권 세력의 발호 때문이다. 노태우 정부 시절에는 자유화를 표방한 군부독재가 공안통치의 이름으로 기득권을 사수했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민간세력을 포섭한 군부독재의 잔재들이 개혁에 저항했다. 탈군사화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야당의 이름으로 개혁을 방해했다. 다시 권력을 장악하여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절에 온갖 불법적인 방법으로 기득권을 도모하다가 권력을 박탈당했음에도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개혁 저지에 나서고 있다. 역사구조적 관점에서 이들은 식민지 시대와 분단시대를 거쳐 형성된 기득권 세력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친일파에서 시작하여 반공집단, 군사독재, 보수세력으로 옷을 갈아입게 되는데 해방공간에서 분단이 현실화되자 친일파가 반공주의 분단세력으로 변신했다. 그 후 4월혁명으로 상실했던 기득권은 군사독재와 손을 잡고 회복했으며 6월항쟁 이후에는 산업화 세력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기득권을 대변했다.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이들은 노동 및 중소기업과 대립하며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고, 영남 중심의 패권적 지역주의를 대변하며, 보수·반공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면서 친일 부역의 연장선상에서 극단적 친미사대주의를 표출하는 등 민족공동체의 이익과 대척점에 서 있고 건강한 사회발전에 역행하는 파벌적 기득권 논리를 전파하고 있다. 정치행위론적 관점에서 이들의 행위는 파벌적 이해관계에 종속적이고, 정치심리적 관점에서 이들은 기득권의 유불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들의 정치적 좌표는 파벌적 기득권의 척도로 표시되는 일차원의 어느 지점에 있으며 기득권을 위협하는 이차원 이상의 국가적, 민족적, 사회적 가치는 무시되고 은폐된다. 이 기득권은 다른 사회적 가치와 공존할 수 없는 배타적 기득권이자 다른 가치를 배제함으로써만 보호되는 배제적 기득권이기 때문에 언제나 극단적인 치킨게임이나 벼랑끝 전술에 의존한다. 민주화된 우리 사회의 정치가 항구적인 불안정성으로 퇴행되는 배경이다. 문제의 핵심은 기득권의 파벌적 속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단과 전쟁과 지역주의로 점철된 역사적 특수성으로 인해, 또한 반공·반북적 대결주의의 사회적 확산으로 인해 파벌적 기득권이 국가안보와 경제성장의 외피를 두껍게 걸쳤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이라는 국민적 가치가 파벌적 기득권의 위장 논리인 국가안보나 경제성장과 대결하는 듯한 역사적 혼돈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 시대의 비극 중의 비극이다. 한국현대사는 4월혁명, 6월항쟁, 촛불혁명과 같은 위대한 분출을 끊임없이 만들어 냈지만, 이 혁명적 분출은 언제나 짧은 봄으로 끝나고 곧 긴 겨울에 묻히는 불임의 과정을 반복했다. 특별한 역사적 계기에 따른 힘의 분출은 가능하지만, 그 분출을 사회적으로 유지하거나 정치적으로 전환하는 창조적 도약이 제약되기 때문이다. 4월혁명이 박정희 군사쿠데타로 귀결되고, 6월항쟁이 노태우의 유사군사독재로 귀결되고, 촛불혁명의 대의가 2년 만에 다시 도전받는 배반의 역사가 되풀이되는 이유이다. 그러므로 배반의 역사와 단절하는 역사적 도약은 현대사 최대의 과제인데, 이를 위해서는 파벌적 기득권의 재생산을 지원하는 일곱 가지 역사구조적 조건, 즉 식민지배, 분단, 전쟁, 남북대결, 군사독재, 재벌체제, 지역주의를 해소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등장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할 수 없고 이미 종결된 사실을 변경할 수 없으므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변경하는 것이 가능한 대안이며 분단체제와 재벌체제가 그 대상이다. 즉 분단체제를 평화통일체제로, 재벌독점체제를 중소기업 중심체제로 변경하는 것이 도약을 위한 유일한 해법이다. 배반의 역사와 단절하지 않는 개혁은 미리 실패한 개혁이다. 이 제안에 대해서 대한민국 대다수 국민은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두 가지 기술적인 난관이 있다. 분단체제와 재벌체제가 역사적으로 구조화되어 난공불락의 강고한 방어막을 구축해 놓았고 상당한 자생력까지 확보한 마당에 어떻게 변경할 것인가의 문제와, 이 경우 장기간의 혼란 없이 단절을 추진할 전략적 방법이 있는가의 문제이다. 두 가지 방향으로 모색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파벌적 기득권의 위장된 거짓 실체를 밝혀내는 일이다. 이 기득권은 다른 가치들과 공존 불가능한 기득권인데다 수많은 중요한 사회적 가치들을 배제하는 소수의 배타적이고 배제적인 기득권이라는 사실을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 다수의 이익이 무엇인지, 국민 다수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공론의 형성이라 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파벌적 기득권이 쳐 놓은 일차원의 덫에서 벗어나 도약할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 교육개혁이 필요한 이유다. 둘째 파벌적 기득권과 대결하는 폭넓은 생활정치를 조직하는 일이다. 정치가 여의도로 제한되고 국가 중대사의 결정이 여의도 정당들 간의 정략적 타협의 산물이 되는 한 4월혁명과 6월항쟁과 촛불혁명의 대의는 유지될 수 없다. 국민이 소외되고 혁명의 대의가 실종된 여의도 정치는 통상 벌거벗은 권력투쟁으로 전락하게 마련이며 그 속에서 치킨게임과 벼랑끝 전술이 유일한 생존전략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여의도와 정당을 넘어서는 전국적이고 전 국민적인 생활정치의 용광로로 여의도 정치를 녹여내는 정치의 사회적 실천 혹은 사회의 정치적 실천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이 민주주의다. 경제는 이익에 따라 움직이고 정치는 권력에 따라 움직인다. 경제는 이익의 극대화와 독점을 추구하고 정치는 권력의 장기화와 독점을 추구하지만, 그 결과는 예외 없이 불행으로 귀결되었다. 경제를 기업의 이윤동기에만 맡겨 둘 수 없고 정치를 정당의 권력의지에만 위임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사회가 있고 국민이 있는 것이다. 깨어 있는 국민의 조직된 사회적 실천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린다. 상지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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