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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우려 속 아야 소피아 그랜드 모스크서 ‘첫 예배’

    세계의 우려 속 아야 소피아 그랜드 모스크서 ‘첫 예배’

    1935년 박물관으로 재개관한 이후 85년 만에 모스크(이슬람 사원)로 돌아간 터키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에서 24일(현지시간) 성금요일 예배가 진행됐다. 모스크 안에는 1000명만 입장하도록 해 그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바깥에서 참가했다. 모스크 안에 인물이나 동물의 그림 또는 조각 장식을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아야 소피아 내부의 성화와 모자이크는 천으로 가려졌고 다른 모스크와 같이 바닥에는 신자들이 앉을 수 있도록 카펫이 깔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가장 앞 열에 앉아 쿠란(이슬람 경전)을 낭독했다. 이 장면은 대형 스크린과 스피커로 바깥의 신도들에게 생중계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기도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5만명이 금요기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동로마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을 정복한 오스만 제국 황제 메흐메트 2세의 묘소를 참배한 후 “아야 소피아는 원래대로 돌아갔다. 모스크였다가 다시 모스크가 됐다”며 “제2의 정복”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터키어와 아랍어, 영어로 적힌 ‘아야 소피아 그랜드 모스크’라는 간판을 공개하기도 했다. 동로마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537년 건립한 아야 소피아 대성당은 916년 동안 정교회의 총본산이었으나, 1453년 오스만 제국이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면서 오스만 황실 모스크로 개조됐다. 대성당의 성화와 모자이크는 비잔티움 예술의 정수로 꼽혔으나, 오스만 제국은 회를 칠해 덮고 아라베스크라고 하는 기하학적인 문양을 그려 넣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모습을 그리거나 조각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때문이다.터키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1934년 성소피아를 두 종교가 공존하는 박물관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하고 종교 행위를 일절 금지했다. 이 박물관은 연간 약 400만명이 찾는 터키 최대의 관광 명소가 됐으며, 아야 소피아 박물관이 속한 ‘이스탄불 역사지구’는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이슬람주의를 앞세운 정의개발당 소속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이 이어지면서 아야 소피아를 모스크로 되돌리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터키 최고행정법원은 지난 10일 아야 소피아의 지위를 박물관으로 정한 1934년 내각 결정을 취소했으며,에르도안 대통령은 곧바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앞으로 아야 소피아 그랜드 모스크는 관광객에게 무료 개방되나, 하루 다섯 차례 이슬람 신자의 기도 시간에는 이슬람 신자가 아닌 관광객의 입장이 금지된다. 또 기도 시간에는 성화와 모자이크를 천으로 가리는 작업을 진행해야 해 관광객 입장 시간이 줄어들게 됐다. 유명 작가인 오르한 파묵은 이달 초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모스크로 환원하겠다는 것은 수백만명의 터키인들이 박물관 지위에 만족하는데도 터키가 더 이상 세속주의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세계에 천명하는 것이라며 명백한 반대의 뜻을 밝혔다. 정교회의 본산인 그리스의 키리아코스 미소타키스 총리는 아야 소피아의 지위를 바꾸는 터키는 파워를 보여준 것이 아니라 나약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해 동방정교회 본부, 세계교회위원회(WCC), 유네스코 등이 모두 우려를 표명한 것은 물론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포토] 미스맥심 한지나, 청순 미모+육감적 몸매 ‘아찔’

    [포토] 미스맥심 한지나, 청순 미모+육감적 몸매 ‘아찔’

    맥심의 대표 모델이자, 아프리카TV 인기 BJ로 활동 중인 한지나가 남성지 맥심(MAXIM) 8월호에서 부산 바캉스 화보를 장식했다. 미스맥심은 남성잡지 맥심이 기획한 일반인 모델 선발대회 ‘미스맥심 콘테스트’를 통해 선발하는 맥심의 간판 모델. 2019년 미스맥심 콘테스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맥심 모델로 데뷔한 한지나는 청순한 외모와 육감적인 몸매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지나는 2020년 맥심 1월호 표지 모델로도 등장해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미스맥심 한지나의 이번 비키니 화보는 그녀의 고향 부산에서 진행되었다. 이날 한지나는 해운대 해수욕장과 풀빌라 등에서 다양한 컬러의 비키니를 입고 귀여운 매력과 더불어 육감적인 몸매도 과감하게 드러냈다. 한지나는 “고향인 부산에서 촬영을 진행하니 새롭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제공=맥심코리아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SBS, 메인뉴스 중간 광고 추진…“신뢰 악화” 비판도

    SBS, 메인뉴스 중간 광고 추진…“신뢰 악화” 비판도

    다음달 도입설…SBS “시기·형식 등 논의 중”시민단체 “언발에 오줌 누기…시청자 불만 초래”SBS가 간판 뉴스인 ‘SBS 8뉴스’에 프리미엄CM(PCM) 도입을 논의하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 방송가에 따르면 SBS는 다음 달 초부터 8시 뉴스에 30초 분량의 PCM을 삽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SBS는 이에 대해 “시행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 중이며 시기나 형식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이날 밝혔다. PCM은 중간광고가 허용되지 않는 지상파에서 한 개 프로그램을 쪼개 그 사이에 광고를 하는 것이다. 사실상 중간광고다. 프로그램 전후보다 주목도가 높아 광고 단가가 높다. 이 때문에 최근 재정난에 빠진 지상파들이 최대 3부까지 나누어 PCM을 넣고 있다. 앞서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이 뉴스를 1부와 2부로 쪼개 중간광고를 해왔고, MBC 메인 뉴스 ‘뉴스데스크’도 최근 뉴스를 확대 편성 하면서 1부와 2부 사이에 PCM을 도입했다. 이번 SBS의 PCM 추진에 대해 문화연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언론개혁시민연대, 한국여성민우회 등 시민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메인뉴스 편법광고 도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실적 부진을 가리기 위한 단기대책으로 지상파 중간광고를 전면 허용해도 ‘언 발에 오줌 누기’인 마당에 메인뉴스 중간광고가 반짝 효과에 그칠 거라는 건 쉽게 예측할 수 있다”며 “대신 사회적 비난이 쏟아지고, 시청자의 불만을 초래하여 신뢰를 악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SBS 관계자는 “중간광고 시행 여부와 시기, 형식 등을 보도본부와 논의 중”이라며 “MBC와 유사한 방식이 될지 등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대리 신검 의혹” 故박원순 아들, 병역의혹 재판 증인신문 결정

    “대리 신검 의혹” 故박원순 아들, 병역의혹 재판 증인신문 결정

    박원순 아들 주신씨, 11일 장례위해 입국26일 양승오 재판에 증인신문 기일 지정법원, 8월26일 기일 지정…증인신문 결정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가, 자신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의사의 형사재판에 다음달 증인으로 소환된다. 다만 박 씨가 그동안 거듭된 증인 소환에 불응해온 만큼, 이번에도 증인으로 출석할지는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석준)는 내달 26일 오후 3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승오(62)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 등 7명의 항소심 재판에 박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양 과장 측은 지난 11일 부친상을 치르기 위해 박씨가 입국하자 그가 다시 출국하기 전에 증인신문과 검증기일을 잡아달라는 취지로 지난 13일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증인신문 등을 위해 6번이나 재판기일을 잡았지만 박씨가 출석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구인장을 발부해달라고도 요청하고, 검찰에는 출국금지도 신청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재판 기일이 잡히지 않았으나 이번 기일 지정으로 약 1년 만에 다시 재판이 열리게 됐다.양 과장 등 7명 “박주신씨 대리 신검 했다” 의혹 제기 양 과장 등 7명은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트위터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박 시장의 아들 주신씨가 대리 신검을 했다”는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박씨가 중증 허리디스크를 지병으로 갖고 있는 다른 남성의 MRI를 이용해 병역 4급 판정을 받았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박씨는 병역비리 의혹이 일자 2012년 2월 세브란스 병원에서 척추 MRI를 재촬영하는 등 공개검증을 했고, 동일인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세브란스 병원 공개검증에서도 MRI 촬영 및 영상을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은 박씨의 공개검증 영상이 본인이 직접 찍은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의혹을 제기한 이들을 유죄로 보고, 검찰의 구형보다 높은 1인당 벌금 700만∼1500만원을 선고했다. 한편 박 씨는 2011년 8월 공군 훈련소에 입소했다가 같은 해 9월 허벅지 통증을 이유로 귀가하고, 재검 결과 추간판탈출증으로 공익근무 복무 대상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병역 비리 의혹이 일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손완호-성지현 배드민턴 슈퍼커플 탄생

    손완호-성지현 배드민턴 슈퍼커플 탄생

    한국 배드민턴의 ‘슈퍼커플’이 또 탄생한다. 한국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의 남녀 단식 간판인 손완호(왼쪽·32)와 성지현(오른쪽·29·이상 인천국제공항)이 오는 12월 12일 결혼한다. 각각 남자단식 세계 1위, 여자단식 세계 2위까지 올랐던 두 선수는 한국 배드민턴 남녀 단식 간판으로 뛰어왔다. 성지현은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지냈던 성한국 전 감독과 김연자 한국체대 교수의 딸이다. 성 전 감독과 김 교수도 배드민턴 국가대표 출신이다. 딸에 이어 사위까지 태극마크 가족을 이루게 되는 셈이다. 성 전 감독과 성지현, 손완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국가대표 사령탑과 선수로 나란히 출전하기도 했다. 국내 배드민턴계에서는 정명희·김중수, 김동문·라경민이 톱스타 부부이고 2018년 노예욱·김하나, 지난해 김사랑·엄혜원이 배드민턴 커플이 된 바 있다. 성지현·손완호 커플은 결혼 뒤 신혼집을 차리기보다는 숙소 생활을 하며 올림픽 준비에 매진할 계획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가르치지 말고 느끼게 해줘야… 땀을 믿으면 흔들림이 없죠

    가르치지 말고 느끼게 해줘야… 땀을 믿으면 흔들림이 없죠

    실업배구 슈퍼리그가 한창이던 2004년 1월 어느 날.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남자 올스타전을 마친 네 명의 감독이 은밀히 한자리에 모였다. 깜깜한 강남 역삼동의 한 골목 어귀. 일요일 밤인데도 어스름 불 밝힌, 크지도 좁지도 않은 카페에서 넷은 무릎을 맞대고 ‘작당’을 시작했다. 신치용 당시 삼성화재, 김호철 현대캐피탈, 차주현 대한항공과 최삼환(작고) 상무 감독. 군 시절 같은 훈련소 동기이기도 했던 이 네 명의 실업배구단 감독들은 ‘배구도 프로화돼야 한다’는 절대 명제를 두고 새벽 동이 밝도록 침이 마를 때까지 토론을 벌였다. 사실 이전부터 배구인들의 프로화 열망은 몇 년을 두고 넓디넓게 퍼졌던 터였다. 결국 그해 12월 31일 프로배구연맹이 탄생하고 이듬해 2월 20일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첫 대결로 프로배구 V리그가 시작됐다. 이들 네 감독은 실업 딱지를 떼고 프로 간판을 단 각 팀의 사령탑으로 그대로 중용됐다. 그러나 특히 ‘지도자’ 신치용에게 실업배구가 ‘서론’이었다면 프로배구는 ‘본편’이었다. 그는 “그때 바야흐로 내 배구 인생 2막이 시작됐다”고 했다. 1995년 첫발을 내디딘 삼성화재에서 꼭 10년 동안 슈퍼리그를 8차례 제패한 그는 비슷한 기간 V리그에서도 8회 우승을 일궈냈다. 햇수로 11년을 프로 코트에 몸담았다가 제자들에게 바통을 물려주고 떠난 지 5년째인 지금 그는 ‘신 촌장’으로 불린다. 진천국가대표선수촌의 수장이다. 지난해 2월 임기 2년의 촌장 자리에 앉았으니 벌써 1년 6개월이 훌쩍 지나갔다. 임기 반년을 남긴 신 촌장을 충북 진천선수촌장실에서 만났다. 반색하며 맞았지만 그의 첫마디는 “이제 배구 이야기는 그만합시다”였다.-그렇긴 하지만 배구 이야기를 뺄 수는 없다. 가장 애착이 가는 배구 기록은 무엇인가. “모든 기록이 다 소중하긴 하다. 그중에서도 슈퍼리그 77연승은 내가 생각해도 정말 쉽지 않은 기록이다. 1995년 삼성화재 초대 감독에 앉았을 때 우리 팀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하루도 빼먹지 않고 생각했다. 나를 감독으로 발탁한 이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우리 팀의 가장 좋은 전략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도 궁리에 궁리를 거듭했다. 결론은 ‘경기에서 이기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 그게 77연승의 원동력이자 전략으로 발전했다. 매 경기를 목숨 걸고 했다. 77연승은 그 결과다.” -줄가자미라는 생선으로 유명한 경남 거제 출신이다. 그 생선을 닮아서 ‘신치용 배구’가 찰지다는 얘기들을 한다. “일본말로 이시가리라고 하는데, 한번 먹자는 약속을 여태 못 지켜 죄송하다. 그게 봄철에만, 그것도 잠깐 동안만 나오는지라 여간해선 맛보기 쉽지 않다(웃음). 찰지다는 얘기가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거제를 떠나기 전부터 시작해 48년 동안 줄곧 배구를 놓지 않았고 그 가운데 32년을 지도자로 보냈다. 한국전력 코치, 감독을 거쳐 삼성화재 감독으로만 21년이었다. 전에는 프로야구 김응룡 감독님이 18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하셨는데, 내가 그 기록을 깼다. 일개 선수로 시작해 지도자로 자수성가했다. 야망이 없었다면 못 이룰 일들이다. 이만 하면 몸값 비싼 이시가리에 비유할 만하지 않은가.” -말 나온 김에 지도자 이야기 좀 해 보자. 어떻게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나. “거제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 배구를 시작했다. 포지션은 알다시피 세터였다. 1977년 국가대표에 뽑혔지만 늘 후보로 ‘닭장’(대기선수) 신세였다. 밀양에서 배구를 시작한 동갑내기 김호철 감독이 더 잘했기 때문이다. 1980년을 넘기고는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고 소속팀 한국전력에서도 은퇴해 일반 사원으로 일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작고한 양인택 당시 감독이 플레잉코치로 호출했다. 이때가 지도자의 출발점이었다. 이후 삼성화재 감독이 될 때까지 12년간 양 감독의 용병술과 전략·전술을 배웠다.” -지금까지 리더십에 관한 강의도 제법 많이 했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최고 덕목은 무엇인가. “난 선수 생활을 길게 하진 않았지만 지도자로서 할 것은 다했다. 지도자는 선수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로 하여금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배구판에서는 선수들이 감독이나 코치한테 ‘선생님’이라는 존칭을 많이 쓴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제자’라고 부르거나 일컬은 적이 없다. 잘잘못을 스스로 느끼게 한 적은 있어도 이러쿵저러쿵 가르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팀의 중심은 선수이고 감독이나 코치는 선수들을 도와주는 스태프에 지나지 않는다. 감독이 선수를 이겨야 할 이유가 없다. 그들을 잘 보듬어서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다. 나는 지금까지 하루에 한 시간 반분씩 트레드밀(러닝머신) 타는 걸 빼먹은 적이 없다. 술 먹고 그다음날 새벽 일찍 일어나고픈 사람은 없다. 하지만 선수들의 눈이 두렵다. 피하는 것이 아니라 떳떳해지려고 뛰는 것이다.” -지금 프로배구 감독 중에는 삼성화재 출신들이 수두룩하다. 그래서 ‘신치용 사관학교’라는 말도 있다. “OK저축은행을 맡았던 김세진, 지금 맡고 있는 석진욱을 비롯해 우리카드 전현 감독 김상우·신영철, 지금도 현대캐피탈을 지휘하는 최태웅, 삼성화재 신진식,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 등이다. 그러고 보니 남자부 7개팀에서 지금 현역으로 뛰는 감독만 4명이다. 이들 모두 나와 함께 삼성화재 배구의 전성기를 일궈낸 후배 감독들이다. 리베로 출신은 빠졌지만 이들을 한 팀으로 꾸리면 좌진식·우세진, 가운데 김상우, 왼쪽에 석진욱 등 고스란히 슈퍼리그~V리그 초반의 삼성화재 모습 그대로다.” -가장 애착이 가는 후배 감독은 누구인가. 굳이 한 명을 꼽으라면.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열 개 중 있겠나. 굳이 한 명만 뽑으라면 지금 우리카드를 맡고 있는 신영철 감독이다. 내가 코치 생활을 하던 1988년 한국전력에 입단했고 이후로도 오랜 시간 같이했다. 같은 세터 출신이라 더 각별했던 것 같다. ‘바늘과 실’에 비유되기도 했다. 1996년 삼성화재로 팀을 옮긴 3년 뒤 은퇴한 그를 코치로 기용했다. 우리는 감독과 코치로 실업리그 7연패를 이끌었다. 삼성 출신의 많은 후배 감독들이 코트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그래서 신 감독은 내게 특별하다. 말은 어눌한 것 같아 보이지만 두뇌 회전이 남다르다. 그것까지 날 빙의했다고 하더라.” -감독 시절 가장 기억나는 선수는. “수없이 많다. 지금 전현 감독들과 겹치지만 창단 멤버로 첫 우승을 일궜을 때 김세진, 김상우는 말할 것도 없고 누구 하나 허투루 기억할 선수는 없다. 다만 이들에 가려 제대로 뛰어 보지도 못하고 그늘에서 은퇴를 맞았던 선수들이 이들만큼 많다. 그들에게는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감독은 악역이다. 모두를 품고 싶지만 머리 따로, 가슴 따로 돌려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 하는 선수들을 마주할 때는 더욱 그렇다. 현대캐피탈에 있던 박철우가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면서 데려올 당시, 그쪽에서 최태웅을 보상선수로 찍었다. 보호선수로 손을 못 대게 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가장 섭섭했을 것이다. 장병철은 더 하라는 만류를 뿌리치고 은퇴한 경우다. 2007년 신진식, 김상우, 방지섭 셋을 한꺼번에 은퇴시켰을 때는 이가 한꺼번에 빠지는 느낌이었다.” -요즘 스포츠계가 고 최숙현 선수 사건으로 어수선하다. 스포츠 폭력을 바로잡을 묘책은 무엇인가. “삼성화재 감독을 지낼 당시 경기 분당체육관 입구에 ‘본립도생’이라고 쓴 커다란 액자가 걸려 있었다. ‘기본이 돼 있으면 자연스럽게 나아갈 길이 보인다’는 뜻이다. 배구 감독 시절은 물론이고 지금 선수촌장으로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것도 비로 이것이다. 사람을 상대할 때 가장 기본은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다. 선수 간, 혹은 선수와 지도자 간도 마찬가지다. 기본을 지키면 폭언과 폭력이 난무할 이유가 없다. 선수는 체력과 기술 연마에, 지도자는 그 선수를 돕는 일련의 프로그램에 집중하면 된다. 한국전력 코치를 처음 맡은 1983년 슈퍼리그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그리고 시대가 분명히 다르다. 선수의 개성과 특성도 많이 달라졌다. 지금은 정보 시대다. 컴퓨터만 켜면 운동 방법을 비롯한 온갖 정보가 쏟아진다. 선수들을 일방적으로 가르치거나 훈육하는 시대는 먼 옛날 일이다. 선수들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여건과 길을 만들고 보여 줘야 한다. 그게 이 시대 지도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선수들도 훈련 외에는 자신을 지켜줄 사람이 없다고 믿어야 한다. ‘신한불란’(땀을 믿으면 흔들림이 없다)이란 말을 믿어야 한다.”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이 1년 미뤄졌다. 임기가 반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지난해 선수촌장 제의를 받고서 남은 일생의 목표를 올림픽에 걸겠다는 각오로 수락했다. 선수촌장으로 발탁된 건 배구 지도자 시절 팀을 잘 관리하고, 최강의 조직력으로 다듬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선수, 지도자, 경영인 등으로 쌓은 경험을 높게 평가받은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때문에 넉 달째 텅 빈 선수촌을 바라보니 허탈감마저 느낀다. 선수 없는 선수촌은 팥 없는 찐빵이나 다를 바 없다. 연임에 관해선 내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 인사는 인사권자의 몫이다. 다만 지금의 내 직분에 맞게 선수촌장으로서의 할 일에 집중할 뿐이다. 그게 지금의 상황에서 내가 지켜야 할 ‘기본’이다.” 글 사진 진천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폭스뉴스 성추문 폭로’는 끝나지 않았다

    ‘폭스뉴스 성추문 폭로’는 끝나지 않았다

    폭스뉴스 유명 男앵커들 성비위 의혹 공개“성폭행에 호텔행 거부하자 출연횟수 줄여”이달초 해당 사안으로 애드 헨리 자른 폭스“조사 결과 헨리 외엔 터무니 없는 거짓말”영화 ‘밤쉘’로 재연된 ‘CEO 에일스 퇴진’4년후에도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 평가도2016년 7월 폭스뉴스의 간판 여성앵커였던 그레천 칼슨은 당시 폭스뉴스의 최고경영자(CEO)였던 로저 에일스의 성추문을 폭로했다. 남성중심적 문화였던 폭스에서 칼슨의 소송은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또 다른 간판 여성앵커였던 메긴 켈리 등의 가세로 결국 에일스의 옷을 벗기는데 성공했다. 이 사건은 ‘미투’(나도 고발한다) 운동의 도화선으로 평가받았고, 할리우드에서 영화 ‘밤쉘’(폭탄선언)로 제작돼 현재 한국에서도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에서 폭스뉴스는 시각매체라는 미명 아래 모든 여성 앵커에게 미니스커트를 입도록 하고, 신입 여성 앵커는 소위 ‘관행’에 따라 에일스 앞에서 몸매를 보여줘야 했다. 출세를 위해 발목이 꺾일 만한 힐을 마다하지 않은 이들은 단독 앵커로 승진시켜 주겠다는 빌미로 벌어진 위계 강간의 희생자들이었다. 칼슨의 폭로 이후 4년이 지났고 영화로도 제작된 ‘폭스뉴스 스캔들’은 유명 남성 진행자들의 성추행 의혹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파장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폴리티코 등은 20일(현지시간) 폭스의 낮 뉴스인 ‘아메리카 뉴스룸’의 앵커 에드 헨리가 직장 내 성추행 혐의로 지난 1일 해고된 가운데, 피해 여성이 다른 성희롱 사건에 대해서도 폭스뉴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헨리를 고소한 건 2명의 여성이다. 프로듀서인 제니퍼 에크하트는 헨리가 2017년 뉴욕의 한 호텔에서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폭스뉴스에 자주 출연했던 캐시 아레우 역시 헨리가 올해 상반기까지 부적절한 성적 이미지와 메시지를 보내는 식의 성희롱을 했다고 주장했다. 아레우는 폭스의 또다른 간판앵커인 숀 해니티와 터커 칼슨, 미디어분석관인 하워드 커츠 등에 대해서도 성희롱, 성비위, 보복행위 등의 혐의가 있다고 했다. 그녀는 해니티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도 단골로 출연했는데, 당시 해니티가 책상 위에 100달러를 던져 놓고 남성들에게 데이트에 데려가라고 소리쳐 자신을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녀의 변호인에 따르면 2018년 12월에는 칼슨이 호텔에서 단둘이 만나자는 제안을 하려 했고 그녀가 거절하자 출연 횟수를 줄였다. 커츠 역시 이듬해 1월 폭스에서 정규직을 구하던 그녀를 호텔에 데려가려 했고, 그녀가 거절하자 그 역시 일자리를 두고 그녀와 만나는 것을 거부했다. 그녀는 이후 커츠가 자신에게 “내 방에 오지 않을 여자는 당신밖에 없다”고 말했다고도 진술했다. 폭스는 해당 주장에 대해 비난하고 헨리 이외의 앵커들을 지키기 위해 소송전에 나서겠다고 했다. 폭스는 성명을 내고 “외부 로펌이 수많은 목격자들과 인터뷰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그녀가 폭스뉴스를 상대로 제기한 모든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권력형 성범죄의 방조자·방관자들/이순녀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권력형 성범죄의 방조자·방관자들/이순녀 문화부 선임기자

    ‘K좀비’의 진화를 보여 주는 ‘반도’와 ‘#살아있다’가 쌍끌이 흥행 중인 요즘 극장가에서 외화 한 편이 조용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 보수 언론의 상징인 로저 에일스 전 폭스뉴스 회장이 간판 앵커 등 수십 명 여성의 성추행 폭로로 추락한 실화를 그린 영화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이다. 2017년 미국 내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된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사건이 공론화되기 1년 전 일이다. 지난 8일 개봉 이후 열흘간 13만명이 관람한 영화에는 직장 내 성희롱, 특히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의미 있는 명대사가 여럿 나온다. 에일스를 성희롱으로 고소한 첫 내부고발자 그레천 칼슨은 ‘소송으로 뭘 원하느냐’는 변호인에게 “그런 행동(성희롱)을 멈추게 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다른 범죄 피해자와 달리 성범죄 피해자들은 자주 폭로의 의도와 배경을 의심받는다. 당연하면서도 본질적인 이 한마디를 실현하기 위해 법에 의지해야 하는 현실이 참담하게 다가온다. “직장 내 성희롱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어떤 행동을 했고, 무슨 말을 했으며, 뭘 입었는지를 되묻게 한다.” 신입 앵커 케일라 포스피실의 대사는 피해자인데도 자책에 시달려야 하는 여성의 입장을 대변한다. 경력과 진실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폭로 대열에 합류한 메긴 켈리가 ‘늦게 했다고 욕을 먹는다’고 토로하는 장면은 어떤가. 가까스로 용기를 낸 피해자에게 “왜 이제서야…”라는 무심한 질문이 얼마나 잔인한지를 보여 준다. 제왕적 권력을 쥔 에일스가 피해자들에게 던진 올가미는 ‘충성심’이었다. ‘내 말을 잘 들으면 원하는 것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자르겠다’는 암묵적 위협을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란 고상한 단어로 포장한 것이다. 위계에 의한 권력형 성범죄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권력형 성범죄 문제의 심각성은 조직 내부에 방조자 또는 방관자를 만들 여지가 크다는 데도 있다.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불편했던 장면은 회장의 비서가 열정 넘치는 포스피실에게 회장과의 독대 자리를 주선하는 대목이다. 영화 안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노년의 여성 비서는 회장의 성희롱 행위를 방조하고, 심지어 도와주기까지 한다. 자신의 충성심을 증명하는 방식인 셈이다. 인권운동가, 시민활동가로 명망 높았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은 권력형 성범죄의 위험성이 도처에 널려 있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 줬다. 성희롱 개념조차 없던 1998년 ‘서울대 우조교 사건’ 변호인으로 국내에서 처음 성희롱 승소 판결을 이끌어 낸 당사자였기에 충격은 더 컸다.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면서 서울시의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해 젠더특보까지 신설했던 그가 권력형 성범죄의 가해자로 지목된 현실을 우리는 어느 때보다 냉철히 돌아봐야 한다. 피해자 측 주장을 보면 서울시 비서실의 성인지 감수성이 일반 시민보다 오히려 낮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피해자는 시장의 속옷을 챙기고, 낮잠을 깨우고, 기분을 좋게 하는 ‘기쁨조’ 역할을 강요받았다고 폭로했다. 2016년부터 4년간 8차례 인사이동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민간 기업에서 벌어졌다고 해도 공분을 살 일이 어떻게 1000만 도시 서울시장 비서실에서 자행될 수 있었는지 믿기지가 않는다. ‘6층 사람들’로 불렸던 정무직 인사들은 하나같이 “성추행 의혹을 몰랐다”며 입을 닫고 있다. 대신 고소 사실이 알려진 뒤 피해자를 회유하려 했던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임순영 젠더특보의 언행도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고인의 최측근이었던 이들의 그릇된 충성심이 피해자를 오랫동안 고통에 시달리도록 방관 혹은 방조한 건 아닌지 씁쓸하고 안타깝다. coral@seoul.co.kr
  • 전현 서울 감독 벼랑 끝 ‘황 더비’

    전현 서울 감독 벼랑 끝 ‘황 더비’

    15일 대한축구협회(KFA)컵 대회 4라운드(16강전) 8경기가 일제히 열리는 가운데 이른바 ‘황선홍 더비’가 눈길을 끈다. 묘한 인연으로 얽힌 ‘황새’ 황선홍(왼쪽·52) 대전하나시티즌 감독과 ‘독수리’ 최용수(오른쪽·47) FC서울 감독이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다. 한국 축구의 간판 공격수들로 2002 한일월드컵 4강 동료였던 이들은 2008년과 2011년 차례차례 프로 사령탑에 올랐고 황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를, 최 감독이 FC서울을 지휘하며 수차례 ‘빅매치’를 펼쳤다. 역대 맞대결에서는 황 감독이 8승5무5패로 조금 앞선다. 2015년 시즌을 마치고 포항 지휘봉을 놓은 황 감독은 이듬해 6월 중국으로 떠난 최 감독의 뒤를 이어 서울 사령탑이 됐다. 그해 우승까지 차지했으나 2018년에는 하위권으로 추락하는 바람에 시즌 초반 사퇴했다. 중국에서 돌아온 최 감독이 구원투수로 나서 서울을 극적으로 1부에 잔류시키더니 지난해엔 3위까지 끌어올렸다. 황 감독은 올해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한 대전의 부름을 받고 ‘1부 승격 청부사’로 K리그에 복귀했다. 서울이 1부, 대전이 2부 리그에 소속돼 있지만 승부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현재 K리그1 10위에 처진 서울은 2018년을 떠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를 잡고 5연패를 끊어냈지만 이후 1무1패로 다시 부진하다. 반면 1부 팀 못지않은 스쿼드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대전은 K리그2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K리그2 선두 수원FC와 3위 제주 유나이티드도 각각 K리그1 팀인 부산 아이파크, 수원 삼성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반란을 꾀한다. K3리그(3부) 팀 중 유일하게 생존한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은 K리그1 1위 울산 현대와 마주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걷고 싶고, 살고 싶은 영등포… 제2 르네상스 펼칠 것”

    “걷고 싶고, 살고 싶은 영등포… 제2 르네상스 펼칠 것”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영등포로터리 고가 철거, 경인로·문래동 일대 도시재생,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등을 통해 서남권 종갓집으로서의 서울 영등포의 위상을 다시 세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지난 8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실시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년여간 영중로 보행환경 개선사업에서부터 쪽방촌 개선사업까지 영등포의 숙원사업들이 해결되는 변화를 실감했다”면서 “남은 2년 동안도 현안 사업들을 잘 마무리해 영등포 제2의 르네상스를 펼쳐 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채 구청장은 아울러 “민생 현장을 발로 뛰며 구민들의 작은 목소리를 듣는 게 소통이고 협치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청소, 주차, 보행환경 등 구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기초행정에 충실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취임 2주년을 맞은 소회와 함께 그간의 성과를 꼽는다면.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2년간 지나온 길을 다시 한번 점검해 잘한 부분은 더 잘할 수 있도록 하고, 부족한 부분은 더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취임 이후 ‘구민과 함께! 더나은 미래, 탁트인 영등포’라는 기치 아래 달려왔다. 2년 동안 향후 영등포 100년 미래에 대한 주춧돌을 세웠다고 본다. 취임 이후 역점을 둔 부분은 바로 청소, 주차, 보행환경, 주거환경 등 생활행정이었다.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부분을 생활행정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영등포로터리 고가 철거 등 현안 사업들이 상당히 많다. 하나하나 사업들을 추진해 가면서 영등포 제2의 르네상스를 펼치겠다는 각오로 하반기를 이끌어 가겠다.” -구민 만족도가 전년 대비 22.6% 포인트 상승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주된 요인은. “영등포 행정에 대해 주민들의 상당수인 80%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생활 속 환경이나 주거환경, 청소, 보행환경, 교육 부문에서 아이들 통학로 문제 등 여러 측면에서 변화를 체감하신 것 같다. 코로나19에 대한 대응도 90.3%가 ‘만족’이라고 응답했다. 투명하고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확진자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처한 게 주민들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조사 결과에 자만하지 않고 더 열심히 뛰겠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다른 자치구와 차별화해 온 정책은. “지난 1월 28일부터 서울시 최초로 심각 단계에 준해 구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감염병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매일 한 차례 이상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해 124회(6일 기준)를 개최했다. 그동안 민관이 합심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특히 복지관이나 체육시설, 도서관, 경로당, 어린이집도 선제적으로 폐쇄하고 강력한 방역조치를 했다. 타 지자체보다 한 달 이상 앞섰다.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위한 선별진료소도 5개로 다른 구보다 많아서 구민들이 검사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었다.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을 예방키트로 만들어 9만 6000여개를 노인, 임신부, 초중고학생들에게 제공한 것도 언론에서 주목받은 모범사례다. 무증상자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면 비용과 관계없이 밀접접촉자 외에 확진자가 머물던 공간에 있었던 모든 사람을 검사한 것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주효했다. 이로 인해 지역사회 추가 확산은 없었다.”-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데. “영등포구는 하반기에 총 79억원을 들여 희망일자리 1400개를 창출했다. 청년뿐 아니라 저소득층,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우선 선발해 생활방역, 환경정비 등의 업무에 투입한다. 청년 대상으로는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 청년이 운영하는 식당 6곳을 선정한 뒤 4440개의 도시락을 주문해 취약계층 300여명에게 배달하는 서비스도 했다. 타임스퀘어 뒤편 GS 주차장 부지에는 청년희망 복합타운을 조성한다. 지상 20층 규모의 주거공간과 업무시설, 상업시설 등을 제공해 청년 창업가를 지원하고 육성할 계획이다.” -영중로 노점 정비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영등포역 앞 영중로는 영등포 진입을 위한 간판이다. 70여개 노점이 50여년 동안 방치돼 있어 안전에 위협을 줄 정도로 걷기조차 힘든 공간이었는데 대화와 소통으로 8개월 만에 정비해 지역의 명소가 됐다.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졌을 뿐 아니라 지역상권이 살아나는 효과도 있었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타임스퀘어뿐 아니라 영등포삼각지, 전통시장도 활성화됐다.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도 있는 것 같다. 청소, 일자리 등 영등포의 변화와 도약에 대한 기대감도 많이 올라간 것 같다. 영중로 노점 정비가 다시 한번 제2의 르네상스로 도약하는 상징이자 시작이 아니었나 생각된다.”-쪽방촌 주거환경 개선사업과 영등포로터리 고가차도 철거 등의 진행 상황은. “쪽방촌 사업은 360여가구가 거주하는 쪽방촌 1만㎡를 공공주택사업으로 정비하는 것이다. 기존 쪽방은 0.5~2평(1.65~6.6㎡) 정도 공간에 평균 22만원 정도의 월세를 주고 산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고 화재위험도 있다. 이 주민들에게 영구적으로 살 수 있는 주택, 아파트를 제공하려고 한다. 2~3배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현재의 20%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3만원)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주거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2023년 입주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서울시, 국토교통부와 영등포구가 힘을 합쳐 진행한 사업으로 다른 사업의 모델이 될 것으로 본다. 영등포로터리는 서울시에서 가장 교통사고가 빈번한 곳이다.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 통행체계가 문제다. 이에 고가차도를 철거하고 평면교차로로 전환해 보행환경을 개선하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기존보다 두 배 가까이 교통 흐름이 좋아진다고 한다. 교통체계의 변화뿐 아니라 녹지공간이 들어갈 것 같다. 구민들의 휴식·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영등포구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 같다.” -청소, 주차, 보행환경 등 기초행정을 강조하고 계신데 앞으로도 기초행정에 매진할 것인가. “청소, 보행환경, 주거환경, 주차 문제는 구민들의 피부에 가장 와닿는 정책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생활행정을 지속적으로 챙길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구민들과의 소통이다. 앞으로도 사업 설명회를 열거나 주민 요구 사항을 들으면서 주민들에게 보탬이 되는 사업들을 하고자 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채현일 구청장은 ▲광주 출생(1970)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국회보좌관(2007~2015) ▲박원순 서울시장 정무보좌관(2016~2017)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2017~2018) ▲민선 7기 영등포구청장(2018~) ▲부인 이희경씨와의 사이에 1녀.
  • 자두가 아프게 떠난 지 어느덧 1년 잔혹한 동물학대 왜 더 많아지죠?

    자두가 아프게 떠난 지 어느덧 1년 잔혹한 동물학대 왜 더 많아지죠?

    “자두가 바로 이 가게 앞에서 그렇게 아프게 죽었어요. 벌써 1년이 지났는데도 이렇게 자두 얘기만 하면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 책거리에 위치한 수제 맥줏집 ‘비아토르’에서 만난 예미숙(56)씨는 자두를 떠올리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7월 13일 예씨가 기르던 고양이 자두는 ‘별’이 됐다. 제명을 다한 게 아니라 잔인한 죽음을 당했다. 평소처럼 가게 앞에서 ‘엄마’ 예씨를 기다리던 자두에게 다가온 가해자 정모(40)씨는 자두의 꼬리를 잡은 채 수차례 땅바닥에 내리쳤다. 쓰러진 자두의 머리를 발로 짓밟고 수풀에 버렸다. 단지 ‘고양이에게 거부감이 있다’는 게 이유였다. 정씨는 법정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지난 5월 출소했다. 하지만 예씨가 받은 충격과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길고양이인 줄 알았다’ 책임 회피에 분노 “자두는 2017년 겨울에 서울 구로구의 한 빈 상가 지붕 위에서 태어났어요. 재개발로 곧 허물어질 건물 위에서 위태롭게 떨고 있는 자두 가족을 그냥 둘 수 없어서 제가 구조해 키우기 시작했죠. 자두는 유난히 작고 몸이 약했어요. 조금씩 건강을 찾고 친구들과 뛰어놀기 시작했는데··· 하필 그런 일을 당한 거예요.” 예씨는 당시 자두를 비롯해 총 다섯 마리를 구조했다. 세 마리는 입양을 보내고 자두와 살구 두 마리를 거뒀다. 자두는 특히 조용하고 얌전했다. 몸이 약해 혼자 웅크리고 있을 때가 많아 예씨는 마음이 많이 쓰였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하고 좋은 사료를 먹여 건강해졌는데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정씨가 자두를 학대하고 죽이는 장면은 가게 앞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처음에는 세탁 세제를 섞은 사료와 물을 억지로 먹이려고 했다. 자두가 거부하자 잔인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수풀 속에 싸늘하게 버려진 자두를 예씨가 직접 거뒀다. 정씨는 사건 발생 5일 뒤 체포됐고, 동물보호법 위반·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범인이 죗값을 치르게 하는 것뿐이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동물학대에는 대부분 벌금형이 선고된다며 실형이 나올 건 기대도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가족 같은 아이가 그렇게 떠났는데··· 말이 안 되잖아요.” 예씨는 늘 재판 한 시간 전에 법원 앞에서 ‘자두를 잔인하게 폭행해 죽인 범인을 엄벌에 처해 달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예씨의 딸도 매일같이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호소문을 올려 자두 사건을 알렸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동물보호단체들이 자두를 추모하고 동물보호법을 강화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사건 현장에는 자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가해자를 엄벌에 처하고 동물보호법을 강화해 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사람이 20만명을 넘겼다. “가해자가 재판에서 자두를 학대한 혐의는 인정했어요. 증거가 명확하니까요. 그런데 재물손괴 혐의는 피해 가려고 ‘자두가 주인이 있는 고양이인지 몰랐다’고 주장하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동물학대죄보다도 재물손괴죄의 형량이 더 높게 선고돼 왔으니 중형을 피하려 한 거죠.” 예씨는 재판정에서 많은 눈물을 쏟았다. “가해자의 주장에 너무 화가 나고, 불쌍한 자두가 떠올라서 그랬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가해자 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예씨가) 가게 뒤편에 고양이 생활공간을 만들어 매일 보호해 왔고, 가게 테라스 앞에 가게에서 기르는 고양이들에 대한 안내 간판이 세워져 있었다”고 밝혔다. 또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생명 존중의 태도를 찾아볼 수 없으며 가족처럼 여기던 고양이를 잃은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정씨에게 징역 6개월 형을 선고했다. 정씨는 형이 과하다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의 판결도 같았고 그대로 형이 확정됐다. 동물학대 범죄에 실형이 선고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예씨는 “물론 실형이 선고됐고, 자두 사건을 계기로 처벌이 강화되고 있어 한편으론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우리 자두를, 한 생명을 빼앗은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선진국에서는 동물학대를 중범죄로 보고 강력하게 처벌한다. 영국은 2017년 동물학대의 처벌을 징역 2년에서 5년으로 강화했다. 미국은 지난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동물을 압사시키거나 태우는 등 폭력적인 행위를 할 경우 최대 7년의 징역에 처하는 일명 ‘팩트법’(PACT Act·Preventing Animal Cruelty and Torture)을 통과시켰다. 2015년 미국에서 7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학대해 죽인 20대 남성에게 징역 28년 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예씨는 “우리나라도 반려인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는데 아직 법은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시 보이는 등 극심한 고통으로 병원 치료 “자두를 그렇게 보내고는 새벽에 집에 가려고 차를 끌고 자유로에 들어섰는데 바로 앞에 고양이가 보이는 거예요. 저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주행 중인 차가 있었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어요.” 사건 이후 예씨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운전 중에 환시를 보고 수시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불면증도 찾아왔다. 예씨는 “자두가 떠난 날이 다가와서 그런지 요즘 부쩍 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고양이 한 마리 죽었다고 그러냐’는 분도 있지만 나에겐 가족같이 소중한 존재였다”면서 “지금처럼 가게에서 자두랑 같이 있을 때 틀었던 노래가 나오면 마음이 더 아프다”며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정씨에게 이례적으로 실형이 선고됐지만 동물학대 사건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인원은 2015년 264명에서 2018년 592명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1월 서울 마포구의 한 주택가에서 주인과 산책하다가 길을 잃은 반려견 ‘토순이’를 잔혹하게 죽인 20대 남성에게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 최근에는 관악구와 마포구 일대에서 잔혹하게 훼손된 고양이 사체가 잇따라 발견돼 경찰이 전담팀까지 꾸려 수사에 나선 상태다. “지난 5월에 가해자가 출소한 데다 동물학대 사건이 너무 빈번하게 발생하니 무섭더라고요. 고양이 쉼터 앞에 튼튼한 문을 만들고 자물쇠도 달았어요.” ●“너의 죽음 헛되지 않게…” 꼭 전해졌으면 자두가 떠난 뒤 고양이 6마리가 살고 있는 가게 뒤편 쉼터 앞에는 나무로 된 방범문이 생겼다. 예씨는 퇴근할 때마다 자물쇠로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근다. 혹시 또 무슨 일이 생길까 염려돼서다. 자두와 더불어 ‘삼총사’로 불리며 가게 마스코트였던 고양이 ‘돼지’와 ‘하늘이’는 자두의 학대 현장을 목격한 뒤 한동안 쉼터 밖을 잘 나서지 않았다. 예씨는 최근 자두를 구조한 상가 인근에서 추가로 고양이들을 구조했다. ‘몽둥이를 들고 고양이를 위협하는 남성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가게 쉼터에는 공간이 부족해 집으로 데려갔다. 예씨는 “자두처럼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내가 거두고 나니 마음이 편하다”며 “결국 이런 사건을 예방하려면 동물보호법이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돼야 하고, 동물을 생명이 아닌 물건으로 취급하는 현행법도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 과정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도 많은 분이 자두를 사랑하고 응원해 주셔서 버틸 수 있었어요. 자두가 정말 큰일을 하고 갔다고 생각해요. 자두 사건을 계기로 사람들의 인식도 법도 바뀌고 있다는 걸 느껴요. 그리고 ‘자두야. 많이 아팠으니까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뛰어다니고 놀고 했으면 좋겠어. 너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을게.’ 이 말이 자두에게 꼭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추락하는 직업계고 취업률…‘학생’만 빼고 몽땅 바꾼다

    추락하는 직업계고 취업률…‘학생’만 빼고 몽땅 바꾼다

    코로나 여파… 3년째 대폭 하락 불가피4차 산업혁명 발맞춰 학과 개편 안간힘 AI·IoT 등 2022년까지 500개 科 도입 “학생·기업 간 비대면 면접 적극 늘려야”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여파로 직업계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일반고 직업반)에 ‘고졸 채용 한파’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2017년 53.6%에서 2년째 연속 하락세인 직업계고 취업률이 올해 30%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교육당국은 ‘4차 산업혁명’에 발 맞춰 직업계고의 학과를 개편하는가 하면 기업들에 비대면 직무특강과 멘토링 등을 통해 학생들을 선발하도록 하는 등 직업계고 취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2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01개 직업계고의 153개 학과가 2022학년도부터 미래 신산업 및 유망산업 분야로 간판을 바꿔 단다. 한양공고 자동화기계과가 ‘스마트융합기계과’로, 부천공고 자동차과가 ‘인공지능자동차과’로 바뀌는 등 인공지능(AI)과 스마트팩토리,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분야로 재편되는 것이다. 화곡보건경영고 콘텐츠크리에이터과, 포천일고 식품반려동물과 등 반려동물과 문화콘텐츠, 소방안전 같은 유망산업을 도입하거나 기존 학과에서 ‘웰빙’, ‘바이오’ 등으로 고도화하는 사례도 많다. 교육부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총 500개 이상의 학과를 개편할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 등 산업구조의 변화와 그에 따른 인력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직업계고의 생존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들 학교는 각 시도교육청의 승인을 거쳐 2022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직업계고는 당장 올해 취업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의 취업 통로인 현장실습과 채용박람회가 차질을 빚은 데다, 산업계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고졸 채용의 문을 걸어 잠글 가능성이 큰 탓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본격적인 채용은 9~10월부터 진행돼 섣불리 취업률을 예측할 수 없지만, 일선에서는 예년보다 훨신 어려워질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교육청 취업지원센터는 연말까지 15개 이상의 기업 및 기관과 직업계고 학생들을 연결하는 ‘매칭데이 인 서울’을 추진한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 8일 한국예탁결제원이 직업계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화상회의 소프트웨어 줌(ZOOM)을 활용한 직무특강을 진행한 것을 비롯해 탐앤탐스, 티맥스소프트, 인터파크씨어터 등 기업들이 비대면 직무특강과 멘토링, 게임 개발대회 등을 통해 직업계고 학생 선발에 나선다. 직업계고는 취업률이 하락하면 당장 내년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교육부는 지난 5월 고졸채용에 적극적인 기업에 은행 금리 우대, 중소기업 지원사업 우대 등 최대 10개의 인센티브를 패키지로 부여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관기관과 협력해 기업들에 강화된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각 시도교육청이 학생과 기업 간 비대면 면접에 나서도록 행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유영, 피겨 ISU 스케이팅 어워즈 신인상 수상 놓쳐

    유영, 피겨 ISU 스케이팅 어워즈 신인상 수상 놓쳐

    한국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유영(16·수리고)이 2019~2020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신인선수에게 주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케이팅 어워즈 신인상 수상을 놓쳤다. 시상식 최종 후보에 오른 한국 선수는 유영이 유일하다. 지난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유영은 지난 2월 ISU 메이저급 대회인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거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며 코스톨나야, 알렉산드라 트루소바(16·러시아)와 함께 신인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ISU는 12일(한국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스케이팅 어워즈 신인상 수상자로 그랑프리 파이널과 유럽선수권대회를 석권한 알레나 코스톨나야(17·러시아)를 호명했다. 최우수선수상은 남자 싱글 하뉴 유즈루(일본)가 차지했고, 최우수 프로그램상은 페어 가브리엘 파파다키스-기욤 시즈롱 조(프랑스)가 받았다. 베스트 의상상은 아이스댄스 매디슨 촉-에반 베이츠 조(미국), 최우수 지도자상은 에테리 투트베리제(러시아), 최우수 안무가 상은 셰린 본(캐나다)이 차지했고, 공로상은 커트 브라우닝(캐나다)에게 돌아갔다. 이번 시상식은 2019-2020시즌 그랑프리, 그랑프리파이널, 유럽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4대륙 선수권대회 성적과 전문가, 온라인 투표를 통해 뽑았다. 당초 이 시상식은 지난 3월 피겨세계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진행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대회가 취소되면서 이날 온라인으로 열렸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한국 핸드볼 간판, 류은희 11일 프랑스로 출국

    한국 핸드볼 간판, 류은희 11일 프랑스로 출국

    한국 핸드볼의 간판 류은희(30)가 프랑스 리그에서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11일 프랑스로 출국했다. 국내 핸드볼 실업팀 부산시설공단에서 활약하던 류은희는 2019년 4월 SK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서 부산시설공단을 정상에 올려놓은 뒤 프랑스 명문 파리92와 2년 계약을 맺었다. 2011년 오성옥(현 여자 청소년 대표팀 감독) 이후 8년 만에 한국 선수로 유럽에 진출한 류은희는 첫해인 2019-2020시즌에 이달의 선수(2월), 주간 베스트 7(1월) 등에 선정되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특히 그는 프랑스 리그 진행 도중에 열린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득점 2위에 오르는 등 절정의 기량을 보였다. 국제핸드볼연맹(IHF)은 홈페이지에 ‘한국의 류, 유럽에서 돌풍을 일으켰다’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게재했을 정도로 그를 주목했다. 코로나19로 프랑스 리그가 중단돼 올해 상반기에 귀국했던 류은희는 11일 출국에 앞서 “한국에 와서는 자가격리 기간이 끝난 뒤 부산시설공단 팀과 함께 훈련했다”며 “부산에서 숙소 생활을 하고 기장체육관에서 핸드볼,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지냈는데 주로 축구 연습을 많이 한 것 같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박원순 떠났지만 아들 병역비리 의혹 제기 강용석 등에 손배 계속

    박원순 떠났지만 아들 병역비리 의혹 제기 강용석 등에 손배 계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된 채 세상을 떠났지만 박 시장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주장한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 양승오(63) 박사, 강용석(51) 변호사 등에 대한 민·형사상 재판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주신, 공군 입소 한 달 만에 허벅지 통증추간판탈출증, 공익 복무…병역비리 의혹 박주신, 세브란스병원서 공개 MRI 촬영양 박사, 신검 MRI 바꿔치기 의혹 제기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에는 현재 박 시장 관련 허위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된 이들의 형사 재판과 이들을 상대로 박 시장이 낸 민사 소송 재판이 계류돼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박 시장의 아들 주신(34)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둘러싼 형사 사건이다. 양승오(63) 박사를 비롯한 7명은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 시장을 낙선시키기 위해 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주신씨는 2011년 8월 공군 훈련소에 입소했다가 같은 해 9월 허벅지 통증을 이유로 귀가하고 재검 결과 추간판탈출증으로 공익근무 복무 대상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병역비리 의혹이 일었다. 의혹은 주신씨가 2012년 2월 세브란스 병원에서 공개적으로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하면서 일단락됐지만, 이후로도 일각에서는 공개 신검 당시 MRI가 바꿔치기 됐다는 등의 주장이 제기됐다.1심 “박주신 영상 본인 명백”…벌금형 선고양승오 박사 항소…2심서 4년 넘게 심리 중 양 박사 등은 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공개 신검에서도 다른 사람을 내세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러한 주장이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을 낙선시키려는 목적이라고 보고 2014년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주신씨의 공개검증 영상이 본인이 직접 찍은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 양 박사 등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1인당 벌금 700만∼1500만원을 선고했다. 양 박사 등은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고, 이 사건은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이정환 정수진 부장판사)가 4년 넘게 심리하고 있다. 박 시장이 떠나도 양 박사 등의 형사 재판 진행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이 아들 병역비리 의혹으로 피해를 봤더라도 사건의 당사자는 아니기 때문이다.박원순, 강용석에 2억 3000만원 손배朴, 소송대리인 선임해 재판 중단 안돼 이 밖에도 법원은 의혹을 제기한 이들을 상대로 박 시장이 낸 민사 소송도 심리하고 있다. 박 시장은 양 박사 등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후인 2016년 3월 이들을 상대로 총 6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김병철 부장판사)에서 심리 중이다. 박 시장은 2015년 11월 강용석 변호사를 상대로도 같은 취지로 2억 3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 재판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가 맡고 있다. 민사 재판도 형사 재판과 마찬가지로 종전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당사자가 사망하는 경우 소송 절차는 중단되며 이 경우 상속인이나 상속재산관리인 등이 소송을 물려 받아 계속 수행하게 된다. 다만 소송대리인이 있는 경우에는 소송이 중단되지 않는다. 박 시장의 경우 양 박사와 강 변호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소송대리인을 선임한 만큼 재판이 중단되지 않게 된다.가세연, 서울특별시장(葬) 금지 가처분박원순 장례위 “악의적 시도…적법” 가세연 “업무 중 순직 아니고 절차 안 따라”강용석 “10억 예산 소요…국고손실죄 고발”朴 장례위 측 “장례 문제 호도 공세에 불과” 한편 강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관계자들이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서울시가 구성한 장례위원회가 주관하는 장례) 형식으로 치르지 못하게 해 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무법인 넥스트로 강용석 변호사는 11일 가세연과 시민 500명을 대리해 서울행정법원에 서울시장 권한대행인 서정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상대로 ‘서울특별시장 집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은 행정6부(이성용 부장판사)에 사건을 배당했다. 재판부는 12일 오후 3시 30분 심문을 열어 가처분을 받아들일지 판단할 예정이다. 가처분 신청이 접수된 지 하루 만에 심문 기일이 잡힌 것은 발인이 13일 오전으로 예정된 만큼 시급하게 판단할 필요성이 인정된 결과로 풀이된다. 장례식이 끝나면 뒤늦게 판단이 나와도 신청인 측이 주장한 권리를 구제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늦어도 발인 전까지 가처분 사건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강 변호사는 “박 시장은 업무 중 순직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절차도 따르지 않으면서 부시장이 혈세를 낭비하고 있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죄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또 “이번 장례에는 10억원 넘는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공금이 사용되는 서울특별시장은 주민감사 청구와 주민소송의 대상이 되는 만큼 집행금지 가처분도 인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세연 측은 현직 서울시장의 사망으로 인한 장례는 관련 법 규정이 없는데도 서울시가 법적 근거 없이 서울특별시장으로 장례를 진행해 절차에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2014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작성한 정부의전편람에 따르면 서울시장은 장관급으로 재직 중 사망하면 정부장(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정부장을 추진하려면 행정안전부, 청와대 비서실과 협의한 뒤 소속기관장이 제청해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 부시장은 이 같은 절차를 지키지 않고 박 시장의 장례를 사상 처음으로 5일간의 서울특별시장으로 정해 장례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특별시장(葬)을 주관하는 장례위원회 관계자는 “장례식을 흠집 내고 뉴스를 만들기 위한 악의적 시도”라면서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르게 된 것은 관련 규정 검토를 거쳐 적법하게 이뤄진 것으로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주말에 가처분신청을 냈다는 것은 마치 장례식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하기 위한 공세에 불과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중국식 경제보복의 칼… 13억명 인도의 ‘한중령’

    중국식 경제보복의 칼… 13억명 인도의 ‘한중령’

    중국과 인도 접경지대인 히말라야 서부지역 관할권을 둘러싸고 중국 인민해방군과 인도군 간에 유혈 충돌 사태를 빚은 이후 인도가 중국에 대해 강력한 경제 보복에 나섰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중국의 전매특허인 ‘경제 보복의 칼’을 인도가 휘두르자 중국은 혼비백산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달 15일 히말라야 서부 갈완 계곡에서 중국군이 휘두른 쇠못이 박힌 몽둥이에 비무장 인도군 20여명이 목숨을 잃자 반중 시위가 뉴델리, 뭄바이, 러크나우, 아마다바드, 암리차르 등의 지역 사회로 급속히 확산됐다. 반중 시위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 사진,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등을 불태우며 중국을 공격했다. 일부 시민들은 중국산 전자제품을 모아 불태웠고 주택가에선 중국산 TV를 밖으로 내던지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인도 전역이 들끓었다. ●인도 내 샤오미 매장 간판 가리고 영업 이에 힘입어 인도는 중국산 애플리케이션(앱)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 즉각 보복 조치에 들어갔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29일 “중국의 앱들이 국가안보와 공공질서를 침해한 탓에 틱톡 등 중국산 앱 59개 사용을 금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해 반중 분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차단된 중국 앱은 틱톡 외에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헬로(소셜미디어), 웨이신(微信·중국판 카카오톡), UC브라우저(브라우저), QQ뮤직(음악), 메이투(카메라), 캠스캐너(스캐너), 클래시오브킹즈(게임) 등 59개에 이른다. ‘틱톡’(音·TIKTOK)은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字節跳)가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인도 내에서 1억 2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샹카르 프라사드 인도 전자정보기술부 장관은 “(이러한 앱들이) 안드로이드와 애플 운영체제(iOS) 플랫폼에서 승인받지 않은 형태로 사용자 정보를 인도 밖 서버로 무단 전송했다는 여러 건의 불만이 제기됐다”며 “모바일과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도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인도 대중국 보복의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에 틱톡은 “틱톡은 인도 법률에 따라 모든 데이터의 프라이버시와 보안 요건을 준수한다”며 “인도 사용자의 어떤 정보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와 공유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인도의 중국산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은 스마트폰과 자동차다. 인도의 중국 샤오미(小米) 매장들은 간판을 가리고 ‘눈치’ 영업을 하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샤오미는 뉴델리 등에 있는 매장 간판 위에 ‘메이드 인 인디아’라고 쓰인 주황색 천을 덧씌웠다. 중국산을 꺼리는 인도 소비자들에게 자사 제품이 인도산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샤오미는 저가형 스마트폰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인도 시장 점유율 1위(30%)를 달리고 있고 비보(VIVO)가 점유율 2위(17%)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인도에 수입된 3250만대의 스마트폰 중 76%가 중국산이다. 샤오미는 “반중 정서로 사업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진 않다”고 표정 관리를 하고 있지만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속내는 매출이 떨어질까 새카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서는 창청(長城)자동차(GWM)의 공장 가동 승인이 보류되는 등 중국 기업 3곳의 502억 루피(약 8002억원) 규모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인도의 힌두민족주의 단체인 스와데시 자르간 만치(SJM)는 중국 상하이터널엔지니어링(STEC)이 수주한 델리~메루트 수도권 고속철도(RRTS) 터널 건설사업도 취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도 철도부 관계사인 DFCCIL은 지난달 18일 중국 업체가 진행하던 47억 루피 규모의 공사 계약을 파기했다. DFCCIL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중국 해당 업체와 4년 전 417㎞ 길이의 화물 철도 공사계약을 했지만, 공사가 20%밖에 진행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국산 전기버스 운행도 중단했다. 인도 인프라건설 사업도 보류했다. 비하르주 정부는 중국항만건설그룹과 산시로드&브리지그룹이 참여한 대형 교량 건설 입찰을 취소했다. 비하르주 도로건설국 관계자는 “사업을 수주한 4개 컨소시엄 가운데 2곳에 중국 업체가 끼어 있다”며 “컨소시엄에 파트너 교체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아 입찰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인도 국영통신사인 BSNL과 MTNL은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와 중싱(中興)통신(ZTE)을 선정했으나 곧바로 취소했다. 이 밖에도 중국산 에어컨·자동차 부품·철강 등 370여개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가 전했다.●인도, 중국과 무역 장벽 방안 검토 중 인도는 이와 함께 자동차나 제약업체들을 대상으로 중국산 의존 비중을 줄이라고 종용하는 한편 무역장벽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도는 주요 부품을 중국에서 수입한 뒤 이를 가공해 수출하는 방식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키워 왔다. 이런 산업구조 때문에 지난해 인도는 중국에서 766억 달러(약 91조 5000억원·2018년 기준)의 제품을 수입했지만 중국에 수출한 제품의 금액은 고작 188억 달러에 그쳤다. 대중 무역적자가 무려 578억 달러에 이른다. 인도 정부 내에서도 중국산 퇴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람다스 아타왈레 사회정의 부장관은 “중국 음식을 파는 식당과 호텔은 문을 닫아야 한다”며 “중국산 제품 보이콧과 함께 인도 국민은 중국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한국의 사드 배치 후 중국 정부가 한국을 대상으로 취했던 한한령(한류 제한령)과 비슷한 움직임을 인도 정부가 중국에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중국, 마땅한 대응책 없어 ‘전전긍긍’ 하지만 중국은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인도는 13억 5000만명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어서 첨단 분야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은 인도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세계 최대 IT 시장 중 하나인 인도에서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은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 왔다. 특히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3위로 10%대 점유율을 차지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샤오미와 오포(OPPO), 비보,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다 알리바바(阿里巴巴), 텅쉰(騰訊·Tencent) 등 중국 IT 대기업은 인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인도의 경제 제재로 중국의 디지털산업이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은 자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도와의 분쟁 격화를 최대한 억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시장 원칙에 근거해 해외 투자자들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인도 정부의 규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함께 최근 인도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검증하고 있다”며 “인도는 중국 기업들의 권리를 지켜줄 책임이 있다”고 촉구했다. 인도 주재 중국대사관 역시 ‘부드러운 반대’ 입장을 내놨다. 중국대사관은 “중국의 일부 앱을 겨냥한 인도의 조처는 차별적인 것으로 이유가 모호하다”며 “이는 국가안보 개념을 남용했을 뿐 아니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도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외교가에서는 자국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는 상대국에 툭하면 ‘힘자랑’을 해 오던 중국이 거꾸로 인도로부터 ‘경제 보복’을 당하는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풍수해 대비 ‘착착’… 노원, 방치된 노후 간판 무상 철거

    풍수해 대비 ‘착착’… 노원, 방치된 노후 간판 무상 철거

    서울 노원구가 다가오는 여름철 장마 등 풍수해에 대비하기 위해 장기간 방치돼 위험한 노후 간판을 철거한다고 9일 밝혔다. 구가 이 사업을 하게 된 데는 이전이나 폐업으로 인한 간판 제거는 광고주가 철거하는 게 원칙이나 최근 코로나19와 경기 침체로 소상공인의 폐업이 증가하면서 사실상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낡고 훼손된 간판은 도시 미관을 저해할 뿐 아니라 여름철 강풍으로 인한 낙하 등 안전사고를 유발해 구민들의 보행안전을 크게 위협한다. 주인 없이 방치된 노후 간판 처리 절차는 우선 오는 31일까지 무상 철거 신청을 받는다. 건물주나 관리인이 구청 도시경관과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폐업이나 소유자 사실 확인 후 현장 방문해 노후 상태 등을 점검하고 대상을 선정한 뒤 철거한다. 구는 지난 한 해만 90개의 간판을 철거했다. 구는 지난해부터 노후하고 위험한 불법 간판 정비에 소극적인 영세업자를 대상으로 간판 개선 사업을 하고 있다. 자체 정비하는 개별업소에 80만원에서 12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원한다. 지난해에만 17개 업소가 간판을 개선했다. 또한 무질서하게 난립한 간판을 에너지 절약형 발광다이오드(LED) 간판으로 교체해 주는 사업도 펼쳐 지난해 3개 건물 79곳의 간판을 친환경 간판으로 개선하는 등 옥외광고물 정비에 힘쓰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노후·방치된 간판은 도시 미관을 해치고 구민들의 보행안전을 위협한다”며 “꾸준한 광고물 정비 사업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 조성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테슬라 폭등에 머스크 돈방석…2조원 주식옵션 ‘잭팟’ 터뜨린다

    테슬라 폭등에 머스크 돈방석…2조원 주식옵션 ‘잭팟’ 터뜨린다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폭등한 덕분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잭팟’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18억 달러(약 2조 1000억원) 규모의 스톡옵션 행사를 앞두고 있다. 그는 연봉계약상 테슬라 시가총액의 6개월 평균이 1500억 달러에 이르면 12개 주식옵션 가운데 2번째 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테슬라는 올해 2분기에 차량 9만 650대를 팔았다. 시장 전망치보다 20%가량 많은 수치다. 판매 실적이 기대치를 넘어서자 지난 7일 동안 주가는 40% 넘게 치솟았고, 시가총액은 2590억 달러로 불어났다. 현재 테슬라 6개월 평균 시총은 1380억 달러다. 머스크 CEO는 지난 2018년 CEO 계약에서 월급이나 현금 보너스는 받지 않기로 했다. 대신 주식옵션(테슬라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을 모두 12개 받았다. 12단계 옵션마다 조건이 충족되면 그는 매번 테슬라 주식 169만주를 주당 350.02달러에 매입할 수 있다. 계약 당시에 꿈만 같았던 조건은 주가 급등으로 지난 5월 처음으로 현실화했다. 첫번째 옵션 조건이었던 테슬라의 시총 6개월 평균이 1000억 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5월 행사한 첫번째 옵션 가치는 7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이후 주가가 더 오르면서 돈이 더 불었다. 테슬라의 현재 주가가 주당 1397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머스크가 두번째 옵션을 행사하면 18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첫번째 옵션으로 행사할 수 있는 주식까지 합하면 그 가치는 35억 달러에 이른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한 해 동안 500% 뛰었다. 특히 최근에는 판매 실적 호조에 따라 2분기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는 더 올랐다. 2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하면 테슬라는 최초로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오는 9월 말 뉴욕증시의 간판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편 이사회가 승인한 2018년 규정에 따라 테슬라가 향후 9년 내 시총 6500억 달러를 달성하면 머스크 CEO는 마지막 단계의 옵션을 충족해 테슬라 주식 2300만주를 매입할 권리를 얻는다. 최대 558억 달러에 이르는 보상 금액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기업 급여 패키지 중 하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한국인 입원 치료 ‘노년 백내장’이 가장 많아

    우리나라 사람은 어떤 질병으로 병원을 자주 찾을까. 연간 진료 인원이 가장 많은 질병으로는 지난해 기준 입원 치료의 경우 노년 백내장, 외래진료는 치은염 및 치주질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9년도 진료비 주요 통계’에서 다발생 질병 순위별 현황자료를 보면 작년 입원 진료 인원이 가장 많은 질병은 노년 백내장으로 34만 9563명이었다. 상세 불명 병원체의 폐렴에 의한 입원 진료 인원이 30만 8422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감염성 및 상세 불명 기원의 기타 위장염 및 결장염(30만 582명), 흔히 디스크로 불리는 기타 추간판 장애(26만 648명), 치핵 및 항문 주위 정맥혈전증(16만 977명), 무릎 관절증(13만 1171명) 등의 순이었다. 외래진료를 가장 많이 받은 질병은 치은염 및 치주질환으로 1683만 4508명이었다. 급성 기관지염 외래진료 인원이 1608만 879명으로 치은염 및 치주질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2019년 연간 암으로 입원한 진료 인원은 4만 7728명이었다. 이 중 진료 인원이 가장 많은 암은 폐암으로 4만 7728명이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어 유방암(4만 3290명), 위암(4만 1062명), 간암(3만 6720명), 갑상선암(3만 4321명) 순이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포토] 미스맥심 꾸뿌, ‘건강한 섹시미’

    [포토] 미스맥심 꾸뿌, ‘건강한 섹시미’

    지난해 스무 살의 나이로 최연소 미스맥심 모델이 된 꾸뿌가 남성지 맥심(MAXIM) 7월호에서 섹시한 세탁소 화보를 찍었다. 미스맥심은 남성잡지 맥심이 기획한 일반인 모델 선발대회 ‘미스맥심 콘테스트’를 통해 선발하는 맥심의 간판 모델. 2019년에 미스맥심으로 선발된 모델 꾸뿌는 음악을 전공하는 대학생으로 귀여운 얼굴, 동양적인 이목구비, 탄력 있는 몸매, 폭발적인 힙 라인과 통통 튀는 성격으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미스맥심 꾸뿌의 이번 세탁소 화보는 실제로 운영 중인 세탁소에서 진행됐다. 이날 꾸뿌는 핫팬츠와 비키니를 입고 건강한 섹시미를 발산했다. 사진=맥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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