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압수수색… ‘문책’ 칼 빼든 朴대통령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0일 국가정보원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2005년 8월 ‘안기부 X파일’ 사건, 지난해 4월 ‘국정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에 이어 세 번째다.
서울중앙지검 증거조작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은 이날 오후 5시쯤 수사팀 10여명을 내곡동 국정원 청사에 보내 대공수사팀 등 증거조작에 연루된 국정원 관련 파트 사무실에서 내부 보고 문건과 인트라넷, 컴퓨터 서버 등과 관련한 전산 자료, 대공수사 관련 기록 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달 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기자회견을 통해 증거조작 의혹을 제기한 지 24일, 검찰이 진상조사에서 공식 수사 체제로 전환한 지 3일 만이다. 검찰은 국가정보기관인 국정원 내부에 대한 압수수색인 만큼 사전에 국정원의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국정원 협력자 김모(61)씨로부터 “문서를 임의로 작성했고, 국정원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 결과를 바탕으로 국정원 대공수사팀 직원과 선양(瀋陽) 주재 한국 총영사관 이모 영사, 국정원 협력자 등에 대한 소환 조사를 이어 갈 방침이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검찰은 이번 사건을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고 국정원은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며 “수사 결과 문제가 드러나면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박 대통령이 관련자에 대한 문책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수사 결과에 따라 국정원의 비정상적 관행에 대한 개선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이 이 일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한편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전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정부 스스로 중립적 특검을 임명하라”고 요구한 데 이어 안 의원은 이날 “현 국정원장이 책임질 일”이라며 남재준 국정원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