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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첩사건 증거조작] “조작과 재판 별개”… 28일 ‘유우성 2심’ 예정대로

    [간첩사건 증거조작] “조작과 재판 별개”… 28일 ‘유우성 2심’ 예정대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2주 뒤로 다가온 유우성(34)씨의 결심공판에 관심이 집중된다. 검찰 입장에서는 불리한 재판 양상을 뒤집기 위해 결심공판을 뒤로 미루고자 하지만 재판부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모양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흥준)는 검찰에서 신청한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를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주한 중국 대사관이 사실 조회 회신을 한 상황에서 중국 출입경 기록의 전산 시스템을 경험해 본 적 없는 이 교수에 대한 증인 신문은 필요치 않다”면서 “검찰 측이 요청한 사실 조회의 회신이 오지 않더라도 앞서 신청한 증인에 대한 증거 조사만 마치고 결심을 하기로 상호 양해가 돼 있던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증거 조작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상관없이 오는 28일 결심공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달 28일 있었던 항소심 5회 공판에서 검찰은 관련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결심공판을 진행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검찰의 진상 규명 절차와 재판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는 증거 조작에 대한 사후 처벌에 관한 조사인 것이지 이번 재판과는 관련이 없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만약 28일 이전에 수사가 마무리되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위조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에는 검찰의 공소유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변호인은 그동안 검찰 측에 ‘항소를 취하하고 관련 검사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다만 검찰에서 항소를 취하하는 경우에도 1심에서 유죄를 받은 부분에 대한 유씨 측의 항소가 남아 있어 공판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예정대로 결심공판이 마무리되면 변론 종결 후 2주 이내에 선고를 내리도록 권고한 형사소송법에 따라 4월 초쯤 유씨의 간첩 혐의에 대한 2심 재판부의 판단이 내려질 전망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간첩사건 증거조작] 국정원 대공 지휘부 개입 정황… 서천호 2차장도 수사 가능성

    [간첩사건 증거조작] 국정원 대공 지휘부 개입 정황… 서천호 2차장도 수사 가능성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그 실체가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진상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은 이 사건이 실적을 노린 국가정보원 일부 직원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대공수사국의 ‘조직적 범죄’ 행위라고 보고 사법처리 대상을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공수사국이 증거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남재준 국정원장 퇴진과 국정원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10일 국정원 압수수색에 이어 12일 간첩 사건 피고인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와 국정원의 조선족 협력자 김모(61)씨, 김씨와 함께 ‘자술서 위조’에 연루된 전직 중국 공무원 임모(49)씨를 동시에 불러 조사한 수사팀은 13일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국정원 대공수사팀 소속 이인철 중국 선양(瀋陽) 주재 총영사관 교민담당 영사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 영사뿐 아니라 대공수사팀장과 대공수사국장 등 대공수사국 지휘부까지 개입한 정황을 파악해 이들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신청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증거 조작 사건에 등장한 대공수사국 소속 직원은 모두 4명이다. 이 영사는 국정원이 검찰에 건넨 위조 서류 3건에 모두 개입했고, 검찰의 1차 소환 조사에서 ‘본부’의 지시가 있었음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 영사가 말한 본부의 실체를 대공수사국 팀장인 A씨로 보고 있다. 이 영사의 직제상 상관으로 근무하다 지난달 국정원으로 복귀한 이모 전 선양 부총영사도 검찰 수사 대상이다. 이 영사와 같은 국정원 소속으로 증거 조작의 주무대가 된 선양 총영사관에서 함께 근무하며 본부와 이 영사 사이의 지시·감독을 총괄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검찰의 3차례 소환 조사 끝에 자살을 시도했던 국정원 협력자 김씨의 입에서 나온 ‘김 사장’ 역시 국정원 대공수사팀 소속 요원이다. ‘김 사장’은 김씨에게 “유씨 측 변호인단 주장을 반박할 자료를 구해 달라”고 부탁한 국정원 김모 과장으로, 중국에서 신분을 사업가로 속여 활동해 ‘김 사장’으로 불린다. 김 과장 또한 A씨의 지시를 받고 협력자 김씨와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검찰이 대공수사국 소속 요원 4~5명에 대한 출국을 금지한 것과도 맞닿아 있다. 결국 ‘증거 조작 의혹’에서 출발한 검찰의 진상 조사는 대공수사국 전체와 상급 지휘라인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대공수사팀장 A씨뿐만 아니라 대공수사국장과 대공수사국을 총괄 지휘하는 서천호 2차장까지 수사 선상에 오르게 되며 그 정점에는 남 원장이 있다. 이와 관련, 공안 당국 관계자는 “간첩 사건은 최소한 센터장(국장)까지는 보고가 올라간다”며 검찰 수사 확대 전망을 뒷받침했다. 앞서 검찰은 국정원의 대선·정치 개입 수사 당시 국정원 심리전단 말단 직원에 대한 수사에서 시작해 수사망을 심리전단장, 심리전단을 지휘하는 3차장에 이어 원세훈 당시 원장까지 확대해 심리전단장, 3차장, 원 원장 모두 기소했다. 수사팀은 유씨 사건의 공소를 유지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가 오는 28일 항소심 결심공판(선고 전 마지막 재판)을 앞두고 있는 데다 검찰과 국정원에 대한 불신을 진화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는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간첩사건 증거조작] 檢 앞에 선 檢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과 관련해 문서 위조 및 증인 회유 등을 주도한 국가정보원뿐 아니라 검찰 역시 허위 진술을 유도하고 법정에서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사팀이 사건을 수사한 공안1부(부장 이현철) 검사들에 대해서도 사법처리 수순을 밟을지 주목된다. 1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 사건을 담당한 수사팀은 지난해 11월 항소심 재판부에 ‘유씨가 2006년 5월 27일 정상적인 방법으로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갔다’는 내용의 출입경기록을 제출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위조된 것이라고 밝힌 문서 가운데 하나다. 당시 재판부는 “공식적인 루트로 입수한 것이냐, 사적인 루트로 입수한 것이냐”고 물었지만 검사는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받았다”고 대답했다. 검찰은 이후 재판부에 낸 의견서 등에서도 일관되게 “대검찰청이 중국 지린(吉林)성 공안청에 출입경기록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뒤 지린성 허룽(和龍)시 공안국으로부터 발급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증거 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해당 문서에 대해 “지난해 7월 대검찰청을 통해 중국 지린성 공안청에 공식 요청했으나 거부당했고, 이후 국정원을 통해 입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위조된 문서에 대해 입수 경로를 알면서도 공식 루트를 이용했다고 거짓말을 한 셈이다. 검찰은 유씨의 여동생 가려씨가 조사 과정에서 ‘국정원 조사에서 허위 진술을 했다’는 것을 묵살했을 뿐 아니라 유씨 측에 유리한 증거들은 제출하지 않기도 했다. 가려씨는 지난해 5월 유씨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 조사에서 검사에게 지금까지 한 말은 허위 진술이고 거짓’이라고 털어놨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어 “진술을 번복하니 검사가 ‘그렇게 진술하면 안 된다’고 말해 다시 진술을 바꿨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유씨가 북한에 들어갔다는 2012년 1월 22~23일에 유씨가 중국에서 통화한 기록을 확보하고도 공소사실을 변경하지 않았다. 그러나 1심 재판에서 유씨의 지인 A씨가 ‘2012년 1월 23일 유씨 가족과 함께 있었다’는 진술을 하는 등 이를 반박하는 증거가 나오자 뒤늦게 ‘2012년 1월 24일 새벽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공소사실을 변경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남재준 사퇴’ 놓고 진퇴양난 與…“해임 결의안 제출” 압박하는 野

    여권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과 관련해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엉거주춤한 모습이다. 여권의 비주류 지도부 일각에서 제기된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사퇴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청와대를 포함한 여권의 핵심들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후의 보루’라는 반론에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도부는 당 공천위 논의 결과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등에 대한 언급은 했지만 국정원 사태에 대해서는 일체 입을 닫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필요에 따라 남 원장 경질도 가능하고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국정원 개혁안도 수면 위로 재부상할 것”이라면서도 “당장 급한 불은 꺼야 하는데 소화기가 없는 격”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인천시장에 출마한 친박근혜계 핵심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책임질 사람이 있으면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여권 주류 중 처음으로 해임론을 언급했다. 유 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법을 존중하고 원칙을 지키는 분”이라면서 “수사 재판을 앞두고 여러 가지가 진행될 텐데 누구도 예외 없이 성역 없이 엄정하게 처리하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남 원장의 해임을 ‘엄정 수사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못 박으며 여권이 자진해 해임하지 않을 경우 해임촉구 결의안 제출까지 시사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은 국정원 개혁 의지를 밝히고 특검으로 진상을 규명해 국기 문란 사태를 수습하라”며 “국정원을 이대로 방치하면 혈세로 암 덩어리를 키워 나라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이 최근 규제개혁을 강조하면서 ‘쓸데없는 규제’를 ‘암 덩어리’라고 언급한 것을 패러디하며 공세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정원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으로 국정원 개혁 의지를 국민께 실증하고,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해 엄중한 국기 문란 사태를 하루속히 수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박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박 대통령은 ‘불타는 애국심’으로 남 원장을 해임하고 ‘암 덩어리’가 돼 가는 국정원을 개혁하라”면서 “국민이 납득할 조치가 없으면 남 원장의 해임촉구 결의안 제출 등 행동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검찰이 국정원을 압수수색한 것을 두고도 당시 검찰이 국정원 수사관의 사무실에는 들어가지도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명분 쌓기용’이라고 비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與 서상기도 차출

    與 서상기도 차출

    국회 정보위원장인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의 6·4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위원장 측은 13일 “서 위원장이 공천 신청 마감일인 15일을 앞두고 14일 대구로 내려갈 예정”이라면서 “이날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3선인 서 위원장은 그동안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서 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지면 재선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 권영진·배영식·주성영 전 의원, 이재만 전 동구청장, 심현정 전 대구여성환경연대 대표 등 6명의 경선 구도에 적잖은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대구는 야권 후보인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의 돌풍이 거세지면서 여권 중진 차출론이 제기돼 왔다. 민주당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과 관련해 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박홍환의 시시콜콜] ‘조작의 추억’? 장세동과 남재준

    [박홍환의 시시콜콜] ‘조작의 추억’? 장세동과 남재준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국가정보원의 전신)과 남재준 국정원장은 닮은 구석이 많다. 두 사람 모두 육사 출신에 베트남전 참전 경험이 있다. 둘 다 현역 군인 시절에는 ‘작전’에 능했고, 국가 최고지도자의 신임을 받아 최고 정보기관의 수장이 됐다. 신군부의 ‘12·12 쿠데타’에 맞서다 숨진 육사 동기 고 김오랑 중령을 추모하며 전두환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던 남 원장은 펄쩍 뛰겠지만 공통점이 더 늘지도 모르게 됐다. 2001년 12월 1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안기부장 재직 당시 이른바 ‘수지김(김옥분) 사건’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에 출두한 장씨는 “한 조직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은 그 조직의 장(長)에게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검찰 수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안기부는 1987년 1월 홍콩에서 함께 살던 아내 수지김을 살해한 뒤 월북을 시도했던 남편 윤태식을 ‘북괴’가 납북하려 했던 피해자로 둔갑시키고, 죽어서 말이 없던 수지김은 공작원들과 함께 남편을 납치하려던 간첩으로 탈바꿈시켰다. 윤태식이 범행을 자백했지만 장씨의 안기부는 정권안보를 위해 군사작전하듯 ‘조작 작전’을 밀어붙였다. 살해 용의자를 보내달라는 홍콩 정부의 요청도 묵살하고, 오로지 미리 정한 시나리오대로만 움직였다. 안기부장이던 장씨가 조작 작전의 최고 지휘관이었다. 남편 손에 횡사한 수지김이 안기부에 의해 억울하게 간첩으로 조작된 지 27년, 이번엔 간판을 바꿔 단 국정원이 재북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의 간첩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증거를 조작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협력자를 매수해 외국 공공기관의 서류를 위조하고, 피고인 측 증인을 회유·협박하기도 했다고 한다. 뻔히 드러날 거짓을 진실이라고 우긴 국정원의 ‘용기’가 측은할 따름이다. 혹시라도 이 같은 ‘무리수’가 힘이 쏠린 남 원장에게서 비롯된 것이라면 우리의 정보기관 수준은 27년 전으로 후퇴한 것과 진배없어 슬프기까지 하다. ‘조작의 추억’이 연상되고, 남 원장 얼굴에 장씨의 표정이 오버랩되는 것은 불길한 징조다. 여권 내에서조차 남 원장 책임론이 쏟아지고 있는데도 정작 그는 내곡동 심처에 은거하며 얼굴조차 내밀지 않고 있다. 이래선 안 된다. 육사 9년 선배인 장씨와 마찬가지로 조직의 수장으로서 깨끗하게 지휘 책임을 인정하는 게 그나마 군인 출신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다. 간첩 잡는 데 그만한 잘못도 용인하지 못하냐고 떼쓸 일이 아니다.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檢, 선양 영사 밤샘 조사… 14일 협력자 金씨 영장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이 13일 문서 위조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 선양(瀋陽) 주재 총영사관 교민담당 이인철 영사를 소환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국가정보원 직원으로 지난해 8월부터 선양 영사관에 근무 중인 이 영사는 검찰이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의 간첩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인 근거라며 제출한 위조 서류 3건에 모두 개입한 인물이다. 검찰은 또 문서 위조를 주도한 핵심 인물로 대공수사국 A 팀장(3급)을 지목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공수사팀 김모 과장(일명 김 사장)이 국정원 협력자 김모(61)씨를 만나 유씨 측의 출입경 기록을 반박할 자료를 구해 달라는 부탁을 하는 데 있어 A 팀장의 요구가 결정적이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A 팀장을 포함해 대공수사팀 직원 4~5명도 조만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문서 위조에 관여한 협력자 김씨에 대해 14일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에 전달한 싼허 변방검사참 정황 설명에 대한 답변서가 위조됐고 국정원도 이를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데스크 시각] 국정원이 살려면/이종락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국정원이 살려면/이종락 사회부장

    2011년 12월 17일의 일이다. 당시 기자는 도쿄 특파원으로 주일본 한국대사관 정무분야 고위간부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대화를 주고받자마자 통화 질이 갑자기 뚝 떨어지더니 중간에 통화가 몇 번이나 끊겼다. 2002년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 출입기자로 노무현 후보와 이인제 후보 간 치열했던 경선 과정을 취재하던 중 이런 경험을 여러 차례 겪었던 터라 “일본 정보당국이 우리 대화를 도청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전했다. 그러자 대사관 직원은 “여기가 일본인데 설마 일본 정부가 도청을 하겠어요”라고 웃었다. 하지만 우리 대화가 끝난 지 불과 1시간여 만에 북한중앙방송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일본 정보당국이 북한의 중대발표 내용을 미리 알기 위해 ‘일본 내 최고 한국 전문가’인 대사관 정무분야 간부와 언론사 특파원의 전화를 도청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아직껏 버리지 못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사정은 더 심하다. 중국 내 대사관 직원들과 특파원들의 전화내용은 수시로 도·감청 당하고 있다는 게 중국 생활을 겪은 이들의 공통된 얘기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최고로 꽃을 피운 미국도 이런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6월 미국 정보기관인 국가안보국(NSA)의 하청 컨설팅업체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정보당국이 러시아, 독일, 프랑스, 멕시코, 브라질 등 주요 국가 정상들을 도청했다는 사실을 폭로해 엄청난 파장이 일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마저 도·감청 방지에 탁월한 블랙베리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각국의 정보 당국이 사활을 건 정보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계 각국들은 테러와 마약거래, 군사분쟁 등의 위험으로부터 국익을 지키기 위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 그것이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의 치열한 정보전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우리 정보당국도 분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 공무원 간첩 문서 조작’ 사건으로 드러난 국정원의 모습을 보면 우리가 세계 정보전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기대를 좀처럼 가질 수 없다. 30~40년 전에나 있을 법한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재판에 제출된 증거가 위조됐다는 건 법 질서를 허무는 것과 동시에 정보기관에 대한 기본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국정원이 문서 조작 사실을 몰랐다면 무능하거나 나태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알았다면 증거 위조를 묵인, 은폐한 것이다. 국정원은 국가 안보와 사회안전을 지켜내야 하는 최첨병이다. 지금은 국정원의 존재 이유나 다름없는 대공 수사, 정보, 공작 역량이 수준 이하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지난해 6월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국정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국정원의 명예를 지킬 필요가 있으면 남 원장은 몸을 던질 각오를 해야 한다. 국정원의 원훈은 1997년까지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였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임 때인 2009년에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으로 바뀌었다. 국정원은 음습한 수사형태를 쇄신해야 한다. 뼈를 깎는 각성을 해야 국민들로부터 국정원이 양지를 지향하고, 무명으로 헌신한다는 신뢰를 얻을 것이다. jrlee@seoul.co.kr
  • 與 지도부도 남재준 사퇴론 ‘솔솔’… 野 “해임·구속 수사해야” 총공세

    與 지도부도 남재준 사퇴론 ‘솔솔’… 野 “해임·구속 수사해야” 총공세

    국가정보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과 관련해 새누리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 의혹에 대해 국정원을 두둔해 온 새누리당으로서는 증거 조작 혐의가 선명해지면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전날 일부 비주류 의원들의 남재준 국정원장 사퇴 주장에 이어 12일에는 지도부 일각에서도 공식적으로 사퇴를 언급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6·4 지방선거의 악재가 될 것을 우려해 국정원과 거리를 두는 차원의 ‘출구 전략’으로 해석된다. 심재철 최고위원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정원이 보여준 일탈과 무능이 매우 심각하다”며 “국정원의 철저한 쇄신을 위해서는 남 원장에 대한 책임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황우여 대표도 “검찰 수사는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엄정·신속하게 마쳐져야 함은 물론 그에 따른 엄중한 문책과 처벌이 따라야 한다”고 처음으로 문책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황 대표는 “사전 문책론을 펴기보다는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린 뒤 책임 소재를 논하는 게 온당하다”고 수위를 조절했다. 하지만 국정원 출신인 이철우 의원은 방송에 출연해 “간첩 조작을 했다면 국정원장이 아니라 수사라인 모두가 책임져야 하지만 여러 증거 중 하나가 고의성이 있었다면 국정원장까지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남 원장을 감쌌다. 반면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국정원장의 지시 없이는 이 같은 엄청난 위조 행각은 불가능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남 원장을 파면하고 검찰은 남 의원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파상공세를 폈다. 전날 국정원을 항의 방문했던 정 의원은 “검찰이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대공수사실에 들어가지 않은 것을 보면 증거 인멸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이번 압수수색은 형식적으로 면죄부를 주기 위한 출구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여권이 남 원장 해임을 선거 국면에서 반전카드로 활용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단독] 시비 걸며 증인 협박한 국정원… 1심 때부터 ‘조작’ 시도했나

    [단독] 시비 걸며 증인 협박한 국정원… 1심 때부터 ‘조작’ 시도했나

    국가정보원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1심 재판 과정에서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 측이 내세운 증인을 찾아가 협박, 종용한 정황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문서 조작에 이어 유씨를 간첩으로 몰기 위해 증인까지 협박하는 국정원의 행태에 파문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이 수사 과정 및 1심과 항소심에서의 국정원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할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중순 국정원 직원 3명은 1심 재판에서 유씨 측 증인으로 채택된 A(여)씨를 찾아갔다. 화교 출신인 A씨는 중국에서 유씨와 친구 사이로 지냈으며 한국에 들어와 평범한 직장인으로 일하고 있었다. A씨는 당시 1심 재판에서 유씨 측 증인으로 출석해 ‘2012년 설날(1월 23일) 중국에서 유씨의 가족을 만났다’는 내용의 증언을 할 예정이었다. 이는 ‘유씨가 2012년 1월 22일 북한으로 건너가 보위부와 접촉한 뒤 같은 달 24일 중국으로 돌아왔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녹취록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들은 당시 A씨가 일하는 직장까지 찾아가 “이야기를 하자”며 협박투로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의 바로 옆자리에 앉거나 책상 앞에 서 있는 등 주변을 맴돌면서 ‘점심시간이 언제부터냐. 우리와 이야기 좀 하자’고 요구했다. 30여분간 이러한 행동이 지속되자 A씨는 “지난번에 사실대로 다 이야기했다. 더 이상 당신들과 할 이야기가 없다”며 자리를 벗어났다. 이에 이들은 A씨에게 ‘왜 당신이라고 하느냐. 기분이 나쁘다’는 식으로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A씨는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이들은 이내 자리를 떠났다. 검찰 안팎에선 국정원이 당시 A씨를 찾아간 것을 두고 A씨에게 증언 내용에 대해 사전에 캐묻거나 허위 진술을 강요하는 등 조작을 시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특히 국정원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문서 조작뿐 아니라 중국동포 임모(49)씨에게 자술서를 강요하는 등 조작으로 일관한 터라 의심은 증폭되고 있다. 또 A씨가 증인으로 나서 공소사실에 대해 반박하는 증언을 할 경우 유씨의 간첩 혐의를 입증하는 다른 사실들에 대한 신빙성도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나서 회유 및 협박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국정원은 수사 과정에서 유씨의 여동생 가려씨로부터 ‘오빠가 2012년 1월 하순 중국 연길에 온 뒤 보위부 사업을 위해 북한 회령으로 들어갔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해 유씨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했다. 이와 함께 ‘유씨가 북한 회령에서 찍었다’며 유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을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가려씨의 진술은 국정원의 고문과 협박에 의한 것으로 드러나고 검찰이 제출한 사진은 북한이 아닌 중국 연길에서 찍은 것으로 밝혀진 데다 A씨가 ‘2012년 1월 23일 유씨 가족과 함께 있었다’고 증언하자 유씨에 대한 공소사실은 송두리째 무너졌다. 결국 검찰은 재판 도중 ‘유씨가 2012년 1월 24일 새벽에 북한에 들어갔다 같은 날 밤에 중국으로 돌아왔다’며 부랴부랴 공소사실을 변경했지만 1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단독] 국정원, 유씨측 증인 세차례 회유·협박 시도

    [단독] 국정원, 유씨측 증인 세차례 회유·협박 시도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지난해 초 화교 출신 탈북자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의 1심 재판 과정에서 유씨의 간첩 혐의에 대한 무죄를 증언하기 위해 국내에 들어온 화교 출신 A(여)씨를 세 차례 찾아가 회유·협박하려 한 정황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12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제공한 녹취록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 세 명은 지난해 1월 두 차례 A씨와 접촉을 시도한 데 이어 지난해 5월에는 급기야 A씨의 사무실에 찾아갔다. 녹취록은 9분 7초 분량이며 A씨, 민변 변호사, 국정원 직원들이 등장한다. A씨는 녹취록에서 “처음에 끌려간 날, 1월 10일 한 번 가고 1월 말인가 설 후에 한 번 보고 (국정원 직원들) 두 번 봤다. 안 만난다고 했는데 또 왔다”고 말했다. 또 “오전 11시 30분부터 12시까지 사무실에 옆에 있으며 날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지금 나오라고 협박처럼 말했다”고 했다. 국정원 직원은 이날 민변 변호사와 실랑이를 하면서 “아니 우리가 A씨를 만난다는데…”, “아이 개XX가 이거 진짜” 등 험한 말을 하기도 했다. 국정원 직원들이 A씨를 처음 찾아갔을 당시는 서울시 공무원 출신 간첩 사건으로 세간이 떠들썩했고, 검찰이 유씨를 간첩 혐의로 구속기소하려던 시점이었다. A씨는 2012년 1월 설 연휴 유씨와 같이 있었던 인물로, 검찰이 법원에 유씨의 간첩 혐의 증거 중 하나로 제출했던 ‘2012년 1월 설에 유씨가 북한에 들어갔다’는 내용이 조작됐음을 밝힐 핵심 증인이었다. 김용민 민변 변호사는 “A씨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하기 전에 국정원 직원 세 명이 A씨를 찾아갔다”면서 “A씨가 신변에 위협을 느껴 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수사팀(팀장 윤갑근)은 이날 유씨와 유씨 2심 재판에 증거로 제출된 자신의 자술서에 대한 위조 의혹을 제기한 전직 중국 공무원 임모(49)씨를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또 지난 5일 자살을 시도했던 국정원 협력자 김모(61·조선족)씨를 위조 사문서행사 혐의로 체포해 조사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선양 영사 입에 달린 국정원 윗선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가정보원 압수수색에 이어 12일 국정원 협력자 조선족 김모(61)씨를 체포하면서 국정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당초 유우성(34)씨 사건 관련 증거 서류의 위조 여부 진상 규명에 주력했던 검찰이 증거 조작에 국정원 요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수사의 초점을 국정원으로 전환한 것이다. 국정원을 향한 검찰 수사의 중심에는 중국 선양(瀋陽) 주재 총영사관 교민담당 이인철 영사가 있다. 국정원 화이트 요원(공식 직함을 가진 직원)인 이 영사는 검찰이 유씨의 간첩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라며 법원에 제출한 위조 서류 3건의 입수에 모두 개입한 인물이며 자살을 시도했던 김씨와 함께 검찰이 진상조사 단계에서 정식 수사로 전환하는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수사팀(팀장 윤갑근)은 지난달 28일 이 영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수사팀은 유씨의 출입경 기록과 관련해 “처음에는 확인서 작성을 거부했지만 본부 측의 거듭된 지시로 어쩔 수 없이 가짜 확인서를 만들어 보내줬다”는 진술을 이 영사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 영사의 진술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국정원 자료 분석을 통해 증거 조작을 지시한 ‘윗선’이 어디인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수사팀은 이 영사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 영사가 속한 대공수사팀원 4~5명에 대해 출국을 금지했다. 대공수사팀이 속한 국정원 대공수사국은 물론 대공수사 총괄 지휘 라인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檢, 유우성·협력자·전 中공무원 동시 조사

    수사 전환 3일 만에 국가정보원 압수수색이라는 강공을 선택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수사팀(팀장 윤갑근)이 12일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와 국정원 협력자, 전 중국 공무원 등 핵심 관계자 3명을 동시에 체포, 소환했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국정원 자료와 이들의 진술 등을 통해 조작의 ‘몸통’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수사팀은 이날 간첩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유씨를 증거 조작 사건의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오후 1시 30분쯤 굳은 표정으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 선 유씨는 취재진에게 “나는 간첩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면서 “1년 넘게 억울한 삶을 살고 있는데 하루빨리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조사는 수사팀과 변호인단의 이견만을 확인한 채 1시간 30분 만에 끝났다. 유씨 측은 증거 조작 수사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고 수사팀은 유씨 측이 문답식 조사를 거부하자 그대로 돌려보냈다. 변호인단은 조사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문서 위조로 범죄를 한정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검찰 수사 범위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자살 시도 후 병원에 입원 중이던 국정원 협력자 조선족 김모(61)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 신병을 확보했다. 세 차례에 걸친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김씨는 “문서를 위조했고 국정원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유서를 통해 국정원 개혁을 촉구한 바 있다. 수사팀은 김씨에게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집행했고, 국정원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한 김씨는 의료진에게 “검찰은 믿을 수 있다. 검찰에서 전부 성실하게 얘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김씨 체포와 함께 검찰 측에 유리한 내용의 자술서가 “조작됐다”고 밝힌 전직 중국 공무원 임모(49)씨에 대한 소환 조사도 병행했다. 중국과 북한의 접경 지역 출입국사무소인 지안(集安)변방검사참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임씨는 국정원 측 입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작성된 자신의 자술서에 대해 “중국 소학교 시절 스승이었던 김씨가 한국어로 된 자술서를 가지고 왔고, 그 내용을 중국어로 옮겨 적어 지장만 찍었을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사팀은 자술서 작성 경위를 파악한 뒤 임씨가 작성자로 지목한 김씨와의 대질신문을 통해 진위를 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를 시작으로 위조 문서 입수 및 전달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국정원 대공수사국 요원들과 이인철 중국 선양(瀋陽) 주재 총영사관 교민담당 영사 등에 대해서도 조만간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朴정권 조기 수습 안 하면 새누리 고전할 수도”

    “朴정권 조기 수습 안 하면 새누리 고전할 수도”

    국가정보원의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은 6·4 지방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서울신문이 12일 전문가들을 상대로 연쇄 전화 인터뷰를 한 결과, 2010년 지방선거 때 천안함 사태가 선거 판세에 미친 것만큼의 영향은 없지만 점차 혹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견해가 대체적이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특정 사건이 두달 이상 국민들의 주목을 끌기는 불가능하다”면서 “3개월가량 남은 지방선거 투표일에 가서는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국민들이 이 문제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야권을 찍겠다고 마음을 바꾸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도 “정권이 나서 사태를 재빨리 수습하지 않고 시기를 놓치면 새누리당 지지율이 떨어지게 된다”며 “이번 선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줘 현재의 새누리당 지지율이 빠지면 선거를 어렵게 치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 역시 “야권 성향 지지자 결집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판도를 바꾸기는 어렵다”면서도 “국정원의 증거 조작이 최종 확인되면 야권에 호재가 될 가능성은 높다”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이 사안은 (민생과 직결된 현안이 아니기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져 책임 소재가 분명해지면 달라지겠지만 지금 선에서 더 가진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양승함 연세대 교수는 “큰 영향, 중간 정도 영향, 작은 영향으로 분류한다면 중간, 중폭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마음이 결정된 사람들은 당 지지나 후보 지지를 바꾸진 않을 테지만 부동표에는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이어 “(민생과 직결된 사안이 아니어서) 국민들은 직접 감은 안 오지만 잘못되고 있다는 것은 안다”면서 “재판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쟁점이 오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단독]시비 걸며 증인 협박한 국정원… 1심 때부터 ‘조작’ 시도했나

    [단독]시비 걸며 증인 협박한 국정원… 1심 때부터 ‘조작’ 시도했나

    국가정보원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1심 재판 과정에서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 측이 내세운 증인을 찾아가 협박, 종용한 정황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문서 조작에 이어 유씨를 간첩으로 몰기 위해 증인까지 협박하는 국정원의 행태에 파문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이 수사 과정 및 1심과 항소심에서의 국정원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할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1심 재판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해 5월 국정원 직원 3명은 유씨 측 증인으로 채택된 A(여)씨를 찾아갔다. 화교 출신인 A씨는 중국에서 유씨와 친구 사이로 지냈으며 한국에 들어와 평범한 직장인으로 일하고 있었다. A씨는 당시 1심 재판에서 유씨 측 증인으로 출석해 ‘2012년 설날(1월 23일) 중국에서 유씨의 가족을 만났다’는 내용의 증언을 할 예정이었다. 이는 ‘유씨가 2012년 1월 22일 북한으로 건너가 보위부와 접촉한 뒤 같은 달 24일 중국으로 돌아왔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녹취록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들은 당시 A씨가 일하는 직장까지 찾아가 “이야기를 하자”며 협박투로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의 바로 옆자리에 앉거나 책상 앞에 서 있는 등 주변을 맴돌면서 ‘점심시간이 언제부터냐. 우리와 이야기 좀 하자’고 요구했다. 30여분간 이러한 행동이 지속되자 A씨는 “지난번에 사실대로 다 이야기했다. 더 이상 당신들과 할 이야기가 없다”며 자리를 벗어났다. 이에 이들은 A씨에게 ‘왜 당신이라고 하느냐. 기분이 나쁘다’는 식으로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A씨는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이들은 이내 자리를 떠났다. 국정원이 당시 A씨를 찾아간 것을 두고 A씨에게 증언 내용에 대해 사전에 캐묻거나 허위 진술을 강요하는 등 조작을 시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특히 국정원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문서 조작뿐 아니라 중국동포 임모(49)씨에게 자술서를 강요하는 등 조작으로 일관한 터라 의심은 증폭되고 있다. A씨가 증인 출석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던데다 A씨의 증언으로 인해 유씨의 간첩 혐의를 입증하는 다른 사실들에 대한 신빙성도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나서 회유 및 협박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국정원은 수사 과정에서 유씨의 여동생 가려씨로부터 ‘오빠가 2012년 1월 하순 중국 연길에 온 뒤 보위부 사업을 위해 북한 회령으로 들어갔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해 유씨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했다. 이와 함께 ‘유씨가 북한 회령에서 찍었다’며 유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을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가려씨의 진술은 국정원의 고문과 협박에 의한 것으로 드러나고 검찰이 제출한 사진은 북한이 아닌 중국 연길에서 찍은 것으로 밝혀진 데다 A씨가 ‘2012년 1월 23일 유씨 가족과 함께 있었다’고 증언하자 유씨에 대한 공소사실은 송두리째 무너졌다. 결국 검찰은 재판 도중 ‘유씨가 2012년 1월 24일 새벽에 북한에 들어갔다 같은 날 밤에 중국으로 돌아왔다’며 부랴부랴 공소사실을 변경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포함해 유씨의 간첩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단독]국정원, 유씨측 증인 세차례 회유·협박 시도

    [단독]국정원, 유씨측 증인 세차례 회유·협박 시도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지난해 초 화교 출신 탈북자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의 1심 재판 과정에서 유씨의 간첩 혐의에 대한 무죄를 증언하기 위해 국내에 들어온 화교 출신 A(여)씨를 세 차례 찾아가 회유·협박하려 한 정황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12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제공한 녹취록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 세 명은 지난해 1월 두 차례 A씨와 접촉을 시도한 데 이어 지난해 5월에는 급기야 A씨의 사무실에 찾아갔다. 녹취록은 9분 7초 분량이며 A씨, 민변 변호사, 국정원 직원들이 등장한다. A씨는 녹취록에서 “처음에 끌려간 날, 1월 10일 한 번 가고 1월 말인가 설 후에 한 번 보고 (국정원 직원들) 두 번 봤다. 안 만난다고 했는데 또 왔다”고 말했다. 또 “오전 11시 30분부터 12시까지 사무실에 옆에 있으며 날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지금 나오라고 협박처럼 말했다”고 했다. 국정원 직원은 이날 민변 변호사와 실랑이를 하면서 “아니 우리가 A씨를 만난다는데…”, “아이 개XX가 이거 진짜” 등 험한 말을 하기도 했다. 국정원 직원들이 A씨를 처음 찾아갔을 당시는 서울시 공무원 출신 간첩 사건으로 세간이 떠들썩했고, 검찰이 유씨를 간첩 혐의로 구속기소하려던 시점이었다.  A씨는 2012년 1월 설 연휴 유씨와 같이 있었던 인물로, 검찰이 법원에 유씨의 간첩 혐의 증거 중 하나로 제출했던 ‘2012년 1월 설에 유씨가 북한에 들어갔다’는 내용이 조작됐음을 밝힐 핵심 증인이었다. 김용민 민변 변호사는 “A씨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하기 전에 국정원 직원 세 명이 A씨를 찾아갔다”면서 “A씨가 신변에 위험을 느껴 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수사팀(팀장 윤갑근)은 이날 유씨와 유씨 2심 재판에 증거로 제출된 자신의 자술서에 대한 위조 의혹을 제기한 전직 중국 공무원 임모(49)씨를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또 지난 5일 자살을 시도했던 국정원 협력자 김모(61·조선족)씨를 위조 사문서행사 혐의로 체포해 조사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간첩사건 증거조작 파문] ‘사건 관여’ 검사 수사·처벌 받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가 국가정보원 압수수색을 계기로 급물살을 탄 가운데 이 사건에 관여한 검사들에 대한 수사와 처벌 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초 수사와 공판을 담당한 검사들이 증거 조작에 관여하지 않았고 증거 여부를 몰랐더라도 인사상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게 검찰 내부의 중론이다. 검찰 관계자는 11일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해 볼 때 해당 검사들이 조작 여부를 사전에 알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경우 형사적인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수사와 공소유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수사 등에 대한 책임은 해당 검사는 물론 당시 공안사건 책임자인 이진한(현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전 서울중앙지검 2차장까지도 물을 수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증거 조작은 검찰이 직접 개입하지 않았고 그런 사실도 몰랐기 때문에 형사 처벌 대상이나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다만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1심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 측은 검사들도 증거 조작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유씨는 지난 1월 7일 자신을 수사한 검사들과 국정원 직원 등을 무고·날조 혐의로 고소했고, 천주교인권위원회도 지난달 26일 수사 관련자들을 고발했다. 이들에 대한 수사 역시 서울중앙지검 증거 조작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이 맡고 있다. 이와 관련, 유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김용민 변호사는 “검찰이 수사 의지를 갖고 진정성 있는 수사를 하려 한다면 국정원도 중요하지만 검찰 내부 수사를 해야 한다”며 검사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검찰이 국정원 직원 일부만 꼬리 자르기식으로 수사하려는 가능성이 크다”면서 “최고의 엘리트 검사들만 모인 서울중앙지검 공안부가 증거 위조를 제기한 변호인단의 검증 요구도 무시했다. 검사들이 (위조를) 몰랐을 리 없다”고 강조했다. 국가보안법 12조 1항은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국보법 위반죄에 대해 무고 또는 위증을 하거나 증거를 날조·인멸·은닉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포토] 검찰청 향하는 유우성씨

    [포토] 검찰청 향하는 유우성씨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피고인인 유우성씨가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증거 위조 의혹 수사와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간첩사건 증거조작 파문] 檢, 유씨 출입경 기록 조작 가능성 ‘무게’… 가담자 추적 집중

    검찰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 수사의 핵심은 국가정보원 직원이나 국정원 협력자가 화교 출신 탈북자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의 북·중(北中) 출입경기록에서 ‘출-입-입-입’(出-入-入-入)을 ‘출-입-출-입’(出-入-出-入)으로 바꿨는지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다. 뒷부분 두 글자, ‘입-입’이 ‘출-입’으로 바뀌어 유씨가 간첩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유씨 변호인 측이 ‘입-입’을 ‘출-입’으로 조작했다는 주장에 대해 전산 전문가를 증인으로 내세우며 반격에 나섰다. 11일 검찰과 유씨 측 변호인 등의 말을 종합하면 검찰이 유씨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한 핵심 증거는 지난해 11월 1일 국정원으로부터 건네받아 법원에 제출한 2006년 5월 23일부터 6월 10일까지의 유씨 북·중 출입경기록이다. 유씨 측 변호인은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공안국으로부터 ‘출-입-입-입’이 적힌 출입경기록을, 검찰은 ‘출-입-출-입’으로 적힌 허룽(和龍)시 공안국 명의의 출입경기록을 각각 법원에 제출했다. 유씨는 2006년 5월 23일 어머니 장례를 치르기 위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27일 중국으로 나왔다. 이는 유씨도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재입북 여부다. 변호인 측은 ‘출-입’은 국정원이 조작한 것이고 ‘입-입’은 전산 오류라고 반박했다. 유씨가 5월 23일 북한으로 갔다(출)가 5월 27일 중국으로 온 뒤(입) 같은 날 다시 북한에 갔다(출) 북한 보위부에 포섭된 뒤 6월 10일 중국으로 왔다(입)는 검찰 공소 사실을 정면 반박했다. 중국 대사관은 변호인 측 기록이 진본이고 검찰 문건은 위조본이라고 밝혀 검찰이 수세에 몰린 형국이다. 이에 유씨의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는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출-입-입-입’으로 기재된 유씨의 출입경기록은 전산시스템의 오류로 발생할 수 없다는 기존 주장을 입증해 ‘출-입-출-입’ 문서의 신빙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검찰은 국정원이 제출한 출입경기록이 조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작에 관여한 인물들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 수사에서 출입경기록 문건이 조작으로 드러나면 검찰의 추가 증인 신청과 상관없이 공소 유지는 힘들 전망이다. 핵심 증거가 위조됐기 때문이다. 또한 국정원은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간첩으로 만든 것이 돼 형사 책임을 넘어 국정원 존립 기반에도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사설] 국정원 수사·문책 국민이 납득할 수준으로

    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조작 의혹을 푸는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제 밤에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국가정보원 청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하며 “검찰은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고 국정원은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밝힌 이후의 일이다. 국정원 압수수색은 2005년 이른바 ‘안기부 X파일’ 사건과 지난해 4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이어 벌써 세 번째라고 한다. 앞선 두 사건이 직무범위를 넘어선 일탈이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다면 이번에는 여기에 정보기관의 기본조차 지키지 못한 업무처리의 부실마저 더해진 만큼 문제는 심각하다. 그럼에도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 열쇠를 제공할 압수수색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의혹을 제기하고 24일이 지나서야 이루어졌다. 검찰 또한 눈치 보기식 수사에 머물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수사 결과 문제가 드러나면 반드시 바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국정원의 비정상적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국정원은 강한 문책을 넘어서는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수사 결과 재판에 제출한 증거가 위조된 것으로 확인된다면 국민의 인권은 다시 위기에 빠지고 만다. 당연히 국가의 중추 정보기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검찰의 신뢰마저 동반 추락할 수밖에 없다. 해외 업무를 도와왔다는 중국동포가 문서 위조를 시인하고 자살을 기도하자 국정원이 “우리도 속은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도 허탈한 일이다. 가장 중요하다는 지역의 정보 능력이 얼마나 부실한지 이렇게 까발려도 되는지 묻고 싶다. 국정원의 대북 인적 네트워크가 이토록 허술히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도 국민을 불안케 한다. 검찰은 강도 높은 수사로 사건의 진상을 엄정히 밝혀내야 한다. 국민이 납득하고 정치권에서도 더 이상 특검 주장이 나오지 않을 만큼 설득력 있는 수사 결과를 내놔야 할 것이다. 증거 조작에 관여한 사람을 의법처리하는 것은 물론 윗선의 관리책임도 당연히 물어야 한다. 만일 국정원 직원이 조작을 지시한 게 사실로 드러나면 남재준 원장도 합당한 지휘 책임을 져야만 정부에 떠넘겨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내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대통령이 밝힌 대로 국정원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는 조치는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비정상의 정상화’는 국정원부터 이루겠다는 굳은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정원도 차제에 기존 업무 시스템이 가진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면 경쟁력은 외려 향상될 것이라는 전향적 인식을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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