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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와중에…푸틴 재선 축하한 트럼프·융커

    미국·유럽 “부적절” 비판 봇물 트럼프, 한반도 비핵화도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재선을 축하하는 인사를 건넸다가 최근 러시아와의 관계가 냉각된 서방 세계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과) 매우 좋은 통화를 했고 그의 선거 승리를 축하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이 머지않은 장래에 이뤄질 것이며 군비경쟁, 시리아, 북한 문제 등이 논의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융커 위원장도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축하 서한을 통해 “나는 항상 EU와 러시아의 긍정적 관계가 유럽 안보에 중요하다고 주장해 왔다”면서 “우리의 공동 목표는 유럽 전체의 협력적 안보질서를 재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네 번째 임기를 이런 목표를 추구하는 데 사용하길 바라며 나는 이런 노력에 있어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최근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암살 시도 사건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축하 메시지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4연임을 축하하는 전화를 하면 안 된다는 백악관 국가안보팀의 조언도 묵살했다고 전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 인사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할 권리를 거부당한 러시아 국민 개개인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만일 내가 대통령이라면 (푸틴과의 통화는) 통화 리스트에서 높은 순위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의 축하 서한은 EU 외교이사회가 러시아의 이중간첩 암살 시도 사건을 비난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지 하루 만에 나와 이를 무색하게 했다. 유럽의회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애슐리 폭스 의원은 “융커 위원장이 보낸 서한은 치욕적”이라고 비판했고 EU를 대표해 영국과 브렉시트 협상 교섭을 벌이고 있는 기 베르호프스타트 전 벨기에 총리도 “지금은 축하할 때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각각 푸틴 대통령에게 재선 승리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축하라는 단어 없이 “재임 시 성공을 기원한다”는 모호한 표현으로 축하인사를 대신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방자경 발언 논란 뒤에도 사과는커녕 “북한 공연 취소하라”

    방자경 발언 논란 뒤에도 사과는커녕 “북한 공연 취소하라”

    방자경 나라사랑바른학부모실천모임 대표가 가수 겸 작곡가 윤상에 대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뒤에도 사과는커녕 북한 공연 취소를 주장하고 나섰다.방자경 대표는 19일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 “주적 북한에 가서 공연하겠다는 윤상 씨에 대해 올린 글 중 정정할 부분이 있습니다”라면서 “윤상 씨는 본명이 윤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작곡가 김형석 씨가 올린 글이 네이버에 올라온 걸 애국페친님이 알려줘서 알았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윤상 씨에게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이 조국인 분이면 북한 공연 취소하시길 바랍니다”라고 했다. 앞서 방자경 대표는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북실무접촉 남수석대표로 윤상씨라면 김일성찬양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간첩 윤이상, 5.18광주폭동 핵심으로 보상금 받고 월북한 대동고출신 윤기권, 김일성이 북한에서 만든 5.18영화의 주인공 윤상원, 이들 중 누구와 가까운 집안입니까?”라면서 윤상을 향해 ‘종북몰이’를 시도했다. 윤상이 우리 예술단 평양 공연을 위한 음악감독 및 수석대표로 임명된 것을 두고 무차별 비난한 것이다. 그러자 작곡가 김형석이 나서 “본명이 이윤상입니다만”이라고 답변을 남겼다. 방자경 대표가 윤상의 예명만으로 성씨를 윤씨로 착각, 엉뚱하게 윤씨 성을 가진 다른 인물들과 엮어 북한 정권 또는 운동권과 연관성을 주장한 것이다. 심지어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작곡가도 윤이상이 아닌 김종률씨다. 방자경 대표의 주장이 온통 거짓이거나 억측투성이로 밝혀진 것. 그러나 방자경 대표는 윤상에 대해 ‘종북몰이’를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방자경 “윤상 종북” 헛발질…과거 발언 보니

    방자경 “윤상 종북” 헛발질…과거 발언 보니

    방자경 나라사랑바른학부모실천모임 대표가 가수 겸 작곡가 윤상을 향해 ‘종북몰이’를 하려다 망신살만 뻗친 가운데 과거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방자경 대표는 18일 트위터에 “문 보궐 정권은 반 대한민국 세력들과 한편 먹는데”라면서 “남북실무접촉 남수석대표로 윤상씨라면 김일성찬양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간첩 윤이상, 5.18광주폭동 핵심으로 보상금 받고 월북한 대동고출신 윤기권, 김일성이 북한에서 만든 5.18영화의 주인공 윤상원, 이들 중 누구와 가까운 집안입니까?”라면서 윤상을 향해 ‘종북 덮어씌우기’를 시도했다. 윤상이 우리 예술단 평양 공연을 위한 음악감독 및 수석대표로 임명된 것을 두고 무차별 비난한 것이다. 그러자 작곡가 김형석이 나서 “본명이 이윤상입니다만”이라고 답변을 남겼다. 방자경 대표가 윤상의 예명만으로 성씨를 윤씨로 착각, 엉뚱하게 윤씨 성을 가진 다른 인물들과 엮어 북한 정권 또는 운동권과 연관성을 주장한 것이다. 심지어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작곡가도 윤이상이 아닌 김종률씨다. 방자경 대표의 주장이 온통 거짓이거나 억측투성이로 밝혀진 것이다. 방자경 대표는 보수 집회에 자주 등장해 이름을 알려왔다. 지난해 4월 전두환 회고록이 출간돼 논란이 됐을 때에도 전두환 지지 기자회견에 나섰다. 당시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방자경 대표는 이 자리에서 “5·18의 핵심 조직은 박정희 대통령 암살조직이었다”면서 “우리가 지금 마시고 있는 ‘처음처럼’ 소주 글씨를 쓴 사람(고 신영복 교수)이 통일혁명당 핵심 인물이다. 때문에 이 소주를 신중하고 조심히 먹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동성애 반대 모임에서 “우리나라에서 혼전 동거가 늘고 있는데 동성결혼마저 합법화된다면 출산율은 현재보다 더 낮아져 국가경쟁력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상에 ‘종북 프레임’ 씌운 보수에 김형석이 던진 묵직한 팩트

    윤상에 ‘종북 프레임’ 씌운 보수에 김형석이 던진 묵직한 팩트

    가수 겸 작곡가 윤상이 우리 측 예술단을 이끌고 평양 공연을 지휘한다. 예술단 음악감독으로 내정된 윤상은 20일 열리는 남북실무접촉의 수석대표로 나서 북측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과도 만난다.남북 화해 무드 속에 10여년 만에 열리는 우리 예술단의 방북 공연에 보수 쪽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일부는 윤상의 성(姓)을 구실 삼아 종북 프레임을 덧씌우고 생트집을 잡았다. 이에 대해 윤상과 절친한 작곡가 김형석은 “윤상은 가명이고 본명은 이씨”라며 통쾌한 반격을 가해 화제를 모았다. 방자경 ‘나라사랑 바른학부모 실천모임’ 대표는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문보궐 정권은 반 대한민국 세력들과 한편을 먹는다”고 주장하며 우리 예술단의 방북 공연 음악감독에 내정된 윤상을 겨냥하는 글을 이어나갔다. 방 대표는 “윤상씨라면 김일성 찬양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간첩 윤이상, 5.18 광주폭동 핵심으로 보상금 받고 월북한 대동고 출신 윤기권, 김일성이 북한에서 만든 5.18 영화의 주인공 윤상원, 이들 중 누구와 가까운 집안입니까?”라고 주장했다.방 대표의 트윗은 오류 투성이의 ‘가짜뉴스’에 가깝다. 먼저 윤이상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하지 않았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징이 된 임을 위한 행진곡은 전남도청을 점거 중에 계엄군에 사살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들불야학’을 운영하다 노동현장에서 숨진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에 헌정됐다. 이 곡의 작곡가는 당시 전남대 경영학과 학생이던 김종률이다. 백기완 선생이 옥중에서 지은 장편시 ‘묏비나리’를 소설가 황석영이 일부 바꿔 노랫말을 붙였다. 작곡가 윤이상은 한국 태생이었으나 대부분 독일에서 활동했으며 오페라 ‘나비의 미망인’, ‘심청’ 등을 작곡했고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를 기리는 ‘광주여 영원히’ 등 관현악도 발표했다. 윤이상은 1967년 북한을 방문했다가 재독 인사를 간첩단으로 조작한 이른바 ‘동백림 사건’에 연루돼 고문을 당하고 옥고를 치렀다.방 대표는 또 자신이 만든 종북 프레임의 핵심 인물이 모두 윤씨라는 점을 들어 윤상을 공격하려 했지만 윤상의 본명은 이윤상이다. 작곡가 김형석은 방 대표의 트윗에 “본명은 이윤상입니다만.”이라는 답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묵직한 팩트 공격”이라며 김형석을 두둔했다. 한편 대중문화계에서 활동해온 인물이 남북 접촉에서 수석대표로 나서는 것은 윤상이 처음이다. 통일부는 윤상을 음악감독으로 선임한 배경에 대해 “발라드부터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에 이르기까지 7080에서 아이돌까지 두루 경험을 갖고 있어 발탁했다”고 밝혔다. 윤상의 이름과 관련해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북측에 우리측 대표단 명단을 통지할 때 예명인 ‘윤상’으로 통지했다”면서 “동일인임을 확인하는 그런 절차는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이응노와 수덕여관을 넘어서 만나는 예산 수덕사(修德寺)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이응노와 수덕여관을 넘어서 만나는 예산 수덕사(修德寺)

    “모두 같은 민족 아닙니까? 여러분들도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동백림에 간 것은 자식의 소식을 듣고, 거기서 만날 수 있다고 해서 간 것입니다...그 아들을 만나게 해 주겠으니 오라고 했을 때, 거절합니까, 만났다가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 그만둡니까.” 세계적인 추상화의 거장, 고암(顧庵) 이응노(李應魯·1904~1989) 화백이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법정 구속되기 전의 마지막 최후 진술이다. 동백림 사건은 1967년 7월 8일 중앙정보부에서 발표한 간첩단 사건으로 194명에 이르는 유학생들과 교민들이 동베를린에 위치한 북조선 대사관과 평양을 드나들고 간첩교육을 받아 대남적화활동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음악가 윤이상을 비롯하여 천상병 시인 등이 연루되었고, 결국 34명에게 유죄판결이 내려졌으나 대법원 최종심에는 간첩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가 한 명도 없는 ‘구름같은’ 간첩단 사건이었다. 이 사건으로 이응노는 2년 6개월의 옥고를 치르고 풀려난다. 이후 이응노는 수덕사 앞 수덕여관에서 삶의 한 부분을 내려 놓는다. 이응노의 삶과 수덕여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충청남도 예산 수덕사로 가 보자. 충청남도 덕숭산(德崇山)에 위치한 수덕사(修德寺)는 충청도의 절답다. 겉으로는 무심한 듯 소란스럽게 이름 내지는 않았으나, 내실은 진즉부터 으뜸인 불교 도량임에는 분명하다. 왜냐하면 수덕사는 백제계 사찰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현존하는 유서 깊은 절집일 뿐만 아니라, 맞배지붕 양식으로 이름 알려진 고려시대(1308년)의 대웅전이 세월에 푹 곰삭은 나무 기둥들과 함께 지금도 잘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한 때 ‘수덕사의 여승’이라는 노래로 불리어 알려질만큼 훌륭한 비구 스님들을 배출하는 명문 선원인 ‘견성암’도 수덕사에 위치한다. 여기에 더해 현재 수덕사는 대한불교 조계종의 5대 총림 가운데 하나인 덕숭총림으로 많은 스님들이 강학과 참선정진하는 종합교육도량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충청남도 내포 일대의 36개 말사를 관장하는 제7교구본사이기도 하니 중부 지역에서는 단연 손꼽히는 사찰임에는 분명하다. 이런 수덕사를 더욱더 유명하게 만든 것이 바로 수덕사 일주문 옆에 위치한 수덕 여관이다. 수덕여관은 이응노 화백이 1945년 3월, 일본 패망을 앞두고 징용을 피해 수덕사 인근 비구니가 쓰던 절집을 손수 구입한 곳이다. 이후 이응노 화백의 처(妻) 박귀희 여사(1909~2001)가 이곳을 여관으로 운영하며 프랑스로 떠나버린 남편을 기다리면서 자식을 길러내었다. 지금도 수덕여관 주변에는 이응노 화백이 동백림 사건의 옥고를 치른 후 이곳에 머물면서 손으로 직접 새긴 문자 추상 암각화가 곳곳에 남아 있다. 만물의 흥망성쇠를 표현한 것으로 알려진 이 암각화는 지금도 50여년 전의 이야기를 생생히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수덕사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충청도 근역에는 단연 으뜸인 사찰이다. 수덕여관의 역사를 함께 2. 누구와 함께? - 나이드신 부모님과 천천히 3. 가는 방법은? -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수덕사 안길 79 - 예산버스터미널 → 수덕사 (요금 1,760원/ 1시간 소요) 4. 감탄하는 점은? - 고려시대의 대웅전, 수덕여관 인근의 이응노 화백의 암각화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주말에는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수덕여관 인근의 암각화, 대웅전, 범종루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소머리국밥 ‘한일식당’, 곱창 ‘신창집’, 수제비 ‘대흥식당’, 국수 ‘쌍송국수’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sudeoksa.com/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추사고택, 한용운 생가터, 장영실 과학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수덕사는 가파른 계단이 많은 사찰이어서 천천히 올라가도록. 이응노 화백의 삶을 이해한 뒤 수덕여관을 둘러 본다면 한 예술가의 파란만장한 삶을 예술로 이해할 수 있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메이, 러 외교관 23명 추방 결정

    영국 정부가 ‘러시아 이중 간첩’ 암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받는 러시아 정부를 응징하는 차원에서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기로 했다. 이는 영국에서 단일 사건에 의한 추방 규모로는 최근 30년 동안 가장 큰 수준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4일(현지시간) 오전 국가안보위원회 회의 후 “러시아 정보 당국 관계자로 의심받고 있는 외교관 23명을 우선 추방한다”면서 “이들은 일주일 내로 영국을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인이나 거주민들의 생명이나 재산을 위협하는 데 사용된 증거가 있는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고, 위협을 줄 수 있는 러시아인 입국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외무부는 지난 12일 러시아 정부가 자국 이중간첩 출신 망명자에 대한 암살 시도에 대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짓고 러시아 정부에 13일 자정까지 답변을 내놓으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12일 저녁 런던 남쪽 뉴몰덴에서 또 다른 러시아 기업가 출신인 니콜라이 그루시코프(69)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4일 러시아 이중 간첩 출신인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영국의 한 쇼핑몰에서 신경작용제에 노출돼 쓰러진 지 8일 만이다. 그루시코프의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했다가 2013년 자택에서 의문사한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좁스키의 친구로 알려져 이번에도 러시아 정부의 개입 논란이 일었다. 베레좁스키는 푸틴 대통령의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척결 과정에서 쫓겨나 2001년부터 런던에서 망명 생활을 했다. 그의 사인을 놓고 자살설과 타살설 등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으나 런던 경찰은 타살 흔적을 발견하지 못해 자살로 결론지었다. 영국 정부는 러시아가 배후로 의심되는 자국 내 의문사 14건을 재수사하기로 했다. 김태균 기자 windsea@seoul.co.kr
  • 영국, ‘스파이 암살시도’ 러시아 외교관 23명 추방

    영국, ‘스파이 암살시도’ 러시아 외교관 23명 추방

    영국 정부가 ‘러시아 스파이’ 암살 사건과 관련해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기로 했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4일(현지시간) 오전 국가안보위원회 회의 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와 관련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 12일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그의 딸 암살 시도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짓고, 러시아 측의 소명이 없으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에 기밀을 넘긴 이유로 수감생활을 하다 죄수 맞교환으로 풀려난 전직 러시아 스파이 스크리팔은 이달 4일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 벤치에서 딸과 함께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영국 외무부는 런던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이번 사건에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Novichok)’이 발견된 데 대한 해명을 요구하면서, 13일 자정까지 답변을 내놓으라고 최후통첩을 보냈었다. 러시아는 그러나 데드라인까지 반응하지 않았다. 메이 총리는 또 영국인이나 거주민들의 생명이나 재산을 위협하는데 사용된 증거가 있는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고, 위협을 줄 수 있는 러시아인 입국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및 왕실 인사의 러시아 월드컵 보이콧, 러시아와 예정된 모든 고위급 회담 중단 등도 조치도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러 갑부 이혼합의금 무려 6762억… ‘영국 음모설’ 주장

    러 갑부 이혼합의금 무려 6762억… ‘영국 음모설’ 주장

    러시아 출신의 억만장자가 영국 국적의 아내 사이의 이혼 소송을 벌이는 과정에서, 영국 법무부가 고의적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렸으며 이는 최근 악화된 영국과 러시아의 관계 탓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석유재벌인 파르크하드 아흐메도프(62)는 2016년 12월, 영국 법원으로부터 별거중인 아내 티티아나 아흐메도바(42)에게 이혼 합의금으로 4억 5300만 파운드(한화 약 6762억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영국 사상 최고의 이혼 합의금 지급 판결을 받은 아흐메도프는 지난 1월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이른바 ‘푸틴 리스트’에 속한 2010명의 정·재계 측근 인사 중 한명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관계를 이용해 재산을 축적했다는 의혹을 받는 억만장자로 알려져 있다. 아흐메도프는 고등법원에 항소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러한 영국 법원의 판결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뿐만 아니라 러시아 전체에 대한 영국의 음모가 숨겨져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실제로 러시아와 영국의 관계는 ‘스파이 암살’을 두고 갈수록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저녁 런던 남쪽에서 러시아 출신의 니콜라이 그루쉬코프(69)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2013년 자택 욕실에서 목을 매 숨진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절친으로 전해졌다. 먼저 숨진 베레조프스키는 푸틴 대통령의 신흥재벌 척결 과정에서 쫓겨나 2001년부터 영국 런던에서 망명생활을 해 왔는데, 망명 이후에도 푸틴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해 크렘린의 표적이 됐다. 그가 사망했을 당시에는 자살설, 타살설 등 다양한 추측이 나왔지만 타살 흔적은 나오지 않아 자살로 결론지어졌다. 하지만 최근 그의 절친인 그루쉬코프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러시아가 암살에 개입한 것으로 추정하는 런던 경찰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불과 일주일 여 전인 지난 4일, 러시아 이중간첩 출신의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영국의 한 쇼핑몰에서 군용 신경안정제에 노출돼 목숨을 잃을 뻔한 일이 발생하면서, 영국 정부는 러시아가 영국의 중심부에서 암살을 시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상 최고의 이혼 합의금 판결을 받은 아흐메도프는 “러시아가 스크리팔 부녀를 죽일 이유가 전혀 없는데, 영국은 여전히 러시아 대통령과 그 국민을 악마취급하고 있다”면서 “적법하지 못한 나의 이혼 과정 역시 영국이 같은 인식과 과정을 적용해 내놓은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영국 정부는 사실을 왜곡하려는 애처로운 시도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민족주의의 힘을 강화시킬 뿐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에게 내려진 ‘부당한’ 이혼 합의금 판결이 러시아를 적대시 하는 영국 정부의 태도에서 비롯됐다는 아흐메도프의 주장에 대해 현지 법원은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인권경찰이 되겠습니다” 청년 경찰의 다짐

    “인권경찰이 되겠습니다” 청년 경찰의 다짐

    “우리는 모든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인권경찰이 되겠습니다. 우리는 양심에 따라 법을 집행하는 공정한 경찰이 되겠습니다. 우리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따뜻한 경찰이 되겠습니다.”경찰관으로 첫발을 떼는 경찰대 34기, 경찰간부후보생 66기 ‘청년 경찰’ 169명은 13일 충남 아산 경찰대에서 열린 합동 임용식(졸업식)에서 ‘인권경찰 다짐’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경찰대생 119명(남성 109명, 여성 10명)과 간부후보생 50명(남성 45명, 여성 5명)은 이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합동 임용식에서 경위 계급장을 달았다. 행사에는 이철성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지휘부, 졸업생과 가족 등 4000여명이 참석했다. 경찰대 관계자는 “‘인권경찰 다짐’은 인권 수호자로서 공정하고 따뜻한 경찰이 되겠다는 포부와 결의를 담은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졸업생들은 이날 낭독한 다짐문을 김형성 경찰청 인권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위민·호국정신의 상징으로 기억되는 경찰관들의 유족도 이날 임용식에 참석해 고인 후배들의 출발을 축하했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을 향한 발포 명령을 거부한 고 안병하 치안감, 1968년 1·21 김신조 무장간첩 침투사건 당시 순직한 고 최규식 경무관과 정종수 경사, 이규현 독도의용수비대원 유족이 이날 내빈으로 합동 임용식에 초청됐다. 수석 졸업생에게 주어지는 대통령상은 유호균(경찰대)·이은비(간부후보) 경위에게 돌아갔다. 올해에도 다채로운 이력을 지닌 졸업생들이 여럿 배출됐다. 송지섭 경위는 경찰대 재학 기간 국내외에서 500시간 이상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며 어려운 이들을 도왔다. 오동빈·김형규 경위는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주관 ‘차세대 정보보안 리더’로 선발됐다. 마선미 경위는 전국생활체육 복싱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했다. 경찰대는 1985년 졸업한 1기부터 올해 34기까지 그간 4054명(여성 240명), 경찰간부후보는 1948년 임용된 1기생부터 올해 66기까지 4501명(여성 90명)의 경위를 배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무엇보다 여성, 아동, 장애인, 어르신, 범죄와 폭력에 취약한 국민들 곁으로 더 다가가 달라”면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를 외친 여성들의 용기는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바로 세워 달라는 간절한 호소이며, 그 호소를 가슴으로 들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 방지에도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공무수행 중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도 순직 인정

    공무수행 중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도 순직 인정

    정부 ‘위험직무 순직’ 요건 확대 순찰 활동·벌집 제거 등도 포함 공무상 재해 보상 민간수준 상향 9월 시행… 유족급여 내주 적용 앞으로는 소방관이 벌에 쏘여 숨지더라도 ‘위험직무순직’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동안 제한적으로 열거돼 있던 위험직무순직 요건을 재정비하고, 환경 변화에 따른 다양한 유형의 위험직무를 반영해 요건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공무상 재해 보상을 민간 수준으로 대폭 올리고, 무기계약직이나 비정규직 노동자도 공무 수행 중 사망하면 순직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인사혁신처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공무원 재해보상법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13일 밝혔다. 공무원 재해보상제도는 공무원연금법에 규정돼 있었지만, 58년 만에 공무원연금법에서 떼어내 새로 만들었다. 공무상 재해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 법의 시행은 공포 후 6개월 이후다. 다음주쯤 공포되는 것을 고려하면 9월 말쯤 시행된다. 단 순직(위험순직 포함) 유족에게 지급하는 급여 인상과 위험순직 인정대상 확대는 법 공포 후 즉시 적용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그동안 경찰은 ▲범인·피의자 체포 ▲경비·주요 인사 경호, 대간첩과 대테러 작전, 교통단속과 교통 위해 방지 업무를 하다 사망했을 때만 위험직무순직을 인정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긴급신고 처리를 위한 현장활동 ▲범죄예방 등을 위한 순찰활동 ▲해양오염확산 방지 작업을 하다가 사망해도 위험직무순직을 인정받을 수 있다. 소방공무원은 화재진압 등의 지원활동을 하다가 사망한 경우와 벌집·고드름 등 위험제거를 위한 생활안전활동이 추가됐다. 어업감독 공무원이 불법어업 지도·단속을 하다가 숨졌을 때와 출입국관리직 등 사법경찰이 범죄 수사·단속·체포 등 과정에서 숨졌을 때도 위험순직을 인정받을 수 있다. 재해보상 수준도 현실화했다. 지급률을 높이고, 20년을 기준으로 한 차등지급 원칙을 없앴다. 공무 수행 중 사망했다면, 순직유족급여는 현재 민간의 산재보상 대비 53∼75%에 그쳤다. 그러나 순직유족급여는 개인 기준소득월액의 26%(20년 미만 근무) 또는 32.5%(20년 이상)에서 38%로 개선했다. 위험순직 유족급여는 개인 기준소득월액의 35.75%(20년 미만) 또는 42.25%(20년 이상)에서 43%로 높였다. 공무 수행 중 사망했다면, 무기계약직·비정규직 노동자라 하더라도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 심사를 거쳐 공무원과 동일하게 순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다만 사망 시 경제적 보상은 현행 산재보상 등을 그대로 유지한다. 순직으로 인정되면 국가보훈처의 국가유공자, 보훈보상대상자 등록 신청이 가능하다. 아울러 공무원연금법 개정으로 시간선택제 공무원도 연금법 적용을 받게 된다. 이들은 공무원 신분이었지만, ‘상시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국민연금을 받아 왔다. 시간선택제 공무원은 2016년 말 기준 국가직 1271명, 지방직 8575명 등 총 9846명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열린세상] ‘더 포스트’의 캐서린 같은 발행인이라면/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열린세상] ‘더 포스트’의 캐서린 같은 발행인이라면/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사라진 것들이다. 담배를 물고 기사를 쓰고, 쓴 기사를 통에 담아 조판실에 보내고, 납 활자를 뽑아 판을 짜고, 혹시 낙종이라도 했을까 긴장하면서 다른 신문들이 나오기 무섭게 재빨리 펼쳐 보는 모습들. 이따금 영화에서나 만나 볼 뿐이다. 편집국에 원고지와 펜이 사라진 지 오래다. 컴퓨터 키 하나면 기사 송고와 편집까지 끝나고, 종이신문이 점점 줄어들고 온라인 뉴스가 언론의 대세인 시대다. 납 냄새 싸한 조판실, 윤전기가 도는 소리와 진동, 막 인쇄된 신문에서 풍기는 잉크 냄새가 주는 묘한 흥분과 긴장도 추억일 뿐이다. 변한 것은 모습만이 아니다. 영화 ‘더 포스트’(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반세기 전의 신문을 들고 와서 지금의 언론에 묻는다. 과잉경쟁, 천박한 상업주의와 경영논리, 집단이기주의에 빠진 정파성으로 언론 본래의 역할과 사명을 슬금슬금 잃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권력과 자본의 눈치나 보면서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4명의 대통령이 무려 30년 동안 추악한 거짓말로 국민을 속인 베트남전쟁에 대한 정부기밀문서(펜타곤 페이퍼)를 워싱턴포스트지에 공개하기로 결정한 뒤, 캐서린 그레이엄(메릴 스트립)은 이렇게 말한다. “뉴스는 역사의 초고다. 항상 옳을 수는 없고, 완벽할 수는 없지만 계속 써 나가야 한다”고. 그녀는 기자가 아니다. 편집국장도 아니다. ‘미국의 최초 여성’이란 수식어를 가진, ‘발행인’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그만큼 그녀의 말과 행동이 낯설고 예나 지금이나 우리가 아는 신문사 사주(社主)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녀도 처음에는 망설였다. 남편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물려받은 언론사 사주로서 누리게 된 ‘지위와 관계’를 포기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겁도 났다. 심각한 안보상황 파괴와 반역행위로 보안법 위반을 들먹이는 최고 권력층의 압력과 발행 중단 위협, 그로 인해 닥칠지 모르는 경영의 위기를 무시할 수 없었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서는 국가기밀 누설로 간첩죄를 뒤집어쓸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고민 끝에 자신의 인생과 전 재산(신문사)을 걸고 이 모든 것에 과감히 맞서기로 한다. 용기와 결단에 앞서 마지막으로 편집국장 벤(톰 행크스)에게서 확인한 것은 자신과 회사(신문사)의 안위가 아니라, 문서 공개가 미국인 삶에 위협되지 않는다는 사실, 국가에 해가 되는 기사가 아니라 사실이었다. 그녀는 “신문 발행의 자유를 지키는 길은 발행뿐”이며, 신문이 진실을 담으려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으며, 발행인으로서의 역할을 저버리지 않았다. “기사가 나가지 않으면 그만두겠다”는 기자들, “정부가 신문기사 정해 주면 워싱턴포스트는 사라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거짓말을 우리가 끝내야 한다는 편집국장 벤의 편에 섰다. “기사의 질과 수익은 함께 간다”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투자를 아끼지 않은 발행인, 그러면서도 “논조는 내가 결정한다”는 벤의 말대로 편집국의 자유와 독립성을 지켜 주는 언론사 사주. 그래서 사람들이 그녀에게 ‘정론의 길을 터 준 신문 발행인’이라는 칭호를 붙이는가 보다.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권력은 오만하고 부패하며, 그런 권력을 감시하고 진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하는 사명이 언론에 있기에 캐서린 같은 양심 있고 용기 있는 발행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편집과 경영 사이에 놓여 있던 ‘방화벽’도 오래전에 무너졌다. 언론사도 자본 논리가 지배하면서 경영이 저널리즘의 가치를 존중하는 시대도 끝났다. 뉴욕타임스처럼 고집스럽게 기사의 질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신문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보다는 수익을 위한 기사 생산에 매달리고, 기사의 질보다는 비즈니스 잘하는 기자를 ‘유능하다’고 평가하고, 재정 악화를 이유로 기자들은 혹사당한다. 언론의 정신과 사명을 저버린 이런 구차하고 비겁한 언론 현실을 만든 가장 큰 책임이 누구에게 있나. 영화 ‘더 포스트’가 그 답을 보여 주고 있다. 미국연방대법원은 워싱턴포스트 보도의 정당성에 손을 들어 주는 판결문에서 “언론은 통치자(권력)가 아닌 국민을 섬겨야 한다”고 했다. 물론 사주(자본)도 아니다.
  • [단독] “처음엔 무서웠는데 조폭도 사람이더라”

    [단독] “처음엔 무서웠는데 조폭도 사람이더라”

    학생운동으로 강력누범방 생활 택시강도·앵벌이·운동권 학생 같은 시대 산 다양한 군상 그려“산만 한 덩치에 온몸에 문신이 가득한 사람들을 마주하니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요.” 20년 전 일이지만 김홍모(47) 만화가에게는 그날의 기억이 여전히 선명하다. 범죄자들이나 가는 거라 생각했던 구치소, 그것도 강력 전과 3범 이상들만 모이는 ‘강력누범방’에 들어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김 만화가가 8개월간의 옥살이 경험을 담아 펴낸 만화 ‘좁은방’(보리)은 그 생생한 기록이다. 학생운동을 하던 그는 ‘공안수’가 되어 1997년 8월 영등포 구치소에 들어간 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1998년 3월 출소했다. 김 만화가는 삼수 끝에 1992년 꿈에 그리던 홍익대 미대에 입학했다. 대학에 오기 전만 해도 ‘북한 사람들은 다 늑대처럼 생기고, 운동권 학생은 죄다 빨갱이’인 줄 알았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러나 5·18광주항쟁의 진실을 알게 된 뒤 본격적으로 운동권의 길로 들어섰다. 홍익대 3학년에는 미대 학생회장, 4학년 때는 총학생회 부학생회장이 돼 격렬한 정부 반대 투쟁에 나섰다. 수배를 받고 도망다니다 1997년 8월 붙잡혀 구치소에 들어갔다.지난 6일 서울 홍익대 인근에서 만난 김 만화가는 “당시 경험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더니 ‘신기하고 재밌다’는 반응이 많아 2009년부터 시나리오를 썼다”고 설명했다. 이 시나리오로 2010년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창작 지원작에도 선정됐다. 이후 지식·교양만화 웹툰 플랫폼인 ‘어른’에 2015년 12월부터 1년여 동안 만화를 연재했는데, 어른이 적자로 문을 닫으며 마지막 회만 남겨둔 상태에서 연재가 종료됐다. 작품을 사랑하던 이들의 성원에 김 만화가가 마지막 회를 붙여 1년여 만에 한 권짜리 단행본으로 나왔다. 만화에서는 김씨가 수용됐던 ‘3동 상6방’을 비롯해 건달 상현과 춘삼, 택시 강도 춘길, 앵벌이 용식 등 감방 동기의 실명이 그대로 사용됐다. 다만 주인공 이름만 ‘홍모’가 아닌 ‘용민’으로 정했다. 김 만화가는 “단순히 내 이야기가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많은 동료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싶었다”면서 “주인공 이름과 시나리오를 매끄럽게 하기 위한 일부 설정을 빼면 95% 정도는 모두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엔 무섭고 겁났는데 적응되니까 조폭도 결국엔 모두 사람이었다”고 떠올렸다. 예컨대 상현은 틈만 나면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읽고, 춘삼은 용민에게 연애편지를 써 달라 조르기도 한다. 용민이 구치소에서 정권 퇴진 운동을 벌이면 함께 민중가요를 부르고, 용민이 구치소 생활에 적응해 나태하게 굴면 “학생운동 하다 들어온 놈이 왈왈이(개) 짓을 하느냐”고 쓴소리도 잊지 않는다. 김 만화가는 “구치소에서 나온 뒤 조폭이었던 상현 형이 홍익대 총학생회에 찾아오기도 했다. ‘또 수배되면 숨겨줄 테니 전화 달라’며 술잔을 기울였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만화는 용민이 구치소에서 나오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나 현실의 주인공인 김 만화가는 학사경고 누적으로 제적돼 졸업하지 못했다. 김 만화가는 이후 집회 걸개그림과 선전물을 그리는 집단인 ‘그림공장’에서 활동하다 2006년 단행본 ‘소년탐구생활’로 만화가가 됐다. 지난해 동료들과 남파간첩 이야기를 다룬 만화 ‘빨간약’을 그려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3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금은 제주도에서 살며 작업하다 가끔 서울에 올라온다. 그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볼 수 있는 그림을 그리는 게 목표였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하지 못하고 만화가가 된 것에 후회는 전혀 없다”고 했다. 좁은방에 관해 “80년대 독재정권 타도에 맞춘 학생운동과 달리 90년대 학생운동은 ‘극렬좌익’이라는 딱지가 여전한 것 같다”며 “90년대 학생운동을 했던 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싸웠는지 만화를 통해 독자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씨줄날줄] 영화 ‘더 포스트’/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영화 ‘더 포스트’/김균미 수석논설위원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전후해 후보작들이 국내에서 개봉된다.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더 포스트’(The Post)는 비록 5일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무 상도 받지 못했지만 언론과 사회에 던지는 울림은 적지 않았다.영화 ‘더 포스트’는 1971년 뉴욕타임스가 베트남전쟁 관련 국방부의 비밀 보고서인 ‘펜타곤 페이퍼’(Pentagon Papers)를 특종 보도한 뒤 뒤늦게 취재에 뛰어든 워싱턴포스트가 보고서를 독자적으로 입수하는 과정과 보도를 막으려는 정부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언론의 자유를 지켜 낸 과정을 다루고 있다.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주인공은 펜타곤 페이퍼로 1972년 퓰리처상을 받은 뉴욕타임스가 아니라 워싱턴포스트다. 법원은 신문 보도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정부 주장을 받아들여 타임스에 후속 보도 중단을 명령한다. 대법원 판결 때까지 타임스가 보도를 중단한 사이 워싱턴포스트의 기자들은 보고서를 입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보고서를 입수한 뒤 정부의 압박에 맞서 어떻게든 신문에 내려는 벤 브래들리(톰 행크스 분) 편집국장과 신문사 경영을 거론하며 만류하는 이사·주주들 사이에서 고민 끝에 결단을 내리는 캐서린 그레이엄(메릴 스트립 분) 사장 겸 발행인의 고뇌가 잘 나타난다. 보도를 강행할 경우 법원 모독죄 및 간첩죄로 발행인 등이 기소될 위기에 처한다. 남편의 사망으로 경영을 맡게 된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남성 이사들 틈에서 신문사 등 자신의 모든 것을 건 그레이엄의 힘들고 외로운 결정은 이후 워터게이트 특종 보도로 이어져 워싱턴포스트를 전국 유력지로 자리매김시키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그레이엄이 어렵게 지켜 온 워싱턴포스트는 2013년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에게 2억 5000만 달러(약 2690억원)에 매각됐다. 1933년부터 워싱턴포스트를 경영해 온 그레이엄 가문은 80년 만에 신문에서 손을 뗐다. 베이조스의 워싱턴포스트는 디지털 언론 환경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에 ‘가짜뉴스’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고 있다. 트럼프는 유세 과정에서 화려한 여성 편력과 여성 비하적 발언 등으로 80년대 이후 가장 ‘반(反)여성적’ 대통령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47년 전 국민을 속이는 정부는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은 저널리즘 정신, 급변하는 디지털 언론 환경에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미국만의 얘기가 아니다. kmkim@seoul.co.kr
  • 러 간첩 英 망명후 독극물에 의식불명… 푸틴정권 ‘이중스파이’ 보복암살 의혹

    러 간첩 英 망명후 독극물에 의식불명… 푸틴정권 ‘이중스파이’ 보복암살 의혹

    전직 러시아 첩보원으로 영국 정부에 기밀을 넘긴 ‘이중간첩’ 역할을 했던 인물이 영국에서 정체불명의 독극물에 노출돼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이 독살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BBC 방송은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근교 솔즈베리시의 한 쇼핑몰 벤치에서 전직 러시아 첩보원인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30대 여성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졌다고 5일 보도했다. 이들은 알려지지 않은 물질에 노출된 뒤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경찰은 스크리팔과 이 여성이 발견 당시에 별다른 외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스크리팔은 러시아 군 정보총국(GRU) 장교 출신으로 1999년 대령으로 전역한 뒤 2003년까지 러시아 외무성에서 근무했다. 이후 개인 사업을 한 그는 2004년 러시아 수사 당국에 반역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1995년부터 영국 해외정보국(MI6)에 회유돼 유럽 내 GRU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대가로 10만 달러(약 1억 760만원)를 받았다고 자백했다. 스크리팔은 2010년 7월 미국 내 러시아 간첩 조직이 적발된 이후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의 첩보원을 교환할 당시 풀려나 영국으로 건너왔다. 당시 미국이 자국 내 러시아 간첩 10명을 풀어 주는 대가로 러시아는 스크리팔을 포함한 4명의 이중간첩을 석방했다. 영국과 러시아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 언론들은 미확인 물질에 의해 쓰러진 점이, 푸틴 대통령을 비난하고 영국으로 망명했다 2006년 살해된 전직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 사건과 유사하다고 전했다. 리트비넨코는 당시 런던의 한 호텔에서 방사성물질인 ‘폴로늄210’이 든 차를 마시고 사망했다. 스크리팔과 마찬가지로 이중간첩 행위를 하다 풀려난 한 전직 러시아 첩보원은 가디언에 “푸틴이 평소 나와 같은 사람을 (예수를 배신한) 가롯 유다에 비교했다고 들었다. 크렘린이 ‘반역자’를 대하는 태도는 항상 이런 식”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윤이상의 ‘귀향‘… 통영을 울린다

    윤이상의 ‘귀향‘… 통영을 울린다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을 기리는 통영국제음악제가 다음달 30일부터 4월 8일까지 경남 통영시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다. 타계 23년 만에 윤이상 선생의 유해가 고향 통영에 돌아온 것을 기리며 ‘귀향’을 주제로 울려 퍼진다.●49년 만에 고향 품으로… 뜻깊어 플로리안 리임 통영국제음악재단 대표는 27일 서울 용산구 독일문화원에서 열린 ‘2018 통영국제음악제’ 기자간담회에서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전쟁을 겪고 조국에서 추방당한 윤이상 선생에게 한국은 단 한 번도 자유로운 곳이 아니었지만 평생을 바쳐 탄압에 맞서 싸웠던 분”이라며 “윤이상의 귀향과 이번 음악제가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재단은 지난 25일 “바다가 보이고 파도소리 들리는 고향 땅에 묻히고 싶다”던 윤이상 선생의 뜻을 따라 유해를 독일 베를린 가토 공원묘지에서 통영으로 가져왔다. 음악제 개막 당일 음악당 근처에 유해를 안장하기로 결정했다. 윤이상은 서양 음악에 우리 전통 음악의 영감을 담은 독창적인 현대 음악 작곡가로 세계적인 평가를 받지만, 1967년 동백림 간첩 사건에 연루돼 2년간 복역하고 독일로 간 뒤 다시는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때문에 유해 송환을 둘러싸고 보수 단체 측에서 반대 집회를 여는 등 이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어쨌든 이번 음악제는 49년 만에 이뤄진 그의 귀향으로 더욱 의미가 깊어졌다. 음악제 테마 역시 ‘귀향’이다. 리임 대표는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 이유와 전쟁 등으로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야 하는 오늘날, (선생의 삶을 통해) 고향에 대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새겨 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음악제 기간에는 매일 2∼4개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개막공연 음악극 ‘귀향´ 세계 초연 다음달 30일 개막공연에서 음악극 ‘귀향’이 세계 초연된다. 몬테베르디 오페라 ‘율리시스의 귀환’과 한국 전통 가곡을 접목하고, 트로이 전쟁 10년과 그 이후 10년의 고난 끝에 고향으로 돌아온 율리시스의 여정을 윤이상의 삶과 대비해 표현했다. 유명 오페라 연출가 루트거 엥겔스가 재단의 요청을 받고 만든 작품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또한 이날 윤이상의 ‘광주여 영원히’를 비롯해 스트라빈스키 ‘불새 모음곡’,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등도 연주된다. ‘광주여 영원히’는 윤이상이 광주민주화운동에서 희생된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1981년 발표한 곡이다. 지휘자 스티븐 슬론이 25년째 이끄는 서독일의 대표적인 오케스트라 보훔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우리나라가 낳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협연한다. ●정경화·황수미, 보훔 심포니와 호흡 이튿날인 31일에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러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소프라노 황수미가 보훔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네 개의 마지막 노래’와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 9번으로 관객에게 묵직하게 다가간다. 4월 5일엔 윤이상의 관현악 모음곡 ‘낙동강의 시’가 한스-크리스티안 오일러가 지휘하는 하노버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역시 세계 초연된다. 유족에 따르면 1956년 유학을 떠난 윤이상이 그해 11월 파리에서 완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전쟁의 비극적 정서가 짙게 배어 있는 곡으로 발표되지 않은 악보를 유족으로부터 받아 무대에 올리게 됐다. 4월 8일 폐막공연에서는 거장 크리스토프 에셴바흐가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불교 무용인 바라춤을 소재로 하는 ‘바라’를 연주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윤이상 선생 유해 고향 통영 귀환

    윤이상 선생 유해 고향 통영 귀환

    25일 경남 통영시 통영추모공원 공설봉안당 앞에서 윤이상 선생의 유해를 부인인 이수지 여사가 옮기고 있다. 1995년 11월 독일 베를린에서 타계한 윤 선생의 유해는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묻힌 지 23년 만에 고향인 통영으로 돌아왔다. 베를린을 근거지로 음악 활동을 한 윤 선생은 1967년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과장된 동백림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겪었다. 통영 연합뉴스
  • 이념 논란 윤이상 유해 독일에서 통영으로 귀향

    이념 논란 윤이상 유해 독일에서 통영으로 귀향

    독일에 묻혀 있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유해가 25일 그의 고향 경남 통영으로 돌아왔다. 윤 선생이 1995년 11월 독일 베를린에서 타계해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묻힌 지 23년 만이다. 통영국제음악당 플로리안 리임 대표는 독일에서 가져온 윤 선생 유해를 이날 통영시 추모공원 공설봉안당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윤 선생 아내 이수자(91)씨에게 전달했다.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이씨는 주변의 부축을 받으며 이날 오후 3시 30분쯤 공설봉안당에 남편 유해를 직접 안치했다. 이 여사는 “남편 유해를 이렇게 고향 통영으로 늦게나마 모실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며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동진 통영시장은 “현대음악의 거장인 윤 선생을 마침내 고향으로 모셔서 정말 기쁘다”며 “통영이 현대 음악가들을 위한 성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윤 선생의 유해 안치는 이수자 여사와 플로리안 리임 대표, 김동진 시장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유해 이장을 진행하기 위해 독일로 건너간 윤 선생 딸 윤정씨는 베를린에 머물고 있으며 오는 28일 귀국할 예정이다. 통영음악당 관계자는 “당초 유해를 항공우편으로 이송할 계획이었으나 독일 현지에서 계획이 바뀌어 플로리안 리임 대표가 직접 가져오게 됐다”며 “유족 뜻에 따라 비공개로 유해를 모셨다”고 설명했다. 시는 유해를 공설봉안당에 임시 보관하다가 다음달 말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 개막때 이장식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통영 바다를 다시 보고 싶다’고 했던 윤 선생의 생전 뜻에 따라 그의 묘소는 통영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통영국제음악당 인근 공터에 마련된다. 윤이상은 베를린을 근거지로 음악 활동을 했으며 1967년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과장된 동백림(東伯林·East Berlin)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겪었다. 해외에서 그는 ‘동양과 서양의 음악기법 및 사상을 융합시킨 세계적 현대 음악� �, ‘유럽의 5대 작곡� ?� 불리는 등 세계적인 음악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그에 대한 이념성향과 친북행적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음악성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이날도 보수 성향 단체 ‘박근혜 무죄 석방 천만인 서명운동본부’ 경남본부 소속 50여명은 통영시 문화마당에서 집회를 열고 “작곡가 윤이상 유해를 국내로 송환하는데 반대한다”고 외쳤다. 이들은 “오길남 박사의 가족이 윤이상의 권유로 월북해 오 박사 부인 신숙자 씨와 두 딸이 북한에 억류됐다”고 주장했다. 통영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비전향 장기수’ 강용주 1심서 보안관찰 위반 무죄

    1985년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14년간 옥살이를 한 최연소 비전향 장기수 강용주(56)씨가 1심에서 보안관찰법 위반 혐의를 벗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조광국 판사는 21일 보안관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조 판사는 “강씨를 보안관찰법 위반죄로 처벌하려면 신고 기간 갱신 처분이 적법해야 한다”며 “강씨가 재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는지를 놓고 적법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강씨가 체제를 부인하거나 보안관찰 제도 자체를 부인하는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보안관찰 불복종을 한다 해도 헌법상 보장되는 정치적·양심의 자유를 벗어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의사인 강씨는 1985년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1999년 2월 25일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 1주년 기념 특별 사면으로 출소했다. 법무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3년 이상 복역한 강씨를 보안관찰 대상자로 지정했다. 보안관찰 대상이 되면 만난 사람과 일시 및 장소, 여행지 등 주요 활동내역을 3개월마다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하는데 강씨는 이를 거부해 재판에 넘겨졌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윤이상 선생 유해 25일 고향 통영 품에

    윤이상 선생 유해 25일 고향 통영 품에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 선생의 유해가 독일 베를린에서 고향 경남 통영으로 이장 절차를 밟는다. 생전에 통영 바다를 그리워하며 보고 싶어 했던 윤 선생의 소망이 사후 23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15일 통영시에 따르면 시는 23일 베를린 가토 공원묘지에 있는 윤 선생 유해의 이장 행사를 연다. 행사에는 윤 선생의 딸 윤정씨와 통영시 관계자, 주독 한국대사관 및 한국문화원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윤 선생 유해는 플로리안 리임 통영음악당 대표 등에 의해 25일 한국에 도착하고 ‘2018 통영국제음악제’가 개막되는 30일에 맞춰 이장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했을 때 부인 김정숙 여사가 통영에서 가져와 심은 동백나무도 함께 운반된다. ‘통영 바다를 다시 보고 싶다’던 윤 선생의 생전 뜻에 따라 통영국제음악당 주변에 새 묘소를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영시는 지난달 윤 선생의 유족과 협의하에 유해를 통영으로 이장하기로 하고 가토 공원묘지를 관장하는 베를린시에 이장을 요청해 승인받았다. 베를린을 근거지로 음악 활동을 펼친 윤 선생은 1967년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과장된 동백림(東伯林·East Berlin)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겪었다. 이후 국내에서는 군사독재 시절 음악성을 평가받지 못했지만, 해외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음악기법 및 사상을 융합시킨 세계적 현대 음악가’, ‘유럽의 현존 5대 작곡가’ 등으로 불렸다. 윤 선생은 1995년 11월 베를린에서 타계해 가토 공원묘지에 묻혔다. 한편 윤 선생의 베를린 자택이었던 ‘윤이상 하우스’는 조만간 게스트 하우스로 개조돼 문을 열 것으로 전해졌다. 윤이상평화재단이 관리하는 이 시설은 작은 음악회 및 세미나 공간 등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청산하며 살어리랏다/최여경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청산하며 살어리랏다/최여경 국제부 차장

    전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발언과 정치권의 막말·무례를 비판하다가 가 닿은 것은 프랑스 영화였다. 한국에선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Les Uns et Les Autres·1981)라는 제목이 붙어 나온 이 영화를 떠올린 건 “우리는 과거사 청산 작업을 한 번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사범, 경제사범에 관대하다”는 말이 나온 뒤였다. 한 선배가 말했다. “그 영화 봐봐. 아무리 세계적인 명사라도 나치에 부역했다는 꼬리표를 떼기가 얼마나 어렵더냔 말이지.”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예술인들과 그 후손을 조명하면서 화합을 이야기한다. 그 속 한 인물, 지휘자 칼 크레머에게는 참으로 집요하게 과거의 굴레가 쫓아다닌다. 그는 독일 베를린필을 예술적으로나 상업적으로 성공시킨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예술감독을 투영한다. 카라얀은 업적과 별개로, 독재자 히틀러에게 ‘국가지휘자’ 칭호를 얻었다는 꼬리표를 평생 달고 다녔다. 독일의 과거사 청산 작업은 현실에서도 여전하다. 아흔여섯의 오스카어 그뢰닝는 2년 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된 유대인들의 금품을 뺏어 나치에게 제공했다는 이유였다. 그는 여러 차례 고령을 내세워 선처를 호소했지만, 지난달 16일 헌법재판소는 형 집행을 확정했다. 지난해 말에는 극우단체 의장을 지내며 독일의 수용소와 가스실 사용을 부정한 88세 ‘나치 노인’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전후 나치에 조력한 혐의로 35만여명을 조사했고, 이 중 12만명 이상을 법정에 세워 4만명 가까운 부역자들을 수감하거나 처형했다. 이 역사를 전시회 ‘콜라보라시옹’으로 만들어 기억한다. 우리 역사에선 이런 과정을 거친 적이 없다. 일제강점기에 민족 반역을 일삼은 친일파를 단죄할 새도 없이 한국전쟁이 닥쳤다. 사회 기능 회복과 경제 재건에 집중한 사이 권력과 재력으로 무장한 친일파는 사회지도층 인사로 올라섰다. 민주주의를 열망하던 이들의 목소리는 독재 공권력에 짓밟혔고, 분단 현실은 안보와 치안을 빌미로 한 권력의 방어막으로만 이용됐다. 친일부역, 민간학살, 간첩조작, 군부독재, 정경유착, 권력비리, 국정농단으로 점철된 과거사 청산 작업이 비로소 진행되고 있지만 걱정부터 늘어놓는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과거사 청산을 운운하는 것은 퇴보라는 지적이다. 보수 언론에선 프랑스식 역사 청산이 국민들의 피로감을 불러 집권당의 선거 참패를 불렀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집권당 참패 원인에는 청산 작업이 정치·경제적으로 부역한 공무원, 경제인을 피해 갔다는 불만이 있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헌 부대에 새 술을 담을 수 없다. 제대로 청산하지 않은 역사와 체제 위에 올린 새로운 체제가 안정될 리도 없다. 털어버리지 못한 과거는 의혹을 낳고, 의혹은 가짜뉴스를 양산하면서 또 다른 분열을 일으킨다. 청산 과정에서 갈등은 불가피하다. 정확하게 원인을 따지고 제대로 책임과 죗값을 묻는다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 그런 뒤에 새로운 체제를 안착시켜야 한다. 70년 이상 묵은 과거사 청산 과정이 길고도 험해서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중도 하차하면 다시 과거로 돌아갈 뿐이다. 9일 ‘평화올림픽’이라 불릴 평창동계올림픽이 시작된다. 이곳에서 일군 찬란한 역사와 희망, 감동이 전 세계로 퍼질 것이다. 새 역사의 출발점을 만들 이날 우리가 무엇을 해야 어떤 미래로 나아갈지 생각해 본다. cy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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