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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전향 장기수 송환 ‘전향적 검토’

    ◆정부 입장. 남북한 두 정상은 지난 15일 공동선언에 남북사이의 ‘뜨거운 감자’로 불리는 ‘비전향장기수 문제의 해결 노력’을 담았다. 친척방문단의 교환이 남측 요구로 이뤄졌다면 비전향장기수 문제는 북측의끈질긴 요구를 수용한 것이었다. 정부는 이에 대해 북측과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자는 입장이다.북이 요구하는 비전향장기수와 납북자 문제를 이산가족문제의 범주에 넣어 일괄 타결하자는 것이 남측 입장이다. 북측이 이산가족교류에 협조적인 자세로 나온다면 정부도 이 문제에 대해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것임을 확인한 것이다. 이점에서 오는 8월 친척방문단의 성과에 따라 비전향장기수의 전격적인 북한송환이나 북한내 가족과의 상봉을 실현여부가 결정날 전망이다. 그동안 정부는 인도주의적 고려와 남북한 상호관계란 두 가지 모순사이에서 난처해 왔다.어부 등 강제납북자와 국군포로에 대한 송환이 이뤄지고 있지않은 상황에서 남파간첩,게릴라출신 등 비전향장기수의 북송은 쉽게 결정할수 없는 상황이다.국내의 거센 반발과 북한의 정치적 이용 등을 우려하고 있고 국내정치적으로도 쉽지 않다. 반면 남한의 감옥에서 30년이상을 복역한 남파간첩 등 비전향장기수에 대해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송환을 요구하는 국내외 인권단체들의 목소리도 커가고 있다.대부분의 대상자들이 70∼80대의 고령으로 병마에 신음하면서 여생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태여서 인도주의적인 배려가 호소력을 얻고 있는상태다. 북한은 그동안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남파간첩 등 비전향장기수의 송환을 요구해 왔다.북한의 언론매체와 종교·사회단체들도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이들의 송환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북송은 남북관계개선에는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적으론 적잖은 논란을 일으킬 것이란 점에선 앞으로 처리가 주목된다. 이석우기자
  • ‘민혁당’ 하영옥씨 징역8년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吳世立 부장판사)는 16일 북한의 전위혁명단체인민족민주혁명당을 결성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하영옥(河永沃·37) 피고인에게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구성죄 등을 적용,징역 8년에 자격정지 8년을 선고했다.그러나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국보법상 간첩방조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남북정상회담으로 화해와 통일에 관한 후속 조치가 기대되고 피고인에게 적용된 국보법도 개정의 목소리가 높아 선고를 늦추는 방법을 고려했지만 현재로선 남북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확신할 수 없고확정된 후속조치도 없는 만큼 우선 선고를 진행키로 했다”고 말했다. 하 피고인은 ‘강철서신’의 저자 김영환(金永煥)씨와 함께 민혁당을 결성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었다. 한편 이날 법정에 나와 재판을 지켜본 김석형씨(87) 등 비전향장기수 7명은 “하 피고인에 대한 유죄 선고는 남북 화해분위기에 어긋난다”며 ‘국보법철폐’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이상록기자 myzodan@
  • 국가보안법 개정 급하다

    남북경협,이산가족 상봉 등 ‘6·15 공동선언’에서 제기된 사항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관련법과 제도가 정비돼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국가보안법’.공동선언에서는 북한을 ‘교류·협력의 대상’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국보법은 또 법조문이 추상적이고 모호해 시민단체들로부터도 폐지 대상 ‘악법’으로지목돼 왔다.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데다 법집행기관이 국보법을 자의적으로 해석,법적용의 오·남용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독소조항은 7조(찬양·고무)와 10조(불고지).특히 반국가단체를찬양·동조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을 규정한 7조는 지난 98년 12월 유엔인권위로부터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항으로 지적받았다. 인권침해 논란도 7조에 집중됐다.7조는 반국가단체를 찬양·고무·동조하는 행위(1항)나 그런 혐의가 있는 모든 표현물을 만들거나 배포하거나 갖고 있는 행위(5항) 등을 모두 처벌할 수 있게 돼 있다.간첩임을 알면서도 수사기관에 알리지 않은 자를 처벌하도록 한 10조도 문제다.따라서 이 조항도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박홍환기자 stinger@
  • MBC ‘이제는‘ 25일부터 재편성

    지난해 가을 화제 속에 방송됐던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25일부터매주 일요일 다시 방송된다.역사의 질곡 속에 숨겨져 왔던 진실들이 지난해방송된 13편으로 끝나지 않았음에 대한 인식이다.제작진은 ‘이제는 말할 수있다’의 주된 화자는 억눌린 상황에서 말 못했던 당시 피해자들임을 당당히밝힌다. 기획·연출을 맡은 정길화 PD는 “프로그램에서 다룰 사안의 성격상 매스미디어나 역사 속에서 승자나 강자의 이야기만 부각돼 왔다는 역사성을 인식해야 한다.지금까지 누적돼 왔던 역사적 편파성에서 벗어나 균형을 맞추는 셈”이라고 밝혔다.물론 제작진은 피해자의 하소연에만 의존할 경우 진실을 추구하는 다큐의 본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목소리도 담았다. 피해자들의 폭로와 고발에 가해자들의 변명과 사과,때론 ‘모르쇠’ 등을 만날 수 있다.여기에 목격자들의 증언과 확인,연구자나 전문가의 진단이 이어진다. 지난해 9월 12일부터 12월 26일까지 방송됐던 13편에는 제주 4·3사건,동백림사건,인혁당사건 등이 있었다.25일부터오는 10월 1일까지 방송될 내용은크게 한국전쟁 재조명,남북관계,한미·한일 등 대외관계,인권과 사회 정의등으로 나눠진다. 한국전쟁의 재조명은 6·25가 올해로 50주년을 맞는데서 출발한다.양민학살,미국의 세균전 등이 이 범주다.25일 방송될 ‘양민학살’편에서는 지금까지잘 알려지지 않았던 51년 2월21일 자행된 경남 산청 양민학살 현장이 소개된다.‘의혹! 미국의 세균전’에서는 최근 기밀해제된 미국의 비밀문서를 중심으로 미국의 세균전 의혹에 대해 파헤친다.남북관계에는 ‘94년 전쟁위기론’,‘간첩 황태성사건’등이 있다.전쟁위기론은 94년 북한 영변 핵시설을 둘러싼 북미간 갈등이 주내용이다.당시 미국은 북한의 의심나는 핵시설에 대한폭격까지 염두에 뒀다고 한다.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극명히 보여준 이 상황을 짚어본다. 대외관계는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망언(妄言)의 뿌리,일본의 친한파들’이 있다.마지막으로 인권과 사회정의에서는 올해로 분신 30주년을 맞는 ‘전태일 열사 사건’,80년대 초‘녹화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졌던강제징집과 군 의문사 사건 등이 방송된다. 정PD는 “현재 진행형의 역사라고 입을 다물면 언제 말하겠는가”라며 “그때그때의 성과를 끌어안고 조금씩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경하기자 lark3@
  • [외언내언] 평양행 차비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요금 오만원/소련도 가고 달나라도 가고 못가는곳 없는데/광주보다 더 가까운 평양은 왜 못가’.신형원이 부른 ‘서울에서평양까지’의 도입부다.80년대에 나온 노래지만 남북정상회담 개최 발표 이후 자주 방송을 타고 있다. 서울에서 광주까지는 320㎞.평양까지 거리는 그에 훨씬 못미치는 246.2㎞이다.평양까지 택시요금 5만원은 오래 전 얘기다.현행 요금으로 계산하면 11만7,000여원.모범택시로는 19만6,000원 가량이 나온다.평양까지의 거리는 전주까지와 비슷하다.서울∼전주간 고속버스 요금은 우등이 1만3,000원,일반이 8,900원이다.철도요금은 새마을이 1만6,400원,무궁화가 1만1,300원이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서울에서 평양으로 가는 교통수단으로는 베이징을 거치는 항공편이 사실상 유일하다.서울∼베이징 항공료는 45만원.베이징에서평양까지 편도요금은 일반석이 160달러,1등석이 200달러 정도다.우리 돈으로는 17만8,000원,22만2,000원 가량이다.이를 합치면 서울∼평양과 같은 거리의 국내선 요금보다 9배,11배 가량비싸다.베이징에서 평양행 여객기의 1등석 차지 경쟁은 치열하다고 한다.1등석을 타고 가야 현지에서 좋은 대우를받는다는 소문 때문이다. 광복 전 서울에서 평양을 가려면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경의선 열차를 이용했다.1등석 요금은 50원.100㎏짜리 쌀 한 가마니에 32원 가량 하던 시절이다. 요즘 돈으로 환산하면 30만원 가량 들었다. 당시 남과 북을 연결하는 철도편은 경의선 외에 서울∼원산을 운행하는 경원선,그리고 경원선의 지선인 금강산선이 있었다.이들 철도는 남북교류가 활성화되면 곧바로 복원될 가능성이 크다.북한은 2년 전 시베리아 횡단철도 사업 참여를 위해 경의선과 경원선의 복원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알려졌다.우리 정부도 같은 취지에서 철도복원을 위한 용지 매입을 완료한상태다.경의선의 끊어진 구간은 20㎞,경원선은 31㎞,금강산선은 24.5㎞이다. 육로는 임진각과 개성을 연결하면 고속도로를 타고 평양까지 달릴 수 있다. 2년 전에 화제가 됐던 영화 ‘간첩 리철진’에서 남파간첩 리철진은 술에취해 택시를 타고 “평양까지 갑시다”라고 말한다.운전기사와 실랑이 끝에경찰서로 가 자수하지만 경찰관은 주정뱅이로 취급해 면박만 주고 풀어준다. 희극의 이면에 담긴 비애가 절절하다.택시를 타고 평양을 가자고 해도 이상할 것 없는 그날이 기다려진다.신형원의 노랫말처럼 경적을 울리며 서울에서평양까지 신명나게 달려보는 것은 우리 모두의 한결같은 소망이다. 김명서 논설위원.
  • ‘쇼적인 사회’에 匕首 들이댄 패러디

    강남의 최고급 호텔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피살자는 광고회사 사장이자일급 카피라이터인 정유정.그녀의 몸은 9군데나 칼에 찔려있었다.서둘러 수사본부가 차려지고 주변인물 8명이 용의자로 떠오른다.그런데 뜻하지 않은복병이 나타난다.느닷없이 TV방송사가 수사 전말을 생중계하겠다고 나선 것. ‘특집 생방송,정유정 살해사건’이란 프로그램이 꾸려지고,경찰과 용의자간의 취조 과정이 24시간 전파를 타고 전국에 전달된다. 이쯤되면 누구라도 다음 얘기가 궁금해질 법하다.스튜디오에 나온 해설자와진행자는 마치 권투나 야구시합처럼 수사과정을 중계하고,화면 한쪽엔 범인을 알아맞추는 음성전화서비스가 등장하는가 하면 시청률은 나날이 치솟아 50%대를 넘나들고…. 미디어에 대한 지독한 냉소와 야유가 얼핏 영화 ‘트루먼쇼’를 떠올리게하는 이 블랙코미디는 젊은 연출가 장진이 16일부터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신작 ‘박수칠때 떠나라’이다.연극 ‘택시드리벌’‘허탕’,영화 ‘기막힌 사내들’‘간첩 리철진’등에서 탁월한 코미디감각을 과시한 바 있는 그는 이 작품에서도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관객의 시선을 붙든다. “미디어에 국한된 풍자라기보다는 ‘쇼적인 사회’전반에 대한 패러디라고보는 게 더 맞을 겁니다.TV중계를 보면서 시청자들은 살인사건을 하나의 게임처럼 즐기게 되고,그러면서 어느순간 ‘여자가 죽었다’는 실체적 진실은사라지게 되는 거죠” 미디어는 시청률을 위해 자극의 강도를 점점 높이고, 이에 길들여진 시청자는 진실 그 자체보다는 진실을 포장하는 외피에 더욱 관심을 쏟는다는 극 설정은 현실을 지나치게 부풀린 측면은 있지만 충분히 설득력있게 다가온다.연극의 주 메시지는 주인공 최연기형사의 입을 통해 드러난다. 그는 한 인간의죽음조차 상품화하는 ‘쇼적인 사회’에 심각한 회의를 품고, 사건의 진실에다가가려 애쓰는 유일한 인물이다. 지난해 ‘햄릿’이후 1년만에 연극판에 돌아온 배우 최민식이 노련하면서인간적인 최형사역을 맡았다.97년 흥행작 ‘택시드리벌’이후 장진과 두번째작업인터라 호흡이 척척 맞는다.나이터울로는 맏형과 막내동생뻘이지만 서로의 영역에 대해서는 깍듯이 예우하는 사이.아니나다를까 장진이 최민식에 대해 “무대에 쫙 달라붙어 있는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라고 평하자 최민식은이에 질세라 “관객과 연극의 거리를 좁힐 줄 아는 재능있는 연출가”라고맞받았다. 연극의 제목 ‘박수칠때 떠나라’는 극중 장유정의 유서에 적힌 말. 박수쳐줄 때 떠나야 할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우리 사회에 비수처럼 꽂히는 말이다.어느 누가 이 금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슬쩍화살을 되돌렸더니 장진은 “안 그래도 한 2∼3년 현장에서 떠나 다른 공부를 해볼 생각”이라고 진지하게 답했다.최민식은 “인기인이 아닌 배우로서는 박수에 상관없이 떠나고 싶지 않다”고 눙친뒤 “삶의 모든 부분에 있어서 적당한 때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진짜 폼나는 일 아니냐”고 덧붙였다. 윤주상,정규수,신하균 등 탄탄한 연기파 배우들이 포진한 ‘박수칠때 떠나라’는 30일까지 공연된다.화∼일 오후8시,토 오후 3시·7시,일 오후 2시·6시.(02)2005-0114이순녀기자 coral@
  • ‘대전 유머페스티벌’이 남긴 것

    봄비가 내렸습니다. 한반도의 중심,‘배꼽’에 해당하는 대전에도 촉촉히 봄비가 왔습니다.대전의 옛 도심이라 할 수 있는 은행동과 대흥동,형형색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젊은이들과 비바람에 써늘해진 날씨를 비웃듯 핫팬츠를 차려입은 여인들이 활보하는 이 거리에서 제1회 유머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지난 25일부터 나흘동안 열린 이 페스티벌은 웃음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진귀한 기회였습니다.마임 애니메이션 영화 등잡다한 예술장르를 그야말로 ‘고르고도 폭넓게’ 담아낸 품새가 여유롭기그지 없었습니다. 개그맨 엄용수씨가 지휘봉을 들고 무대로 나온다.지난 27일 은행동의 옛 이름인 으능정이 거리의 주무대에선 ‘우끼는’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엄씨는차이코프스키의 ‘말벌’을 연주하며 파리채를 들고 우스꽝스런 모습을 연출했고 근엄하신 시장님도 같은 ‘짓’을 벌였다.역대 대통령에 따라 지휘봉휘두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대전시립교향악단 단원들은 소리가 커져야 할 부분을 갑자기 줄이고 트럼펫 소리가 잦아들어야 할 부분에서 갑작스레‘삑’ 소리를 내는 등으로 관객을 웃겼다.단원들은 수천만원짜리 악기가 망가진다며 불평을 해대지만 청중들은 이 ‘작란’이 한껏 재미있다는 표정이다. 대로 건너 대흥동 문화예술의 거리에는 더 시끌벅적한 난장이 펼쳐졌다.어릴적 빨랫줄을 끌어당기며 놀던 기억을 되살리 듯 줄을 당겼다 놓았다 하면서만화와 만평들을 구경할 수 있었고 ‘난타’ 퍼포먼스에 사용됐던 타악기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어 지나는 이들의 두들기고 싶은 욕망을 자극했다. 근처 카톨릭문화회관에선 ‘투캅스’‘간첩 리철진’등 ‘우끼는’ 영화들이 상영되고 있고 흰 광목천 위를 어린아이들이 발에 갖가지 물감을 입힌 채들까불며 ‘작품’을 만들었다.이렇게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마당을 만든 것이다. 캐나다 마임이스트 다도는 온갖 풍선으로 영화 ‘핑크팬더’ 주인공과 그가탈 자전거를 만들어내며 사람들을 축제의 장으로 유도했다.엉덩이를 돌려 방귀를 선사하는 발칙함도 드러냈지만 관객들은 통쾌해 하기만 한다.세계 보편적인 웃음보의코드는 역시 생리현상이란 점을 확인시켰다. 지난 25일의 전야제에선 주무대가 내려다보이는 스파게티가게 2층 유리창 안에 캐주얼복 차림의 성악가 지광재 현혜정 부부가 서서 오페라 아리아를 부른 뒤 잠시후 주무대에 연미복 차림으로 나타나 청중에게 동동주를 돌리는파격을 연출했다. 그날 전야제에서 사람들을 가장 못 웃긴 출연자들은 다름아닌 개그맨들이었다는 사실도 진짜 웃긴다.아마도 청중들은 웃음이란 남이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갈 때 극대화된다는 깨달음을 얻었을 지 모를 일이다. 그렇습니다.요즘은 웃기는 일이 이땅에 타고난 사명인 양 사람들은 웃기기위해 혈안이 되고 있습니다.아무리 고귀한 메시지를 전달할 때에도 웃음이란 ‘양념’을 빠뜨릴 수가 없지요.대중매체들은 어떻게든 웃음을 대량생산하려고 발버둥을 칩니다.오죽하면 녹음된 다른 이의 웃음소리로 웃어야 할 시점을 미리 알려주는 과잉친절까지 베풀까요. 그러나 진지한 맛과는 거리가 멀지요.옛 사람들이 얘기하던 해학과 골계에도 미치지 못하지요.이 점과 관련해 페스티벌 추진위원장인 임진택 선생이 들려준 말씀은 정곡을 찌릅니다.“세상에 대한 통찰을 깔아야만 진정한 웃음이 나오는 겁니다.”그렇습니다.웃음의 명수들은 하나같이 웃기는 비결에 대해 ‘책을 많이 읽어라’고 일러줍니다.남을 이해하는 마음이 선행되어야 참된 웃음의 경지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겁니다.해체된 의미를 전달함으로써 썰렁한 웃음을 선사하는 삼행시나 누군가를 괴롭힘으로써 웃음을 유발하는 작금의 대중매체는 진정한 웃음의 생산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엄용수씨도 이런 말을 했습니다.“의미를 파괴하고 뭉개뜨림으로써 웃음이얻어진다면 그것은 사회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요.크게 잘못됐는데도 대중매체 종사자들이 전혀 고치려 하지 않습니다.”어쩌면 이성간,계층간,세대간,지역간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될 때 진정한 웃음이란 잉태되는 것이 아닐까요.그런 의미에선 올바른 시민사회 역량이 성숙될 때 진정한 웃음이 보장된다는 명제가 성립될 것입니다.한 조직의 상관이웃을 경우 조직원 전체를 웃게 만든다는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의 철학자 존모렐의 분석 또한 흥미롭습니다.지금 대중매체는 이 점에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임진택선생은 “대중매체의 운영주체와 철학을 전면적으로 개혁하지 않고서는 웃음의 대량생산에 따른 폐해를 차단할 수 없을 것이다.이번 페스티벌은시민이 직접 꾸미고 참여한다는 점에서 작은 면역제 구실을 했으면 한다”고 말합니다. 이번 페스티벌이 대전에서 열린 것도 어쩌면 숙명이라고 추진위 관계자들은입을 모읍니다.우리 국토의 들숨과 날숨으로 대전을 보는 것입니다.어쩌면한밭이란 대전의 옛지명도 단전(丹田)과 관계있을 지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전에서 첫 테이프를 끊은 유머 페스티벌이 우리 웃음의 건강성과 진정함을 회복하는 데 작은 기폭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이번 페스티벌이 내건 캐치 프레이즈는 ‘대전이 웃으면 한국이 웃는다’는 그런 뜻에서 의미심장합니다.서울로 돌아오는 길은,빗방울은 보이지 않고여름으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글·사진 대전 임병선기자 bsnim@
  • 타이완, 中선원 간첩혐의 체포

    [홍콩 연합] 타이완 해안순찰대가 중국 선박 한 척과 선원 5명을 간첩 혐의로 체포,조사 중인 것으로 27일 밝혀졌다. 타이완 해양방위서(署)는 지난 22일 밤 11시쯤 타이난 청원시커우(曾文溪口) 근해에서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의 둥마오(同茂)식품 소속인 인루(銀鷺)호를 붙잡아 간첩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28일 보도했다. 해양방위서는 J-24형 국제형 범선인 이 선박에 타고 있던 선장 웨이쥔(魏軍)등 5명이 자신들을 어부로 주장하고 있으나 배안에서 어구 대신 야간용 적외선 장비가 부착된 카메라 8대,타이완해협 지도등 스파이용 장비들만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양방위서는 또 이들로부터 최전선인 우치우(烏垢),펑후(澎湖)열도 등의군사시설과 초소 상황 등이 촬영된 필름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선박이 간첩혐의로 체포됨에 따라 이를 둘러싼 양안간 공방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 오늘의 북한 뉴스

    ●북한은 일본인 납치 의혹문제를 일본이 거론하는 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며 일본은 북·일회담에 올바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논설을 인용,“일본인 납치문제는 근거없는 반(反)북한 날조품”이라고 일축하면서 이를 통해 과거사의 청산을 피해보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이어 “일본은 과거 600여만명의 한국인을 납치·연행하고 최소 20만명의 한국인 여성을 성노예로 농락하다 살해하거나 폐인으로 만들었다”면서 “납치문제에 대해선 북한이 일본에 따질 것이 많다”고 반박했다. ●북한은 국회가 지난 15일 국회의사당 본관 중앙홀에 이승만(李承晩)전 대통령의 동상을 제막한 데 대해 “4·19 용사들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내각기관지 민주조선은 21일 논평에서 이 전대통령의 동상 건립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려 세워보려는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북한의 ‘조선가톨릭교협회’(위원장 張在彦)는 22일 평양방송을 통해 김인서,함세환,김영태씨 등 출소 남파간첩 등 공안사범인 ‘비전향 장기수’의송환에 남측 가톨릭 교인들이 앞장서 줄 것을 호소했다.조선가톨릭교협회 관계자인 장남철씨는 평양방송에 출연, “비전향 장기수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가족, 친척들과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남측 가톨릭 교인들도 자기의 책임과역할을 다해 줄 것을 열렬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 [‘3共통치일지’로 본 60년대](2)6·3사태 전말

    ‘20시 서울 일원에 비상계엄선포…방종 난동 참을대로 참다 사회질서 회복위해 단안’‘비상계엄 오기까지 학생 극한 데모…중앙청에 불덩이(화염병)던짐’ 박정희(朴正熙)정부의 통치일지는 64년 6·3사태를 파괴와 혼란의 위기 상황으로 기록했다.60년대 최대의 학생시위로 꼽히는 한일회담 반대 투쟁의 배경이나 원인을 유추할 수 있는 구절은 통치일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63년 12월 박 대통령 취임 이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실’에서 ‘대통령 비서실’로 작성기관이 바뀐 일지는 시위대의 일부 움직임을 간헐적으로 적고 있을 뿐이다.그것도 시위대의 과격성을 부각시키려는 듯 ‘탈취’‘점령’‘불덩이’ 등 극한 용어를 주로 사용했다. 일지에 드러난 6·3사태의 전조는 5월19일치 ‘서울대학에서 한일굴욕외교반대 성토대회’라는 기록에서 비롯된다. 20일 ‘서울대에서 민족적 민주주의 장례식 성토대회’,‘데모학생 107명에 영장신청’에 이어 6월3일치 일지에는 ‘학생데모대 국회의사당 앞서 연좌’,‘학생데모대 파출소 세곳 파손…안암동 로타리에서 운반중인 가스탄 탈취’라고 적혀 있다.4일 ‘상황보고’란에는 ‘경관 848명 부상,학생 시민부상수는 미상.파출소 점거.시경 무기고 점령.군관용차 탈취’라고 당시 상황을 요약했다. 반면 정부의 지시사항이나 수습 대책,계엄령 선포 상황 등은 ‘설득’,‘단안’,‘불가피’ 등 여과된 표현을 써가며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했다.‘청와대서 단식데모하려던 학생대표 32명’을 ‘문교부장관이 중앙청에서 설득’(6월1일)했고,당시 정일권(丁一權) 총리는 ‘국회에서 비상계엄이 불가피하다고 보고’(11일)했다.학생시위에 체제전복 등 모종의 음모가 개입된 것 처럼 직·간접으로 언급한 점도 눈에 띈다. 5월26일치 ‘참고사항’에 ‘양 내무(楊燦宇),학생데모 배후에 정치인 간여있다고 언명’,6월3일 ‘기타’란에 ‘정부전복 등 선동하던 간첩 2명 체포’라고 적었다.3일 ‘주요업무’ 항목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가 ‘학생동태를 분석’한 사실을 적시했다. 5일 ‘주요정무’로 기록된 ‘양 내무,파괴로 쏠리는 군상을 막고 무기고지켜준 학생 28명,민간인 1명에게 감사장 수여’라는 대목에서는 당시 6·3사태를 둘러싼 정권 수뇌부의 시각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앞서 63년 3월16일 당시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의 군정연장 성명 직후 재야지도자의 시위 상황을 기록한 방식도 비슷하다.다만 시위 인사의 움직임을 주로 ‘국내외뉴스’란을 통해 ‘담담하게’ 실었다는 점이 특이하다. ‘재야정객 군정연장 반대 관철키로 진로를 결정’(3월19일),‘윤보선,허정 양씨 산책이라는 구실로 시청앞에 나타나 단독시위’(20일),‘재야인사들민주구국전선 결성선언대회 뒤이어 데모’(22일) 등으로 이어졌다. 특히 22일치 ‘국내외뉴스’란에는 ‘미국 케네디 대통령 한국사태에 언급,정정(政情)안정의 갈망과 민주정치 부활에 지대한 관심표명’,‘3군 지휘관회의 소집,3·16성명 절대지지와 군단결 해치는 언동 불용을 결의’ 등 친(親)정부 성향의 내·외신을 집중 부각시켰다.61년 쿠데타 직후처럼 일지 작성의 주요 기준은 여전히 ‘정권 안보’였다. 기동취재 소팀 박찬구기자 ckpark@
  • 3共 ‘국정日誌’ 내용·의미

    ‘61년 8월16일 주요사항:서울 중앙우체국 이동무선전화 설치,공중전화 업무취급 개시.중요 지시명령:택시 메터제 실시 지시’,‘동년 8월17일 중요지시명령:경향 각지에서 인사정리에 도태된 공무원들이 상관을 무고하는 경우가 허다하여 무고자 엄중 처단을 검찰에 지시.재판:이정재 사형언도’,‘동년 8월25일 고대생 습격사건 피고인 언도공판:신도환 무기,임화수 사형…’ 청와대 통치사료 비서관실이 지난 2월 중순 발굴,정리해 11일 공개한 국가재건최고회의 및 3공화국 대통령비서실이 작성한 국정 ‘일지(日誌)’에 기록된 일부 내용이다. ●제3공화국의 날짜별 기록. 날짜별로 ‘주요사항’ ‘중요 지시명령’ ‘인사자 명단’ ‘주요업무 처리사항’ ‘국내외 뉴스’ ‘재판’을 수록한 일종의 편년체 통치사료다. 청와대 정은성(鄭恩成) 통치사료비서관은 “통치사료 창고에 있던 각종 자료를 전산화하는 과정에서 발견했다”면서 “최고회의 의장과 대통령의 활동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포착하고 정리한 국가재건최고회의 통치기 및 제3공화국의 날짜별 기록”이라고 말했다.또 “통치주체의 활동과 동정을 통치주체의 입장에서 기록한 ‘1차 사료’는 이번에 발견된 일지가 처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사학자들도 “새로 밝혀진 사료가치가 있는 기록은 아니나 당시 집권세력의 동향 및 정국인식 등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것”이라고 평가했다. ●발견된 자료는 총 14권 . 이번에 발견된 자료는 63년 12월17일 박정희(朴正熙) 최고회의 의장이 대통령에 취임할 때까지는 국가재건최고회의 비서실이,그 뒤에는 대통령비서실 산하 정무수석실 담당직원이 작성한 ‘상황일지’형식이다. 크기는 A3 용지이며,가로로 기록되어 있다.63년 말까지는 대략 3개월 단위로,64년부터는 1년 단위로 편철되어 있다.총 번호는 15권으로 되어 있으나,67년 일지 1권이 분실돼 모두 14권이다. ●사건개요만 기록. 일요일이나 공휴일에는 특이사 항이 없어서인지 기록이남아 있지 않았고,68년 1월21일 ‘김신조 간첩단 청와대 피습사건’ 등 청와대 내부 혼란기에도일지가 누락돼 있었다.그러나일지에는 사건 개요만 적혀 있을 뿐,구체적 내용은 기술되어 있지 않다.예를 들면 ‘63년 1월25일 주요뉴스:1.김종필씨,박의장의 특명전권 순회대사로 외유 등정,2.김종필씨,외유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의혹사건에 관련이 있다면 달게 심판받겠다고 언명’ 등으로 적혀 있다. 특히 61년 7월3일 인사 항목에는 ‘최고회의 의장 박정희(朴正熙) 육군소장선출,상임위원장 겸임…’이라고 적혀있어 이날 박의장이 전권을 장악했음을 알 수 있다.또 62년 3월22일 국내외 뉴스란에는 ‘윤보선(尹潽善) 대통령하야.상오 11시30분 하야성명서 발표…’라고 기록돼 이날 윤대통령이 물러났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혁명’ 당시의 사회 엿보기. 당시의 사회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내용도적지 않았다.61년 9월4일 주요업무항목에는 ‘커피 원두는 법에 의하여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으나 다방에서 커피를 판매하게 되면 혁명 분위기를깨뜨리는 일이 발생하므로 업자에게 권고해 역수출되도록 결의했다’고 기록,당시 혁명주체들이 다방커피 판매조차 규제한 사회상을읽을 수 있었다. 아울러 항목 구성에서 최고회의나 대통령의 주요활동방향이 나타나 있는 것도 흥미롭다.최고회의 초기에는 ‘외교’를 제1항에 두고 있어 최고회의가쿠데타 이후 한·미간 외교마찰,한·일회담 등 국제여론에 대단히 민감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3권부터는 ‘재판항목’을 새로 두어 혁명재판소의 각종 반혁명 재판을 정리해 놓았으며,61년부터는 경제개발 5개년계획의 작성과 관련한 박대통령의 각종 업무보고와 경제동향보고 청취 등이 기록되어 있어 경제개발이최우선 국정목표임을 나타내주고 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對北보도자세 문제없나/(상)부정적 시각의 ‘뻥튀기’역사

    다음달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언론의 통일·북한문제에 관한 보도태도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국내 언론은 그동안 대부분 북한을 부정적·편파적으로 보도해온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이같은 태도는 언론사 간의 심한 경쟁으로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우리 언론의 편파적 보도가 남북한 상호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독일 통일 이전 서독 언론이 동독과 통일문제를 다루면서 기울인 노력은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되기에 충분하다. 북한 및 통일 문제를 둘러싼 향후 우리 언론의 바람직한 보도자세와 통독 과정에서 서독 언론의 태도가 어땠는지를 두 차례로 나눠 싣는다. 학계에 따르면,남한 언론은 88년 ‘7·7선언’ 이전까지만 해도 북한을 ‘괴뢰집단’으로 규정한 채 통일의 동반자는커녕 타도의 대상 일변도로 보도해왔다.이는 40여년 동안의 단절로 인한 상호불신이 컸던데다 정치적 제약,언론의 구태의연한 냉전적 시각,각종 반공관련 규제법 등이 원인인 것으로분석됐다. 남한 언론은 한동안 정치권력과 수직적·의존적관계를 이뤄왔다.이는 한국전쟁을 통해 남한 주민들이 반공·승공·멸공식의 공산주의 타도노선을 견지하게 된 탓이다.언론은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여 북한을 오직 비판·비난·격멸의 대상으로만 보도했다.다시말해 6공 이전까지만 해도 언론은역대 정권의 대북·통일정책을 기계적으로 전달하는 ‘전령사’에 불과했던것이다. 언론이 이같은 보도태도를 갖게 된 것은 ‘취재와 보도의 제약’이 가장 큰이유이다.휴전협정 이후 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북한에 관한 각종 정보와자료는 당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언론의 자유로운 접근과 열람을 금지해 왔다.또 이 시기 당국이 국가안보·이익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언론의 북한보도가 극도로 억제,위축돼 있었다.64년 11월 당국은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제하의 기사가 국가의 안보를 저해했다며 이를 보도한 신문의 해당기자와 편집국장을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하기조차 했다. 따라서 이 시기에 북한 방송 청취나 북한 신문의 인용보도는 불가능하였으며오직 당국이 운영하던 내외통신의 관급기사밖에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심지어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사진이나 평양 등 북한지역의 사진,지도 게재조차도 당국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했으며,특히 김일성 주석의 경우 한동안사진 대신 머리 뒤의 혹을 강조한 캐리커처를 사용하기도 했다.또 적어도 5공때까지만 해도 언론이 북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거나 전향적인 통일론을주장할 경우 친공·반국가행위로 사법적 조치를 받아야 했다.따라서 그동안의 북한관련 보도는 대남간첩 침투,귀순자 인터뷰,북한의 군비증강,휴전선무력마찰 등 남북한의 대결을 조장하거나 북한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기사가주종을 이루었다.대표적 왜곡보도로 꼽히는 소위 ‘가짜 김일성’은 6·29선언 이후 북한보도의 규제가 완화되면서 점차 줄어들기 시작해 최근에는 당국이 펴낸 책자에서조차 김일성의 항일투쟁기록을 사실로 인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남한의 북한관련 보도에 이정표가 마련된 것은 88년 ‘7·7선언’이었다.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이 선언에서 북한을 종전의 ‘적대적’에서 ‘우호적’‘협력적’‘공존공영의동반자’로 규정하였다.이 무렵 미주판 신문 기자들의 방북기나 해외동포들의 북한 견문기가 남한 언론에 소개되면서 북한 보도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언론사들은 앞다퉈 북한부를 신설하고 전문기자를 양성하면서 ‘북한바로알기’에 나섰다. 95년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3단체는 북한 호칭방법 등을 포함한 ‘평화통일과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보도·제작준칙’을 확정,발표하기에 이르렀다.‘북괴’‘괴뢰집단’이라는 용어는 이 때부터 완전히 자취를 감췄으며 김일성에 대해서도 ‘주석’이라는 직함을 공식적으로 붙여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성균관대 방정배 교수(신문방송학)는 “그동안 우리 언론은 대북보도에 관한한 당국의 입장만을 대변해 왔다”면서 “이제는 민족의 동질성 회복과 화해·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여권 ‘밀레니엄 대사면’ 분산실시 어떻게

    여권이 ‘밀레니엄 대사면’의 시기와 방법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단계적 실시’목소리가 세를 얻어가고 있다. 여권은 당초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취임 2주년과 3·1절에 맞춰 지난 2월말 수백만명이 혜택을 보는 대대적인 사면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하지만 ‘총선용’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총선 이후로연기했다. 총선이 끝남에 따라 다시 대사면의 방법을 논의중이나 여러 대안만 떠오를뿐 아직 결론은 나지 않고 있다.특히 6월12∼14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열리게됨으로써 밀레니엄사면은 그와 연관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대두,문제를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고위관계자가 사견임을 전제한 뒤“간첩사범을 제외한 공안사범에 대한 큰 폭의 사면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어쨌든 여권은 밀레니엄 사면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관심이 크므로 빠른 시일 안에 그 실시 시기와 규모·방법을 결정한다는 생각이다. 여권의 고민은 두가지.앞서 밝혔듯 공안사범까지 포함,사면대상을 어디까지로 할 것이냐와 함께 대규모 사면을 실시할 적절한 계기를 어느 때로 잡을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불교계는 석가탄신일인 다음달 11일을 기해 대사면을 단행해줄 것을 정부·여당에 강력히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여권으로서는 밀레니엄 사면의 의미와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여타 종교단체와의 형평 문제를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이같은 사정 때문에 민주당은 석가탄신일과 한국전쟁 50주년인 6월25일,8·15광복절 등 중요한 날에 사면을 분산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석가탄신일에는 사형수를 무기수로 감형하거나 일부 모범수를 석방하고,한국전쟁 50주년에는 공안사범을 중심으로 사면을 단행한다는 것이다.이어 8·15 때는경제사범 등 일반 범죄자들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사면을 실시한다는 구상이다. 여권은 사면대상 선정 원칙으로 공익과 국민화합을 제시하고 있다.부정부패,비리에 연루됐다 하더라도 파렴치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면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징계받은 일부 공무원·공기업·금융기관종사자에 대해서도 사면을 검토하고,부정수표단속법 위반자 등 IMF(국제통화기금)형 경제사범도 선별해 사면·복권한다는 방침이다.식품위생법,건축법,도로교통법 위반 등 생계형 행정사범에 대해서도 적절한 방법으로 사면·복권이 단행될 전망이다. 이지운기자 jj@
  • “한국군 베트남전 양민학살”첫 증언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집단 양민학살이 있었다는 당시 참전장교의증언이 처음으로 나왔다. 해병 청룡여단 제2대대 7중대장으로 베트남전에 참가했던 김기태씨(65·예비역 대령)는 18일 발행된 시사주간지 ‘한겨레21’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66년 11월 베트남중부지역 쿠앙응아이성(省) 선틴현(縣)에서 베트콩 탐색소탕작전중 비무장 청년 29명과 부녀자및 노인등 40∼50명을 집단 사살한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같은해 11월14일에는 산굴 수색과정에서 20∼35살 정도의 비무장청년 29명을 체포,모두 사살했다”면서 “이들을 남베트남군 포로심문소에넘길 계획이었으나 대대로부터 월맹군 매복조에게 포위당한 인접 6중대를 구출하라는 긴급 지시가 떨어져 더 이상 데려가지 않고 모두 사살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해사 14기 출신으로 66년 10월부터 67년 11월까지 베트남전에 참가했으며,그 뒤 해병 1사단 파월특수교육대교관,김포보안부대장,해군첩보부대장,국방부 대간첩본부정보과장 등을 지내고 지난 82년 대령으로 예편했다. 국방부고위관계자는 비공식 논평을 통해 “당시 작전상황일지 등의 자료를통해 김씨 주장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면서 “그러나베트남참전장병들의 명예와 인권이 심각하게 훼손당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
  • 통일운동가 육필수기 20년만에 햇빛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21년동안 감옥살이를 한 한 통일운동가의 육필수기가 탈고된지 20여년만에 출간됐다.저자는 민족자주평화통일 중앙회의 정책실장 최선웅씨(58).그는 최근 자신의 통일운동역정을 실록소설 형식으로 쓴‘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펴냈다(도서출판 두리). 고3시절 4·19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역사의식에 눈뜬 최씨는 부산 동아대정치학과 2년 중퇴후 한때 공화당 청년부 산하조직 청년사상연구회 중앙총회 선전부장을 지냈다.그 후 북쪽의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과 함께 통일문제를협의하기 위해 67년 10월 일본을 거쳐 북한에 들어갔다가 7개월만에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이듬해 ‘조총련간첩단조작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최씨는 78년 12월 만기 출소할 때까지 대전형무소 특별사에서복역했다.그는 교도소에서 강제전향시키는 과정에서 자행된 반인륜적 만행을 고발하는 책을 준비했으나 이를 펴낼 출판사를 찾기가 쉽지 않아 10여년동안 자필원고를 보관하고 있다가 86년 일본의 한 출판사를 소개받아원고를넘기려다 발각되어 다시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11년간을 감옥에서 보냈다. 원고내용중 자신의 방북행적과 교도소내의 인권탄압 실상을 고발한 부분이문제가 된 것이다. 96년 12월 출소한 최씨는 서적외판원과 강남일대 아파트촌을 상대로 자원재활용 강의,폐자원 수거 등으로 생계를 꾸려왔다.첫 부인과 사별한후 지난 98년에 재혼한 최씨는 “오랜 감옥생활 속에서도 조국의 미래를 낙관하며 기쁜 마음으로 기다려왔다”며 “앞으로 정당활동을 통해 통일운동을 계속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간첩혐의 쿠바외교관 FBI에 강제출국당해

    [워싱턴 AFP AP 연합] 미국 당국으로부터 간첩혐의로 출국령을 받은 쿠바외교관 호세 임페라토리가 26일 밤(이하 현지시간) 미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 의해 연행돼 강제출국당했다. 출국명령에 불복한 채 단식투쟁을 선언했던 임페라토리는 자택에서 자신의변호사와 함게 FBI 요원들의 동행 요구에 순응,대기중이던 차량에 탑승했다. 미국 관리들은 임페라토리가 탄 차량이 버지니아 교외의 레이건 공항으로향했으며 임페라토리는 공항에서 미 정부 항공기편으로 몬트리올로 간 뒤 27일 오전 아바나행 항공기에 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 美·쿠바 ‘외교관 추방’ 갈등 고조

    강제출국명령을 받은 워싱턴 주재 쿠바외교관의 출국 시한을 48시간 앞두고미국과 쿠바간에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의 미-쿠바관계 수석보좌관인 리카르도 알라르콘은 24일 미국으로부터 스파이 혐의가 있는 ‘기피인물(PNG)’로 지목돼 출국명령을 받은 쿠바외교관은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이 없으며 “미국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출국명령을 받은 쿠바 외교관의 이름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미국 언론들은 그의 이름이 호세 임페라토리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기피인물로 지목된 외교관의소속정부가 해당 외교관을 불러들이지 않는 것은 ‘사상 유례없는 일’ ”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만약 쿠바 외교관이 자발적으로 미국을 떠나지 않을 경우 그는 외교관이 누리는 면책권과 특권을 상실할 것이며 기소 또는 강제추방될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그의 경고는 이번주 들어 세번째 나온 것이다.미국 정부가 정한 쿠바 외교관의 ‘1주일내 출국시한’은 26일 오후 1시30분이다. 앞서 알라르콘 수석보좌관은 “우리는 미국에 있는 우리 외교관을 결코 불러들이지 않을 것이며 미 국무부는 그가 (스파이행위를 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에 대해 잘못을 시정하고 용서를 구할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미 국무부는 지난주 토요일 한 쿠바 외교관이 미 연방수사국(FBI)이 적발한 쿠바 태생 미국 이민관계관의 간첩사건에 연루돼 출국명령을 받았다고밝혔었다. 워싱턴 AP DPA 연합
  • 쿠바, 美추방 외교관 송환 거부

    [아바나 AP 연합] 쿠바는 19일 미국이 워싱턴 소재 쿠바 외교관 1명의 추방명령을 내린데 대해 해당 외교관의 본국소환을 거부하겠다며 정면대결 태세를 밝혔다. 쿠바는 이날 쿠바 동부에서 열린 엘리안군 송환요구 군중집회에서 페르디난도 레미레스 워싱턴 소재 쿠바 이익대표부 대표가 낭독한 편지를 통해 미국이 이민국 마이애미 지부 고위관리의 간첩사건을 엘리안군 송환을 막는데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편지는 또 “워싱턴에 쿠바 이익대표부가 설치된 22년간 어떠한 종류의간첩행위를 한 일이 없으며 미국정부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의 제임스 폴리 대변인은 미 정부가 미국 주재 쿠바 이익대표부직무대행을 국무부로 불러 외교관 신분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쿠바 이익 대표부 소속 외교관 1명에 대해 7일 안에 철수하도록 요구했다고 19일 밝혔다.
  • 이근안씨 징역7년 선고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具萬會부장판사)는 10일 납북 어부고문혐의로 구속기소된 ‘고문기술자’이근안(李根安·61·전 경기도경 대공분실장)피고인에게 불법감금과 독직가혹행위죄를 적용해 징역 7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난 85년 납북어부 김성학(金聲鶴·48)씨를 간첩으로 몰아 불법감금하고 전기고문과 물고문을 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이같이선고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이근안씨에 법정최고 징역10년6월 구형

    ‘고문기술자’이근안(李根安·61)전 경감에게 법정 최고형이 구형됐다. 납북 어부 고문사건 공소유지 담당변호사인 백오현(白五鉉·49)변호사는 27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具萬會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사건 결심공판에서 이 피고인에 대해 불법감금·독직가혹행위죄를 적용,법정최고형인 징역 10년6월에 자격정지 10년6월을 구형했다. 백 변호사는 논고문을 통해“피고인은 지난 85년 납북 어부 김성학(金聲鶴·48·강원도 속초시)씨의 간첩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씨에게 전기고문과 물고문을 가해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안겨주었다”며“대표적인 인권 침해사건의 주범이면서도 11년 동안 은신해 열심히 일하는 동료 경찰관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밝혔다. 백 변호사는 또“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도 공소시효가 지난 김근태·함주명씨 고문사실은 시인하면서 이 사건 고문사실은 대부분 부인하는 교활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시효가 지났지만 김근태·함주명 고문사건도 양형에참작,법정 최고형을 구형한다”고설명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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