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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매거진We/새로 나왔어요- 3호선 버터플라이 3집 앨범

    ‘영원한 인디를 꿈꾸는 나비’ 3호선버터플라이가 2년 만에 3집앨범 ‘타임 테이블’로 본격적인 날갯짓을 시작했다.요즘 앨범 발매로 눈코 뜰 새 없으면서도 콘서트 준비에 한창이다.30·31일 폭발적인 라이브 무대를 펼친다니 몸이 근질근질했던 음악팬들은 기대해도 좋을 듯. 인디음악계에서 3호선버터플라이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그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밴드다.그래도 조금 낯설다면 2년 전 큰 인기를 누렸던 MBC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의 사운드 트랙을 떠올려 보라.1·2집 수록곡 ‘꿈꾸는 나비’‘걷기만 하네’ 등이 드라마에 삽입돼 널리 이름을 알렸다. 이번 앨범은 실험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이전의 앨범보다 더 대중적인 느낌을 준다.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으면서도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15곡이 실려 있다.‘김포 쌍나팔’‘스물 아홉 문득’‘사랑은 어디에’ 등의 노래는 복고풍 스타일.‘스물…’은 포크 성향의 발라드로 친숙하게 느껴지고,오래된 LP음반을 듣는 듯한 스크래칭 효과음이 들어간 ‘사랑는…’은 정겹기까지 하다.경쾌한 멜로디와 가사가 담긴 첫 곡 ‘삐뚤빼뚤 원래 그래’를 듣다보면 절로 기운이 난다. 박상숙기자 alex@
  • 주말매거진We/시네마 천국-믿거나 말거나

    충무로에는 징크스가 많다.기획되는 영화 편수만큼이나 다양하다.충무로를 울리고 웃기는 징크스는 어떤 게 있을까. #1●귀신을 보면 대박? 촬영장에서 귀신소동이 일어난 영화가 잘 된다는 속설은 오래됐다.귀신과 맞닥뜨려 숨이 넘어갈지언정 대박을 터뜨리고 봐야 한다는 영화인들의 간절한 염원 때문일까. 어찌된 영문인지 양수리 서울종합촬영소에서는 귀신 목격담이 줄기차게 이어진다.7세트장에서 한 스태프가 귀신을 본 ‘광복절 특사’는 기대대로 흥행재미를 톡톡히 챙겼다. 지난해 흥행한 코믹사극 ‘황산벌’은 부여세트장에서,강우석 감독의 ‘실미도’도 실미도 세트장에서 제작진이 귀신을 봤다 해서 뒷말이 무성했다. #2●동물영화는 찍지 않으리? 온갖 소재들이 한국영화에 다 등장하는데,왜 본격 동물영화는 선보이지 않을까.따져본즉 동물이 주요소재로 쓰인 영화가 흥행몰이한 선례가 없다.‘플란다스의 개’‘고양이를 부탁해’‘송어’‘초록물고기’‘꼬리치는 남자’‘별’ 등이 하나같이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친구’에 이은 곽경택 감독의 야심작 ‘똥개’마저 ‘곽경택-정우성’카드에 걸맞은 성적을 내진 못했다.그래도 이 징크스가 깨지는 건 시간문제 아닐까.때는 바야흐로 죽은 애완견 앞으로 조화까지 보내는 시대. #3●영화제 수상작은 돈 안 된다? 거장 반열에 올라선 임권택 감독도 주머니를 두둑히 채워본 적은 없다.최근 신작 ‘하류인생’의 제작발표회에서 농반진반으로 “이번엔 돈 좀 벌어야겠다.”고 말했는데,기실 그럴만도 하다.‘춘향뎐’‘취화선’ 등 국제영화제 수상작들이 속시원히 대박을 터뜨린 적은 없으니까. 지난해 ‘지구를 지켜라’‘질투는 나의 힘’ 등도 유수 국제영화제에서 상복을 푸지게 누렸다.그러나 정작 관객동원 성적은 형편없었다.물론 가뭄에 콩나듯 징크스를 비켜간 사례가 있긴 하다.베니스·스톡홀름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바람난 가족’은 관객몰이에 이례적으로 성공했다. #4●제목 바꾸면 ‘꽝’? 참 요상한 일이다.징크스를 아무리 무시하려 해도 중간에 제목을 바꾼 영화치고 잘된 영화는 보질 못했으니.지난해 흥행참패한 로맨틱 코미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는 촬영 막바지에 제목을 바꿨다.원래는 ‘밑줄긋는 남자’.역시 흥행빛을 못 본 ‘대한민국 헌법 제1조’,‘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도 각각 ‘588 치치올리나’,‘사랑’에서 제목을 바꾼 사례.차태현·손예진 주연의 흥행작 ‘첫사랑사수 궐기대회’도 딱딱한 어감 때문에 한때 제목변경을 심각하게 고민했다.바꿨으면 어땠을까.개봉 후 제작자는 몇번이나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 같다. #5●해외촬영하면 김 샌다? 해외촬영에는 모든 면에서 곱배기의 공력이 들어간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 건너 촬영한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실패하는 징크스는 ‘징할’ 정도.사하라 사막이 배경인 ‘인샬라’,중국 올로케 촬영한 ‘비천무’‘무사’가 그런 사례다.흥행메이커 한석규도 체코 프라하에서 ‘이중간첩’을 야심만만히 찍었으나,끝내 무릎을 꿇었다. 안됐지만 그 징크스는 새해에도 힘을 얻는 분위기다.중국 올로케로 찍어 지난해 말 선보인 ‘천년호’가 엉거주춤 주저앉더니 역시나,캐나다 빙하지대에서 촬영해 지난 16일 개봉한 ‘빙우’도 성적이 영 신통찮다. #6●상진아,고사상을 부탁해! 개인적인 징크스도 더러 유별나다.강우석 감독은 신작의 제작발표회 때마다 절친한 후배인 김상진 감독을 꼭 대동한다.“고사상의 돼지머리에 상진이가 돈을 꽂아야 일이 잘 풀리더라.”고 강 감독은 말한다.배우 이성재는 징크스를 의식해 기술시사(완성필름 전단계의 시사)는 보지 않는다. 아예 영화출연 자체가 극복못할 징크스인 스타 리스트도 돈다.김희선,고소영,배두나,김민종,차인표,안재욱 등.이상하게도 스크린에만 나오면 맥을 못 추는 얼굴들이다.믿거나∼말거나! 기록이 그렇듯 징크스도 깨보라고 만든 거니까!! 황수정기자 sjh@
  • 주말매거진We/얼짱간첩 김정화를 만나자

    ‘손 뜨개질이 취미라고?’ 순간 뜨악했다.그동안 CF와 시트콤 등에서 ‘터프걸’‘여전사’등 선머슴 이미지로만 다가온 그녀가 아니었던가.오는 30일 개봉되는 영화 데뷔작 ‘그녀를 모르면 간첩(감독 박한준,제작 M3엔터테인먼트)’에서도 주인공인 ‘얼짱 간첩’역을 맡아 역시나 ‘사내답게’ 나온다는데…. ‘서구적이지만 동양적인 이미지,남성적이면서도 여성스러운 느낌.’이같은 ‘야누스적 매력’을 한 배우에게서 모두 느낄 수 있으리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 그러나 여배우 김정화(22)는 인터뷰를 시작한 지 채 5분도 안돼 선입견을 말끔히 걷어낸다.데뷔 3년만에 CF·드라마·라디오 DJ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터프·섹시·코믹·액션이란 대립된 이미지들을 모두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내고 있는 그녀.이제 스크린에서도 그녀만의 오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본래 성격은 터프걸이 아닌 ‘소 심걸’ 첫 스크린 나들이인데 개봉 소감은. -굉장히 떨려요.시사회 때는 너무도 긴장해서 영화가 끝난 뒤 기억나는 장면이 하나도 없을 정도였어요.시나리오 상에서는 로맨틱 코미디인줄 알았는데,완성된 작품을 보니 멜로쪽이 더 강한 것 같아요. 영화에서 권총을 들고 고난도 와이어 액션 장면을 펼치는데. -액션스쿨을 2개월간 다녔죠.명색이 특수훈련 받은 간첩 아닌가요(호호).완벽한 액션을 보여주고 싶었어요.촬영 내내 몸에 크고 작은 멍자국을 달고 살았지만,심하게 다친 곳은 없어 다행이에요. 영화에서 터프걸로 나오는데,실제 성격이 그런가. -성격은 밝은 편이지만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에요.상대역인 공유씨도 “네가 먼저 마음을 열어야 상대방이 마음을 연다.”고 지적하던 걸요. 흥행부담이 있을 법도 한데. -전혀 없다면 거짓말이죠.하지만 실패해도 실망하지 않아요.오히려 첫 작품에서 주목받으면 역효과가 날 것 같아요.그동안 CF의 후광이 연기생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거든요. ●첫사랑·첫키스 상대는 동갑내기 고교 동창생 그동안 바빠서 남자친구 사귈 시간도 없었을 것 같은데. -첫사랑은 고교 때 같은 반 남자 친구 였어요.지금 그 친구는 군복무중이고,그냥 친구로 지내는 사이죠.첫키스도 그 친구와 했어요(머쓱한 웃음).앞으로 남자를 만난다면 정말 ‘순수한’ 남자였으면 좋겠어요.연예인은 사절이죠.계산을 많이 해요.영화속 고봉이(공유)요? 고백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남자는 딱 질색이에요. 어릴적 꿈은 무엇이었나. -또래들과 마찬가지로 간호사,유치원 선생님,스튜어디스 등이 되고 싶었어요.(모두 여성스러운 직업이라고 말하자)제가 겉과 달리 속은 얼마나 여성스러운데요(손으로 입을 가리며 호호). 영화배우로 인정받는 것이 올해 가장 큰 목표일 듯싶은데. -아직은 영화인이라고 불리기에는 크게 부족하다는 것을 저도 알아요.영화인이라 불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게요(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며). 이 영화에 앞서 권상우와 함께 ‘데우스 마키나’란 작품을 먼저 촬영한 것으로 아는데. -맞아요.거기에서도 ‘사이보그 여전사’로 나오죠.그런데 촬영 6개월만에 제작 자체가 취소되는 바람에 ‘그녀는…’이 사실상 첫 영화예요. ●영원한 ‘조연’이고 싶어 꼭 도전해보고 싶은 드라마나 영화,혹은 다른 장르가 있는지. -사실 ‘조연’으로 더 배우고 싶었는데 너무 일찍 주연을 맡은 게 아닌지 모르겠어요.기회가 온다면 연극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게 정말 매력적일 것 같아요. 자신의 이름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길 원하나. -당연히 ‘아름다운 조연’이죠.사실 CF퀸,터프걸 등이 더 많이 붙는데,전 영원한 조연이고 싶어요.항상 정상을 향해 노력하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그녀는…’은 순수한 감정을 가질 때 훨씬 더 공감할 수 있는 영화예요.북한 사투리가 다소 어설프다는 지적이 있지만,그냥 흘러가는 것들 중 하나로 봐주셨으면 해요. 이영표기자 tomcat@
  • 中 ‘타이완 국민투표 저지’ 맹공세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타이완 독립 움직임 저지를 위한 전방위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이 지난 16일 자국을 겨냥한 수백기의 중국 미사일 철거를 요구하는 ‘방어성 국민 투표’를 총통 선거와 함께 실시할 것을 재천명,양안의 파고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천 총통은 국민투표에서 기존의 강경 입장을 완화할 것임을 시사했으나 중국측은 이번 국민투표가 궁극적으로 타이완 독립을 목표로 진행되는 ‘음모’로 판단하고 있다. 이때문에 타이완의 국민투표 저지를 위해 군사훈련과 간첩 체포,중·미 군사외교 강화,타이완 기업인 회유 등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행사 중이다. 중국측은 국가보안부와 공안부에 타이완 간첩 색출 전담 태스크포스를 설치,지난 14일 중국의 군사 기밀들을 수집해온 간첩 7명을 체포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새해 첫 날부터 내륙과 연안 지방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시작했다.봄철에 시작되던 해방군 군사훈련이 앞당겨진 이유는 타이완 총통 선거를 겨냥한 무력시위라는 분석이다.난징(南京)군구와 광저우(廣州)군구 중심으로 이뤄진 군사훈련은 공중강습,삼림전(森林戰),지휘소 모의전쟁 등 타이완 해안 봉쇄와 이에 따른 공격이 주요 목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타이완 포위 외교전도 가동 중이다.타이완의 최대 후원국인 미국은 양안 긴장 고조를 우려,타이완측에 국민투표 실시 방침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4일 중국을 방문한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양광례(梁光烈)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차오강촨(曺剛川) 국방부장 등 군부 지도자들을 만나 미 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는 ‘정경 분리’의 원칙만은 분명히 했다.지난해 연말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타이완 기업인 150여명을 초청해 대중국 투자의 안전성을 강조하며,“타이완인들이 독립보다 중국 통일정책을 지지해달라.”고 촉구했다. oilman@
  • 탈북 청소년들의 남한 정착기/KBS 일요스페셜 ‘북한에서‘

    지난 4년간 국내에 들어온 탈북 청소년은 400여명.대부분 북한에서 부모를 잃은 청소년이다.같은 땅 덩어리에서 다른 시간을 살아온 이들이 겪는 문화적 충격,정체성 혼란을 말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KBS 1TV 일요스페셜은 18일 탈북 청소년 10명의 고단한 남한 정착기를 다룬 ‘북한에서 온 아이들-한국 생활 1년간의 기록’을 방영한다.지난해 1월부터 ‘다리 공동체’에서 한국 생활을 시작한 아이들의 갈등과 번민,그리고 행복을 담았다. 우여곡절 끝에 홀로 찾아온 남한 땅.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다.영어는 물론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와 숫자는 아무리 들어도 모르겠고,노래방에 가면 아는 노래가 없어 또래들과 노는 것도 힘들다.북한에서 왔다는 게 잘못도 아닌데 “북한이 거지같다.”는 한마디에 “너 간첩이지.”하는 친구들의 놀림에 마음은 상처투성이로 변했다.풍요로운 남한에서 굶주린 배는 채웠지만 정신적 궁핍은 깊어만 간다. 낯섦은 두려움을 낳고 두려움은 남한에 대한 반항적 정서와 북한에 대한 막연한 향수로 이어졌다.하지만 아이들은포기하지 않는다.아직도 중국에서 도피생활을 하는 어머니를 그리며 쓴 편지로 상을 받고 중국어 자원 봉사도 하는 혜란이.나이 제한 때문에 안된다는 말에도 기죽지 않고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워가는 성일이. 통일은 체제의 통일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론 사람의 통일이다.분단 반세기 동안 우리는 언제나 “꿈에도 소원은 통일”을 불러왔다.그러나 북한을 탈출한 이들을 외면하거나 부담스럽게 여긴다는 것은,실제로는 통일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자기 모순이 아닐까.제작진은 탈북 청소년 문제를 통해 남한 사회가 진정으로 통일을 준비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묻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땅속 무인함에 100억대 히로뽕

    지난해 12월11일 오후 3시,대구 달서구 상인동 배수지옆 야산에 범상치 않아 보이는 개를 앞세운 일단의 장정들이 몰려들었다.이윽고 야산 한쪽의 묘지 부근에 코를 묻은 개가 뭔가 냄새를 맡은 듯 짖어대면서 땅을 파기 시작했다.개를 밀쳐낸 사람들이 40㎝쯤 파내려가자 하얀색 스티로폼 상자가 드러났다.내용물은 한번에 1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히로뽕 3㎏으로 시가 100억원 상당.검찰이 마약탐지견까지 동원,석달간의 추적 끝에 마약조직이 ‘드보크’(무인함)에 숨겨놓은 히로뽕을 찾아낸 현장이었다.서울지검 마약수사부(부장 林成德)는 9일 국내 히로뽕 밀매조직이 중국에서 밀수한 히로뽕을 ‘드보크’에 숨겨놓은 사실을 확인,관련자들인 대구지역 히로뽕 밀매조직 ‘박사장파’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검찰은 간첩들이 설치한 ‘드보크’가 간혹 발견된 적은 있지만 마약조직이 밀거래를 위해 설치한 드보크가 적발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검찰은 드보크에서 회수한 스티로폼 상자와 비닐봉투에 남은 지문을 경찰청에 감식의뢰,은닉자의 신원을확인 중이며 압수된 히로뽕의 원산지 추적을 대검 마약감식실에 맡겼다. 검찰이 이번 사건 정보를 얻은 것은 지난해 10월.국내 밀매조직이 상당량의 히로뽕을 중국에서 밀수,은밀한 곳에 보관하고 있다는 정보였다.관계기관과 곧바로 내사에 착수한 검찰은 대구의 지하철역 무인보관함 등 5곳을 뒤졌으나 찾지 못했다.그러나 막상 야산의 드보크에서 히로뽕이 발견되자 경찰 관계자는 “마약 밀매 수법이 갈수록 은밀해지고 있다.”며 당황스러워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정신 지체아·복합 장애아 가족…상처있는 풍경 보듬기/김원일 소설집 ‘물방울 하나‘

    “선배 작가중 김원일 선생이 젊은 작가들의 감성을 가장 잘 읽어낸다.” 한 작가가 사석에서 남긴 말이다.굳이 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김원일은 문단에서 쉼없이 현실 변화를 감지하면서 그 속에 담긴 문제를 날카롭게 끄집어내는 작가로 통한다. 김원일(62)이 12년 만에 낸 소설집 ‘물방울 하나 떨어지면’(문이당 펴냄)에는 시대에 영합하지 않은 채 냉정하게 마주보려는 긴장감을 그동안 쌓은 연륜으로 빚어낸 흔적이 역력하다.작가는 그 동안 장편 ‘겨울 골짜기’‘불의 제전’ 등 주로 전쟁 전후의 상처를 탁월하게 그리는데 주력했다.성장기에 ‘좌익 아버지’라는 상처가 준 개인의 고통을 실존적 차원에 가두지 않고 민족사적 문제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이번 작품집도 가족사를 다룬 점에서는 연장선에 있지만 그 폭과 깊이는 질적으로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표제작 등 근래 쓴 5편의 작품을 모은 작품집에서 작가는 이제 자신의 가족사가 아닌 타인의 상처,구체적으로는 장애인을 둔 가족들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다루면서 그들의아픔을 따뜻하게 품고 있다.물론 남파 간첩으로 체포돼 장기 복역한 작은 할아버지의 사연을 추적하는 ‘손풍금’이나,인혁당 사건을 소재로 한 ‘고문 일지’ 등 분단으로 인한 상처를 다룬 이전 경향의 작품도 있지만 장애인을 둔 가족 이야기가 주조를 이룬다. ‘미화원’은 폐암에 걸린 운전사 김씨가 정신 지체아인 아들의 홀로서기를 걱정해 미화원 자리를 구해주고 자신의 여동생에게 뒷날을 부탁하는 내용이다.표제작은 시립도서관 사서인 여 주인공이 인터넷에서 복합장애1급인 동수의 공개구혼서를 보고 결혼,그의 마음을 열어가면서 하나가 되는 과정을 담았다.‘4가 네거리의 축대’에는 군인이 장난삼아 쏜 총알에 맞아 고자가 된 뒤 정신이 이상해진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런 상처가 있는 풍경을 다루는 작가의 시선은 아늑하고 따뜻하다.장애인은 대부분 선량하며,그들을 바라보는 주위 인물들도 훈훈한 인정의 소유자다. 작가의 연륜이 빛나는 것은 이런 주제를 풀어가는 문체.문장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빚기로 유명한 작가는 이번에도 자잘한 표현을 다 버린 채 인물들을 덤덤하게,그러면서도 면밀하게 관찰한다.현란한 수식어가 춤추는 흐름과는 멀찍이 거리를 둔 채 사실주의 기법에 충실하면서 주인공들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들려준다.감정의 난무가 아닌 절제로 더 생생한 감동을 주는 이런 문체에 대해 문학평론가 김병익씨는 “객관적인 사유로 사건과 정황을 정시하며 그 사태의 내면을 바라보게 만드는 문학적 진지함의 성과를 유도한다.”며 “쉽게 읽히는 것만큼 쉽게 쓰일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종수기자 vielee@
  • 문화 이제 내가 만든다/생산 소비 함께하는 참여 文化활짝

    그동안 문화 소비자가 생산에 참여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비평을 통하여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전부였다.그러나 이젠 달라지고 있다.소비자와 생산자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 부터가 어려워진 데다,메시지의 전달도 일방적이라기 보다는 쌍방향적이다.이는 인터넷 등 쌍방향 매체와 매스 미디어와 구별해 퍼스널 미디어로 부를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 등의 보급과 활용으로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해지면서 전문가들의 독과점이 깨졌기 때문이다.인터넷을 통해 힘을 합친 동호인들이 생산자 못지 않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적극적인 자기표현과 참여로 이어져 한국 민주주의가 더 성숙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사례들을 통해 ‘이제 내가 한다.’의 모습을 살펴본다. ■공연기획 나선 ‘팬 카페' ‘젊은 소리꾼’ 김용우는 지난해 12월5일 서울 홍대 앞 라이브공간 ‘사운드홀릭’ 무대에 초청됐다.이 공연의 기획자는 다름 아닌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김용우 팬 카페’.김용우와 아카펠라 그룹 ‘더 솔리스트’를 묶어 하나의 공연을 만들었다. 1000명이 넘는 카페 회원 가운데 공연기획 전문가와 홍보 전문가 등 10여명이 “우리가 즐길 공연이라면,우리 뜻대로 한번 엮어보자.”면서 앞장섰다.이날 공연에 티켓값 1만원을 내고 참여한 사람은 300여명.이들은 김용우와 더 솔리스트가 주고받는 동서양 음악의 대화를 즐긴 다음,생맥주를 나누어 마시며 ‘스타’와 ‘팬’ 사이의 거리를 더욱 좁혔다. 김용우는 “팬들과 하나가 되어 호흡할 수 있어서 더욱 즐거웠다.”면서 “내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이 불러주었다는 사실 자체도 고맙지만,같이 가야 할 음악생활의 동반자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용우 팬 카페가 공연기획에 나선 것은 홍대앞 공연이 처음은 아니다.2002년 12월14일에는 연강홀에서 김용우의 표현처럼 ‘신나는 콘서트’가 열렸다.당시 김용우는 일본공연에 나서 장기간 국내무대를 비웠다. 팬들이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한동안 만날 수 없었던 소리꾼을 불러낸 셈이다.당시 공연에는 더 솔리스트는 물론 가수 안치환도 참여하여 3시간 넘게 음악적 교감을 나누었다. 김용우 팬 카페 운영자의 한 사람인 편집디자이너 이승한(30)씨는 국악을 전혀 알지 못했던 어느날 TV에서 ‘김용우의 소리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우리 소리에 빠져들게 됐다고 한다.국악이 좋아지니까,여기저기 공연장을 쫓아다녔고,강습회에도 나가 판소리와 민요를 직접 배웠다.이렇게 국악을 체험하고 나니 직접 뛰어다니며 좋아하는 음악가를 초청하여 음악회를 만들고 싶어졌다는 것이다. 이씨는 “소리꾼과 팬들을 이어주는 계기를 계속해서 마련하면 국악을 대중화하는 데 조금이라도 힘이 되지 않겠느냐.”면서 “앞으로도 이런 공연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뮤지컬 마니아모임 ‘베사모' ‘뮤지컬 마니아’였던 전경환(38·사진)씨는 이제 ‘뮤지컬 제작자’가 됐다.뮤지컬기획사 MIP의 운영팀장으로 지난 연말을 극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보냈다.12월 중순 서울 논현동 시아트 뮤지컬 전용극장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때문이었다.제작과 기획홍보 마케팅을 모두 해내느라 몸이 몇개라도 모자랐다. 사실 몇달전까지는 상상조차 못할 일이었다.한해에 30편가량의 공연을 즐기고,뮤지컬배우 이혜경 팬클럽에서 활동하는 적극적인 관객에 불과했다.어느 날 2000년 이혜경이 주연한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다시 보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다. ‘젊은…’은 창작뮤지컬로는 드물게 ‘베사모(베르테르를 사랑하는 모임)’라는 마니아 모임이 만들어졌다.전씨를 비롯한 20여명의 베사모 회원들은 쌈짓돈을 모아 3억원을 마련했다.은행 중역인 한 회원은 거액을 내놓았다.이 돈을 가지고 극단 갖가지의 심상태 대표를 찾아갔다.심대표는 투자만 하려고 했던 이들에게 직접 제작에 참여할 것을 권유했다.이렇게 해서 지난 8월말 엉겁결에 뮤지컬전문 기획·제작사인 MIP가 탄생했다. “갑자기 회사를 차리려니 쉽지 않더군요.회원들이 회사원,웹디자이너,프로그래머,사진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직장인이나 대학생이라 전적으로 일에 매달릴 사람을 구하기도 쉽지 않고요.그래서 자의반 타의반 제가 나섰습니다.” 전씨는 본업인 유통업을 접고,회사를 떠맡았다.처음 해보는 일이라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지난 10월 연강홀에서 첫공연을 올렸다.12월초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했고,19일부터 시아트 전용극장에서 장기공연에 들어갔다. 모든 것이 낯설어 어려움을 겪을 때면 ‘그냥 관객으로 남을 걸’하는 후회를 안 하는 건 아니다.하지만 열심히 땀흘리는 배우와 스태프를 지켜보면 그런 투정은 금세 눈녹듯 사라진다.“배우를 사랑하고,작품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한 일인 만큼 뮤지컬을 만들어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다만 우리가 좋아하는 공연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면 그걸로 충분히 보람을 느낄 것 같아요.” 이순녀기자 coral@ ■저자·독자·기획 ‘삼위일체' 출판 독자는 더이상 책의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다.이제 저자와 독자,그리고 출판사가 삼위일체가 돼 함께 책을 만드는 세상이다.출판계에도 바야흐로 ‘프로슈머(prosumer)’시대가 온 것이다.독자는 책의 소비자이기 전에 어엿한 생산자다.책을 사 읽기만 하던 사람이 직접 편집을 하고 제작을 하고 홍보까지 하는 멀티 플레이형 독자가 출판·독서계에서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출간된 추둘란(사진) 씨의 수필집 ‘콩깍지 사랑’이 바로 그런 예에 속하는 대표적인 책이다.소나무 출판사와 인터넷 북 커뮤니티 ‘리더스 가이드(www.readersguide)’가 공동 기획해 만든 이 책은 한마디로 독자가 저자요 또 기획자다.그동안 강연회나 출판기념회 등으로 저자와 독자가 만나는 경우는 있었지만 독자가 책이 출판되기 전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소나무 출판사는 초고를 ‘리더스 가이드’ 홈페이지에 올리고 설문을 부탁했다.설문 내용은 책의 컨셉트부터 홍보까지 편집과 마케팅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망라했다.자발적으로 참여한 네티즌 독자들은 꼼꼼하게 설문지를 적어 냈고 출판사는 그 내용을 바탕으로 책의 기본개념,목차,디자인,판형,지질 등을 결정해 책을 펴냈다. 독자로서 지적 성취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출판사측 표정 또한 고무적이다.“책을 만드는 데 가장 어려운 것은 컨셉트를 잡는 일입니다.그런데 독자들의 직접 참여를 통해 나이나 성별,직업에 따라 어떤 글을 선호하는지 분명히 알 게 됐죠.” 앞으로 ‘독자 참여 도서’ 제작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편집·제작·홍보 수준이 아니라 독자가 기획에 참여하고 직접 저자가 되기도 하는 명실상부한 ‘지식정보 네트워크’ 시대가 눈앞의 현실이 되고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인터넷 펀드' 제작 영화 만들어진 영화를 관객이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시대는 진작에 갔다.제작현장 깊숙이 예비관객들의 쌈짓돈이 들어오는 인터넷 펀드는 몇년새 충무로의 익숙한 제작관행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최고 화제작의 하나인 ‘바람난 가족’(명필름)에는 530명의 네티즌 투자자가 20억원을 투자했다.이들은 3개월의 상영기간을 거쳐 투자금액의 179.4%를 회수했다.한 제작자는 “요즘 관객들은 흥행 가능성 있는 영화를 귀신같이 알아차린다.”면서 “영화산업의 덩치가 커질수록 관객과 제작사간의 이같은 ‘윈-윈 전략’은 빛을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객들의 참여는 개봉 이후에 더욱 적극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박하사탕’‘파이란’ 등은 개봉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박사모’(박하사탕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파사모’라는 자발적 동호회를 통해 다시보기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지난 3월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흥행에는 실패한 ‘지구를 지켜라’는 관객들 스스로 ‘지구수호단’이란 모임을 만들어 여전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을 정도다. 영화사 필름매니아의 마케팅 관계자는 “엑스트라가 대거 동원되는 장면에는 극중 주인공의 팬클럽이 자청해서 무료로 출연하기도 한다.”면서 “이런 분위기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사들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관람객을 사실상의 ‘심사위원’으로 활용하기도 한다.요즘 영화의 흥행을 주도하는 관객은 10∼20대 네티즌 세대.최근 제작중이거나 제작예정인 주요작품을 일별해보면 이들이 시나리오의 흐름을 주도하는 ‘숨은 손’이란 사실이 한눈에 감지된다. 인기를 검증받은인터넷 소설들이 앞다퉈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오는 16일 개봉하는 ‘내 사랑 싸가지'(사진) 를 비롯해 인터넷 스타작가 귀여니의 ‘그놈은 멋있었다’‘그녀를 믿지 마세요’‘내 사랑 일진녀’‘그녀를 모르면 간첩’ 등이 줄줄이 개봉할 예정이다.“1020세대가 한국영화판을 로맨틱코미디 마당으로 둔갑시키는 막후주역”이란 말이 나올 만도 하다. 황수정기자 sjh@
  • ‘간첩과 형사’ 통해 본 남북관계/전직 형사 김용만 장편 ‘칼날과 햇살’

    “이젠 전직 형사란 사실을 정면 돌파하려고 합니다.” 최근 장편 ‘칼날과 햇살’(중앙M&B)을 펴낸 김용만(62)씨는 문단의 화제인물.48세인 89년 늦깎이로 등단하자마자 경찰로 근무하면서 독학으로 습작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탄탄한 구성과 이야기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을 잇따라 발표했다. 63년부터 10년 동안의 경찰 경험은 그의 문학에서 ‘빛과 그림자’였다.데뷔작 ‘은장도’를 비롯, 단편집 ‘늰 내 각시더’ 등이 모두 이 때의 경험을 모태로 한다.하지만 정작 작가는 이 ‘전직(前職)’이 부담스러웠다.해서 뒤늦게 광주대 문창과와 경희대 국문과 대학원을 마쳤다. 그러나 이번 장편을 계기로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문학적 자산으로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경험이 없어 힘들어하는 작가들이 얼마나 많은데 행복한 고민을 하냐?”는 한승원 등 문우의 격려에 힘입었다고 한다. 단편 ‘은장도’에 채 담지 못한 이야기를 풀고 싶어서 구성과 서사구조를 보강한 이번 작품도 자신이 취조한 남파 간첩의 사연이 모티프가 됐다.작품은‘자수’와 ‘체포’ 사이에 오락가락하는 배승태와 그를 취조하는 형사 강동호의 삶을 34년 동안 넘나들면서 남북관계를 비춘다.작가는 “칼날같이 대립하던 남북관계가 햇살이 쪼인 이후 변화를 작품으로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작가는 남북한을 죄와 야비로 비유한다.“죄는 벌을 받을 수 있는 타락이지만,야비는 법으로 옭아맬 수 없는 타락이다.”(239쪽)는 작품 속 배승태의 말에 빗대 “북한은 철이 없는 무작위적 타락으로 속빠졌고 미련하고 순진한 사회이고,남한은 철든 작위적 타락으로서 눈치 있고 능숙하고 약삭빠른 사회”라고 말한다. 이제부터는 “걸어온 길을 작품화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어떻게 풍부한 소설 언어로 빚어지면서 그의 꿈인 휴머니즘을 메마른 사회에 퍼뜨릴지 관심이 쏠린다. 이종수기자
  • [2003 사건속 인물](5)수지김 유족들 배상판결 이후

    넉달 만에 만난 김옥경(46·여·서울 강동구 둔촌동)씨의 눈가에는 아직도 눈물자국이 남아 있다.17년 동안 ‘간첩 가족’이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음보다 못한 삶을 살아온 통한의 세월이 배상판결 하나로 위로받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며칠 전 김씨는 마침 집을 찾은 여동생 옥희(36·충북 충주시)씨와 함께 언니 수지김(본명 김옥분)에 대한 기억을 되새겼다. 김씨는 집에서 쉬고 있는 남편 등 가족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이웃 ‘반찬가게’에서 밤늦게까지 고된 일을 하고 돌아왔다.올해 달라진 것이 있느냐고 묻자 “정부의 무신경이 역시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홍콩의 언니 무덤으로 데려가 실컷 울게 해준다던 정부와 국정원이 지난 8월 배상 판결 이후 아무 말이 없어요.몇 차례 독촉했지만 ‘알았다.’고만 할 뿐이에요.” 그는 “언니를 만나기 위해 당장이라도 홍콩으로 가고 싶지만,무덤이 군사지역 안에 있어 정부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진솔한 사죄의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돈 받고 떨어지라.’는 식의 반응에 화가 치민다.”며 울먹였다. 수지김의 둘째 동생인 그는 가족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냈던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지난 8월14일 승소,42억원의 위자료 지급 판결을 받았다.국민들은 살인자와 야합한 국가기관에 뒤늦게나마 책임을 인정한 데 대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김씨는 “언니의 원한을 풀고 법원의 판결이 좀더 떳떳해지려면 ‘공소시효’가 폐지돼 사건을 은폐·조작한 책임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김씨는 “언니와 같은 사건이 또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가족이 공소시효법 하나는 바꿔 놓았어야 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김씨의 여동생 옥희씨도 “국가기관에 살인 면죄부를 주는 악법을 없애지 못하고 한해가 지나가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고 말했다.김씨와 동생들은 올 한해 국회의사당을 밥 먹듯이 찾아가는 등 공소시효폐지 운동을 벌였지만,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김씨는 풍비박산난 가족 생각이 간절하다.이역만리 타향에 누워 있는 언니,사건 당시 안기부에 끌려가 욕설과 구타를 당한 뒤 홧병으로 숨진 어머니,술로 화를 삭이다 교통사고로 숨진 오빠,그리고 정신병을 앓다 숨진 큰 언니.김씨는 “오는 24일 충북 청주 창용사에서 기일이 비슷한 언니와 아버지,어머니 제사를 한꺼번에 지내기로 했다.”면서 “가족 대부분이 사건 후유증으로 이혼을 당하거나 집에서 쫓겨나는 등 피폐한 삶을 살아 왔지만,이날만큼은 모두 모여 새해 새로운 삶을 기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반인권적인 국가범죄는 올해로 막을 내렸으면 한다.”면서 “새해에는 인권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법과 원칙을 지키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가에서 받은 42억원 중 일부를 인권옹호를 위해 사용하기로 하고 적당한 사용처를 궁리 중이다. 이영표 기자
  • 코끝 찡한 ‘생각있는’ 코미디/정준호·공형진 콤비… 31일 개봉 동해물과 백두산이

    스크린 속에서 부쩍부쩍 커가는 배우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영화보기의 한 즐거움이다.오는 31일 개봉하는 코미디 ‘동해물과 백두산이’(제작 주머니필름·영화사 샘)가 그런 관람포인트를 가진 영화다. ‘두사부일체’‘가문의 영광’ 등 꾸준히 코믹영화를 흥행시켜온 정준호와,최근 ‘별’‘위대한 유산’ 등에서 주인공을 밀어낼 만큼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공형진이 콤비플레이를 이룬 작품.감정이나 제스처의 과잉없이 자연스럽게 사실적인 코미디를 구사하는 공형진의 캐릭터가 씹으면 씹을수록 진한 맛을 우려낸다. 국산 코믹멜로라면 이제 더 볼 게 없을 만큼 많이 봤다고 생각한다면 영화는 설정부터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북한 군 장교와 병사가 실수로 남쪽으로 흘러내려와 오도가도 못하고 온갖 해프닝을 겪는다는 이야기 얼개다.북한 매봉산 기지에 근무하던 엘리트 인민군 장교 최백두(정준호)와 제대 말년의 병사 림동해(공형진)는 바다낚시를 나갔다가 잠이 드는 바람에 그만 동해안 남한구역으로 표류해온다.구사일생의 기쁨도 잠시.한여름피서철을 맞아 온통 비키니 천국이 돼있는 해수욕장에서 둘은 갑작스러운 ‘문화적 충격’에 어쩔 줄을 몰라 허둥댄다. 철저히 코미디 정서에 기댔으면서도 영화는 관객들의 공감을 손쉽게 이끌어낼 수 있는 정치·사회적 이슈들을 요리조리 드라마에 끼워맞췄다.크게는 남북 대치상황을,작게는 청소년 문제를 끌어들여 작품의 공감대를 넓히려 한 흔적이 뚜렷하다.동해로 떠내려온 백두와 동해는,경찰 고위간부의 딸이자 가출 여고생인 한나라(류현경)를 만나 비밀리에 도움을 받으며 생각지도 못했던 우정을 쌓아간다. 영화는 두 남자가 다시 북으로 향하기까지의 좌충우돌 해프닝에 큰 비중을 둔 듯하다.여자친구들과 함께 가출해 방황하는 나라와 우정을 쌓는 대목 말고는 진지한 화면을 찾아볼 수 없다.나라를 찾아다니다 백두와 동해 대신 엉뚱하게 간첩으로 몰려 허둥대는 두 형사(박철,박상욱)의 캐릭터도 코미디의 재미를 높이는 요소다. 흥행은 못했으나 데뷔작 ‘오버 더 레인보우’(2002년)로 감식안을 인정받은 안진우 감독 연출.남북분단을 소재로 그흔한 멜로 요소 없이 영화를 다듬어낸 데서 신인감독의 배짱이 충분히 읽힌다.남한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공화국 혁명전사들’을 별난 국외자로 묘사했지만,그를 통해 남북의 문화적 간극을 코끝 찡하게 돌아보게 한 배려가 돋보인다.요즘 흔한 코미디물처럼 질척한 성적 농담이나 사랑타령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생각없는’ 작품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설명이 부족한 몇몇 설정 탓에 드라마에 사심없이 빠져들기가 어렵다.백두와 동해가 탈없이 남한을 빠져나가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나라가 무엇때문에 반항과 갈등을 거듭하는지 등은 관객의 짐작에 맡겨질 뿐이다.윤곽이 뭉개진 두루뭉술한 메시지들이 주제의식을 다잡아 부각시키는 데는 실패한 듯하다. 황수정기자 sjh@
  • [2003 사건속 인물](1) 송두율교수 부인 정정희씨

    올해도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했다.그 때마다 우리 사회는 깜짝 놀라기도 했고,눈물을 짓거나 심한 논쟁에 휩싸였다.한 해를 마감하면서 사건·사고의 중심에 섰던 인물들을 통해 당시 상황을 되짚어 본다. “국민들로부터 서서히 잊혀지는 것 같아 너무나 가슴 아픕니다.” 올 하반기 이념논쟁을 격렬히 불러일으킨 송두율(宋斗律·59) 교수 사건.남북 화해에 앞장선 ‘양심적 지식인’에서 돌연 ‘거물간첩’으로 신분이 바뀐 송 교수는 국내외의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입국한 지 석달 가까이 되는 15일 송 교수의 부인 정정희(鄭貞姬·61)씨는 초기의 대대적인 ‘여론재판’도 안타까웠지만,요즘 서서히 사회의 기억 속에서 잊히고 있다는 점이 더 큰 고통이라고 털어놨다. 정씨는 지난 10월22일 송 교수가 구속 수감된 이후 매일 오전 10시 둘째아들 린(27)씨와 숙소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라를 나선다.경기 의왕 서울구치소까지 1시간 남짓 지하철을 타고 오갈 때면 정씨는 ‘악몽’을 꾸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남편 천식악화… 발작증세 보여송 교수는 지난 9월22일 37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그러나 입국 다음날부터 수사기관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고,끝내 구속 수감됐다. 정씨는 남편이 구속된 이후 ‘한국 국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특별면회를 하지 못했다고 씁쓸해했다.정씨는 “지난 10일 처음 특별면회를 허락받고 30분 동안 남편을 만났다.”면서 “남편의 손은 항상 따뜻하고 부드러웠는데 50여일만에 처음 잡아봤더니 너무 거칠고 차가워 가슴이 미어졌다.”고 눈시울을 붉혔다.올해 첫눈이 내린 날에도 주홍글씨처럼 ‘65’라는 숫자가 새겨진 죄수복 차림의 남편을 만나자 눈물이 핑 돌았다고 했다.정씨는 남편이 지병인 천식이 악화돼 지난 11일 밤에는 호흡곤란으로 발작증세까지 보였다고 안타까워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다가올수록 남편 생각이 더욱 간절해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그는 독일에 있을 때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생각해 크리스마스 트리도 마련하지 않고,대신 사회단체에 성금을 기부했다고 돌이켰다.한국 유학생들을 집으로 초청해 이방인의 외로움을 함께 달랬다고 했다. ●두아들 비로소 아버지 삶 이해 하지만 고통만 있는 건 아니다.아버지의 구속으로 정체성 혼란을 겪었던 두 아들이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고 존경하게 된 것이 큰 위안이라고 했다. 큰아들 준(28)씨는 독일에서 화학박사 과정을 끝내고 곧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이다.준씨는 편지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테니 당당하게 지내달라.”며 아버지를 격려하고 있다. 정씨는 16일 2차 공판이 끝난 직후 보름 동안 독일을 다녀올 계획이다.무비자 체류기간 3개월이 지난 데다 독일 현지에서 송 교수의 탄원을 위해 노력하기 위해서다.정씨는 “우리 가족에게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지금껏 민족의 삶을 끌어안고 양심적으로 살아온 그대로 앞으로도 변치 않고 우리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송 교수가 한국의 실정법을 어긴 범법자로 남을지,이념의 경계인으로 기억될지는 법원의 최종 판결과 이후 평가에서 가려질 전망이다.그러나 올해 송 교수의 입국과 그 여파가 수십년간 엉킨 이념의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단초를 제공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구혜영기자 koohy@
  • 제주 ‘섬속의 섬’ 3곳 순례/마라도·차귀도·가파도 갈매기들의 합창

    제주는 많은 섬을 거느리고 있다.각기 색다른 외양과 생태는 물론 전설과 이야기를 담고 있어,들어가 보면 본섬에서 느끼지 못한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우리나라 최남단 섬인 마라도와 깎아 세운 듯한 절벽으로 둘러싸인 차귀도,모슬포와 마라도 중간에 있는 가파도를 소개한다. ●마라도(남제주군 대정읍 마라리) 섬 전체가 별다른 굴곡 없이 펼쳐져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종잇장이 바다에 떠 있는 듯하다.온통 풀과 천연잔디로 뒤덮이다시피 해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원래 울창한 원시림이었다가 사람들이 이주하면서 큰 불이 나 모두 타버렸다고 한다. 섬을 돌다 보면 대한민국 최남단비가 서 있고,해안가엔 가파른 절벽과 기암이 이어진다.특히 남대문이라고 불리는 해식터널과 해식 동굴이 절경이다. 해안선의 총 길이는 4.2㎞ 정도.산책하듯 가볍게 둘러보는데 1시간 정도 걸린다.마라도 등대,물질하는 해녀들의 안전을 비는 처녀당,마라 분교도 들러보자. 모슬포항에서 정기 여객선인 삼영호를 이용하거나 송악산 아래 산수이동 선착장에서 유람선을타면 마라도에 갈 수 있다.삼영호(064-794-3500)는 하루 1회(오전 10시)밖에 없으므로 유양해상관광(064-794-6661)이 운영하는 유람선을 이용하는 게 편하다.오전 9시30분부터 매시 30분 배를 띄운다.30분쯤 소요.마라별장(064-792-3322),최남단민박(064-792-8506) 등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에서 묵을 수도 있다. 몇년 전 이동통신 CF로 유명해진 ‘마라도 짜장면집’(064-792-8506)의 자장면을 먹어보자.일반 기름을 넣지 않고 순수 해물로만 만든 자장 소스가 담백한 맛을 자아낸다.가격은 5000원. ●차귀도(북제주군 한경면 고산리) 대섬과 지실이섬,와도 등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무인도.원래 주민들이 서너 가구 살았으나 김신조 무장간첩 사건 이후 외딴섬 주민들을 이주시키면서 이곳도 인적이 끊겼다고 한다. 그러나 크고 작은 섬과 갖가지 모양의 바위들,부드러운 초원 등이 어우러진 풍광을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의 발길은 끊어지지 않고 있다. 섬에 들어갈 땐 낚싯대도 하나쯤 들고 가자.제주에서도 가장 입질이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주로 참돔,돌돔,흑돔,벵어돔,자바리 등의 입질이 잦은 편.특히 1∼3월,6∼12월에 조황이 좋다고 한다. 차귀도는 ‘생태계의 보물섬’으로 꼽힌다.특히 대섬엔 곰솔,돈나무,해녀콩 갯쑥부쟁이 등 62종의 희귀 식물이 서식한다.나도참빗살잎,각시헛오디풀 등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식물도 발견되어 2000년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422호로 지정됐다. 차귀도는 노을 질 무렵이 가장 아름답다.수천마리의 갈매기들이 붉게 물든 포구 앞바다를 가득 메우며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구내 포구에서 섬까지는 소형 어선을 빌려 타고 가야 한다.8명이 탈 수 있는 낚싯배 임대료는 1시간에 4만원.배에는 낚시도구도 갖춰져 있다.낚시로 잡은 고기를 선착장 앞 ‘수용횟집’(064-773-2288)에 가져가면 회,튀김,매운탕으로 요리해 준다.1인당 5000원.배낚시도 안내해 준다.포구 인근 ‘섬풍경리조트’(sumresort.co.kr)는 차귀도 너머로 해가 떨어지는 황홀한 낙조를 볼 수 있는 펜션.2인1실 7만원,4인1실 12만원. ●가파도(남제주군 대정읍) 모슬포와 마라도의 중간 지점에 있는섬.마라도보다 2.5배 정도 크다.19세기 중엽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지금은 600여명의 주민들이 어업에 종사하며 산다.섬 주변 파도가 워낙 거칠어 가파도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특별히 눈길이 가는 것은 없지만 아늑한 어촌의 풍광이 정겹게 느껴지는 곳이다.포구에서부터 시작해 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가슴속 푸근함이 자리잡는다. 오전 및 오후 하루 두차례 모슬포항에서 여객선 삼영호(064-794-7130)가 가파도까지 간다.이중 오후 배는 가파도를 거쳐 마라도까지 간다.뱃시간이 뜸하고,시간 변경도 잦으므로 미리 연락해 보고 가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민박안내 064-730-1371. 제주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 “5共 ‘평화공작’ 보안사가 기획”/‘보안사’ 저자 김병진씨 증언

    5공시절 금서(禁書)인 ‘보안사’를 출간했던 김병진(48)씨가 ‘녹화사업’ 및 ‘평화공작’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털어놨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녹화사업 조사활동과 관련해 참고인 자격으로 진술하기 위해 방한한 김씨는 25일 의문사위에서 기자들과 만나 17년 만에 보안사가 기획했던 공작사업을 설명했다. 김씨는 “평화공작이 1984년 5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을 앞두고 종교계의 반정부 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종교계에서 고정간첩을 색출한다는 명목하에 보안사가 기획,주도했던 공작이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평화공작은 보안사 수사과에서 주도했고 보안사·안기부·치안본부가 정례적으로 합동회의를 열었다.”며 “당시 보안사 간부였던 S씨가 이를 전두환 전 대통령 앞에서 브리핑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청와대에서 재정지원도 했다.”며 “84년 말까지 3년 동안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또한 보안사가 주도했던 강제징집과 프락치 활용공작인 ‘녹화사업’에 대해 “녹화사업은 보안사 심사과가,평화공작은 수사과가 각각 전담하는 구조였지만 녹화사업에서 얻은 정보를 평화공작에 활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제일교회 세미나팀에서 활동하다 이후 강제징집돼 부대 내에서 총상을 입고 의문의 죽음을 당한 김두황(당시 22세·고대 경제학과)씨 사건에 대해 보안사 수사과 수사5계에서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유종기자 bell@
  • 세상밖으로 국악 알리는 ‘젊은 소리꾼’/FM 국악방송 진행자 김용우

    ‘소리꾼’ 김용우(36)는 인사동에서는 한국 최고의 스타다.열 걸음을 떼어놓기가 어렵게 인사를 건네는 사람을 만난다.찻집이든,밥집이든,골동품점이든 그의 음반을 하나 둘쯤 갖고 있지 않은 가게는 거의 없다.하루 24시간 내내 어느 구석에선가 그의 노래는 흘러나오기 마련이다. 어느날 김용우가 인사동에서 술을 마시고 길거리에서 후배와 가벼운 입씨름을 벌였다.그러자 바로 다음날 누군가가 “김용우가 대판 싸움을 하더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일도 있다.이런 그를 ‘전통문화의 거리’만 벗어나면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은 조금 서글픈 얘기가 될 수도 있겠다. ●인사동서 그를 모르면 간첩? 김용우를 알아보지는 못해도 그가 노래하는 모습을 한번쯤 본 사람은 적지 않을 것이다.미끈한 도시적 용모의 젊은이가 TV의 국악 프로그램에서 ‘진도아리랑’ 같은 민요를 흐드러지게 불러젖히는 광경이 인상적이었다면 십중팔구 그였다고 생각해도 좋다. 국악실내악단 슬기둥의 멤버로 ‘산도깨비’나 ‘소금장수’ 같은 국악가요를 불러 ‘히트곡’으로 만들고,나아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게 한 공로자라고 설명하면 조금 더 기억이 날까.국악이 친근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달빛 어스름 한밤중에…’로 시작하는 ‘산도깨비’와 ‘…소금장수 노총각 부시시 문 나서서…’하는 ‘소금장수’는 한번쯤 들어보았을 수도 있다. 김용우는 그러나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든,알아주지 않든 지금까지 목표로 삼았던 세 가지는 모두 이루었다고 큰소리친다.노래를 통하여 사람들과 만나고 싶다는 첫번째 소망은 1992년 슬기둥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일찌감치 성취됐다.그 노래로 위안을 나눌 팬클럽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두번째 소망도 2000년에 이루어졌다.초등학생에서 70대에 이르는 인터넷의 ‘김용우 팬클럽’ 회원은 이미 1000명을 넘어섰다. ●국악 마니아가 된 팬들 보면 가슴 뿌듯 가장 욕심을 부렸던 세번째 목표는 청소년들을 위한 음악방송의 DJ.사실 그는 2001년 FM국악방송이 개국한 이후 ‘국악이 좋아요’나 ‘김용우의 국악선택’ 같은 프로그램을 꾸준히 맡아왔다.그런데그동안은 방송국의 요구에 ‘코드’를 맞추는 방식이었다면,이제는 자신의 뜻대로 만들어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지난 3일 방송을 시작한 ‘김용우의 기분좋은 밤’이 그것이다.오후 11시부터 밤 12시까지 나가는 ‘기분좋은 밤’은 중·고생과 대학생을 위한 국악 프로그램이다. 그렇다고 김용우가 수도권 일부와 전북 남원지역에서만 들을 수 있는 국악방송의 한계를 생각지 않고 당장 청취율을 크게 끌어올려 국악의 대중화에 기여하겠다고 욕심을 부리는 것은 아니다.다만 손으로 꼽을 수 있는 숫자에 그친다 해도,청소년들을 만날 기회를 갖게 됐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목요일마다 청소년들을 스튜디오로 초청하여 함께 노래를 부르고,듣는다.청소년 한 사람을 초청하면 그 친구 열 사람쯤은 방송을 들을 것이고,한 시간 동안 차근차근 ‘설득’할 수 있다.물론 그렇게 만난 청소년들이 앞으로도 국악을 좋아할지는 김용우의 말처럼 “지들 맘”이다. 팬클럽도 국악의 저변을 확대하는 중요한 수단이다.상당수 회원은 ‘국악이 좋아서’가 아니라,‘김용우가 좋아서’ 가입했다. 심지어는 팬클럽에 가입하고나서 “오빠 노래가 국악이에요?”하고 묻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 음악을 전혀 몰랐던 사람들이 한번두번 번개(예정에 없이 여는 깜짝모임)와 정모(정기모임)에 나오고,공연장을 따라다니다 보면 어느새 ‘마니아’가 되어 평론가 수준으로 국악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신기하다. 김용우가 펴낸 음반은 ‘지게소리’와 ‘괴나리’ ‘모개비’ ‘질꼬냉이’ 등 4개.김용우의 노래는 대부분 민요가 바탕이지만,서양악기가 참여하는 등 현대적으로 ‘가공’된다.지난 7월 펴낸 ‘질꼬냉이’는 그를 민요의 길로 이끈 진도명창 조공례 할머니를 추모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진도민요 ‘질꼬냉이’도 조 할머니에게 배웠고,음반에도 조 할머니의 목소리가 나온다. ●“제대로 된 노래 만들고 싶어” 김용우의 고향은 우리나라 3대 악성(樂聖)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난계 박연이 태어난 충북 영동.국악 공연이 많은 분위기 탓에 자연스럽게 국악과 가까워진 그는 영동중학에서 음악선생님에게 배운 피리로 난계예술제에서 덜컥 1등을 하여 음악가의 길로 접어들었다.이후 서울에 ‘유학’해 국악고와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예술전문사 학위를 받는 등 정통파 국악인의 과정을 제대로 거쳤다. 그래선지 확실하게 제 목소리를 낸다.그가 민요에 매달리는 것도 민요가 갖고 있는 시김새를 버리고 싶지 않기도 하지만,결정적으로는 “새 노래들은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창작가요가 할아버지·할머니가 부른 노래에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실내악이나 독주곡에서는 “요즘들어 뜨는 음악이 많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악기로 표현하기는 쉽지만 노래하기는 쉽지 않다는 반증이다.창작가요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선율과 가사가 따로따로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김용우는 “나이 사십이 되면 뭔가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그 하나가 제대로 된 노래를 만드는 일이 될 것이라고 한다.그것 말고는 “평생 그저 매일같이 노래하며 살고 싶다.”는 것이 소박한 소망이다. 그렇지만 ‘대중적으로도 크게 성공해야,그 명성을 바탕으로 다시 국악을 세상에 알리는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는 주위의 충고에도 자꾸만 마음이 간다. 글 서동철기자 dcsuh@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
  • 동해안 포구로 떠나는 초겨울 맛여행/도루메기요, 얭미리~

    ●사람떼 떠난 자리 물고기 한가득 동해안은 계절에 따라 사람떼와 고기떼가 자리바꿈을 한다.여름철 피서객들로 까맣게 덮였던 백사장은 지금 휑뎅그렁하지만,몇발짝 너머 연안바다는 도루묵과 양미리들의 차지.9월까지만 해도 오징어 일색이던 동해안 포구마다 성어기에 이른 다양한 물고기들이 넘쳐난다. 생선 상자를 배에서 내리는 어부의 등에선 모락모락 김이 피어나고,“도루메기”“미리”를 외치는 아줌마의 목소리에 억척스러움이 배어 있다.턱밑까지 다가온 추위에 자칫 움츠러들기 쉬운 11월.따끈따끈한 삶의 기운이 느껴지는 동해안 포구로 나들이를 떠나보자.새벽 6시.주문진항은 아직 어둠에 싸여 있지만,선착장 한편에선 막 들어온 어선들이 환하게 불을 켜놓고 그물에서 도루묵을 따내는 작업이 한창이다.가까운 바다에 미리 쳐놓았던 그물을 걷어다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서서히 어둠이 걷히고,멀리 방파제 위로 온 세상을 붉게 불들이며 태양이 떠오른다. ●알 꽉찬 도루묵 씹는 맛 독특 11,12월은 현지 사투리로 ‘도루메기’로 불리는 도루묵산란철.그래서 잡히는 놈들은 대부분 수심 200m 안팎의 연안에 알을 낳으러 온 암컷들이다.하나같이 배가 불룩하다. 예전엔 ‘말짱 도루묵’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하잘것없는 생선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어획량이 줄어 값이 비싼 편이다.도루묵 알이 백혈병 예방과 원폭 피해자들의 치료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한동안 일본으로 많이 수출돼 국내에선 알배기를 맛보기 어려웠다.올해는 도루묵이 많이 잡히는 편이라 선착장엔 좌판마다 수북이 쌓여 있다.스무마리에 1만 7000원 정도.2500원을 별도로 내면 스티로폼 박스에 얼음을 채워 포장해 준다. 도루묵은 대개 찌개와 조림·구이로 먹는다.선착장 인근의 ‘어부촌’(033-662-8352)이란 식당에 들어가 도루묵 찌개와 구이를 시켰다. 이맘때 먹는 도루묵 맛의 포인트는 알에 있다.찌개든 구이든 익으면서 알집이 몸밖으로 삐져 나오는데,약간 끈적거리면서 톡톡 터지며 씹히는 맛이 독특하다.수컷에서 터져나오는 유백색의 곤지(도루묵의 정소) 맛을 좋아하는 이들도 많다. ●‘싱퉁이' 도치 술안주로도 그만 선착장 좌판에 약간은 흉측스럽게 생긴 물고기가 있어 물어보니 도치란다.일명 ‘싱퉁이’로 불리는 도치는 배가 불룩하게 나와 마치 거무튀튀한 공을 보는 것 같다.배 둘레를 재면 몸통보다 서너배는 길 것 같다.11∼12월에 주로 잡히는 한류성 어종. 요즘 나오는 것은 뼈가 연해 하나도 버리지 않고 먹을 수 있지만,3∼4월에 잡히는 것은 뼈가 굳어져 먹기도 불편하고 맛도 떨어진다.한 마리에 6000∼8000원 정도.잘 익은 김치를 넣고 바특하게 끓이는 도치 두루치기 요리가 맛있다.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썰어놓으면 술안주로 좋고,말려서 쪄먹기도 한다.도치도 알이 맛있어 알배기가 숫도치보다 2000원 정도 비싸다.도치알은 한 마리에서 한 사발 정도 나오는데,소금을 뿌려 살짝 굳은 알을 쪄서 식탁에 내기도 한다.동해안 사람들이 좋아하는 최고의 인기식품중 하나다. 주문진항에서 5분 정도 해안도로를 타고 강릉쪽으로 내려 오면 사천진항이 나온다.예부터 주문진항과 함께 양미리의 본산지로 알려진 곳.부두로 가니 아주머니 10여명이 앉아 그물에 촘촘히 걸린 양미리를 떼어내고 있다. 양미리는 동해안과 일본 북부 연안에 서식하는 1년생 어류.10월부터 12월까지 많이 잡힌다.굵기는 어른 엄지손가락 정도,길이는 다 큰 것이 25㎝ 정도다.70마리에 1만원.“소금을 뿌려 불판이나 석쇠에 구우면 소주 안주로 최고”라며 좌판 아주머니가 자꾸 사라고 한다.말린 양미리를 토막내 양념간장에 조리면 밥 반찬으로도 손색이 없다. ●‘철새들의 천국' 경포호는 덤 이맘때 강릉 인근에 가서 빠뜨릴 수 없는 곳이 경포호.일교차가 큰 요즘엔 아침마다 물안개가 핀다.호안 갈대숲 너머 뽀얗게 피어나는 물안개를 보며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제법 많다. 경포호는 요즘 철새들의 천국이다.수만마리의 청둥오리들이 수면을 덮고 있다.떼지어 날아오르는 장관이 보고 싶어 작은 돌을 몇번이나 던져 보아도 서너마리만 나는 척하다가 다시 앉을 뿐 대부분의 오리들은 꿈쩍도 않는다.워낙 많은 사람들이 산책과 조깅을 즐기는 곳이라서 철새들이 그새 사람과 익숙해진 모양이다.고니들도 눈에 띈다.유유히 짝지어 헤엄치는모습이 ‘새들의 군자’답다. 글·사진 주문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주문진으로 가려면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빠져 6번국도를 타는 게 빠르다.진고개,소금강 입구 등을 지나 50분 정도 가면 연곡에서 7번 국도와 만난다.이곳에서 좌회전해 5분쯤 가면 주문진항에 닿는다.주문진항에서 11번 해안도로를 따라 5분 정도 남쪽으로 가면 사천진항,다시 5분쯤 달리면 경포호다.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에서 30분 간격,동서울터미널에서 1시간 간격으로 강릉행 고속버스가 출발한다.2시간50분 소요.강릉시내에서 주문진행 시내버스가 수시로 있다.30분 소요. ●숙박 경포해수욕장 앞 MGM호텔이 묵을 만하다.기존의 메르디앙호텔을 리모델링해 완전히 바꾸었다.규모는 작지만 특급호텔 못지 않은 시설과 서비스를 지향하는 부티크호텔이라는 것이 호텔측 주장. 특실,준특실,일반실 등 56개의 객실과 24시간 해수사우나,숯·황토 찜질방,레스토랑을 겸한 세미나실을 갖췄다.객실마다 컴퓨터가 갖춰져 있어 인터넷도 가능하며,호텔 뒤의 소나무숲에서 삼림욕도 할 수 있다.숙박료는 일반실 주중 5만∼6만원,주말 6만∼7만원.30명이 묵을 수 있는 단체실은 12만∼15만원.성·비수기 요금이 같다.해수사우나(2인1실)는 무료.(033)644-2559. 주문진항과 사천진항,경포호 인근에는 여관과 민박이 많아 2만∼3만원이면 묵을 수 있다. ●강릉 통일공원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에 나섰다면 강릉시 안인진리 강릉통일공원을 찾아보자.강릉에서 남쪽으로 정동진 못미쳐 위치한 이곳엔 304평 규모의 통일안보전시관과 4000평 규모의 함정전시관이 설치돼 있다.해군이 제공한 퇴역 군함 및 무장간첩을 태우고 침투했다가 침몰됐던 북한 잠수함 등이 갖가지 군사장비들과 함께 전시돼 있어 아이들이 꽤 재미있어 한다.(033)640-4469. 식후경 강릉에 가면 ‘모밥’(사진)이란 전통 음식이 있다.예전에 모심기 때 일꾼들이 먹던 음식.모심기는 옛 농촌의 가장 큰 행사였는데,강릉에선 특이하게도 집집마다 아낙들이 가장 자랑하는 음식을 하나씩 해와 함께 먹었던데서 유래했다고 한다.일종의 음식 품앗이였던 셈. 이렇게 차려내는 밥상은 일꾼들이 모를 심을 때 한 줄로 늘어서는 데서 의미를 따와 ‘질상’이라고 불렀다고.이 모밥은 지금은 강릉시 난곡동 서지마을의 한정식집인 ‘서지초가뜰’에서 그 맥을 잇고 있다. 갈비찜,호박·생선·야채전,도토리묵,잡채,오징어·두부 조림,고사리·시금치 등 나물 무침,버섯볶음 등 15가지 정도의 찬과 콩밥,쇠고기무국을 상에 올린다. 음식 하나하나가 소박하면서도 푸짐한 것이 힘을 써야 하는 일꾼들을 배불리 먹이려는 아낙들의 푸진 마음이 읽혀진다.1인분 1만원. 논에 뿌리고 남은 볍씨를 찧어 떡을 만든다는 ‘씨종자떡’,송이구이,능이버섯 볶음 등 10여가지가 추가되는 ‘명절상’은 1상(4인)에 6만원.솔잎과 댓잎,진달래 꽃잎을 곁들여 술을 빚은 가양주,‘송죽두견주’ 맛도 일품이다.(033)646-4430.
  • 시민단체 국감 우수의원 선정 한나라38명·민주11명·우리7명

    법률소비자연맹,사법개혁시민연대 등 27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감사 시민단체(NGO) 모니터단은 2일 올해 국정감사 우수 국회의원과 상임위원장을 선정,발표했다. 우수 의원으로는 한나라당 김학송·민주당 조순형·열린우리당 박병석·자민련 정우택 의원 등 57명이 뽑혔다. 우수 상임위원장으로는 김기춘 법제사법·이양희 농림해양수산 위원장이 선정됐다. 모니터단은 “정책질의 내용과 성실도,부정부패 적발 등을 기준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당별 우수 의원은 한나라당 38명,민주당 11명,열린우리당 7명,자민련 1명이다.당선 횟수별로는 초선 35명,재선 16명,3선 이상 6명이다.민주당 조순형·김효석 의원,한나라당 엄호성·김정숙·정병국·심재철·김홍신 의원은 16대 국회에서 4년 연속 우수 의원이 됐다. 모니터단은 종이없는 국감,화상국감 등 창의적 국감기법을 개발한 공로로 한나라당 이상희(사진 왼쪽) 의원에게 과학국감공로상을,정부·피감기관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한 민주당 함승희(사진 오른쪽) 의원에게 ‘대쪽 국감공로상’을수여키로 했다. 모니터단은 총평에서 올해 국감은 의원의 자리뜨기,증인의 불출석과 심각한 수준의 국회모독,여당 분열과 대통령 탈당,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간첩논란과 색깔공방 등으로 얼룩졌다고 밝혔다. 박지연기자 anne02@
  • 정부, 국제인권규약 준수 ‘시큰둥’/유엔 권고등에 “법적 구속력 없다” 미온적 태도

    지난 90년 우리 정부가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B규약)’에 가입한 이래 유엔인권이사회는 모두 4차례 국내법에 의해 국제규약에서 보장된 권리를 침해당한 개인에게 ‘배상을 포함,효과적인 구제와 재발방지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는 결정을 내렸다.그러나 우리 정부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 7월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구속돼 유죄확정 판결을 받은 강용주씨 사건에 대한 유엔의 권고결정이 내려졌다.유엔인권이사회는 준법서약제도 등이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며 국보법 재소자를 13년 동안 독방에 구금한 것도 B규약 10조(자유를 박탈당한 모든 사람은 인간의 고유한 존엄성을 존중하여 취급되어야 한다)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는 98년 사상전향제도를 폐지한데 이어 강씨에 대한 권고결정을 받기 직전 준법서약제를 폐지했지만 수사단계나 재판,수감,출소 뒤에도 전향의 뜻이 담긴 반성이 가출소·가석방·사면 등의 전제 조건이 되고 있어 이름만 없앴다는 비판이 이어지고있다. 유엔인권이사회가 우리 정부에 권고 결정을 처음 내린 것은 지난 95년.91년 대우조선 파업 지지성명을 발표했다가 제3자 개입 혐의로 구속기소돼 유죄확정 판결을 받은 전 금호타이어 노조위원장 손종규씨 사건이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B규약 제19조2항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물질적 배상 등 실질적인 구제조치를 취하고 제3자개입 금지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손씨는 지난 95년 유엔인권이사회의 권고를 근거로 2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보상 문제에 대해 B규약 제2조 3항은 권고결정을 받은 당사국은 피해자에게 효과적인 구제조치(손해배상 포함)를 제공하고 유사한 침해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법부는 “유엔인권이사회의 견해는 권고사항으로 법적인 기속력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며 기각했다. 98년과 99년에도 유엔인권이사회는 국가보안법 제7조(이적단체 찬양·고무)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유죄확정판결을 받은 박태훈씨와 당시 국민회의 부총재였던 김근태의원 사건에 대해서도 권고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가보안법을 보다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언급한 데 이어 국보법 개정 의사를 유엔인권이사회에 정식으로 통보했지만 현재까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상태다. 우리 정부는 국제인권규약 가입 이후 “국내법과 국제규약이 상충될 경우 규약이 우선하며 대한민국에서 제정되는 법률에 의해 규약에서 보장하는 권리를 침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권고사항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국제인권규약을 준수할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
  • 사회 플러스 / 배기선의원 항소심서 선고유예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오세빈)는 2000년 4·13총선에서 한나라당 이사철 전 의원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진 배기선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31일 벌금 500만원에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선고유예 판결이 확정되면 배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하게 된다. 배 의원은 4·13총선에서 당시 이사철 후보에 대해 “검사 시절 서울대생을 고문하고 간첩사건을 조작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 촬영감독 40년만에 첫 ‘메가폰’/ 63세 늦깎이 데뷔 박승배 감독

    63세의 데뷔감독.예순이 넘어 신인이라니,어쩐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느낌이다.강수연·정웅인 주연의 스릴러드라마 ‘써클’(제작 무비캠·JU프로덕션,새달 14일 개봉)을 연출한 박승배(사진) 감독은 이 느낌만큼이나 큰 모험을 한 것이다. “과연 요즘 관객들의 입맛을 맞출 수 있을까,관객을 얼마나 모을 수 있을까,이런 생각에 얽매였더라면 영화를 못 찍었을 겁니다.이즈음해서 지긋한 시선으로 인생의 의미를 관조할 수 있는 영화 한편쯤 내야 한다는 신념에 따랐을 뿐입니다.” 박 감독은 충무로에서 근 40년 가까이 촬영감독으로 잔뼈가 굵었다.‘축제’‘게임의 법칙’‘걸어서 하늘까지’‘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넘버3’ 등 그가 앵글을 책임진 한국영화는 줄잡아도 170여편.충무로 영화판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그는 감각을 인정받고 있다.그래도 연출데뷔는 문제가 좀 다르다.아들뻘되는 20∼30대 새파란 후배들과 흥행경쟁을 벌여야 한다.그뿐인가.수십억원씩 들어가는 제작비를 마련하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다.“촬영기자재를 얼추 갖추고 있어서 제작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었어요.총제작비 20억원이라면 긴축재정이랄 수 있죠?” 뜻이 있으니 통했다.연기자가 꿈이었던 주코그룹 주수도 회장(극중 판사로 출연했다.)이 선뜻 거금을 내놨다.‘내 영화를 찍고 싶다.’는 오랜 꿈이 뜻밖의 귀인을 만나 맺힌 데 없이 수월히 이뤄진 셈이다. 데뷔작을 선보이기까지 공들인 시간은 3년.시나리오는 2000년 영화진흥위원회 사전지원 당선작이었다.여검사와 연쇄살인마가 뜨거운 법정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둘 사이에 숙명적인 전생의 인연이 있었음이 드러나는 게 이야기의 얼개다.전생과 현재를 오가는 영화지만,컴퓨터그래픽을 거의 동원하지 않았다.“시나리오를 몇번이나 고치며 드라마 자체에 힘을 싣는 데 온신경을 쏟았다.”는 그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중하게 인생을 바라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계에 첫발을 들인 것은 1960년.한형모 감독 밑에서 촬영·조명·편집 등을 닥치는 대로 배워나갔다.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정진우 감독의 ‘폭로’(67년)로촬영감독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이후 청룡영화제 기술상,춘사영화제 촬영상,영평상,황금촬영상 등 상복도 많이 누렸다. 쏘아놓은 살처럼 빠르게 흐르는 게 인생이지만,그래도 그의 카메라만은 늙지 않았다.“곧 크랭크인할 ‘그놈은 멋있었다’의 촬영을 맡았다.”며 활짝 웃는다.‘그 놈은 멋있었다’는 귀여니의 인기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신세대 스타 송승헌·정다빈이 주연하는 작품.푹 눌러쓴 중절모 아래로 한뼘쯤 삐져나온 노(老)감독의 꽁지머리가 재미있다.노감독의 열정은 정말 늙지 않은 것 같다. 황수정기자 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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