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간첩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충전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야간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주담대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사고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859
  • “朴정권 ‘동백림 간첩단’ 과장”

    재독 음악가인 고 윤이상 선생을 비롯해 예술계·학계·관계 인사 194명이 연루됐던 1967년 ‘동백림(동베를린) 사건’은 당시 박정희 정권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간첩단’으로 확대 포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당시 중앙정보부는 피의자들의 단순한 대북 접촉 및 동조행위까지도 국가보안법 및 형법의 간첩죄를 무리하게 적용해 사건의 외연과 범죄사실을 확대·과장했다는 것이다. 수사과정에서 신체적 가혹행위가 행사됐으며, 서울대 학생서클인 민족주의비교연구회(민비연)를 공작단의 하부조직으로 왜곡하기도 했다.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진실위)’는 26일 서울 세곡동 국정원에서 이같은 내용의 동백림 사건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진실위는 사건 관련자들에게 포괄적인 사과를 정부에 권고했다. 진실위는 동백림 사건이 1967년 5월14일 서독주재 모 신문사 특파원 납치 사건을 계기로, 당시 북한측과 접촉한 사실이 있었던 임석진 교수가 같은 해 5월17일 당시 박 대통령을 면담해 대북 접촉사실을 고백하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중앙정보부가 사전 기획·조작한 사건은 아닌 것으로 평가했다. 사건 관련자들은 당시 수사결과와 마찬가지로 북한방문, 금품수수, 특수교육 이수, 북측 요청사항 이행 등 실정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실위는 “중정이 당시 대표적인 학생서클이었던 서울대 민비연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이례적으로 수사도중 10일동안 7차례에 걸쳐 사건을 대대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 사건을 1967년 6·8 부정총선 규탄시위를 무력화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여야가 합의 처리한 과거사법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정부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과거사 진상을 발표하는 것은 변칙”이라고 논평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특정 정치세력이 정치 보복적 차원에서 역사를 일방적으로 뒤집는 것은 또 다른 진실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구혜영 박경호기자 koohy@seoul.co.kr▶관련기사 8면
  • ‘간첩·조작’ 40년 논란 종지부

    26일 국가정보원 과거사진실규명위가 밝힌 동백림 사건의 실체는 ‘공안기관의 무리한 확대적용’과 ‘정권의 정치적 악용’이 빚어낸 공안사건이라는 것이다. ●‘실체’를 확대적용한 공안사건 공안기관이 무리하게 확대 적용하고 정치적으로 악용한 사실은 진실위 조사결과 곳곳에서 드러났다. 당시 중앙정보부가 서울대 ‘민족주의 비교연구회’(민비연)를 동백림 공작단의 일부라고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진실위는 “중정은 당시 6·8부정선거로 학생들의 시위가 거세지자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가혹행위를 동원, 민비연과 황성모 교수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재판 결과 민비연 관련자들은 대부분 무죄선고를 받았고 민비연이 국가전복을 기도했다는 공소사실은 무죄 판결됐다. 동백림 수사과정에서 검찰 송치자 66명 가운데 23명에게 간첩죄가 적용됐지만 최종 선고결과 피고인 기운데 단 한 사람도 간첩죄가 적용되지 않았다. 사건 발생 3년 뒤인 1970년 12월까지 사형 선고를 받은 정하룡·정규명 박사를 포함, 모두 석방됐다. 단순 대북접촉자까지 간첩죄를 무리하게 적용한 탓이다. 중정이 해외 연행을 위한 ‘GK공작계획’을 수립해 30여명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서독지역 연행자는 모두 자진귀국했고 나머지는 임의동행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강제연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끝나지 않은 동백림 사건 동백림 사건은 ‘건국 이래 최대 간첩단 사건’이라고 불려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먼저 인지한 특이한 사건이기도 하다. 진실위는 비록 ‘정권이 사전 조작하거나 기획하지 않았던’이라는 단서를 붙이기는 했지만 당시 6·8 부정선거 시위가 이 사건 직후 수그러졌고 사형선고자가 무죄로 석방되는 등 정황상 ‘조작’으로 이해될 수 있는 대목이 많다. 중정이 ‘동백림 간첩단’이라고 발표하지 않아 진실위측은 간첩단 여부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방문, 금품 수수, 대북접촉 주선, 대북방송 청취’ 등을 예로 들어 중정은 간첩활동 혐의를 적용해 실정법 위반을 내세웠다. 사실상 간첩단임을 시사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개정 논의에 맞춰 진실위의 적극적인 재해석이 필요한 대목이다. 동백림 사건은 윤이상·이응로 선생 등 세계적인 예술가가 연루돼 조명을 받았던 사건이기도 하다. 지난 40여년 동안 분단으로 인해 ‘간첩’과 ‘조작’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이들의 예술적 성과에 대한 ‘무형의’손실도 역사 속에 묻혀버렸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동백림 사건 중앙정보부가 1967년 7월 대학교수와 유학생, 예술인, 의사, 공무원 등 194명이 동백림(동베를린)을 거점으로 대남적화공작을 벌이다 적발됐다고 공개한 사건. 정규명씨 등 2명에게 사형이, 강빈구·윤이상씨 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되는 등 34명에게 유죄판결이 내려졌다. 천상병 시인은 사건 연루자인 친구로부터 막걸리 값을 받아썼다가 고초를 겪기도 했다. 독일과의 외교분쟁으로 이어질 뻔했고 연루자들은 1970년 광복절 특사로 모두 풀려났다.
  • 물탄맥주 마시고『시원해』

    물탄맥주 마시고『시원해』

    시중 맥주의 3분의1이 맹물과 주정을 섞은 가짜 맥주였음이 드러났다. 지난 5월 24일 서울地檢 金有厚 검사는 이들 가짜맥주를 상습적으로 만들어 팔아오던 가짜맥주공장 6개소를 급습, 2천3백여병의 가짜 맥주와 제조기계 「레테르」, 王冠 (병 마개)등을 압수하고 이를 만들어 오던 업자 3명을 구속, 10여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시원한 맛으로 여름의 애주가들을 즐겁게 해주던 맥주 3병중 1병이 가짜였다니 씁쓰레하다. 그 씁쓰레한 맛을 되새겨 보면-. 가짜 맥주가 시중에 나돌기 시작한건 약 4년전부터. 그러나 그 제조과정이나 판매과정이 간첩식 점조직으로 되어 있고 또 그 수가 엄청나 발본 색원이 어려웠다. 金검사는 날씨가 더워지자 성수기를 만나 가짜 맥주가 본격적으로 고개 들기 시작 했다는 제보를 받자, 우선 빈병을 사들이는 고물장수부터 족치기 시작했다. 마시고 버린 빈 병은 엿장수에게 넘어가 10원으로 도매상(?)에 전매, 이 병은 다시 몇 단계를 거쳐 밀조공장에 이르게 된다. 한편 병 마개와 「레테르」는 대부분이 맥주를 전문으로 파는 「비어·홀」에서 모아지게 마련. 이들은 에 아예 동전을 용접해 붙여 써오기도. 이렇게 해서 모여진 병마개, 「레테르」등은 1백개에 50원씩으로 팔려 나간다. 다음 이들이 밀조공장에 전달되기까지 여러 단계 (심한경우 11번이나)를 거치는데 한 단계를 거칠때 마다 1원씩 값이 올라 가는데 이건 물론 중간업자의 수입이 되고. 다음은 맥주의 차례. 현재 시판되고 있는 맥주의 값은 1백 62원. 이중 81원이 세금이고 21원이 병값이고 보면 맥주를 마시는게 아니라 세금을 마시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런데 세금이 아닌 진짜 맥주만 마시는 맥주가 있다. 군납맥주가 바로 그것. 면세가 되기 때문에 맥주 값은 시중의 반값이다. 그래서 4홉들이 24병 한상자에 3「달러」94「센트」. 우리 돈으로 1천1백원 정도다. 이 면세된 군납맥주가 미군 PX에서 유출, 양공주들에게 나오면 1천7백~8백원에 시중에 나돌기 시작한다. 4홉들이 24”?한 상자에 대리점 가격 4천2백70원이니 그대로 이 군납 맥주를 넘겨 팔아도 2천5백원 벌이는 거뜬. 그런데 가짜 맥주 밀조단은 더욱 얌체다. 이들은 이 군납 맥주를 사서 물과 주정을 섞어 늘린다. 다음에 준비된 빈병에 넣고 「레테르」를 붙이고 병마개를 닫으면 훌륭한 재생맥주가 되어 나오는 것이다. 이번 적발된 밀조공장은- ①全光德(서울 만리동1가 108) ②유분례·최암순(서울 수표동44) ③신도현·유순자(서울 인현동 1가 118) ④이순우(서울 貞洞16) ⑤김준수(서울 신당동·번지 미상) ⑥이봉식·곽백순(서울 을지로5가 154) 등 모두 여섯 곳. 그러나 담당 金검삼의 의견으로는 氷山의 一角정도라고. 가장 대규모르 가짜 맥주를 만들어 오던 영천의 黃모는 검찰수사가 시작된 기미를 알자 종적을 감추어버려 현재 수배중. 이들은 밀조 맥주를 지정된 판매망을 통해 팔아왔는데 ①②의 경우 공주상회 (서울 仁寺동) ③은 연천상회 ④는 안상회, 아세아상회, 공평상회, 구리개「바」, 왕관「바」, 현대「바」, 등에 ⑤는 남대상회, 단성상회 ⑥은 동대문 시장일대를 본거지로 삼아 왔음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검찰이 이들 밀조 공장을 급습했을 때 어느 곳에선 40상자(9백60병)를 배달직전에 현품압수, 한 곳서 70상자에서 1백상자를 생산해 낸 다고 보고 최소 20여곳의 밀조 공장이 있다고 치면 하루 생산 능력 2천상자라는 계산이다. 5 월 26일 현재 OB서 하루 3천상자, 「크라운」서 2천5백상자를 생산해 낸다니 우리가 마시는 맥주중 3병에 하나는 가짜인 셈. 이들 가짜 맥주는 판매업소에 넘어 갈 때 시중가격보다 (4홉X24병)에 넘어간다. 판매업소에선 싼 맛에 사들이고. 「싼것이 비지떡」이라지만 가짜먹고 배 아프고 골치 아픈건 손님사정. 약삭빠르고 염치 없는 상흔은 이윤이 더 남는 가짜 맥주 사들이기를 주저치 않는다. 가짜 맥주를 마시면 우선 골치가 아프다. 설사가 나고 배가 아프다. 선량한 주객들은 「술이 과한 탓이겠거니…」하지만 실은 그게 아니고 소독 안된 물을 섞으니 맥주속의 단백질이 쉽게 부패, 식중독 같은 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다. 또 제조 과정이 위생이란 개념과는 전혀 거리가 먼 것이니 대장균등 잡균이 우글우글. 그럼 어떻게 하면 가짜를 먹지 않을가? 그 식별법 몇가지를 소개하면-. 우선 병마개-진짜 맥주는 마개의 끝부분이 날카로운데 가짜의 경우 한번 땄다가 다시 붙이니 끝이 둔화되어 있다. 약간의 흠이 으례 남아있게 마련. 또 거꾸로 들어보면 조금씩 맥주가 새기도 한다. 다음이 「레테르」-OB나 「크라운」의 경우 「레테르」양쪽에만 풀을 붙이고 가운데는 풀이 붙어 있지 않아 찢으면 손쉽게 찢어진다. 그러나 가짜인 경우엔 온통 풀칠. 또 요즈음 병들은 전과 달리 모두 투명하다. 그래서 「레테르」뒤쪽에서 보면 풀을 붙인 부분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러니 육안 감식이 가능하다. 또 진짜 맥주는 기계로 일관작업을 하는 것이니 「레테르」를 붙인 높이가 일정하나 가짜의 경우는 들락날락. [ 선데이서울 69년 6/1 제2권 22호 통권 제36호 ]
  • “너나 잘하세요” 朴대표, GT·DY의 ‘헐뜯기’에 반격

    “너나 잘하세요” 朴대표, GT·DY의 ‘헐뜯기’에 반격

    한나라당 박근혜대표가 19일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의원과 정동영 상임고문을 겨냥, 작심이라도 한 듯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열린우리당 의장 선거에 출마한 이들이 경쟁적으로 ‘박근혜 때리기’를 시도하자 발끈한 것이다. 박 대표는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남의 당 의장 선거에 콩 놔라, 팥 놔라 간섭할 일이 아니지만 그쪽 후보들이 남의 당 대표까지 끌어들여 본의 아니게 개입하게 됐다.”며 “누가 열린우리당을 망쳤느냐 말하기에 앞서 저렇게 구태한 정치행태가 오히려 당에 대한 국민 기대를 꺾고 당을 망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이들이 열린우리당의 내부의 문제를 밖으로 돌리기 위해 제1야당 대표를 공격하고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이를 ‘방어기제의 투사(投射)’라고 표현했다. 박 대표는 이어 김 의원을 겨냥한 듯 “저를 향해 색깔론, 이념적 편향성이 있다며 비난하는데 그러면 그 후보가 당의장이 되면 간첩 출신을 전부 민주화 인사로 만들겠다는 것이냐, 전교조가 사회주의 이념교육을 노골적으로 해도 용인하겠다는 이야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자신을 ‘권력을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키아벨리식 인물’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진 정 상임고문에 대해 “노인들은 선거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 마키아벨리식 정치가 아닌가.”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정 상임고문은 이날도 “이명박-박근혜-뉴라이트의 수구 트라이앵글이 날로 강해지고 있는데 비단길로 출세해 독재했던 사람이므로 수구 삼각이 성공하지 못하도록 치열하게 싸우자.”며 박 대표 공격을 이어갔다. 김 의원도 이메일을 통해 “상식 밖의 야유를 하는 한나라당이 우리보다 훨씬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현실이 참담하다.”면서 “인혁당 유족들을 찾아가 사죄하는 게 자식으로서 먼저 할 도리 아닌가?”라고 재공격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공교육 정상화] (7) 참교육 앞장 교사 자율모임

    [공교육 정상화] (7) 참교육 앞장 교사 자율모임

    ‘철밥통’. 언제부터인가 선생님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단어다. 갈수록 먹고 살기 어려워지는 현실에서 교직만큼 안정적인 직업은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 부정적인 표현이다. 그리고 이런 철밥통은 대개 현실안주형이다. 하지만 대다수 교사들은 여전히 아이들 가르치기에 혼신의 힘을 다 쏟고 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승진 점수를 따기 위한 것도 아니다. 공교육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 모임을 소개한다. “중요한 것은 그날 얼마나 공부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해주는 것입니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광장동 장로회 신학대 6층.40여명의 교사들이 강사의 말에 귀기울이고 있었다.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하나라도 놓칠 새라 열심히 메모하는 교사들의 열기로 강의실은 후끈거렸다. 이날 강의는 학습지도 상담을 위한 교사 자율연수.‘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깨미동)이 마련한 겨울방학 연수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옆 강의실에서는 교사들의 분임토의가 한창이었다. 광고를 이용한 수업 기법을 배우는 연수다. 대학을 갓 졸업한 새내기 교사에서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교사에 이르기까지 연수 참가자들의 눈은 막 입학한 초등학생처럼 반짝였다. 깨미동은 2000년부터 매년 두 차례 방학 자율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기독교 교사들의 모임인 ‘좋은교사운동’의 활동으로 시작해 벌써 6년째다.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미디어를 학생들이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학교에서부터 제대로 가르치자는 취지다. 처음에는 미디어교육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학급운영, 놀이로 하는 교육, 협동학습 등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깨미동 자율연수의 큰 특징은 연수 참가자인 교사들의 요구에 맞춰져 이뤄진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교사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중심으로 교사부터 경험해보고 생각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때문에 동료 교사들이 강사로 참여해 토론식으로 연수가 진행된다. 깨미동이 결성된 것은 1999년. 당시 기독교윤리 실천운동 소속 교사들이 교사를 대상으로 아카데미를 만든 게 시작이다. 대중문화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 아이들을 이해하고 미디어 교육을 위해 출범했다. 현재 회원은 1370명. 기독교 교사들의 모임이 시작이지만 종교와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다. 미디어교육에 대한 깨미동의 활동 성과는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 2003년 청소년위원회에서 청소년들의 미디어감시 프로그램인 ‘유스 패트롤’이 출범 당시 사용한 교재는 깨미동 소속 교사들이 개발한 것이다. 일부 교사들은 교육청의 미디어교육 연수 프로그램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희한한 수업’,‘미디어로 여는 세상’ 등 미디어교육을 위한 각종 교재를 펴내기도 했다. 용산고 옥성일 교사는 “학생들이 미디어를 접하면서 느끼는 것을 표현해보고 서로 생각을 나누면서 자신의 기준을 마련하는 데 미디어교육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TV에만 국한했지만 지금은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문화소비자운동 차원으로 활동 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대부분 교사들 열정적… ‘철밥통’ 아닙니다- 김성천 교사 “자발적인 교사들의 활동이 이어지는 한 우리 교육계의 가능성은 많습니다.”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집행위원인 경기도 안양 충훈고 김성천(34) 교사는 교사들의 열정이 교육을 바꿀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습니다. 방학 때 논다, 승진에 목맨다, 철밥통이다, 이런 말들이지요. 그러나 대다수의 교사들은 이런 평가와는 달리 매우 열정적입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활성화되고 있는 교사들이 주축이 된 각종 커뮤니티가 그 증거라고 했다. 승진점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자비 부담으로 참여하는 연수에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지금까지는 교사 스스로 주인의식이 부족해 자신감도 없고 전문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면서 “지금처럼 폐쇄적인 학교 분위기에서는 서로 자극을 줄 수도 없고 전문성을 기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일선 학교 현장과는 달리 인터넷을 중심으로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모인 교사들의 욕구와 활동이 결국 학교를 바꿀 수 있다는 얘기였다. “같은 학교에서도 교사들이 서로 만날 시간조차 없습니다. 교사들이 학생을 어떻게 가르치고 만날까 고민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전문성 있는 교사들조차 학교에서는 정작 인정을 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그는 “학교가 바뀌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주인의식과 함께 관료적이고 폐쇄적인 학교 문화부터 달라져야 한다.”면서 “연구수업과 보충수업을 어떻게 할까 고민할 것이 아니라 정규수업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인디스쿨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해 준 연수는 인디밖에 없었습니다. 참여자 모두가 강사도, 연수생도 될 수 있는 곳, 인디밖에 없었습니다. 밝은 웃음 지으며 연수에 함께하는 선생님을 볼 수 있는 곳은 인디밖에 없었습니다.’(인디스쿨 게시판 연수 후기 중에서.) ‘인디스쿨(www.indischool.com)을 아시나요?’ 초등학교 교사들의 인터넷 커뮤니티가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벌써 6년째다.2000년 12월 문을 연 초등교사들의 온라인 모임이지만 초등교사들 사이에서는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명하다. 인디스쿨은 초등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참여하는 인터넷 모임이다. 초등교사들이 수업 자료를 비롯한 각종 교육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시작했다. 지금은 교사들의 연수, 인터넷 강의, 같은 학년 모임 등 초등교사들을 위한 알짜 정보로 가득 찬 ‘보물창고’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회원 수는 8만 8200여명. 전국 초등교사 수가 16만 146명이니까 전체 초등교사의 절반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인디스쿨을 처음 시작한 이는 경기도 고양 상탄초등학교 박병건(37) 교사다. 개인적으로 초등교육 관련 사이트를 운영하다 교사들간 정보 공유의 한계를 느껴 초등교사 서너명과 함께 만들었다.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려면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의견을 나누는 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인디스쿨에서 모든 교사들은 접속자이자 운영자다. 서버 유지비와 연수비 등 운영비는 모두 회원들의 자발적인 회비로 충당한다. 흔한 인터넷 광고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인디스쿨의 최대 매력은 다양한 온·오프라인 모임과 연수 프로그램이다. 중앙 차원은 물론 지역별로 교사들의 모임이 활성화돼 있다. 지난 4∼6일에는 겨울방학을 맞아 한자리에 모여 자율연수를 했다. 지역별로는 ‘번개 모임’으로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중앙 연수가 열리면 속초와 제주, 전남, 경남 등 지방에서 비행기로 날아와 연수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인디스쿨의 활동은 학계에서도 연구 대상이다. 이화여대와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에서는 인디스쿨의 인터넷 커뮤니티 성공 비결을 연구 주제로 삼을 정도다. 박 교사는 “교사들의 자발적이고 의미있는 상호작용이 학교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이 아이들을 위해 고민하고 계획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물리적인 시간을 확보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교컴 “교컴(교실 밖 교사 커뮤니티)의 키워드는 참여와 소통입니다.” 초·중·고등학교에서 컴퓨터와 디지털 카메라 등 디지털 기술을 교육에 적극 활용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 교실 밖 교사 커뮤니티(eduict.org)는 이런 교사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교사들의 온라인 모임이다. 운영에서부터 각종 연수까지 모두 교사들이 주축이다. 교컴의 콘텐츠는 학습자료와 수평적 리더십을 위한 각종 연수자료로 구성돼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온라인 연수는 동영상 강좌와 디지털 카메라의 교육적 활용, 교사를 위한 수평적 리더십 강좌 등 다양하다. 일방적인 전달에서 벗어나 온라인에서 교사들끼리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는 쌍방향 연수다. 인터넷에 오르는 모든 자료는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 방학에는 전국 수련회를 연다. 올해는 다음달 3∼4일 대구에서 학급경영, 교육이론, 동영상, 디지털카메라 등 다양한 주제로 자율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회원은 초·중·고 교사와 예비교사, 대학 교수 등을 합쳐 모두 2만 7000여명에 이른다. 교컴을 만든 서울 신목중 함영기(46) 교사는 “전국적으로 수많은 연구·시범학교들이 운영되고 있지만 교사들의 자발성이 없어 획일적이거나 보고서를 내기 위한 형식적인 활동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학습자료의 개발이나 수업개선에 대한 노하우는 교실에서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 있는 교사들의 필요와 요구에 의해 만들어졌을 때 실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컴이 컴퓨터 활용 수업(ICT수업)을 위한 정보와 연수 제공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기본 취지는 교육의 건강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사부터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나눔으로써 각종 교육 현안에 대해 교사들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고 교육을 바꿔 나가자는 것이 교컴의 목표다. 엄청난 인기에 비해 수익사업을 하지 않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사이트는 회원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만 운영된다. 함 교사는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입시 메커니즘을 둘러싼 상업주의”라고 전제한 뒤 “교육을 바꾸는 것은 현 제도상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교사들의 내적 동력을 통해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해야만 가능하다.”면서 “아직은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의 목소리가 미미하지만 앞으로 교육계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향임(34) 교사는 “답답한 학교 현실에 안주하거나 타성에 젖지 않고 교사로서의 내 스스로를 항상 가다듬을 수 있다는 점이 교컴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사설] 납북선원 딸 호소 더는 외면말라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도 생이별한 혈육의 애틋한 정과 사무치는 한(恨)은 당사자가 아니고는 모를 것이다. 납북자가족협의회 회장인 최우영(36)씨가 엊그제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탄원편지를 청와대 홈페이지에 띄웠다. 그녀는 “납북 19년째인 아버지가 올해 환갑을 맞는다.”면서 “오는 5월 어버이날엔 아버지 가슴에 카네이션이라도 달아드리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최씨는 지난해 10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신문광고로 실었다. 납북자의 귀환을 염원하는 노란 손수건 달기 운동도 펼치고 있다. 최씨의 아버지는 1987년 1월15일 서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에 의해 강제납치된 동진호의 어로장 최종석(61)씨다. 당시 선원 12명이 북으로 끌려갔으며,4명은 최근 5년동안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남쪽 가족과 만났다. 최씨 아버지 등 3명은 생존이 확인됐고,5명은 생사조차 모른다. 납북 며칠 후 북한은 이들을 곧 송환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간첩 누명을 씌워 지금까지 억류하고 있다. 가족들은 백방으로 송환을 요청했으나 북측은 “납북자는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을 뿐이다. 납북자는 현재 480명에 이른다고 한다. 정부는 그동안 납북자 문제의 해결을 국가적 책무로 보고 다각적으로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북관계를 고려해 외관상 미흡하고 소극적으로 비친 것이 사실이다. 마침 어제 청와대가 남북 장관급 회담 등을 통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이번에는 기대를 가져본다. 그러나 청와대의 말대로 생사확인이나 상봉에 그쳐서는 안 된다. 혈육의 애타는 마음을 헤아린다면 그리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 국군포로도 마찬가지다. 인간 본연의 염원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바로 국가의 소임이다.
  • 최종길교수 유족에 15억배상 강제조정

    1973년 ‘유럽 거점 간첩단 사건’과 관련, 중앙정보부의 조사를 받다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최종길 서울대 법대 교수의 유족에게 국가가 15억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이 나왔다. 그러나 유족들은 명예회복을 주장하며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혀, 결국 법원의 선고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민사5부(부장 조용호)는 최 교수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지난달 말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가 최 교수의 아내와 아들에게 각각 5억원, 딸에게 3억원, 최 교수의 남매 5명에게 각각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강제조정을 내릴 경우 결정문 송달 뒤 원고와 피고가 2주 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된다. 그러나 어느 한쪽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정식 재판 절차를 진행해 판결을 내려야 한다. 재판부는 “원고는 국가가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것을 원하지만 기관의 특성상 나서서 시인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러나 조사중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과 유족들이 몇십년간 간첩의 자식으로 살아온 것에 대한 보상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의 책임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시효 소멸 등의 문제가 있는 만큼 이 정도 금액의 배상에서 정리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유족들은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최 교수의 아들인 최광준 경희대 법대 교수는 “많은 의문사 사건의 전형적인 케이스인데, 국가의 책임을 밝히지 않고 조정으로 정리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가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열린세상] 인권콘서트와 아물지 않은 상처/최광기 전문 MC

    참많은 사람들을 만났다.10년 동안 그 무대에 서면서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국가 권력 앞에서 자신의 소중한 인권을 짓밟히며 살아왔는지를 그저 안타까운 마음으로 목격해야만 했다. 세계인권선언이 발표된 지 57년을 맞은 올해, 그리고 20년의 세월을 한결같이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하며 살아있는 인권 지킴이로 우리 사회의 양심과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 오신 민가협 어머니들과 함께 열입곱번째 ‘인권콘서트’를 지난 10일 열었다. 해마다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에 즈음하여 민가협이 열어온 ‘인권콘서트’는 인권을 주제로 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공연이다. 올해도 역시 많은 사람들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특히나 많은 사람들을 숙연하게 만든 사람은 바로 함주명씨였다. 1983년 이근안 등 남영동 대공분실 수사관에게 끌려가 간첩으로 만들어진 뒤 16년 동안 감옥살이를 해야 했던 사람,‘간첩 누명을 쓰고는 죽을 수도 없다.’던 사람과 ‘또 다른 함주명들’이 무대에 선 것이다. 5·6공 군사독재정권은 필요에 의해 간첩 사건을 만들었고, 반공 지상주의 사회는 ‘만들어진 간첩’과 그 가족들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았다.22년의 세월을 우리 사회에서 ‘천형’과도 다름없는 ‘간첩’으로 살아야 했던 사람들, 고문을 당하며 겪어야 했을 고통과 좌절 그리고 분노가 그대로 전달되는 듯했다. 만약에 내가 그랬다면 나는 그 세월을 견딜 수 있었을까? 살아낼 수 있었을까? ‘나는 간첩이 아닙니다.’라는 말 한 마디는 100여명이나 되는 조작 간첩 당사자들이 지금도 겪고 있는 고통과 상처를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무거움으로 다가왔다. 그들이 지금도 겪고 있는 상처를 공감하는 과정이야말로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레드 콤플렉스를 치유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한편 국가 권력은 돌이킬 수 없는 한 인간과 그의 가족들에게 빼앗긴 삶을 위해 더 늦기 전에 사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공연장에 모인 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우리에게 있어 인권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고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 따라서 인권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정체성을 지켜주는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지금 우리 인권의 현주소는 어디에 머물고 있는가? 여전히 겨울 칼바람 앞에서도 절박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장애인 차별 금지법’ 제정을 위해 장애인들이 여의도에서 천막을 치고 있다. 심지어 농민들과 빈민들은 죽음을 이어가며 절규하고 있다. 사상과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성적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 시대의 두꺼운 차별의 벽 앞에서 그들이 느끼는 절망감을 무엇에 비교할 수 있을까? 그 벽이 얼마나 크고 높은지 아마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30년이 넘도록 자신의 집의 작은 문턱을 넘지 못하는 장애인에게 세상은 늘 높기만 하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노동의 기쁨과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지만 현실은 늘 그들을 외면하고 있다. 또한, 다름은 비정상이 아니라 그저 차이일 뿐이라고 말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세상, 그것은 아마도 차별과 냉대 속에 시들어가는 이주노동자들과 총 대신에 다양한 사회봉사의 기회를 열어주기를 바라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 모두가 바라는 세상이 아닐까 싶다. 이제 우리는 우리 사회 인권의 현주소를 비춰주는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또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피맺힌 절규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누구나 차별받지 않는 평등한 세상, 서로를 존중하며 행복할 수 있는 자유로운 세상, 그런 세상이 그리 멀지 않기를 오늘도 간절히 바란다. 최광기 전문 MC
  • “간첩도 민주인사 만들면서”

    한나라당이 8일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을 집중 성토했다. 박근혜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북한인권 국제대회를 이 정부는 외면하고 있다.”면서 “이 정권은 간첩까지도 민주화인사로 만들어놓고 유공자라면서 보상을 하면서 나라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운 분들은 홀대받는 나라”고 비난했다. 한편 박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북한인권국제대회 환영만찬에서 “북한 인권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인류가 지향하는 공동가치를 외면하는 것”이라며 북한 인권에 대한 정부의 노력을 거듭 촉구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인혁당·민청학련 사건 전모] “독재정권 고문에 의해 조작된 사건”

    7일 국정원 과거사위가 발표한 인혁당·민청학련·소위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핵심은 과거 독재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권력 남용’을 범하고 고문 등을 통한 ‘인권침해’의 과오를 빚은 대형 공안사건이라는 점이다. 또한 인혁당과 민청학련과의 연관성, 조직의 실체 여부 등에 대해 사실상 ‘관련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피해자 명예회복과 배상 문제, 정권 차원의 ‘명백한’ 조작 입증 등이 과제로 남아 향후 지속적인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의혹과 쟁점 인혁당 사건의 중요한 쟁점은 실체 여부와 민청학련과의 연관성이다. 고문에 의한 조작 사건이라는 부분은 의문사위 발표 당시에도 포함됐었다. 진실위는 “인혁당은 5·16 군사쿠데타로 정치활동이 전면 금지되자 혁신계 주요 인물들이 향후 합법화될 혁신정당 활동에 대비해 논의해오던 활동에 불과해 국가변란을 기도한 반국가단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진실위는 이어 “인혁당은 서클 형태의 모임이었고 강령과 규약도 정식 채택되지 않았으며 인혁당 명칭도 여러 명칭 중 하나”이라고 밝혔다. 중정은 당시 창당을 주도한 남파간첩 김영춘과 창당에 참여한 뒤 월북했다가 재남파된 김배영을 예로 들어 인혁당이 북의 지령을 받아 활동했다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한홍구 진실위원은 “김영춘은 4·19 직후 사회대중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전 동아대 교수 김상한이며, 남파간첩으로 월북한 게 아니라 거꾸로 박 정권으로부터 지시받고 북파됐다.”고 부인했다. 김배영도 인혁당 사건 발생 3개월 뒤에 월북했지만 중정은 그의 행적조차 모르면서 사건에 개입된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 진실위측의 판단이다. 민청학련 사건에 대해 “민주정권을 수립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었던 학생들을 인혁당의 배후조종을 받은 국가 전복자로 탈바꿈시킨 사건”으로 규정했다. 또한 진실위는 인혁당 재건위가 민청학련의 배후조직으로서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조종하였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 개입 확실하다” 진실위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정황적 증거가 많았다고 전했다. 특히 1975년 4월8일 대법원 선고 이후 18시간 만에 전격 집행된 관련자 8명의 사형집행의 경우 “최고 권력자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병욱 간사는 “1975년 2월21일 박 전 대통령은 민청학련 관계자들이 석방되자 ‘법무부와 중정이 법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느냐.’며 질책했고 곧바로 황산덕 법무부장관이 ‘인혁당 사건은 김일성의 지시로 북괴간첩에 의해 조직된 사건’이라고 발표했다.”며 정권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의문사위는 당시 윤모 수사팀장으로부터 “사건 처리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인이 들어있는 문서를 본 적이 있다.”는 증언을 확보했지만 진실위는 관련자 증언이나 자료도 확보하지 못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청계천 발원지’ 청운동에 표석 설치

    서울 종로구(구청장 김충용)는 청계천 발원지로 확인된 종로구 청운동 벽산빌라 뒤편의 약수터 인근에 발원지 표석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표석이 설치되는 곳은 대간첩 작전 도중 순직한 고 최규식 경무관 동상이 있는 청운동 창의문길 부근이다.조선시대 문헌 등에 따르면 청계천 발원지는 현재 행정구역상 청운동과 백운동에 속하는 북한산과 인왕산의 하천과 샘 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씨줄날줄] 공소시효/우득정 논설위원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10명의 희생자를 낸 화성연쇄살인사건 중 9번째 여중생(당시 13세)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어제 끝났다. 나머지 1건은 내년 4월2일 공소시효가 완성된다. 잔혹한 흉악범에게 15년이라는 시효는 너무 짧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고문기술자 이근안 사건, 수지 김 간첩조작사건, 김영삼 정부 시절 안기부 도청사건 등 공소시효로 ‘처벌 불가’라는 결정이 내려질 때마다 항상 도마에 올랐던 것이 공소시효의 적합성 문제다. 현행 형사소송법 249조(공소시효의 기간)는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는 15년, 무기징역은 10년, 장기 10년 이상 징역은 7년, 장기 10년 미만의 징역은 5년, 장기 5년 미만 징역이나 10년 이상 자격정지 또는 1만원 이상 벌금은 3년으로 공소시효를 규정하고 있다.5·18특별법처럼 공소시효 특례를 규정한 법률이 몇 차례 제정되기는 했으나 이 땅에서는 아무리 잔혹한 범죄를 저질러도 15년만 피하면 법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 범행 후 오랜 시일이 경과해 증거가 멸실·산일(散逸)되어 진실 발견이 어렵고 범죄행위로 초래된 사회질서의 파괴가 상당히 회복되었으며, 범죄인 자신도 형벌에 상응하는 고통을 받았으므로 범인의 법적·사회적 안정도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 공소시효 설정 이유다. 그래서 열린우리당 의원 145명이 찬성한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안’에 대해 법무부는 ‘법리가 너무 포괄적’이라는 이유로 신중한 접근을 요청했다. 대법원은 특례법에 포함된 ‘단순살인죄나 가혹행위까지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것이 국제협약에 부합하는지’ 의문을 표시했다. 대한변협은 과거의 특정사건을 이유로 특례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는지에 회의론을 제기하면서 헌법에 규정된 과잉금지원칙과 소급입법금지 취지에 반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는 게 바탕에 깔려 있다. 하지만 가해자도 있고 피해자도 있는데 처벌할 수 없는 불합리한 상황은 시정돼야 한다. 자료나 증거보관, 수사기법 발전속도, 수명 연장 등을 감안하면 공소시효 15년 상한선은 재조정돼야 한다.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반인도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배제, 중죄인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공소시효를 늘리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생모에 대한 안타까운 기억을 안고 있는 아이들의 새 엄마가 되어 이들을 가슴으로 키워낸 정영심씨. 큰딸이 5학년, 둘째아들이 1학년일 때 처음 만나 어느덧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살아 온 지 10여년.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을 키워낸 팥쥐 엄마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와 독특한 자녀교육 노하우를 들어본다.   ●신동엽의 있다!없다?(SBS 오후 7시5분) 만삭인 엄마 뱃속의 태아가 발도장을 찍을 수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 본다. 또 산모의 배에 선명하게 찍힌 태아의 발자국을 추적한다. 송은이가 결혼식장에 여간첩처럼 하고 간 적이 있을까, 없을까. 결혼식 기념사진 속의 하객 송은이 모습은 과연 합성된 것일까, 그 진실을 가린다.   ●글로벌 비전(YTN 오후 1시20분) 케냐에서는 남편이 죽으면 가족과 재산에 대한 여자의 소유권이 없어진다. 대신 다른 남자가 가족과 재산을 보호해 주는 관습이 있어 여자는 반드시 재혼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여자는 에이즈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 재혼을 거부할 수 있으면 에이즈 감염률을 낮출 수 있고 폭력까지 뿌리 뽑을 수 있다는데….   ●맨발의 청춘(MBC 오후 8시20분) 기석이 체육관을 그만뒀다는 것을 알게 된 경주는 놀란다. 기석은 경주에게 심장병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속만 끓인다. 순옥은 화장지가 없는 화장실에 들어간 화숙이를 보고는 몰래 숨죽여 웃는다. 한편 기석은 경주가 일하는 호텔로 놀러가고, 경주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기석을 대하지만 표정이 굳어진다.   ●청춘 신고합니다(KBS1 오후 7시30분) 입체 고속 기동전의 핵심 부대인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헬기를 이용한 항공작전을 수행하여 지상전에서의 하늘을 책임진다. IVY, 춘자, 서지영이 함께한다.`소원수리 프로젝트 행복초소´에서는 상사의 여자친구를 공개 모집하는 병사, 어머니의 행복을 비는 병사 등의 소원이 솔직하게 드러난다.   ●윤도현의 러브레터(KBS2 밤 12시15분) 7집을 마지막으로 활동 중단을 선언한 국민가수 `god´와 지난 시간의 추억을 함께 나누고, 데뷔 이전 힘든 시기를 회상하며 만든 뮤지컬도 선을 보인다. 최근 베스트 음반을 발표한 데 이어 데뷔 25주년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심수봉´은 힙합가수 `부가킹즈´와 함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열창한다.
  • [부산 ‘戀街’/대학가] 즐기소 생동감 넘치는 젊음의 거리

    [부산 ‘戀街’/대학가] 즐기소 생동감 넘치는 젊음의 거리

    대학가는 언제나 생동감이 넘친다. 외향적이고 감정이 풍부한 해양 기질을 가진 부산에는 더욱 그렇다. 대학가 주변은 젊음의 거리다. 부산의 대표적인 젊음의 거리인 부산대학교 앞과 경성대·부경대 주변의 먹을거리와 볼거리를 담아봤다. ##부산대 앞## 부산대학교 앞은 언제나 젊은이들로 북적거린다. 싸고 맛있는 다양한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우선 음식값은 매우 저렴한 편이다.2000∼3000원이면 넉넉히 한끼를 때우고 4000원 이상이면 고급 메뉴에 속한다. 골목골목 유명 브랜드의 의류·패션 할인매장이 있는 ‘로데오 거리’가 있어 저렴한 쇼핑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청하서림·북스리브로 등 대형 서점이 있어 지적인 욕구도 충족시켜 준다. 두개의 비올라 88년부터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80년대 레스토랑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 추억을 되새기게 할 명소. 지금은 운영하지 않지만 DJ가 음악을 선곡해 들려주던 뮤직박스가 아직도 남아 있다. 저녁시간마다 중앙 무대에서 라이브 공연이 벌어지면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통나무 원목으로 꾸민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은 찾은 이들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준다. 비올라 정식 8000원, 햄버거스테이크 6500원, 김치치즈라이스 4500원.(051)514-0042. 효원 낙불 부산대 정문에서 부산대 전철역 방향으로 두 번째 골목에 있는 낙지·불고기 전문점.1984년부터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온 이 집의 간판에 ‘국립’이라는 말이 붙어 있는 것이 재밌다. 부산대를 정식으로 후원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대 학생들의 신입생 환영파티나 개강·동아리 모임 등 대형 모임이 많아 일년 내내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엿보는 것도 즐겁다. 매콤한 낙지볶음과 낙지와 불고기를 함께 맛보는 낙불볶음이 2500원.(051)516-8987. 대가호 부산대 앞에서는 자장면이 단돈 1000원에 불과하다. 그래도 빠지는 재료없고 맛은 일품이다.20년 가까이 한결같이 부산대생들에게 맛난 중화요리를 선보이는 대가호는 부산대 옛 정문 앞에 있다. 바삭하게 구운 탕수육은 1만원, 입안 가득 신선한 바다냄새를 전해주는 팔보채는 2만원이다.1,3주 일요일은 쉰다.(051)512-9044. 유가네 닭갈비 금정등기소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닭갈비집. 닭갈비는 부산지방 고유 음식이 아닌 닭갈비를 부산 사람의 입맛에 맞게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인지 부산대 앞 본점을 시작으로 퍼진 체인점이 전국 각지에 있다. 매콤한 소스에 구워진 닭갈비는 기름기가 없고 담백해 먹기에 부담이 없다. 뼈없는 닭갈비가 4500원, 닭야채철판볶음밥이 2500원에 불과하며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가 기본 서비스로 제공된다.(051)581-2850. 108 강의실 부산대학생들 사이에서 모르면 간첩이라는 술집. 예전에는 강의실 대신 이곳으로 등교하는 대학생들이 많았다고 한다.2층인 가게로 오르는 계단 앞에 강의실 앞에서나 볼 수 있는 간판이 재밌다. 주인인 ‘욕쟁이 할머니’가 술을 적게 먹어도 욕하고 많이 먹어도 욕한다. 게다가 시끄럽게 얘기해도 욕하고 안 시끄러워도 욕한다나. 계란말이·고갈비 등 안주가 4000원 안팎. 가격에 비해 양은 엄청난 편이다. 국밥골목 중간에 있다.(051)514-1421. 국밥골목 부산대 앞 맥도널드 골목에는 돼지국밥으로 유명한 진주비봉식당(051-518-1146)과 금정골 돼지국밥(051-581-4510)이 있다. 두 군데 모두 돼지국밥 특유의 냄새를 없애 설렁탕과 비슷한 국물맛을 낸다. 인심도 하나가득이어서 음식량이 넉넉한 것도 좋다. 돼지국밥이 3500원 내외. ##경성·부경대 앞## 경성대학교와 부경대학교(옛 국립수산대) 앞은 부산대 주변과 쌍벽을 이루는 대학가이다. 가격이 저렴하고 양이 많은 것은 부산대 앞과 마찬가지다. 구석구석 두 대학교 학생들이 젊음을 분출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부러울 정도다. 부경대 정문 건너편 ‘백경골목(주황색 간판의 백경편의점)’ 모퉁이를 돌면 ‘먹자 골목’이 펼쳐진다. 귀공자 양분식(051-621-9623)은 가장 비싼 메뉴가 3500원짜리 햄버거스테이크이다. 푸짐한 고기와 소스가 맛있다. 대부분의 메뉴는 2000원 안팎이다. 산내 으뜸갈비(051-627-7906)와 닭치고 삼겸살(051-627-7906)에서는 모두 삼겹살 1인분(100g)을 2000원에 내놓는다. 서너시간 소주를 기울이며 술을 마셔도 1만원 넘기가 힘들다.이모네(051-611-3068)의 감자탕 특선 메뉴는 감자탕, 공기밥 2개, 음료수까지 제공된다.1만원. 경성대 앞 놀부부대찌개 골목에도 대학생의 호주머니 사정에 걸맞은 음식점들이 즐비하다.가마메(051-627-8563)는 일본 사누키우동을 우리의 입맛에 맞게 개발했으며 밀가루를 충분하게 숙성시키고 수타식으로 면을 만들어 쫄깃한 맛이 난다. 우동 2500원·닭고기 우동 4000원. 참밀면(051-611-4720)의 비빔밀면은 3500원으로 맛은 쫄면과 비슷하지만 밀가루로 만들어 적당히 쫄깃한 느낌이다. 부산 김유영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김황식 후보 “反국가단체 규정 필요”

    김황식 후보 “反국가단체 규정 필요”

    국회는 9일 김황식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박시환·김지형 등 대법관 후보 3인에 대한 검증작업에 돌입했다. 대법관 후보들의 임명동의안은 16일 본회의에서 처리된다. 여야는 이날 열린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과거 판결성향을 비롯해 국보법 개폐,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사형제도 폐지 등에 대해 조목조목 캐물었다. 재산과 병역면제 문제는 큰 논란 없이 지나갔다. ●“난 보수도 진보도 아닌 중도” 열린우리당은 과거 국보법 관련 판결사례를 일일이 거론하며 보수적인 판결을 내렸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우윤근 의원은 90년대 중반 대표적인 간첩조작사건인 ‘남매간첩단’ 사건을 거론하면서 “국가 기밀을 너무 넓게 인정했다는 의견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선병렬 의원도 “국보법을 적용함에 있어 그 구성요건을 엄격히 제한해 해석해야 한다는 기본태도를 준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보수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보수도, 진보도 아닌 중도”라고 밝혔다. 강정구 교수 발언과 천정배 장관의 수사지휘권에 대해서는 여야가 다시 대립각을 세웠다. 한나라당 박승환 의원은 “만경대방명록 사건으로 보석으로 풀려난 강 교수가 동종범죄를 저질렀다면 마땅히 구속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없는 나라는 없다.”면서 정당성을 역설했고, 신학용 의원도 “불구속 원칙을 지켜줘야 하는 법원의 직무유기로 법무장관이 대신 ‘총대’를 멘 것”이라고 거들었다. ●“강정구교수 발언 개인적으로 동의 안해” 김 후보자는 다른 질문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굽힘 없이 밝혔다. 강 교수 발언에는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 국보법과 관련해서는 “반국가단체 규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적단체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문제와 주로 관련돼 있기 때문에 처벌 폐지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또 대안마련을 전제로 사형제도 폐지를 옹호했고,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 주장에는 “사법권을 침해하거나 국민동의를 받을 수 없도록 행사되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방패’뒤의 눈물-전의경 인권 실태] 전국 3만 8000여명… 전경, 군번순 차출

    [‘방패’뒤의 눈물-전의경 인권 실태] 전국 3만 8000여명… 전경, 군번순 차출

    현재 전투경찰(전경)과 의무경찰(의경)은 전국적으로 각각 59개 중대 1만 1000여명,190개 중대 2만 7000여명이 있다. 전경의 역사는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간첩작전 강화를 위해 발족됐으나 이들은 군복무를 마친 직업 경찰관이었다. 이후 70년 전투경찰대 설치법이 제정돼 미필자에게 군복무 대신 전경복무를 하도록 했다.83년부터는 지금처럼 일반 군부대에서 군번 순으로 차출해 왔다. 이런 선발 방법에 대해 91년 헌법소원이 제기됐지만 각하돼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의경은 82년부터 선발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매달 지방경찰청 단위로 지원자를 받고 있다. 전경은 크게 제주도나 울릉도에서 근무하는 해양경비단, 시설 보호 업무를 맡는 국가중요시설보호단,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타격대로 나눠진다. 의무경찰의 경우 크게 일선 경찰서·지구대 등 업무를 담당하는 방범순찰대와 시위 진압을 담당하는 기동대로 구분된다. 계급은 일반 군부대와 마찬가지로 4개로 나눠진다. 다만 이경-일경-상경-수경으로 불리며 복무 기간은 일반 현역병과 같은 24개월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여담여담] 이젠 재외동포 보듬는 정책을/구혜영 정치부 기자

    족발가(街)로 유명한 서울 장충동 골목 모퉁이에 가면 ‘피정의 집’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작지만 의미깊은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열린 ‘재외동포 시민단체 활동가 대회’였다. 미국과 일본, 중국, 유럽 등에서 모인 50여명의 재외동포들은 사흘 밤낮으로 조국에 대한 애정과 고달픈 현지 정착사를 절절하게 나누고 있었다. “언제 정부가 700만 재외 동포를 따뜻하게 보듬은 적 있습니까.” 재일 동포 3세 여대생이 인사 대신 20여년 동안 몸에 밴 소외감부터 던지자 장내는 숙연해졌다.21년만에 고국을 찾은 미국 남가주한인노동자사무소 소장은 “더 이상 재외 동포를 고국발전의 ‘자산’이라고 부르지 말라.”며 재외동포는 수단이 아님을 강조했다. 재외 동포들의 가장 큰 고민은 2,3세대 아이들을 위한 민족 교육이다. 일본의 경우 재일 동포 자녀들의 10%만 민족학교에 다녀 대다수는 우리 역사를 배울 기회가 없다고 한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받는 차별은 새삼 거론할 여지도 없다. 그러나 고국으로부터 받는 차별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픔이다. 오랜 숙원인 참정권 문제만 해도 납세와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기 때문에 부여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논리다. 파독 간호사였던 최영숙 한독문화협회 회장은 “수십년 동안 재외 동포들이 벌어들인 돈은 납세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납세의 의무를 지지 않아도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재외 동포들의 과거사 청산운동은 그들의 외로움만큼이나 절박하다. 일본의 형제 간첩단 사건, 독일의 동백림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아직도 교민사회에서 빨갱이의 후손으로 몰리며 격리대상으로 낙인찍힌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간첩 오명을 쓰고 여권을 뺏겨 정치적 망명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도 부지기수다. 냉전시대의 보이지 않는 38선을 거두고 이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이제는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의원 3명이 재외동포기본법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남북기본합의서에서도 남과 북이 재외동포들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조항을 담아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재외동포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는 광복 60주년이기도 하다. 인권과 화합을 기초로 한 재외동포 정책을 만들어 달라는 이들의 바람에 귀 기울일 때가 됐다. 구혜영 정치부 기자 koohy@seoul.co.kr
  • 뮤지컬스타 “안방서도 빛난다”

    국내 뮤지컬계의 톱스타들이 안방극장에서 열연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브라운관에서는 익숙지 않은 얼굴이고, 조연이지만 신선함과 동시에 무대에서 갈고 닦은 탄탄한 연기 내공을 선보이며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것. 우선, 올해 안방극장 최고의 악녀로 떠오른 뮤지컬 배우가 있다. 박해미(41)이다. 무대에 선 지 20년을 넘어선 국내 뮤지컬의 대들보.SBS 주말연속극 ‘하늘이시여’에서 주인공 자경(윤정희)의 계모 배득 역을 정말 ‘악독’하게 연기하고 있다. 생애 첫 드라마 출연이지만,‘뉴 페이스’들이 대거 포진한 이 드라마에서 단연 으뜸이다. 의붓딸을 욕하는 것은 물론, 때리고, 돈도 뜯어내고, 사랑 훼방까지, 시청자들은 치를 떨고 있다. 그녀가 어찌하나 지켜 보려고 드라마를 본다는 말이 있을 정도. 박해미는 “젊었을 때 몇 번 콜이 있었지만, 왠지 TV나 영화는 안 맞을 것 같아 욕심을 내지 않았다.”면서 “나이가 들며 뮤지컬을 위해서라도 지상파에서 인지도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때마침 끌리는 역할이 왔다.”고 늦깎이 브라운관 데뷔를 설명했다. 이보다 더 지독할 수 없는 계모 이미지가 쌓여가고 있지만, 걱정은 없다. 시청자들이 캐릭터로 이해해 줄 것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움을 받으면 받을수록 성공한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뮤지컬 바닥에서는 그녀를 모르면 간첩. 대학 3학년 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마리아역에 가수 윤복희와 더블 캐스팅돼 스타덤에 올랐다.1995년 국내 초대 여자 ‘품바’로, 또 해외 23개국을 돌며 공연한 ‘장보고의 꿈’과 ‘아가씨와 건달들’‘넌센스 젬보리’ 등에서 대형 배우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맘마미아’의 여주인공 도나 역으로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경기대 연기학과 겸임교수이기도 하고, 1985년 대학가곡제 동상 수상자라는 경력도 이채롭다. 현재 비제의 오페라를 현대적으로 고친 ‘카르멘, 더 뮤지컬’에서 드라마와는 다른 맛의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첫 드라마 연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에 가는 맛이 없어 아쉽긴 하지만, 빨리 적응하는 것 같아 큰 어려움은 없다.”고 평가하는 박해미. 그는 “나의 TV 연기 모습이 느물느물해 스스로도 웃음이 났다.”며 맞는 역할만 있다면 드라마에도 계속 도전하겠다고 했다. 반면, 앳된 미소에서 선한 ‘포스’가 느껴지는 오만석(31)도 있다. MBC 대하사극 ‘신돈’에서 주인공 신돈(손창민)을 평생토록 따라다니며 보좌하는 원현 스님 역을 맡았다. 신돈에게 구박도 받고 그를 통해 세상에 눈을 뜨게 되는, 지금은 순진무구한 캐릭터. 이후 급진파가 돼 신돈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고려판 부르투스로 변신한다. 드라마 출연은 지난해 ‘무인시대’에 잠깐 출연한 것을 포함, 두 번째다. 뮤지컬과 드라마 연기의 차이를 묻자, 옆에 있던 손창민이 냉큼 던지는 “노래, 춤이 없어요.”라는 농에 까까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웃기만 한다. 그는 “무대에서는 내 모습이 어떻게 비춰지는지 알고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아직 그런 감각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장르는 다르지만 연기는 매한가지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저런 질문에 초보처럼 쑥스러워하기도 하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1기이자, 어엿한 무대 경력 7년차로 국내 뮤지컬계의 젊은 간판이다. 올해에도 조승우와 더블 캐스팅된 록뮤지컬 ‘헤드윅’에서 인기몰이를 했고, 평양 방문 공연을 성사시킨 가극 ‘금강’, 역대 미국 대통령 암살자들을 다룬 ‘암살자들’ 등으로 쉼 없는 나날을 보냈다. 지난달 18일 한국뮤지컬대상에서는 남자주연상과 인기상을 한꺼번에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군 제대 후 데뷔를 앞두고 재즈댄스아카데미를 찾았다가 친해진 조승우가 시상식 시상자로 나와 카드를 펼쳐보고는 씨익 웃는 바람에 수상을 직감했다는 오만석. 굳이 연기 장르를 가리지 않겠다는 그는 그래도 뮤지컬에 애착이 더 간다. 새달 ‘겨울 나그네’에도 출연하고, 내년에는 소극장 뮤지컬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에릭(문정혁)과 닮았다는 말을 불쑥 던져봤더니 “고마운 얘기지만, 에릭 팬들이 알면 혼날 것 같은데요.”라고 배시시 미소를 흘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이현세 만화경] 자유로운 의지라면…

    [이현세 만화경] 자유로운 의지라면…

    오늘 아침 출근길에 갑자기 길거리가 노랗게 물들었다. 지난주까지 푸른빛을 더 보이던 은행잎이 어제 비가 온 탓인지 오늘은 노랗게 물들어 있다. 바람에 은행잎이 나비처럼 날리니 계절은 가을을 지나 겨울로 가고 있다. 곧 겨울이 오면 은행처럼 바싹 마른 내 피부에도 훈장처럼 또 하나의 나이테가 늘어날 테다. 흰 눈에 덮여 있던 마른 은행은 그래도 내년에는 저 자리에 서서 잎을 피울 테고, 계절은 또 달려와 내게도 나이만큼 어울리는 내 모습을 거울에 비춰줄 것이다. 중력을 벗어나지 못한 피부들은 아래로 향하고 귀밑에 내렸던 서리는 턱을 지나 온 머리를 뒤덮었다. 느닷없이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려 온 것인지 휘날리는 은행잎에 물어 보았다. 사실 나는 한 번도 달려가서 차를 탄 적이 없다. 달려가느니 다음 차가 내 앞에 설 때를 기다려온 게으름과 자존심이었다.20년 이상을 작가로서 생활해 오지만 이사를 가기 전에는 작업하는 자리를 옮겨 본 적이 없다. 책상도 언제나 있는 곳에 그대로 두는 것이 편하고 책장이나 소파들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독서대는 항상 내 상체를 적당히 앞에서 막고 있어야 하고, 펜과 연필도 있던 자리에 항상 그대로 있어야 찾아 헤매지 않아서 좋다. 가끔 지우개가 제풀에 굴러 떨어지면 그 지우개를 찾아 사방을 헤매다가 제 성질에 못 이겨 그 날일을 망칠 때도 많다. 이런 일이 많다 보니 한때는 지우개를 고무줄에 묶어 스탠드에 걸어 뒀었는데 스탠드에 매달려 달랑대는 꼴이 영 눈에 거슬려서 떼어버리고 다시 찾아 헤매는 짓을 되풀이한다. 청소하기 싫어서 가능하면 어지르지 않는 나를 보면 마치 나무늘보와 같다. 이런 나를 내 속의 어떤 괴물이 평생을 미친듯이 쓰고 그리게 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여러분은? 생각해보면 중학교 때부터 시작이었다. 나는 사실 학교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다. 내 관심은 언제나 소설과 영화 그리고 만화였다. 학교 도서관의 소설은 일찍 내 손에서 끝이 났고 영화관은 들어갈 수 없는 금역이었으며 라디오도 귀한 시절이라서 만화는 정보와 호기심의 보고였고 미술시간은 시시했다. 모두가 만화를 악마의 책처럼 취급했을 때 어린놈이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신통하게도 책상 머리에 ‘나는 자유로운 의지이다!’라고 붙여 두고는 틈만 나면 이불속에 촛불을 켜두고 간첩처럼 만화를 가족 몰래 보았다. 그리고 만화가의 길을 걸을 때도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내 의지대로 결정을 했으며 영호남의 낯선 갈등으로 주위에서 결혼을 반대했을 때도 ‘나는 자유로운 의지이다!’라는 내 속의 괴물이 지금의 아내가 있게 했다. 98년인지….‘천국의 신화’라는 괴상한 이야기로 음란 폭력작가의 시비에 휘말렸을 때도 상황은 험악했다. 작가 이현세는 외국으로 미리 알고 도망을 갔다고 TV뉴스에서 떠들어대고 검찰은 구속 수사가 기본이라고 엄포를 쏴댔다. 죄인도 그런 죄인이 없었고 포르노 작가를 아버지와 남편으로 둬야 할 가족은 난리가 나고, 만화계는 불난 호떡집 꼴이 됐다. 그때 인도네시아에서 변호사 선배님에게 “어떻게 할까요?”라고 전화로 물었더니 바로 질문이 되돌아왔다.“작가로서 예술가로서 자신의 의지대로 떳떳하게 살아 왔느냐?” 라는 선배님의 말씀에 내 가슴은 흥분했다. 나는 그러노라고 얘기했고 선배님은 그렇다면 내가 변호를 맡겠으니 당당하게 조용히 들어오라는 말씀을 했다. 출판사는 금방 자유로운 의지대로 재판을 포기하고 벌금을 냈으며, 나는 또다시 내 자유로운 의지대로 그 선배님과 재판을 진행했다. 형사로 진행된 재판은 6년을 가고 어느 해인가 다시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났다. 나는 다시 네 군데의 출판사를 거쳐 ‘천국의 신화’를 연재하기 시작했고 올겨울이 되면 내 의지대로 연재를 마칠 생각이다. 게으르고 미련한 나무늘보를 오늘 이 자리에 머물게 한 이유는 물론 많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나는 자유로운 의지이다!’라고 외친 내 속의 괴물이 최고의 몫을 한 것은 틀림이 없다. 아 참! 가능하면 재판은 하지 말라고 내 괴물이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지만 그래도 그때 재판은 잘한 것이라고 웃음 짓는다.
  • 러시아 4대음유시인 한국계 율리 김 서울에

    러시아 4대음유시인 한국계 율리 김 서울에

    러시아 바르드음악(음유시)은 1950년대 후반 스탈린 체제에 항거하기 위해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등장한 지식인 문화운동이다. 자작시에 선율을 얹어 노래하던 중세 유럽의 음유시인에 기원을 둔 바르드는 언론의 자유, 사상의 자유가 봉쇄된 암울한 시대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얼어붙은 러시아인들의 심장에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러시아 바르드음악 1세대이자 최고봉으로 추앙받는 한국인 2세 율리 김(69)이 생애 처음으로 아버지의 나라를 찾았다. 시선집 ‘율리 김, 자유를 노래하다’(뿌쉬낀하우스)의 국내 출간에 맞춰 자신의 시와 노래를 직접 들려주기 위해서다. 지난 26일 오후 부인과 함께 서울에 온 그는 “TV뉴스에서만 보던 아버지의 고향땅을 밟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TV에 비친 한국의 이미지는 아름다운 자연과 역동적인 정치현실이 어우러진 ‘재밌고, 놀라운 나라’였다. 그는 1936년 모스크바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신문기자였던 아버지 김철산은 그가 두 살때 간첩 누명을 쓰고 처형됐고, 어머니 역시 간첩의 아내라는 이유로 8년 간 감옥생활을 했다. 어릴 때 외가에서 자란 그는 대학생이 되어서야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됐다. 시를 쓰기 시작한 건 열살때부터. 교사였던 어머니에게서 시 쓰는 법을 처음 배웠다. 모스크바 사범대학에 들어간 그는 선배 시인 유리 비즈보르의 노래를 듣고 바르드음악에 매료됐고, 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인권운동에 뛰어들었다. 반체제 운동으로 교사직과 예술활동을 금지당한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율리 미하일로프라는 예명으로 활동해야 했던 그는 1985년 고르바초프 집권 이후에야 본래 이름을 되찾을 수 있었다. 알렉산드르 갈리치, 불라트 아쿠좌봐, 블라디미르 비소츠키와 더불어 러시아 4대 음유시인으로 꼽히는 그는 바르드음악의 가장 큰 특징을 “노래를 부르는 사람과 듣는 사람들이 시가 지닌 의미에 대해 공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팝 음악가들은 최대한 많은 관중을 모으는 게 중요하지만 바르드 음악가들은 청중이 내용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가족 같은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저항운동의 상징인 그의 시는 뜻밖에도 유쾌하고, 위트가 넘친다. 밝고 서정적인 그의 시와 노래들은 암울한 시대상을 직접적으로 표출시켰던 다른 바르드와 차별되는 독창적인 세계를 만들었고, 러시아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극작가와 시나리오작가로도 명성이 높아 현재 20여편의 연극이 러시아 전역에서 상영중이며,2편의 시나리오가 영화화되기도 했다. 러시아작가협회, 세계문인협회 회원인 그는 ‘황금 오스타프상’‘불라트 아쿠좌바’ 등 러시아 최고 권위의 상을 수상했다. 29·30일 오후7시30분 각각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와 건국대 새천년홀에서 열릴 내한 공연에서 그는 ‘어릿광대’‘투리스트’ 등 30여곡을 들려준다.“한국인에게 나를 소개하고, 한국과 친해지는 것이 이번 공연의 목표”라는 그는 “바르드는 가사의 의미가 가장 중요한데 한국 관객들이 러시아어를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녀의 첫 만남에서 감정이 가장 중요하듯 내 음악을 귀가 아닌 마음으로 들어주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덧붙였다.(02)2237-9386.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