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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美여기자 2명 재판 회부”

    북한이 불법입국 및 적대행위 혐의로 39일째 평양에 억류 중인 미국 커런트 TV소속 유나 리(한국계)와 로라 링(중국계) 기자를 재판에 정식 회부하기로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해당기관은 미국 기자들에 대한 조사를 했다.”면서 “해당기관은 확정된 미국 기자들의 범죄자료들에 기초해 그들을 재판에 회부하기로 정식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구체적인 조사 결과나 죄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달 31일에는 “증거자료들과 본인들의 진술을 통해 불법입국과 적대행위 혐의가 확정됐다.”고 보도했었다. 북한은 ‘불법 입국’ 혐의에 대해선 형법 117조, 출입국법 5장 6조 불법입국 조항을 적용시킬 가능성이 높다. 형법 117조는 ‘허가없이 국경을 넘는 자는 3년 이하의 노동 교화형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출입국법 5장 46조 불법입국 조항의 경우 ‘위반자에게 벌금을 물리거나 입국, 출국을 금지시킨다. 정상이 무거운 경우에는 공화국령역밖으로 추방하거나 형사책임을 지울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적대행위’ 혐의에 대해서는 형법 69조 조선민족 적대죄, 48조 간첩죄 등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형법 69조 ‘조선민족 적대죄’ 조항은 다른 나라 사람이 조선민족을 적대시할 목적으로 해외에 상주하거나 체류하는 조선사람의 인신, 재산을 침해하였거나 민족적 불화를 일으킨 경우 조선민족 적대죄를 적용토록 돼 있다. 형법 제 48조는 ‘공화국 공민(국민)이 아닌 자가 우리나라(북한)에 대한 정탐을 목적으로 간첩행위를 한 경우에는 7년 이상의 노동 교화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 여기자 2명을 재판에 정식 회부한 것은 대미 압박의 인질로 삼겠다는 뜻을 확실하게 드러낸 것이다. 북한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 문제 해법에 관한 질문에 “북한 정권의 오락가락하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지 하루 만에 재판 회부 결정사실을 발표됐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내 약혼녀의 결백 눈물로 증언”

    “그녀는 내 친구이자 약혼녀, 동반자이며, 내가 언제나 존경해온 재능 있고 지적인 여성입니다. 그녀와 모든 순간을 함께했던 저는 지금 눈에 눈물을 머금고 그녀의 순결과 결백을 증언합니다.” 이란의 유명 감독이 간첩혐의로 이란에서 징역 8년형을 받은 미 여기자 록사나 사베리(31)의 연인임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눈물 어린 편지로 연인의 석방을 호소했다. 영화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으로 2000년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감독 바흐만 고바디(40)는 22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보낸 공개편지에서 고국에 억류 중인 사베리 기자와의 관계를 처음 공개하며 절절한 심정을 써내려갔다. “내가 지금껏 침묵한 것은 그녀 때문이었다.”고 말문을 뗀 고바디 감독은 “사베리는 이란의 정치적 게임의 희생양일 뿐”이라며 연인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그녀는 이란을 사랑하는 이란인”이라며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기에는 너무나 순수한 사람이며, 그녀가 체포 전 펴내려던 책은 이란을 찬양하는 내용이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고바디는 또 자신을 항소심 법정에서 증언하게 해 달라고 간청했다. 감독은 자신의 생일날 잡혀간 연인을 떠올리며 “내 가슴은 슬픔으로 가득 찼다. 사베리는 이란을 떠나고 싶어 했지만 내가 그녀를 막았다.”고 가슴을 쳤다. .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사설] 北, 개성공단 억지주장 철회하라

    북한이 끝내 개성공단마저 대남 협박의 본격 소재로 삼은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북한은 어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개성에서 열린 남북 당국자간 접촉에서 개성공단 사업 시작 당시 현대아산 측과 맺은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저임금 등 ‘특례적 혜택’을 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계약조건의 변경을 주장한 일은 신의·성실 의무를 저버린 행태로서 남측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고 본다. 장거리 로켓 발사 등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온 북측이 이제 남북 경협까지 전면중단의 위기로 몰고가려 한다면 생각을 한참 잘못한 것이다. 개성공단을 통해 얻는 이익이 남북 어느 쪽에 많은지를 평양 당국은 직시하기 바란다.또한 북측은 그동안 억류했던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를 접견하게 해달라는 우리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간첩죄를 적용해 기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부분은 유감스럽다. 개성공단 출입·체류 합의에 따르면 남과 북이 상호결정한 ‘중대 위반행위’는 양측이 협의를 거쳐 처리하도록 돼 있다. 유모씨가 정말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는지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한 것이다. “여성 종업원을 변질, 타락시켜 탈북을 책동했다.”는 북한의 주장이 맞는지 남북이 함께 조사해 결론을 내려야 마땅하다.북측은 빠른 시일 안에 억류한 현대아산 직원을 석방하기 바란다. 그리고 체류 인원의 신변안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우리측이 제안한 남북간 출입·체류 공동위원회 구성에 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개성공단 계약조건 변경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관행과 상식에서 벗어난 주장을 철회해야 한다. 남측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움직임 등을 구실 삼아 군사적인 협박을 한다든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추방하는 도발행위 역시 즉각 중단해야 한다.
  • “美여기자 재판 공정하게” 이란 대통령, 오바마 요구에 화답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간첩혐의로 18일(현지시간) 징역 8년형을 선고받은 이란계 미국인 여기자 록사나 사베리에 대해 19일 재판부에 공정한 재판을 요구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석방을 촉구한 뒤 따른 조치라 해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판결 다음날 수석보좌관 아브돌레자 셰이크홀레슬라미를 통해 테헤란 검찰총장 사이드 모타자비에게 서한을 보내 “사베리에게 변론 등 법적 권리와 자유를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이란의 IRNA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과 지난해 11월부터 억류돼 있는 이란계 캐나다인 유명 블로거 후세인 데라크샨 사건을 공정하게 다루라고 촉구했다. 데라크샨은 이란에서 블로그 혁명을 개척해 ‘블로그계의 대부’(Blogfather)로 불리고 있으며, 2007년 이스라엘 여행기를 블로그에 올렸다가 이스라엘의 간첩으로 종사했다는 혐의로 잡혔지만 현재 공식 혐의는 없는 상태다.이같은 ‘이례적 조치’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이란 내 분석가의 말을 인용, 오는 6월12일 대선에서 재임하려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사베리 석방에 힘써 대통령으로서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인권에 대한 배려가 있음을 대내외에 알리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 분석가는 이를 통해 고등법원에서는 감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뉴욕타임스도 20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2차 유엔 세계인종차별철폐회의에서 개회 연설을 맡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인권 수호자임을 자임할 셈이며, 이는 미국과의 화해 국면을 망칠 수 있는 인권에 대한 비난을 피하려는 ‘예방접종’이라고 지적했다.최근 미국이 이란에 우라늄 농축 등을 허용하는 등 새 핵협상 방식을 제시하면서 양국 관계는 ‘해빙기’로 들어섰으나 이번 여기자 사건으로 인해 ‘냉각기’가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란, 억류 美여기자에 징역 8년형

    이란 당국에 간첩혐의로 억류돼 온 이란계 미국인 여기자 록사나 사베리(31)가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미국은 이에 실망과 우려를 나타냈다.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기자 신분증 없이 활동하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 1월 이란 당국에 체포된 사베리는 18일(현지시간) 법정으로부터 징역 8년을 선고 받았으며, 선고 직후 사베리의 변호인은 항소할 뜻을 내비췄다. 일본인 어머니와 이란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사베리는 BBC 방송과 폭스뉴스 등의 프리랜서로 활동해 왔다.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의 결정에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이란 측에 미국의 우려를 강하게 전달할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는 사베리 기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이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란과 1979년 수교를 끊은 까닭에 중립국인 스위스 대사관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특히 이번 실형 선고는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문제와 관련, 화해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나와 미국과 이란의 화해 무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시 예전의 갈등 구도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영국 BBC는 “이란 정부 내 강경파가 이번 재판에 영향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 개선에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한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날 담당 검사에게 서한을 보내고 “피고인이 자신들의 혐의에 맞서 법적인 자유와 권리를 가졌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면서 사건의 공정한 처리를 촉구했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남북관계 기로에] ‘중대사안’ 3개 시나리오

    북한이 21일 발표할 중대사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 16일 ‘개성공단 사업과 관련한 중대사안을 통보하겠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개성공단과 억류된 현대아산 유모씨에 관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측이 유씨에 대한 조사결과를 우리 당국에 통보하면서 재발방지를 촉구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이렇게 되면 남북간 냉랭한 관계가 끝나고 대화와 협력의 길로 갈 수 있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희망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현 단계에서는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중대사안의 내용은 대략 세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먼저 북측이 남측 정부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 결정에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개성공단 폐쇄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9일 “중대사안의 내용은 개성공단과 관련해 남한 정부의 PSI 전면 참여시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는 경고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남측 정부의 전면 참여시 상부의 위임을 받아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하겠다고 일방적인 통보를 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개성공단 관련 중대 사안 발표의 주체인 개성공단관리당국(총국)은 북한 권력 구도상 큰 힘이 없다는 측면에서 중대사안 발표는 국방위원회 등 상부의 지시를 위임받아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최근 북한의 제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 등을 살펴보면 정운업 민경협회장, 주동찬 중앙특구 개발총국장 등 개성공단과 남북경협에 깊숙이 개입했던 인사들의 모습이 사라지고 군 강경파들이 득세했다. 군 강경파들은 당초부터 개성공단 사업 등 남북 교류 사업에 부정적이었다. 개성공단을 폐쇄할 경우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폐쇄의 핑곗거리로 남측의 PSI 전면참여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개성공단 폐쇄를 남측에 떠넘기려는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가능성은 북한이 현재 20여일째 개성공단 내 억류 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씨 사건과 연결지어 공단 운영과 관련한 통보를 할 가능성이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PSI 전면 참여시 억류 중인 우리 근로자에 대한 거취 문제와 관련해 최악의 경우 유씨의 신변을 보장할 수 없으며 북한 법에 따라 ‘간첩죄’ 등으로 처벌하겠다고 통보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 번째는 지난 2005년 8월에 체결된 남북해운합의서의 파기 주장이 나올 가능성이다. 남북해운합의서는 상대방 영해에서 금지된 군사활동, 잠수항행, 정보수집, 무기수송 어로 등이 발생할 경우 정선·검색을 실시하고 영해 밖으로 쫓아 낼 수 있는 PSI 규정과 충돌되기 때문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캘린더에 표시해 놓고 바람피운 유부녀

    C=이발사 김(金)모씨(40)는 지난 겨울부터 난데없이 집의「캘린더」에 빨간 동그라미표시가 자주 나타나기 시작하더라는 것. 김씨는 한동안은 무심히 보아 넘겼으나 끝없이 계속되는 빨간 동그라미가 아무리 해도 이상스러워 한번은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더니『엄마가 나갈 때마다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는 거였어. B=뭐야, 탐정소설을 만드는 거야. C=어쨌든 지금부터가 더「드릴」이 있어. 묻고 보니 아내의 행위가 의심스러워지더라는 거야. 그래도 시치미를 뚝 떼고 있다가 하루는 저녁을 먹은 뒤 이발소에 밤일을 하러 간다며 집을나와 잠복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내가 몸치장을 깨끗이 하고는 동대문에 있는 모다방으로 쑥 들어가지 않나. 30분쯤 지났을까. 아내가 훤칠한 사나이와 함께 다방에서 나와 근처의 D여관으로 들어가 버리지 않나. 기가차고 분통이 터질 노릇이지. 김씨는 격분을 참지 못해 여관으로 뛰어들어가 방문을 확 열어 제치고는 부둥켜 안고 있는 남녀를 붙잡고는 얼떨결에『간첩이야』하고 소리를 쳐 버렸어. 여종업원들이 딸려 오고 여관에서 신고하여 경찰이 달려오고. 이건 지난 16일 밤의 일이었어. 김씨는 경찰에서 통곡하며 남녀를 간통죄를 고소했지. 그러나 다음날 아침 고소를 취소해 버렸어. 당직형사계장이었던 Y경위의 설득이 주효했던 거였어. 김씨 부부 사이에는 아이가 둘 있는데『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그럴 수 없지 않느냐. 하룻밤 잘 생각해 보고 내일 결정하라』고 설득한 거지. 김씨의 아내는 강(姜)모여인(29)이고 정부는 최모씨(39)인데 지난해「크리스머스」때「카바레」에 춤추러 갔다가 사귀어 정을 통해 왔다는 거였어. D=어쨌든 춤은 가장파탄의 씨앗이야. [선데이서울 72년 7월 2일호 제5권 27호 통권 제 195호]
  • [특파원 칼럼] 오바마 지지도와 현실의 난관/김균미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오바마 지지도와 현실의 난관/김균미 워싱턴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만큼 안팎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정치 지도자도 드물다. 미국의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 1월20일 취임식 때보다 더 높아졌다. 지난 9일 현재 평균 60.3%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2월 말 발표된 해리스 인터랙티브의 발표에 따르면 유럽 각국에서 70(영국)~88%(프랑스)의 매우 높은 지지도를 나타냈다.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7일까지 취임 후 첫 유럽 방문에서는 방문국마다 대대적인 환영인파가 몰려 인기를 실감케 했다. 40대의 젊은 첫 흑인 미국 대통령 부부에 유럽인들은 환호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비교해 겸손하고 상대방의 얘기를 들으려는 미국 대통령의 모습에 높은 점수를 줬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이같은 높은 호감도 내지 지지도만 놓고 보면 미국의 대외정책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국제 현안들은 오바마 대통령 개인에 대한 호감도와 미국 정책에 대한 지지도와는 별개라는 냉엄한 국제사회의 현실을 실감케 한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세계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각국이 1조 10 00억달러를 국제통화기금을 통해 풀기로 했지만, 정작 오바마 대통령이 원했던 대규모 경기부양책 도출에는 실패했다. ‘오바마의 전쟁’으로 불리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조기에 종결짓기 위한 추가파병 요청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은 전투 병력의 추가지원 대신 군대 훈련인력 5000명 지원이라는 답변만 내놨다. 이를 두고 미국의 보수 논객들과 공화당 지지자들은 성과없는 ‘사과 외교’라고 오바마의 첫 유럽순방을 평가절하하기에 급급하다. 더욱이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과 이란 문제로 외교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두 나라 모두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적인 외교의 대상으로 선언했던 나라들이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단합된 대응 도출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난관에 부딪쳤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이 이란과의 핵협상에 참여하기로 발표한 지 하루만에 이란은 첫 핵연료 생산공장 개장을 선언하며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북한과 이란 문제는 모두 중장거리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 등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우려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이 대외정책에서 우선순위를 매우 높이 두는 현안이다. 두 나라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앞서거니 뒤서거니 인공위성을 시험 발사했다. 현재 미국인 여기자들이 간첩 등의 혐의로 억류돼 있는 것도 닮았다.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다자가 참여하는 협상이 진행중인 것도 비슷하다. 두 나라는 오바마의 대응을 봐가며 다음 패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인상마저 준다. 북한과 이란, 아프간과 파키스탄 문제만 해도 이렇듯 손이 비질 않는데 소말리아 해적에 미국인이 납치되는 전례없는 일까지 겹쳤다. 악재가 겹치면서 일부에서는 조지프 바이든 미 부통령이 취임 전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6개월 안에 최대의 국제적인 위기를 맞을 거라고 했던 말을 떠올린다. 현재의 상황이 바이든 부통령이 ‘예언’했던 위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실타래처럼 꼬여가는 국제정치 상황은 어려운 미국 경제 상황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을 시험하고 있다. 안팎으로 과제가 산적한 지금이 한국에는 기회일 수 있다. 말로만 한국과 미국간 21세기 전략적 동맹을 운운하기보다 동맹으로서의 전략적 가치를 높일 때다. 험난해 보이기만 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 문제도 의외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오는 6월16일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까지 남은 시간은 두달여. 갈 길이 바쁘다. 김균미 워싱턴 특파원 kmkim@seoul.co.kr
  • 금기는 없다… 이호철판 역사 바로 세우기

    금기는 없다… 이호철판 역사 바로 세우기

    올해 77세의 노(老)작가는 결코 지치지 않는다. 함경남도 원산생으로 젊은 시절 인민군으로 한국전쟁을 겪었고, 1974년에는 ‘문인 지식인 간첩단’으로 몰렸으며, 1980년 이른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되기도 했고, 1987년 6월에는 시위대 앞줄 어딘가에 있었다. 그렇게 분단과 독재의 질곡이 고스란히 그 한 몸에 화인(火印)처럼 새겨졌다. 그가 1955년 단편소설 ‘탈향’으로 등단한 뒤 ‘문’, ‘남녘사람 북녘사람’ 등 수십 권의 작품을 쏟아낸 50여년 동안 분단과 통일, 평화와 전쟁의 문제 등 우리 민족의 근원적 모순에 대한 천착에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던 이유다. 이호철이다. 1991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 된 그가 최근 내놓은 ‘별들 너머 저쪽과 이쪽’(중앙북스 펴냄)은 역사의 복판에 있었던 자신의 인생과 그 치열한 작품 세계를 총체적으로 정리한 장편소설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는 서사(敍事)가 없다. 소설가가 자의로 창조한 캐릭터도 없다. 차라리 장편소설을 표방한 ‘한반도 근현대사 교과서’에 가깝다. ●역사 인물 가상 대담 형식 취해 이호철은 “현 정부 들어 좌우 진영 간에 교과서의 근현대사 기술(記述)에 있어 왜곡 논쟁이 분분한데 이 소설이 어느 것보다 엄정한 역사교과서가 될 수 있으리라 자부한다.”고 ‘실험적 기법의 장편소설’을 쓴 배경을 설명했다. 근현대사의 주요인물인 이승만, 송진우, 김구, 조만식, 최용건, 민영환, 이준 등을 불러내서 ‘별 너머 가상 대담’을 시키는 형식을 취했다. 엄정한 역사적 사료와 함께 역사적 인물의 ‘텍스트 사이’에 대한 방대한 평생의 취재를 바닥에 깔고 ‘있는 그대로’ 기록했다. 물론 작가의 역사에 대한 주관적 평가가 조만식, 최용건 등 누군가의 입을 통해 담겼음은 물론이다. 이는 자신이 1992년에 쓴 소설 ‘개화와 척사’에서 이미 한번 실험한 기법이다. 물론 작가 자신이 밝히듯 슈테판 츠바이크가 소설 ‘마리 앙투아네트’를 쓰며 역사를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소설적 기법에서 체득한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고종 말부터 해방, 분단까지 우리네 현대사 통한의 순간, 치열했던 상황을 잔인하리만치 세밀하게 서술한다. ●“시선 치우치면 현재의 문제 푸는 방식도 왜곡” 이호철은 “진보건 보수건 근현대사를 보는 시선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때문에 현재의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 역시 비틀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우리가 뻔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역사적 사실조차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꼼꼼히 들여다봐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의 주장에는 금기(禁忌)가 없다. 애써 에두르지도 않는다. 조만식과 최용건의 입을 빌려 북한 주석 김일성, 그리고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갖고 있는 공과를 일일이 나열한다. 일종의 인물 재평가를 통한 ‘이호철식 역사 바로세우기’다. ●이승만·김일성 공과 가감없이 나열 김일성은-최근 학계에서 인정받은 사실이긴 하지만- 항일무장투쟁의 지도자로서 1937년 6월 보천보 전투의 공적, 일본의 공작으로 내부분열이 일 때 모두를 껴안는 통 큰 지도자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또한 국부, 또는 분단의 원흉으로 취급받던 이승만에 대해서는 “그만큼 20세기 초반 한반도를 둘러싼 안팎의 정세를 명확하게 인식한 리얼리스트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가 조만식의 입을 빌려 ‘이승만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지켜낸 유일한 지도자’라고 평가한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 내게 허락된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더욱 열심히 소설을 써야겠어요. 날마다 요가하고, 등산하며 건강 챙겨야 할 이유죠. 조만간 단편소설 세 편이 나올 텐데 아흔 살까지는 쓸 겁니다.” 젊은이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정력적인 집필은 물론 몇 사람이 모여 있건 독자를 만나는 독회 활동에 열의를 쏟는 것도, ‘거시기 산악회’와 요가로 건강을 챙기는 것도 모두 자신의 통일론, 남북평화의 중요성에 공감을 얻고자 하는 필생의 소명 때문이다. 좌우도, 노소도 모두 곰곰이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글ㆍ사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美 “직접 대화하자”… 이란, 보란 듯 핵연료 공장 개관

    버락 오바마 정부가 다자간 협의에 참여, 이란과 직접 대화에 나서기로 했다. 더욱이 9일(현지시간) 이란은 핵연료 생산단계에 진입했음을 밝혀 국제사회의 우려가 치솟은 데 이어, 여기자 억류 문제도 남아 있어 양국 관계가 진전될지, 파국으로 치달을지에 대한 논란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그럼에도 이란이 대화 제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미국과 이란이 한 테이블에 앉게 될지 주목된다. 유럽연합이 주도하는 이란 다자간 협상국가 대표들은 8일 영국 런던에서 모임을 갖고 이란에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은 이 모임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로버트 우드 국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이란과의 다자간 협상 모임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P5)과 독일이 포함돼 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P5+1’ 모임에는 지난해 7월 윌리엄 번스 현 국무차관을 옵서버 자격으로 보낸 게 전부일 정도로 대화를 꺼려 왔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는 직접 대화에 나서면서 전 정권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날 미국의 결정이 발표되기에 앞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방송 연설을 통해 “이란은 미국이 손을 내민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상임 고문인 알리 아크바르 자반페크르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제안을) 검토해 볼 것이며 이후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이 해빙 무드를 계속 즐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9일 ‘핵의 날’을 맞아 이스파한에 위치한 이란 최초의 핵연료 생산공장의 개관식에 참석, 핵연료 생산단계에 들어섰음을 밝혀 핵무기 제조에 대한 우려가 더욱 깊어졌기 때문이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 공장에서 중수형 원자로에 주입할 우라늄 핵연료가 만들어질 것이며 이 계획은 2009~2010년 중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핵연료 사이클(핵연료를 원자로 안에서 연소시키고, 사용필 연료로부터 다시 핵연료가 될 수 있는 물질을 회수하는 제조과정)을 장악하게 됐음을 시사한다. 골람 레자 아가자데 이란 원자력기구 대표도 이날 “이란은 우라늄 농축에 더욱 정확한 원심분리기 생산 기술을 획득했다. 나탄 핵농축시설에 7000여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 1월31일 체포돼 테헤란의 에빈 감옥에 갇혀 있는 미국의 프리랜서 여기자 록사나 사베리(31)를 이란 검찰이 간첩 혐의로 기소한 점도 양국 관계 개선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장관은 “아주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따라서 오바마의 우호적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양국간 관계 개선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이란과의 다자협상은 북핵협상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란의 핵문제에 관용적인 자세로 나간다면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비교적 온화한 외교 정책을 예상해 볼 수 있는 까닭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北무역대표부 대표 부인 탈북

    중국 상하이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심모 대표의 부인 리모씨가 최근 자식들과 함께 탈북,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간부급 북한 인사의 탈북은 지난 2000년 10월 홍순경 태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과학기술참사관 일가가 입국한 이후 9년 만이다.대북 소식통은 2일 “리씨는 싱가포르 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지난달 초 입국했으며, 현재 다른 탈북자들과 마찬가지로 합동신문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정치적인 박해나 기아 등 경제적인 문제로 북한을 탈출하는 일반 탈북자들과 달리 주재원으로 타국에 체류하다가 대사관을 통해 들어왔기 때문에 망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리씨는 남편이 2~3년 전 부하 직원의 밀고로 간첩 혐의를 받아 고초를 겪으면서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월 남편이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을 위해 평양에 들어간 시기에 주 싱가포르 한국대사관에 보호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 북한 무역대표부는 200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 때 논의된 뒤 설치된 기관으로, 상하이의 북한 기업에 대한 비자발급 업무 등을 주로 맡고 있다.탈북자는 간부급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정보기관에서 별도 보호 및 정착교육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어 리씨와 그 자녀의 하나원 입소 여부 등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간첩 의혹 지긋지긋… 고국 떠나겠다”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이 자신이 공산정권 시절 비밀경찰에 협력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는 데 지쳤다며 차라리 폴란드를 떠나겠다고 토로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이 1970년대 비밀경찰에 협력했다는 의혹은 1992년 처음 제기됐지만 2000년 폴란드 특별법원은 이런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이후 관련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지난해 역사학자 2명은 공산정권 시절 미공개 문서를 인용, 그가 ‘볼레크(Bolek)’라는 암호명으로 비밀경찰 정보원으로 활동했다는 내용의 책을 펴냈다. 지난달 초에도 바웬사 전 대통령이 그단스크 조선소에서 간첩활동을 했으며 사생아가 있다는 등의 책이 국립추모연구소(IPN) 소속 역사학자들에 의해 출간됐다. 최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바웬사 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폴란드 법과 법원이 자신을 “처벌받지 않는 공격”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할 경우 폴란드를 떠나고, 노벨평화상도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역사학자는 이것이 폴란드를 위하는지, 아니면 터무니없는 말을 되풀이하는 것은 아닌지 고려해봐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연합뉴스
  • [데스크 시각] 1996년 경험과 美기자 억류/김규환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1996년 경험과 美기자 억류/김규환 국제부장

    1996년 3월23일, 기자는 중국 지린(吉林)성 허룽(和龍)시 충산(崇善)진에 머물고 있었다.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양강도 대홍단군 삼장리와 불과 20~3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당시는 식량난이 심해 중국으로 넘어 오는 탈북자들이 가장 많던 시기였다. 이날 아침 자동차에 과자와 술 등 먹을거리를 싣고 북한 주민들이 자주 나타나는 ‘김일성 낚시터’로 출발했다. 낚시터라고 해봐야 지름 3~4m 크기의 웅덩이로, 김일성 주석이 1930년대 항일 빨치산 투쟁을 벌이던 중 틈틈이 낚시를 즐겼다는 게 중국인의 설명이다.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중국 안내인이 휘파람을 불며 “술과 과자가 있으니 같이 먹자.”고 소리쳤다. 5분쯤 지나자 “좋소.”라며 북한 주민 한 명이 산속에서 걸어나왔다. 두만강을 폴짝 뛰어 중국 땅으로 건너온 그는 불안한 눈초리로 기자를 쳐다봤다. 안내인이 기자를 홍콩 관광객이라고 소개하고, 중국말로 얘기를 건네 그를 안심시켰다. 술과 과자를 먹은 그는 “잡아놓은 노루가 한 마리 있는데 사지 않겠느냐.”고 은근하게 물었다. “좋다.”며 안내인이 흥정을 벌여 600위안에 사기로 했다. 그는 대신 그 돈으로 화장품과 담배 등을 사달라고 했다. 한 시간 뒤 다시 만나기로 하고 “노루를 가져오겠다.”며 다시 북한 땅으로 넘어갔다. 안내인이 물건을 사러 간 사이 기자와 선배 사진기자는 그가 노루를 메고 국경을 넘어오는 장면을 찍기 위해 산속에 숨어 기다렸다. 한 시간쯤 지나자 그가 노루를 메고 국경을 넘어오는 모습이 멀찍이 보였다. 사진 찍을 기회를 기다리던 선배는 시야가 나무에 가려 찍기 어려워지자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산속에서 내려왔다. 이때 갑자기 “남조선 특무(간첩)가 우리를 찍는다.”는 큰소리가 들려, 소리나는 쪽을 보니 북한 초병 두 명이 총을 들고 쏜살같이 중국 땅으로 넘어왔다. 북한 초병들은 선배의 목에 총을 겨누며 필름을 내놓으라고 욱대겼다. 안내인이 “이 사람은 관광객이지 특무가 아니다.”며 두 시간여에 걸쳐 설득한 끝에 살짝 바꿔치기 한 필름을 내주고 가까스로 풀려났다. 기자는 갑자기 벌어진 공포 분위기로 옷이 흠뻑젖도록 진땀을 흘리며 가슴을 졸인 탓에 두 시간이 여삼추(如三秋)처럼 길게 느껴졌다. ‘선배가 잡혀 가면 같이 잡혀 가야 하나.’ ‘피신해 선배가 잡혀 가는 모습을 현장 보도해야 하나.’ ‘그러면 선배를 버린 사람으로 평생 마음의 멍에를 지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등 온갖 생각을 다하면서…. 지난달 17일 미국 국적의 여기자 두 명이 북·중 국경지대서 취재를 하다가 억류돼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 억류 경위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취재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북한 땅으로 넘어가 붙잡힌 것인지, 아니면 북한군이 촬영하는 모습을 보고 중국 땅으로 넘어와 끌고 갔는지 확실하지 않다. 경위야 어떻든 기자의 억류는 어떤 의미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설령 기자들에게 잘못이 있더라도 취재 목적을 조사한 뒤 곧바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런데도 북한은 아직까지 돌려보내지 않고 있다. 물론 북한이 기자들의 신변안전을 보증한다는 입장을 전해와 다행이긴 하다. 하지만 기자를 적대혐의로 기소하겠다고 밝히는 등 미국과의 협상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 자체가 반인도적(反人道的)이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철학이 알려진 대로 ‘광폭 정치’ ‘통큰 정치’라면 더더욱 어울리지 않는 처사다. 지난해 10월 20년 만에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겨우 빠진 마당에 기자를 억류하고 있는 것은 북한의 대외 이미지만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아무 조건 없이 하루빨리 돌려보내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때 북한은 이미지 개선과 함께 ‘정상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김규환 국제부장 khkim@seoul.co.kr
  • 北 “美여기자 적대행위 혐의 기소”

    북한이 31일 ‘불법입국’과 ‘적대행위’ 혐의 등으로 조사 중인 유나 리 등 미국 여기자 두 명에 대해 재판에 기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적 협상이 아닌 법리적 문제로 다루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사태 장기화가 예상된다. ●중앙통신 “불법입국 혐의 등 확정”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억류 중인 미국 여기자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중간 조사 결과 “증거자료들과 본인들의 진술을 통해 미국기자들의 불법입국과 적대행위 혐의가 확정됐다.”면서 “해당기관은 확정된 혐의들에 근거하여 재판에 기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조사과정 영사 접촉, 대우 등은 유관 국제법들에 부합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북측이 미국 여기자 두 명에 대해 적용하겠다고 밝힌 불법 입국의 경우 북한의 ‘출입국법 5장 46조’에서 벌금이나 입국 및 출국 금지, 추방 혹은 형사책임 등으로 처벌될 수 있다. 반면 북측이 제시한 또다른 혐의인 적대 행위의의 경우 북한에서 외국인의 적대 행위를 규정한 법조항이 없다. 다만 2007년 개정된 형법에는 적용이 가능한 유사 범죄로 63조 간첩죄와 69조 조선민족적대죄가 있어 간첩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이처럼 북한이 미국 여기자 억류 사건에 대해 기소를 통해 법정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전날 북한 개성공단에서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 또한 짧은 시간 안에 풀려 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북한 당국은 이날 체제비난 등의 혐의로 억류 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에 대해 변호인 접견권 등을 허용하지 않은 채 이틀째 조사를 벌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피조사자에 대한 접견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할 것을 북측에 공식 촉구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우리 당국자 명의로 북한 당국에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통지문을 보냈다.”면서 “통지문에는 기본인권과 신변안전 보장,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 접견권 등을 보장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북한은 현재 ‘기다리라.’는 답변을 하고 있다.”면서 “피조사자의 현재 상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북측의 반응 여하에 따라 후속조치를 진행할 것”이라며 “영사기능을 가진 사람이나 변호인 자격을 가진 사람이 들어가는 등의 진전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씨는 현재 개성공단 내 북한측 출입사업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접견권 등 보장 공식 촉구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 여기자 사건과 현대아산 직원 조사 이유에 대해 적대 행위, 북한체제 비난 등과 같은 민감한 사유를 제시하고 있어 미국 여기자들에 대한 기소 입장이 우리측 인사 조사에도 준용되는 등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풀이했다. 북한이 민간인 억류란 카드를 이용해 동시 다발적으로 대남·대미 압박전술을 구사하면서 장기적으로 활용할 것이란 분석이다.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사설] 北, 개성공단 남측 직원 억류 풀어야

    개성공단에서 3년째 장기 체류 중인 미혼의 현대아산 기능직 남자 직원 유모(44)씨가 이틀째 북한측에 억류돼 있다. 북한 개성공업지구 출입국사업부는 그제 통지문에서 “존엄 높은 우리 공화국의 정치체제를 비난하고, 여성 종업원을 변질·타락시켜 탈북을 책동했다.”고 주장했다. 북측은 남북이 합의한 절차에 따라 피조사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밝혔으나, 우리측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남북이 합의한 접견권과 변호조력권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앞뒤가 맞지 않다. 미묘한 시기에 발생한 미묘한 사건이다. 북한의 로켓 발사 예고일이 4일로 다가온 상황이었다. 더하여 북한은 어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난 17일부터 억류 중인 미국의 한국계 유나 리기자와 중국계 로라 링기자를 불법입국과 적대행위 혐의로 재판에 정식기소하겠다고 보도했다. 인도적 차원의 조기석방이 아니라 북한법에 따라 처벌하겠다는 얘기다. 예사롭지 않다. 북한 주민의 ‘탈북을 책동한’ 유씨에게 간첩죄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언동은 로켓발사에 앞서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고 한국과 미국 양국 국민을 인질로 잡아 국제사회의 제재 분위기를 가라앉히려는 의도성이 다분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제 “북한의 로켓발사에 대한 군사적 대응에 반대하며, 개성공단을 유지하겠다.” 고 밝힌 점을 상기하길 바란다. 지금이라도 유씨를 풀어주고, 대화창구를 통해 잘잘못을 따져 조치를 취하면 될 일이다. 우리의 ‘신중모드’ 를 북한은 오판하지 말아야 한다.
  • 북,남측 관계자 억류 길어질 듯

    북,남측 관계자 억류 길어질 듯

    북한이 개성공단 및 금강산 지역에 체류중인 우리측 인사를 붙잡아 조사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1999년 6월20일 ‘체제비판 발언’을 문제 삼아 금강산 관광객 민영미씨를 억류한 일이 대표적이다. ●1999년 체제비판 관광객 6일 억류 민씨는 당시 구룡폭포 관광 도중 북측 환경감시원에게 “빨리 통일이 돼서 우리가 금강산에 오듯이 선생님도 남한에 와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 화근이 돼 귀순공작 혐의로 북측에 억류됐다. 민씨는 관광증을 압수당한 뒤 북에서 시키는 대로 자술서를 쓴 뒤에야 억류 6일 만에 풀려났다. 당시 우리 정부는 “관광 대가 800만달러의 송금을 불허할 수 있다.”고 북측을 압박, 사태 해결을 이끌어 냈다. 민씨 억류 사건은 남북 해군간 교전으로 북한군 20여명이 사망한 ‘연평해전’이 발생한지 5일 뒤에 일어나 북한이 보복 차원에서 민씨를 억류했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30일 통일부에 따르면 과거 북한은 개성공단 내 사고운전 등 여러 이유로 우리측 인사를 여러 차례 억류해 조사했다. 쌀 지원 선박의 우리측 항해사가 청진항에서 주변 광경을 촬영하다 간첩 혐의로 억류된 일도 있다. ●가장 강력한 非군사적 조치 이번 사건은 “북측이 체제 비난을 조사 이유로 꼽았다는 점에서 억류 기간이 예상외로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광명성 2호 발사를 전후로 남한 정부에 대한 유용한 ‘인질 카드’로 써먹으려 한다는 것이다. 앞서 북한은 미국 기자 2명을 중국과의 국경지역에서 붙잡아 억류하고 있는데 이 상황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남북 양측은 “남측 인원이 법질서를 위반했을 경우 위반 정도에 따라 경고, 범칙금 부과, 남측 지역으로 추방”을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엄중한 위반행위’에 대해선 쌍방이 별도로 합의해 처리하기로 했다. 엄중한 위반행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북한이 자의적인 규정을 내릴 경우 사태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 ●‘엄중위반’ 구체적 제재규정 없어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이날 “북한 체제 비난을 이유로 조사하는 것은 비군사적인 행동 중 가장 강력한 조치”라면서 “광명성 2호 발사 뒤 미국 여기자들의 석방이 이뤄진 이후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北, 억류 美여기자 신변안전 약속 화해 메시지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김정은 기자│북한이 억류 중인 미국인 여기자 2명의 신변안전을 보장한다는 입장을 미국 정부에 알려 왔다. 로버트 우드 미 국무부 대변인 직무대행은 24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미국인 여기자 2명의 신변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알려 왔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두 여기자에 대한 영사적 접근권이 제공돼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기자들을 간첩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그 같은 혐의 사실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고 말했으나, 혐의 사실이 실제로 적용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와 관련,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신변 안전 보장 입장을 전달한 것은 이 문제를 인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면서 “북한이 유화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점에서 억류 여기자들에 대해 간첩 혐의를 적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번 사건을 오바마 정부와의 첫 협상 선례로 활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25일 “북측이 여기자들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었다면 앞장서 신변 보장과 같은 유화 메시지를 미측에 전달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을 미국과 협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측의 여기자 신변 안전 보장 언급은 미국과 대화하고 싶다는 메시지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이 사건에서 가장 우려하는 여기자들의 신변 안전과 관련해 북측이 이를 확인해 줬다는 것 자체가 북·미 간 대화 채널의 작동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우드 대변인 직무대행은 북한측이 미사일 발사시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으로 제재를 할 경우 6자회담에 불참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아직 그 같은 보도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미국의 입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는 데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kimje@seoul.co.kr
  • 6자회담국 ‘北 발사체 대처’ 신경전

    북한이 다음달 4~8일로 예고한 ‘광명성2호’ 발사 시기가 1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25일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면 일본 등의 요청에 따라 유엔 안보리가 자동으로 소집될 것이고 각국 입장이 조율될 것”이라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러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용인하는 듯한 입장이라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교섭본부장은 24일 의장국인 중국측 수석대표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 북한의 로켓 발사 문제 대처 수위에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 등 제재 조치에 있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006년 7월15일 북한의 ‘대포동2호’ 시험발사에 따른 유엔 안보리 1695호 결의에 소극적 입장을 취하다가 미국의 중재로 마지막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중국은 이어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 수위가 높아진 유엔 안보리 1718호 결의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문태영 외교부 대변인이 최근 “안보리에서 결의를 채택한다든지, 의장성명을 한다든지, 언론성명을 발표한다든지 여러 사항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나 외교부 다른 당국자가 “안보리 차원의 제재가 됐든 각국의 개별적 제재가 됐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같은 참가국들의 입장 차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위 본부장도 이날 중국에서 돌아온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경우 일정한 대응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대응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조치를 포함하는 것이지만 꼭 제재라고만 단정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미·일 등이 요격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과민 반응을 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미·일이 북한을 설득하고 중·러가 중재해 냉각기를 줄여 6자회담을 재개하고 미사일 협의도 6자회담 틀에서 다자 또는 양자 차원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김정은 기자│북한이 억류 중인 미국인 여기자 2명의 신변안전을 보장한다는 입장을 미국 정부에 알려 왔다. 로버트 우드 미 국무부 대변인 직무대행은 24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미국인 여기자 2명의 신변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알려 왔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두 여기자에 대한 영사적 접근권이 제공돼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기자들을 간첩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그 같은 혐의 사실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고 말했으나, 혐의 사실이 실제로 적용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와 관련,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신변 안전 보장 입장을 전달한 것은 이 문제를 인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면서 “북한이 유화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점에서 억류 여기자들에 대해 간첩 혐의를 적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번 사건을 오바마 정부와의 첫 협상 선례로 활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25일 “북측이 여기자들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었다면 앞장서 신변 보장과 같은 유화 메시지를 미측에 전달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을 미국과 협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측의 여기자 신변 안전 보장 언급은 미국과 대화하고 싶다는 메시지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이 사건에서 가장 우려하는 여기자들의 신변 안전과 관련해 북측이 이를 확인해 줬다는 것 자체가 북·미 간 대화 채널의 작동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우드 대변인 직무대행은 북한측이 미사일 발사시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으로 제재를 할 경우 6자회담에 불참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아직 그 같은 보도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미국의 입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는 데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kimje@seoul.co.kr
  • 고속도로 메들리 1000만장… 가수 김용임 첫 단독콘서트

    고속도로 메들리 1000만장… 가수 김용임 첫 단독콘서트

    그의 이름을 꺼내면, “누구~? 국악인 김영임?”이라고 되묻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연기자 김용림과 헷갈리기도 한다. 그런데, “날 좋아한다고 말해요 그대 없이 난 못살아요….”(내 사랑 그대여)나 “밧줄로 꽁꽁 밧줄로 꽁꽁 단단히 묶어라 내 사랑이 떠날수 없게….”(사랑의 밧줄) 등을 듣는 순간 무릎을 ‘탁’ 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아~, 이 노래 아는데.”라는 답이 냉큼 나온다. ‘가요무대’의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고속도로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 그를 모르면 간첩이다. 고속도로 메들리로 1000만장 이상 팔아치운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전통가요의 ‘디바’ 김용임이다. 가요의 여왕 이미자가 인정했다는 목소리를 지닌 그였지만 디바라는 별명이 쉽게 붙은 것은 아니다. 1984년 KBS ‘신인가요제’에서 ‘목련’으로 데뷔한 뒤 25년 동안 정규 앨범 9장, 메들리 50세트 등을 내놓으며 목에 피가 나도록 노래를 부르고 또 불러서 쌓아온 결과다. 그가 마침내 소원을 이룬다. 생애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여는 것. 새달 4일 오후 6시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 아트센터(옛 리틀엔젤스회관)에서다. 최근 그를 역삼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볼 수 있었다. 30여 곡의 공연 레퍼토리를 놓고 20인조 오케스트라와 함께 손발을 맞추고 있었다. 박자를 어느 정도로 정할 것인지, 각 노래의 마지막 부분을 어떻게 끝낼 것인지 오케스트라 지휘자, 음악감독 등과 하나하나 조율하며 녹음 작업을 하고 있었다. 콘서트 멤버가 매일 모여 연습하기 힘들기 때문에 각자 녹음본을 가지고 연습을 거듭하게 된다. 같은 노래를 수없이 반복하는 과정으로 오후 2시에 시작한 작업이 저녁 식사 때를 넘어가지만 전혀 힘들어하거나 싫증을 내는 기색이 없다. 점점 눈이 빛난다. 그는 “전통가요에 모든 것을 걸고 25년 동안 뛰어왔다. 그동안 내 이름을 내건 콘서트를 하는 꿈을 꾸기도 했는데 드디어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팬들에게 최고의 무대를 선물해야 하기 때문에 힘든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요즘 경제 불황으로 공연계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지만 그가 이번 콘서트에 들이는 공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무대 설치 5000만원을 포함해 공연 비용이 모두 2억원 안팎이다. 전통가요 콘서트 치고는 많은 비용을 들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완벽한 무대를 펼치고 싶다.”는 욕심에서다. 가야금 연주를 비롯해 뮤지컬 ‘맘마미아’에서부터 악극 ‘신춘향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능을 과시할 예정이다. 오늘날 그를 있게 한 전통가요 메들리도 빼놓을 수 없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열심히 살자는 내용을 담은 신곡 ‘빙빙빙 ’도 선보인다. 대선배인 남진이 초대 가수로 나와 그의 첫 단독 콘서트에 힘을 보탠다. 김용임은 “이번 콘서트로 가수로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 같다.”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김용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北, 억류 美기자 조속히 석방하라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던 미국 국적의 여기자 2명이 중국 지린성 옌지 지역의 북한·중국 접경지역에서 북한 군인에 붙잡혀 억류됐다. 17일 아침 통화가 마지막이었다고 하니 억류된 지는 사흘가량 된 것 같다. 여기자들의 취재를 도왔던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목사는 “북·중 국경 일부 지역은 강폭이 좁고 경계가 불분명해 무의식중에 월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두만강 폭은 40m 정도이고 얼음 위에 눈이 덮여 땅과 강을 구분 짓기 어렵다고 한다. 여기자들이 국경을 넘었다면 분명 우발적이었을 것으로 우리는 본다. 미국은 북·미 뉴욕 채널과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북한에 유감의 뜻을 전달하고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으로부터는 공식적인 답이 없는 상태다. 1999년 중국 국경 근처의 북한 경제특구를 방문한 미국 여성이 체포됐다가 한 달 만에 풀려났고, 1996년 압록강을 건너 북한에 들어간 미국 남성이 간첩 혐의로 구금됐다가 한 달 만에 풀려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시와 상황이 사뭇 달라 걱정스럽다.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쌀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다. 미국 정부의 석방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이들의 석방을 놓고 정치적 흥정을 시도할는지 모른다. 북한은 우선 이들의 억류경위를 밝혀야 한다. 중국계 로라 링씨는 억류되기 전 블로그에 남긴 글에서 “젊은 탈북자들을 인터뷰했는데 너무 슬픈 이야기들이 많다.”면서 “집이 그립다.”고 했다. 북한은 두 여기자를 조속히 석방해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우리는 촉구한다. 여성 민간인 석방을 놓고 정치 흥정을 벌이는 행위는 테러국 또는 테러지원국이나 하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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