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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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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업무용 부동산 5,000억어치 매각

    현대건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상업용 건물과 상가,토지 등 모두 4,977억9,000여만원어치의 비업무용 부동산을팔기로 했다.매각기간은 이달 4일부터 29일까지이며 전량수의계약방식으로 분양된다. 용도별 매각대상 물건은 오피스텔과 상가 등 상업용 건물이 28건(4,035억3,600만원 상당),아파트 및 단지내 상가 18건(461억5,200만원 상당),토지가 115필지 10만7,000여평(211억600만원 상당)이다. 이 가운데는 서울시내 요지에 자리잡고 있는 오피스텔과서산간척지 주변 임야 등 수익성 부동산이 다수 포함돼 있다.서산간척지 주변 임야는 이번 매각대상에 새롭게 포함된 것으로 다른 물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이외에 이번 매각물건에는 서울 청운동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자택 주변의 집과 대지(386평)도 들어 있다. 이들 부동산은 상가용의 경우 10∼50%까지 할인판매되며다른 부동산도 할인이 가능하다. 분양상담 및 접수는 서울 계동 현대건설 사옥옆 주택문화센터(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받는다.(02)746-2236
  • 서산간척지 富農꿈 첫농사 “가뭄에도 물걱정은 안해요”

    ‘가뭄이요? 그런 걱정안해요’ 서산간척지를 사 이곳에서 올해 첫 농사를 시작한 이종범씨(52)의 얘기다. 이씨는 평택에서 농사를 짓다가 서산간척지 6만2,000여평을 매입,올해부터 농사를 짓고 있다.지난해 현대건설이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서산간척지를 매각한 이후 이씨처럼 이 땅을 산 농민은 법인을 포함,모두 4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설레는 부농의 꿈을 안고 이곳에서 첫 농사를 시작했지만 가뭄이 닥치면서 혹시 농사를 망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러나 80년만의 가뭄에도 불구하고 서산간척지는 전혀물걱정을 하지 않았다.1,000여만평에 달하는 담수호인 간월·부남에서 농업용수를 풍부하게 공급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7만여평의 농지를 매입했다는 해남출신의 엄국흠씨(50·충남 서산)는 “땅도 비옥하고 물도 풍부해 아직까지는 작황이 좋다”고 말했다.그는 “기존 비행기 직파방식 재배는 200평당 1.9가마에 불과했지만 농민들이 농사를 지으면4가마 이상의 쌀 수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쉬움이 있다면 비행기를 자주 이용할 수 없다는 점.비료나 농약 등을 항공살포 할 경우 인건비를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지만 비행기가 부족한 실정이다.서산농장은 땅은넓은 반면 물옥잠 등 잡초가 많아 주기적으로 농약을 뿌려줘야 하는데 현대건설이 보유 중인 비행기는 3대에 불과하다. 주거할 곳 또한 만만치 않다.대부분 컨테이너에서 산다. 이에 따라 이 곳에 취락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허용해줬으면 하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엄씨는 “이런 땅은 국가에서 농업지역으로 특별 관리했으면 좋겠다”며 “농민들이 편리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서산간척지는 모두 3,122만평.현재 피해어민배정분 1,448만2,000평을 뺀 1,021만7,000여평이 매각되고630여만평이 남아있다. 가격은 평당 2만1,000∼2만6,000원선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개답공사 예정 해남간척지 문화재 발굴·보존 시급

    영산강 간척지에 흙을 넣기 전에 문화재 발굴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남 목포대 박물관은 농업기반공사 용역을 받아 조사한 결과,영산강 3단계 간척지 개답공사 예정지인 해남군 산이면진산리 등 금호 1-1지구의 경우 유적 발굴 및 보존이 시급하다고 29일 밝혔다. 이곳은 사적 310호인 청자 도요지 등 문화재 보호구역을 포함하고 있다. 또 현 배수로 외곽의 옛 해수면도 퇴적층이 남아 있는 곳이 많아 흙을 파내기 전에 반드시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목포 남기창기자 kcnam@
  • [오늘의 눈] 국가기금 넘보는 지자체

    전남 고흥군은 16개 모든 읍·면이 바다에 접한 아름다운고장이다.60년대 초에는 식량 안보를 내세워 대규모 간척사업이 이뤄졌던 곳이다.그러나 최근 고흥군은 간척사업과 바다관리 행정의 허점으로 군 1년 세수 250억원의 2배가 넘는배상을 해야 할 형편이 되고 말았다. 지난 1일 군은 대법원에서 포두면 해창만 어민들에게 손해배상금 128억원과 이자 등 260억여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받았다.89년 군이 3억원을 들여 배수갑문 7개를 자동문으로바꾼 해창만 방조제 제2 배수갑문 관리 책임이 고흥군에 있다는 것.배수갑문에서 홍수 때 민물을 마구 흘려보내 아래쪽 어장이 저염도로 황폐화됐다는 판결을 내렸다. 군은 또 91년 10월부터 풍양면과 도덕면에서 고흥만 간척사업(3,100㏊)을 펴 물막이 공사를 마쳤다.군은 이 공사 전250억원을 허가어업권자(면허권자)들에게 먼저 보상했다. 그러나 서울지법은 지난 19일 관행(맨손)어업 주민들에게도삶의 터전을 잃은 대가로 배상금 265억원을 지불토록 판결했다. 군에서는 국책사업을 자치단체에서 대행했을 뿐인데책임을 몽땅 뒤집어쓰게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해창만 방조제의 경우 간척지(1,594㏊) 경작자들이 낡은배수갑문 교체를 요구,감사원과 농림부가 사업 타당성을 검토해 농업기반공사(당시 진흥공사)에서 사업비를 줘서 일을대신한 죄밖에 없다고 말한다. 군은 농림부에 줘야 할 간척지 매각대금 408억원을 주민들로부터 받아 이 돈으로 우선손해배상금을 주겠다고 말한다. 맨손어업에 대해서도 항고하는 한편 패소하더라도 농림부의 농지기금을 전용해 보상금으로 쓰겠다고 말한다. 농림부와 시간을 끌다보면 타결점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속셈처럼 보인다. 고흥군의 이같은 계산이 잘 통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그러나 이제부터라도 독재와 관선시대 때에나 통하던 밀어붙이기식 관행을 과감히 접고 민원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발상의 전환’을 하지 않으면 이같은 사건들의 재발을막기 어려울 것이다. 남기창 전국팀 기자 kcnam@
  • 새만금 순차개발 환경보전·개발 ‘절충’

    ‘환경보전’과 ‘개발’ 사이에 첨예한 논란을 일으키고있는 새만금 간척사업이 재추진되는 쪽으로 최종결론이 났다.수질이 상대적으로 깨끗한 동진강 수역은 예정대로 먼저개발하되,만경강 수역은 수질개선 상황을 보아가며 개발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결정 배경] 정부로서는 이미 여러차례 결정을 연기한 만큼더 이상의소모적인 논쟁을 피해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 부처간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사업결정이 계속 지연되자정부가 종합적인 정책조정 기능을 상실한게 아니냐는 비난이 커지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는 각각 수질악화와 갯벌 보존을 이유로 사업추진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지만,농림부만이 사업재추진을 강력하게 주장해왔다. 1조원이 넘는 사업비가 이미 투입됐고,공사중단으로 하루에 3억원씩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결론을 내야한다는 논리였다. 정부는 그러나 환경단체 등이 사업중단을 줄기차게 요구해왔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분리개발’이라는 절충안을 택했다.사업추진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중단할 수도 없지만,원안대로 추진하는 것도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이 원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안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사업추진 전망] 수질 문제가 없는 동진강 지역을 먼저 개발하고 만경강 지역 개발은 당장은 유보한다. 만경강지역은 나중에 수질이 개선되면 그때 가서 개발을 확대할방침이다. 방조제 33㎞는 당초 계획대로 2004년까지 완공할계획이다. 현재 방조제는 19.1㎞(65.7%)까지 만들어진 상태다. 이어 동진지역의 물이 만경강쪽으로 넘어오지 않도록 99㎞의 방수제를 쌓는다.배수갑문 2개소와 저층수 배제시설 2개소도 함께 짓는다.동진지역의 간척과 농지조성은 2008년까지 마무리된다. 이번 분리추진안의 핵심은 만경지역의 수질개선에 있다.만경지역의 수질이 개선돼야 2006년 40㎞의 방조제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그때까지 만경지역은 신시배수갑문을 개방,바닷물이 드나들게 해 갯벌을 보존할 계획이다. 당초 2011년 완공이 목표였지만 분리개발을추진함에 따라만경지역까지 공사가 최종적으로 끝나는 시기는 1∼2년 정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새만금사업이 계획대로 완료되면 2만8,300ha의 농지가 새로 생겨 150만명이 1년간 먹을 수 있는 14만여t의쌀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 *새만금 사업 재추진 남은 과제. 정부가 새만금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서는 아직도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환경단체 등의 거센 반발도 정부가새만금 사업을 추진하는데 부담이 되겠지만,수질과 해양생태계 유지,새만금 사업의 경제성 확보도 해결해야할 중요한 과제다. 환경부는 새만금 간척지에 생성될 호소의 수질을 유지하는 데 모두 1조4,000억원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가운데 금강수질대책비(동진강과 만경강 수역 포함) 5,670억원과 농림부 예산 2,000억원 등을 확보했다.따라서 앞으로 5,000억∼6,000억원의 수질개선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해양연구소 제종길 박사는 “금강하구언건설후군산 앞바다에 악성 적조가 발생했다”면서 “새만금 방조제가 완성되면 심각한 적조가 발생하고 해양생태계에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또 철새도래지의 상실 가능성도 환경단체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새만금 사업에 찬성하는 군산대 양재삼 교수 등은“만경강은 서해 전체로 봤을 때 작은 부분”이라면서 “방조제 조성후 3년이 지나면 해양생태계도 다시 적응돼 평형상태를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새로운 갯벌의 형성과 해양생태계 복원 문제는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새만금 반대측은 농림부가 국토확장과 수자원 확보의 효과,식량안보 가치를 이중계산하거나 지나치게 많이 추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오히려 동진강 하구를 막아서 값비싼 실뱀장어 등 치어와 백합조개 등의 생산성이 떨어져 경제적 손실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정부는 수조원이 투입되는사업인 만큼 그에 맞는 경제적 효과를 증명해야 할 책임을갖고 있다. 이도운기자 dawn@
  • ‘새만금 개발’ 전북道 환영

    정부의 새만금사업 지속 추진 결정에 대해 전북도는 “환영한다”며 크게 반기는 반면,환경운동단체들은 ‘시국 선언문’을 발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전북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도민의 숙원인 새만금 사업을 계속 추진하게 돼 200만 도민과 더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이 사업을 친환경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으로,우리 도민은 이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는 이와 관련 “그동안 환경단체가 주장한 환경오염에 대한 경고는 새만금사업을 친환경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데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전기가 됐다”며 “환경단체들도 이제는 이 사업이 가장 모범적이고 기념비적인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도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도 새만금간척지원 사업소 이희영(李喜瑛·41)기술담당은 “새만금사업이 완료되면 2만8,000여㏊의 농경지와 10억t의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으며 만경·동진강 유역의 1만,2000㏊의 농경지가 상습침수지역에서 해제된다”며 “이밖에도 국토의 균형발전과 세계최장 방조제를 중심으로 한 종합 관광권 형성으로 얻어지는 무형의 이익은 수치로 환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종교계·사회단체·학계 등 1,4000여명이 서명한 ‘새만금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정부의 간척사업 지속 추진 방침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전주 최치봉기자 cbchoi@
  • [사설] 환경살리는 새만금 개발을

    환경과 경제성을 두고 빚어진 근 2년간의 논란을 끝내고정부가 새만금 간척사업을 다시 추진키로 확정한 것은 바람직하다.60%나 공정이 진행된 대규모 국책사업이 여론 분열로 더 이상 표류해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논란에 종지부를찍은 것은 잘한 일이다.정부는 오랜 기간의 의견 수렴 과정에서 제기됐던 환경오염 가능성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방향으로 새만금 간척사업을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국무총리가 25일 주재한 ‘물관리정책조정위원회’는 막바지까지 의견이 엇갈릴 정도로 새만금사업은 논란거리였다. 그동안 민관 공동조사단의 활동과 공개 토론회를 통해 충분한 토의가 이루어지고 예상되는 문제는 모두 부각됐다.이를감안해 정부가 일단 수질이 좋은 동진강 수역을 먼저 개발한 뒤 만경강 수역은 수질이 개선될 때까지 개발을 유보키로 한 것은 합리적이라고 하겠다. 환경단체들은 계속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절반 이상 진척된 공사를 중단하는 것은 문제가 적지 않다.거대한 방조제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돌과 흙이 계속 바닷물에씻겨 나가 오염이 조장되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더이상 방조제를 구축하지 않고 육지로 연결하는 다리를 지으려면 방조제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드는 것도 공사를 중단할수 없는 이유다.친환경 간척사업이 되도록 환경단체들도 협력해야 할 것이다. 우려되는 수질 오염문제는 정부의 노력과 기술 발전에 따라 얼마든지 막을 수 있을 것이다.당초 농림부가 밝힌 대로▲공장 등 신규 오염원의 입지 제한 ▲만경·동진강의 연결수로 건설 ▲친환경 농업 등의 대책을 통해 대처하면 된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가 적극 노력해야한다. 환경단체들은 갯벌이 없어지는 점을 매우 우려했지만새만금 방조제 건설 후에도 바닷물의 작용으로 갯벌이 조성되고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다만 새만금사업의 경제성을 위한 대안은 좀더 구체화할필요가 있다.새만금 방조제와 간척지는 농업용지 및 종합생태공원 등의 관광단지로 이용되고 홍수때 상습 침수를 막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그러나 농산물만으로 간척사업의경제성을 맞추기는 어려우며 다른 수익사업도 설득력이 약하다.방조제가 연결되는 고군산도 밖의 깊은 수심을 이용해항구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정부는 개별 사업마다 정책 담당자들의 실명제를 추진해책임을 물음으로써 새만금사업을 모든 면에서 한 치의 차질없이 진행시킬 것을 촉구한다.
  • 정부, 새만금 사업 계속할 듯

    정부는 25일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 주재로 물관리정책조정위원회를 열어 새만금사업 추진방향을 최종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물관리정책민간위원회(위원장 鄭鎭勝한국과학기술원교수)가 열려 최근의 새만금사업 공개토론회 결과와 민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새만금 평가위원회(위원장 姜英勳)의평가건의서를 점검한다. 정부는 새만금사업과 관련,동진강 유역은 예정대로 간척사업을 추진하고 만경강 유역은 개발을 유보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만경강 유역의 간척지에는 기존에 축조된 방조제를 더이상 연장하지 않고 교량을 건설해 동진강 유역의 방조제와 연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동진강 유역과 만경강 유역 사이에는 강물이 통하지 않도록 둑을 쌓을 방침이다. 이도운기자 dawn@
  • “새만금 순차적 개발”

    농림부는 10일 새만금 간척지역의 동진강 수역을 먼저 개발하고 만경강 유역은 수질을 개선한 뒤에 간척을 추진하는 ‘순차적 개발 방안’을 공식적으로 제시했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위원회와 정부 수질개선기획단이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주최한 새만금 사업 대안토론회에서 손정수(孫貞秀·전 농림부 농촌개발국장) 농촌진흥청 차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환경문제를 최소화하면서 당초의 사업목적을 실현하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구체적인 순차적 개발방안을 제시했다. 찬반양론이 팽팽한 새만금 사업의 시행주체인 농림부측이 손차장을 통해 제시한 대안은 정부의 공식입장에 가까운 것으로 풀이되면서 이달 말로 예상되는 정부의 최종선택이주목된다. 손 차장은 “새만금 지역을 둘러싸는 총 33㎞의 방조제공사를 완공해 갯벌과 토석 유실을 막은 후 상대적으로 수질이 양호한 동진수역을 먼저 개발하고 수질이 떨어지는만경수역은 추후에 사업추진 시기를 결정하도록 하자”고제안했다.그는 “만경수역은 방조제가 완공된 후에도환경단체를 포함한 전문가들이 수질을 평가해 수질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배수갑문을 통해 계속 해수를 유통시킴으로써 갯벌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역시 새만금 찬성측 주제발표자로 나온 장세환(張世煥)전북 정무부지사는 “간척으로 갯벌만 없어진다면 전북도민 모두가 반대할 것이지만,사업의 본질은 갯벌을 농지로전환하는 것”이라면서 “이제 정부가 논쟁을 종식시키고국민 여론을 종합판단해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만금 사업 반대입장에서 주제발표를 한 임삼진(林三鎭)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어설픈 형태의 중간적 대안,특히 ‘동진구역 선개발-만경구역 후개발 방안’은 모든 것을 놓치는 최악의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정부 주도의 일방적 결정이나,표를 의식한 무리한 정치논리적 결정은 배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이시재(李時載)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는 “갯벌과 바다를 살리는 방향으로발전 전략을 구상해야 하며 지역주민들에게 어업권을 포함한 생활권을 회복시키고 방조제 공사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도운기자 dawn@
  • 새만금개발 정부 구상

    새만금 사업주체인 농림부가 10일 공개토론회에서 공식 제기한 ‘순차적 개발방안’은 새만금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고심 끝에 만들어낸 대안이다. 이는 정부 내의 여론수렴 과정에서 환경부가 “만경강 수역의 수질은 농업용수로 쓰기에 부적절하며 앞으로도 개선이어렵다”고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나온 대안이다. 이 방안의 전제는 새만금 간척지역 전역에 방조제를 먼저 건설하는 것이다. 따라서 반대론자들은 “어차피 사업을 다 하자는 것 아니냐”며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순차 개발안의 내용. 주제발표자로 나선 손정수 농촌진흥청차장이 제시한 안에따르면 우선 현재 19.1㎞를 쌓은 후 중단된 방조제 공사를재개해 계획대로 총 33㎞의 방조제와 배수갑문 2개소를 2004년까지 모두 완공해 갯벌과 토석의 유실을 막는다는 것이다. 이후 동진지역의 담수호와 간척지 사이에 99㎞의 방수제 건설공사를 2006년까지 완공한 뒤 1만3,200㏊에 달하는 동진지역 내부간척지 개발공사를 2008년까지 마무리하는 것으로 돼 있다.방수제는 흙으로만 쌓기 때문에 콘크리트구조물이 설치되는방조제와는 다르다고 손 차장은 설명했다.또 어차피 메워야할 땅이기 때문에 추가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만경지역은 일단 방조제가 완공된 후 신시배수갑문을 통해계속 해수를 유통시키면서 수질개선 대책을 완료한 뒤 간척사업을 하는 단계를 밟도록 돼 있다. 만경지역의 담수호와 간척지를 가르는 방수제 40㎞ 축조 공사와 1만5,100㏊에 달하는 만경지역 내부 간척사업은 수질대책 이행상황에 따라 추진하도록 돼 있다. 이같은 방안은 ▲비용의 증가 없이 당초의 사업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만경강 수역 수질을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되며 ▲갯벌과 토석유실 등 환경적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찬성론자들은 주장한다. ●문제점. 어차피 동진·만경 등 새만금 전지역을 예정대로 개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반대론자들을 설득하기 어려워 보인다. 임삼진 녹색연합 사무처장 등 새만금 반대론자들은 “동진·만경강 유역 중간에 별도의 제방을 설치한다면 비용이 크게늘어날수밖에 없다”면서 “만경 유역 갯벌도 살릴 수 없는 최악의 선택”이라고 반박하고 있다.찬성론자쪽에서도 순차 개발이 만경유역의 수질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대론자의 대안. 가톨릭대 이시재 교수는 새만금 방조제 건설 중단을 전제로 몇가지 이용방안을 제시했다.새만금 간척지 너머의 고군산도,신시도 등을 육지로 연결하는데 기존에 건설한 방조제를교량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또 ▲방조제 내부에 거대한 산란장·생육장·양식장을 건설,주민의 소득을 늘리고 ▲방조제와 교량으로 둘러싸인 내해에는 해양레저타운을 조성하고 ▲방조제와 갯벌에 풍력·조류발전기를 설치하고 ▲군산 선유도와 고군산군도,변산반도,고창 선운사,정읍 내장사를 연결하는 연안생태관광단지를 조성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국민대 한경구 교수는 “대안이 없기 때문에 새만금 사업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은 궤변”이라면서 “정부가 각계각층의 의견을 폭넓게 수집하고 전문가들에게 의뢰,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안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토론회 분위기. 찬성측과 반대측 간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는 등 시종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찬성측 토론자인 부안군 주민 편영수씨가 “어민들은 새만금 사업에 찬성한다”고 주장하자 방청석에 있던 계화도 주민 3,4명이 “노래방을 운영하는 사람이 무슨 어민이냐”며단상으로 뛰어올라 주먹질을 하는 바람에 소란이 일었다.이후에도 찬성측과 반대측 방청객 사이에 설전이 끊이지 않았다. 환경운동연합은 토론회가 열린 서울 남대문로 상공회의소앞에서 새만금 사업 강행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는 환경운동연합과 종교단체 회원 주부 30여명이 참가,새만금 갯벌에서 생산되는 조개 등 각종 어패류를 전시하기도 했다. 이도운기자 dawn@
  • 새만금 찬·반 ‘장군멍군’

    7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국무조정실 주최 새만금사업 공개토론회는 주제발표자뿐만 아니라 토론자들도각각 찬반 양론으로 엇갈려 열띤 의견교환이 이어졌다.일부전문가들은 나름의 논리적 근거를 대며 새만금사업의 계속추진 필요성을 밝혔고 이에 질세라 반박 주장도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환경영향평가=간척사업으로 인한 갯벌파괴,적조발생 등 생태계 영향에 대해서는 찬반 양측이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찬성측인 군산대 양재삼 교수는 “현재의 과학기술수준에서 제어가 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새만금 사업으로 인한 환경영향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평가했다.더구나 “사업의 진행과정에서 사업계획의 근본적인 변경이나중대한 시행착오가 발견된 것은 아니다”며 “새만금사업은계속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그는 그러면서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계의 전문가를 통한 지속적인 연구와환경모니터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대측은 새만금은 국내에 얼마 남지 않은 갯벌지역으로 그 중요성이 간과됐다고 반박했다.해양연구원 제종길 박사는 “하구 생태계의 유지와 자연생태계의 최소한의 영향을 생각하자”며 현명한 지혜가 나올 때까지 서두르지 말자고제동을 걸었다. 그는 지난 80년대 대규모 간척사업을 포기한 네덜란드와 방조제공사 완료이후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근본적인재검토를 하기에 이른 일본 이사하야만 간척사업 등의 사례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전남대 전승수 교수는 “새만금 갯벌은 일반적인 갯벌이 아니라 하구에 위치했기 때문에 생태적,경제적으로 새로운 척도를 가지고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대 나기환 교수는 “간척지 저수지의 고농도 유·무기오염물질이 하구지역으로 대량 방류되면 주변 해역의 생태계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질분야평가=수질 문제에 대해서도 참석자 모두 우려를 표시하며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주장했다.그러나 찬성론자는대책을 통한 문제해결에 긍정적인 반면 반대론자들은 ‘누더기 대책’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건국대 윤춘경교수는“유역내 부하량을 저감시키고 호소내의 친생태적 수질개선 등 합리적으로 호소수질을 관리하면 호수수질이 농업용수 수질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찬성 입장에 섰다. 특히 시화호와 비교,우려하는 의견이 있으나 새만금호는 시화호에 비해 수질관리측면에서 훨씬 유리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수질에 문제가 없는 영산호와 유사한 것으로 파악되고있다고 주장했다.새만금호는 앞으로 12년이라는 기간이 남았으므로 적절한 수질대책을 추진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서울대 윤제용 교수는 “환경부가 내놓은 의욕적인 대책도 사실 불확실한 예측과 고비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비판했다.정부는 수질기준을 맞출 때까지 대책과 재원을 무한정으로 투입한다는 것인데 이는 사업추진을 전제로 한 무리한 대책이자 누더기 대책이라는 주장이다.윤 교수는 이어“새만금 수질대책은 상수도 보호구역에 대한 투자 등 타지역 또는 분야의 투자에 있어서의 형평성 문제도 야기할 수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성분야=이 부분에서는찬반양론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특히 반대 입장을 보인 일부 학자들은 보고서 내용의 근본적인 오류를 지적하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렇지만 찬성론자들은 새만금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분석하기 위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편익·비용분석을 처음으로 시도한 자료를 제시하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충남대 임재환 교수는 “비용·편익비율이 1.25,내부수익률이 9.1%로 나타났고 순편익의 현재 가치총액도 2,982억원에다 10개의 시나리오 모두 다 경제적 타당성 기준을 통과했다”고 찬성편에 손을 들었다. 임 교수는 또 “식량안보를 위한 특별한 농지보전대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려대 곽승준 교수는 정부의 새만금사업 보고서가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고 부분적으로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이에 토론에 나선 인천대 황성현 교수는 “객관적으로 경제성 분석의 방법론에 여러 문제가 있고 사업의 경제성도 부풀려 있다”고 주장했다. 한세대 조승국 교수도 “쌀의 식량안보가치를 계산하는 것도 시장에 기존가격이 있는데 여기에 가상적인 질문을 해가격을 구한다는 발상은 난센스”라며 부정적인 논조를 폈다. 정리 최광숙기자 bori@
  • 새만금 친환경적 추진땐 성공 가능

    새만금사업 민·관 공동조사단에서 환경단체 추천을 받아 수질보전 분과위원으로 활동했던 홍욱희 세민재단 환경연구소장은 4일 “친 환경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면 새만금사업은 밝은 미래를 보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서울 종로구 금호미술관에서 열린 ‘새만금 지속추진 전북 범도민협의회’ 등의 주최로 열린 강연회에서이같이 밝혔다. 홍 소장은 “수질오염과 갯벌파괴 등 현실적으로 드러난 문제점만으로는 사업의 중단사유가 될 수없다”고 말했다.홍 소장은 새만금 수질문제 전담연구소설립과 새만금 사업의 결정권과 시행권의 분리 등을 제안했다.시행은 농업기반공사가 하고,예산 요구와 배정,간척지 토지계획 수립,수질개선대책 수립 및 집행 등은 민·관위원회에 맡기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도운기자 dawn@
  • [씨줄날줄] ‘쌀 맛’

    “흰 쌀밥에 고깃국을 먹게 해주겠다.” 생전에 북한 김일성(金日成)주석은 북한사람들에게 약속했다.몇십년 전까지 남쪽 서민들의 희망도 그랬다.쌀이 귀하던 시절 어쩌다먹는 쌀밥은 풍요의 상징이었으며 최상의 뿌듯한, 심리적포만감을 주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일본형(자포니카) 쌀은 인도형보다 길이가 짧고 끈기가 많다.밥을 지으면 기름기가 자르르흘러 군침을 돌게 한다. 푸석푸석한 보리밥보다 쌀밥은 맛이 좋다.밥 맛을 결정짓는 것은 우선 볍씨다.과거 쌀 부족시대에 증산용으로 심었던 통일벼는 굶주림 해소용이었지맛은 별로였다.요즘은 ‘일품’,‘일미’와 ‘남평’ 등고품질에 수확량이 좋은 품종이 다수 등장했다.이 품종들은 전국 쌀 생산량 가운데 24% 정도를 차지한다. 같은 품종이라도 심는 곳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개화도등 간척지 쌀이 으뜸으로 꼽힌다.경기도 쌀과 이천쌀은 우선 선호대상이 되고 다른 지역 쌀보다 값도 비싸다.그러나경기미는 총생산량중 11.6% 정도에 불과해 속아 사기 십상이다.질소비료를 적게 주면 쌀의 단백질 비중이 줄어 밥맛이 더 좋아진다.일조량이 많거나 홍수로 벼가 쓰러지지 않았을 경우 밥 맛이 더 낫다.또 오래 묵은 쌀보다 갓 수확한 햅쌀이 맛있는 것은 당연하다. 쌀 증산정책이 요즘 자연스레 맛 위주 정책으로 선회하는모양이다. 무엇보다 풍작으로 재고량이 급증,올 연말에는1,000만석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이 물량을 1년간 창고에서 보관하려면 820억원이 든다.80㎏가마당 4,450원꼴이다. 막대한 재고관리비용에다 고기와 빵에 밀려 줄어드는 쌀소비도 증산정책을 퇴색시키고 있다.소비자들은 이제 맛이좋으면 더 비싸도 산다. 가공된 쑥쌀과 까만 쌀(흑미)이멥쌀보다 아주 비싸지만 팔리는 세태다. ‘양보다 맛 위주’ 생산으로 농민들은 발빠르게 전환하고 있다.‘진천 일품쌀’ 등 브랜드까지 띄우려고 한다.생산지역과 함께 품종까지 쌀 포장용기에 표시하는 것이다. 정부는 아직 어정쩡한 입장이다.당국자들은 “흉년이 몇년간 지속되면 쌀이 부족해질 수 있다”며 “증산정책을 포기하는 것은 때이르다”고 밝히지만 여론의 눈치를 보는듯하다.국내 쌀값은 국제시세보다 5∼6배 비싸다.품질마저떨어지면 그야말로 소비자에게 ‘밥맛없는 일’이 될지 모른다.이제 정부도 고품질 위주의 쌀 정책을 소신있게 펴야할 때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이금룡 옥션사장 기고/ 디지털시대의 ‘정주영 정신’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전 명예회장은 20세기 한국 경제사에 큰 획을 남긴 우리나라 개발경제의 주인공이었다. 그는 뛰어난 아이디어와 타고난 부지런함으로 무(無)에서유(有)를 창조했으며,그가 보여준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은 후대 기업인에게 커다란 교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는 맨주먹 하나로 오늘날 ‘현대’라는 거함을 일으켜세운 가장 위대한 벤처기업인이었으며,탁월한 통찰력과 예지력으로 미래를 바라보고,미래에 대한 신념과 확신으로불가능을 극복한 분이었다. 특히 중공업이나 자동차산업 등 남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길을 먼저 개척함으로써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것은 모험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도전정신 때문이었다. 500원짜리 지폐 한 장으로 조선소 건설을 위한 차관을 도입하고,폐유조선으로 물길을 막아 서산간척지를 개간한 그의 창의력과 아이디어는 벤처기업인의 한사람으로 놀랍고도 존경스러울 따름이다.올림픽을 유치해 한국을 세계에널리 알린 업적 또한 세계를 무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신경제인들에게 국제화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준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처럼 정회장은 눈부신 업적과 값진 교훈을 남기고 이세상을 떠났다.아울러 큰 별을 떠나보내는 경제인들에게 더많은 숙제와 책임을 던져줬다. 이제 디지털 중심의 신경제시대에 ‘정주영정신’을 어떻게 수용하고,접목시킬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그가 황무지를 일궈 거대한 공장을 세우고,이를국가경제의 원동력으로 발전시켰듯이 이제는 디지털이라는무한의 공간을 바탕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해내야 한다. 신경제는 대기업 중심으로 발전해온 구경제의 기업구조와경영시스템과는 궤를 달리한다.신경제는 자본과 기계, 노동력 중심인 구경제와 달리 스피드와 창의력,네트워크,실험정신 등과 같은 보이지 않는 지적 자본의 가치가 매우높다.신경제는 더이상 느린 의사결정과 낡은 관행,불투명한 회계처리,정경유착 등으로 대변되는 구경제의 병폐를용납하지 않는다. IMF이후 최근 수 년간 국내 대기업들이 여러가지 폐단을드러내면서 유래없이 심한 몸살을 앓았던 것도바로 신경제로 바뀌어가는 패러다임의 전환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말할 수 있다. 이제 국내 경제가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조속히 수용함은 물론,장광한 가상의 공간을 개척해가는 모험적 기업가정신이필요하다. 도전과 창의를 중심으로 한 정주영정신은 이제 디지털이라는 환경으로 대변되는 신경제시대에 우리에게 뚜렷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는 디지털이라는 무한의 공간을 중심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고,이를 기반으로 세계경제의 중심에 서야 할 것이다.이것이 그가 떠나면서 남긴 숙명같은 과제이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그의 잠언을 곱씹어 생각해본다.그리고 현재 벤처기업들이 고통스러운 시련기를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던지는 이 한마디의 의미를 새삼 되새겨 본다.가장 성공적인 벤처기업인이었던 정회장의큰 뜻에 경외의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이금룡 옥션사장
  • 새만금 추진 결정 새달로 늦춰질듯

    정부는 22일 새만금 간척사업의 계속 추진 여부와 방법을당초 이달말 최종결정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4월로 늦출 방침이다. 안병우(安炳禹) 국무조정실장은 “지속발전가능위에서도신중히 검토할 것을 건의한 만큼 정부도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폭넓게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대통령 자문기관인 지속가능발전위원회(위원장姜汶奎)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농지 확보의 필요성과갯벌의 가치, 간척지역의 용도 등을 둘러싼 논란이 해소되지 않아 현 상황에서는 새만금 사업 추진 여부를 판단할수 없다”고 말하고 “이같은 뜻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광숙기자 bori@
  • 쌀브랜드 1,000개 난립 ‘부작용’

    ‘들녘쌀,큰들쌀,늪지대쌀,황토쌀,햇쌀,고향쌀,파랑새쌀…’ 호남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의 브랜드가 너무 많아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주고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무려 356개에 이르고 있다. 영남지역도 쌀브랜드가 260여개를 넘는 등 전국적으로 쌀 브랜드가 1,000여개가 넘는다. 전북의 경우 품질인증쌀 13개, 상표등록 24개, 의장등록6개, 자체브랜드 89개 등 132개에 달한다.전남도 품질인증쌀 17개, 상표등록 37개, 의장등록 15개, 특허 2개, 자체브랜드 153개 등 모두 224개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쌀의품질을 구별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특히 상표를 내세우는 쌀들은 간척지,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농약을 적게 사용한 환경친화적 농산물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값만 비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일반 소비자들은 쌀의 품질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 상표만 믿고 구입했다가 실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농협에서도 여러개의 브랜드를 함께 사용하는가 하면 미곡처리장 마다 마구잡이식으로 브랜드를 개발하는 등 쌀의 품질을 높이기 보다는 상표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형편이다. 또 지역쌀끼리 경쟁으로 가격이 떨어짐으로써 농민들의실질소득이 줄어드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같이 쌀브랜드가 난립하고 있는 것은 일선 농협,미곡처리장,농민회 등이 경쟁적으로 자체상표를 개발해 공동상품 사용승인을 신청하면 자치단체에서 아무런 검증 없이 무조건 승인해주기 때문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쌀의 브랜드가 난립하다 보니 시장규모가 작아 마케팅효과도 떨어지고 제 가격도 못받는 등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 유통정책과 허태웅(許泰雄) 사무관은“시·군단위로 공동브랜드를 만들 경우 디자인과 홍보 등에 들어가는 비용의 절반을 보조해주고 있다”면서 “올해는 쌀브랜드 관리에 역점을 둬 품질의 차별화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타계한 경제거목 王회장 정주영씨/ 창업자 세대의 퇴장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 명예회장의 타계로 한국경제를이끌어온 재계 1세대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이들은 건설 중공업 전자 자동차 무역 유통 식품 화학 에너지 등 국내 대표산업을 일구며 60∼80년대의 고도성장을이끌어왔다.그러나 무리한 사업확장과 황제식 경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산업구조를 왜곡,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와 같은 위기를 초래했다는 평가도 있다. 창업 1세대로는 고 정 회장을 비롯,고 이병철(李秉喆) 삼성,고 구인회(具仁會) LG,고 최종현(崔鍾賢) SK 회장과 김우중(金宇中) 전 대우,신격호(辛格浩) 롯데,조중훈(趙重勳) 한진 회장 등이 꼽힌다. 87년 타계한 이병철 회장은 섬유 가전 반도체 금융 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업들을 키워냈다.48년 무역회사인삼성물산공사를 시작으로 제일제당 제일모직 삼성전자를설립했다.삼성은 지난해 그룹 순익 8조원의 기록을 세우며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다. 구인회 회장은 47년 그룹의 모체인 락희화학공업사를 설립,국내 화학공업의 기반을 닦았다.58년 금성사를 세워 라디오 선풍기 세탁기 냉장고 TV 등을 국내 최초로 생산했다.69년 구인회 회장이 타계한 뒤아들 구자경(具滋暻)회장이 이끌다가 95년 이후 손자 구본무(具本茂)회장이 경영을 하고 있다. 최종현 회장은 ‘석유에서 섬유까지’의 석유화학·에너지 전문기업군을 만들었다.80년 대한석유공사 민영화 과정에서 쟁쟁한 재벌을 제치고 인수에 성공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지금의 SK텔레콤으로키웠다.재계 1세대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 전면에 남아있는신격호 회장은 42년 일본에 건너가 껌을 생산하면서 그룹의 토대를 닦았다.롯데제과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월드등을 설립,식품·유통분야에서 최고기업을 만들었다. 조중훈 회장은 조선소 직공에서 시작해 대한항공을 만들어낸 입지전적 인물.68년 고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권유로 대한항공을 인수,세계 10대 항공사로 키워냈지만대형 항공사고와 탈세 등으로 99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김우중 회장은 67년 대우실업으로 출발,과감성과 추진력으로 ‘세계경영 대우그룹’을 만들고 전경련 회장까지 지냈으나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그룹 해체의 쓴맛을 봤다.지금은 회계조작 등의 혐의를 받고 해외에서 떠돌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 *이병철·정주영 비교. 재계에서 고 정주영(鄭周永)현대 명예회장과 고 이병철(李秉喆)삼성 회장은 끊임없는 비교의 대상이다.국내 산업사에서 두 사람의 이름이 차지하는 위치에서도 그렇지만성격이나 외모,경영 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극명하게 대조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카리스마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이들의 성격차이가 곧바로 ‘현대식’과 ‘삼성식’을 나누는 기준이되기도 한다. 나이는 이 회장이 정 회장보다 다섯살 많다.이 회장이 천석꾼 집안에서 유복하게 어린 시절을 보내고 치밀하게 창업의 기틀을 다진 반면 정 회장은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만큼 어려운 가정에서 불우한 소년기를 보냈다.학력도 정회장은 고향에서 소학교를 졸업한 게 고작이나 이 회장은일본 와세다대에서 수학했다.그래서인지 이 회장은 경영교과서를 경영 실무에 적극 반영한 반면 정 회장은 교과서에 나와 있지 않은 해법을 선호했다.정 회장이 폐 유조선을 동원해 서산 간척지 물막이 공사를 마무리지은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성격도 정반대다.곱상한 이 회장은 술 잘마시는 사람들을질색했고, 타고 난 기골장대형인 정 회장은 술 못먹는 사람을 싫어했다.정 회장은 사원들 모임에 불시에 나타나 애창곡인 ‘해뜰날’ ‘나를 두고 아리랑’ ‘이거야 정말’등을 부르며 밤새워 술을 마시는 스타일이었다. 반면 흐트러지지 않는 옷차림에 표정 변화가 없었던 이 회장은 강한경남 억양의 사투리로 함축적으로 끊어 말하기로 유명했다. 상대방이 자기 말을 못 알아들을 경우에도 결코 다시말해 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기질이 사업에도 그대로 반영돼 현대는 건설 자동차철강 중공업 등 중후장대(重厚長大)형 그룹으로, 삼성은섬유 가전 식품 금융 같은 경박단소(輕薄短小)형으로 발전했다. 김태균기자
  • 타계한 경제거목 왕회장 정주영씨/ 일대기

    정주영은 격동의 현대경제사의 산증인이자 역사 그 자체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근대화의 거목(巨木)이었고,옛소련과 중국의 경제 교류를 이끌어낸 민간 외교관이었다. 서울올림픽을 유치,성공적으로 치른 체육인이면서 사회사업가이기도 했다.누구도 엄두내지 못했던 ‘소떼 방북’으로 금강산 관광을 이끌어낸 이도 그였다.‘소떼 방북’은지난해 6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밑거름이 됐다.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로 자신의 퇴진 여부가 도마에 올랐던 지난해 5월에는 ‘3부자 동반 퇴진’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던정주영.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그의 자서전 제목만큼이나 그의 인생 역정은 위기와 시련,극복의 연속이었다. ■소년 정주영 1915년 강원도 통천군 아산리의 산골짜기에서 빈농의 장남으로 태어났다.그의 호 아산도 고향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어려서부터 남달리 야심이 많았던 그에게“농사일을 하라”는 부친의 말은 성에 차지 않았다.가난은 야심찬 통천 산골의 소년을 잡아두지 못했다. 신천지를 꿈꾸며 세번씩이나 가출을 시도했던 정주영은 19살때 아버지가 소 팔아 모아 둔 70전을 훔쳐 들고 네번째‘탈출’에 성공, 드넓은 세상으로 나온다.그러나 기다리는 것은 냉엄한 현실뿐.막노동판을 전전하다 다다른 곳이서울 신당동 쌀 가게였다.황소처럼 우직하게 일한 그에게운이 따랐다.그의 성실성에 탄복한 주인이 그에게 쌀 가게를 넘겨줘 일약 점원에서 사장으로 올라앉게 된다.‘경일상회’라는 상호로 자신의 간판을 내단 것은 고향을 떠난지 4년 만의 일이다.보통학교(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인 그에게 ‘안되는 일은 없다’는 불굴의 의지가 생긴 것도 이무렵이다. ■사업은 탄탄대로 40년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에 자동차수리공장인 ‘아도써비스’를 창업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의길로 들어선다. 이후 46년에는 중구 초동에 현대자동차공업사를,47년에는 현대건설 모태인 현대토건을 세우며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손대는 일마다 성공했다.그에게 ‘두려움’이란 존재하지 않았다.머리 속은 ‘도전’ ‘성공’이란 단어들로만 가득찼다.반세기에 걸친 ‘현대 역사’의 시발점이었다.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잠깐 부산으로 피란 길에 올랐던 그는 전쟁이 끝나자마자 복구사업에 뛰어든다.단일 공사로는최대였던 한강 인도교 복구공사를 맡아 일약 대형 건설업체로 부상한 것도 57년이다.62년부터 본격 추진된 경제개발계획때는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65년에는 태국의 파타니 나라와소 고속도로공사를 따내면서 국내 최초로 해외에 진출하는 개가를 올렸다.68년엔 박정희(朴正熙)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경부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성공리에 마친다.세계 최단 시간 완공이라는 기록까지남긴 이 공사는 ‘정주영’을 불세출의 인물로 각인시킨대역사였다. 70년대 후반은 중동 붐을 타고 대규모 건설공사를 수주,현대를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또 다른 계기가 됐다. 사업 절정기는 80년대.76년 최초의 국산 모델 ‘포니’승용차를 만들어 미국 수출 길을 닦았다.86년에는 포니의 후속 모델인 엑셀이 미국 수입시장 소형차 판매 1위를 차지,‘엑셀신화’를 만들어냈다.엑셀신화는 후속 모델인 엑센트,베르나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결단의 승부사 그의 ‘신화 창조’는 초인적 의지와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그의 삶은 위기와 시련의 연속이었지만 그때마다 특유의 뚝심으로 승부를 걸었다.결과는 늘 적중했다. 고비때마다 결단은 더욱 빛났다.한국전쟁 당시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한겨울에 유엔군 묘지에잔디를 깔라는 미군측 요청에 보리밭을 떠다가 푸른 잔디로 바꿔 현대건설이 미군 공사를 독점한 일화는 두고두고회자된다.조선소 도크도 없이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을 내밀어 영국에서 조선소 건설 차관을 따낸 일,일본나고야를 제치고 서울올림픽을 유치한 일은 아마도 그가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1984년 2월 서해안 서산 간척지의 물막이공사는 정주영의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준 사례다.양쪽에서 쌓아온 방조제의 끝 사이를 막아 조류를 차단하는 당시 공사는 유속이너무 빨라 난공사 중 난공사였다.정주영은 때마침 외국에서 들여온 고물 유조선 한 척을 활용하는 ‘기발한 발상’으로 물막이공사를 완벽하게 해낸다.후일 ‘정주영공법’으로 불렸을 정도다. 그런 그에게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다.92년 통일국민당을 창당,대통령에 출마해 떨어진다.대가는 비쌌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쓰라린 실패로 기록된 이 사건으로 그는 현대그룹 일선에서 물러났고,건강도 극도로 악화되는이중고(二重苦)를 겪어야 했다. 회사도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문민정부 5년간 각종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일 욕심은 물론 명예욕도 컸던 그가재벌의 정치 참여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을 계산하지 못해무리수를 둔 결과였다. ■마지막 불꽃,대북사업 금강산에 가졌던 그의 애착은 남달랐다.그에게 통천에서 가까운 금강산은 바로 고향이었다. 98년 6월 ‘소떼 방북’을 추진하면서 “아버님의 소판돈 70전을 갖고 집을 나선 뒤 긴 세월 동안 저는 묵묵히일하는 소를 ‘성실과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삼고 인생을걸어왔습니다. 이제 그 빚을 갚기 위해 한 마리의 소가 1,000마리가 되어 꿈에 그리던 고향산천을 찾아갑니다”라며벅찬 감회를 표현했다. 발이 부르트도록 방북 길에 올랐던 그의 노력은 헛되지않았다.‘3부자 동반 퇴진’과 함께 대북 총수 자리를 아들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에게 물려줬지만대북사업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금강산 관광에 이어 개성공단을 따낸 것도 성과 중의하나다. 지난해 6월28일에는 막걸리를 싣고 방북,김 위원장이 지방 순시 중인 원산까지 날아가 대북경협을 담판짓는 지칠줄 모르는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자식들엔 엄격 손주들엔 자상. 아버지 정주영은 자식들에겐 매우 엄격했다.잘못을 저지른 아들에겐 용서를 허락하지 않았다.아들들은 아버지 앞에서는 얼굴도 제대로 들지 못했다고 고백하곤 했다. 92년 총선 전후까지만 해도 자식들을 한데 모아 아침을같이 먹고 계동사옥으로 출근할 정도로 가부장적인 면을지니고 있었다.자식들과는 달리 손자·손녀들에게는 정이많은 할아버지였다.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손자·손녀들을 자주 찾곤 했다. 이렇듯 위세당당하던 그도 나이는 이기지 못했다.말년에몽구(MK)와 몽헌(MH) 두 아들이 싸우면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데 몹시 속상해 했다고 한다. 일 벌레로 비쳐진 그에게도 멋진 풍류가 있었다.‘아침이슬’을 곧잘 불러댔고,한번 마이크를 잡으면 ‘가는 세월’ ‘고향의 봄’ ‘고향무정’ 등 3∼4곡을 불러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노래를 좋아했다.시간이 날 때면 작가와화가를 만나 문학과 예술을 논하는 면도 있었다. 외지와의 회견에선 “120살까지 살겠다”고 장담했던 정주영.그러나 그도 불로초를 구할 수는 없었다.매순간 승부로 파란만장한 생을 살았던 대사업가 정주영은 이승에 ‘왕(王)회장’이란 이름 석자를 남기고 끝내 이 세상을 떴다.사업가로 첫 발을 내디딘 지 63년,47년 현대건설 전신인 현대토건을 설립한 지 꼭 54년 만의 일이다. 손성진기자 sonsj@
  • 전남 장흥 천관산·회진항

    봄의 교향악이 우렁차다. 남녘에 아지랑이가 일기 시작했다.지난 11일 낮 전남 장흥보리밭을 거닐다 아지랑이를 발견하고 어찌나 반갑던 지.지난 겨울 삭바람도 남동풍에 이제 물러가고 봄볕이 틀어 앉았다. 봄볕 이는 장흥의 천관산과 남도문학의 산실,회진항을 찾았다.태조 이성계가 방방곡곡 사찰을 돌며 건국의 야심을 지필 때 ‘그건 쿠데타’라고 반기를 들었던 산이 지리와 이곳천관 뿐이었단다.그래서 붙은 이름이 ‘아태조 불복산’. 우리 시대 걸출한 글발의 작가 이청준과 한승원,송기숙을배출한 고향으로도 장흥은 이름높다.장흥의 가장 남쪽,회진포구를 사이에 두고 이청준의 고향 진목리와 한승원의 고향대리 방산마을이 마주보고 있다.특히 진목리에는 청보리밭이 유명하다.이청준의 단편 ‘눈길’에서 집을 팔았다는 사실을 끝내 숨긴 채 광주에서 학교 다니는 아들과 따스한 하룻밤을 보내고 차부가 있는 읍내까지 시오리길을 바래다 주었던 그 길.오늘 그자리에 눈은 없지만 대신 청보리가 바람결에 봄소식을 속살거린다. ◆결기 찬 천관산=천관산은 태조에 불복한 죄로 이웃 고흥군으로 ‘유배’를 당해 한때 고흥군에 속하기도 했었다.산은그 기개를 뽐내기라도 하듯 결나 있다.한군데도 두루뭉수리한 구석이 없고 하늘에라도 올라 앉을 듯 오만하다.정상인연대봉 오르는 길에 만나는 기암괴석들,하나같이 ‘저잘났다’. 그러나 연대봉쪽으로 40분쯤 숨을 헉헉거리며 오르자 바다가 살가운 손짓을 보내온다.우선 눈과 귀에 들어오는 것은수십만평 간척지를 아로새기는 청보리들의 푸릇한 함성.산마루에 선 이들은 탄성을 토해낸다. 섬과 방조제 등에 가로막혀 잔잔하기 이를 데 없는 바다물결.바람이 산마루를 지나 풍덩 바다에 뛰어들자 해무로 흐릿했던 시야가 일순 맑아진다.기암들 뒤로 새파란 하늘이 가을처럼 또아리를 튼다. 건너편 만장대(萬藏臺)는 마치 책갈피를 포개놓은 책장을연상시킬 만큼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이어진다.암릉지대가 끝나자 억새가 무릎까지 차오른 능선길이 시작된다.1.5㎞ 정도의 능선이 끝나는 지점에 정상 연대봉(723m)이 있다.누구는이 오르막 능선을 ‘흰빛 비늘 퍼득이는물고기같다’고 했다. 천관산이 왜 호남 5대명산에 끼는 지 그제야 고개가 끄덕여진다.왼편으로 고흥 녹동과 소록도,멀리는 지리산 영봉도 고개를 내민단다.정면으로는 제주 한라산 마루와 여서도 등이차오르고 오른편으로는 완도,신지도,해남 땅끝마을,두륜산등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연대봉에서 만장대까지 1.8㎞,폭 300여m의 억새밭이 장관이다.가을엔 사람 키 두배는 너끈히 넘어 온산을 뒤덮는 억새가 오늘은 무릎아래 잠겨 겨울을 이겨냈노라고 귀엣말을 건넨다. 한 사내가 탑돌을 쌓고 있다.회진포구에서 일한다는 박해종씨.나이 마흔을 훌쩍 넘겨 보이는 그는 아직 가정을 꾸리지못해 주말마다 텐트를 짊어지고 올라온단다.“이 산에 쓰잘데 없는 돌도 많고 하릴 없어” 탑돌을 쌓고 있단다.사람 키 두배는 됨직한 탑돌을 벌써 다섯기 정도 이루어냈다. 박씨는 달이 만장대에 걸치는 장관을 꼭 일독하라고 권한다.그러나 그의 얼굴에 왠지 수심이 그득하다.“억새풀밭에 몇년전부터 외래풀이 날아와 번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러다 몇년 뒤에는억새가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억새풀을 헤친 뒤 만나는 암릉지대가 환희대.이름이 그럴듯하다.환희가 가슴에 벅차오르고 산을 내려오는 데 자꾸 고개가 산마루쪽으로 돌아간다. ◆그림같은 회진포구=말이 포구이지 여느 항구처럼 떠들썩한 활기는 찾기 어렵다.이곳 풍광은 정물화.그럼에도 사람들이 회진에 반하는 건 어인 연유일까.갯벌을 끼고 살아온 이 들녘 사람들의 검박하면서도 질긴 삶이 캔버스에 번진 유화처럼 그려지기 때문이다.호수처럼 잔잔한 포구에는 오늘도 고단한 삶의 그림자가 깊게 닻을 내리고 있다. 회진항 왼쪽 대리 방산마을에는 한승원 생가와 함께 그의 문학을 기리는 헌정비가 바닷가에 세워져 있다.이 갯벌에서 나고 자란 작가의 작품 ‘폐선’‘아제아제 바라아제’에서 그려졌던 바다가 그가 나고 자란 이 바다다. 회진에서 오른편 고갯길로 1시간 정도 걸으면 이청준의 고향,진목리 표지판이 보인다.보리밭의 향연이다.다랑논(좁고층층으로 된 작은 논배미)에 보리가 일렁거리며 햇볕을 많이 받는 쪽은 벌써 누런 때깔을비치기 시작했다. 작가의 어린 시절엔 저멀리 마량포구까지 이어진 이 갯벌이 좀더 안쪽에 자리잡았을 것이다.갯벌이 멀어진 만큼 이 들녘을 가득 채우는 봄 향기는 더욱 진한 향수를 부채질한다. 장흥 글 임병선기자 bsnim@. *여행 가이드.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광산나들목으로 나와 13번국도를 따라 나주로 간 다음 23번국도로 장흥을 지나 관산읍에 닿는다.계속 남하하면 회진항.회진에서 진목리가는 버스는 드물어발품을 팔거나 지나가는 자동차를 얻어 탄다.푸근한 남도 인심은 ‘덤’이다.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고속버스가 하루 4회(8:45 10:15 15:40 16:50)장흥까지 운행한다.장흥에서 관산,회진 가는 버스는수시로 있다. ◆들를 곳=장흥이란 지명은 고려 인종의 공예태후 임씨에서연유한다.왕비를 끔찍히 아낀 왕은 ‘길이 번성하라’는 뜻에서 지명을 하사했다.그를 기리는 사당이 관산읍 옥당리에있다. 천관산를 내려와 장천재에 들르자.풍류를 아는 이 동네 선량들이 시를 읊던 곳이다.H자형 전통 가옥과 홍예,태고송 등이 어우러진 게 멋지다. 춘백과 동백이 담을 넘어오는 위씨 성택도 들여다보자.앞의연못에 두개의 작은 섬도 있어 운치가 그만이다.호남 실학파의 태두,위백규 서가에 앉으면 두팔괴고 천관산의 사계를 만끽할 수 있다.장흥읍에서 가까운 제암산에는 5월이면 철쭉으로 장관이 연출된다. ◆먹거리=장흥읍 건산리 군청옆 한정식집 신녹원관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인 산해진미 50가지가 나온다.이곳 특산키조개가 별미.2인상 3만원.(061)863-6622회진포구의 산호횟집(867-5502)과 관산읍의 회무침 전문집오대양해물탕(867-0933)도 괜찮다.
  • “새만금 차질은 네탓”

    정부가 지난 5일 새만금사업 관련 부처들의 개별 조사분석보고서를 공개한 뒤 각 부처들간의 ‘불협화음’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새만금사업 강행을 둘러싸고 찬성 및 반대주장부처 관리들간 상호 비난의 목소리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으며 ‘책임 떠넘기기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또 농림부를 중심으로 정부와 민주당이 만경강 유역에 앞서동진강 유역을 먼저 간척하는 분리추진방안을 검토하는데 대해 동진강 유역의 간척지가 농지가 아닌 복합산업단지로 개발될 것이라는 우려가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해양수산부측은 6일 전날 유종근(柳鍾根) 전북도지사가 ‘패배주의,직무유기,음모’ 등의 용어를 쓰면서 새만금사업을 유보하자는 일부 부처를 비난한 것에 대한 진의파악에 나서는 한편 대응수위를 검토하고 있다.건설교통부·농림부 등 새만금사업 강행을 주장하는 부처 관리들은 “지난 10년 동안 조용히 있다가 환경단체를 등에 엎고 이제와서 개발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환경부·해양부를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관계자는 “전북도가 동진강 유역만을농지로 개발해서는 경제성이 없기 때문에 복합산업단지나 대형 항만시설을 만들 것으로 예측할 만한 몇가지 징후가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했다.전북도는 지난해 장기발전계획 용역을 의뢰했으며,그 결과에는 새만금을 복합산업단지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전북도측은 5일 공개된 새만금 검토자료에서도 “도민 대다수가 새만금 지역의 복합단지 이용방안을 희망해 중앙정부에건의했다”고 강조했다. 새만금 간척지의 용도가 농지에서 다른 것으로 바뀔 경우지금까지의 수질예측 등 환경영향평가는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전면적인 사업재평가가 필요하게 된다. 한편,민주당의 김중권(金重權)대표는 이날 당 4역회의에서“새만금 사업은 국토종합개발계획의 하나로 시작됐으며 지역주민들에겐 숙원 중의 숙원사업이므로 기본틀을 훼손하면안될 것”이라고 사업 계속 의지를 밝혔다. 반면 환경운동연합,녹색연합 등 200여개 환경·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새만금갯벌생명평화연대 준비위원회는 서울 명동에서집회를 갖고 “새만금 간척사업 강행을 중단하라”고촉구했다. 이도운기자 da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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