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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언대] ‘장애’없는 용기에 보내는 갈채/ 이상복 장애인고용촉진공단 고용지도팀 사원

    어제(3일)는 유엔에서 정한 세계 장애인의 날이었다. 유엔은 장애에 대한 관심 유도과 인식 개선을 위해 매년 장애와 관련한 주제를 정해 전 지구적인 어젠더로 발표하고 있다. 올해의 주제는 정보접근권(e-accessibility)이다. 고급 정보의 활용과 접근 자체가 개인의 능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시대적 추세를 감안하면, 시의적절한 주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보접근권보다도 우리나라의 장애인들에게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권리는 ‘직업에 대한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선진국과 달리 사회연금제도가 완비되어 있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적절한 일자리가 없는 장애인들이 생계를 유지하는 유일한 방안은 가족의 지원을 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과 같이 사회보장체계가 갖춰져 있는 국가에서는 장애인이 근로를 하지 않더라도 국가에서 생계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기초생활 수급 대상자이면서 장애인이어야만 추가적으로 6만원(경증 2만원)의 장애수당을 지원받는다. 장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드는 우리나라에서 6만원으로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라는 것은 너무도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다. 이런 문제점들로 인해 중증장애인들까지 일반 노동시장에 내몰리고 있지만 취업의 벽은 높기만 하다. 때문에 많은 장애인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오히려 심리적으로 위축돼 자신감마저 상실하게 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현재 장애인연금법 제정에 관한 각계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막대한 예산소요 등의 문제로 시행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국가에서 직접 제공할 수 있는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민간기업에서 장애인을 적극 고용해야 하는데 이 또한 장애인 고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다행히 최근 삼성이나 SK 등 대기업이 장애인고용에 적극 나서면서 고용시장은 개선되고 있어 희망을 갖게 하지만, 장애인 실업률은 비장애인의 7배나 되는 등 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 하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는 구직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소개하고 안정된 직업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수의 장애인들에게 취업의 문은 높기만 하다. 지체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들은 다른 장애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회가 보장되는 편이지만, 정신장애, 간질장애, 뇌병변장애, 정신지체장애인들은 면접의 기회조차 잡기 힘들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공단 사무실을 찾아 일자리를 구하는 장애인들을 보면 참으로 용기있는 사람들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들의 마음에는 내 마음에 자라고 있는 편견, 독선, 자만과 같은 장애는 없어 보인다. 오늘도 그들의 용기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며, 그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건넬 것이다. 이상복 장애인고용촉진공단 고용지도팀 사원
  • 이라크·미군 운명 알 사드르 손에?

    이라크·미군 운명 알 사드르 손에?

    26일(현지시간)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지난 23일 폭탄테러 등으로 200명 이상이 한꺼번에 희생된 사드르 시티를 찾았다. 그러나 시아파들의 해방구 격인 이곳의 ‘영주’를 만날 수는 없었다.올해 33세의 땅딸막한 키에 쏘아붙이는 눈매가 매섭기 짝이 없는 무크타다 알 사드르는 중부 나자프에 머무르고 있었다.종파간 보복의 악순환에 빠져 있는 이라크와 미군의 운명이 마피아 후계자를 연상시키는 그의 손에 쥐어져 있으며,마음만 먹으면 자신이 선택한 새 정부를 전복시킬 수 있어 이라크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라고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27일 발행된 최신호(12월4일자)에서 지적했다. 최근 그는 나자프 근거지에 머물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힘이 빠질 대로 빠진 미군이 물러나기만 하면 다수를 차지하는 시아파 지지를 등에 업고 정국을 한손에 틀어쥘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미군 점령 초기부터 영적 지도력을 활용해 반미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민족주의 성향과 극단적인 이슬람 교리도 하나로 통합했다.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정권에 핍박받은 시아파 주민들은 미군과 수니파 저항세력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수호천사 이미지를 그에게 부여했다. 잡지가 인터넷을 통해 ‘이라크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세력’을 묻는 설문에는 그가 통솔하는 알 마흐디 민병대를 비롯한 시아파 무장집단이 57%로 수니파 저항세력(19%)과 미군(24%)를 크게 앞섰다. ●민족주의와 극단 이슬람 교리 통합 사드르 시티는 바로 그의 가문 이름을 딴 것이다.이곳뿐만 아니라 나자프·바스라에선 그의 ‘살인 명령’이 통한다는 게 공공연한 얘기다.반면 수니파 저항세력은 바그다드와 사마라·라마디·팔루자 등을 근거로 삼고 있다. 그의 행동 양식은 ‘존경받으려면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마피아식 불문율로 설명될 수 있다고 잡지는 짚었다.권한의 범위도 모호하기만 하다.군대나 경찰에서의 지위가 있는 것도 아니고,민병대는 탱크도 전투기도 갖고 있지 않지만,미군들도 함부로 그와 추종자들을 건드리지 못한다.미군의 역할이라야 유혈 보복이 이들 지역 밖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데 그치고 있다. 그의 위상은 미국이 직면한 딜레마를 압축한다.미군이 조기 철수하면 무장조직 지도자들이 활개쳐 전면적인 내전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지만,점령 기간이 길어지면 미군은 인기를 잃고 그의 지지도만 올라갈 것이다. 미군은 점령 초기 그의 역할을 과소평가하는 잘못을 저질렀다.시아파 금융가문 출신의 아마드 찰라비 전 주미 대사,영국에 망명했다 돌아와 미 중앙정보국(CIA) 자금으로 친미 공작을 한 압둘 마지드 알 호에이 등의 말에만 귀기울인 것이다. 미군의 이러한 방관은 후세인 정권이 모스크,율법학교,친교모임 등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아버지로부터 고스란히 물려받은 이 젊은이를 주목하고 끊임없이 감시해 발을 묶어둔 것과 대조된다. 이렇게 방치된 사이 알 사드르는 이슬람교에서 신비로운 존재로 추앙받는 열두번째 이맘,즉 세계를 구원할 메시아 이미지를 민족주의적 성향과 버무렸다.시아파 주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그는 알 호에이 암살 의혹에서 풀려나 지난해 1월 총선에 참여,시아파 새정부 구성에 일조할 수 있었다. 사드르 블록은 당시 275석 의석 가운데 23석을 차지했고 현재는 30석으로 늘린 상태다.지난달 괴한에 피랍된 통역사를 찾기 위해 미군이 사드르 시티 수색에 들어가자 알 말리키 총리가 철수를 종용한 것은 그의 권능에 대한 신화를 공고히 했다. 미군도 사드르 시티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1억 2090만달러(약 1024조원)를 들여 건설 프로젝트를 벌였는데,알 사드르 추종자들은 재빨리 ‘미군 기증’ 딱지를 ‘보스’의 것으로 바꿔버렸다고 잡지는 전했다. 마흐디 민병대는 바그다드 전역의 주유소를 장악하는 한편,천연가스 판매권을 독점해 자체 수익원을 갖고 있는 한편,주민들을 보호해주는 명목으로 기금을 증식하고 있다.알 사드르 자신은 모스크에서 모금되는 헌금 ‘쿰’을 장악했다. ●이란과도 소원…미국 해법 요원 최근 미국 일각에서 이란과 시리아의 영향력을 지렛대로 이라크 유혈을 종식시키는 대안을 모색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아마도 이란과 이라크 모두 시아파 주민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이라크 정부가 시아파 주도라는 점이 이런 모색의 배경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이런 접근은 알 사드르나 시아파 주민들의 민족주의 성향을 간과한 것이라고 잡지는 지적했다.알 사드르는 옛 페르시아 제국의 영화를 기억하는 이란과 이란 민족을 태생적으로 경원하고 있다.그의 부관은 벌써 민병대 조직에 이란 스파이들이 적잖이 침투해있어 알 사드르가 이들을 극히 경계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라크 정부에서 흘러나오는 수니,시아파,쿠르드족 3분할안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그는 미국과 영국,이스라엘 등 ‘저주받을 트리오’가 이라크인들을 이간질하는 데 놀아나선 안된다고 단언한다. 미국과 이라크 외교관들은 알 사드르가 추종자들을 다독일 수 있도록 그를 정치적 틀 안에 가둬놓으려 노력하고 있다.따라서 열쇠를 쥔 것은 미군이나 이라크 새 정부가 아니라 알 사드르 자신인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라크인의 단결을 외칠 때 거짓말을 하는 건지,실제론 전면적인 내전을 준비하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그러나 분명한 건,그를 과소평가하는 일은 당장 그만둬야 한다는 것이라고 잡지는 결론 내렸다. 한편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은 27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의 테헤란 회동을 위해 바그다드를 출발해 회동 결과가 주목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깔깔깔]

    ●병원 앞 벤치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밟는 두 의사가 점심을 먹고 나서 병원 앞 벤치에서 쉬고 있었다. 그때 어떤 남자가 안짱다리에 두 팔을 뒤틀고 고개를 기묘하게 꼬면서 걸어오는데, 얼굴에는 땀이 비오듯 했다. 그것을 본 의사는, 의사1:“안됐어. 뇌성마비환자로군.” 의사2:“천만에, 편두통성 간질이야.” 그런데 잠시 후 그 두사람 앞에 멈춘 그 남자가 물었다. “저, 화장실이 어디죠?”●어떤 여인의 비애 어느 연인이 공원 벤치에서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여자가 방귀를 너무 뀌고 싶어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한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바로 남자를 껴안으면서 큰소리로 “사랑해.”라고 말하면서 방귀를 뀌기로 한 것. 여자는 너무 급해서 곧바로 남자를 껴안으면서 큰소리로 “사랑해.”하면서 방귀를 뀌었다. 그랬더니 남자가 하는 말, “뭐라고? 네 방귀소리 땜에 안 들려.”
  • [메디컬 라운지] 과립형 간질치료제 국내출시

    다국적 제약사인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가 과립형 간질치료제 ‘데파킨 크로노스피어´를 국내에서 출시했다. 회사 측은 “데파킨 크로노스피어는 요구르트 등과 섞어 복용해도 약물의 효능에 지장이 없어 소아 및 노인 간질환자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는 제품 출시를 기념해 내년 초에 전국의 소아신경과 및 간질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심포지엄을 열 계획이다.
  • [녹색공간] 백의민족의 후예/김판기 용인대 산업환경보건학과 교수

    어릴 적 기억엔 어딘가를 가려면 돌밭길을 1시간여, 어른 손을 잡고 걸어가야 했다. 차가 다니는 신작로에는 드문드문 트럭·지프·택시가 흙먼지를 날리면서 지나가고, 버스는 저만치 앞에서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정차해, 달려가서 타곤 했다. 반가운 자동차 배기가스, 그것은 번화한 도시로 연결해 주는 화려함과 세련됨의 향기였다. 청춘의 낭만을 구가하던 대학 시절, 서울 종로2가는 젊은이들로 넘쳐 났고 수많은 버스와 자동차가 뒤엉켜 몸살을 하였다. 하염없이 그 길을 함께 걷던 여학생의 얼굴은 아스름하지만, 코 밑에서 새까만 검댕이가 묻어나던 일이 기억난다. 흰 와이셔츠를 입던 사회초년병 시절, 다행히도 시내에 나올 일이 없으면 그 셔츠는 이틀을 입을 수 있었고 그렇지 않으면 하루를 넘기지 못하였다. 1952년 12월4일 런던, 난방용 석탄에서 배출된 다량의 황산화물·질소산화물·탄소산화물이 안개와 반응하여 아황산가스 농도가 0.3에까지 이르는 사건이 일어났다.1주일 계속된 스모그 기간에 무려 4000명이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하였고, 이후 3주간 8000명이 폐쇄성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하여 모두 1만 2000명이 희생된 일명 런던 스모그 사건이다. 충격은, 공기오염으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고 당시의 아황산농도 0.3이 오늘날에도 드물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너무도 다행인 것은 우리가 이미 대기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 점차로 개선되어 간다는 사실이다. 아황산가스와 질소산화물뿐만 아니라 코 밑을 새까맣게 만들던 미세먼지에 의한 여러가지 피해가 알려지고 있으며,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줄기차게 진행되어 왔다. 지난달 30일자 서울신문 기사에 의하면 월드컵기간의 차량 2부제는 교통소통에 도움이 되었지만 미세먼지 저감에는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서울시의 공기를 맑게 하려는 오세훈 시장의 깊은 관심과, 매일 흰 와이셔츠를 입고 다니며 오염측정기를 자처한 목영만 맑은서울추진본부장 등 각계각층의 노력에 기대한다. 지난 17일 ‘대기환경과 건강유해성’이란 주제로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열린 세미나에서는 최근의 대기오염 물질에 의한 호흡기질환뿐만 아니라 심장질환·동맥경화·간질환·천식·아토피 피부염과 관련된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미세먼지로 관리되고 있는 PM10(직경 10um 물질)보다 건강에 영향이 더욱 큰 PM2.5(직경 2.5um 물질)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는 것을 지적하였고, 이보다 작은 크기의 나노 물질에 의한 순환기계·중추신경계 건강의 영향에 관심을 제기하였다. 뿐만 아니라 대기오염 물질에 의한 폐암·저체중아·선천성기형·심혈관질환·뇌졸중과 이로 인한 사망자 수 증가를 보고하였다. 특히 미세먼지는 건강에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농도(역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하여, 환경기준을 최대한 낮출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도출하였다. 아토피 피부염과 대기오염의 관계는 심증은 가지만 연구 결과에서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실내공기도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인에게 매우 중요하며, 실내공기질 개선으로 매년 전세계적으로 42조∼246조원의 건강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요즘같은 추운 날씨엔 환기를 잘 시키지 않아 외부 공기보다 더 오염되어 있다는데, 실내에 친환경적인 건축 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주 환기를 시키는 것은 모든 주택·사무실·작업장과 자동차에서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건강개선 행동이라 한다. 대기환경의 문제는 때로는 생명을 담보로 할 정도로 우리의 건강과 불가분의 관계이며, 이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 대중매체와 학술연구 집단의 역량을 결집해야 하며, 이러한 역량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 부처의 각별한 관심과 의지를 필요로 한다. 백의민족의 전통을 계승하여 흰색 와이셔츠를 오래도록 입을 수 있는 서울을 자랑하고 싶다. 김판기 용인대 산업환경보건학과 교수
  • [씨줄날줄] 국가과학자/육철수 논설위원

    호기심과 탐구정신이 충만한 과학자들이 없었다면 인류가 지금 누리는 문명의 혜택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당장 전기가 없는 세상을 가정해 보라. 졸지에 양초와 호롱불 시대로 돌아갈 것이며, 밥짓기·손빨래·물긷기 등 허드렛일에 하루종일 매달려야 할지도 모른다. 공과(功過)를 떠나 수많은 과학자들의 피땀으로 일군 현대문명은 물이나 공기처럼 그 고마움을 지나치기 십상이다. 선진국에서는 과학자들의 인류공헌을 기리고 자국민에게 긍지를 심어주려고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한 사례가 화폐에 과학자의 얼굴 넣기다. 화폐에는 흔히 그 나라 역사를 빛낸 대표적 인물이 실린다. 지폐인물이 되면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으니 그보다 각별한 예우도 없을 것 같다. 이렇게 국민의 마음 속에 자리잡으면 자연스레 ‘국민과학자’나 ‘국가과학자’가 되는 것이다. 라듐을 발견한 퀴리부인은 조국 폴란드와, 제2조국 프랑스에서 모두 극진하게 추앙받는다. 그녀는 500프랑짜리 프랑스 지폐와 폴란드의 2만즐로티 지폐에 당당히 초상이 올라있다. 상대성 이론을 정립한 아인슈타인이 이스라엘 지폐를 장식한 것을 비롯해서 천문학자 가우스(독일), 물리학자 보어(덴마크), 뉴턴(영국), 전지를 발명한 볼타(이탈리아),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폴란드), 진화론의 다윈(영국) 등 세기의 과학자들이 조국 지폐의 인물이 됐다. 역사상 과학적 위업을 쌓은 인물 가운데 한 명도 지폐에 오르지 못한 우리 처지에서 보면 참으로 부럽다. 마침 정부에서 올해의 국가과학자를 선정했다. 활성산소 연구의 세계 최고 권위자인 이화여대 이서구 교수와, 불면증·간질치료의 길을 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신희섭 박사가 뽑혔다. 이들에게는 3년간 45억원의 세금을 들여 연구활동을 돕는다고 한다. 세계적 줄기세포 연구로 ‘최고과학자’ 칭호를 받았던 황우석 교수가 지난해 논문 파문으로 안타깝게 물러났는데, 이제는 그 상처도 많이 아물었다. 과학입국은 과학자를 예우하고 아끼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국가과학자들이 세기적 업적을 쌓고, 우리 화폐에도 그런 이들의 모습이 등장해 국민에게 듬뿍 사랑받을 날을 기대해 본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1호 국가과학자’ 이서구·신희섭씨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우수 과학기술인에게 주어지는 지위인 ‘제1호 국가과학자’에 이화여대 이서구(63) 석좌교수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희섭(56) 신경과학센터장이 선정됐다. 과기부는 15일 서울 반포동 팔레스호텔에서 국가과학자위원회를 열어 각계의 추천으로 접수된 국가과학자 후보 6명 가운데 이들 2명을 국가과학자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에게는 최장 6년 동안 연간 15억원씩 90억원의 연구비가 지원된다. 국가과학자는 제1호 ‘최고과학자’였던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으로 명칭이 최고과학자에서 바뀌어 이번에 처음 선정됐다. 이 교수는 ‘PLC’라는 효소를 처음으로 분리 정제하고 유전자를 찾아내 이 효소가 여러 호르몬 세포 신호전달에 참여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32년간 체내 활성산소, 세포 내 신고전달 등을 연구했으며 지난해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부임했다.신 센터장은 ‘유전자 녹아웃’이라는 기법을 사용해 특정 유전자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킨 생쥐를 탄생시킨 뒤, 돌연변이의 결과로 나타나는 증상을 분석해 뇌 기능을 분자 수준을 넘어 ‘행동 수준’까지 밝혀냈다. 나아가 수면 조절 및 간질, 통증 치료기술 개발에 새로운 길을 닦았다고 과기부는 설명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아차산이 재밌어졌어요”

    아차산은 동네 뒷산이다. 해발 287m로 높지 않아 약수를 받으러 가거나 운동을 하러 찾는 발길이 많다. 그러나 이곳을 오랫동안 지켜온 나무와 풀, 새 등을 관찰하고 배울 기회는 별로 없었다. 광진구(구청장 정송학)는 가을을 맞아 청소년과 떠나는 생태기행을 마련했다. 다음달 4일까지 환경보전시범학교 8개교 학생들과 도시녹지기행·아차산 생태기행·물길기행·자전거 기행을 실시한다. 지역환경 해설가가 동행한다. 지난 25일에는 김승호 해설사와 자양중학생 28명이 아차산 생태기행에 나섰다.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2시간 동안 떠난 생태기행을 소개한다.●아차산 생태공원, 소나무 군락지 아차산 입구에 생태공원이 있다.2000에 조성됐다.2만 3450㎡(7000평)에 자생식물원, 나비공원, 습지원, 생태자료실, 황톳길 등이 있다. 아차산성 방향으로 오솔길을 따라 걸어가면 소나무군락지를 만난다. 김 해설사는 “숲이 처음 형성되면 소나무가 왕성하게 자란다.”고 설명했다. 척박한 땅에서도 자랄 수 있는 식생이기 때문이다. 소나무가 발달하면 숲은 참나무류로 변한다. 아차산에도 참나무가 하나둘씩 자라기 시작했다. 김 해설사는 참나무는 동물의 도움으로 빠르게 번식한다고 했다.“다람쥐가 도토리를 땅속에 저장했다가 겨우내 먹는데 자주 도토리 저장고를 잊어버린답니다. 땅속에 깊이 박힌 도토리는 뿌리를 내려 참나무로 자랍니다.” 도토리가 자연적으로 자라는 확률은 10%에 불과하지만 다람쥐가 저장한 도토리는 90%가 싹을 틔운다. ●아차산성, 고구려 유적지 아차산성(사적 234호)은 최근에 발굴됐다. 고구려 유물이 잇따라 출토되면서 유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고구려·백제·신라는 한강과 이어지는 아차산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였다.아차산성은 이곳이 얼마나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는지 보여주는 유적이다. 아쉽게도 사유지라 산성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는 없었다.아차산에는 고구려 온달 장군과 평원왕의 딸 평강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진다.‘바보 온달’이라 불리던 온달은 평강공주와 결혼한 뒤 용맹스러운 장군이 되었다. 그가 신라군과 전투하다 전사한 곳이 바로 이 아차산이다.꿈쩍도 안 하던 온달 장군의 시신을 평양으로 운구하기 위해 평강공주가 전선으로 달려와 “이제 돌아갑시다.”라고 하자 관이 움직였다는 이야기가 생생하게 들리는 듯하다.●팔각정, 서울을 한눈에 팔각정에 서면 마을 전체를 관망할 수 있다. 김 해설사는 “서울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라는 것을 교과서에서 배웠겠지만 이곳에 서면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집을 찾느라 바빴다. 등산로를 따라 내려오다 잠시 숲속에서 발길을 멈춘다. 오감으로 자연을 즐기기 위해서다.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쉰다. 그리고 손으로 나무를 쓰다듬는다. 낙엽 냄새가 코끝을, 오돌도돌한 나무껍질이 손끝을 간질인다.“지구에는 다양한 생명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생태기행을 통해 공존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김 해설사의 당부 말씀이다.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길섶에서] 나뭇잎 편지/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휴일 아침 버스를 타고 도서관에 간다. 소풍 가는 날보다 기다리는 날들이 더 설레듯, 책을 만나러 가는 길 내내 약간 들떠 있다. 책장 앞에서 오래 망설이며 나만의 시간을 즐긴다. 책을 몇 권 빌려 도서관 뜰 벤치에 앉는다. 세상을 떠도는 여행가의 이야기를 펼쳐든다. 책장을 넘기다 보니 뭔가 팔랑팔랑 떨어진다. 마른 나뭇잎 한 장이다. 언제 누가 넣었을까. 요즘에도 나뭇잎을 책갈피에 간직하는 사람이 있다니….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지난날의 누군가가 미래의 내게 편지를 보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혹은 그녀는 나뭇잎을 매개로 나와 소통하고자 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답장을 쓴다. 당신도 가을 어느날 책을 읽고 있었나요? 그날도 뭉게구름 쪽배처럼 흐르고 지나던 바람이 뺨을 간질였나요? 당신도 배낭 하나 지고 훌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나요? 그대 이왕이면 행복한 사람이었기를 바랍니다. 굽은 뒷모습으로 언덕을 넘는 이가 아니라, 튼튼한 다리로 힘차게 달려나가는 젊은이였기를….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간의 날 기념 공개강좌 개최

    고려대 안산병원은 13일 오후 2시 본관 2층 강당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간의 날 기념 ‘간질환 공개강좌’를 갖는다. 간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여는 공개강좌에서는 소화기내과 임형준 서연석 교수 등이 강연하며, 간 질환 치료법과 건강 관리법 등에 대한 질의 응답도 마련된다. 문의 (031)412-5580.
  • 암발병 유전자억제 ‘RNA 간섭현상’ 발견

    미국 스탠퍼드대 앤드루 Z 파이어(47) 교수와 매사추세츠 의대 크레이그 C 멜로(46) 교수가 유전정보의 전달과 통제에 대한 연구로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가 2일 발표했다. 위원회는 파이어와 멜로 교수가 두 가닥으로 이뤄진 이중나선 RNA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는 `RNA 간섭´ 현상을 발견했다고 수상 업적을 소개했다. 파이어와 멜로에게는 1000만스웨덴크로네(약 13억원)의 상금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멜로와 파이어 교수에게 노벨 생리·의학상을 안긴 `RNA 간섭현상(RNAi)´은 한마디로 기존의 유전자 조절 메커니즘으로는 얻을 수 없었던 유전자 조절방식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RNA(리보핵산)는 지금까지 DNA가 유전정보를 근거로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에 활용되는 중간자 정도로 여겼지만 2000년대 초부터 RNA가 단백질 발현 과정에서 세포의 기능을 총괄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연구가 급진전됐다. 특히 이중에서도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RNA 간섭현상´은 암(癌)과 유전질환 치료에 응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생명공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로 부상했다. RNA 간섭현상은 이중 나선구조의 RNA가 `스몰 RNA(sRNA)´로 바뀐 뒤 세포 내의 메신저 RNA(mRNA)를 절단, 분해시키는 과정을 이른다. 즉 이중 나선구조의 RNA가 특정한 형태의 유전자로 발현되지 못하도록 막는 한 과정인 것이다. 다시 말해 세포 안에서 특정 유전자의 단백질 합성을 막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RNA 간섭현상은 1998년 파이어, 멜로 박사팀이 꼬마선충에서 처음 발견한 뒤 2001년에는 투슐 박사팀에 의해 인간세포에서도 RNA 간섭현상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나왔다. 이때부터 RNA 간섭현상은 유전자 기능을 연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반화되기 시작했다.RNA 간섭현상을 이용한 연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기능을 모르는 유전자를 억제하고 나서 세포의 변화를 관찰하는 용도이고, 또 하나는 질병의 발병에 관련하는 유전자를 억제한 뒤 유전자치료 등에 응용하는 것이다. 서울대 김빛내리 교수는 “신약 개발과 유전자 치료법 개발 과정에서 이 연구 성과가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으며, 김희진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암 등 다양한 인간질환의 새로운 질병기전을 밝히는 데도 큰 도움을 준 연구 업적”이라고 말했다.심재억 박정경기자 jeshim@seoul.co.kr
  • 시쳇물(屍水)먹은 원효대사 본받아?

    전주 경찰서는 며칠전 시체의 뼈가루를 특효약이라고 속여 팔아온 전주시 보건소 직원 정(鄭)희철씨(37)를 구속. 전주시 인후(麟后)동 화장장 기사로 근무하는 정(鄭)씨는 지난 해 1월부터 14차례에 걸쳐 유족 몰래 유골을 훔쳐 내 가루로 만들어 간질, 해소, 결핵등에 특효약이라고 속여 60g 에 7백원에서 8백원을 받고 팔아 왔다고-. 이밖에도 鄭씨는 수속을 밟지 않은 시체 1구당 3천원씩을 받고 부당하게 화장을 시켜 준 혐의도 받고 있는데 이쯤되면 허술(許術) 가위 70연대식이라고 주위에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전주> ● 차방(茶房)에 대성방곡(大聲放哭) 며칠 전 부산시 동래 E다방에서는 난데없는 곡(哭) 소리가 터져나와 손님들이 기겁을 하고 뛰쳐 나오는 소동을 벌였는데…. 알고 보니 이곡 소리는 어느 인기 방송극에서 흘러나왔던 것. 손님들이 찻값도 내지 않고 나가버려 화가 난 H 「마담」은 곧 그 방송국에 전화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다방선 라디도 대신 전축을 쓰시오』 라는 퉁명한 응답. 더욱 화가 난 H「마담」, 분을 못참아 그만 빈 다방에 주저앉아 진짜곡을 터뜨렸다고. <부산(釜山)> [선데이서울 70년 2월 1일호 제3권 5호 통권 제 70호]
  • 작년 하루 33명 자살

    작년 하루 33명 자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률이 10년 사이 2배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하루 평균 33명씩 자살했으며 20∼30대에서는 사망 원인 첫번째를 차지했다. 또한 3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사망원인은 암·뇌혈관질환·심장질환·자살·당뇨병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남성은 폐암, 여성은 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다. 암 가운데 폐암·대장암·전립선암·췌장암 등의 사망률은 올라가고 위암과 자궁암 등의 사망률은 감소하는 추세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24만 6000명으로 하루 평균 673명씩 사망했다. 이 가운데 자살한 사람은 1만 2047명에 달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한 사람을 나타내는 자살률은 26.1명으로 전체 사망원인 가운데 4위를 기록했다.1995년 자살률 11.8명의 2.2배 수준으로 당시 사망원인은 9위였다. 성별로는 남성의 자살률이 34.9명으로 여성 17.3명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고령층일수록 자살률이 높아 80세 이상은 10만명당 127명,70대는 80.2명,60대는 54.6명,40대는 34.6명으로 나타났다.10대는 4.2명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제적인 어려움에다 가치관의 변화 등으로 곤란을 당했을 때 쉽게 자살을 택하는 경향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직후 자살률이 급증했다가 떨어진 뒤 2000년부터 꾸준히 높아지기 시작했다. 아울러 전체 사망원인은 암이 26.7%(6만 5000명)로 22년째 부동의 1위를 차지했고 뇌혈관질환 12.7%(3만 1000명), 심장질환 7.9%(1만 9000명) 등의 순이다. 이들 3대 원인에 따른 사망자 수는 전체의 47.3%를 차지했다. 자살과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자도 각각 4.9%와 4.8%인 1만 2000명에 달했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으로 인한 사망자는 70명에 이른다. 연령별 사망원인 1위는 10대까지는 운수사고,20∼30대는 자살,40대 이상은 암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녀 모두 1∼3위가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으로 같았으나 4∼5위는 남성이 자살·간질환, 여성이 당뇨병과 자살로 조사됐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각종 음악차트 NO.1 싹쓸이 거북이

    각종 음악차트 NO.1 싹쓸이 거북이

    디지털 음악 사이트 멜론 차트 3주째 1위.LG텔레콤 뮤직온 차트 1위. 맥스MP3 곡 다운로드 부동의 1위. 그리고 공중파 방송 가요프로그램 인기순위 1위까지. 혼성댄스그룹 거북이가 무서운 기세로 가요계를 질주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8월 한달동안 무더위보다 더 뜨겁게 국내가요계를 달구더니,9월 들어서도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2001년 1집앨범 ‘거북이(go!boogie!)’를 들고 세상에 나온 지 약 5년. 느릿느릿 거북이 걸음을 걷다가 지난 8월 27일 SBS ‘생방송 인기가요’에서 4집앨범 타이틀곡 ‘비행기’로 마침내 최정상에 깃발을 꽂은 거북이를 만났다. # 비행기는 날고 거북이는 눈물 떨구고 “1위는 미리 정해져 있는 줄 알았어요. 거북이같은 인디밴드가 정규방송에서 1등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죠.” 리더 겸 래퍼 터틀맨(37·본명 임성훈)은 정상에 오르던 그날, 숨겨왔던 ‘거북이의 눈물’을 콸콸 쏟아냈다.“기쁨보다는 서러움이 앞서더군요. 특히 뚱뚱한 외모때문에 웃음거리가 됐던 데뷔시절을 생각하니 걷잡을 수 없이 울음이 쏟아졌어요.” 그러면서 여기저기 껍질이 벗겨진 투박한 손을 내보였다.“낮에는 공사현장에서 보조인부를 하고 저녁에는 가라오케나 룸살롱 등에서 웨이터 생활을 했죠. 아마 공사현장에서 오른 시멘트 독을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접시 등을 닦다 보니 생긴 습진이 만성화된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늦은 밤이면 서울 용산의 주차장 창고를 빌려 만든 작업실에서 곡 만드는 작업을 벌였단다. 어려운 시절을 보내서인지 거북이의 노래에는 사회성 짙은 가사들이 많다.1집의 타이틀곡인 ‘사계’는 운동권가요를 리메이크한 것이고,2집의 ‘왜이래’는 명품을 좇는 소위 ‘된장녀’에 대한 통박이 주조를 이룬다.4집에 실린 ‘우습단 말야’도 예외는 아니다. 흥겨운 리듬속에 ‘돈이 많으면 뭐하니 너 그 돈 미끼로 쳐 남의 돈만 뜯어내니 비싼 외제차 허영에 가득찬 니 모습/중략/우습단 말야’라는 독설을 얹어놓기도 했다.“(나는)직접 겪은 경험만 가지고 가사를 써요. 가수생활을 하면서 접하게 된 명품 중독자들, 무조건 화부터 내고 이간질하는 사람들이 싫었어요.” 팀원간의 결속력도 남다르다. 지난해 4월 터틀맨이 심근경색으로 두차례나 대수술을 벌일 때 지이와 금비는 아예 병실소파에서 숙식을 함께 했다. 거북이에게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였다. 오죽했으면 가요차트 1위를 차지하던 순간 멤버들 모두에게 터틀맨이 수술대에 오르던 장면이 떠오르더란다. 특히 10년지기 지이와는 97년 ‘파티 애니멀스’라는 댄스그룹을 결성할 때부터 줄곧 함께해온 사이. # 변함없이 ‘거북이표 댄스뮤직’ 계속할 것 자신들의 음악색깔에 의문을 갖는 시각에 대해 터틀맨은 “음악적 정체성은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R&B 등은 영어가 편한 사람들의 정서에는 맞겠지만, 된장찌개를 먹는 한국인과는 거리가 있죠.”라며 “부담없는 음악, 대중들에게 호소하는 음악이면 만족해요. 굳이 구분하자면 한국적 댄스라고 할까요.”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변함없이 같은 장르의 음악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특출난 춤과 외모를 가진 것도 아니고, 음악이 특별히 세련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한두번만 들으면 기억에 남는 가사와 신나는 리듬으로 대중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거북이. 댄스그룹임에도 ‘뚝배기보다는 장맛’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CT·MRI·PET의 장단점

    CT·MRI·PET의 장단점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병원에서 CT(전산화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영상),PET(양전자단층촬영)의 차이와 특성을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해 곤란을 겪는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CT보다 MRI를 찍고 싶다.’거나 ‘PET를 찍어보고 싶다.’며 엉뚱한 주문을 하는가 하면 더러는 과잉진료 시비를 낳기도 한다. 지금 단계에서는 어느 한 가지 검사로 모든 질병을 찾아낼 수는 없다. 각 검사법마다 특성과 기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각의 장단점을 알고 상황에 맞게 최선의 검사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CT CT의 가장 주목받는 장점은 X-선을 이용해 짧은 시간에 인체의 단면을 촬영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X-선을 이용하는 CT는 뼈의 미세 골절, 뼈처럼 석회화된 병변, 뇌출혈 등을 MRI보다 훨씬 정확하게 포착해 낸다. 또 촬영 시간이 짧아 호흡으로 움직이는 폐나 계속 박동하는 심장, 연동운동을 하는 장 등의 장기를 촬영하는 데 유리하다. 검사 종류와 촬영 부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MRI나 PET에 비해 싸다는 것도 CT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CT의 단점도 있다. 극소량이지만 환자가 방사선에 노출된다는 점이 그렇고, 혈관을 촬영하거나 조직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되는 조영제라는 약물이 신부전 환자나 약물 과민반응 환자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해상도가 좋은 MRI 자기장을 이용하는 MRI의 가장 큰 장점은 CT와 달리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 또 근육과 인대, 뇌 신경계, 종양 등 연부조직을 촬영하는 데 있어 아직까지 MRI의 해상도를 능가하는 검사가 없다.MRI는 무엇보다 신경계를 촬영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이 때문에 급성 뇌경색이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 MRI가 CT를 제치고 우선적인 진단 방법으로 선호된다. 최근에는 유방암 간암 난소암 자궁경부암 등 연부조직 암의 범위를 파악하는 데에도 MRI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단, 촬영 시간이 긴 편이어서 폐쇄공포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시행하기가 어렵고, 적은 양의 금속성 인공치아나 척추 보형물 등을 가진 경우라도 진단에 방해가 된다. 또 인공 내이(內耳)나 구형 심박동기 등의 작동에 장애가 초래되기도 한다. ●PET PET의 가장 큰 특징은 ‘F-18 FDG’라는 포도당 유사체를 이용해 인체의 대사 상태를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검사는 주변 조직에 비해 포도당 대사가 항진되는 악성 종양, 간질, 알츠하이머병, 염증성 질환 등을 진단하는 데 유용하다. 그러나 이런 장점이 때때로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암과 단순한 염증을 구별하거나, 해부학적 위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PET로 암을 진단할 경우 그만큼 오진 확률이 높아지기도 한다. 그런 만큼 모든 암을 PET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문제다. 실제로 소변으로 배설되는 FDG의 특성 때문에 신장 요관 방광 전립선 등 소변이 지나가는 길목에 생긴 암은 구별해 내기가 쉽지 않다. 또 폐암의 일종인 세기관지폐포암, 위암의 일종인 반지세포암 등 일부 암은 조직의 특성상 FDG 대사율이 낮아 PET으로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일단 암의 존재가 확인된 뒤라면 PET는 전이암의 위치를 추적하거나 암의 치료효과를 판정하고 재발 여부를 평가하는 데 매우 요긴하다. 강원준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PET를 시행하면 PET를 시행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30% 이상에서 치료 방침이 바뀐다는 보고가 있다.”면서 “수술을 하려 했던 환자의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거나, 수술을 할 수 없다고 봤던 환자가 수술을 받게 되는 등 PET에 의해 중요한 치료 결정이 바뀌는 경우가 전체의 3분의1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PET는 비싼 검사지만 적절히 활용하면 오히려 의료비를 줄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도움말 구진모 서울대병원 진단방사선과 교수, 강원준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파전 먹은 근로자 13명 호흡곤란

    공장 근로자와 식당 종업원 등 13명이 식당에서 조리한 해물파전 등을 먹은 뒤 호흡곤란과 혼수상태 등의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울산시는 11일 울산 남구 용연동 K회사 근로자 권모(31)씨 등 13명이 10일 저녁과 11일 점심때 공장인근에 있는 무허가 식당에서 조리한 해물파전과 국밥 등을 먹고 30분∼1시간쯤 뒤 잇따라 의식을 잃고 쓰러져 울산병원과 중앙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2명은 의식불명 상태다. 이모(44)씨 등 5명은 10일 오후 5시 40분쯤 공장안에서 해물을 주문해 먹은 뒤 쓰러진데 이어 권씨 등 같은 공장 근로자 6명과 식당 종업원 이모(40·여)씨 등은 11일 낮 12시쯤 식당에서 점심으로 해물파전과 국밥을 먹은 뒤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들을 진료한 의사는 산소결핍에 따른 혼수상태인 대사성 산독증으로 추정했다. 울산병원 신경과 박영석 과장은 “근로자들이 식중독 증상인 설사·구토 등은 미약한데 반해 발작과 간질 등의 증세를 보여 식중독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식당에서 사용하고 남은 음식과 환자들의 가검물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하고,식당 주인 김모(54)씨를 상대로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울산시와 보건소에서도 해당식당에 대해 영업정지 명령을 하고 원인조사를 하고 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파전 먹은 근로자 13명 호흡곤란

    공장 근로자와 식당 종업원 등 13명이 식당에서 조리한 해물파전 등을 먹은 뒤 호흡곤란과 혼수상태 등의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울산시는 11일 울산 남구 용연동 K회사 근로자 권모(31)씨 등 13명이 10일 저녁과 11일 점심때 공장인근에 있는 무허가 식당에서 조리한 해물파전과 국밥 등을 먹고 30분∼1시간쯤 뒤 잇따라 의식을 잃고 쓰러져 울산병원과 중앙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2명은 의식불명 상태다. 이모(44)씨 등 5명은 10일 오후 5시40분쯤 공장안에서 해물을 주문해 먹은 뒤 쓰러진데 이어 권씨 등 같은 공장 근로자 6명과 식당 종업원 이모(40·여)씨 등은 11일 낮 12시쯤 식당에서 점심으로 해물파전과 국밥을 먹은 뒤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들을 진료한 의사는 산소결핍에 따른 혼수상태인 대사성 산독증으로 추정했다. 울산병원 신경과 박영석 과장은 “근로자들이 식중독 증상인 설사·구토 등은 미약한 데 반해 발작과 간질 등의 증세를 보여 식중독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식당에서 사용하고 남은 음식과 환자들의 가검물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하고, 식당 주인 김모(54)씨를 상대로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울산시와 보건소에서도 해당식당에 대해 영업정지 명령을 하고 원인조사를 하고 있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열린세상] 간질의 날과 스티그마/ 이상건 서울대 의대 교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게 들리겠으나 ‘간질의 날’이라는 것이 있다. 작년에 이어 올 6월 두번째 행사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월드컵 열기에 묻힐 것이 염려되어 9월로 연기되었다. 행사 목표는 단순하다. 간질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통념을 바로잡자는 것이다. 그래서 제1회 행사의 제목도 ‘그늘 밖으로’였다. 그늘 속의 간질이라는 병을 밝은 햇빛이 있는 곳으로 끌어내자는 의도이다. 그렇다면 간질이라는 병은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인데 왜 그늘 속에 있는 것일까? ‘스티그마’라는 말이 있다. 낙인, 오명, 치욕, 병의 특징적 증후 등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곤충의 표면에 있는 호흡구멍의 이름이기도 하다. 또 종교적으로는 성도들의 신체에 나타났다고 하는 성흔을 의미한다. 의학적으로는 이 스티그마를 이용하여 특정 질환을 쉽게 진단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회적으로는 표면에 나타난 극히 일부분의 모습으로 전체를 파악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흔히 과거의 행적이나 어떠한 사물 또는 현상의 특징으로 인해서 형성된 부정적인 이미지를 말하는데 쓰인다. 죄수에 찍힌 낙인이나 ‘주홍 글씨’와 같은 노골적인 스티그마는 말할 것도 없지만 은연중에 형성된 눈에 보이지 않는 스티그마의 영향 또한 무섭다. 특히 스티그마가 잘못된 이해로 생겼다면 편견에 희생당하는 사람들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예는 많다. 에이즈라는 질환에 대하여 문란한 성생활을 떠올린다면 잘못된 스티그마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사실 간질은 매우 오래 전부터 알려진 병이다. 고대 함무라비 법전이나 성경, 또 히포크라테스의 문서에도 간질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예술 작품에도 흔히 등장하여 라파엘로의 ‘예수의 변형’이라는 작품에서는 간질발작을 하는 어린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전 인구의 0.5% 내지 1%는 간질환자로 보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질이 다른 병과 달리 아직도 그늘 속에 머물러 있는 데에는 잘못 형성된 스티그마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가장 영향이 큰 스티그마는 아무래도 환자의 증상에서 기인하는 듯하다. 평상시에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져서 몸을 떤다든가 정신없이 엉뚱한 행동을 하는 모습이 쉽게 이해되지는 않을 수 있다. 이런 증상이 과거에 간질을 귀신들린 현상으로 오해하는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간질이라는 병이 뇌의 정상적인 전기현상의 순간적인 교란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안다면 이상할 것이 없다. 일시적인 뇌의 기능 이상이 일시적인 이상 증상을 초래하는 것뿐이다. 두번째 스티그마는 간질은 유전질환이며 자식에게 유전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심지어 환자의 보호자도 우리 집안에는 이러한 질병이 없다며 억울해 한다. 그러나 실제로 유전적 경향이 있는 간질은 흔하지 않으며 설사 이러한 경향이 있어도 자식에게서 나타날 확률은 매우 적다. 물론 약물을 복용하면서 임신도 가능하다. 세번째로 간질은 난치병일 것이라는 잘못된 상식이다. 이 또한 틀린 생각으로 대부분의 간질 환자들은 약물 복용 또는 수술 치료 등으로 증상없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다음의 인물들의 공통점이 무엇이겠는가? 피타고라스, 소크라테스, 도스토옙스키, 나폴레옹, 차이콥스키, 노벨, 고흐…. 모두 간질의 병력이 있었던 역사 속의 위인들이다. 스티그마를 통해 형성된 사회적인 편견은 당연히 환자들의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방해한다. 억울한 ‘사회적 왕따’가 되어 취직과 결혼이 힘들어진다. 뿐만 아니라 올바른 치료를 받는 데에도 걸림돌이 된다. 환자들이 병을 알리는 것을 꺼려하여 병을 자꾸 숨기고 병원에도 오지 않으려 한다. 미식축구의 슈퍼스타 워드의 방한으로 일어났던 인종 차별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 같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행사가 쌓여서 편견에 희생되고 있는 간질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인 장벽이 낮아지고 환자들이 보다 밝은 곳으로 나올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상건 서울대 의대 교수
  • [송두율칼럼] 상징의 의미

    [송두율칼럼] 상징의 의미

    뮌스터에서 강의를 마치고 베를린으로 돌아오는 기차가 하노버역에 잠깐 멎었다. 마침 한국의 월드컵축구 16강 진출이 걸려 있는 스위스와의 경기가 있는 날이라 역은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여졌다. 한국과 스위스를 응원하는 그 많은 사람들이 공교롭게도 모두 붉은 색 셔츠를 입었기 때문이다.1974년 월드컵축구도 독일에서 열렸으나 이번처럼 개최국인 독일의 국기가 그렇게 많이 눈에 띄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를 두고 우려하는 소리도 있지만 이러한 현상을 그렇게 심각하게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붉은 악마’의 셔츠든, 역사적 맥락에서 종종 부정적으로 보여지는 독일의 국기든지 간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상징(象徵)은 이를 사용하는 개인이나 집단의 일체감을 시각적으로 직접 보여준다. 그리스어로 상징(symbolon)은 ‘결합된 것’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나누어진 것’(diabolon)은 이의 반대개념이며 이는 또 악마(惡魔·diabolos)와도 어원(語源)을 같이하고 있다. 즉, 하나로 만드는 ‘상징’은 편을 가르고 이간질하는 ‘악마’와 대립하고 있다. 사실 우리는 단 하루도 상징과의 만남이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 없다. 광고나 교통표지판이 아마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또 교통표지판이나 자연과학에서 사용하는 기호나 부호(符號)처럼 누구나 공통적으로 정확한 이해를 규범화한 상징도 있지만, 반대로 종교나 신화 또는 예술에서는 명확하게 해석될 수 없는, 신비스러운 그 어떤 여운을 남기는 상징도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상징은 반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여겨졌으며 철학적 탐구에서도 오랫동안 배제되었으나 독일의 철학자 에른스트 카시러(1874∼1945)나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1930∼2002) 등에 의해서 이 상징의 세계가 지니는 근원적인 의미와 사회적 기능은 다시 적극적으로 제기되었다. 월드컵과 관련해서 상징이 제기하는 문제의 하나로서 필자는 최근의 한 기사를 떠올리게 된다. 어떤 맥주회사가 월드컵을 맞아 자사 상품을 선전하기 위해서 푸른색의 한반도기가 부착된 선수복을 입은 축구선수 박지성을 등장시켰다.“박지성 가슴에 왜 한반도기냐.”는 보수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광고기획사는 한반도기를 삭제해서 광고를 내보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한반도기를 둘러싼 이런 식의 논란이 물론 처음은 아닌 것 같다. 상징은 기본적으로 인과관계를 전제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연기는 불의 상징이 아니다. 불과 연기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전제되어 있다. 그러면 맥주광고와 푸른색의 한반도기 사이에도 인과관계가 성립하는가. 해당 맥주회사가 월드컵의 공식후원자가 아니기 때문에 태극기를 사용할 수 없어 고육지책으로 한반도기를 사용했는데 이를 정치적으로 확대해석해서 일종의 인과관계를 설정한 잘못된 상징해석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상징의 기능은 갈라진 것들을 서로 합하는 데 있지, 악마처럼 합한 것들을 가르는 데 결코 있지 않다.‘붉은 악마’들은 그의 이름과는 달리 사상이나 이념, 출신과 성별 그리고 직업, 심지어는 연령의 벽까지도 무너뜨리며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상징이 되었다. 자신과 상대방을 편가르는 그러한 악마의 표상은 이미 아니다. 애석하게도 우리 모두가 바랐던 결과는 얻지 못했지만 이번에 태극전사들은 최선을 다해서 잘 싸웠고 ‘붉은 악마’들도 그 열정을 남김없이 전세계에 보여주었다.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다음번 월드컵대회에서는 남북이 하나가 되는 상징, 푸른 한반도기를 가슴에 달고 경기장을 누비는 선수들과 이들을 뜨겁게 성원하는 온 겨레의 함성을 기대해본다. 인종간의 갈등과 증오를 넘어 용서와 화해로서 다시 깨어나는 남아프리카 땅에 민족분단을 넘어 하나가 되는 상징, 푸른 한반도기가 펄럭이는 장면을 떠올려본다.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 교수
  • 한강서 저렴하게 여름나볼까

    한강에서 다채로운 여름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이촌지구 한강도하체험장은 어린이를 위한 래프팅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여러 명이 팀을 구성해 고무보트를 타고 물살을 헤치고 나가다 보면 협동심과 도전 정신이 길러진다.1인당 2000원. 난지캠프장에서 밤하늘에 떠있는 별을 보며 추억을 쌓으면 어떨까. 취사가 가능하며 청원 경찰이 주변에 머물러 안전하다.1일 숙박 비용은 1만 5000원. 여름에 한강야외수영장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올해는 뚝섬, 광나루, 잠실, 여의도, 망원 수영장이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로 호텔 수영장 수준으로 변신한다. 내달초에 개장한다. 입장료는 어린이 2000원, 어른 4000원. 한강다리 밑에 돗자리를 깔고 잠을 청하면 강바람이 코끝을 간질인다. 물이 증발하면서 공기 중의 열을 빼앗기 때문에 한강 주변은 도심보다 5도 남짓 온도가 낮다. 게다가 한강다리 밑은 다리 위보다 2∼3도 더 내려간다. 책을 읽거나 한강을 바라보며 데이트하기에 그만이다. 한강다리 중에 쉴 만한 곳은 어딜까. 청담대교 북단, 광진교 남단, 동작대교 북단, 원효대교 남단이 조용하고 한강둔치와 맞닿아 시설물을 이용하기도 편리하다. 어둠이 깔리면 한강다리는 오색빛을 뿜어내며 장관을 이룬다. 다리 사이로 오가는 유람선도 구경거리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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