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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이번엔 독성분 간치료제 파문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에서 독성분이 든 간질환 치료제 주사를 맞은 환자가 집단사망해 의료안전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 황정일 정무공사가 함께 써서는 안 되는 약품을 처치받아 사망한 것이 확실시돼 한·중간 외교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사건이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치료제 주사를 맞은 중증 간염환자 64명 가운데 13명이 신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돼 숨진 사실은 최근 재판과정을 통해 드러났다.‘치얼야오(齊二藥)사건’으로 알려진 이 재판은 중국 의료사고 배상청구 소송 사상 최고액에 가까운 2000만위안(약 25억원)이 걸렸다.최근 이와 관련된 중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소송은 지난 2006년 4월 중증 간염환자 1명이 광저우 중산(中山)대학 부속 제3병원에 찾아와 신장 기능이 급속히 악화된 이유를 따지면서 비롯됐다. 같은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잇따랐고 치얼야오라는 제약회사가 만든 ‘아밀라르신-A’라는 간질환 치료제가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이 병원에서 간질환 치료제를 투약한 환자는 모두 64명.15명이 문제의 치료제 주사 때문에 병이 악화된 것으로 정식 판명이 났고 이 가운데 13명은 숨졌다.그러나 중국 위생부는 최근 문제의 주사약을 투여한 병원에는 보상할 필요가 없다고 발표했다. 간질환 치료제의 효능이 보고된 적이 없고 부작용을 몰랐다는 이유에서다.jj@seoul.co.kr
  • 브레인 맨, 천국을 만나다/다니엘 타멧 지음

    2004년 3월14일 영국의 대학도시 옥스퍼드의 과학사 박물관. 다니엘 타멧이 원지름 대 원주의 비율인 원주율을 외우기 시작했다. “3.1415926535…”타멧은 5시간 9분 동안 한 차례 실수도 없이 소수점 이하 숫자 2만 2514개를 암송해 유럽기록을 갈아치웠다. 타멧은 세상의 모든 사물을 숫자로 이해한다. 그는 1971년 1월31일에 태어났는데, 그날이 무슨 요일인지 맞히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라고 한다. 생일날을 생각하면 마음 속에 저절로 푸른색이 떠오르는데, 수요일은 늘 푸른색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타멧은 서번트 증후군을 가졌다. 자폐증이나 정신지체같은 정신장애가 있었지만 특정분야에서 천재성을 나타내는 현상이다.1988년 아카데미영화상 수상작인 ‘레인맨’에서 더스틴 호프만이 연기한 레이먼드 배빗이 바로 서번트 증후군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브레인 맨, 천국을 만나다’(다니엘 타멧 지음, 배도희 옮김, 북하우스 펴냄)는 타멧의 자서전이다. 대인관계와 사회적응이 떨어지는 일종의 자폐증인 야스퍼거 증후군을 지니고 태어난 그는 4세 무렵 심한 간질 발작을 일으킨 뒤 뇌기능 장애와 천재성을 동시에 갖게 됐다. 야스퍼거 증후군이 가진 특징의 하나가 언어능력. 타멧은 모국어인 영어말고도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10개 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아이슬란드어를 1주일 만에 정복하는 과제를 완수한 그는 ‘맨티’라는 새로운 언어도 창조하기도 했다.‘과학 소설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새로운 인류의 전형’이라는 평가가 과장이 아니다. 그러나 성공담만은 아니다. 장애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세상을 향해 희망을 품고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핵심이다. 타멧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도 ‘나와 다른 사람’에게 인색한 우리에게 생각할거리를 제공한다. 그의 부모는 살림이 넉넉하지 못했지만 남들과 다른 큰아들을 사랑으로 감쌌고, 선생님들도 수학과 역사에서 비범했던 그의 장점을 인정하며 차별없이 가르쳤다. 결국 타멧의 특별함은 천재성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가치를 살리기 위한 노력과 그의 삶을 소중하게 여기며 격려한 주위사람들에게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게 한다.1만 2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흥미로운 과학 3제] 가려움 유발 유전자 발견… 신약 개발 길

    가려움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발견돼 만성 가려움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 대한 치료의 길이 열렸다. 영국의 BBC방송은 26일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이 가려움을 유발하는 유전자인 ‘가스트린 분비 펩티드 수용체’(GRPR)를 척수신경세포에서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을 통해 이 유전자를 제거한 쥐들과 정상적인 쥐들에게 가려움을 유발하는 물질을 투여한 결과 유전자가 제거된 쥐들은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반면 보통 쥐들은 피부를 심하게 긁어댔다고 밝혔다. 만성 가려움증은 피부 습진이나 신부전, 간질환으로 발생하기도 하고 몰핀이나 항암제 복용의 부작용으로도 생길 수도 있다. 이 유전자의 발견으로 만성 가려움증을 해결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달려라 칸두”…의족달린 강아지, 환자치료 나서

    “달려라 칸두!” 최근 미국 콜로라도에서 앞다리가 없어 바퀴달린 의족으로 뛰어다니는 강아지 한마리가 훈훈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이 화제의 주인공은 ‘칸두’(Kandu)라는 이름의 강아지. 앞다리 없이 태어난 칸두는 주인에게 버림받았으나 마음씨 좋은 아저씨에게 입양되어 새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칸두의 새 주인이 된 켄 로저스(Ken Rogers)는 미국의 한 기업에 의뢰해 칸두의 체구에 맞는 바퀴달린 의족을 선물해주었다. 켄은 “칸두는 바퀴달린 의족으로 힘차게 뛰어다닌다. 겨울이 되면 스키도 탈 줄 안다.”고 미소를 지었다. 얼마전 칸두는 동물을 이용한 치료의 일환으로 시작된 프로그램에 참가해 병원에 입원 중인 어린이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간질 발작으로 우울해하거나 말수가 적은 환자들을 찾아가 동물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다. 켄은 “칸두가 병원에 가면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가 한가득”이라며 “칸두의 ‘할 수 있다’정신이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38) 뇌동정맥 기형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38) 뇌동정맥 기형

    “의술은 곧 문명입니다. 예전에야 간질증상을 보이면 무당을 불러 푸닥거리를 했지만 요즘엔 이런 미개한 행태가 거의 사라졌지요. 다른 요인도 있지만 간질의 원인이 뇌동정맥 기형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임영진 경희의료원 신경외과 주임교수는 신경외과 분야의 손꼽히는 희귀난치 질환인 ‘뇌동정맥 기형’이 뇌출혈과 간질의 주요인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정상인의 혈관 구조는 심장에서 동맥을 통해 흘러나온 혈류가 인체 각 조직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 뒤 정맥을 거쳐 심장으로 되돌아오는 순환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동맥과 정맥 사이의 모세혈관을 거치면서 동맥 혈액에 실려간 산소와 영양분이 수많은 세포에 공급되는데, 문제는 더러 이 과정에서 중요한 과정, 즉 혈액이 모세혈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정맥으로 유입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현상을 유발하는 비정상적인 모세혈관을 통칭 뇌동정맥 기형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심장-동맥-모세혈관-정맥-심장의 경로를 거쳐야 할 혈류가 모세혈관을 거치지 않고 곧장 정맥으로 유입되는 것.“동맥과 정맥 사이의 비정상적인 혈류 교통은 역시 비정상적인 혈관 덩어리를 만들게 되며, 시간이 지나면서 이 혈관 덩어리가 점차 커지면 혈류의 속도도 덩달아 빨라지게 되지요. 여기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동맥과 정맥 사이에 모세혈관이 없기 때문에 말초저항이 없게 되고, 이 때문에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높은 동맥 혈압이 정맥 혈관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그렇게 되면 당연히 뇌동정맥 기형 주변의 동맥압은 떨어지는 반면 정맥압은 높아져 만성적인 혈관 확장상태를 유발하게 되고, 이런 현상은 점차 혈관의 자동조절 기능을 마비시키게 되지요. 이 같은 동정맥 기형의 혈류 역학적 특성은 다른 질환의 수술이나 색전술로 혈류가 차단될 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병의 확실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태생기 때의 비정상적인 발달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태생기 약 4주쯤에 이르면 뇌혈관이 동맥과 모세혈관, 정맥 등으로 분화하게 되는데, 이 때 혈액이 유입되는 동맥과 유출되는 정맥 사이에 중요한 모세혈관이 형성되지 않는 것이지요. 이는 곧 동정맥 기형으로 발전합니다.” 이 질환은 전체 인구의 0.14%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가 여자에 비해 발생률이 약간 높으며, 증상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연령대는 20∼30대 중반이다. 전체 환자의 3분의2가 40세 이전에 진단을 받는다. 뇌동정맥의 주요 증상은 뇌출혈과 간질이다.“환자의 60∼70%는 뇌출혈,20∼30%는 간질 증상을 보입니다. 또 나머지 5%에서는 두통이나 허혈로 인한 신경장애도 나타나지요.” 특히 주로 20대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뇌출혈은 후유증이 심각해 반신마비가 오거나 두통, 구토에 심하면 의식 저하까지 동반한다. 간질, 즉 경련도 흔한 증상이다. 따라서 젊은 사람이 뇌출혈이나 간질 증상을 보이면 뇌동정맥 기형을 의심해 봐야 한다.“이뿐이 아닙니다. 혈관 기형의 혈류역학적 특성인 기형 동정맥 속의 늘어난 혈류량 때문에 기형 부위 주변의 혈류량이 감소해 정상 뇌조직을 손상시키며, 이 때문에 중풍 증상을 보이는가 하면 소아의 경우 기형 부위로 가는 혈류량이 많아 심장의 박출량이 증가하게 되고 이는 심부전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뇌동정맥 기형을 치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연적인 경과를 보면 일반적으로 매년 뇌출혈이 생길 확률이 2∼3%에 이르고, 한번 출혈을 경험한 환자가 재출혈을 겪을 확률도 매우 높다. 뇌동정맥 기형이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임 교수는 뇌동정맥 치료법이 과거와 달리 많이 발전해 얼마든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사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뇌동정맥 기형의 치료는 매우 어려운 영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미세수술 기법의 발전과 방사선 수술법의 도입으로 별다른 신경학적인 장애없이 완치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치료 방법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한다. 한 가지는 미세수술을 통해 동정맥 기형의 병소를 제거하는 것이고, 다음은 뇌동정맥 기형 부위로 혈류가 유입되지 않도록 혈관을 아예 차단하는 색전술이며, 또 하나는 방사선 수술이다. 어떻든 수술을 거치는 것이 가장 명쾌한 치료인 셈이다. “수술의 목적은 기형 부위를 제거, 출혈의 여지를 없애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병소가 머리 부분에 있는 만큼 의사의 숙련도가 중요하지요. 자칫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술 경과에는 의사의 숙련도 외에 병소의 위치와 환자의 신경학적 상태와 나이도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색전술은 도관(導管·catheter)을 뇌혈관에 삽입, 색전 물질을 주입해 기형 혈관을 막는 방법이다. 색전술을 시행하면 병소의 크기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혈류가 다량 유입되는 동맥을 미리 폐색시켜 수술을 쉽게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혈류량이 다시 늘어난다는 점이 문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감마나이프로 방사선을 조사해 동정맥 기형을 치료하는 방법이 선호되고 있다.“고용량의 방사선을 주변의 정상 조직에 피해가 없도록 정밀하게 병소에 쏘아 병변을 파괴하는 치료법으로, 기형화한 병소가 보통 3㎝ 이하인 경우 방사선 치료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입니다. 치료 효과 측면에서 보자면, 방사선을 이용한 다양한 수술 중에서 뇌동정맥 기형 환자들이 가장 큰 수혜자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이지요.” 방사선 수술의 장점은 또 있다. 외과적 수술과 달리 비침습적이고, 국소적으로 병변에만 방사선을 쏘아 치료하기 때문에 합병증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도 매력이다. “그러나 수술 후 병변이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보통 6개월 정도가 걸리고, 그동안에 다시 출혈이 생길 가능성이 있으며, 기형 병변이 직경 3㎝를 크게 넘으면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문제이지요.” 환자의 연령과 병소의 위치 및 크기, 신경학적인 상태 등을 정밀하게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의의 자질과 능력이 치료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임 교수는 뇌동정맥 기형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맞지 않으려면 갑작스런 두통이나 경련, 의식 저하 등 관련 증세가 보일 경우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일요영화] 신용문객잔

    ●신용문객잔(MBC 일요영화특선 밤12시30분)‘신용문객잔(1992)’은 후진취안(호금전)이 만든 홍콩 무협영화의 경전 ‘용문객잔(1967)’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쉬커(서극)가 제작하고 리후이민(이혜민)이 감독한 ‘신용문객잔’은 무협지에나 나올 법한 얘기를 만화같이 다루고 있다. 권력에 눈먼 환관에 맞서 벌이는 무사들의 결투에 특수촬영을 곁들여 보는 재미가 넘쳐난다. 량자후이(양가휘), 린칭샤(임청하), 장만위(장만옥), 전쯔단(견자단) 등 홍콩의 정상급 스타들을 한꺼번에 보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때는 명나라. 환관들이 득세해 나라를 어지럽힌다. 정보기구인 동창의 세력이 가장 강했는데, 동창은 비밀결사대를 조직해 정적들을 살해하고 백성들을 억누른다. 그 우두머리인 조소흠(전쯔단)은 동창에 반대하던 병조판서 양원을 살해하고 그 일가를 몰살하는데, 두 자녀만은 죽이지 않고 변방으로 데려간다. 이들을 미끼로 남은 양원의 무리들을 유인, 제거하려는 술책이었다. 양원의 심복인 주회안(량자후이)은 양원의 아들과 딸을 무사히 구해내지만 동창의 무리는 그가 탈출하는 것을 막는다. 주회안은 폭우로 길을 떠날 수 없게 되자 용문객잔에서 동창의 무리와 맞서기로 한다. 그러자 주회안과 만나기로 한 주회안의 애인 구모언(린칭샤)과 협객들이 당도한다. 한편 용문객잔의 주인 금양옥(장만위)은 인육만두를 만드는 도둑패의 우두머리인데, 주회안에게 반해 유혹하려 한다. 주회안은 비밀통로를 알아내고자 양옥의 정부가 되기로 결심하는데, 양옥의 이간질로 모언은 회안을 오해한다. 모언은 혼자 길을 떠나다 동창의 공격으로 중상을 입는데…. ‘신용문객잔’은 ‘동방불패(1991)’와 ‘황비홍(1991)’으로 시작된 홍콩 무협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쉬커와 리휘민, 무술감독 청샤오둥(정소동)의 재능과 상상력이 절묘하게 어우려져 무협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 되었다. 특히 마지막 15분 동안 사막에서 펼쳐지는 결투신은 놓쳐서는 안 될 명장면이다.85분.18세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초염력으로 불치병 치료” 실체 뭘까

    지난 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임이 하나 열렸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다는 이른바 ‘초염력 강연회’였다. 수백 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는 초염력으로 병을 직접 완치했다는 사람들의 간증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는 전 국립대 총장, 유명 대학 교수, 현직 판사 등도 눈에 띄었다. SBS ‘뉴스추적’은 27일 오후 11시15분 ‘불치병도 고쳐드립니다’에서 초염력 단체들의 주장과 초염력을 믿는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어보고 그 실체를 추적해본다. 초염력은 일본의 이시이 사게루가 창시자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재 그의 딸이 사망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단체를 경영하고 있다. 취재진이 찾아간 오사카의 공개 강연장에서는 그의 딸이 암, 뇌경색 환자들을 상대로 초염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일본에서 시작돼 국내로 확산된 초염력 단체들은 최근 전국 순회 강연까지 벌이며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그들은 초염력이 면역력을 강하게 하고 오십견, 관절통, 간질, 암, 당뇨 등 모든 병을 치유한다고 주장한다. 한 단체는 물에 ‘우주의 힘’인 빛, 다시 말해 ‘초광력’을 불어 넣은 `초광력수’를 마시면 성적이 오른다고 말한다. 이들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상대로 값비싼 ‘총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허 등록까지 마쳤다는 `빛 교류 센서 실´은 빛과 교류하기 위한 안테나인데, 몸에 붙이기만 해도 육체의 고통이 가벼워지고 행운이 온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뉴스추적´은 이처럼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초염력을 낱낱이 파헤친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김정일 활동 못할 정도 아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악화설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심장병, 당뇨병, 간질환 등 지병이 있으나 악화돼 활동을 못할 정도의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한 외신에서는 김 위원장이 27m 이상 걷기도 힘들 만큼 건강이 나쁘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국정원은 이날 중앙언론사 정치부장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지난달 5일 군부대 방문 후 한달 정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건강악화설’이 대두됐으나 김 위원장이 30일 이상 장기간 공개 활동을 중단한 것은 김일성 사망 이후 17번이나 될 정도로 수시로 있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 대북 소식통은 이와 관련,“김 위원장은 4월5일 이후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나타내지 않다가 지난 7일 신의주, 자강도 강계시 등지서 현지 시찰 활동을 했는데 오리공장, 발전소, 군부대 등 동선이 길고 많은 시간을 보냈다.”면서 “김 위원장이 5월 중순에 수술을 받았다면 6월 초에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보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 치료를 위한 독일 의사들의 방북설’과 관련,“수술 대상이 김 위원장이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언론인이)취재원 보호하듯 (우리도)얘기 드리기가 무척 부담된다.”고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공연무대 스릴러극 잇따라 막올라

    전문가들은 해피엔딩이 주를 이루는 무대에 스릴러가 고개를 내민 것은 그만큼 공연 소재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한다. 특히 뮤지컬의 경우 대형 공연은 이미 관객이 다 들었기 때문에 틈새 시장으로 스릴러가 파고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주류와 비주류로 나눠지던 한국 뮤지컬계에서 스릴러는 금기시되고 위험한 장르로 인식됐지만 최근들어 다양한 소재로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대중예술을 보러오는 관객들은 가족 중심 관람이 대부분이고 즐거움을 기대하고 오기 때문에 주류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뮤지컬평론가 조용신씨는 스릴러와 뮤지컬은 태생적으로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스릴러는 결말이 궁금해서 보는 장르인 반면 뮤지컬은 일반적으로 줄거리를 알고 가는 게 관람에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스릴러와 같은 틈새 공연들은 흥미로운 이야기에 심리묘사가 치밀해 집중적으로 반복해 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일까. 올 여름 무대에서는 유난히 스릴러가 검게 빛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으스스 소름이 돋는다. 소름의 진원지는 스테이지. 공포와 호기심이라는 인간의 이 원초적인 감정을 가지고 노는 스릴러가 공연장에 손을 뻗쳤다. 연극계에서는 5월 막을 내린 최민식 주연, 박근형 연출의 ‘필로우맨’을 시작으로 ‘최진태 살인사건’이 현재 공연 중이며 ‘조선 형사 홍윤식’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뮤지컬 작품으로는 소극장 뮤지컬로 선전하고 있는 ‘쓰릴 미’와 9월에 막을 올리는 ‘스위니 토드’가 주목받고 있다. ● 나를 흥분시켜라,‘쓰릴 미’ “우린 사회를 초월해. 우리 재능에 걸맞은 유일한 범죄는 살인이야!” 법대를 졸업한 두 엘리트 청년이 아이를 살해한다. 두 남자배우의 펄떡이는 숨소리와 대사로 무대를 조이는 ‘쓰릴 미(대학로 예술마당)’는 1924년 미국 시카고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지난 3월 공연 이후 5월 앙코르 공연에 들어가 지금까지 2만명의 관객이 찾은 작품이다. 동성애에 엘리트층의 범죄라는 코드까지 섞어 관객을 빨아들인다. 대사와 노래가 늘어지고 반전의 파문이 깊지 않다는 게 단점이지만 춤이 빠진 뮤지컬도 가능하다는 드문 사례를 보여줬다. 공연은 7월22일까지. ● 대학교수 최진태, 내가 죽였다 대학교수가 살해됐다. 현장에서 잡힌 철규와 선규 형제는 서로 자신이 죽였다고 주장한다. 지난 5일부터 대학로 100만원 연극제에 참가하고 있는 연극 ‘최진태 살인사건(10일까지, 우석 레퍼토리 극장)’은 스릴러에 뿌리를 대고 있지만 드마라의 색채가 더 강하다. 이 작품은 범인을 캐는 연극은 아니다. 용의자들의 일상을 잘라보여주면서 실제 범인과 ‘범인을 만든 범인’은 따로 있다는 걸 보여준다. 연출가 이정하씨는 “사회체계에서 처벌받는 살인보다 정신적인 범죄나 숨겨진 인간의 욕망, 이중성이 더 지탄받아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담았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조선 형사의 수사극과 런던 이발사의 잔혹극 여름이 농익는 7월엔 ‘조선 형사 홍윤식(7월6일∼9월2일,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이 관객을 찾는다.1933년 봄, 경성 한복판에서 잘려진 아기의 머리가 발견된다. 당시엔 아기의 골이 간질이나 등창에 좋다는 속설이 퍼져 있었는데…. 서대문경찰서로 부임한 조선인 형사 홍윤식이 현미경을 동원해 코믹 수사극을 펼친다. 9월15일부터는 뮤지컬 ‘스위니 토드(10월14일까지,LG아트센터)’가 복수의 칼날을 번뜩인다. 영국 산업혁명 시기 권력층 아래 짓눌렸던 노동자 계층의 회한을 피로 뿜어낸다. 아내를 뺏기 위한 판사의 계략으로 귀양살이를 하게 된 이발사 벤저민 바커. 집으로 돌아온 그는 무차별 살인을 자행한다.‘제작사인 뮤지컬해븐의 박용호 대표는 이 작품을 가리켜 “더럽고 치사한 세상에 대한 풍자”라며 “캐릭터나 면도날 등의 소품 하나하나에 사회 풍자의 요소와 메타포가 많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 “수유직후 약 먹으면 부작용 적어”

    “수유직후 약 먹으면 부작용 적어”

    ‘당뇨와 갑상선 질환 치료제는 괜찮아요.’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엄마들에게 유용한 약물 정보가 공개됐다. 국립독성연구원은 8일 정확한 근거없이 질병치료를 위한 약물 복용을 꺼리는 수유부(엄마들)를 위해 모유를 줘도 되는 약물의 정보를 내놓았다. 연구원측은 우선 “수유 중 약물 복용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면 약 없이 증상을 해소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복용이 필요하면 국소적으로 사용하라.”고 당부했다. 주의가 필요한 약이라도 가능하면 아기에게 부작용이 적고 모유로의 영향이 적은 약물을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할 것도 조언했다. 이를 위해 짧은 반감기의 약을 선택하고, 잠을 자기 전 약을 복용하거나 수유 후 약을 바로 복용하는 것이 아기에게 약물 축적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주의가 필요한 약물로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혼합된 복합경구용 피임약이 첫 손가락에 꼽혔다. 모유성분 변화와 모유량 감소를 유발해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아이오다인이 함유된 약물은 아기의 갑상선 저하증을 유발하고, 브로모크립틴은 프로락틴의 활성을 억제해 수유를 방해한다. 아울러 질병치료를 위해 방사선 관련 약물을 복용할 경우에는 모유를 주는 것을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한다. 암 치료를 위한 항암제 사용 때에도 모유를 주면 안 된다. 그러나 약물을 복용하더라도 젖을 먹여도 되는 경우도 많다. 당뇨와 우울증, 고혈압, 갑상선질환, 천식, 결핵, 간질, 감기, 성병, 예방접종, 유선염, 방광염 등에 사용하는 일부 약물은 모유를 줘도 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서울 4色 탐험-예술의 향기] (8) 전통차연구소 ‘올물’

    [서울 4色 탐험-예술의 향기] (8) 전통차연구소 ‘올물’

    서울 삼청동 꼭대기에 자리한 다가(茶家) ‘올물’은 우리 다실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통한옥 온돌방에 앉아 정원의 꽃을 보며 차를 음미하면 어깨를 짓눌렀던 스트레스가 눈녹듯 사라진다. 올물은 ‘일찍 딴 차’를 일컫는 순우리말.‘전통차문화연구소 올물’이라는 손바닥만 한 간판이 붙은 전통한옥의 문을 열면 징검다리처럼 돌이 놓여 있다. 그 끝에는 작은 정원이 펼쳐지는데 풀내음과 흙내음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까치가 재잘거리고, 처마 밑에 매달린 풍경이 바람에 춤춘다.ㄷ자 형태의 한옥은 본채와 사랑채로 구성돼 있다. 방마다 이름이 붙어 있는데 모양, 크기는 다르지만 고풍스러움은 한결같다. 올물은 다도인 김현숙(54)씨가 5년 전에 문을 열었다.“이천 도자기축제에서 다도를 선보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다도문화를 체험할 곳이 어디 없느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전통 다실문화를 재현할 곳을 만들자고 생각했죠.” ●한국은 맛·중국은 향 중시 전통한옥을 얻은 김씨는 우선 한옥을 본래 모습대로 복원했다. 다실은 우리 문화를 전수하는 공간이기에 옛 모습 고스란히 재현하고 싶었단다. 건축가인 딸이 그 작업을 기꺼이 맡았다. 덕분에 올물은 도심이라 믿을 수 없을 만큼 고즈넉하다. 바닥도, 벽도, 천장도 옛 한옥 모습이다. 천장과 가까운 창문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은은하게 방을 비춘다. 이 고요함이 우리를 사색으로 이끌고, 숨가쁜 일상에서 벗어나게 한다. 한복차림으로 정성스레 차를 준비하는 김씨를 바라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되돌아간 듯도 하다. 작은 찻잔에 녹차를 따른다. 오른손에 찻잔을 들고 왼손으로 잔을 받친다. 은은한 차 향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찻잔을 살포시 입술에 대고 세 번에 나눠서 차를 마신다. 따스한 차가 입속에서 꿈틀거리더니 목을 타고 스멀스멀 내려갔다 그 맛이 일품이었다. 지리산에서 나는 녹차 천하춘(天下春)이란다. 김씨는 “차에서 일본은 색을, 중국은 향을, 한국은 맛을 중시했다.”면서 “일본인들도 우리 차 맛에 감탄한다.”고 말했다. 함께 나오는 한과도 고급스럽다. 도라지를 설탕, 물엿과 졸인 도라지 정과는 맛도, 모양도 훌륭하다. 찻잔도, 접시도 골동품이란다. ●예약은 필수 다도란 무엇인가. 김씨는 ‘만나는 순간의 예절’이라고 불렀다.“누구라도 평등하게, 정성스레, 최선을 다해 대하는 자세, 그것이 다도의 시작”이라고 했다. 도란도란 이야기하다 보니 묵직하던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 올물은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찾아가는 길이 험난하기에 전화통화는 필수다. 삼청동 파출소에서 장신구박물관 이정표를 따라가면 화개길이 나온다. 화개5길을 찾아 골목 끝까지 들어가면 돌계단이 보인다. 돌계단에 올라서면 아담한 한옥이 기다린다. 다도체험은 내국인 3만원, 외국인 5만원부터다.738-2154. 글 사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움직이는 암 종양까지 치료

    우리나라에서도 ‘감마나이프’,‘토모세라피’ 등으로 잘 알려진 ‘사이버나이프’의 제4세대 시대가 열렸다. 대전 건양대병원(병원장 김종우)이 최근 동북아에서 최초로 제4세대 로봇형 사이버나이프를 도입, 가동을 시작했다. 서울의 대형 병원에서도 이 장비 구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나이프란 칼 대신 방사선을 투사해 병소를 제거하는 최첨단 수술치료 기기로, 외과적 수술이 불가능한 뇌나 흉부 암, 중증의 혈관질환과 3차 신경통 등의 치료에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기존 사이버나이프는 호흡이나 심장 박동 등의 움직임 때문에 방사선이 정상 조직에 영향을 미쳐 다양한 인체 고정장치를 사용했으며, 이 때문에 감마나이프의 경우 움직임이 적은 뇌질환 치료에 사용이 국한되기도 했다. 4세대 사이버나이프는 이런 문제를 크게 해소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방사선을 투사하는 선형가속기를 로봇팔에 장착하고, 위치추적 시스템과 영상유도기술을 이용, 환자의 미세한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함으로써 기존 사이버나이프와는 달리 고단위 방사선의 정확한 투사가 가능해졌다. 병원 측은 이 사이버나이프에 장착된 위치추적 시스템의 최대 오차가 0.6㎜에 불과해 정상조직이 방사선의 영향을 받을 우려가 거의 없으며, 이 때문에 기존의 2배가 넘는 600MUin의 방사선을 투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특히 두경부를 비롯, 폐나 간, 방광, 전립선 등 고정시킬 수 없는 몸통 부위의 암은 물론 외과적 수술이 어려운 췌장암, 병소가 몸속 깊은 곳에 있는 뇌의 동정맥기형이나 3차 신경통, 파킨슨병, 간질, 우울증 등 신경계 질환이나 재발 암, 다발성 종양 등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병원측은 덧붙였다. 이 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정원규 교수는 “지난 4월부터 사이버나이프를 이용해 대동맥 림프절 전이암과 간암, 폐암, 자궁경부암, 뇌종양 등을 가진 15명의 환자를 치료한 결과 암 병소가 없어지거나 크기가 준 것은 물론 모든 환자의 암 통증이 사라지는 성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서울 4色 탐험-박물관 천국] (7) 인사동 ‘목인박물관’

    [서울 4色 탐험-박물관 천국] (7) 인사동 ‘목인박물관’

    목인박물관은 서울 인사동 골목길에 숨어 있다. 숨은 그림을 찾듯 이정표를 따라 조계사 맞은편 청석골길을 따라가면 소담한 마당이 반긴다. 목인(木人)이란 나무 인형을 말한다. 우리 선조들은 종교나 주술, 의례에 사용하기 위해 사람이나 동물을 나무로 조각했다. 대표적인 것이 마을의 수호신, 장승이다. 목인박물관은 이런 목조각상 5000여점을 소장한 국내 유일의 목조각상 전문박물관이다. 박물관은 다양한 볼거리를 층마다 품고 있다. 지하라운지에는 꽃이 가득했다. 상여의 난간을 장식하던 꽃판 조각상이다. 연꽃, 모란에서 무궁화까지 화려한 색채를 뽐낸다. 꽃과 함께 물고기와 새도 그려져 있다. 큐레이터 이진아씨는 “물고기는 다산을, 새는 하늘과 땅을 잇는 메신저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회화·영상·설치 등 다양한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목인갤러리(1층)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생활에 쓰였던 민속 목조각상 300여점이 펼쳐진다. ●근·현대 인물상 5000여점 상여 장식용 조각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상여는 시신을 운반하는 일종의 ‘가마’. 우리 선조는 상여를 장식할 때 나무 조각상을 많이 사용했다. 목인이 죽은 사람의 마지막 길동무 역할을 맡은 것이다. 특히 서민들이 다양한 목인을 활용, 상여를 화려하게 꾸몄다고 한다. 죽어서라도 한번쯤은 양반으로 근사하게 대접받고 싶었던 것이다. 근·현대를 살아간 다양한 인물상들이 박물관에서 나무 조각으로 살아 간다. 갓을 쓰고 담배를 물고 있는 양반, 소를 타고 쟁기질하는 농부, 한복을 곱게 입고 나들이 나선 아낙네…. 시대의 변화도 그대로 묻어난다. 양복 입은 신사, 양산을 든 여성, 다정히 껴안고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 책을 들고 학교 가는 학생, 총과 칼을 든 군인, 기모노를 입은 일본인이 그렇다. 최고의 볼거리는 남사당패. 줄 타고, 대접 돌리고, 가면 쓰고, 물구나무 선 광대들의 모습을 순간 포착해 실감나게 표현했다. 이진아씨는 “알려지지 않은 장인과 목수가 만든 조각상이라 작품마다 개성과 재기가 넘친다.”고 말했다. ●돌 조각상이 있는 옥상카페 옥상으로 올라가면 정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박물관이 제공하는 설록차와 커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파라솔 의자 주변에는 돌 조각상이 놓여 있다. 산들바람이 코끝을 간질이고 햇볕이 따사롭게 발을 덮는다. 작은 쉼터가 연인에게도, 가족에게도 여유로움을 선사한다. 이발소 표시등이 걸려있는 지하라운지에도 이발소처럼 편안하게 쉬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세미나실이 자리잡고 있다. 목인박물관의 또 다른 특색은 소장품을 맘대로 만질 수 있다는 것. 또 언제라도 무엇이라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물관이 권위적이고 엄숙할 필요가 없다는 김의광 관장의 철학이 오릇히 담겨 있다. 김 관장은 “아이들이 인형놀이를 하듯 목인을 만지며 옛것의 소중함을 자연스레 배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해 3월 박물관을 세운 김 관장은 1975년 외국인 집에서 목인을 처음 만난 뒤 “외국 사람도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알아보는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라는 부끄러움 때문에 그후 30년간 목인을 수집했다. 전시공간이 부족해 소장품을 한꺼번에 전시하지 못한다. 그래서 비정기적으로 전시품을 교체하고 있다. 방명록에 이메일 주소를 남기면 작품이 교체할 때마다 연락해 준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美 급진전 남북관계 ‘브레이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워싱턴을 방문 중인 신기남 국회 정보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미국의 대북정책과 한·미 관계에 대해 비교적 상세한 입장을 밝혔다. 우선 관심을 끄는 대목은 미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에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는 점이다. 힐 차관보와 와일더 보좌관은 남북 정상회담의 필요성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6자회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현시점에서는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과 협의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 위원장은 전했다. 힐 차관보는 남북 정상회담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남북끼리만 회담을 하면 북한에 (6자회담 합의를 늦출 수 있는) 구실을 줄 수가 있고, 한·미관계를 이간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신 위원장은 전했다. 미 정부 인사들은 그동안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이 6자회담 추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정도의 원칙적 입장을 밝혀 왔다. 또 힐 차관보와 와일더 보좌관의 남북 정상회담 반대 발언이 나온 것은 남북철도 경의선과 동해선이 56년 만에 연결되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워싱턴의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는 지난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때도 빌 클린턴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환영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다른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처럼 남북 정상회담에 공식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우리 정부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일단 미국측에 발언 의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미측의 남북 정상회담 반대 입장과 관련,“개인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은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서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와일더 보좌관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서도 북한이 ▲인권 존중 ▲경제 자유화 ▲비핵화 등 세가지의 ‘올바른 길’을 실현해야 가능하다는 미측의 조건을 제시했다고 신 위원장은 전했다. 신 위원장은 또 와일더 보좌관이 북한의 비핵화 이행에는 4단계가 있다고 정의했다고 말했다. 첫단계로 영변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요원을 복귀 시키고,2단계로 모든 핵 프로그램을 자신 신고하고,3단계로 모든 핵시설을 불능화하며,4단계로 모든 핵물질과 무기체계를 북한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와일더 보좌관은 북한이 이같은 조치를 취하면 부시 대통령도 진지하게 관계개선 조치를 취할 것이며 4단계 이행의 적당한 시점에 북·미 연락사무소를 설치한 뒤 4단계가 완료되면 상호 대사관급 외교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고 신 위원장은 말했다.dawn@seoul.co.kr
  • 현대판 화타, 견제에 희생됐나

    지난 11일 전주지방법원에서는 검찰이 ‘무면허 의사’로 기소한 장병두(92) 할아버지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정에는 제도권 의료기관에서 포기한 말기암 등 불치병을 할아버지의 약으로 치료한 130여명의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할아버지 덕분에 새 삶을 살게 됐다.”며 재판부의 선처를 호소했다. SBS 뉴스추적은 16일 오후 11시15분 ‘현대판 화타 장병두 할아버지의 진실은?’에서 자연의학을 원천 차단하는 현 제도권 의료제도의 현실을 진단한다. 현재 장 할아버지의 약으로 현대의학이 포기한 질병을 고쳤다고 말하는 환자는 수백명. 장 할아버지는 암 이외에도 당뇨, 간질, 백혈병, 중풍, 뇌출혈, 베체트병 등 수십여 가지 난치병을 치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 할아버지는 “환자를 상대로 공개검증을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 의료법에서는 공개검증을 위한 진료행위도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자연의술은 국가가 대신 나서서 제도권 의학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환자에게 제도권의학과 자연의학을 골라 치료받을 수 있는 선택권도 준다. 지난 2월 보건복지부는 전통의술 등 유사 의료행위의 근거 규정을 포함한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관련 규정이 삭제됐다. 또 비제도권 의학 종사자 가운데 상당수는 수많은 난치병 환자를 치료하고도 의료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제도권 의학과 비제도권 의학 간의 첨예한 대립을 추적 보도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아름다운 기업들] 매일유업

    [아름다운 기업들] 매일유업

    매일유업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천성 대사 이상질환’ 유아를 위한 특수유아식을 생산하는 방법으로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다. 선천성 대사 이상질환이란 선천적으로 아미노산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 대사 이상을 일으키는 유전질환이다. 수만명 중 한명 꼴로 발생하는 희귀병이다. 국내에는 100여명 정도의 환자가 있다. 매일유업측은 9일 “분유 제조라인은 한번 가동되면 최소한 2만개가 넘는 분유를 한꺼번에 생산하는 식이어서 100여명의 선천성 대사 이상질환 아이들을 위해 일반 분유와 비슷한 가격대로 공급하면 제품의 90% 이상은 폐기돼 만들수록 밑지는 장사”라며 “그러나 2세의 건강에 보람을 건다는 매일유업의 기업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공헌 차원에서 개발해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지난 1999년 순수 자체기술로 선천성 대사 이상질환 유아용 특수유아식 8종을 개발했다. 아미노산 대사 이상 질환을 갖고 태어난 유아를 위해 특정 아미노산은 없애고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성분을 보충한 특수유아식 제품이다. 알레르기나 급·만성 설사, 미숙아, 각종 간질환 환아들을 위한 특수 유아식을 국내에서 가장 다양하게 개발, 판매해오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지난 1975년부터 국내 최초로 무료 모자보건 캠페인 ‘매일 예비엄마교실’ 행사를 지역별로 매달 개최하고 있다. 지난 30여년간 3000회 이상 열렸다. 봄과 가을을 중심으로 매달 10개 지역에서 월 10∼14회 정도 진행한다. 매년 120회 정도 열린다. 회당 평균 참석인원은 350명.30여년간 참석한 총 인원만도 300만명을 넘는다. 가임여성 및 임산부를 대상으로 산부인과, 소아과 교수, 전문의, 가족계획 전문가 등을 초청해 가족계획, 순산의 비결, 기형아 예방, 신생아 질환 등을 주제로 강연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MRI 보험적용 암·뇌졸중에만 디스크·근골격계 질환은 안돼

    Q) MRI 보험 적용이 모든 질환에 가능한지? A) 모든 질환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2005년 1월부터 암, 뇌졸중과 같이 생명에 치명적이면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에 대해 우선 적용하고 있습니다. MRI 보험은 모든 부위의 암 진단시에 적용됩니다. 다만 간·위·폐·유방암 등 CT와 같은 다른 검사로 진단이 가능한 경우 일단 다른 검사를 먼저 실시한 후 2차로 정밀검사가 필요해 MRI를 시행했을 때 보험 적용이 가능합니다. 또 간질과 치매, 다발성 경화증, 파킨슨병, 신경계통의 선천성 기형, 수두증, 뇌수막염 등 중추신경계 염증성 질환, 중추신경 계통 탈수초성 질환 진단 때도 적용됩니다. 이 밖에 척수손상, 척수염 등 척수질환 진단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디스크 등 척추질환, 근골격계 질환 등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26) 간질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26) 간질

    “이 병에 걸린 사람을 두고 ‘미쳤다.’느니 ‘지랄한다.’느니 하며 천형으로 여겼던 시절도 있었지요. 다 무지했던 탓인데, 지금도 그런 잔재가 남아 불치병이나 유전질환으로 여기는가 하면 정신질환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간질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 오래고, 뿌리 깊은 편견 때문에 지금도 간질을 가진 가족을 숨기는 게 다반사다. 소크라테스를 필두로 해 나폴레옹, 알렉산더, 카이사르, 잔 다르크, 도스토예프스키, 고흐 등 역사적으로 간질을 앓았던 사람은 셀 수 없이 많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과 허경 교수는 “이들은 모두가 간질을 ‘악령의 병’이라고 믿었던 무지와 편견의 희생자로 살 수밖에 없었다.”며 이렇게 말한다. “국내에는 인구의 1% 안팎, 즉 40만∼50만명의 환자가 있는 간질의 발작은 전기적인 작용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는 대뇌 속 뉴런에서 무슨 이유에선지 비정상적이고 과도한 전기에너지가 발생해 생깁니다. 환자 중 65%는 원인을 알기 어렵지만 드러난 원인은 내측두 경화증, 뇌종양, 내·외상, 뇌졸중, 선천성 장애, 뇌 감염 등입니다. 분명한 것은 간질은 정신질환이 아니라 후천적인 뇌 손상이 문제이며, 유전성도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간질 환자가 임상적으로 드러내는 각각의 증상을 발작이라고 한다. 물론 한 두번 발작했다고 모두 환자는 아니다.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야 한다. 환자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뇌파검사를 통해 뇌의 기능적 이상을, 뇌 자기공명영상을 통해 뇌의 구조적 이상을 판별한다.“간질 발작으로 오해하기 쉬운 질환도 있습니다. 실신, 일과성 뇌허혈, 부정맥, 수면발작, 기립성 저혈압, 저혈당증, 편두통 등이 그것인데 그래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발작의 유형은 뇌 속 병변 위치에 따라 다르며, 특히 소아의 경우에는 나이에 따라 특정한 증후군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져 온몸이 뻣뻣하게 굳거나 경련을 일으키는 대발작은 대략 수분 정도 지속되며, 발작 중에 혀를 깨물거나, 실뇨를 하기도 합니다. 이에 비해 정신을 잃지 않고 신체의 특정 부위에 저리거나 굳음, 떨림을 느끼는 단순부분발작은 더러 대발작 전에 느끼는 감정이나 증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정신을 잃지 않기 때문에 환자가 이런 과정을 모두 알고 있지요. 복합부분발작인 경우에는 전조 증상으로 이상한 기분, 냄새, 환청에다 더러는 명치에서 뭔가 치고 올라오는 느낌 후에 갑자기 정신을 잃습니다. 주위에서 이 모습을 보면 갑자기 멍한 표정으로 한 곳을 응시하거나, 입맛을 다시거나, 두 손으로 옷섶 등을 더듬거리며, 간혹 지향 없이 걷는 자동증을 보이기도 합니다. 보통은 이 선에서 그치지만 가끔 대발작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허 교수는 간질에 대한 인식이 과거의 ‘천형’ 수준에서 크게 나아진 게 없으며, 이런 편견 때문에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거나 결혼, 임신, 취업 등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치료에도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간질은 치료가 되는 병입니다. 충실하게 약제만 잘 복용해도 환자의 70%는 일반인과 다름없는 생활을 할 수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간질 환자들은 자신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좌절과 상처를 안겨준 사회의 몰이해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치르고 있는 것이지요.”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치료, 케톤식이요법과 미주신경자극술 등의 대안치료로 나눌 수 있다.“일반적으로는 발작 억제를 위해 약물치료를 실시하며, 전체 환자 중 약물치료가 어려운 10∼20% 정도의 난치성 간질의 경우 수술치료를 고려하는 정도입니다.” 간질치료에 사용되는 항경련제는 환자의 발작 유형과 연령·성별·치료비용 및 부작용 등을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약물을 투여하며, 이런 처방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여러 가지 약물을 병용 투여하는데, 처음의 항경련제로 발작이 조절되는 경우가 약 50%, 약물로는 증상을 조절할 수 없거나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는 난치성 환자가 30%가량 된다.“약물로 발작이 완전히 조절되었다고 판단될 경우에도 투약을 바로 중단하지는 않습니다. 보통은 그 상태에서 2∼4년간 관찰하면서 투약 여부를 다시 결정하는 것이 치료의 프로토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희망적인 것은 최근 들어 치료 효과가 개선되고 부작용을 최소화한 약제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치료제로 각광을 받아온 오르필, 테그레톨, 페니토인 등이 빠르게 새로운 치료제로 대체되고 있다. 최근에 선보인 케프라 등 새 항간질 약물은 간의 대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쉽게 배설되도록 해 부작용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허 교수는 “케프라를 투여한 결과 16주의 임상시험 중에 환자의 17%에서 발작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평균 17개월의 장기 추적 결과 64%의 환자가 이를 계속 복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토파맥스, 라믹탈, 트리렙탈, 리리카, 엑스세그란 등이 새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약물로 발작이 조절되지 않으면 병변 부위에 전기적인 자극을 가하는 미주신경 자극술이나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수술은 뇌 손상 등 예상되는 문제를 충분히 검토한 뒤에 결정하며,6세 이하의 아이들에게는 이런 치료 외에도 제한적으로 식이요법인 케톤요법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뇌심부자극술이나 감마나이프수술 등 간질 정복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져 머잖아 간질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허 교수는 밖에서 발작으로 고통을 받는 환자를 보면 이상한 눈길로 쳐다만 보지 말고 응급처치라도 해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그는 “우선 환자의 몸을 옆으로 편하게 뉘어 침이 밖으로 흐르도록 해 질식을 막아야 하며, 이 때는 입에 손가락이나 음료 등 어떤 것도 넣어서는 안 됩니다. 또 발작이 5분을 넘기거나 반복될 때, 발작은 멈췄으나 지체마비 등 후유 장애가 보이는 경우라면 즉시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줄 것”을 당부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두바퀴 지옥’ 실감

    ‘두바퀴 지옥’ 실감

    서울시 교통국 윤준병 교통기획관, 김준기 교통운영과장 등 교통국 직원 27명이 ‘두 바퀴 체험’에 나섰다. 사단법인 ‘자전거21’에서 빌려 입은 노란 조끼 차림의 이들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을 출발,2시간의 험난한 여정에 올랐다. 이번 체험은 서울시의 자전거 활성화 대책 발표를 일주일 앞둔 지난 6일 오후 3시 시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발굴하기 위한 사전 정책점검 차원에서 이뤄졌다. 체험코스는 올림픽공원∼성내천∼한강둔치∼잠실대교∼잠실철교∼성내천∼올림픽공원을 돌아오는 7.4㎞ 구간으로 잡았다. 올림픽공원을 빠져나와 성내천에 들어서자 노란 개나리가 손을 흔든다. 화창한 봄날, 코끝을 간질이는 공기가 상쾌했다. 그러나 달콤한 꿈은 불편한 자전거 도로 때문에 무너졌다. 성내천의 경우 왼쪽은 자전거 도로, 오른쪽은 보행자 산책로로 구분된다. 그러나 그 규칙이 전혀 지켜지지 못하고 있었다. 자전거는 오른쪽 통행이, 보행자는 왼쪽 통행이 익숙한 탓이다. 결국 보행자와 자전거는 한데 뒤엉켜 버렸다. 한강둔치도 페달을 밟기가 쉽지 않았다. 성내천보다 이용자가 훨씬 많은데도 도로 폭은 절반 정도이기 때문. 녹색교통팀 이인규씨는 “한강둔치가 넓은데도 자전거·인라인·보행자를 한 도로에 몰아넣은 것이 아쉽다.”면서 “자전거만이라도 분리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잠실대교로 오르자 위험천만한 횡단보도가 나타났다. 강변북로·올림픽대로 진입로에서 잠실대교 자전거도로가 뚝 끊기고, 횡단보도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자동차가 쉴 새 없이 달려 체험단은 건널 엄두를 내지 못했다. 윤준병 기획관은 “자동차가 워낙 빨라 자전거 이용자가 건너기에 상당히 위험하다.”면서 “신호등 등 보완시설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강둔치로 내려와서는 갈림길에서 혼란이 발생했다. 잠실대교 횡단보도에서 머뭇거리던 후발대가 선발대를 놓쳐 버렸다. 대부분 초행길이라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다. 자전거 안내표지판이 없어 멀리 강변북로 위 자동차 안내표지판으로 어디인지 대충 가늠할 뿐이었다. 겨우 선발대를 만났지만, 잠실철교를 건너면서 또다시 길을 잃었다. 일부가 성내천으로 통하는 ‘토끼굴’을 찾지 못한 것이다. 그곳에도 안내표지판이 없었다. 김준기 과장은 “자전거를 실생활에 이용하려면 안내표지판 등 작은 편의시설까지 세심하게 마련해야겠다.”고 말했다. 길을 잃고 헤매다 보니 50분 정도로 예상했던 체험시간이 2시간으로 늘어났다. 빌린 자전거를 오래 탔더니 엉덩이가 욱신거리고 무릎이 뻐근해 왔다. 그러나 체험단은 고된 훈련을 함께한 전우처럼 흐뭇해했다. 윤준병 교통기획관은 “시민 눈높이에 맞춘 자전거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실무자의 체험이 필수”라면서 “이런 노력이 자전거 활성화에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서울 4色 탐험-야경 스케치] 시내버스로 즐기기

    [서울 4色 탐험-야경 스케치] 시내버스로 즐기기

    6년 전 외국인 친구가 서울을 찾았다. 나는 친구를 경주와 제주도로 안내했다. 우리는 서울에 살지만, 서울의 매력을 잘 알지 못한다. 잠시 여행한 유럽이나 미국, 일본보다는 더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서울신문이 서울의 매력을 파헤치는 ‘4색(色) 테마여행’으로 독자 여러분을 안내한다. 여행의 주제는 ▲밤 스케치▲역사의 숨결 ▲예술의 향기 ▲박물관 천국 등 서울의 숨은 명소들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서울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현란한 불빛이 도시를 휘감고 거리마다 젊음이 넘쳐난다. 이런 야경을 저렴하고 편하게 즐기는 방법이 없을까. 정답은 파란색 402번 버스이다. 단돈 1000원(교통카드는 900원)으로 즐기는 1시간짜리 여행이다.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 건너편 스타벅스 앞 버스 정류장(시청역)에서 버스를 타면 강북과 강남, 남산의 야경을 ‘한방’에 체험할 수 있다.‘찰칵´하고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버스에서 과감히 내려도 무방하다. 배차간격이 15분이라 사진을 찍다보면 어느새 다음 버스가 도착해 있으니까. 밤 1시10분까지 버스는 운행된다. 21:00 서울시청 서울시청을 출발한 버스는 서울광장, 청계광장을 거쳐 경복궁에서 유턴한다. 청계천 상징조형물 ‘스프링’(Spring, 세계적 작가 클래스 올덴버그·쿠제 반 브르겐의 공동작업)이 우뚝 솟아 있다. 밝은 조명을 받아 모양, 색깔이 선명하게 보인다. 청계천은 경쾌한 물소리로 도심 속 자연을 한껏 자랑한다. 세종문화회관은 낮에 보던 그 멋 없는 건물이 아니다. 바닥에서 쏘아올린 조명이 건물을 감싸안아 우아한 멋을 뽐낸다. 숭례문도 색동옷으로 갈아입었다. 은은한 자태가 600년 역사를 다정하게 속삭이는 듯하다. 21:20 남산도서관 버스는 어느새 숨을 몰아쉬며 고갯길로 들어선다. 남산 순환도로이다. 자동차가 꽉찬 큰 길을 벗어나자 가슴이 탁 트인다. 왼편으로 고개를 돌리자 N서울타워가 보인다. 색색깔로 변신하는 모습이 매혹적이다. 아파트 건물에 서울타워가 가려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서울타워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남산도서관 정류장에서 내려보자. 남산순환버스 2번으로 갈아타면 남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승용차 통행은 금지하고 있다. 21:30 하얏트호텔 야경의 백미는 후암약수터. 오른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서울시내가 눈 아래로 펼쳐진다. 멀리 꼬리에 꼬리를 문 차량 행렬이 힘겨운 일상을 대변하는 것처럼 애처롭다. 이들은 초초한 듯, 다급한 듯 어딘가로 달려간다. 대형 건물에는 불빛이 요란하지만, 다닥다닥 붙은 주택 단지에는 어둠이 짙게 깔려 있다. 고된 하루를 보낸 맞벌이 부부의 한숨이 들리는 듯하다. 일상에서 벗어나 서울야경을 즐기는 내가 ‘선택 받은 사람’인 것처럼 느껴진다. 하얏트호텔이 지나자 내리막길이 나온다. 창문을 열었다. 상쾌한 밤 공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버스는 서울의 과거를 뒤로한 채 미래로 달리고 있다. 21:34 단국대학교 남산을 내려와 한남동으로 향했다. 도로가 확 늘어나면서 대형 간판이 와락 다가온다. 빨강 노랑 파랑 초록 등 피곤할 정도로 요란하다. 저마다 크게, 밝게 자신을 뽐내다 보니 오히려 눈에 띄는 것이 없다.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남대교가 강북과 강남을, 옛도시와 신도시를 잇고 있다. 강남의 밤은 화려하다. 강북에서는 어둠 속에서 빛이 도드라지만, 강남에서는 밝음 속에서 어둠이 발견된다. 거리도, 사람도, 불빛도 넘쳐나는 까닭이다. 진정한 밤 여행은 이제 시작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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