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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탄절 별미 음식으로 분위기를…

    성탄절은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끼리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으면 더욱 따뜻함과 정을 느낄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LG강남타워 식당가의명요리사들이 올 성탄절에 집에서 쉽고,싸고,맛있게 해 먹을 수 있는요리를 소개한다. 각자 해 온 음식으로 작은 파티를 즐기는 포트락에도 더없이 좋은 요리들이다. ★ 검정콩을 얹은 도미구이. 퓨전 레스토랑 ‘오리옥스’의 24년 경력 주방장 이권복씨(39)가 소개하는 요리.4인분 기준으로 팔딱팔딱 뛰는 싱싱한 도미를 쓰면 총재료비 1만5,000원,냉장도미를 이용하면 7,000원 쯤에 만들 수 있다. ■재료 도미 180g,호박 50g,감자 30g,국수 100g,닭국물 100㎖,레몬쥬스 10㎖,졸인검정콩 10g,두반장소스 10㎖,전분 10㎖,굴소스 10㎖,다진 양파 10g,다진 마늘 5g,다진 붉은 피망 15g. ■만들기 ①깊은 팬에 다진 양파·마늘을 볶다 닭국물·레몬쥬스·검정콩·두반장소스를 넣어 끓인다 ②여기에 굴소스와 다진 붉은 피망을 넣고 전분을 풀어 농도를 맞춰 소스를 만든다 ③생선에 레몬쥬스와 소금으로 밑간을 한 다음 후라이 팬에서약한 불로 익힌다 ④제철인 호박과 감자를 전자렌지에 색깔내어 익힌다 ⑤국수를 삶아 접시에담고 구운 야채와 생선을 놓은 다음 이미 만든 새콤, 매콤한 소스를끼얹어 먹는다. ■도움말 도미,광어 등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생선은 아무거나 맛을낼 수 있다. 두반장소스는 고추장반,된장반으로 대신해도 된다.닭국물은 생선을 바르고 남은 뼈를 이용,핏기를 제거한 뒤 중간불에 20분정도 끓인 생선뼈국물로 대체해도 좋다. ★ 뽀삐아 사보이. 태국레스토랑 ‘실크스파이스’의 요리사 노현주씨(27)는 전채로 좋은 튀기지 않은 태국식 만두를 추천한다.재료비는 4인 기준 5천원. ■재료 쌀종이(쌀피),쌀국수,작은 새우,당근채,오이,무순,귤,민트,시츄러스 드레싱,스위트 진저(생강 소스). ■만들기 ①쌀종이를 45℃의 따뜻한 물에 30초 정도 담궜다 뺀다 ②불린 쌀 종이 위에 쌀국수,채썬 당근,막대 모양으로 썬 오이,무순,새우,귤,민트 잎을 차례대로 놓고 랩을 이용,김밥 말듯이 만다 ③스위트 진저 소스는 겨자 소소,오렌지 소스,마요네즈를 섞어 만든다 ④시츄러스 드레싱은 작은 깍두기 모양으로 썬 오렌지·레몬·사과 등의과일과 곱게 다진 홍고추·실파를 오렌지 쥬스에 섞은 뒤,소금·후추로 간을 해서 만든다 ⑤김밥처럼 만 뽀삐아 사보이를 한 입 크기로썬 다음 좋아하는 소스를 뿌려 먹는다. ■도움말 소스나 쌀종이 안에 들어가는 재료는 새우대신 고기를 이용하는 식으로 각자의 취향에 맞게 응용할 수 있다.먹다 남은 뽀삐아는계란을 입혀 튀겨먹으면 좋다. 쌀종이는 남대문 수입상가나 대형할인매장에서 1봉지에 3,000원에 구할 수 있다. ★ 해물 돌솥비빔밥. 한식당 ‘사랑채’의 김재갑(45) 주방장이 코팅 후라이팬으로 3∼4인분을 넉넉히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재료비는 4인가족 기준 5,000원 정도. ■재료 패조개 30g,한치 30g,새우 1마리,홍합 1개,낙지 30g,무채 50g,콩나물·우엉조림·도라지·취·시금치 각각 30g,고명(날밤 1개,무순 5g,팽이버섯 10g,청경채 10g),깨소금,참기름. ■만들기 ①후라이팬에 밥을 넣고 나물·무채·콩나물을 밥 위에 사방으로 놓은 다음 그 사이에 한치 등 해물과 고명을 얹는다 ②팬이달궈진 뒤 연기가 살짝 오르면 참기름,깨소금을 뿌린다. ■도움말 밥에 물과 간장을 1:1비율로 섞고 설탕,고춧가루 등을 넣은양념장을 뿌리면 좋다. 비빕밥은 무채를 많이 넣을수록 맛이 난다.오징어,쭈꾸미,굴,조개살 등의 해물을 써도 좋다. 윤창수기자 geo@
  • 서울 11차 3,191가구 동시분양

    서울 11차 동시분양에서는 16개 단지에서 모두 3,191가구가 쏟아진다.5일부터 서울 거주 1순위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기 시작한다.올해 마지막 분양이다. 공급 물량 중 78%가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다.재개발·재건축이 많아 중대형 아파트는 대부분 조합원 몫으로 배정됐다. 또 실수요자를 겨냥, 건설업체들이 중소형 아파트 공급을 늘린 것도 눈에 띈다. 강남 서초 등 ‘강남권’ 아파트는 없고 강북과 강서지역에 몰려 있다.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여러곳 있으나 일반 공급물량은 많지 않다. 자체 아파트로는 ㈜태영의 창동 아파트가 가장 큰 단지다. [용강동 삼성 래미안] 마포구 용강동,대흥동 일대 재개발 아파트.430가구 가운데 212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평당 분양가격이 630만∼850만원.7층 이상은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다만,일반 청약자는 로열층 당첨기회가 적다.주차장을 지하에 설치했다.5호선 마포역,6호선 대흥역이 걸어서 8∼10분 거리.서강대가 가깝다.마포역 일대 상권을 이용할 수 있다.1등급 주거환경 우수주택 예비인증을 따냈다. [창동 태영 레스빌] 도봉구 창동 옛 샘표간장공장터에 분양하는 아파트.32평형 단일 평형 958가구를 내놓는다.용적률이 315%로 높으나 단지를 일자형으로 배치,공간활용이 좋은 편.주차장의 90% 이상을 지하에 배치했다.분양가는 1억8,800만원으로 주변 아파트 시세와 맞먹는다.4호선 쌍문역이 걸어서 10분 이상 걸린다. [장안동 삼성 래미안] 장안시영 아파트를 헐고 새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558세대 가운데 108세대가 일반 청약자 몫이다.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이 일대가 서울 동북부지역의새로운 주거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분양가는 이미 분양한 현대 홈타운 아파트와 비슷하다. [방학동 이수 아파트] 33평형 단일 평형으로 174가구 가운데 115가구가 일반분양분이다.인근의 대상 아파트 타운,삼성 아파트 등과 함께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이룰 전망.방학역이 걸어서 3분 거리다.방학역에 건립될 롯데 마그넷을 이용하기 쉽다. [당산동 삼성 래미안] 당산역 옆 강남맨션을 헐고 재건축하는 아파트.1,391세대에 이르는 대형 단지로 이가운데 578세대가 일반 공급된다.33∼58평형의 중대형 아파트만으로 구성됐고 평당 분양가는 650만∼750만원.지하철 2호선 당산역이 걸어서 3분 거리다.당산역 주변 대형 할인점을 이용하기 쉽다.일부 동에서는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지하철 고가철로와 가까운 곳은 소음이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측은 집안에서의 소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봉천동 대우 그랜드월드] 봉천7-2구역 재개발 아파트.2,496세대에이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지만 일반 분양분은 149세대에 불과하다. 일부 동 윗층은 멀리 관악산 조망도 가능하다.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걸어서 10분 이상 걸린다. [신대방동 경남 아너스빌] 신대방동 무림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아파트.대림 성모병원 맞은 편.보라매 공원을 바라볼 수 있다.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이 걸어서 10분 거리.가까운 곳에 롯데백화점이 있다. [동작동 금강종건] 동작초등학교 옆 태화연립 재건축 아파트.276세대 가운데 180세대가 일반 분양분이다.지하철 4,7호선 환승역인 이수역이 걸어서 5분 거리.동작대교나반포대교를 이용,강북진입도 쉽다.단지 뒤로 녹지공간이 많은 편이다. [영등포 순영 웰라이빌] 영등포공원 맞은 편에 들어서는 2개동 136가구가 전부다.1,5호선 환승역인 신길역이 걸어서 3분 거리.공원을 바라볼 수 있고 여의도와 가깝다.단지 규모가 작은 것이 흠. [신정동 용명파인빌] 용명산업개발이 공급하는 89세대 규모의 재건축 아파트.이 가운데 49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이 걸어서 6분 거리.입주가 내년 3월로 이르다. [신림동 우정 하이비전] 서울대와 가깝고 관악산 자연공원 산책로,약수터 등이 인접한 환경 아파트로 꼽힌다.단지안 녹지율도 30%에 이른다.3개동 264가구 규모.평당 분양가격이 520만원으로 주변 시세와 비교해 싼 편.단지 옆으로 버스 노선이 지나간다. 지하철 2호선 신림역이 마을버스로 5분 거리다. 류찬희기자 chani@. *청약전략 어떻게. 눈에 띄는 인기 지역 아파트가 없다.분양가격이 싸거나 조망권이 뛰어난 아파트도 찾아보기 힘들다. 계속된 경기침체도 청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아파트 값이 떨어지고 분양권 거래도 잘 이뤄지지 않아 청약열기를 기대하기는힘들다. 지난 10차 동시청약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지역이 서울지역1순위는 물론 2,3순위 청약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높고 건실한 건설업체가 공급하는 아파트는 그런대로 분양성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작은 건설업체들이 입지여건마저 떨어지는 곳에 공급하는 아파트는 고전이 예상된다.업체별 청약차별화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청약통장 가입자라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무리하게 통장을 써버릴필요가 없다. 꼭 원하는 지역의 아파트를 골라 청약하는 것이 좋다.분양가격이 눈에 띄게 싼 아파트를 찾아보기 힘들다.주변 시세와 주거환경을 고려,신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 투자가치를 기대할 만한 아파트로는 용강동 삼성,당산동 삼성,창동태영 아파트 등이 꼽을 수 있다.신림동 우정 아파트는 관악산과 붙어있어 쾌적하다. 분양가도 싼 편이라서 신림동 일대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류찬희기자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4)유배지의 한 끼니

    * 제4장 유배지의 한 끼니①** 배고팠던 졸병시절 서리한 닭 통째 삶아 포식. 술자리나 동창모임 같은 자리에서 남자들끼리 모이면 가장 오랫동안끊이지 않고 길게 지속되는 얘기꺼리가 바로 군대 이야기다.군대 얘기는 대개 몇 가지로 그 특성을 집약할 수 있다.남들은 다 뭣 빠지게 고생했지만 자기는 요령과 능력을 발휘해서 ‘재미있고 편하게 군대생활을 했다’는 것이며,자기가 얼마나 운좋게 특과로 빠지게 되었는지,그래서 주로 상관과 고참을 골탕을 먹이면서 위세를 부렸다는 얘기,등등이다.얘기 끝에 꼭 덧붙이기를 요새 군대는 아저씨 고참들 말투대로 ‘빳다가 폐지되고 기합이 빠져서 할랑한’민주화가 된 데다나라가 살만하여 ‘반찬 투정’이나 할 정도로 식사도 좋아졌다고 가볍게 넘어가 버린다. 그렇지만 개개인의 속사정을 알고 보면 신성한 의무라는 ‘군대’는젊은이들에게는 젊은 꿈을 유보시키고 일정기간 국가권력의 군율로족쇄를 채우는 악몽임에는 틀림없다.지나고 보면 늘 사람 사는 곳의그럴듯한 ‘인정’으로 달리 채색되어 있지 않던가. 처음에 훈련소에 가입대를 하면 비위가 약하거나 도회지에서 반찬 가려먹기를 하던 젊은이들은 한 이틀은 밥을 먹지 못한다.훈련을 받으면서 사나흘 지나자마자 꿀맛으로 변하기는 하지만.내가 군에 갔던육십년대에는 나라의 경제가 신통치 않은 때여서 부식이 정말로 형편없었다.일년 삼백육십오 일을 콩나물국만 먹었으니 오죽하면 콩나물늘어놓는 길이로 고참순을 따졌겠는가.멀건 된장에 배추오래기나 콩나물이 떠있고 두부가 가끔 나타났으며 ‘왕거니’라야 통째로 넣은꽁치가 고작이었다.그것도 취사장에서부터 유리한 부서 순서로 다시막사에 오기 전에 고참 순으로 건져져서 나중에는 꼬리나 대가리나가시만 바닥에 갈아앉아 있기 마련이었다.양념이나 간이란 것은 된장 고추장 그리고 소금이 전부였다.특히 생선이 ‘헤엄만 치고 지나간’콩나물국은 거의 소금국이었다. 훈련병 시절에는 뭐든지 뱃속으로 들어가지만 기간사병이 되어 부대에 배치 받고 반년쯤만 지나도 세 끼니의 밥을 넘기기가 곤욕스런 일이 된다. 신병이 부대에 배치 되어서 가자마자하는 일이 고참들의 식사당번인데 제일 먼저 주보에 가서 화학 조미료를 사다가 군복 윗호주머니에지참해 두어야 한다.국을 받아 오면 제일 먼저 국을 맛있게 드시라고 조미료를 적당량 털어 넣는다.자기 것은 포기하더라도 아랫것들 국속에서 건더기를 건져서 따로 반찬거리를 만든다.콩나물은 건져내어알토란 같이 아껴 쓰는 박카스 병에 담긴 참기름을 치고 관급 고추장에 비벼서 그야말로 반찬 콩나물을 만들고,두부는 건져서 간장과 참기름을 쳐서 두부 무침을 만들고 무 국은 무를 따로 건져서 고춧가루 조금 치고 간장 쳐서 무나물로 만든다.그래도 고참들은 뭔가 특식을 요구하기 마련인데 지난번 신병 아무개는 밖에서 무엇이든 조달해오던 천재였다면서 신병의 창의성 없음과 무능함을 꾸짖는다.그래서남들 다 자는 밤에는 신병들 몇몇이 짝을 지어 철조망을 넘어 부대인근의 민가로 보급투쟁을 나간다.풋고추에 감자에 오이며 호박은 기본이고 남의 장독에 가서 된장 고추장은 물론이고 겨울에는 김장 김치도 퍼 온다.재수가 좋을 때에는 멀리 있는 양계장까지 진출을 해서 닭서리도 해온다. 대개 단위 부대의 작은 막사 창고에는 사제 석유곤로나 아니면 하다못해 등산 버너라도 준비해 놓고 있어서 고참들을 위한 취사가 따로준비된다.겨울에는 높은 사람들 눈을 피해서 막사 안의 난로에서 직접 이루어지기도 한다.어떤 녀석은 자신도 먹지 못하는 특식을 끼니마다 장만하는 일에 역증이 나서 찌개를 끓여서 바치기 직전에 침을혀 끝에 동그랗게 몰아서 퇴 뱉고는 휘휘 저어서 갖다 주었다고도 한다.그래서인지 고참들은 맛있게 먹으면서 요리 솜씨가 훌륭하다고 칭찬이 자자했고. 그래도 원래의 부대에 주둔해 있을 적에는 근처의 주민들도 그러려니 하여 민원이 그리 심하지는 않은 편이지만,무슨 훈련이나 작전으로부대 이동이 생겨나서 다른 고장으로 가면 젊은 병사들도 뭔가 새로운 일이 없을까 하여 눈을 반짝이고 민간인들은 줄지어 항의하고 민원을 내기 마련이다.그렇게 단속을 하건만 한창 식욕이 왕성한 나이에 입을 봉하고 앉았을 리가 없다. 훈련을 나갔다가 어느 동기생 녀석과 함께 닭서리를 나간 적이있었다.보전협동이라고 탱크와 보병의 합동작전을 연습하던 중이라 분대단위로 이인용 텐트를 치고 야영 중이었는데 한밤중에 아랫마을로 내려갔던 것이다.우리는 낮에 그 집 앞을 지나치면서 대개의 지형지물을 관측해 두었던 터였다.어쨌든 개가 짖는 통에 여러 마리를 잡아올 틈은 없었고 내가 닭장 앞에서 망을 보는 사이에 녀석이 안으로 들어가 두 마리를 잡아 옆구리에 끼고 나왔다.닭이 꼬꼬댁 거리고 개가 요란하게 짖으니 주인이 누구요,하면서 방문을 열었고 우리는 논두렁 밭두렁에 고꾸라지고 엎어지면서도 간신히 주둔지까지 땀 투성이가 되어 기어 왔다.녀석이 잡아올 제 어찌나 세게 비틀었던지 한 마리는 목이 꺾여서 덜렁거렸고 또 하나는 아직 설 죽어서 날개를 퍼덕거렸다.나보고 처치하라는 것을 그저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 군화발로 지긋히 누르고 기다렸을 뿐이었다.이제 튀겨먹을 일만 남았는데 오늘 밤 안으로 처치를 하지 못하면 분명히 내일 아침에는 이동을 하거나 상관들 눈에 띨 위험이 있었다.하는 수 없이 철모를 벗어서 얼룩무늬 위장 천을 벗기고 속의 화이버도 빼내어 알철모를 만들어 물을채워서 끓이는 수 밖에 없었다.내가 준비하는 동안에 공범 녀석은 어둠 속으로 기어 다니며 소나무 마른 가지를 꺾어 왔다.먼저 불을 때서 뜨거운 물에 닭을 담가 털을 뜯고 다시 물을 끓여서 내장도 빼지않은 닭을 통째로 넣어 삶았다.물이 끓기 시작하자 아니나다를까 곁에 있던 텐트에서 구수한 냄새에 잠이 깬 분대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닭이 대충 삶아지자 우리는 그래도 보급 당사자인지라 닭다리를 맡았고 몸통이며 다른 부위들은 깨끗이 다른 녀석들에게 넘겨 주었다.소금이 없는 대신에 라면 스푸 가루에 찍어 먹는 닭다리 맛이그만이었다. 뜯어 놓았던 닭털은 증거 인멸을 위해서 텐트 안에 습기 방지로 깔아둔 판쵸 우의를 젖히고 맨땅을 파고 묻고나서 원상복구 시켜 두었다. 지금은 작고한 시인 조태일이도 군대 시절에 소대원들이 저지른 돼지 서리를 얘기한 적이 있었다.방법이 기묘해서 기억하고 있는데 릴 낚시를 사용한다는 것이다.낚시와 줄은 바다낚시용의 제일 큰 놈을 쓰는데끝에다 고구마를 끼운다고 했다.돼지우리 속으로 낚시를 던지면 당연히 제일 힘 좋고 큰 놈이 덥석 물고 우적우적 씹는다.그때 줄을 감으면 낚시가 돼지의 혀에 탁 걸린다.돼지우리 문을 열어주고 살살 당기면 돼지는 버티지도 못하고 골골골 하는 낮은 소리를 내면서 잘도 따라온다고.그날 밤 벽지의 초소에서는 난데없는 잔치가 벌어졌다는데 이튿날 일대 색출 작전이 벌어졌다고 한다.땅에 파묻었던 돼지의 네 굽이 나오는 바람에 들통이나서 전 소대원이 봉급 몰수되고 갹출까지 해서 돼지값을 물어주고도 주동자는 사단 영창살이를 했다는데. 어느 통신부대 출신의 친구는 전봇대 애자 속을 깨면 안에 노란 유황이 들었는데 닭서리에 그만이라고 한다.유황 덩어리에 불을 붙여 닭장 안으로 던져 놓으면 노오란 연기가 피어 오르고 횃대에 올라앉았던 닭들이 비실거리며 아래로 툭툭 떨어진다고 한다.푸대 자루를 들고 들어가 슬슬 주워 담아서 유유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황석영
  • 탄핵 앞둔 여야 움직임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과 신승남(愼承男)대검차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절차를 밟는다.사안의 폭발성을 반영하듯 여야는 16일 긴장된 표정으로 분주히 움직였다.잇따른 대책회의를 통해 탄핵안 처리와 관련한 각종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내부 표단속에도 열을 올렸다.검찰도 나름대로의 인맥을 동원,탄핵안을부결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오전 서영훈(徐英勳)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와 원내총무단 회의를 잇따라 갖고 탄핵안 처리방안을 집중 논의했다.이날 총무단 회의에서 마련한 전략은 표결처리까지 가지 않도록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민주당은 두가지 방안을 세웠다.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와 집단퇴장이다. 탄핵안이 상정되면 곧바로 소속의원 15명 안팎을 의사진행발언에 투입,표결처리를 최대한 지연시킨다는 방침이다.한나라당이 제출한 탄핵안이 탄핵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헌적 안건’이라는 점을 역설할계획이다. 다음 단계는 집단퇴장으로,자민련 의원 17명과 민국당 등 비교섭단체 의원 4명의 협조를 얻어 의결정족수(137명)를 채우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다.이럴 경우 본회의장에는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133명 등134명만 남게 돼 의결정족수에 미달하게 된다.다만 자민련 의원 2∼3명이 여전히 ‘소신표결’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같은 무산전략에도 불구하고 표결까지 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당 지도부 등이 나서 자민련 등에 대한 설득작업에도 공을 들였다.정균환(鄭均桓)총무는 “한나라당에도 탄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진 의원들이 적지 않아 20표 정도는 이탈할 것”이라며 표결결과를 낙관했다. 진경호기자 jade@. ◆한나라당 의원총회와 전체 의원 오찬 간담회를 통해 이탈표를 막기 위한 내부 결속을 다졌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여권이나 검찰 등에서 지연과 학연을이용한 설득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이번탄핵소추안 처리 사안은 우리가 집권하더라도 검찰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미리 쐐기를 박았다. 의총에서 검찰 출신인 안상수(安商守)의원은 “검찰을 정치권력으로부터 국민에게 되돌려 줄 역사적인 순간이 왔다”면서 “양심적인 검사들의 자존심을 살리고 정치검사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변인단도 논평·성명 등을 통해 검찰과의 대결양상을 부각시켰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검찰은 탄핵소추에 반발하기보다 왜 이런결과가 왔는지를 철저히 반성하라”고 몰아세웠다.이어 “자유투표를 주장하는 자민련내 용기있는 움직임들에 박수를 보낸다”며 반란표를 부추겼다.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일부 정치검찰의 수뇌부가 공권력의 하수인이 되어 공권력을 휘두른 업보”라며 “탄핵소추안 표결이이뤄지는 11월17일이 정치검찰을 국민의 검찰로 되돌리는 검찰 재탄생의 날로 선포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자민련 지도부는 이날 자유투표제를 주장하는 강경파 의원들에 대한 설득작업에 나서는 등 결전에 대비했다. 지도부는 자유투표를 주장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전혀 수그러들지않자 저녁으로 예정됐던 의총을 17일 오전으로 연기했다.이들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각개격파’식의 설득작업을 벌이는 등 탄핵안부결을 염두에 둔 전략인 듯하다. 특히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는 지난 15일 저녁 국회 파행사태에도 홀로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본회의장을 지켜 민주당과의 ‘원내공조’에 동참하도록 제스처를 취한 데 이어 이날 조희욱(曺喜旭)·김학원(金學元)의원 등과 함께 국회 의원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며탄핵 부결쪽에 서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지난 의총에서 자유투표제를 강행하자고 주장한 강창희(姜昌熙)부총재와 이완구(李完九)·정진석(鄭鎭碩)·이재선(李在善)의원도 따로 불러 당론에 따라줄 것을 설득했다는 후문이다.JP의 이런 적극적인 표단속은 이번 탄핵안이 통과될 경우,당 총재인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의 사퇴와 당분열 사태로까지 번질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의원들은 끝까지 ‘소신투표’를 주장하고 있어 JP를 비롯한 지도부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
  • 겨울철 잇단 사고 응급처치법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 보일러나 난로 등 난방기 사용이 많아지면서어린이가 화상을 입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이 때 당황한 나머지 응급처치·치료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흉터가 생겨 자칫 놀림감이 되거나 심하면 성장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화상 응급처치와 치료법을 알아본다. 화상을 입은 뒤 가장 먼저 할 일은 상처 부위를 얼음물이나 찬물로식히는 것.식혀주면 열로 인한 손상을 줄일 수 있다.다음은 감염방지를 위해 상처에 항생제 연고를 바르고 깨끗한 거즈로 덮어야 한다.연고를 바르기 전 된장이나 간장 알로에 소주 등을 붓거나 바르면 화상부위를 감염시켜 쭈글쭈글한 흉이 생길 수 있다. 흉터를 방지하는 연고를 구하느라 헛고생하는 일이 많은데 흉터는약의 종류와 상관없이 화상의 깊이, 적절한 치료에 따라 결정되므로전문의의 처치를 받는 게 좋다. 화상을 입었을 때 피부만 붉게 변하는 1도 화상은 곧 치유되지만 수포가 생기는 2도 화상은 치료에 2주정도 걸리며,심하면 피부이식을해야 한다.특히 어린이는 통증을 참지 못하므로 치료에 어려움이 많고 치유 후에도 반흔(떡살)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상처에 물이 닿거나 손으로 만져서 감염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어린이가 손등에 큰 화상을 입으면 적절한 시기에 성형수술을 해주어야 한다. 어린이가 성장하는 동안 다친 살은 제대로 발육하지 않아손의 성장을 막을뿐만 아니라 뼈 형태도 바뀔 수 있기 때문.따라서 6개월이나 1년 간격으로 병원에 다니면서 상처 수술시기를 결정하는게 좋다. 피부이식 수술을 해야 한다면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전신마취를하는 어려움이 따른다.그러므로 어린이 화상은 초기에 적절하게 치료해 수술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최근엔 인조피부를 이용해 수술없이 화상을 초기에 호전하는 치료법이 나와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김성호기자
  • 당뇨병 “알면 百勝”

    전국민의 5%인 200만여명이 앓는 것으로 알려진 당뇨병.자각증세를느끼기 어렵고 자칫 소홀하다간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질환이다.따라서 평생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질환 자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마침 대한당뇨병학회가 정한 당뇨병주간(12∼18일)이다.당뇨병에 관해 정확히 알아 건강한 삶을 즐기도록 하자. ■당뇨병이란 당분처리에 필요한 인슐린이 분비되는 췌장의 랑겔한스섬에 이상이 생겨 혈액에 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바람에 몸에서 모두처리못하고 당이 소변으로 대량 나오는 것을 말한다.혈당치가 공복에140㎎/㎗이 넘거나, 음식을 먹은 2시간후 200㎎/㎗이 넘으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소아에서 주로 생기는 ‘제1형 당뇨병’과 성인에서주로 생기는 ‘제2형 당뇨병’(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으로 구분한다.모두 유전이 주요 원인이며 과식에 따른 과체중,불규칙한 식생활이 빚은 인슐린 분비세포 이상,바이러스 감염도 요인이다. ■증상 초기엔 증상이 없어 환자의 20%가량이 증상없이 지나친다.소변에 당이 나타나고 탈수 때문에 갈증·체중감소가 생긴다.체력이 약해지고 쉬 피로해지며 여성에게는 생식기 가려움증이 많이 나타난다. 많이 먹고(다식) 많이 마시고(다음)많이 싼다(다뇨)는 삼다현상이 가장 흔하다.이밖에 종기·습진·항문주위 소양증등 피부증상과 시력장애,경련·손발저림·좌골신경통 등 신경증상도 생긴다. ■합병증 급성과 만성이 있다.급성은 몇시간 혹은 며칠 사이에 급격히 악화해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한다.어린이는,인슐린 주사를 맞지않거나 복통 설사가 심할 때 의식이 없어질 수 있다.노인에게는 탈수증이 심한데도 수분공급이 안돼 혈액순환장애를 초래하는 고장성 혼수상태가 있다.만성은 수년 혹은 수십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며 계속되는 고혈당이 주원인이다.망막의 출혈·허혈·부종이 생기는 당뇨병성 망막증과 백내장,신부전증,동맥경화로 인한 뇌졸중과 심장병이생긴다.신경변성으로 인한 다리통증과 피부·발의 궤양도 치료하기힘든 합병증이다. ■치료 혈당조절을 잘하면서도 당뇨조절에 필요한 인슐린·경구혈당강하제 등 약의 용량을최소화한다.합병증의 가장 중요한 인자는 고혈당.따라서 혈당을 정상화하는 것은 지상목표이다.당뇨병 조절약의부작용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소아에서 생기는 ‘제1형 당뇨병’환자는 대부분 인슐린을 써야 하며 결국은 모든 환자가 인슐린을 쓰게 된다.혈당조절을 잘하려면 식사 시간과 양을 엄격하게 조절해야 한다. 운동은 인슐린 양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성인에게 주로 생기는 ‘제2형 당뇨병’도 치료원칙은 ‘제1형’과 다르지 않다.우선 혈당을 정상화시켜야 한다.흔히 인슐린을 한번 쓰면 평생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주저할 필요가 없다.혈당이 정상화하면 경구혈당강하제로 바꾸고 혈당강하제의 양이 차츰 줄게 되면 약물치료 없이 정상혈당을 유지한다.약물치료 없이 혈당을유지하려면 식이요법을 통한 체중조절이 중요하다. ■주의사항 과식을 피하며 약물남용을 철저히 금한다.유전성이나 당뇨병 소질이 있는 환자가 특정 약을 복용하면 오히려 병을 유발하거나 큰 병을 얻게 될 수 있다.각종 감염증의 예방과조기치료도 중요하다.특히 간장질환이나 담도·담낭·췌장 감염은 당뇨병을 유발할수 있다.이와 함께 스트레스에 따른 피로를 피하도록 노력한다.특히40대이후 연령층은 정기적인 진단이 필수다. 김성호기자 kimus@.
  • 담백한 안심·등심요리 만들어 보세요

    ‘돼지고기에 안심,등심은 없고 삼겹살만 있다고요?’전통적인 쇠고기 선호국가인 한국은 쇠고기의 안심,등심만 찾는다.돼지고기는 기름지고 콜레스테롤 덩어리인 삼겹살,목살고기만 있는 줄 안다.그러나담백하고 부드러운 안심,등심이 돼지고기에도 분명 있다. 주로 일본에 수출되던 이 부위가 지난 봄 구제역 파동으로 판로가 끊기면서 사육농가가 울상이라는 소식이다.정육점 판매 가격도 예전보다 17∼20%까지 떨어진 상태. 대한양돈협회는 지난달부터 서울,인천,수원에서 요리강습·시식회를열고 돼지고기 먹기운동을 벌이고 있다.남은 일정은 16일 경북 영천,21일 광주,23일 충남 천안 등이다. 특유의 누린내를 걱정하는 이들은 생강과 파를,색깔이 짙은 요리에는인스턴트커피 한숟갈을 넣으면 감쪽같다.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 도움말로 안심,등심,뒷다리살을 이용한 별미 요리법을 알아본다. ◆돼지고기 안심 샤브샤브. ◆재료 안심 600g,레몬 1개,쑥갓 약간,표고버섯 5개,연근 100g,죽순100g,배추잎 3장,당근 50g,대파 1뿌리,당면 100g,시금치 50g,팽이버섯 1봉,초간강(육수·간장·식초 1큰술씩,레몬즙·실파 약간),겨자소스(다시국물 2큰술,간장 2작은술,식초 1큰술,겨자즙 1큰술,당근즙 2큰술,양파즙 1큰술)◆만들기 ①돼지고기 안심은 살짝 얼었을 때 얇게 썰어 레몬과 함께돌려담고,당면은 물에 불려 6㎝길이로 다듬어 미니리로 살짝 묶어 넣는다 ②배추는 속대로 길이 4㎝로 썰고,당근과 대파는 어슷썬다.생표고와 연근은 칼로 꽃무늬를 내고,죽순은 빗살모양을 살려낸다 ③냄비에 물을 붓고 다시마를 넣어 5분 정도 끓인 후 가츠오부시를 넣고 불을 끈 다음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한다 ④샤브샤브 냄비에 ③의 육수를 넣고 끓이다가 위에 준비한 야채와 돼지고기를 익혀 초간장,겨자소스와 함께 먹는다. ◆돼지고기 등심 두반장 볶음. ◆재료 등심 300g,간장 ½큰술,청주 1큰술,녹말 ½큰술,식용유,후추,죽순 80g,목이버섯 5장,대파 ½대,생강 1쪽,마늘 3쪽,종합소스(간장1큰술,두반장 ½큰술,청주 ½큰술,식초(레몬즙)½큰술,설탕 ⅔큰술,물,녹말 1큰술,소금,참기름)◆만들기 ①돼지고기는 채썰어 간장,청주,후추를 넣고밑간을 한 뒤에 녹말로 버무려 식용유에 데치거나,팬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볶아낸다 ②죽순과 불린 목이버섯은 채썬다 ③생강,마늘은 채썰고 대파는5㎝길이로 채썬다 ④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생강,마늘,파를 넣어 볶아향이 우러나면 죽순,목이버섯을 볶고 고기를 넣은 후 종합소스를 부어 재빨리 볶아 접시에 담는다. ◆돼지고기 채소밥(3인 기준). ◆재료 쌀 3컵,돼지고기 뒷다리살 80g,고구마(감자·밤)150g,우엉 50g,당근 50g,표고버섯 5장,은행 30g,육수 3컵,간장 1큰술,청주 1큰술,식용유 1큰술,양념간장(간장,다진 마늘·파,고추가루,깨소금,참기름,후추 약간씩)◆만들기 ①쌀은 씻어 30분정도 불려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빼놓는다②돼지고기는 결의 반대로 얇게 썰어 간장과 청주로 양념한다 ③고구마나 감자는 껍질을 벗긴 큼직하게 썰어 냉수에 담갔다가 건져 놓는다 ④우엉껍질을 벗겨 연필 깎듯이 썰어 냉수에 담근 뒤 검은 물을우려내고 소쿠리에 건진다 ⑤당근,표고버섯을 손질해 썰고 은행은 팬에 볶아 껍질을 벗겨 놓는다 ⑥솥에 식용유를 두르고 돼지고기를 볶다가 준비한 재료를 함께 넣어 볶는다 ⑦쌀과 육수를 붓고 은행을 넣어 지어낸 영양솥밥에 양념간장을 곁들인다. [허윤주기자]
  • [먹거리 축제를 찾아서] (15)파주 장단콩

    가을걷이가 끝나 텅빈 들녘에 드문드문 은빛 갈꽃이 물결치는 가운데 순백의 땅 민통선 안 통일촌에서 한바탕 ‘콩요리’의 향연이 펼쳐진다. 생두부·두부전골·두부케이크·콩떡·콩죽·된장피자에서 콩나물피클까지…. 경기도 파주에 열리는 ‘장단콩 축제’에 가면 우선 콩요리의 다양함에 놀란다. 올해로 4회째인 장단콩 축제는 오는 10∼12일 사흘동안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 통일촌 농산물직판장 앞 3,000여평의빈터에서 열린다. 행사중 매일 장단콩을 이용한 두부류와 메주의 제조과정이 시연되고 시식행사와 함께 판매도 이뤄진다.즉석에서 장단콩과 수입콩 두부의 맛 차이를 비교해볼 수 있다. 장단콩 전문음식점도 문을 열어 생두부·순두부·비지·두부전골 등 다양한 두부요리를 맛볼 수 있다. 또 두부케이크·콩떡·콩죽·콩잎장아찌·콩나물피클과 간장·된장 등장단콩을 이용한 40여점의 요리도 선보인다. 50여개의 대형천막이 설치될 행사장에선 윷놀이 판은 물론 콩타작마당,‘콩서리’의 아련한 추억을 되살려 볼 수 있는 ‘콩튀기장’도 마련된다. 행사기간중 장단콩 한말(7㎏)에 3,000원,시중 두부보다 1.5배 이상큰 손두부 1모에 2,000원,메주 한말(8덩어리)에 6만원에 판매한다.이밖에 호박죽·머루죽·부추·버섯과 임진강 참게 등 농특산물도 싼값에 살 수 있다. 이번 축제에 쓰이는 콩은 모두 장단반도의 통일촌 유기농단지(대표 박용호) 등 6개 전문 재배단지에서 생산된 장단콩.수입콩의 홍수 속에서 토종콩의 자존심을 지켜온 장단콩은 윤기가 도는 노란색으로 때깔이 곱고 껍질이 얇다.무엇보다 민통선내 청정지역에서 생산돼 무공해를 자랑한다. 재배역사가 4,000년 이상되는 것으로추정되는 장단콩(장단백목·長湍百目)은 일찍이 1913년 국내 최초로장려품종 콩으로 지정됐을 만큼 품질이 뛰어나다. 파주시는 축제기간동안 임진각에서부터 민통선내 행사장까지 17대의 셔틀버스를 무료로 운행한다.참가자들은 대중교통이나 승용차 등을 이용해 임진각 주차장까지 간 뒤 신분증을 소지하고 셔틀버스에타면 된다.문의 파주시 농업기술센터 (031)940-4911∼9.파주시 홈페이지(city.paju.kyongggy.kr)파주 한만교기자 mghann@
  • 창동 샘표간장 공장부지 아파트 958가구 짓는다

    그동안 개발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던 도봉구 창동 샘표간장 공장부지가 아파트단지로 개발된다.도봉구는 30일 ㈜태영이 신청한 창동 647 일대 샘표간장 공장부지 3만2,233㎡에 대한 공동주택 건립신청을승인했다. 이곳에는 ㈜태영에서 32평형 아파트 15개동 958가구분을 지어 일반에 분양하게 된다.다음달 착공해 오는 2003년 준공할 예정이다. 심재억기자
  • [기고] 한국옷 베트남 특별전을 열고

    “유물이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베트남의 하노이에 전시회 준비를 위해 미리 가 있던 직원은 이렇게 다급한 목소리를 전화에 실어왔다.비행기의 수송 용량이 작아 파우치 편으로 보낸 유물이 방콕공항에 발이 묶였다는 것이다.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그동안 얼마나 어려운 고비를 많이 넘겼는데 또 이런 예기치 않던 일이 생기다니.개막식까지는 불과 3일,그리고 주말.목이 타들어 가는 긴장감 속에서 또 어렵게 한 고비를 넘겼다. 종전 25주년,정도(定都) 990주년을 맞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국립민속박물관과 한국복식문화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아름다운 한국 옷의 선과 미소’전은 계획 단계부터 이렇게 여러 사람의 애간장을 태웠다.사회주의 국가의 특성에 맞게 모든 전시내용을 사전 검열받아야 했다.한 걸음 나갈 때마다 어려움을 겪게 하는 현지 공무원들의 태도는 “나도 저런 것은 아닐까”하는 반성의 시간도 갖게 했다. 그러나 하얗게 뜬 눈으로 밤을 지샌 뒤 17일 열린 개막식장.전시장을 가득 메운 인파들,현지 언론들의 뜨거운 취재 열기,그리고 눈부시게 화사한 한복을 보며 찬사를 보내는 베트남 사람들의 축하와 격려 속에서 그동안의 조바심과 서운함이 눈 녹듯 사라졌다. 말이 쉬워‘문화교류전’이지 서로의 가슴을 열기가 얼마나 어려운일인가.전쟁으로 응어리진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들.아직 한번도‘한국’을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는 베트남인들에게 우리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한복에 실어 보냈고,그들의 화답은 기대 이상으로 순수하고 뜨거웠다.월남 파병 이후 30여년 동안의 기나긴 악연의고리가 한순간에 끊어지는 것 같았다. 문화는 물과 같은 것이 아닐까.조금씩 스며들어 흠뻑 취하는 정취가있는 것이 바로 문화이다.국제간 문화교류는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언제나 뒷전으로 밀리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그러나 특별전을 준비하면서 이제부터라도 씨를 뿌리는 농부의 심정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베트남 한복 전시회는 시작에 불과하다.이제는 우리에게 있어특별한 의미와 인연을 가진 나라들부터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는 작은 출발을 할 때라고 생각한다.사슴의 눈망울을 닮은 베트남 사람들과또 다른 의미 있는 만남을 기대한다. 宋 秀 根 민속박물관 섭외교육과장
  • 쌀쌀한 날 가족과 함께…”뜨끈한 우동 끝내줘요”

    그 모든 따뜻한 것들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쌀쌀한 바깥날씨에 움츠러들다보면 ‘국물이 끝내줘요’하는 CF와 함께 우동 생각이 절로 난다. 일본 국수요리는 도쿄를 비롯한 간토(關東)지방의 소바(메밀국수)와오사카를 중심으로한 간사이(關西)지방의 우동이 대표적이다.그래서소바와 우동을 함께 파는 국수집을 부르는 명칭도 간토에서는 소바야(屋),간사이에서는 우동야로 각각 다르다고. 우동의 맛과 이름은 곁들이는 재료에 따라 달라진다.별다른 웃기없이국물만 넣으면 가케우동,유부를 넣으면 기츠네우동, 새우 등의 튀김을 얹으면 덴뿌라우동,자잘한 튀김덩이를 넣으면 다누키우동이 된다. 프라자호텔 일식집 ‘고도부키’주방장 임홍식씨는 “국물은 보통 다시마,가다랑어를 말려 얇게 깎은 가츠오부시(가다랭이포)등을 끓여만들지만 멸치,또는 표고버섯과 야채만을 사용해도 괜찮다”며 형편에 맞게 재료를 쓰는 것도 나름의 맛을 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우선 찬물(1ℓ)에 다시마를 20×20cm 정도 넣고 중불에 올린 뒤 끓으면 불에서 내려 다시마를 건져내고 가츠오부시 20∼30g을 넣고 10분정도 지난 후 고운 채에 면보를 깔고 걸러낸다.이렇게 준비한 국물 4컵에 진간장 1큰술,소금 1작은술,청주 1큰술,맛술 1작은술을 섞어 끓이면 우동국물이 완성된다.국물이 너무 진해지지 않도록 모자라는 간은 소금으로 맞추고 단맛을 좋아하면 설탕을 약간 넣어도 된다. 반죽은 잘 치대어 차지게 만든 다음 뭉쳐서 10분 정도 숙성시킨다.이것을 여러 번 치대어 매끈하고 얇게 밀어 칼로 썬다(가정용 국수 뽑는 기계가 있다면 이를 사용하면 된다).면은 끓는 물에 10분 정도 삶은 뒤 면발을 하나 집어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보아 반대 손가락이 보일 정도로 투명하면 잘 삶아진 것이다.시판되는 생우동을 써도 되는데 끓인 뒤 재빨리 찬물에 식혀 매끈하게 잘 씻어내야 쫄깃하다. [냄비우동]■재료 우동면150g,새우(중)1마리,오징어20g,대합1마리,닭살40g,어묵20g,표고버섯1개,팽이버섯¼봉,배추40g,대파20g,무20g,당근20g,계란1개,두부30g,죽순15g■만들기 ①우동면은 끓는 물에 넣고 심이 없도록 잘 삶아서 쫄깃하게 씻어둔다 ②해물류(새우,갑오징어,대합,바닷가재)는 각각 알맞게손질하여 둔다 ③야채류와 버섯,기타재료들을 냄비에 썰어서 돌려 담고 해물류와 우동면을 곁들여서 국물을 붓고 끓기 시작하면 거품을제거한다.마지막으로 쑥갓을 넣어 낸다 [쇠고기우동]■재료 쇠고기(등심)100g,죽순15g,대파10g,팽이버섯15g,어묵15g,표고버섯20g,쑥갓,우동면 150g,■만들기 우동국물을 끓여서 얇게 썰어둔 쇠고기를 넣고 핏기가 없어지면 나머지 야채와 삶아둔 우동면을 넣고 살짝 끓으면 냄비에 담아낸다허윤주기자
  • ‘혹사 당하는 肝’ 당신을 노린다

    오는 20일은 세계 30여개국이 정한 첫 ‘세계 간의 날’.배의 오른쪽윗부분, 갈비뼈 밑에 위치한 럭비공 크기만한 간은 지혈에 필요한 응고인자와 수천가지의 효소를 만드는 생산공장일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 처리,혈당유지,호르몬 조절,제독작용을 하는 화학공장 역할을하는 중요한 장기다.그러나 통계청이 발표한 ‘99년 사망원인 통계결과’를 보면 40대와 50대에서 간질환이 각각 사망원인의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혹사당하고 있기도 하다.간질환의 종류와 예방,치료에대해 알아본다. ◆간질환 간염,간경변,간암으로 분류한다.급성 바이러스성 간염은 주로 A·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경우가 흔하며 C·E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생길 수도 있다.감염되면 보통 식욕부진,구토,피로,관절통,근육통,두통,인후염 등의 증상이 생긴다.황달이 시작되면 오른쪽 윗배가 아프거나 불편하게 느껴지고 부은 간이 만져진다.증상들은 보통수개월 후엔 회복된다.신체 활동은 가급적 제한하고 고칼로리 식사가좋다. 만성 간염이란 간의 염증과 파괴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질환.B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C형 간염바이러스와 알콜이 흔하다.피로감과 함께 황달이 계속되거나 가끔씩 나타난다.적절한 영양공급과 안정이 필요하며 주기적인 의사상담과 진찰,간기능 검사,초음파및 혈청 알파휘토단백(aFP)치의 추적이 필요하다.만성간염환자는 정기적인 초음파및 혈청 aFP검사로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간경변은 정상 간세포들이 파괴되고 간 조직의 양이 줄어드는 만성간 질환.B·C형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술에 의한 알콜성 간염이나 유전질환이 진행돼 생긴다.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계속 진행하면 식욕부진,메스꺼움,체중 감소,피부 가려움증,복수가 나타난다.치료는 무엇보다 원인 제거가 필수.알코올성 간염으로 인한 간경변 치료엔 금주와 적절한 식이가 필요하고 B·C형 바이러스성 만성간염에 의한 것은원인 바이러스 번식을 막아야 한다.복수,복막염,식도·위정맥류 출혈같은 합병증이 생기며 환자들이 실제로 고통을 받는 것은 합병증이므로 이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간암은 간을 이루고 있는 간세포에서 생겨난 악성 종양.간암의 발생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아직 없다.가능하면 조기발견을 위해 3개월 간격으로 혈청의 간암 수치변동과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가장 중요한 원인은 B·C형 간염바이러스의 감염.간경변증 환자는 단순만성 간염 환자보다 간암에 걸릴 확률이 3배 이상 높다.배 오른쪽 윗부분 통증과 종괴가 가장 흔한 증상.종양이 너무 크거나 여러개,다른장기로 퍼진 경우 수술이 불가능하다.초기 단계라도 간기능이 너무나쁘면 수술할 수 없다. ◆간질환의 최신치료법 최근 B형간염 치료를 위해 간염바이러스 증식과정의 일부를 차단하는 약제들이 임상에서 사용중이다.C형간염은 B형간염과 달리 바이러스를 없애는 약제를 개발하지 못한 상태.현재로서는 인터페론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를 함께 투여해치료효과를 높이는 게 권장되고 있다.간기능이 마비되는 간부전이 발생할 경우 간이식을 시행하거나 인공적으로 간장기능을 유지시키는방법이 있다.산 사람의 간 일부를 절제,이식하는 부분생체간이식의기술적 문제는 이미 많이 해결되었지만 간 제공자의 절대적 부족으로제약받고 있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의 간과 유전적 특징이같은 동물 간의 개발이 연구중이며 간세포이식 연구도 진행중이다. ◆간질환 예방수칙. ▲감염자의 혈액이나 분비물 등이 입안이나 상처부위에 닿는 것을 피한다▲간염예방접종을 한다▲건전한 성생활을 한다▲지나친 음주를삼간다▲약물 오·남용을 피한다▲간질환자나 애주가는 정기적인 간암검사를 한다▲과로및 스트레스를 피하고 적당히 쉰다. (도움말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백승운교수/연세의대신촌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한광협교수/서울대 내과 윤정환 교수)김성호기자 kimus@
  • [중국 명승지를 가다] 종교 본산 스촨성 청두

    [청두(成都) 김규환특파원] 중국 서부 스촨(四川)성의 성도(省都)청두(成都)에서 75㎞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칭청산(靑城山).해발 1,200여m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대나무 등 울창한 삼림으로 뒤덮여 사계절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다.상록과 한데 어우러진 아름다운 산세는아늑하고 포근한 느낌마저 주고 있어 누구나 한번쯤 머물며 ‘탈속(脫俗)’하고 싶어지는 곳이다. 이 산자수명한 칭청산이 바로 인간의 ‘불로불사’를 이루기 위해수도하는 중국 도교의 발상지이다.유교 및 불교와 함께 중국 3대 종교중의 하나인 도교는 신선(神仙)사상과 노자·장자의 숭배 등 다양한 사상과 요소들을 결합시킨 종교.서기 2세기 무렵 후한(後漢)의 장도릉(張道陵)이 창시,포교에 나섰다고 한다.신도들이 교단에 들어올때 쌀 다섯말을 바치도록 해 ‘오두미도(五斗米道)’라고도 불려졌다.장도릉은 기도를 통해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며 교세를 확장했지만,4대손인 장각(張角)은 농민 반란을 일으켰다.이때 반란군들이 머리에 누런 띠를 둘렀다고 해서 ‘황건적(黃巾賊)의 난’이라고 한다. 칭청산에는 한때 70개에 이르는 도교사원(도관)이 있었을 정도로 번창했으나,지금은 30여개만 남아 있다.이중 장도릉이 도를 닦았다는톈스둥(天師洞)과 상칭꿍(上淸宮),위칭꿍(玉淸宮),차오양둥(朝陽洞),젠푸꿍(建福宮),위안밍꿍(圓明宮) 등이 대표적인 도교사원으로 꼽히고 있다. 스촨성에는 칭청산과 함께 불교의 명산으로 널리 알려진 어메이산(峨眉山)이 자리잡고 있다.어메이산은 당대(唐代)까지 도교의 주요 거점지역으로 도교사원이 많았으나,도교가 쇠퇴하면서 불교세력권으로편입됐다.산시(山西)성의 우타이산(五臺山),저장(浙江)성의 톈타이산(天台山)과 더불어 중국 불교의 3대 ‘영장’으로 불리고 있다. 어메이산은 특히 기이한 경치가 네군데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첫번째가 아미산 정상에 오르면 해가 발밑 아래에서 올라오는 일출이다.두번째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산 정상에서 생기는 일종의 무지개인 불광(佛光),혹은 광배(光背)현상이다.세번째는 구름과 안개가 뒤섞이는 운해(雲海).때에 따라서는 티베트의 산들이 운해 저쪽으로 보이기도 한다.마지막으로 밤이 되면 도깨비불 천지가 될 정도로 인(燐)이 든 광석이 풍부하다.어메이산을 내려와 민장(岷江)을 따라 30㎞쯤 내려가면 러산(樂山)이 나온다.러산은 “천하의 산수경관은 스촨에 있고,스촨의 경관은 러산에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주변 풍광이 빼어나다.주변의 풍광을 감상하다가 동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링윈산(凌雲山)이 보인다.이 링윈산 기슭에는 벼랑의 거대한 돌을 깎아만든 미륵보살좌상이 하나 있다.세계 최대의 석각 대불인 러산다푸어(樂山大佛)이다. 당나라 개원초인 서기 713년부터 파기 시작해 100년 가까운 세월이걸려 정원(貞元)19년인 808년에 완성됐다고 한다.다푸어의 높이는 71m,머리 부위의 지름이 10m,어깨 넓이가 28m나 되는 실로 거대한 불상이다.러산다푸어의 위쪽에는 다푸어스(大佛寺)가 있다. 스촨성은 ‘종교의 본산’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토지가 비옥하고 물산이 매우 풍부해 중국을 모두 먹여 살리고 있다는 뜻의 ‘천부지국(天府之國)’이라고도 불리고 있다.비옥하고 광활한스촨평야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처음부터 천부지국은 아니었다.오히려 창장(長江·양쯔강)을 끼고 있어 상습적인 홍수피해 다발지역이었다. 황무지나 다름없던 스촨성 일대가 천부지국으로 된 것은 2,200여년전 전국시대 진소왕(秦昭王) 때 촉의 태수였던 이빙이 치수관개 사업을 벌인 덕분이다.이빙은 그의 아들과 함께 강 한복판에 진캉디(金剛堤)라는 인공 섬을 만들어 물줄기를 내강·외강으로 분류, 자연스럽게 물흐름을 약하게 만들었다.내·외강으로 나뉘어진 물을 다시 기하급수적으로 분리,모두 500여갈래의 인공강을 만들어 홍수피해를 없앰으로써 스촨성 일대를 천부지국으로 탈바꿈시켰다는 것이다.청두시의 서북쪽 50여㎞에 있는 두장얀(都江堰)이 그곳이다.두장얀은 지금까지도 1억에 가까운 스촨성 일대 농민들의 젖줄이 되고 있다.인공섬안에 이빙 부자의 뜻을 기리는 푸룽관(伏龍觀)이 건립돼 있는것도 이때문이다. 스촨의 역사를 말할 때 삼국지에 등장하는 제갈량을 빼놓고는 얘기를 할 수 없다.청두시 남쪽 외곽의 울창한 떡갈나무숲속에 제갈량을 기리는 ‘우호우츠(武侯祠)’라는 사당이 있다.제갈량이 살아 있을때 무향후(武鄕侯)에 봉해진 덕분에 무후라고 한다.우호우츠는 군주와 신하를 합묘한 매우 희귀한 형식.대문·이문(二門)·유비전·과청(過廳)·제갈량전 등 5중으로 돼 있다. 유비전에는 3m 짜리의 유비상이 서 있고,제갈량전에는 공명(孔明)과 그의 자손인 금니(金泥)상이 있다.제갈량전을 나와 동서쪽으로 가면 편전이 나온다.편전의 동쪽에는 관우 부자와 주창(周倉) 등이,서쪽에는 장비 자손 3대의 상이 있다.원래 이곳은 공명이 군주로 모신 유비의 묘였다.문 앞에는 지금도 ‘한소열제(漢昭烈帝·유비의 시호)’라고 붙어 있으나,스촨 사람들은 여전히 ‘우호우츠’로 부르고 있다.제갈량의 인기가 유비보다 높은 셈이다.항공편은 서울∼청두간 직항노선이 개설돼 있지 않아 서울∼충칭∼청두 노선이나 서울∼베이징(北京)∼청두 노선 등을 이용해야 한다. khkim@. * 스촨성 대표적 먹거리. [청두(成都) 김규환특파원] 중국에서는 구이저우(貴州) 사람들은 ‘매운것을 겁내지 않고’,스촨(四川)사람들은 ‘맵지 않은것을 두려워한다’는 말이 있다.그만큼 스촨성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즐겨먹는다는 얘기다.스촨성은 티베트에 가깝고 바다와는 멀리 떨어져 더위와 추위의 기온차가 심한 지역이 많아,식욕을 돋구기 위해 마늘·파·고추 등을 많이 넣은 매운 요리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4대 요리중 하나인 스촨요리가 무조건 매운 것은 아니다.물론 매운 맛이 기본이고 짠맛,단맛,쓴맛,시큼한 맛,고소한 맛,향기로운 맛 등 7가지 맛이 무지개처럼 한데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대표적인 스촨요리로는 마파토푸(馬婆豆腐)·후이꿔로우(回鍋肉)·꿍바오지딩(宮保鷄丁)·위샹로스(魚香肉絲) 등이 있다.요리의 대부분은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도 잘맞아 즐길 수 있다. 한국 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마파토푸는 뜨겁고 맵고 얼얼하며,연하고 향기로운 맛이다.기름으로 끓인 고기가루에 두부,콩을 발효시킨 것,두부장,고추가루 등을 함께 넣어 볶은 뒤 나중에 다시 고추가루를 뿌려 먹는 요리이다.후이꿔로우는 돼지 삼겹살에마늘쫑·마늘·양파 등 야채를 썰어 넣고 간장과 식초로 간을 맞춰 볶는 요리.제육볶음과 매우 비슷하다. 꿍바오지딩은 닭고기와 땅콩·고추·양파·생강 등을 조미용 술·간장·설탕·식초 등으로 맛을 내어 볶은 요리이다.위샹로스는 음식 이름에 물고기 향이라는 말이 들어 있으니 물고기가 들어갈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다. 돼지고기를 실처럼 가늘게 썰어 죽순·버섯·파·생강 등 야채와 식초·소금·간장·고추기름·설탕을 넣어 볶다가 육수와 전분으로 걸쭉하게 마무리한다.이 요리는 스촨요리 가운데 드물게도 맵지 않아매운 것을 싫어하는 서양 사람들이 즐기는 요리이다.
  • 朴槿惠부총재 永川 연설회 불참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부총재가 12일 경북 영천시장 보궐선거 정당연설회에도 불참해 조규채(曺圭彩·59·영천시 선거관리위원)후보는 물론 당 지도부의 애간장을 태웠다. 박부총재측은 이날 증인채택 여부를 표결처리키로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와 본회의 참석을 불참 이유로 댔다. 하지만 박부총재의 진짜불참 이유는 딴 데 있다.조후보가 10·26 사태의 주역이었던 김재규(金載圭) 전 중앙정보부장의 ‘비서관’ 출신이라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다.박부총재의 측근들도 이를 숨기지 않는다. 박부총재는 조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자신이 나서주기를 바라는 당내 기대감과 10·26 사태의 ‘구원(舊怨)’ 사이에서 고심했던 것으로전해지고 있다. 조후보는 김전중정부장이 건설부장관 시절 비서관으로 특채됐다가중정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중정 제3협력과장과 비서실 차장을 거쳤다. 조후보는 보선 열기가 오르면서 지난 10일 선대(先代)부터의 인연으로 김전부장을 측근에서 보필하기는 했지만 10·26 사태와는 아무런연관이 없었음을 강조하며 ‘악연’을털어주기를 바라는 팩스서신을 박부총재에게 보냈으나 그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유형준의 건강교실] 술에 다치지 않는 법

    ‘물에 빠져 죽은 사람보다 술에 빠져 죽은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이 말의 뜻을 잘 알면서도 술,즉 알콜의 해독을 번연히 알면서도술을 마시되 건강을 해치지 않는 방도를 밝혀달라니 이는 ‘목욕탕에 들어가면서 몸에 물 안 묻게 해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먼저 속이 안 좋을 때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술을 피해야 한다.위장기능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구역질을 해가며 위장약을 먹으면서까지 알콜을 대하는 것은 금물이다.빈속에 술을 마시는 것도 안 된다. 빈속의 술은 급속히 흡수되어 온몸에 퍼져 참된 술의 향기와 맛을 잃게 하고 위점막도 망가뜨린다.음식물을 섭취하고 나서 서서히 술을마셔야 한다.술은 속 빈 열량이다.칼로리는 있지만 영양소는 없다.따라서 반드시 넉넉하고 고른 안주를 곁들여야 한다.특히 술 속엔 없는 비타민,미네랄의 보충을 위해 싱싱한 야채,과일의 섭취는 필수다. 그러나 기름기가 많은 안주를 먹어야 술에 덜 취하고 위도 덜 상한다는 말은 낭설이다.고지방 안주는 비만증만 만들어낼 뿐이다.고르고 다양한 식품을 안주로 선택해야 한다.굳이 실제적 요령을 짚으면 ‘술 한 잔에 안주 한 점’이다. ‘해장술’을 마시러 간다는 말을 많이 한다.우매한 일이다.과음후의 두통과 괴로움을 씻기 위해 해장술을 마시는 것은 어처구니없는일이다.꺼져가는 불이 내는 연기가 싫어 땔감을 대어 불을 키우는 것과 흡사하다. 술을 마시기 전 또는 도중에 드링크류나 위장약,간장약을 먹는 것을 종종 본다.이 또한 어리석은 일이다.술에 덜 취한다거나 위에 좋다거나 간에 도움이 된다는 해석들은 심리적 위안일 뿐이다.한강에 물감 한 방울 떨구어 놓고 한강 물을 물들여 놓았다고 우기는 격이다. 알콜을 대사시키기 바쁜 간에 약물까지 우겨넣음은 더 큰 부담이 될뿐이다. 음주 후에 따뜻한 목욕,휴식,충분한 식사는 도움이 된다.푹 자고 순한 음식을 넉넉히 먹는 것이 최고의 숙취 해소 방법이다.취한 상태로 땀을 내면 좋다고 뛰고 달리는 것을 숙취 해소의 방법으로 믿고 있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간을 혹사시킨 만큼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상 몇 가지 건강 음주 요령을 알아보았다.어느 것 하나도 적당히마시는 것보다 나은 것은 없다. 역시 어떻게 적당히 마시는가를 일러 줄 수는 있어도 어떻게 몸 상하지 않고 많이 마실 수 있는가를 알려줄 수는 없다.자,술을 자제할 줄 아는 이들만 이 글을 읽었으리라 믿으며 이만 글을 맺는다. 유형준 한림대의대 부속 한강성심병원 내과.
  • [북한에서 만난 사람](4)평양옥류관 의뢰원 조장 김영희씨

    평양의 대동강변에 자리잡은 옥류관.지난 60년 8월13일 문을 연 북한 최초의 대규모 음식점이다.이곳에서 의뢰원(안내원) 조장으로 일하는 김영희씨(35). “겨자 식초 간장만으로 훌륭한 맛을 냅니다”. 남측 손님을 만나자 평양냉면(찬국수)의 특징은 순메밀로 만든 쫄깃한 면발과 깔끔하고 산뜻한 맛이라고 평양냉면 자랑부터 시작했다. 평양냉면을 맛있게 먹는 데는 비결이 따로 있다고 말을 이어갔다.일단 고명을 옆으로 젖혀놓고 면발에 식초를 치고 잘 섞은 후 전체를휘젓는다.그런 다음 기호에 맞게 간장 겨자 식초를 곁들여야 본래의진미를 느낄 수있다고 했다. 기본반찬은 삶은 낙지(북한에서는 오징어를 낙지로 부른다),청포깨정무침,녹두지짐,닭강냉이볶음 등.육수는 꿩·소·돼지·닭고기를 쓰고 꿩완자를 동동 띄운다. “귀한 음식이기 때문에 왕앞에 내던 놋그릇을 사용합니다” 한그릇은 200g.이곳에서는 냉면을 그램단위로 판매한다.가격은 15원.우리돈으로 8,000원정도.면을 추가를 원할 때도 200g,100g 등으로주문한다. “남측 손님들이 맛있다고 칭찬할 때 가장 기쁩니다” 김씨는 그동안 방문했던 남측 손님 중 한자리에서 무려 10그릇까지먹은 사람도 있다고 귀띔해줬다.유럽쪽 사람들도 신기해 하며 맛있어 한단다.특히 프랑스인들은 ‘원더풀’을 연발한다고. 옥류관은 300석 규모의 연회석 1개를 비롯해 30여개의 방으로 손님을 맞는다.주로 당 간부들의 연회나 외국인 접대장소로 사용된다.지난 6월 이곳을 방문했던 김대중 대통령은 김일성 주석의 전용방을 사용했다고 했다. 94년 김일성 사망한 후 한번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던 방이었다. 그러나 귀한 손님들이기 때문에 특별히 이 방으로 모셨다는 것. 평양의 옥류관에는 의뢰원만 100여명이며 공훈 요리사 30여명 등 300여명이 일하고 있었다. 최희주 기자 pearl@sportsseoul.com
  • 장애인올림픽 휠체어농구단 필승 기원

    시드니올림픽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3일 오전 9시30분 서울 도봉구 창동과 경기도 이천을 잇는 국도 100㎞ 구간에서는 장애인올림픽농구대표팀을 후원하는 ‘자전거 릴레이’가 펼쳐졌다. 이날 행사는 ㈜샘표식품이 ‘범국민 자전거 생활진흥회’,‘자전거타기 운동연합’과 공동으로 오는 18∼29일 시드니 장애인올림픽에참가할 휠체어농구단을 지원하기 위해 개최했다. 이날 행사중 하나인 ‘사랑의 두바퀴 대행진’에는 인기그룹 ‘Y2K’와 ‘태사자’,개그맨 김종석씨,가수 김흥국씨를 비롯한 연예인과시민 등 350여명이 동참했다. 특히 43번 국도에 있는 ‘삼성판넬’에서 에버랜드까지의 14㎞구간을 ‘사랑의 존’으로 명명,연예계·스포츠 스타-휠체어농구단 각 1명씩과 일반인-시각장애인 각 1명씩 조(組)를 편성,각각 10팀씩 특수 제작한 2인용 자전거로 우정의 레이스를 펼쳤다. 샘표식품은 지난 8월 말 창동공장을 이천으로 옮겨 대지 6만2,000평인 동양 최대의 간장공장으로 재탄생하게 된 날을 기념해 행사를 기획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연예인 등은 출연료를 받았으나 이를 다시 행사 주최측인 샘표식품에 되돌려 줬고,샘표식품은 이를 포함해 1,000만원을 휠체어농구단에 후원금으로 기탁했다. 샘표식품은 지난 59년 서울 충무로 4가에 있던 공장을 창동으로 이전,41년 동안 모두 12억ℓ의 간장을 생산했다.87년에는 날로 증가하는 국내외 소비량을 충당하기 위해 이천에 공장을 신설한 데 이어 이번에 창동공장 시설을 그대로 이전,연간 7,650만ℓ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장애인들의 경연에 대한국민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2,000여명이 참가하는 장애인올림픽과 ‘2000년에는 이천으로’라는 회사 슬로건이 맞아 떨어져 이번 행사를 치르게 됐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李會昌총재 장외집회 “성숙한 지도자 모습과 거리” 비판

    한나라당이 지난달 4일 인천에 이은 서울·부산·대구 등 4차례의장외집회 끝에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장외집회를 계속 하는데 대해 국민 여론이 악화되고 있고,당내에서도 ‘무조건 등원’이라는 복병을 만났기 때문이다.게다가 대구집회이후에는 당내 대다수의 의견이 원내외 병행투쟁으로 쏠리고 있어 더이상 장외투쟁만 강행할 수 없는 처지다. 비단 당내 여론이 아니더라도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지난 한달간장외투쟁을 통해 야당 총재의 강성 이미지를 부각시킨 반면 성숙한정치지도자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衆論)이다. 잇따른 장외투쟁을 통해 원내 제1당 총재로서 ‘존재’와 ‘힘’을과시한 점은 이총재의 정치적 성과물로 여겨진다.이총재 주변에서는집회 초반부터 “이번 투쟁을 계기로 원칙과 법치를 중시하는 이총재의 리더십을 확고하게 세우고,‘반(反)DJ’ 정서를 결집시키겠다”고단단히 별렀다. 그러나 똑같은 이유로 당내 비주류쪽에서는 이번 장외집회가 이총재의 정치적 외연(外延)을 넓히는 데만 활용됐다며 떨떠름하게여기는분위기다. 이같은 비주류의 ‘반란’ 기류는 박근혜(朴槿惠)부총재와 김덕룡(金德龍)의원 등의 대구집회 불참(9월 29일),비주류 4인방의 등원 촉구 모임(9월 22일) 등으로 표면화됐다.등원론 확산으로 마지막 대구집회 불참자는 19명에 이르는 등 참여율이 가장 저조했다.공무 등으로 외유중인 의원 10여명 말고도 박근혜·김덕룡·박종웅(朴鍾雄)·조정무(曺正茂)의원 등이 불참했다. 또 박부총재와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이 장외투쟁을 놓고 회의석상에서 얼굴을 붉히며 설전을 벌이자,이총재가 박부총재를 옆에 두고강경파인 김총장을 두둔하는 등 주류-비주류간 감정싸움은 한계점에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장외투쟁이 이총재의 독주에 숨죽이던 비주류에게 구체적인 연대의 가시화 등 입지 모색의 길을 열어준 셈이다.이는 차기 대선을앞둔 당내 역학관계와 맞물려 적잖은 후유증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박찬구기자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5)낯선 땅에서

    *제주도 '톨냉국'은 차디찬 바다 마시는 느낌. 고등학교 적에 무전여행 길로 제주도를 처음 갔는데,목포에서 연락선을 타고 밤새껏 멀미에 시달리면서 제주해협을 건너 새벽녘에야 먼바다 저편에 섬이 나타나던 것이 생각난다.물 위에 떠 있는 삿갓 같은 땅이라던 말을 들은 게 틀리지 않아 보였다.섬 전체가 한라산이라 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수평선을 기준으로 바라보면 세모꼴의산만 보인다.정상에서부터 비탈을 따라 바닷가에 이르기까지 목초지와 중산간 마을과 경작지와 읍내와 맨 아랫쪽에 해변 어촌이 있는 셈이다.섬 전체가 화산이라 바위와 돌과 흙과 나무며 풀이며 꽃이며가육지와 전혀 달라서 다른 나라에 온 것만 같다. 나는 그 뒤로 아마도 전라도로 내려가 있던 칠십년대 무렵부터 그곳젊은이들과 인연이 생겨서 한 해에 한 두차례씩은 드나들었다.어느해에는 몸이 좋지 않아서 겨울 한철을 요양하며 보낸 적도 있었고,팔십년에 광주에서 참사가 벌어진 뒤에는 일년 반쯤을 제주도에서 ‘귀양살이’를 했다.가족과 떨어져 나 혼자 장 보고 취사하고 아니면 이곳 저곳 먹을 만한 것들을 찾아서 골목과 시장 어귀를 드나들었으니이 고장의 맛에 대하여는 고향처럼 잘 아는 사람이 되었다.그뿐만 아니라 여기서 문화패와 소극장을 만들고 민란을 중심으로한 향토사나무속이나 민요를 조사하는 연구소를 구성하고 하는 동안에 가까운 후배들이 많이 생겼다.그래서는 관광객들이 다니지 않는 작은 본바닥술집이나 기이한 음식점들을 알게 되고 명절 때면 그들의 집에 놀러가서 낯선 음식도 먹어보게 되었다.그들은 이제 제주 사회의 중추가되어 있다. 술꾼들에게는 아침 속풀이 음식이 우선이니 먼저 국 이야기를 해야겠다.여기서는 해물이며 푸성귀며가 모두 집 주위에서 얻은 싱싱한 것들이라 양념이 귀하기도 했겠지만 별다른 맛을 내려고 애달캐달 하지 않아도 원초적인 맛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육지에서처럼 고기나멸치로 다시를 내어 국을 끓이는 법이 없고 싱싱한 해물을 무나 채소와 함께 끓여서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할 뿐이다.처음에 갈치로 끓인 미역국을 보고 속으로 조금 놀란적이 있었지만 나중에는 맛을 들이게 되었다.갈치와 단호박을 넣어 국을 끓이기도 하고 무를 넣기도한다. 제주도를 다녀간 신혼부부들이 거의 다 아침거리로 먹게 되는 ‘해물 뚝배기’는 사실은 해물을 넣고 된장에 끓이는 제주도의 몇가지 아침 속풀이가 합쳐진 것이다.보말(고동의 일종),구쟁기(소라),오분재기(작은 전복의 일종),조개,성게알 등속의 어패류로 각기 시원한 된장국을 끓이는데 이를 종합하여 개발해낸 것이 해물 뚝배기라고 할수 있다. 내가 맛을 들인 속풀이로는 ‘몸’ 국이 있다.몸은 파래,톳,감태 따위처럼 해초인데 비교하자면 전라도 남해안의 매생이처럼 가늘고 여린 해초다.제주에서는 예로부터 형편상 쌀 대신에 잡곡이 주식이었다.보리나 조팝을 주로 먹었고 이밥은 일년에 한 두 번 명절이나 제사때에 먹어서 지금도 쌀밥을 고운 밥이라 하여 ‘곤밥’이라고 부를정도다.고기도 쇠고기는 드물고 돼지고기를 위주로 경조사에 쓴다.돼지고기 음식이 많기도 하지만 먼저 몸국은 돼지의 ‘족잡뼈’라고 하는 갈비 옆의 가느다란 뼈를 오랫동안 푹 끓여서 국물을낸다. 흔히 여기 식의 순대를 만들 때에 몸국도 끓이게 되는데 순대도 육지와는 달라서 속에 돼지 피와 보릿가루를 넣는다.몸국은 돼지의 작은창자와 막장을 썰어 넣고 돼지뼈 우려낸 국물에 해초인 몸을 넣고 끓이는데 술국으로 그만이다. 옥돔으로 끓이는 ‘오토미 국’이 있다.몸이 붉으스레 하고 머리가둥글게 혹이 튀어나온 듯한 옥도미를 귀하게 여겨 제주 사람들은 이것만을 생선이라고 부르고 다른 것들은 제 이름을 부른다.따라서 오토미국은 그저 생선국으로 불려지기도 한다.옥돔을 간하여 말린 것이 관광객들에게 팔려 나가기 시작하면서 육지에서는 영광굴비에 버금가는 비싼 생선이 되어 있다.옥도미를 굽고 지지고 튀겨 먹기도 하지만,미역국에 넣거나 무를 넣어 담백하게 끓이기도 한다.심지어는 싱싱한 고등어를 토막 쳐서 어린 배추를 넣어 국도 끓인다. 여름철 ‘톨냉국’은 맑고 차디찬 바다 그 자체를 마시는 듯한 느낌이 든다.톨은 육지에서 톳이라고 부르는 해초를 말한다.톳을 물에 담가 불려서 풋고추며 부추와 가늘게 썬 오징어를 갖은 양념하여 버무린 뒤에 찬 생수를 부어 낸다. 제주 사람들이 즐겨 먹는 것으로 돼지고기와 함께 ‘자리’를 빼놓을 수가 없다.자리는 오분재기처럼 이 고장 특산의 이름이라 타관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 도미 새끼의 일종이라고 설명을 하지만,자리나오분재기는 도미와 전복과는 생김새가 비슷할 뿐 전혀 다른 종족이다. 그렇기는 하여도 어른 손바닥 반 만한 크기의 자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영락없는 도미의 생김새다.그래서 육지 사람들을 위해서도 ‘자리돔’이라는 다른 이름이 있을 정도다.자리는 비늘을 긁어내고 어슷어슷 썰어서 된장과 깻잎에 싸서 먹고 초장에 찍어 강회로 먹기도 하지만,머리와 꼬리를 자르고 칼로 다져서 부추,미나리,깻잎,풋고추,오이,등속에 된장 고추장과 갖은 양념을 하여 생수를 부어 얼음을 띄운 ‘자리 물회’를 만들어 먹는다.토속대로 하자면 머리와 꼬리도 자르지 않고 간간히 뼈가 씹힐 정도로 칼로 난도질을 쳐서 산초 잎을넣어야 한다.제주에서는 모든 어패류가 싱싱한 횟감이라서 일일이 거들 수가 없지만 전라도나 충청도 지방의 홍어 무침이나 찜처럼 가오리를 양념에 버무려 경조사에 낸다. 덥고 습한 지방이라 요새처럼 냉동이 안되던 시절부터 제주의 음식은 끓이고 조리지 않으면 소금으로 짜게 절여 두었다.바람이 거세지고추워져서 바다에 나갈 수 없는 겨울철에는 ‘촐레’가 맞춤한 밑반찬이 되었다.보리밥과 조밥이 꺽꺽해서 잘 넘어가지 않을 적에 비리고간간한 반찬으로 ‘촐레’를 해먹는다.소금에 절인 자리젓을 뚝배기에 오랫동안 졸여서 국물이 된 것이 촐레인데 채소와 곁들여서 먹는다.고등어를 소금에 진하게 간하여 독에 두었다가 겨울철에 꺼내어물에 담가 소금기를 빼고 나서 뚝배기에다 무를 넣고 오래 조려서 먹기도 한다.이런 건건이들이 모두 거친 잡곡을 먹는데 입맛을 돋우기때문이란다. 제주의 돼지를 말하자면 꼭 떠오르는 일이 있다.칠십년대 말인가 민속조사를 하던 학생들 몇 사람과 아직은 민속촌이 되기 전이던 성읍마을에서 민박을 한 적이 있었다.지금은 관광객들의 볼거리로 변하여 모두 사라져버렸지만 그때만 하여도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받아 물을모으는 독이며 뒷간이 예전 그대로였다.아침에 뒷간이 어디냐고물으니 주인 아줌마는 빙그레 웃을 듯 말 듯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집 뒤꼍으로 돌아가 보라고 손짓해 준다.그래서 집 모퉁이를 돌아가보니 앞에 판자를 얼기설기 가로지른 돼지우리가 보인다.그때 내가무엇과 마주쳤겠는가.울타리 사이로 하얀 털이 숭숭한 주둥이와 함께 영리하게 반짝이는 돼지의 눈과 마주쳤다.어쩐지 이건 돼지가 아니라 무슨 유인원이나 개처럼 영리하게 보이는 귀염성 있는 돼지의 눈이었다.제주도 토종 돼지는 그 지방 특산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육지에서 우리의 토종돼지가 수입종 때문에 거의 멸종하는 동안에 그나마 벽지라서 종을 보존한 그것이다.몸집이 다른 돼지들 보다 조금 자그마하고 멧돼지 같이 검은 털이 부스스하며 주둥이가 조금 흰 편이다. 제주에서는 이것을 ‘돋통시’(똥돼지)라고 부른다.그것 참 인상이영리한 돼지도 있다고만 여기고 아무 생각없이 울타리 옆에 붙은 변소로 들어갔다. 황석영.
  • [여성 선언] 밥상인권

    우리네 밥상을 보면 아줌마 인권 수위가 어느 만큼인지를 대번에 알수 있다. 아줌마 손 끝에서 마지막 에너지까지 짜내 버리는,인정머리없는 밥상문화! 아무리 없는 집 상차림이라도 수저, 젓가락, 물컵 등까지 주욱 대령하자면….게다가 밥상엔 웬 그릇들이 그리도 많은지. 간장종지,국그릇,밥그릇,찌개냄비,김치사발,나물접시,멸치볶음 등…. 요즘같은 무더위엔 상 차리다가 땀으로 범벅되기 십상이다.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갔을 때 그들의 ‘소식주의’에 놀랐다.잼과버터와 빵 한 조각,따뜻한 커피 한 잔이면 한끼 식사로 충분했다.그리고 접시 하나면 그 모든 것을 다 담을 수 있었다.정찬이래봐야,유럽에서 정찬을 먹은 적은 없고…영화에서 보면 큰 접시를 가운데 놓고 식구들이 주욱 한 수저씩 제 손으로 덜어다 먹지 않던가.우리는떡하니 앉아서 밥상받고 앉아 짜다 맵다 투정에다가 밥 먹고 나서 숭늉까지 찾으니….정말 고귀하신 인종들이다. 연년생 아이를 키우던 선배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지금은 아이들이커 초등하교 고학년이 되었지만,그 아이들이한 살,두 살일 때 그 언니의 삶은 거의 환상이었다. 모닝빵을 한 손에 들고 우적우적 씹어먹으면서,아이 하나는 포대기로 업고,한 손으로 애 밥먹이고….남편이란 사람은 그 와중에도 국 따로,밥 따로,반찬 따로인 예의 그 밥상을앉아서 받아먹었다. 얼마전 회사근처 구내식당의 식판에 밥을 받아먹으며 문득 떠오른생각. “그래.집에서도 식판에 밥을 먹으면 되겠군” 그날 이후 집에서 제일 큰 접시에 밥,김치,나물,콩자반 등을 담고먹는다.국이나 한 그릇 따로 뜨고.설거지도 줄고,그렇게 간편할 수가없다. 하지만 줄줄이 시집식구에,눈치볼 사람들 모시고 사는 아줌마가 어느날 갑자기 저녁밥을 식판에 담아 내온다면….“너 미쳤냐” 할 거다.아마 식판을 사용하자고 ‘건의’한다고 해도 “그래! 좋은 생각이야!”하며 순순히 받아들일 멋진 가족이 얼마나 될지…. 내가 사무실에서 식판이야기를 꺼냈더니 몇몇 아줌마들이 집에서 써본 방법들을 소개해주었다. “식판을 사지 말고요,애들이 먹는 그 예쁜 그릇 있죠?(칸이 나뉘어있는) 그걸로 써보세요.우리 남편은 그거 너무 좋아해.아기랑 똑같은걸로 밥먹으면서.하하!” “집에서 제일 예쁘고 큰 접시에 밥,반찬,야채…같이 담아서 먹어요” “우리 남편은 이쁜 접시에 담아 주니까 좋아하던데?” 그리고 한 아줌마가 말하기를,복잡한 밥상 차리기를 그만두고 접시하나로 한 식구 먹거리를 담아내기 시작하면서,남편이 상 차리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사실 여자,남자 할 것 없이 지금처럼 매끼니를 정찬으로 차려 먹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부담스런 노동이다.게다가 경제적 손실,환경피해도 만만치 않다.이 사람 저 사람집적거리던 반찬을 버려야 할 때가 많고,그릇 가짓수가 많으면 설거지하면서 세제와 물을 사용하는 양도 많아질 테니까. 식구들 중 오직 한 사람(아줌마)만이 밥을 짓고,밥상을 차리고,밥상을 치우는,먹고 사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불평등 노동을 접시 한 개,식판 하나에서부터 바꿀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어릴 적부터,자기 접시에 자기가 먹을 밥과 반찬을 덜고,다 먹은 접시를 헹구면서성장한 아이는 밥상 차리는 수고로움을 구경하며 앉아 있지만은 않을거다. 아내와 함께 접시에 밥을 덜어 먹는 남편은 가사노동이 남의 일이며,자신은 대접만 받으며 사는 사람이 아님을 몸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 못지 않게 힘든 일이 있다.그건 일상을 바꾸는 일이다.그건,열 두가지 그릇 대신 ‘식판’으로 밥상을 차릴 수있느냐의 문제이다. ◇ @zooma 편집장 이 숙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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