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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6년 만에 폐역 앞둔 군위 화본역…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인기몰이

    86년 만에 폐역 앞둔 군위 화본역…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인기몰이

    누리꾼들에 의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선정된 대구 군위 화본역이 올해 말 폐역을 앞두고 인기몰이 중이다. 8일 군위군 등에 따르면 군위 산성면 화본리 화본역은 중앙선 복선화에 따른 선로 이설로 인해 올해 말 영업을 중단할 예정이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38년 2월 중앙선 보통역으로 출발한 이래 86년여만이다. 화본역은 지금도 1930년대 간이역의 전형적인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며 하루 여섯 차례(상·하행선 각 세 차례) 승객이 타고 내리는 간이역이다. 화본역을 대표하는 것은 철로 옆에 우뚝 선 급수탑이다. 높이 28m의 이 급수탑은 1950년대까지 석탄을 싣고 다니던 증기기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만든 물 저장 탱크다. 대합실 안으로 들어서면 옛날 역무원들이 쓰던 모자와 깃발 등 낡은 소품들이 전시돼 있다. 화본역의 옛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들도 벽을 채우고 있다. 객차를 개조한 카페에서는 차를 마시며 오붓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런 화본역에 올 들어 방문객이 몰려들고 있다. 평일 100~150명, 주말·휴일 500~600명 정도라는 것. 전국의 사진 동호인과 철도동우회, 사진작가들도 적잖게 찾아오고 있다. 이 때문에 주말·휴일이면 역 주변 맛집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화본역 관계자는 “한적한 간이역에 방문객이 크게 몰리면서 마치 대도시 기차역처럼 북적이고 있다”면서 “폐역 소식에는 모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다”고 했다. 화본역은 올해 한국관광공사 선정 2월 가볼 만한 곳에 이름을 올렸으며 JTBC 주말 드라마 ‘닥터슬럼프’, 영화 ‘리틀 포레스터’ 등 드라마·영화 등을 통해 전국에 소개되기도 했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기차가 아니면 접근이 쉽지 않은 깊은 산 속 간이역이었던 화본역이 지금은 수려한 주변 경관과 잘 어울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인기가 높다”면서 “폐역 이후에도 역사의 원형을 잘 유지하면서 일대를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폐역 앞두고 인기몰이 중인 대구 군위 화본역…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명성

    폐역 앞두고 인기몰이 중인 대구 군위 화본역…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명성

    누리꾼들에 의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선정된 대구 군위 화본역이 올해 연말 폐역(廢驛)을 앞두고 인기몰이 중이다. 8일 군위군 등에 따르면 군위 산성면 화본리 화본역은 중앙선 복선화에 따른 선로 이설로 인해 올해 연말 폐역될 예정이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38년 2월 중앙선 보통역으로 출발한 이래 86년 여만 이다. 화본역은 지금도 1930년대 간이역의 전형적인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여전히 하루 여섯 차례(상·하행선 각 세 차례) 승객이 타고 내리는 간이역이다. 화본역을 대표하는 것은 철로 옆에 우뚝 선 급수탑이다. 높이 28m의 이 급수탑은 1950년대까지 석탄을 싣고 다니던 증기기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만든 물 저장 탱크다. 역 대합실 안으로 들어서면 그 옛날 역무원들이 쓰던 모자와 깃발 등 낡은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화본역의 옛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들도 벽을 채우고 있다. 객차를 개조한 카페에서는 차를 마시며 오붓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런 화본역에 올 들어 방문객이 몰려 들고 있다. 평일 100~150명, 주말·휴일 500~600명 정도라는 것. 전국의 사진 동호인과 철도동우회, 사진작가들도 적지않게 찾아오고 있다. 때문에 주말·휴일이면 역 주변 맛집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펼쳐치고 있다. 화본역 관계자는 “한적한 간이역에 방문객이 크게 몰리면서 마치 대도시 기차역처럼 북적이고 있다”면서 “폐역 소식에는 모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다”고 했다. 화본역은 올해 한국관광공사 선정 2월 가볼 만한 곳에 이름을 올렸으며 JTBC 주말 드라마 ‘닥터슬럼프’, 영화 ‘리틀 포레스터’ 등 드라마·영화 등을 통해 전국에 소개되기도 했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기차가 아니면 접근이 쉽지 않은 깊은 산 속 간이역이었던 화본역이 지금은 수려한 주변경관과 잘 어울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인기가 높다”면서 “폐역 이후에도 역사의 원형을 잘 유지하면서 일대를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공직자의 창] 인사혁신의 정답, 현장에서 찾다/김승호 인사혁신처장

    [공직자의 창] 인사혁신의 정답, 현장에서 찾다/김승호 인사혁신처장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가 밝았다. 청룡은 예부터 새로운 시작과 성장을 상징했다. 올해는 역동하는 청룡의 기운을 받아 대한민국 정부의 인사도 한층 도약하는 한 해가 되리라 확신한다.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찾아가는 공직박람회’를 개최했다. 2011년부터 대도시에서 일회성으로 진행하던 ‘기다리는 방식’에서 정부가 지역별 대학·고교 등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13년 만에 개최 방식을 전환했다. 전국 각지의 청년들에게 직접 찾아가 수요자 맞춤형으로 공직 채용정보와 정부를 소개하고 현장 목소리를 경청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사처 본부 국장급 이상 공무원들도 정책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비무장지대(DMZ)에서 불과 10㎞ 남짓 떨어진 벽지나 간이역 하나 없는 농촌 소도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필자도 충청권·호남권·강원권 등 권역별로 최소 1번씩, 총 9번 현장을 찾아 청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공직을 희망하지만, 지방 학생은 정보를 얻을 창구가 마땅치 않다”, “시험을 주관하는 인사처에서 직접 찾아와 설명해 주니 큰 도움이 됐다” 등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누적 방문자 수는 1만 3000명을 돌파했고 행사 만족도는 긍정 이상 응답 비율이 93.9%를 기록했다. 공직박람회가 도입된 이래 가장 높은 만족도이다. 열렬한 호응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시대가 변했다고 하나 여전히 국민이 국가 정책에 접근하기 쉽지 않음은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을 꿰고 있을 수는 없다. 특히 도서벽지 등 대도시에서 먼 곳에 있는 분들은 정부 부처 공무원을 직접 만날 기회가 거의 없다. 그렇다면 정부의 역할은 단순히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 데에 그쳐선 안 된다. 보도자료를 내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정답이 있다’(우문현답)고 하듯이 늘 국민 곁에 있는 따뜻한 정부가 되려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한 후 민생 문제를 즉시 해결하는 행동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책상에서 보고서로만 접하는 낡은 방식은 묵은 달력과 함께 버려야 한다. 현장 소통은 국민과의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줄이게 된다는 사실을 이번 ‘찾아가는 공직박람회’를 통해 더 절실히 실감했다. 책상을 뛰쳐나와 현장에서 국민과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이유다. 지난해 인사처는 찾아가는 공직박람회를 통해 3개월 동안 28개 지역에서 총 40회 현장과 소통했다. 이동 거리는 총 1만 3800㎞로 달의 둘레(1만 900㎞)보다 길었다. 국민에게 다가가 즉시 문제를 해결하는 ‘행동하는 정부’를 실현하기 위한 인사처의 노력은 올해도 계속된다. 인재 유치, 신속한 공무상 재해보상 등 주요 현안에 대해 국민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신속하게 정책에 반영할 것이다. 2024년에는 국민에게 다가가는 인사처의 발걸음이 달을 넘어 태양에 닿을 만큼 활발하길 기대해 본다.
  • 발길 닿는 곳마다 ‘혼불’의 서정이 스치네… 눈길 닿는 곳마다 춘향의 사랑이 머무네 [권다현의 童行(동행)]

    발길 닿는 곳마다 ‘혼불’의 서정이 스치네… 눈길 닿는 곳마다 춘향의 사랑이 머무네 [권다현의 童行(동행)]

    최명희 대하소설 ‘혼불’의 배경지작가를 아끼는 주민들 마음 모여노봉마을은 ‘혼불마을’로 재탄생젊은 연인들의 포토존 된 서도역‘미스터 션샤인’으로 핫플 떠올라광한루 연못 위 오작교도 가볼 만 개인적으로 좋았던 여행지는 아이와 함께 꼭 다시 찾는다. 사랑스런 공간에 추억을 덧대고 훗날 같이 나눌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 두기 위함이다. 이번에 찾은 전북 남원 노봉마을이 그러했다. 최명희 작가의 ‘혼불’에 매료되었던 대학 시절 기억을 더듬어 어느 추운 겨울 노봉마을을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해설사 어르신 이야기에 흠뻑 빠져 남원 시내로 나가는 마지막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발을 동동 구르던 내게 어르신은 기꺼이 방 한 칸을 내어줬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껏 남원을 지날 때마다 안부를 묻는 오랜 친구가 되었다. 그 추억이 너무도 소중해 남편과 한 번, 첫째와 다시 한번 찾았다. 이번에는 둘째와 함께였다. 노봉마을은 남원 사매면 서도리에 속한다. 노봉(露峰)이란 이름은 마을 뒤에 우뚝 솟은 노적봉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데, 1917년 발행된 지명 자료에 노봉마을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비교적 최근에 불리기 시작한 것으로 짐작된다. 노봉마을은 삭녕 최씨 세거지(世居地)로 알려져 있는데, 수양대군을 도와 계유정난을 이끌었던 공으로 영의정에 두 차례나 올랐던 최항이 대표적 인물이다. 그의 손자 최수웅이 이곳 마을에 은거하면서 대대로 명문을 형성했는데, 최명희 작가도 그의 17대손이다.●노봉마을에 번진 ‘혼불’의 감동 전주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을 보낸 그는 1980년 단편소설 ‘쓰러지는 빛’으로 등단했고 이듬해 ‘혼불’ 제1부를 완성하며 전업 작가로 나서게 된다. 다른 작품 연재는 모두 중단한 채 오로지 ‘혼불’ 집필에만 몰두했던 그녀는 무려 17년 세월을 쏟아부어 5부작, 10권의 대하소설을 펴냈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부터 1943년까지 매안 이씨 가문을 지키려는 종부 3대와 빈민촌인 거멍굴 사람들 이야기를 그린 ‘혼불’은 출간 당시 150만부가 팔릴 만큼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노봉마을은 ‘혼불’에서 매안마을로 그려지는 실제 배경으로, 1999년부터 주민들이 직접 나서 ‘혼불마을’을 알리기 시작했다. 추수를 끝내고 마을 주민들끼리 관광에 나섰는데, 노봉마을은커녕 남원도 잘 모르던 사람들이 ‘혼불’ 이야기를 하니 대번에 알아보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기 때문이란다. 덕분에 주민들은 혼불문학관을 짓는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대대로 갈아오던 기름진 논을 헐값에 내놓았다. 마침내 지난 2004년 ‘혼불’의 배경이 되었던 노봉마을에 혼불문학관이 들어섰다. 아이에게 혼불마을에 갈 거라고 했더니 혼불이 무슨 뜻이냐 묻는다. 혼불은 사람의 혼을 이루는 푸른빛을 뜻하는 전라도 지역 방언이다. 국어사전에 사람이 죽기 전 혼불이 빠져나가는데, 그 크기가 작은 밥그릇만 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이에겐 죽음이란 이미지가 너무 강렬했는지 대뜸 “그럼 우리 귀신마을에 가는 거예요?” 깜짝 놀라 눈이 동그래진다. 황당한 오해에 피식 웃음이 났다. 문득 십수 년 전 혼불문학관에서 만난 해설사 어르신의 설명이 떠올랐다. “가수는 노래 제목을 따라간다는데, 최명희 작가도 그랬던 모양이에요. 혼을 불살라 ‘혼불’을 완성하고 끝내 사그라들었으니….” 최명희 작가는 1943년 이후 ‘혼불’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국전쟁과 민주혁명까지 수많은 글감이 그의 책상 앞에 쌓여 있었다. 하지만 해설사 어르신 말처럼 ‘혼불’ 집필에 혼을 불살랐던 탓일까, 탈고를 앞두고 난소암 진단을 받게 된다. 무서운 질병과 싸우면서도 끝내 손에서 펜을 놓지 않았던 그녀는 앞으로 써야 할 수많은 이야기를 남겨둔 채 1998년 삶의 마침표를 찍었다. ‘혼불’이 완간이 아닌 미완성의 대하소설인 이유다. 혼불문학관 입구에는 글쓰기를 대하는 작가의 처절한 완벽주의를 엿볼 수 있는 글귀가 있다. “나는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다. 날렵한 끌이나 기능 좋은 쇠붙이를 가지지 못한 나는 그저 온 마음을 사무치게 갈아서 생애를 기울여 한마디 한마디 파나가는 것이다.”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라고 했더니 아이는 이것저것 궁금한 것이 많은가 보다. 나이는 몇인지, 어디에 사는지, 아이와 함께 자주 여행을 다니는지 같은 것들 말이다. 문학관 한편에 재현된 작가의 작업실을 보면서 “엄마도 이런 책상 좋아해요?”, “엄마가 좋아하는 작가님은 왜 컴퓨터가 없어요?” 질문이 꼬리를 문다. 예전에는 원고지에 펜으로 글을 썼고, 작가가 그 과정을 바위를 뚫어 손가락으로 글씨를 새기는 것처럼 고통스럽게 느꼈다고 설명하자 아이 낯빛이 어두워진다. 온 마음을 다해 ‘혼불’을 완성하고 결국 죽음을 맞았다는 이야기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져서 내 손을 꼬옥 잡는다. “엄마는 너무 열심히 글 쓰지 마요. 엄마 좋아하는 만큼만, 아주 조금만 써야 해요!” 아이의 순박한 진심이 작가의 글귀만큼이나 내 마음을 울린다. ●간이역 향수 가득한 가을의 서도역 혼불문학관 내부에는 ‘혼불’ 속에 그려진 당시 세시풍속이나 관혼상제, 음식, 노래 등을 디오라마로 구성한 공간도 자리한다. 작가의 치밀한 취재와 생생한 묘사 덕분인지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글로 적힌 것이 더 풍부하게 느껴진다. 실제로 ‘혼불’은 문학뿐 아니라 민속학, 인류학, 언어학 등 다양한 학계의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특히 전라도 지역의 다채로운 방언과 사라져 가는 순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월이 가고 시대가 바뀌어도 풍화 마모되지 않는 모국어 몇 모금을 그 자리에 고이게 할 수만 있다면 그리하여 우리 정신의 기둥 하나 세울 수 있다면” 바랐던 작가의 소망이 이뤄진 셈이다. 혼불문학관에서 인연을 맺었던 해설사 어르신은 ‘혼불’을 감명 깊게 읽었다는 말에 서도역에서 문학관으로 이어지는 길을 꼭 한번 걸어 보라고 권했다. 넓게 펼쳐진 논 한가운데 기차역이 있는데, 그 앞 삼거리가 소설 속에서 천민들의 거주지인 거멍굴과 양반들의 공간인 매안마을을 나누는 길목이다. 서도역은 강모의 아내 효원이 순천에서 신행 올 때 처음 발 디딘 공간으로 묘사된다. ‘혼불’의 주요 배경인 매안 이씨 종가는 여기서부터 한 식경이나 걸어야 한다고 적고 있다. 지금은 자동차로 5분 남짓한 거리다. 첫날밤 신부 옷고름도 풀지 않은 채 잠든 강모의 무심한 뒷모습에서 효원은 그녀 앞에 놓인 처연한 운명을 짐작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터벅터벅, 매안마을로 걸어 들어가 혹독한 운명에 맞섰던 그녀는 스무 살의 내게 큰 위로가 되었던 인물이다. “어느 한 사람 나에게 마음을 나누어 주지 않는다 하여도, 내 속에 내 먹일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비루하고 누추하게 남의 문전에서 동정을 얻으려고 서성거리지 않을 것이다”란 구절 때문이다.몇 년 새 서도역은 꽤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구동매(유연석 분)가 철길에 앉아 고애신(김태리 분)을 기다리는 장면에 등장했는데, 여인을 향한 애틋한 마음과 지난한 세월을 품은 목조건물이 어우러져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 ‘혼불’을 기억하는 이들만 가끔 찾아오던 낡은 간이역이 이제는 젊은 연인들의 포토존이 되었다. 이들을 위한 피크닉 용품 대여 서비스까지 이뤄지고 있으니 말이다. 덕택에 나도 둘째와 피크닉 매트를 펴고 앉아 예쁜 추억을 남겼다. 언젠가 아이가 ‘혼불’을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이렇게 마주 앉아 두런두런 오늘을 떠올려도 좋겠다.●춘향전의 무대, 광한루의 낭만 ‘혼불’에 앞서 남원을 대표하는 이야기, 바로 ‘춘향전’ 아닐까. 아이는 아직 ‘춘향전’을 읽지 않았는데 관련 내용을 바탕으로 꾸민 상설 공연이 있어 광한루로 향했다. 작품 속에서 성춘향과 이몽룡이 사랑을 속삭이는 장소로 등장하는 광한루는 가상의 공간, 혹은 재현된 곳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그러나 조선시대 명정승인 황희가 남원으로 유배 왔을 때 지은 엄연한 건물로, 정유재란 때 불탄 것을 인조 16년인 1638년에 복원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원래는 광통루로 불렸는데, 조선 전기 문신인 정인지가 달나라에 있다는 궁전(廣寒淸虛府)에 빗대어 광한루로 이름을 고쳤다. 정면 5칸, 측면 4칸의 규모도 웅장하고 그 앞으로 펼쳐진 연못과 그림처럼 놓인 오작교가 낭만적인 풍광을 선사한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에 선보이는 상설공연 ‘신관사또 부임행차’는 춘향테마파크 입구 사랑의 광장에서 시작해 광한루를 오가는 제법 큰 행사다. 신관사또를 위한 육방과 기생의 다채로운 공연과 퍼레이드가 흥을 돋우는데, 100여명에 이르는 배우는 모두 오디션을 거친 지역 주민들이다. 사실적인 분장과 의상, 천연덕스런 연기 덕분인지 아이는 마치 과거로 여행을 온 것처럼 어안이 벙벙하다. “엄마, 남원은 옛날 사람들이 사는 곳이에요?” 광한루 근처에 옛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아이와 함께 찾았다. 남원의 근현대 기록물을 모아놓은 복합문화공간 남원다움관이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 혼불문학관에서 만난 해설사 어르신의 인터뷰 영상이 소개되고 있었다. ‘혼불 지킴이’, ‘혼불 할매’ 등으로 불리는 황영순씨다. 내게도 스스로를 촌아낙이라고 소개했던 그녀는 우연히 읽게 된 ‘혼불’로 인생이 바뀌었다. 자신이 사는 동네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고 하니 호기심에 펼쳐 든 책이었다. 전주 이씨 문중 종부이기도 한 그녀는 청암부인과 효원의 이야기가 마치 자신의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혼불’에 흠뻑 빠지게 되면서 효원의 실제 모델인 삭녕 최씨 종가 며느리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청호저수지, 근심바우 등을 하나하나 조사하고 찾아냈다. 덕분에 혼불문학관의 해설사로, ‘혼불’ 문학기행의 안내자로 제2의 인생을 맞게 되었다. 지금도 그의 서가에 꽂혀 있던 너덜너덜한 ‘혼불’ 초판과 이튿날 기차를 타고 떠나는 내게 쥐여 줬던 따뜻한 누룽지 한 덩이를 잊지 못한다. 내게 남원이 ‘춘향전’ 대신 ‘혼불’로, 추어탕 대신 누룽지 한 덩이로 남은 이유다.●아이는 호기심, 어른은 추억의 세계로 아쉽게도 황영순 어르신의 영상은 그새 다른 전시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아이는 1층 야외에 마련된 물놀이터 덕분에 신이 났다. 땀으로 범벅이 될 때까지 뛰어놀고는 그제야 전시관 안으로 들어섰다. 남원다움관 1층에는 남원 시내 지도와 함께 공간 하나하나에 쌓인 주민들의 소소한 기억들을 수집해 뒀다. 2층은 아이와 함께 둘러보기 좋았다. 인력거를 타고 남원의 근현대 거리를 달려 보는 가상체험 콘텐츠를 비롯해 엄마아빠의 학창 시절 추억까지 떠올리게 하는 오락기, 1960~70년대 만화방과 다방, 사진관 등이 재현돼 남원의 정체성은 물론 아련한 복고 감성도 즐길 수 있다. 특히 옛 만화를 따라 그리는 데 관심을 보인 아이가 ‘독수리 오형제’를 쓱쓱 그림으로 담는 것을 보니 기분이 묘하다. 엄마가 어릴 때 재미있게 봤던 만화라고 하니 완성된 그림을 선물이라며 건넨다. 전시는 바뀌었어도 또 하나의 기억을 덧댄 셈이다.●굽이치는 지리산 능선이 발아래 남원은 지리산이 품은 도시다. 산을 즐겨 오르는 편은 아니지만 언젠가 아이와 함께 산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면 그 첫 번째는 지리산 아닐까 싶다. 훌쩍 자란 아들과 서로를 밀고 끌어 주며 지리산을 종주하는 꿈을 마음 한편에 간직했기 때문이다. 아직 어린아이를 위해 이번 여행에선 정령치를 골랐다. 정령치휴게소 주차장에서 계단만 오르면 굽이치는 지리산의 능선을 발아래 담을 수 있는 명소다. 여기서 조금 더 욕심을 내면 개령암지 마애불상군까지 걸어 보길 추천한다. 대부분 평탄한 숲길이어서 아이가 걷기에도 부담이 적다. 무엇보다 절벽에 새겨진 12구의 불상이 신비로운 감동을 자아낸다. 오랜 세월 비와 바람에 깎여 온전한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지만, 바위에 새긴 온화한 눈매와 부드러운 옷 주름이 경건함만은 잃지 않았다. 고려시대 불상으로 밝혀진 이들은 현재 보물로 지정돼 관리 중이다.
  • 사진처럼 영화처럼… 풍광이 선물하는 감동

    사진처럼 영화처럼… 풍광이 선물하는 감동

    작은 도시지만 뜻밖에 에히메현이 품은 풍광은 시원하고 넓다. ‘천공의 도로’처럼 아슬아슬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이제부터 만나려는 건 에히메의 호방한 자연이다. 히로시마에서 마쓰야마로 넘어가는 중이다. 우리 다도해 국립공원처럼 섬과 섬 사이에 놓인 해상교량을 건너간다. 그 숫자가 무려 일곱 개다. 차로 건너는 이도 많지만, 자전거로 다리를 건너는 이들도 적잖이 눈에 띈다. 세토 내해를 낀 시코쿠 일대엔 사이클 투어리즘이 활성화돼 있다. 말 그대로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을 말하는데 시코쿠뿐 아니라 일본 전 지역에서 지역 활성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중심지는 사이클의 성지라 불리는 시마나미 해도다. 히로시마현과 에히메현 사이의 세토 내해를 가로지르는 해도를 따라 조성된 자전거길은 최단 코스가 70~80㎞ 정도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도 주파할 수 있는 거리지만 주변의 관광지를 방문하며 며칠에 걸쳐 완주하는 이들이 많다. 시마나미 해도를 따라 자전거 대여점 10여곳이 마련돼 어느 곳에서도 대여와 반납이 가능하다. 서일본 최고봉인 이시즈치산 자락엔 ‘UFO라인’이 있다. 미확인비행체(UFO) 사진이 찍힌 곳이라 UFO도로라 불린다. 길은 에히메현와 고치현의 경계인 해발 1300~1700m 산줄기를 따라 나 있다. 거리는 24㎞ 정도. 실수 한 번에 천길나락으로 굴러떨어질 수도 있는 ‘천공의 도로’다. 폭이 좁고 경사도 급하다. 게다가 구불거리는 모양새가 딱 ‘구절양장’이다. 이 길을 교행으로 지나야 한다. 차는 물론 오토바이, 자전거 등 바퀴 달린 탈것은 죄다 오간다. 운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정상에 서면 사방이 툭 트인다. 이시즈치산 등 공룡의 등줄기를 닮은 험산들이 어깨 겯고 이어진 모양새가 장엄하다. UFO도로는 동절기인 11월 말부터 이듬해 4월 중순까지 폐쇄된다. 대중교통으로는 접근할 수 없다. ‘시코쿠 카르스트’도 시원한 풍광이 일품이다. 고치현과 경계를 이루는 해발 1000~1500m 고산지대에 펼쳐진 평원이다. 순위 나누길 즐기는 일본인들 사이에선 ‘일본 3대’ 카르스트 중 하나로 꼽힌다. 석회암 침식으로 형성된 카르스트 지형은 주로 동굴에서 볼 수 있는데, 여기서는 특이하게 지표면에 노출돼 있다. 시코쿠 카르스트는 우리 대관령처럼 관광지화됐다. 산책로, 텐트촌, 숙소 등이 갖춰졌다. 역시 동절기엔 폐쇄된다. 서일본 최고봉 이시즈치산 자락구불구불 교행 도로 ‘UFO라인’공룡 등줄기 닮은 험산들 장엄7개 섬과 섬 이어주는 ‘해상교량’시마나미 해도 자전거 여행 성지고치현 경계 해발 1000~1500m‘시코쿠 카르스트’ 평원도 절경 에히메현 남서부의 오즈시는 ‘이요(에히메의 옛 지명)의 작은 교토’라 불리는 곳이다. 일본 소도시의 감성을 오롯이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복고 감성이 물씬 풍기는 옛 골목이 매력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근대 일본의 어느 시간에 뚝 떨어진 것 같다. 100~150년 된 옛집들이 줄지어 선 골목길 끝엔 가류(臥龍)산장이 있다. 일본 전통 정원 양식을 엿볼 수 있다. 마을 끝자락인 히지카와 강변엔 오즈성이 있다. 작은 마을에 선 성치고는 제법 웅장하다. 우치코 마을도 콘셉트는 비슷하다. 에도 후기와 메이지 시대에 걸쳐 전통 종이와 밀랍으로 번성했던 곳이다. 1982년에 국가 중요 전통건축물보존지구로 지정됐다. 600m 거리에 120개의 건물이 오종종 들어섰는데 이 가운데 90곳이 전통 건축물이다. 오즈시에서 멀지 않아 묶어 돌아보길 권한다.시모나다역은 일본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으로 꼽힌다. 우리 간이역 정도의 크기인데 여러 드라마와 소셜미디어에 등장하며 ‘핫플’로 발돋움했다. 우리 강원 강릉의 정동진역과 비슷하다. 다만 정동진역이 일출 명소라면 시모나다역은 일몰 ‘맛집’으로 입소문 났다. 여행의 피로를 풀고 싶다면 이마바리시의 니부카와 온천을 추천한다. 규모면에서 일본 최고(最古) 온천인 도고 온천과 견주기는 어렵지만 호젓하게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마을 안쪽으로 미카도 등 고풍스런 온천 네댓 개가 몰려 있다. 대체로 료칸을 겸하고 있는데 투숙하지 않더라도 점심과 온천이 포함된 체험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아담한 온천탕에서 창밖으로 펼쳐진 청량한 계곡을 보며 온천을 즐기는 맛은 도고 온천 같은 대형 관광 온천에선 맛볼 수 없는 재미다. ■ 여행수첩 세토 내해의 두 도시로 가는 직항편은 제주항공이 유일하다. 제주항공은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 10개 지역으로 항공기를 띄우고 있는데 그중 마쓰야마와 히로시마, 시즈오카, 오이타(벳푸) 등 4개 중소도시 운항편은 단독 노선이다. ‘두 도시 엮어 일본 여행 떠나요’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예컨대 제주항공의 ‘인천~오이타’, ‘후쿠오카~인천’ 노선을 활용하면 오이타~후쿠오카 두 도시 간의 이동 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좀더 효율적인 일본 여행을 즐기자는 거다. 마쓰야마와 히로시마 역시 한 묶음으로 묶을 수 있다.
  • 하루 40명만 도심 속 특별한 밤 산책 ‘광릉숲 썸머 블룸’

    하루 40명만 도심 속 특별한 밤 산책 ‘광릉숲 썸머 블룸’

    하루 40명에게 도심 속 특별한 밤 산책의 기회가 제공된다. 국립수목원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야간 특별전시 프로그램인 ‘여름밤! 광릉숲 썸머 블룸’을 개최한다. 광릉숲 썸머 블룸에서는 빅토리아수련 2종의 개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반딧불이 체험과 밤하늘의 별 관람 등 실외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야간 특별전시의 사전예약은 18일 오전 10시부터 국립수목원 누리집에서 신청할 수 있다. 사전예약 신청자를 대상으로 1일 40명을 추첨할 예정이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야간 특별전시는 오후 7~9시까지 운영된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오는 10월 31일까지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기차타고 떠나는 수생식물 여행’을 주제로 자생 수생식물 전시회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회는 수목원전문가 교육에 참석한 연수생이 제안·기획한 프로젝트로다. 300여평의 수련정원에서는 수련·연꽃·어리연·삼백초·네가래 등 자생 수생식물 30여종을 만날 수 있다. 종착역(수련정원)으로 가는 길에는 기차모형과 간이역 등을 조성해 입장객들이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재선 백두대간수목원 전시원실장은 “화려하지 않지만 수수함이 가득한 자생 수생식물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차가 떠난 그곳엔 낭만이 흐른다…정겨운 아우라지엔 사랑이 쌓인다[권다현의 童行(동행)]

    기차가 떠난 그곳엔 낭만이 흐른다…정겨운 아우라지엔 사랑이 쌓인다[권다현의 童行(동행)]

    남자아이는 움직이는 물체에 관심이 많다. 선천적으로 운동이나 방향에 관한 정보를 모으는 세포가 더 발달했기 때문이란다. 아이는 특히 기차를 좋아했다. 빵빵, 자동차 경적소리보다 칙칙, 증기기관차 소리를 먼저 흉내 냈다. 조용하다 싶으면 방 한구석에서 장난감 기찻길을 잇고 또 이었다. 그렇게 완성된 저만의 세상에서 기차여행을 즐기곤 했다. 자동차여행이 주는 편리함에 익숙해질 무렵, 기차여행의 낭만을 다시금 일깨워 준 건 아이였다. 조금 느리고 불편하더라도 차창 밖 풍경을 함께 바라보며 조잘조잘 떠들고 싶어졌다. 그렇게 단둘이 처음, 기차를 타고 강원도 깊은 산골 정선으로 떠났다.●흑백사진 속 풍경 같은 아우라지역 서울 청량리역에서 매 2·7일과 토·일요일 오전 8시 30분에 정선아리랑열차가 출발한다. 번잡한 도심을 벗어난 기차는 제천과 영월을 거쳐 정선 예미역에 접어들며 그야말로 첩첩산중, 산자락과 산자락 사이를 누빈다. 널찍한 전망 창 덕분에 겹겹이 밀려드는 높고 깊은 산골짜기가 더욱 웅장하게 느껴진다. 흘러가는 풍경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차창에 딱 붙어 있던 아이는 “이 기차는 산꼭대기가 다 보여서 정말 좋아요!” 감동스러운 눈빛이다. 정선아리랑열차가 달리는 구간은 과거 태백산 일대 석탄을 수송하던 철도다. 예미역에서 구절리역까지 이어졌던 정선선은 석탄산업 쇠퇴와 함께 이용객이 많이 감소하면서 2004년 아우라지역에서 구절리역 구간이 폐선됐다. 다행히 이듬해 이 역들을 오가는 정선레일바이크가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정선오일장까지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으면서 2015년 정선아리랑열차가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지금은 정선아리랑시장이란 이름으로 상설운영되지만, 여전히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시계는 장날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정선아리랑열차가 주말뿐 아니라 장날인 2일과 7일에 맞춰 운행되는 이유다. 우리는 종착역인 아우라지역에서 내렸다. 4시간 가까이 이어진 기차여행이건만 아이는 이제 막 출발할 때처럼 들뜬 얼굴이다. 삼각지붕을 얹은 담박한 외관의 아우라지역은 낡은 흑백사진 속 간이역처럼 정겹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붕 모양이 독특한데, 통나무를 잘라 만든 나무판자나 두꺼운 나무껍질을 이용해 지붕을 이은 너와집을 흉내 냈다. 나무가 많은 태백 산지나 개마고원, 울릉도 등에서 만날 수 있는 전통가옥으로 정선 산골에서도 흔하게 사용됐던 형태다. 여량면에 자리해 여량역으로 불리던 기차역은 2000년 아우라지역으로 바뀌었다. ‘정선아리랑’의 발상지인 아우라지가 지척이기 때문이다. 아기자기한 마을길을 따라 걸어서 10분이면 아우라지에 가 닿는다.●아우라지서 만나는 남녀 사랑의 상징 아우라지는 구절리에서 흐르는 송천과 삼척 중봉산에서 비롯된 골지천이 하나로 어우러진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과거 물길을 따라 서울까지 목재를 운반하던 뗏목터이기도 하다. 두 개의 물줄기가 만나는 자리에 처녀상이 세워져 있는데, 전설에 따르면 이 처녀는 강 건너에 살던 총각과 사랑에 빠져 함께 싸리골로 동백을 따러 가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밤새 내린 폭우로 강물이 불어 나룻배가 뜰 수 없게 됐는데, 그 애타는 마음이 ‘정선아리랑’ 애정편으로 전한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네주게/ 싸리골 올동백이 다 떨어진다/ 떨어진 동백은 낙엽에나 쌓이지/ 사시상철 임 그리워 나는 못 살겠네” 예전엔 처녀상만 있었는데 최근에는 건너편에 총각상도 세워졌다. 아이는 처녀를 그리워하는 총각이 안타까웠던 모양이다. 걸음을 멈추고 한껏 목소리를 높인다. “삼촌, 다리 건너에 이모 있어요. 얼른 가 보세요!”아우라지역 옆에는 물고기 모양의 독특한 공간이 자리한다. 여행자들을 위한 쉼터이자 작은 도서관으로 운영 중인 어름치플레이스다. 어름치는 한강과 금강 상류, 물 맑은 곳에만 서식하는 한반도 고유종으로 환경변화에 민감해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정선의 깨끗한 자연을 상징하는 어름치 모양의 건물은 폐객차를 활용해 안으로 들어가면 더욱 아늑하게 느껴진다. 여기선 체험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정선에서 나는 수리취로 차륜병을 만들거나 4대째 이어 오는 옥수수막걸리를 직접 담가 볼 수 있다. 쑥절편을 유난히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수리취떡 만들기 체험을 미리 예약해 뒀다. 준비된 반죽을 조물조물 빚어 수레바퀴 모양을 찍어내기만 하면 맛도 좋고 보기에도 예쁜 차륜병이 완성된다. 우리가 빚은 떡은 그 자리에서 쪄내는데, 시장에서 사 먹었던 수리취떡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귀한 맛이다.아우라지역 건너에서는 옛 막걸리공장 터를 활용한 주례마을이 여행자들을 맞는다. 농산물판매장과 향토음식점, 카페 등이 자리해 걸음을 쉬어 가기 좋다. 여기에 콧등치기국수의 원조로 불리는 청원식당도 있다. 정선의 향토 음식으로 꼽히는 콧등치기국수는 100% 메밀칼국수의 뻣뻣한 국수가락이 입으로 들어가기 전 콧등을 툭 친다고 해서 붙은 재미난 이름이다. 지금은 건강식으로 통하지만 과거엔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이었다. 쌀이 귀해 메밀로 반죽을 빚고 멸치를 구하기 어려워 된장으로 국물을 냈다. 배가 꺼질까 오줌 누기도 망설였다는 산골 사람들의 삶을 떠올리면 국수가락 하나까지 감사한 마음으로 먹게 된다.●시간이 멈춘 듯 간이역 특유의 매력 정선아리랑열차는 아우라지역 외에도 오밀조밀한 기차역들을 지난다. 나전역도 그들 중 하나다. 인근에 대한석탄공사 나전광업소가 자리해 화물 수송이 활발했던 기차역은 1993년 역무원이 근무하지 않는 무배치간이역으로 격하됐고 2011년 여객 취급이 중지되며 폐역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정선아리랑열차가 정차하면서 작은 산골역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지금은 열차가 지나는 간이역 카페로 변신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합실 구조를 그대로 활용한 내부도 멋스럽고, 통표 폐색기와 기차표 보관함 등 철도 관련 유물이 곳곳에 전시돼 추억을 더한다. 정선 특산물인 곤드레를 활용한 곤드레크림커피, 수수부꾸미를 크로플처럼 구워 낸 수꾸크로플 등 시그니처 메뉴도 다양하다.가수 폴킴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함께 아련한 감성을 담아낸 TV 광고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선평역에도 정선아리랑열차가 정차한다. 이름에 ‘신선 선’(仙)자가 들어갈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선평역은 1967년 영업을 개시했다. 당시 기차가 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던 만큼 선평역은 주민들이 정선 읍내를 오가거나 제천, 서울 등 먼 길을 떠날 때 즐겨 이용했다. 특히 정선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이른 새벽부터 기차역이 북적였다. 마을을 들고나는 문이자 사랑방이었던 선평역은 2005년 무배치간이역이 됐다. 한때 정선아리랑열차가 정차하는 시간에 맞춰 작은 장터가 열리기도 했으나 지금은 타고내리는 승객을 만나기도 어렵다. 하지만 봄꽃을 닮은 아담한 기차역과 고즈넉한 풍경 사이로 흐르는 기찻길 등 간이역 특유의 감성을 느끼기엔 선평역만 한 곳이 없다.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기차역을 배경으로 열리는 맹글장 레일마켓을 찾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정선에서 공예품과 음식 등을 손으로 ‘맹그는’ 사람들이 모인 관광형 플리마켓으로 정선역과 나전역, 민둥산역 등을 오가며 다채로운 볼거리와 먹거리를 펼쳐 놓는다. 곤드레소금, 곤드레쿠키 등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아이디어 상품도 눈길을 끈다. 일회용품과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장바구니 대여 서비스도 이뤄진다. 정선 여행이 처음이라면 정선역에서 내려 읍내를 돌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정선아리랑시장이 걸어서 20분 거리다. 첩첩산중 정선이지만 지리적으로 영동지역과 가깝고 서울로 이어지는 물길이 있어 예부터 시장이 번성했다. 특히 동해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지게에 싣고 험준한 태백산맥을 넘나드는 등금뱅이 지게꾼들이 큰 역할을 했다. 해방 이후엔 석탄산업이 발달하면서 시장도 활성화됐다. 광산이 위기를 맞자 관광으로 눈을 돌렸다. 이전까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했던 오일장이 관광시장으로 탈바꿈한 것. 정선아리랑시장은 다양한 특산물과 향토 음식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 관광지가 됐다.●옥수수로 만든 ‘올챙이국수’ 구수한 향 아이에게 올챙이국수를 먹으러 가자고 했더니 “올챙이를 어떻게 먹어요?” 뜨악한 표정이다. 예상했던 반응이지만 귀엽고 깜찍하다. 아이 손을 잡고 즐겨 찾던 식당 앞으로 이끌었다. 마침 기계에서 방울방울 노란 올챙이묵이 빠져나오는 중이다. 생각했던 모양과 색깔이 아닌 것에 안심했는지 아이는 금세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올챙이묵을 살펴본다. 올챙이국수는 여름철 산간지방에서 많이 나는 옥수수를 이용한 음식으로, 걸쭉한 반죽을 구멍 뚫린 바가지에 내리면 그 모양이 올챙이처럼 동글동글하게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양념장을 곁들여 먹으면 씹을수록 옥수수 특유의 구수한 맛과 향이 입안을 감돈다. “엄마는 이게 맛있어요? 난 아무 맛도 없는데!” 옥수수묵만 몇 입 떠먹은 아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긴 나도 그랬다. 처음엔 이걸 무슨 맛으로 먹는가 싶었지만, 여름날 문득 그 맛을 떠올리게 된다.●너와·굴피·저릅집 모여 있는 아라리촌 정선역에서 조양강을 따라 걷다 보면 아라리촌을 만난다. 정선의 옛 주거문화를 재현한 공간으로, 앞서 아우라지역이 흉내 냈던 너와집도 이곳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굴참나무의 두꺼운 껍질로 지붕을 이은 굴피집과 짚 대신 대마 껍질을 벗기고 난 줄기로 이엉을 만들어 지붕을 올린 저릅집도 자리한다. 모두 눈이 많고 바람이 심한 강원도 산간의 혹독한 자연에 기대어 살아야 했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다. 연암 박지원의 소설 ‘양반전’을 주제로 한 양반전 거리도 볼거리다. 당시 양반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한 이 소설은 정선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이야기 속 장면들이 더욱 실감 난다. 양반증서를 무료로 발급하는 체험도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아리랑박물관엔 지구촌 아리랑 ‘흔적’ 아라리촌 이웃에는 아리랑박물관이 자리한다.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을 기념해 지난 2016년 처음 문을 열었다. 아리랑의 역사는 물론 민족의 크고 작은 고난과 역경을 함께해 온 아리랑이 갖는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전국 팔도의 다양한 아리랑과 정선아리랑의 특징, 세계 각지에서 저마다 고유의 특징을 가지며 발전한 아리랑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아리랑을 현대적인 감각과 색다른 시선으로 해석한 기획전도 열리는 중이다. 장날에 맞춰 물길을 따라 전파된 아리랑에 대해 알아보고 우드시어터를 만들어 보는 체험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아리랑센터에서는 오는11월까지 2·7·12·17·22·27일(5일장) 오후 2시에 정선아리랑을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아리아라리’를 공연한다. 여행작가
  • 아슬아슬 케이블카, 흥미진진 삼국유사… 만원으로 즐기는 군위

    아슬아슬 케이블카, 흥미진진 삼국유사… 만원으로 즐기는 군위

    ‘대구시 군위군’ 시대가 지난 1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군위군 편입에 따라 대구시는 전국 특별·광역시 중 가장 넓은 도시가 됐다. 기존 면적 885㎢에서 군위군 면적 614㎢가 더해져 1499㎢로 커졌다. 군위는 유서 깊은 문화 유적이 많고 최근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팔공산도 있어 도심에선 볼 수 없는 색다른 풍경이 지배하는 곳이다. 군위는 최대 자랑은 삼국유사(국보 제306호)의 산실이라는 것이다. 또 국호 대한민국(大韓民國)의 한(韓)의 유래를 밝힌 휘찬려사(彙纂麗史)를 갖고 있어 우리 민족의 뿌리를 간직한 성지로 꼽히기도 한다. 대구시는 12월까지 ‘대구 시티투어 군위군 테마 코스’를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군위의 대표 관광지인 화본역, 한밤마을, 삼국유사 테마파크를 포함해 전통 5일장인 군위전통시장, 사라온이야기마을, 군위댐, 일연공원 등을 연결하는 3개 코스를 매달 여덟 번 운영한다. 이 코스를 이용하면 시티투어버스로 팔공산의 국보 중 하나인 군위삼존석굴도 만날 수 있다. 코스는 ‘체험형’과 ‘투어형1·2’로 나뉘는데 체험형 코스는 군위 전통 5일장 장날(3, 8일)에 열린다. 팔공산 자락 군위삼존석굴을 거쳐 삼국유사 테마파크에서 하차 후 군위전통시장에서 개별적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이어 사라온이야기마을과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였던 ‘혜원이의 집’을 거쳐 삼국유사 테마파크를 돌아본 뒤 동대구역과 청라언덕역으로 돌아온다. 투어형 코스는 청라언덕역, 동대구역, 군위삼존석굴, 한밤마을을 거쳐 부계면에서 점심을 먹은 뒤 화본역과 인각사, 군위댐, 일연공원, 동대구역을 거쳐 청라언덕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김수환 추기경 사랑과 나눔공원과 시기에 따라 창평지친환경생태공원 등을 거치는 코스도 있다. 군위군 테마노선 이용 요금은 성인 1만원, 중고생 8000원, 경로자와 어린이 6000원이다. 예약 및 문의는 대구시티투어 홈페이지(www.daegucitytour.com)에서 하면 된다. 군위군 주요 관광지를 알아봤다.●화본역 열차 마니아들이 선정한 아름다운 간이역에 선정될 정도로 역사와 급수탑 등 예전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아담한 역사에서 보이는 간이역 특유의 분위기가 관광객을 사로잡는다. 간이역 시비 세우기 사업의 하나로 2006년에 세워진 박해수 시인의 시비가 역 광장에 있으며 전국에 몇 곳 남지 않은 급수탑은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던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어 역사를 더욱 운치 있게 만든다 ●화산마을 고랭지 채소가 주산물인 해발 800m 산 정상에 있는 마을이다. 마을 아래쪽에는 화산산성이 있는데 조선 숙종 35년(1709)에 병마절도사 윤숙이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지은 산성이다. 홍예문에서 수구문에 이르는 거리 200m, 높이 4m의 성벽을 구축하던 중 심한 흉년으로 산성을 완공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마을에서 내려다보이는 주변 경관과 일출, 일몰이 장관이다●혜원이의 집 ‘잠시 쉬어 가도, 달라도, 평범해도 괜찮아.’ 모든 게 괜찮은 청춘들의 아주 특별한 사계절 이야기인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시험, 연애, 취직 등 매일 반복되는 일상생활에 지친 주인공 혜원이 고향집에 돌아와 사계절을 보내면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다. 혜원은 그곳에서 스스로 키운 채소로 직접 제철 음식을 만들어 먹고 오랜 친구들과 정서적으로 교류하면서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간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이십대를 지나고 있는 청춘이지만,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세대를 불문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도시를 떠나 고향집에서 엄마의 맛을 재현한 상큼한 요리, 어린 시절 추억을 공유한 고향 친구들과 잔잔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아름다운 곳이다. 기와집 지붕을 살짝 감싸는 야트막한 뒷산이 더욱더 정겹고 벼 익는 드넓은 들판은 보기만 해도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팔공산 하늘정원 한반도의 척추 태백산맥이 남으로 뻗어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곳에 우뚝 솟아 병풍처럼 둘러쳐진 팔공산을 사람들은 예부터 우리나라의 8대 명산영악(名山靈岳)으로 손꼽았다. 팔공산 정상 주위에 자리한 팔공산 하늘정원은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6000㎡의 넓은 공간에 다양한 쉼터가 있다. 주변의 오도암, 비로봉, 동봉, 서봉 등 팔공산 봉우리들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어서 팔공산 정상을 찾는 등산객들의 출발지와 종착지 역할을 하고 있다. ●군위댐 군위다목적댐은 경북 중부 지역의 용수 공급과 낙동강 하류의 홍수 피해 저감, 친환경에너지 생산을 위해 만들어진 높이 45m, 길이 390m의 친환경 녹색댐이다. 경북 중부 지역 발전에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용수 3800만㎥를 확보하고 310만㎥의 홍수 조절을 통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근원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친환경 에너지 생산이 가능한 무공해 발전을 통해 연간 3020㎿h의 전기를 생산한다. 1667t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는 덤이다. 군위댐과 함께 새롭게 조성된 댐 하류 일연공원과 생태습지 등도 관광 명소다.●김수환 추기경 생가 & 김수환 추기경 사랑과 나눔공원 우리나라 최초의 추기경이었으며 종교와 관계없이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는 이 시대의 표상이었던 김수환 추기경의 생가를 복원한 곳이다. 초가삼간에 좁은 툇마루와 낮은 처마가 정감을 더해 준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이곳에서 추기경의 삶과 사랑과 봉사의 정신을 떠올려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여행을 만들어 준다. 사랑과 나눔공원 안에 있는 ‘김수환 추기경 기념관’은 김 추기경의 생활 철학을 배울 수 있는 산 교육장으로 관람객들에게 정신적 휴식처를 제공한다.●삼국유사 테마파크 부지 72만 2263㎡(건축 연면적 1만 8167㎡)에 한국의 대표 역사서인 삼국유사 속 콘텐츠를 시각화한 다양한 전시·조형물과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알려주는 동시에 사계절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삼국유사 테마파크 가온누리관은 삼국유사를 주제로 전시 및 다양한 체험을 함께할 수 있는 곳이다. 1층에서는 상징전시홀, 일연대선사관, 삼국유사관, 신화 서클영상관을 체험할 수 있으며, 2층에서는 설화체험관으로 설화의 주인공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 화본역 인근에는 폐교된 옛 산성중학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테마 박물관이다. 1960~1970년대의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곳으로 옛 시골학교 교실과 이발소, 사진관, 소리사, 만화방, 문방구, 구멍가게, 연탄가게 등을 재현해 놨다.
  • “한국 농촌 멋져요” 전세계에 다큐로 韓농촌 알리는 한류 스타 누구

    “한국 농촌 멋져요” 전세계에 다큐로 韓농촌 알리는 한류 스타 누구

    권은비, 군위·담양 매력 여행 체험 소개영화 ‘리틀포레스트’ 촬영지 군위서1936년 첫 모습 간직한 화본역 공개세계농업유산 담양 대숲서 500년 여행日 등 아시아 19개국에 케이블·OTT 방영한류 아이돌이 직접 소개하는 한국 농촌 다큐멘터리가 11일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19개국과 전세계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방송된다. 일본과 동남아 권역에 상당한 팬덤을 보유한 걸그룹 ‘아이즈원’의 리더 출신 권은비가 생생한 한국 농촌의 매력을 전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한국 농촌의 다채로운 매력을 국내외에 홍보하고 농업과 농촌 관광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편당 30분 분량의 농촌 여행 다큐멘터리 ‘트래블 다이어리: 군위&담양’을 케이블 방송 히스토리 채널을 통해 방영한다고 밝혔다. 트래블 다이어리에서는 한국의 숨은 여러 농촌 도시의 매력과 이야기를 담아낸다. 유튜브에서 5분 분량으로 편집된 영상을 볼 수 있다. 다큐멘터리에서 권은비는 농촌 지역을 여행하면서 지역 먹거리와 농촌 관광지를 체험하며 느끼는 솔직한 감정들을 특유의 낭랑함으로 전한다. 다큐멘터리는 경북 군위군에서는 농촌 관광편이, 전남 담양군에서는 농업 유산편으로 2편이 제작된다. 군위·담양 편에서는 농촌의 풍광뿐만 아니라 지역 특성에서 비롯된 문화와 역사를 서사로 풀어낸다.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촬영지로 유명한 군위 편에서는 1936년 처음 지었을 때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간이역 화본역과 추억 박물관으로 탈바꿈한 폐교를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간 여행지로서의 군위를 소개한다.  담양 편에서는 세계농업유산인 담양 대숲을 중심으로 500년을 이어 내려오는 맛과 멋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이날 오후 6시 30분 군위 편을, 18일에는 담양 편을 히스토리 채널과 국가별 OTT에서 볼 수 있다. 일본을 비롯한 홍콩,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등 아시아에는 다음달 중순 방송된다. 한편 다큐멘터리로 한국 농촌을 소개하는 권은비는 2018년 엠넷에서 주관하는 걸그룹 서바이버러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에 참가해 최종 걸그룹 아이즈원 멤버로 선발돼 활동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솔로로 데뷔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 팔로워 180만명, 유튜브 구독자 18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가을의 선물’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가을의 선물’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이 가을을 품었다. 울산시는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2022년 태화강 국가정원 가을축제’(주제 태화강 국가정원, 가을의 선물)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축제 첫날인 21일 오후 6시 30분 태화강 국가정원 대나무생태원에서는 기수단을 선두로 고적대와 치어리더, 밸리댄스팀 등 60여명이 함께하는 개막 퍼레이드가 열린다. 오후 7시 왕버들마당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디바 최정원과 배우들이 뮤지컬 뒤풀이 공연(갈라쇼)을 펼친다. 둘째 날인 22일에는 코믹 마임, 저글링 쇼, 어린이 가을 행복 콘서트, 새내기 정원사 경진대회, 청소년 어울림 한마당, 가을 간이역 음악 나들이, 창작 뮤지컬 공연 등이 마련된다. 23일에는 어린이 마술쇼, 가을 낭만콘서트, 울산시 홍보대사 ‘이용식’ 이야기쇼 등이 열린다. 행사 기간에는 죽공예 작품 전시, 정원 놀이 체험, 국화정원 야간 경관 조명 연출 등 전시·체험 행사가 선보인다. 시 관계자는 “정원에 특화된 태화강 국가정원 가을 축제가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치유와 휴식을 제공하고 태화강 국가정원이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석탄 나르던 그 길, 다시 걷는다

    석탄 나르던 그 길, 다시 걷는다

     중국에 ‘차마고도’(茶馬古道)라는 길이 있다. 중국과 티베트, 네팔, 인도 등이 차와 말을 교역하던 무역로이다. 한국에도 차마고도처럼 산업사(史)에 한 획을 그은 길이 있다.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 이전 강원 고원지대에서 석탄을 나르던 ‘운탄고도’(運炭高道)다.  강원도와 태백시·삼척시·영월군·정선군, 동부지방산림청은 2020년 12월부터 38억원을 들여 운탄고도를 걷는 길로 조성하는 사업을 벌여왔다. 1일 공식 개통하는 운탄고도는 영월~정선~태백~삼척을 잇는 트레킹 코스로 길이가 173㎞에 달한다. 모두 9개 구간으로 이뤄졌고, 구간마다 각 관광명소와 연결돼 전 구간을 완주하는데 최소 8박 9일이 소요된다.  1길은 비운의 왕 단종의 넋이 서린 청령포에서 동강을 따라가 4억년 전 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고씨동굴에 닿는 ‘성찰과 여유, 이해와 치유의 길’로 길이는 15.60㎞이고, 소요시간은 5시간 30분이다.  ‘김삿갓 느린 걸음 굽이굽이 길’인 2길은 포도마을 옥동과 예밀촌의 느긋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눈에 담으며 걷는 18.80㎞다. 코스 중에 살짝 가파른 길이 있어 6시간 45분이 걸린다.  3길은 과거 무연탄을 생산한 옥동광업소와 철분 가득한 물줄기가 쏟아지는 황금폭포, 광부의샘, 옛 동발제작소 등 운탄고도의 의미와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광부와 광부 아내의 애틋한 사랑의 길’이다. 길이는 16.83㎞, 소요시간은 5시간 50분.  ‘과거에 묻어둔 미래를 찾아가는 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4길은 정선 예미역에서 꽃꺼끼재까지 이르는 28.76㎞로 석탄을 실어 나르던 길이다. 시점부터 종점까지 10시간 가까이 걸린다.  5길 ‘광부와 광부 아내의 애틋한 사랑의 길’(15.70㎞·5시간 15분) 6길 ‘장쾌한 풍경과 소박함이 공존하는 길’(16.79㎞·5시간 34분)은 최고 고도가 1330m로 전체 구간에서 가장 높다.  7길인 ‘영서와 영동이 고갯마루에서 만나는 길’은 이름처럼 영서인 태백과 영동인 삼척을 연결한다. 길이는 18.07㎞로 비교적 길어 7시간 이상 걸어야 한다.  8길 ‘간이역을 만나러 가는 길’(17.73㎞·5시간 40분)에서는 추억 속 폐역으로 변한 고사리역, 하고사리역, 마차리역을 차례로 지난다.  9길 ‘오십천을 건너고 또 건너 바다에 이르는 길’(25.15㎞·8시간 30분)은 강물과 바닷물을 따라 걷는 길이다.  전준환 강원도 지역진흥팀장은 “운탄고도에서는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산림관광자원, 산업유산의 역사문화를 느끼고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벌과 뛰노는 벅스랜드, 꼬마 파브르의 꿈 무럭무럭[권다현의 童行(동행)]

    벌과 뛰노는 벅스랜드, 꼬마 파브르의 꿈 무럭무럭[권다현의 童行(동행)]

    서울신문은 29일부터 3주에 한 번 ‘권다현의 동행’을 연재합니다. 가족 단위 여행이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과 여행을 겸할 수 있는 국내 여행지를 발굴해 보자는 취지의 코너입니다. 연재를 이어 갈 권다현 작가는 ‘아이여행 가이드북’ 시리즈 등의 저서를 낸 여행작가입니다. 여행업계에서 교육 여행 분야의 기대주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익하면서도 볼거리가 풍성한 여행지를 발굴, 소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남자아이 둘을 키우면서 공룡이나 로봇처럼 필수적으로 거쳐 가는 관심사가 있으니 바로 곤충이다. 개미나 메뚜기처럼 일상에서 흔하게 만나는 녀석들부터 어디서 보고 들었는지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따위의 특징을 줄줄 외운다. 특히 장수풍뎅이를 직접 키우는 것은 남자아이들에게 로망처럼 여겨진다. 첫째는 무사히(?) 넘어갔으나, 둘째는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를 키우고 싶다고 몇 달째 엄마를 조르는 중이다. 이처럼 아이들이 곤충에 관심을 집중할 때 수만 마리의 곤충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경북 예천의 곤충생태원으로 떠나 보자. ‘미래 파브르’의 꿈이 여기서 반짝이게 될지 모를 일이다.예천곤충생태원으로 떠나기 전 홈페이지를 방문했더니 곤충연구소란 명칭이 눈에 들어온다. 언뜻 프랑스의 파브르 같은 곤충학자를 떠올렸는데, 주민들의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유용곤충을 연구·개발하는 곳이란다. 대표적으로 화분매개곤충인 머리뿔가위벌과 호박벌을 활용해 사과농가의 안정적인 결실확보와 품질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예천곤충생태원의 캐릭터도 이들을 모델로 만들어졌다. 최근에는 식용곤충에 대한 연구개발도 이뤄지고 있는데, 엄마들 사이에서 고단백 식품으로 유명한 밀웜(Mealworm)이 여기에 속한다. 몇 년 전에는 곤충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도 운영했으나 현재는 관련 제품 판매만 이뤄진다. 연구시설은 일반인의 관람이 불가하지만, 곤충이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알 수 있어 아이는 물론 부모도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아이들의 로망 장수풍뎅이와의 만남 예천곤충생태원은 실내에 마련된 곤충생태체험관과 야외에 자리한 곤충생태원으로 나뉜다. 먼저 곤충생태체험관에 들어서니 나무 할아버지가 맞아준다. 동화책에서 본 것처럼 눈과 입이 달린 모습으로 “허허허, 어서 오렴!” 말까지 하니 제법 실감 난다.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3D영상관에서는 곤충이 주인공인 단편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 몇 년째 같은 작품이라 화질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지만, 아이들은 3D 전용안경을 끼고 영화관에 앉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모양이다.2층으로 올라가면 본격적인 관람이 시작된다. 곤충학습관에서는 곤충의 탄생부터 ‘곤충의 몸은 어떻게 나뉠까?’, ‘애벌레는 어떻게 숨을 쉴까?’ 같은 다양한 물음을 화석이나 표본, 미디어 등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화면에 그려진 곤충을 색칠한 뒤 전송 버튼을 누르면 아이들이 완성한 곤충이 스크린에서 움직이는 디지털 인터랙티브 체험공간도 있다. 곤충박사처럼 하얀 가운을 입고 연구실에서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존도 아이들에게 인기다. 이웃한 곤충생태관은 곤충이 살아가는 다양한 환경을 알려 준다. 숲이나 풀밭, 물속과 땅속, 그리고 과수원과 농지 생태계를 사실적으로 구성한 것은 물론 이곳에 사는 대표적인 곤충들을 실제로 관찰할 수 있다. 아이가 고대하던 장수풍뎅이와의 만남도 이뤄졌다. 큰집게벌레처럼 밤에 활동하는 곤충들은 암실을 따로 조성해 보다 흥미로운 관찰이 가능했다. 3층에는 곤충자원관이 자리한다. 앞서 소개한 머리뿔가위벌과 호박벌 같은 화분매개곤충을 비롯해 애완곤충, 바이오곤충, 식·약용곤충, 천적곤충 등 다채롭게 활용 가능한 곤충의 세계를 소개한다. 미디어를 이용해 장수풍뎅이 키우기를 체험하는 공간에서 한참이나 발을 떼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니, 잠깐이지만 반려곤충을 들여야 할까 고민에 빠졌다.●귀여운 모노레일 타고 간 곤충 놀이터 바로 그때 방사장을 탈출한 커다란 벌 한 마리 덕분에 아이들의 관심이 금세 옮겨 갔다. 서양뒤영벌로 불리는 이 벌은 활동량이 많고 성격이 온순해 온실작물 수정에 쓰인다고 한다. 이곳 전시실에는 벌방사장이 있어 아이들이 직접 벌을 만져 볼 수 있다. 서양뒤영벌 수컷은 침이 없기 때문에 이런 아찔한 체험이 가능하다. 어릴 때 벌에 쏘였던 경험이 있는 둘째는 끝내 용기를 내지 못했지만, 침이 없는 벌도 있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히 알게 됐다. 또 1층 로비에서 곤충 캐릭터가 등장하는 미디어 동굴을 지나면 멀티체험관으로 이어지는데, 여기엔 아이들의 다양한 신체활동을 이끌어 내는 디지털 인터랙티브 짐(Gym) 원더힐과 5세 이하 유아들을 위한 놀이방이 마련돼 있다. 2층에는 RFID 카드 리더기를 활용해 근육왕 쇠똥구리, 마라토너 제왕나비, 점프대장 거품벌레, 진딧물 사냥꾼 무당벌레, 흰점박이꽃무지 한약방, 개미대장의 부대 길찾기 등 곤충과 함께하는 흥미진진한 체험을 제공하는 벅스랜드가 기다린다. 이제 귀여운 모노레일을 타고 곤충생태원으로 나가 보자. 한두 번 꽤 가파른 코스를 지나 10여분 정도면 곤충테마놀이시설이 자리한 제1정거장에 하차한다. 널찍한 모래놀이터와 트램펄린, 미끄럼틀은 물론 초등학생들도 신나게 놀 수 있는 대형 놀이시설이 많아 모든 연령대의 아이들을 만족시킨다. 예천 깊은 산골의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키며 뛸 수 있으니 엄마로서는 먼 길 달려온 보람이 있는 놀이터다.●흙더미서 유충 찾고 나비들과 산책 초록 잔디와 부드러운 흙길이 어우러진 정원에도 볼거리가 가득하다. 벌의 생태를 재미있는 게임으로 알아 보는 벌집테마원과 흙더미를 뒤지며 아이가 좋아하는 장수풍뎅이 유충을 찾아보는 곤충체험원, 하얀 나비 노란 나비와 함께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나비관찰원 등이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자리해 천천히 둘러보기 좋다. 끈끈이주걱과 파리지옥처럼 곤충을 잡아먹는 식충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온실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동굴 속에는 어떤 곤충이 살아가는지 알아 보는 동굴곤충나라는 실제 동굴처럼 꾸며진 전시공간이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동굴이란 독특한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고 있는 곤충들을 보면서 아이도 엄마도 새삼 생명의 신비로움을 느낀다. 자연 그대로의 수서곤충과 수서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수변생태원은 푸른 가을 하늘과 어우러져 잠시 걸음을 쉬어 가게 한다. 언덕 꼭대기에는 황금빛 장수풍뎅이가 참나무에 매달린 모양의 전망대가 있어 곤충생태원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곤충생태원은 모노레일을 이용해 왕복 가능하며 걸어서도 관람 가능하다. 이용객이 많은 주말에는 긴 줄이 서는 모노레일을 먼저 타고 곤충생태원을 둘러본 후 곤충생태체험관으로 이동하는 게 효율적이다. 아빠랑 활 쏘는 놀이터, 꼬마 궁수의 눈빛 초롱초롱 활체험장엔 양궁·국궁 전문강사 재미와 교육 다 잡은 양수발전소 동글동글 ‘토끼간빵 ’용궁역 별미 용궁시장 순댓국밥·‘오불’ 맛봐야 예천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활쏘기에 도전해 볼 수 있다. 예천문화사업단에서 활체험장을 운영하고 있어 국궁과 양궁 모두 체험 가능하다. 전통무예를 바탕으로 한 국궁은 조준기가 없어 처음 체험하는 아이들에겐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강사의 도움을 받아 한 발 한 발 시위를 당기다 보면 신라 화랑이라도 된 것처럼 아이들 눈빛이 진지해진다.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손에 땀을 쥐고 봤던 양궁은 아이들에게도 친근할 뿐 아니라 조준기가 있어 비교적 다루기 쉽다. 손끝이 야무진 첫째는 한두 번 타깃 가운데를 맞히더니 몇 차례나 화살을 추가하는 등 활쏘기의 재미에 푹 빠졌다. 국궁과 양궁 외에도 어린아이들이 안전활과 안전화살을 이용해 활쏘기를 경험해 볼 수 있는 흡착활체험, 일반 화살촉이 아닌 스펀지로 된 화살로 공중에 떠 있는 공을 맞히는 호버볼 활체험, 스크린을 보면서 이동식 타깃을 맞히는 무빙타깃 활체험, 5대5 팀플레이로 색다른 재미를 느껴 볼 수 있는 활서바이벌체험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모두 사전에 전화로 예약하면 이용 가능하고 금액도 20발에 5000원 정도로 저렴하다. 양궁과 활서바이벌체험은 매일, 나머지 프로그램은 평일에만 운영된다.예천을 여행하면서 의외로 아이들이 알차게 놀았던 곳이 예천양수발전소 홍보관이다. 이름 그대로 예천양수발전소에서 운영하는 공간인데 에너지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용되는지, 친환경 에너지가 왜 필요한지 등을 아이들이 알기 쉽게 설명한다. 무엇보다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게임과 위치에너지를 이용한 공 쏘기, 에너지 관련 퀴즈 등 다양한 체험시설도 함께 자리해 흥미를 돋운다. 또 입구에서 나눠 주는 RFID 팔찌를 태그할 때마다 각각의 점수가 누적되면서 전광판에 실시간 순위가 공개된다. 덕분에 아이들은 더 많은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 전시관을 열심히 누비며 신나게 뛰어놀았다. 전시관 뒤쪽 상부댐의 호젓한 풍광을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용궁역도 아이들과의 여행지로 추천한다. 용궁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부터 “용왕님이 사는 기차역이에요?”, “거기 가면 토끼와 거북이도 만날 수 있어요?” 등 질문이 끊임없다. 행정구역상 예천군 용궁면에 자리해 용궁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그 이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잘 꾸며진 간이역이다. 우선 기찻길에서 바라보면 이제 막 용궁에서 올라온 것처럼 기운이 넘치는 푸른 용이 반겨 준다. 전설에 따르면 근처 커다란 연못 아래 용궁으로 통하는 길이 있어 이처럼 푸른 용이 매일같이 드나들었다고 한다.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은 모습에 아이들은 신기한지 이리저리 살펴본다.기차역 안으로 들어서면 역무실 대신 베이커리카페가 눈과 코를 사로잡는다. 동글동글 토끼간빵이 맛있는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용궁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별주부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앙증맞은 모양새는 토끼의 간을 상상한 결과다. 지역에서 나는 우리 밀과 간 건강을 지켜 줄 헛개나무 추출물을 넣어 만들었다고 하니 그 유쾌한 재치에 주머니를 열 수밖에 없다. 토끼간빵이라고 하니 먹기를 망설이던 아이들도 한 입 베어 물고 나서는 용왕님이 왜 토끼를 잡아 오라고 했는지 알겠다며 키득거린다. 용궁역 주변에선 4·9일마다 오일장이 열린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익숙한 건 엄마도 마찬가지라 여행지에서 오일장을 만나면 더없이 반갑다. 어르신들이 정성스레 키워 낸 각종 농산물은 흥정이 필요 없을 만큼 담뿍하다. 용궁시장의 명물인 제유소도 걸음을 멈추게 한다. 방앗간과 달리 참기름과 들기름만을 뽑아내는 제유소는 켜켜이 내려앉은 시간만큼이나 고소한 향기로 가득하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참기름이 화학적 착유 방식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이곳에선 전통 그대로 깨를 볶은 후 물리적 압력을 가해 기름을 짠다. 덕분에 깻묵으로 불리는 찌꺼기에도 영양분이 많아 나오기가 무섭게 물고기 양식하는 이들이 가져간다고 한다. 아이들도 각종 음식을 통해 흔하게 먹는 참기름과 들기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으니 꽤 흥미로운 모양이다. 용궁시장에 왔으면 꼭 맛봐야 할 음식도 있다. 바로 순댓국밥과 오징어불고기다. 순댓국밥이 뭐가 특별할까 싶지만 이곳에선 두툼한 돼지 막창을 이용해 순대를 만든다. 속도 푸짐하고 쫄깃함보다는 부드러운 식감이라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다. 오징어를 각종 야채와 함께 매콤하게 볶아 낸 오징어불고기는 담백한 순댓국밥과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한다. 용궁시장에는 10여개의 순댓국밥집이 성업 중이다. 그중에서도 용궁역 건너편에 자리한 박달식당은 맛도 맛이지만 입구에 걸린 ‘저는 애가 넷이나 있는 애국자입니다’라는 문구가 정겹다. 식당 휴무일은 아이들과 놀아 주는 날이라니 혹여 문이 닫혀 있더라도 기분이 상할 수 없다. 어린이 손님들을 위해 갓 구운 강냉이도 제공해 아이들과 넉넉한 한 끼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여행작가
  • ‘은행마을, 키조개, 청소역…’, 가을에도 핫한 보령

    ‘은행마을, 키조개, 청소역…’, 가을에도 핫한 보령

    대천해수욕장에서 보령해양머드박람회와 머드축제를 열어 여름을 뜨겁게 달군 충남 보령시가 선선한 가을을 맞아 충남도민체육대회를 여는 가운데 곳곳에 박힌 관광지들도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시는 21일 서해안 최대 대천해수욕장 외에 특색 있는 관광지를 소개하는 홍보자료를 발표했다.시는 먼저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 오천항 인근 도미부인 사당을 추천했다. 도미부인은 백제 때 열녀다. 개루왕이 출중한 미인에 행실도 남다른 도미의 부인을 빼앗을 욕심으로 속임수를 썼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정절을 지켰다. 이 설화는 삼국사기, 삼강행실도, 동국통감 등에서도 전해지고 있다. 도미부인 사당과 묘자리에서 매년 9월 말~10월 초 경모제가 개최된다. 높은 산자락에 있어 아름다운 서해안이 한 눈에 펼쳐진다. 충청수영 해양경관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도미부인 솔바람길도 걷기 좋다.오천항은 낚싯꾼들의 천국이다. 만의 깊숙한 곳에 위치한 자연 피항시설이다. 잠수부들이 금새 채취한 키조개는 다른 곳에서 먹기 힘든 특산물이다. 어른 주먹만한 홍합도 관광객들의 입맛을 당긴다. 오천항이 보이는 충청수영성은 조선시대 충청 해안을 방어하는 최고 사령부다. 조세미를 운반하는 조운선을 보호하고 왜구 등을 막았다. 이곳 영보정에서 보는 서해는 백미다. 정약용은 “세상에서 호수와 바다, 정자와 누각의 뛰어난 경치를 논하는 자들은 반드시 영보정을 으뜸으로 꼽는다”고 했다고 한다.천북면 학성리 해안에 가면 공룡발자국 화석이 있다. 113㎡ 면적에 직경 20~30㎝ 백악기 때 공룡발자국 13개가 나란히 있다. 2015년 발견된 충남도 기념물이다. 발자국 화석을 토대로 재현한 루양고사우르스 2개·프로박트로사우르스 1개의 조형물이 있어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 관광객에게 인기다. 장은리 천북굴단지까지 가는 산책로 ‘천북굴따라길’이 조성 중이고, 인근에 치즈 만들기 등 체험 목장도 있다. 장항선 간이역인 청소역은 영화 ‘택시운전사’를 찍은 곳이다. 역 앞 동네는 왕복 2차선 도로 옆에 낡은 단층 건물이 들어차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청소역사도 근대 간이역사의 건축양식이 잘 드러나고 원형이 잘 보존돼 문화재청이 2006년 등록문화재 305호로 지정했다. 이 때문에 추억 여행하는 관광객의 발길이 꾸준하다. 하루 8차례 열차가 서고, 이용객은 1일 평균 20여명이다.가을의 향기를 물씬 느끼려면 청라면 은행마을(장현리)을 찾으면 된다. 수령 100년이 넘는 토종 은행나무 30여 그루 등 총 1000여 그루가 심어진 국내 최대 은행나무 군락지다. 가을이면 마을 전체가 노랗게 물들어 최고의 가을 여행지로 각광 받고 있다. ‘신경섭 가옥’ 등 고택이 많아 그것과 어우러진 마을 풍치는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느낌을 준다. 실제로 지난 1월 종영한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의 촬영지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보령종합경기장 등에서 열리는 충남도민체전에는 15개 시군 8000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시범 종목인 골프 등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처음 결합해 30개 종목이 펼쳐진다.
  • 덜컹덜컹 달리다 보면…어느덧 잊었던 시간 속

    덜컹덜컹 달리다 보면…어느덧 잊었던 시간 속

    가을이 찾아오면 고향 역이 생각난다. ‘녹슬은 기찻길’을 볼 때마다 공연히 가슴이 먹먹해지고 ‘테스형’(나훈아)이 부른 ‘코스모스 피어 있는 정든 고향역’을 떠올리게 된다. 한가위 무렵이면 수구초심은 더 깊어진다. 시골길 모퉁이에 선 감나무만 봐도 ‘흰머리 날리면서 달려온 어머님’이 서 계실 것만 같다. 요즘은 그런 역을 찾기 어렵다. 말끔하게 개량된 역이 대부분이다. 설령 있더라도 KTX로는 갈 수 없다. 역마다 정차하는 무궁화호라야 가능하다. 남녘의 ‘서부경전선’ 구간에 찾아볼 만한 역들이 몇 곳 있다. 이번 여정에서는 옛 정취 가득한 낡은 역을 찾아간다. 경전선은 경상도의 ‘경’ 자와 전라도의 ‘전’ 자를 따서 만든 노선이다. 경남 밀양 삼랑진역과 광주송정역을 연결한다. 이 가운데 서부경전선은 광주송정역부터 전남 순천의 순천역까지 구간을 일컫는다. 기차여행 마니아들이 이 구간을 즐겨 찾는 건 영남권역에 견줘 무인 역사(驛舍), 폐역 등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오브제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열차 운행 간격이 길어 ‘홉 온 홉 오프’, 그러니까 한 역에서 내려 주변을 돌아본 뒤 후속 열차를 타고 다른 지역을 돌아보는 형태로 여행하는 건 무리가 있다. 현지를 연결하는 교통편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대신 승용차로 도는 건 권할 만하다. 추억의 역사 앞에서 사진도 찍고, 처음 보는 시골 어르신들에게 객쩍은 인사를 건네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 앞으로 몇 해 뒤면 벌교, 보성 등 이용객이 많은 몇몇 역을 제외하고 모두 무인 역사로 바뀌거나 폐역이 된다. KTX는 평일에도 표를 끊기 힘들 정도로 수요가 많은데, 무궁화호 노선은 걸핏하면 없애는 모양새다. 아무래도 무궁화호와 지방의 소멸은 운명을 같이할 모양이다. 둘러볼 만한 역은 순천, 보성 쪽에 많다. 들머리는 순천의 조곡동 철도문화마을이다. 순천역 인근에 있다. 현지인들은 “철도 여행자들을 위한 ‘남도 여행 1번지’”라고 추켜세우지만 아쉽게도 그 정도의 옛 정취는 남아 있지 않다. 순천 철도문화마을은 예전엔 ‘관사마을’로 불렸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 철도사무원들의 주거 목적으로 조성됐다. 병원, 운동장, 수영장 등 다양한 복지시설도 함께 들어서 당시엔 ‘신도시’로 인식됐다고 한다. 하지만 조성 당시 152채에 달했다는 등급별 관사는 민간에 불하되면서 상당수가 원형을 잃었다.기적소리 카페를 들머리 삼아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철도문화박물관, 철도문화체험관 등에 상주하는 문화관광해설사에게 마을 역사(歷史)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조곡동 행정복지센터 뒤 ‘하늘계단’을 오르면 기적소리 전망대가 나온다. 마을 전체 모습을 담을 수 있다. 특히 지붕이 인상적이다. 철도 관사는 한 지붕을 두 집이 나누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지붕의 색은 달랐다. 전망대에 서면 알록달록한 색깔의 ‘한 지붕 여러 가정’의 모습을 굽어볼 수 있다. 순천 별량면엔 원창역이 있다. 기차여행 마니아들 사이에서 순천의 성지로 통하는 곳이다. 원창역은 폐역이다. 역무원도 없고, 기차도 서지 않는다. 한데 건물은 고풍스럽다. 1930년대에 지어진 등록문화재다. 예전엔 비둘기호를 타고 통근하던 직장인, 역전시장으로 가던 상인들이 주로 이용했다고 한다. 1960년대에는 여객이 연간 20만명에 이르렀고, 1980년대까지도 연간 10만여명이 이용했지만 이후 이용객 급감으로 2007년 폐역됐다. 역사 옆에 소화물 등을 취급하던 대한통운 원창영업소 건물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원창역 인근에는 순천만 국가정원, 해돋이로 유명한 화포해변 등의 명소가 있다. 보성 땅에 속한 벌교역을 지나면서 철길 주변은 드넓은 평야로 변한다. 누렇게 익어 가는 벼들과 멀리 순천만, 득량만에 떠 있는 작은 섬들이 그림처럼 어우러진다. 명봉역은 봉황의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역이다. 붉은 벽돌을 쌓아 올린 아담한 역사가 인상적이다. 역시 1930년대 세워졌다. 현재는 역무원 없이 무궁화호 열차만 서는 간이역으로 운영되고 있다. 독특한 역 이름은 지역명에서 따온 것이다. 봉화마을 뒷산의 수봉황과 봉동마을 뒷산의 암봉황이 명봉천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그리는 울음소리가 들려온다고 해서 명봉이다. 일년 내내 조용한 시골 역이 떠들썩할 때가 있다. 이른 봄 벚꽃 필 때다. 명봉역 앞엔 역사만큼이나 늙은 벚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벚나무들이 늙은 가지 위로 연분홍 벚꽃을 피울 때면 이 장면을 담으려는 여행객과 사진작가들로 일대가 북새통을 이룬다. 2003년 드라마 ‘여름향기’ 이후엔 여러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가 됐다. 늦가을 낙엽 질 때도 벚꽃 시즌 못지않게 빼어난 풍경을 선사한다. 역사 내부엔 경전선의 열차 풍경을 담은 사진, 오래된 흑백 카메라 등이 전시되고 있다. 득량역은 ‘추억의 거리’로 이름난 곳이다. 서부경전선의 여러 간이역 가운데 단연 명소로 꼽힌다. 역사는 철도박물관처럼 꾸몄다. 옛 호롱불과 고가구, 엽전 등을 곳곳에 전시했다. 관광객이 직접 써 볼 수 있는 역무원 모자도 인기다.역 주변의 거리도 관광지로 꾸몄다. ‘역전이발관’, ‘행운다방’, ‘백조의상실’ 등 1970년대 풍경으로 조성된 마을 거리는 포토존으로 인기다. 얼핏 그림처럼 보이지만 이발관이나 다방 등엔 실제 주민이 거주하며 영업도 한다. 충무공 이순신을 그린 벽화도 많다. ‘신에게는 아직 열두 가마니의 득량쌀이 남아 있사옵니다’ 등 재치 있는 글들도 눈에 띈다. 이 일대 지명이 ‘득량’(得糧)이 된 것엔 사연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이 떨어져 가는 군량미를 구한 곳이 여기다. ‘얻을 득’(得) 자에 ‘양식 량’(糧) 자를 쓰는 지명이 여기서 비롯됐다. 득량역 주변에 공룡알 화석지, 강골마을 등 둘러볼 곳도 많다. 화순의 능주역, 나주의 남평역도 철도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간이역이다. 능주역 인근의 지석천은 서부경전선 최고의 포토존 중 하나로 꼽힌다. 철교를 지나는 무궁화호 열차를 반영과 함께 사진에 담을 수 있다. 100년 된 벚나무로 유명한 남평역도 특유의 고전미와 역사성을 인정받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 열차표 잔돈 327원 받아내려고 22년 소송해 이긴 인도 남성

    열차표 잔돈 327원 받아내려고 22년 소송해 이긴 인도 남성

    인도의 60대 남성이 부당하게 지불한 열차 요금 20루피(현재 환율 327원)를 되찾겠다며 소송을 제기한 지 거의 22년 만에 승소했다. 끈질긴 법정 투쟁을 벌인 주인공은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퉁나스 차투르베디(66). 1999년 그는 모라다바드란 도시로 가려고 마투라 간이역에서 승차권 두 장을 구입했다. 한 장의 가격은 35루피였다. 차투르베디는 100루피 지폐를 창구에 내밀었는데 마땅히 잔돈으로 돌아와야 할 30루피 대신 10루피만 건네졌다. 그는 20루피를 더 거슬러줘야 맞다고 따졌지만 창구 직원은 자신의 셈이 맞다며 막무가내였다. 소비자법원은 지난주 원고인 차투르베디의 손을 들어주며 1만 5000 루피(약 24만 5700원)를 원고에게 변상하고 제값보다 더 받아낸 20루피에다 한 해 평균 12%의 이자까지 챙겨 지불하라고 노스 이스트 철도(고락푸르) 회사에 명령했다. 재판부는 또 30일 안에 이 금액을 원고에게 지불하지 않으면 다음부터 연간 이자율이 15%로 올라간다고 밝혔다. 차투르베디는 11일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이 사건과 관련해 변론에 임한 것만 120차례가 넘는다. 내가 이 법정 다툼을 하느라 허비한 에너지와 시간에 값어치를 매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인도의 소비자법원은 서비스와 관련된 고객의 불만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는데 워낙 사건이 많아 아주 간단한 사안도 해결하는 데 몇년씩 걸린다. 결국 차투르베디가 끈질기게 싸워서가 아니라 인도의 느려터진 사법 시스템이 이처럼 간단한 권리를 구제하는 데도 22년이 걸리게 만든 셈이라고 방송은 꼬집었다. 그는 “철도회사는 한사코 이 사건을 소비자법원이 아니라 철도재판소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소송을 각하해 달라고 요구하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철도회사는 철도재판소가 인도에서의 열차여행에 관한 한 불만들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준사법기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차투르베디는 “그러나 지난해 대법원 판례가 나와 우리는 이 사건 심리도 소비자법원에서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때로는 판사들이 휴가 중이거나 경조 휴가란 이유로 심리가 연기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강요당한 손실에 견줘 너무 작은 배상이며 이렇게 소송을 오래 끌어 입은 정신적 피해에 아무런 보상이 없다고 말했다. 물론 그의 가족은 시간 낭비라며 여러 차례 뜯어 말렸지만 그는 계속 밀어붙였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정의를 위한 싸움이자 부패에 맞서는 싸움이었다. 그래서 가치가 있었다. 또 스스로를 변론했기 때문에 변호사를 고용하거나 법정을 오가는 비용 같은 것이 따로 들지 않았다. 그런 것을 따로 부담했으면 비쌌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도 (내 승소가) 영감을 줬으면 한다. 싸움이 지난해 보인다는 이유로 포기할 필요는 없다.”
  • 산업화의 길 강원 운탄고도, 국민이 함께 걷는 길로

    산업화의 길 강원 운탄고도, 국민이 함께 걷는 길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광부들의 땀이 서린 길이 국민들이 함께 걷는 관광자원으로 재탄생했다. 강원도 영월의 청령포에서 15일 ‘운탄고도1330 통합안내센터’가 문을 열었다. 운탄고도는 해발고도 1330m의 고원지대를 따라 원시 숲길과 백두대간 절경이 펼쳐지는 길로 폐광지역 역사를 간직한 길이기도 하다. 영월·정선·태백·삼척 4개 시와 군을 하나로 연결한 길로 정선군에서는 석탄을 실은 트럭이 달리던 길이다. 운탄고도1330은 전체 173㎞의 길 가운데 가장 높은 만항재의 높이 1330m를 이름 속에 담았다. 운탄고도 안내센터는 단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생활을 한 청령포를 굽어보는 곳에 위치했다. 안내센터 자체가 식당, 전시관, 체험실, 카페 등 복합시설로 이루어져 강원도를 관광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휴식을 선사한다.운탄고도 1길은 단종의 넋이 서린 영월 청령포에서 시작해 남한강의 정취를 감상할 수 있다. 2길은 조선후기 천재시인 김삿갓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김삿갓문학관 등 유적지가 있다. 3길에는 700m 폐광에서 흘러나온 물을 끌어올려 조성한 황금폭포가 있다. 물에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폭포 물줄기가 황금색이다. 정선의 운탄고도 4길에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주인공들이 타임캡슐을 묻었던 타임캡슐공원이 있다. 엽기소나무길에서는 고랭지 배추밭의 장관도 볼 수 있다. 5길에는 탄광 갱도로 인한 지반침하로 생긴 연못에 도롱뇽이 살면서 도롱이 연못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광부의 아내들이 도롱이 연못에서 남편의 무사고를 빌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6길에는 자작나무 숲을 즐길 수 있는 함백산이 있고, 7길에서는 순직산업전사위령탑 등을 통해 석탄시대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고사리역, 도계역 등 간이역의 매력을 볼 수 있는 8길을 지나 9길에서는 동해 바다를 만나게 된다. 개소식에 참석한 김명중 강원도 경제부지사는 “광부들의 애환이 담긴 역사적 현장인 운탄고도를 걸으며 강원도 삼림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면서 “운탄고도를 대한민국 최고의 걷는 길로 운영하여 폐광지역 일자리 창출과 강원도의 관광산업을 일으키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여의도면적 남해 고사리밭 걸으며 바다경치 구경

    여의도면적 남해 고사리밭 걸으며 바다경치 구경

    경남 남해군 창선면에 조성돼 있는 전국 최대 고사리밭을 걸으며 주변 바다 경치를 구경하는 남해바래길 ‘고사리밭길 예약탐방’이 이달 말부터 시행된다.경남 남해군은 남해바래길 가운데 고사리밭길 구간에 대해 오는 28일 부터 6월 24일 까지 3개월간 ‘고사리채취기간 예약탐방제’를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고사리밭길 예약탐방제는 고사리 채취 시기에 탐방객들의 고사리 무단채취 등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부터 시행했다.예약 탐방을 하는 구간은 창선면 고사리밭길 전체 15㎞ 가운데 오용리 노전마을 부근에서 가인리 가인마을 까지 약 6㎞ 구간이다. 걷기 출발을 위해 모이는 곳은 동대만간이역 주차장이다. 예약탐방 기간에 온라인으로 사전에 고사리밭길 탐방을 예약하면 고사리밭에 조성돼 있는 지정된 걷기 코스를 탐방안내인과 함께 걸으며 끝없이 펼쳐진 고사리밭과 남해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다. 남해군 창선면 고사리밭 면적은 4.3㎢로 여의도 전체 면적(4.5㎢)과 비슷하다.고사리밭길 탐방을 하는 날은 매주 화·목·토·일요일 4일이다. 하루에 40명만 선착순 접수한다. 고사리밭길 예약탐방 참가자들은 문화관광해설사 설명을 듣고, 셔틀 차량(택시)과 경관 명소로 배달되는 중식(돌미역비빔밥)도 이용할 수 있다. 고사리밭길 온라인 예약탐방은 바래길 홈페이지(www.baraeroad.or.kr)와 바래길 앱을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남해군 걷기여행 코스인 남해바래길은 본섬과 창선도 2개 섬을 해안을 따라 한바귀 도는 길로 총 231km이다. 본선 16개 코스와 지선 3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본선 코스는 섬 전체를 연결하는 순환형 종주길이다. 지선 코스는 코스별로 원점회귀를 할 수 있는 단거리 순환형 걷기여행길로 자가용을 이용하기 편하도록 조성됐다.‘바래’라는 말은 남해 어머니들이 가족의 먹거리 마련을 위해 바닷물이 빠지는 물때에 맞춰 갯벌에 나가 파래나 조개, 미역, 고둥 등 해산물을 손수 채취하는 작업을 일컫는 남해 토속어이다. 남해군 관계자는 “고사리밭길 예약탐방은 예약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에도 탐방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 봉화 산타마을 인근 폐교가 체류형 숙박시설로 탈바꿈…2022년 12월 개관

    봉화 산타마을 인근 폐교가 체류형 숙박시설로 탈바꿈…2022년 12월 개관

    대한민국 대표 겨울관광지로 우뚝 선 경북 봉화 분천역(간이역) 산타마을 인근에 체류형 숙박시설이 들어선다. 경북도는 지난 2월 폐교된 봉화 소천초등 분천분교(사진·부지면적 9500㎡)를 지역특화형 숙박시설로 리모델링한다고 29일 밝혔다. 우선 내년 1월쯤 민간사업자를 선정한 뒤 숙박시설 운영계획 수립 및 실시설계를 할 계획이다. 이어 6월 착공에 들어가 12월쯤 공사를 끝내고 곧바로 개관해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국비 40억원을 포함해 총 80억원이 투입된다. 숙박시설이 들어설 메인 건물에는 식당·카페·세미나실이 마련된다. 부속 건물엔 산타 체험관·박물관·전시관이 들어서고, 학교 운동장 부지는 주차장·캠핑장·체육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 사업은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탄력을 받게 됐다. 인근엔 2014년 12월 개장한 봉화 소천면 분천역 산타마을이 있어 관광객 및 이용객 유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분천 산타마을에서는 ‘관광명소화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2023년까지 분천리 일대 부지 4만 3600㎡에 총 190억원을 투입해 기존 산타마을 안에 있는 ‘산타의 집’을 북유럽형 건축 양식으로 재건립하고, 10여m 규모의 대형 트리, 사계절 썰매장과 물놀이장, 산타 박물관과 트롤 숲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분천분교를 특화된 숙박시설로 전환해 자체만으로도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지역사회 공헌형·문화예술형·융합형 등 특색있는 시설로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 노원구 10대뉴스 1위는 바로 이 곳

    노원구 10대뉴스 1위는 바로 이 곳

    서울 노원구가 구민들의 삶에 힘이 되어 준 ‘2021 노원구 10대 뉴스’를 선정한 결과 1위는 ‘불암산 힐링타운 조성’이 차지했다. 구는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구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에서 불암산 힐링타운 조성이 4295표(40.4%)를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민선7기 구가 추진한 주요 정책과 사업 30개 중 1인당 5개를 선택해 투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8일간의 짧은 투표기간에도 불구하고 설문에 총 1만 640명이 참여했다. 불암산 힐링타운엔 ▲365일 살아 있는 나비를 관찰할 수 있는 ‘나비정원’과 ‘생태학습관’, ▲온실카페, 반려식물 병원, 어린이 편백풀을 갖춘 ‘정원지원센터’, ▲4~5월 10만주의 철쭉으로 붉게 물드는 ‘철쭉동산’, ▲족욕과 차테라피, 오감치유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산림치유센터’, ▲어린이들의 숲속 놀이터 ‘유아숲 체험장’, ▲장애인, 노약자 등 보행약자를 위한 2.1㎞의 순환산책로와 엘리베이터 전망대 등이 조성돼 있어 남녀노소를 떠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GTX-C노선(의정부~광운대~삼성역~수원 노원) 착공 확정’은 3564표(33.5%)를 얻어 2위에 올랐다. 2027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개통되면 광운대역에서 강남 삼성역까지 10분, 수원까지 30여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어 획기적인 교통혁명이 일어나게 된다. 또 GTX-C 노선 개통과 광운대역세권 개발이라는 두 가지 초대형 사업으로 월계동 지역이 교통과 경제, 주거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수도권 동북부 새로운 중심지로 도약할 것으로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3위는 ‘노후 아파트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추진’(3185표, 29.9%)이 차지했다. 노원구엔 재건축 안전진단 대상 아파트가 39곳 5만 9000여 가구로 서울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최근 강화된 안전진단 기준으로 재건축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구는 재건축 지연에 따른 주거환경 악화와 주민 불편 등을 해소하기 위해 자체 연구용역을 실시,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위한 근거와 합리적인 가이드라인 개발 등 지역 재건축 사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4위는 2662표(25.0%)를 받은 ‘경춘선 힐링타운 조성’이다.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이었던 옛 화랑대역의 경관에 현대적 힐링 테마가 어우러진 지역 명소다. 서울 최초 야간 불빛정원 뿐 아니라 올해 이색 테마 카페 ‘기차가 있는 풍경’과 세계 각국의 희귀한 시계가 전시된 ‘타임뮤지엄’까지 문을 열었다. 지난 11일에는 ‘2021 경춘선 숲길 가을음악회’가 2년 만에 다시 개최되기도 했다. 수학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는 수학문화관과 동북권 최초의 어린이전용극장 개관, 노원교육플랫폼 운영 등 노원의 다양한 교육인프라 구축 사업이 2472표(23.2%)를 받아 5위에 올랐다. 이외에 ▲찜통 경비실 에어컨 설치 지원과 경비원 해고사태 중재 등 아파트 경비원 처우 개선 ▲횡단보도 그늘막 및 버스정류장 온열의자, 발광다이오드(LED) 바닥신호등 설치 ▲전 구민 마스크 배부 등 코로나 대응 정책 ▲2021 서울시 도시청결도 평가, 가장 깨끗한 도시 1위 수상 ▲독거 어르신 돌봄조직 ‘노원 똑똑똑 돌봄단’ 운영 등이 10대 뉴스에 들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노원구를 힐링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정목표에 부합하는 사업들이 주민들의 깊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며 “주민 일상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하나도 놓치지 않는 현장행정과 다가올 노원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장기과제 모두를 꼼꼼히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 수필은 곧 사람… 오늘도 글에서 영혼의 무늬를 건져 올린다

    수필은 곧 사람… 오늘도 글에서 영혼의 무늬를 건져 올린다

    지난 11일 오후 한국수필가협회 창립 50주년 행사가 있었다. 수필계의 종가인 한국수필가협회는 1971년 2월 창립돼 반세기 동안 성숙한 내적 역량을 쌓아 왔는데, 올해 초 임기를 시작한 최원현 이사장의 소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한국수필가협회는 범수필문학 단체로 시작했습니다. 수필가라면 누구나 들어와 활동할 수 있지요. 수필문학의 중흥과 대중화를 위해 선배님들이 이루어 온 업적이 너무도 큽니다.” 이러한 업적 위에서 이제 수필은 한국문학의 주변부를 벗어나 자신만의 문학적 위상을 확고하게 확보하면서 미래 문학으로서의 기틀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현재 문단에는 30종을 훌쩍 넘는 수필 전문지를 비롯해 많은 문예지에서 수필을 싣고 있다. 또한 수필 문단에서는 출신 작가를 중심으로 저마다 문학회를 만들어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수필문학의 일대 융흥기라고 할 만하다.●신앙과 문학이라는 두 줄기의 큰 빛 최 이사장은 1951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돌 무렵에 아버지를, 세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살아온 전형적인 천애고아의 삶을 고조곤히 들려주었다. “제게 유년 시절은 그냥 그리움일 뿐입니다. 학창 시절은 슬픔과 아픔의 시간이고요.” 늘 추위를 느끼듯 외로움을 탔던 ‘소년 최원현’은 그래서인지 외조부모님 밑에서 자랐던 어린 시절이 가장 행복했다고 기억한다. 외할머니는 어린 소년을 기르시고 신앙으로 이끈 분이셨다. 그 자체로 어머니셨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큰아버지 댁으로 간 소년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내디딘 삶의 현장에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았다. 후광이라고는 전무했던 그를 감싸준 두 줄기의 큰 빛은 신앙과 문학이었다. “80년대 중반에 우연히 보게 된 신문광고 하나가 저의 인생을 바꾸었습니다. 문학이라는 이름의 평생지기를 만나게 된 거지요.” 그는 문예진흥원 개최 문학 강좌 광고를 보고 찾아가 거기서 수필가 서정범 교수를 만난다. 서 교수에 의해 ‘한국수필’ 초회 추천을 받은 그는 그때부터 수필이 자신의 삶이 됐고 지금까지 30년 넘게 수필가로 살아올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1987년 초회 추천을 받은 그가 이제는 ‘한국수필’의 발행인이 됐으니, 장강대하처럼 흐른 수필의 시간이 풍요롭기만 하다. “1971년 4월 당시 한국수필가협회 회장이셨던 조경희 선생님께서 ‘수필문예’라는 이름으로 창간하셔서 6호까지 나오다가 1975년 3월 7호부터 계간 ‘한국수필’로 제호를 바꾸어 창간호를 낸 후 2021년 12월호로 통권 322호를 낸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과 역사의 수필문학 전문 잡지입니다.”●삶의 진실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문학 한국문학에서 수필은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 수필은 어떤 수준과 위상을 가지고 있을까? 독자들이 많이 궁금해할 것 같다. “시대가 변하면서 빠르고 쉽고 편한 것을 추구하다 보니 문학도 그러한 경향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러나 문학의 본질이 바뀔 수는 없고 시대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문학도 발전해야 할 텐데 수필은 요즘 시대에 형식과 길이와 내용에서 가장 잘 맞는 문학이라고 생각됩니다.” 최 이사장은 다만 수필가들이 양산되는 경향이 있고 수필 전문지가 많다 보니 신인 등단이 쉽게 이루어져 독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품을 쓰는 경우가 적지 않아 부끄러울 때가 있다고 일침을 가한다. 좋은 수필가가 많은데 독자들이 그렇지 못한 글을 만나게 돼 전체적으로 수필의 수준을 낮잡아 볼까봐 걱정이라는 것이었다. “수필은 삶의 진실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문학입니다. 따라서 수필은 위축되거나 소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수필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쓰는 한 편의 수필이 우리 수필의 위상을 높여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간절하게 들려주었다. ‘수필가 최원현’의 작품은 교과서에도 다수 올라 있다.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햇빛 마시기’, 중학교 2학년 도덕 교과서에 ‘기다림의 꽃’, 그리고 중국 동북3성 중학교 작문 교과서에 ‘행복한 책임감’이 실려 있다. 고전 반열에 오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는 개인적으로 범우사에서 출간한 ‘누름돌’에 가장 애정이 간다고 말한다. “감사하고 기쁜 것은 제가 70년대를 전후해 문학의 스승으로 삼았던 범우문고에서 수필집 ‘누름돌’이 나온 것입니다. 범우문고로 수필집이 나온다니 그 기쁨을 억제할 수가 없었습니다.”●수필의 저변과 지경을 넓히는 일 그에게 수필이란 무엇일까? “저는 서양의 에세이 개념과는 다른, 우리 고유의 정서 속에서 싹트고 자라온 ‘SUPIL’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곳에서 펼쳐지는 우리만의 이야기로서의 수필 말입니다. 어쩌면 시조와 함께 수필은 가장 한국적인 문학일 수 있습니다.” 서양의 에세이 개념과 최 이사장이 강조하는 수필 사이의 간극과 차이가 물씬 전해져 온다. 우리만의 특별한 장르로 수필을 세워 갈 의지가 강하게 읽혀졌다. 최 이사장은 자신도 그러한 개념 형성에 일조하기 위해 그동안 서정적 수필을 주로 써 왔는데 그간 이러한 그의 수필 세계에 대해 “세련된 미학적 문장으로 재현하는 데 뛰어난 기량”(윤병로)을 보인다든가 “깊은 사고의 달관을 반짝이는 문장으로 수놓는”(정주환)다든가 “추억의 공간 속에 켜진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보게”(서익환) 한다는 비평적 진단이 있었다. 이러한 성취를 이미 이룬 그는 이제 특별한 제재를 중심으로 하는 연작 테마 수필을 써 보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래서 시도했던 것이 간이역 시리즈였습니다. 사라져 버린 간이역들. 저는 사라져 가는 것들에 애착을 가지는가 봅니다.” 이제 다양한 테마 수필로 특성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최 이사장은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필을 쓰고자 한다. 미래 세대에게 중요한 장르로 부상할 것이 틀림없는 수필의 저변과 지경을 넓히는 일에 그의 수필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은은하게 암시해 주는 순간이었다.●영혼의 무늬를 보게 하는 맑은 눈 “수필은 영혼의 무늬를 보게 하는 맑은 눈입니다. 따라서 수필은 곧 쓰는 사람 그 자체입니다. 맑고 고고한 사람이 쓰는 글도 그러할 수밖에 없듯이 작가 스스로 자신의 영혼만큼의 글을 쓸 수 있는 것이지요.” 최 이사장은 화려한 것보다는 소소하고 하찮아 보이지만 사실은 소중한 것, 자칫 놓치고 잊히거나 사라져 갈 수 있는 것들에 깊은 애정을 가진 수필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최원현’의 계획은 무엇일까? “50년 역사와 업적을 정리하는 작업이 최우선입니다. ‘한국수필’ 50년은 우리 한국 수필문단 50년이요 한국 수필문학사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협회가 발전하고 튼실해질 수 있도록 ‘한국수필’ 출신 최 이사장이 임기 내에 그 토대를 단단히 해 놓고 물러날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속히 이런 책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다고 한다. 그는 지금까지 수필집 열두 권, 수필선집 네 권, 문학평론집 두 권, 인터뷰집 한 권 등 수필 관련 책을 왕성하게 펴냈다. 내년에는 스무 번째 책이 될 작품집을 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 최 이사장을 만나면서 수필이야말로 가장 친화력 높은 장르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 그렇게 수필은 독자들에게 충전과 위안을 주는, 공감에 대한 간곡한 요청이요 오랜 경험과 기억을 나누자는 호소인 셈이다. 그러니 수필은 “글이 곧 사람”이라는 명제를 가장 첨예하게 증명하는 장르일 것이다. 최 이사장은 수필이 삶의 주변이나 상실된 것들을 향해 손길과 눈길과 발길을 여는 ‘열린 양식’임을 꾸준히 강조했다. 그러한 수필 사랑의 마음은 두고두고 근원적인 미학적 에너지를 우리 수필문단에 던져 줄 것이다. 최 이사장이 그러한 큰 그림을 그려 갈 것임을 예감케 해준 환한 가을날 오후였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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