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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 음주 인한 간 손상 막는다…간경화 확률 최대 65% 감소

    커피, 음주 인한 간 손상 막는다…간경화 확률 최대 65% 감소

    하루 중 커피를 1잔 이상 마시면 음주로 인한 간경화 발생 확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끈다. 최근 영국 사우샘프턴대학교 연구팀은 9개의 과거 연구를 분석해 이러한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9개 연구의 연구 대상자는 총 43만 명이었으며, 이들의 일일 커피 섭취량 증가와 간경화 발병률을 조사해본 결과, 두 가지 요소 사이에서 강력한 상관관계가 발견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하루 1잔을 마시는 사람들의 간경화 발생률은 22% 낮았다. 커피섭취량이 더 많을 경우 간경화 위험은 더욱 줄어들었는데, 한 잔씩 더 마실 때마다 간경화 확률은 마시지 않는 사람들과 대비해 각각 43%, 57%, 65%씩 더 낮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간경화로 사망하고 있다. 간염이나 과음, 면역장애, 지방간 등이 간경화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연구를 이끈 사우샘프턴대학교 올리버 케네디 박사는 “간경화는 죽음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뚜렷한 치료법도 없다”며 “따라서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대중적이고 저렴한 음료인 커피가 간경화 발생 확률을 감소시켜 준다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는 분명한 한계점이 몇 가지 존재한다. 우선 연구팀이 분석한 9개 연구는 모두 연구 대상자의 알코올 섭취량은 조사했으나, 비만이나 당뇨 등 다른 간경화 위험요소는 연구에 반영시키지 않고 있다. 또한 커피콩의 종류 및 추출 방식은 큰 관련이 없는 것인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커피의 어떤 성분이 이러한 효과를 발휘해 주는 것인지 또한 밝혀지지 않았다. 케네디 박사는 “커피는 수백 가지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복잡한 화합물”이라며 “이러한 물질 중 간 보호 기능을 발휘한 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른다”고 전했다. 더 나아가 박사는 모든 종류의 커피가 간 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설탕과 휘핑크림이 가득한 커피를 먹는 것이 간 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뉴욕대학교 임상 영양학자 사만다 헬러 또한 커피 만으로 간을 손상시키는 나쁜 습관들을 모두 완화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그녀는 “실제 커피에 해독 효과나 소염 효과 등이 존재한다고 해도, 커피를 몇 잔 더 마시는 것만으로 과체중, 비만, 운동부족, 폭음, 부적절한 식단 등이 미치는 부정적 효과를 극적으로 줄일 수는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주사기 재사용 의사 면허 취소·최고 징역 5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16일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의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최근 서울, 강원 원주에서 일회용 주사기의 재사용으로 인한 C형 간염 감염 사례가 잇따랐다. 개정안에는 주사기 재사용으로 C형 간염 집단 감염 같은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면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5년 이하의 징역 및 2000만원 이하의 벌금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제제 대상은 일회용 의료기기에 대한 제대로 된 지침이 없다는 이유로 ‘일회용 주사기’로 한정했다. 가수 신해철씨의 사망으로 부각됐던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은(일명 신해철법) 17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국회 국방위원회도 이날 법안소위를 열어 단기 복무 장교와 부사관, 현역병이 자발적으로 전역을 연기할 수 있는 근거를 명확히 한 군인사법과 병역법 개정안을 처리해 전체회의로 넘겼다. 관련 법안은 ‘항해 또는 외국에서 복무 중이거나 중요한 작전이나 연습 등의 수행으로 인해 본인이 원하는 경우’ 등의 신설 조항을 담고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양천, 감염병 청정 만들기

    지난해 서울 양천구는 메르스와 C형 감염 등 질병과 싸웠다. 메르스에 대한 신속한 대처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최고의 대응’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C형 간염도 투명한 행정처리를 통해 주민들의 불안을 불식시켰다는 평을 얻었다. 그러나 양천구는 “질병이 퍼지기 전에 예방하지 못한 것은 문제”라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절치부심 고민한 결과 구는 인프라 개선과 방역이라는 두 가지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오는 20일부터 보건소의 시설개선 공사를 추진한다. 구 관계자는 16일 “감염병 관리에 대한 기능 강화가 이번 공사의 핵심”이라면서 “기존 결핵실을 확 뜯어고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결핵실 내부에는 검체채취실을 새롭게 설치한다. 호흡기감염 질환 의심자가 보건소에 방문할 때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고, 객담(가래) 검사 과정을 독립된 공간에서 진행해 병원균 전염 가능성을 철저하게 차단할 방침이다. 또 결핵실 내부 공기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는 음압환경을 조성해 공기를 통한 확산도 방지한다. 인프라뿐만 아니라 방역 대책도 강화한다. 구 관계자는 “최근 유행하는 지카바이러스, 뎅기열, 일본뇌염 등을 옮기는 질병 매개체 모기를 집중 방역하겠다”면서 “특히 공공건물, 근린생활시설 가운데 200인조 이상의 정화조가 설치된 건물 105곳에 대해 특별방역기동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는 지난달 29일 지카바이러스가 제4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이후 발생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인프라 개선과 방역 강화를 통해 감염병 청정지역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예방접종 주사기 직접 사서 병원 갈 겁니다”

    “포장 새로 뜯어 달라” 요구 늘고 병원들은 “1회 쓰고 버린다” 공지 박모(41·여)씨는 지난 13일 감기 몸살로 동네 의원에 갔다가 사용하기 전인지 사용한 후인지 알 수 없는 주사기들이 쌓여 있는 걸 보고 간호사에게 “주사기 포장을 새로 뜯어서 주사를 놔 달라”고 말했다. 아침 TV에서 본 뉴스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서울 양천구에 이어 충북 제천과 강원 원주에서도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 보도였다. 박씨는 “너무 유난 떠는 것 같아 잠깐 고민했지만 찜찜한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생후 12개월 되는 딸을 키우는 주부 이모(32·여)씨는 다음달 예방접종 때 약국에서 주사기를 사 들고 갈 생각이다. 이씨는 “지난해 말 주사기 재사용 뉴스가 나왔을 때는 극히 일부라고 생각했지만 연이어 사건이 터지니까 우리 동네 의원에서도 재사용을 하는 것 아닐까 겁이 난다”며 “약국에 문의해 보니 주사기마다 용량이 다르고 일부는 백신이 미리 담겨 있는 것도 있다고 해서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사태에 이어 제천, 원주에서도 주사기 재사용이 확인되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 카페에는 ‘○○병원에서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된다’는 고발성 글들이 올라오는가 하면 ‘주사를 맞을 때 새 주사기를 사용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게시물들도 뜨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의원은 얼마 전 ‘우리 병원은 일회용 침만 사용하고 있다’고 안내문을 써 붙였다. 이 한의원은 “다나의원에서 C형 간염 집단 발생 사태가 일어난 이후 침을 재사용하느냐고 묻는 환자들이 있어 공지를 하게 됐다”며 “부항컵, 바늘, 침 모두 멸균 일회용 의료기기를접쓰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 있는 한 피부과는 ‘주사기와 주삿바늘은 모두 1회 사용하고 버린다’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병원 관계자는 “피부과는 각종 필러와 다이어트·미용 주사 등 주사를 놓는 일이 많아 환자들이 걱정할 수도 있다”며 “당연한 내용을 굳이 알려야 하는 상황이 씁쓸하다”고 했다. 서울의 한 내과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27·여)는 “병원에 환자가 워낙 많아 시간을 아끼기 위해 미리 주사기 포장을 뜯어 두고 사용했는데, 얼마 전부터 환자 앞에서 포장을 뜯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콜센터에도 문의 전화가 늘어났다.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전 회원을 상대로 주사기 등 일회용품 사용 금지에 대해 교육을 하고 관련 공문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공익신고’ 누가 했는지 알 텐데… 허술한 복지부 대책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집단 감염 사건이 잇따르자 보건당국이 ‘공익신고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공익신고가 얼마나 들어올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내부 종사자와 환자, 일반인을 대상으로 일회용 주사기 등 의료기기 재사용이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한 공익신고를 받는다고 14일 밝혔다. 복지부, 보건소,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다. 신고가 접수되면 의심 기관에 대해 복지부, 보건소, 건보공단, 지역의사회 등이 공동으로 현장 점검을 할 계획이다. 앞서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한 환자 중 115명이 C형 간염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확진 환자 중 101명이 치료가 필요한 ‘RNA(리보핵산) 양성’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드러난 감염자 수는 97명, 치료를 받아야 하는 RNA 양성 환자는 63명이었다. 그러나 신고가 활성화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원장 1명에 간호조무사 2~3명이 근무하는 동네 의원의 특성상 내부 신고자의 신분이 금방 드러날 수 있어 신고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근거한 공익 침해 행위를 신고해 피신고자가 형사처벌 또는 행정처분을 받게 되면 신고자는 보상금이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보상금은 공익신고로 벌금, 과징금, 과태료 등의 금전적 처분이 내려지면 해당 금액의 최대 20%까지 받을 수 있지만 대상이 내부 신고자로 한정돼 있다. 일반인이 신고하면 공익 증진에 현저히 이바지한 때에만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 올해 포상금과 보상금을 합친 예산은 총 10억원 정도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공익신고 창구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일반 국민이 의료기관의 주사기 재사용 문제를 신고할 수 있도록 질병관리본부에 핫라인을 개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솜방망이 처벌로는 의료윤리 파탄 못 막는다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병원 두 곳이 또 적발됐다. 강원 원주 한양정형외과와 충북 제천 양의원이 문제의 의료기관이다. 신고를 받은 보건 당국은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한양정형외과에서 진료받은 환자 중 C형 간염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사람만 이미 100여명이다. 양의원도 주사침만 교체하고 주사기는 재사용했다니 감염 사례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주사기와 주사액 재사용 등 비상식적 의료행위가 드러나 경악했던 게 불과 몇 달 전이다. 이래서야 어디 아프다고 마음놓고 병원이나 가겠나 싶다. 발각된 병원들은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주사기를 반복해 썼다. 재활용할 물건이 따로 있지 한 개에 몇 십원짜리 주사기 값을 아끼자고 환자의 위생안전을 내팽개칠 수 있는 것인지 의료기관의 부도덕성에 기가 막힌다. 국민 불안감은 이만저만 심각한 것이 아니다. 주사기를 직접 사서 병원에 가겠다는 의료위생 공포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을 정도다. 나라 밖에서 알면 낯뜨거운 일이다. 누가 우리나라를 의료 선진국이라고 인정해 주겠는가. 의료 한류에 찬물이 끼얹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선진국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후진적 불법 의료 행태가 근절되지 않는 데는 보건 당국의 책임이 크다. 기본적인 진료 상식을 팽개친 병원을 적발해도 이를 처벌할 법규조차 제대로 갖춰 놓지 못했다.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병원들만 해도 주사기를 재사용하지 말라는 시정명령 말고는 이렇다 할 행정처분을 할 수가 없다. 더 한심한 것은 현행 의료법으로는 시정명령을 어기더라도 업무정지 기간이 고작 15일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주사기 재사용 단속 차원에서 공익신고제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다나의원 사태가 터진 지 석 달 만의 때늦은 대책이다. 포상금을 줘서라도 내부 의료진의 신고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그나마 파렴치 의료 행위를 막는 최소한의 경고 장치는 되리라 기대한다. 무엇보다 급한 조치는 의료법을 손보는 일이다. 의료 일회용품 재사용이 발각되면 문제의 의료인은 면허가 취소되고 병원은 문을 닫도록 처벌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생명안전을 무시하고 엉뚱한 짓을 했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경각심을 의료기관들 스스로 갖게 만들어야 한다.
  • 원주·제천 ‘제2 다나의원’ 사태

    양의원 3996명도 감염병 검사…보건당국 4개월 지나 늑장 조사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의 간염 확산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충북 제천과 강원 원주의 병원 2곳에서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주사기를 재사용한 원주의 병원에서는 C형 간염 환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제천시 소재 ‘양의원’과 원주시 소재 ‘한양정형외과의원’이 환자들에게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했다는 신고를 받고 역학조사를 한 결과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 환자 101명이 C형 간염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제 역학조사가 시작된 단계여서 피해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드러난 C형 간염 환자들은 2011~2014년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 자가혈주사시술(PRP)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병원은 2004년 9월 개원해 2015년 5월 폐업했다. 보건당국은 우선 이 병원에서 자가혈주사시술을 받은 환자 927명의 명단을 확보해 C형 간염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2011년 이전 환자 1만 4000여명으로까지 조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제천시 양의원에서 근육주사를 처방받은 3996명을 대상으로 혈액 매개 감염병 검사를 하기로 했다. 이번 제천과 원주 병원에서의 주사기 재사용 행위는 보건당국이 먼저 인지한 게 아니라 지난해 4~7월 환자 신고에 의해 드러났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역학적 인과관계를 추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당시에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11월 추가 민원을 받고서야 늑장 대처했다. 그 사이 한양정형외과의원은 폐업해 보건당국은 이 병원이 주사기를 재사용한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전형적인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주사기 재사용하면 의료인 형사처벌

    3 ~ 5월 의심 기관 현장 조사… “개당 40~50원 아끼려 재사용” 주사기 재사용과 이로 인한 C형 간염 확산 사건이 잇따르자 보건당국이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환자에게 중대한 위해를 끼친 의료인은 면허를 취소하고 형사처벌하는 등 벌칙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주사기를 재사용해 C형 간염이 확산된 사태를 겪고도 처벌 규정을 강화하지 않다가 비슷한 사건이 또 터지고서야 부랴부랴 긴급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의사들의 비윤리적 의료행위와 보건당국의 무능이 ‘제2의 다나의원’ 사태를 불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행위에 대한 의료법상 벌칙 규정을 강화하고, 의료인 면허취소처분 근거를 마련하는 등 의료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의료법(제87조)상 가장 강한 벌칙 규정은 ‘5년 이하 징역, 2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무면허 의료행위, 처방전·의무기록의 개인정보 누출 행위 등에 적용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하거나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에 제87조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행 의료법상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하다 적발된 의료기관에는 시정명령과 면허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 정도만 내릴 수 있다. 충북 제천시 소재 ‘양의원’의 주사기 재사용 행위를 적발하고도 제천 보건소는 ‘즉시 재사용 금지’라는 하나 마나 한 시정명령을 내렸다. 의료인 면허 관리 강화, 보수교육 운영 개선 방안은 오는 3월까지 내놓기로 했다. 정신질환, 알코올·약물중독 의료인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면허신고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 또 3~5월에는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심 기관에 대한 일제 현장 조사도 벌인다. 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선제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처벌 규정을 강화하더라도 의사들의 비윤리적 의료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비슷한 사건이 고질적으로 되풀이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수십 년 전에는 의사들이 유리 소재 주사기를 소독해 재사용했는데 아직도 그때처럼 개당 40~50원 하는 플라스틱 주사기를 아끼려고 일회용 주사기를 다시 사용하는 의사들이 있다”며 “이번 건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자정 노력을 펴겠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주사기 재사용’ 집단 간염 발병, 원주서도 발생…보건당국 늑장대처

    강원도 원주시 소재 한 의원을 다녀간 환자 100여명이 C형 간염에 무더기로 감염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해 집단 C형 간염이 발생한 서울 양천구의 다나의원 사건보다 감염자 수가 더 많은 것으로, 이번에도 주사기 재사용이 집단 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강원도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한 환자 중 115명이 C형 간염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들 중 101명이 치료가 필요한 RNA(리보핵산)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감염환자들은 모두 이 병원에서 자가혈 주사시술(PRP)을 받았다. 이 시술은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원심분리한 뒤 추출한 혈소판을 환자에게 재주사하는 방식이다. 신의료기술평가를 통과하지 않아 불법적인 시술이다. 보건당국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소 등의 자료를 통해 2011~2014년 이 병원에서 PRP 시술을 받은 927명을 대상으로 C형간염 감염 여부를 조사해 감염자를 찾아냈다. 101명의 RNA 양성 환자 중 54명은 1b형, 33명은 2a형으로 유전자형이 확인됐다.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1a형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이 병원에서의 집단 감염 원인이 PRP 시술 과정에서 주사기 재사용에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다만, 해당 병원의 원장이 작년 5월말 의료기관을 폐업하고 자료제공에 소극적이어서 조사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병원 원장 A(59)씨는 병원 폐업 후 다른 병원에서 의료행위를 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집단 감염 사건의 감염자수는 작년 연말 드러났던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의 감염자수보다 오히려 많다. 다나의원 사건으로 인한 감염자는 97명이며 이 중 치료를 받아야 하는 RNA 양성 환자는 63명이다.보건당국은 특히 작년 상반기 환자가 10여명 발생하고서도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다가 넉 달 가량 지나고 나서야 뒤늦게 본격적인 조사를 하는 등 늑장 대처를 했다.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는 특히 지난해 4~7월에만 14명의 C형간염 감염 의심환자가 발생했지만 방역당국은 11월에야 심층 역학조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의심 환자 14명의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형이 여러 가지로 다양한데다가 C형간염 발생 원인으로 지목되는 침 시술, 치과 시술, 문신 등을 한 사례도 많아 역학적 인과관계를 추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더 자세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보건당국은 심층 역학조사를 하면서도 그동안 집단 감염 사실을 공표하지 않고 병원 내원자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다나의원 사건과 관련해서는 집단 감염 사실을 알리고 병원의 내원자들에게 신고해서 검사를 받으라고 언론을 통해 안내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보건당국은 이날 충북 제천시 소재 양의원에서 주사기 재사용 사실이 확인돼 내원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이 의원에서 주사침만 교체하고 주사기는 재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병원 환자 중에서는 C형간염 환자는 나오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근육주사를 처방받은 환자 3996명을 대상으로 혈액매개감염병 검사를 할 계획이다. 이처럼 주사기 재사용과 이로 말미암은 집단적인 C형간염 감염 사례가 잇따르자 보건당국은 포상금을 지급하면서 적극적인 단속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의료기관 내 종사자와 환자 등을 대상으로 일회용 주사기의 재사용 의심 의료기관에 대해 공익신고를 접수하고 의심기관에 대해서는 즉각 현장점검을 하기로 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공익신고 포상금 지급제도를 활용해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고 건강보험 심사 청구자료를 분석해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일제 현장조사를 할 방침이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사기 재사용’ 집단 간염 발병, 원주서도 발생…보건당국 늑장대처

    강원도 원주시 소재 한 의원을 다녀간 환자 100여명이 C형 간염에 무더기로 감염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해 집단 C형 간염이 발생한 서울 양천구의 다나의원 사건보다 감염자 수가 더 많은 것으로, 이번에도 주사기 재사용이 집단 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강원도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한 환자 중 115명이 C형 간염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들 중 101명이 치료가 필요한 RNA(리보핵산)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감염환자들은 모두 이 병원에서 자가혈 주사시술(PRP)을 받았다. 이 시술은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원심분리한 뒤 추출한 혈소판을 환자에게 재주사하는 방식이다. 신의료기술평가를 통과하지 않아 불법적인 시술이다. 보건당국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소 등의 자료를 통해 2011~2014년 이 병원에서 PRP 시술을 받은 927명을 대상으로 C형간염 감염 여부를 조사해 감염자를 찾아냈다. 101명의 RNA 양성 환자 중 54명은 1b형, 33명은 2a형으로 유전자형이 확인됐다.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1a형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이 병원에서의 집단 감염 원인이 PRP 시술 과정에서 주사기 재사용에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다만, 해당 병원의 원장이 작년 5월말 의료기관을 폐업하고 자료제공에 소극적이어서 조사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병원 원장 A(59)씨는 병원 폐업 후 다른 병원에서 의료행위를 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집단 감염 사건의 감염자수는 작년 연말 드러났던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의 감염자수보다 오히려 많다. 다나의원 사건으로 인한 감염자는 97명이며 이 중 치료를 받아야 하는 RNA 양성 환자는 63명이다.보건당국은 특히 작년 상반기 환자가 10여명 발생하고서도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다가 넉 달 가량 지나고 나서야 뒤늦게 본격적인 조사를 하는 등 늑장 대처를 했다.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는 특히 지난해 4~7월에만 14명의 C형간염 감염 의심환자가 발생했지만 방역당국은 11월에야 심층 역학조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의심 환자 14명의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형이 여러 가지로 다양한데다가 C형간염 발생 원인으로 지목되는 침 시술, 치과 시술, 문신 등을 한 사례도 많아 역학적 인과관계를 추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더 자세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보건당국은 심층 역학조사를 하면서도 그동안 집단 감염 사실을 공표하지 않고 병원 내원자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다나의원 사건과 관련해서는 집단 감염 사실을 알리고 병원의 내원자들에게 신고해서 검사를 받으라고 언론을 통해 안내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보건당국은 이날 충북 제천시 소재 양의원에서 주사기 재사용 사실이 확인돼 내원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이 의원에서 주사침만 교체하고 주사기는 재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병원 환자 중에서는 C형간염 환자는 나오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근육주사를 처방받은 환자 3996명을 대상으로 혈액매개감염병 검사를 할 계획이다. 이처럼 주사기 재사용과 이로 말미암은 집단적인 C형간염 감염 사례가 잇따르자 보건당국은 포상금을 지급하면서 적극적인 단속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의료기관 내 종사자와 환자 등을 대상으로 일회용 주사기의 재사용 의심 의료기관에 대해 공익신고를 접수하고 의심기관에 대해서는 즉각 현장점검을 하기로 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공익신고 포상금 지급제도를 활용해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고 건강보험 심사 청구자료를 분석해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일제 현장조사를 할 방침이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설 연휴 감염병 방역 비상근무 돌입

    귀성 인파와 해외여행객이 몰리는 설 연휴에 대비해 전국 보건기관이 24시간 비상 방역 근무를 시작했다. 방역 당국은 설 연휴 기간 중 해외여행 시 지카바이러스뿐 아니라 독감, 세균성이질 등 수인성 감염병, 뎅기열, 황열 감염이 우려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유입된 감염병 신고 건수는 모두 497건으로 전년보다 97건 증가했다. 지난해 해외에서 유입된 감염병을 보면 뎅기열이 52.1%로 가장 많고 말라리아 14.5%, A형간염과 세균성이질 각 5.0%, 장티푸스 4.6% 등 주로 모기를 매개로 한 감염병이나 오염된 물이 원인인 수인성 감염병이 많았다. 올해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여행을 가더라도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www.cdc.go.kr)에서 최근 2개월 이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발생 국가와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만약 입국 후 발열·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면 검역관에게 신고하고 귀가 후 증상이 발현되면 국번 없이 109로 신고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일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총 6건의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검사 의뢰를 받아 검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접수된 지카바이러스 의심 사례는 총 13건으로, 앞서 7건은 바이러스 음성으로 확인됐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커피 간경화 예방” 어떻게?… “하루 2잔 이상 마시는 사람 비교해 보니”

    “커피 간경화 예방” 어떻게?… “하루 2잔 이상 마시는 사람 비교해 보니”

    “커피 간경화 예방” 어떻게?… “하루 2잔 이상 마시는 사람 비교해 보니” 커피 간경화 커피가 과음 등에 의한 간 손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사우스햄프턴 대학 의과대학의 O.J.케네디 박사가 지금까지 6개국에서 발표된 관련 연구논문 9편을 종합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 등이 2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커피를 매일 2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간경변 위험이 44%, 간경변으로 사망할 위험이 50% 가까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케네디 박사는 밝혔다. 이 9건의 연구에는 총 43만 2133명의 남녀가 조사대상이 되었고 음주, 간염 등 다른 간경화 위험요인들이 고려됐다. 커피의 어떤 성분이 이러한 효과를 가져오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커피에는 간경변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간의 염증 또는 섬유화 과정을 억제하는 다양한 생리활성물질들이 들어 있다고 케네디 박사는 설명했다. 커피에는 1000여 가지의 성분이 들어있으며 그 중엔 카페인을 포함, 클로로제닌산, 멜라노이드, 카웨올, 카페스톨 같은 항산화, 염증억제 성분들이 포함돼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양약리학과 치료’(Alimentary Pharmacology and Therapeutics) 최신호에 발표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루 커피 2잔 마시면 간경변 위험 절반 준다”

     커피가 과음 등에 의한 간경변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사우샘프턴대 의대의 O. J. 케네디 박사가 지금까지 6개국에서 발표된 관련 연구논문 9편을 종합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데일리메일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양약리학과 치료(Alimentary Pharmacology and Therapeutics) 최신호에 실린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커피를 매일 2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간경변 위험이 44%, 간경변으로 사망할 위험이 50% 가까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네디 박사가 분석한 9건의 연구에는 총 43만 2천133명의 남녀가 조사대상이 되었고 음주, 간염 등 다른 간경화 위험요인들이 고려됐다.  커피의 어떤 성분이 이러한 효과를 가져오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커피에는 간경변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간의 염증 또는 섬유화 과정을 억제하는 다양한 생리활성물질들이 들어 있다고 케네디 박사는 설명했다. 커피에는 1천여 가지의 성분이 들어있으며 그 중엔 카페인을 포함, 클로로제닌산, 멜라노이드, 카웨올, 카페스톨 같은 항산화, 염증억제 성분들이 포함돼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생각나눔] 남이 쓴 내 이야기… 자고나니 ‘대국민 거짓말쟁이’ 됐다

    [생각나눔] 남이 쓴 내 이야기… 자고나니 ‘대국민 거짓말쟁이’ 됐다

    수십 년 만에 폭설과 한파가 몰아닥친 지난 25일 오후 7시 전북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홈플러스 사거리. 건널목 앞 교통섬에 자리잡은 빨간색 붕어빵 포장마차 앞에 예닐곱 명의 시민들이 줄을 서 있었다. 영하의 찬바람에도 손님들은 잠자코 차례를 기다렸다. 퇴근길 시민들도 신기한 눈빛으로 이 장면을 쳐다보며 수군거렸다. 지난 일요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았었다. 얇은 비닐 포장 너머로 제법 능숙하게 붕어빵을 굽는 여학생이 보였다.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까지 했다. 지난 23일 저녁부터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군 ‘전주 붕어빵 여중생’이라고 짐작했다. 먼발치에서 휴대전화기로 사진을 몇 장 찍었더니, 그 여학생이 촬영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는 전언이 돌아왔다. 줄 선 손님에게 “인터넷에 올라온 그 붕어빵 여중생이 맞느냐”고 물었다. 30대 후반 회사원은 “맞다. D카페에 실린 글을 보고 조금이라도 여학생을 돕고자 눈길을 달려왔다”고 대답했다. 차례가 왔다. 붕어빵을 주문하고 기자 신분을 밝혔다.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며 자그만 키에 얼굴을 온통 가린 여학생은 고개를 휙 돌렸다. 그는 “오늘 취재진만 20여명이 다녀갔는데 모두 거절했다. 인터넷에 유포된 글은 모두 거짓말”이라면서 불쾌하다는 몸짓을 했다. 지난 23일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군 ‘붕어빵 여중생’의 사연은 이러했다. ‘간암에 걸린 어머니와 정신 지체 오빠의 생계를 위해 붕어빵을 굽는 중2 여학생이 전주 인후동 거리에 있으니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그 포장마차에 가 붕어빵을 사 먹자’는 내용이었다. 이 게시물은 영하 19도에 체감온도는 영하 30도라는 지난 주말, 손발을 호호 불며 풀빵을 구울 그 애달픈 여중생을 상상하며 더 열심히 공유된 덕분에 엄청난 속도로 확산했다. 붕어빵 포장마차를 찾는 손님들이 추위에 발을 구르면서도 줄을 서 기다렸던 이유다. ‘붕어빵 여중생’은 그러나 사실이 아니었다. 어머니가 우울증과 간염 등 건강이 나쁜 건 사실이지만 간암에 걸린 것은 아니고, 중학교 여학생은 남학생으로 밝혀졌다. 정신 지체 오빠는 간혹 붕어빵을 얻어먹는 동네의 지적 장애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래 이 ‘붕어빵 포장마차’는 전주의 한 교회에서 한 부모 가정을 경제적으로 돕고자 7대를 마련해 제공한 것이다. 대학생 누나와 함께 교회에서 마련해 준 붕어빵 포차 2개를 맡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초생활수급 가정들의 자녀였다. 소셜미디어를 타고 걷잡을 수 없게 유포된 사연은 이후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다. 우선 본인들의 의사와 무관했다. 한창 예민한 사춘기 소년과 누나는 어머니와 얼싸안고 눈물바람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 형편이 왜곡돼 알려지자 학교 친구들과 얼굴을 마주 대하는 것도 두려워졌다. 현실을 왜곡한 것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아동학대가 아니냐’는 고발도 잇따랐다. 게다가 지난 25일에는 덕진구가 붕어빵 포장마차를 모두 철거하는 행정조치를 했다. 구청 공무원들은 붕어빵을 굽는 어린 학생들에게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도로 무단 점용으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행정대집행 계고서를 전달했다. 붕어빵 장사를 계속하면 소득이 잡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수급비가 깎인다고 으름장도 놓았다. 교회는 곧바로 붕어빵 포장마차를 모두 철거했다. 가정에 조금이나마 보탬을 주려고 엄마의 붕어빵 장사를 돕던 학생들은 더는 장사를 할 수 없게 됐다. 가난과 맞서 싸웠던 어린 학생들의 용기마저 짓밟아버린 것이다. 소셜미디어는 모든 사람들에게 ‘1인 1미디어’ 시대가 왔음을 알렸다. ‘공유하기’와 ‘좋아요’ 등으로 전파되는 속도와 파급력 또한 막강하다. 문제는 콘텐츠의 진실성이다. 사실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퍼 나르기에 몰두하다가 엉뚱하게 피해를 주게 된다. ‘전주 붕어빵 여중생’도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유포되는 소셜미디어의 전형적인 폐해로 볼 수 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붕어빵 여중생 사연이 페이스북에 뜨자마자 생계대책을 고심했다. 김 시장은 27일 “구청이 붕어빵 포장마차를 철거시킨 것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잘못됐다”면서 “조만간 학생들의 생계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신현택 덕진구청장도 이날 구청의 과도한 조치에 대해 긴급 사과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0대 학생들은 이미 크게 상처를 입은 뒤였다. 이들을 돕던 ‘초록우산’은 “애꿎은 가정만 피해를 입게 됐다”고 걱정했다. 로마 공화정 말기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아무리 나쁜 결과로 끝난 일이라고 해도 애초에 그 일을 시작한 동기는 선의였다’고 통찰했다. ‘전주 붕어빵 여중생’은 소셜미디어의 좋은 면과 나쁜 면을 모두 드러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선의의 공유도 의도와 다르게 나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어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정책이 제대로 구현되어야 10대 학생들이 길거리에서 일하는 모습이 사라질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토종 제약사 유한양행 이어 한미약품·녹십자 ‘1조원 클럽’ 가입

    토종 제약사 유한양행 이어 한미약품·녹십자 ‘1조원 클럽’ 가입

    ‘매출 1조원.’ 제약업계에서 이 숫자가 지닌 의미는 남다르다. 먼저 제약업은 약가 인하 등 건강보험 재정이라는 큰 틀 안에서 운용되는 ‘제약’(制約)이 많은 산업이다. 그만큼 국내서 ‘약 팔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연구·개발(R&D)이 강조되는 업종인 만큼 매출 1조원은 회사가 ‘규모의 경제’로 진입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2014년 제약사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유한양행에 이어 지난해 한미약품, 녹십자가 잇따라 모두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최근 연이은 수출 잭팟으로 한국 제약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 한미약품이 유한양행을 제치고 굳건했던 업계 순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제약업계에서는 수년째 유한양행이 매출 1위를 달려 왔다. 제약사들의 전년도 실적 발표를 한 주 앞둔 26일 제약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유한양행은 1조 104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자리를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한미약품이 1조 644억원, 녹십자가 1조 419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위 3사가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기존의 2, 3위 자리가 바뀐 게 특징이다. 영업이익에서는 이미 지난해 한미약품이 유한양행과 녹십자를 제쳤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7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904억원, 녹십자는 1056억원으로 추정된다. 순위가 뒤바뀐 데는 한미약품이 올린 8조원대의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이 컸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와 모두 7건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판세를 뒤집었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강조해 온 꾸준한 R&D 투자가 드디어 빛을 봤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국내 상장 제약사 평균(8.3%)을 크게 웃도는 20%에 달했다. 만약 한미약품이 지난해 11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얀센으로부터 받은 600억원 규모의 계약금이 지난 4분기 회계에 반영된다면 업계 예상보다 이른 2015년에 매출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만년 업계 3위였던 한미약품이 유한양행을 제치게 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7275억원을 기록했다. 처방액 증가로 분기 매출이 평균 매출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는 4분기에는 지난 7월 독일 제약기업 베링거인겔하임에 수출한 내성표적폐암신약 계약금 약 587억원이 반영됐다. 유한양행도 3분기까지 좋은 실적을 유지했다. 1~3분기 누적매출은 2014년 같은 기간보다 10.9% 늘어 825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4가 독감백신의 판매도 맡아 성장에 날개를 달았다. 2014년 아쉽게 1조원 클럽의 문턱을 놓쳤던 녹십자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014년 같은 기간보다 8.4% 증가한 7778억원이다. 업계는 인플루엔자 백신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녹십자가 보통 4분기 매출이 높고 지난 10월부터 마케팅을 맡은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의 성적도 좋아 무난하게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라크루드는 국내 최대 처방액을 자랑하는 제품으로 지난해 원외처방액만 1548억원에 달한다. 의약품 유통업체 중에서는 지오영과 백제약품이 매출 1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한 지오영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며 지난해 약 1조 1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백제약품도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약국 거래처의 확대를 이뤄내 1조원 고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백제약품의 2014년 매출은 7456억원이었다. 상위 제약사들이 1조원 클럽에 속속 이름을 올리면서 제약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고무적이다. 하지만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다. 국내 시장에서 매출 1조원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볼 때 우리 제약 산업의 규모가 여전히 작은 데다 1조원 매출도 글로벌 제약사의 제품으로 올린 상품매출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다국적제약사와의 공동프로모션에 토종제약사끼리 경쟁이 붙어 마진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매출 1조원의 의미가 내수 위상 살리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 제약 산업이 글로벌로 가는 시작점으로 인식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궁극적으로는 경쟁력 있는 자기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에 좀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우리 제약 산업은 규모 면에서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차이가 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12년 세계 50대 제약회사 보유 국가순위’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이 각각 17개와 9개, 스위스와 이스라엘이 각각 5개와 1개를 가지고 있다. 제약사별 규모로는 2012년 기준 화이자가 63조원(현재는 노바티스가 1위), 50위인 아스펜이 약 2조원에 달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생명의 窓] 의료 방사선의 오해와 진실/이레나 이화여대 의대 교수

    [생명의 窓] 의료 방사선의 오해와 진실/이레나 이화여대 의대 교수

    오늘날 현대 의학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상당히 높다. 특히 현대 의료방사선 장비인 CT, PET-CT는 각종 질병 및 암 진단에서 대표적인 검사 장비이며, 이러한 검사 없이는 의료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할 정도로 의료 방사선에 대한 의존도는 가히 절대적이다. 의료 방사선이 인류 질병의 진단 및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건강 검진에 고가의 의료 방사선 검사를 포함해 받고 있다. 그러다 언론에서 갑자기 의료 방사선 피폭에 관한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게 되면 어떤 것이 맞는지에 대해 많은 혼란을 느낀다. 과연 건강 검진에 의료방사선 검사인 CT 또는 PET 검사를 받는 게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지 피해가 되는지. 현재 우리가 걱정하는 방사선 피폭에 의한 영향은 소량의 방사선에 의한 발암 유발 가능성이다. 소량의 방사선이 우리의 몸에 조사되면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데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원인은 방사선 말고도 담배, 술, 환경오염물질 등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다. 의료 방사선은 암의 진단 및 치료에 사용된다. 진단에 사용되는 단순 엑스선 촬영 시 환자가 받는 방사선량은 약 0.1mSv(밀리시버트)이며, 전신 CT 스캔 촬영은 약 10mSv이다. 진단을 위해 받는 방사선량에 비해 암을 치료하기 위해 받는 방사선량은 CT의 5000배인 5만mSv이다.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가 발간한 보고서(BEIR VII, 2006)의 계산에 따르면 100mSv에 조사되면 일생 100명 중 한 명이 방사선에 의해 암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노출된 방사선량이 낮다면 위험도는 더 낮아진다. 한 번에 10mSv의 방사선에 노출됐다면 1000명 중 한 명은 암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많은 방사선량에 노출되는 PET-CT나 심장 CT 검사는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고 강조되면 꼭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회피하는 경우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의료 방사선 검사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검사인지 확인하고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건강한 사람이면서 가까운 가족 중에 심장 문제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없고, 증상이 없다고 하면 굳이 건강 검진 때 비싼 심장 CT 검사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증상이 있고 고위험군에 속해 있는 사람이거나, 소량의 방사선을 받아서 유전자가 변환돼 암이 발생할 확률보다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심장 CT 촬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의료방사선 검사를 매년 건강검진 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도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내려지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이익과 위험도를 따져 봐서 개인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결정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현대인들은 평생 100명 중 30~40명 정도가 암에 걸린다고 한다. 암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짠 음식, 탄 음식, 흡연, 음주, 간염 바이러스, 고지방 음식, 운동 부족, 가족력 등이 모두 포함된다. 방사선도 이 많은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암이 발생했을 때 그것이 방사선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무리가 있다. 주의할 점은 다른 발암 인자들을 주의하는 것처럼 방사선도 불필요한 피폭을 줄여야 하지만 꼭 필요할 때는 많은 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방사선은 국민들의 인식보다 훨씬 더 가까이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됐다. 방사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널리 공유할수록 우리는 더욱더 현명하고 안전하게 의료 방사선의 수혜를 효과적으로 누리게 될 것이다.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새해 5가지 건강 수칙 지키기

    새해를 맞으면 누구나 한번쯤 금연, 절주, 운동 등을 다짐한다. 건강해지려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이지만 독하게 마음먹지 않으면 대개 작심삼일에 그치고 만다. 건강해지는 방법은 특별하지 않다. 나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 다섯 가지 실천 사항을 꼭 기억해 두자. 가장 중요한 건강 수칙은 스트레스 관리다.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을 찾고 평소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는지 돌이켜 보자. 노력해도 이룰 수 없는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아닌지, 스트레스를 받으면 쉽게 좌절하고 미리 겁먹거나 엉뚱한 곳에 화풀이하진 않는지 생각해 본다. 노력해도 안 될 일로 고민하는 것만큼 소모적인 일은 없다. 스트레스는 속으로 삭이지 말고 등산, 영화 감상 등 취미 활동으로 제때 풀어야 한다. 노력하지 않고선 나쁜 건강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 ‘스트레스 때문에 담배를 못 끊는다’, ‘업무 때문에 과음하기 마련이다’ 등 여러 이유를 대지만 정작 본인이 노력하기 싫어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 운동을 잘 안 하는 사람은 주로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지만, 한 번 망가지기 시작한 심장과 폐는 운동할 시간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자신의 현실에 맞는 최선의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한다. 술자리는 되도록 일주일에 한 번이나 두 번만 갖고 식사는 싱겁게 한다. 금연은 기본이다. 직장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은 형식적이라며 대충 받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요즘의 직장 건강검진은 절대 부실하지 않다. 40대 이상의 직장인은 증상이 있든 없든 1~2년에 한 번씩 위암·폐암 등 암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조기에 발견하면 암 완치율이 높고 장기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길은 정기 건강검진이다. 그러고선 새해에는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주 3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 보자.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근육과 신체 기관이 균형 있게 발달한다. 혈압과 체지방률은 떨어지고 불안감도 해소돼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장수란 단지 오래 산다는 의미가 아니다.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안녕함을 뜻한다.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동맥경화, 호흡기 질환, 간질환 등 만성질환을 예방해야 한다. 동맥경화는 나이 들며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진행 속도가 빠르면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흡연, 비만, 고혈압이 동맥경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므로 피해야 한다. 만성질환이 건강을 갉아먹지 않게 하려면 흡연을 삼가고 조기에 질환을 발견해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우리나라 만성 간질환은 대개 만성 B형 간염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항체가 없는 사람은 예방주사를 3회에 걸쳐 접종하고, B형 간염 보균자라면 정기적으로 간 검사를 해야 한다. ■도움말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육아휴직 아빠도 급여 3개월 지급

    육아휴직 아빠도 급여 3개월 지급

    이르면 내년 3월에 만능통장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첫선을 보이고 내년 1월부터 병사 월급도 15% 오른다. 기획재정부는 총 210건의 정부 정책과 제도 변화가 담긴 ‘2016년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 책자를 만들어 배포한다고 27일 밝혔다. 금융에서는 한 계좌에 예·적금과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이자·배당 소득의 최대 25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ISA가 도입된다. 근로소득자와 사업소득자(자영업자), 농어민이 가입 대상이다. 단 주부와 금융소득종합과세자는 가입할 수 없다. 병사 봉급은 전년 대비 15% 오른다. 병장은 17만 1400원에서 19만 7000원, 상병은 15만 4800원에서 17만 8000원, 일병은 14만원에서 16만 1000원, 이병은 12만 9400원에서 14만 8800원으로 각각 오른다. 나라사랑카드를 이용하면 군 마트를 비롯해 공중전화 요금 할인 혜택도 커진다. 복지·고용에서는 남성의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아빠의 달’ 기간 급여 지급이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된다. 내년부터 월 150만원씩 3개월간 450만원을 육아휴직급여로 받을 수 있다. 내년 최저임금도 시간당 6030원으로 올해 대비 8.1% 오른다. 내년 최저임금을 일급(8시간)으로 환산하면 4만 8240원, 월급(주 40시간 기준)으로는 126만 270원이다. 내년 1월부터 4대 중증 질환 건강보험도 확대 적용된다. 암과 희귀난치질환의 진단, 약제 선택 등 ‘환자 개인별 맞춤 의료’에 좋은 유전자 검사 134종에 대해 건강보험이 새롭게 적용된다. 3월부터는 ‘극희귀질환’과 ‘상세 불명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도 본인 부담률이 줄어든다. 간암은 진행 속도가 빠른 점을 고려해 ‘고위험군’(40세 이상 B형 또는 C형 간염 보균자)에 대한 국가 암 검진 주기가 1년에서 6개월로 짧아져 1년에 두 차례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어린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비용도 전액 국가에서 지원한다. 육아, 가사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취업을 돕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 서비스를 확대하고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의 인턴십 지원을 5480명에서 5680명으로 200명 확대한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고기 먹어도 되나요?…암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

    고기 먹어도 되나요?…암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

    김성엽(43·가명)씨는 위암 4기 환자였다. 암세포가 이미 다른 부위에 침투해 병색이 완연해 보였다. 라선영(연세 송담암연구센터 부소장) 연세대의료원 암센터 종양내과 교수는 당장 입원하라며 입원장을 써줬다. 하지만 그는 항암제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치료해 보자는 라 교수의 설득을 거부하고 산으로 들어갔다. “기도를 올리고, 자연식으로 암을 극복해 보겠다”고 장담했다. 두 달이 지나 그는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피골이 상접한 모습으로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혹시 몸이 좋아졌나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했다. 검사해 보니 항암제도 투여하기 어려울 정도로 체력이 고갈된 상태였다. 40대의 젊은 나이에도 그는 처음 진료를 받은 뒤부터 1년밖에 더 살지 못했다. 대한암협회에 따르면 암 진단 직후 환자는 대부분 비슷한 심리 단계를 거친다. 첫 번째는 ‘부정’이다. 의사의 진단이 잘못됐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닌다. 이어 “왜 하필 내게 이런 병이 생겼을까”라고 ‘분노’하게 된다. 이후 “내 자식이 결혼할 때까지만 버티면 좋겠다”고 현실과 ‘타협’하기 시작한다. 또 슬픔과 침묵에 젖어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않는 상태가 된다. 그다음 단계가 치료가 가능한 ‘수용’이다. 상황을 받아들이고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도 많은 이들이 검증된 치료법을 선택하지 않고 다른 길을 택한다. 라 교수와 함께 암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을 짚어봤다. 의료진이 많이 듣는 질문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고기 먹어도 되나요”다. 많은 암 환자가 ‘육류’ 섭취를 줄이고, 특히 일부 소화기암 환자는 아예 먹기를 거부한다. 육류를 먹으면 혹시 종양이 더 커지지 않을까 불안하기 때문이다. 또 매우 쓴맛이 나는 채소를 ‘약’이라고 생각하고 먹기 시작한다. 그러나 라 교수는 “암 환자가 주의해야 할 음식은 없다고 봐도 된다. 사람이 먹는 일반적인 음식은 다 괜찮다”고 단언했다. 그는 “안 먹으면 체력이 떨어져서 치료과정을 견디지 못한다”면서 “성장기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평소 먹는 것처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미네랄, 비타민 등 5대 영양소를 골고루 먹는 것이 최고”라고 강조했다. 식품은 치료제가 아니다. 하지만 암과 관련한 식품이 치료 효과가 있다고 믿는 환자는 의외로 많다. 라 교수는 진료실 문을 보라고 했다. ‘음식이 아닌 약용버섯이 항암 또는 면역증강 효과가 있다는 가설은 실제 암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내용이 담긴 포스터가 있었다. 이 밖에도 비단풀, 뽕나무, 홍삼, 산삼, 녹용, 느릅나무, 개똥쑥, 인진쑥, 민들레뿌리, 영지, 상황버섯, 쇠비름, 꾸지뽕 등 각종 약용 식물의 이름과 함께 ‘암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식품’이라고 강조해 놓았다. 이렇게 써놓고 입이 닳도록 강조해도 일부 환자는 입소문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 라 교수는 “환자들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온갖 음식을 먹고 온다. 환자들의 간수치를 확인해 보면 어떤 식품이 요즘 유행인지 알 수 있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간수치가 높아지면 다시 낮춘 다음 항암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최적의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 온갖 식품을 섭취해 극단적으로는 간염과 간부전 등 간질환에 시달리는 사례도 나왔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암 환자 사이에서 ‘우엉차’가 유행해 암 전문의들을 긴장하게 했다. 그는 “양배추즙이나 쓴맛의 채소를 그냥 먹는 것도 아니고 농축해 먹는 바람에 치료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면서 “건강한 사람이라면 괜찮을 수 있지만 간이나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이라면 치료에 방해가 되고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에 대한 맹신과 입소문의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 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 학술지에 실린 아주대 의대·간호대의 ‘암 환자의 건강정보탐색 및 관련 요인 조사연구’에 따르면 암 환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정보습득 통로는 ‘인터넷’이었고 그다음이 ‘의료인’으로 나타났다. 제대로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과 관련한 논문을 가져와 책상에 내던지며 “이런 게 나왔는데 내게 왜 이런 치료를 하지 않느냐”고 소리치는 환자도 있다. 대한암협회 권고사항 첫 번째는 ‘암 진단이 죽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암 환자 5년 생존율’은 평균 68.1%에 달한다. 갑상선암(100%), 전립선암(92.3%), 유방암(91.3%), 대장암(74.8%), 위암(71.5%) 5년 생존율은 모두 70%를 넘어섰다. 비교적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진 간암(30.1%), 폐암(21.9%)도 모든 환자가 바로 사망하진 않는다.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결코 치료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은 표적항암제가 많이 개발된 데다 화학항암제의 부작용을 줄이는 구토억제제, 식욕증진제가 많이 개발돼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거의 모든 종양내과 전문의는 암 환자 가족에게 반드시 ‘선장’을 맡을 사람을 지정하라고 권한다. 암과 싸우는 여정은 망설임과 선택의 연속이며 온갖 정보가 쏟아지고 훈수를 두는 이가 몰려든다. 가족 중에 가장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는 한 명을 정하고 그 사람이 전문의, 환자와 상의해 결정할 수 있도록 가족들이 지지해야 한다. 스트레스와 조급증은 치료과정에 만나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라 교수는 “첫 단추를 잘못 꿰면 모든 것이 흐트러지고, 생각이 많아지면 몸이 안 좋아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암은 1~2주 안에 치료할 수도 없고 악화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병원을 찾아 암 전문의와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고 보호자가 잘 간호하면 가장 예후가 좋다. 장기전이라고 생각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6] 된장·소주로 소독?…‘모르면 독’되는 민간요법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6] 된장·소주로 소독?…‘모르면 독’되는 민간요법

    “머리가 터졌으면 된장을 발라야지, 뭐 하고 있어? 얼른 된장 한 주먹 퍼 와.” 상처에 된장을 바르는 일, 아주 오래 된 얘기 같지만 사실 그리 오래지 않은 기억입니다. 우리가 흔히 ‘빨간 약’이라고 불렀던 머큐로크롬 같은 서양식 소독제가 민간에 보급돼 소주와 된장을 대체한 게 그리 오래 전이 아니니까요. 사실, 요즘처럼 소독의 개념이 정립되기 전에는 상처에 바를 약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상처가 좀 크다 싶으면 된장을 바르는 게 고작이었고, 연필을 깎다가 베이는 손가락 상처 정도면 헝겁 조각을 찢어 묶거나 개구장이들은 고운 흙먼지를 뿌려 상처 부위를 말리는 식으로 지혈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소독이 된장으로 설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깨끗한 물이나 알코올로 씻거나, 서부 영화를 보면 총상 환자의 환부를 불에 달군 나이프로 갈라 총알을 빼낸 뒤 독한 위스키를 부어 소독하는 장면처럼 임기응변 식이 소독의 전주가 아닙니다. 소독용 알코올이 없으니 독한 술로 대신한 것인데, 아마 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요즘도 병원을 찾을 수 없는 극한상황에서 응급 외상을 입었을 때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위스키 등의 술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가르치기도 하니까요. 이 뿐이 아닙니다. 끓이거나 불에 달구기도 했고, 햇볕에 말려서 세균에 의한 오염 가능성을 낮추려고 시도하기도 했으며, 상처 부위를 쑥물에 담그거나, 소금물로 씻어낸 것도 모두 우리가 기억하는 소독의 역사입니다.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닌 소독 그렇지 않은 것 같지만, 우리 전통문화에도 틀림없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소독의 역사가 존재합니다. 지금처럼 병원 출산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모든 산모들이 집에서 애를 낳았습니다. 이 때, 산모의 출산을 돕는 산파는 탯줄을 자를 때 쓰는 가위를 끓는 물에 소독해 사용했지요. 이 단순한 사실에서 산파가 산모와 태아의 감염 위험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또 아기를 낳은 집에는 금줄을 쳐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습니다. 산모와 태아를 감염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인식의 산물이었습니다. 물론, 그 산파가 어떤 세균이 어떻게 틈입해 어떤 문제를 일으킨다는 식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인식은 못 가졌겠지만, 단순한 초보적 ‘소독관’은 갖고 있었음에 틀림없습니다. ‘몸에서 피가 나면 상처가 생긴 것이고, 상처는 더럽게 다루면 덧나며, 잘못 다루면 최악의 경우 목숨줄까지 놔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상적으로 소독이 필요한 상황은 많습니다. 타박 등 ‘외상 없는 상처’도 흔하고, 얻어맞아 피멍이 들거나 불에 데이고 살을 베이는 일은 누구나 겪는 일입니다. 이런 상처를 유형에 따라 처치하는 현대적 진료체계가 마련되지 않는 예전에는 그런 문제를 상처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러니 민간에서는 매 맞아 골병 든 사람이든, 일하다가 괭이에 발등이 찍힌 사람이든 독한 화주(火酒)를 먹여서 재웠고, 불에 데이거나 멍이 든 곳에는 녹두를 갈아 붙였지요. 소싯적 일입니다. 늦은 오후가 되자 동네 아이들이 우르르 떼를 지어 들로 나섭니다. 소 먹일 꼴을 베기 위해섭니다. 개구쟁이들이 들로, 산으로 몰려가면 해찰 부릴 일이 많았지만, 꼴 베러 나선 그 또래에 가장 어울리는 일이 낫치기였습니다. 잘 벼린 낫을 핑그르르 하늘로 던져 땅에 맵시있게 꽂히면 이기는 놀이인데, 어줍잖은 놈 하나가 제 머리 위로 낫을 던져 가마꼭지에 맞는 바람에 사단이 벌어졌지요. 상처가 어지간하면 흙먼지라도 끼얹고 꼴을 벴겠지만, 이건 손바닥으로 싸안아도 꿀꿀 피가 흐르니 도리없이 들쳐 없고 마을로 내달렸지요.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얼굴이 피칠갑이 된 떠꺼머리를 업어다 제 집 마룻장에 부려 놓으니 어른들이 더 놀라 천방지축 어찌할 바를 몰라합니다. 허둥지둥 달려온 애 아버지가 낫날에 찍힌 상처를 살펴보더니 된장을 한 줌 떠다가 척 붙이고는 질끈 동여 묶습니다. 그것으로 모든 처치가 끝났습니다. “된장 발랐으니 까당까당 아물면 괜찮아질 것”이라며 다친 놈 한번 쥐어박지도 못 하고 혀만 끌끌 차고 맙니다. 생각해보면, 요즘도 감기 기운이 들면 “소주에 고춧가루 타서 마시고 푹 자라”는 말을 예사로 합니다.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와 세균은 전혀 다른 개체이지만, 소독(消毒)이라는 말이 ‘독성을 없앤다’는 뜻이고 보면 박테리아든 바이러스든 다스릴 방법이 있다고 믿었다는 점에서는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그 시절에 병이든, 상처든 원인을 알고 치료한 게 얼마나 되었겠습니까.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에 따라 처방과 시약이 달랐으니 여항에서야 아프면 아픈 것이고, 안 아프면 안 아픈 것이지 지금처럼 머리카락에 홈을 파듯이 이런 저런 검사에 원인, 증상, 후유증 등을 가려 따지지를 않았지요. 알고 보면, 소독의 범주는 넓습니다. 상처에 된장을 바르고, 고춧가루 소주를 마시는 일부터 모기, 파리 잡는다며 골목길을 소독차가 쓸고 다니고,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들이 소독약을 적신 매트 위를 딛도록 하는 것까지, 목적과 방법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요. 단지 범주가 넓을 뿐 아니라 갈수록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올해 국내에서 발생해 충격울 줬던 메르스를 상기해 보면 소독의 중요성이 실감이 날까요. 메르스 사태 때 익숙해진 격리는 물론 휴교조치 등이 모두 소독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연결된 조치이니까요. 이처럼 의료나 건강의 관점에서 중요하지만, 우리의 일상 속에서는 소독이라는 개념을 체감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독을 위해 사회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손씻기 등 청결이 더 실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독을 청결과 동일시하기는 어렵습니다. 감염을 방지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전문적으로 검증된 약물이나 방법을 사용하는 소독이 단순히 손을 씻는 행위와는 다르니까요. 이렇듯 조금만 과거로 돌아가 우리가 거쳐온 60∼70년대를 돌이켜보면, 누구나 소독을 생각했지만, 누구나 정확하게 소독을 하면서 살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고도 별 일 없이 살아냈지만, 그 때문에 모두의 삶이 위태위태했지요. ●‘옥도정기’, ‘다이야찡’ 그리고… 소독제가 빨갛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옥도정기’라는 약도 널리 사용된 외용 소독제입니다. 일본말로 옥도정기지만 의료계에서는 ‘요오드틴크’ 또는 요오드 용액으로 불리는 약입니다. 피부에 바르면 불그레한 노란색을 띠는데,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물론 곰팡이균까지도 제거할 수 있어 요즘도 수술실에서 흔히 사용합니다. 수술 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수술 직전에 간호사가 수술 부위에 널찍하게 바르는 소독약이 바로 요오드틴크입니다. 과산화수소 용액도 있었습니다. 상처 부위에 바르면 마치 발포되듯 하얀 거품이 이는 말간 소독제지요. 지금처럼 걸핏하면 병원을 찾는 세상과 달리 예전 민간에서는 소독이 외상 치료의 전부였습니다. 요즘처럼 상처가 나서 병원에 가면 진단을 거쳐 상처 부위를 세척하고, 소독하고, 망가진 조직을 복원하고, 정교하게 꿰매고, 다시 소독하고, 덮는 방식이 아니어서 상처가 나아도 흉터가 남아 두고두고 놀란 기억을 되돌리곤 했지요. 그 때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유난히 흉터가 많은 것은 이 때문입니다. 소독을 몰랐던 탓에 사소한 상처 때문에 곡경을 치르는 사례도 드물지 않았습니다. 어느 해 가을, 이웃 마을에서 벼타작을 하는데, 젊은 일꾼 하나가 마당에서 굽은 못을 잘못 밟아 발바닥에 꽂혔답니다. 반반한 흙마당에서 하는 일이니 거추장스러운 신발을 벗고 했겠지요. 맨손으로 쑥 못을 빼내고는 어찌어찌 일을 마쳤는데, 저녁이 되자 상처 부위가 벌겋게 부어오르고 욱씬거려 견딜 수가 없더랍니다. 소금물로 씻은 뒤 ‘다이야찡’ 가루를 바르고 밤을 넘겼는데, 그 다이야찡이라는 게 아마 당시 개발된 소독제제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물론 어려서 자주 들었던 하얀 가루약이지만, 직접 써보지는 않았습니다. 그게 필요한 일엔 흙먼지를 뿌리면 됐으니까요. 며칠 뒤, 그 장정은 상처가 심해져 대처 병원을 찾아가 파상풍 진단을 받고 다리를 잘라냈는데, 그러고도 며칠 못 가 그만 죽고 말았답니다. 생각해보면, 못에 찔린 직후 적절한 소독 등 상처 관리를 하지 못했고, 그 후 오염된 못이 살속을 파고 들었는데도 겉에다가 다이야찡 가루만 뿌렸댔던 것도 한심한 대처였지요. 나중에 병원에 가서야 파상풍이란 걸 알았고, 그 때문에 한쪽 다리를 절단했지만 끝내 숨졌으니 그 사이에 패혈증으로 발전했음을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은 일인데, 안타깝지만 거기까지가 그 시절의 소독에 대한 인식과 의료적 처치의 한계였겠지요. 결국, 소독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몰랐던 몽매한 시절 탓에 젊은 장정 하나가 속절없이 세상을 떠나야 했던 그런 일들이 그 시절에는 더러 있었습니다.  ●사소한 찰과상에서 증증 화상까지 상처에 된장을 바르는 게 얼마나 살균소독 효과 있을까, 또 화상 부위에 소주를 바르고, 입으로 상처를 빨아내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일까. 이런 문제를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봐야할 때입니다. 특히, 요즘에는 예전과 달리 소독 의식이 많이 개선돼 미필적 안전사고는 주는 듯 하지만, 가정 안팎에서는 오히려 화상 등 안전사고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어린이 안전사고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증가했으며, 그 중 가정 내 사고가 전체의 67.5%로 가장 높았습니다. 문제는 어린이 안전사고의 경우 대부분이 크고 작은 상처를 만든다는 점인데, 이를 사소하게 여겨 방치하거나 습관적으로 엉뚱한 조치를 취하는 탓입니다. 가정에서 흔하게 겪는 화상을 볼까요. 화상을 입을 경우 소주를 바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소독할 목적도 있고, 화상 부위를 차갑게 식혀 화상의 열기를 낮추기 위해서이지요. 그러나 2도 화상 이상인 경우 이미 소주로 소독할 상황이 아닐 뿐 아니라 화상 부위에 엉뚱한 약들을 발라 정작 병원 치료를 어렵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상처 부위에 알코올을 바르면 기화하면서 일정 부분 열을 빼앗아가는 효과는 있지만 소주보다는 팩으로 감싼 얼음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지요. 예전에는 화상 부위에 간장이나 참기름을 바르거나 메밀 또는 밀가루를 반죽해 붙이기도 했지요. 이런 민간요법은 소독이나 화상 치료와 전혀 관련이 없을 뿐 아니라 자칫 감염으로 이어지면 혹 떼려다 혹을 붙이기 십상인 방식입니다. 화상을 입었을 때 가장 현명한 방법은 병원을 찾는 것입니다. 그 전에 환자나 보호자가 할 일은 화상 물집을 터뜨리지 말 것, 부득이하게 터졌다면 물집 주머니를 제거한 뒤 살균소독을 하고 항생제 연고를 발라주는 것 등입니다. 나머지는 의사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입니다. 물집이 생기지 않았거나 물집이 생겼더라도 화상 부위가 작아 굳이 병원을 가지 않아도 되는 화상이라면, 환부를 노출시키고 피부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물집이 생긴 경우라면 기본적으로 2도 화상으로 분류하는데, 이 때는 멸균 드레싱이 필요합니다. 화상 부위를 깨끗하게 씻고 항균제를 바른 뒤 거즈를 덮어주면 됩니다. 요즘에는 병원에서 마른 거즈 대신 메디폼 등의 습윤드레싱재를 붙이는 것이 대세라는 점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화상이 아닌 일반 상처도 알고 관리해야 합니다. 출혈이 있다면 무엇보다 지혈이 우선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상처를 입으로 빨아 지혈을 시도하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모르긴 해도 외부에 노출된 인체 부위 중에서 가장 많은 세균이 서식하는 곳이 입이라는 사실을 알면 내 상처든, 남의 상처든 함부로 입을 갖다 대기는 어렵겠지요. 지혈이 필요하다고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연고나 분말형 약제를 바르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오히려 상처의 치유를 돕는 분비물 유지와 오염 제거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까요. 넘어지거나 날카로운 곳에 부딪혀 생긴 출혈 열상은 먼저 깨끗한 수건이나 거즈로 상처 부위를 덮고 가볍게 눌러 지혈한 뒤 상처 부위를 깨끗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이 때 흐르는 물에 상처를 씻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런 다음 살균소독을 해야 하는데, 소독제를 구입할 때는 세포를 덜 손상시킬 뿐 아니라 세포 재생에 효과적인 걸 고르는 게 바람직하겠지요. 요즘에는 예전의 빨간약을 개선한 용액 및 분말 제제가 많으며, 스프레이 타입도 나와 있으므로 필요에 따라 골라 사용하시면 됩니다. 단, 약제를 고를 때는 미리 살균력의 범위를 살펴 상처 부위를 감염시킬 수 있는 박테리아나 곰팡이균은 물론 바이러스까지 제압할 수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유용할 것입니다.  ●소주와 된장, 그 무지의 기억을 넘어  이제는 아무도 소독을 모른다고 말하지 않는 세상입니다. 필요성도 그렇고, 중요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소독은 여전히 ‘사소한’ 문제로 치부되고 있고, 이 때문에 소독에 대해서는 ‘모두 다 알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이상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최근에 서울의 한 병원에서 주사기와 주사 바늘을 재사용하다가 수많은 환자들이 C형 간염에 집단 감염되는 ‘희한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의사의 가족들까지 이런 방식으로 주사를 맞았다니 더 우스운 일입니다. 이 정도면 그 의사는 터진 머리에 된장을 바르는 옛날의 무지몽매한 사람들보다 못하면 못했지 나을 게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옛날 사람들이야 소독의 필요성을 속속들이 알지도 못 했고, 또 소독하고 싶어도 할 방법이 없어 불가피하게 검증도 안된 민간요법을 동원했지요. 하지만, 그 의사는 의대에서 전문 교육을 받은 뒤 국가자격시험을 거쳐 의사가 됐고, 큰 돈을 들여 병원을 차린 사람일텐데, 그런 방식으로 환자를 대했다면 적어도 다음의 둘 중 하나에는 해당되는 부류이지 않겠습니까. 의대를 뒷구멍으로 드나든 얼치기 ‘의사(疑詐)’이거나, 돈에 맛들여 환자들 건강이나 목숨을 파리처럼 여기는 고급 파렴치한이거나. 소독이 비단 비전문가인 일반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틀림없습니다. 어떤 점에서는 전문가의 무지와 무관심이 더 심각한 위협입니다. 일반인들의 무지나 무관심은 한 사람의 피해에 그치지만 전문가의 그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는 사회적 피해가 되니까요. 우리 사회가 다원화, 다변화의 속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건강이나 위생의 측면에서 소독의 중요성을 새삼 환기합니다. 소독은 다른 말로 바꾸면 ‘예방’이고, ‘방어’이며, ‘진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큰 우환을 막는 최선의 방책이라는 뜻이지요. 그러니 차제에 소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냥 닥치는 대로 대충 하는 소독이 아니라, 사소하고 작은 상처라도 정확하게 알고 대처하면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옛말도 있지 않습니까.‘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다’고요. 중요하고도 확실한 것은, 이제 화상에 소주 붓고, 상처에 된장 바르는 수준의 소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대처는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이것도 대처라고, 한번 해놓고 나면 ‘어찌 되겠지’ 하는 생각에 병원을 찾거나 약을 쓸 생각을 안 하게 되거든요. 거울 앞에서 필자의 앞머리를 들추면 보이는 상처가 하나 있습니다. 어렸을 때 시골의 지붕 모서리에 받혀 찢어진 곳인데, 여기에도 누군가가 된장을 발랐습니다. 다행히 상처는 아물었지만, 팥알만 한 흉터가 무지의 흔적처럼 남아있습니다. 제 두 딸의 무릎과 복사뼈 근처에도 상처가 있습니다. 모두 필자가 소홀해 전문가에게 치료를 맡기지 않은 결과입니다. 지금 생각하니 후회가 됩니다. 여러분은 이런 경험 없으십니까.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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