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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청 커진 한나라 중도세력

    국가보안법 등 3대 입법을 다룰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한나라당 중도파 의원들이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그동안 집단행동을 자제해온 이들의 가세는 박근혜 대표 2기 체제의 노선 경쟁에 불을 붙이는 형국이다. 소장파들의 ‘새정치 수요모임’, 재야파들의 ‘국가발전연구회’로 포진된 ‘개혁적 보수’와 자유포럼의 ‘원조보수’로 양분돼 온 당내 역학관계가 ‘정립(鼎立)’ 구도로 확대됐다. 중도성향 의원모임인 ‘국민생각’ 대표인 맹형규 의원은 18일 제주 워크숍에서 “지난해 말 ‘4대 입법’ 협상과정에서 지도부가 보여준 모습은 융통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아집덩어리였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우리 당은 다시 한번 뼈를 깎는 자기 반성을 통해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더 이상 집권할 수 없는 불임정당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맹 의원은 “한나라당의 외연 확대를 위해서는 당내 강경 보수세력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자제해줘야 한다.”면서 “그 분들의 애국심은 인정하지만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주장과 행동은 당의 미래를 가로막는 걸림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임태희 의원도 “한나라당은 우리 사회의 중도·중간세력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하지 않고는 국민적 지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당의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중도세력인 ‘국민생각’이 목소리를 높일 땐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생각’은 의원 39명을 회원으로 둔 당내 최대 계파로 분류된다. 지금까지는 정치적 쟁점이나 당 운영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3대 입법에 대한 유연한 대처를 주문하는 등 당 주도세력으로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서울광장] 대체입법/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체입법/이목희 논설위원

    연말연초 국가보안법 논란 과정이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여야가 강경파에 휘둘리는 모양을 보면서 정계개편을 떠올렸다. 열린우리당에서 끝까지 국보법 완전폐지를 주장하는 인사는 민주노동당에 합류한다. 한나라당에서 국보법 손질에 반대하는 사람은 자민련으로 간다. 민노당을 왼쪽, 자민련을 오른쪽으로 하고 열린우리당의 실용파와 한나라당의 개혁파를 묶어 중도개혁 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 정치권처럼 양보와 타협의 미덕이 없는 곳은 양당제가 맞지 않는다. 밀어붙이기와 강력저지는 신물난다. 중도파가 과반 정당이 되고, 좌우 양쪽에 중간 크기의 정당이 있는 게 낫다. 나라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좌우의 주장이 무시되지 않는 형태다. 지금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정당개편은 전혀 엉뚱한 방향이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명을 바꾸는 정도로 중도개혁으로 탈바꿈했다는 주장을 할 태세다. 충청권에서는 자민련의 대표성이 약하다면서 새 정당의 필요성이 운위되고 있다. 호남표, 영남표, 충청표를 의식할 뿐이다. 이념의 잣대로 모이고 흩어지고 할 움직임은 아직 없다. 지난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집토끼론과 산토끼론이 치열하게 대립했다. 기존 지지층 유지에 주력하느냐, 다소 깨지더라도 중앙으로 보폭을 넓히느냐의 차이다. 새해 들어서는 여야 모두 산토끼론이 우세하다.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도파를 향한 손짓이다. 하지만 지금의 정당구조를 갖고는 중도쪽의 목소리가 실제 입법에 반영되기 힘들다. 국보법은 물론 주요 경제입법에서 다수의 산토끼론이 소수의 집토끼론에 밀리기 십상이다. 대통령까지 유연한 입장을 보인 마당에 여당이 국보법 폐지안을 강행처리할 용기는 없어 보인다. 대체입법이 안 된다면 연말과 유사한 상황이 반복된다.“폐지를 못하느니 때를 기다리자.”는 여권내 강경론과 “그냥 두는 게 백번 옳다.”는 야권내 강경론이 목표는 다르지만,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은 아이로니컬하다. 2월 임시국회에서 대체입법안을 어떡하든 통과시킴으로써 산토끼론이 대세임을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대체입법에 성공한다면 올해는 실용주의 중도개혁파가 확실히 힘을 얻게 된다. 경제·민생 입법이 같은 방향으로 가고, 국가경제를 살릴 수 있다. 18세기 프랑스 계몽사상가 볼테르의 멋진 경구가 있다.“나는 당신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그 견해 때문에 박해를 받는다면 당신의 편에서 싸우겠다.” 개인의 사상과 선택을 존중하는 자유주의 바탕위에 정치 민주화를 쟁취한 것이 서구의 역사다. 우리는 거꾸로다.1987년 6·10항쟁에 이은 직선제 개헌으로 민주주의는 수준급에 올랐다. 자유화는 아직도 게걸음이다. 국보법의 고무·찬양죄, 이적표현물 소지죄는 자유주의의 근본을 부정하는 대표적 법조항이다. 지난해 말 여야 협상파들은 이 부분을 없애는 데 잠정합의했다. 안보를 챙기는 부분은 남기고, 자유주의를 부정하는 규정을 없앤다면 나름대로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일이다. 대체입법만 되어도 국보법 기소자의 90%가 자유로워진다. 일반의 안보불안이 가시는 날, 완전폐지해도 된다.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확정되면 여야 지도부는 바로 내부 정지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그리고 강경파를 설득할 수 있는지 빨리 판단해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국회 표결에서 이념 스펙트럼이 드러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해보라. 당론을 미리 정하지 말고 자유투표에 맡겨보자. 의사당에서 중간세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표로써 알아보자. 전원위원회를 소집해 한번쯤 난상토론을 할 필요가 있다. 국보법 자유표결 결과는 정당재편의 궁극적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아시아 첫 간세포이식수술 성공

    국내 의료진이 간(肝)효소 결핍으로 인한 선천성 대사이상 환자에게 뇌사자의 간에서 분리한 간세포를 직접 주입하는 간세포 이식수술을 시도,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얻었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이광웅·김종원·이수연 교수팀은 지난달 21일 성장 저하를 동반한 선천성 대사성 간질환인 ‘글리코겐 저장질환’을 앓던 이성현(남·18)군의 간문맥을 통해 뇌사자의 간에서 추출, 분리한 간세포를 3차에 걸쳐 주입하는 간세포 이식수술을 시도해 치료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간세포 이식수술이란 간이식이 부적합한 뇌사자나 기증자의 간에서 간세포만을 따로 분리해 환자의 간문맥에 직접 주입하는 시술로, 해외에서 지난 93년 이 수술법이 처음 선보인 이래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에 이를 적용한 것은 동양권에서 이번이 처음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단 13건만이 시도될 만큼 어려운 수술이다. 특히 이번의 경우처럼 글리코겐 저장질환자를 대상으로 해 성공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아직 보고된 적이 없다. 의료진은 “수술 후 한달이 경과한 이 환자는 수술전 혈당유지를 위해 하루 4회 이상 복용하던 전분을 끊고도 저혈당 증세를 보이지 않는 등 지금까지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천성 대사이상 간질환은 글리코겐을 혈당으로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인체는 음식물을 통해 흡수한 혈당을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했다가 공복시 이를 혈당으로 바꿔 공급해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데, 이 때 관련 효소가 선천적으로 부족해 식후 1∼2시간 후 저혈당에 빠지는 질환으로 아직까지 식이요법 외에 다른 치료법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의료진은 “이 치료법은 한번에 환자의 간문맥을 통해 주입하는 간세포의 양이 제한돼 있고, 주입한 간세포의 수명이 간이식 수술에 비해 짧은 단점이 있지만, 반복적인 간세포 주입이 가능하고,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의 경우 적은 양의 간세포 이식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광웅 교수는 “향후 유사한 질환자의 경우 자신의 간세포를 이용해 치료를 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오션스 트웰브vs샤크 별들이 떴다

    새해 첫 주말 극장가가 ‘별들의 전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단체출연’하는 두편의 블록버스터 ‘오션스 트웰브’와 ‘샤크’가 1월7일 흥행 맞대결을 벌인다.‘오션스 트웰브’에는 조지 클루니, 브레드 피트, 줄리아 로버츠 등 전작 ‘오션스 일레븐’의 초호화 배역진에 캐서린 제타 존스까지 합세해 더욱 막강해진 스타 군단을 자랑한다. 애니매이션 ‘샤크’도 만만찮다. 비록 목소리만이긴 하나 로버트 드 니로, 윌 스미스, 르네 젤위거, 안젤리나 졸리 등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두 작품을 미리 엿본다. ●‘샤크’- 인간세계 패러디한 바닷속 풍경 뽀글뽀글 바닷속 세계를 그린 애니매이션에 웬 스타들이냐고?윌 스미스의 장난기 가득한 얼굴, 안젤리나 졸리의 도톰한 입술, 르네 젤 위거의 통통한 볼살, 마틴 스콜세지의 처진 눈썹을 빼다 박은 물고기들과 로버트 드니로의 뺨 위 검은 점, 잭 블랙의 어수룩함을 닮은 상어들을 마주하면 고개를 절로 끄덕일 듯싶다. 여기에 배우들의 실감나는 목소리까지 보태지면 더 그럴 듯해진다. ‘슈렉’제작진이 선보이는 애니매이션 ‘샤크’(Shark Tale)의 바닷속 풍경은 인간 사회와 다를 바 없다. 인간화된 캐릭터뿐만 아니라, 고층건물이 즐비한 모습도 현대 도시를 닮았다. 펜트하우스를 동경하며 세차장에서 고된 일을 하는 힘없는 작은 물고기와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즐기는 힘센 상어들의 대조적인 모습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격차를 상징한다. 상어 대부 돈 리노(로버트 드니로)는 채식주의자인 차남 레니(잭 블랙)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차에 큰아들까지 사고로 죽는다. 한편 오스카(윌 스미스)가 상어를 죽였다는 헛소문이 퍼지면서, 고래 세차장에서 일하던 그는 일약 스타로 떠오른다. 후계자가 되기 싫어하는 레니는 오스카를 도와 소문을 진실로 만들어가는데…. 영화엔 대중문화와 미디어를 패러디한 장면들이 많다.‘코랄콜라’‘피시킹’‘겁’등의 상호가 등장하고, 상어를 잡는 가짜쇼는 방송을 통해 생중계된다. 하지만 패러디가 비판의 힘으로까지 발전하지는 못했다. 진실을 왜곡하는 미디어 상업주의를 살짝 비꼬는 정도. 결국 돈이나 권력보다 가치있는 건 진실이고 사랑이라는 뻔한 주제를 향해 나아가면서 ‘어린이용 만화’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원색의 알록달록한 풍경과 배우들의 변신을 보는 것에 만족해야 할 작품. 비키 젠슨 등 3명이 연출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오션스 트웰브’-돌아온 그들,11+1 3년 전,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거물 테리 베네딕트(앤디 가르시아)의 금고에서 보기좋게 1억 6000만달러를 털었던 오션(조지 클루니)일당. 돈을 나눠갖고 뿔뿔이 흩어져 제 갈길을 가던 이들을 다시 뭉치게 한 주인공은 다름아닌 베네딕트다. 멤버들을 모두 찾아내 2주내에 원금과 이자를 갚지 않으면 복수를 하겠다고 협박한 것. 가진 돈을 모두 써버린 오션 일당은 어쩔수 없이 또다른 한탕을 모의하고, 범행지인 유럽으로 향한다. 하지만 ‘최고의 프로’를 자처하는 이들앞에 뜻밖의 복병이 나타난다. 러스티(브레드 피트)의 옛애인인 유로폴 수사관 이사벨(캐서린 제타 존스)과 오션 일당의 실력을 질투한 일명 ‘밤여우’프랑소와 툴루(뱅상 카르셀). 오션일당과 이사벨, 프랑소와의 좇고 좇기는 추격전이 영화의 주요 얼개다. 출연료를 모두 합하면 블록버스터 영화 두세편을 찍는다는 톱스타들의 앙상블 연기와 이들의 활동 무대인 네덜란드, 이탈리아, 프랑스의 자연풍광은 화려하다못해 눈부실 정도. 그러나 짜임새있는 구성,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전개 같은 전편의 미덕을 기대했다간 실망하기 쉽다. 이야기는 장황한데 무릎을 치게 하는 반전이나 지적인 면모는 부족하다.‘오션스 트웰브’(Ocean’s Twelve)의 제작진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치밀한 범죄영화로서의 면면보다는 배우들의 개인기를 최대한 활용하는데 더 관심이 많았던 듯하다. 하지만 테스역의 줄리아 로버츠가 극중에서 가짜 줄리아 로버츠 행세를 하거나 뱅상 카셀이 박물관에 잠입해 레이저 빔 경보시스템을 통과할 때 ‘엔트랩먼트’의 캐서린 제타 존스를 흉내내는 대목은 재치있는 패러디로 받아들이기엔 영 뒷맛이 씁쓸하다.12세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Doctor & Disease]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윤승규 박사

    [Doctor & Disease]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윤승규 박사

    그는 절제를 모르는 우리 사회의 음주습관에 대한 경고로 말문을 열었다. 이런 음주습관 때문에 최근 바이러스성 간염은 주는 반면 알코올성 간염은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었다.“우리가 술로 섭취하는 알코올의 80∼90%는 간에서 대사를 하는데, 간이 하루에 감당할 수 있는 적정 알코올 양은 생맥주 1500∼2000㏄ 분량인 60∼80g입니다. 이 용량을 초과하면 마치 오토바이 엔진으로 트럭을 끄는 것 같은 현상이 빚어져 ‘침묵의 장기’라는 간도 더는 견뎌내지를 못하게 되는 거죠.” ●간, 하루 알코올 감당량은 생맥주 2000CC 정도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윤승규(46) 박사. 세계적인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에 2002∼2003년 연속 등재됐는가 하면 지금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간질환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주목받는 간 전문의다. 그와 지방간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지방간이란 지나치게 섭취한 지방이 활용되지 못하고 지방에 쌓인 상태를 말한다.“꽃등심을 생각하면 됩니다. 꽃등심에서 보듯 간 조직 사이에 지방이 잔뜩 끼어 간 기능을 방해하죠. 우리 간은 생각보다 치밀한 조직인데, 지방간으로 세포가 제 역할을 못하면 5000여가지의 기능을 수행할 수가 없는 거지요.”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방간은 세포의 몸통인 세포질에 쌓이는데, 이 경우 세포핵이 한 쪽으로 밀리면서 기능에 방해를 받는다. 지방간의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그렇다고 모든 지방간이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지방간은 크게 알코올성과 비알코올성으로 나뉘는데, 술이 원인인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는 최고 35%가 알코올성 간염으로 진행되고, 이 중 많게는 20%가 조직의 섬유화로 간이 굳어지는 간경변을 일으켜 결국 간암이나 말기 간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이미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음주 국가로 분류돼 있고, 갈수록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급증하는 터라 그의 설명에서 일종의 전율마저 느껴진다.“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덩달아 늘고 있다는 겁니다. 주로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이 원인인데, 패스트푸드를 즐기고, 운동을 싫어하는 우리 청소년들의 경우 비만율이 지난 88년 12.5%에서 98년 35.6%로 10년새 3배로 늘었고 이중 30% 이상이 지방간을 가졌습니다. 이 정도면 상황이 이해가 됩니까.”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음주와 관계없이 간염으로 진행되며, 이 상태에서 간경변-간암이나 간부전의 경로를 거치게 된다. 비만뿐 아니라 지나친 다이어트도 단백질과 활동에너지 결핍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부를 수 있다. ●술 종류보다 음주량이 중요 이어 그는 술과 지방간의 상관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간에는 알코올을 대사시키는 2개의 시스템이 작동하는데, 일단 섭취한 알코올의 80%는 간세포의 알코올 탈수소효소, 나머지는 마이크로좀-에탄올산화계에 의해 대사가 이뤄집니다. 그런데 음주량이 적량을 초과하면 이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간기능 장애가 나타나는 것이지요.”물론 알코올 대사 능력은 유전적인 소인이 작용해 개인차가 있고, 개별 영양상태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편차를 감안하더라도 지속적인 음주는 확실히 간에 대한 ‘혹사’거나 ‘학대행위’다.“지방간은 술의 종류보다는 섭취하는 총량이 중요하며, 지속적인 음주는 간의 대사기능을 크게 떨어뜨려 지방간 발생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바람직한 음주 유형은 적량을 마신 뒤 적어도 48시간 정도 간이 휴식기를 갖도록 하는 겁니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대사 기능이 약해 잘 취하고 간 손상도 심하므로 더 조심해야 합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대사기능 약해 잘 취해 그는 ‘술은 자주 마시는 것보다 좀 과하더라도 한번 마신 뒤 며칠 쉬는 게 낫다.’는 주장에 대해 “그럴듯한데 입증되지는 않았다.”며 “술은 중독에 이르기 전에 자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알코올 중독에 이른 간 질환자의 경우 금주령을 어기고 자꾸 술을 마셔대는 바람에 치료가 어렵다는 사례도 곁들였다. 진단과 치료 얘기도 나눴다.“질환의 심각성에 견줘 진단은 간단한 편입니다. 통상 혈액검사, 초음파검사, 조직검사를 활용하는데, 혈액검사에서 감마GTP(간질환 진단 효소)가 정상치의 기준인 50을 넘고,SGOT와 SGPT가 35∼40정도면 이상신호로 봅니다. 이 3개 수치가 동반 상승하면 지방간에 의한 간염을 의심하지요. 초음파나 조직검사는 보다 확실한 결과를 알고 싶을 때 사용하는 진단법입니다. “치료는 병증을 초래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알코올성은 금주, 비알코올성은 원인질환 치료가 우선입니다. 예컨대 비만이 원인이면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통해 무조건 체중을 줄여야 합니다. 또 당뇨병은 혈당 조절, 고지혈증은 혈중 지질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지요.” ●야채·고단백 저지방식 충분히 섭취를 치료는 식이요법이 무척 중요하지만 알코올성이냐, 비알코올성이냐에 따라 방법이 달라야 한다.“흔히 술꾼들은 안주를 거의 먹지 않는데, 이는 잘못된 버릇입니다. 알코올성이라면 신선한 야채나 과일, 고단백 저지방식을 먹어야 하나 비알코올성은 에너지원이 되는 음식은 철저히 경계해야 합니다.”그에게 식이요법의 강도를 묻자 ‘적당하게’라며 웃었다. 그 웃음 속에서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먹고 살았던 조상의 지혜가 배어 있음을 아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 윤승규 박사 ▲가톨릭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미국 하버드의대 MGH병원 연구교수▲대한내과학회·대한소화기학회·대한간학회·대한간암연구회·한국분자생물학회·미국간학회·아시아태평양간학회 정회원▲미국간학회우수논문상·일본간염학회 학술상·대한간학회 최우수논문상 등 수상▲현, 대한간암연구회 학술위원장▲현,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儒林(233)-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儒林(233)-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유일한 희망이었던 소왕이 죽자 공자는 완전히 줄 끊긴 연(鳶)이었다. 바람이 부는 대로 이리저리 날아갈 수밖에 없었고 제자들의 불만은 극도에 달해 폭발직전이었다. 그래도 공자는 초나라를 버릴 수가 없었다. 초나라에 머물면서 차일피일 허송세월을 하고 있자 미치광이 행세로 떠돌아다니던 접여(接與)가 공자의 곁을 지나면서 노래를 하였다고 논어는 기록하고 있다. 그 노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봉황이여 봉황이여 어찌하여 덕은 그토록 쇠하였는가. 지난 일은 탓해도 소용없지만 앞일은 바로잡을 수 있는 것 아서라 아서라 지금 정치를 한다는 것은 위태로운 짓이니라.” 접여는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수레에 접근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광인(狂人). 이 미친 사람 역시 공자가 만났던 도가의 사상을 따르는 여러 은둔자 중의 한 사람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타난 은둔자들이 때로는 밭을 가는 농부로, 혹은 대바구니를 메고 가던 노인으로 등장하는 것과는 달리 미치광이로 나타나는 것은 공자의 어리석음을 질타하기 위한 죽비(竹)소리처럼 통렬하다. 접여가 노래한 봉황(鳳凰)은 고대중국에서 귀하게 여기던 상상의 새로 머리는 뱀, 턱은 제비, 등은 거북, 꼬리는 물고기 모양이며, 깃에는 오색의 무늬가 있던 상서로운 새였던 것이다. 여기서 봉황이란 공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봉황과 같은 귀한 존재인 그대 공자여, 어찌하여 위태로운 세상에 말려들어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는가.‘아서라 아서라(已而已而)’두 번이나 강조하여 이를 경책하고 있는 것이다. 이 미치광이 접여의 등장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연상시킨다.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일부러 미친 것으로 행동하는 햄릿처럼 접여는 어지러운 난세에 숨지 아니하고 위태로운 정치에 뛰어들어 위험을 자초하고 있는 공자를 꾸짖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는 공자를 꾸짖는 장면의 클라이맥스인 것이다. 이 클라이맥스의 장면을 장자가 놓칠 리가 있겠는가. 장자의 인간세(人間世)편에 보면 공자를 꾸짖는 접여를 더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자가 초에 갔을 때 미친 체 행세하는 은자 접여가 그 대문 앞에 나타나 이런 노래를 불렀다. ‘봉황새야 봉황새야/너의 덕도 쇠했구나./오는 세상 나 못 보고/가는 세상 나 못 좇네./도 있을 땐 성인나와/천한 정사 도우시나/도 없을 땐 몸을 숨겨/명철보신(明哲保身) 하시는 것/지금이야 형벌이나/면하는 게 고작이니/새 깃보다 가벼운 복(福)/잡는 사람 아무도 없고/땅보다 무거운 복/피하는 이 전혀 없네./그만둬라. 도덕으로/남에게 대하는 일/위태롭게 예의 가져/남을 꽁꽁 묶는 사람 /가시 가시 가시나무/나의 발은 그 못 밟네./돌아 돌아가는 내 발/찔리지를 그 못하네.’” 접여의 노래 중에 나오는 가시나무는 미양(迷陽)을 가리키는 말로 미양이란 초나라에서 나는 풀로 촘촘하고 줄기가 길며, 그 거죽에는 가시가 많은 나무인데, 이 가시나무와 같은 세상에서 돌아 돌아가지 어찌하여 가시밭길을 그대로 가고 있는가 하고 비웃는 노래인 것이다.
  • [시네마 천국]귀여워

    조물주가 요지경 같은 인간세상을 내려다 본다면 끌끌 혀를 차며 이런 역설적인 멘트를 날리지 않을까.“귀엽다, 귀여워∼” 26일 개봉하는 ‘귀여워’(제작 튜브픽쳐스)는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며 아득바득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순을 국외자의 입장에서 물끄러미 들여다보는 독특한 영화다. 한 여자를 놓고 아버지와 세 아들이 흑심을 품는다는, 말할 수 없이 불경한 상황설정부터 상식선을 넘어서고 본다. 허물어지기 일보 직전인 낡은 아파트에 ‘배다른’ 아들 셋이 사이비 무당인 아버지(장선우)와 함께 모여산다. 퀵서비스맨인 장남 후까시(김석훈), 출소 뒤 오갈 데가 마땅찮은 한심한 깡패 뭐시기(정재영), 레커를 모는 막내 개코(선우). 아버지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개코가 거리의 여자 순이(예지원)를 데려오면서 집안에는 야릇한 기류가 흐른다. 세상의 모든 남자들에게서 사랑받고 싶은 순이는 세 부자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끊임없이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이쯤만으로는 질척한 섹스드라마로 오해하기 십상이겠으나, 의외로 영화는 담백하다. 영화는 마치 ‘이런 캐릭터를 한국영화에서 본 적 있냐?’고 으스대는 듯 별나고 재미난 캐릭터들을 그려내느라 온힘을 다 쏟아붓는다. 순이와 손만 잡고 자는 아버지, 순정한 사랑에 눈떠 고민하는 후까시, 느물느물 애정공세를 펴는 뭐시기, 무심한 척하면서도 순이에게 계속 집적거리는 개코…. 출생에 얽힌 개운찮은 사연들에 대해서는 애초부터 아무런 관심이 없는 인물들이다. 창녀나 다름없는 순이의 캐릭터는 이들 모두를 합한 것보다 더 강렬한 이미지를 뿜는다. 성에 탐닉하는 남자들 사이를 거침없이 떠도는데도 신기하게도 여자에게서는 화끈거리는 욕망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온건한 시각의 잣대로 보면 영화 속 인물들이 엮어가는 에피소드들은 맹랑하고 초라하고 꺼림칙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영화는 가슴 밑바닥을 울렁이게 하는 신통한 재주를 부린다. 거칠고 쓸쓸한 인생들, 그들의 길들여지지 않은 야성(野性)에 조금씩 동정이 실려간다.‘실미도’ 이후 번번이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정재영이 그 어느 때보다 잘 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 장선우 감독의 대표작들을 조연출했던 김수현 감독의 데뷔작.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일본의 전통화 - 우키요에展

    일본의 전통화 ‘우키요에(浮世繪)’전이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빌딩 3층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에서 열리고 있다.우키요에는 일본 에도시대(1603∼1867)에 기녀,가부키 배우,명승지 등을 그린 그림.친필화와 목판화 두 가지가 있다.우키요에는 숙련된 화가와 조각가,판화가 등 장인들의 공동작업으로 제작된다.고객의 대부분은 일반 서민층으로 괴기물,춘화,풍자화 등 인간세계의 모든 현실과 환상을 다룬다. 우키요에의 대담한 구도나 색채는 서양 근대회화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으며,재패니즘의 유행에 한몫했다.고흐가 안도 히로시게의 그림을 유화로 묘사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번 전시에는 가쓰시카 호쿠사이,안도 히로시게,기타가와 우타마로 등 유명 작가들이 작품을 냈다.전시작은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가나가와 오키나미 우라’ 등 65점.에도시대의 전통기술을 이어받은 현대 우키요에 장인들이 제작한 복각화다.9월15일까지.(02)397-2823.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국제플러스] 日 줄기세포 이식혈관 재생 성공

    |도쿄 연합|골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간세포·幹細胞)를 이식해 심근과 혈관을 재생시키는 시술이 일본 의료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국립순환기병센터는 ‘확장형 심근증’ 환자의 골수에서 채취한 소량의 골수액서 줄기세포를 추출,양을 100만배 정도로 배양한 뒤 의료용 관을 통해 환자 심장에 주입했다.˝
  • [이런 책 어때요]

    동양신화의 주축을 이루는 고대 중국신화의 세계를 알기 쉽게 설명.저자(이화여대 교수)는 서구문명으로 환원되지 않는 동양문화의 원형을 확인하기 위해선 ‘동양신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저자에 따르면 중국 신화에서 태초는 다양한 형태의 암흑으로 묘사된다.기원전 2세기에 씌어진 ‘회남자’는 태초를 ‘다만 어슴푸레한 모습만 있었지 형체는 없는’ 혼돈으로 설명한다.중국의 가장 오래된 신화집인 ‘산해경’에선 혼돈의 형상을 살아 움직이는 새인 ‘제강(帝江)’으로 표현하기도 한다.중국 신화와 우리 문화의 연관성도 살폈다.1만 2800원. 평생 자본주의 문명을 비판해온 저자가 이 시대에 던지는 문명비판.“문명은 사회의 자살행위이다.” 사람에 대한 희망,특히 젊은이에 대한 희망을 강하게 내비치는 저자는 1960년대 베트남 전쟁으로 깨어나기 시작한 미국 젊은이들을 십자군에 견준다.또 모든 새로운 흐름 뒤에 숨어 있는 마지막 개척 분야는 바로 사람 자신이라고 강조한다.그런 만큼 조화로운 삶은 반드시 있으며,그것은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세계를 찾아가는 순례의 길이라는 것이다.니어링이 처음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한 델라웨어의 ‘아덴’은 그 조화로운 삶의 축소판이다.8000원. 공화주의와 노예해방이라는 두 개의 명제를 모두 실현한 아메리카의 진정한 해방자 시몬 볼리바르 이야기.스페인 식민치하의 베네수엘라에서 귀족의 신분으로 태어난 볼리바르는 ‘애국회’를 조직,남아메리카 해방전쟁에 투신한다.타고난 군사전략가인 그는 스페인 군대의 허를 찔러 안데스 종주라는 대장정을 펼쳤고,마침내 베네수엘라·콜롬비아·에콰도르·페루·볼리비아 등 남아메리카 5개국을 해방시켰다.볼리바르는 미국보다 46년이나 앞선 1816년 노예제를 폐지,만민 평등을 실천했다.그는 남아메리카인들의 가슴 속에 건국의 아버지로 남아 있다.1만 4000원. ‘투쟁과 고통의 땅’ 티베트의 가장 위대한 여인이자 티베트 불교의 어머니로 추앙받는 예세초겔의 일생과 깨달음을 담은 전기.예세초겔은 티베트의 주술신앙인 본(Bon)교도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티베트에 불교를 국교로 정착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예세초겔은 인간세상에 밀법을 전파하겠다는 생각을 지닌 탄트라의 대가이자 ‘티베트 사자의 서’의 저자인 파드마 삼바바에 의해 티베트땅에 인간의 몸으로 태어났다.중생과 함께 호흡하며 어머니 같은 부처의 모습으로 살다 간 예세초겔의 삶에는 숱한 신화적 요소들이 있지만 실존 인물이다.1만 7900원. 무표정한 일상에 삶의 빛을 던져주는 산문집.저자(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는 여행이나 독서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미려한 문장으로 풀어놓는다.우리 사회의 허위의식과 소외의 문제도 짚어낸다.한 예로 강남구의 가로수는 상당수가 키 크고 잘 생긴 메타세콰이아라는 나무다.반면 강북의 어떤 구는 한 정거장 사이에 여러 수종이 섞여 있을 뿐 아니라 가로수 아래 놓는 쇠판도 신통찮다.한용운의 ‘당신을 보았습니다’,김종길의 ‘설날 아침에’ 등 스스로 마음의 좌표로 삼고 있는 시들을 들려주며 삭막한 일상의 강을 함께 건너자고 위로하기도 한다.8800원.˝
  • ‘小食=장수’ 비밀 풀렸다

    |워싱턴 AFP 연합|덜 먹으면 오래 사는 이유는 뭘까.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하임 코언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6월18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칼로리 섭취를 줄였을 때 수명이 연장되는 것은 노화된 세포가 스스로 죽는 세포사멸 억제 유전자의 활동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코언 박사는 보고서에서 장기간 칼로리 섭취량을 줄인 쥐들은 마음껏 먹은 쥐들에 비해 뇌,간,신장 등 신체의 일부 조직에서 만들어지는 시르투인이라는 단백질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SIRT1이라는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시르투인은 노화 세포가 퇴출되는 자연적인 메커니즘인 세포사멸을 억제한다고 코언 박사는 설명했다. 코언 박사는 인간세포에 대한 시험관 실험에서 시르투인은 세포의 에너지 생산공장인 미토콘드리아에 구멍을 뚫어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백스 단백질의 활동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실험결과들은 포유동물이 먹는 양을 줄였을 때 어떻게 수명이 연장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코언 박사는 지적했다. 코언 박사는 SIRT1 유전자를 이용하면 비만을 치료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당장의 과제는 뇌와 같은 특정기관에 있는 이 유전자의 활동을 촉진시킬 수 있는 분자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언 박사는 생명공학회사인 바이오몰 연구소와 손을 잡고 시르투인의 활동을 촉진하는 물질들을 동물에 실험 중이라고 밝혔다.˝
  • [儒林 속 한자이야기](19)

    유림 89에 庶弟가 나오는데 庶는 ‘많다,여럿,서자’등의 뜻으로 쓰인다.庶처럼 (집 엄)이 들어간 한자는 대체로 (부엌 포),府(곳집 부),廳(관청 청)처럼 뜻은 과 관련되며,음은 나머지 부분이 된다.첩(妾첩)의 자식을 서자라 하는데,단군신화(檀君神話)에서처럼 고대(古代)에는 제후(諸侯)의 세자(世子)를 적자(適子),기타의 아들을 서자라 하였다. 옛날에 환인(桓因:하느님)의 서자(庶子) 환웅(桓雄)이 인간세상에 뜻을 두었는데, 환인이 천부인(天符印:신의 권한을 상징하는 부적과 도장)을 주고 인간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이에 환웅이 무리 3000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白山:지금의 묘향산) 꼭대기의 신단수(神檀樹) 아래에 내려왔으니 이곳을 신시(神市)라 했다.그는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수명,질병,형벌,선악 등과 인간의 삼백 예순 가지나 되는 일을 주관하여 인간 세계를 다스려 교화시켰다.이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늘 사람이 되기를 원했다.이에 환웅이 신령스러운 쑥 한 심지와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이것을 먹으며 백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사람이 될 것이라 했다.곰은 이를 잘 지켜 21일만에 여자가 되었으나,호랑이는 참지 못하고 뛰쳐나와 사람이 되지 못했다.여자가 된 곰은 늘 신단수 아래에서 임신하기를 기원했다.이에 환웅이 사람으로 변하여 그와 결혼해 아들을 낳았으니 단군 왕검이다.단군은 기원전 2333년에 아사달(阿斯達:평양)에 수도를 정해 단군조선(檀國朝鮮)을 건국,약 2000년 동안 나라를 다스렸다. 兄(맏 형)의 반대말인 弟는 ‘끈으로 어떤 물건을 묶어놓은 모양’을 본뜬 것인데,끈을 차례차례 고르게 감았다고 해서 ‘차례’를 의미하였고 여기서 ‘아우’의 뜻도 생겨났다고 한다. 庶弟는 서모(庶母:아버지의 첩)가 낳은 아우,즉 이복(異腹:배 다른) 동생을 말한다.분명한 것은 父나 母가 달라도 동기간(同氣間:형제)이다.형제를 동근(同根)·천륜(天倫)·안항(雁行)으로 표현하는데, 안항(雁기러기 안,行갈 행 또는 항렬 항)은 기러기가 ∨자 대형으로 줄지어 날아가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흔히 형과 동생은 비슷한 경우가 많아 형,아우를 구분하기 어렵다.여기에 비유되어 두 사물이나 일의 낫고 못함을 분간하기 어려운 경우를 난형난제(難兄難弟)라 한다.형제간에 중요한 것은 역시 우애(友愛)일 것이다.형제간 우애에 대해서는 전래(傳來)설화나 실화가 많은데 다음은 그 하나이다. 고려사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나오는 것으로 고려 공민왕 때 일이었다.형제가 길을 가다가 우연히 황금 두 덩어리를 얻어서 양천강(陽川江:경기도 김포시 공암진 근처)에 이르러 함께 배를 타고 가다가 아우가 갑자기 금 덩어리를 강물에 버렸다.평소 형을 사랑했으나 금 덩어리를 나누고 보니 형이 미워 보여,이 물건은 상서롭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형도 동생의 마음을 이해하고 금 덩어리를 강물에 던졌는데,이후 이 강을 투금뢰(投金瀨)라 부르게 되었다.재산 문제로 형제간 다툼 내지 살인이 일어나는 사회에 귀감(龜鑑)이 아닐 수 없다. 박교선˝
  • 儒林(72)-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조광조가 스승 한훤당의 수하에서 학문을 배운 것은 1년 남짓에 지나지 않는다.한훤당이 희천으로 유배된 지 2년만에 순천으로 이배되었기 때문이었다.스승과 헤어질 무렵 조광조는 한훤당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선생님,공자께오서는 왕도(王道)를 실행하고자 하여 동서남북으로 다니며 70명의 임금을 유세하였으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하오면 공자께서 실행하고자 하였던 왕도정치는 무엇을 말함이겠습니까.” 조광조의 질문은 회남자(淮南子) 태족훈(泰族訓)에 나오는 구절이었다.왕도정치를 펼치기 위해 70여개국을 주유하였으나 실패로 끝난 공자의 행각을 사기에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공자는 왕도를 밝히려고 70여 나라의 임금을 유세하였다.” 나이 55세에 왕도정치를 실행하기 위해 노나라의 사구(司寇)라는 벼슬을 내던지고 국외로 여행길에 오른 공자는 그러나 68세에 노나라로 되돌아가기까지 13년 동안 70여 나라를 주유하였으나 실패를 하게 된다.그러므로 조광조의 질문은 공자가 펼치려던 왕도정치의 핵심은 무엇이며,그것이 왜 70여 나라로부터 배척당하였는가를 묻는 질문이었다.제자의 질문을 받은 한훤당은 심사숙고 후에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것을 내가 어찌 알겠는가.다만 옛말에 이르기를 다음과 같이 하였다.” 한훤당은 대답 대신 붓을 들어 종이 위에 다음과 같이 써 내렸다.한훤당이 쓴 문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至治馨香 感于神明” 그 말의 뜻은 ‘잘 다스려진 인간세계의 향기는 하늘의 신명까지도 감명시킬 수 있다.’는 의미였던 것이다. 이는 주서(周書) 군진편(軍陣篇)에 나오는 유명한 말로 그것이 바로 스승 한훤당이 조광조에게 마지막으로 남겨준 유훈이 되었다.조광조는 스승이 써준 그 문장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특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부친의 묘소 앞에 초당과 연못을 만들어 놓고 학문에 정진할 무렵에는 이 문장이 조광조의 화두가 되었다.마침내 유배지 순천에서 스승이 사사되었다는 부음을 들었을 무렵에는 한훤당의 유훈을 통해 독특한 조광조의 정치사상인 지치주의가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주공(周公) 단(旦)은 주나라 건국의 공신이요,특히 주나라 문물제도의 창제자였다.공자는 언제나 이 주공을 꿈꾸며,주공이 제정한 문물제도를 어지러운 자신의 춘추시대에 실현하려 했던 것이다.공자는 자신의 이상을 주공에게 걸고 있었던 것이다.공자가 주공을 얼마나 존경하고 있었던가를 술이(述而)편에서 다음과 같이 한탄하고 있음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심히 내가 노쇠하였구나.오랫동안 나는 주공을 다시 꿈속에서 보지 못하고 있으니(甚矣 吾衰也! 久矣 吾不復 夢見周公).” 조광조는 공자가 펼치려던 왕도정치가 바로 주공이 말하였던 ‘지치(至治)’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달은 것이었다.지극히 훌륭한 정치의 효과는 향기와 같아 하늘도 감명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백성을 잘 다스리려면 무엇보다 다스리는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완성되어 향기를 뿜어내어야 한다는 뜻인 것이다. 지치주의(至治主義). 조광조에 의해서 전개된 독특한 정치사상인 지치주의는 이렇게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조광조의 정치사상인 지치주의는 중종이 직접 출제한 알성문과시험에 차석으로 합격한 조광조의 답안 서두에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하늘과 사람은 그 근본됨이 하나입니다.그러므로 하늘이 사람에게 도리에 맞지 않은 일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임금과 백성은 그 근본됨이 하나입니다.그러므로 예전에 이상적인 임금들은 백성들에게 도리에 맞지 않은 일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그러므로 옛날에 성인들은 하늘과 땅의 근본과 수많은 백성들의 무리를 하나로 여겼기 때문에 그런 이치에 따라 도를 행하였습니다…”˝
  • 儒林(72)-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儒林(72)-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조광조가 스승 한훤당의 수하에서 학문을 배운 것은 1년 남짓에 지나지 않는다.한훤당이 희천으로 유배된 지 2년만에 순천으로 이배되었기 때문이었다.스승과 헤어질 무렵 조광조는 한훤당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선생님,공자께오서는 왕도(王道)를 실행하고자 하여 동서남북으로 다니며 70명의 임금을 유세하였으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하오면 공자께서 실행하고자 하였던 왕도정치는 무엇을 말함이겠습니까.” 조광조의 질문은 회남자(淮南子) 태족훈(泰族訓)에 나오는 구절이었다.왕도정치를 펼치기 위해 70여개국을 주유하였으나 실패로 끝난 공자의 행각을 사기에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공자는 왕도를 밝히려고 70여 나라의 임금을 유세하였다.” 나이 55세에 왕도정치를 실행하기 위해 노나라의 사구(司寇)라는 벼슬을 내던지고 국외로 여행길에 오른 공자는 그러나 68세에 노나라로 되돌아가기까지 13년 동안 70여 나라를 주유하였으나 실패를 하게 된다.그러므로 조광조의 질문은 공자가 펼치려던 왕도정치의 핵심은 무엇이며,그것이 왜 70여 나라로부터 배척당하였는가를 묻는 질문이었다.제자의 질문을 받은 한훤당은 심사숙고 후에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것을 내가 어찌 알겠는가.다만 옛말에 이르기를 다음과 같이 하였다.” 한훤당은 대답 대신 붓을 들어 종이 위에 다음과 같이 써 내렸다.한훤당이 쓴 문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至治馨香 感于神明” 그 말의 뜻은 ‘잘 다스려진 인간세계의 향기는 하늘의 신명까지도 감명시킬 수 있다.’는 의미였던 것이다. 이는 주서(周書) 군진편(軍陣篇)에 나오는 유명한 말로 그것이 바로 스승 한훤당이 조광조에게 마지막으로 남겨준 유훈이 되었다.조광조는 스승이 써준 그 문장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특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부친의 묘소 앞에 초당과 연못을 만들어 놓고 학문에 정진할 무렵에는 이 문장이 조광조의 화두가 되었다.마침내 유배지 순천에서 스승이 사사되었다는 부음을 들었을 무렵에는 한훤당의 유훈을 통해 독특한 조광조의 정치사상인 지치주의가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주공(周公) 단(旦)은 주나라 건국의 공신이요,특히 주나라 문물제도의 창제자였다.공자는 언제나 이 주공을 꿈꾸며,주공이 제정한 문물제도를 어지러운 자신의 춘추시대에 실현하려 했던 것이다.공자는 자신의 이상을 주공에게 걸고 있었던 것이다.공자가 주공을 얼마나 존경하고 있었던가를 술이(述而)편에서 다음과 같이 한탄하고 있음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심히 내가 노쇠하였구나.오랫동안 나는 주공을 다시 꿈속에서 보지 못하고 있으니(甚矣 吾衰也! 久矣 吾不復 夢見周公).” 조광조는 공자가 펼치려던 왕도정치가 바로 주공이 말하였던 ‘지치(至治)’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달은 것이었다.지극히 훌륭한 정치의 효과는 향기와 같아 하늘도 감명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백성을 잘 다스리려면 무엇보다 다스리는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완성되어 향기를 뿜어내어야 한다는 뜻인 것이다. 지치주의(至治主義). 조광조에 의해서 전개된 독특한 정치사상인 지치주의는 이렇게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조광조의 정치사상인 지치주의는 중종이 직접 출제한 알성문과시험에 차석으로 합격한 조광조의 답안 서두에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하늘과 사람은 그 근본됨이 하나입니다.그러므로 하늘이 사람에게 도리에 맞지 않은 일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임금과 백성은 그 근본됨이 하나입니다.그러므로 예전에 이상적인 임금들은 백성들에게 도리에 맞지 않은 일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그러므로 옛날에 성인들은 하늘과 땅의 근본과 수많은 백성들의 무리를 하나로 여겼기 때문에 그런 이치에 따라 도를 행하였습니다…”
  • [데스크시각] 떠나는 공직자가 아름답다/박정현 공공정책부 차장

    좀처럼 변할 것 같지 않던 공직사회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변화는 중앙부처 국장 자리 맞교환과 직위 공모에서 비롯된다. 시행된 지 두 달 남짓된 제도의 성공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일단 안착되고 있는 것 같다.맞교환과 직위공모로 자리를 옮긴 국장들은 새로운 시각을 부처 업무에 접목시키고 있다.이런 인사혁신이 성공할지 보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제도 때문에 다른 공무원의 마인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만난 사회부처 A과장은 “이러다가 국장 한 번 못해 보고 공직생활을 마감해야 하는 것 같아.”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가만히 있어도 국장에 올라 가고,큰 잘못이 없으면 1급 승진은 무난한 행정고시 출신에게서는 상상도 못한 발언이다. 행시 출신의 엘리트 공무원들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중앙부처의 내로라하는 국장급 11명이 지원한 교육인적자원부의 대학지원국장(현재의 인적자원관리국장) 자리를 교육부가 아닌 경제부처 출신이 차지했다.직위를 공모한 행정자치부,보건복지부,국방부,농림부 등의 노른자위 국장자리 10곳에 경제기획원과 재무부 출신 7명이 싹쓸이하다시피 한 것을 보면 일반 부처의 과장이나 국장들은 위기의식을 느낄 법하다. 그렇다고 경제부처 간부들의 마음은 편할까.국장 승진을 눈앞에 둔 경제부처 B과장은 “국장을 지내고 나면 미련없이 공직을 떠나 민간으로 가겠다.”고 했다.1급 승진에 미련을 갖지 않겠다는 얘기다.미지의 민간세계는 안주할 수 있는 공직에 비하면 ‘모험’이다. 그의 최종 목표는 공직이다.민간은 경쟁력과 실력을 키우기 위한 중간과정에 불과하다.그는 앞으로 공직사회에서도 실력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외환위기 직후 공무원들의 ‘탈 공직 도미노’ 현상과의 차이점도 여기에 있다.민간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돌아올 공직의 자리도 없다.‘민간 모험’에는 ‘이헌재 신드롬’도 작용하는 것 같다.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외환위기 이후 ‘경제스타’로 부상한데는 떠밀려서 나간 민간기업에서 실력을 쌓았기 때문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울타리를 넘는 것은 민간기업에서도 환영받기도 한다.한 기업의 CEO는 “가장 예쁜 직원은 입사한 지 10년쯤 돼서 회사를 떠날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나가서 창업을 하건, 다른 회사로 옮기려는 직원이든 회사를 바꿀 생각을 하는 직원은 회사에서 안주하려는 직원보다 더 열심히 일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회사가 아닌 자신을 위해서 일하는 것 같지만,결국은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 주는 ‘효자 직원’이라는 얘기다. 그의 말대로라면 공직을 떠나는 공무원들의 숫자만큼 공직사회가 발전한다는 계산이 나온다.하지만 일부 엘리트 공무원의 마인드는 변화하고 있으나,공직사회 전체로 확산되기는 쉽지 않다.노무현 대통령이 연초에 공무원들에게 일독하라고 권한 책 ‘체인지 몬스터’에서는 “출근은 하지만,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하고,고객이 누구인지 따위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을 변할 줄 모르는 조직의 전형으로 꼽고 있다.그저 자신이 할 일만 하고 집으로 돌아가면 그만이라는 무사안일 속성은 공무원 집단과 무관치 않다. 박정현 공공정책부 차장˝
  • 한나라 대표후보 5人 TV토론 “탄핵 철회” “책임 정치” 공방

    23일 한나라당 새 대표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으나,‘탄핵 철회’ 문제가 돌출되면서 당은 내분 양상까지 빚고 있다. 21일 밤 KBS 후보경선 토론회 등을 통해 드러난 탄핵정국에 대한 후보들의 시각,지향해야 할 당의 정체성,선거전략 등을 정리한다. ■ 탄핵 정국 ●김문수 개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재산,친인척 비리문제를 파헤치느라 소송까지 당했다.그럼에도 탄핵 철회를 거론하는 것은 국민이 절대 다수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국민 뜻에 따르는 게 정치다.국민이 최고 권력기관이다.국민들은 ‘너희들이 도덕적으로 대통령을 탄핵할 자격이 있느냐.’고 묻고 있다.대표가 되면 탄핵 철회까지 포함해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하겠다. ●박진 개인적으로 탄핵 신중론을 주장했다.탄핵은 불행한 일이다.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제대로 했으면 이런 사태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결과적으로 의회가 가결했고 헌재 심리했다.국민에게 차분한 논리로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철회는 정도 정치가 아니다.역풍이 예상보다 크지만 책임지고 정정당당히 나가야 한다. ●박근혜 비판에 깊이 반성하고 겸허히 수용해야 하지만 입장을 바꾸면 책임있는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한나라당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탄핵의 적법성까지 문제가 돼서는 안된다.총선이 정부의 지난 정책을 심판하고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임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권오을 국민이 화를 내고 있다.탄핵이전의 여론조사 결과는 ‘대통령은 사과하고 국회는 탄핵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국민은 지금 국회가 주권재민 사상을 저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당시 상황에서는 탄핵이 정말 불가피했다.헌재 평결을 기다리는 게 우리의 할 일이다. ●홍사덕 우리의 할 일은 추기경이 이미 간략하게 말씀하셨다.헌재 판결 기다려서 복종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문제는 헌재 판결에 영향을 미칠 일들이 난무하는 것이다.촛불시위도 그 하나다.극도의 생계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그 당에다 50% 이상의 지지율을 보내는 게 정당한 일인가. ■ 상호 토론 ●김문수(→박근혜) 부친 박정희 대통령 때 반대 데모 많이 했다.변화의 측면에서 보면 나나 박진,권오을 후보가 더 적합한 것 아니냐. ●박근혜 말을 많이 하고 정치개혁에 앞장서겠다고 하면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나.내용이 중요하다. ●김문수(→홍사덕) 당 지지도 추락에 책임은 없나. ●홍사덕 무한 책임을 느낀다.그러나 국민에게 묻고싶다.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이 한 일이 뭐가 있나.경제가 이 모양인데 그렇게 높은 지지를 받을 수 있나.지금 선거를 하면 (여당의) 1당 독재가 되는 것이 온당한지 국민들은 깊이 생각해달라. ●박진(→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이 대표후보로 나오는 게 어색하지 않나. ●김문수 그런 점이 있긴 하다.그러나 이번 선거인단에는 새 공천자들이 영향을 끼칠 부분이 적어 오히려 불리하다. ●권오을(→김문수) 공천 탈락자에게 변변한 해명의 기회도 주지 않았다. ●김문수 개인적으로 부족한 사람이다.경륜도 없다.그러나 공천과 관련,돈을 받거나 계보를 챙기지 않은 점을 평가해달라. ●권오을 한나라당은 남에게 가혹하고 스스로에게 관대했다.이제 자정 활동,내부감사 등을 통해 부패청산하는 모습을 확실히 갖춰야 한다.또한 경제정당으로서 분명한 모습을 갖춰야 한다.분명한 실용노선을 견지해야 한다. ■ 한나라당 정체성 ●권오을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건전한 보수세력과 합리적 중도세력을 아우르는 합리·중도정당이 돼야 한다. ●박근혜 건전·합리 세력의 혼을 담는 그릇이 돼야 한다.생활정치를 해야하고 남북한 공동발전을 추구하는 ‘신안보 정당’이 돼야 한다. ●박진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는 게 보수다.가정의 소중함,민주주의와 시장경제,자유와 인권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다. ●김문수 불의와 선동주의,포퓰리즘에 맞서 결연히 싸워나갈 헌신과 희생,도덕성을 갖춰야 한다. ●홍사덕 건강한 중간세력이 주도하고 이끌어가는 사회가 돼야 한다.연령별로는 40대가 그 중심세력으로 떠올라야 한다. ■ 총선 전략 ●박진 젊고 참신한 40대의 신진 정치인을 전면 배치해야 한다. ●홍사덕 야당은 당당해야 싸워 승리할 수 있다. ●권오을 친노(親盧) 대 반노(反盧) 구도가 아닌 ‘노무현이냐,나라살리기냐.’의 구도로 만들어야 한다. ●박근혜 여당이 국회까지 장악하면 나라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을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김문수 불법 대선자금과 비리에 관련된 자를 대청소해야 한다. 이지운 박지연기자 jj@seoul.co.kr˝
  • ‘열풍’ 태반주사·석류요법 허와 실

    최근의 ‘웰빙 붐’에 편승해 태반주사와 석류요법이 뜨고 있다.일부에서는 태반 추출물을 체내에 주입하는 태반주사를 ‘만병통치약’ 쯤으로 인식하고 있으며,여성호르몬 성분을 함유한 석류 역시 여성의 노화를 막아준다고 믿고 있다.이 때문에 일선 병·의원에는 이런 요법들의 효능을 묻거나 치료를 원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태반주사와 석류요법의 허실을 짚어 본다. ■ 태반주사 ●실태 한방에서 ‘인포’,‘자하거’ 등으로 불리는 태반은 히포크라테스도 치료에 이용했을 만큼 약용화의 역사가 깊다. 지난 1959년 일본에서 태반주사약 ‘라에넥’이 간기능 개선제로 등장한 데 이어 최근에는 ‘멜스몬’이 갱년기장애 개선과 유즙분비부전 치료제로 승인돼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수입 당시의 치료 효과를 넘어선 다양한 치료효과가 부각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일선 병·의원에서는 태반주사가 간기능 수치 개선,갱년기 증상 완화,피부 미백·보습효과,아토피나 알레르기 완화,전신피로감 개선,월경전 증후군·불면·만성통증 완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일부 한의원에서는 태반추출물을 넣어 한약을 처방하거나 약침을 이용해 시침하기도 한다. ●성분과 효능 태반추출물은 필수아미노산과 활성펩타이드,당질과 뮤코다당체,비타민,미네랄,핵산,효소와 함께 간세포·신경세포·상피세포·섬유아세포·인슐린성장인자 등 성장촉진인자와 콜로니 형성자극인자,인터류킨 등 많은 필수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태반의 효능은 크게 세포 성장인자의 작용과 활성산소 제거작용.세포 성장인자는 인체 특정조직의 재생을 촉진하거나 면역 조절기능을 하며,노화와 질병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제거해 주는 기능도 중요한 효능이다. ●작용 원리 및 치료 이 성분들은 체내에서 내분비 조절작용에 관여,호르몬 생성을 높일 뿐 아니라 면역을 강화하고,활성산소 억제작용을 통해 갱년기 증상을 완화한다.피부의 멜라닌색소 형성을 억제하거나 배출을 촉진하며,피부 미백효과도 보인다. 또 태반의 간세포증식인자는 간기능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태반주사는 보통 주 2회 정도 맞는다.주사 방법은 태반주사를 수액주사(링거)에 섞어 맞거나 피하주사로 맞기도 한다.치료목적에 따라서 기간은 달라지는데 대개 3∼4개월간 매주 2회,그 이후에는 증상에 따라서 1∼2주에 1회씩 맞는 식이다.그러나 보험이 안돼 1회 10만원 안팎의 비용은 전액 본인 부담이다. ●문제는 없나 문제는 간기능 개선제와 갱년기장애 개선제로 수입됐을 뿐 다른 임상적 치료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태반주사를 포괄적인 치료제로 처방하고 있다는 점.화장품,발모제,영양제 등 유사제품의 범람도 문제다. 이에 대해 의학계에서는 “섣부른 태반주사의 남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서동혜 원장은 “태반주사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 없지만 의사의 숙련도와 주사 방법,용량 등에 따라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다양한 임상경험과 연구를 통해 안정적 치료술을 확보했느냐 여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닥터포유클리닉 원석규 원장은 “태반의 혈액과 호르몬은 제조 과정에서 모두 제거돼 부작용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태반주사는 전량 일본에서 수입돼 유사품은 유통되지 않으며,고양이 등 동물 태반을 이용한 식품이나 화장품과는 구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류요법 ●석류의 약리성 여성호르몬 대체물질로 떠오르고 있는 석류는 씨앗에 다량 함유된 에스트로겐이 여성호르몬의 주요 성분이라는 점에 착안해 음료 등의 상품화가 이뤄졌다.실제로 석류 씨앗 1㎏에는 10∼18㎎의 에스트로겐이 함유돼 있어 여성호르몬 대체요법에 적합하다는 견해가 학계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또 발암물질의 대사를 억제하는 항암 효소의 분비를 촉진하는 엘라긴산은 간암·자궁경부암·대장암·유방암의 암세포에 독성효과를 나타내며,구충 및 피부 진균억제 작용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 사례 국내에는 특별한 임상보고가 없었으나 일본에서는 ‘석류에 난포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황체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함유돼 있으며,토끼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에스트로겐이 자궁의 중량을 증가시켰다.’는 보고가 있었다.또 석류의 엘라긴산이 항산화작용을 해 식도·위·폐·피부암의 발생과 진행을 억제할 수 있으며,석류 추출물인 에칠에테르층에서는 인체 암세포주에 대한 세포독성이 발현돼 암의 예방과 진행을 억제한다는 보고도 있었다. 한방에서는 석류를 이질,유정,몽정,조루 및 여성의 대하 치료에 사용했으며 구내염,편도선염,인후염,인후카타르 등과 여성의 통경유도에도 처방했다. ●효능과 문제 건강식품업계에서는 석류가 고혈압과 동맥경화,냉·대하같은 부인병에 효과가 있으며 세포 연결조직인 콜라겐의 양을 증가시켜 피부노화를 막아준다고 주장한다.또 골다공증 치료를 용이하게 하며,요실금,구내염,퇴행성 관절염,안면홍조와 피로회복에도 좋다고 말한다. 한의학자인 권창호 경희대 명예교수는 최근 열린 석류요법 세미나에서 “여성갱년기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만큼 석류 추출물을 섭취할 경우 일정 부분 여성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아직 의학계에 석류제품의 임상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경희의료원 한방병원 부인과 조정훈 교수는 “석류의 천연 에스트로겐이 체내에서 소화,대사과정을 거치면서도 그 역할을 계속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한의학에서도 석류는 중요한 약재이지만 부인과 질환에 대한 관련성은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 도움말 원석규 닥터포유클리닉 원장·서동혜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성형외과 공동원장·조정훈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부인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
  • [이집이 맛있대] 인천 동춘동 ‘옥천 올갱이’

    과음한 다음날 아침 머리가 아프고 속이 뒤집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낄 때 술독을 없애는 데 특효가 있는 음식은 없을까.술꾼들이 공통적으로 지녀온 화두(話頭)가 아닐 수 없다. 동의보감에는 올갱이(다슬기)가 간을 해독하고 간세포를 재생시키는 데 특별한 효과가 있어 숙취 제거 및 지방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적혀 있다.눈의 통증과 어지럼증에도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이 올갱이국을 기막히게 잘 끓이는 집이 있다.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에 있는 ‘옥천 올갱이’.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중국산 올갱이를 취급하는 것과는 달리 이 집은 국내산만을 고집한다.가장 품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충북 영동 일대 얕은 개울에서 나는 올갱이를 직접 사다 쓴다.올갱이는 길이가 짧고 껍질이 얇은 대신 알맹이는 통통한 것을 최고로 친다.재료도 재료지만 올갱이국은 정성이 없으면 제대로 만들 수가 없다.올갱이를 달여 국물을 내는 데만 5∼10시간이 소요된다.2시간 정도 달이면 국물이 푸른색을 띠게 되는데 이것을 별도로 추려 손님들에게 서비스로 제공한다.일종의 올갱이 진액인 셈이다.알맹이는 일일이 하나하나 손으로 끄집어내야만 한다. 이 과정에 비해 양념은 오히려 간단하다.아욱·부추 등을 넣고 된장으로 간을 맞춘 뒤 다시 한번 끓이면 그야말로 진국이 완성된다.올갱이국을 즐겨먹는 충청북도 민가에서 사용하는 전통 방식이다.올갱이는 충청지방 방언으로 전라도에서는 ‘대사리’나 ‘대수리’,경상도에서는 ‘고딩이’로 불린다.또 이 집은 방 내부 전체를 훈민정음 복사본으로 도배해 올갱이와 함께 ‘토종’ 분위기를 물씬 풍겨 한번 마음먹고 찾을 만하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미술평론가에서 ‘목수’ 변신 김진송 씨

    김진송(45).이름있는 미술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에서 스테디셀러 ‘현대성의 형성-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의 저자로,그리고 홀연히 시골로 가 나무를 깎아 물건을 만드는 ‘목수’로 변신한 그는 놀라운 변신만큼이나 눈에 띄는 성과들을 선보여 왔다. 최근까지만 해도 나무의 결과 형상을 살려 독특한 가구를 만들었던 그가 이번에 들고 나온 것은 장남감처럼 앙증맞은 목물(木物)들이다. ‘하늘에 갇힌 새’ ‘붙잡힌 외계인’ ‘펀치 드렁커’ ‘십이지 동물농장’ ‘사이보그를 꿈꾸는 아이’ ‘비루먹은 용’….고향인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으로 내려가 목수일을 시작한지 5년,그동안 생계를 위해 가구들을 주로 만들어 왔다는 그가 지난 1년 동안 아이디어를 짜내 세상에 내놓은 주인공들이다. ●어른들을 위한 ‘물건’ “어린이들을 위한 장난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을 위해 만든 것입니다.정작 상상력이 필요한 쪽은 어른들이니까요. 어른들이 상상을 즐기지 못하는 것은 현실과 밀착돼 있기 때문이 아니라 현실의 상투성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도망자처럼 쫓기듯 살아가는 숨막히는 일상,그 속도에 치여 살다 보면 어느새 지난날의 꿈은 사라지고,심지어 남의 꿈에 대해서도 허황하다며 냉소를 던지는 게 우리의 솔직한 자화상이다. 그가 이처럼 목물 작업에 매달리는 것도 이런 메마른 정신에 상상의 비를 내려주기 위함이다. 김씨는 작가로 불리기를 한사코 거부한다.자신이 만드는 것은 ‘작품’이 아니라 단순한 ‘물건’이라고 믿기 때문이다.“나는 작가가 아닙니다.더도 덜도 아닌 그저 직업 목수일 뿐이지요.직업에 귀천이 있다면 목수보다 더 천박한 게 예술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데올로기에 갇힌 예술,독야청청의 외피를 두른 예술을 경멸합니다.” 일상과 유리된 ‘고급’ 예술보다 차라리 끌과 망치가 만들어낸 목물들이 정직한 노동의 산물로 더 순정하다는 것이다.하기야 예술이란 누군가 말했듯이 불확실한 선택과 도전,사기가 아닌가. ●목수보다 천박한 게 예술가 김씨가 목물 작업에 사용한 나무는 무척 다양하다.쪽동백나무,단풍나무,물푸레나무,흑단,느릅나무,엄나무 등 온갖 나무가 쓰였다. 삽이며 자귀,니퍼,볼트,너트,포클레인 발톱,자동차 라이닝 등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물건들도 ‘상상을 초월하는’ 유쾌한 방식으로 거듭났다. 그것들은 우리 눈을 즐겁게 해줄 만큼 충분히 새롭다.그러나 김씨의 물건이 특별히 주목받는 것은 그 안에 새겨진 이야기가 울림을 주기 때문이다.절간에 잉어 모양의 목어(木魚)가 매달리게 된 사연,외계인이 지구에 착륙하지 못하는 이유,피라미드의 비밀 등 기발한 목물들은 생각하는 힘을 키워준다.스스로도 얘기하듯 그는 ‘이야기를 깎는’ 목수다. 김씨의 ‘물건’과 그에 관한 이야기는 최근 펴낸 ‘나무로 깎은 책벌레 이야기’(도서출판 현문서가)란 책에 그대로 담겨 있다. “처음부터 이야기를 머리에 완벽하게 그리고 나무를 깎는 경우는 없습니다.그렇다고 해서 이야기 없이 작업하는 것은 아니지요.나는 물건과 관련해 교훈적이고 계몽적인 내용을 늘어놓고 싶지 않습니다.그것은 현실과 비현실의 진부한 벽을 넘어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데 족쇄가 될 수 있으니까요.” 김씨는 경기도 마석 축령산 자락에 작업실을 짓고 1년 동안 꼬박 목물을 만들었다. 인형,외계인,짐승 등 낯선 물건들의 탄생을 지켜보며 그는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특별한 즐거움을 맛봤다.“상투적인 세계의 지겨움에 대한 보상심리,물신에 휘둘리는 인간세계의 질서를 조롱하는 전복적인 재미라고나 할까요.나 혹은 우리만을 주체로 여기는 이성적이고 이기적인 질서에서 벗어나 타인의 관점에서 다른 세계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자세를 가졌으면 합니다.” 김씨는 자신의 새로운 목물들을 통해 우리의 닫힌 의식,세상의 먹물들을 조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새달 1일까지 ‘나무로 깎은‘ 展 하지만 물건을 직접 보지 못한 사람들로선 그 모양이 어떤지,무슨 사연이 담겨 있는지 궁금증만 더할 뿐이다. 그런 이들에게 서울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나무로 깎은 책벌레 이야기’전(3월1일까지)은 해답을 줄 만한 자리다.김씨는 이미 지난 98년부터 네 차례의 ‘목수 김씨전’을 통해 ‘소목장(小木匠) 김진송’을 알린 바 있다.이번 전시엔 200여점의 물건들이 나와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 [토요일 아침에] 산 아래로/박종화 경동교회 담임목사

    얼마전 홍콩에 본부를 두고 있는 기독교 관련 국제기구의 재정담당 책임자의 방문을 받았다.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국제활동을 위한 모금 문제로 옮아갔다.그 분의 말인즉 자기의 출신국인 태국의 조류독감은 심리적으로 경제적으로 커다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한국에 와서 보니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그런데 태국에 없는 엄청난 일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면서 양계협회와 오리협회가 발표한 조류독감 감염자에 대한 20억원 보험 보상금 이야기를 꺼낸다.솔직히 말해서 모금도 잘 안되고 있는데 서울에서 닭고기를 먹고 독감에 걸려 20억원을 타면 좋겠다고 한다.그 돈이면 자기가 봉직하고 있는 기구의 재정에 커다란 공헌이 되겠다면서 껄걸 웃는 모습이 너무도 진지하고 애틋해 보였다. 보상금 이야기가 오죽하면 세인의 관심을 끌까.조류를 먹고 사는 사람이 피해자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크게 보면 조류독감은 인간의 환경 파괴의 귀결이고 조류도 인간도 동시에 피해자인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으면 좋겠다.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의 손길이 닿지 않는 대자연 속의 조류에는 아직은 독감이 만연한다는 보고가 없으니 말이다.인간 세계의 책임은 환경 세계에 대한 공생적 책임을 수반한다.창조의 신비만 말할 게 아니라 창조 세계 전체에 대한 책임을 말해야 할 시점이다. 유명한 화가인 이탈리아의 라파엘은 15세기 말엽에서 16세기 초엽까지 살았다.37번째 생일날 운명했다.사망하기 3년전 바티칸 교황청으로부터 신약성서에 나온 예수의 ‘산상변모’의 이야기를 화폭에 담아 달라는 부탁을 받아 완성하고는 생애를 마쳤다.장례식은 교황 주재로 엄숙하게 치러졌다. 산에 오른 예수는 베드로와 야고보 그리고 요한 세 제자가 보는 앞에서 밝은 빛과 흰 옷입은 사람으로 변모하면서 이스라엘 백성이 성인으로 섬기는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산 중턱에서 이 광경을 바라보던 수제자 베드로는 산에 궁궐같은 초막을 세 채 지어 예수,모세,엘리야와 함께 영생을 누리자고 제안한다.얼마다 황홀했으면 그랬을까.그러나 예수는 산 아래에서 신음하는 군상들의 세계로 내려가자고 타이른다.산 아래에는 귀신들린 아이와 애통을 씹는 그의 아버지,입에 풀칠하며 겨우 살아가는 불쌍한 군중,하산을 기다리는 다른 제자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산 중턱의 제자들은 상승하려 한다.꿈을 보았고 신비스러운 ‘저 높은 곳’의 실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하지만 높은 곳의 세분은 언제 하산하여 인간세계,환경세계의 구원을 어떤 방식으로 이룰지 황홀경에서 대담하고 있었다. 예수는 하산했다.군중 속에 몸을 던졌다.그리고 세상 죄를 대신 지고 십자가 죽음을 자초한다.하지만 부활의 몸으로 등장한다.산상의 황홀경을 ‘이 낮은 곳에서’ 실재화한 셈이다. 인간의 상승욕구는 공통적 특성이다.오늘날 부패사슬에 연루된 정치와 사회 지도층은 하산하지 못한 채 권력과 부의 황홀경에 빠져 상승욕구만 채우다가 결국 법의 심판을 받고 제집도 아닌 교도소에서 전혀 다른 하산생활을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지도자는 산 위의 꿈을 산 아래의 백성에게 심어주고 실현시키는데 헌신할 때에야 행복할 수 있다.산 아래에서 백성과 희로애락을 몸으로 나누면서 가슴으로 껴안는 행복 말이다.인간세계와 창조세계의 구원을 선포하는 종교도 빨리 하산해야 한다.꿈과 희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자진하여 내려오지 않으면 결국에는 버림받은 모습으로 나락에 떨어진다. 박종화 경동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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