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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담합’ 뒷돈 건넨 의약품 도매상 구속

    ‘백신담합’ 뒷돈 건넨 의약품 도매상 구속

    수사 속도내는 검찰제약사 간부도 구속국가의약품 조달사업 입찰 담합 의혹과 관련해 제약사 임원에게 수억원 상당의 뒷돈을 건넨 도매업자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의약품 도매상 이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연 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명 부장판사는 “범행에서 피의자의 역할,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영장 발부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구상엽)는 전날 입찰방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증재 등 혐의를 적용해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씨는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해 한국백신 본부장 A씨를 비롯해 제약업체 경영진에 뒷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 20일 구속된 바 있다. 검찰은 이씨가 한국백신 등 결핵(BCG) 백신 등을 국가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다른 도매업체들과 담합을 벌인 사업 규모가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근 의약품 제조·유통업체 10여곳에 대해 입찰방해 혐의로 압수수색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치료비 대신 아기 시신 볼모 삼은 병원에 오토바이 택시 ‘떼법’ 써 장례

    치료비 대신 아기 시신 볼모 삼은 병원에 오토바이 택시 ‘떼법’ 써 장례

    가난한 부모가 치료비를 내지 못하자 병원은 생후 6개월 된 아이 시신을 내주지 않았다.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장례는 곧바로 치러야 하는데 답답한 노릇이었다. 소식을 들은 아이 삼촌의 동료들인 오토바이 택시 운전자들이 우르르 몰려가 항의하자 병원은 도리 없이 시신을 내줬다. 인도네시아 파당의 M 드자밀 병원에서 벌어진 일이다. 수술대에 올랐지만 지난 19일 아침에 세상을 떠난 알리프 푸트르의 시신을 인도하라고 오토바이 택시 운전자들이 항의하자 보안요원들도 압도적인 기세에 눌려 순순히 영안실에 있던 푸트르의 시신을 내줬다. 아이 부모가 내지 못한 치료는 . 항의 시위를 기획한 와르디안샤는 “가족들이 2500만 루피아(약 209만원)를 지불하지 못해 아이 장례를 치르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행동에 옮겼다”면서 “처음엔 경비들도 우리를 막아서려 했지만 우리 수가 너무 많아 손을 들었다”고 말했다. 병원에 떼로 몰려가 아이 시신을 되찾는 과정을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당연히 이런 행동이 올바른 것인가 비판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한켠에서는 이런 일이 하도 많아 심드렁해 하는 이들도 있었다. 조코 위도도 정부는 보편적 복지 프로그램을 전국에 걸쳐 시행하고 있지만 기금 부족 때문에 많은 가난한 가정이 등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 엄마인 드위 수리야는 눈물이 글썽인 채로 장례식 도중 알리프가 아프기 시작했을 때 복지 프로그램에 막 가입하려던 차였다고 설명한 뒤 “병원은 우리 보고 당장 치료비를 지급하라고 했다. 정부의 절차는 시간만 질질 끌었다. 해서 운전자들이 화가 치밀었다. 그래서 완력으로 알리프를 끌고 나왔다. 불쌍한 알리프는 영안실에서 너무 오래 기다렸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뒤늦게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유시르완 유수프 원장은 병원 이사회가 수술비를 부담할 것이라며 “병원 간부에게 정식으로 불만을 제기했을 때에야 가정 형편을 알게 됐다. 우리는 공공병원으로서 돈이 있는지를 따져 치료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다만 그는 오토바이를 몰고 떼로 몰려와 항의한 행동은 무례하고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병원 운영 규칙을 갖고 있는데 이것이 무시됐다. 무람한 일이다. 만약 시신 때문에 다른 질환에 감염이라도 되면 어떡하느냐? 누가 책임 질 것이냐”고 되물었다. 시위를 조직한 알피안드리는 “병원이 좋은 평판을 얻도록 하기 위한 일이었는데 동료들을 대표해 잘못했음을 사과 드린다. 우리는 절차를 몰랐고, 시간이 너무 걸려서 우선 행동에 옮긴 것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검찰 수사 건설업체로 향하나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한양 광주사무소를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수사가 건설업체로 확대될 전망이다. 광주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 최임열)는 21일 광주 중앙공원 1지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양을 압수수색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회사 간부의 휴대폰과 사업 관련 서류 등을 압수해 분석 중이다. 중앙공원 1지구에는 당초 광주도시공사와 한양이 의향서를 냈고, 첫 평가에서는 도시공사가 압도적인 점수차로 1위를 기록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그러나 지난해 12월 광주시 감사위원회의 특정감사 이후 도시공사가 스스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하면서 차점 업체인 한양으로 변경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이나 로비가 있었는 지를 살피고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 9월 도시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업권을 자진 반납한 경위를 조사한데 이어 이번에 압수수색한 한양 관계자들을 상대로는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동안 이 사건과 과련, 광주시 이 모 전 국장을 공무상비밀누설·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 구속 기소하고, 정종제 행장부시장·윤영렬 감사위원장·광주시장 정무 특보 등에 대해 비슷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압수수색하는 등 주로 공무원을 집중 조사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한양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수사가 업체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중앙공원 1지구 뿐만 아니라 2지구 역시 금호산업에서 호반건설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변경된 탓에 호반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검찰은 최근 호반건설 관계자들도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호반건설은 지난해 11월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하자 경쟁업체인 금호산업 제안서가 허위작성 됐다며 광주시에 이의를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신청자는 심사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규정을 무시하고 호반 측의 이의제기를 수용한 뒤 특정감사까지 벌여 우선협상대상자를 호반건설로 변경하면서 특혜의혹이 불거졌고,이는 시민단체의 고발로 이어졌다. 검찰은 최근 정종제 행정부시장 등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지난 19일 이용섭 시장의 정무특보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한데 이어 이번 한양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검찰의 이번 광주시장 정무특보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수사가 ‘윗선’으로 향하지 않느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와 관련,광주지검 관계자는 “수사 진행 상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 민간공원 특례사업 2단계 사업 중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는 중앙공원 1지구와 2지구가 논란이 됐다. 지난해 11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발표한 지 불과 41일 만에 중앙공원 1지구는 광주도시공사에서 ㈜한양으로, 중앙공원 2지구는 금호산업에서 호반건설로 각각 변경됐다. 앞서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4월 광주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고, 검찰은 이후 이 사건을 형사부에서 반부패수사부로 재배당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이해찬 “지소미아 필수불가결한 건 아니야”

    이해찬 “지소미아 필수불가결한 건 아니야”

    22일 국회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이해찬 당 대표가 “(지소미아)는 5년 전 박근혜 정부가 한 것으로 우리 안보에 매우 중요하긴 하나 필수불가결 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이 대표는 이어 “일본이 먼저 안보상 이유로 수출 규제를 건 이상 우리를 불신하는 국가와 군사정보를 공유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소미아가 없어도 안보 상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소미아는) 2012년 몰래 추진하려다 국회에서 지적받아서 추진 못한 것”이라며 “내용상으로 군사정보인데 군사정보라는 것을 일부러 감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소미아가 한미간 동맹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보도하는 경향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단식에 나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유감스럽지만 황교안 대표가 정치협상회의에 불참하고 지소미아 종료를 반대하고 패스트트랙 법안 반대를 이유로 단식하고 있다”라며 “단식하는 분께 드릴 말슴은 아니지만 이렇게 정치를 극단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식을 중단하시고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협상회의 참석해서 선거법과 검찰개혁법 이런 것들을 진지하게 협상에 임해줄 것을 다시 말씀드린다”고 제안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지소미아 종료 운명의 D-DAY…美 “큰 우려 갖고있어”

    지소미아 종료 운명의 D-DAY…美 “큰 우려 갖고있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가 22일 자정을 기해 종료된다. 일본의 전격적인 태도 변화가 없는 한 예정대로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먼저 철회돼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마지막까지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지난 8월 23일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종료 결정의 효력이 발생하기까지 지난 3개월간 양국 입장에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지소미아는 자정을 기한으로 효력을 다하게 된다.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순간부터 미국과 일본은 한국에 대해 강한 압박을 이어왔다. 종료를 목전에 앞둔 시점까지 미국의 압박은 계속됐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1일(현지시간) 베트남을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 간 마찰과 긴장은 분명히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라며 “나는 (한일 간) 역사적 이슈들을 이해하고 있으며 이(갈등)를 유발한 최근의 항목들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 평양과 베이징과 관련된 보다 큰 우려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에스퍼 장관이 직접적으로 지소미아를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유지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도 지난 17일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지소미아가 이대로 종료될 경우 향후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에 파장을 몰고 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소미아는 미국의 주도로 2016년 체결됐다. 지소미아가 군사적 효용보다는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관점으로 풀이되는 만큼 향후 3국 관계에 큰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 지소미아 종료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마지막까지 물밑에서 외교적인 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그동안 지소미아 사태 해결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혀 왔다. 끝내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지소미아는 소멸될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일본의 태도 변화가 있지 않은 한 지소미아가 내일 종료된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열린세상] 82년생 김지영 명품을 들다/황금주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82년생 김지영 명품을 들다/황금주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어머니의 삼계탕은 전복까지 넣은 보양식이었다. 냄비에서 갓 건져내어 김이 모락거리는 오골계는 군침이 돌게 했지만, 아직 너무 뜨거웠다. 어머니는 왜 안 먹냐고 나를 타박하셨고 나는 너무 뜨겁다고 무심히 답했다. 한숨을 섞어 어머니는 오골계 살을 발라 내 접시에 놓아 주셨다. 그제야 먹기 시작하는 내 모습을 지켜보다 어머니가 꺼낸 이야기는 이러하다. 어머니가 어렸을 때 남자 밥상과 여자 밥상을 따로 차렸다. 모두가 힘들 때라 밥상에 닭고기라도 올라오면 침샘부터 터졌다. 하지만 고기는 전부 남자 밥상으로 갔고, 여자 밥상에는 멀건 국물이 닭고기 흉내를 내곤 했다. 어머니는 그것이 한이 맺혀 자신의 딸들은 유학도 보내고 좋은 것을 먹였더니, 닭고기도 자기 손으로 못 발라 먹는 막돼먹은 인간이 됐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눈에 비친 나는 감히 여자로서 누릴 수 없었던 것을 누리면서도 감사할 줄 모르는 복에 겨운 애어른이었다. 82년생 김지영을 읽은 것은 일 년 전이다.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여성에게 독했던 시대를 살아온 나에게 다중 인격장애란 어머니가 손이 다 터지도록 애써 마련한 등록금을 뺏어 노름에 탕진하고 만취해 새벽녘에 들어온 아버지의 화풀이 매타작 정도는 있어야 일어나는 것이다. 아들 못 낳는다고 시어머니에게 김치 포기로 싸대기 정도는 맞아야 정신줄을 놓는 줄로만 알았다. 우리 세대는 태어난 순간부터 노골적으로 여성으로 길들어져 반쪽으로 살아왔다. 그래서 늘 도전했으나 큰 기대가 없었고 무기력해서 치열할 수 없었다. 사회적 성공을 했어도 여자는 결혼을 안 했으면 반쪽 인생이었고, 결혼했으면 자격 없는 엄마였다. 어머니가 여성에게 지옥이던 시대를 살았다면 나의 시대는 당연시되던 여성 차별이 부당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던 시대였다. 82년생 김지영의 세상은 또 다르다. 김지영의 세상에서 여성 차별은 정치적으로 정당하지 않다. 김지영이 24살 때 호주제가 폐지됐다. 2006년부터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남성보다 높아지기 시작했다. 의대 여학생 비율이 85년 16.1%에서 지난해 34.9%로 증가했다. 대학에서 1등은 거의 여학생이 휩쓴다고 할 정도로 인재가 됐다. 김지영은 노력했고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김지영의 세상에도 여성 차별은 만연해 있다. 김지영의 미래는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로 막혀 버렸다. 남성들의 경력 유지율은 90% 이상이지만, 30대 후반 여성들은 약 50%만이 경력을 유지한다. 경력을 유지해도 유리천장이 발을 걸고, 남성 중심의 비즈니스 네트워크에서 배제된다. 82년생 김지영은 진보를 떠받치는 기둥이기도 하다. 이런 김지영도 조선 시대에나 있을 법한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의 비아냥을 피할 수는 없다. 2014년 국제학술지에 실린 한 논문은 여성이 명품을 소비하는 이유를 밝혔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여성은 임신·육아의 긴 과정 동안 경제적 활동이 제한돼 남성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다. 비용이 많이 드는 자녀 양육을 위해 능력 있는 남성을 배우자로 만나고 지키는 것이 여성에게 중요하다. 여성들 간에 경쟁이 생긴다. 이른바 ‘여적여’다. 논문은 배우자가 애정의 증표로 명품을 선물한다는 일반적인 가정에서 출발해 여자가 명품을 들고 있으면 배우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뜻이니 다른 여자들은 명품을 든 여자의 배우자를 공략하기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명품은 배우자를 지키는 가드가 된다. 반면 남성은 능력을 과시해 여성을 유혹하기 위해 명품을 소비한다고 한다. 사실 여성은 명품을 본인 능력으로 샀을지도 모른다. 명품 소비 동기는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이 논문은 여성이 사회 구성원을 생산·양육하는 과정에서 남성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고, 결국은 가부장제에서 약자의 위치에 서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김지영은 엄마와 아내라는 역할이 사회적 성취와 자아실현을 보상해 준다는 거짓말을 믿지 않는다. 남성의 꿈도 좌절되기 일쑤다. 하지만 독박육아로 김지영의 꿈은 좌절될 운명이었다. 시도조차 무의미했다. 개인이 선택한 결과니 받아들이라 한다. 김지영의 피폐해진 자아가 분열되는 게 당연하다. 어쭙잖은 정책 제안은 오늘은 넣어 두기로 하자.
  • [박성민의 게임체인저] 구닥다리 면접 시스템으로 AI 인재 뽑는다?

    올해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인 김성태 의원 딸의 KT 입사 특혜 의혹 때문에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가 이뤄졌다. 총 1205개 기관에 대한 조사 결과 신규 채용비리 158건, 부적절 정규직 전환 24건이 적발됐다. 지난해 시중은행 대부분에서 부정청탁 정황이 포착돼 청년들에게 충격을 안겼던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 관련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고위 공직자나 주요 거래처, 은행 임직원 등의 청탁을 받아 30여명을 부정하게 합격시킨 혐의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2심에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함께 기소된 임원 4명은 벌금형을 받았다.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전 KEB하나은행장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하반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입시 특혜 의혹까지 불거지며 공정성이 대한민국 전역을 들끓게 하는 화두가 되고 있다. 특정인에 대한 입시·채용 과정뿐 아니라 사회규범 수준에서 공정성이 보장되는지도 화두 중 하나다. 남녀 차별지수인 이른바 ‘유리천장’에 관한 지수를 보면 한국 기업의 공정성 수준은 전 세계 하위권이다. 매킨지가 발표한 ‘동등의 힘: 아시아·태평양에서 여성 평등의 확산’ 보고서에서 한국의 직장 내 양성평등 점수는 0.39점으로, 조사 대상 18개국 평균인 0.44점 아래다. 파키스탄(0.22점), 인도(0.30점), 방글라데시(0.34점), 네팔(0.38점)에 이어 다섯 번째로 낮다. 이 점수는 여성의 일자리 참여, 전문직 및 기술직 비중, 동종 업무의 임금 격차, 간부급 진출 비중 등을 평가해 측정됐다. 특혜 채용, 낮은 유리천장 지수로 대변되는 차별은 결국 한국 기업의 다양성을 해친다. 고객과 주변의 이해관계자들이 점점 다양해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는 게 중요해지고 있는데 말이다. 실제 21세기 글로벌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과 경쟁우위 유지를 위해 기존의 차별철폐 전략을 다양성 통합전략으로 진화시키고 있지만, 우리 기업은 이러한 추세 변화를 걱정할 뿐 대안과 문제 해결은 미봉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예컨대 채용비리 홍역을 앓은 은행권은 빅데이터 분석, 블록체인 기획, 이용자 환경 설계 등 디지털 변환을 이끌어 갈 인재를 채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하지만 면접관 다수는 여전히 명문대 출신의 남성 간부사원들이다. 예전과 같은 면접관, 면접 시스템으로 한국 기업이 다양성과 문화적 포용을 순식간에 갖출 수 있을까. 외압으로부터의 해방뿐 아니라 기업 스스로 공정성과 다양성을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지표를 구축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처럼 공정성과 다양성을 관리하는 임원을 임명하고, 무엇보다 공정성과 다양성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기업 내 다양성 보장을 염두에 둔 선발의 공정성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필수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 배화여대 교수
  • KBS 시청자위 “알릴레오 제기한 ‘검찰 내통설’ 사실무근”

    KBS 시청자위 “알릴레오 제기한 ‘검찰 내통설’ 사실무근”

    시청자위 “조국 부인 자산관리인 인터뷰, 가이드라인 위배”KBS, 내달 초 취재·제작 혁신안과 신뢰 회복 조치 발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겸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경록씨에 대한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사전 유출했다는 의혹을 조사한 KBS 시청자위원회가 ‘검찰 내통 의혹’은 부인하면서도 인터뷰 보도 자체는 편향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KBS 시청자위(위원장 이창현)는 21일 여의도 KBS 본관에서 회의를 열고 KBS ‘뉴스 9’가 취재해 보도한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경록씨 인터뷰 논란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이같이 정리했다. 또 KBS의 취재·보도 혁신 방안을 담은 권고문도 발표했다. 시청자위는 방송법에 의해서 설치된 기구로, 방송순서에 관한 사항을 심의한 뒤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방송국장에게 의견을 제안하거나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지난 10월 8일 공개된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의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는 김경록씨가 출연해 “KBS 법조팀과 인터뷰를 했는데 기사는 나오지 않았고, 이후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갔더니 검사의 컴퓨터 화면 대화창에서 ‘인터뷰를 했다던데 털어봐’, ‘조국이 김경록 집까지 왔다던데 털어봐’라는 내용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에 KBS는 “인터뷰 내용을 일부라도 문구 그대로 문의한 적 없고, 인터뷰 내용 전체를 어떤 형식으로든 검찰에 전달한 바가 없다”며 반박했다. 이를 두고 유시민 이사장은 “검찰에 통째로 넘겼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인터뷰 사실을 알 수 있도록 검찰에 흘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이 이른바 ‘KBS-검찰 내통설’이다. 시청자위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결론지었다.시청자위는 “KBS의 신뢰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데도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차별적인 공격에 유감을 표한다”고 알릴레오 측에 우려를 보냈다. 그러나 시청자위는 지난 9월 11일 방송했던 김경록씨 인터뷰 보도 내용이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2016)’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인터뷰 대상자의 발언 취지와는 관계없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에 맞는 부분만을 발췌해 편집해서는 안 된다. 또 KBS가 ‘뉴스 9’ 이후에 뉴미디어 등을 통해 인터뷰 전문을 별도로 분류해 게재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청자위는 또 김경록씨 보도에서 공영방송 KBS조차 검찰의 발표나 정보에만 의존하고, 사실관계 판단도 검찰의 확인 여부에 영향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현행 출입처 제도는 검찰 의존적 관행이 유지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취재·보도 관행을 혁신하기 위해 ‘사실 검증’을 더 강화하고 사건을 인식하는 프레임을 기자 중심에서 시청자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하며 KBS에 취재·인권 등의 분야에 지속적인 교육 등을 포함해 취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시청자위는 마지막으로 KBS가 이번 논란과 관련한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책임 있는 인사가 시청자 청원 등에 공개 답변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KBS가 ‘자체 점검 팀’ 보고 등 내부 의견, ‘시청자 청원’ 등 국민 여론, 시청자위원회의 권고를 참조해 내년 1월까지 이번 사태에 대한 쇄신안을 발표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KBS는 다음 달 초까지 취재·제작 혁신안을 마련하고 신뢰회복 조치를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KBS 경영진을 대표해 이날 위원회에 참석한 정필모 부사장은 “KBS 저널리즘에 대해 뼈아픈 반성과 성찰을 했다”고 사과했다. 김종명 보도본부장도 “통합뉴스룸국장 등 간부진 교체로 리더십을 쇄신했으며, 새 국장은 받아쓰기 관행을 없애기 위한 ‘출입처 제도 혁파’를 선언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취재윤리 내재화, 상시적인 저널리즘 재교육 방안도 구체화하고 있다”며 “성찰과 혁신을 통해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를 입증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청자위 결정은 KBS 취재진으로서는 절반만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언론인에 치명적인 ‘출입처와의 내통’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혀 짐을 덜어줬지만, 인터뷰 자체에 결함이 있다고 결론 내리면서 이 대목을 취재진이나 보도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미 GM과 미-이 피아트크라이슬러 법정 다툼 왜

    미 GM과 미-이 피아트크라이슬러 법정 다툼 왜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이탈리아계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이 전례없는 법적 다툼을 벌인다. GM이 최근 겪은 노조 파업사태가 FCA 탓이라고 주장하자 FCA는 GM이 자사 합병을 방해하려는 공작을 펼치고 있다며 맞불을 놨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GM은 20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FCA가 10여년간 전미자동차노조(UAW)에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뇌물을 주면서 GM 노사 협상을 망쳤다”고 주장했다. GM은 소장에서 “UAW 간부들이 FCA로부터 수년 간 롤렉스 시계와 해외 연수를 비롯한 각종 접대를 받고 사측에 유리한 조건으로 임금협상을 맺은 반면, GM과의 협상에서는 강경하게 맞서며 수십억 달러의 피해를 입혔다고 강조했다. GM은 지난해 숨진 세르지오 마르키온네 전 FCA 최고경영자(CEO가 경쟁사인 GM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인수·합병(M&A) 대상을 물색해온 FCA로서는 최종적으로는 GM 인수까지도 노렸다는 것이다. GM은 지난달 6주간 이어진 최장기 파업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 때문에 29억 달러(약 3조 40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GM은 추정한다. CNN은 오토모티브 리서치센터의 자료를 인용해 FCA가 GM보다 노동자에게 시간당 8~10달러 더 유리한 계약을 맺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소송은 GM 파업이 끝난지 한달 만이자 미 연방수사국(FBI)이 FCA와 UAW간 부패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FCA 임원과 UAW 간부 등 8명은 이미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반면 FCA측은 “아무 실익없는 소송”이라며 “GM이 오히려 FCA와 프랑스 PSA와의 합병을 방해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FCA측은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FCA는 푸조와 시트로엥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PSA와 50대 50 방식의 합병에 합의했다. FCA는 합병을 앞두고 노조측과 임금협상을 벌이는 데 이 과정을 방해하기 위한 것으로 의심한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시가총액 480억 달러 이상의 공룡기업이 탄생한다다. 연간 자동차 판매대수도 900만대로 GM을 제치고 폭스바겐과 도요타, 르노·닛산 동맹에 이어 세계 4위에 뛰어오르게 된다. GM 측은 “이번 소송은 FCA와 PSA 합병 건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인수·합병 대상을 물색해온 FCA로서는 최종적으로는 GM 인수까지도 노렸다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추워진 날씨, 거위털 이불·점퍼 조심해야 하는 이유

    [건강을 부탁해] 추워진 날씨, 거위털 이불·점퍼 조심해야 하는 이유

    추운 겨울, 부드러운 베개와 깃털이 든 따뜻한 이불이 누구에게나 ‘힐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영국의학저널 사례보고’(BMJ Case Reports)에는 거위털과 같은 깃털이 든 이불 탓에 심각한 질병에 노출된 환자의 사례가 소개됐다. 영국의 43세 남성은 평소 호흡기 질환이 전혀 없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숨을 쉬기가 어렵고 피로감과 불쾌감을 느끼기 시작해 병원을 찾았다. 증상이 나타난 지 3개월이 흘렀을 무렵 병원을 찾은 그는 의사의 처방을 받고 다소 상태가 호전됐지만, 이내 증상은 더욱 악화됐다. 급기야 잠에서 깬 뒤 30분 동안은 서 있는 것조차 어려웠고, 천천히 집안을 돌아다니는 것조차 힘이 든 나머지 멀뚱히 앉아 휴식을 취해야 하는 날이 늘어났다. 호흡곤란과 함께 알 수 없는 증상에 시달리는 환자를 본 의료진은 엑스레이 촬영을 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증상의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의료진은 CT 스캐닝과 혈액검사 등을 시도했고, 결국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이 환자의 혈액에서 조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체가 발견된 것. 이 환자를 진료한 영국 애버딘 왕립 병원 측은 해당 증상을 ‘깃털 이불 폐병’(Feather duvet lung)이라고 명명했다. 이 증상은 거위 털이나 오리털과 같은 조류의 깃털에서 발생하는 먼지가 폐의 면역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쳐 알레르기 및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실제로 해당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원래 쓰던 면 이불 대신 거위털 이불로 교체해 사용하고 있었다. 의료진은 이 증상이 ‘농부폐병’으로도 불리는 과민성 폐장염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과민성 폐장염은 농작물 등을 키우는 과정에서 노출되는 미세 유기분진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나타나는 폐의 염증 질환이다. 사례에 소개된 환자는 거위털 이불 대신 면 이불로 바꾸고 의료진이 처방한 스테로이드 등을 처방받은 뒤 몇 개월 후, 그를 괴롭히던 증상은 완전히 사라졌다. 해당 사례를 발표한 의료진은 “이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침구에 든 깃털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폐 섬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침구를 교체한 뒤 호흡곤란이나 피로, 기침 등의 증세가 장시간 나타날 경우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신부님이 장례 도중 “극단 선택한 아들 천국에 갈지 의문” 어머니가 소송

    신부님이 장례 도중 “극단 선택한 아들 천국에 갈지 의문” 어머니가 소송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등진 아들의 장례 미사를 집전하던 카톨릭 신부가 아들이 천국에 갈지 의문이라고 말한 데 화가 난 어머니가 교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2월 4일(이하 현지시간) 아들 메이슨을 잃은 미국 미시간주에 사는 린다 헐리바거는 디트로이트 교구의 돈 라쿠에스타 신부를 만나 열여덟 짧은 삶을 스스로 접은 아들에 대해 긍정적이고 그가 살아온 삶을 예찬하는 추도를 해줄 수 있느냐고 타진했다. 남편 제프와 함께 그녀는 라쿠에스타 신부에게 아들이 생전에 ‘올 A’를 받을 정도로 우등생이었고 미식축구 선수로도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었다는 점 등을 부각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신부는 나흘 뒤 장례 미사에서 천국에 갈지 의문이라는 뜻밖의 말을 들려주고 여러 차례 죄인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아들이 천국에 이를 만큼 충분히 회개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자살이란 단어만 여섯 차례 입에 올리더라고 아버지 제프는 어이없어 했다. 그는 지난해 디트로이트 프리프레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어느 순간 다가가 “신부님 제발 그만하세요”라고 애원을 했는데도 주교가 막무가내였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주교 때문에 커다란 심적 고통을 당했다는 것이 그녀가 지난 14일 웨인 카운티 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한 이유였다고 20일 일간 USA투데이가 전했다. 부부는 아울러 2만 5000 달러의 손해 배상도 청구했다. 린다는 지난해 현지 일간 디트로이트 프리프레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그가 메이슨이 어떻게 죽었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는지를 예찬해주길 원했다”고 털어놓았다. 소장에 따르면 부부는 신부와 상담할 때 십대 아들이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물론 카톨릭을 비롯해 많은 다른 종교에서도 극단적인 선택은 죄스러운 일로 규정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급적 너그럽게 다루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장례를 마친 뒤 린다는 교구에 라쿠에스타 신부를 파문할 것을 요구했으나 제라르 배터스비 주교는 교회 간부들 역시 라쿠에스타가 잘못했다고 믿지만 그를 파문할 일도 아니라고 밝혔다. 교구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지난해 12월 성명을 통해 “추모하는 이들에게 신이 가까이 다가가려는 점이 강조되어야 할 시점에 자살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공유하려는 신부님의 선택 때문에 이 가족이 더 깊은 상처를 안았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힌 점을 상기시키며 소송 중인 내용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성명은 또 라쿠에스타 신부는 앞으로 장례 미사를 집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황규관의 고동소리] 활주로의 북쪽

    [황규관의 고동소리] 활주로의 북쪽

    지난 10월 22일 ‘제주 제2공항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농성장 앞에서 작가들이 모여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명한 작가는 240명이 넘었다. 농성장에는 국토부가 지정한 제2공항 예정 부지 사진이 크게 걸려 있었다. 공중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성산 일출봉도 가깝게 보였다. 지난여름에 가족들과 처음으로 제주도 여행을 갔던 기억도 새삼 떠올랐다. 풍광이 아름다운 곳과 제주의 아픔이 서려 있는 곳을 골고루 둘러봤는데, 아이들도 제주도를 이전과는 다르게 이해하는 눈치였다. 제주도가 내 가슴속으로 밀물처럼 밀려들어 오게 된 원인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때문이었다. 강정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채 시 한 편을 가지고 찾아갔던 중덕 해안가는 구럼비가 장쾌하게 펼쳐져 있었다. 나는 그날, 구럼비의 문양을 유심히 보며 시간이 어떻게 사물에 무늬를 남기는지 감각적으로 느끼기도 했다. 파도와 바람과 빗방울 들이 수만 년 동안 만나고 헤어지면서 새긴 구럼비의 문양은 내게 아름다움에 대한 전혀 다른 전율을 안겨 주기도 했다. 그렇게 제주도와 새로운 인연이라면 인연이 시작된 것인데, 제주도를 갈 일이 있으면 나는 꼭 강정 마을을 조용히 찾아가곤 했다. 구럼비를 부수고 들어앉은 군항에는 차가운 군함만 덩그러니 있었다. 그것을 보면서 지난 우리 싸움이 얼마나 부실했는지 슬픈 감정만 차오르곤 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상경 투쟁을 시작한 제주도 분들과 길가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담소를 나눴다. 헌걸찬 항쟁임과 동시에 끔찍한 비극이기도 한 4·3 이전부터도 제주도는 수난의 땅이었는데, 4·3에 대해서 간신히 입을 열기 시작한 순간부터 제주도는 다시 국가와 자본에 의해 깊은 고통을 앓고 있다. 작년 4·3 70주년 추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제주도의 역사도 대한민국의 역사라면서, 4·3에 대한 국가 차원의 사과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제주도만의 고유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 지역이어서 대한민국 ‘안’에 단순하게 포함되기 힘들다는 게 내 평소 생각이다. 이것을 국가가 모를 리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도에 대한 역대 대한민국 정부의 태도가 그렇게 일관된 것인지도 모른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밀어붙이는 국토교통부의 논리와 자세는 그것을 여실히 보여 준다. 그들은 제주도민의 의사와 제주도민의 아픔을 전혀 고려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거짓과 속임수에도 능수능란했다. 약간 뜨거웠던 햇볕을 피해 차가운 음료를 마시다가 내 옆자리에 앉았던 건장한 남자가 쭈뼛쭈뼛 일어났다. 자신이 쓴 시를 한 편 낭송하려 하는데 들어 주겠느냐고 물었고 우리는 모두 박수를 쳤던가. 그는 이 시를 읽으면 자꾸 눈물이 나려 하지만 한번 낭송해 보겠다고 했다. 제목은 ‘활주로의 북쪽’이고 다음은 그 일부분인데, 자신이 몇 줄 쓰고 막히자 자기 동네로 이주해 와 막걸리 친구가 된 김일영 시인이 도와주었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살아온 것처럼/그렇게 살아갈 줄 알았습니다/비행기의 소음이/아이들의 노랫소리를 지우고/웃음소리를 지우고/아이들마저 하나둘 지워 갈 때/마을의 심장은 멈추고/아이들은 마을에 돌아올 수 없습니다//저는 성산읍 수산리 수산초등학교입니다/활주로의 북쪽입니다/수천 명의 아이들을 길러낸/오래된 마을의 심장입니다//부디 저와 저희 마을을/지킬 수 있도록 힘을/주세요/선량한 마을 사람들/여름에는 보리 베고/가을이면 무 심고/겨울에는 밀감 따며/살아온 것처럼 살 수 있도록 힘을 주세요. 자신을 수산초등학교 졸업생이며 수산리 청년회장이라고 소개한 이는 오창현씨인데 고향과 모교인 수산초등학교의 미래를 걱정하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반대 싸움을 벌일 때 함께하지 못한 게 너무도 미안하고 후회스럽다고 했다. 만일 강정에 해군기지가 만들어지는 것을 막아 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말이다. 나는 그의 말을 들으며 여러 생각에 착잡해졌다. 우리는 결국 구체적인 고통이 닥쳐야 진정한 연대의 감정이 생기며 실존이 암담한 곤경에 처했을 때 시를 쓰게 되는 것인가. 오씨의 눈물은 단순한 참회의 눈물이 아니었다. 만일 제2공항을 막지 못한다면 그 응보는 언제인가 그리고 누구에게인가 다시 찾아갈 것이라는 안타까움의 눈물로 내게는 보였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실리콘 코팅 씌운 변기… 세균 제거·물 절약 ‘일석이조’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실리콘 코팅 씌운 변기… 세균 제거·물 절약 ‘일석이조’

    매주 네이처, 사이언스, 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플로스원 등 학술지에서 발표되는 과학 논문들을 훑어보면 ‘무슨 이런 연구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연구들도 꽤 많습니다. 이번 주에도 그런 독특한 연구 논문들이 많았지만 특히 눈에 띈 것은 화장실 변기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펜스테이트대) 기계공학과, 재료과학과, 의생명공학과, 재료연구소, 영국 크랜필드대 경쟁적창조디자인센터(C4D) 공동연구팀의 연구 성과인데 이들은 화장실 변기 표면에 세균이 달라붙는 것을 막고 물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 19일 자에 실렸습니다. 특정 대상의 위생 상태를 강조하기 위해서 화장실 변기와 비교해 세균이 몇 배 많다든지 하는 식의 국내외 연구결과를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비교 대상은 컴퓨터 키보드, 스마트폰, TV 리모컨, 이어폰, 자동차 핸들, 식당 메뉴판, 칫솔, 돈, 도마, 엘리베이터 버튼, 세면대, 설거지용 수세미 등 무수히 많습니다. 이런 조사결과들을 보면 ‘우리 주변에 화장실 변기보다 깨끗한 것은 사실상 없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화장실 변기에 세균수가 얼마 이상이면 안 된다는 기준 같은 것은 없습니다. 단순히 세균 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세균의 종류와 질병을 유발시킬 수 있는 세균들이 있는가를 보는 것이 훨씬 중요할 것입니다. 우리 몸은 음식물이 입안으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소화기관을 거치면서 영양분들을 흡수합니다. 영양분이 모두 빠져나간 음식물 찌꺼기들이 밖으로 배출되는 곳이 화장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변기를 정밀 분석해보면 설사나 배탈을 유발하는 대장균이나 식중독을 일으키는 포도상구균 같은 병원균들이 쉽게 발견된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용 화장실이 가정의 화장실보다 세균수는 물론 병원균들도 많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화장실을 청결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연구진은 배설물 같은 오물은 물론 그 속에 있는 병원균까지 깨끗하게 씻어내릴 수 있는 코팅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액체 침착 유연표면 코팅’(LESS)이라고 부르는 기술인데 변기를 새것으로 바꿀 필요 없이 LESS를 변기 안쪽에 스프레이처럼 골고루 뿌려주기만 하면 된다고 합니다. LESS는 변기 표면에 머리카락보다 10억 배 얇은 실리콘 돌기로 된 얇고 미끄러운 막을 미세 코팅시키는 것입니다. 변기에 LESS를 완전 코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 남짓이라고 합니다. LESS로 코팅한 변기에는 이물질이 거의 묻지 않고 현미경 관찰 결과 악취와 질병을 유발시키는 세균도 깨끗이 쓸려 내려가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부가적인 이득은 변기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 사용되는 물도 적게 투입된다는 점입니다. 화장실 변기를 씻어내는 데 한 번에 6ℓ의 물이 투입되는데 이것의 절반 정도만으로도 변기를 깨끗하게 만들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는 매일 약 1410억ℓ의 물이 화장실 변기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이는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전체 인구의 하루 물 사용량의 6배에 해당되는 양입니다. 이 때문에 LESS 기술은 공중보건 위생이 취약한 저개발국가에 특히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연구진은 보고 있습니다. edmondy@seoul.co.kr
  • 공개 신뢰 얻은 윤석열, 검찰개혁 부담 늘어났다

    공개 신뢰 얻은 윤석열, 검찰개혁 부담 늘어났다

    檢인권위 외부위원 인선 시간 걸릴 듯 尹, 변협 만나 “선임계 안 낸 변론 통제”문재인 대통령이 검찰 내부 개혁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신뢰한다고 밝히면서 개혁 작업을 추진해 온 검찰 부담도 한층 커졌다. 그동안 검찰이 내놓은 개혁안에 대한 긍정적 평가이면서도 동시에 앞으로도 강도 높은 개혁을 계속 추진하라는 채찍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법·제도 개혁은 법무부가 하지만 검찰 조직 문화와 수사 관행을 바꾸는 것은 검찰 스스로 하는 것”이라며 “검찰 내부 개혁에 대해서는 윤 총장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정치검찰’ 행태 때문에 정의가 많이 훼손됐다고 생각한다”면서 검찰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총장 개인에 대한 신뢰를 넘어 검찰 조직을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을 검찰 스스로 찾아보라고 주문한 것이다.검찰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대검찰청의 한 간부는 “일곱 차례에 걸쳐 내놓은 개혁안은 검찰의 ‘약속’인 만큼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월 30일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향해 개혁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하자 검찰은 그다음 날부터 ‘특수부 축소’, ‘공개소환 전면 폐지’, ‘변호인 변론권 강화’ 등 개혁안을 연이어 내놓았다. 이달 들어 추가 개혁안이 나오지 않은 것과 관련해 대검 간부는 “개혁을 위한 개혁이 되지 않기 위해 그동안 내놓은 개혁안에 대해 실행을 점검하면서 추가 개혁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개혁안을 내놓을 때마다 일선 검찰청의 업무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시기 조절을 하면서 내놓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검찰총장 직속기구인 ‘검찰 인권위원회’는 이달 안에 설치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외부 위원 인선에 시간이 걸려 다음달에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쓴소리를 하는 역할을 맡는 이 위원회에는 대검 차장검사와 인권부장도 들어간다. 변호인 변론권 강화와 관련해서는 지난 12일부터 변호인 조사 참여 확대 등을 담은 ‘변호인 등의 신문·조사 참여 운영지침’이 시행됐다. 비공개 지침인 ‘형사사건 변론에 관한 업무지침’도 변호인의 구두 변론 기회 전면 부여 등의 내용을 추가해 조만간 공개한다. 대검은 또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공보규정에 맞춰 일선 검찰청에 전문공보관을 지정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법무부에도 직제 개정을 요청했다. 중요 사건이 집중된 서울중앙지검의 전문공보관에 수사를 담당하지 않는 차장검사를 지정하려면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 이날 윤 총장은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변협 간부들과 만나 변호인 변론권 강화, 전관 특혜 근절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은 몰래 변론을 없애기 위해 제도 개선을 해 왔고, 내부적으로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인터뷰] ‘KBS 뉴스9’ 이소정 “‘나이 든 여자 누가 앵커 시키냐’던 시절 겪었죠”

    [인터뷰] ‘KBS 뉴스9’ 이소정 “‘나이 든 여자 누가 앵커 시키냐’던 시절 겪었죠”

    KBS가 간판 뉴스인 ‘KBS 뉴스9’ 메인 앵커에 지상파 최초로 여성 기자를 발탁했다. 시대에 뒤쳐진 ‘남중여경’ 관행이 여전한 방송계에 변화의 흐름을 불러올지 주목되는 가운데 오는 25일부터 KBS의 9시를 책임질 이소정(43) 앵커를 전화로 만났다. 이 앵커는 “저도 어제 저녁에 통보받았는데 급작스럽고 놀라웠다”는 소감부터 말했다. 지상파에서 처음으로 여성 기자가 메인 앵커가 된 배경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미디어가 처한 위기 때문에 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 그런 고민 중인 내려진 결정 같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여자 후배들의 보는 눈도 두렵고 책임감도 생긴다”며 이레적인 여성 메인 앵커로서 느끼는 무게를 말했다. 그는 2003년 KBS에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탐사제작부 등을 거쳤다. KBS2 ‘아침뉴스타임‘과 KBS1 ‘미디어비평’을 맡아 방송 진행 능력도 검증받았다. 멕시코 반군 ‘사파티스타‘를 전 세계 언론 중 가장 먼저 단독 취재해 2006년 ‘올해의 여기자상’을 수상했다. 3·1운동 100주년 특집 ‘조선학교-재일동포 민족교육 70년‘으로 올해 ‘한국방송대상’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보수적인 방송계에서 여성 기자로서 헤쳐온 시간들은 결코 녹록지않았다. 이 앵커는 KBS 입사 전 타사 면접을 봤던 일화를 꺼냈다. “최종면접에서 ‘나이 들면 연륜 있는 남자 기자들처럼 앵커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한 간부가 ‘나이 든 여자 누가 앵커 시키냐’고 했고 똑 떨어진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기자가 된 후에도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차별 발언을 들어야 했다. 그는 “제가 3~4년차 때만 해도 특종을 물어오면 ‘그 양반은 역시 여자를 좋아해. 여기자한테는 얘기해줘’ 한다거나 물을 먹으면(낙종하면) ‘역시 계집애들은 안 돼’ 그런 분위기가 강했다”면서 “다행히 요즘에는 많이 바뀌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KBS의 심야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한 당시 이윤성 앵커를 보면서 “나이가 들어서 나도 내 방송을 하나 하면 좋겠다”는 꿈을 막연히 꿨다고 했다. 입사 후에는 KBS 내 존경하는 선배들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지난 5월 특별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를 진행한 송현정 KBS 정치전문기자 등을 “존경하는 선배”로 꼽았다. 종합편성채널이 생기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전통 미디어 외 뉴스 전달 채널이 많아지면서 뉴스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앵커는 “1분 20초짜리 리포트를 나열하는 걸로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보의 홍수인 환경 속에서 KBS의 역할이 중요하다. 조사 하나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강점으로 편안함과 친절함을 꼽았다. “방송할 때면 항상 주입하는 진행이 아니라 옆집 누나, 옆집 아주머니가 설명하듯 편안하게 풀어가려고 했다”는 그는 “본부장, 보도국장께서도 친절하게 뉴스를 해야한다고 말씀하시고 그런 걸 장점으로 봐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호흡을 맞추게 된 최동석 아나운서에 대해서는 “저는 추진력이 있으면서도 덤벙거리는 스타일인데, 최 아나운서는 차분하고 꼼꼼해 서로 보완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계속 후배 기자들과 같이 현장에서 취재하고 시청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으면서 뉴스를 끌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전범이 분명한데 트럼프가 감싼 갤러거 상사, 네이비실 쫓겨날까

    전범이 분명한데 트럼프가 감싼 갤러거 상사, 네이비실 쫓겨날까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의 에드워드 갤러거 상사는 이라크 전쟁 기간 무장하지 않은 17세 이슬람 국가(IS) 포로를 흉기로 찌르고 이라크 민간인들을 겨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주 미국 법원은 그의 혐의 사실 가운데 비교적 경미한 IS 포로의 시신 옆에서 기념촬영을 한 것만 유죄로 인정하고 전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라고 판결했다. 국방부 간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를 편들지 말라고 조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묵살하고 그에겐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옹호했다. 국방부는 시신 옆에서 사진을 찍은 행위를 문책해 일계급 강등을 상신했지만 대통령은 이를 없던 일로 했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와 다른 매체들이 입수한 바에 따르면 갤러거 상사는 20일 해군 지도자들 앞에 서게 되는데 네이비실에서 쫓겨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콜린 그린 네이비실 사령관은 갤러거를 네이비실에서 쫓아내야 한다는 마이클 길데이 해군 참모총장과 리처드 스펜서 해군 장관의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러나 정말로 계획대로 갤러거를 네이비실에서 쫓아내면 미 해군 역사상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정면 충돌하는 볼썽 사나운 장면을 연출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탄핵 조사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의 재선 가도는 물론 임기 말 레임덕을 부채질 할 수도 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전범 의혹을 받고 있는 미군 요원을 노골적으로 감싼 것도 갤러거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주에도 두 아프가니스탄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로 19년형을 군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는 클린트 로랜스 전 육군 대위를 사면해 석방시켜 거센 반발을 샀다. 또 무장하지 않은 아프간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매슈 골스테인 소령에 대한 완전사면을 명령했다. 유엔 인권 문제 대변인 루퍼트 콜빌은 지난 19일 “전 세계 무장집단들에게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낸 트럼프의 결정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을 발표해 “대통령이 말한 대로 ‘우리 군인들이 우리나라를 위해 싸우도록 확고한 믿음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갤러거를 네이비실에서 쫓아내려는 계획은 원래 이달 초부터 있었는데 백악관이 승인을 거부하는 바람에 유보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거의 변호인 티모시 파를라토레는 NYT 인터뷰를 통해 만약 네이비실 소속을 의미하는 ‘트라이던트 핀’을 떼내면 대통령은 그린 제독을 해임할 것이라고 겁박했다. 그는 “최고사령관의 의도는 크리스탈처럼 분명하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광주 민간공원 2단계 특례사업 관련 구속된 국장 기소

    검찰이 광주 민간공원 2단계 특례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는 광주시 간부 공무원을 재판에 넘겼다. 광주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 최임열)는 20일 공무상 비밀누설,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업무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구속한 이모 전 광주시 환경생태국장 기소 했다. 이씨는 지난해 민간공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평가표를 광주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에 유출하고 상급자들과 함께 최종 순위 선정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와 공모해 우선협상자가 바뀌는 과정에서 부당한 지시를 하고 제안심사위원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정종제 광주시 행정부시장과 윤영렬 감사위원장 등은 추가 수사 후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앞서 이씨에 이어 정 부시장과 윤 감사위원장에 대해서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검찰은 지난 9월에 이어 지난 19일 광주시청을 세 번째 압수수색하고 시장 측근인 정무특별보좌관 사무실을 수색했다. 수사가 최고위층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광주시는 지난해 11월~12월 최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공정성 의혹이 제기되자 특정감사를 했고 일부 계량 점수가 잘못 산정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재공모 절차 없이 재평가를 통해 중앙공원 1지구는 광주 도시공사에서 한양건설로, 2지구는 금호산업에서 호반건설로 변경됐다. 한편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앞서 지난 4월 민간공원 2단계 특례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비리 의혹이 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평생 독신 70세 태국 재벌, 50년 연하 20세 여성과 결혼

    평생 독신 70세 태국 재벌, 50년 연하 20세 여성과 결혼

    무려 50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한 태국 유명 커피제조업체 간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사눅(Sanook) 등 현지언론은 대형 커피회사 ‘카오청’의 상무이사 찬나 치루 레트퐁이 18일 방콕 소재 고급 호텔인 시암 켐핀스키 호텔에서 20세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다고 전했다. 올해로 70세인 찬나 이사와 신부의 나이 차이는 무려 50년이다. 게다가 찬나 이사가 평생 독신을 고집한 탓에 이번이 첫 결혼이다.엄청난 나이 차이 때문에 결혼 전부터 두 사람을 둘러싼 갖가지 염문이 떠돌았지만, 신부에 대한 찬나 이사의 사랑은 매우 각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혼식 전 연회 자리에서 신랑은 “결혼식 날짜를 조정하느라 애를 먹었다”면서 “세상 그 어느 곳에 있든 신부를 위해 달려올 준비가 되어 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현지언론은 그가 신부 측에 2000만 바트, 우리 돈으로 7억 7400만 원에 달하는 지참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태국은 결혼시 신랑이 신부 측에 일종의 지참금 격인 ‘신솟’을 전달하는 문화가 있다. 신솟은 보통 현금으로 준비하며, 경우에 따라 금과 섞어 전달하기도 한다. 마을 사람들은 신랑이 신부 측에게 어느 정도 규모의 신솟을 제공했는지로 신랑의 재력 등을 가늠한다. 신솟의 규모는 모두 다르며, 남성의 부와 지위, 능력은 물론 여성의 가문과 교육 수준, 과거 혼인 여부, 외모 등에 따라 결정된다. 이런 지참금 문화에는 여러 배경이 있는데 딸이 결혼한 후 노후가 불안정해질 신부 측 부모를 위한 성격이 강하다. 태국은 전통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큰 딸이 부모를 봉양하기 때문에, 딸이 결혼하면 생활이 궁핍해진다. 이 때문에 ‘신솟’은 신부 측 부모에게 드리는 마지막 생활비라고 볼 수 있다. 또 결혼 후 신랑이 도망가는 경우가 많아 일종의 보험 성격도 짙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언론 취재 원천 봉쇄… 도 넘은 감사원

    언론 취재 원천 봉쇄… 도 넘은 감사원

    면담 날짜·시간 사전에 허락 받아야간부 연락처 비밀…靑도 제공하는데 감사원 ‘사정기관 특수성’ 내세우지만 국세청·검·경 공정위에도 없는 통제 내부서도 “비판받으면 어떠냐” 쓴소리 언론의 역할 몰이해서 비롯된 ‘퇴행’ 감사원의 언론 통제가 도를 넘고 있습니다. 기자가 취재원을 만날 때 대변인과 공보과장도 배석해 대화 내용을 지켜보는 희한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기자가 누구를 만나 무엇을 취재하는지 사실상 ‘감시’하는 것이죠. 중앙부처 가운데 이런 곳은 없습니다. 간부 개인 연락처도 ‘일급비밀’로 분류돼 기자들에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도 없던 일입니다. 감사원 내부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감사원의 이런 행태는 언론의 역할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기자들이 사무총장 등 감사원 간부를 만나려고 하면 사전에 홍보실을 통해 허락을 받습니다. 이후 정해진 면담 날짜와 시간에 맞춰 간부 사무실을 방문하면 대변인과 공보과장이 사무실까지 따라 들어와 같이 차를 마시며 ‘3(공무원):1(기자)’로 대화를 나눕니다. 간부들이 기자에게 감사원에 해(害)가 되는 얘기나 소위 ‘기삿거리’를 아예 입에서 꺼낼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거지요. 사실상 취재를 ‘원천 봉쇄’하는 것입니다. 감사원은 이 같은 언론 취재 시스템에 대해 ‘사정기관의 특수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사원과 함께 5대 사정기관으로 불리는 국세청, 검찰, 경찰, 공정거래위원회 중 어느 곳도 이런 식으로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청와대에서도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간부 연락처를 출입기자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간부 연락처를 다른 사람이 사칭해 물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이지요. 하지만 다른 부처와 비교하면 감사원의 언론관이 얼마나 ‘퇴행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청와대는 출입기자들에게 실장, 수석과 비서관, 검찰은 부장검사 이상 간부, 공정위와 경찰청은 과장급 이상 간부 연락처를 기자에게 제공합니다. 국세청만 연락처를 따로 알려주지 않지요. 하지만 국세청도 기자들이 대변인실을 통해 간부 연락처를 문의하면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대부분의 부처 출입기자들은 직접 취재원과 연락해 둘이 만나 취재합니다. 기자는 감사원의 한 간부 연락처를 몇 달 전부터 요청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이런 사정을 들은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감사원의) 언론 통제가 이 정도인 줄 몰랐다. 언론이 좀 비판하면 어떠냐. 검찰은 맨날 두들겨 맞지 않느냐”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은 저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언론의 독립은 민주주의 제도를 지키는 방어막이다. 어떤 민주주의도 언론 없이 존재할 수 없다”고 했지요. 최재형 감사원장은 평소 “‘눈’과 ‘귀’의 형상을 딴 감사원의 상징처럼 국민들의 소중한 의견을 잘 듣고 공공부문 곳곳을 잘 살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감사원은 오히려 국민을 대신해 감사원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습니다. 피감기관들은 이 잡듯 하면서 자신들은 기자들과 간부들의 접촉마저 차단하려는 감사원. 언론의 권력감시 기능을 무력화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이런 행위는 누가 ‘감사’해야 하나요.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언론 취재 원천 봉쇄… 도 넘은 감사원

    언론 취재 원천 봉쇄… 도 넘은 감사원

    면담 날짜·시간 사전에 허락 받아야 간부 연락처 비밀… 靑도 제공하는데 감사원 ‘사정기관 특수성’ 내세우지만 국세청·검·경 공정위에도 없는 통제 내부서도 “비판받으면 어떠냐” 쓴소리 언론의 역할 몰이해서 비롯된 ‘퇴행’감사원의 언론 통제(!)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가 취재원을 만날 때 대변인과 공보과장도 같이 배석해 대화 내용을 지켜보며 사실상 ‘감시’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는 중앙부처 가운데 감사원이 유일합니다. 더구나 간부들의 연락처도 ‘일급비밀’로 기자들에게 절대 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러니 내부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언론 환경이 달라지는 것이 마땅하지요. 하지만 언론의 역할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감사원식 취재의 원천 봉쇄는 문제가 있습니다. 기자들이 사무총장 등을 만나고자 하면 사전에 홍보실을 통해 허락을 받습니다. 정해진 면담 날짜와 시간에 맞춰 기자가 간부들의 사무실을 방문하면 대변인과 공보과장이 사무실까지 들어와서 같이 차를 마시며 3(공무원):1(기자)로 대화를 나눕니다. 취재원은 기자에게 감사원에 해가 되는 얘기를 하거나 소위 ‘기삿거리’ 자체를 꺼낼 수 없는 상황이지요. 감사원은 이같이 황당한 언론 취재 시스템에 대해 ‘사정기관의 특수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사원과 함께 5대 사정기관으로 불리는 국세청, 검찰, 경찰, 공정거래위원회 중 어느 곳에서도 이런 식으로 기자들의 취재에 동행해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곳은 없습니다. 심지어 취재에 응하는 청와대 인사들도 ‘나 홀로’ 대화에 나선다고 합니다. 특히 간부들의 연락처도 기밀사항입니다. “간부들의 연락처를 타인이 사칭해 물의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이유이지요. 하지만 이 역시도 다른 부처와 비교하면 감사원의 언론관이 얼마나 ‘퇴행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청와대는 출입기자들에게 실장, 수석과 비서관들의 연락처, 검찰은 부장검사 이상 간부들의 연락처, 공정위와 경찰청은 과장급 이상 간부들의 연락처를 제공합니다. 다만 국세청만 연락처를 따로 알려주지 않고 있지요. 하지만 국세청도 기자들이 대변인실을 통해 간부들의 연락처를 물어오면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이처럼 대부분의 부처 출입기자들은 직접 취재원에게 연락해 둘이 만나는 식이지요. 기자는 감사원의 한 간부 등의 연락처를 몇 달 전부터 요청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감사원 관계자도 “(감사원의) 언론 통제가 이 정도인 줄 몰랐다. 언론이 좀 비판하면 어떠냐. 검찰은 맨날 두들겨 맞지 않느냐”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과거 초선 의원들에게 ‘기자들의 전화를 잘 받으라’는 주문을 한 적이 있지요. “좋든 나쁘든 콜백해서 성의를 다 해주는 것이, 유권자와 언론인에 대한 예의”라고 했지요.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은 저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언론의 독립은 민주주의 제도를 지키는 방어막이다. 어떤 민주주의도 언론 없이 존재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피감기관들은 이 잡듯 잡으면서 자신들은 취재원들과의 접촉마저 차단하려는 감사원.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을 무력화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인 줄 알았으면 합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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