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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70세 할머니 스토커 쇠고랑

    |도쿄 이춘규특파원|맞선을 통해 만난 79세 할아버지를 무려 10년째 따라다니며 귀찮게 한 70세 일본 할머니가 결국 경찰에 붙잡혀 쇠고랑을 차게 됐다. 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바라키현 히다치경찰서는 7일 히타치시에 사는 개호(간병) 도우미인 스즈키(70) 할머니를 스토커 규제법위반(금지명령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스즈키 할머니는 이 법에 따라 현 공안위원회로부터 스토커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에서 지난 7월12일∼10월 말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같은 시내에 사는 할아버지(79) 자택을 찾아간 혐의다. 스즈키 할머니는 경찰에서 “자택에 찾아간 것은 맞다.”면서도 “호의를 갖고 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즈키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1997년 10월 재혼을 권하는 지인의 소개로 맞선을 통해 알게 됐지만, 할아버지의 퇴짜로 황혼의 사랑은 진전되지 못했다. 하지만 스즈키 할머니는 집요했다. 다음해인 98년 1월쯤부터 모두 200통 이상의 연애편지(연서)를 보내고, 할아버지가 집을 비운 사이에 뜰 청소를 해주기도 했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당국에 호소,2002년 6월 스토커금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스토커 행위가 중지됐다. 그러나 올해들어 스토커 행위가 재발되자 할아버지가 “정신적으로 너무 질려버렸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경찰에 호소, 결국 체포됐다.taein@seoul.co.kr
  • 중장년 겨냥 노후+건강 ‘老테크 금융’ 봇물

    중장년 겨냥 노후+건강 ‘老테크 금융’ 봇물

    HSBC은행은 지난달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HSBC 프리미엄 노후 플래닝 서비스’ 출시 행사를 가졌다. 이날 사이먼 쿠퍼 HSBC 한국대표는 “노후설계를 원하는 한국인이 100만명에 이른다.”면서 “노후준비 전문가 100명을 양성했다.”고 밝혔다. 외국은행이 국내 노후자금 시장 진입을 공식적으로 선포한 것이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바라는 중·장년층을 겨냥한 금융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시중은행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며 건강서비스가 가미된 장기 연금형 상품을 주로 팔고 있으며, 보험권에는 간병보험과 건강보험, 치명적 질병보험(CI), 상해보험 등 ‘실버보험’이 많이 출시돼 있다. 카드사들도 건강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은행권의 연금형 정기예금 정기예금은 원래 만기까지 예금액을 거치한 뒤 약정된 원리금을 지급받는다. 그런데 최근 은행들이 실버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연금형 정기예금은 매월 또는 일정 기간마다 원리금을 분할 지급한다. 우리은행의 ‘뷰티플라이프 정기예금’은 최장 8년 이내에서 1개월,3개월, 또는 1년마다 원리금을 나눠 지급받을 수 있다. 금리는 1년마다 바뀌며, 가입 후 1년이 지나면 0.1%포인트의 금리가 더 지급된다.3000만원 이상 가입고객은 입원의료 실비를 최고 3000만원까지 보장하는 보험상품에 무료로 가입할 수 있다. 하나은행의 ‘하나 셀프디자인 예금’은 목돈을 맡긴 뒤 매월 원리금 수령액과 만기 잔액을 중간에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만기는 최대 31년이다. 가령 고객이 예치금 1억원을 만기 3년, 연 4.7%, 만기 수령액 5000만원으로 설계하면 3년간 매달 162만원을 받고 만기 때 5000만원을 받는다. 국민은행은 50세 이상 고객을 위한 ‘KB시니어웰빙통장’을 팔고 있다.5000만원 이상의 ‘고급형’과 5000만원 미만의 ‘일반형’으로 나뉜다. 고급형은 전문 의료진이 연 4회 의료상담을 해주고, 일반형은 전국 검진센터 이용시 5∼45%가 할인된다. ●보험·카드사도 실버 마케팅 실버보험은 치매나 중풍, 뇌졸중, 골절 등 노년층에 흔히 나타나는 질병에 걸렸을 때 간병자금을 지급한다. 여기에 건강관리비나 장례비 지급, 치매 등 특정질병 집중보장 등의 특약이 붙는다. 보장형과 연금형이 있는데 보장형은 보험료가 싸고, 연금형은 노후생활 자금도 보장받을 수 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모두 판매한다. 교보생명의 ‘실버케어보험’은 배우자형 특약을 선택하면 한 건 가입으로 노부부 모두의 보장이 가능하다. 금호생명의 ‘스탠바이 실버케어보험’은 노인들이 진단없이 가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카드사들도 건강 관련 서비스를 주요 혜택으로 부각시킨 특화 카드를 만들고 있다. 롯데카드는 전국 의료망을 갖춘 에버케어와 제휴해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 카드를 내놓았다. 현대카드도 플래티늄급 카드에 건강검진 할인 서비스, 존스 홉킨스 등 해외병원 제휴 서비스 등을 다양하게 포함시켰다. 삼성카드도 여성 전용 플래티늄 카드 회원에게 다양한 건강 우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혜택 대비 금리 등 따져봐야 그러나 노후 및 건강 관련 금융상품들이 ‘빛 좋은 개살구’는 아닌지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신에게 필요없는 건강 서비스는 수수료 인상이나 예금 금리를 깎아 먹는 역할만 하기 때문이다. 건강서비스가 부가된 예금 상품은 대부분 30만∼40만원짜리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금리는 연 4%대 중반이다. 만일 연금형으로 원리금을 지급받기 싫은 고객이나 이미 건강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고객은 금리가 5%대인 일반 예금이 더 유리하다. 건강서비스 특화 신용카드 가입 전에도 연회비가 적정한지, 제휴를 맺은 의료기관의 위치가 거주지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雪害 5년새 1조1898억… 농·축산업이 77%

    [세이프 코리아] 雪害 5년새 1조1898억… 농·축산업이 77%

    지난 2004년 3월5일과 6일. 우리나라에서 눈이 문학 작품에서의 낭만의 대상이 아닌 공포의 대상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된 날이다. 대전 49.0㎝ 등 서울·경기, 충청 지역에 3월의 적설량으로는 최고를 기록하며 6700억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특히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던 운전자 1만여명은 37시간동안이나 꼼짝없이 차 안에 갇혀 있어야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등으로 기상 이변 현상이 증가하면서 폭설이 잦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례가 드문 3월 폭설이 큰 피해를 준 것처럼 11월 폭설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설해가 닥칠 수 있는 기간이 과거보다 길어진 만큼 더욱 종합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설해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 ●지구온난화가 폭설의 주범 최근 5년동안 폭설에 따른 재산 피해액은 모두 1조 1898억원이다. 민간 시설에 97.3%가 몰려 있다. 피해가 몰린 분야는 농업. 전체 피해의 44.3%가 농촌에 집중됐다. 축산도 32.7%로 피해 규모가 컸다. 농업 분야는 전체 피해의 35.3%가 충남,18.9%가 전남,14.4%가 전북,13.4%가 충북 등 충청·호남지역에 집중됐다. 지난해 12월 충남과 호남에 내린 폭설도 큰 피해를 불러왔다.12월21일부터 이틀동안 전북 정읍에 59.3㎝, 광주에 40.5㎝ 등이 내리면서 기상관측 이래 역대 12월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비닐하우스 붕괴 등으로 5206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피해는 고속도로도 비켜가지 않았다. 호남고속도로 서울 방향 서순천∼백양사와 순천 방향 논산∼백양사 구간이 19시간 넘게 통제됐다. 올해도 계속되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 이변으로 폭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더구나 태평양의 표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면서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 김승배 공보관은 “특히 올겨울에는 엘니뇨 현상으로 불어닥치는 한파가 서해안과 강원도 영동 지역에 폭설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영남 등도 월동장비 구비 의무화 정부도 설해예방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등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설해가 이상 기후에 따라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본다.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는 상습설해의 예방이다. 고립과 시설물 피해 등 일정 규모 이상의 설해가 반복되는 지역을 상습설해지역으로 새로 지정하고, 상습설해 지역의 근본적인 해소 대책을 자연재해대책법에 반영하기로 했다. 또 ▲축사 등에 내설(耐雪)설계와 보강기준을 설정하고 ▲원예유통시설 재해경감대책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한다. 폭설에 따른 고속도로의 관리체제의 정비도 중요 과제이다. 내년 1월1일부터는 ‘통행제한 사전예고제’를 실시한다. 운전자에게 폭설에 따른 통행제한 정보를 제공하고 불응하는 차량은 제재할 수 있다. 부산, 대구, 충북, 경북도 스노체인 등 월동장구를 의무적으로 휴대해야 하는 지역에 포함된다. 또한 신속한 응급 복구를 위해 제설기 등 제설장비를 확충하고 응급복구 추진지침 및 총괄반을 마련하는 등의 대책도 올겨울부터 적용된다. 하지만 체계적인 폭설 대응을 위한 전국단위의 주파수공용통신(TRS) 통합무선망 구축은 장기 과제로 남겨뒀다. 민관 협력의 극대화도 중요 과제이다. 폭우 등 여름철 재해에 비해 미약한 민간 자원봉사 자원의 활용도 높여나가기로 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가 재난종합상황실에서 합동 근무하는 등 민간 자원봉사단체가 재난 예방과 경감에 일정 부분을 참여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방재시스템을 구축해 반복되는 폭설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파 직격탄’ 맞는 저소득층 지원 시급 한파는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가 낮거나 낮을 것이 예상되는 날씨를 말한다.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우리나라는 11월 들어 기습 한파가 여러 차례 계속됐다. 한파의 ‘직격탄’을 맞는 계층은 저소득층이다. 난방에 필요한 전기나 가스, 유류 등의 사용이 충분치 못하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요금 체납으로 가스 공급이 중단된 가구는 전체의 1.2%인 13만 5000여가구. 지난해까지 9만여가구 수준을 유지하다 올 들어 급증했다. 요금 미납으로 전기가 끊긴 경험이 있는 가구는 2004년 16만 4788가구에서 지난해 17만 4434가구로 증가했다.6월 현재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집도 3065가구나 된다. 가스나 전기 모두 3개월 이상 요금 독촉을 받고도 계속 체납하면 공급이 중단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겨울철 도시가스 공급중단 유예대상을 현행 기초생활수급대상자에서 차상위계층으로까지 확대해 공급중단 유예기간도 6개월에서 8개월(10월∼이듬해 5월)로 연장하기로 했다. 또한 올해 2월부터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장애인, 독거노인 등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기본요금 전액 감면제도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한국전력은 저소득층에 연간 2억원의 전기요금을 지원하고 저소득층 5만가구에 고효율조명기기를 무상지원하는 한편,12월부터 2월까지 주택용 전기의 단전을 유예키로 했다. 보건복지부 등은 저소득층 겨울철 생계지원 확대 대책으로 정부양곡 할인 공급, 동절기 유류비 현실화 등 최저생계비 인상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동절기 서민 일자리 지원도 확대된다. 집수리, 가사·간병도우미 등 사회적 일자리가 제공되고, 희망자에게 방학동안에도 급식이 지원된다. 노숙인 무료진료소 운영을 활성화하거나, 보호시설로 유도하는 등의 보호체계도 구축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저소득층은 한파의 피해에 직접 노출돼 있는 만큼, 겨울철에는 이들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폭설·한파땐 이렇게 폭설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원칙은 ‘내 집 앞과 골목길은 스스로 치운다.’는 것이다. 눈을 치우지 않으면 곧 빙판길이 되는 만큼 통계에 잡히지 않는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다. 대설주의보나 대설경보가 내려졌을 때는 되도록이면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승용차를 몰고 나가는 것은 사고의 위험도 높을 뿐 아니라 자칫 도로 위에서 장시간동안 갇히기 십상이다. 스노체인이나 삽 등 안전장구와 담요와 양초 등 고립에 대비한 물품도 필수품이다. 불가피하게 눈길에서 승용차를 운행해야 할 때는 수동변속기 차량은 2단 기어에 반 클러치로, 자동변속기 차량은 가속기를 서서히 밟으면서 출발한다. 일부 자동변속기 차량에는 눈길에 대비하여 ‘홀드’ 등 미끄러짐을 막는 기능이 장치되어 있다. 농촌의 비닐하우스는 뼈대를 보강하거나 비닐을 조금 찢어 과중하게 눈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면 붕괴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해안 지역에서는 선박에 실은 물건을 내려 하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 방파제나 선착장 등에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은 안전을 위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이다. 외딴 집에 살고 있는 주민에게는 비상연락을 취하는 것도 잊지 말자. 한파가 밀려오면 수도계량기나 보일러는 헌옷 등으로 감싸서 보온한다. 특히 외기에 직접 노출되는 복도식 아파트는 수도계량기가 동파하지 않도록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장시간 외출할 때는 수도꼭지에서 물을 조금씩 흘려 얼지 않도록 하고, 보일러는 외출 기능 등으로 둬야 동파를 막을 수 있다. 대단위 아파트에서 용량이 큰 전기기구를 사용할 때는 ‘1시간 사용 15분 정지’를 생활화해야 한다. 유아와 노인,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난방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손가락, 귓바퀴 등 신체 말단부위의 감각이 없거나 창백해지면 동상을 일단 의심해야 한다. 심한 한기나 피로, 기억상실 등은 저체온증의 초기 증상. 특히 혈압이 높거나 심장이 약한 사람은 머리 부분의 보온이 중요하다. ‘몸짱 열풍’으로 영하의 날씨에도 실외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관절 부상을 방지해야 한다. 운동은 몸에서 약간 땀이 날 정도가 적당하다. 겨울에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10∼15% 정도의 에너지가 더 소비된다. 때문에 평소의 80% 수준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열린세상] 민간 병원을 차별해서야/이성낙 가천의과학대 총장

    사회복지 개념이 강한 유럽인들은 교육 및 보건의료 제도 같은 공공성 짙은 분야를 민간이 주도하는 우리나라 현실을 보고 퍽 놀라워한다. 때론 필자에게 그 이유를 묻는 사람도 있는데, 그때마다 필자는 한세기 전후 우리나라가 여러면에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이야기를 해주곤 한다. 당시 나라의 앞날을 걱정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인재육성만이 나라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믿었다. 그분들이 사재를 털어 교육 사업에 뛰어들었고, 그 결과 오늘날과 같은 발전이 가능했다. 이는 비단 교육 분야뿐만이 아니다. 보건의료 분야 역시 맥을 같이한다. 이런 설명을 하면 그들은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론 이상하다는 듯 머리를 갸웃하지만, 필자로선 새삼 옛 선각자들께 경이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국내 교육계가 그러하듯 의료 분야 역시 2000년도 통계자료에 의하면 총 22만 7000여 병상 중 민간 병원이 19만개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국공립 병원은 3만 5000 병상만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점유율로 보면 공공병원이 15.5%, 민간병원이 84.5%이다. 이러한 수치는 국가가 지금까지 보건의료 분야를 얼마나 소홀히 다뤄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만약 사립병원들이 이 엄청난 사회복지 공백을 감당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우리 의료계는 오늘날의 동유럽 국가들처럼 빈사 상태로 헤맬 것이다. 이는 국내 민간병원이 그동안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해왔는지, 역으로 우리 정부가 의료 분야를 비롯한 사회복지에 얼마나 무신경했는지를 방증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근래 들어 정부가 사회복지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실로 괄목할 만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한 예로 희귀 난치성 환자에 대한 정부의 의료보험 혜택을 들 수 있겠다. 정부가 인정한 희귀 난치성 질환은 2001년 6종을 시작으로 2004년 11종,2005년 71종,2006년 89종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의료비 지원사업을 위해 정부는 2001년 226억원을 예산에 반영하였고,2006년에는 391억원을 책정하여 5년간 73%의 증가율을 보였다. 세계보건기구가 공인한 난치성 희귀 질환이 5000여가지에 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턱없이 미흡하다. 하지만 지난 5∼6년을 돌아볼 때 뚜렷한 성과가 있었음은 분명하다. 정부가 발표한 2007년도 총예산 규모에서도 사회복지 예산의 증가 추세는 괄목할 만하다. 또 사회복지 분야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들이 사립 민간병원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정부 주도 권역별 응급의료센터 프로젝트나 임상시험센터 육성책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때 느닷없이 ‘국공립 병원 우선’이라는 이해하기 힘든 정책이 공공연하게 나와 필자로선 심히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정부는 암 전문병원 육성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국립 대학병원에만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인천은 국내에서 세번째로 큰 인구 260만의 대도시이다. 게다가 병상 1000개 규모의 대학병원이 2개나 있다. 하지만 국립대학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정부 주도 암 전문병원 육성 프로젝트에서 제외되었다. 단지 자기 고장에 국립대학이 없어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천시민들이 과연 수긍할 수 있을까? 게다가 일반 수가나 의료보험 수가의 적용 기준에 사립 병원과 국공립 병원의 차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진료의 역할 분담에서도 전혀 차별이 없지 않은가? 민간병원을 도외시하는 정책이 아쉽기만 하다. 어려웠던 시절 정부가 감당하지 못해 민간 의료계에 떠넘긴 채무를 그새 까맣게 잊어버린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정부가 이처럼 공공연하게 국공립 병원만을 ‘챙길’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할 의리가 있듯 국가와 국민 사이에도 지켜야 할 의리가 있는 법이다. 이성낙 가천의과학대 총장
  • ‘서울 중구를 빛낸 인물’에 선정된 문영옥씨

    ‘서울 중구를 빛낸 인물’에 선정된 문영옥씨

    올해 ‘서울 중구를 빛낸 인물’로 선정된 문영옥(55·신당5동)씨는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의 주인공을 꼭 빼닮았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옷소매를 걷어붙이고,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모습이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 ‘홍반장’을 보는 듯하다. ●새벽엔 방앗간 일… 낮엔 봉사활동 문씨의 별명은 ‘슈퍼우먼’ ‘잠이 없는 여자’다. 주민들은 새벽에 방앗간 일을 하고, 낮 시간에는 지역 봉사활동을 나서는 그에게 이런 별명을 붙여줬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는 어김없이 ‘문 통장’ 그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난 199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9년 동안 통장을 맡았고, 올해부터는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하며 동네 축제와 노인잔치, 체육대회 등 동네 안살림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여기에 청소년협의회 부회장으로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한 달에 두번씩 동네 유해업소 야간순찰을 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을문고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책을 관리하며 아이들에게 책을 대여해주고, 문고를 찾은 아이들에게 한문공부도 시킨다. 또 새마을부녀회 회원으로 동네 행사 때마다 자신이 운영하는 방앗간에서 떡과 밥을 지어 내놓는다. 최근에는 매주 중구 장애인복지회관을 찾아가 장애인과 노인들에게 발마사지 봉사를 펴고 있다.“방앗간 일이 밤낮이 없다 보니 종종 밤을 새우거나 새벽까지 일하죠. 그래서인지 하루 2∼3시간 잠을 자는 게 습관처럼 됐어요. 동네 아주머니들과 수다를 떨고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봉사활동이 더 보람있지 않나요.” ●애향심 깊은 중구 토박이 그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나고 자란 고향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는 할아버지 때부터 100년이 넘게 이곳에서 방앗간 ‘떡사랑’을 운영한 토박이다.‘백학이 놀던 마을’이라 붙여진 ‘백학동’(현 신당 5동)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중구에 있는 서울신문과의 인연도 남다르다. 그는 1973년 서울신문 사옥에서 결혼했고, 형부(박기동·서울예전 문예창작과 교수)가 197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남들은 대대로 방앗간을 하면 돈을 많이 벌었을 것이라고 하는데 전 돈 욕심이 없어요. 누군가 지역을 위해 봉사해야 원만하게 돌아가죠.” ●치매 시어머니 7년 병수발 그는 타고난 효부다. 지난 2000년 10월 뇌경색으로 쓰러져 반신불수에 치매증상이 겹친 시어머니(82·10월 별세)를 남편 임윤빈(59)씨와 7년간 지극정성으로 간병했다. 맏며느리가 아닌 둘째 며느리인데도 결혼 이래 30년간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병으로 쓰러진 뒤 매일 대소변은 물론 시간이 날 때마다 재활운동과 공원산책, 한방치료 등을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구청에서 효행상 수상자로 선정했다는 통보를 받고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며 상을 거부했으나 주변의 적극적인 권유로 지난달 12일 구민의 날 행사에서 효행상을 받았다. “어차피 인생은 빈 손으로 와서 빈 손으로 가는 것 아닙니까.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을 위해 죽는 날까지 봉사할 생각입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뇌졸중·당뇨 e메일로 관리

    뇌졸중과 고혈압, 당뇨 등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인 심·뇌혈관 환자들을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범사업이 내년부터 실시된다. 2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정부는 1개 광역시를 선정, 내년 7월부터 3년동안 심·뇌혈관 질환자들을 관리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내년에 68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의 29억원보다 134.1% 늘어난 것이다. 정부는 시범사업의 성과가 좋을 경우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범사업 광역시로는 대구광역시가 유력시되고 있다. 심·뇌혈관 질환 예방관리사업에 따르면 심·뇌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보건소·국립대병원·민간병원 등에 등록하면 문자메시지서비스, 이메일 등을 통해 검사·치료일정과 교육내용, 건강정보 등을 통보받게 된다. 증세가 심해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위해서는 가정방문 간호서비스가 제공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시범사업 광역시의 8개 보건소에 전담간호사 4명씩 모두 32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정부는 시범사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 등록하면 연간 7만 2000원의 약값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성 기획처 복지재정과장은 “급속한 고령화와 생활·식습관의 변화로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심·뇌혈관 질환 환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들 질환은 일단 걸리면 본인뿐 아니라 국가적 손실(부담)이 엄청나 선진국에서는 예방 차원의 국가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 과장은 “심·뇌혈관 환자들을 국가가 관리하는 것을 놓고 사생활 침해 논란이 있다.”면서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관련 부처에서 건강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비만진단·운동처방 등을 제공하는 보건소 비만클리닉학교를 올해 5곳에서 내년에 1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강학중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어머니 간병 떠넘기는 형제들

    Q고관절에 이상이 생겨 한달째 병원에 입원해 계신 홀어머니 때문에 형제간에 싸움이 났습니다.20년째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온 오빠와 올케 언니는 이제 너희들이 좀 모셔 보라고 하고 사업하는 남동생네는 병원비를 좀더 내긴 하지만 수발은 거의 들지 않습니다. 언니 역시 멀리 산다고 저에게만 미루니 7살,10살 아직도 어린 두 아들 녀석만 있는 저희 집 살림은 완전 엉망이어서 남편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박미선(가명·39세) A크고 작은 사건, 사고나 위기 앞에서 금이 가고 깨지는 가족들을 많이 봅니다. 그 이전의 가족관계가 어떠셨는지 모르지만 어머님의 장기 입원으로 인한 갈등 때문에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드시겠군요. 병원비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밤에 병실을 지키거나 어머님을 보살펴 드려야 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생활에 여러 가지 지장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더 큰 갈등은 공평성 때문에 생기는 시비나 친자식들과 들어온 사람들간의 어머님을 생각하는 성의의 차이 등으로 미묘한 신경전이 생기기도 하고 언성을 높이면서 싸우기도 하죠. 가장 먼저 형제간 가족회의를 통해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하고 병원비 부담은 어떻게 하며 병실을 지키는 당번을 어떻게 짤 것인지 의논해 보시기 바랍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형제는 병원비를 좀더 내고 시간에 좀더 자유로운 형제는 병실을 지키고 음식 솜씨가 뛰어난 사람은 어머님 입에 맞는 밑반찬을 해오는 형식으로 말입니다. 무엇이 서운하고 어떤 점이 억울했는지 공평하다는 것은 또 어떤 건지 마음을 열고 대화를 통해 오해를 좁혀 나가시기 바랍니다. 20년 동안 어머님을 모셔온 오빠네의 노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동안 다른 형제들은 어떤 방법으로 어머님을 위해 드렸는지도 되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언니는 멀리 있어 자주 못 오지만 어떤 방법으로 역할 분담을 할 수 있을지 새로운 의견도 내보시고 직접적인 수발을 들진 못하지만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남동생의 기여도 인정해 주시고요. 가족간에 누군가가 조정자가 되어 주간 당번 분담표도 만들어 보고 당번이 바뀔 때 중요한 사항을 인수인계도 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죠. 문병 오는 사람 역시 미리 연락을 하고 올 수 있도록 양해를 구해 보십시오. 환자를 위해서 온다고는 하지만 통증이 심하거나 몸상태가 안 좋을 때는 문병 자체가 오히려 어머님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의사를 만나서 상의하고 가족들에게 그 결과를 알려주는 역할도 정해 두면 좋습니다. 걱정이 되는 마음이 앞서 의사나 간호사를 지나치게 닦달하다 보면 그런 일로 더 큰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할머니를 간병하느라 소홀한 집안일은 아이들과 남편에게도 조금씩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형제간에 경제적인 여유가 허락하신다면 간병인의 도움을 받는 것도 부담과 갈등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자식들이 있으면서 어머님을 어떻게 남의 손에 맡기느냐며 체면을 지나치게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어머님이 안 편찮으셨으면 보지도 못할 형제들을 만날 수 있고 어머니 침대맡에서 참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다시없는 기회로 생각하신다면 오늘의 고민과 갈등이 오히려 행복하고 건강한 가족을 만드는 데 필요한 디딤돌이 되리라 믿습니다. <한국가정경영연구소장> ●가족클리닉의 상담 의뢰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과거사 속죄의 뜻으로 노인 병 수발”

    한국에서 아픈 노인들의 병 수발을 들고 있는 70대 일본인이 있다. 서울 중랑구 서울시립북부노인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이와키 구니히사(岩木邦久·71). 그는 지난해부터 이 병원에 입원중인 노인들을 마치 친부모 모시듯 돌보고 있다.작년까지만 해도 그는 평범한 일본인 관광객 중 한 명이었다. 퇴직 후 우연히 한국을 찾은 그는 음식과 사람, 문화 등 한국의 매력에 빠져 한국에서 여생을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타국이지만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그는 봉사할 일을 찾아나섰다.“무슨 일을 할까 고민하다 탑골공원에서 본 노인들이 생각났어요. 저도 노인이라 서로의 처지를 잘 알잖아요.” 봉사를 결심한 배경엔 과거사에 대한 속죄의 의미도 작용했다.먼저 그는 고향 가나자와로 다시 돌아가 간병 전문학교에서 간병인 자격증을 획득하고 실무도 익혔다.7개월간의 준비를 마친 후 그는 올 9월 초 시립북부노인병원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일본에 있는 아내와 두 딸에게는 “몸이 건강할 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배변 돕기부터 옷 갈아입히기까지 쉬운 일은 없었다. 일본인에 대한 노인들의 거부감도 문제였다. 탐탁지 않게 여기는 노인들이 아예 도움을 거부하는가 하면 꼬집거나 욕하는 일도 있었다. 덕분에 제일 먼저 배운 한국어는 ‘바보’,‘시끄러워’였다고 회상한다.하지만 그의 진심이 전해지면서 입원 노인들도 차츰 태도를 바꿨다. 이와키는 “거부만 하던 노인들이 일제 때 배운 일본어로 말을 걸거나 덥석 손을 잡아줄 때는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미소지었다.연합뉴스
  •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5) 루 게릭병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5) 루 게릭병

    루게릭병.1930년대에 이 병을 앓았던 스포츠 스타 ‘Lou Gehrig’의 이름을 따 이렇게 부르지만 의학적 병명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이다. 임상적으로는 근육 위축에서 비롯되는 근력 약화를 특징으로 하는 퇴행성 신경계 병변이다. 좀 더 들여다 보자면, 대뇌와 척수의 운동신경원이 선택적으로 파괴되는 이른바 ‘운동신경원 질환’이다. # 진행억제 약조차 없어 아직 원인이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아직은 효율적으로 병증의 진행을 억제하는 약제조차도 나와있지 않다. 김광국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런 루게릭병을 두고 “정말 무서운 병”이라고 말한다.“이게 얼마나 치명적인 질환인가 하면 의료계에서는 ‘만약 증상이 좋아진다면 그것은 루게릭병이 아니라 다른 질환을 루게릭병으로 오진한 것이다.’라고 할 정도입니다.” 운동성이 제약을 받는 병증의 특성상 환자들이 눈에 잘 띄지 않을 뿐 유병률이 그렇게 낮은 것도 아니다.“나라간 유병률 차이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구 10만명당 0.4∼2명의 새로운 환자가 매년 발생하며, 전체적으로는 10만명당 3∼8명이나 됩니다. 특히 중년 이후 연령대가 이 병에 더 취약해 전체 환자의 60% 이상이 40∼50대이며,74세를 기준으로 인구 2000명당 1명꼴로 이 병을 갖고 있으니 간단치 않죠.” 이 병의 원인과 발병 기전은 아직 미궁이다. 김 교수의 설명을 듣자.“가설로 제시된 원인을 보면 가장 유력한 설이 글루타민산 과잉설입니다. 손발을 움직이는 전기신호는 뇌에서 신경을 통해 근육으로 전달되는데, 글루타민산은 이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그런 글루타민산의 양이 지나치게 많으면 역으로 신경조직인 뉴런을 파괴해 버린다는 것이죠. 글루타민산 과잉설 외에도 환경인자의 영향 때문이라는 환경설, 신경영양인자 결핍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유전설 등도 가설로 제시돼 있습니다만 아직 정설은 없습니다.” 원인이 규명되지 않으니 발병 기전도 정형이 없다. 전체 환자의 10% 정도는 유전성을 보이지만 대부분은 산발적인 발병 기전을 드러낸다.“이 부분에 대해서도 의견이 많습니다. 흥분성 독성물질설이라든가 자가면역설, 신경영양인자 결핍설 등이 있습니다만 아직 정형화된 기전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 운동·호흡 장애로 나타나 증상은 크게 근력약화에 따른 운동기능 장애와 호흡 장애로 나타난다. 호흡 장애도 따지고 보면 근력 약화와 연결된 증상이다. 운동신경 장애도 무섭지만 환자들이 보이는 구마비 증상도 심각하다.“구마비란 뇌간의 운동신경세포가 파괴되어 발음장애,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연하장애, 혀의 위축 등으로 나타나는데, 이 때문에 침을 못 삼키거나 사래 때문에 음식물이 기도로 유입돼 폐렴을 부르기도 하지요.” 운동장애는 크게 상지 장애와 하지 장애, 상·하지 장애로 구분한다. 상지 장애는 양 손을 못쓰는 것에서 시작돼 주변부로 확산되며, 하지 장애는 상지 장애 이후에 오는 장애로, 걷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이른다.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의 병력 청취와 신경학적 검사, 근조직검사, 혈액검사 등을 시도하는데, 일반적으로는 병력과 안구운동, 감각, 방광 및 항문기능 등 신경학적 이상을 확인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는 파악이 가능하다.“이런 검사를 통해 이상 소견이 나오면 확진 절차에 들어가게 되는데, 사실 확진을 위한 특이적인 검사는 없다고 보는 게 옳습니다. 우선은 ALS의 단서를 찾기 위해 근조직검사를 실시하고, 이어 비슷한 임상 양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의 문제인지를 규명하기 위한 검사를 시도하지요. 많지는 않지만 척수의 운동신경세포 손상으로도 근력 약화 등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치료 방법을 두고 얘기하는 동안 김 교수의 얼굴에는 안타까운 기색이 역력했다.“아직 근본적인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줄기세포가 각광을 받았던 얼마 전까지만 해도 희망적인 동물실험 결과가 없지 않았지만 이후 별다른 성과가 보고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위안이라면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가 조금씩 진전돼 해외 임상에서 ALS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입증된 ‘리루졸’이라는 약제가 나와 있는데 이 약제는 과잉 글루타민산을 억제하는 약리기전을 가진 것입니다.” # 수영·걷기 등 규칙적 운동을 약물 치료의 성과가 제한적인 가운데 환자가 보이는 증상에 따라 이를 완화시키는 대증요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환자들이 느끼는 가장 어려운 문제인 근력 약화에 대응해서는 보장구 등 보조기를 사용하도록 하거나 부목 등으로 근력의 약화를 보완하는 치료법을 채택하고 있다. 수영과 걷기 등 규칙적인 운동도 보조적으로 적용하는 치료법이다. 김 교수는 “ALS는 자체적으로 통증을 유발하지는 않으나 근력 약화로 관절에 압박이 가해질 경우 통증이 초래되기도 하는데, 이 때는 진통제를 처방해 치료하며, 역시 문제가 되는 영양상의 문제는 비타민 E·C 등으로 해결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거의 모든 환자들이 겪는 호흡장애. 이에 대해 김 교수는 “ALS가 진행되면 호흡장애가 초래될 때, 특히 폐렴이 나타날 경우에는 항생제를 투여하며, 산소 분압이 낮을 때는 인공으로 산소를 투여해 줘야 한다.”면서 “호흡 장애로 폐부전이 초래되면 의료진이 인공호흡 적용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정한 치료 약제가 없는 만큼 재활치료 의존도도 높은 편이다.“ALS는 진행성 질환으로 신체는 물론 심리, 직업상의 문제를 동반하기 때문에 이의 최소화를 위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재활치료가 필수적”이라면서 “일반재활과 호흡재활로 구분되는 재활치료를 통해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생명 연장까지 도모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이 질환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강화됐을 뿐 아니라 한국ALS협회에서 간병인 지원도 시작, 환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많이 해소됐다는 김 교수는 “그러나 아직은 정부 지원이 더 확대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으랏차차차 다시 서소서

    1960∼70년대 프로레슬링계를 풍미한 ‘박치기왕’ 김일(78)씨의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 하계동 을지병원은 25일 “오늘 새벽 김씨의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중환자실로 옮겨졌다.”면서 “생명도 위독한 상태”라고 밝혔다. 병원측은 또 “현재 김씨는 동공이 풀려 있고 심장박동도 불규칙해 중환자실에서 혈압을 올리는 등의 치료를 받고 있고, 의식도 없는 상태”라면서 “인공호흡기에 생명을 맡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주치의인 순환기내과의 송창섭 박사는 “향후 김씨의 병세가 워낙 불확실해 딱히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일본에서 머물다 1990년대 초 귀국한 김씨는 후배 양성과 프로레슬링 재건사업에 의욕을 보였지만 94년 1월 박치기 후유증과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을지병원에 입원,13년째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입원 뒤 간병인으로 만난 이인순(60)씨와 95년 재혼, 을지병원이 내준 고정 병실에서 신혼 같은 말년을 지내왔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최규하前대통령 별세

    최규하前대통령 별세

    1979년 ‘10·26사태’와 ‘12·12사태’ 등 격동의 현대사를 몸소 겪으며 제10대 대통령직에 올랐던 최규하 전 대통령이 22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88세. 최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쯤 서울 서교동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오전 7시37분쯤 영면했다. 서울대병원측은 최 전 대통령의 사인을 급성 심부전증으로 추정했다. 정부는 전직 대통령의 예우에 관한 법령에 따라 최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5일 국민장으로 거행할 방침이다.26일 영결식에는 노무현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7월 미수(米壽·88세)를 맞았던 최 전 대통령은 수년전부터 심장질환 등 노환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 왔다.2년전 홍기 여사가 별세한 뒤 병환이 더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 박상용 홍보대외협력팀장은 “최 전 대통령이 오전 6시40분쯤 응급실에 도착했으나 도착 20분 전부터 심장이 멎었다고 이송한 119 구급대원이 말했다.”면서 “병원 도착 뒤 52분 동안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7시37분쯤 운명했다.”고 전했다. 최흥순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따르면 최근 들어 건강이 나빠진 최 전 대통령을 간병인 2명이 교대로 돌보고 있었으며 이날 아침 갑자기 호흡이 곤란해진 것을 간병인이 발견, 경호실을 통해 119에 신고했다. 최 전 비서실장은 “최 전 대통령이 노환으로 근력이 떨어져 자리를 보전해 왔으나 어제까지만 해도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고 식사와 의사 소통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최 전 대통령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됐다. 유족은 장남 최윤홍씨 등 2남 1녀. 최 전 대통령의 약력은 다음과 같다.▲강원도 원주 ▲경성 제1고보 ▲일본 동경고등사범학교 ▲만주대 ▲서울대 사범대 교수 ▲외무부 통상국장 ▲외무부 차관 ▲외무부장관 ▲국무총리 서리 ▲대통령 권한대행 ▲10대 대통령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의장 ▲국정자문회의 의장 ▲민족사바로찾기국민회의 의장.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최 전 대통령의 장남 윤홍씨와 전화 통화를 갖고 애도의 뜻을 전했으며, 이병완 비서실장을 빈소로 보내 조의를 표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길섶에서] 효도/우득정 논설위원

    “효도란 부모님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것인 것 같아.”1년여 전부터 폐암에 걸린 아버지를 간병하고 있는 친구의 말이다. 그는 매일 저녁마다 병원을 찾아 아버지와 수많은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의사들이 아버지에게 좀더 친절하게 대해주고, 아버지가 친지들에게 이를 자랑삼는 것이 효도인 줄 알았단다. 하지만 요즘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자신에게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이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란다. 그리고 이야기 끝에 이어진 한 선배의 효도 사례. 선배는 주초면 고향집에 홀로 사시는 구순의 노모에게 전화를 한다.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는 갈치 조림이 먹고 싶어 이번 주말에 찾아가겠다고. 전화를 끊자마자 노모는 불편한 몸을 지팡이에 의지해 장터를 헤집고 다니며 아들 주말 밥상 준비에 들어간다. 남들은 홀로 사는 노친을 고생시킨다고 비난할지 모르지만 수북이 담긴 밥 한그릇을 후딱 비우는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표정은 그리 행복할 수가 없단다. 그래서 어떤 날에는 밥이 목구멍까지 꽉 찼음에도 한 그릇을 더 비운다나.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열린세상] ‘사회적 기업’의 육성이 시급하다/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대학원장

    최근 우리나라는 여러 사회변화의 영향으로 사회서비스 욕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사회서비스란 개인 또는 사회전체의 복지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사회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말한다. 보육, 아동·장애인·노인 보호, 간병 등과 같은 보건복지서비스와 방과후 활동과 같은 교육서비스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우리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 진행으로 치매·중풍 노인 등에 대한 간병 및 수발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함께 보육, 가사, 방과후 활동 등의 돌봄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사회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사회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서민층은 욕구는 있으나 구매력이 부족하고, 사회보장범위가 충분치 않아 불편을 겪고 있는 반면, 중상층의 경우는 구매력은 있으나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 구매가 곤란하여 만족감이 떨어지고 있다. 그 결과 치매·중풍 환자 발생에 따른 가정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으며, 심한 경우 형제간 갈등, 가정불화 및 가족해체까지 초래하고 있다. 이와 같이 만족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양질의 다양한 사회서비스 공급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 사회복지가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기초적 지원에만 치중하고, 일반 서민 및 중산층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보편적 서비스에는 소홀한 데서 기인한다. 앞으로 잠재수요가 큰 일반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지원체계가 강화되어야 한다. 구매력이 충분한 상위소득계층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되어야 한다. 사회서비스 확대는 고용확대를 가져올 수도 있다. 경제 성장의 둔화와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고용창출 능력이 저하되고 있는 시점에서 고용을 높일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사회서비스 분야가 전체 고용창출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5년간 늘어난 취업자 중에서 약50%가 사회서비스 분야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사회서비스 고용비중은 13.1% 정도로, 선진국의 20∼25% 수준과 비교해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선진국도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사회서비스 부문 고용비중이 증가하였다. 특히, 여성 일자리가 대폭적으로 확대되었는데,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형 사회로 발전하면서 사회서비스 고용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나라 사회적 일자리는 국가의 재정지원에만 의존하여 단기적 임시직으로 저임금 일자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민간과 공공의 자원이 결합된 제3섹터에서의 사회적 기업이 모색되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은 영리적인 기업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창출된 수익은 사회적 목적을 위해 환원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사회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양질의 고용을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 방식은 선진복지국가의 일반적 추세가 되고 있다. 특히, 일을 통한 복지(workfare)라는 차원에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국가의 전통과 이념에 따라 시장 지향적인 기업의 성격이 강한 방식이 있고, 정부 보조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방식이 있지만, 어느 경우든 국가의 복지재정이 절감되고 사회 서비스는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도 소규모 사회적 일자리 사업 중에서 전망이 있는 사업을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지원하여 기업으로 발전시키는 사회적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는 계류 중인 사회적기업지원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빠른 시일 내에 하위법령의 제정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사회적 투자자를 발굴하고 인센티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기업인 스스로도 경영역량을 강화하여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 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대학원장
  • [작가 이야기] 가을에는 - 이해인 수녀

    [작가 이야기] 가을에는 - 이해인 수녀

    ♡가을에는♡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버려 두었던 단어 몇 개를 내 가슴에 품고 마음 깊이 스며들도록 할 것입니다그것은 은혜. 감사. 사랑. 평화. 순결. 용기. 자유. 겸손. 지혜. 용서. 고독. 진실. 동행. 영원입니다.이번 가을에는 아직도 행하지 못한 몇 가지 일들을 할 것입니다.그것은 사랑하기. 욕심 버리기. 단순하기. 따뜻하기. 깊이 생각하기. 목소리 낮추기. 격려하기.칭찬하기. 오래 참기. 많은 나누기입니다.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잊고 지내던 내 이웃을 향해 조용히 다가갈 것입니다.그분들은 외로운 사람. 가난한 사람. 마음에 상처입은 사람. 슬픔 속에 있는 사람. 몸이 불편한 사람. 몸이 갇힌 사람입니다.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자연의 모습을 텅 빈 마음으로 바라볼 것입니다.그것은 붉은 단풍 위에 펼쳐지는 쪽빛 하늘. 황금 들판. 투명한 햇살 속에서 익어가는 열매들에 핀 들국화 입니다.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들리지 않았던 정겹고 아름다운 소리를 귀담아들어 볼 것입니다. 그 소리는 가을을 전하는 노랫소리. 풀벌레 소리. 가을비 소리. 농부의 타작 소리. 아이의 웃음소리. 가족의 기도 소리입니다.이번 가을에는 아직도 내 마음밭에서 자라고 있는 몇 그루 나무를 뽑아낼 것입니다.그 나무는 불평의 나무. 낙심의 나무. 의심의 나무. 이기심의 나무. 교만의 나무. 무관심의 나무. 게으름의 나무입니다. - 정용철님의 책 <마음이 쉬는 의자>에서-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름다운 가을이 깊어갑니다.언젠가 저장해 두었던 위의 글을 다시 읽으니 좋아서 나누고 싶습니다.10월에는 추석연휴가 끼어있으니 가족들과의 모임 외에도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을 다니는 분들도 많을 것 같네요. 우리도 가을이 되면 성지 순례를 하거나 코스모스와 억새풀이 출렁이는 곳으로 종종 가을 소풍을 가기도 합니다.수녀는 늘 사랑 속에 자신을 다스리는 수행자, 남을 가르치는 선교사이며 교육자, 알뜰한 살림꾼이며 요리사, 사소한 것으로도 멋을 내는 생활 속의 예술인,모든이에게 마음이 열려있는 기도자, 아픈이의 위로자... 참으로 모든이의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종합선물셋트’가 되어야 하니 때로는 삶이 고달프지 않겠어요? 각 개인이 다 할 수 없는 것을 공동체는 서로 서로 보완하게 해 주어 좋습니다. 공동체의 고마움을 새롭게 절감하는 요즘이에요. 저도 언제 기회가 오면 호스피스 교육을 받고 싶어요자주는 아니지만 간병하며 제 나름대로 터득한 몇가지 사항을 혹시 다른분들에도 참고가 될까하여 생각나는대로 적어둡니다. 입으로 외우는 염경기도도 중요하지만 환자를 성심으로 돌보는 행위 역시아주 중요한 기도의 예식임을 새롭게 절감하면서 말입니다.♥ 얼굴 표정은 늘 밝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환자의 기분도 밝아집니다♥ 말씨는 평소보다 좀 더 상냥하고 공손하게 해야합니다:그래야 환자가 마음놓고 필요한 심부름을 시킵니다♥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오로지 병상의 그분에게만 마음과 시선을 집중합니다:그래야 환자가 돌봄의 주인공이 자신임을 받아들이며 쓸쓸해 하지 않습니다 ♥ 때로 환자가 지나친 요구를 하거나 감당하기 힘든 고집을 부릴 때는 충분히 들어준 다음 ‘알아본다’고 하며 간호사에게 가서 지혜를 구하고 마음이 다치거나 자존심 상하지 않게 평화적으로 설득합니다:그래야 환자가 믿고 의지합니다♥ 대화를 할 수 있을 적엔 상대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고 격려하며 용기를 북돋워줍니다:그러면 기분이 좋아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일대기를 신나게 들려주기도 하지요♥ 앞의 소임자에게 인계받은 사항 외에도 무엇을 더 잘 할 수 있을까 살펴보고 연구하여 메모를 했다가동의 하에 실행합니다:그러면 간혹 동화나 시도 읽어주며 공감대가 형성 됨을 느낄 수 있고 환자의 팔을 주무를 적엔 손톱이 닿아 안 아프게 해야겠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환자의 입장을 배려하는 지향으로 자신의 피곤함과 어려움은(나중에 쉬면 되니까)들키지 않게 관리합니다:그래서 화장실 봉사할 적엔 냄새도 안 나는 것처럼 더 명랑하게 말하고 보호자의 밥은 더 맛있게 먹겠다고 작정하면 정말 그렇게 되더라구요.이 밖에도 많지만 오늘은 이쯤 할게요. 사랑이란 달콤한 낭만이 아니라 때론 자신과의 외로운 투쟁임을 배우고 당연한 것도 기적처럼 느껴지며 매사에 감사하는 법을 배우는 곳 또한 병원인 것 같습니다.제가 최근의 어느날 일기에는 이렇게 적혀있던데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 옮겨 적습니다.”사람들은 왜 그리 극단적인 말을 할까. 왜 좀 더 순하게 말을 하지 못하고 흥분된 기분을 절제 못하고 막말을 내뱉는 것일까.화가 나면 그리해야하는 것일까-->(화가 난다는 이유로 그리해도 되는 것일까)나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더라도 속상하고 그러 인해 엷은 상처를 받을 때가 많다모처럼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면 그 사람에 대한 안부를 묻고 상대의 주변상황에 대한 이야길 하는게 옳지, 항간에 떠돌아다니는 소문,험담 그리고 자신의 질병 고통, 자랑부터 시작하는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이들을 대하면 금방 슬픈 마음이 된다. 나도 종종 이런 실수를 하지만 더욱 깨어있어--주위를 밝고 따뜻하게 하는 대화자가 되고 싶다. 요즘 저의 곁에 있는 책들은,<파인애플 스토리>(김두화 역/나침반), <알이 닭을 낳는다>(최재천/도요새), <마더 데레사의 단숨한 길>(마더 데레사.백영미 역/사이), <새벽을 흔들어깨우리라>(마리아 루이스 스카퍼란다.강우식 역/바오로 딸), <길에서 만난행복>(루이스 알렉산드레 솔라누 로씨.김항섭 역/바오로 딸), <길리아드:에임스 목사의 마지막 편지>(마릴린 로빈스.공경희 역/지식의 날개), <안데르센 동화 123가지>(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한국어린이문화연구소 엮음),<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공지영/황금 나침반), <루쉰의 편지>(리우푸친 엮음.임지영 역/이룸), <소걸음으로천리를 가다>(정수일/칭비), <낙천주의 예술가>(다니엘 리베스킨트.하연희 역/마음산책), <해에게선 깨진 종소리가 난다>(노향림/창비) 등입니다.올 해 안으로 해인의 신간 두 권이 출판사는 다르지만 쌍둥이 자매처럼 나오게 되었답니다.1986년 <두레박>이후 20년만에 분도출판사에서 하나, 2004년 봄 이후 마음산책에서 하나 나오는데 아직 제목은 확실히 정해 지지 않고 논의 중입니다.하나는 그간 지면에 발표되었던 글들이, 하나는 수년간의 해인방 소식에서 가려뽑은 글들을 토대로 한 것들이 묶여지는데...나오면 읽어주셔요!’한 개의 두루마리 만드는데 나무 세 그루가 필요하다고 합니다’오늘 우리집 화장실에 들어가니 이런 글귀가 적혀 있네요.아껴쓰란 말일테지요. 사실 우리는 물 전기 종이를 낭비하는 경향이 많아요. 어쩌다 여행길 휴게소 화장실에 들어가 사람들이 물을 쓰거나 공동으로 비치된 화장지를 말아서 가져가는 걸 보면 제가 며칠 간 쓸 것을 한꺼번에 가져가곤 합니다. 모든 걸 아직 흔하게 사용할 수 있을 적에 좀 더 절약하는 우리가 되도록 해요. 저렇게 맑고 푸른 가을하늘을 보고도 여러분의 가슴이 뛰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는 겁니다. 아셨지요?이 가을 부디 성실하게 노력해서 더욱 행복한 나날 이루시길 비오며, 부산 광안리에서....해인 수녀
  • 환급형 제3보험 ‘솔깃’

    환급형 제3보험 ‘솔깃’

    이달 중순부터 은행 창구에서도 환급형 제3보험에 들 수 있게 된다. 환급형 제3보험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영역 구분이 없는 상해·질병·간병보험으로 계약자가 낸 보험료 전부 또는 일부를 만기 때 돌려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종전에는 만기 환급금이 없는 순수보장형 상품이어서 인기를 끌지 못했다. ●보험업계 황금시장 선점 경쟁 환급형 제3보험의 연간 시장 규모는 생명보험 7조 9000억원, 손해보험 4조 8000억원 등 12조 7000억원으로 전체 보험시장의 14%를 점유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분석 결과 이 상품의 허용으로 금융회사 보험대리점이 취급할 수 있는 보험상품 시장 규모 증가율이 생명보험은 51.5%, 손해보험은 36.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가운데 신한생명은 오는 23일부터 신한은행 등 제휴은행에서 건강과 상해를 동시에 보장하는 ‘무배당 VIP 프리스타일보험’ 판매에 들어간다. 이 상품은 암은 물론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등 성인질환과 교통재해를 집중 보장한다. 교통재해로 사망시 1억원이 지급되고 상해시에는 최고 5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암을 비롯해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을 진단받을 경우 2000만원의 진단급여금과 함께 수술, 입원비를 지급받는다. 동부생명도 이달 중순부터 하나은행에서 ‘실버라이프 건강보험’과 ‘타임 케어 건강보험’을 판매할 계획이다. 동양생명과 흥국생명, 교보생명, 금호생명, 대한생명도 환급형 제3보험의 판매를 준비중이다. 손해보험사 가운데 동부화재는 16일부터 우리은행에서 성인과 자녀의 질병과 의료비를 보장하는 ‘프로미라이프 가족건강보험 0610’을 판매할 예정이다.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 통원치료시 본인 부담분 의료비를 보장하며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 MRI,CT 등 비급여의료비도 보장한다. 그린화재는 오는 23일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에서 ‘그린 가족사랑 보장보험’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동아화재는 질병이나 상해를 80세까지 보장하면서 60세에 환급금을 받을 수 있는 ‘카네이션 참사랑보장보험’의 판매를 준비 중이다.LIG손해보험과 현대해상도 10월 중 환급형 제3보험의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과장 광고나 부실한 설명 주의해야 환급형 건강보험은 상품마다 보장하는 범위가 조금씩 다르고 저축성보험보다 보장 내용이 복잡해 꼼꼼히 따진 다음 가입해야 한다. 질병과 재해사고를 보장하는 각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해 보험료는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큰 질병과 재해뿐 아니라 자주 발생할 수 있는 질병과 재해사고도 보장되는지 여부를 충분히 물어봐야 한다. 저축성보험에 비해 만기환급형 건강보험의 판매수수료가 많기 때문에 은행들이 불필요한 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할 우려가 있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은행, 증권사 등 창구판매자의 충분한 설명을 듣지 않고 가입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질병에 대한 위험이 커지므로 보장기간을 70세 내지 80세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가입상품의 설계 내역과 약관, 증권을 꼼꼼히 읽고 보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당초 이달 1일부터 은행에서 환급형 제3보험을 팔려고 했지만 금감원이 복잡한 상품 내용의 단순화와 충분한 상품 설명 등 소비자 보호 방안의 마련을 주문함에 따라 판매 시기가 다소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美유학 최유강씨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학생회장 됐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어려운 가정형편을 극복하고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인 케네디 스쿨에 진학한 한국 유학생이 학생회장으로 선출됐다. 주인공은 한동대 학생회장 출신의 최유강(31·공공정책 석사과정)씨. 그는 1차 투표에서 다른 미국 학생 4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5일(현지시간) 열린 1·2위 결선 투표에서 백인 후보를 426대288의 큰 표 차로 눌렀다. 케네디 스쿨에는 900여명이 재학 중이며 이번 선거는 근래 들어 가장 높은 77.6%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그의 어머니 고양님(60)씨는 치매 노인들을 간병하며 생계를 꾸리고 있다.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에서 최씨는 대학 진학 후 7년여 동안 가정교사로 일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다. 최씨가 불과 1개월간의 짧은 선거운동에도 불구,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구체적인 신념과 비전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인종적·문화적 다양화, 전 세계 고용주들의 방문 고용 기회 확대, 일반 학생들과 전문가들 간의 대화 프로그램 개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경영 전문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 필적할 행정 전문지 ‘하버드 가번먼트 리뷰’ 발간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난 2001년 구속됐던 김영길 한동대 총장과 오성연 부총장의 석방을 위해 동료학생 1000여명을 이끌고 구명 시위에 앞장섰던 그의 리더십도 승리의 요인이 됐다. 최씨의 당선을 위해 동료 유학생인 프레드 수메이 전 탄자니아 총리와 크린삭 태국 국회의원도 열심히 뛰었다는 후문이다. 한동대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그는 국제법 변호사를 꿈꾸고 있다. 그는 대학 시절 외국인 변호사들과의 인터뷰 훈련, 영어 수업 등 국제화된 한동대 환경이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dawn@seoul.co.kr
  • [길섶에서] 실미도/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영종도에서 서남쪽으로 1㎞가량 떨어진 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에는 애절한 청춘남녀의 사랑을 다룬 드라마 ‘천국의 계단’ 세트장이 있다. 이곳에서 바다 쪽으로 눈을 돌리면 또 다른 의미에서 애절한 사연을 지닌 실미도가 코앞에 보인다. 무인도인 이 섬은 하루에 두번 바다가 길을 열어주어야만 걸어서 갈 수 있다. 누군가가 이곳에 돌 징검다리를 놓아 사람들이 수월하게 건널 수 있도록 했다. 영화 ‘실미도’가 뜬 뒤 작고 볼품없는 이 섬을 찾는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많은 얘기가 시나리오처럼 오갔다. 죽은 특수대원들은 죄수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이었다라는 등등. 영화 내용을 둘러싼 진위 공방은 30여년이 지난 세월만큼이나 덧없는 듯하다. 단지 분명한 것은 특수대원, 기간병 모두 음산한 국가권력의 희생자였다는 점이다. 최근 실미도를 찾는 사람들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한다. 이게 정상이다. 영화 한편 찍었다고 해서 관광지로 발전되어서는 안 된다. 실미도는 ‘슬픈’ 섬이다. 지난날과 같이 파도와 갈매기를 벗하는 것이 실미도답다. 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kimhj@seoul.co.kr
  • [씨줄날줄] 품위있는 죽음/황진선 논설위원

    웰다잉(well-dying), 즉 품위 있는 죽음은 이제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다. 웰빙은 자신의 경제력에 따라 다른 사람을 흉내내 해결할 수 있지만, 웰다잉은 다르다. 죽음은 대부분 거부감과 두려움에 떨며 고스란히 개인적으로 겪어내야 하는 고통이다. 우리처럼 급속하게 고령화로 치닫는 사회에선 갈수록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2005년 6월 창립된 ‘죽음학회’ 회원들은 잘사는 것 못지않게 어떻게 하면 잘 죽을 수 있는지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들은 ‘좋은 죽음’이란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과 맺혔던 것을 다 풀어서 여하한 감정도 남기지 않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호스피스는 환자에게 평안한 임종을 맞도록 위안을 베풀지만, 연명의술(延命醫術)을 권하지는 않는다. 죽음은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점을 인식시키면서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완화되도록 도움을 준다. 안락사를 둘러싼 논쟁은 지구촌 곳곳에서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 초 미국의 ‘테리 시아보 사건’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15년째 급식 튜브로 연명하는 식물인간 아내 테리(사망 당시 41세)의 튜브를 제거해 달라는 남편의 소송에 미 연방대법원은 친정 부모와 미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손을 들어주었다. 네덜란드는 2003년 환자가 자발적으로 분명하게 요구해야 한다는 등의 요건을 갖추는 조건으로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해 유럽연합(EU)으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조화로운 삶’의 저자인 미국의 자연주의자 스코트 니어링의 죽음은 인구에 회자된다. 그는 1983년 99세의 나이로 죽기 얼마전 이런 유서를 작성했다.“죽을 병이 오면…나는 어떤 의사도 곁에 없기를 바란다…죽음이 다가오면 나는 음식을 끊고 마시는 것도 끊기를 바란다…사람들은 마음과 행동에 조용함, 위엄, 이해, 기쁨과 평화로움을 갖춰 죽음의 경험을 나누기 바란다.” 지난 8월2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70대 여인 변사 사건은 15년동안 뇌졸중으로 투병하던 아내를 간병하며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던 74세 남편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도 스코트 니어링처럼 자신의 의지로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을 수는 없는 것일까.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36.5℃의 사랑, 400㎖의 기적

    36.5℃의 사랑, 400㎖의 기적

    ”생명의 나눔, 헌혈” 간호사 김혜란 씨(22세)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교통사고, 화상 등의 사고로 출혈이 심한 환자가 수시로 발생하는 중환자실. 수술을 해야 하는데 피가 모자라면 속수무책으로 기다려야 한다. “헌혈은 보험이에요. 언제, 어디서 저에게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잖아요. 제가 헌혈한 피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고 있다고 믿어요. 또 저도 언젠가 도움을 받을 수 있고요.” 이것이 그가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는 이유다. 일단 해보는 게 중요하죠… 헌혈 “가족이 수혈을 받는다 생각하시고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환자의 입장에서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혈액을 받는 거니까요. 최근에 병을 앓았거나 해외여행을 한 적이 있으세요?” 회기 헌혈의 집에서 근무하는 정미옥 씨(39세)는 건강한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문진問診을 한다. 오전 내내 한적하던 ‘회기 헌혈의 집’엔 오후가 되어서야 헌혈자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헌혈등록카드를 작성하고 문진을 마친 헌혈자들 사이에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있다. 선글라스와 콧수염, 범상치 않은 용모의 이정완 씨(29세). 록밴드 ‘링크’에서 베이스를 치는 뮤지션이란다. 스튜디오에서 연습을 하다가 달력을 보고 헌혈할 때가 지난 것 같아 이곳을 찾았다. “예전엔 이유 없이 나 자신을 나쁜 놈이라고 생각했어요. 조금이나마 다른 사람에게 보탬이 되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헌혈을 시작한 거죠. 지금은 습관이 돼서 안 하면 오히려 답답해요.” 대학생 이현웅 씨(25세)는 오늘이 50번째 헌혈을 하는 날이다. 만 16세 생일이 지나자마자 헌혈의 집을 찾았다가 현재까지 등록헌혈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헌혈은 일석삼조의 일이다. 채혈을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며, 여가를 활용한다. 요즘엔 헌혈의 집의 시설이 개선되어 헌혈을 하면서 만화책도 보고 음료수를 마시며 쾌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처음에 왔을 땐 주사 바늘도 두꺼워 보이고, 이거 뭐 호스를 꼽나, 하는 생각에 덜컥 겁도 났어요. 근데 지금은 아주 편해서 놀러 오듯 헌혈하러 와요. 이래서 헌혈은 일단 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믿고 맡겨주시면 좋겠어요… 검사, 제제, 공급 회기 헌혈의 집에서 채혈된 피는 혈액 박스에 보관되어 8시간 안에 동부혈액원으로 옮겨진다. 오후 무렵 동부혈액원 검사실은 혈액 샘플 검사가 한창이다. 혈액형 검사, 매독, 에이즈, B형 간염 등 다양한 검사가 이뤄지는데, 혈액의 수명을 고려할 때 늦어도 다음날엔 결과가 나와야 한다. 몇 해 전 수혈사고가 터진 후로는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에, 검사실의 최경진 씨(37세)는 마음고생이 많았다. “잘못한 경우에 처벌을 받기는 하지만 모든 혈액이 그런 것은 아니에요. 잠복기 혈액 검사를 보완하기 위해 핵산증폭검사NAT를 새로 도입했는데, 현행 제도에서는 가장 선진화된 방법이죠. 저희도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 믿고 맡겨주시면 좋겠어요.” 혈액 검사와 동시에 오후 4시 반부터 수혈을 위한 적혈구, 백혈병 치료를 위한 혈소판, 혈우병 환자를 위한 신선동결혈장 등으로 혈액을 분리하는 제제製劑 작업이 시작된다. 원심분리기를 통해 분리된 혈액은 공급실 냉장고에서 보관되었다가 다음날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판명되면 병원으로 나간다. 신청한 순서대로 공급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외도 있다. 공급실의 송창면 씨(35세)는 먼저 신청한 병원에 양해를 구해 위급한 환자가 발생한 병원에 먼저 보내기도 했다. “혈액이 부족할 땐 참 곤란해요. 한번은 환자의 보호자가 여기까지 찾아와 울며불며 부탁을 하시는 바람에 여기저기서 혈액을 구해드려야 했어요. 그때 내가 하는 일이 사람의 생명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죠.” 이것이 생명의 온기구나… 수혈 “큰 교통사고가 나서 응급 수술을 할 경우엔 많게는 20~30개(1개 400㎖) 혈액을 써요. 그땐 보호자들이 헌혈자를 찾느라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하죠.”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의 한 관계자는 혈액원으로부터 필요한 혈액의 70% 정도만 제공받는 수준이라 항상 혈액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특히 혈액암 환자의 경우 조혈모세포이식을 하더라도 수술 후 2~3일에 한 번씩 혈소판을 맞아야 하는데 환자와 보호자에게는 엄청난 부담이다. 힘겨운 투병 과정, 엄청난 치료비와 더불어 혈소판을 구하는 일은 그들이 겪는 공통적인 어려움이다. 김지숙 씨(39세, 가명)는 얼마 전 골수이식을 받은 초등학생 아들의 병실을 지키고 있다. 아이의 생명줄인 혈액을 구하는 고생은 여전하다. “친구들도 두 번은 못 부르겠더라고. 한번은 아픈 아이가 자기 입으로 혈소판 구해달라고 얘기하는데 어찌나 안타깝던지….” 2개월 전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은 딸을 둔 이미숙 씨(43세)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소용없어요. 피는 공장에서 만들 수 있는 공산품이 아니잖아요. 사람이 움직여 나눌 수밖에 없어요.” 그들은 보호자 대기실에서 시름으로 누워 있다가도 낯선 사람이 찾아오거나 혈소판 얘기만 나오면 벌떡 일어나 애간장을 태운다. 이런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초조한 마음을 이성원 씨(37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골수이식 수술을 받아 이제는 거의 완치된 상태지만 투병 기간의 고통을 떠올리며 백혈병 환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골수를 받아 새 생명을 얻은 그는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이 누구보다 진해졌다. “다른 사람의 피가 몸속으로 들어올 때의 기분은 뭐라고 표현할까요…. 몸이 화해져요. 생명이 들어오고 있구나, 느낄 때면 몸이 찌릿찌릿 놀라 움직이죠. 이것이 생명의 온기구나. 내가 다시 살아나고 있구나!” 우리나라 헌혈자 수는 최근 3년간 2003년 253만 명에서 2005년 227만 명으로 약 10.3%가 줄어들었다. 2005년 기준으로 19만 명의 등록헌혈자들이 활동하고 있으나 3만 1천여 명만이 4회 이상 헌혈에 참여했다. 2006년 8월 6일 하루, 전국 2,332명이 헌혈에 참여했다. 적혈구 농축액의 적정 재고량은 약 3만 3천여 개인데, 현재 1만 4천여 개의 재고량을 유지하고 있다. 적십자에서는 전국 16개의 혈액원과 99곳의 헌혈의 집, 107대의 헌혈 차량을 운영하며 헌혈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혈액관리본부 02-3705-3705 서울 중구 남산동 3가 32 | 서울 중앙혈액원 02-6711-0114 서울 강서구 염창동 280-17 | 남부혈액원 02-570-0600 서울 강남구 포이동 267 | 동부혈액원 02-952-0322~8 서울 노원구 상계6동 764 | 서부혈액원 02-2600-5400 서울 양천구 신월2동 472-1 | 부산혈액원 051-810-9000 부산 부산진구 전포3동 362-5 | 대구 경북혈액원 053-605-5610~18 대구 중구 달성동 147-2 | 인천혈액원 032-815-0631~4 인천 연수구 연수3동 581 | 울산혈액원 052-245-2982~4 울산 중구 성안동 872-5 | 경기혈액원 031-220-8500~7 경기 수원시 권선구 권선1동 1015-6 | 강원혈액원 033-269-1000 강원 춘천시 퇴계동 862-3 | 충북혈액원 043-253-2654~5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화동 15 | 대전 충남혈액원 042-623-2166~8 대전 대덕구 송촌동 294-6 | 전북혈액원 063-270-5800 전북 전주시 완산구 태평동 209-18 | 광주 전남혈액원 062-600-0600 광주 남구 송하동 127-4 | 경남혈액원 055-262-5161~4 경남 창원시 용호동 4-4 | 제주혈액원 064-758-3504~5 제주도 제주시 용담1동 266-1 수혈에 관한 오해와 진실 1. 혈소판, 혈장만 뽑아서 채혈할 수 있다? Yes. ‘헌혈’하면 일반적으로 일정량의 피를 뽑아내는 ‘전혈全血’만 생각하기 쉬운데 그 외에도 ‘성분채혈’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혈장 또는 혈소판 성분을 채혈하는 헌혈을 말한다. 회복이 늦은 적혈구를 되돌려받으므로, 남성에 비해 철분 보유량이 적은 여성도 부담이 없다. 전혈보다 회복이 빨라 2주에 1번 정도 참여할 수 있다. 2. 혈액도 수입한다? Yes. 수혈용 혈액은 국내에서 헌혈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 수입하는 혈액은 의약품 제조용으로 쓰이는 ‘분획分劃용 혈장’이다. 이는 미국, 중국, 스페인 등지에서 수입하며, 화상이나 환자 회복에 사용되는 알부민, B형 감염, 혈우병 치료 등의 의약품 원료로 쓰인다. 3. 헌혈증으로 수혈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다? Yes. 병원에서 수혈받은 환자가 진료비를 계산할 때 헌혈증을 제출하면 일정한 한도 내에서 진료비를 공제받을 수 있다. 전혈 400㎖를 수혈받아 51,891원(수혈 수수료:주사료 외 3개 검사료 포함)을 내야 할 경우, 헌혈증 1매에 대한 보상 한도는 건강보험 적용을 제외한 본인 부담금 20%이므로 10,378원이 된다. 4. 수혈 1순위는 사고로 인한 대량 출혈이다? No. 헌혈 혈액제제 사용량 상위 10개의 질병을 알아보면, ‘급성 백혈병’이 42%로 전체 사용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이어 림프 및 비非급성 백혈병 15%, 각종 암 13.5%, 간 질환 9.5%, 외과 수술 7.5%, 적혈구 질환 6.9%, 기타 질병 3.6%, 위장관 출혈 2% 순이다. 내가 헌혈 부적격자라고? 누구나 한 번쯤 헌혈을 하러 갔다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이유로 허탕치고 돌아온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쉬움이 채 가시기 전에 드는 당황스러움. ‘내가 헌혈 부적격이라니. 이렇게 건강한데?’ 헌혈을 할 수 없는 몇 가지 사례를 뽑아보았다. 1. 한약을 복용 중인데 이것도 헌혈할 때는 제약사항입니다. 치료를 목적으로 복용한다면 치료 중인 질환이 완치되어야 헌혈이 가능하고요, 단순히 보약 목적이라면 복용 중단 후 1주일 정도 지나 헌혈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윤주 _ 대전 유성구 신성동 2. 치과 치료 중에는 헌혈을 못 한대요. 발치, 스케일링, 치주염, 신경치료 등 구강 내 출혈이 있는 경우 병원균이 피를 타고 들어가 몸의 다른 부위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군요. 진료 후 3일 이상 지나거나 완치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정인숙 _ 서울 관악구 봉천동 3. 대학생이 되고 기분이 좋아 귀를 뚫었거든요. 착한 일까지 하고 싶어 태어나 처음으로 헌혈의 집을 찾았는데 한 달간 헌혈 보류래요. 혈액으로 인한 감염 예방을 위해서라는데. 얼른 상처가 아물었으면 좋겠어요. 장원미 _ 경기 여주시 여주읍 4. 올 1월에 한 달간 인도로 배낭여행을 다녀왔거든요. 전혈 헌혈은 1년 후에야 할 수 있대요. 인도가 말라리아 감염 지역이라는 우려 때문이죠. 만약 감염 예상지에서 한 달 이상 숙박했다면 귀국 후 3년이 지나야 헌혈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세요. 이종환 _ 서울 강북구 수유동 믿음의 헌혈, 편리한 수혈 1. 안전성 확보 - 믿음을 줘야 헌혈하러 가지! 우리나라의 헌혈과 수혈 체계는 질적인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여전히 미흡한 편이다. 일부 부적격 혈액의 출고로 인한 감염사고 반복으로 혈액사업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다. 수혈 사고로 인해 헌혈 참여자까지 줄어들어 자발적인 개인 헌혈보다는 군인, 학생 등의 단체 헌혈이 많은 후진적인 채혈 관행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5년엔 헌혈자 227만 명 중 절반이 넘는 120만 명이 단체 헌혈자였는데, 단체 헌혈의 경우 문진이 형식화되어 감염 위험자의 사전배제가 어렵다. 현재 적십자에서는 등록 헌혈제를 권장하고 헌혈의 집 시설을 개선하며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잠복기 혈액의 유입을 사전 방지하는 철저하고 체계적인 문진이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질병관리본부와 적십자사가 함께 혈액유보군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정착되어야 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다. 2. 혈소판 논쟁 - 환자가 직접 피를 구하라고요? 지난 7월 26일, 국회에서는 ‘혈소판 성분제제 공급부족 해소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백혈병 환자의 치료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혈소판 수혈을 위해 환자 및 보호자가 직접 헌혈자를 구하는 어려움이 반복되고 있기 대문이다. 혈소판이 부족한 것은 근본적으로 헌혈자가 부족하다는 문제 외에도 적십자사와 병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적십자사는 혈액수가가 낮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혈소판 공급을 꺼리고 있다. 병원도 적십자사의 공급이 부족하고, 보존기간이 짧아 미리 확보해놓기 어렵다며 환자에게 직접 혈소판을 구해오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백혈병환우회 안기종 사무국장은 “피값을 내는 환자와 보호자가 직접 피까지 구해야 하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일이다”라며 환자와 보호자가 투병과 간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십자사와 병원이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월간<샘터>2006.09
  • 사회서비스 일자리 80만개 창출

    노인, 장애인, 여성, 저소득층 아동 등에게 간병과 보육, 방과후 활동 등을 지원하는 사회서비스 일자리 80만개가 만들어진다. 정부는 2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보고회’를 열고 사회서비스 확충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내년에 1조 1600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공부문에서 10만명, 민간부문 10만명 등 20만명의 사회서비스 인력을 창출하고 2010년까지는 모두 80만명의 인력을 활용할 예정이다. 보육과 간병, 방과후 활동, 문화예술·환경분야의 사회서비스 인력공급은 ▲아이돌보기 도우미, 보육교사 ▲가사간병 및 중증 장애인 활동 도우미 ▲방과후 학교강사,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 강사 ▲도서관 야간근무 요원 등을 구상하고 있다. 방과후 활동 분야는 19만 8000명, 보육 14만명, 간병 13만 4000명, 문화예술·환경 분야는 6만 1000명의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략에 따라 내년부터 초등학생들이 학교 화장실 청소에서 해방될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에 476억원을 들여 전국 5733개 모든 초등학교와 143개 특수학교에 용역인력 1명의 청소용역비를 지원한다.2008년부터 중·고교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공립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궁·능원 등의 개관시간이 내년부터 밤 12시까지 연장된다. 또 연간 7만여명에 이르는 예술대학 졸업자의 취업 불안정 문제를 돕고, 월평균 창작수입이 100만원 미만인 예술인 등을 지원하기 위해 문화·예술·체육분야 전문직종 5055명에게 일할 기회를 주는 등 내년에 6467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동구 김종면 기자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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