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간경화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고구마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공급망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주민등록증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예술가들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32
  • 독감, 알면 이긴다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병원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이 의심되는 환자가 기준인 7.5명을 크게 넘어서 9.63명에 이른 탓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는 발표 시점에서 A형인 H1N1형 67주와 H3N2형 5주 등 모두 172주의 바이러스가 분리됐다. 독감의 원인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보통 A·B·C형으로 나누는데, 흔히 A형은 대유행을, 지역적인 유행은 B형이 일으키며 C형은 드문 편이다. 독감, 과연 어떤 질병인가. ●증상 독감 증상은 환자와 접촉한 뒤 1∼4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나타난다.38∼40도의 고열과 함께 등, 팔다리 관절이 쑤시듯 아프고 얼굴이 달아오르며, 코와 눈의 결막이 충혈되기도 한다. 또 가래 없는 마른 기침이 심하게 나타난다. 얼핏 감기와 비슷하지만 증상이 훨씬 심하다. 고열과 다른 전신증상은 보통 3∼5일이 지나면 수그러들지만 전신증상이 사라져도 기침과 콧물이 나고 목이 쉬는 등 호흡기 증상은 2주 가량 지속된다. 소아의 경우 구토, 복통 등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독감과 감기, 어떻게 다른가 감기는 콧물, 기침 등이 서서히 진행되나 독감은 고열과 기침, 몸살, 심한 근육통이 빠르게 진행돼 2∼3일 계속된다. 또 온몸을 얻어맞은 듯 심한 근육통(관절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독감은 감기보다 증상이 심하고 전염력이 매우 강해 심장 및 폐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가졌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의 경우 합병증으로 발전하기 쉽다. 흔한 합병증은 급성 기관지염·부비동염, 기관지 과민반응, 심근염, 라이증후군 등이며,2차적 세균감염에 의한 폐렴도 경계해야 한다. ●감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 따라서 가정이나, 학교 등에서 빨리 전파된다. 유행 때는 인구의 10∼20%, 대유행 때는 40%까지 감염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항원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인체 면역체계가 별 저항력을 발휘하지 못해 예전에 인플루엔자를 앓았어도 다시 앓게 된다. 항원의 변이는 크게 소(小)변이와 대(大)변이가 있는데, 소변이는 매년, 대변이는 오랜 기간이 경과한 뒤 발생한다. 이 때문에 40년 주기설 등이 제시되기도 한다. 대부분 12월에서 다음해 3월 사이에 발생한다. ●치료와 예방 안정과 휴식을 취하고 진통·해열제를 복용하며, 탈수를 막기 위해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항바이러스제인 아만타딘, 리만타딘, 타미플루, 리렌자 등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지만 대부분의 인플루엔자는 자연 치유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노약자에게만 사용한다. 약효를 보기 위해서는 첫 증상 발생 후 48시간 이내에 투약해야 한다. 백신을 접종하면 인플루엔자의 70∼90%는 예방할 수 있다.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대상은 크게 2개 그룹. 우선 50세 이상의 노인, 심장질환·만성 폐질환·만성 신장질환·당뇨·간경화·악성 및 혈액종양 환자와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 환자와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소아 등이다. 이들은 합병증 가능성이 커 인플루엔자뿐 아니라 폐렴구균 예방접종도 함께 하는 것이 좋다. 다음은 이들에게 인플루엔자를 전파할 수 있는 사람, 즉 가족이나 환자와 접촉하는 의료인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이들이 인플루엔자 접종을 많이 하는데, 이 접종이 감기에는 효과가 없을 뿐더러 어린이는 합병증 없이 자연치유가 잘 되므로 예방접종이 별 득이 없다. 성인도 건강하다면 예방접종을 꼭 할 필요가 없다. 예방 백신은 주사 1∼2주 후에 효과가 나타나므로 늦었지만 걱정된다면 지금이라도 접종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접종은 성인의 경우 0.5㎖를 근육주사로 맞는다.8세 이하 어린이는 첫 해에는 한 달 이상의 간격을 두고 2회 접종을 하며 이후에는 매년 1회씩 접종한다. 부작용은 거의 없으나, 백신이 부화란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달걀 알레르기가 있다면 접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인플루엔자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미리 독감백신을 맞는다. 특히 호흡기 질환자와 가족, 병원 근무자 등은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외출 후에는 손발을 깨끗이 씻는다.▲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한다.▲찬바람을 많이 쐬지 않는다.▲충분한 휴식과 과일 등을 충분히 섭취한다.▲수분 섭취를 늘리고, 적정 실내 습도를 유지한다. 가습기는 자주 소독해 사용한다.▲흡연, 간접흡연을 피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 화재참사 모녀 10명에 새 생명

    화재로 참사를 입었던 일가족이 장기기증으로 10명의 새 생명을 구하기로 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3일 오전 서울 성동구 마장동 4층짜리 주상복합 연립주택건물에서 발생한 불로 숨진 건물관리인 박원상(40)씨의 아내 방신자(41)씨와 초등학교 5학년 딸 은미(12)양의 장기를 기증받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화재 당시 유독가스에 질식해 현재까지 뇌사 상태에 빠져 있었고 고등학교 2학년생인 아들 지항(17)군은 5일 밤 끝내 숨을 거둬 주위를 안타깝게 해왔다. 박씨 가족은 평소 20평가량 되는 낡은 건물에 전세를 얻어 넉넉지 않게 살면서도 따뜻한 가족애로 서로를 어루만져 왔다. 지항군과 은미양은 성격이 활발하면서도 학교에서 성적도 항상 상위권을 다퉈 부부를 기쁘게 했다. 특히 박씨는 당시 1층 관리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가족과 이웃을 구하기 위해 불길 속에 뛰어들었다 화를 당할 만큼 평소 성실하고 정의감이 넘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삼촌 태환(51)씨는 “원상이가 평소 가족들이 모인 장소에서 불의의 사고가 생기면 주저없이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이야기를 입버릇처럼 해온터라 사고가 난 뒤 친가와 외가 모두 가족 회의를 거쳐 고인의 숭고한 뜻을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은미양의 장기 이식으로 간경화와 간암말기 환자인 최모(61·여)씨와 만성신부전증 환자 이모(34·여)씨 등 5명이 새 생명을 얻게 됐고 방씨의 장기 이식으로도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이모(47)씨 등 5명이 건강을 되찾게 됐다. 장기적출 수술이 끝난 뒤 방씨와 은미양의 시신은 강동성심병원으로 옮겨져 3일 장을 치르고 8일 오전 발인할 예정이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술자리 남녀 생리학적 차이 인정하라?

    남성과 여성이 똑같은 양의 술을 마신다면 어느 쪽이 먼저 취하게 될까? 정답은 여성이다. 창조주는 아담과 이브를 만들었을 때 알코올에 대한 대사능력에 분명히 차이를 두었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남녀간 생리학적 차이는 인정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알코올로 인한 폐해가 더 심각하기 때문에 음주에 있어서만큼은 남녀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학계에 따르면 일반 성인이 24시간 동안 해독할 수 있는 알코올의 양은 80g.370㎖인 소주 한 병 정도를 마셨을 때 섭취하는 양이다. 남자의 하루 알코올을 분해하는 양은 80∼90g, 여자의 경우는 80g정도라고 알려져 있다.●여성이 피하지방 많아 술에 빨리 취해 알코올 의존증 전문 다사랑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남녀간 알코올 분해 능력 차이와 관련,“여성은 남성과 달리 체내 수분이 적으며 분해되지 않고 몸 안에 그대로 쌓이는 지방인 체지방이 많다.”면서 “원래 지방은 알코올을 분해하지 못 하는데다 여성에겐 체내수분도 적어 자연히 여성의 알코올 혈중농도는 남성의 혈중농도보다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복부지방이 많은 남성에 비해 피하지방이 많은 여성들은 술에 취하는 정도도 빠른 편이다. 피하지방이 많은 여성은 알코올이 지방에 녹아 들어가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남성들보다는 술에 쉽게 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여성이 남성에 비해서 알코올에 노출되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알코올 분해요소(알코올탈수소효소)가 활성화되어 있지 못한 것도 여성이 음주에 취약한 요인이다.●운동능력 떨어져 음주운전하면 치명적 남성이 10년 동안 음주를 해 알코올 의존증에 걸린다면, 여성의 경우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2∼4년 안에 알코올 의존증에 걸린다는 것이다. 여성은 음주 후 운동능력에 있어서도 남성들에게 뒤진다. 음주 후 똑같은 혈중알코올 농도에서 남성의 경우보다 여성의 운동 능력이 더 큰 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여성의 음주운전 사망률이 남성보다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성은 남성들에 비해 알코올로 인해 간질환에 걸리는 기간이 남성보다 짧다. 이 때문에 여성이 남성보다 알코올성 간염이나 간경화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음주 후 위험행동을 하려는 경향이 남성에 비해 적다. 음주운전 사고에 걸리는 여성비율이 낮은 것은 이러한 위험한 행동에 대한 여성들의 부정적인 태도가 남성보다 높기 때문이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당신의 간은 안녕하십니까

    술이 건강을 해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으며,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각종 성인병이 음주와 밀접한 상관성이 있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술의 해악을 알면서도 대부분의 경우 연말연시 분위기에 휩쓸려 술자리를 피하지 못하고 과음을 되풀이한다. 그러나 이처럼 별 생각 없이 마시는 술이 우리 몸에 미치는 치명적인 악영향을 알 필요가 있다. 술, 과연 우리 몸에 어떤 문제를 일으킬까. ●술과 간 술로 마신 알코올은 대부분 간에서 분해된다. 분해 속도는 1시간당 약 7g 정도. 따라서 음주량에 따라 해독 시간도 다르다. 거의 매일 많은 술을 마셔대는 연말연시에 간이 혹사당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번 술을 마신 뒤에는 사흘 정도 간이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음주론은 이런 근거에 따른 것이다. 음주자들은 음주량에 따른 해독 시간을 가늠하고 술을 마셔야 한다. 체중 70㎏인 성인이 소주를 마셨을 때를 기준으로 살펴 보자. 음주량에 따른 혈중 알코올 농도는 2잔 0.03%,3잔 0.06%,5잔 0.08%,7잔이면 0.1%로 올라가며,10잔이면 0.2%,14잔이면 0.3%가 된다. 음주량에 따른 간의 해독시간도 각각 달라 2잔을 마신 경우에는 2시간이 걸리며 3잔 4시간,5잔 6시간,7잔은 8시간이 걸리며,10잔은 9시간,14잔은 10∼12시간이 걸린다. ●GOT와 GPT 습관적인 음주는 위장관 등 소화기를 비롯, 간과 심장 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데, 특히 간질환은 술과 직접 상관돼 있다. 건강검진에서 SGOT,SGPT,r-GPT의 수치를 보면 간이 알코올에 의해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 잘 드러난다. 주의해야 할 점은 말기 간경화의 경우 일반혈액검사는 진단의 의미가 없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유는 간의 효소 수치를 측정해야 하는데, 간경화 말기가 되면 더 이상 힘들어할 간세포조차 없어 검사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는 초음파검사나 특수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해야 한다. 검사를 통해 SGOT가 40U/ℓ 이하면 정상,41∼50U/ℓ이면 적절한 예방조치가 필요하다.SGPT는 35U/ℓ 이하면 정상,36∼45U/ℓ는 역시 의학적 조치가 필요한 단계에 해당한다.r-GPT는 남자의 경우 11∼63, 여자는 8∼35U/ℓ이면 정상, 남녀 각각 64∼77U/ℓ와 36∼45U/ℓ이면 정상 범주를 벗어난 것이다. 알코올질환 전문병원인 다사랑병원 전용준 내과 원장은 “세포가 만성적으로 자극을 받으면 변이를 일으켜 각종 암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술, 알코올의존증 그리고 부대 질환 음주가 병적인 단계에 접어들면 이를 알코올의존증이라고 한다. 이 병증을 가진 환자들은 대부분 술이 깨기 전에 다시 술을 마시는 패턴을 반복해 갖가지 2차 질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다사랑병원이 알코올의존증으로 이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남자 552명, 여자 140명)의 병력을 조사한 결과 알코올의존증과 함께 위장질환(21.49%), 간질환(15.33%), 호흡기질환(14.68%), 당뇨병(10.88%), 피부질환(10.75%) 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면장애(6.29%), 통풍(6.16%), 두통(4.98%), 고혈압(4.85%), 변비(4.59%) 등도 비교적 많았다. 이 중 상당수는 ‘지방간→알코올성 간염→간경화’의 단계를 밟는다. 전 원장은 “알코올의존증에 이르지 않은 상당수 음주자에게서 말초혈관 확장증, 심장비대와 다발성 신경염, 수족 떨림, 평형장애 등의 증세가 함께 관찰됐다.”며 절제된 음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도움말 다사랑병원 전용준 내과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건강칼럼] 연말연시 주당들 휴간일 꼭 지켜라

    요즘처럼 영하를 오르내리는 추운 날씨에는 아침까지 술에 취해 출근길에 오르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겨울은 여름과 달라 만취해 길거리에서 잠이 들면 알코올로 혈관이 확장된 상태라 훨씬 빨리 체온을 빼앗기게 되고, 이로 인해 쉽게 저체온증에 빠지게 된다. 일단 저체온증에 빠지면 술이 깨더라도 신경 감각이 무뎌지고, 두뇌 활동도 떨어져 결국 추위를 못느끼게 되고, 급기야는 온 몸이 동물의 동면 상태에 빠져 심장이 멎게 된다. 망년회철, 여기저기 몰려 다니면서 일주일에 2∼3차례씩, 그것도 한번에 2∼3차씩 치르다 보면 간이 쉴 틈이 없다. 간이 지쳐있으니 술을 조금만 마셔도 취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더 쉽게 술에 빠져 간기능을 해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말이 쉬워 간기능 이상이지 지방간에서 간경화로 발전하는 것은 잠깐이며, 간경화는 간암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대다수 술꾼들은 초음파상 지방간으로만 나타나는 간의 이상을 애써 ‘정상’이라고 자위하며 술을 마셔댄다. 그러나 간기능을 수치로만 이해하려는 것은 위험하다. 겉으로는 정상 같지만 마치 허물어지기 직전의 모래성과 같아 이 단계에서 간을 보살피지 않으면 간세포의 염증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얼마나 마시는 게 적적량일까? 일반적으로 우리 몸이 해독할 수 있는 알코올의 양은 1일 80g정도지만, 사람마다 분해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예컨대 20g의 분해 능력을 가진 사람이 80g을 마신다면 당연히 3배의 추가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 바람직한 음주량은 자기 주량의 3분의 2나 절반 정도. 이후 2차를 가야 한다면 노래방을 찾아 술의 열기를 발산해 내는 것도 좋다. 안주는 튀김류처럼 기름기가 많거나 단 것 대신 과일, 야채나 기름기가 없는 담백한 것이 좋다. 여기에 다음날 아침에 버섯이 듬뿍 든 조개 해장국을 먹는다면, 망년회 홍수 속에서 어느 정도 자기 건강을 지킬 수는 있을 것이다. 단, 일주일에 3일의 ‘휴간일(休肝日)’은 꼭 챙길 것을 권한다. 이승남 강남 베스트클리닉 원장
  • ‘간의 비명’은 소리가 없다

    ‘간의 비명’은 소리가 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사망원인’ 집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40∼50대 남성의 사망원인 1위가 간질환이었다. 간은 인체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하는 장기이지만 어지간해서는 증상을 드러내지 않는 ‘침묵의 장기’이다. 그러나 조용하다고 간에 문제가 없다고 여기는 것은 착각이다. 간이 견디지 못해 증상이 밖에 드러날정도면 이미 치료 시기를 넘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은 70% 이상이 손상되어도 전혀 증세를 못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을 해치는 ‘5적’을 짚어보자. ●간염바이러스 우리나라의 간질환은 대부분 간염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그만큼 간염 보균자가 많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B형 간염.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8%가 만성 B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이고, 이 중 상당수가 만성 간염에 시달리고 있다. 간염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으로 분류하는데, 이런 증세가 5년을 넘기면 환자의 12∼20%는 간경변으로 발전하고 이 중 20∼23%는 간부전,6∼15%는 간암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까닭없이 피로하거나 소화불량, 잇몸 출혈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 간염 보균자는 매년 정기검진을 통해 간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그렇다고 간염을 치명적이라고 여길 필요는 없다. 적절한 치료와 관리만 해주면 50% 이상은 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간염은 보균자인 산모가 출산할 때나 혈액, 침, 분비물 같은 체액을 통해 전염된다. 찌개를 함께 먹거나 술잔을 돌리면 감염된다는 것은 속설이다. ●알코올 술이 간 건강의 적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B·C형 간염에서 간경화로 발전한 환자들의 경우 간염바이러스보다 술이 원인인 경우가 훨씬 많다. 실제로 간경화 환자 대부분이 10년 이상 매일 소주 1∼3병 이상을 마신 음주 경력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우리 나라의 간질환은 바이러스보다 술이 더 심각한 문제인 것. 술은 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이기도 하다. 마신 술이 간에서 지방 합성을 촉진해 간세포를 상하게 하면 지방간이 생긴다. 지방간은 당장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방치하면 지방간염이나 간경변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지방간 경고를 받은 사람은 즉시 술을 끊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해야 한다. ●담배 흡연은 폐암, 식도암뿐 아니라 거의 모든 암의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연구 결과 30세 이상의 흡연자가 암에 걸릴 위험도는 비흡연자보다 평균 1.49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간암 환자는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1.50배나 높았으며, 간암을 유발하는 요인도 음주보다 흡연이 5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의들은 “담배의 발암물질이 식도, 폐뿐 아니라 소화기관 전반에 악영향을 준다.”며 “흡연과 간질환이 상관성이 없다고 여기는 것은 담배의 해악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트레스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족쇄다. 이 스트레스가 정신과 몸에 치명적인 상처를 낸다. 스트레스는 그 자체도 해롭지만 그걸 푸는 방법이 더 문제다. 대부분의 경우 음주와 흡연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하나 과도한 음주는 또 다른 스트레스를 낳을 뿐이다. 지친 간을 쉬게 해야 하는데 계속되는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은 간의 휴식을 빼았아 지치고 병들게 하는 것이다. ●비만 비만으로 두꺼워진 뱃살 때문에 간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방간의 직접적인 원인은 알코올과 비만이다. 특히 비만인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지방 침착과 함께 간조직에 염증이 생긴다. 바로 비알콜성 지방간염이다. 이 경우 간세포가 파괴되어 심하면 간경변까지도 일으킨다. 또 비만은 암 발생률을 2배 이상 증가시킨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체질량지수(BMI)가 23.0∼24.9인 과체중인의 간암 발생률이 1.56배나 높게 나타났다. ■ 도움말 송호진 세란병원 내과 과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간 건강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가슴에 거미 모양의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눈의 흰자위나 피부가 노랗게 보인다.▲피로와 전신 쇠약감을 느낀다.▲구역, 구토, 식욕 감퇴가 있다.▲갑자기 체중이 준다.▲오른쪽 옆구리나 늑골이 아프거나 붓는다.▲콧등이나 코 주위의 혈관이 드러난다.▲손톱이 치솟거나 잘 깨지고 색이 하얗다.▲몸이 가렵다.▲오줌 색이 진해지거나 빨갛다.▲성욕 감퇴나 성기능 장애가 온다.▲코피가 잘 난다.
  • 아버지 살리기 위해 형제가 함께 간이식

    간경화로 투병중인 50대 아버지를 위해 두 아들이 간을 동시에 제공하는 ‘듀얼’(2대1) 간 이식에 나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에 근무중인 이광진(20) 일병과 전남 나주시 모 고교 3학년에 재학중인 주영(19)군 형제. 이들은 아버지 이대식(50)씨에게 자신의 간 일부를 동시에 이식하기 위해 27일 수술대에 오른다. 아버지 이씨는 지난 2002년 12월 ‘간경화’로 판명, 간 이식 외에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다는 진단결과를 통보받았다. 군 복무중인 장남 광진씨가 조직검사를 받고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그의 간은 일반인보다 작은 편인 데다 아버지의 병세가 너무 심해 간 전체를 이식받아야 했다. 이에 차남 주영군도 바쁜 수능 시험 준비에도 불구, 선뜻 간 이식에 나서게 된 것. 아내 김승희(44)씨는 4년째 남편을 대신해 집 근처 마트점에서 판매원 등을 하며 생활을 꾸려가고 있지만 6000여만원이 넘는 수술비가 큰 부담이다. 이 사정을 전해들은 김씨의 직장동료들은 모금활동을 통해 1000만원을 모았다. 김씨는 “아버지를 위해 간이식에 선뜻 동의해 준 아들들과 후원을 아끼지 않은 이웃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사위 사랑은 역시 장모”…간 제공으로 목숨구해

    “역시 사위 사랑은 장모가 최고” 간경화를 앓고 있는 사위에게 간을 제공해 귀중한 목숨을 구한 덕분이다. 중국 청두완바오(成都晩報)는 지난달 간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간경화 진단을 받은 사위 펑룽이(彭龍異·40)에게 이전의 유선(乳腺)수술의 경험 때문에 자칫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간을 제공한 장모 우순슈(吳順秀·59)의 가없는 사랑이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펑의 아내 위안추이란(袁翠蘭)에 따르면 남편 펑은 초등학교 동창생으로,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국 인민해방군에 입대,4년간 복무하고 전역했다.전역한 펑은 쓰촨(四川)성 파중(巴中)시 무장부(武裝部)에 근무하며 단란한 가정을 꾸며왔다. 하지만 지난 8월말 이들 부부에게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지는 아픔을 겪었다.남편이 간경화 진단을 받은 것.이들 부부는 곧바로 그동안 한푼두푼 모아둔 2만위안(약 260만원)을 들고 차로 10여시간을 달려 청두로 왔다. 청두에 도착한 이들 부부는 또다시 낙담을 해야만 했다.간이식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알아본 결과 수술비가 자신들이 갖고 있는 돈보다 무려 10배 이상이나 많은 20여만위안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편벽한 시골 마을에서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고 있는 이들 부부의 처지로서는 이 만큼의 돈은 천문학적인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눈앞이 캄캄해진 아내 추이란은 안타까운 마음에 또다시 병원에 문의해보니,간을 제공해줄 사람만 있으면 수술비가 그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고 남편에게 간을 제공하기 위해 곧바로 검사에 들어갔다.안타깝게도 그녀의 혈액형은 남편과 맞지 않았다. 그녀는 곧바로 시골에 있는 부모에게 전화를 했다.사위에게는 수술할 돈과 간을 제공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이 전화를 받은 추이란의 부모는 부족한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리저리 친척들에게 돈을 빌려 한걸음에 달려 청두에 왔다. 올라온 추이란의 어머니 순수이는 남편 위안즈안(袁志安)에게 사위에게 간을 제공할 뜻을 언뜻 내비쳤다.그러자 남편이 즈안은 결사 반대했다.일찍이 유선(乳腺)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탓에,또다시 간을 떼어내는 큰 수술이 너무 위험하다는 게 바로 그 이유였다. 이에 순수이는 “사위가 평소에 우리를 얼마나 잘해주었는데,룽이는 사위가 아니라 우리 아들이나 다름없다.”면서 “이렇게 효성이 지극한 사위가 병에 걸렸는데,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느냐?”고 다시 한번 강력히 밀어붙여 결국 남편 즈안의 허락을 받아는데 성공했다. 청두에 도착한 뒤 혈액 검사를 한 결과 다행스럽게도 장모는 누구에게나 제공할 수 있는 O형이어서,사위 펑(B형)에게 장모의 한없는 사랑을 보여줄 수 있었다.5일 간이식 수술이 순조롭게 이뤄졌고,장모와 사위는 피를 나눈 진정한 모자 사이로 다시 태어났다. 인터넷부
  • 어릴적 ‘뚱보’ 자라면 ‘성인병’ 많다

    어릴적 ‘뚱보’ 자라면 ‘성인병’ 많다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 비만에 심각한 위험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84년 8% 정도였던 비만율이 2002년에는 14%대로 급증했다. 소아 비만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70%를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당뇨병과 고혈압 등 순환기계 질환의 폭발적인 증가를 피할 수 없어 대란을 우려하는 의료계의 전망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대한비만학회 소아비만위원회가 이런 청소년비만의 원인을 찾기 위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청소년비만이 지난 20년간 급증했으며, 특히 남자에게서 뚜렷’한 것으로 밝혀졌다. 학회 측은 “이런 추세와 함께 비만 청소년이 성인(35세 기준)이 됐을 때 비만일 확률은 남자 78%, 여자 66%나 된다.”며 사회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비만 실태 매년 시행되는 서울지역 학생의 표본체격검사 자료를 근거로 이 지역 초·중·고생을 지난 84년부터 2002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84년에 남학생 9.0%, 여학생 7.1%가 비만으로 분류됐으나 97년에는 남학생 11.0%, 여학생 9.0%,2002년에는 남학생 17.9%, 여학생 10.9%가 비만이었다. ●많이 먹지만 영양은 불량 학회는 이런 비만의 1차적인 원인으로 생활습관과 식습관의 변화를 꼽았다. 조사 결과 비만청소년 대부분이 열량 을 과잉 섭취하고 있었으며, 열량과 지질 함량이 높은 패스트푸드 섭취의 증가와 신선한 채소, 과일 섭취량의 부족이 영양 불균형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신체·정신적으로 급속히 성장하는 중·고교생의 경우 고른 영양 섭취가 중요하나 실제로는 과중한 학업 부담과 불규칙한 식사, 패스트푸드 등 인스턴트 식품 선호 등으로 심각한 영양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래도 운동은 싫다 신체활동의 감소도 비만의 중요한 원인이었다. 우리나라의 교육 여건상 운동량은 초등학교 때 가장 많다가 한창 성장할 때인 중·고교 때는 급감하는 양상을 보인다. 한 조사에서 ‘방과후부터 저녁식사 전까지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설문에 응답자의 70.6%가 ‘과외학원’이나 ‘집안에서 자율적으로 생활’한다고 답했으며,20.6%는 ‘가정학습’을 든 반면 운동이나 실외활동을 꼽은 응답자는 각각 5.9%와 2.9%에 그쳤다. 또 저녁식사 후 취침 전까지는 55.3%가 텔레비전 시청,21.1%는 숙제를 했으며 운동을 한 경우는 5.3%에 그쳤다. 특히 학회는 “텔레비전 시청은 청소년의 신체활동 및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광고를 통해 스낵류와 패스트 푸드 등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므로 시청시간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비만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비만도, 치료도 가족의 몫 비만은 크게 유전적 요인과 식습관, 운동 부족, 활동량의 저하와 같은 환경적인 요인에 기인하는데 이는 대부분 가정과 가족의 영향을 의미한다. 특히 비만한 자녀와 엄마의 관계는 정상적인 관계와 다른 양상을 보여 부모의 양육 및 의사소통 방식이 자녀 비만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비만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엄마를 중심으로 한 가족의 이해와 협조가 절대적이다. ●비만의 폐해 과거에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심장병 등 비만 관련 질병이 40∼50대에 주로 발생했으나 요즘에는 소아·청소년기에도 이런 비만합병증이 빈발한다. 지방간에 의한 간경화가 오는가 하면 성인기의 사망률 증가, 관상동맥·뇌혈관질환과 대장암 발병률을 크게 증가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또 비만한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낮은 자존감과 부정적인 신체상을 갖고 있으며, 정상인에 비해 높은 비율의 정신과적 문제 즉, 신체형 장애, 기분장애, 불안장애, 식이장애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교육기회의 상실, 취업기회 박탈 및 수입 감소에 의한 빈곤 비율 증가, 결혼 비율 감소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결국 부모들의 방치로 비만에 이른 많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삶의 질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Doctor & Disease] 가톨릭의대 의정부 성모병원 김동욱 박사

    [Doctor & Disease] 가톨릭의대 의정부 성모병원 김동욱 박사

    “다음달부터 글리벡 용량의 유효성을 측정하는 대규모 국제 임상시험이 시작되는데, 우리나라도 할당된 100명의 자리를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들로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이렇게 말하는 배경을 알면 코끝이 시려진다.“아시다시피 글리벡은 좋은 약이지만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면 한달에 약값만 300만원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백혈병은 가난한 환자들이 많아요. 이런 환자들이 임상시험에 참여해 2년간 글리벡 400㎎이나 800㎎을 무상으로 투여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입니까.” 백혈병 등 혈액암 치료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가톨릭의대 조혈모세포 이식센터, 이곳에는 젊은 의사 김동욱(45·가톨릭의대 의정부 성모병원 혈액내과) 박사가 있다. 의학발전, 특히 백혈병 치료에 끼친 그의 공적을 한두마디로 압축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조직적합항원(HLA)이 일치하지 않는 조혈모세포 이식, 국내 최초의 제대혈 조혈모세포 이식 성공, 한 환자의 간경화 및 백혈병 치료를 위한 간 및 조혈모세포 동시이식,‘기적의 항암제’라는 글리벡의 급성백혈병 치료지침을 세계 최초로 제시하는 등 국제의학계가 주목할 큰 족적을 남겼고, 이런 까닭에 그의 명성이 오히려 해외에서 국내로 역류하는 기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의료계에서는 그를 ‘환자의 영혼까지 보듬을 줄 아는 의사’라고 평한다. 그를 만나 만성골수성 백혈병을 두고 얘기를 나눴다. ●국제의학계가 주목하는 큰 족적 남겨 혈액세포에 암이 생기는 혈액암은 백혈병의 다른 이름이다. 혈액 중 백혈구가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면서 암세포를 대량 증식시켜 나타나는 병이다.“확인된 발병 원인은 유전자 이상입니다. 무슨 이유에선지 9번과 22번 유전자의 위치가 바뀌면서 BCR-ABL암유전자가 생겨 순식간에 암세포를 대량 증식하는데, 이 경우 환자의 백혈구가 정상인보다 20∼30배나 늘어나 문제가 되지요.” “흔히 뭉뚱그려 백혈병이라고 하지만 세분하면 20여종으로 나뉩니다. 크게 보면 병증의 진행 정도와 어느 세포에 침범했느냐에 따라 급성 골수성과 급성 림프구성, 만성 골수성과 만성 림프구성으로 나누지요.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급성 림프구성과 골수성, 만성 골수성 등이 문젭니다.” 김 박사는 설명을 계속했다.“급성 림프구성은 소아암의 70%나 차지할 정도로 어린이에게 많으며, 완치율도 높지만 이 암이 성인에게 나타나면 완치율이 20%대로 크게 낮아 조혈모세포 이식치료를 받아야 합니다.20∼30대에 많은 급성 골수성 역시 완치율이 20%대에 불과해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하지요. 만성 골수성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40∼50대에 많으며 글리벡 개발 이후 치료효과가 크게 개선됐습니다.” ●백혈병은 세분하면 20여종으로 나뉘어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0.5명, 전국적으로 환자 수는 1000∼1200명에 불과할 만큼 흔치 않은 백혈병이지만 문학이나 영화 등에서 자주 다뤄 우리에게 익숙한 질병이다.“그런 요소는 다분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백혈병은 불치병의 대명사였고, 비교적 젊은 연령에 많이 발생하며,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하는 등 극적인 요소가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다릅니다.” “1세대 치료제인 인터페론이 나와 4명 중 1명은 10∼12년까지 살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골수이식술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좀 개선됐습니다만 유전자형이 맞는 골수 공여자를 찾을 확률이 30%선에 그치는 데다 이 방법으로 완치되는 환자도 15%에 그쳐 나머지 85% 정도는 대책이 없었지요. 이런 가운데 99년에 글리벡이 나와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지요.” 당시 글리벡의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 세계 언론은 ‘암치료의 혁명’이라고 흥분했다.“그럴 만했지요. 당시 골수이식이 안되고 인터페론에도 반응하지 않은 환자 61명에게 글리벡을 투여한 결과 무려 98%의 혈액이 정상화됐으니까요. 그로부터 6년여가 지난 재작년부터 의학계에서 ‘과연 글리벡의 약효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하는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이 약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늘어났고요.” ●99년엔 글리벡 개발돼 큰 반향 지금 국제의학계는 김 박사의 임상시험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글리벡의 2세대 격인 ‘슈퍼 글리벡’과 ‘BMS-354825’를 이용한 임상시험이 곧 결과를 드러내기 때문.“문제는 글리벡 내성이 확인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는 슈퍼글리벡과 BMS-354825의 효능인데, 여기에다가 현재 3종 정도의 새로운 치료제가 동물시험을 마친 단계여서 이런 치료법을 적절하게 병용할 경우 백혈병 치료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가 ‘좋은 치료법’이라고 인정한 미니이식도 병용요법의 한 사례이다.“환자에게 항암제를 대량으로 투여하면 암세포와 함께 정상조직도 큰 손상을 입어 오히려 생명을 단축하는 부작용을 초래하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암제를 절반으로 줄여 장기 손상을 줄이는 대신 건강한 공여자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남은 암세포를 제거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항암제 합병증 감소나 회복 속도 등에서 상당한 효과가 인정되는 치료법입니다.” 백혈병을 단번에 제압할 수 있는 단일 치료법은 아직 없다. 그러나 글리벡 치료 효과를 1로 봤을 때 슈퍼 글리벡은 최소 30배,BMS-354825는 무려 100배나 뛰어난 치료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이 두 약제를 병용할 경우 훨씬 나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김 박사는 말했다. “환자의 상태를 보고 치료 목표를 ‘완치’에 두느냐,‘생명 연장’에 두느냐를 선택해야 할 때가 가장 두렵고 힘들다.”는 그는 “골수이식의 경우 의료보험이 50세 이전에만 적용될 뿐더러 그나마 정부의 요건심사를 통과해야 해 보험이 적용되면 2000만∼5000만원, 비보험일 경우 얼른 1억원을 넘어서는 치료비 부담이 또다른 치료의 장애”라며 이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 조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전 세계 의료선진국 5개국과 함께 유전자 분석치료를 연구 중인 김 박사는 “백혈병은 이제 더 이상 절망의 병이 아니며, 이들에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치료법이 제시될 것이라는 기대가 곧 나와 모든 환자들에게 희망”이라며 밝게 웃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김동욱 박사는 ▲가톨릭의대 및 대학원(박사)▲미국 콜로라도주립대 병원 객원연구원▲미국 프레드허친슨 암연구소 및 워싱턴주립대 병원 객원교수▲국가지정 백혈병 연구소재은행 주관연구책임자▲보건복지부 암정복연구과제 주관연구책임자▲노바티스 백혈병 유전자분석 국제중앙연구실 지정▲식약청 중앙약사심의위원▲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학술이사▲국제비혈연간이식협회 학술위원회 아시아 대표위원▲국제 만성골수성 백혈병 연구자문위 집행위원▲국내 최초로 조직적합항원 일치 조혈모세포 이식 성공(95)▲국내 최초로 비혈연간 이식 성공(〃)▲세계 최초로 조혈모세포 및 간 동시이식 성공(2002)▲현, 가톨릭대의대 혈액내과 교수
  • [18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우리 아이가 규칙을 잘 지키지 않아 또래나 이웃에게 손가락질을 받거나, 때로는 부모나 어른들에게 나쁜 말버릇으로 반항한다면 여간 속이 상하는 노릇이 아니다. 버릇없는 아이의 유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버릇없는 아이들의 적절한 양육법과 환경에는 어떤 것인지 알아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25분) 영화 속에서 최첨단 장비로 무장해 눈길을 모았던 자동차들이 온다. 자동차 속 컴퓨터가 알아서 위치를 파악해주고, 목표물을 찾아주는 최첨단 인공지능 자동차. 이런 자동차가 도로를 질주할 날도 멀지 않았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최첨단 장비들로 무장한 튜닝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들(MBC 오후 9시55분) 정호는 석기에게 전화를 걸어 얘기를 좀 더 해야하지 않느냐고 물으며 그의 목소리를 녹음한다. 집에 간 정호는 혜수에게 석기 목소리를 들려주며 혜수의 증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혜수는 낯선 전화를 받은 기억 때문에 떨리지만 단호히 기억이 안난다고 말한다. 이령과 기순은 여배우 신지나를 만나고….   ●야심만만 만명에게 물었습니다(SBS 오후 11시5분) 컬투 정선희 이혜영 신혜성 이지혜가 말하는 ‘나 정말 못됐네. 내 안에 악마가 있다.’고 느낀 적은? 친구의 애인을 빼앗고 싶을 때, 공동 회비 등을 계산하고 남는 돈을 말없이 챙길 때, 노래방에서 친구가 노래 부르는 중에 재미없다며 정지버튼을 누를 때 등 이들의 솔직한 고백을 엿본다.   ●TV문화지대(KBS1 오후 11시35분) 만화는 메시지라고 말하는 만화가 박태성은 흥미위주의 플래시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사회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을 제작해 화제를 낳고 있다. 한 컷의 만화인 카툰으로 이 사회에 강한 메시지를 던지는 박태성, 그가 이번에는 또 어떤 작품으로, 어떤 메시지를 보낼지 들어본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시) 2003년 10월 간경화 부작용으로 생긴 식도정맥류 때문에 쓰러져 드라마를 중도하차하는 아픔을 겪었던 양택조가 최근 친아들에게 간이식 수술을 받아 건강을 회복했다. 고종황제 역까지 맡아 연극무대에 서는 등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중견 탤런트 양택조의 인생이야기를 들어본다.
  • [부고]

    ●‘도시의 아이들’ 가수 김창남 가수 김창남씨가 지난 27일 오후 9시30분 지병인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48세. 김씨는 수개월 동안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26일 퇴원한 뒤 하루 만에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김씨는 1986년 그룹 ‘도시의 아이들’의 멤버로 가요계에 데뷔,‘달빛 창가에서’‘선녀와 나무꾼’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2년 전부터 간경화를 앓아 온 김씨는 기독교 신앙에 의지해 투병생활을 해오면서도 노래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았다. 유족으로는 아내 정임채(46)씨와 1남1녀가 있다. 발인은 30일 오전 8시, 장지는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온누리동산.(02)3010-2000. ●전길수(전 대우엔지니어링 부사장)영선(부산 광안초등학교 교장)씨 모친상 박충호(향미농원 대표)윤가일(세무사)씨 빙모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9일 오전 9시 (02)3410-6902 ●구자홍(내일신문 정치팀 기자)씨 조모상 27일 전북 완주군 봉동호스피스장례식장, 발인 30일 오전 9시30분 (063)261-4145 ●최종욱(전 중구약사회 회장)씨 별세 성원(Polytechnic university)씨 부친상 문기석(변호사)황범철(삼성화재 과장)양준용(바이오록스텍 대리)씨 빙부상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30분 (02)3010-2264 ●김봉(경원대 음악대학장)씨 모친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0일 오전 9시 (02)3010-2293 ●박원규(화남실업 대표)씨 모친상 장환선(농장 경영)씨 빙모상 28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30분 (02)392-0499 ●이언영(이지텍 대표)씨 모친상 유범식(우진 대표)씨 빙모상 28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 (02)392-0699 ●박재열(두원공대 교수)춘란(교육부 인력수급정책과장)춘임(약사)영주(전주지법 판사)씨 부친상 염기수(한밭대 교수)김동완(전주지법 판사)씨 빙부상 27일 서울대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2072-2022 ●서병근(근호상사 회장)씨 상배 정석(사업)정철(근호상사 부사장)정호(〃 차장)씨 모친상 이상필(동원대 교수)씨 빙모상 27일 경희의료원, 발인 29일 오전 7시 (02)958-9545 ●이광호(한라 기획실 부장)석호(대치학원 대표강사)영순(핑크네일 뉴욕 원장)씨 부친상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0일 오전 6시 (02)3010-2239
  • [나눔세상] 살아서 줄수있는 장기, 신장·간·골수 기증 최정식 목사

    [나눔세상] 살아서 줄수있는 장기, 신장·간·골수 기증 최정식 목사

    ‘0.00002%만의 행복’그 행복을 축복이라 말하는 최정식(45·서울 강북구 수유동) 목사가 23일 오전 9시30분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의 수술대에 올랐다. 백혈병을 앓는 30대 남성에게 골수를 이식해주기 위해서다. 재생불량성 빈혈이나 백혈병과 같이 불치병을 앓는 환자들에게는 골수 이식만이 희망이다. 형제 자매간에는 4명 중 1명꼴로 생판 모르는 남끼리는 5만명당 1명꼴로, 골수 이식이 가능하다. 타인에게 자기의 골수를 줄 수 있는 확률은 0.00002% 정도다. 신장과 간에 이어 골수까지 기증한 최 목사는 살아서 타인에게 줄 수 있는 모든 장기를 제공했다. 최 목사는 두 시간 동안 전신 마취 상태로 엉덩이 뼈에서 자신의 골수 5%를 빼내는 대수술을 기쁜 마음으로 견뎌냈다.1993년 장기기증에 관한 기사를 읽고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찾아가 장기기증을 서약한 최 목사는 그해 30대 신부전증 여성 환자에게 한쪽 신장을 이식해주었다.2003년에는 간경화를 앓던 50대 주부에게 간의 일부도 떼어주었다. 중학생부터 시작한 헌혈은 지금까지 158차례에 이른다. 살아서 타인과 나눌 수 있는 마지막 축복은 골수기증이라고 여긴 최 목사는 지난달 초 한국조혈모세포은행에서 자기의 골수를 받을 수 있는 백혈병 환자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고 뛸 듯이 기뻤다. 그는 “기증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골수인데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와 행복하다.”면서 “장기기증이 의미 있는 행동인지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사후에도 나머지 한쪽 신장과 간, 췌장, 각막 등을 포함해 9가지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서약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최 목사를 최다 장기기증 인물로 세계 기네스협회에 연락해 기네스북 등재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우체국·농협등 판매 ‘유사보험’ 가입 주의

    우체국·농협등 판매 ‘유사보험’ 가입 주의

    울산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 1990년 신용협동조합에서 판매한 순수보장성 보험에 가입했다. 만 65세 이전에 사망하면 보험금 2000만원이 나오는 상품이다. 김씨는 보험료를 자동이체로 11년째 불입하다 2002년 간경화로 사망했다. 당시 부인은 가출했고, 자녀들은 아버지의 보험가입 사실을 몰라 누구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았다. 보험료는 2003년까지 14회 더 자동으로 빠져나갔다. 가출한 부인이 올 1월 돌아와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금청구 소멸시효인 ‘사망후 2년6개월’이 지나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했다. ●농협공제 판매액 업계 4위 7일 보험소비자연맹에 따르면 만약 김씨가 일반 보험사의 보장보험에 가입했다면 보험금 청구 기한이 지났어도 그동안의 납입 실적 등을 감안해 유족들이 보험금의 일부를 보상받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우체국, 농협,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에서 판매하는 ‘공제 상품’이 보험으로 잘못 알고 있는 소비자들을 울리고 있다. 공제 상품은 보험과 똑같은 기능을 하지만 엄밀히 보면 합법적인 유사보험일 뿐이다. 지난해 34개 보험사들의 수입보험료는 81조 7561억원으로 전년보다 1.73% 줄었다. 반면 5대 유사보험 사업자의 판매액은 13조 3283억원으로 0.86% 감소한 데 그쳤다. 농협공제는 보험업계 4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유사보험이 그만큼 장사를 잘 한 이유는 보험료가 덤핑에 가깝게 싸기 때문이다. 농협공제는 행정자치부, 서울시, 경찰청 등 7개 정부기관의 단체 보험을 독차지했다. 설계사 운영비, 상품개발비 등이 들지 않기 때문에 보험료가 30% 정도 싸다. ●가입 전 약관 잘 살펴야 하지만 일반 보험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상품개발에서 판매까지 정기·수시 검사를 받는 데 반해 유사보험은 이같은 제어장치도 전혀 없다. 따라서 보험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도 안된다. 외국에서도 공제사업이 보험판매를 직접 하지 못하도록 했고, 자회사를 통한 판매도 대상을 조합원으로 제한했다. 보험소비자연맹 조연행 사무국장은 “유사보험은 분쟁이 발생하기 쉽지만 해결 방법이 법적 소송밖에 없다.”면서 “가입 전에 보험금 지급규정 등 약관을 잘 살피고 분쟁이 생기면 해당 기관의 민원 창구를 통해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이레전자 정문식 사장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이레전자 정문식 사장

    정문식(43) 이레전자 사장의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를 연상시킨다. 그는 끊임없는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고 회사를 국내 대표적인 중견 영상가전 전문기업으로 키웠다. 칠전팔기의 인생을 살아온 만큼 그를 만나기 전 드센 사람이려니 상상했지만 차분하고 겸손했다. 회사의 비전을 이야기하는 그의 눈빛에는 열정도 가득했다. 이레전자의 올해 매출 목표는 2000억원이다. ●“너의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동네에서 유일하게 수도가 있었던 전남 목포의 유지 출신이다.5·16 당시 아버지가 병역 기피자로 낙인 찍히면서 가세가 기울었다. 과음 탓에 10살이 되던 해에 간경화로 돌아가셨다.‘쾨쾨한 냄새, 뒹구는 술병….’그가 기억하는 아버지에 대한 전부다. 13살 나이에 어머니와 상경한 그는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학교에선 친구들 머리를 깎아주고 방학 때는 청계천 엠프 공장에 나갔다. 어머니는 식모살이를 하느라 일주일에 한 번만 집에 왔다. 동생을 돌보고 집안 일을 하는 것은 그의 몫이었다. 굶주린 배를 달래기 위해 시장에서 버려진 배춧잎을 가져다 먹는 일도 다반사였다. 한양공고 야간반에 진학한 뒤에도 신문 배달, 파출소 사환, 공장일 등 아르바이트는 계속됐다. 어머니 대신 생계를 책임지려는 다급한 마음으로 특전사에 지원했다.“공수부대에 가면 낙하산을 탈 때마다 1만원을 준다.”는 공장 선배의 농담을 믿고서다.1982년부터 5년간 복무하며 어머니 생활비와 동생 학비를 댔다. ●“정보는 생명이다!” 군인 시절 만난 부인 유청자(42)씨와 결혼해 1990년 ‘이레전자’를 창업했다. 살림 집인 연립주택 반지하 방을 공장 삼아 전선을 일정 길이로 잘라 단자에 연결하는 일을 재하청 받아 생업으로 삼았다. 직원이라곤 그와 부인 유씨 단 둘뿐. 아무리 치워도 구리선 부스러기가 방바닥을 기어다니는 어린 남매의 살갗을 파고 드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500만원을 선배로부터 빌려 월세로 지하 5평 창고를 얻어 공장으로 개조했다. 경쟁사 동향을 파악하러 밤에는 하청업자들이 벌이는 고스톱 판을 전전하며 담배나 술 심부름을 했다.1년여를 일해도 돈을 벌지 못해 나온 궁여지책이었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새 거래처나 기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위기는 기회다!” 위기는 새로운 기회다. 중국에서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덤핑 공세가 시작되자 하청일은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게 됐다. 새 정보와 기술을 알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해외 전자박람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1993년 3월. 독일 하노버 전자박람회는 그에게 혁신을 가져다준 계기다. 국내에선 백만원이 훌쩍 넘는 휴대전화 단말기가 그곳에선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때문에 단돈 1마르크(한화 2000원)에 유통되고 있었다. 이 시스템이 국내에 도입되면 휴대전화 수요는 폭발적이다.1994년 차량 내에 시거잭을 이용한 휴대전화 충전기와 핸즈프리로 사양업인 전선가공업을 대체했다. 이듬해 휴대전화 충전기도 개발했다.3개월간 이천 현대전자 연구소를 주기적으로 방문한 끝에 단말기 개발팀 담당자를 겨우 만났다. 당시 현대전자는 휴대전화 단말기만 자체 생산했지 충전기는 하청업체에 맡겼다. 단말기 출시를 앞두고 이레전자가 현대전자 하청업체중 충전기 테스트를 유일하게 통과했다.1996년 충전기만으로 연 8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외국에서도 통하는 불도저 열정 사실 핸즈프리를 처음 만들었을 때 불량품이 생산돼 전량 폐기처분한 경험이 있다. 아이디어만 있지 기술이 없던 게 문제였다. 교훈을 잊지 않고 언제나 우수한 파트너를 통한 아웃소싱을 추구한다. 현대전자에 납품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했던 것도 다른 기술자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다. 현대전자와의 물품 계약이 체결되면서 50평 공장만으로는 부족했다. 공장은 5평 창고에서 17평,30평,50평,150평으로 커지다 이윽고 1997년 지금의 구로공단 디지털 산업단지 한국전자협동 빌딩으로 이사했다. 당시 빌딩내 400평을 쓰다 계속 확장을 시도하면서 현재 전자협동 빌딩은 물론 인근 건물까지 총 6000여평을 쓰고 있다. 물론 이레의 오늘이 있기까지 현대전자와의 인연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협력업체가 계약을 중단하면 중소업체의 생사는 묘연해진다. 이를 극복하려면 새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휴대전화 충전기에 이어 900㎒ 무선전화기도 만들었다.1997년 미 라스베이거스 박람회내 미 최대 통신사인 벨 부스 앞에서 3일을 꼬박 기다렸다 사장 데니엘씨를 만나 900㎒ 무선전화기 10만대 계약을 따냈다. 그의 열정이 외국에서도 통한 것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이레전자’ ‘이레’는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말로 ‘예비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레전자는 하느님의 뜻에 의해 예비돼 있는 기업이란 얘기다. 어제의 고난은 오늘의 축복이 있도록 하기 위함일까? 그의 도전은 전화기에서 끝나지 않았다.2000년 지인으로부터 LCD 컴퓨터 모니터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사무실에서 책상의 가장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은 둔탁한 모양의 모니터 아니던가. 선진국에서는 이미 날씬하고 화질 좋은 TFT-LCD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었다.IT 선진국인 우리나라에도 날씬한 모티터가 유행할 것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었다. 국내 기업에서도 LCD 모니터를 만들었다. 이레는 차별화된 모니터 개발에 역점을 뒀다. 선명도와 속도는 물론 특수 제작된 강화 유리를 액정 모니터에 달았다. 후발 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지난 2002년 PC방 영업을 통해 총 8만여대를 판매했다. LCD모니터를 통해 디스플레이 분야에 대한 기술을 축적한 만큼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PDP TV를 양산해 그 해 매출 1000억원 돌파를 기록했다.1998년 라스베이거스 전자쇼에서 PDP 벽걸이 TV를 발견하고 다가올 디지털TV 시대를 준비한 데 따른 결과다. ●젊어서 고생, 사서도 한다 그는 “오늘날 여기까지 온 것은 내가 잘 났기 때문도 아니고 많이 배웠기 때문도 아니다. 남보다 하나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돌이켜보는 게 전부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젊어서 고생’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젊어서 고생이 미래를 살찌우는 힘이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딸 미성(19)과 아들 지복(17)을 각각 13세 때 홀로 외국으로 보낸 것도 이 때문이다. 딸은 뉴질랜드를 통해 미국으로, 아들은 인도네시아를 거쳐 뉴질랜드에서 유학 중이다. 부모 밑에서 호강하기보다 밖에서 남의 눈치도 보고 서러움도 맛보며 고생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용돈은 아르바이트를 통해 벌어 쓰도록 하고 있다. 그의 다음 작품은 하반기 출시되는 인터넷 겸용 디지털TV ‘J2’다. 컨버전스 시대에는 모든 가전제품이 인터넷과 접목돼야 경쟁력이 있다는 게 그의 분석. 예컨대 냉장고에 계란이 떨어지면 스스로 알아서 인근 슈퍼에 주문하는 냉장고가 판매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이 시대가 2년도 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는 “젊은 시절은 길지 않다. 어떤 일이든 적당히 하는 사람은 절대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때 성공에 조금씩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정문식 사장의 이력서 ▲1962년 전남 목포 출생 ▲1981년 한양공고 전자과 졸업 ▲1982년 특전사 복무 ▲1987년 홍진전자 생산직 ▲1990년 이레전자 설립 ▲1996년 이레전자 법인 전환·대표이사 취임 ▲1999년 산자부 산업분야 신지식인선정 ▲1999년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전자산업발전유공대통령표창 수상 ▲2000년 무역의 날 1000만달러 수출탑 수상 ▲2003년 무역의 날 2000만달러 수출탑 수상 ▲2004년 무역의 날 7000만달러 수출탑 수상 ▲2004년 무역의 날 동탑산업훈장수상 ■ 이레전자 변신의 15년 이레전자는 1990년 4월 5평짜리 창고에서 전선가공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LCD모니터, 디지털TV 등을 생산하는 하이테크 전문 업체로 탈바꿈했다. 남들보다 한 발 빠른 아이디어로 위기를 기회삼아 성장해 왔다.1995년 휴대전화 충전기를 생산해 현대전자에 납품했고, 남들이 긴축경영을 하던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 당시 이레전자 정보통신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원 수는 현재 60여명. 1998년 900㎒ 무선전화기를 개발해 미국 최대 통신사인 벨에 수출했으며,2002년 이후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모니터를 생산하며 디스플레이 전문 업체로 성장했다.2003년부터 PDP TV 양산을 본격화했고,LCD TV도 만들어 3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국내 대형 전자전문 매장에서도 대기업 제품들과 나란히 판매되고 있으며, 백화점에서도 조만간 팔릴 예정이다. 현재 시중에 42인치 HD급 PDP TV와 32인치 HD급 LCD TV를 판매 중이다. 하반기에는 50,60인치 대형 PDP TV도 내놓는다. 특히 최근 인터넷과 TV를 한꺼번에 즐기는 디지털TV ‘J2’를 개발, 하반기 이레전자 브랜드로 출시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양희은·희경 콘서트에 아버지 육사동기 초대

    가수 양희은(사진 위·53)씨가 어버이날 막을 올리는 ‘2005 양희은 드라마 콘서트-언제나 봄날’에 39세의 젊은 나이에 간경화로 세상을 뜬 아버지 양정길씨의 동기인 육사 4기생을 초청했다. 8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아버지’를 테마로 열리는 이번 콘서트에는 동생이자 탤런트인 희경(사진 아래·51)씨도 함께 무대에 나서 가슴 속에 응어리진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탤런트 양택조, 아들 덕에 새 생명

    탤런트 양택조, 아들 덕에 새 생명

    간경화의 부작용으로 생명에 위협을 받던 중견 연기자 양택조(66)씨가 아들의 간을 이식받아 새 삶을 얻은 사실이 알려지며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양씨는 지난달 21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아들 형석(36)씨의 간 62%를 이식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아산병원측은 “수술 경과가 좋고, 회복 속도가 빨라 오는 10일 쯤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양씨는 “아들로 인해 새 삶을 살게 돼 말할 수 없이 기쁘고, 가족들에게 고맙다는 생각 뿐”이라고 감격스러워 했다. 지난 4일 퇴원한 형석씨는 “아들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면서 “아버지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지난 66년 동양방송 라디오 성우로 연예계에 데뷔,TV와 영화를 오가며 수많은 작품에서 개성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양씨는 5년전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무리한 스케줄로 인해 간경화로 발전하고 말았다. 양씨는 2003년 10월 간경화 부작용으로 생긴 식도정맥류 때문에 SBS 드라마 ‘때려’에서도 중도하차했으나,“일을 하지 말고 쉬라.”는 의사의 권유를 뿌리치고 연기 활동을 이어가다 지난 설 연휴 식도정맥류가 재발, 목숨을 잃을 뻔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생명복제,희망인가 재앙인가/임현진 서울대 사회학 기초교육원장

    지구 최초의 복제동물로 세인의 관심을 끌었던 돌리가 사망한 지 2년이 넘었다.1997년 2월에 태어나서 2003년 2월에 죽었으니 여섯 살에 일생을 마감한 셈이다. 양의 평균 수명이 12년 안팎이라 하니 오래 살지 못했다 할 수 있다. 돌리의 사인에 관해서는 논란이 많다. 공식적으로는 폐질환으로 인한 안락사다. 복제양을 탄생시킨 이언 윌마트 박사가 속해 있는 영국의 로슬린연구소는 돌리의 죽음이 실내에서 사육되는 늙은 양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폐질환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불과 여섯 살에 지나지 않는 돌리가 ‘늙은 양’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지니지 못한다. 이달 초 한국을 방문한 윌마트 박사는 돌리의 사인을 묻는 질문에 폐질환이라는 사실 외에 그 이상도 이하도 확인하기를 거부했다. 사실 복제양 돌리는 세인의 기대와 달리 불행한 일생을 살았다. 태어난 지 3년도 안돼 성인병인 비만·관절염·류머티즘 등으로 고생을 했다. 특히 노화가 급속히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밝혀진 대로 돌리가 세살 때, 세포노화의 지표로 알려진 테로미어가 정상보다 짧은 아홉 살에 해당하는 길이였다. 바꿔 말해, 돌리는 이미 태어날 때 여섯 살된 어미양의 나이를 안고 태어난 것이다. 돌리가 복제되기까지 무려 2777번의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동물 복제의 경우 성공률이 아직도 많아야 10%라고 한다. 인권만 있고 양권(羊權)이나 돈권(豚權)은 없는가. 생명복제 기술은 아직도 불완전하다. 그럼에도 인간은 생명복제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생명복제가 인간으로 확대되는 것에 대한 반대가 적지 않다. 나는 이미 인간복제가 인류에게 희망보다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서울신문 2002년 10월1일자). 사람의 질병 치료를 위한다는 명분 아래 생명복제가 인간재생으로 이어지지 말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생명창조의 권한을 가진 신에 대한 모욕이기 전에 인간사회의 질서와 윤리를 부정하는 자멸을 의미할 수 있다. 인간복제로 인해 부모가 자식이 되고 자식이 부모가 되는 사회에서 생명윤리와 인간질서는 똑바로 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인간복제로 가고 있다. 복제기술의 발달에 따라 마음만 먹으면 어떤 동물도 복제가 가능하다. 복제양 돌리(1997년)를 필두로 쥐(1997년), 소(1998년), 염소(1999년), 돼지(2000년), 고양이(2002년)가 복제되었다. 인간과 DNA구조상 친화성을 갖는 원숭이 복제도 시간문제다. 이러한 생명복제의 중심에 한국이 있다. 서울대 황우석 박사와 문신용 박사가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윌마트 박사가 한국에 온 연유도 황우석 박사와 인간배아줄기세포의 배양을 통해 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분명 인간줄기세포의 복제는 간경화·당뇨병·척추마비·파킨슨씨병으로 시름하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줄기세포 복제가 질병치료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줄기세포를 장기의 세포로 키우고, 동물실험을 통한 안전성 점검을 거쳐야 하고, 임상결과를 통해 인간에 대한 유무해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한다. 나라마다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미래산업의 성장동력을 얻으려 한다.10년안에 실용화를 위해 국가간 경쟁이 치열하다. 영국이 가장 적극적이고 아시아권 국가들이 이를 뒤따르고 있다. 이 와중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훼손되고 있지 않은지 성찰을 요한다. 우리의 경우 ‘생명윤리법’이 인간배아 연구를 허용함으로써 생명존중 가치관을 침해하고 있다는 헌법소원이 이미 제기되어 있다. 인간배아 복제가 지니는 생명공학적 가능성 못지않게 인간윤리적 한계를 조화시키는 것이 지난하면서도 중차대한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 기초교육원장
  • [나눔세상] 간 이식 1200명의 ‘희망전도’

    “이식 수술을 앞둔 두려움, 중환자실에서 튜브를 주렁주렁 달고 있어야 하는 고통…겪어본 사람만이 압니다.” 간 질환자와 보호자들이 치료와 회복과정의 생생한 체험담을 나누겠다고 나섰다. 오는 22일 출간되는 ‘간이식, 두려운 게 아니에요!’는 간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는 희망의 가이드북이 될 것 같다. 책을 쓴 사람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카페 ‘리버가이드(cafe.daum.net/liverguide)’ 회원 1200여명. 판매 수입도 모두 관련 단체에 기부한다. 당초 ‘리버가이드’는 2003년 4월 간경화 말기로 간이식수술을 받은 남편을 간호하던 김미영(40)씨의 병상일지였다. 수술실에서 중환자실로, 다시 일반병실로 옮겨 3개월 뒤 퇴원하기까지 남편의 치료와 회복과정을 꼼꼼히 올리자, 체험담과 격려를 주고받는 ‘동지’가 하나둘씩 늘었다. ‘간 이식‘에 따르면 한해 국내에서 이뤄지는 간이식 수술은 500건에 이르며, 성공률은 90%선.B형간염 보균자는 수술에 4000만∼9000만원, 수술한 뒤 6개월 동안은 매달 70만∼100만원, 이후에는 30만∼60만원의 비용이 든다. 간이식수술을 받은 뒤에는 장애5급으로 장애연금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간 이식‘는 특히 국내외에서 이식수술을 받은 회원들의 체험담은 물론이고 서적, 논문, 보도내용 등을 토대로 간 질환과 치료 전반의 정보를 담고 있다. 특히 퇴원한 뒤 주의사항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약은 항목별로 분류, 꼼꼼히 챙길 것’,‘조그만 종기나 귀의 염증, 가벼운 열도 즉시 병원에 알릴 것’ 등은 하나같이 체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이다. 간 기증자에 얽힌 얘기도 눈길을 끈다. 한 기증자는 “수술 이후 술·담배를 끊어 더 건강해졌다.”고 소개했다. “내가 살자고 자식 몸에 칼을 댈 수 없다.”고 자녀의 간 기증을 거부하는 부모를 설득하느라 애태운 가족들도 있다. 회원들은 “‘나 시집 안 보내고 가시려느냐.’는 식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면서 확고한 의지를 심어주라.”고 충고한다. 중환자실 유리창 너머로 “신이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확인시키려고 고통을 줬나봐.”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찡한’ 사례도 있다. 또 다른 회원은 가족에게 간이식을 받은 뒤 거부반응으로 재입원, 뇌사자의 간을 다시 기증받아 기적적으로 살아난 과정을 싣기도 했다. 김미영씨를 비롯한 운영진은 “수술비만 비싸고 성공률이 낮다거나, 이식받은 뒤 관리비가 한달에 수백만원씩 들어간다는 등 간이식에 대한 근거없는 소문이 환자의 용기를 꺾고 있다.”면서 “고통 겪는 환자와 가족들이 이 책에서 실질적인 정보를 얻고 희망과 자신감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금연하실 분 보건소로 오세요

    금연하실 분 보건소로 오세요

    직장인 이상욱(41·서울 방이동)씨는 ‘상습금연자’다. 십수년 전부터 새해 계획에 금연이 빠진 적이 거의 없다. 그러나 서너달을 못 가 ‘악마의 유혹’에 굴복하곤 했다. 금연 도구도 소용 없었다. 가족들의 따가운 눈길을 피해 아파트 베란다에서 한숨 섞인 담배 연기를 내뿜는 일상이 계속됐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오는 3월부터 구청 보건소에서 금연클리닉을 연다는 ‘희망의 소식’을 접했다. 이씨는 “고 1 때부터 동고동락했던 ‘애인’을 떠나보내는 게 조금 아쉽지만 아빠가 금연한다는 말을 듣고 기뻐하는 외동딸을 봐서라도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 ●담당의사 배치… 보조제 제공·약물치료 금연클리닉 사업은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 주관하는 ‘담배와의 전쟁’. 전국 246개 모든 보건소에서 시행된다. 전체 예산만 건강증진기금과 지자체 예산 등 230억여원이 소요되는 국가적 사업이다. 정부 차원의 금연클리닉을 실시하는 것은 영국에 이어 전세계적으로 두번째다. 대상 인원은 전체 흡연 인구의 1%인 10만명. 서울시내 25개 보건소는 모두 2만 3000여명을 금연클리닉에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금연클리닉에는 금연상담사 2명과 금연 담당 의사 1명이 배치된다. 이들은 6개월 동안 흡연자들을 상담하는 것은 물론 약물 공급과 금연 체크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금연클리닉 등록자는 첫 방문 때 니코틴 의존도 평가, 복부 둘레 측정 등을 받는다. 특히 니코틴, 타르와 함께 담배에 들어 있는 유해물질인 일산화탄소가 결합된 적혈구의 비율을 측정하는 일산화탄소 농도 측정을 통해 담배로 자신의 몸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알게 된다. 이후 상담사와 함께 맞춤형 금연 프로그램을 짜게 된다. 금연일을 정한 등록자는 금연클리닉을 방문할 때마다 금연 껌과 몸에 붙이는 금연보조제(금연 패치) 등을 제공받는다. ●도심에 이동클리닉도 운영돼 심각한 ‘골초’ 들에게는 금연 담당 의사가 금단 증상을 덜어주는 부프로피온 등의 약물이 처방된다. 실제로 담배를 끊었는지 알 수 있는 일산화탄소 검사도 정기적으로 실시, 어느 정도 금연의 의무감도 부여한다. 모두 6주 동안 방문 상담과 약물 치료가 병행되고, 금연에 성공하면 기념품도 나눠주기로 했다.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광화문이나 강남 등 도심에서 이동클리닉도 운영된다. 전화, 이메일 뿐 아니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흡연자는 2월 한달동안 해당 보건소에 신청하면 된다. 치료비는 물론 금연껌이나 패치 등 모든 의약품도 무료다. 소득 및 연령에 관계 없이 등록할 수 있지만 저소득층에게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평균 금연율 30% 넘어 금연클리닉은 몇년 전부터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흡연율이 높은 저소득층은 의료비 부담 때문에 참여를 꺼려 사회적인 효과는 미미한 편이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성북구, 부산 부산진구, 전남 해남군 등 전국 10개 보건소를 대상으로 금연클리닉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모두 780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금연율은 6개월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은 흡연자의 비율을 뜻한다. 시범사업 참여자의 평균 금연율은 30%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성북구 보건소 관계자는 “당초 등록한 140명 가운데 122명이 두 달 넘게 프로그램에 열성적으로 참여할 정도로 성공적”이라고 귀띔했다. 금연 사업은 강북구보건소 등 지금까지 대부분의 보건소에서도 운영돼 왔다. 여기에 체계적인 상담과 치료가 가능한 금연클리닉은 금연 사업을 몇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복지여성국 건강도시추진반 이조영 주임은 “지속적인 금연클리닉의 운영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인 57.6%의 성인 남성 흡연율뿐 아니라 급증하는 청소년 흡연율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잘못된 상식·나홀로 금연법 ‘금연하면 살이 찌니까 건강에 더 해로운 게 아닐까….’ 금연을 시작하면서 흔히 하게 되는 고민이다. 그러나 정답은 ‘아니오.’다. 이런 잘못된 상식 탓에 쉽사리 포기하기 일쑤다.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의지만큼 올바른 정보를 갖고 있는 게 중요한 이유다. 실제로 흡연자가 담배를 끊은 뒤 체중이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에서는 금연 이후 남자는 평균 2.8㎏, 여자는 3.8㎏ 정도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욕이 느는 게 주 원인. 그러나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면 체중 증가를 줄일 수 있다. 또 흡연은 복부비만을 유발, 몸매뿐 아니라 건강에도 직격탄을 날린다. 하루 한 갑의 담배를 피우는 것은 체중이 20㎏ 증가하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 또 다른 오해는 담배를 줄이거나 순한 담배를 피우면 낫다는 것. 그러나 몸에서 흡수하는 니코틴과 타르의 양은 별 차이가 없다. 신체는 물질들을 일정하게 받아들이려는 성향이 있어 무의식적으로 연기를 더 깊게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담배를 완전히 끊어야 한다는 말이다. 담배를 50년 이상 피워도 건강한 사람들을 보며 위안 삼는 흡연자들도 있다. 물론 사실이다. 다만 이들은 흡연에 의한 합병증으로 조기에 사망할 확률인 3분의1에 속해 있지 않을 뿐이다. 바꿔 말하면 흡연자들은 6발이 들어가는 권총에 2발의 실탄을 넣고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금연으로 인한 과민 증세도 길어야 1주일을 넘기지 않는다. 주위 사람들도 금연자의 화를 일시적으로나마 받아줄 아량이 필요하다. 혼자 할 수 있는 금연법도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금연 껌과 금연 패치 등을 활용하는 것. 각종 통계에 따르면 의지만 갖고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5% 미만이지만 보조제를 사용하면 35% 가까이 높아진다. 또 원래 항우울제로 쓰이는 부프로피온 등 약물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단 금연을 하려면 시작 일주일 전부터 금연 이유와 흡연 습관을 분석한 뒤, 주위에 널리 알리는 게 필요하다. 시작 뒤에는 금연 이유를 적은 메모를 틈틈이 들여다보자. 식후 양치질과 흡연 장소를 피하는 것은 기본. 금단증상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때는 일주일 직전. 금연 패치를 항상 붙이고 있으면 금단증상이 덜해진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이들의 조언이다. 금연 2주일에 들어서면 금단증상의 고비는 넘기게 된다. 그렇다고 술자리에 참석하는 등 일부러 자신을 지나치게 시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통 한 달을 넘기면 안정권에 들어서게 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보건소 맞춤형클리닉 덕분 53년만에 담배 끊기에 성공 “몸에 암세포가 생겨도 담배를 끊을 수 없더라고요. 우연히 금연클리닉을 접해 50여년의 ‘악연’을 끊을 수 있었던 게 행운이었죠.” 함택영(74·서울 돈암동)씨는 요즘 몸이 가뿐하다. 한동안 잃어버렸던 밥맛도 다시 돌아왔다. 가래도 더 이상 끓지 않는다.21살부터 곁에서 떼놓지 못했던 담배를 성북구 금연클리닉을 통해 53년만에야 끊은 덕분이다. 함씨는 반세기 동안 매일 한 갑 이상씩 피웠다. 술도 적잖이 마셨다. 그러자 60줄에 들어서자 몸에 이상 신호가 왔다. 간경화에 이어 5년 전에는 간암 초기 판정까지 받았다. 그런데도 담배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 “의사가 ‘담배를 안 끊으면 죽는다.’고 했지요.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 안전한 상태는 아닙니다. 어떻게 합니까. 담배가 없으면 못 살겠는 걸.” 함씨에게 희망의 햇살이 비친 것은 지난해 10월. 성북구 보건소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러 갔다가 혹시나 싶어 금연클리닉을 찾았다. 상담사들의 권유에 따라 함씨는 11월부터 담배와의 ‘마지막 승부’에 들어갔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위기는 금연일 일주일 이후에 찾아왔다. 무의식 중에 담배를 사러 가게에 들어갔다가 나오기를 하루에도 서너 차례 했다. 담배 피우는 꿈을 꾸다가 깬 뒤 입맛을 다신 적도 있었다. 사실 함씨는 그동안 금연을 10여차례 시도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니코틴의 마수(魔手)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금연침 등도 말을 듣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클리닉의 체계적인 상담과 금연 도구가 큰 힘이 됐다. 무료로 받은 금연 껌과 패치가 신기하게도 금단 증상을 싹 없애줬다.3주째가 되자 끽연욕과 금단현상도 함께 사라졌다. 함씨는 결국 3개월 동안 담배를 끊을 수 있었다. 요즘은 담배 연기만 맡아도 속이 울렁거릴 정도다. 함씨는 “담배는 자신에게 백해무익할 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건강도 해친다.”면서 “요즘은 아들뿐 아니라 만나는 사람들에게 담배 끊기를 권하는 ‘금연 전도사’가 됐다.”고 밝게 웃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