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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궁·왕릉 단풍시간표 나왔다

    왕궁·왕릉 단풍시간표 나왔다

    왕궁과 왕릉에서 단풍놀이를 즐겨보자. 문화재청은 15일 궁릉관리소의 자문을 받아 조선시대 왕궁과 왕릉의 단풍 시간표를 제작, 공개했다. 궁궐이나 왕릉에는 지금 짙푸른 녹색의 노송과 노랑·빨강의 울긋불긋한 단풍나무, 느티나무, 상수리나무, 야생화꽃, 황금빛 잔디가 한데 어우러져 ‘명품’ 단풍을 빚어내고 있다. 단풍 시간표에 따르면 단풍은 20일 창덕궁 후원을 시작으로 11월 말까지 각 궁궐과 왕릉 일대 숲을 수놓게 된다. 특히 창덕궁 후원, 태조 이성계가 묻힌 건원릉을 비롯한 9개 왕릉이 모여 있는 동구릉, 숙종의 명릉 등 5개 왕릉이 밀집한 서오릉, 사도세자의 융릉과 정조의 건릉, 세종대왕릉(영릉)의 산책길은 5대 단풍 숲으로 꼽힌다. 왕궁·왕릉별 단풍시간표는 다음과 같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브아걸 4人’ 이름에 감춰진 ‘4가지 비밀’

    ‘브아걸 4人’ 이름에 감춰진 ‘4가지 비밀’

    브라운 아이드 걸스(Brown Eyed Girls, 이하 ‘브아걸’)의 새 타이틀 곡 ‘어쩌다’의 돌풍이 무섭다. 원더걸스와 함께 하반기 가요계를 온통 레트로(복고) 걸 열풍을 몰고 온 주인공은 ‘바로 제아(리더), 나르샤(보컬), 미료(래퍼), 가인(보컬). 브아걸은 지난 2008년 상반기 가요 차트 1위를 차지했던 ‘L.O.V.E’의 기세를 몰아 하반기 타이틀 곡 ‘어쩌다’로 각 방송사 음악 종합 차트 상위권을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실력파 보컬 그룹을 표명하고 있는 탓에 멤버 개개인에 대한 보다 조명보다 노래의 유명세가 더욱 밝다. 최근 서울신문NTN과 만난 브아걸은 “사실 본명인 가인을 제외한 모든 멤버들의 이름에는 사연이 있다.”며 각 멤버들의 활동명에 얽힌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 리더 ‘제아’ - 제일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아이 브아걸에서 가장 파워풀하고 깔끔한 고음 처리를 자랑하는 리더 ‘제아’는 보컬적 특성이 이름으로 이어진 경우였다. 본명이 김효진인 제아는 ‘제일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아이’라는 순 우리말에서 머리 글자를 따서 활동명을 지었다. ”학창시절 가요계 대선배인 김혜림 씨가 창단한 락 그룹에서 활동했어요. 한때 락밴드에서 목청을 높이는 락커의 꿈을 키우던 때도 있었죠. ‘제일 아름다운 목소리’는 과찬이고요, 고음을 칭찬해 주시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 보컬 ‘나르샤’ - 펄펄 날아라 나르샤 나르샤는 세련된 외래어 이름이 나지만 알고 보니 세종대왕이 창제한 용비어 천가에 등장했던 순 우리말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나르샤(나리샤)’는 중세 국어 중 ‘날다(fly)’의 존칭어로 알려져 있으며 용비어천가 1장인 ‘海東六龍飛 莫非天所扶 古聖同符 (해동 육룡이 나라샤 일마다 천복이시니. 고성이 동부하시니.’ 구절에 명시된 바 있다. ”외래어가 아닌 순 우리말이에요. 용비어천가의 구절에 나왔던 옛말로 ‘날다’라는 뜻을 가졌죠. 가요계에서 펄펄 비상하는 가수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나르샤라는 이름을 갖게 됐어요.” ◆ 랩퍼 ‘미료’ - 브아걸 노래에 맛을 더하는 조미료 ”조미혜라는 본명 때문에 어렸을 때 친구들이 ‘조미료’라는 별명을 붙여줬어요. 성을 떼고 “미료야”하고 불렸는데 가수 활동 후에도 예명으로 사용하게 됐죠.” 브아걸에 톡톡 튀는 랩으로 노래의 감칠 맛을 더하는 랩퍼 ‘미료’는 학창 시절 별명을 그대로 사용한 예다. 공교롭게도 미료의 랩퍼의 역할이 브아걸 노래에 ‘조미료’적 역할을 한다는 점에는 상통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 보컬 ‘가인’ - 아름다운 사람 아닌 노래하는 가인(歌人)으로 귀여운 눈웃음이 트레이드 마크인 브아걸의 막내 가인의 본명은 손가인으로 멤버 중 유일하게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다. ”아름다울 가(佳)에 사람 인(人) 즉, 본래 이름은 아름다운 사람이 되라는 뜻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가수의 꿈을 이뤄 노래하는 사람 ‘가인(歌人)’이 된 셈이죠.” 어렸을 적 부터 노래하는 것을 좋아해 어머니로부터 “넌 정말 ‘가인’이란 이름이 맞구나.”라는 말을 들었다던 가인은 “브아걸에서 노래하고 사랑받는 요즘 나날들이 너무 행복하다.”며 배시시 웃어 보였다. 한편 브아걸의 ‘어쩌다’는 10월 첫째 주 각 지상파 방송사 음악 차트에서 원더걸스의 ‘노바디’와 1위를 겨루고 있다. 브아걸은 “예상 되의 반응에 쉴 틈 없는 활동에도 더욱 힘이 나고 있다.”며 “이번 타이틀 곡의 경우, 보컬 위주던 음악색에 댄스가 보강됐다. 보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하면서 브아걸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늘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무대에 서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 / 사진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Seoul In]

    은평구(구청장 노재동) 불법유동광고물을 뿌리 뽑고 건전한 광고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주 1∼2회 PC방, 청소년게임장 등을 돌며 청소년 유해성 광고물 특별단속을 한다. 관할 경찰서, 관계 기관 합동으로 진행하는 이번 단속은 청소년들에게 탈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법유동광고물이 집중 대상이다. 앞서 구는 각 업소에 불법간판, 전단지, 명함류 등의 배포를 지양해 달라고 당부했다. 도시디자인과 350-3487. 강동구(구청장 이해식) 26∼27일 일자산 남단 허브천문공원에서 천문-별자리를 주제로 ‘별(★)의 별 축제´가 열린다.▲천체 망원경을 통한 태양 흑점과 행성 관측 ▲회전 별자리판 만들기 ▲종이 모형 해시계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26일에는 아카펠라그룹 ‘메이트리´의 공연이 펼쳐진다.27일은 ‘미스터 브라스´가 환상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푸른도시과 480-1395. 양천구(구청장 추재엽) 국정시책 합동평가에서 ‘2008년 민방위시책 운영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돼,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을 받는다. 구는 이번 평가에서 효율적인 자원관리와 철저한 준비로 비상소집훈련과 민방위 교육을 실시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서울시 최초로 민방위 교육에 연극공연을 도입, 대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큰 반응을 얻었다. 민방위팀 2620-3083.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 27일 오후 2시 자연사박물관 분수대 광장에서 타악 앙상블 ‘비트인’ 초청 공연을 갖는다. 비트인은 전통타악부터 클래식까지 42종의 타악기로 조화로운 울림을 표현하는 공연단체이다. 세종문화회관 나눔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무료로 펼치는 이번 공연에서는 다양한 타악기를 체험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자연사박물관 330-8859. 서초구(구청장 박성중) ‘음식물쓰레기 수거용기’에 사용자의 이름표를 붙여 관리하는 ‘음식물쓰레기 수거용기 청결 관리책임 실명제’를 시범운영한다. 서초 2·4동 음식점 200곳에서 사용자의 이름과 연락처, 쓰레기 수거 업체명 등을 기재한 스티커를 수거용기에 부착하게 했다. 구는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끝까지 책임지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청소행정과 570-6377. 중구(구청장 정동일) 중구보건소가 1∼6층 보건소 건물의 계단을 ‘건강 담은 계단’으로 리모델링했다.1∼2층 계단은 걷기 운동의 효과와 계단 걷기에 대한 정보를 담고,2∼3층은 고혈압의 원인과 예방 등을 설명한다.3∼4층과 4∼5층은 각각 당뇨병과 고지혈 정보를 제공한다.5∼6층은 ‘비만 계단’으로 음식별 열량과 비만 이야기를 담는 등 계단 벽면마다 건강 정보를 제공한다. 보건소 2250-4429.
  • [정부 정책블로그 개설 한달] ‘정책 공감’ ‘정책 반감’?

    [정부 정책블로그 개설 한달] ‘정책 공감’ ‘정책 반감’?

    촛불에 덴 정부의 국민과의 소통 노력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부대표 블로그 신설과 각 중앙부처 블로그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뉴미디어를 이용한 국민과의 소통 시도는 아직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네티즌들을 유인할 만한 소식을 제공하지 못하거나 올라온 네티즌의 댓글에 대해서도 답을 하지 않는 등 일방적 정책 홍보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뉴미디어를 통한 정부의 네티즌 소통 실상과 문제점 및 대안을 모색해 본다. ‘웹 2.0(개방·참여·공유)’시대에 맞춰 정부가 네티즌과의 소통을 위해 정부 대표 블로그인 ‘정책공감’을 개설하고 각 부처에서도 독자적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네티즌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정책공감의 경우, 개설 한달 동안 방문자 수에 있어서는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블로그에 올린 글 가운데 절반 이상에 댓글이 하나도 달리지 않는 등 네티즌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부처에서 운영 중인 블로그도 개점 휴업 상태인 게 적지 않다. ●댓글 없는 일방적 정책홍보 지난달 28일 다음의 정책공감에 올린 ‘인천공항 선진화에 대한 시시비비’라는 글에는 댓글이 276개가 달리는 등 네티즌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당시 하루 방문자도 1만명을 넘었고, 이후 올라온 2건의 관련 글에도 각각 댓글이 25개와 88개가 달렸다. 그러나 이후 올라온 글에는 댓글이 1∼2개 달리는 것에 그쳤다.23일 현재 다음 블로그에 올라온 56개 글 가운데 53.6%인 30개에는 댓글이 하나도 달리지 않았다. 경인운하 등 논쟁이 될 만한 현안에 대해서는 글을 올리지 않아 네티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네이버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전체 글 54개 중 57.4%인 31개 글에 댓글이 하나도 달리지 않았다. 네이버 글에서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글은 인천공항 선진화 관련 글로 10개의 댓글이 달렸다. ●개점 휴업 블로그도 있어 각 부처에서 다음이나 네이버에 만든 일부 블로그들의 경우, 아예 개점 휴업 상태로 부실 운영되고 있다. 노동부가 지난해 9월 다음에 개설한 블로그 ‘손에 잡히는 혁신’은 가장 최근에 올린 글이 지난해 11월13일 올린 것이다. 블로그를 만든 지 3개월도 안돼 손을 놓은 셈이다. 전체글도 30개, 전체 방문자 수도 7115명에 불과하다. 지난 8월25일 다음에 개설된 국토해양부 블로그에는 전체글이 3개에 불과하다. 지난 4월 다음에 개설된 청와대 블로그 ‘푸른 팔작지붕아래’는 전체 글이 24개에 불과하다.‘대통령과 함께 쓰는 청와대이야기’라는 타이틀과는 달리 대통령이 쓴 글은 담화문 몇건이 전부다. 다음·네이버 등 유명 포털에 운영 중인 블로그와 별개로 정부정책포털 블로그(blog.korea.kr)에도 각 부처별 블로그가 있으나 방문자는 거의 없다. 이곳에 개설된 ‘정책공감’ 블로그의 경우 23일 현재 총 방문자가 2600여명에 그쳤다. 지난 4월 개설된 기상청의 ‘땅속을 파헤치자’가 글이 하나도 없는 등 휴면 처리돼야 할 블로그도 적지 않다. ●파워 블로그는? 정부 블로그의 현주소는 정치·사회 분야 ‘파워 블로그’와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방문자와 댓글 등 전체적인 부분에서 크게 뒤져 있다. 2004년 3월 네이버에 개설된 정치·사회 분야 파워블로그인 ‘준영사랑’의 총 방문자수는 23일 현재 2351만여명에 달한다. 전체 글도 2만 1000여개에 이른다. 이웃이 1100명, 스크랩 수만도 6만 9000여건에 이른다. 댓글을 쓰는 코너를 따로 두고 있으며 답글도 올리고 있다. 운영자가 이벤트로 2100만명째 방문자에게는 선물을 주기도했다. 412만 3000여개에 달하는 블로그를 대상으로 한 야후 블로그 순위에서도 준영사랑 블로그는 156위로 상위에 올랐다. 반면 청와대 블로그는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11만 9311위, 다음 블로그의 경우 16만 3816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책공감에 글을 쓴 한 네티즌은 “소통을 원한다면 일방적인 강요나 여론 조작 말고 진심을 담아 이야기 해야 한다.”면서 “국민에게 신뢰를 받는 정보가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의 평가 ”수직적 소통은 웹2.0 이해부족 탓”전문가들은 ‘정책공감’을 비롯한 정부 부처 블로그에 대해 “일단 시도는 좋다.”고 평가했다. 국민들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노력이 엿보인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기존의 ‘정책 홍보성’ 홈페이지를 답습하거나 인터넷을 이용한 다양한 소통채널을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 나아가 ‘수평적 개방·참여’라는 웹 2.0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옛날부터 정부나 정치인, 공공기관의 사이버 공간은 비슷비슷했다.‘정책공감’도 이를 답습하는 성격이 짙다.”는 것이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교수의 평이다. 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성향을 버리지 못한 탓이다. 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부의 블로그는 소프트하게 접근한다는 방식만 다를 뿐 기본적으로 정책을 공표(publish)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면서 “권력을 갖고 있는 정부의 특성 때문에 수평적 공간인 온라인에서는 소통수단으로 적합지 않다.”고 말했다. ‘수평적’ 공간에서 ‘수직적’ 소통을 바라는 정부의 태생적 한계와 더불어 지적되는 문제는 웹 2.0에 대한 정부의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웹 2.0 기반 사이버 커뮤니티뿐 아니라 RSS(콘텐츠를 요약해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 표준), 팟캐스트(RSS를 이용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 트랙백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고 있는 다른 블로그와는 달리 정부 블로그들은 ‘우직하게’ 웹 1.0시대의 게시판, 내려받기 등의 기능에 충실하다. 민 교수는 “웹 2.0에 대한 정부의 이해도가 떨어지다 보니 (그런 수단을)활용하지 못하고 홍보성 콘텐츠만 계속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인터넷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정부 인식의 변화를 주문하는 전문가도 있다.IT평론가인 김국현씨는 “평등한 소통을 통해 변화를 강조하는 2.0의 현상들은 근본적으로 기득권을 흔들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그 흔들림에 불안해하고 웅크리면 소통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특성을 먼저 이해하고 소통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의 사례는 백악관 홈피 국민과 실시간 토론도 블로그로 국가와 개인이 직접 소통하는 예는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없다. 임종수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인터넷 게시판 문화가 가장 발달한 곳이 우리나라”라면서 “우리나라보다 앞선 시도를 하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방·참여·공유’라는 웹 2.0의 정신을 구현, 다양한 형식으로 참여를 유도해 쌍방향 소통을 가능케 하는 곳은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곳이 미 백악관 홈페이지(www.whitehouse.gov)다. 온라인 백악관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모든 TV·라디오 연설을 ‘팟캐스트’로 제공한다. 팟캐스트는 애플사의 mp3플레이어 ‘아이팟’과 캐스트(방송)가 합쳐진 말로, 인터넷을 통해 사용자들이 새로운 오디오파일을 구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미디어를 찾아가지 않아도 청취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을 뜻한다.‘팟캐스트’를 통함으로써 대통령의 연설이 더 많은 사람에게 손쉽게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 거기에 국민들이 궁금한 사안이 있을 때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면 백악관 참모들이 곧바로 대답을 올려주거나, 국민과의 실시간 토론을 하는 등 더 많은 누리꾼의 참여를 유도하는 점도 돋보인다. 미 민주당 대선 후보 버락 오바마의 블로그(www.barackobama.com)도 좋은 사례다. 오바마는 자신의 블로그에 지지자들이 각자의 블로그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그 블로그는 본인의 출신 지역, 소속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연동된다. 기획탐사부 조현석 강국진 김민희 기자 tamsa@seoul.co.kr
  • 여야 쟁점현안 지상대담

    여야 쟁점현안 지상대담

    18대 첫 정기국회에서 집단소송제가 핵심 어젠다로 떠올랐다. 여야가 모두 도입하자면서도 그 대상을 놓고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는 집단소송제에는 여야가 뜻이 같다. 그러나 불법 집회·시위와 관련한 집단소송제을 놓고는 상극이다. 한나라당은 최우선 추진 과제로 꼽은 반면 민주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아야 할 ‘악법’으로 규정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로부터 집단소송제에 대한 기본 입장과 정기국회 전략을 들어봤다. 서면 인터뷰를 지상대담 형식으로 정리했다. 나머지 쟁점 현안도 양당을 대표하는 의원들을 대상으로 지상대담 형태의 시리즈로 다룰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집단소송제 도입을 ‘제1과제’로 꼽았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홍 원내대표 민주사회에서 집회·시위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무제한 집회시위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이 불법 시위의 천국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집단소송제 도입 방침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는데, 불법 시위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인가. 원 원내대표 집회에 대한 집단소송제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보수적인 법률학자도 ‘외국 신문에 해외 토픽에 날 일’이라고 힐난한 바 있다. 우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반민주·반촛불 악법’이다. 교통 편의를 이유로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시위·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홍 원내대표 우리가 추진하는 법은 이른바 ‘떼법’을 방지하려는 법이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민주사회에서 집회시위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무제한 집회시위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집회시위 중에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는 자유는 보장되지 않는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다. 더구나 그 시위가 불법 시위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한나라당이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시위는 보장하겠다고 하는 데도 민주당이 집단소송제를 반대하는 것은 불법 집회를 옹호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 않나. 원 원내대표 민주당은 폭력을 수반하는 범죄를 행하거나 공중을 위협하는 방식의 ‘불법집회’에는 반대한다. 최근 촛불집회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우리나라의 집회문화는 상당히 선진화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참여한 가족, 다양한 문화제와 퍼포먼스가 함께 진행되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민주화·선진화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집회문화일 것이다. 그러나 촛불문화제에서 보듯이 경찰의 과잉조치(도보에 전경차 배치, 통로 폐쇄 등)와 과잉 진압(남녀노소를 불문한 폭력행사 등)이 평화집회를 일부 폭력화시켰던 원인을 제공했다. 경찰의 대응도 선진화되어야 한다. ▶원 원내대표는 집회문화는 선진화됐는데 공권력의 대응은 여전히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집단소송제는 시민들의 힘으로 시민들을 견제, 국민들 간의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비판도 있는데…. 홍 원내대표 지난 1987년 민주화시대가 개막되고 난 뒤 20여년 동안 한국 사회는 자유만능시대를 구가해 왔다. 노무현 정권에 이르러서는 공권력이 무력화되고 불법을 넘어서서 떼법이 만연하는 시위천국이 되었다. 국가공권력의 도덕성이 문제되던 권위주의 시대도 아니고 정통성을 가진 선출된 정부인 데도 공권력이 죄악시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공권력의 권위 회복과 아울러 특정 이익집단의 집단시위에 대해 다른 시민들의 방어권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원 원내대표 한나라당의 주장은 한마디로 후안무치의 결정판이다. 평화적 촛불문화제, 종교인들의 촛불행사마저 불법으로 규정하지 않았나. 촛불 집회가 한창일 때 국제앰네스티(국제사면위원회)는 ‘한국의 집시법이 인권을 침해하고 헌법에 위배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런데 ‘집단소송제’까지 도입되면, 집회·시위·표현의 자유는 근본적으로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집단소송제 도입 취지를 놓고 찬반이 갈리는 것 외에도 제도 자체에 대한 법리적 해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어떻게 보나. 원 원내대표 법리적으로는 기본적으로 성립이 어려운 법안이라고 본다. 집단소송은 손해의 양상이 유사해야 되는데, 소위 집회로 인한 집단 손해는 그 양상이 다양할 수밖에 없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특정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양창수 대법관 후보자도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던 것이다. 홍 원내대표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양창수 대법관이 인사청문회에서 밝혔던 의견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정적인 견해는 아니었다. 아울러 위헌 소지는 없을 것이라는 양 대법관의 의견이었음을 분명히 해둔다. ▶원 원내대표는 시위로 인한 손해의 양상이 다양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특정할 수도 없기 때문에 집단소송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하는데 홍 원내대표는 어떻게 생각하나. 홍 원내대표 그런 내용은 입법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리라고 본다. 아울러 불법 시위가 단순히 교통 마비로 인한 피해만 입힌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렇지 않다. 촛불시위로 피해를 입은 세종로·종로·청계천 등지의 자영업자들이 오죽하면 촛불집회 주최측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진행하고 있겠나. ▶법안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 등 야권을 반발이 만만찮을 것 같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가. 홍 원내대표 국회는 여야 합의처리가 원칙이다. 공론에 부쳐 토론해보면 합리적인 결론이 나올 것이다. ▶한나라당에선 일단 합의 처리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했지만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표결 처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이에 대한 민주당의 전략이 있다면. 원 원내대표 수적으로 열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결코 적은 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다른 야당들과 함께 힘을 모아 반드시 저지할 것이다. ▶최근 GS칼텍스를 비롯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적어도 서비스 분야에 대한 집단소송제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양당의 입장은. 원 원내대표 현재 소비자 보호를 위한 단체소송제도가 올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이 제도는 소비자단체의 자격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 실질적인 소비자 피해구제 방안을 담고 있지 못하다는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민주당은 소비자를 보호하고 기업에는 품질개선과 소비자 친화적 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도록 집단소송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 개인 정보 도난과 인터넷 등을 통한 불법 유포가 심각한 수준이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집단소송제 도입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18대 국회 원 구성과 상임위 배정이 늦어져 정기국회 준비에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부실 국정감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홍 원내대표 국정감사를 당초 예정보다 늦춰 10월 초부터 하기로 했다. 따라서 국회의원들이 충분히 감사준비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원 원내대표 국정감사 준비기간이 넉넉한 것은 아니지만 상임위별로 정부의 무능, 편향, 오만의 실태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야당 시절에는 국정감사를 통해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견제했다. 그러나 지금은 집권 여당이다. 자칫 부실한 국정감사로 ‘정부옹호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가능성도 없지 않은데. 홍 원내대표 국회의 역할은 행정부를 감시 통제하는 데 있다. 여당이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행정부를 감싸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민주당도 여당에서 야당으로 바뀐 뒤 처음 열리는 국정감사인 만큼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할 텐데. 원 원내대표 내실 있는 국정감사를 위해 국정감사 상황실 시스템을 갖추고, 당 안팎의 각 분야별 전문가 집단과의 네트워킹 강화 및 국민과 함께 할 소통의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최악의 정부’의 총체적 정책실패를 강력히 비판하는 국감, 중산층과 서민의 민생을 구출하고 미래를 여는 ‘최선의 국감’을 만들겠다. ▶집단소송제뿐만 아니라 여러 쟁점 법안들을 놓고 여야간에 대립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으로서는 반드시 통과시켜야만 하는 법안들이 있을 것이고, 제1야당인 민주당으로서는 필사적으로 막아야 할 법안이 있을 것이다. 여야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어떻게 하겠는가. 홍 원내대표 거듭 말씀드리지만 국회에서의 법안 처리는 여야 합의를 원칙으로 한다. 그런 원칙에 충실하겠다. 원 원내대표 민주당은 여당이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국회는 청와대의 거수기가 아니라, 국민의 뜻을 받드는 민의의 전당이다. 정리 전광삼 나길회기자 hisam@seoul.co.kr
  • 명절 증후군 어디서 풀어볼까

    명절 증후군 어디서 풀어볼까

    ■ 가족 수영대회·수중 줄다리기 등 경기·충남 스파서 귀성객들 유혹 경기도 퇴촌의 스파그린랜드는 13∼15일 제비뽑기를 통해 주부고객 300명에게 2만원 상당의 화장품 세트를 제공한다. 추석 당일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는 가족끼리 팀을 구성해 민속놀이 시합도 벌인다. 각 종목 우승 팀에 자유이용권, 야구 경기 관람권, 영화 예매권 등을 증정한다. 한복을 입은 고객은 입장료 50% 할인.www.spagreenland.co.kr 경기도 이천의 테르메덴은 포도 농장을 방문하는 패키지를 10월 초까지 선보인다. 테르메덴에서 5분 거리의 농장에서 포도를 직접 따먹고, 스파도 즐기는 상품. 모든 고객에게 포도 1㎏이 증정된다. 스파 이용료(주말 어른 2만 8000원, 어린이 2만 1000원)만으로 참가할 수 있다. 단 예약은 필수다.www.termeden.com 경기도 이천의 스파플러스는 참숯방, 산소옥냉방 등 다양한 찜질방이 자랑인 곳.12∼15일 호텔 숙박이 포함된 ‘한가위 특가 패키지’를 내놨다. 미란다호텔 1박+2인 조·석식+스파플러스 이용권 2장 포함 17만 8000∼19만 8000원.www.mirandahotel.com/spaplus 경기도 부천의 타이거월드 내 워터파크에선 ‘한가위 가족수영대회’ ‘수중 줄다리기’ 등 이벤트가 열린다. 실내 스키장에서는 일본 국가대표 보드 라이더와 국내 라이더들이 펼치는 보드 이벤트도 열린다.www.tigerworld.co.kr 충남 안면도의 오션캐슬과 덕산 스파캐슬에서는 13∼15일 투호 등 민속놀이가 이어진다. 추석 당일 오후 4시에는 민속놀이 미니올림픽이 열린다. 푸짐한 경품도 준비됐다. 스파캐슬 천천향과 오션캐슬 아쿠아월드에서 입장객 라커 번호를 추첨해 3D 입체 퍼즐을 증정한다. 할인행사가 빠질 리 없다. 스파캐슬 천천향은 15일까지 지역 주민을 동반할 경우 4인까지 40% 할인해준다. 오션캐슬 아쿠아월드는 추석 당일 한복 착용 고객과 지역 주민에게 동반 4인까지 30% 할인.www.m-castle.co.kr 충남 아산의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는 동양 4대 온천수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좋은 수질이 자랑이다. 올 여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테마 스파시설로 탈바꿈했다.13∼15일 가족 3대가 함께 방문할 경우 30% 할인된 가격에 스파를 이용할 수 있다.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는 꽃들을 입욕제로 사용한 ‘이벤트 꽃탕’도 마련했다.www.paradisespa.co.kr 충남 아산스파비스는 3대 동반 입장객 중 65세 이상 어른에게 무료 입장 혜택을 제공한다. 제기차기, 투호던지기, 징검다리건너기 등의 놀이를 통해 경품도 제공한다. 충청, 대전 지역 주민들은 입장료가 30% 할인된다.www.spavis.co.kr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특급호텔도 30~40% 할인 패키지 야외이벤트·다양한 전통 공연도 그랜드하얏트서울은 패키지 고객을 위해 연휴 기간 동안 다양한 전통놀이와 공연이 펼쳐지는 남산 한옥 마을로 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그랜드룸 1박은 13만원, 그랜드 클럽룸 1박은 18만원이다. 아동 동반 투숙객에게 호텔에서 제작한 어린이용 슬리퍼와 타월 세트를 증정한다. 그랜드 클럽룸 투숙객은 그랜드 클럽 라운지에서 조식, 이브닝 칵테일 등을 즐길 수 있다.12∼15일.(02)799-8888. 도심 속 대규모 정원을 자랑하는 메이필드호텔은 ‘한가위 달빛 숲속 여행’을 마련해놓고 있다. 객실 1박, 조식뷔페(2인)의 ‘달빛’ 패키지를 이용하면 추석 연휴 3일간 하루 두 차례(오후 2시·7시30분) 야외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한지 뜨기 체험, 한지 나뭇잎 탁본, 보름달 소원 빌기 등 추석 분위기가 물씬 나는 전통 행사를 즐길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면 좋다.20만 2000원.(02)2660-9000. 세종호텔 ‘보름달 패키지’는 정동극장의 전통공연 관람권 2장이 포함돼 있다. 딜럭스 객실 1박과 2인 조식이 제공되며 가격은 13만 9000원.17일까지.(02)3705-9115.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서태지의 ‘더 그레이트 2008 서태지 심포니’ 공연 관람권(S석 2장)을 넣은 상품을 내놨다.28만원. 공연 티켓이 1장에 13만원이니 남는 장사다.(02)317-0404. 기름진 명절 음식의 유혹에서 벗어나고 싶은 여성은 서울프라자호텔의 ‘레이디 패키지’를 노려보시길. 객실 1박에 지중해 스타일의 건강식 아침이 제공된다.13만원. 조식은 없고 영화관람권 2장이 제공되는 ‘프렌지 패키지’는 10만원이다. 여러 명의 친구끼리 가고 싶다면 비즈니스룸이 제공되는 패밀리 패키지를 택할 것.3인 조식에 피칸파이, 스낵, 음료 등 간식이 제공되며 침대도 무료로 추가해주는데 가격은 17만 5000원이다.12∼15일.(02)310-7710. ‘삼총사’들을 위해선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의 ‘상쾌한 휴(休)’패키지를 추천한다. 클럽 주니어 스위트를 택하고 1인 비용 3만원만 더 내면 VIP고객 전용 클럽 라운지에서 세 명 모두 아침은 물론 저녁에 가볍게 술 한잔도 걸칠 수 있다.26만 9000원.(02)559-7777. 롯데호텔서울은 영화관람권 2장이 포함된 패키지를 객실별로 15만∼20만원에 선보였다. 조식 추가시 1인당 2만 1780원만 추가하면 된다.(02)759-7311. 신라호텔도 더파크뷰의 2인 조식과 딜럭스 객실 1박을 포함한 패키지를 16만 6000원, 여기에 해피아워까지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18만원에 선보이고 있다. 투숙객에게 테디베어 인형을 선물한다.(02)2230-3310. 상기 모든 금액은 세금·봉사료 별도.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수도권규제 갈등’ 도지사 인터뷰] 이완구 충남지사

    [‘수도권규제 갈등’ 도지사 인터뷰] 이완구 충남지사

    이완구 충남지사는 정치적으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지사는 지난달 5일 한나라당과 충청남도간의 당정회의에서 ‘충청 홀대론’을 둘러싸고 당 지도부와 심한 언쟁을 벌였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는 수도권 규제 및 지방 균형발전을 둘러싸고 연일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충남 지역의 국회의원 10명 가운데 한나라당 출신은 1명도 없다. 충청권에서 한나라당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면서 2010년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이 지사의 탈당설까지 나돌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지사 본인은 그런 상황을 즐기는 것 같았다.2일 중국 출장을 가기 위해 하루 앞서 서울에 온 이 지사를 만나 속내를 들어봤다. 서울 한 호텔의 비즈니스룸에서 가진 인터뷰는 오후 5시30분부터 90분간 이뤄졌다. ▶‘충청 홀대’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실체가 있는 말인가. -(깊은 숨을 내신 뒤)이렇게 설명하겠다. 지난해 말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충남표의 34%를 얻었고,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34%를 받았다. 그런데 불과 4개월 뒤 치러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전패했다. 사실 그 사이에 이 대통령이 이렇다 할 정책적 실책을 저지를 만한 물리적 시간도 없었다. 다만 대통령직인수위원이나 청와대 수석, 정부 각료들 인사가 있었다. 그 인선 내용이 그동안 갖고 있었던 충청도 사람들의 피해의식이랄까, 홀대당한다는 느낌을 자극한 것이다. ●솔직한 민심 전했더니 껄끄럽게 생각 ▶충남은 최근 전국 최고의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과 외자유치 실적을 기록했다. 그래도 홀대인가. -그것은 도가 노력한 결과이지 중앙정부의 지원 때문이 아니다. 그리고 GRDP는 천안, 아산, 당진, 서산 등 기간산업이 있는 지역만 불균형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나머지 지역은 아직도 놀랄 정도로 낙후돼 있다. ▶정부가 7월21일 천명한 ‘선 지방 균형발전, 후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의 원칙은 잘 이행되고 있다고 보나. -그 정책은 현장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정부는 수도권 규제와 기업 규제의 개념을 혼동하고 있다. 두 가지가 맞물려 있기는 하지만 다른 것인데, 지금 논의는 수도권 규제가 기업 규제라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자면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주장하는 수도권 규제 완화를 기업 규제 완화로 오인하는 것이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도 상수도보호구역이나 군사보호구역이 다 있다. 충남에도 대천댐, 보령댐이 있지 않은가.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자들이 현장을 잘 모르나. -얼마전 정부가 발표한 쇠고기 원산지 표시가 잘 안 되고 있다. 단속할 만한 인력도, 장비도, 의지도 없다.9월부터 미국산 쇠고기가 대량으로 들어온다. 원산지 표시가 잘 안 되면 축산업자, 소비자, 음식점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러면 이번 가을에 또 난리가 난다. 대통령이 현장을 아는 사람을 쓰지 않으면 시행착오를 범할 수밖에 없다. ▶행정복합도시가 무산되거나 축소될 경우 충남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되는가. -거의 민란 수준일 걸…. 그것은 아마 감당키 어려울 것이다. 이게 무산되거나 하면 다른 국가적 중요 사업들은 할 수 있겠나? 행복도시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국가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이 문제를 갖고 자꾸 잡음을 내거나 시비를 걸지 않으면 좋겠다. ▶수도권 밖의 다른 시·도 지사들과 연대해 정부에 대응할 계획은. -이게 싸울 일이 아니다. 물론 다른 시·도지사들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자칫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대립으로 가면 나라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서로 윈-윈으로 가야 한다. ▶최근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설전을 벌이면서 수도권 규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를 갖게 됐나. -경기도와 김 지사의 어려운 점도 안다. 그러나 경기도정은 도 내에서 스스로 풀 수 있는 지혜를 짜내야 한다. 그런 식의 자구노력을 해봤나 묻고 싶다. 경기도 문제와 수도권 규제, 기업규제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의 논란과 관련해서 청와대에서 연락이 왔을 것 같다. -연락 안 해도 서로 다 안다. 답답한 제 속내를 이 대통령은 알 것이다. 이 대통령과 서너 차례 독대해 교감을 나눴다. ▶대통령과 만나면 무슨 얘기를 나누나. 이 지사의 정치적 장래에 대해서도 얘기해본 적 있나. -주로 지역 현안을 얘기한다. 정치적 장래는 내가 얘기할 사람도 아니고, 대통령이 그렇게 한가한 분도 아니다. ▶도를 없애는 행정구역 개편 얘기가 나온다. 찬성하나. -어려운 문제다. 국민 정서와 문화, 국가경영의 효율성, 향후 정국의 큰 일정과 맞물려 있다. 논의야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인 호불호는 얘기하지 않겠다. ▶지난달 5일 당정회의에서 박순자 최고위원 등과 설전을 벌였다. 그 뒤에 화해하는 과정을 거쳤나. -당에서 민심을 추슬러보자고 처음 방문한 곳이 충남이었다. 당에서 충남 지역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 그날 회의에서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해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렇게 했다. 껄끄럽게 들렸겠지. 그렇다고 섭섭하다면 어떡하나(이 지사측은 박 최고위원이 김문수 경기지사와 가깝기 때문에 이 지사를 공격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與 시·도지사들 당과 소통 별로 없어 ▶한나라당에 가장 섭섭한 점은 무엇인가. -16개 시·도지사 가운데 12명이 한나라당 소속이다. 그렇게 좋은 여건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나만이 아니고 모든 시장, 도지사들이 한나라당과 소통이 별로 없다. 당에서 깊은 고심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제도적인 틀을 만들어야 한다. ▶대전, 충남, 충북이 자유선진당과 정책협의를 한다는데. -그건 도지사가 아니라 부지사들이 하는 거다. 선진당 정책위원회 측에서 도의 실무 책임자인 부지사들로부터 도정 설명을 듣고 싶다고 했다. 그걸 거부할 이유가 없지. 특히 충남은 세종시특별법, 도청 및 국방대 이전 등 중요한 현안이 많은데. 그것도 못 간다 하면 말이 안 된다. ▶도지사에 다시 출마할 생각인가. -내년에 정국이 대단히 소용돌이칠 가능성이 있다.2010년에 무슨 역할을 해야 할지는 좀 생각해봐야겠다. 출마를 할지 안 할지, 다른 것을 해야 할지, 아예 정치권을 떠나야 할지 여러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출마한다면 어느 당으로 할 것인가. 당을 바꿀 수도 있나. -최근 당이나 김문수 지사와 싸우니까 탈당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제가 도지사 한번 더 하기 위해서 탈당할 정도의 경력은 지났다. 지사를 안 하면 안 했지, 도지사 한번 더 하기 위해 탈당하지는 않는다. 지난주 천안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충청도 한나라당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 있는데, 누가 뭐래도 충청도 한나라당 내가 딱 지키고 있겠다.’고 말했더니 박수들을 막 치더라. ▶충남은 최근 몇 차례의 대선에서 승부를 판가름하는 역할을 했다. 어떤 이슈가 다음 대선이나 지방선거에서 충청의 민심을 좌우할까. -간단하다. 현재 확정됐거나 진행 중인 국책사업들을 차질없이 해주는 것이다. 대전도 마찬가지다. 대전은 자기부상열차나 로봇랜드 같은 사업이 탈락됐다. 충청지역이 갖고 있는 현안사업만 차질없이 추진해주면 충청사람들은 아무 것도 바라는 것 없다. 중앙 정부에 충청 출신 인사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사실이다. ▶최근 지지율 조사를 해봤나. -(밝은 표정을 지으며)요즘 아침에 출근할 때 택시 기사들이 손을 흔든다. 또 아주머니들이 쫓아와서 제 얼굴을 보고 간다. 지지도를 생각하고 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고, 쓴소리도 하고 했더니 많은 분들이 공감하더라. 과거에 충청도 분들이 점잖아서 말씀들을 안 하셨는데 제가 지역 현안을 갖고 목소리를 높이니까 속시원하게 할 소리를 했다는 분위기가 있다. ▶지역 언론에서는 대권 도전설까지 나오더라. -지역에서는 바라는 바가 있다. 식자층에서 자연스럽게 ‘여기(충청도)는 사람이 없나. 누가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얘기들이 오고 간다. ●대통령 단임제 폐해 크다 ▶헌법 개정에 대한 의견은. -국회가 논의하겠지만 대통령 단임제의 폐해가 크다고 본다(이 지사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부통령제가 채택될 경우의 후보 조합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시했다). ▶이회창 총재와도 자주 만나나. -그렇다. 두루두루 뵙는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도 만나고. 충청권의 한나라당을 굳건히 지키는 것은 지키는 것이고, 그와 별개로 민선 도지사는 당 구별 없이 자유롭게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이 지사는 행정고시 15회로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등과 동기다. 이 지사는 경제관료 3년, 해외공관·교환교수 등 외국 생활 7년, 경찰 10년, 정치인 10년의 경력을 내세우며 “경찰 출신으로만 인식되는 것이 다소 아쉽다.”고 인터뷰를 마치며 말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이완구 충남지사 “김문수지사 공산당식 발상”

    이완구 충남지사가 김문수 경기지사의 수도권 규제 완화와 관련한 대정부 성토 발언들을 정면 비판하고 나서 파장이 증폭될 조짐이다.‘정부-수도권’의 충돌에 이어 ‘수도권-비수도권’ 지자체 간의 불화로 확전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 지사는 26일 충남도청 홈페이지에 ‘김문수 지사께 드립니다’라는 편지를 띄워 “김 지사가 그간에 쏟아낸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된 여러 말이 도를 넘었다.”면서 “참으로 듣기 거북하고 부적절한 언급들은 가까운 처지에 있는 나를 무척 힘들게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행정도시인 세종시 건설 예산 42조원을 각 지자체에 1조원씩 나눠 주자.”는 김 지사의 최근 발언에 대해 “이런 극단적 발언이야말로 김 지사가 주장한 ‘공산당식 발상’이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모든 국가는 한정된 국가재원의 효율적 배분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데 일본, 프랑스, 독일 등은 1970년대부터 수도권 규제정책을 추진해 결실을 거두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가 공산주의식 발상으로 그런 정책을 도입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지사는 최근 수도권 규제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연일 “배은망덕한 행위” “균형발전은 공산당도 안 한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 지사는 “김 지사의 발언에 지방에 있는 국민들의 가슴은 멍들어 가고 있다.”며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측의 허숭 경기도 대변인은 “김 지사의 생각은 수도권 규제를 풀어 기존기업도 살리고 외국기업도 유치한 뒤 여기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잘살자는 것”이라면서 공개토론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매정한 메달 지상주의

    정부와 대한체육회가 오는 25일 베이징올림픽 선수단을 주축으로 대규모 거리행진을 예고한 가운데 선수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메달을 딴 선수들은 베이징 현지에 남고, 못 딴 선수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귀국하고 있다. 대한체육회와 각 종목 협회·연맹에 따르면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은 모두 베이징 현지에 남아 있다.25일 인천공항에서 있을 기자회견을 위해 함께 귀국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은 자신의 경기가 끝나는 즉시 귀국했고, 해단식이 열리는 25일 세종문화회관에 모일 예정이다. 메달리스트와 그렇지 않은 선수들이 함께 있는 종목의 협회 관계자는 “메달 유무에 따라 차별대우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추가 체재비용이 나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메달을 따지 못한 종목의 한 코치는 “자신의 종목뿐만 아니라 관련된 다른 종목의 경기를 보는 것도 국제경험인데 너무 매정하다. 메달 가능성이 없으니 관심도 안 보이다가 메달을 못 따니 또 푸대접 받는 기분에 선수들도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협회 차원에서 선수단 전원이 해단식에 참석해야 한다고 지시가 내려왔지만, 어린 선수들이 ‘우리가 왜 해단식에 가야 하나.’며 반발해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대규모 거리행진으로 스포츠를 통치에 이용하는 1970년대식 발상이라는 비판과 함께 메달과 노메달을 차별하는 것은 올림픽정신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수, 코치 등을 포함해 베이징올림픽 참가단은 모두 389명이다. 대한체육회는 25일 해단식과 거리행진에 전 선수단이 참가하도록 종목 협회와 연맹에 협조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중앙청사 화재흔적 말끔하게 지워졌네

    중앙청사 화재흔적 말끔하게 지워졌네

    지난 2월21일 화염에 전소됐던 세종로 중앙청사 503호 등이 6개월 만에 완전 복구됐다. 18일 다시 찾은 화재 현장은 온통 그을음과 유독가스로 가득찼던 옛 화재의 잔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고 이후에도 한참동안 남아있던 시커먼 그을음 등은 완전히 사라졌다. 옛 국무조정실 총무과 등이 있던 503호는 502∼505호를 한꺼번에 터 지난달 28일부터 교육과학기술부 학생장학복지과 등의 직원들이 쓰고 있다. 화재가 난 5층은 단순 복구를 넘어 중앙청사에서 가장 안전한 층으로 탈바꿈했다.400개의 스프링클러가 각 사무실과 복도 천장 등에 일렬로 촘촘히 설치됐다. 유해한 석면으로 만들어진 천장 마감재와 등기구도 38년 만에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재와 친환경재로 교체됐다 글 사진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29) 엿 파는 아이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29) 엿 파는 아이

    그림(1)은 기산(箕山) 김준근의 ‘엿 파는 아이’다. 그림(2)는 김홍도의 ‘씨름’의 일부분으로 역시 엿을 파는 아이를 그린 것이다. 엿을 파는 아이가 나오는 풍속화는 더러 있지만, 엿 파는 아이만을 그린 것은 오직 김준근의 것만 남아 있다. 그림(1)의 두 소년은 엿 목판을 메고 있는데, 왼쪽 소년은 떼어서 파는 판엿을 팔고, 오른쪽 소년은 긴 가래엿을 판다. 그림(2)에서 팔고 있는 엿도 가래엿이다. 그림(1)에서 나는 오래된 의문을 풀었다. 나는 엿장수의 가위는 언제부터 있었던가 늘 궁금했는데, 이 그림을 보고 적어도 19세기 말에는 있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왜냐면 김준근은 주로 19세기 말에 활동했기 때문이다. ●엿은 이따금 맛보던 특별한 기호품 각설하고. 엿은 언제부터 먹었을까. 인간에게 단것은 가장 원초적인 맛이다. 맛을 느끼는 데도 여러 경지가 있어, 오랜 훈련 끝에 느끼는 그런 맛도 있다. 하지만 단맛은 타고 나는 맛이다. 아이들이 유난히 단맛에 끌리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엿은 그 단맛 때문에 먹는 식품이다. 물론 단맛의 제왕으로 꿀이 있지만, 그것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따라서 단맛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려는 노력은 오래 전부터 있었을 것이고, 그 노력이 곡물의 당화(糖化) 과정을 발견토록 했을 것이다. 한데 한국에서 엿의 기원은 확실하지 않다. 고려시대 이규보의 시에 한식날 아무도 자신을 찾아오지 않는다면서 행당(杏塘)과 맥락(麥酪)이 모두 자기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는 일이 되었다는 구절이 있는데, 이 시의 행당과 맥락을 엿으로 보기도 한다. 원래 중국에서는 한식날 은행을 갈아 쑨 죽에 엿을 넣어 먹는 풍속이 있었는데, 이규보의 시에 나오는 행당을 엿을 넣은 은행죽으로 보는 것이다. 어떤 이는 이 시를 고려 시대에 엿이 있었다는 증거로 본다. 엿은 귀한 꿀을 대신하는 조선시대의 유일한 단것이었다. 설탕은 고려시대 때 송나라에서 전해진 이후 귀족과 양반들이나 겨우 맛볼 수 있었고, 일반 백성들은 그 존재조차 모르는 귀한 물건이었다. 엿이 거의 유일한 단맛이었던 것이다. 또 엿은 이따금 맛보는 별미였다. 조선중기의 문인 이식의 ‘한식 때의 일을 쓴다’라는 시를 보자. “한식에도 불 피우는 것을 금하지 않고/ 부엌에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연기가 피어오른다/ 엿을 고아 늙으신 어머님께 올리고/ 술을 걸러 선영 찾아 절을 올리노라” 한식날에야 특별히 엿을 고아서 부모에게 올렸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이덕무는 친구 박제가에게 부치는 편지에서 “보내 온 엿과 포는 아버지께 올렸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엿은 노인들에게나 올리는 특별한 기호품이었던 것이다. 다시 그림으로 돌아가자. 엿 파는 아이들이 파는 엿은 자신이 직접 만든 것인가. 그럴 리가 없다. 유본예가 쓴 ‘한경지략’을 보면 백당전(白糖篆)이란 가게가 있다. 유본예는 백당전은 서울 각처에 있으며, 엿과 사탕을 판다고 하였다. 더욱 중요한 것은 다음 기록이다.“아이들이 목판을 메고 다니며 팔기도 한다.” 즉 김홍도의 풍속화에 나오는 엿장수는 곧 백당전에서 엿을 받아 파는 소년 중 하나인 것이다. ●영조때 과거시험장서도 엿 팔았다는 기록 엿을 파는 곳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다. 씨름하는 곳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의외의 장소가 있다.‘영조실록’ 49년(1773) 4월 9일조에 의하면 지평 이한일이 이렇게 말하고 있다.“이번 과거 시험장은 엄숙하지 못해 떡과 엿, 술이며 담배를 등불을 켜 놓고 일산 아래서 거리낌 없이 팔았다.”라고 과거장의 질서를 단속하는 금난관을 파면시킬 것을 청하고 있다. 정말 웃기는 일이지만, 과거장에서도 요긴한 주전부리는 엿이었던 것이다. 엿도 잘 만드는 지방이 있다. 조선후기의 문인 이하곤은 1722년 전라도 일대를 유람하는 길에 전주에 들러 시장을 본 기록을 남기고 있다. 12월12일 박지수와 경기전(慶基殿)에 갔다. 민지수도 왔다.…회경루에 올라 시장을 바라보았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빽빽이 모인 것이 흡사 서울의 종로의 오시(午市) 같았다. 잡화가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패랭이와 박산이 반을 차지했다. 박산은 기름으로 찹쌀을 볶아서 엿으로 버무려 만든다. 목판으로 눌러 종이처럼 얇게 펴서 네모로 약간 길쭉하게 자른 것이다. 네댓 조각을 겹쳐서 한 덩이로 만든다. 공사의 잔치와 제사상 접시에 괴어 올려 쓴다. 오직 전주 사람들이 잘 만든다. 전주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는 박산은 요즘 말로 하자면 쌀강정이다. 박산을 전주에서 잘 만드는 것은 엿이 좋기 때문이다. 허균은 자신이 먹어본 음식 중에서 맛있는 음식을 모두 모아서 ‘도문대작’이란 글을 썼는데, 이 글에서 “개성 엿이 상품이고 전주 엿이 그 다음이다. 요즘은 서울 송침교 부근에서도 잘 만든다.”라고 말하고 있다. 전주의 엿은 전국에서 두 번째였던 것이다. 그는 또 ‘백산자’를 소개하면서 속명은 ‘박산’으로 전주 지방에서만 만든다 하고 있다. 역시 전주가 품질이 좋은 엿의 생산지였기 때문이다.‘세종실록’ 3년(1421) 1월13일조에 의하면, 예조에서 진상하는 물목을 아뢰면서 ‘백산엿은 오직 전주에서만 만드는 것’이라고 하고 있으니, 전주 엿의 전통은 오래된 것이다. ●개성 엿이 상품… 전주 엿이 그 다음 이제 궁금한 것은 엿장수다. 그림(1)과 그림(2)의 엿장수 소년은 역사 기록에 남을 수 없다. 문헌을 이리저리 뒤적이다가 단 한 사람의 이름을 발견했다. 정약용의 ‘흠흠신서’에 등장하는 신착실이다. 황주의 백성 신착실은 엿장수다. 모갑이가 외상으로 그의 엿을 두 개 먹고 당최 갚지 않는다. 그 해 말 착실은 모갑이의 집에 가서 엿값을 달라고 재촉하다가 시비가 붙어 손으로 모갑을 떠밀었다. 그때 마침 뒤에 있던 지게 가지가 공교롭게도 모갑이의 항문을 통과해 복부까지 치밀고 올라왔다. 모갑이는 그 자리에서 죽었다. 엿값 2푼 때문에 살인을 했으니, 사형에 해당한다는 것이 중론이었지만, 다산은 지나친 형이라 주장했고, 이듬해 정조에게 아뢰어 정조의 동의를 얻어낸다. 정조 역시 살인의도가 작용하지 않은 공교로운 죽음이라 하여 신착실을 석방한다. 신착실은 아마도 기록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엿장수일 것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우연한 예외일 뿐이다. 누가 엿장수 따위를 거룩한 문자로 남긴단 말인가. 그러면 가공의 세계, 곧 문학작품에서 엿장수를 찾아보자. 가사 작품 중 ‘덴동어미 화전가’란 작품이 있다. 화전(花煎)은 꽃지짐이다. 진달래꽃으로 지짐을 해 먹으면서 여자들이 하루를 즐긴다. 어느 날 여자들이 모여 꽃지짐을 하던 중 한 청상과부가 신세타령을 하며 개가 여부를 고민한다. 이에 ‘덴동어미’가 개가하지 말고 수절을 하라고 하면서 고난에 찬 자신의 일생을 회고한다. 덴동어미는 네 번 결혼한 여자다. 남편 셋을 잃고 마지막으로 결혼한 남자가 바로 홀아비 엿장수 조첨지다. 조첨지와 살면서 잠시 행복이 찾아온다. 아들을 낳았고, 부부는 어리장고리장 사랑해 마지않는다. 그러나 그 행복은 정말 잠시였다. 별신굿에 팔 엿을 고다가 불이 나서 조첨지는 죽고 아이는 불에 데어 병신이 된다. 덴동어미란 이름은 불에 덴 아이의 어미이기 때문에 얻은 이름이다. 덴동어미는 이후 덴동이를 데리고 홀로 산다. 불쌍한 조첨지는 어떻게 엿장수를 했던가. 작품을 직접 읽어보자.“그날부터 양주(兩主)되어 영감 할미 살림한다/ 나는 집에서 살림 살고 영감은 다니며 엿장사라/ 호두약엿 잣박산에 참깨박산 콩박산에/ 산사과 질빈사과를 갖추갖추 하여 주면/ 상자 고리에 담아 지고 장마다 다니며 매매한다/ 의성장 안동장 풍산장과 노루골 내성장 풍기장에/ 한 달 육 장 매장 보니 엿장사 조첨지 별호되네.” 여자는 엿을 갖추갖추 만들고 남자는 그것을 지고 경상북도 안동 일대의 시장 여섯 곳을 돌아다니며 팔았던 것이다. 이 부분이 아마도 조선시대 엿장수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보고서일 것이다. 엿의 단맛을 설탕이 대신한 지 오래다. 설탕도 건강에 나쁘다 하여 잘 먹으려 들지 않는다. 하물며 엿이랴. 이따금 예쁘게 포장한 엿을 보면 엿장수의 가위소리, 엿 사라는 엿단쇠 소리, 엿치기를 하는 사람들을 비추던 카바이드 불빛이 문득 그리워진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28) 옹기장이와 땜장이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28) 옹기장이와 땜장이

    김준근의 ‘옹기장이’는 옹기장이가 옹기를 만드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발로 물레를 돌리며 옹기 안에다가 편편한 나무판자를 대고 바깥에서 몽둥이로 두드려 형태를 만들고 있다. 그림의 왼쪽에는 옹기를 굽는 흙 가마가 있다. 옹기가 나오는 그림은 여럿이 남아 있는데, 거개 옹기로 물을 담아 나르거나 혹은 젓갈 따위를 담아 판매하는 행상을 그린 것이다. 옹기를 만드는 것을 그린 것은 김준근의 그림이 유일한 것으로 짐작된다. 김준근의 또다른 작품 ‘땜장이’를 보자. 옹기나 사기그릇이 부수어지면 깨진 부분에 접착제를 바르고 철사로 테를 단단히 둘러서 고정시켜 준다. 옹기나 사기그릇이 귀했기 때문에 버리지 않고 땜장이를 불러 다시 보수해 썼기에 생긴 직업이다. ●물레 돌려 질그릇 만들고 유약 입혀 구워내 옹기는 불과 얼마 전까지 흔하디흔한 생활용기였다. 물을 담아두는 것은 물론이고, 간장과 된장, 고추장 등의 장류, 김치와 같은 저장식품은 모두 옹기에 담아 보관했다. 그뿐인가. 쌀이며 보리 등의 곡식도 옹기에 담았다. 전기냉장고가 보급되고, 아파트가 주거의 대세를 이루면서 맨 먼저 사라진 것은 큰 옹기들이었다. 간장·된장·고추장과 김치가 공장에서 ‘생산’되면서 더 이상 옹기가 필요치 않게 되었다. 한약을 다리는 약탕기는 한약을 일회용 파우치에 담아 먹으면서부터 사라져 버렸다. 그 외의 부엌에서 쓰이던 소소한 옹기들은 모두 플라스틱이나 비닐, 알루미늄 호일이 물리쳤다. 이제 옹기는 큰 규모로 장을 생산하는 공장이 아니라면, 장식품이 되어 남거나 박물관에 놓여 있게 될 것이다. 아마 황순원의 ‘독 짓는 늙은이’의 송영감이 죽었을 때 시간 속으로 사라져야만 하는 옹기의 운명 역시 정해졌던 것이다. 옹기는 질그릇에 황갈색의 유약을 입혀 구운 것이다. 따라서 먼저 질그릇을 만들고 그것에 유약을 입혀 구워야 옹기가 되는 것이다. 질그릇이야 원래 토기니, 삼국시대 이전부터 있는 것이지만, 유약을 바른 옹기는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거친 뒤에야 나타난 것이라고 한다. 하긴 이것은 엄격하게 구분한 것이고, 질그릇이나 옹기나 문헌을 보면 꼭 구분해서 쓰는 것은 아니다. 위의 그림에서 옹기, 곧 질그릇을 만드는 사람을 옹기장이, 한자로 옹장(甕匠)이라고 한다.‘경국대전’을 보면, 공조에 13, 봉상시 10, 상의원 10, 내자시 10, 내섬시 8, 사도시 8, 예빈시 8, 내수사 7, 소격서 4, 사온서 4, 의영고 4, 장원서 8, 사포서 10, 양현고 2명의 옹장을 두고 있다. 이런 관청은 질그릇이 절실히 필요했던 관청이다. 예컨대 사온서란 관청은 궁중에 필요한 술을 빚는 관청이니, 당연히 질그릇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 관청에 옹기장이가 각각 배치되어 있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옹기를 굽기 위해서는 가마가 필요한 법이다. 위의 관청들은 절대 다수가 궁중에 있는 관청이다. 궁중에 가마를 둘 수 없는 일이니, 아마도 어디선가 가마를 두고 옹기를 만들되, 그 옹기장이를 파견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성종 때 인물인 성현은 ‘용재총화’에서 “사람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것으로서 도기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지금의 마포, 노량진 등지에서 진흙을 구워 그릇을 만드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다. 이것은 모두 질그릇, 항아리 독 같은 종류다.”라고 말하고 있다. 곧 마포와 노량진에 질그릇을 굽는 가마가 있었던 것이다. 또 조선후기의 기록들을 보면, 서강의 ‘옹막촌’, 노량의 ‘옹막리’라는 지명이 등장하는데 아마도 같은 장소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관청에 소속되는 장인을 경공장이라 하고, 지방의 관청, 예컨대 관찰사영이라든지 군·현 등에 소속되는 장인을 외공장이라 한다.‘경국대전’을 보면 경공장과 외공장을 각각 밝히고 있다. 즉 사기장은 서울의 관청에도 있고, 지방 관청에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옹장의 경우 외공장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 이유는 알 수가 없다. 그렇지만 지방에도 옹장이 있었던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허다한 명목으로 세금 만들어 옹기장이 쥐어짜 민유중이 1659년 경상도 암행어사로 나갔다가 돌아와 올린 보고서를 보면, 철점(鐵店)과 옹점 등이 모두 통영과 병영의 소속이 되어 폐단이 많다 하였다. 이것으로 보아 옹점 등이 국가 기관에 소속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 순조 때 만들어진 ‘만기요람’에 의하면, 전라도와 경상도에서는 장인들에게 세금을 거두는데, 한 사람마다 세목(稅木) 한 필이라고 하였다. 세금을 거두는 대상은 주철장(鑄鐵匠)ㆍ유철장(鍮鐵匠, 놋쇠를 만드는 장인)ㆍ수철장(水鐵匠, 무쇠를 만드는 장인)·옹점장(甕店匠)인데, 앞의 세 장인은 호조에, 옹점장은 공조에다 세금을 바쳤다. 이런 기록으로 보아 당연히 지방 각 곳에 옹기를 만드는 곳이 있었던 것이다. 아니 불과 20∼30년 전까지만 해도 도시 주변에서도 옹기를 굽는 곳을 흔히 찾아볼 수 있었으니, 그런 곳은 대개 조선시대에 옹기를 굽던 곳이었다. 옹기를 만들어 파는 옹기장이는 사회에서 가장 낮은 지위의 장인들이었고, 국가로부터 심한 착취를 당했다. ‘정조실록’ 13년(1789) 윤5월22일조를 보면 장령 조성규는 균역법이 시행된 이후 지방 고을 수령들이 장인이나 상인, 혹은 사기나 옹기를 만드는 마을에서 징수하는 세금에는 모두 정해진 액수가 있는데, 허다한 명목을 새로 만들어내어 백성을 쥐어짜는 묘책으로 삼고 있다고 왕에게 말하고 있다. 그 대책으로 양심적인 수령을 뽑자는 말이지만, 그건 결코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금이야 옹기 만드는 기술도 무형문화재의 대접을 받지만, 조선조의 옹기장이는 이렇게 쥐어짜도 말 한 마디 못하는 천민이다. 역사에 이름이 남을 리 없다. 범죄에 관련되어 한두 이름이 남을 뿐이다.‘세종실록’ 15년(1433) 12월21일조를 보면, 선산의 옹기장이 대금(大金)이 남의 집 종을 모살하여 참형을 언도받은 기록이 있을 뿐이다. 또 한 사람 옹기장이는 천주교 신자로서 신유사옥 때 순교한 김귀동이다. 그는 박해를 피해 충청북도 제천 배론의 옹점으로 옮겨서 살았다 하는데, 옹점이란 것은 원래 지명이 아니라, 옹기장이인 그가 옮겨가 살면서 옹기를 구웠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김귀동은 신유사옥 때 황사영이 도망오자 숨겨 주었고, 황사영은 그의 집에서 저 유명한 ‘황사영백서’를 썼던 것이다. 황사영은 천주교회의 역사에 뚜렷한 이름을 남기고 있지만, 김귀동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 ●김장독처럼 큰 옹기는 어떻게 팔았을까 옹기를 파는 곳은 어디인가? 육의전(입전·면포전·면주전·포전·저전·지전)을 제외한 나머지 상품들에 대해서 자유로운 상행위를 허락한 신해통공 때 이 정책의 발의자이자 추진자였던 채제공은 금난전권을 시전에 허락한 것이 결국 물가를 올린다고 말하면서 “요사이는 심지어 채소나 옹기까지도 판매하는 전(纏)이 따로 있어서 사사로이 서로 사고 팔 수가 없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백성들의 음식에 소금이 떨어지고, 가난한 선비가 조상의 제사를 지내지 못하는 일까지도 생깁니다.”(‘정조실록’ 15년 1월25일)라고 말하고 있다. 이 자료를 보건대 한때 시전에서 옹기를 독점 판매했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시전에 옹기를 파는 곳이 어디인지는 알 길이 없다. 유본예의 ‘한경지략’에 의하면, 종루거리와 남대문 밖에 도자기를 파는 자기전이 있다고 하는데, 여기서 판매한 것이 아닌가 한다. 만약 지방이라면 어디서 팔았을까. 사기그릇은 지고 다니며 팔지만 김장독처럼 큰 옹기는 어떻게 팔았는지 자못 궁금하다. 작고한 소설가 이문구의 ‘관촌수필’을 보면 ‘옹점이’란 여자가 나온다. 이문구의 어렸을 때 친구다. 옹점이란 이름은 이문구의 조부가 이 여성의 어머니가 딸을 옹점에서 낳았다고 해서 옹점이라 부르라 했던 것이다. 옹점은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옹기를 굽는 곳이다. 지명을 사람의 이름이나 호로 삼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인촌 김성수가 살던 마을이 인촌이었기에 호가 인촌이 된 것이 그 예다. 하지만 옹점이란 이름은 그 사람이 옹점에서 태어난 것을 말하니, 좋게 들리지 않는다. ‘관촌수필’에서 이문구가 그리고 있는 옹점이는 얼마나 손끝이 맵고 싹싹하고 눈치 빠르고 영리한 여성인가.‘옹점’이란 이름은 그것을 지워버린다. 사족. 대학시절 ‘관촌수필’을 읽고 문체에 홀딱 반하였다. 다시 그런 문체가 있을까. 앞으로 한국문학은 이문구처럼 그렇게 리얼하고 치밀한 충청방언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아쉽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인간 세종의 삶과 고뇌 조명

    추리 작가 이상우(70)씨가 대하 역사소설 ‘대왕세종’(전3권, 집사재)을 냈다. 세종의 역사적 삶은 물론 내면의 인간적 고뇌까지 가감 없이 담아냈다. 소설은 세종이 왕이 되자마자 장인 일가가 살육당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큰며느리의 폐빈, 형 양녕대군의 일탈, 아들 임영대군의 탈선, 세자빈의 동성애 사건 등을 겪으며 세종이 남모르게 속앓이하는 모습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그려진다. 작가는 “‘대왕세종’은 임금 세종의 업적보다 인간 이도의 인간적 고뇌를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은 거의 모두 실록을 근거로 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밝혔다. 실천적 행정가 황희, 청백리의 표상 맹사성, 발명왕 장영실, 천재 음악가 박연 등의 이야기도 곁들였다. 장영실이 뇌물 혐의로 투옥되는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도 다뤘다. 각권 98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씨줄날줄] 컨테이너/임태순 논설위원

    컨테이너는 화물운송에 안성맞춤이다. 물건을 효율적으로 실을 수 있고 손상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컨테이너는 화물을 싣고 이 나라 저 나라 항구를 순례한다. 세계 여행이 취미인 셈이다. 지금은 해상운송에 주로 쓰이지만 출발은 육상운송이었다.1880년대말 미국에서 철도로 운송된 화차를 통째로 트레일러로 실어 고객의 문앞에까지 배달하는 것이 유래였다고 한다.1920년 뉴욕 센트럴철도와 펜실베이니아철도가 컨테이너를 대량제작, 보편화됐으며,1926년 강철로 만든 컨테이너가 뉴욕∼유럽항로에 취항한 것이 해상운송의 시초다. 컨테이너는 20피트(TEU·Twenty-foot Equi valent Unit)와 40피트(FEU·Forty-foot) 두 종류가 있다. 높이와 폭은 각 8피트로 똑같다. 하지만 40피트보다는 20피트 컨테이너가 일반적이다.4000TEU라면 20피트 컨테이너 4000개를 실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선 현재 8600TEU급 컨테이너선이 가장 크다. 신선도가 생명인 야채, 과일, 꽃 등은 냉동시설이 구비된 흰색 냉동컨테이너로 운반된다. 특수화물인 만큼 운송비도 비싸다. 컨테이너는 집으로도 이용된다. 태풍·지진 등 대형재해로 집이 쓸려 갔을 때 임시주택으로 활용된다. 몇년 전 동해안에서 수재가 일어났을 때 이재민들이 컨테이너에서 겨울을 나기도 했다. 며칠 전에는 컨테이너가 시위대를 막는 장벽으로 변신했다. 경찰이 촛불시위대의 청와대 진입을 막기 위해 세종로 이순신 동상 앞에 컨테이너를 이중으로 쌓아 방벽을 친 것이다. 촛불의 청와대 행진을 막는데 효과적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소통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바람을 막는 장벽이어서 시위대로부터 거센 비난과 조롱을 샀다.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컨테이너가 항구의 야적장에 쌓여 있다. 화물트럭 운전자들이 운송료 현실화, 표준요율제 도입 등을 요구하며 컨테이너 수송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가 흐르지 않고 쌓이고 있는 것이다. 컨테이너는 물류수송의 대명사다. 물류는 막힘 없이 흘러야 한다. 물자수송을 통해 세계 각국을 연결시켜 주는 컨테이너는 소통의 첨병이다. 컨테이너가 흘러, 막힌 곳이 소통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6·10 촛불집회] “경제 독재 타도” 광화문 가득 메운 50만 함성

    [6·10 촛불집회] “경제 독재 타도” 광화문 가득 메운 50만 함성

    1987년 6월10일 민주주의를 갈망하던 함성은 2008년 6월10일 ‘소통의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촛불로 이어졌다. 수십만명의 시민들은 21년 전의 그날을 추모한 뒤 함성과 함께 촛불을 치켜들고 여러 갈래로 나눠 광화문과 종로, 안국동과 서대문 일대를 ‘촛불의 강’으로 가득 메웠다. 전국에서 70만여명이 참여한 이날 촛불집회에서는 미국 쇠고기 수입 재협상, 민생안정, 대운하 반대, 정권 퇴진 등 다양한 구호가 터져 나왔다. 비폭력과 평화 시위를 지켜내자는 목소리도 높았다. ●세종로 네거리서 덕수궁 앞까지 가득 메워 이날 서울 세종로 네거리에서 서소문로 입구까지 태평로 12차선 도로는 이번 촛불집회에서 최대 인파인 50만명(경찰 추산 10만 5000명)이 넘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행렬이 남대문 삼거리까지 드문드문 이어졌고 일부 통신장애까지 발생할 정도였다. 유모차를 끌고온 가족부터 대학생, 비정규직 노동조합원, 여성단체, 교수단체, 민주화운동 단체 등 각계각층뿐만 아니라 젖먹이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세대의 시민들이 모였다. 시민들은 오후 9시30분쯤부터 두 갈래로 나뉘어 한 갈래는 신문로∼독립문 방향으로 행진했고, 다른 갈래는 종로∼안국동 방향으로 나아갔다. 가수 안치환씨와 양희은씨, 영화배우 문소리씨가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송파구 가락동에서 온 정덕수(46)씨는 “21년 전 6·10때도 이 자리에 있었는데, 다시 여기 설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면서 “군부독재 타도의 목표가 경제독재 타도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고려대 최장집 교수는 “나도 참여하러 왔다. 그야말로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감동스럽다.”고 말했다. 오후 7시45분쯤에는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방송차 앞으로 찾아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 자유발언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정 장관은 “제가 책임자이니 책임을 지고 국민들에게 설명하러 왔다. 현재 미국에서 협상이 진행중이니 자유발언할 기회를 달라.”고 했지만 주최측은 “기회를 줄 수 없다. 해명을 들을 필요도 없는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주변의 시민들은 일제히 야유를 보냈으며 심지어 “매국노”라는 소리도 일부에서 나왔다. ●정운천 장관, 집회 현장 찾았다 야유받아 각계각층의 시민들은 이날 오후 고(故) 이한열·박종철 열사 추모식 등 6·10항쟁을 기리는 행사에 참여한 뒤 오후 7시쯤 광화문 일대로 모였다. 연세대 이한열 열사 21주기 추모기획단 300여명은 이한열 열사 국민장을 재연한 뒤 촛불집회 현장에 합류했다. 박종철 기념사업회 회원 100여명도 용산구 남영동 경찰인권센터 내 509호 조사실에 마련된 ‘박종철기념관’의 개관식을 가진 뒤 광화문에 모였다. 지난달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며 분신한 고(故) 이병렬씨의 서울광장 분향소에는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총파업을 예고한 공공운수연맹은 오후 5시 서울광장에서, 여성단체들은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촛불집회를 지지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전교조는 오후 4시부터 종로 보신각에서 ‘6·10 교사 행동의 날’을 선포했고 전국교수모임도 행진하는 등 수많은 종교계·문화계·여성계·교육계 단체가 자체 행사를 갖고 촛불대행진에 가세했다. 대학생들도 학내에서 행사를 가진 뒤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평화시위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고려대를 비롯해 서울대·이화여대·연세대·한국외대·단국대 등 30여개 대학이 참여했다. ●촛불, 전국에 들불로 번져 이날 촛불은 전국 각지로 번져 서울을 포함, 모두 70만여명이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부산에서는 오후 7시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3만여명이 촛불을 들었다. 광주·대구·울산·창원 시민들도 대거 촛불을 드는 등 전국 시·군·구에서 작지만 강렬한 촛불들이 밤을 밝혔다. 한편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서울광장에서 3000여명이 참가한 국민대회를 열었지만 곧 빛을 잃었다. 김승훈 이경원 김정은 장형우기자 hunnam@seoul.co.kr
  • [이대통령 취임 100일] 분야별 주요정책 문제점·대안

    [이대통령 취임 100일] 분야별 주요정책 문제점·대안

    ‘실용정부’를 표방하며 지난 2월27일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3일로 100일을 맞았다. 서울신문은 한·미 관계 복원 추진 및 미국산 쇠고기 개방 후폭풍 등으로 출범 초기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는 외교정책을 비롯,‘비핵·개방·3000’으로 요약되지만 남북 관계 경색을 불러온 통일정책,‘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앞세운 경제정책, 시민들의 ‘촛불집회’를 통해 비춰진 사회·교육정책 등에 대한 현 상황을 점검해 보았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의 진단을 통해 현 정책의 문제점 및 개선할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모색해 봤다. ■ 외교·통일 - 對美·對北관계 실용 앞세우다 ‘비틀’ ‘실용주의’의 덫에 빠진 외교·통일정책. 이명박 정부의 지난 100일간 외교·통일정책은 원칙을 세우기보다는 실용주의에 치우쳐 결국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노무현과는 반대(Anything But Roh)’ 기조가 뚜렷이 나타나면서 한·미 관계는 오히려 손해를 보고 남북 관계는 경색돼 치러야 할 비용이 더 커지는 등 정책적 조율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 복원 외치다 입지 약화 참여정부 때보다 한달이나 먼저 한·미 정상회담에 나선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관계 복원’이라는 원칙에 얽매여 오히려 쇠고기 전면 개방이라는 엄청난 ‘선물’을 안기면서 후폭풍을 맞고 있다. 한·미 관계가 손상됐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다 보니 필요 이상의 양보와 눈치보기가 이뤄졌고, 오히려 미국의 실용주의에 한국의 포장된 실용주의가 말려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게다가 한·미간 ‘21세기 전략동맹’이 군사동맹 강화로 인식되면서 중·일·러 등 주변국의 오해를 사는 상황에 처했다. 급기야 한·중 정상회담 직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한·미 군사동맹은 지나간 역사의 산물”이라며 경계심을 내비쳐 갈등을 야기했다. 유명환 외교장관은 2일 총영사회의 개막사에서 “이쪽으로 눕자니 저쪽이 걸리고 저쪽으로 눕자니 이쪽이 걸린다.”며 4강외교의 한계를 토로했다. 한·미 관계에 치우치다 보니 남북 관계는 뒷전으로 밀려 향후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선거공약으로 출발한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도 정치적 구호에 그쳐 실질적 내용뿐 아니라 전달방법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교안보정책 조정기능 회복해야 김기정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대통령 자신이 남북관계, 한·미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고, 청와대는 정책 조정에 실패했다.”며 “특히 각료들이 서로 경쟁하듯 대북 강경론을 표명하는 등 치밀한 정책 조율이 결여돼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외교안보정책의 세밀한 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며 청와대가 더 나서거나 필요하다면 인적 쇄신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원칙이 있다면 주변국과 북한을 상대로 현실적으로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는데 원칙 없는 실용은 편의주의적, 기회주의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대통령이 수석 및 각료들에게 재량권을 주든가 따를 수 있는 명확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회·교육 - 사교육비·노동 대책 조속 수립해야 촛불집회의 촛불 수만큼 사회·교육분야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쇠고기 수입뿐 아니라 대운하·영어공교육·공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불만에 총체적으로 집약된 것이 촛불집회이기 때문이다. 경유값 폭등으로 화물업계의 불만은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고, 경기침체로 폐업을 하는 자영업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노동계는 뜨거운 하투를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했던 한국노총까지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정부에 등을 돌렸다. 서울광장에 이어 전국적으로 촛불집회와 촛불행진이 확산되는 것은 정부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책연대하던 한국노총도 등 돌려 교육정책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그다지 좋다고 할 수 없다. 학생·학부모·교사 등 교육의 수요·공급자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이라는 모토가 무색할 지경이다. 사교육비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들썩이고 있다.1·4분기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15.7%나 급증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사교육비가 절반으로 주는 게 아니라, 거꾸로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국교총은 “총론에는 찬성하지만, 각론은 잘못됐다.”고 평가한다.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은 ‘밀어붙이기’ 정책이라는 반발이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부터 혁명적인 교육정책을 숨가쁘게 쏟아냈다. 영어몰입교육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영어공교육 강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자율형 사립고로 대표되는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 대입자율화 3단계 조치,4·15 학교자율화, 교육정보 공시제 등이 모두 초반에 발표됐다. ●교과부에서 교육정책 주도를 이처럼 다양한 대책이 나왔지만, 결국 자율과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부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한국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청와대가 아니라 교과부가 중심이 돼서 교육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제대로 주워담지도 못하면서 내던지듯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일선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 한만중 정책실장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절대 다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하는 대운하사업과 비슷하다.”면서 “정책 입안단계부터 교육수요자의 의견을 수렴해야 100일간 겪은 혼란을 그나마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국정 조정 - 초기대응 못하는 관계장관회의 ‘뒷북’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세종로 중앙청사 국무위원 식당에서는 매주 월요일 오전 7시 조찬을 겸한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가 열렸다. 총리가 주재하는 이 자리엔 주요 장관들이 참석, 각종 현안과 경제·사회 동향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가벼운 토론은 물론 부처 의견도 조율했다. 따라서 대부분의 현안에 대해 초기 단계부터 부처간 손발을 맞추기 쉬웠고, 대응책도 신속하게 마련할 수 있었다. ●축소된 총리실 정책조정 기능 상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뒤 총리실이 정책조정 기능을 상실하면서 이 회의는 자취를 감추었다. 각종 현안 관련 관계장관회의는 대부분 사태가 무르익을 시점에 열렸고,‘뒷북치기’와 미봉책만 양산했다. 총리실의 한 국장급 간부는 “광우병 파동이나 유가 폭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같은 핵심 현안들은 초기 대응이 필수적인데 현재의 회의시스템은 대부분 사후약방문식”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유가 폭등과 관련, 정부는 지난달 28일 연 긴급 관계부처장관회의에서 ‘맹탕대책’만 쏟아내 국민들을 실망시켰고, 이내 청와대의 질책이 쏟아졌다. 회의를 주재한 한승수 총리로서도 전날 국무회의에서 “유가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 각 부처에선 실효성 있는 모든 대책을 마련해 오라.”고 지시한 터라 체면만 구긴 꼴이 됐다. 이와 관련, 사회부처의 한 간부는 “만약 매주 현안회의를 열어 총리 책임하에 부처 장관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하나씩 찾았으면 지금처럼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계장관회의를 수시로 소집하고 있다. 앞으로도 주요 정책에 대한 부처간 이견을 사전에 조율해 나가겠다.”며 이같은 우려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는 총리의 생각일 뿐이다.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부활 시급 총리실의 한 핵심 간부는 “현재 수시 관계장관회의 시스템 하에선 부처간 사전조율 및 초기대응이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한다. 긴급회의의 성격상 초기단계의 사소한 현안을 올리기 어렵다는 것. 반면 “정례회의 시스템 하에선 장관들이 보고 또는 토론할 거리를 마련해 오고, 그 과정에서 사소한 현안까지 자연스럽게 초기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정 혼란을 줄이기 위해선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부활이 시급하다.”면서 “회의가 정례화되면 현안에 대한 총리의 조정력과 부처 장악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경제 - 성장·고용·물가 낙제점… MB노믹스 ‘구멍 숭숭’ ‘MB노믹스(이명박 경제철학)’가 깊은 수렁 속을 헤매고 있다. 취임 100일을 맞은 ‘이명박호’의 경제성적표는 낙제점 투성이다. 경제지표만 암울한 게 아니라 서민 체감경기는 더욱 냉골이다. 고유가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사태 등 대외 악재가 일차적 원인이지만, 정부의 잘못된 예측과 민생을 외면한 경제정책 등이 결정적 단초가 됐다. ●‘MB물가지수´ 52개품목 관리 실패 주요 경제지표 가운데 성장, 물가, 고용, 경상수지 어느 것 하나 나아진 게 없다. 올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4·4분기에 견줘 0.7% 오르는 데 그쳤다.2004년 4·4분기 이후 가장 낮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8%로 수정했다. 금융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도 각각 4.8→4.5%,4.9→4.6%로 전망치를 내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 하반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0.8%포인트나 낮은 3.8%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도 악화일로다.5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보다 4.9% 급등했다.6년 11개월 이래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생활물가지수는 5.9%나 폭등했다. 정부가 52개 품목에 대한 ‘MB물가지수’를 만들고 집중 관리해 왔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고용마저 뒷걸음질치고 있다. 전년동월 대비 신규 일자리 수 증가 규모는 3월 18만 4000명,4월 19만 1000명으로 두 달 연속 20만명을 밑돌았다. 정부가 제시한 연간 60만개 새 일자리 창출은 물론 올해 정부의 수정 목표치인 28만개에도 한참 모자라는 규모다.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 적자도 4월까지의 누적 적자폭과 비슷한 70억달러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경유쓰는 서민층 지원대책 필요 ‘비즈니스 프렌들리(친 기업적)’를 표방하며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금산분리 완화 등 대기업에 우호적인 정책을 폈지만 논란의 불씨를 남겨주고 있다. 서민 경제를 살리겠다는 MB의 공언과는 지향점이 다른 정책이기 때문이다. 경제상황이 악화된 것은 외생변수가 나빠진 데서 원인의 대부분을 찾을 수 있겠지만 대응이 미흡했다.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추월해 큰 타격을 입은 화물업자 등 서민층의 반발을 달랠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 역시 여론을 무시한 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제언 - “경제총괄기능 일원화로 성장·물가 균형잡아야” 이명박(MB)대통령의 경제 100일에 대한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는 ‘평점 이하’다. 국제 유가 상승 등 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 위주의 정책을 고집하다가 고(高)물가의 부작용만 키웠다는 것이다. 컨트롤 타워 부재와 시장주의 철학의 빈곤 역시 시장의 혼선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기보다 성장과 물가 사이의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잠재성장력을 확충하고, 경제 조정 역할을 재정립해 일관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부 경제라인 교체 등 인적쇄신도 주문했다. ●고유가 시기, 성장보다 안정 우선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747 공약’ 등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목표를 설정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침체돼 있던 경제성장률을 공격적으로 높이겠다는 자세는 높게 살 만하다는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성장 중심으로 가는 것은 옳지만 대내외 상황을 감안했을 때 단기적으로는 안정에 무게 중심을 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잠재성장력 확충이라는 장기 전략은 맞지만 유가 상승 등 대외적 악재에 안정이 아닌 성장으로 대처하는 단기 전술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인위적 관치는 불확실성만 양산 홍익대 전성인 교수는 “자원배분을 시장에 맡기는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를 운운하면서 실제로는 관치에 의한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면서 “이 둘은 양립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시장에 불확실성만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위적인 물가 관리를 위해 이른바 ‘MB지수’까지 만들었지만 이는 수요 공급에 따라 물가가 결정되는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으면서 시장이 우왕좌왕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한다. 메가뱅크 논쟁 등 조정 정책의 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환율과 금리 문제에서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여과 없이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등 컨트롤 타워의 조정 역할 부재로 시장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장원리에 맞는 인적쇄신 필요 그렇다면 앞으로의 대안은 성장과 안정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다. 황 수석연구원은 “3분기까지 환율과 금리 정책을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고 시장에 맡기면 하반기 들어 환율과 물가 등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면서 “이후 잠재성장력 확충을 위한 각종 규제 완화와 기업 투자활성화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도 “당장의 7% 경제성장 목표를 포기하는 등 경제 정책의 방향이 성장보다 안정 쪽으로 선회해야 한다.”면서 “이같은 시그널을 국민들과 시장에 보내야 고환율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등의 난맥상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조정정책의 확립 역시 중요한 과제다. 전성인 교수는 “경제정책 총괄 기능을 재정부 장관이나 청와대 경제수석 등 한 쪽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면서 “경제 관료들 역시 시장주의 원리에 맞춰 스스로 변화해야 하고, 그게 불가능하다면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영표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해외 정상급 무용수 한자리

    해외 정상급 무용수 한자리

    해외 발레단서 활약하며 이름을 떨치고 있는 정상급 무용수들이 한 무대에 서는 공연이 서울서 열린다. 다음달 5·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서 펼쳐지는 ‘세계 발레스타 페스티벌’. 세계 주요 발레단의 무용수들이 클래식 발레와 컨템포러리 발레의 하이라이트를 골라 보여주게 된다. 개성 강한 정상의 무용수들이 겨루는 춤 기량을 통해 다채로운 발레 레퍼토리의 명장면을 감상할 수 있는 갈라공연이다. 초청된 무용수들은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러시아 키로프발레단·볼쇼이발레단, 오스트리아 빈 오페라 발레단, 독일 뮌헨국립발레단, 영국 로열발레단,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이탈리아 라 스칼라 발레단, 핀란드 국립발레단의 14명. 이들이 보여줄 레퍼토리도 각양각색이다. 무엇보다 각 무용수들이 자신의 대표작들을 보여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마뉴엘 레그리와 도로시 길버트는 18세기를 배경으로 맥밀란이 안무한 호화로운 발레 ‘마농’을 보여주며 키로프발레단의 레오니드 사라파노프와 올레샤 노비코바는 영국 낭만시인 바이런의 서사시를 토대로 만든 고전 발레극 ‘해적’ 파드되(2인무)로 팬들과 만난다. 볼쇼이발레단의 드미트리 벨로골로프체프와 안나 안토니체바의 ‘스파르타쿠스’도 세계적으로 이름난 작품. 박해에 항거하는 스파르타쿠스의 투쟁을 역동적인 남성 군무로 담아낸 고전발레다. 한국 출신 무용수도 만날 수 있다. 핀란드 국립발레단에 소속된 하은지가 주인공. 하은지와 자코 에롤라는 남녀 무용수의 대조적인 몸짓이 특징인 정통 고전발레 ‘그랑 파 클래식’과 지리 킬리안의 ‘작은 죽음’을 갖고 무대에 오른다. 클래식 발레 ‘백조의 호수’‘돈키호테’에 이어 롤랑 프티의 현대무용 ‘타이스’도 볼 수 있다. 5일 오후 7시30분,6일 오후 5시.(02)581-2964.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20) 도성의 기와집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20) 도성의 기와집

    김홍도의 그림 ‘기와 이기’다. 이 그림은 아주 재미있다. 그림에 등장하는 여러 사람은, 각각의 맡은 역할이 다른 데다가 인물의 행동이 개성 있게 그려져 있다. 예컨대 지붕에 앉은 사람이 손을 내밀어 기와를 받으려고 하는 장면을 보라. 기와가 공중에 떠 있지 않은가. 그림 오른쪽에는 이 기와집의 주인, 좀 거창하게 말해 기와집을 발주한 사람이 막대기를 짚고 기와 이는 모습을 보고 있다. 머리에 사방관을 쓴 것으로 보아, 꽤나 지체가 높은 사람인 듯하다. 자, 이제 기와 이는 사람들을 보자. 먼저 집. 이 집은 어떤 용도의 집인지 알 길이 없다. 지금 기와를 올리는 지붕과 기둥만 둘이 보일 뿐 벽도 없다. 집의 구조가 무척 단순해 보인다. 앞으로 벽도 치고 방도 넣을 예정인지 모른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어떤 집인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감독하는 주인 양반이 나와 있고, 초가가 아닌 기와집을 사람 여럿을 불러 짓고 있으니, 상것들이 사는 집과는 사뭇 다른 고급한 용도로 쓰일 집인 모양이다. ●조선시대 건축노동 그린 유일한 작품 이 그림의 핵심은 기와를 올리는 것이다. 먼저 마당을 보자. 맨 왼쪽의 좀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 있는 사내는 기와를 손에 쥐고 지붕 위로 던져 올리려는 참이다. 사내의 앞에는 앞으로 던져 올려야 할 기와가 남아 있다. 그 오른쪽의 사내는 지붕에 올릴 진흙을 뭉쳐서 줄에 매달고 있는 참이다. 그 줄을 지붕 위의 사내가 막 당겨 올리고 있다. 그렇게 해서 올라간 진흙이 지붕 위에 널려 있다. 기와를 덮기 전에 진흙을 먼저 놓고 그 위에 기와를 덮는다. 이제 기와를 덮는 사람이 남았다. 이 사내는 오른손을 뻗어 아래서 던진 기와를 막 잡으려 한다. 기와는 공중에 떠 있다. 왼손에는 진흙덩이를 다듬을 때 쓰는 귀얄(?)을 쥐고 있다. 숙련된 솜씨다. 이 사내는 들창코로 그려졌는데, 얼굴 생김새가 앞서 역시 김홍도가 그린 ‘타작’에서 나왔던, 시무룩한 표정으로 타작을 하고 있던 그 친구와 흡사하게 생겼다. 타작을 했지만 세금이니 소작료니 하여 다 뜯기고 나서 집 짓는 노동에 나온 것인가. 다시 밑으로 내려오면 기둥 옆에 한 사내가 실을 늘어뜨리고 있는데, 줄에 매달린 시커먼 물건은 먹통이다. 곧 줄을 곧게 치는 도구다. 오른쪽 눈을 감고 수직의 줄과 기둥을 견주어보고 있는 중이다. 기둥이 비뚤어지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이 사내의 아래에는 목수가 있다. 널판을 대패로 반반하게 미는 중이다. 아래에는 곱자, 톱, 자귀 등의 목공에 필요한 물건이 있다. 이 그림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기와를 이는 것은 단원 당시 일상적으로 목도하는 일이었을 터이고, 그래서 별로 주목하지 않는 일이었을 것이다. 우리 역시 일상적으로 보고 듣는 일들은 우리의 의식이 감지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가. 기와를 올리는 일상의 풍경, 그것도 가장 사회적으로 지위가 낮은 천한 이들의 노동 현장을 이렇게 꼼꼼하게 옮기다니, 김홍도의 머리는 달리 작동하는 것이었나 보다. 이 그림은 건축 노동을 그린 유일한 작품이다. 말이 난 김에 기와집 이야기를 좀 해 보자. 기와를 얹으려면 기와를 만드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경국대전’ 이전(吏典)을 보면 경관직 종6품아문에 와서(瓦署)란 관청이 있다. 기와와 전(塼)을 만드는 일을 맡는다. 종6품 관청이고, 또 이런 관청이란 수공업을 지휘감독하기에 별로 끗발이 없는 자리다. ●기와 거칠게 만들면 중죄로 다스려 이 와서에는 와장(瓦匠) 40명과 잡상장(雜象匠) 4명이 소속되어 있다. 와장은 기와를 만드는 장인이다. 잡상장은 궁궐 같은 큰 기와집 지붕 끝에 보면 여러 가지 동물 모습을 만들어 올리는 것이 있지 않은가, 그것을 만드는 사람이다. 일종의 진흙 조각가로 보면 된다. 와장은 원래 조선초기에는 승려들 중에서 뽑아서 시켰고, 또 각 지방에서 뽑아 올렸다. 이런저런 변화를 거쳐 뒤에 와서의 정원으로 정해졌던 것이다. 와장은 기와를 만드는 사람이지만, 건축할 때 지붕에 기와를 얹는 사람은 또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이 장인을 개장(蓋匠)이라 한다. 조선시대 때 토목이나 건물을 짓는 일을 맡은 선공감(繕工監)이란 관청에는 개장이 20명이 소속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경국대전’ 공전(工典) ‘잡령(雜令)’에 “기와를 거칠게 만들어 법대로 하지 아니한 자는 중죄로 논한다.”란 조항이다. 이것은 와장이 국가 기관에 소속되어 기와를 만들 때는 대충 만들고, 개인적으로 기와를 만들 때는 제대로 만들기 때문에 생긴 법이다. 조선시대의 수공업을 맡은 장인들은, 해마다 일정한 날수를 국가의 여러 기관에 소속되어 일을 해야 했고, 그 외의 날에 대해서는 세금을 바치게 되어 있었다. 그러니 무슨 흥이 나서 관청 일을 하겠는가. 불량기와를 만들 수밖에. 기와집은 잘사는 집, 초가집은 가난한 집으로 안다. 사실이다. 가난한 살림에 무슨 기와집을 짓는단 말인가. 1904년 호주의 사진가 조지 소로스가 찍은 서울의 풍경(자세히 보면 왼쪽 상단에 남대문이 보인다)을 보자. 기와집은 몇 되지 않고 대부분 초가집이다. 한데 조선시대 내내 초가가 많았던 것은 아니다. 시대마다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태종 초년에 스님 해선(海宣)이 아이디어를 냈다. 새 도읍인 서울의 모든 집이 초가집이어서 중국 사신이 와서 볼 때 아름답지 못하고, 또 거기에 화재가 두렵다는 것이다. 도시의 미관, 특히 수도의 미관은 국가의 이미지와 관계된다. 거기에 띠집, 초가집은 불이 나기 쉽다. 해선의 말로 조선이 서울로 수도를 옮긴 후 상당 기간 동안 초가집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선은 자기에게 기와 굽는 기관을 만들어 맡겨준다면,10년 안에 서울 시내를 모두 기와집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정부에서는 이 말을 듣고 별와요(別瓦窯)를 설치하고, 팔도에서 와장과 중을 뽑아 소속시킨다(‘태종실록’ 6년(1406) 1월28일). 별와요 사업은 성과가 없지는 않았지만 중간에 중단되었다. 세종 6년 7월7일 해선은 여전히 기와집이 부족하다면서 다시 아이디어를 낸다. 즉 자신이 면포 3000필을 내겠으니, 그것으로 ‘보(寶)’를 만들자는 것이다.‘보’는 요즘으로 치면 재단이다. 해선은 ‘기와 만들기 재단’을 설립하고자 한 것인데, 조정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 뒤의 기록을 검토해 보면,‘기와집 만들기 재단’의 효과가 금방 나타났던 것은 아니었다. 성종 7년(1476) 8월9일조의 ‘실록’ 기사에 의하면 성종은 별와요의 기와가 권력층에게만 팔린다고 하여 별와요를 폐지하고 싶다고 하자, 신하들이 법만 제대로 지킨다면 좋은 법이라 해서 폐지하지 않는다. 성종은 법대로 집행해서 “수년 내에 성안이 모두 기와집이 되게 하라.”고 명한다. ●조선 후기 접어들며 건축 수준 후퇴 이 명령이 어떻게 수행되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간접적으로는 추론이 가능하다. 임진왜란 때 혁혁한 공을 세웠던 학봉 김성일(金誠一)의 문집을 보면,‘풍속고이’란 글에서 ‘대명일통지(大明一統志)’란 중국 책이 조선의 문화를 왜곡한 것에 대해 일일이 변론하고 있는데,“조선 사람들의 집은 모두 초가집”이라는 부분에 대해 “도성의 인가는 대개 기와집이고, 외방 역시 그러하다. 오직 초야의 사람들만 모두 초가집이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것만으로 충분한 증거가 되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조선전기 사회의 경제적 능력과 부가 결코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도리어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치른 뒤 경제가 무너져 내리고, 건축의 수준도 후퇴한 것이 아닌가 한다. 조선후기 중국에 들어간 조선 사람들에게 다가온 최초의 충격은, 바로 건물이었다. 벽돌과 기와를 사용한 견고하고 깨끗한 건물, 큰 규모와 합리적 공간 구성은 조선 사신단을 충격에 빠뜨렸다. 홍대용이 그랬고, 박지원과 같은 실학자들은 모두 벽돌과 기와로 집을 짓자고 주장하였다. 박지원은 ‘열하일기’에서 벽돌과 기와를 개혁과 문명의 동의어로 썼을 정도다. 유형원은 고을마다 기와를 굽는 와국(瓦局)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익은 기와집은 지을 때 비용이 많이 들지만 튼튼하고 오래가므로 초가집이 쉽게 썩고 무너지는 것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다고 말하고 기와집을 지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실현된 것은 물론 아니었다. 아무리 좋은 생각이 있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여기서도 절감한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집중 인터뷰] “경제발전 좀먹는 공직자 비리 중점 司正”

    [집중 인터뷰] “경제발전 좀먹는 공직자 비리 중점 司正”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15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참여정부 고위직 인사의 비리에 대한 사정(司正)과 관련,“공무원이 이권에 개입하는 등으로 경제주체의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경제발전을 좀먹는 공직비리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사소한 범죄보다는 국가 사회의 거악(巨惡)에 초점을 두어야 사정 작업이 국민의 공감과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이날 법조팀장인 박찬구 사회부 차장과 가진 인터뷰에서 교정시설 수용자의 의료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안양교도소에 혈액투석 전문의료 인력과 장비를 지난 14일 갖춰 전국의 혈액투석 수용자 37명을 대상으로 혈액투석을 실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비례대표 공천헌금 사건에 대해 표적수사 논란이 일고 있는데. -가당찮은 얘기다. 비례대표 한 사람이 (수사 결과)당선 취소되더라도 다음 순번 후보가 자리를 물려받게 되는 것 아닌가. ▶미국 쇠고기 관련 촛불문화제에 대한 입장은. -국민의 정당한 의사표현과 집회의 자유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최대한 보장되어야 마땅하다. 다만 ‘문화제’인지 ‘집회’에 해당하는지는 명칭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그 실질적 목적과 전개양상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지난 2005년 대법원에서 일몰 후 ‘문화제’ 명칭으로 행사가 이뤄졌더라도 그 행사에서 주창된 각종 정치성 구호와 집회의 전개양상, 집회 개최 횟수 등을 종합해 불법집회로 판단, 유죄를 선고한 사례가 있다. ▶향후 역점 추진 사항은. -선진법치국가를 만들어 나가겠다. 법과 원칙에 대한 불신은 사회적 비용을 증대시키고 국가발전을 저해한다. 법질서 확립을 통해 법을 지킨 사람은 반드시 혜택을 받고, 법을 어긴 사람은 불이익을 받는 신뢰사회를 이루겠다. ▶기업법제 개선사업의 취지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투자 환경과 책임경영 환경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불법·부당한 기업 행위조차 용인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예를 들어 창업자의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 최저자본금 제도를 폐지하지만, 회사의 자본 충실 원칙을 위협하는 가장납입(假裝納入) 행위는 현행과 같이 엄중 처벌할 것이다.‘기업하기 좋은 환경’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법질서 지키기도 중요하다. 앞으로도 법과 원칙에 따라 기업의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해 나가겠다. ▶사형제 존폐 논란에 대한 견해는. -현재 교정시설에는 58명의 사형확정자가 수용되어 있다. 사형제 존폐는 국가형벌권의 근본과 관련되는 중대한 문제이므로 사형의 형사정책적 기능, 사회현실, 국민 여론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인권시민단체, 국제인권단체에서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 개인의 어떤 입장에 구애됨이 없이 시간을 두고 한층 더 심층적인 연구와 심각한 고뇌를 거쳐야 할 것이다. ▶안양, 일산 등에서 성폭력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성폭력범죄자의 재범 방지 대책이 강조되고 있는데. -최근 아동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법무부 장관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전국 교정시설 가운데 4개 기관에 13세 미만 아동성폭력사범 집중처우센터를 설치해 출소가 임박한 수형자들을 대상으로 성관념 인지치료, 피해자 아픔 공감하기, 감정조절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성폭력은 다른 범죄와는 달리 개인의 성향에 따른 것이므로, 개인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시행과 교육을 통해 재범을 방지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 ▶각종 범죄로 사회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데 교정의 방향과 큰 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범죄자가 출소 후 다시 범죄의 길로 나아가지 않게 지속적인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자립 의지와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교정행정에도 IT 정책이 적극 도입된다고 하는데. -민원인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IT기술을 접목한 사이버스페이스를 통한 ‘화상접견관리시스템’을 더욱 활성화하고, 교정시설과 종합병원을 화상으로 연결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새로운 차원의 진료모델인 ‘원격화상진료시스템’ 설치를 적극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또 인터넷이나 전화를 이용한 ‘영치금 온라인 입금제도’등 민원인 중심의 정책을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교정시설 수용자에 대한 의료처우가 개선되고 있다는데. -최근에는 원격화상진료시스템 운영, 직장인 수준의 외부기관 건강검진 실시 등으로 질병의 사전예방 측면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안양교도소내 혈액투석실 운영으로 만성신부전증 환자 1인당 혈액투석에 소요되는 연간 2340만원, 총 연간 8억 6580만원의 예산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새로운 ‘수형자 창업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수형자의 출소 후 안정적인 사회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각 교정기관에 ‘수형자 취업 및 창업지원협의회’를 설치했다.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전문 컨설턴트와 상담을 통해 업종선택, 상권분석, 영업노하우 등 출소 전 창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창업과 취업, 대출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출소자에게 무담보 대출을 제공하기 위해 다음달 2일 창립되는 ‘기쁨과 희망은행’ 등 민간자원을 활용해 저금리 소자본대출을 알선하는 등 도움을 줄 예정이다. ▶교정시설에서 여러 개의 자격증을 취득해도 사회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매년 2000명 이상의 수형자가 각종 기술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다. 고급의 기술자격증 취득과 출소 후 바로 사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청송직업훈련교도소에 반복·심화 훈련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7월에는 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추가로 개청해 체계화된 직업훈련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해마다 서울신문과 공동으로 교정대상을 수여하고 있는데, 의의와 취지는. -교정대상은 헌신적으로 직무를 수행한 교정공무원과 수형자 교화활동을 돕는 민간 교정위원에게 수여되는 가장 영예로운 상이다. 이들이 더욱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보다 많은 국민이 교정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 글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김경한 법무부 장관 ▲경북 안동(64)▲경북고·서울대 법대 ▲사시11회 ▲대검 연구관·법무부 검찰1·3과장·서울지검 형사6부장·공안1부장 ▲의정부지청장·서울남부지청장·법무부 기획관리실장·대검 공판송무부장·춘천지검장·법무부 교정국장·법무부 차관·서울고검장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
  • 과학영재학교 첫 입시 어떻게

    과학영재학교 첫 입시 어떻게

    서울과학고가 ‘과학영재학교’로 지정된다.2002년 5월 부산과학고가 ‘한국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된 데 이어 두 번째다.2009학년도 입시부터 과학영재학교가 전국 두 곳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가장 큰 변화는 과학영재들이 서울이 아닌 전국 단위로 선발된다는 점이다. 전국의 중학생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게 됐다.2009학년도 과학영재학교의 입학전형과 대책을 부산의 한국과학영재학교를 통해 살펴본다. 아울러 서울 한성과학고와 세종과학고의 입학전형도 함께 알아본다. 서울과학고가 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되면 전형 일정은 종전 12월이 아닌,6월부터 8월까지 2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학생들의 과학영재성을 판별하기 위해 1단계 추천·학생기록평가와 2단계 기본적성검사,3단계 창의성·탐구력 검사,4단계 과제수행능력평가 및 면접 등 다단계 전형이 실시된다. 선발인원은 모두 120명이며 이 가운데 10%인 12명은 소외계층 전형으로 선발한다. 물론 학기 중 갑작스러운 전환소식에 수험생과 학부모는 다소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미 서울과학고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중학교 3학년 수험생이 과학고 지원을 고집할 경우 서울의 한성과학고나 세종과학고에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준비하고 있는 서울 및 수도권 소재 수험생은 과학영재학교가 서울에 신설됨에 따라 지원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총 모집인원이 지난해 144명에서 올해 264명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2단계 전형일정은 같은 날 실시될 예정이므로 복수지원은 1단계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과학영재학교를 목표로 하는 수험생은 자신의 조건과 합격 가능성 여부에 따라 한국과학영재학교에 갈지, 전환되는 서울의 과학영재학교에 지원할지 결정해야 한다. ●교과부 “과학영재학교 입시안 통일” 과학영재학교의 입학전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운영 중인 부산 소재 한국과학영재학교의 입학전형을 참고하면 큰 틀은 잡힌다. 실제 교육과학기술부도 과학영재학교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의 전형방식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을 방침이다. 부산의 한국과학영재학교는 1단계 전형에서 학생기록물 평가를 통해 1800명 이내를 선발한다. 수상실적, 학교성적, 자기소개서, 추천서, 각종 실적물 등을 평가한다. 수상실적은 시·도 단위 이상의 수학, 과학 수상 실적 등이 필요하고, 학교 성적은 수학, 과학 과목의 직전 학년 1,2학기 성적이 반영된다. 2단계 전형에서 수학·과학의 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를 실시해 입학정원의 1.5배수 이내를 선발한다. 수학 또는 과학(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성적이 각각 우수한 학생을 일정 비율로 선발하고, 나머지는 수학 및 과학 성적을 통합해 선발한다. 따라서 수학 또는 과학 각 과목의 특정 분야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는 것도 의미가 있다. 3단계 전형에서는 3박4일간의 과학캠프 및 심층면접을 통해 과학적 문제해결력, 창의성,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를 통해 입학 정원 144명 이내를 최종 선발한다. 구술평가에서는 주어진 문제에 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면접관에게 자신이 구한 답이 논리적으로 타당한지를 설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과학 실험평가에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체험’이다. 과목별로 예상되는 대표 실험 문제를 뽑아 실험 방법과 실험 결과 해석 및 평가, 실험 보고서 작성 등을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서울의 한성·세종과학고 입시안은? 한성과학고는 특별전형 및 일반전형의 교과성적이 3학년 2학기까지 반영된다. 특별전형의 선발인원은 지난해보다 올림피아드 선발인원이 5명 늘고, 학교장추천제 인원은 5명 줄었다. 일반전형은 1차 서류전형으로 교과성적 170점과 가산점 5점 등으로 모집인원의 4배수를 선발하고,2차 전형에서 기존 교과성적과 면접, 탐구력·창의성 구술검사 27점, 가산점 5점 등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세종과학고의 특별전형 선발인원은 올림피아드 수학분야 18명, 과학분야 29명, 정보분야 5명, 학교장추천제 25명 등 77명을 선발한다. 지난해보다 올림피아드 수학 및 과학 분야 선발인원은 6명씩 늘어나고, 정보 분야 및 학교장추천제 인원은 각각 2명,10명이 줄었다. 일반전형에서는 교과성적 170점, 탐구력·창의성 구술검사 및 면접 35점, 가산점(수상경력) 5점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지난해와 비교해 구술검사 및 면접의 배점이 25점에서 35점으로 10점 늘어났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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