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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경찰 특활비 깎으면서 국회 특활비 남겨둔 野 맹폭

    與, 경찰 특활비 깎으면서 국회 특활비 남겨둔 野 맹폭

    한동훈 “민주당 시각, 국민과 동떨어져”강승규 “국회 특활비도 공론에 붙이자”野 “어디 쓴지 모르는 특활비 삭감한 것”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대통령실, 검찰·경찰, 감사원 등의 특수활동비(특활비)·특정업무경비(특경비)를 전액 삭감한 데 대해 “국민을 볼모로 한 인질극”이라며 맹폭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국회 특활비는 그대로 살려놓고, 국민이 밤길 편하게 다니게 하는 경찰의 치안유지를 위한 특활비는 0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대통령실 특활비(82억 5100만원), 검찰 특경비(506억 9100만원)와 특활비(80억 900만원), 감사원 특경비(45억원)와 특활비(15억원) 등을 삭감하는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반면 국회 특활비(9억 8000만원)과 특경비(185억원)은 전액 유지했다. 한 대표는 이와 관련해 “예산에는 각각의 쓰임이 있다. 국회에도 특활비가 배정되는데 저는 필요한 예산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말 나라에 돈이 없어서 국회 특활비와 경찰 특활비 둘 중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한다면 국민 여러분은 어떤 걸 선택할 거 같냐”며 “저는 대부분 국민들이 경찰의 치안유지를 위한 특활비를 선택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민주당의 선택은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의 시각은 국민과 너무 동떨어져 있는데 그치지 않고, 국민을 볼모로 인질극을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경찰이 치안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 나라를 만드는 게 민주당의 2024년 12월의 목표인가”라고 덧붙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의 삭감안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의도는 뻔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모면하기 위해 국가 기능 자체를 마비시켜버리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분풀이 감액안으로 미래산업과 서민의 생계까지 희생시키겠다는 것이다. 국가권력을 가질 수 없다면 부숴버리겠다는 심보”라고 비판했다. 야당이 사정기관의 특활비를 전액 삭감하면서도 국회 특활비·특경비는 유지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예결위원으로 국회 특활비 ‘전액 삭감’을 공식 제안했던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특활비·특경비가 없다고 해서 국정이 마비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국민이 환영하실 일”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국회 특활비·특경비도 공론에 붙여보자”고 제안했다. 강 의원은 “민주당이 공공연히 대통령실과 경호처, 사정기관의 특활비를 ‘깜깜이 예산’ 프레임을 씌워 전액 삭감한다고 협박해 왔는데 국회 특활비·특경비야말로 민주당 관점대로라면 ‘흥청망청 쓰이는 깜깜이 예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또 “민주당의 논리에 따르면 마약 수사와 물밑 외교 협상, 방첩 활동 등도 기밀 유지 필요성이 낮은데, 국회의원의 의원 외교 활동이야말로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특활비 편성 필요성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은 여당의 감액 예산안 관련 비판은 정치 공세라는 취지로 맞받았다. 이 대표는 이날 대구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제 된 특활비는 어디다 쓴지도 모르는 특활비를 삭감한 것인데, 이것 때문에 살림을 못 하겠다고 하는 것은 사실 조금 당황스러운 얘기”라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검찰 쌈짓돈이 없다고 민생이 마비되나. 권력 기관 쌈짓돈 말고는 예비비도 예년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정부와 국민의힘이 민생예산 증액엔 관심이 없고 특활비 사수에만 관심을 쏟고 있는데 협상 기한을 더 준들 뭐가 달라질까 의문”이라고 지적었다. 민주당 소속 예결위 예산안심사소위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특활비 때문에 정부와 여당은 모든 민생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야당을 향한 정치적 공세를 당장 멈추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 30주년 광주비엔날레 86일간 대장정 마치고 폐막

    30주년 광주비엔날레 86일간 대장정 마치고 폐막

    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을 맞아 열린 제15회 광주비엔날레가 1일 폐막했다. 지난 9월 7일부터 이날까지 86일간 열린 전시 기간 약 7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글로벌 문화예술행사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1일 오후 6시 광주비엔날레재단 거시기홀에서 이상갑 문화경제부시장과 박양우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를 비롯해 도슨트, 운영요원, 후원사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폐막식을 가졌다. 폐막행사는 광주비엔날레와 깊은 인연이 있는 한강 작가의 ‘여는글’ 낭독으로 시작했다. 광주비엔날레 준비 과정과 전시 운영을 담은 ‘86일을 기억하며’ 영상 상영에 이어 ‘판소리’ 한마당 무대를 통해 모두가 한데 어우러지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비엔날레의 성공 개최를 도운 후원과 협력기관 등 숨은 공로자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감사패가 수여됐다. 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을 맞아 열린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본전시와 31개국 파빌리온 전시를 통해 광주 전역을 거대한 미술관으로 변모시켰다. ‘관계미학’으로 세계 미술계에서 명성을 쌓아온 프랑스 출신 미술이론가이자 큐레이터인 니콜라 부리오가 감독을 맡은 본전시는 ‘판소리-모두의 울림’(Pansori-the Soundscape of the 21st Century)을 주제로 용봉동 비엔날레전시관과 양림동 9개 전시공간에서 30개국 72명의 작가가 224개의 작품을 선보였다. 역대 최대 규모다. 본전시는 ▲부딪힘소리(Larsen effect) ▲겹칩소리(Polyphony) ▲처음소리(Primordial sound) 등 3개 섹션을 통해 동시대 환경변화에 따른 세계를 시각과 청각의 공감각적으로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전통음악 장르인 판소리라는 지역적 특성을 세계적 수준의 현대미술 전시와 연결, 인간· 동물·영혼·기계·기후·유기체가 공유하는 관계적 공간으로 미학적 담론을 끌어냈다. 참여작가 206명(팀)이 광주 23개 전시공간에서 선보인 350여개 작품들은 각 나라의 기후위기, 자연과 인간, 공동체, 자본주의, 외로움, 돌봄의 사회적 역할 등 고유하고도 다양한 매력을 발산했다. 소리와 시각요소를 결합해 다양한 현대미술을 선보인 광주비엔날레 본전시와 각국의 고유한 문화예술을 알린 파빌리온에는 총 70만 여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이는 지난해 열린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관람객보다 35% 가량 증가했다. 외국인 관람객 비율도 7% 정도 늘어나며 국제미술행사로 위상을 다시 확인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창설 30주년을 맞은 광주비엔날레가 86일 동안 큰 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전시회를 찾아 주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빨라지는 초고령 사회… 건강한 노년 생활, 천연물에 ‘답’ 있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함께하는 과학 다이브]

    빨라지는 초고령 사회… 건강한 노년 생활, 천연물에 ‘답’ 있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함께하는 과학 다이브]

    만성질환, 개인 넘어 국가에 부담완치보다 증상 완화 치료에 집중천연물, 만성질환에 효과적 대응신비한 구조, 신약 후보물질 주목KIST 강릉연구소, 기술개발 앞장한국산 천연물 신약 ‘장애물’ 극복인공지능으로 인체 내 작용 예측원료 표준화 통해 연구 신뢰 확보올해 7월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2025년에는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20%가 노인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 전남, 전북, 경북, 강원, 부산 등의 지자체는 한발 앞서 이미 초고령 사회에 들어선 상태다. 보건복지부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2023)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은 83.6년이다. 반면 e-나라지표에 따르면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건강수명은 72.5년에 그치고 있다. 질병과 장애로 고통받는 유병 기간이 11.1년이나 되는 것이다. ●만성질환, 전 세계 의료비 70% 차지 한국인의 보편적인 장수가 사회적 부담이 아닌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기대수명’의 연장 이상으로 노년에도 건강하고 독립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강수명’의 증진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고령화에 수반되는 만성질환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필수적이다. 장기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은 개인의 삶의 질 저하를 넘어 이미 과부하 상태인 국가 의료 시스템 전반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는 비단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구촌 전반의 고령화 추세 속에 노인성 만성질환이 전 세계 의료비 지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암, 당뇨병, 뇌졸중, 심혈관질환 등의 만성질환은 대체적으로 발병 원인이 불명확하고 발생 시점도 정확히 알기 어렵다. 따라서 완치보다는 증상 완화에 치료와 관리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런 만성질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소재가 바로 ‘천연물’이다. 자연계의 생명체들은 천적과 환경 스트레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2차 대사산물을 생성한다. 인류 역시 오래전부터 자연의 선물인 생합성 천연물의 약효를 질병의 치료와 안정적 관리에 이용해 왔다. 이집트와 로마인들이 약재로 쓴 버드나무 껍질에서 유래된 소염진통제 아스피린이 대표적이다. 주목에서 유래한 항암제 탁솔도 유명하다.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 렘데시비르와 팍스로비드 역시 천연물을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천연물 전합성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양귀비에서 추출하던 천연물 모르핀과 커피 성분 카페인도 이제 많은 양이 인공적으로 합성돼 의약품과 식품 대량생산에 이용되고 있다. 천연물 전문 국제 과학저널(Journal of Natural Products)의 분석으로는 1981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암 분야 저분자 신약 185개 중 약 65%가 이런 천연물 혹은 천연물 기반의 화합물이다. 이는 자연이 선사하는 신비하면서도 매우 복잡한 구조의 천연물이 현재까지 알려진 의약품뿐만 아니라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이나 활성구조를 발견할 수 있는 매우 광활한 신대륙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천연물 기반 의약품으로는 SK케미칼의 골관절염 치료제 조인스정과 동아제약의 위염 치료제 스티렌이 꼽힌다. 천연물의 이런 다중성분(Multi-components)과 다중타깃(Multi-targets) 특성은 만성질환 대응 약물로서의 큰 장점이다. 하지만 신약으로서 인정받는 데에 가장 큰 허들로도 작용한다. 천연물의 구조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학술적으로 천연물 속의 구성성분들을 하나하나 분리해서 각각의 성분들이 어느 지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를 모두 증명하는 것이 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은 마치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에도 비유되곤 한다. 그만큼 연구 호흡도 길고 논문도 내기 힘든 분야이다. ●천연물 기반 화합물 DB로 만들어 세계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한국산 천연물 신약의 탄생을 위해서는 이런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연물 전문 정부출연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 천연물연구소가 앞장서고 있다. 강원 지역의 풍부한 천연물 자원 접근성을 고려해 강릉에 자리잡은 이곳에서는 현재 과학적이고 표준화된 소재 공급 기술부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작용기전 규명까지 천연물 식의약품 개발 전 주기에 걸친 기반기술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임무 중심 연구소인 천연물신약사업단의 출범과 함께 국내 천연물 식의약품 개발의 전진기지 역할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곳의 연구개발 움직임에서 특히 더 주목받고 있는 것은 멀티오믹스 및 네트워크 파마콜로지 등 바이오 분석기술을 활용한 작용기전 규명 연구와 함께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AI를 활용한 작용기전의 예측이다. 천연물의 과학적 규명을 위해 설계된 연구 시스템(NPI-Finder)은 천연물 내 물질들의 각 생리활성을 직접적으로 일일이 검증하는 기존의 연구 방식에서 탈피해 천연물의 구성 성분들이 생체 내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에 대한 분자 수준의 정보를 예측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대규모의 문헌 정보로부터 천연물의 성분 정보를 추출해 수십만 개의 천연 유래 화합물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든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최신의 AI 도구를 활용해 천연물 화합물과 단백질의 상호작용 정보를 대규모로 예측할 수 있다. 효율적으로 천연물 추출물의 인체 내 기전을 규명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런 효율적인 천연물 추출물의 인체 내 작용기전 규명이 글로벌 천연물 신약 탄생의 중요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연물 신약 개발의 또 다른 난제는 원료의 표준화이다. 농업의 형태로 재배하는 천연물은 기후와 환경에 따라 그 성분함량의 변화가 극명하게 차이가 날 수 있다. 따라서 원료의 표준화는 신약 개발의 품질, 안전성, 유효성을 보장하고 연구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성분함량의 균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재배, 수확, 처리, 추출, 가공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표준화가 필요하며 특히 식물재배 단계에서 표준재배법을 통한 정밀한 생산관리가 중요하다. 살아 있는 생명체인 식물을 매번 기계로 찍어내듯 똑같이 재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천연물 성분 즉 유효성분들이 일정한 범위 내로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은 신약 개발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국가적으로 천연물 표준화를 지원하기 위해 ‘천연물소재 전주기 표준화 허브 구축 사업’을 공모했으며, KIST 강릉 천연물연구소를 품고 있는 강원 강릉시가 1호 허브로 선정돼 천연물 생산 기업의 표준화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표준화된 원료 생산은 식량위기 대응의 유력한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식물공장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식물공장은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유효성분의 함량을 극대화한 원료 재배를 가능케 한다. 통제된 환경 속에서 재배가 이뤄지기 때문에 노지 재배보다 매우 균일하게 고품질의 식물을 생산할 수 있으며 외부와 격리된 공간에서 재배가 이뤄지기 때문에 병해충, 농약, 중금속 등의 오염물질 혼입 가능성도 매우 낮아지게 된다. 이는 생물 유전자원에 대한 권리를 담고 있는 나고야 의정서 발효에 따라 해외 식물의 원재료 수입 및 제품 수출에 상당한 제약이 불가피한 가운데 주요 생약식물의 국내 재배 시스템 확보, 국내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는 해외 유래 식물의 안정적인 재배에도 매우 효과적인 대응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식물공장에도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노지 재배에 비해 초기 투자액과 유지비용이 높기 때문에 여전히 사업성은 낮은 상황이다. 하지만 다양한 관련 기술 개발로 산업 환경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 천연물 원료생산의 중요한 수단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세계 천연물 의약품 시장 급성장 천연물은 화합물뿐 아니라 추출물 그 자체로도 다양한 성분이 다수의 작용점에 작용하는 효능을 갖고 있어 노화에 따른 만성질환 관리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많은 이들이 상시 복용하는 홍삼 추출물 진액이 좋은 예이다. 이런 믿음을 반영하듯 우리나라의 천연물 기반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급성장하며 2023년 6조 2000억원 규모까지 확대됐다. 또한 가구당 한 번이라도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했거나 구매할 예정임을 반영하는 구매경험률도 81.2%에 달하며 천연물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급격한 성장세는 국제 천연물 의약품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천연물 의약품 시장은 2023년 2164억 달러, 2024년 2330억 달러, 2032년 437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8.17%의 고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이른 시기인 지난 2000년 ‘천연물신약연구개발특별법’을 제정하며 다부처가 참여하는 천연물 신약 개발사업에 착수한 바 있다. 전통의약 지식 분야에서 미국·유럽과 비교해 상대적 우위와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천연물신약을 국가 기간산업으로까지 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이었다. 하지만 그간 사업 전반의 재점검 등 크고 작은 굴곡 속에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촉진법의 가장 큰 목적이었던 ‘국민건강 증진과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는 이제 법령상의 정의로만 남아 있을 뿐 그 의미가 크게 퇴색된 상태라 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 사회로 향하고 잇는 우리나라는 최저 출산율까지 더해지며 2030년께 이웃 나라 일본을 제치고 세계에서 노령화 지수가 가장 높은 ‘노인대국’이 될 것이 점점 더 확실시되고 있다. 초고령 사회의 가장 큰 국가적 난제가 될 만성질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천연물 신약 연구개발의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적 관심과 지원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정상훈 단장은 천연물로부터 신약 및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개발 전문가로 KIST에서 20년간 천연물 분야 원천기술 연구를 수행해 왔다. 녹내장, 안구건조증 및 황반변성에 유효한 천연물 소재 개발 및 산업화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안구건조에 유효한 천연물 소재를 기반으로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했다. 또한 국내 최초의 경구용 녹내장 천연물 치료제를 개발해 IND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정상훈 KIST 천연물신약사업단장
  • 한동훈, 회군이냐 진군이냐 고심

    한동훈, 회군이냐 진군이냐 고심

    오는 10일 김건희여사특검법(특검법) 재의결을 앞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용산’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친윤(친윤석열)계와 대립각을 세워 온 한 대표는 ‘회군이냐, 진군이냐’의 선택지 앞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 채 ‘특검법 카드’를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친한(친한동훈)계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1일 통화에서 “한 대표가 10일까지는 (지금과) 비슷한 기조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특검법과 관련해 별도 메시지를 내지 않고 경기 안양 농수산물도매시장, 의왕 부곡도깨비시장 폭설 피해 현장을 방문해 지원 방안 마련을 약속하는 등 민생 행보에 주력했다. 한 대표의 침묵이 용산 대통령실을 향한 ‘경고성 메시지’라는 해석은 계속 나온다. 이번 당원 게시판 논란뿐 아니라 향후 이어질 수 있는 ‘당대표 흔들기’ 시도의 예봉을 한 차례 꺾고 가겠다는 것이다.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용산에)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잘 해보자고 해도 ‘한동훈 죽이기’로 가는 분위기 아닌가”라며 게시판 논란이 끝나도 한 대표를 향한 공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친한계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특검법에 대한 ‘실질적 고민’을 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특검법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 내부에서도 특검법 통과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개별 의원들과 일대일 접촉을 통해 특검법 이탈표 단속에 나섰다고 한다. 친윤계로 통하는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특검법 관련 당내 기류에 대해 “야당이 흔드는 술책에 말려들면서 부화뇌동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한 대표가 특검법을 ‘방어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전달되고 있다”고 했다.
  • 제15회 광주비엔날레, 86일간 대장정 마치고 1일 폐막

    제15회 광주비엔날레, 86일간 대장정 마치고 1일 폐막

    제15회 광주비엔날레가 86일 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12월 1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광주시는 1일 오후 6시 광주비엔날레재단 거시기홀에서 이상갑 문화경제부시장과 박양우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를 비롯해 도슨트, 운영요원, 후원사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폐막식을 열었다. 폐막행사는 광주비엔날레와 깊은 인연이 있는 한강 작가의 ‘여는글’ 낭독으로 시작됐다. 이어 광주비엔날레 준비 과정과 전시 운영을 담은 ‘86일을 기억하며’ 영상 상영 그리고 ‘판소리’ 한마당 무대를 통해 모두가 한데 어우러지는 시간을 가졌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영상을 통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더해져 광주비엔날레가 더욱 빛이 났다”며 “광주가 연 판소리는 2년 뒤 제16회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세대와 국경을 넘는 모두의 울림으로 다시 깨어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을 맞아 열린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본전시와 31개국 파빌리온 전시를 통해 광주 전역을 거대한 미술관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계미학’으로 세계 미술계에서 명성을 쌓아온 프랑스 출신 미술이론가이자 큐레이터인 니콜라 부리오가 감독을 맡은 본전시는 ‘판소리-모두의 울림’(Pansori-the Soundscape of the 21st Century)을 주제로 용봉동 비엔날레전시관과 양림동 9개 전시공간에서 30개국 72명의 작가가 224개의 작품을 선보였다. 본전시는 ▲부딪힘소리(Larsen effect) ▲겹칩소리(Polyphony) ▲처음소리(Primordial sound) 등 3개 섹션을 통해 동시대 환경변화에 따른 세계를 시각과 청각의 공감각적으로 확장했다. 한국 전통음악 장르인 판소리라는 지역적 특성을 세계적 수준의 현대미술 전시와 연결, 인간· 동물·영혼·기계·기후·유기체가 공유하는 관계적 공간으로 미학적 담론을 끌어냈다.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은 6개 대륙 31개 국가·문화기관이 참여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참여작가 206명(팀)이 광주 23개 전시공간에서 선보인 350여개 작품들은 각 나라의 기후위기, 자연과 인간, 공동체, 자본주의, 외로움, 돌봄의 사회적 역할 등 고유하고도 다양한 매력을 발산했다. 소리와 시각요소를 결합해 다양한 현대미술을 선보인 광주비엔날레 본전시와 각국의 고유한 문화예술을 알린 파빌리온에는 총 70만 여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이는 지난해 열린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관람객보다 약 35% 증가한 것이다. 특히 외국인 관람객 비율도 약 7% 늘어나며 국제미술행사로서의 위상을 다시 확인했다. 해외 미술계 인사들의 방문도 두드러졌다.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장, 뉴욕 뉴뮤지엄관장, 일본 모리미술관장, 독일 ZKM미술관장, 뉴욕 MoMA PS1미술관장, 홍콩 M+미술관장, 아트바젤 홍콩 대표,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뮤지엄관장, HAM헬싱키미술관장, 국제근현대미술박물관위원회 임원 등 주요 해외 문화예술기관과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방문이 잇따랐다.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에 참여한 뉴질랜드·폴란드·페루·스웨덴·아르헨티나·스위스·중국 등 각국 대사관 관계자들의 발길도 이어져 국가 간 문화예술 교류와 홍보의 장으로 자리매김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日 제2야당 대표에 요시무라...연예인 닮은꼴 이 정치인 누구?

    日 제2야당 대표에 요시무라...연예인 닮은꼴 이 정치인 누구?

    일본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의 새 대표에 요시무라 히로후미(49·사진) 오사카부(府) 지사가 당선됐다. 한국에서는 배우 ‘현빈’ 닮은 꼴로 화제가 된 일본의 차세대 스타 정치인이다. NHK는 요시무라 지사가 1일 오사카에서 열린 일본유신회 임시 전당대회에서 8547표를 얻어 마쓰자와 시게후미(1066표) 참의원(상원) 의원 등 3명의 후보를 제치고 대표에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바바 노부유키 전 대표는 지난 11월 27일 중의원(하원) 총선거에서 종전 44석에서 의석이 38석으로 준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당 대표 연임 도전을 포기했다. 요시무라 지사는 당선 후 “일본유신회는 차세대를 위해 존재하는 정당을 축으로 해나가겠다”며 “전국 정당임으로 ‘오사카, 오사카’라고 말하기보다 전국의 여러분과 함께 부딪쳐 가고 싶다”고 했다. 일본유신회는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지역정당에서 출발해 확장성에 한계를 안고있다. 요시무라 지사는 연예인 못지않은 깔끔한 외모와 연설력으로 주목받아왔다. 다만 국정 경험(중의원)은 9개월 반에 그쳐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를 향한 당세 재건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할지는 미지수란 평가다. 지방정부의 수장이 정당 대표를 겸직하는 문제도 지적된다. 요시무라 지사는 규슈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동하다, 2011년 오사카 시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2015년 오사카 시장을 거쳐 2019년 오사카부 지사에 당선됐다. 지난해 지사 선거에서는 83.69%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다. 요시무라 지사의 지지도가 급증한 건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초기인 2020년 당시 대외비인 아베 내각의 ‘오사카부와 인근 효고현의 최악 감염 시나리오’를 트위터에 전격 공개하면서다. 당시 그는 오사카 시민에 ‘이동자제’를 요구하며 오사카판 독자 방역 기준을 마련했다. 총리 직선제, 정부 조직 축소,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의 무상교육을 주장한다. 다만 역사문제에 있어서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비롯해 2018년 위안부 소녀상을 세운 미국 샌프란시스코와의 자매결연을 끊는 등 극우 행보를 걸어왔다. 일본 정계에서는 요시무라 지사가 오사카부 지사 임기가 끝나면 다시 중의원 선거에 출마해 총리 자리까지 노릴 것으로 보고 있다.
  • 한동훈, 회군이냐 진군이냐 고심

    한동훈, 회군이냐 진군이냐 고심

    오는 10일 김건희여사특검법(특검법) 재의결을 앞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용산’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친윤(친윤석열)계와 대립각을 세워 온 한 대표는 ‘회군이냐, 진군이냐’의 선택지 앞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 채 ‘특검법 카드’를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친한(친한동훈)계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1일 통화에서 “한 대표가 10일까지는 (지금과) 비슷한 기조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한 대표는 한동안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최소화하며 침묵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 대표는 이날 특검법과 관련해 별도 메시지를 내지 않고 경기 안양 농수산물도매시장, 의왕 부곡도깨비시장 폭설 피해 현장을 방문해 지원 방안 마련을 약속하는 등 민생 행보에 주력했다. 한 대표의 침묵이 용산 대통령실을 향한 ‘경고성 메시지’라는 해석은 계속 나온다. 이번 당원 게시판 논란뿐 아니라 향후 이어질 수 있는 ‘당대표 흔들기’ 시도의 예봉을 한 차례 꺾고 가겠다는 것이다.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용산에)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잘 해보자고 해도 ‘한동훈 죽이기’로 가는 분위기 아닌가”라며 게시판 논란이 끝나도 한 대표를 향한 공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친한계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특검법에 대한 ‘실질적 고민’을 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특검법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 내부에서도 특검법 통과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개별 의원들과 일대일 접촉을 통해 특검법 이탈표 단속에 나섰다고 한다. 친윤계로 통하는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특검법 관련 당내 기류에 대해 “야당이 흔드는 술책에 말려들면서 부화뇌동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한 대표가 특검법을 ‘방어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전달되고 있다”고 했다.
  • 메타버스로 들어간 미술관…장기휴관 부산시립의 대안 카드

    메타버스로 들어간 미술관…장기휴관 부산시립의 대안 카드

    개보수 공사로 장기 휴관에 들어가는 부산시립미술관이 메타버스 미술관으로 지속가능한 미술관을 선보인다. 미술관 측은 29일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달 24일 선보이는 ‘부산시립미술관 메타버스’를 선공개했다. 미술관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새로운 세상의 혁신적인 변화에 속도를 맞추고 대대적인 개보수 기간에도 미술관의 공공성을 지키고자 하는 적극적 태도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미술관은 지난 4월 게임 회사인 더크로싱랩과 메타버스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메타버스를 개발해 왔다. 메타버스에는 부산시립미술관의 소장품을 활용해 구성한 ‘콜렉션 99.999’, ‘부산미술, 그 시작’, ‘BMA’ 총 3개의 전시가 마련됐다. 108명의 작가가 참여한 274개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콜렉션 99.999’에서는 메타버스 속 이미지 감상의 특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부산시립미술관의 대표 소장품 99점을 고화질 이미지로 선보인다. ‘부산미술, 그 시작’에서는 부산시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부산미술 1세대 작가들의 작품을 부산의 시대상(사회상)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도시 부산과 부산미술의 시작점과 그 흐름을 되짚어 볼 수 있다. ‘BMA’ 전시에서는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뉴미디어 작품 중 동시대 미술의 다양성과 한국 미디어아트의 본격적인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메타버스 속 미술관은 개보수 공사 이후의 모습을 담았다.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은 “기존의 시립미술관은 각각이 공간이 분리된 곳이었지만, 개보수 공사 이후 미술관은 경계 해체성을 염두해 설계됐다”며 “유리를 통해 안과 밖이 해체되고 1~3층이 뚫려있는 구조를 선보여 분리됐던 공간이 하나로 합쳐진, 수직·수평의 경계를 해체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 미술관은 인공지능(AI) 챗봇과 전시에 대한 대화를 나누거나 작품을 매개로 관람객 간 소통이 가능한 공간으로 구현된다. 각각의 작품에 호응 표시나 댓글을 남길 수도 있고 게임적 요소도 포함된다. 서 관장은 “현실과 가상(온오프라인)의 경계가 없는 새로운 세상에서 무한 지속과 확장의 미술관을 준비, 제안해야 하는 시대사적 갈림길에 서 있다”며 “새로운 세상의 혁신적 변화에 맞춰 마련한 미술관의 새로운 제안과 시도에 많은 응원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호주, 16세까지 SNS 금지···어기면 벌금 450억원

    호주, 16세까지 SNS 금지···어기면 벌금 450억원

    호주에서 16세가 될 때까지 아이들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각국이 미성년자 SNS 중독 문제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부모 동의와 상관없이 대상자의 SNS 사용을 금지하는 사례는 이번이 세계 처음이다. 호주 상원은 이날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이 틱톡과 페이스북, 스냅챗, 인스타그램, 레딧, 엑스(옛 트위터) 등 SNS에 계정을 개설하면 해당 플랫폼에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찬성 34표 대 반대 19표로 통과시켰다. 당국은 점검 과정에서 조치가 불충분하다고 판단될 경우, 플랫폼에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50억원)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는 미성년자의 SNS 이용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규제다. 앞서 프랑스와 미국 일부 주에서도 미성년자의 SNS 금지법을 통과시켰으나 부모 동의 시 허용한다는 예외를 뒀다. 이번 정책은 내년 1월부터 도입기를 거쳐 내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규제 대상이 된 SNS 플랫폼들은 이 도입 기간 미성년자의 이용을 막을 기술적 장치를 마련해 적용해야 한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이달 초 발의한 이 법안은 호주 내에서 학부모 단체를 비롯해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주 전체 인구의 77%가 이 법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아동·청소년 단체와 일부 학자들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해당 법이 성소수자나 이민자 등 소수자 집단에 속한 취약한 청소년들이 SNS를 통해 지지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호주 인권위원회는 앞서 해당 법이 아동·청소년의 사회 참여를 막아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SNS 금지법이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자녀의 SNS 중독을 우려하는 부모들의 지지표를 모으려는 앨버니지 총리 내각의 선거 전략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법안의 실현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호주 정부가 연령 확인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주는 현재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이유로 여권 같은 공식 문서를 이용한 연령 확인 방식을 제한하고 있다. 이밖에도 SNS 규제가 시작되면 아이들이 곧바로 우회 경로를 찾거나 더 눈에 띄지 않는 위험한 방식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일부 SNS는 규제에서 제외돼 특혜 논란까지도 제기됐다. 유튜브와 왓츠앱, 디스코드 역시 유해 콘텐츠가 포함될 수 있는데도 교육 및 창작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에서 빠졌다. 규제 대상이 된 SNS 기업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성급하고 실행 불가능하며, 많은 질문과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소유한 메타는 “법을 존중하겠다”면서도 “법안 처리 과정에서 충분한 사안 검토와 청소년 의견 반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스냅챗의 모회사인 스냅 역시 필요한 기술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이 법이 어떻게 실제로 적용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많은 질문들이 남아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엑스의 경우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직접 나서 “법안의 적법성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며 법적 소송까지 예고했다.
  • SNS 중독 심각하다며?…유튜브 빼놓고 16세까지 SNS 금지시키는 ‘이 나라’ [핫이슈]

    SNS 중독 심각하다며?…유튜브 빼놓고 16세까지 SNS 금지시키는 ‘이 나라’ [핫이슈]

    호주에서 16세가 될 때까지 아이들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각국이 미성년자 SNS 중독 문제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부모 동의와 상관없이 대상자의 SNS 사용을 금지하는 사례는 이번이 세계 처음이다. 호주 상원은 이날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이 틱톡과 페이스북, 스냅챗, 인스타그램, 레딧, 엑스(옛 트위터) 등 SNS에 계정을 개설하면 해당 플랫폼에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찬성 34표 대 반대 19표로 통과시켰다. 당국은 점검 과정에서 조치가 불충분하다고 판단될 경우, 플랫폼에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50억원)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는 미성년자의 SNS 이용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규제다. 앞서 프랑스와 미국 일부 주에서도 미성년자의 SNS 금지법을 통과시켰으나 부모 동의 시 허용한다는 예외를 뒀다. 이번 정책은 내년 1월부터 도입기를 거쳐 내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규제 대상이 된 SNS 플랫폼들은 이 도입 기간 미성년자의 이용을 막을 기술적 장치를 마련해 적용해야 한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이달 초 발의한 이 법안은 호주 내에서 학부모 단체를 비롯해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주 전체 인구의 77%가 이 법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아동·청소년 단체와 일부 학자들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해당 법이 성소수자나 이민자 등 소수자 집단에 속한 취약한 청소년들이 SNS를 통해 지지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호주 인권위원회는 앞서 해당 법이 아동·청소년의 사회 참여를 막아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SNS 금지법이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자녀의 SNS 중독을 우려하는 부모들의 지지표를 모으려는 앨버니지 총리 내각의 선거 전략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법안의 실현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호주 정부가 연령 확인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주는 현재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이유로 여권 같은 공식 문서를 이용한 연령 확인 방식을 제한하고 있다. 이밖에도 SNS 규제가 시작되면 아이들이 곧바로 우회 경로를 찾거나 더 눈에 띄지 않는 위험한 방식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일부 SNS는 규제에서 제외돼 특혜 논란까지도 제기됐다. 유튜브와 왓츠앱, 디스코드 역시 유해 콘텐츠가 포함될 수 있는데도 교육 및 창작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에서 빠졌다. 규제 대상이 된 SNS 기업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성급하고 실행 불가능하며, 많은 질문과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소유한 메타는 “법을 존중하겠다”면서도 “법안 처리 과정에서 충분한 사안 검토와 청소년 의견 반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스냅챗의 모회사인 스냅 역시 필요한 기술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이 법이 어떻게 실제로 적용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많은 질문들이 남아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엑스의 경우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직접 나서 “법안의 적법성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며 법적 소송까지 예고했다.
  • 세계를 만드는 건 비인격적인 힘이 아닌 아이디어

    세계를 만드는 건 비인격적인 힘이 아닌 아이디어

    인류는 머릿속에 있는 그림으로 세계를 재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종(種)이다. 아이디어는 인류의 현재를 이해하고 가능한 미래를 끌어내는 데 필수적이다. 세계적인 역사학자 펠리페 페르난데스 아르메스토가 쓴 이 책은 인간이 무엇을, 어떻게, 왜 생각하는지 심층적으로 탐구한다. 저자는 원시시대부터 오늘날의 첨단 기술 시대에 이르기까지 아이디어가 발전해 온 과정을 따라간다. 생각의 역사를 좇으면서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달리 어떻게 아이디어를 이례적이고 다양하게 생산했는지 밝힌다. 저자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아이디어가 80만년 전의 스페인 아타푸에르카 동굴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인류의 먼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호미니드는 그곳에서 축제를 벌였는데 그들이 남긴 흔적에서 영혼, 토테미즘, 신 등의 관념이 출발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정신의 산물인 아이디어가 플라톤과 공자를 비롯한 위대한 현자들, 르네상스와 과학 혁명, 카오스의 역습과 불확실성의 시대 등 역사의 중요한 인물과 생각에 큰 영향력을 끼쳤다고 주장한다. 책은 세계의 다양한 문화적 교류의 과정을 반영해 처음에 유라시아 지역에 초점을 맞추다가 서양으로 이동하고 이내 동양으로 옮겨 간다. 그러나 저자는 책말미에 세계화의 부작용을 우려한다. 그는 “모든 문화가 점점 비슷해져 인류가 교류하거나 상호작용할 대상이 없다면 인류의 사고는 호미니드 시대의 속도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패에서 비롯된 충격이 새로운 일을 불러오는 것처럼 새로운 실패가 다원주의를 불러올 수도 있다. 실패의 역사이기도 한 생각의 역사는 유례없는 것과 만났을 때 발전하기 때문이다. 무려 808쪽에 달하는 책은 기후, 유전, 카오스, 돌연변이 미생물, 지각 변동 같은 비인격적인 힘들이 인간의 능력에 한계를 정하지만 결국 세계를 만드는 것은 아이디어라는 결론을 내린다. 저자는 “사상가들을 사살하고 불태우고 매장해도 그들의 생각은 남는 것처럼 아이디어들은 어떠한 유기체보다 굳건하다”고 강조한다.
  • 목판부터 디지털 아트까지… 아로새긴 ‘새김의 역사’

    목판부터 디지털 아트까지… 아로새긴 ‘새김의 역사’

    정보를 퍼트리는 메신저 역할에서 예술의 한 장르가 되기까지 판화의 역사와 다양한 실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찾아왔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는 판화의 변천사와 현재 위치를 조망하는 ‘판화 오디세이’ 전시가 열리고 있다. 한국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과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술로 제작된 ‘팔만대장경’을 지닌 나라답게 뛰어난 판화 작가들이 많다. 판화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예술 분야로 자리잡은 것은 1950~60년대부터다. 당시 미술대학에 판화과가 생기기 시작하며 판화는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예술 형태로 주목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새김’의 시작을 알 수 있는 목판 유물부터 코딩을 활용한 디지털 미디어 아트까지 작가 34명의 작품 130여점을 선보인다. 볼록판화, 오목판화, 평판화, 공판화 등 각기 다른 기술과 표현 방식을 비교해 볼 수 있다. 굵은 선이 돋보이는 목판화 ‘노동의 새벽’, ‘산팔자 물팔자’ 등 오윤 작가의 작품은 1980년대 민중의 굴곡진 삶을 표현했다. 민경아 작가는 서울신문 광화문 사옥을 비롯해 신문사, 방송사들의 사옥을 담은 작품 ‘서울 범 내려온다 새 날아든다 달 떠오른다’를 리노컷(목판화와 목각의 중간에 해당하는 부조 판화) 기법으로 선보였다. 보리 씨앗과 배추 씨앗을 젖은 목화솜 위에 두고 싹이 자라는 모습을 담은 권순왕 작가나 모노타이프(다른 판이 나오지 않는 가장 회화적인 판화)에 아크릴로 만든 작은 인물을 붙여 만든 이서미 작가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이 밖에 사물을 중심으로 표현한 작가 김구림, 강승희, 배남경 등의 작품도 전시됐다. 전시장에서 만난 김상구 작가는 “(‘NO.880’ 작품 등은) 양각과 음각을 하나의 화면에 집어넣어 표현한 작품”이라며 “과거 60세가 되던 해 기념전에서 그동안의 작업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만든 것”이라고 소개했다. 1945년생인 김 작가의 판화 작품은 여러 교과서에 실렸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판화는 여전히 대중에게 다소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장르”라면서도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현대 판화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그 예술적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내년 1월 5일까지.
  • 강진 청자 ‘大平명’ 양각해석류화문와, 문화유산 지정

    강진 청자 ‘大平명’ 양각해석류화문와, 문화유산 지정

    전라남도는 고려 전기 청자 제작소인 강진 사당리 발굴품 강진 청자 ‘大平명’ 양각해석류화문와를 도 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 고시하고, 곡성 태안사 금고와 사적기 일괄, 순천 환선정 현판을 지정 예고했다. 강진 청자 ‘大平명’ 양각해석류화문와는 강진 청자 요지인 사당리 발굴품으로 휘어진 모양의 청자로, 이런 형태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되지 않아 희소성이 매우 높다. 청자의 바깥면에는 해석류화문(海石榴華文/동백꽃문양)과 뇌문(雷文)이 시문 돼 아름답고 우수한 조각 기법을 엿볼 수 있다. 내면에는 ‘大平’이라는 명문이 음각돼 예술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곡성 태안사 금고(谷城 泰安寺 金鼓/쇠로 된 북)는 사찰 의식 법구 중 하나로 측면 음각을 통해 제작연대(1770년), 봉안 지역의 사찰, 제작자를 알 수 있다. 크기가 대형이고 조형미와 문양의 표현력이 매우 뛰어나 불교 공예사·역사적 지정 가치가 높다. 곡성 태안사 사적기 일괄(谷城 泰安寺 事蹟記 一括)은 태안사 기록에 관한 자료들로 조선 후기부터 근대에 이르는 필사본 문적이다. 태안사 각 전각의 내력을 알 수 있고, 역대 주지 스님과 그 시대의 불사, 사찰 운영 등을 알 수 있어 불교문화사와 향촌사회의 측면에서 역사적 학술 가치가 크다. 순천 환선정 현판(順天 喚仙亭 懸板)은 2매로 정자 명칭을 새긴 편액으로 조선시대(1543년) 순천도호부사 심통원이 휴식과 정무 공간으로 지은 환선정에 1613년 배대유가, 1886년에 순천 부사 이범진이 쓴 현판이다. 각 현판은 서체가 웅건하고 활달하며 크기가 대형으로 서예사적·역사적·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 김지호 전남도 문화자원과장은 “강진 청자‘大平명’ 양각해석류화문와는 현재 출토 사례가 없는 희귀한 유산이므로, 향후 국가유산 지정을 추진하겠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 문화자원을 지속해서 조사해 후대에 보전토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지정 예고 문화유산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 의견을 수렴해 검토한 후 문화재위원회 최종 심의를 거쳐 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 [씨줄날줄] 日 훼손 문화유산의 가치

    [씨줄날줄] 日 훼손 문화유산의 가치

    황산대첩은 이성계가 조선을 창건하기 이전 고려왕조의 무장으로 1380년 남원 황산에서 왜구 대부대를 섬멸한 전투를 이른다. 왜구는 500척 남짓한 선단으로 금강 하구에 몰려들었는데 최무선이 화포로 모두 불사르자 내륙을 떠돌다 황산에서 대패했다. 일제는 1945년 1월 황산대첩비의 글자를 쪼아내고 몸돌은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했다. 앞서 조선총독부 학무국은 1943년 경무국에 ‘유림의 숙정 및 반시국적 고적의 철거에 관한 건’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한반도와 일본열도의 오랜 교류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역사는 말살하려는 의도였다. 조각난 황산대첩비의 잔해는 지금도 1957년 다시 세운 대첩비 보호각의 내부 바닥에 흩어진 상태로 보존돼 있다. 일제는 합천 해인사 사명대사 석장비는 네 동강 냈고 고성 건봉사 사명대사 기적비는 파괴해 땅에 묻었다. 해남 충무공 명량대첩비도 파묻은 것을 광복 이후 제자리에 다시 세웠다. 금산의 칠백의총 조헌 일군순의비는 훼손된 것을 복원했고, 의병장 고경명순절비와 권율 이치대첩비는 폭파된 당시 모습 그대로다. 더 큰 문제는 일제가 훼손한 문화유산에 대한 우리의 가치판단이다. 황산대첩비 일대는 1963년 대첩비지(址)라는 이름의 사적으로 지정됐다. 비석은 조각났으니 터를 국가유산으로 지정했다는 뜻이다. 파괴됐다는 이유로 일군순의비, 고경명순절비, 이치대첩비도 국가는 물론 지자체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돼 있지 않으니 안타깝다. 이제라도 훼손됨으로써 역사적 가치는 오히려 높아졌다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당시 파괴된 기념물을 한데 모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이웃 나라를 침략하고 역사유산을 무도하게 파괴한 증거는 전 세계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중요한 가치가 아닐 수 없다. 나라를 지킨 조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사도광산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공세로 전환하는 계기도 될 것이다.
  • “‘밥 굶는 어르신 없게 할 수 없나’ 고민서 시작… ‘일하는 밥퍼’ 모든 경로당·복지관 확대할 것”

    “‘밥 굶는 어르신 없게 할 수 없나’ 고민서 시작… ‘일하는 밥퍼’ 모든 경로당·복지관 확대할 것”

    김영환 충북지사는 27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밥을 굶는 노인이 없도록 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이 ‘일하는 밥퍼’ 사업을 탄생시켰다”며 “일하는 밥퍼 사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현재 청주지역 일부 경로당과 전통시장 등에만 작업장이 마련돼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도내 모든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교회, 성당, 법당 등으로 밥퍼 사업장을 늘려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그는 “한 장소에 모여 떠들며 일을 하니 우울증이 사라졌고, 일하고 받은 온누리상품권으로 전통시장에서 먹을 것도 사니 너무 즐겁다는 반응이 가장 많은 것 같다”며 “어머니가 일하는 밥퍼 사업에 참여하면서 고집부리던 폐지 줍기를 그만둬 너무 좋다는 자식들도 있다”고도 했다. 노인들 호응이 상당히 높은 이유와 관련해 김 지사는 “노인들 대부분 경로당에 가는 순간부터 ‘이제 일도 못 하고 인생도 끝이구나’라는 생각을 한다”며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돈 버는 일을 하게 되자 자존감이 커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지사는 “일하는 밥퍼 사업의 전국 확산을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과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사업을 설명했고, 정부에 예산지원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노인들에게 지급되는 돈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그는 “일하는 밥퍼는 노동보다는 일종의 자원봉사로 봐야 한다”며 “노인들에게 자원봉사 성격의 사업이라는 설명을 해 주고 동의도 받고 있다”고 했다. 김 지사는 “도시농부, 도시근로자, 의료비후불제, 일하는 밥퍼 사업 등 우리 충북도만의 개혁적인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며 “충북이 변화에 앞장서는 혁신과 개혁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 북극서 1950년대 ‘미군 비밀 기지’ 발견

    북극서 1950년대 ‘미군 비밀 기지’ 발견

    그린란드에서 북극을 조사하던 미국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이 빙상 아래에서 ‘비밀 기지’를 발견했다. 2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과학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은 “NASA 과학자들이 그린란드 빙상 위를 날며 연구를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던 중 냉전 시대에 만들어진 미군 기지인 ‘캠프 센추리’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 NASA 연구진은 레이더 장비를 탑재한 항공기를 타고 그린란드 상공을 비행했다. 레이더를 통해 그린란드 빙상의 깊이와 빙상 아래의 암반층을 분석하고 이를 지도로 표시하는 연구를 위한 데이터 수집 과정이었다. 연구진은 레이더 장비를 살피며 빙상 위를 날다가, 레이더가 ‘어떤 물체’를 감지하고는 깜빡이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레이더가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빙상 아래를 지도로 구현하자, 놀랍게도 여러 터널로 구성된 ‘얼음 도시’가 나타났다. 그린란드 빙상 아래에서 포착된 얼음 도시의 정체는 ‘캠프 센추리’로, 1959년에 건설된 미군의 비밀기지다. 캠프 센추리는 약 4000㎞의 방대한 터널로 이뤄져 있으며, 최저 기온 영하 57도·최고 풍속 시속 197㎞/h에 달하는 극한의 환경에 만들어졌다. 냉전 시대 당시 미국은 옛 소련을 겨냥해 미사일 전략 기지로서 캠프 센추리를 건설했으나,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빙하의 불안전성 탓에 터널이 붕괴할 위험이 커져 결국 1967년에 폐쇄했다. 건설 초반에는 지표면과 더 가까웠지만, 약 60년간 버려진 상태가 유지되면서 그 위로 30㎝가량의 눈과 얼음이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빙상 아래에 잠들어있는 캠프 센추리에는 방사성 폐기물을 포함한 위험 물질이 고스란히 묻혀 있어 환경적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빙하 전문가인 채드 그린 박사는 공식 성명에서 “그린란드의 얼음층을 조사하던 중 무언가가 레이더에 포착됐다. 우리는 처음에 그 물체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수집된 데이터에 따르면 캠프 센추리의 각각의 구조물은 이전에 알고 있던 것과 다른 부분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구온난화로 바다 수온과 대기의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는 환경에서 빙상이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 없다”면서 “캠프 센추리는 지구의 기후변화가 그린란드 같은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1950년대 후반 미군은 캠프 센추리를 ‘얼음 아래 도시’라 부르며 과학기지임을 강조했지만 실상은 ‘프로젝트 아이스웜’(Iceworm)이라는 이름의 군사 프로젝트 일환이었다. 터널 21개를 뚫어 옛 소련 코앞에 핵미사일 600기를 숨기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빙상이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움직이면서 터널의 형태가 뒤틀리고 눈의 무게로 붕괴 위험까지 제기되면서 얼음 밑 비밀 핵기지 건설은 실패로 끝났다.
  • 북극 얼음 아래 숨겨진 ‘핵미사일 비밀기지’ 발견…“총 4000㎞ 터널 수십 개”[핵잼 사이언스]

    북극 얼음 아래 숨겨진 ‘핵미사일 비밀기지’ 발견…“총 4000㎞ 터널 수십 개”[핵잼 사이언스]

    그린란드에서 북극을 조사하던 미국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이 빙상 아래에서 ‘비밀 기지’를 발견했다. 2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과학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은 “NASA 과학자들이 그린란드 빙상 위를 날며 연구를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던 중 냉전 시대에 만들어진 미군 기지인 ‘캠프 센추리’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 NASA 연구진은 레이더 장비를 탑재한 항공기를 타고 그린란드 상공을 비행했다. 레이더를 통해 그린란드 빙상의 깊이와 빙상 아래의 암반층을 분석하고 이를 지도로 표시하는 연구를 위한 데이터 수집 과정이었다. 연구진은 레이더 장비를 살피며 빙상 위를 날다가, 레이더가 ‘어떤 물체’를 감지하고는 깜빡이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레이더가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빙상 아래를 지도로 구현하자, 놀랍게도 여러 터널로 구성된 ‘얼음 도시’가 나타났다. 그린란드 빙상 아래에서 포착된 얼음 도시의 정체는 ‘캠프 센추리’로, 1959년에 건설된 미군의 비밀기지다. 캠프 센추리는 약 4000㎞의 방대한 터널로 이뤄져 있으며, 최저 기온 영하 57도·최고 풍속 시속 197㎞/h에 달하는 극한의 환경에 만들어졌다. 냉전 시대 당시 미국은 옛 소련을 겨냥해 미사일 전략 기지로서 캠프 센추리를 건설했으나,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빙하의 불안전성 탓에 터널이 붕괴할 위험이 커져 결국 1967년에 폐쇄했다. 건설 초반에는 지표면과 더 가까웠지만, 약 60년간 버려진 상태가 유지되면서 그 위로 30㎝가량의 눈과 얼음이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빙상 아래에 잠들어있는 캠프 센추리에는 방사성 폐기물을 포함한 위험 물질이 고스란히 묻혀 있어 환경적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빙하 전문가인 채드 그린 박사는 공식 성명에서 “그린란드의 얼음층을 조사하던 중 무언가가 레이더에 포착됐다. 우리는 처음에 그 물체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수집된 데이터에 따르면 캠프 센추리의 각각의 구조물은 이전에 알고 있던 것과 다른 부분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구온난화로 바다 수온과 대기의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는 환경에서 빙상이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 없다”면서 “캠프 센추리는 지구의 기후변화가 그린란드 같은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1950년대 후반 미군은 캠프 센추리를 ‘얼음 아래 도시’라 부르며 과학기지임을 강조했지만 실상은 ‘프로젝트 아이스웜’(Iceworm)이라는 이름의 군사 프로젝트 일환이었다. 터널 21개를 뚫어 옛 소련 코앞에 핵미사일 600기를 숨기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빙상이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움직이면서 터널의 형태가 뒤틀리고 눈의 무게로 붕괴 위험까지 제기되면서 얼음 밑 비밀 핵기지 건설은 실패로 끝났다.
  • [씨줄날줄] ‘담배’ 아닌 전자담배

    [씨줄날줄] ‘담배’ 아닌 전자담배

    담배는 1988년 제정된 담배사업법에 ‘연초(煙草)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제조한 것’(제2조)으로 정의된다. 이후 담배사업법이 27차례 개정됐는데 이 조항은 그대로다. 과학의 발전으로 담배의 핵심 성분인 니코틴을 실험실에서 만들 수 있고 전자담배가 등장하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2003년 중국에서 개발된 액상형 전자담배는 2008년부터 국내에서 유통됐고 2017년에는 궐련형 전자담배도 도입됐다. 담배에는 담배소비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개별소비세, 지방교육세 등이 붙는다. 담배사업법이 제 역할을 못해 각각의 법률이 담배 종류에 따라 금액을 정한다. 예를 들어 일반담배(궐련형)의 지방소비세는 20개비당 1007원인데 궐련형 전자담배는 20개비당 897원이다. 다른 세금과 부담금도 마찬가지라 일반담배는 조세부담금이 2914원인데 궐련형 전자담배는 2595원, 액상형 전자담배는 1823원이다. 전자 담배의 편리성까지 더해져 일반담배 소비는 줄고 전자담배 소비는 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규제의 법적 근거 부재다. 화학물질로 만든 합성 니코틴을 이용한 담배는 담배사업법상의 ‘담배’가 아니다. 글로벌 담배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가 그제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를 세계 최초로 한국 시장에 내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성 니코틴 액상 담배와 천연 니코틴 액상 담배에 서로 다른 법이 적용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BAT는 담배 관련 규제를 자율적으로 준수해 나가겠단다. 이런 황당한 사례를 막기 위한 노력들은 있었다. 20대와 21대 국회에서 담배의 정의를 ‘연초 및 니코틴 등’으로 확대하는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률이 발의돼 있다. 내년 11월 1일부터 담배유해성관리법이 시행되는데 여기서 ‘담배’의 기준은 담배사업법에 따른다. 국회가 서둘러 규제 공백을 메꿔야겠다. 전경하 논설위원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석류나무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석류나무

    식물을 그리기 위해서는 식물을 속속들이 관찰해야 한다. 꽃의 수술, 암술, 꽃잎 그리고 열매 속 씨앗의 개수처럼 식물이 생애 드러내는 기관의 개수를 세기도 한다. 딸기를 그릴 땐 딸기에 박힌 씨앗의 개수가 200여개가 된다는 사실을, 석류를 그릴 땐 석류알이라 부르는 씨앗의 개수가 600여개나 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이맘때 마트와 시장 매대에 나오는 햇석류 열매를 보며 600이란 숫자를 떠올리게 됐다. 실제 유대교에선 석류에 든 613개의 씨앗이 토라에 나오는 613계명을 나타낸다고 믿으며, 석류를 신성한 과일로 여겼다고 한다. 석류나무는 인류에게도 특별한 식물이다. 5000여년간 재배돼 온 오랜 역사라든지 약용, 관상용, 식용 등 다용도로 쓰여 온 효용성 때문이 아니라 석류를 둘러싼 역사는 ‘인류 착각의 역사’와 같기 때문이다. 과거 사람들은 석류의 기원부터 틀리게 분석했다. 석류의 속명 ‘푸니카’는 북아프리카 고대 도시 카르타고의 라틴어명 ‘푸니쿠스’에서 유래했다. 고대 로마인은 석류가 아프리카 원산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후에 석류나무의 원산지는 이란, 파키스탄 남서부, 아프가니스탄 일부 지역인 것으로 밝혀졌다. 석류의 영명 또한 ‘파머그래넛’(Pomegranate)으로, ‘많은 씨앗을 가진 사과를 닮은 과일’이란 의미의 라틴어 합성어에서 유래했다. 오래전에는 석류를 사과의 근연종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열매 색과 이름이 비슷한 석류와 사과는 자주 혼동됐다. 흔히 성경 속 아담이 따 먹은 금기의 열매가 사과로 알려졌지만, 이것은 사실 석류라는 주장도 있다. 지난 2년간 나는 우리나라 남부지역을 오가며 석류나무를 그렸다. 열매 단면을 보기 위해 칼로 반을 자르니 수분을 가득 머금은 씨앗이 나왔다. 단면을 가만히 바라보다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석류의 열매는 사실 베리라는 점이다. 식물의 열매 형태 중 장과(베리)는 하나의 씨방에서 나는 다육질의, 수분이 많은 열매다. 베리는 보통 액상 과육이 있고 씨앗은 2개 이상이다. 우리는 블루베리, 스트로베리(딸기), 크랜베리 등을 베리라 칭하지만, 사실 이 중 블루베리만이 식물학적 베리이며 석류, 토마토, 포도 등도 베리에 속한다. 흔히 석류를 과일로 인식하지만 이들은 약용식물로서 5000년 이상 재배됐다. 특히 다산의 상징으로서 고대 로마에서는 결혼식에서 신부가 석류 잎으로 엮은 왕관을 썼고, 석류 주스가 불임 치료제로 활용된 기록도 있다. 석류는 여성에 의해, 여성을 위해 발전된 셈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석류 세밀화 또한 여성에 의해 기록됐다. 작가는 200여년 전 영국에서 활동한 식물 세밀화가 엘리자베스 블랙웰이다. 나는 그가 그린 석류나무를 실제 본 적이 있다. 올여름 출장으로 런던 첼시피직가든에 갔다. 이곳은 1673년 약용식물을 연구하기 위해 조성한 정원이다. 직원은 내가 식물 세밀화를 그린다는 걸 알고는 정원의 약용식물을 그림으로 그린 블랙웰 이야기를 길게 해 주었다. 그는 평범한 기혼 여성이었다. 결혼했고, 아이도 있었다. 그런데 남편이 사기로 빚을 지고 감옥에 들어가는 바람에, 남편의 출소를 위해 돈을 벌어야 했다. 블랙웰은 당시 약사와 의사를 위한 약용식물 도감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 6년간 첼시피직가든에 식재된 약용식물을 그림으로 그려 도감을 출간했다. 그런데 아내 덕분에 출소하게 된 남편이 가족을 버리고 스웨덴으로 떠났고, 스웨덴 왕을 음해하는 음모에 휘말려 처형을 당했다. 남편이 죽은 후 블랙웰은 말년을 조용히 지냈다. 말년에 대한 정보는 알려진 게 없다. 추측뿐이다. 그의 작업은 완전한 생계형이었다. 제멋대로인 남편으로 인해 부인은 고통을 받았고, 그로 인해 우리가 식물 세밀화계의 명저를 만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나는 한탄스럽기도 하다. 블랙웰이 보고 그린 그 석류나무에는 꽃이 만개해 있었다. 첼시피직가든의 직원은 말했다. 석류나무에 열매가 열려도 따지 않고 그대로 둔다고. 열매가 자연스레 익고, 썩고, 떨어지고, 번식하거나 퇴화하는 과정을 두고 보는 것, 식물의 삶에 끼어들지 않고 그저 기록하는 일이 블랙웰의 몫이었다는 것이다. 식물 세밀화를 그리다 보면 과거의 기록을 통해 과거의 여성들을 만나곤 한다. 블랙웰처럼 가족을 책임지느라 생계를 위해 그림을 그린 이도, 메리앤 노스처럼 부유한 환경에서 결혼을 하지 않고 여행을 다니며 그림을 그린 이도 있다. 과거의 여성들은 교육받거나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남성보다 현저히 적었기 때문에, 자연사 일러스트를 그린 여성들은 특권적인 삶을 살았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은 당시의 전통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났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결의가 필요했을 거란 것이다. 식물 세밀화를 포함한 과거의 자연사 삽화의 출처를 조사하는 기관들은 하나같이 어려움을 토로한다. 여성의 사회 활동이 금기시된 과거, 여성들은 그림을 다 그리거나 연구를 다 하고도 서명을 하지 않거나, 남자 가족의 이름을 대신 쓰거나, 가명을 만들어 썼다. 솔직할 수 있는 것도 어느 정도 권력을 가졌을 때 가능한 것이다. 연구자들은 애초에 가짜로 만들어진 기록 정보의 출처를 캐내고 정리하는 게 허무하기도, 어렵다고도 말한다. 이 또한 우리가 자초한 사회적 차별의 후유증인 것이다. 이소영 식물세밀화가
  • 한국 근대소설 3인방,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달랐나

    한국 근대소설 3인방,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달랐나

    이광수(왼쪽), 김동인(가운데), 염상섭(오른쪽). 국어 교과서에서 만났던 작가들이자 한국 근대소설의 초창기를 이끈 주역들이다. 강윤후라는 필명으로 시인으로 등단하기도 했던 강헌국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가 이들을 서사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학술서 ‘근대 서사의 행방’(문학동네)을 내놨다. 강 교수는 한국 근대문학 연구가 주제론에 편중돼 있었다고 지적하며 소설에서 주제가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는지 서사론적으로 접근했다. 서사학은 이야기의 기술과 구조에 관해 연구하는 분야다. 그 결과 이광수, 김동인, 염상섭은 서사를 구성하는 방식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광수는 계몽적 이상주의, 김동인은 예술적 이상주의, 염상섭은 사실주의를 지향하면서 그들이 쓴 소설 서사 전개 방식이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강 교수가 기준으로 삼은 것은 서사학적으로 소설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상상, 지각, 개념이다. 이광수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소설에 풀어내는 대신 상상을 통해 서사를 전개했다고 강 교수는 지적했다. 식민지 조국이라는 비루한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이 소망하고 기대한 바를 구현하기 위한 ‘상상의 서사화’가 이광수 소설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김동인은 작가가 소설 세계를 완벽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여겨 자신이 인지한 범위 내에서 인물이 움직이고 기능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김동인의 소설은 작가의 지각이 미치는 범위 안에서만 전개된 ‘지각의 서사화’에 따라 구성됐다. 이광수와 김동인에 비해 창작 활동이 늦은 염상섭은 자기 소설이 앞선 작품들과 차이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 현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소설을 썼다. 이에 따라 염상섭은 소설에서 과장과 가공을 배제하고 현실을 가감 없이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현실의 객관적 파악을 위해 논설을 전면적으로 사용했다. 강 교수는 이를 ‘개념의 서사화’라고 이름 붙였다. 강 교수는 이러한 방식으로 후세대 소설가들의 서사도 분석했다. 김동리와 황순원은 상상이 서사를 추동하기 때문에 ‘상상의 서사화’, 감각 묘사가 두드러진 박태원이나 소설 배경을 일상으로 한정한 이태준은 ‘지각의 서사화’, 사회주의 이념을 소설로 형상화한 이기영과 김남천은 ‘개념의 서사화’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문학 본문의 의미는 고정돼 있지 않다. 그래서 이미 충분히 논의됐다고 간주하는 본문이라도 그것에 대한 논의는 얼마든 재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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