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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블로그] 윤종규 회장 “모세 되겠다”더니…

    [경제 블로그] 윤종규 회장 “모세 되겠다”더니…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이후 공공연하게 “모세가 되겠다”고 말해 왔습니다. 자신의 재임 중에 당장 가나안 땅(리딩 뱅크)에 입성하지 못하더라도 조직과 후배를 위해 주춧돌을 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죠. 조직원들은 이런 윤 회장에게 감탄과 존경의 눈빛을 보냈습니다. 외부 낙하산 출신 최고경영자(CEO)들이 단기 실적에 집착해 무리수를 두다 조직을 망쳤던 아픔을 숱하게 경험해봤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요즘 슬슬 실망하는 기류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정부 눈치를 너무 보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입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자 윤 회장은 올해 신입 채용 규모를 800명 이상(대졸 400명)으로 늘리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지난해의 두 배 규모입니다. 3~4년 뒤부터는 대졸 신입공채만 해마다 400~500명까지 늘리겠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국민은행은 이건호 전 행장 시절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한 끝에 ‘인사계획 15년 구상’을 마련했습니다. 국민·주택 은행 합병 이후 제대로 된 구조조정을 못 해 국민은행의 몸집은 유난히 비대합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대거 은퇴에 맞춰 신규 채용 규모를 연간 500명(정규직·비정규직 포함) 정도로 묶으면 인력 구조가 안정될 것이라는 게 전임 행장의 계산이었지요. 그가 갑작스레 사퇴하면서 보류됐지만 다른 건 몰라도 인사안(案)만큼은 윤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았습니다. 인사 적체는 모든 CEO들의 고민거리였으니까요. 물론 CEO가 바뀌었으니 철학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통을 분담하더라도 기업의 발전 지속성과 고용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무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지요. ‘정권 코드 맞추기’라는 일각의 삐딱한 해석에 굳이 무게를 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정치인 출신 낙하산’의 KB 입성을 막아낸 것은 윤 회장의 뚝심 아니면 어려웠을 테니까요. 그런데 지난달 24일 일선 영업창구 방문을 두고도 쑥덕거림이 있습니다. 이날은 정부의 최고 흥행작이라는 안심전환대출이 첫선을 보인 날이었죠. 윤 회장은 잡혀 있던 회의 일정을 잠시 미룬 채 서울 여의도 본점 영업부를 ‘깜짝 방문’했습니다. 격려 차원이었지만 불필요한 오해가 따랐습니다. “안 그래도 안심대출 때문에 정신없는데 회장이 직접 출동하니 격려보다는 (안심대출 판매) 독려로 읽혔다”고 일부는 씰룩거립니다. 회계사 출신인 윤 회장은 꼼꼼하기로 정평 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윤 대리’라는 별명도 생겨났습니다. 내부 출신이어서 워낙 업무를 잘 아는 데다 세세한 부분까지 일일이 직접 챙겨 붙은 별명이지요. 이제 취임 100일을 갓 넘긴 그가 앞으로 모세가 될지는 더 두고 볼 일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냄새를 보는 소녀 원작자, 신세경 극찬 “신의 한수! 엄청난 연기” 시청률은? ‘깜짝’

    냄새를 보는 소녀 원작자, 신세경 극찬 “신의 한수! 엄청난 연기” 시청률은? ‘깜짝’

    냄새를 보는 소녀 원작자, 신세경 극찬 “신의 한수! 엄청난 연기” 시청률은? ‘깜짝’ ‘냄새를 보는 소녀 원작자’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 원작자 만취가 여주인공인 배우 신세경의 연기를 칭찬했다. 냄새를 보는 소녀 원작자 만취는 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신세경님 캐스팅은 정말 신의 한수네요. 엄청난 연기에요”라는 글을 게재하며 신세경의 연기를 극찬했다.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여주인공 오초림 역을 맡은 신세경은 그간 선보인 무거운 캐릭터가 아닌 사랑스러운 인물을 재기발랄하게 소화해 신선함을 안겼다. 극 초반에 신세경은 부모님이 살해당한 현장을 목격하고 살인마에게 쫓기는 긴박함을 생생하게 전했고, 193일 후 중환자실에서 눈을 뜨고 갑자기 보이는 냄새 입자들에 당황하며 공포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 장면에서 첫 공개된 냄새입자 CG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냄새를 보는 소녀 원작자 역시 냄새입자 CG에 만족감을 보였다. 또 범인을 쫓던 무각(박유천 분) 교통사고를 통해 처음 만난 초림은 다짜고짜 차를 뺏어 거칠게 운전하는 무각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가 경찰 신분을 알자마자 수사에 적극 동참했다. 무각의 옷을 입고 미용실 강도의 손에 묻은 파마약 냄새 입자를 쫓아 목욕탕 남자 탈의실에 들어간 초림은 남자처럼 과장된 걸음걸이로 시청자들의 웃음에 시동을 걸었고 범인 검거 순간에 수갑을 내미는 기지로 폭소를 유발했다. 한편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는 첫방과 비교해 시청률이 소폭 상승했으나, 수목드라마 중 꼴찌를 기록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극본 이희명·연출 백수찬) 2회는 전국기준 시청률 6.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회 방송분이 기록한 5.6%보다는 0.5%P 상승한 수치이다. 사진=SBS 냄새를 보는 소녀 방송캡처(냄새를 보는 소녀 신세경)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키보드 치는 모습으로 파킨슨병 진단 가능 [MIT]

    키보드 치는 모습으로 파킨슨병 진단 가능 [MIT]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연구진이 키보드 타이핑 습관을 통해 파킨슨병 여부를 조기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MIT연구진은 연구진은 21명의 파킨슨병 환자와 건강한 성인 15명을 대상으로 키보드를 치는 습관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비교·분석했다. 여기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평소 실험참가자들이 스마트폰 자판을 누르는 습관도 함께 분석하고 이 데이터를 종합한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그 결과 파킨슨병 환자들은 키보드를 칠 때 떨림이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알고리즘에 따라 환자의 증상을 초기에 발견하고 이에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신경 장애가 있는 경우, 장애가 없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키보드를 타이핑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우리 몸이 움직이려고 할 때에는 뇌의 운동피질이 움직임과 관련된 뇌의 다른 부위에 신호를 전달한다. 그럼 각각의 뇌척수신경이 활성화 되며 이것이 움직임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운동 능력이 종종 방해를 받을 수 있는데, 수면이 부족하거나 신경전달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뇌의 신호전달체계가 무너져 평소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 뇌에서 도파핀 생성에 관여하는 중뇌의 흑질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움직임이 느려지고 걷는 것이 어려워지며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증상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키보드를 치는 행위를 분석하는 것을 통해 이러한 증상을 미리 알아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연구를 이끈 이안 버터워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우리가 타이핑하는 동작에 어떤 ‘숨겨진 정보’가 있다는 전제로 시작한다”면서 “키보드를 얼마나 오랫동안 누르는지, 어떻게 누르는지 등을 분석하면 질병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파킨슨병이 이미 진행되기 시작한지 5~10년 후에야 증상을 깨닫는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치료하기 매우 어려울 정도로 병이 진행돼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조기 발견 및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출판 그룹에서 발행하는 세계적인 과학전문지인 ‘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냄새를 보는 소녀 원작자, 여주인공 신세경 연기에 감탄

    냄새를 보는 소녀 원작자, 여주인공 신세경 연기에 감탄

    냄새를 보는 소녀 원작자 만취는 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신세경님 캐스팅은 정말 신의 한수네요. 엄청난 연기에요”라는 글을 게재하며 신세경의 연기를 극찬했다.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여주인공 오초림 역을 맡은 신세경은 그간 선보인 무거운 캐릭터가 아닌 사랑스러운 인물을 재기발랄하게 소화해 신선함을 안겼다. 또 범인을 쫓던 무각(박유천 분) 교통사고를 통해 처음 만난 초림은 다짜고짜 차를 뺏어 거칠게 운전하는 무각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가 경찰 신분을 알자마자 수사에 적극 동참했다. 무각의 옷을 입고 미용실 강도의 손에 묻은 파마약 냄새 입자를 쫓아 목욕탕 남자 탈의실에 들어간 초림은 남자처럼 과장된 걸음걸이로 시청자들의 웃음에 시동을 걸었고 범인 검거 순간에 수갑을 내미는 기지로 폭소를 유발했다 사진=SBS 냄새를 보는 소녀 뉴스팀 seoulen@seoul.co.kr
  • 냄새를 보는 소녀 원작자, 신세경 연기에 감탄

    냄새를 보는 소녀 원작자, 신세경 연기에 감탄

    냄새를 보는 소녀 원작자 만취는 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신세경님 캐스팅은 정말 신의 한수네요. 엄청난 연기에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여주인공 오초림 역을 맡은 신세경은 그간 선보인 무거운 캐릭터가 아닌 사랑스러운 인물을 재기발랄하게 소화해 눈길을 끈다. 또 범인을 쫓던 무각(박유천 분) 교통사고를 통해 처음 만난 초림은 다짜고짜 차를 뺏어 거칠게 운전하는 무각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가 경찰 신분을 알자마자 수사에 적극 동참했다. 무각의 옷을 입고 미용실 강도의 손에 묻은 파마약 냄새 입자를 쫓아 목욕탕 남자 탈의실에 들어간 초림은 남자처럼 과장된 걸음걸이로 시청자들의 웃음에 시동을 걸었고 범인 검거 순간에 수갑을 내미는 기지로 폭소를 유발했다 사진=SBS 냄새를 보는 소녀 뉴스팀 seoulen@seoul.co.kr
  • [뉴스 플러스] 日 외교청서 올해도 ‘독도는 일본땅’ 주장

    일본 외무성이 오는 7일 각의에 보고할 2015년 외교청서 초안에서 한국을 ‘가장 중요한 이웃 국가’로만 규정했다고 교도통신이 1일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해 외교청서에 포함된 ‘자유 민주주의, 기본적 인권 등의 기본적인 가치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 확보 등의 이익을 공유하는’과 같은 표현이 초안에서 빠졌다면서 올해 청서 최종판에서 삭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했다. 초안은 또 독도에 대해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일방적인 기술을 되풀이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정권 이전의 민주당 정권 시절부터 이 같은 표현을 외교청서에 적시해 왔다.
  • 수요미식회 짜장면 신성각은 어디? “한그릇 먹고 눈물”

    수요미식회 짜장면 신성각은 어디? “한그릇 먹고 눈물”

    수요미식회 짜장면 신성각은 어디? “한그릇 먹고 눈물” ‘수요미식회’에 소개된 신성각 짜장면이 화제다. 지난 1일 방송된 tvN ‘수요미식회’에서는 배우 공형진, 최태준이 게스트로 출연한 가운데 배달 요리의 대표격인 짜장면을 주제로 미식평가 대결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문 닫기 전 가봐야 할 짜장면 식당’의 두 번째로 서울 공덕동에 위치한 신성각 짜장면이 소개됐다. 신성각은 1981년 개업해 36년째 영업 중인 중식당으로 건강한 정신으로 건강한 짜장면을 만든다고 알려졌다. 신성각은 테이블이 4개뿐인 식당이지만 40년 가까이 중식에 매진한 사장이 직접 면을 뽑는 것으로 유명해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요리연구가 홍신애는 신성각에 대해 “가게 앞에 붙어 있는 ‘지구촌에 살고 있는 어떤 사람이라도 단 한 그릇 먹어보고 눈물을 흘려 줄 음식을 내 혼신의 힘을 다하여 만들고 싶다. 21세기가 기다리고 있기에’라는 문구가 있다”며 “처음에는 ‘장인’ 아니면 ‘사짜’ 둘 중 하나라 생각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신성각의 짜장면에 대해 칼럼니스트 황교익은 “그렇게 좋은 면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지만, 배우 김유석은 “면만 따로 먹어 보니 굉장히 고소했다”라고 말했다. 공형진은 신성각 짜장면에 대해 “간짜장 소스에 숟가락을 푹 꽂아 갖다 주시는데 아무런 맛이 안 느껴져서 ‘뭐지?’ 싶었다”면서 “먹다 보니 양배추 특유의 달달한 맛이 슬슬 나오더라”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신애는 신성각 짜장면에 대해 “짜장면 계의 평양냉면이다”라며 건강하고 정직한 맛이라 평가했다. 하지만 다른 패널들은 신성각에 대해 “장면과 우동의 맛은 인정한다. 하지만 탕수육, 짬뽕, 군만두 등을 별로다”라고 냉정하게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수요미식회에서 소개된 신성각 짜장면의 위치는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2-463이며 짜장면 4500원, 간짜장, 우동, 짬뽕 5000원, 군만두 4000원, 잡채 12000원, 탕수육 13000원이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이며 연중무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아날로그 & 디지털 리포트] 디지털 인간, 삭제하다

    [단독] [아날로그 & 디지털 리포트] 디지털 인간, 삭제하다

    서울신문 특별기획팀 이두걸·유대근·송수연(왼쪽부터) 기자가 지난달 23일 각각 볼펜과 스마트폰, 피처폰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박지환 기자가 촬영했습니다. 서울신문은 오늘부터 특별기획 ‘아날로그 & 디지털 리포트’를 보도합니다. 앞으로 두 달 동안 시리즈 형식으로 연재하는 이번 기획은 진화 일로에 있는 디지털화가 인간의 삶과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진단하는 한편 아날로그적 삶을 고수하는 게 가능한지, 양질의 디지털적 삶을 모색할 수 있는지 등을 가늠합니다. 아날로그적 삶과 디지털적 삶을 비교하는 본론에 앞서 프롤로그 형식으로 기자들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0일까지 한 달 동안 직접 디지털 금단증상 체험을 합니다. 이두걸 기자는 한 달간 스마트폰은 물론 컴퓨터까지 일절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아날로그적 생활을 합니다. 송수연 기자는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일절 이용하지 않고 컴퓨터만 사용합니다. 유대근 기자는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사용하되 SNS를 한 달 동안 끊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들 기자의 삶과 심리 상태, 인간관계, 세계관 등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독자 여러분께서는 오늘부터 1주일 간격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김상연 특별기획팀장 carlos@seoul.co.kr ■SNS 끊다 나를 찾는 ‘진짜’ 문자는 딱 7통… 카톡 소리 멈추니 불안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식’ 돌입 1주일 전 생각만으로도 허기졌다. 한 달을 견딜 수 있을까. SNS는 내 생활을 응축한 공간이 된 지 오래다. 카카오톡(카톡)으로 친구들과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고 취재원에게 묻고 답하며 약속을 잡는다. 매일 몇 개씩 오는 ‘찌라시’를 걸러 보며 가십거리를 눈동냥하거나 드물게 정보를 얻는다. 가족방에서 부모님의 안부를 묻고 직장 팀원방에서 짧은 회의를 한다. 각종 단체방을 기웃거리며 간혹 이모티콘이라도 날려 존재감을 확인한다. 페이스북(페북)에서는 지인의 삶을 엿보며 내 삶의 비루함을 한탄하거나 반대로 안정적으로 살고 있음에 안도한다. 이런 SNS에서 ‘로그오프’한다는 건 ‘실종’과 다름없다. 도전 D-1일. 자정이 임박했을 때 카톡 프로필에 ‘출정’을 알리는 문구를 써 넣었다. ‘한동안 카카오톡 못 합니다. 전화, 문자 주세요 ’ 그러고는 ‘SNS와의 절교’ 조치를 단행했다. 카톡 등의 알림 기능을 차단해 수신을 원천봉쇄한 데 이어 발신의 유혹을 방지하기 위해 아내에게 내 카톡 등의 비밀번호를 바꾸도록 했다. 시침이 ‘12’를 가리켰다. 로그오프. 도전 첫날, 처음에 평온했던 마음은 얼마 가지 못했다. 집 청소를 두고 아내와 사소한 다툼을 벌인 탓이다. 카톡이 있으면 까페라떼 기프티콘(모바일 상품교환권)과 함께 귀여운 이모티콘이 담긴 사과 메시지라도 보내련만. 급한 마음에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SMS)로 미안함을 보냈지만 회신은 오랫동안 없었다. 실험 전 나는 SNS를 습관처럼 확인했다. 알림음이 울리지 않아도 20여분에 한 번씩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여다봤다. SNS로 시작된 스마트폰 유람은 인터넷 검색까지 이어지기 일쑤였다. 마음을 굳게 먹은 탓인지 첫날은 SNS 금단증상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SNS를 쓰지 못하게 되니 인터넷 검색 등 스마트폰의 다른 기능을 활용하는 시간도 4분의1쯤 줄었다. 대신 길찾기 등 정말 ‘스마트’한 기능은 평소와 다름없이 활용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 종일 온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다. 모두 19통. 광고 등이 담긴 문자를 제외하고 ‘진짜’ 문자는 뒤늦게 온 아내의 문자 4통과 선후배가 보낸 2통, 약속 시간을 묻는 취재원의 문자 1통 등 7통이 전부였다. 놀랍게도 디지털 공간에서는 실종된 나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그 귀찮던 카톡 소리가 멈추니 되레 불안했다. 이렇게 잊혀지는 게 아닐까.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스마트폰 끄다 버스는 언제 오나, 빠른 길이 어디지… 차에선 뭘해야 하지? “남자 친구랑 헤어지기라도 했나. 갑자기 왜?” 스마트폰과 SNS 끊기 체험 도전 D-1일. 지인들에게 카카오톡을 잠시 중단한다고 공표하자 나온 첫 반응이었다. 지난 1주일간 나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2시간 50분. 잠자는 시간을 뺀 하루 17시간 중 6분의1 이상을 오롯이 함께한 셈이니 ‘애인’이라고 불러도 무방했다. 이날 팀장에게 스마트폰을 ‘압수’당한 뒤 책상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던 옛 애인 2009년산 피처폰과 재회했다. 다시 만난 그는 ‘문자’와 ‘통화’라는 휴대전화 본연의 기능에 충실했다. 지난 달 23일 체험 첫날. 눈을 뜨자마자 ‘X의 부재’를 절감했다. 습관처럼 오늘의 날씨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컴퓨터를 켜는 게 귀찮아 단념했다. 출근길에는 동네 버스정류장에 아직 ‘버스 알리미’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난감해졌다. 무작정 버스를 기다리다가 올라타니 이번에는 회사로 가는 1시간여동안 딱히 할 일이 없었다. 보통 출근 시간은 스마트폰으로 조간신문을 체크하거나 카톡으로 시간을 보냈었다. 실시간 베스트 100순위의 최신 음악도 들을 수 없었다.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진 승객들을 보니 나만 괜히 멀뚱멀뚱 시간을 낭비하는 것만 같아 조바심이 났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노트북을 켜고 오늘의 뉴스를 ‘폭풍’ 검색하며 뒤처진 정보를 흡수했다. 스마트폰 부재가 초래하는 최대 불편은 역시 이동중 검색 불가였다. 신촌에서 마포로 이동하려는데 빠른 대중교통 수단을 찾지 못해 답답했다. 평소 같으면 ‘빠른 길 찾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했을 터였다. 무작정 가까운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버스 노선표를 들여다봐야 했다. 챙겨야 할 것들도 많아졌다. MP3와 책, 일정을 메모할 다이어리가 필요했다. 지인에게서 취재 시 사용할 녹음기도 빌렸다. 스마트폰에 있던 기능들을 이제는 일일이 다 손에 들고 다니게 생겼다. 퇴근길에 지하철 안에서 살펴보니 양쪽에 앉은 승객들과 맞은편 승객 12명 중 나를 포함해 2명만 빼고 모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내 피처폰을 확인해 보니 배터리가 한 칸밖에 줄지 않았다. 하루 평균 170.6회나 스마트폰 화면을 켜느라 수시로 배터리를 충전했던 때에 비하면 격세지감이었다. 늘어난 배터리 수명만큼 나에게 여유 시간이 생긴 것 같았다. 나는 과연 ‘그’와의 이별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한 달 뒤의 내가 궁금해진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노트북 덮다 자료 검색도 못 하고 원고지에 기사 쓰기… 손이 너무 아프다 지난 달 23일 아침 출근길. 번잡한 전철 안이었지만 몸은 가벼웠다. 2㎏ 남짓한 노트북 컴퓨터와 충전기, 외장 하드디스크 등이 가방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주머니에는 스마트폰 대신 아담한 피처폰이 자리했다. 승객 열의 아홉은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음악을 듣고 있었다. KTX 특실 승객을 바라보는 무궁화호 승객의 심정이 이럴까. 스마트폰이야 쓴 지 5년 남짓에 불과하니 그렇다 치더라도 문제는 컴퓨터와 인터넷이었다. 고교 졸업 후 20여년간 컴퓨터는 친구이자 애인, 그리고 백과사전급 지식을 갖춘 성실한 개인비서였다. 특히 기자 일을 시작하고부터 컴퓨터는 아예 ‘생각의 틀’ 자체였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없는 생활 체험을 위해 십수년 만에 다이어리를 꺼냈다. 일정과 메모를 위해서였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600여개의 전화번호도 200여개로 추려 전화번호 수첩에 옮겨 적었다. 두 시간이 넘게 걸리는 작업이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없이 사무실에 들어서니 손은 자연스럽게 ‘종이’로 갔다. 조간신문들을 평소보다 꼼꼼히 읽었다. 두 시간이나 소진했다. 기자에게 정보는 밥이다. 어제까지는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으로 뉴스를 접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정보 취득의 시간과 공간이 제한된 처지였다. 따라서 기회가 있을 때 정보를 최대한 폭식할 수밖에 없었다. 업무의 효율성도 크게 떨어졌다. ‘국내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비율’을 알아보기 위해 1시간 가까이 수화기를 잡고 있어야 했다. 114 안내직원과 정부 부처 안내직원, 그리고 공보팀과 실무 담당자 등을 거쳤다. 중간에 “해당 업무가 아니다”라는 답이 돌아오면 처음부터 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인터넷으로는 클릭 몇 번이면 알 수 있는 정보였다. 이메일도 쓰지 못하니 복잡한 데이터를 일일이 유선으로 노트에 받아 적어야 했다. 어수선하게 일과를 마치고 퇴근길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심란했다. 한 달 동안 아날로그적 삶을 견딜 수 있을까. 시류에 뒤처지는 건 아닐까. 무엇보다 생활은 가능할까. 갖가지 걱정 속에 한숨을 쉬며 고개를 들었는데 가로수에 날렵한 초승달이 걸려 있었다. 그러고 보니 밤하늘을 올려다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없었다. 늘 걸으면서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디지털을 내려놓으니 풍경이 선물로 찾아왔다. 그런데 이 기사를 컴퓨터가 아닌 원고지에 볼펜으로 쓰려니 손이 너무 아프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총알 막아내는 방탄 디저트는 무엇일까?

    총알 막아내는 방탄 디저트는 무엇일까?

    총알을 막아내는 디저트가 있다 없다? 31일 허핑턴포스트 일본판은 최근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에서 방영된 ‘스트리트 지니어스’ 총알 막아내는 디저트 방송분(국내에선 지난 2월 1일 방영)과 함께 기사를 소개했다. ‘스트리트 지니어스’는 엔지니어 겸 방송인 ‘팀쇼’가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소를 찾아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것들에 대해 과학적인 시각으로 접근해 기상천외한 실험을 직접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소개된 방송분에는 방탄유리 뒤편에서 장전을 한 실험자들이 얇은 플라스틱판 안에 각각 담긴 생크림, 아이스크림, 초콜릿 시럽, 푸딩을 채운 표적판에 사격을 가한다. 방탄 확인을 위해 각 플라스틱판 뒤에는 수박을 놓았다. 곧이어 각각의 디저트가 든 표적판에 사격을 가한다. 총알이 플라스틱판을 관통하며 뒤쪽에 놓인 수박이 박살 난다. 하지만 푸딩 뒤쪽의 수박만이 유일하게 멀쩡했다. 디저트 푸딩이 방탄 역할을 제대로 한 셈이다. 한편 푸딩은 ‘비뉴턴유체’이기 때문에 압력을 가하면 순간적으로 점성이 강해지면서 고체에 가깝게 되는 성질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뉴턴유체’는 중력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주로 충격완화용 제품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영상= National Geographic Channel / Funny Videos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괴롭힘·왕따’ 원숭이도 사람처럼 ‘우울증’ 앓는다

    ‘괴롭힘·왕따’ 원숭이도 사람처럼 ‘우울증’ 앓는다

    이제는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될 만큼 비율이 높아진 '우울증'을 인간만 앓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최근 중국 충칭의대 연구팀이 원숭이 역시 사람과 마찬가지로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그 증상도 비슷하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과거 설치류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한 바 있는 연구팀은 이번에 총 1000마리 이상의 짧은 꼬리 원숭이(Macaque monkeys)의 생태를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먼저 연구팀은 쑤저우에 위치한 동물보호시설의 원숭이들을 실험 대상으로 올렸다. 총 52개 집단에 속한 1007마리 암컷 원숭이들의 생태를 분석해 특이한 행동을 보이는 놈을 추적 관찰한 것. 각각의 집단은 보통 2마리의 수컷과 20마리의 암컷, 새끼들로 구성됐다. 조사 결과 총 20마리의 암컷 원숭이들에게서 사람의 행동과 유사한 전형적인 우울증 증상이 나타났다. 이들 원숭이들은 음식, 털손질, 짝짓기 등에 전혀 관심이 없었으며 다른 동료들과 떨어져 혼자 있거나 심지어 사람처럼 등을 구부린 채 쓸쓸히 있는 모습이 관찰됐다. 또한 이들 우울증 원숭이들과 보통 원숭이들의 신진대사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눈에 띄는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들 원숭이들이 우울증을 앓게 된 원인 중 하나를 '사회성'에서 찾았다. 원숭이들 중 일부가 어떤 이유에 의해 지배층 원숭이 혹은 다수에 의해 괴롭힘, 왕따 등을 당해 우울증을 얻게 된다는 것. 연구를 이끈 판 쉬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인간이 왜 우울증을 앓는지 그 원인을 사회적 맥락에서 찾고자 하는 것" 이라면서 "설치류 보다 원숭이가 확실히 우울증을 앓았을 때 인간과 비슷한 행동을 보인다" 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망각의 바다’ 속 세월호… 무대로 건져낸 공연계

    ‘망각의 바다’ 속 세월호… 무대로 건져낸 공연계

    2015년 4월, 공연계가 ‘세월호’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시대를 비추는 거울인 연극은 비로소 세월호를 무대 위에 올려 성찰한다. 거리극, 무언극, 2인극 등 다양한 장르를 빌려 세월호가 남긴 상처를 치유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 40여년간 대한민국의 ‘오늘’을 이야기해 온 극작가 이강백은 신작 ‘여우인간’(4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을 통해 2008년부터 2014년까지의 대한민국을 되짚는다. 그가 말하는 한국은 “여우에 홀려 제정신이 아닌” 사회다. 광우병 파동에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 세월호 참사까지 “사람을 홀리는 여우 탓에 같은 실수를 반복해 저지른다”는 것이다. ‘여우인간’은 이강백 작가 특유의 우화다. 그러면서도 알레고리 기법을 활용한 기존 작품과 비교하면 직접적, 직설적이다. 여우 사냥꾼에 의해 꼬리가 잘린 여우들은 고향인 월악산에서 내려와 2008년 시청 앞 광장에 도착한다. 이들은 각자 국정원 정보요원, 시민단체 대표 비서, 오토바이 소매치기, 비정규직 청소부로 인간 세상에서 살아간다. 이들의 눈에 비친 인간들은 큰 사고가 생길 때마다 여우 탓만 한다. 여우들은 촛불시위의 배후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의 원흉으로 이리저리 내몰린다. 연극은 2008년 총선, 2012년 대선과 국정원의 대선 개입 등의 사건들을 낯설게 하기의 기법으로 펼쳐 보인다. 스스로를 반성하지 못한 채 여우 사냥에만 골몰하는 인간 사회의 모습을 김광보 연출은 여우들의 한판 놀이로 재해석한다. 인간들이 장기판 위의 말처럼 여우에 홀려 우왕좌왕하더니, 극의 후반부에 이르러 엄숙한 합창이 울려 퍼진다. “미안, 미안합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못해…” ‘세월의 노래’라는 제목이 붙은 합창은 마치 제의(祭儀)처럼 슬픔을 억누른 채 먹먹하게 객석을 울린다. 세월호 참사로 300명에 가까운 학생과 교사를 잃은 경기 안산시는 시민들이 함께하는 거리예술을 통해 슬픔을 달랜다. 오는 5월 1~3일 열리는 제11회 안산거리극축제는 총 61개 작품 중 10여편이 세월호 참사를 직간접적으로 다룬다. 개막작인 오브제극 ‘안.녕.安.寧’은 희생자와 생존자, 유족들에게 평안을 기원한다. 안산 지역 고등학생들과 교사들은 8~19개의 에피소드로 꾸며진 2인극 ‘올모스트, 단원’을 만들어 친구들을 애도한다. 축제의 슬로건인 ‘액션(City in Action)’은 관객들의 삶에 다가가는 예술과 동시에 무기력함에서 벗어나 행동하는 안산 시민들을 의미한다. 한국과 호주의 예술가들이 함께 세월호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공연도 열린다. 남산예술센터는 세월호 참사 1주기인 4월 16일부터 25일까지 ‘델루즈(Deluge): 물의 기억’을 총 8회에 걸쳐 무대에 올린다. 호주의 대표 시인 주디스 라이트(1915~2000)의 ‘홍수’(Flood)를 모티프로, 2011년 호주에서 발생한 홍수의 상처를 위로하기 위해 처음 선보인 공연이다. 호주의 젊은 연출가 제러미 나이덱과 호주, 한국의 아티스트들이 협업해 호주에서의 공연을 전혀 다른 버전으로 만들었다. 무대 위에 가득 널린 물병들로 물이라는 자연의 힘을 연상시키는 가운데 한(恨)의 정서를 담은 움직임과 소리로 잃어버린 것에 대한 슬픔과 분노, 고통을 표출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新 평판 사회] 능력·대중성 두루 갖춘 인물 찾기

    여야를 막론하고 검증력의 부재가 드러나는 공천으로 인해 여의도 정가는 선거 때마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은 ‘막말 논란’으로 홍역을 앓았다. 서울 노원갑 후보였던 김용민 시사평론가가 2004년 인터넷 방송에서 “라이스(전 미국 국무장관)를 아예 XX(성폭행)해 죽이자”라고 발언한 내용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체계적인 공천 심사의 부재가 불러온 결과였다. 새누리당도 제수씨 성추행 혐의, 논문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김형태·김대성 의원을 공천하는 등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흔히 공천 심사 과정은 내각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비교되기도 한다. 그만큼 후보자의 자질과 가치관, 이력, 능력 검증을 꼼꼼히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그러나 여권에서 공천 심사에 관여했던 한 인사는 “실제로는 당 지도부나 주류 세력의 입김이 지배적으로 작용하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물리적인 시간 부족도 원인으로 꼽힌다. 2012년 2월 당시 민주통합당에 공천 신청을 한 인원은 총 713명이나 됐지만 심사위원은 15명에 불과했다. 후보들을 검토할 시간이 채 두 달도 안 되다 보니 꼼꼼한 검증은 그림의 떡이다. 지난 총선 당시 공천심사위원이었던 야권 관계자는 “공천 신청자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측면도 크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당선 가능성’이 공천의 최우선 가치가 되는 게 문제다. 당장 지역구 한 곳, 의석 한 석을 쟁탈하는 데 여야가 급급하다 보니 일부 흠결이 있는 후보에게도 공천장을 주는 사태가 발생하곤 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시한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적 결사체인 정당을 무조건 탓할 수는 없다”면서도 “결국은 ‘제대로 된 평판을 가진 후보를 찾겠다’는 유권자의 의식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도 신인 등용문인 공천이나 새 인물 수혈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밀실공천, 계파학살’ 같은 잡음을 걷어내는 동시에 능력과 대중성을 갖춘 인물을 찾기란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 잡기다. 새누리당은 지난해부터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전제로 한 상향식 공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유권자인 국민들의 손으로 100% 지역 일꾼을 가려내겠다는 발상이다. 다소 급진적인 방식으로 인해 기득권을 가진 중진 의원들은 물론 정치 신인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팽팽하다. 신인들은 ‘제도권 진입의 벽이 너무 높다’고 항변하는 반면 기존 ‘배지’들도 ‘자격 미달인 지역 토호들이 난립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앞서 19대 총선 때는 현역 의원도 ‘하위 25% 컷오프’에 걸리면 무조건 낙천시켰지만 “친이계를 향한 친박계의 보복 공천”이라는 반발에 시달렸다. 새정치민주연합도 4·29 재·보선을 앞두고 개선 방안을 내놨지만 고민은 여전하다. 양승조 새정치연합 공천관리위원장은 29일 “최근 당헌·당규를 고쳐 공천심사위원 수를 ‘15명 내외’에서 ‘20명 내외’로 늘렸다”고 공개하면서 “이것만으로 공천심사가 획기적으로 달라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씨줄날줄] 고용 없는 성장의 그늘/구본영 논설고문

    대학생 아들로부터 귀동냥하는 요즘 대학가의 풍속도는 삭막하다. 경영·리더십 분야 등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동아리에 가입하기 위해 치르는 면접장의 분위기는 살벌할 정도란다. 학점 경쟁을 하다 보니 밥조차 혼자 먹는다는 뜻의 ‘혼밥족’까지 생겨나고 있다니…. 청년 구직난 시대에 이런 살풍경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이른바 ‘5포(연애·결혼·출산·취업·주택 포기)세대’란 말이 괜히 나왔겠나. 낭만이 사라진 대학가의 풍경도 취업 빙하시대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는 청년들의 눈물겨운 적응 과정일 게다. 바늘구멍 같은 청년 고용시장이 마침내 ‘호모 솔리타리우스’(외로운 인간)란 한국형 신인류를 탄생시켰다는 보도까지 나오는 판이다. 정부도 청년 취업난의 심각성은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이나 각료들이 “일자리 주도 성장이 옳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지 않은가. 다만 고용 확대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2012년 2.3%였던 한국 경제의 성장률은 2013년 3.0%, 지난해엔 3.3%로 2년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청년 실업률은 2012년 8.3%에서 해마다 상승해 올 2월에는 무려 11.1%에 이르렀다. 이쯤 되면 ‘고용 없는 성장’이 가시화된 느낌이다. 사무 자동화와 정보기술(IT)의 발달로 고용은 외려 줄어들 것이란 경제학자들의 불길한 예언이 들어맞고 있는 셈이다. 얼마 전 박 대통령이 청년실업 해소 방안의 일환으로 적극적 중동 진출을 주문하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중동, 네가 가라’라는 청년층 일각의 냉소에 편승한 듯 “청년들을 중동으로 내모는 것은 상처 난 곳에 소금 뿌리는 격”(서영교 원내대변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현 정부가 하는 일이면 뭐든 대안 없이 반대하는 차원이라면 한심한 일이다. 1970∼80년대처럼 건설 노무자 위주가 아닌, 원전이나 IT산업 중심의 중동시장을 진취적으로 선점하자는 게 청년 중동 진출론의 본뜻이라면…. 그렇다 하더라도 고용 없는 성장은 전 지구적 현상이라니 ‘제2 중동 붐’에 올라타는 게 만병통치약일 순 없다. 고용 없는 성장-일자리 축소-결혼 기피-저출산-성장 둔화’라는 악순환이 지구촌의 큰 흐름이라지 않은가. 중동 산유국들이 종전의 단순 시공 사업에서 벗어나 이제 금융과 IT 등을 망라한 종합시행 방식을 요구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 단순 노무자 시장과 달리 첨단 시장에선 박 대통령의 희망대로 “대한민국이 텅텅 빌” 정도의 일자리는 없다고 봐야 한다. 이미 고용 없는 성장이란 세계 문명사의 대전환기에 선 우리다. 신선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르는 듯한 정치권의 행태가 딱해 보이는 이유다. 정략과 표 계산에 눈이 어두워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산업법 하나 절충해 내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아베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 담긴 뜻?

    아베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 담긴 뜻?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인신매매의 희생을 당하고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겪은 이들을 생각할 때 가슴이 아프다”라고 밝혔다. 다음 달 29일(현지시간)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국 상·하원에서 합동연설을 하는 아베 총리는 27일자로 발매된 워싱턴 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인신매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WP는 아베의 한 측근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아베 내각은 1995년 2차대전 종전 50주년 때의 무라야마 담화와 2005년 종전 60주년 때의 고이즈미 담화 등 전임 내각의 역사인식을 전체로서 계승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993년 일본 정부 차원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반성의 뜻을 표한 고노 담화를 재검증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고 덧붙였다. 뉴스팀 chkim@seoul.co.kr
  • 아베 “위안부는 인신매매 희생자, 가슴 아프다” 숨은 뜻 알고보니?

    아베 “위안부는 인신매매 희생자, 가슴 아프다” 숨은 뜻 알고보니?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인신매매의 희생을 당하고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겪은 이들을 생각할 때 가슴이 아프다”라고 밝혔다. 다음 달 29일(현지시간)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국 상·하원에서 합동연설을 하는 아베 총리는 27일자로 발매된 워싱턴 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인신매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WP는 아베의 한 측근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아베 내각은 1995년 2차대전 종전 50주년 때의 무라야마 담화와 2005년 종전 60주년 때의 고이즈미 담화 등 전임 내각의 역사인식을 전체로서 계승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993년 일본 정부 차원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반성의 뜻을 표한 고노 담화를 재검증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인들은 역사 앞에 겸손해야 한다”며 “역사가 논쟁이 될 때 그것은 역사학자와 전문가들의 손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위안부를 “인신매매의 희생자”라고 표현한 것은 20세기 최악의 인권유린이자 국제사회가 ‘성노예’(Sex Slavery) 사건으로 규정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고도의 계산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 사진 = 서울신문DB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 뉴스팀 chkim@seoul.co.kr
  • 아베 “위안부는 인신매매 희생자” 발언 왜?

    아베 “위안부는 인신매매 희생자” 발언 왜?

    ‘위안부는 인신매매 희생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인신매매의 희생을 당하고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겪은 이들을 생각할 때 가슴이 아프다”라고 밝혔다. 다음 달 29일(현지시간)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국 상·하원에서 합동연설을 하는 아베 총리는 27일자로 발매된 워싱턴 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인신매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WP는 아베의 한 측근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아베 내각은 1995년 2차대전 종전 50주년 때의 무라야마 담화와 2005년 종전 60주년 때의 고이즈미 담화 등 전임 내각의 역사인식을 전체로서 계승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인들은 역사 앞에 겸손해야 한다”며 “역사가 논쟁이 될 때 그것은 역사학자와 전문가들의 손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위안부를 “인신매매의 희생자”라고 표현한 것은 20세기 최악의 인권유린이자 국제사회가 ‘성노예’(Sex Slavery) 사건으로 규정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고도의 계산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뉴스팀 chkim@seoul.co.kr
  • 아베에 멍석 깔아준 美… 경제 실리 챙기는 日… ‘新밀월’

    아베에 멍석 깔아준 美… 경제 실리 챙기는 日… ‘新밀월’

    논란이 돼 온 아베 신조(얼굴)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 결국 성사됐다. 아베 총리가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 상·하원 합동연설 연단에 서게 되면서 경제와 안보협력을 고리로 가속화해 온 미·일 간 신(新)밀월 관계가 한층 돈독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합동연설 확정을 앞두고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며 자신에 대한 미국 내 비판 목소리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정작 합동연설에서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기보다 경제·안보 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 공화당 주요 인사들은 아베 총리에 대한 호의를 감추지 않았다.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은 26일(현지시간) 합동연설 결정을 발표하며 “아베 총리의 연설은 미국인들이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부터 경제와 안보협력 확대 방안을 청취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시장 개방과 자유무역을 통한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협력 방안들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같은 역사적 행사를 주최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존 매케인(공화) 상원 군사위원장도 이날 한 강연에서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 및 의회 연설에 대한 질문에 자신을 “열렬한 아베 지지자”라고 밝힌 뒤 “일본에서 오랜만에 강한 지도자와 안정된 정부가 나왔다. 미국과 일본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군사협력에 매우 만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연설을 꺼리는 의회 일각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베이너 의장과 매케인 위원장 등 지도부의 결정이 유효하게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들 모두 일본과의 경제·안보협력을 강조하는 등 아베 총리의 역사수정주의 등에 대한 비판을 고려하기보다 철저히 실리에 따라 합동연설에 초청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방미 기간 중 미국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을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외교소식통은 “일본이 베이너 의장 등을 상대로 치밀하게 로비를 펼쳤고, 의회도 미국을 백방으로 돕는 일본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합동연설이 이뤄지면서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어떤 내용을 밝힐 것인지 주목된다. 소식통은 “일본 총리의 첫 미 의회 합동연설이라는 ‘선물’을 받은 아베 총리가 더 큰 선물 보따리를 내놓을지, 위안부 등 전쟁 범죄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등에 따라 미·일 관계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한류 초석’ KBS안무가 홍경희 “현대안무는 시대성과 개인의 철학을 미적으로 투영하는 예술”

    ‘한류 초석’ KBS안무가 홍경희 “현대안무는 시대성과 개인의 철학을 미적으로 투영하는 예술”

    홍경희는 누구? 1994년 KBS무용단에 특채로 입사했다. 처음엔 단원으로 시작했고, 2005년부터 안무를 맡아 지금까지 안무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한 직장에서만 어느새 20년을 넘어 섰는데, 이직 경험이 없다 보니 약아빠지지 못한, 세상물정에 다소 어수룩하다는 느낌도 스스로 받지만 오히려 깊이 있는 안무철학이 생성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거창하진 않으나 나름의 안무철학은 후학양성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10년부터 약 2년 동안 대불대학교 뮤지컬학과에서 강의를 맡았는데, 후배들에게 안무의 정의와 가치, 실습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었다. 이는 하나에만 집중했던 생활이 내 스스로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음을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학생들 역시 현장에서 활동하는 교수에 의한 강의에 만족도가 높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원래 전공이 무용이었나? 본래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이후 방송무용으로 바꾸었다. 순수 쪽은 예술성 중심으로, 하나의 퍼포먼스나 해프닝처럼 손끝하나 발끝하나 시선하나 까지도 마음을 몸에 담아 느낌을 표현해야 한다. 그 자체로 아름답고 감동이 있다. 하지만 여타 예술장르가 그러하듯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기는 어렵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쉽게 공감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안무를 하고 싶었다. 일반적으로 방송무용이라 하면, 방송에서 대중가요와 함께 시연되는 춤이라고 해석하는데, 결코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다. 예술적인 여백도 있으면서 소통도 중시해야 한다. 예술성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오히려 일반 무용 대비 현장중심의 공연을 통한 호흡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낮지 않다. 전문가로써의 입지가 탄탄하다. 최근 맡고 있는 프로그램은? 요즘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은 <가요무대>를 비롯해, <열린음악회>. <7080>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안무가로 참여하고 있다. 한류의 일환으로 대중문화산업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생각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밖에도 해마다 가요대축제, 청룡영화제, 연기대상, 트로트대축제 등의 공연에도 안무를 맡는다. 이 가운데 <KBS 가요대축제>는 매년 12월 개최하는 연말 가요 프로그램이다. 1965년 신설된 <TBC 방송가요대상>이 모태인데, 2006년부터 <KBS 가요대축제>로 이름을 바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연례행사이긴 해도 KBS무용단에 있어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축제이다. 그러고 보니 명칭이 변경된 이후인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안무를 맡고 있구나 싶다. 큰 공연에 있어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트로트대축제이다. 청룡영화제나 연기대상도 중요도가 낮지 않지만 아무래도 음악이 주를 이루는 트로트대축제가 안무의 필요성이 높은 편이다. 중장년층으로부터 특히 인기가 많은 연말 트로트 가요 프로그램인 트로트대축제는 많은 가수들과 각각의 안무가 별도로 접목되는 관계로 어려움이 따르지만 안무가 개입함으로써 보다 흥미를 덧댈 수 있고, 현장 분위기를 남다르게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늘 주요 행사로 주목받아 왔다. 안무가로써의 삶에 어려운 건 없었나? 매 주마다 짧은 시간 내 여러 곡의 안무를 창작하는 것이 어렵다면 어려운 일이다. 특히 kbs무용단은 다른 어떤 단체의 무용단과는 달리 어느 한 장르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음악부터 전통가요, 재즈, 현대발레, 고전무용, 클래식, 힙합, 라틴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를 소화해야 한다. 더구나 아이돌 같은 경우 한 곡을 준비해서 방송 나오기 까지 최소한 3.4 개월은 연습하고 준비해야 하는데, kbs무용단의 경우는 일주일에 두 세 프로를 준비해야하고 이틀 안에 3곡이나 4곡을 안무해야하므로 구상에서 연습, 실연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러나 이 또한 누적되면 대처방법이 생기고 평소 틈틈이 안무구상과 표현법을 머릿속에 그려 놓는다. 반대로, 안무가라는 직업에 보람을 느꼈을 때는 없었나? 왜 없었겠나. 힘들다는 생각보단 오히려 보람 있을 때가 더 많았다. 특히 언젠가 해외공연을 갔을 때 교민들이 공연을 보고 다 같이 행복해하고 기뻐하면서 눈물을 흘렸을 때는 가슴이 벅차기도 했다. 실제로 이국타향에서 그리운 고국의 노래와 안무를 접한 교포들이 무척 즐거워했다고 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뿌듯하다. 안무가라는 직업에 행복하다는 의미로 들린다. 그렇다. 작던 크던 대중문화산업 발달과 문화예술향유에 힘을 보태고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여러 예상되는 어려움은 잠시에 머물고 만다. 사실 난 이 일에서 행복함을 느낀다. 창작부터 실연에 이르기까지 물리적으로 허락하는 시간은 많지 않지만 그 짧은 시간 내에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고, 박수를 받으며 무대 뒤로 조용히 퇴장한다. 비록 눈에 띄지는 않더라도 분명히 우리의 존재감은 배어들고 있음을 인식한다. 그리고 이 모든 프로세스가 kbs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자 kbs만의 색깔임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도 난 그 고유한 색깔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한다. 혹시 영향을 준 안무가가 있었나? 보통 롤 모델이 누구였냐고 물어보면 러시아 미하일롭스키 발레단 상임안무가인 ‘나초 두아토(Juan Ignacio Duato Barcia)’나 이스라엘의 안무가 ‘이디트 헤르만(Idit Herman)’, 영국의 메튜 본(Matthew Bourne), 체코의 모던 발레 안무가 이리 킬리안(Jiri Kylian) 등을 말해야 하지만, 사실 내게 영향을 준 건 외국의 유명한 안무가도 아니고 세계적인 무용수도 아니었다. 어쩌면 지극히 소박할 수 있는데, 20년 전 어느 날 kbs 쇼프로에서 가수와 무용수가 나와 노래와 춤을 추는 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들은 매우 평범하고 일반적인 이들이었지만 어린 시절 당시만 해도 너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안무가의 꿈을 꾸기 시작했고, kbs에 입사했다. 입사 후 텐츠테아터의 독일의 ‘피나 바우쉬(Pina Bausch)’나 파격적인 안무로 유명한 스웨덴의 마츠 에크(Mats Ek) 등에 대해 연구한 적은 있지만 어쨌든 젊은 날 내게 영향을 준 인물들은 평범함 속에서 자신의 삶에 열정을 다하는 그 누군가였다. 안무에서 중요시하는 건 무엇인가? 다양한 예술적 성향에 초점을 맞추려한다. 예를 들면, 동작자체에 중점을 둔 안무를 개발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극적 표현성에 접근한 경향의 안무를 고민하기도 한다. 때론 음악에 따라 추상표현주의적이거나 미니멀리즘 요소의 집합적인 전개를 가지려 하며, 가끔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표현 영역의 확대에 중점을 두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하나하나 동작에 포괄된 상징성이 하나의 동세와 결합되어 이미지를 창조하는 것에 있다. 그리고 한 무대에서 이러한 다양한 양식을 교집합시켜 총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물론 관객은 그 동세와 이미지에 쉽게 동화되고 감동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개성이 두드러지고 표현형식이 난해하더라도 알 수 없는 공명이 생성될 수 있도록 탐구하고 있다. 안무를 간단하게 정의한다면? 이리 킬리안의 말을 빌리자면 안무는 순간이고, 순간은 삶이다. 몸짓을 통해 삶의 다양한 텍스트를 녹여내고 하나의 거푸집 아래 맥락화 하는 것이 안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때로 희로애락의 기표이자 때로는 혼잡한 삶의 여로를 여는 창과 같다. 그러나 안무란 무엇보다 사회 모든 인간사의 재해석이라는 것에 방점이 있다. 그것은 내가 지향하는 일종의 기의이다.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이 있다면? 안무는 나에게 자아의 투영이고 정체성의 연장이기도 하지만 거시적으론 당대 문화와 그 문화의 알고리즘을 반영한다. 내게 안무는 나와 타자의 삶을 축복할 수 있는 넓은 길을 보여주며, 무대의 간결함 속, 감동을 이끄는 훌륭한 매개로 작용한다. 특히 창작에서 발화된 무형의 이미지가 성공적으로 실연될 때 몸의 고귀함, 삶의 깊은 울림은 보다 증폭되고 확장된다. 그렇기에 나의 계획은 이것이 더욱 확장되고 심도 있게 전개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에 있다. 앞으로 바라는 점 또한 오늘의 연장에서, 그리고 kbs무용단 안무가로서 이것의 완성을 위한 경주가 스스로에게 주어졌으면 하는 것이다. 안무가를 지원하는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양한 학습과 연습, 사유의 체계를 갖추길 바란다. 안무가는 단순히 몸짓을 시각화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논리를 갖춘 이론가이자 예술가여야 한다. 어떤 행위를 한다는 건 다양한 사고력을 필요로 하기에 언어적이며, 기호로도 존재한다. 그리고 이것이 실제 실연될 때 하나의 동작을 넘어선 변별력 가능한 그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다. 어쩌면 이러한 기초를 다지고 전달하는 것이 안무기술법이기도 하지만 이를 처음부터 마음속에 담아두고 시작한다면 훗날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현대안무는 시대성과 개인의 철학을 미적으로 투영하는 예술이라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음원 공개·재창작 독려… 서태지 ‘공유 혁신’을 말하다

    음원 공개·재창작 독려… 서태지 ‘공유 혁신’을 말하다

    지난해 9집 앨범 ‘크리스말로윈’을 발표한 서태지는 특별한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의 스템파일(곡을 구성하는 보컬 및 악기 각각의 음원)을 모두 공개해 이를 활용한 2차 창작물을 겨루는 리믹스 콘테스트를 개최한 것이다. 아티스트 고유의 특허인 음원을 공개하고 2차 창작까지 독려한다는 것, 그리고 그 주체가 ‘신비주의’의 대표 주자였던 서태지라는 사실은 음악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26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되는 ‘명견만리’는 음악의 공유와 재창작이라는 새로운 장을 연 서태지를 만난다. 입시 위주의 공교육, 통일, 물질만능주의 등을 노래하며 시대를 고민했던 서태지는 이제 ‘공유의 시대’를 이야기한다. 그는 리믹스 콘테스트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겪은 고민들을 털어놓는다. 서태지는 “스템파일을 공개하지 않았다면 새로운 기회의 장을 모두 놓쳤을 것”이라면서 “내가 어렸을 때도 이런 파일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제 시대가 변한 것”이라고 말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스템파일 리믹스 콘테스트에서 서태지의 ‘크리스말로윈’은 300여개의 ‘크리스말로윈’으로 재탄생했다. 서태지가 공개한 음원 소스에 무궁무진한 상상력이 더해지며 풍요로운 창작의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은 공개와 공유를 통해 혁신을 이룩했다. 세계는 공개와 공유가 만들어 내는 참여의 장인 ‘플랫폼’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서태지가 직접 출연해 그가 생각하는 개방적 혁신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알코올 도수 낮은 레드와인이 높은 것보다 더 맛있다”

    “알코올 도수 낮은 레드와인이 높은 것보다 더 맛있다”

    알코올 도수가 낮은 레드와인이 높은 것 보다 오히려 맛이 좋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스페인의 신경과학자 람 프로스트 박사 연구팀은 알코올 도수가 낮은 레드와인이 맛과 관련된 우리의 뇌 부위를 더 자극한다는 논문을 미 공공과학도서관의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중적으로 널리 팔리는 레드와인은 일반적으로 알코올 도수가 높을수록 그 향취와 맛도 깊어진다는 선입견이 있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30년 전 대략 12% 정도였던 레드와인의 평균 도수가 최근 들어서는 거의 15%까지 올라갔다.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점점 낮아지는 것과 달리 와인은 그 반대로 가는 셈. 스페인 연구팀은 알코올 도수가 와인 맛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주관적인 맛 평가가 아닌 객관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총 21명의 피실험자들에게 각각의 와인을 마시게 한 후 이들의 뇌를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분석한 것. 곧 맛과 풍미 등과 관련된 뇌 특정 부위가 얼마나 활성화되는지를 들여다 본 것이다. 그 결과 피실험자들은 강한 도수의 와인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와인에 더욱 뇌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프로스트 박사는 "알코올 도수가 좀 높아야 맛도 뛰어나다는 기존의 인식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면서 "와인의 도수가 높아지는 것과 맛과는 별 상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실험자들이 알코올 자체에 압도돼 정작 와인 특유의 맛과 향을 덜 느끼게 된 것이 그 원인으로 보인다" 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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