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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8] 혜원 신윤복이 묘사한 동성애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8] 혜원 신윤복이 묘사한 동성애

    조선시대 대표적 풍속화가의 한 사람인 혜원 신윤복은 개방적 성 모럴이라는 전에 없던 문화현상을 작품의 주제로 채택했다. 당시로서는 매우 높은 수위였지만, 암시적이고 상징적인 내용을 뛰어난 필력에 실려 표현한 결과 ‘19금(禁)’ 딱지 따위는 붙지 않았다.  혜원은 태어나고 죽은 연대가 분명치 않다. 그저 18세기 중엽에서 태어나 19세기 초반까지 살았던 인물로 알려진다. 전통적 신분질서가 흔들리고, 경제력이 사회적 행세의 중요한 기준으로 부상한 시기다. 성 모럴도 전 시대와는 크게 달라졌다. 에로티시즘이 넘쳐나는 그의 풍속화는 당시 ‘그림시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이기도 했다.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은 당시 사회의 분위기를 30점의 풍속화로 포착하고 있다. 이 화첩에 묶인 각각의 그림에는 제목이 적혀있지 않다. 오늘날 전하는 제목들은 감상자들이 정황을 추정해 지어 부른 것이다. ‘이승영기’(尼僧迎妓)라는 그림도 그렇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여승이 기생을 맞이한다.’ 쯤이 되겠지만, 비구(남승)인지, 비구니(여승)인지, 기생인지 여염집 아낙인지 조차 논란거리이고, 해석도 제각각이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로 유명한 미술사학자 최순우 선생은 이 그림의 제목을 ‘봄 나들이’라고 붙이고, ‘여인들의 아랫도리 흰 속곳을 훔쳐보고 있는 승려’하고 해석했다. 타락한 승려와 유부녀 혹은 기생의 부도덕한 관계를 암시한다는 일반적인 시긱하다.  장옷을 입은 여인을 기생이라 한 것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장옷이 조선 초기 서민이나 기생의 복식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조선 후기가 되면 양반계층에서도 일반화된 것은 물론 왕실의 유물에서도 나타난다. 다만 오른쪽 시중드는 여인의 성격은 학계의 의견이 일치하는데, 양반집 여인들만 했다는 오른쪽 치마여밈을 하고 있는 만큼 몰락한 양반 출신이라는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 궂은 일을 하고는 있지만, 뿌리깊은 습관은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왼쪽 인물을 비구라고 보면 새로운 시대의 풍속도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부녀자가 절에 올라가 공공연히 음행을 저지르고 절개를 잃는 것’을 한탄하는 목소리는 벌써 태종실록과 같은 조선 초기 기록에서도 보이기 때문이다.  ‘여승이 기생을 맞이한다.’는 제목에 힌트가 있다. 실제로 승려의 얼굴은 장옷을 쓴 여인보다 오히려 곱다. 체구가 아담하고 자태 또한 매우 여성적이다. 승려의 얼굴에서 비치는 묘한 기대감 역시 단순히 절의 불사에 공헌한 공덕주에 대한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혜원은 동성애를 암시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동성애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지만, 유교적 질서가 긴장감있게 유지되는 시대에는 겉으로 드러나기 어려웠다. 하지만 여염집 처자가 성매매에 나설 정도로 세상이 바뀐 조선 후기에 이르면 양상은 달랐다. ‘이승영기’는 드러내지 못할 비밀을 가진 여인들의 은밀한 만남을 그린 것으로 해석해야 의문이 모두 풀린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포토] 한국 비데 사용한 영국 남성의 반응은?

    [포토] 한국 비데 사용한 영국 남성의 반응은?

    영국 사람이 촬영한 한국 비데 사용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인 데일리 픽스 앤 플릭스(daily picks and flick)는 지난 4월 29일 유튜브에 게재된 ‘나의 아저씨 대 한국 화장실’(My Uncle vs Korean toilets)이란 40초짜리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에는 한국의 비데를 이용하는 영국 남성 레리씨가 촬영한 모습이 담겨 있다. 카메라를 직접 들고 촬영한 영상에는 한국 비데의 다양한 버튼을 보여주며 각각의 버튼 기능을 설명한다. 잠시 뒤, 레리씨가 여러 기능 중 ‘엉덩이 세척’ 버튼을 선택한다. 비데가 작동을 시작하자 그가 비명을 지르며 물줄기에 깜짝 놀란다. 이어 그는 “당신이 준비되어있지 않다면 한국 비데를 사용하지 마십시오!”란 말을 남긴다. 사진·영상= Jonny Conquest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北 추가 도발 징후] 오늘 17:00 ‘데드라인’… 北 ‘치고 빠지기’식 추가 도발 가능성

    [北 추가 도발 징후] 오늘 17:00 ‘데드라인’… 北 ‘치고 빠지기’식 추가 도발 가능성

    북한이 지난 20일 오후 5시 포격 도발 직후 우리 군 당국에 “48시간 내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하겠다”고 위협함에 따라 22일 오후 5시가 ‘운명의 시간’이 됐다. 군 당국이 대북 심리전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지만 그 방식은 정면공격보다 주체가 불분명한 ‘치고 빠지기’식 군사 대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북한이 지난 4일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을 감행한 데 이어 20일 DMZ 안에서 크기가 작은 14.5㎜ 고사포탄을 발사해 북한의 도발 행태가 점점 ‘원점’을 찾기 어려운 형태를 띠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남측의 ‘자작극’ 논란과 남남갈등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1일 전군 작전지휘관 회의에서 “북한군은 어제 우리 군이 바로 대응하지 못하도록 모호한 방식으로 도발했고 앞으로 다양한 방식의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성동격서식 도발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포격 도발이 우리 군 당국의 즉각적 반응을 이끌어 낸 ‘저강도 충돌형’이라면 앞으로의 도발은 목함지뢰 사건처럼 주체가 모호한 ‘저강도 비충돌형’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은 22일 5시 이후 바로 도발하기보다 시간이 지난 뒤 우리의 경계가 느슨해질 때를 기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성묵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도 “북한이 전면전 성격의 대규모 포격 도발보다 긴장을 최대한 끌어올리며 시점과 주체가 모호한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의 추가 도발이 북한 소행으로 밝혀지기 어려운 도시 테러의 행태를 띨 수도 있다”면서 “북한이 제시한 48시간은 시간을 벌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15일부터 우리보다 30분 늦은 ‘평양 표준시’를 채택함에 따라 북한의 최후통첩 시한이 우리 시간으로 ‘22일 오후 5시’가 아니라 ‘22일 5시 30분’이 맞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군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 군에 통보한 시점이 우리 시간으로 5시인 만큼 5시로 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준전시 상태에 돌입한 북한군은 후방에 배치된 240㎜ 방사포와 170㎜ 자주포 등 포병 전력을 군사분계선(MDL) 인근 전방으로 이동 배치하는 등 화력을 한층 강화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스커드·노동 미사일 등 공해상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과 대북 확성기에 좀 더 가깝게 포격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강원 양구 지역의 구형 대포병레이더가 비행물체의 이상 궤적을 포착하기도 해 한때 북한이 고사포탄 사격을 재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기계적 오류에 의한 허상”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中 전승절 참석, 힘든 결단 내린 만큼 결실 있어야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즘 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식 참석은 단순한 방중 이상의 의미가 있다. 방중 효과가 극대화되면 국제정세의 흐름, 특히 격랑의 동북아 외교를 주도할 호기(好機)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북한에 대해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 측에 “좀 더 적극적으로 북핵 문제 등의 해결에 나서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을 갖추는 셈이어서 한반도 안보 지형을 우리 쪽에 유리하게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이 어려운 결단을 내린 만큼 외교안보팀은 이런 결실을 충실하게 수확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지금 동북아 정세는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다.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은 지역 내에서 상대 세력의 팽창을 막기 위한 극도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으며 한·일 관계, 중·일 관계는 과거사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자초하며 여전히 핵과 장거리미사일을 손에 쥐고 위험한 불장난을 계속하고 있다. 그나마 지역 내에서 우리만이 원만한 한·미 관계, 한·중 관계를 유지하면서 균형자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중요한 외교적 자산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외교는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기회가 찾아왔을 때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동맹국 가운데 처음인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기념식 참석 결정은 시의적절해 보인다. 그만큼 중국에 주는 각인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는 중국의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한·미 동맹을 흔들 수 있다는 미국 측 반대 기류가 있긴 하다. 6·25전쟁 당시 국군에 총부리를 겨눴던 적국의 승전 행사에 참석해선 안 된다는 일각의 반대 논리 또한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참석하는 것이 국익을 위한 길이다. 따라서 이제는 논란을 접고 국익 외교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그 자리에서 북핵 등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당당하게 요구하고, 양국 간 경제교류를 더욱더 확대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익을 챙겨야만 한다. 한·중·일 정상회담도 우리가 주도권을 갖고 시 주석에게 제의했으면 한다. 동북아 평화는 곧 우리의 국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광복 70주년 경축사에서 밝혔듯 미래로 나아가려면 한·중·일 3국 간 관계 개선과 협력 증대가 필수적이다.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10월에는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곧바로 한·중·일 정상회담까지 이어진다면 동북아에서 우리의 외교적 역량은 극대화될 수 있다. 박 대통령이 열병식에 참석할지 여부도 방중 외교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에서 결정하면 된다. 우리가 어떻게 결정하든 중국이 토를 달 일도 아니다. 박 대통령의 방중은 취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일년에 한 차례씩 중국을 방문하는 셈이다. 한·중 간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내실을 다지면서 동북아 외교 주도권까지 가져올 수 있는 풍성한 방중 외교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
  • 연쇄살인마에게 감금된 경찰의 탈출극 ‘포커 나이트’ 19금 예고편

    연쇄살인마에게 감금된 경찰의 탈출극 ‘포커 나이트’ 19금 예고편

    천재 살인마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스릴러 영화 ‘포커 나이트’의 19금 예고편이 공개됐다. ‘포커 나이트’는 바르샤바의 신입 경찰관이 기괴한 가면을 쓴 연쇄살인마에게 감금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은 신입 경찰관이 납치범들에게서 탈출을 시도하는 장면이 빠르게 전개돼 시원한 볼거리를 예고한다. 또 이 작품에는 론 엘다드와 잔카를로 에스포시토, 코리 라지, 타이터스 웰리버, 론 펄먼 등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다. 영화의 수입배급사인 ‘이놀미디어’ 측은 “극 중 인물들의 세속적이면서도 자극적인 농담이 끊임없이 즐거움을 선사한다”며 “각각의 캐릭터가 고유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영화를 한 층 탄탄하게 만드는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개봉 미정. 사진 영상=이놀미디어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역사문제 상호 소통 방식 접근…관광 등 연성이슈 교류 넓혀야”

    “역사문제 상호 소통 방식 접근…관광 등 연성이슈 교류 넓혀야”

    한국과 일본의 전문가들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 도쿄신문이 공동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두 나라 국민 간 적대적 정서가 심화되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중국에 대한 인식 차가 큰 것도 풀어야 할 숙제로 제시했다. 양국 전문가 5명은 공통적으로 역사 문제의 해결도 중요하지만 관광과 요리 등 연성 이슈에서부터 교류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관계 개선에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진창수 세종연구소장, 젊은층 적대정서 문화서 해법 찾아야 한·일 양국 간 적대적 국민 정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그런 정서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한국 입장에선 매스컴에서 일본의 역사 인식에 대한 보도가 잦아진 것을 이유로 들 수 있다. 특히 언론에서 아베 신조 정권의 역사수정주의에 대한 의구심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역사 문제가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미디어에 친숙한 젊은 층에서의 일본에 대한 부정적 정서 확산으로 이어졌다. 일본 측에선 한·일 관계가 나빠진 것도 있고,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내에서도 논쟁이 격화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아사히신문이 요시다 세이지의 증언이 오보임을 인정하면서 지금까지의 위안부에 대한 사죄, 반성 분위기가 변화한 측면이 있다. 원칙을 강조하는 한국의 대일정책과 혐한류 정서도 기폭 작용을 했다. 역사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같은 문제를 바라봐도 그 초점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위안부 문제를 한·일 모두 주요 이슈로 인식하지만 일본의 경우 ‘강제 연행을 했느냐’ 여부가 주요 관심사다. 한국이 바라는 인권 문제 내지 식민지 시대의 불법 행위 전반에 대한 논쟁이 주가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역사 문제가 양국에서 활발히 논의된다 해도 오히려 인식의 차이를 확대하는 형태로 전개될 우려가 있다. 역사 문제는 양국이 각자 논의를 이어 갈 게 아니라 전략적으로 상호 대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주요 쟁점 몇 가지에 대해 양국 전문가들이 공통의 담론을 만들어 일반 국민들에게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양국 국민이 관광, 요리 등의 문화 영역에 서로 흥미를 보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연성 이슈에서 출발해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이 한·일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정상회담 양국 관계 개선 돌파구 삼길 한·일 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설문조사가 진행됐지만 한국 국민 10명 중 8명이 일본에 대해 친밀감을 못 느낀다는 조사 결과는 너무 극단화돼 있다고 생각한다. 그 원인으로 구조적·지정학적 요인을 들 수 있다. 거시적으로 중국이 급부상하는 한편 일본은 쇠퇴하고 있고 한국이 중견국가로 등장하는 등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를 꼽을 수 있다. 상황적으로는 리더십 문제를 들 수 있다. 양국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요소다. 언론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아베 신조 정부의 헌법 개정 시도 등을 군사대국화, 19세기 후반 침략의 길로의 회귀 등으로 부정적으로만 다뤘다. 일본 국민들이 생각하는 한국에 대한 인식에도 현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경우 한국 국내에서는 인권 의식의 고양, 민주화 등과 연계되는 일인데 무조건 반일 정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베 총리의 담화에 대해 일본 국민의 약 40%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평소 아베 총리의 인식보다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한반도 통일을 일본인의 45.8%가 지지한다는 응답은 주목해야 한다. 과거에는 한국의 통일을 지지하는 세력이 컸는데 최근에는 통일이 되면 한·일 관계가 안 좋아진다거나 통일 한반도가 반일로 바뀌어 일본이 궁지에 몰린다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한·일 문제가 ‘역사 문제’에 초점을 둘수록 반통일 인식이 강해지고, 북한 문제와 북·일 관계를 활용해 한국을 견제하는 등 남북한 간 양다리 전략으로 통일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한·일 관계가 개선되려면 먼저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공공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 東亞질서 안정에 한·일 관계 활용을 한·일 관계가 나빠졌다는 응답이 71.5%로 나타났는데 이는 2012년 조사에서 74.3%를 기록한 이래 한·일 경색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일본에 대해 한국 국민이 느끼는 친밀감도 2년 8개월 만에 10.3% 포인트나 줄어 앞으로 민간 교류를 통한 관계 회복도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 국민들은 한·일 관계 전망에 관해 변하지 않을 것(45.3%)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일본 측 조사에서는 한·일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41.4%를 차지하는 등 일본 국민들이 훨씬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한국은 역사 문제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 일본에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회의적 시각이 강한 반면 일본은 한국 측이 냉정한 자세를 되찾는다면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인 것 같다. 한국 국민들이 한·일 관계 개선에 큰 기대를 하지 않으면서도 절반 이상(54.7%)이 정상회담 개최가 필요하다고 답한 것은 3년 이상 정상회담이 개최되지 못한 비정상적 상황이 한국 외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의 정상회담이 미뤄질수록 한국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과의 외교에서 한·일 관계 개선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안정된 질서 등 큰 목적에서 한·일 관계를 활용해야 한다. 한·일 정상회담 개최는 외교를 정상으로 돌려놓는 포석으로 삼을 수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역사 문제나 위안부 문제 그리고 중국에 대한 양국 국민들의 인식 차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단기간에 양국 관계가 개선되기는 어렵겠지만 현재의 경색 국면에서 전환해 적절히 관리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한국 국민들의 민의라고 생각된다. ■아사바 유키 니가타현립대 교수, ‘상대국 필요 40%’는 관계 성숙 방증 조사 결과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사죄’를 둘러싼 양국의 인식 차이다. 아베 신조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에 대해 한국 측은 부정적 평가가 압도적이었지만 그 이유로 ‘역대 내각의 담화를 계승하지 않고 있다’(28.7%)보다 ‘반성과 사죄가 충분하지 않다’(80.1%)를 꼽고 있다. 게다가 일본군 위안부 등 역사문제에 관해서 ‘전혀 사죄하지 않고 있다’가 과반수로, ‘별로 사죄하지 않고 있다’를 합치면 90%에 육박한다. 한편 일본측에서는 ‘그러한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응답이 60%를 넘는다. 일본 입장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피로감이 쌓이고, 이렇게 통하지 않는다면 더이상 되풀이할 필요가 없다는 마음이 커진다. 반면 일본 측은 담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부정적 평가를 웃돌아서, ‘미래지향적이다’ 뿐만 아니라 ‘반성과 사죄를 했다’고 대답하고 있다. 향후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이런 인식의 간극을 메워 나가지 않으면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다. 양국의 정치 리더는 서로가 인내하고 무엇보다 함께 움직이는 자세가 요구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상대국에 대한 친밀감을 묻는 설문에 대해 ‘느끼지 않는다’, ‘별로 느끼지 않는다’라고 응답한 사람의 경우 일본 측이 약 50%, 한국 측이 약 80%에 달했지만 ‘상대국은 필요할 것 같다’는 응답이 일본과 한국에서 각각 40%를 차지한 점이다. 개인의 감정은 별개의 문제로 하고 양국 관계는 소중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분리해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 한국 모두에서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은 것은 향후 정상회담을 실현하는 데 탄력이 될 것이다.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對中 인식 차 커 한·일 관계 저해 우려 서로의 필요성에 대한 설문에서 한·일 간 차이가 드러났다. 한국에서 ‘일본이 필요하다’는 사람이 지난 조사보다 늘어난 것은 한·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반면 일본에서는 ‘한국이 필요하다’는 사람이 줄었다. 역사 인식 등에서 일본 입장을 아무리 설명해도 한국 국민이 납득하지 않는 데 대한 피로와 불신이 반영된 것이다. 한국에 관심 있는 일본인 학생들 중에서도 “무엇을 해도 한국이 반드시 비난한다”는 사람이 생겨났다. 서로에 대한 관심은 과거보다 다양해졌다. “일본 하면 만화”, “한국 하면 한류” 등과 같은 고정관념이 줄었다. 특히 한국 젊은이들이 “독도 문제에선 양보를 안 하지만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평가한다”는 유연한 사고를 하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정치적·외교적 마찰이 심해져도 대화의 실마리는 반드시 남기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국을 보는 인식 차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존재감이 약화된 현재 동일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한·일이 협력해 힘의 공백을 메우고 중국과의 균형을 취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중국에 경제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 일본을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었다. 양국이 역사 인식을 놓고 갈등하는 가운데 중국은 한국을 끌어들여 한·미·일 공조를 흐트러뜨리고 싶어 한다. 일본군 위안부는 여성 인권과 관련된 세계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일본으로선 손해다. 한·일은 양자 관계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내정과 과거에 눈길을 빼앗기지 말고 중장기적으로 서로에 이익이 되는 관계를 재정립하는 게 중요하다.
  • 타인 눈동자 10분간 응시하면 ‘환각’ 빠진다? (연구)

    타인 눈동자 10분간 응시하면 ‘환각’ 빠진다? (연구)

    사람의 눈을 오랫동안 응시하는 것만으로 ‘환각’ 증상에 빠질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우르비노 대학 연구팀이 참가자들로 하여금 둘씩 짝지어 상대의 눈을 10분간 바라보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참가자들은 40명의 참가자를 모집, 이들을 절반씩 통제집단과 실험집단으로 나누었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진정한 실험 목적을 설명하지 않고 그저 ‘눈을 뜬 채 실시하는 명상’의 효과를 실험하겠다고 고지했다. 실험집단 20명은 2명씩 한 조를 이루어 같은 방 안에 1m 간격을 두고 마주보고 앉아 10분 동안 서로의 눈을 바라보게 했다. 방 안의 조명은 0.8㏓(럭스)로 설정했는데 이는 얼굴을 알아볼 수는 있지만 그 색상은 잘 인식되지 않을 수준의 조명이다. 통제집단의 경우 똑같은 밝기의 조명이 있는 방에서 텅 빈 벽을 10분 동안 바라보도록 했다. 10분이 다 지나고 나서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체험에 대해 묻는 두 종류의 설문을 실시했다. 첫 번째 설문에서는 감각이 둔해지는 등 현실감을 잃는 증상이 있었는지 물었고 두 번째 설문에서는 10분이 경과한 후 상대의 얼굴(통제집단의 경우 자신의 얼굴)을 보며 시각적 이상을 느꼈는지 여부를 물었다. 첫 번째 설문에서 실험집단의 경우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기묘한 감각을 느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소리가 너무 크거나 작게 들리는 등 청각의 이상을 호소하는 참가자도 있었고 시간이 느려진 것처럼 느껴졌다거나 마약에 취한 듯 멍해졌다는 진술이 뒤를 이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도 실험집단의 9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모두 상대방의 얼굴 형태가 일그러지는 현상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또한 75%의 학생들은 괴물을 목격했다고도 말했다. 50%은 상대에게서 자신의 얼굴 일부를 봤다고 말했고 15%는 친척들의 얼굴을 봤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지오반니 카푸토 박사는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응시하는 행위가 개인의 인식능력과 정신적 상태에 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보인다고 발표했다. 그는 눈을 쳐다보면서 잃었던 현실감각을 되찾으면서 일종의 반동 효과로 환각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심각하지 않고 모든 것이 정황상 추측에 해당하므로 단언할 수는 없으며, 현실감각을 잃는 원인 등에 대한 추가 연구 또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실험에서 관찰된 현상은 한 점을 응시하는 행동 자체로 인해 발생한 것일 수도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과거에 거울에 비친 자신의 눈동자를 응시하거나 한 점을 응시하는 실험을 진행했을 때에도 참가자들은 현실감을 잃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타인의 눈을 바라봤을 때 해당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그 원인은 아직 불명이라고 전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19禁’ 앱 광고 SNS 무법지대

    ‘19禁’ 앱 광고 SNS 무법지대

    “올빼미 삼행시?… 올라탈게, 빼지 마, 미치게쏘~.”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등에 올려진 모텔 예약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홍보 게시물 내용이다. 제휴한 모텔이 3000여곳에 이른다는 이 앱의 운영업체는 해당 앱을 통해 예약하면 숙박비 할인과 시간 연장 혜택을 준다고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무차별로 노출되는 SNS 광고치고는 너무 원색적이고 자극적이다. ●모텔·성형외과 자극적 문구로 ‘낚시질’ 미용에 관심이 많은 고등학생 김희진(17·가명)양은 한 성형외과가 SNS에 올린 광고 이벤트에 응모했다. ‘일반인 얼짱’(예쁜 얼굴로 화제가 된 일반인)의 ‘쁘띠 성형 시술기’에 이벤트 신청 댓글을 달아 당첨되면 할인을 해 주는 행사였다. SNS에는 ‘심플하고 통증 없는 시술’이라는 성형 광고가 돌고 돈다. 우후죽순 난립하는 호텔·모텔 예약 앱들과 각종 성형외과 광고들이 SNS를 무대로 서로 경쟁하듯 자극적인 ‘낚시성’ 광고를 쏟아 내고 있다. 현재 국내 SNS 광고에는 규제가 없다. SNS 마케팅의 특성상 청소년들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될 가능성이 많은데도 아무런 법적 통제 및 제재 수단이 없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29·여)씨는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뜬 한 모텔 앱 광고를 듣고 귀를 의심했다. 젊은 남성들이 여자친구와 싸웠던 경험을 얘기하는 팟캐스트 광고에서 “명백히 걔(여자친구) 잘못인데 ‘안 해’라기에 한번 하려고 빌었다. ○○가 뭐라고”라는 대화가 여과 없이 흘러나왔다. ●SNS 광고 성인 인증 없어 버젓이 노출 이런 SNS 광고물에 대한 청소년 접근은 차단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SNS는 별도의 실명 인증을 거치지 않고도 가입이 가능해 연령에 따른 ‘접근 제약’이 없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성형이나 모텔 광고가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될 경우 별도의 성인 인증 등을 통해 접근을 제한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지정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SNS 광고의 유해 매체 지정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본적으로 SNS 광고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모텔 앱이나 성형 광고 자체를 불법 매체 또는 유해 매체로 분류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특히 업종별 포괄 고시가 아닌 각각의 콘텐츠에 대한 개별적 시정 권고만 가능해 근본 해결책 자체가 없다. 정부 당국은 현재 SNS에 퍼진 모텔 및 성형 광고 규모나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유해성 세분화해 규제정책 마련해야” 유현정 충북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은 일상에서 정보화 기기 등에 이미 길들여진 세대이기 때문에 온라인 정보를 특히 친숙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광고 유해성의 기준을 세분화해 정책을 만들고 청소년 접근을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더 넓어진 한·중·일 공연 교류의 장

    더 넓어진 한·중·일 공연 교류의 장

    올해 22회를 맞이하는 베세토 연극제가 한층 넓어지고 젊어졌다. 한·중·일 3국의 연극인들이 1993년 창설한 베세토 연극제는 올해 연극뿐 아니라 무용, 다원예술 등으로 범위를 넓혔다. 이름도 ‘베세토 페스티벌’로 재단장했다. 또 젊은 연극인들이 주축이 돼 ‘동시대 아시아 연극 교류’를 전면에 내세운다. 해마다 3국을 순회하며 열리는 가운데 올해는 서울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와 경기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다음달 4일부터 24일까지 펼쳐진다. 한국의 베세토위원회가 2012년 성기웅, 윤한솔, 김재엽 등 젊은 연출가들로 세대교체된 데 이어 일본도 점진적인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세대교체 후 처음으로 열리는 베세토 페스티벌은 ▲동시대 아시아를 담는 주제 ▲젊은 아티스트 소개 등의 목표를 내걸었다. 참가작들에서는 실험성과 차별화된 시도가 돋보인다. 최근 연극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의 양손프로젝트는 ‘한중일 단편선-한 개의 사람’에서 한국, 중국, 일본의 단편소설 3편을 연극 무대로 옮긴다. 김동인의 ‘감자’, 위화의 ‘황혼 속의 남자아이’, 다자이 오사무의 ‘직소’를 서로 다른 형식에 담아 색다른 무대화를 시도한다. 또 다른 한국 극단 무브먼트 당당은 ‘불행’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시공간으로 이뤄진 무대에서 ‘불행’이라는 주제로 제각각의 이야기를 풀어 가며 관객들의 상상을 통해 완성된다. 일본의 무용단 노이즘은 ‘상자 속의 여인’을 무대에 올린다. 모든 이의 찬사를 얻지만 정작 자신은 만족하지 못하는 예술가들의 고뇌에 대해 이야기한다. 중국의 황잉 스튜디오는 중국 당대의 전기소설 ‘침중기’(枕中記)를 신국극 형식으로 재창작한 ‘황량일몽’을 공연한다. 중국의 또 다른 극단 항주 월극원은 헨릭 입센의 원작을 중국의 전통극인 월극으로 재해석한 ‘바다에서 온 여인’을, 홍콩화극단은 현대인의 내적 갈등과 심리적 혼돈을 그린 ‘얼론’(ALONE)을 소개한다. 더불어 6일에는 남산예술센터에서 한·중·일 3국의 연출가들이 공동 작업을 도모하는 워크숍 프로그램 ‘베세토 아시아 네트워크’가 열린다. 워크숍 중간 결과물은 페스티벌 기간 중 공연된다. 2만~3만원. (02)889-3561.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日王 “전쟁 반성” 아베는 ‘不戰 외면’… 반전·극우 ‘두 얼굴의 도쿄’

    日王 “전쟁 반성” 아베는 ‘不戰 외면’… 반전·극우 ‘두 얼굴의 도쿄’

    패전 70주년을 맞은 일본에서 추모 열기 속에서 반전과 반성의 목소리와 야스쿠니 집단 참배 등 국수주의 목소리가 뒤엉켜 나타났다. 아키히토 일왕은 종전 70주년을 맞아 지난 15일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앞선 대전(大戰)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아베 신조 총리는 이 행사에서 “전후 70년을 맞아 전쟁 참화를 결코 반복하지 않겠다”고만 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일본의 가해 사실을 거론하지 않았고, 역대 총리가 추도식에서 언급한 ‘부전(不戰) 맹세’를 3년 연속 외면했다. 정치에 간여하지 못하는 일왕의 ‘깊은 반성’ 발언이 이날 아베 총리의 추도사나 전날 담화보다도 더 돋보였다. 일왕이 우회적으로 아베 총리의 태도를 견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왕의 이번 메시지는 일본의 가해 행위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안보법안을 밀어붙여 위헌 논란을 겪는 아베 총리에게 정치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 등 현직 각료 3명과 국회의원 66명이 이날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전날 발표한 아베 담화가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역대 내각의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무색하게 했다. 아베 총리는 참배하지 않고 측근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총재 특보를 통해 공물인 다마구시 비용을 냈다. 아베 총리는 “영령에 대한 감사와 야스쿠니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는 메시지를 내는 등 역시 의식과 전날 담화의 진정성을 다시 한번 의심하게 했다. 야스쿠니 주변은 군국주의 세력의 집결장 같았다. 군대 보유를 주장하며 헌법 개정 주장이 담긴 유인물이 뿌려지는가 하면 일본군 위안부 보도를 선도한 아사히신문에 항의하고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목소리도 들렸다. 안보법안이 일본을 침략으로부터 지켜 줄 것이라는 내용의 유인물 등도 나돌았다. ‘일본은 침략 국가가 아니다’라는 구호가 담긴 현수막을 들고 서 있는 사람, 군복을 입고 행진하는 노인들도 눈에 띄었다. 반면 시민단체들의 평화 기원 집회 등은 조용하게 진행됐다. 안보법안 등에 반대하는 학자, 작가들이 많은 ‘시민포럼’은 도쿄 국회회관 등에서 4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집회를 갖고 “전쟁 이전 정책으로 되돌려서는 안 된다”며 “아베의 정책이 전쟁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헌법학자 히구치 요오이치 도쿄대 명예교수는 “아베 정권의 방식은 인류의 지식 축적을 부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작가 오치아이 게이코는 “안보법안이 (우리를) 70년 전으로 돌리게 하지 않도록 각자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 호소했다. 반전과 자성의 목소리는 나지막한 가운데 가해 사실은 사라지고 피해와 희생만을 부각시키며 역사 해석을 고쳐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국수주의 선동 물결이 두드러졌던 패전 70주년 날이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뉴스 분석] 北엔 대립<대화…日엔 과거<미래

    [뉴스 분석] 北엔 대립<대화…日엔 과거<미래

    ‘과거보다 미래, 대립보다 대화.’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 70주년 경축사는 열악한 대외 여건을 우호적, 전향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과거형 사죄 직후에 ‘미래지향적’ 메시지를 내놓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우선 “겨레의 염원을 짓밟은 행위”,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다”는 표현으로 각각 도발의 성격과 담화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이어 관계 개선을 향한 ‘출구’를 열었다. “북한에는 지금도 기회가 주어져 있다”며 구체적인 과정과 방식을 세세히 설명했다. 인도주의적인 일, 안전·문화·체육 교류 등 비정치적 사안에서의 교류를 언급했고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 등의 추진 방침을 거듭 밝혔다. 이산가족 생사 확인의 절박함을 들며 ‘6만여명의 남한 이산가족 명단 일괄 전달, 연내 명단 교환 실현’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확고한 원칙과 유연한 대응으로 통일시대의 문을 열겠다”는 표현으로 임기 후반기에도 남북 관계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뜻을 압축해 설명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아베 담화’ 이후 국내 여론이 경직되고 국제적 평가도 전반적으로 낮은 가운데 사전에 준비했던 여러 가지 관계 개선 방안은 내놓을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통령은 아베 총리 스스로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거론하며 ‘과거형 사과’에라도 일본을 붙잡아 두려 했다. 동시에 ‘행동으로 뒷받침’할 것을 주문하면서 “이제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새로운 미래로 함께 나아가야 할 때”라는 말로 종전 70주년을 맞는 지금의 양국 관계를 조정했다. 종합해 볼 때 관심을 끌고 있는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박 대통령도 ‘모호성’을 남겨 둔 셈이다. 밖으로는 준비한 ‘주도권’을 충분히 행사하지 못했으나 안으로는 ‘창조 경제’와 ‘문화 융성’에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하며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박 대통령이 이 두 가지를 각각 “21세기 시대적 요구”, “경제 도약을 이끌 성장동력”이라고 규정한 데 대해 16일 청와대의 한 인사는 “집권 하반기 국정 운영의 지향점과 수단이 동시에 제시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또한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개혁을 “성장 엔진에 지속적 동력을 제공하는 혁신의 토대”라고 정의하며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지지를 당부했다. 정부는 이후 순차적으로 창조 경제와 문화 융성, 4대 개혁 추진을 위한 더욱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고 70주년 경축사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한편으로 박 대통령이 경축사 첫머리에 “오늘은 광복 70주년이자 건국 67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광복절이 건국절임을 각성시킨 것도 눈에 띈다. 이는 역대 정부가 거의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과태료·변상금 ‘체납 징수’ 강제성 부여… 이중 규제 우려

    과태료·변상금 ‘체납 징수’ 강제성 부여… 이중 규제 우려

    정부가 지방 재정난을 덜기 위해 교통위반 과태료 등에 대해 세금처럼 징수의 강제성을 부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오는 10월 시행을 앞두고 이중 규제 등 졸속 시행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6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행정자치부는 지방세와 별도인 ‘지방세외수입금’에 과태료와 변상금을 포함시켜 징수율을 높이는 지방세외수입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하고 지난 4월 개정안 입법예고를 했다. 이에 따라 10월부터 과태료와 변상금도 세금이나 세외수입인 과징금처럼 ‘체납징수’에 강제성이 부여된다. 고액·상습 체납자의 명단도 공개된다. 또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련 기관에 금융거래 정보를 요청할 수 있고, 다른 지자체에서도 체납자의 거주지와 재산이 파악되면 관할 지자체의 징수 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 ‘징수위탁제’가 시행된다. 전국 243개 지자체의 과징금, 이행강제금, 부담금 등 80여종의 지방세외수입금은 2013년 결산 기준 23조여원 규모로, 전체 지방 예산의 11.7%를 차지하는 주요 수입원이다. 그러나 징수율은 국세(징수율 91.1%)나 지방세(92.3%)에 비해 크게 떨어져 평균 75.9%에 그치고 있다. 특히 또 다른 수입원인 과태료와 변상금·위약금의 경우 미수납액과 징수율은 각각 3422억원과 53.1%, 390억원과 57.6%에 불과하다. 과태료는 환경부 등 중앙 정부와 법원, 경찰청, 지자체 등이 제각각의 목적으로 부과하고 있는 ‘금전적 징계’로서, 법무부의 질서위반행위규제법(질서법)에 따라 그 수입금은 관련 징수 목적에 맞게 쓰이도록 제한받고 있다. 예를 들어 교통위반 과태료는 교통 시설물 설치·보완 등에만 사용되는 식이다. 더구나 경찰이 발부한 범칙금과 달리 구청의 과태료는 납부하지 않아도 당장은 큰 불편을 겪지 않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개정안에 따라 자치단체장이 발부하는 과태료만 지방 수입금으로 바뀌면 다리 건설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지자체로선 재정난 해소에 도움이 되면서 환영할 만한 조치다. 다만 시행을 앞두고 규제법을 이중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리실 산하 한국법제연구원은 기존 질서법과 법률적 충돌의 우려가 있고 중앙 정부의 과태료와 형평성에서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법제연구원 관계자는 “중앙 정부의 과태료는 60일 이내의 이의제기 기간을 둘 뿐만 아니라 이의제기가 접수되면 일단 과태료 부과의 효력이 정지돼 별도의 재판 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 보호 조치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기정사실화…외교 주도권 쥐고 ‘위안부 해결’ 압박

    정부가 아베 담화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이면서도 수위 조절에 나서면서 한·일 관계는 하반기에 관계 개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정부는 특히 한·중·일 3국 정상회담 개최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이를 통해 외교적 주도권을 확보하고 현안인 위안부 문제 등을 해결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아베 담화 발표 하루 뒤인 지난 15일 조심스러운 정부의 공식 입장을 내놨다. 아베 담화가 교묘한 화법을 사용해 정부가 정색하고 비판하기 힘든 상황에서 한·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여지를 남겨야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초 외교부 대변인 성명이 아닌 한 단계 격이 낮은 대변인 논평으로 대신했다. 수위 면에서도 “일본 정부가 식민 지배와 침략의 과거를 어떤 역사관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국제사회에 여실히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어떻게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할지 지켜보고자 한다”고 말해 미래를 향한 정부의 입장을 부각했다. 정부 관계자는 16일 “기존 담화보다 후퇴한 내용도 있지만 정색하고 비판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며 “정부가 갖고 있던 대일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국익을 최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아베 담화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라서 아베 신조 총리의 역사 인식과 같은 과거사 문제는 그대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하되 북핵과 경제, 사회문화 협력 같은 분야는 대일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동북아에서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역내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다음달 3일 개최되는 중국의 전승절 행사를 계기로 한국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해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사 표현이다.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는 중국과 달리 미국은 아베 담화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과 같은 기회를 이용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에 소극적인 중국을 끌어들이고 이를 통해 우리만의 외교적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한·일 정상회담을 이끌어 낸다면 한·일 관계 악화에 따라 한·미·일 3각 공조가 약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미국을 안심시키면서 정부의 입지를 강화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부는 다만 한·일 관계 최대 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협력과는 별도로 원칙에 따라 분명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조속히 합당하게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밝힌 만큼 한·일 관계 역시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와는 별도로 위안부 문제가 여전히 변수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사설] 과거보다 미래 지향한 박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8·15 경축사를 발표하기 전 마지막 순간까지 문구를 다듬었다는 소식이다. 광복 및 분단 70주년이라는 역사적 무게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한·일 과거사를 정시(正視)하지 못한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담화와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이라는 악재가 불거진 탓이었다. 박 대통령은 경색된 한·일 관계나 악화된 남북 관계에 따른 일본과 북한의 책임을 짚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부디 일본 정부든, 북한 당국이든 박 대통령이 고심 끝에 내민 손길을 맞잡기를 바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주어조차 불분명한 아베 총리의 ‘과거형 사죄’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주목한다”며 과거에 얽매여 관계 개선의 출구를 닫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북한의 DMZ 도발에 대해서도 “남북 간 불가침 조약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광복 70주년을 기리는 겨레의 염원을 짓밟았다”고 비판하긴 했다. 그러나 “북한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오면 민생 향상과 경제 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 남북 협력 방안을 권고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국내 현안인 4대 개혁의 당위성을 “미래세대에 희망 대한민국을 물려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한 데서도 확인되듯 경축사는 과거보다 미래에 방점이 찍힌 셈이다. 우리는 아베 정부나 북한 당국이 우리 정부의 이런 충정을 곡해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과거에 연연하기보다는 미래를 함께 열어 가겠다는 판단이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 행보에 면죄부를 주거나, 북한의 지뢰 도발과 같은 행위를 용인한다는 뜻이 아님은 불문가지다. 아베 내각은 앞으로 ‘행동으로 뒷받침’해 신뢰를 얻으라는 박 대통령의 주문을 허투루 들어선 안 될 것이다. 일본 경제나 한국 경제나 근년 들어 고도성장 뒤의 병목현상을 맞고 있다.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면 성장 잠재력을 키울 여지는 많다. 이런 마당에 아베 내각이 위안부나 강제 징용 문제 등의 과거사를 직시하지 못하고 소아병적인 자세를 고집해서야 되겠는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도 이제 통 큰 자세로 대국을 봐야 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일제에 의한 국권 침탈과 외세의 개입에 의한 분단 등 우리 근·현대사의 비극은 결국 민족 내부 분열에서 그 싹이 텄다고 할 수 있다. 북한 지도부도 남북이 손을 맞잡으면 공동 번영의 신천지가 펼쳐질 수 있음을 인식할 때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금강산 면회소를 통한 이산가족 수시 상봉을 북측에 제안했다. 혈육 간 생이별의 한을 품고 살아온 남북 이산가족들은 언제 유명을 달리할지 모르는 고령자들이라 인도적 견지에서도 한시바삐 상봉의 기회를 마련해 줘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북한의 경제난을 더는 데 도움이 될 금강산 관광 문제가 풀릴 수도 있을 것이다. 지뢰 매설이나 표준시 변경 등 일방통행으로 북한이 얻을 게 대체 무엇인가. 북한 당국도 불끈 쥔 주먹이 아니라 활짝 편 손을 내밀 때 북한 자신에게도 이롭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 朴대통령 광복 70주년 경축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재외동포 여러분, 그리고 자리를 함께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은 광복 70주년이자 건국 67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70년 전 오늘의 벅찬 감동을 온 국민과 함께 나누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건국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지사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70년은 대한민국을 굳건한 반석 위에 올려놓은 참으로 위대한 여정이었습니다. 70년 전 오늘 우리 민족은 독립을 향한 열망과 헌신적인 투쟁으로 마침내 조국의 광복을 이루어 냈습니다. 순국선열들의 불굴의 의지와 애국심은 오늘의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67년 전 오늘은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한 날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정통성을 계승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왔고, 국가 경제와 국민 경제의 항구적 번영의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그토록 기다렸던 광복의 기쁨은 반쪽의 기쁨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분단의 비극과 6·25전쟁의 참화는 우리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앗아갔고, 얼마 되지 않던 산업기반마저 모두 붕괴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결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의 단합된 의지와 힘으로 새로운 도약을 일궈 냈습니다. 자본도, 기술도, 경험도 없었지만 황량한 모래벌판에 제철소와 조선소를 세웠고, 모진 난관을 뚫고 국토의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제품과 자동차, 철강, 조선, 석유화학 제품 등을 생산하는 나라가 되었고, 수출 규모 세계 6위의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인구 5000만 이상 되는 국가 중에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는 소위 ‘5030클럽’ 국가는 지구상에 여섯 나라뿐입니다. 저는 머지않아 대한민국이 일곱 번째 5030클럽 국가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신장된 경제력과 국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당당하게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최초의 나라가 되었고,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들과 공유하면서 번영을 이루려는 많은 나라들의 ‘희망의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세계가 한강의 기적으로 부르는 대한민국 성취의 역사는 우리 국민들의 피와 땀, 불굴의 도전정신이 만들어 낸 결실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그 불굴의 의지로 창조의 역사, 기적의 역사를 써온 우리 국민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장정’에 나서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복 70주년을 맞는 지금 우리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21세기 시대적 요구이자 대안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두 날개를 완성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창조경제를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이의 구현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지난달에 17개 광역 시·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모두 구축되어 이제 창의적 아이디어가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최고 수준의 창업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역의 혁신 주체와 기관들이 협력하여 우수한 지역 인재들과 특화산업을 키워 내고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미 4600여명이 멘토링을 받고 200여개의 기업을 보육하고 있으며, 23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창조경제가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여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앞으로 정부는 창조경제가 개인과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도록 적극 지원해 갈 것입니다. 또 하나의 날개는 문화융성입니다. 문화는 언어와 국경을 넘어 세계인을 하나로 만들고, 열광하게 하며, 가치를 공유하도록 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는 무궁무진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 국가 경쟁력의 핵심 원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세계는 문화 영토 확장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5000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찬란하고 독창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광복 이후 우리의 급속한 발전도 그 근간에는 면면히 이어져 온 우리의 창의적 기질과 문화적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우리의 유구한 문화를 세계와 교류하며 새롭게 꽃피울 때 새로운 도약의 문도 열 수 있을 것입니다. 전통문화를 재발견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서 산업과 문화를 융합하여 우리 경제를 일으키는 한 축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정부는 그 시작을 문화창조융합벨트로 열어갈 것입니다. 이제 오픈을 하여 각 문화인들의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문화창조융합벨트를 통해 문화와 아이디어, 기술을 융·복합하여 새로운 경제적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 경제의 도약을 이끌 성장 엔진이라면 공공개혁과 노동개혁, 금융개혁과 교육개혁 등의 ‘4대 개혁’은 그 성장 엔진에 지속적인 동력을 제공하는 혁신의 토대입니다. 저는 반드시 이 ‘4대 개혁’을 완수해서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희망의 대한민국을 물려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국민 모두가 다시 한번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짐을 나눠 지고 함께 나아갈 때 개혁과 혁신의 험난한 여정을 이겨 낼 수 있습니다. 우리 선대들이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듯이 자신감과 희망을 가지고 한마음으로 뭉쳐서 또 다른 도약의 역사를 이루어 냅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금년은 광복과 함께 남북 분단 70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광복은 민족의 통일을 통해 비로소 완성될 것입니다. 남과 북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가야 합니다. 최근 미국·쿠바 수교와 이란 핵 협상 타결에서 볼 수 있듯이 국제사회는 변화와 협력의 거대한 흐름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은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숙청을 강행하고 있고, 북한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으면서 평화를 깨뜨리고 남북 간 통합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핵 개발을 지속하고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서 우리와 국제사회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DMZ 지뢰 도발로 정전협정과 남북 간 불가침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광복 70주년을 기리는 겨레의 염원을 짓밟았습니다. 정부는 우리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입니다. 북한은 도발과 위협으로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미몽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도발과 위협은 고립과 파멸을 자초할 뿐입니다. 그러나 만약 북한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민생 향상과 경제 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1972년 남북한은 분단 역사상 최초로 대화를 통해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당시 남북 간 대립과 갈등의 골은 지금보다 훨씬 깊었고, 한반도의 긴장도 매우 높았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에 남북한은 용기를 내어 마주 앉았습니다. 지금도 북한에는 기회가 주어져 있습니다. 북한은 민족 분단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도발과 핵 개발을 즉각 중단하고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의 길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번 DMZ 도발을 겪으면서 DMZ에 새로운 평화지대를 조성하는 것이 얼마나 절실한 일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남북한의 젊은이들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역설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되어 있는 DMZ에 하루속히 평화의 씨앗을 심어야만 합니다. 저는 취임 후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에 생명과 평화의 공원을 만들자고 여러 차례 제안하고, 그 구상을 가다듬어 왔습니다. 이제 남북이 함께 첫 삽을 뜨는 일만 남았습니다. DMZ에 세계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하고 남북 간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면 한반도 백두대간은 평화통일을 촉진하고 유라시아 차원의 협력을 실현하는 새로운 축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북한은 도발과 위협을 내려놓고, 생명과 평화의 한반도를 만드는 길에 동참하기 바랍니다. 또한 지난 70년 눈물과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 드리는 일에도 북한은 성의 있는 자세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부모 없는 자식이 없듯이 북한의 지도자들도 이산의 한은 풀어 주겠다는 전향적인 자세로 문제를 풀어가 주길 바랍니다.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아무리 정세가 어렵고 이념이 대립한다고 해도, 인도적 견지에서 남북이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이산가족들의 생사 확인이 그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6만여명의 남한 이산가족 명단을 북한 측에 일괄 전달할 것입니다. 북한도 이에 동참하여 남북 이산가족 명단 교환을 연내에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남북 이산가족들이 금강산 면회소를 이용하여 수시로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북한의 협력을 촉구합니다. 한반도의 자연재해와 안전문제도 함께 대응해 나갑시다. 홍수나 가뭄, 전염병 등의 반복되는 문제에 일회적 상황관리로 대응하기보다는 남북 간 보건 의료와 안전협력체계를 구축해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민족의 장래를 위해 보다 나은 길이 될 것입니다. 지난번 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 과정에서 남북한은 개성공단의 검역 관리에 협력한 바 있고, 현재 금강산 산림재해 대응을 위해서도 협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보건·위생·수자원·산림관리 등을 비롯한 남북 공동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힘을 모아 나가야 할 것입니다. 70년 분단으로 훼손된 민족의 동질성도 회복해야 합니다. 민간 차원의 문화와 체육 교류를 통해 남과 북이 만나고 마음을 열어 간다면 민족 동질성도 서서히 회복될 것입니다. 남북 간 장벽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 중인 역사유적 발굴조사와 겨레말 큰 사전 편찬 사업과 같은 학술 문화 교류, 축구와 태권도를 비롯한 체육 교류는 중단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남과 북, 해외의 8000만 동포 여러분, 비록 북한의 거듭된 도발로 남북 관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광복 70주년을 맞는 역사의 길에서 분단의 역사를 마감하고 평화통일을 이루는 길은 우리 민족이 반드시 가야 할 길입니다. 우리 민족이 다시 하나가 되면 희망과 기적의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넘어 ‘한반도의 기적’을 이뤄 낼 수 있습니다. 평화통일을 이룬 새로운 한반도는 핵과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8000만 모두가 자유와 인권을 누리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통일 한국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촉진하며, 세계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지구촌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것입니다. 남북한의 장점을 결합하고 한반도 교통망을 대륙으로 연결하여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 경제권을 연계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은 물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더 큰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평화통일의 꿈이 이루어진 광복 100주년을 내다보며,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통일을 준비하고 이루어 나갑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6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협력과 공영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긴밀한 우호협력은 양국은 물론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역사 인식 문제에는 원칙에 입각하여 대응하되 두 나라 간 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호혜적 분야의 협력 관계는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래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일본 내각이 밝혀온 역사 인식은 한·일 관계를 지탱해 온 근간이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어제 있었던 아베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는 우리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역사는 가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살아 있는 산증인들의 증언으로 살아 있는 것입니다. 어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가 아시아의 여러 나라 국민들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준 점과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한 사죄와 반성을 근간으로 한 역대 내각의 입장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밝힌 점을 주목합니다. 앞으로 일본이 이웃 국가로서 열린 마음으로 동북아 평화를 나눌 수 있는 대열에 나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앞으로 일본 정부는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공언을 일관되고 성의 있는 행동으로 뒷받침하여 이웃 나라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조속히 합당하게 해결하기를 바랍니다. 비록 어려움이 많이 남아 있으나 이제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새로운 미래로 함께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양국의 위상에 걸맞게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 공헌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년 전 오늘 우리는 잃어버렸던 조국을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불굴의 의지와 하나 된 마음으로 온갖 역경을 딛고 성취와 희망의 대한민국을 건설해 왔습니다. 선대들의 애국심과 그 위대한 뜻을 이어받아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룩하는 것이 우리에게 부여된 소명입니다. 저와 정부는 중단 없는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여 세계의 반열에 우뚝 설 수 있는 부강한 나라와 원칙이 바로 선 투명한 나라를 건설해 나갈 것입니다. 확고한 원칙과 유연한 대응으로 통일시대의 문을 열어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100년의 기적’을 완성하고 한반도의 통일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어 세계와 지구촌의 번영을 선도하고, 문화로 인류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대한민국의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 [김욱동 창문을 열며] 현란한 수사 뒤에 숨긴 진리

    [김욱동 창문을 열며] 현란한 수사 뒤에 숨긴 진리

    자칫 잊기 쉽지만 언어는 진실을 드러내는 것 못지않게 진실을 감추기도 한다. 특히 진실은 화려하고 현란한 수사에 몸을 숨기기 일쑤다. 그래서 플라톤은 일찍이 비유를 속 빈 강정처럼 겉모습만 번지르르하고 실속이 없다고 비판했다. 동양의 플라톤이라고 할 공자도 ‘논어’에서 “교언영색 선의인”(巧言令色鮮矣仁)이라고 하여 그럴듯한 말로 발라 맞추는 말이나 알랑거리는 낯빛을 하는 것은 어진 사람이 취해야 할 도리가 아니라고 가르쳤다. 말을 그럴듯하게 하고 낯빛을 아름답게 꾸민다는 것은 지나치게 외모를 치장하는 것처럼 어디까지나 본래의 모습을 감추려는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 70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에 발표한 담화 내용을 읽노라면 새삼 플라톤과 공자의 말이 떠오른다. 일본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지배를 받으며 고통을 당한 한국과 중국 정부에서는 그동안 식민 지배에 대한 진정한 사죄와 반성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촉구해 왔다. 아베 총리는 식민 지배를 받은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 일본 안팎의 비판 여론을 고려해서인지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 어구를 모두 사용했다. 가령 ‘식민지배’, ‘침략’, ‘사죄’, ‘통절한 반성’ 같은 말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자신이 직접 사과를 한 것이 아니라 마치 복화술자처럼 무라야마 총리가 한 말을 빌려 간접적으로 사과하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면서 역대 총리들이 사죄를 했으니 일본 인구의 8할이 넘는 젊은 세대들은 선조들이 저지른 일에 대해 이제 더 사과를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아베 총리의 담화에서는 그동안 한국과 중국이 요구해 온 식민 지배에 대한 진정한 사죄와 반성은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일본이 자행한 만행을 온갖 현란한 수사로 교묘하게 가리고 있다는 인상을 떨칠 수 없다. 가령 ‘침략’에 대해서는 “힘에 의한 곤궁의 타개를 시도했다”는 말로 슬쩍 넘어가 버렸다. 아무리 언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힘에 의한 곤궁의 타개’라는 표현을 침략을 가리키는 말로 이해할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아베 총리는 과거 식민 지배와 침략의 주체를 명시하지 않음으로써 그 책임을 교묘하게 비켜 갔다. ‘침략’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위안부’와 관련한 구절이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라는 낱말을 피하기 위해 무척이나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그는 “전장의 그늘에서 명예와 존엄을 깊이 상처받은 여성들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전쟁 속에서 명예와 존엄성에 큰 상처를 입은 여성이 어찌 비단 위안부에 그치겠는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재산을 잃은 여성도, 부모를 잃은 여자 아이들도, 심지어 전쟁터로 자식이나 남편을 떠나보낸 어머니나 아내도 하나같이 전쟁의 희생자들이다. 한마디로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여성치고 상처를 받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할 것이다. 일본의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 대표도 아베 총리의 담화 속에 무라야마 담화의 주요 표현이 인용이라는 형태로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 자신의 표현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AP 통신도 “아베가 과거의 사과를 언급했지만, 스스로 공식적 사과는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우리는 숨을 죽이며 아베 총리의 담화에 실릴 내용을 기다려 왔다. 오죽하면 며칠 전 일본 대사관 앞에서 80대 노인이 일본을 비판하면서 분신자살을 시도했을까. 아베의 담화는 결국 일본 식민 지배의 피해국들에 아픈 상처만 되새기게 해줬을 뿐 이렇다 할 치유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무라야마 담화의 역사 인식에서 오히려 후퇴한 것 같다. 그러고 보니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각각의 인생이 있고, 꿈이 있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다. 이 당연한 사실을 음미할 때 지금 말을 잃고, 그저 ‘단장(斷腸)의 염’을 금할 수 없다”는 아베 총리의 말이 왠지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 ‘복면가왕’ 시나위 김바다·이영현 알렉스 허공 …실력파 보컬들 1차전 대거 탈락

    ‘복면가왕’ 시나위 김바다·이영현 알렉스 허공 …실력파 보컬들 1차전 대거 탈락

    ‘복면가왕’ 시나위 김바다·이영현 알렉스 허공 …실력파 보컬들 1차전 대거 탈락 시나위 김바다, 복면가왕 튜브소년, 허공 이영현 알렉스 김바다 ’복면가왕’이 허공, 이영현, 알렉스, 김바다 등이 출연하는 등 호화·반전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9대 복면가왕 ’매운 맛을 보여주마 고추아가씨’에게 맞설 8명의 복면가수가 새로 등장했다. 이날 1라운드 첫 번째 대결에서는 ‘귀여운 튜브소년’과 ‘꽃을 든 꽃게’가 아이유와 임슬옹의 ‘잔소리’를 선곡해 듀엣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꽃을 든 꽃게가 52표로 승리했다. 이어 복면을 벗고 정체를 공개한 ‘귀여운 튜브소년’은 바로 가수 허각의 쌍둥이 형 허공으로 밝혀졌다. 허공은 이승철의 ‘말리꽃’을 부르며 가면을 벗었다. 허공은 “(’말리꽃’은) 꿈의 노래다.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두 번째 대결에서는 ‘노래하는 트리케라톱스’와 ‘네가 가라 하와이’가 높은음자리의 ‘바다에 누워’를 통해 파워풀한 가창력을 뽐내며 듀엣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네가 가라 하와이’의 2라운드 진출. 패배한 ‘노래하는 트리케라톱스’는 바로 빅마마 출신 가수 이영현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진 세 번째 무대에서는 ‘공중부양 열기구’와 ‘나는야 바다의 왕자’로 꾸며졌다. 이들은 정재욱의 ‘잘가요’를 부르며 감미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듀엣 대결 결과 ‘나는야 바다의 왕자’가 승리했고, 탈락한 ‘공중부양 열기구’가 정체를 공개했다. 그는 가수 알렉스였다. 마지막으로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오비이락’과 ‘커트의 신 가위손’의 무대가 펼쳐졌다. 두 사람의 대결에서는 ‘오비이락’이 이겼고, 탈락한 ‘커트의 신 가위손’의 정체는 그룹 시나위의 김바다로 드러났다. 김바다의 정체를 확인한 연예인 판정단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화들짝 놀라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복면가왕’ 가위손 정체는 시나위 김바다…실력파 보컬들 1차전에서 대거 탈락

    ‘복면가왕’ 가위손 정체는 시나위 김바다…실력파 보컬들 1차전에서 대거 탈락

    ‘복면가왕’ 가위손 정체는 시나위 김바다…실력파 보컬들 1차전에서 대거 탈락 시나위 김바다, 복면가왕 가위손, 허공 이영현 알렉스 김바다 ’복면가왕’이 허공, 이영현, 알렉스, 김바다 등이 출연하는 등 호화·반전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9대 복면가왕 ’매운 맛을 보여주마 고추아가씨’에게 맞설 8명의 복면가수가 새로 등장했다. 이날 1라운드 첫 번째 대결에서는 ‘귀여운 튜브소년’과 ‘꽃을 든 꽃게’가 아이유와 임슬옹의 ‘잔소리’를 선곡해 듀엣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꽃을 든 꽃게가 52표로 승리했다. 이어 복면을 벗고 정체를 공개한 ‘귀여운 튜브소년’은 바로 가수 허각의 쌍둥이 형 허공으로 밝혀졌다. 허공은 이승철의 ‘말리꽃’을 부르며 가면을 벗었다. 허공은 “(’말리꽃’은) 꿈의 노래다.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두 번째 대결에서는 ‘노래하는 트리케라톱스’와 ‘네가 가라 하와이’가 높은음자리의 ‘바다에 누워’를 통해 파워풀한 가창력을 뽐내며 듀엣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네가 가라 하와이’의 2라운드 진출. 패배한 ‘노래하는 트리케라톱스’는 바로 빅마마 출신 가수 이영현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진 세 번째 무대에서는 ‘공중부양 열기구’와 ‘나는야 바다의 왕자’로 꾸며졌다. 이들은 정재욱의 ‘잘가요’를 부르며 감미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듀엣 대결 결과 ‘나는야 바다의 왕자’가 승리했고, 탈락한 ‘공중부양 열기구’가 정체를 공개했다. 그는 가수 알렉스였다. 마지막으로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오비이락’과 ‘커트의 신 가위손’의 무대가 펼쳐졌다. 두 사람의 대결에서는 ‘오비이락’이 이겼고, 탈락한 ‘커트의 신 가위손’의 정체는 그룹 시나위의 김바다로 드러났다. 김바다의 정체를 확인한 연예인 판정단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화들짝 놀라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복면가왕’ 가위손 김바다, ‘화들짝’…실력파 보컬들 1차전 대거 탈락 ‘충격’

    ‘복면가왕’ 가위손 김바다, ‘화들짝’…실력파 보컬들 1차전 대거 탈락 ‘충격’

    ‘복면가왕’ 가위손 김바다, ‘화들짝’…실력파 보컬들 1차전 대거 탈락 ‘충격’ 복면가왕 가위손 김바다 ’복면가왕’이 허공, 이영현, 알렉스, 김바다 등이 출연하는 등 호화·반전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9대 복면가왕 ’매운 맛을 보여주마 고추아가씨’에게 맞설 8명의 복면가수가 새로 등장했다. 이날 1라운드 첫 번째 대결에서는 ‘귀여운 튜브소년’과 ‘꽃을 든 꽃게’가 아이유와 임슬옹의 ‘잔소리’를 선곡해 듀엣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꽃을 든 꽃게가 52표로 승리했다. 이어 복면을 벗고 정체를 공개한 ‘귀여운 튜브소년’은 바로 가수 허각의 쌍둥이 형 허공으로 밝혀졌다. 허공은 이승철의 ‘말리꽃’을 부르며 가면을 벗었다. 허공은 “(’말리꽃’은) 꿈의 노래다.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두 번째 대결에서는 ‘노래하는 트리케라톱스’와 ‘네가 가라 하와이’가 높은음자리의 ‘바다에 누워’를 통해 파워풀한 가창력을 뽐내며 듀엣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네가 가라 하와이’의 2라운드 진출. 패배한 ‘노래하는 트리케라톱스’는 바로 빅마마 출신 가수 이영현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진 세 번째 무대에서는 ‘공중부양 열기구’와 ‘나는야 바다의 왕자’로 꾸며졌다. 이들은 정재욱의 ‘잘가요’를 부르며 감미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듀엣 대결 결과 ‘나는야 바다의 왕자’가 승리했고, 탈락한 ‘공중부양 열기구’가 정체를 공개했다. 그는 가수 알렉스였다. 마지막으로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오비이락’과 ‘커트의 신 가위손’의 무대가 펼쳐졌다. 두 사람의 대결에서는 ‘오비이락’이 이겼고, 탈락한 ‘커트의 신 가위손’의 정체는 그룹 시나위의 김바다로 드러났다. 김바다의 정체를 확인한 연예인 판정단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화들짝 놀라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복면가왕’ 가위손 정체는 시나위 김바다…실력파 보컬들 1차전에서 대거 탈락 ‘충격’

    ‘복면가왕’ 가위손 정체는 시나위 김바다…실력파 보컬들 1차전에서 대거 탈락 ‘충격’

    ‘복면가왕’ 가위손 정체는 시나위 김바다…실력파 보컬들 1차전에서 대거 탈락 ‘충격’ 복면가왕 가위손 김바다 ’복면가왕’이 허공, 이영현, 알렉스, 김바다 등이 출연하는 등 호화·반전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9대 복면가왕 ’매운 맛을 보여주마 고추아가씨’에게 맞설 8명의 복면가수가 새로 등장했다. 이날 1라운드 첫 번째 대결에서는 ‘귀여운 튜브소년’과 ‘꽃을 든 꽃게’가 아이유와 임슬옹의 ‘잔소리’를 선곡해 듀엣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꽃을 든 꽃게가 52표로 승리했다. 이어 복면을 벗고 정체를 공개한 ‘귀여운 튜브소년’은 바로 가수 허각의 쌍둥이 형 허공으로 밝혀졌다. 허공은 이승철의 ‘말리꽃’을 부르며 가면을 벗었다. 허공은 “(’말리꽃’은) 꿈의 노래다.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두 번째 대결에서는 ‘노래하는 트리케라톱스’와 ‘네가 가라 하와이’가 높은음자리의 ‘바다에 누워’를 통해 파워풀한 가창력을 뽐내며 듀엣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네가 가라 하와이’의 2라운드 진출. 패배한 ‘노래하는 트리케라톱스’는 바로 빅마마 출신 가수 이영현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진 세 번째 무대에서는 ‘공중부양 열기구’와 ‘나는야 바다의 왕자’로 꾸며졌다. 이들은 정재욱의 ‘잘가요’를 부르며 감미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듀엣 대결 결과 ‘나는야 바다의 왕자’가 승리했고, 탈락한 ‘공중부양 열기구’가 정체를 공개했다. 그는 가수 알렉스였다. 마지막으로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오비이락’과 ‘커트의 신 가위손’의 무대가 펼쳐졌다. 두 사람의 대결에서는 ‘오비이락’이 이겼고, 탈락한 ‘커트의 신 가위손’의 정체는 그룹 시나위의 김바다로 드러났다. 김바다의 정체를 확인한 연예인 판정단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화들짝 놀라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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